자막
1
00:00:05,392 --> 00:00:09,385
제 이름은
벤자민 R. 앨런입니다
2
00:00:10,117 --> 00:00:14,632
B-E-N-J-A-M-I-N
A-L-L-E-N 입니다
3
00:00:14,686 --> 00:00:19,376
네, 생년월일은요
그리고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?
4
00:00:19,625 --> 00:00:26,095
1927년 9월 6일에 애리조나 주의
프레스콧에서 태어났습니다
5
00:00:26,162 --> 00:00:30,777
어린 시절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형제 등에 대해서요
6
00:00:31,244 --> 00:00:33,701
우리 가족은 자녀가
6명이었습니다
7
00:00:33,726 --> 00:00:35,367
- 6명이요?
- 6명이요
8
00:00:35,391 --> 00:00:40,092
위로 아들 셋,
그리고 딸 셋이요
9
00:00:42,432 --> 00:00:44,313
선생님 포함해서요?
10
00:00:44,337 --> 00:00:45,627
저는 둘째 아들이었죠
11
00:00:45,651 --> 00:00:47,645
- 둘째시군요
- 네
12
00:00:48,961 --> 00:00:51,701
부모님은요?
13
00:00:54,903 --> 00:00:59,579
부모님은, 근데 부모님에 대해
어떤 걸 알고 싶은 건가요?
14
00:00:59,603 --> 00:01:01,155
뭐든지요
15
00:01:01,503 --> 00:01:06,359
아버지는 트럭 운전기사였고
어머니는 가정주부였죠
16
00:01:06,383 --> 00:01:07,179
네
17
00:01:07,203 --> 00:01:14,828
그리고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엔
전 하필 그 트럭을 타야 했어요
18
00:01:15,372 --> 00:01:17,358
식료품을 배달했거든요
19
00:01:18,393 --> 00:01:22,083
그럼 무슨 고등학교를
졸업하셨나요?
20
00:01:22,273 --> 00:01:23,899
프레스콧 고등학교요
21
00:01:23,923 --> 00:01:26,200
네, 그럼 언제 졸업하셨나요?
22
00:01:26,225 --> 00:01:34,063
1945년이요, 1944년에
프레스콧에서 미식축구를 했어요
23
00:01:34,396 --> 00:01:37,065
우린 명예 챔피언이었죠
24
00:01:37,961 --> 00:01:40,345
- 그럼 미식축구 선수셨나요?
- 네
25
00:01:40,369 --> 00:01:43,943
그렇군요
체구가 좋으시네요
26
00:01:44,199 --> 00:01:46,761
글쎄요, 예전만 못하죠
27
00:01:46,785 --> 00:01:51,245
고등학교 때는 키가
6.2피트였거든요
28
00:01:51,269 --> 00:01:56,624
- 엄청난데요
- 그런데 나이가 들면 힘이 빠지잖아요
29
00:01:57,121 --> 00:02:01,826
그럼 고등학교 졸업 후에
무슨 일을 하셨나요?
30
00:02:03,668 --> 00:02:10,466
전 1945년 7월에
제2차 세계대전에 갔었죠
31
00:02:10,658 --> 00:02:20,143
17살이었고 형이 태평양에서 포수로 있었죠
그래서 전 이제 제 차례다 싶었죠
32
00:02:20,598 --> 00:02:22,928
그럼 군대에
언제 지원하셨나요?
