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425 --> 00:00:08,223
스탠리입니다
S-T-A-N-L-E-Y 요
2
00:00:08,263 --> 00:00:11,597
중간 이름은 스스무
S-U-S-U-M-U
3
00:00:11,651 --> 00:00:15,144
성은 후지이입니다
F-U-J-I-I
4
00:00:15,574 --> 00:00:17,881
마지막에
철자 I가 두 개군요
5
00:00:17,881 --> 00:00:21,162
네, I가 두 개인
후지이입니다
6
00:00:21,162 --> 00:00:22,668
I가 두 개인 후지이요
7
00:00:22,668 --> 00:00:25,463
- 그럼 그건 일본식 이름이군요?
- 맞습니다
8
00:00:25,463 --> 00:00:27,753
네, 생년월일은요?
9
00:00:27,798 --> 00:00:30,506
1930년 12월 15일입니다
10
00:00:31,754 --> 00:00:33,235
그럼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?
11
00:00:33,235 --> 00:00:34,611
하와이 호놀룰루입니다
12
00:00:34,611 --> 00:00:36,144
- 바로 여기군요
- 그렇죠
13
00:00:36,976 --> 00:00:40,509
어린 시절 가족에 대해
말씀해 주세요
14
00:00:42,308 --> 00:00:52,075
부모님은 대공황 시절
부지런한 재단사였습니다
15
00:00:52,104 --> 00:00:56,156
그리고 우린 호놀룰루의 빈민가
게토(ghettos)에 살았습니다
16
00:00:56,211 --> 00:01:00,104
부모님은 건물 앞에
양복점에서 일하셨죠
17
00:01:00,245 --> 00:01:06,947
우린 그 뒤 2층에 주방과 침실인
다락방이 있는 집에 살았습니다
18
00:01:07,062 --> 00:01:12,204
그리고 당시 저와
누이 두 명이 있었고
19
00:01:14,204 --> 00:01:19,145
거기에서 학교에
다니기 시작했습니다
20
00:01:19,959 --> 00:01:22,244
그럼 고등학교는
언제 졸업하셨나요?
21
00:01:22,418 --> 00:01:25,096
1948년이요
22
00:01:25,420 --> 00:01:26,723
무슨 고등학교요?
23
00:01:26,748 --> 00:01:28,612
패링턴이요
패링턴 고등학교요
24
00:01:28,637 --> 00:01:29,545
철자는요?
25
00:01:29,570 --> 00:01:33,051
F-A-R-R-I-N-G-T-O-N
26
00:01:33,631 --> 00:01:35,293
호놀룰루에 있죠
27
00:01:37,115 --> 00:01:42,463
- 그럼 대공황 시절 당시 살기 굉장히 힘드셨죠?
- 그렇죠
28
00:01:42,488 --> 00:01:45,772
- 가족 모두 정말 힘드셨겠어요
- 맞아요
29
00:01:45,797 --> 00:01:55,989
사실 초기에 청소년일 땐 호놀룰루 길가에서
신문을 팔아 부모님 소득에 보탰어요
30
00:01:56,155 --> 00:01:57,051
그러셨군요
31
00:01:59,082 --> 00:02:04,233
그럼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
어떻게 되셨나요?
32
00:02:05,801 --> 00:02:11,339
대학교에 들어갔죠
캘리포니아로 갔어요
33
00:02:11,339 --> 00:02:17,294
학교에 다니는 동안
6·25전쟁이 발발했고요
34
00:02:17,608 --> 00:02:22,230
선생님께서 집이
부유하진 않았다고 하셨잖아요
35
00:02:22,255 --> 00:02:24,883
그럼 등록금은
어떻게 충당하셨어요?
36
00:02:26,004 --> 00:02:32,842
등록금이요
후반에는 정부에서 내준 거죠
37
00:02:33,698 --> 00:02:37,960
그런데 초기엔 제가 알아서
충당했고요, 처음 2년 동안요
38
00:02:38,293 --> 00:02:40,457
육군 입대 전이죠
39
00:02:40,868 --> 00:02:49,188
전 시간제 일을 하면서 대학교 학비,
등록금, 식비, 월세 등을 충당했죠
40
00:02:49,312 --> 00:02:51,578
그럼 무슨 대학인가요?
41
00:02:51,603 --> 00:02:55,327
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을
졸업했습니다
42
00:02:55,352 --> 00:02:56,499
대단하세요
43
00:02:56,524 --> 00:02:58,781
네, 범죄학을 전공했죠
44
00:02:58,806 --> 00:03:01,176
- 범죄학이요
- 범죄학이요
45
00:03:01,999 --> 00:03:03,277
언제요?
46
00:03:03,977 --> 00:03:06,725
그게 1958년이었죠
47
00:03:08,518 --> 00:03:10,742
- 1958년이요?
- 네
48
00:03:11,529 --> 00:03:14,960
- 그런데
- 전 194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
49
00:03:14,985 --> 00:03:21,541
그리고 1958년에 대학을 졸업했죠
그러니까 그사이 10년이란 기간이 있죠
50
00:03:21,566 --> 00:03:24,684
- 그럼 유시(UC) 버클리를 졸업하신 거고요
- 네
51
00:03:24,709 --> 00:03:25,995
- 대단하신데요
- 그런가요
52
00:03:26,541 --> 00:03:29,170
그런데 그사이에
무슨 일이 있던 거죠?
53
00:03:29,449 --> 00:03:34,828
그 사이라면
대학교 들어간 후예요?
54
00:03:36,253 --> 00:03:39,213
대학교 이후에 있었던 일을
말하기 전에
55
00:03:39,238 --> 00:03:44,900
제가 대학교 2학년 때
6·25전쟁이 발발했어요
56
00:03:45,095 --> 00:03:47,259
그러니까 전 당시 2학년이었죠
57
00:03:48,234 --> 00:03:54,329
그리고 신문과 방송에서
6·25전쟁에 대한 얘기를 다루더군요
58
00:03:55,125 --> 00:03:59