33
00:02:22,952 --> 00:02:26,218
- 1945년 7월이요
- 네
34
00:02:26,242 --> 00:02:36,635
그리고 전 해군으로 갔어요
샌디에이고의 신병 훈련소로 갔죠
35
00:02:36,659 --> 00:02:47,876
그래서 그들은 몇 개월 더 데리고 있으면서
거기 병사들을 위한 KP(취사 근무)를 시켰어요
36
00:02:48,328 --> 00:02:53,586
- 그리고 8월에 그 전쟁이 끝났어요
- 그렇군요
37
00:02:53,611 --> 00:03:06,369
그리고 집에 왔어요
아버지와 문제가 좀 있었어요
38
00:03:06,585 --> 00:03:15,651
당시 전 아버지보다 체구가 더 컸어요
그리고 아버진 정말 엄한 분이었죠
39
00:03:16,671 --> 00:03:23,258
아버지가 싫어하시는 일을 해서
아버지는 벨트를 풀어 때리려고 하시자
40
00:03:23,282 --> 00:03:25,778
어머니께서 제게
못하시게 하라고 했죠
41
00:03:25,802 --> 00:03:29,731
전 아버지께
이제 됐다고 했어요
42
00:03:29,810 --> 00:03:36,190
그런데 더 이상 거기 살 수 없었죠
아버지 집이었으니까요
43
00:03:36,652 --> 00:03:40,190
그래서 전 군대로 갔어요
44
00:03:40,994 --> 00:03:46,532
그때 프레스콧 공항으로 갔어요
그리고 개인 조종사 자격증을 땄죠
45
00:03:46,556 --> 00:03:48,550
그래서 전 조종사였어요
46
00:03:48,717 --> 00:03:55,028
그리고 육군으로 가서
당시 육군 항공군에 지원하려고 했죠
47
00:03:55,059 --> 00:03:59,727
- 그때가 1948년이었죠
- 네
48
00:04:00,653 --> 00:04:10,977
그리고 정규군 중에 키 큰 존 웨인처럼
생긴 병장이 모집하는 걸 봤죠
49
00:04:12,219 --> 00:04:21,646
그는 제게 항공군 지원은 현재 마감됐지만,
정규군에 지원하면 바로 보내줄 거라고 했죠
50
00:04:21,670 --> 00:04:25,115
그래서 전 좋다고 했어요
그리고 등록했죠
51
00:04:26,093 --> 00:04:32,277
그렇게 전 4년 동안 보병으로 있었고
13개월을 한국에 있었죠
52
00:04:33,779 --> 00:04:38,329
그럼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
그건 그렇고 선생님 특기는요?
53
00:04:38,447 --> 00:04:46,339
전 음파탐지병이었어요
기계를 설치하고 마이크를 나열했어요
54
00:04:46,363 --> 00:05:02,439
그리고 보병에서 우리 쪽으로 오는 폭탄, 박격포를 녹음해서
이 기계를 가지고 그들의 위치를 찾아내는 거죠
55
00:05:02,727 --> 00:05:10,680
그리고 그들에게 연락해서
발포해서 쓰러트리는 거죠
56
00:05:11,103 --> 00:05:13,889
훌륭한 기계네요
57
00:05:13,913 --> 00:05:18,027
- 지원 전에 그 기계에 대해 좀 알고 계셨나요?
- 아니요
58
00:05:18,243 --> 00:05:21,125
그럼 그 훈련을
얼마나 받으셨나요?
59
00:05:22,930 --> 00:05:29,632
한 6개월이요, 그리고 갔어요
한국으로 갔을 때 그들은 가지고 있지 않았죠
60
00:05:30,181 --> 00:05:34,057
그들에게도 생소한 거였어요
그런 기계를 가졌는지도 몰랐죠
61
00:05:34,390 --> 00:05:38,209
전 크고 못생겼기 때문에
유선가설병이 됐어요
62
00:05:38,511 --> 00:05:43,154
그들은 전선을 나르고 선을 설치할
키가 큰 친구들이 필요했거든요
63
00:05:45,271 --> 00:05:47,521
그럼 한국으로
언제 가신 거죠?
64
00:05:47,546 --> 00:05:51,568
1950년 7월,
아니 9월이요
65
00:05:52,621 --> 00:05:54,946
- 1950년 9월이요?
- 네
66
00:05:54,971 --> 00:05:57,667
- 제24사단 소속이시고요?
-그렇죠
67
00:05:58,891 --> 00:06:04,705
네, 그럼 어디로 어떻게 가셨나요?
한국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
68
00:06:06,338 --> 00:06:12,154
군에서 판아메리카 항공과
계약을 맺었어요
69
00:06:12,749 --> 00:06:19,004
많은 보병이 그 항공기를 타고 갔죠
저도 그중 하나였고요
70
00:06:19,684 --> 00:06:22,937
그리고 우린 도쿄로 갔어요
71
00:06:23,551 --> 00:06:31,988
그리고 기차를 타고 사세보에 도착해서
아주 고급스러운 작은 배를 타고 이동했죠
72
00:06:37,135 --> 00:06:42,061
유람선이요
그건 유람선이었어요
73
00:06:42,561 --> 00:06:48,089
그런데 다다미 매트가 워낙 두꺼워서
우린 갑판에서 지낼 수 있었어요
74
00:06:48,331 --> 00:06:50,827
그리고 그 배를 타고
우리가 간 곳이
75
00:06:53,339 --> 00:06:55,291
- 부산이요?
- 네, 부산이었어요
76
00:06:56,861 --> 00:06:59,502
그럼 언제 도착했는지
기억나세요?
77
00:06:59,526 --> 00:07:03,478
아니요, 9월 중이었을 거예요
78
00:07:04,303 --> 00:07:11,353
그리고 우린 기차를 타고
남쪽 서울로 올라갔어요
79
00:07:11,969 --> 00:07:15,623
북한이 점령했던 곳이죠
80
00:07:15,993 --> 00:07:20,826
그리고 그때 전 거기에서
제24사단에 합류했고요
81
00:07:22,582 --> 00:07:27,169
그럼 서울에 계실 때
거기 적군들이 많았나요?
82
00:07:27,348 --> 00:07:33,806
그럼요, 서울에 있는 북한,
아니 남한의 청사 건물이 불에 탔어요
83
00:07:34,853 --> 00:07:42,372
우리가 거기로 쳐들어가서 북한군을 몰아냈죠
그때 그들이 거기에 불을 질렀어요
84
00:07:45,956 --> 00:07:47,784
두려우셨나요?
85
00:07:48,903 --> 00:07:52,583
- 그런 상황에선 항상 두렵죠
- 네
86
00:07:53,379 --> 00:07:55,779
두렵지 않다면
그건 사람이 아니죠
87
00:07:56,429 --> 00:08:01,797
사람들이 죽은 경우도 있었나요?
그러니까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들이 있었나요?
88
00:08:01,821 --> 00:08:02,628
그럼요
89
00:08:02,834 --> 00:08:05,983
말씀 좀 해주세요
어디였고 어떤 상황이었나요?
90
00:08:06,360 --> 00:08:13,114
박격포 공격을
여러 번 받았어요
91
00:08:13,676 --> 00:08:23,526
그리고 북한군이 보고 군복을 입고
소총이 있었으면 그냥 총을 쐈죠
92
00:08:23,685 --> 00:08:25,857
그래서 저도 총에 맞았었죠
93
00:08:27,840 --> 00:08:29,504
- 총에 맞았다는 거잖아요
- 그렇죠
94
00:08:29,528 --> 00:08:31,815
- 부상을 당하신 거네요?
- 그렇죠
95
00:08:32,009 --> 00:08:33,346
어디요?
96
00:08:33,599 --> 00:08:37,605
- 제 신체 중에요?
- 네
97
00:08:37,782 --> 00:08:41,309
전 폭탄을 맞았어요
98
00:08:42,059 --> 00:08:43,965
팔 안쪽이요
99
00:08:44,827 --> 00:08:50,592
그래서 전 서울로 그러니까 메시(MASH,
Mobile Army Surgical Hospital) 부대로 보내졌죠
100
00:08:51,614 --> 00:08:59,187
중국군이 활동을 시작하면서
이런 일이 발생했죠
101
00:09:00,921 --> 00:09:06,822
작년에 저와 제 아내는 여기에서 열린
제24회 모임에 참석했어요
102
00:09:06,926 --> 00:09:12,332
만찬에는 3명이 있었는데
우리 테이블에 세 부부가 앉아 있었어요
103
00:09:12,645 --> 00:09:18,934
그리고 우리 셋 다 같은 시기에
같은 부대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죠
104
00:09:18,958 --> 00:09:19,791
그러시군요
105
00:09:20,002 --> 00:09:25,955
저는 그때 부상을 입고
서울에 있는 메시 부대로 피했고요
106
00:09:26,683 --> 00:09:37,853
그리고 셋 중 한 명은 다음 날 중국군이
쳐들어왔을 때 포로로 잡혔더라고요
107
00:09:37,877 --> 00:09:41,637
전쟁포로였죠, 1년 정도를요
108
00:09:41,863 --> 00:09:51,745
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숨었다가
그 어둠 속에서 경계선 뒤로 빠져나왔다고 했죠
109
00:09:51,898 --> 00:09:56,492
그런데 중국군이
북한 쪽으로 왔잖아요
110
00:09:56,516 --> 00:09:58,580
- 11월에요
- 네, 그러니까
111
00:09:59,053 --> 00:10:11,028
선생님은 그때 서울에 계셨고요?
실제로 중국군이 서울에 있었다면 1월이었을 겁니다
112
00:10:11,052 --> 00:10:12,903
그랬겠네요
113
00:10:13,209 --> 00:10:16,743
그럼 계속 서울에
계셨다는 건가요?
114
00:10:16,767 --> 00:10:25,829
그렇죠, 글쎄요, 모르겠어요
전 제24사단 앞에 있었어요
115
00:10:26,028 --> 00:10:30,476
그리고 우린 앞으로 밀고 나갔죠
실제로 북한까지 올라갔죠
116
00:10:31,609 --> 00:10:34,367
- 북한에 계셨다고요?
- 네
117
00:10:34,465 --> 00:10:36,217
메시 부대에 계신
다음에 말이죠?
118
00:10:36,498 --> 00:10:44,375
그렇죠, 전 부대로 복귀해서
거기로 올라갔어요, 신의주요
119
00:10:44,549 --> 00:10:46,299
- 그러셨군요?
- 네
120
00:10:46,489 --> 00:10:49,732
거기에서 전 손과 발이
동상에 걸렸어요
121
00:10:49,869 --> 00:10:52,982
정말 혹독한 겨울이었어요
거기에서 처음 맞은 겨울이었죠
122
00:10:53,015 --> 00:10:54,308
그렇겠죠
123
00:10:58,873 --> 00:11:03,540
그냥 하루하루, 한 발 한 발
앞으로 내디뎠죠
124
00:11:04,339 --> 00:11:13,579
할 수는 있는데, 전쟁 얘기를 하고 싶지 않네요
이 얘기가 결코 유익할 것 같진 않아요
125
00:11:13,604 --> 00:11:14,493
네
126
00:11:14,984 --> 00:11:20,128
- 그리고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게요
- 그러시죠
127
00:11:20,611 --> 00:11:29,957
한국에서 돌아와 몇 달만
육군 임무를 하면 해제되는 거였죠
128
00:11:30,168 --> 00:11:42,689
그래서 캘리포니아의 캠프 에드워드에 있는
부대에서 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죠
129
00:11:43,356 --> 00:11:49,230
당시 전 부사관 였거든요
부사관이요
130
00:11:49,254 --> 00:11:51,809
그래서 부사관 클럽에 갔었죠
131
00:11:51,926 --> 00:11:57,945
그리고 그 술집에 북한, 남한 그러니까
한국에서 온 모든 참전용사가 줄줄이 서 있었죠
132
00:11:57,969 --> 00:11:59,991
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요
133
00:12:00,082 --> 00:12:03,030
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
허풍을 떨고 있더군요
134
00:12:04,047 --> 00:12:07,622
- 그들이 뭐를 했다고요?
- 허풍이요,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요
135
00:12:07,646 --> 00:12:10,682
전쟁 얘기를 아주
그럴싸하게 얘기하더군요
136
00:12:10,706 --> 00:12:18,824
그리고 서로 막 얘기들을 하다가 제 차례가 됐어요
그래서 전 대단한 허풍인 줄 알고 막 얘기하기 시작했죠
137
00:12:18,848 --> 00:12:24,999
그리고 바로 첫 번째 허풍쟁이는
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죠
138
00:12:26,928 --> 00:12:32,354
그런 일은 자랑해 봤자
남는 게 없잖아요
139
00:12:32,573 --> 00:12:34,813
한국에서 언제 떠나셨나요?
140
00:12:35,418 --> 00:12:38,113
1951년 10월이요
141
00:12:38,238 --> 00:12:42,605
6·25전쟁 중에 가장
어려웠던 점이 뭐였나요?
142
00:12:42,792 --> 00:12:46,027
- 추운 겨울이죠
- 그 얘기 좀 해주세요
143
00:12:46,545 --> 00:12:53,173
추위를 견딜만한
제대로 된 옷이 없었어요
144
00:12:53,197 --> 00:12:57,081
거기에서 캐나다군이
우리 진영에 있었거든요
145
00:12:57,283 --> 00:13:00,231
알다시피 이건
유엔 작전이었으니까요
146
00:13:00,398 --> 00:13:09,598
그래서 캐나다군, 터키군 등 많이들 거기 있었고
캐나다군은 진짜 좋고 큰 털 코트를 입고 있었어요
147
00:13:09,867 --> 00:13:14,047
젠장, 그 코트 때문에
그중 한 명을 쏠 뻔했잖아요
148
00:13:14,224 --> 00:13:17,187
그럼 여름용 군복을
입고 있었던 건가요?
149
00:13:17,287 --> 00:13:20,321
야전잠바 하나가 다였어요
150
00:13:20,345 --> 00:13:25,375
그리고 일반 훈련복 바지를 입고
전투화를 신고 있었죠
151
00:13:25,578 --> 00:13:29,597
그래서 발이 진짜
심하게 얼었어요
152
00:13:29,621 --> 00:13:40,155
그래서 제대군인국에서는 장애 등급을 상당히 높게
책정했죠, 그해에 일어난 일 때문에요
153
00:13:40,179 --> 00:13:41,243
그렇군요
154
00:13:42,154 --> 00:13:46,839
그럼 선생님은 그 추운 겨울이
가장 힘들었던 건가요?
155
00:13:46,863 --> 00:13:49,419
- 개인적으로는요, 네
- 그렇군요
156
00:13:49,649 --> 00:13:54,984
누구를 쏠 기회는
엄청 많았지만
157
00:13:55,865 --> 00:14:01,701
한국으로 떠나시기 전에
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
158
00:14:01,725 --> 00:14:07,885
그러니까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시기 전에요
한국에 대해 좀 알고 계셨나요?
159
00:14:07,909 --> 00:14:11,675
전혀 몰랐을뿐더러
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죠
160
00:14:12,315 --> 00:14:21,663
그냥 동양권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어요
우린 비행기를 타고 한참을 가야 도착했죠
161
00:14:22,248 --> 00:14:27,881
어떠셨나요? 한국에 계셨잖아요
전에 알지도 못했던 나라예요
162
00:14:27,905 --> 00:14:32,953
그리고 거기에서 싸우고
부상을 당하셨을 때, 어떠셨나요?
163
00:14:34,378 --> 00:14:38,414
그게, 도대체 내가
여기서 뭐 하는 건가 했죠
164
00:14:38,438 --> 00:14:40,835
- 당연하죠, 그렇죠?
- 그러니까요, 네
165
00:14:42,523 --> 00:14:44,363
후회하셨나요?
166
00:14:45,475 --> 00:14:49,377
아니요, 훈련받은 대로
하고 있었어요
167
00:14:51,905 --> 00:15:01,487
선택권이 있었다면 전쟁터인
한국으로 가진 않았겠죠
168
00:15:02,331 --> 00:15:06,633
전 22년간 군 복무를 했어요
169
00:15:06,771 --> 00:15:13,465
한국에서 돌아왔을 때 육군에서 나와
공군에 지원했고 18년을 복무했죠
170
00:15:13,609 --> 00:15:18,635
그래서 전 현재 예비역
공군 하사관이랍니다
171
00:15:18,945 --> 00:15:30,317
그런데 전 군 경력 중
아까운 건 없어요
172
00:15:30,663 --> 00:15:37,811
좋은 순간들도 많았고 여기저기 많은 곳에 가서
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으니까요
173
00:15:39,888 --> 00:15:41,788
정말 즐겼어요
174
00:15:42,103 --> 00:15:45,332
하지만 선택권이 있었다면
한국에는 가지 않았을 겁니다
175
00:15:45,356 --> 00:15:47,757
그런데 선택권이 없었던 거죠
176
00:15:50,450 --> 00:16:00,418
전 사람들에게 13개 식민지, 50개 주 그리고
해외 55개국을 갔었다고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
177
00:16:00,533 --> 00:16:02,629
- 해외 55개국이요?
- 네, 55개국이요
178
00:16:02,833 --> 00:16:05,333
공군에 계실 때요?
179
00:16:05,357 --> 00:16:12,906
그렇죠, 거기에다가
군대에서 은퇴하고
180
00:16:13,226 --> 00:16:15,611
이 사랑스러운 여자와 결혼한 후에
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
181
00:16:15,635 --> 00:16:17,702
여행을 많이 다녔죠
182
00:16:20,566 --> 00:16:25,884
왜 6·25전쟁은
잊혀진 거라고들 하는 걸까요?
183
00:16:27,576 --> 00:16:30,050
얘기 하나 해줄게요
184
00:16:32,035 --> 00:16:40,164
한국에서 고향인 애리조나의 프레스콧으로 갔을 때
거기에서 처음 살 때는 아직 군 소속일 때죠
185
00:16:40,684 --> 00:16:43,457
전 지역 해외전쟁참전용사회 에
갔었죠
186
00:16:44,732 --> 00:16:52,050
그리고 여기에 가입하고 싶다고 했더니 제게
어느 해외 전쟁에 참전했냐고 묻는 거예요
187
00:16:52,768 --> 00:16:58,536
- 그랬더니 미안한데 한국은
- 전쟁이 아니니까요
188
00:16:58,834 --> 00:17:08,165
한국에 있던 전투 부대나 그 장소는 국지적 군사 행동으로
되어 있으므로 전쟁이 아니라는 거였죠
189
00:17:08,334 --> 00:17:12,582
그래서 도와줄 수 없다고요
그래서 저를 가입시키지 않았죠
190
00:17:12,606 --> 00:17:18,299
전 돌아서 미국 재향군인회에 등록하고
그때부터 그들과 함께했죠
191
00:17:18,435 --> 00:17:24,519
그들이 전쟁이 아니라 국지적 군사 행동이라고
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?
192
00:17:25,193 --> 00:17:30,446
그렇게 말 같지도 않게 끔찍한 국지적 군사행동은
경험할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죠
193
00:17:32,162 --> 00:17:34,644
제 생각엔 전쟁이었으니까요
194
00:17:34,752 --> 00:17:40,698
당연하죠, 2백만 명이
국지적 군사 행동으로 죽다니요?
195
00:17:40,965 --> 00:17:42,519
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?
196
00:17:42,881 --> 00:17:44,426
- 그렇죠
- 네
197
00:17:44,661 --> 00:17:50,367
한 번은 그녀를 그러니까
아내를 보스턴으로 데리고 갔어요
198
00:17:50,542 --> 00:17:52,477
- 보스턴이요?
- 보스턴이요
199
00:17:52,955 --> 00:17:59,569
그리고 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와
관광 가이드가 하는 얘길 들었어요
200
00:17:59,789 --> 00:18:03,410
그는 관광객들에게 투덜댔죠
201
00:18:03,434 --> 00:18:11,374
실직해서 관광버스를
모는 거라고 했어요
202
00:18:11,533 --> 00:18:16,543
그리고 월남전 참전용사라고 했죠
그 끔찍한 전쟁이요
203
00:18:16,680 --> 00:18:20,297
그러니까 본인은 더 좋은 대우를
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
204
00:18:20,603 --> 00:18:25,701
한참을 그런 얘길 듣고 있자니
너무 질리더라고요
205
00:18:25,781 --> 00:18:29,081
그래서 정차했을 때
그를 옆에 세우고 말했죠
206
00:18:29,216 --> 00:18:37,551
월남전은 끔찍한 전쟁이었고 10년 동안이나 이어졌던 전쟁이자
4만 명의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은 전쟁 아니냐고 말이죠
207
00:18:37,749 --> 00:18:39,972
그랬더니 맞다고
그렇다고 하더라고요
208
00:18:39,996 --> 00:18:46,888
그래서 6·25전쟁은 고작 3년이었는데 목숨을 잃은
미국인이 3만6천 명인 건 아는지 물어봤어요
209
00:18:47,636 --> 00:18:53,052
몰랐다더군요, 그리고 그다음부턴
여행 내내 조용했어요
210
00:18:53,273 --> 00:18:57,520
전쟁이 아니라 국지적
군사행동이라니 말이죠?
211
00:18:58,204 --> 00:19:02,541
유엔에서 처음으로 인정한
국지적 군사행동이었죠
212
00:19:03,591 --> 00:19:06,246
- 한국에 다시 가보셨나요?
- 아니요
213
00:19:06,472 --> 00:19:07,363
가고 싶으신가요?
214
00:19:07,388 --> 00:19:19,076
남한 대통령이 서명한 서한 두 통을 받았었죠
그리고 그들은 다시 와 달라고 했었어요
215
00:19:19,187 --> 00:19:23,500
그런데 처음 갔을 때 무사히 거기에서
빠져나올 수 있었던 걸 정말 행운이라 생각했어요
216
00:19:23,737 --> 00:19:27,997
그러다 보니 다시 돌아가고 싶은
마음이 생기질 않더라고요
217
00:19:28,021 --> 00:19:29,239
동양권에는 다시 갔었죠
218
00:19:29,263 --> 00:19:39,248
그러니까 제가 해군에 있을 때
일본에 한 몇 년 정도 다시 갔었어요, 1950년대예요
219
00:19:40,646 --> 00:19:42,390
선생님께 한국은
어떤 곳인가요?
220
00:19:42,414 --> 00:19:47,874
떠나실 때 한국에 대해 오늘날과
같이 발전할 거란 희망이 있으셨나요?
221
00:19:48,846 --> 00:19:57,500
떠난 이후로 한국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
그냥 떠난다는 기쁨만 있었죠
222
00:20:01,466 --> 00:20:08,364
그래도 그들이 그렇게 잘 해낸 건 뿌듯했어요
정말로요, 전쟁이었으니까요
223
00:20:08,888 --> 00:20:18,825
전쟁을 그냥 끝내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됐겠죠
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말이죠
224
00:20:21,529 --> 00:20:27,509
그리고 다시 갈 생각은
전혀 없고요
225
00:20:27,610 --> 00:20:32,396
아내가 다시 가야 한다고 말한다면
또 모르죠, 생각이 바뀔 수도요
226
00:20:33,111 --> 00:20:38,937
6·25전쟁과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
선생님께 남긴 유업이 뭘까요?
227
00:20:40,896 --> 00:20:56,064
우린 세계에서 처음으로 유엔이 인정한
전투 부대였어요, 그리고 그게 전부죠
228
00:21:01,415 --> 00:21:06,800
만약 그들이 다시 한번 그렇게 한다면 저에게 다시
오기 전에 여성들과 아이들을 먼저 데려갈 거예요
229
00:21:06,824 --> 00:21:11,816
전 이제 87살이니까요
다시 안 갈 거예요
230
00:21:11,909 --> 00:21:13,271
다시 가셔야죠
231
00:21:14,002 --> 00:21:21,042
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어떻게
생각하시나요? 알고 계신가요?
232
00:21:21,530 --> 00:21:28,328
아니요, 공식적인 동맹에
대해선 아무것도 몰라요
233
00:21:28,466 --> 00:21:43,056
그냥 남한이 우리 도움으로 많은 것을 얻었고
제가 아는 바로는 그들이 잘했다는 것 정도죠
234
00:21:43,360 --> 00:21:54,390
그들은 새로운 시대에 꽃을 피웠고 모든 것이
더 커지고 더 좋아지고 뭐 그런 거죠
235
00:21:54,537 --> 00:22:04,472
제가 거기에 있을 때 선생한테는 좀 안 좋게 들릴 수도
있겠지만 전 남한 사람들과 문제가 좀 있었어요
236
00:22:04,624 --> 00:22:06,101
그러시군요
237
00:22:06,321 --> 00:22:10,338
그들이 가진 게 없다는 건 알고 있었죠
정말 가난했다는 것도요
238
00:22:10,883 --> 00:22:17,440
하지만 우리 캠프로 들어와
우리 등을 두드리며
239
00:22:17,464 --> 00:22:24,047
우리가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
손에 닿는 것마다 싹 다 훔쳐 갔어요
240
00:22:24,072 --> 00:22:25,051
그랬군요
241
00:22:27,004 --> 00:22:34,599
그래서 그들이 오면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상황까지
가게 됐죠, 그리고 그들에게 나가라고 했죠
242
00:22:37,549 --> 00:22:39,732
그런 건 안 해도
되면 안 하죠
243
00:22:39,756 --> 00:22:40,981
아닙니다, 아니에요
244
00:22:41,005 --> 00:22:44,667
그러니까 그런 일이 있었잖아요
왜냐하면 그들이 정말
245
00:22:44,692 --> 00:22:47,816
- 살려고 그랬던 거죠
- 네
246
00:22:48,203 --> 00:22:55,571
우리가 전쟁 중일 때도
그들은 나와서 놋쇠를 주웠어요
247
00:22:56,630 --> 00:22:59,923
미련하게 말이죠?
248
00:23:00,521 --> 00:23:05,438
한국인들 모두 정말
힘들었던 시기였으니까요
249
00:23:05,462 --> 00:23:08,201
그런 일이 있었다니 유감이네요
그런데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야 했으니까요
250
00:23:08,226 --> 00:23:11,163
- 맞아요
-그래서 그런 일이 있던 거겠죠
251
00:23:15,667 --> 00:23:19,338
가족에게 편지를
쓰실 수 있었나요?
252
00:23:19,363 --> 00:23:21,241
- 그럼요
- 쓰셨어요?
253
00:23:21,463 --> 00:23:23,536
- 네
- 뭐라고 쓰셨나요?
254
00:23:23,876 --> 00:23:25,716
어머니께 썼죠
255
00:23:26,648 --> 00:23:31,637
제가 어디 있는지
모르셨으면 해서
256
00:23:32,091 --> 00:23:40,850
APO(군사 우체국) 번호가 하와이에 있는
스코필드 병영 번호라고 저는 거기에 있다고 말씀드렸어요
257
00:23:42,033 --> 00:23:44,120
그럼 어머니께 하와이에
있다고 하신 건가요?
258
00:23:44,166 --> 00:23:45,695
- 그렇죠
- 네
259
00:23:45,748 --> 00:23:49,954
그리고 집에 갔을 때 어디에
있었는지 말씀드릴 수 있었죠
260
00:23:50,695 --> 00:23:52,675
정말 잘하신 거네요
261
00:23:53,141 --> 00:23:57,012
저는 어머니께서 제 걱정을 많이
하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
262
00:23:57,154 --> 00:24:02,352
어머니께 보낸 편지나 당시 받았던
편지들을 아직 가지고 계신가요?
263
00:24:02,377 --> 00:24:04,632
- 아니요, 없어요
- 어디 있나요?
264
00:24:04,656 --> 00:24:08,598
60년 전 일이라
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
265
00:24:08,741 --> 00:24:11,061
사진은 많이 찍으셨나요?
266
00:24:12,113 --> 00:24:14,777
아마도요, 그런데 지금은 가지고
있는 게 없어요, 모르겠네요
267
00:24:14,802 --> 00:24:17,868
- 몇 장 있잖아요?
- 몇 장이요
268
00:24:20,354 --> 00:24:34,260
- 거기 강에서 목욕하는 사진 있잖아요
- 맞아요, 기록했었죠, 한강에서 목욕하던 사진이 있네요
269
00:24:34,493 --> 00:24:37,260
- 군 복무하신 걸 후회하시나요?
- 아니요
270
00:24:37,304 --> 00:24:38,070
- 아니세요?
- 전혀요
271
00:24:38,094 --> 00:24:39,421
자랑스러우신가요?
272
00:24:39,876 --> 00:24:45,893
저 자신에 대해 그리고 제가 성취한 일에
대해서는 정말 자부심이 있죠
273
00:24:46,383 --> 00:24:55,779
그리고 지금 제 존재와 제가 가진 모든 건
다 군 복무 결과라는 것도 알고요
274
00:24:55,979 --> 00:24:59,860
- 군대에 대한 존경심이 상당하신데요?
- 그럼요, 네
275
00:25:02,789 --> 00:25:06,796
미국의 어린 학생들에게 전하시고 싶은
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?
276
00:25:07,791 --> 00:25:18,735
많은 학생이 무엇을 해야 할지 물어보더라고요
다들 프레스콧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었죠
277
00:25:19,447 --> 00:25:24,594
거기 학군단 지휘관이
공군 중령이거든요
278
00:25:24,618 --> 00:25:32,832
그래서 그는 일 년에 2, 3번 절 거기로 데려가
학생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죠
279
00:25:33,116 --> 00:25:35,162
그래서 저는 그 학생들에게
이렇게 얘기합니다
280
00:25:35,560 --> 00:25:41,375
16, 17살, 18살이면
고등학교를 졸업할 것이고
281
00:25:41,880 --> 00:25:45,821
남은 평생 뭘 해야 할 지
아직 모를 테고
282
00:25:46,226 --> 00:25:48,945
그리고 대학에 가고
싶을 거라고 말이죠
283
00:25:49,916 --> 00:25:54,542
그리고 얘기해 줍니다
군 복무를 하는 것이 결코 손해는 아닐 거라고요
284
00:25:55,317 --> 00:26:03,226
그러니까 군대에서 쌓은 학점으로 일명
제대군인 원호법을 통해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 거고
285
00:26:04,153 --> 00:26:07,398
군 생활을 통해 성숙한 어른으로 거듭날 거라고요
일자리를 제공받을 수도 있고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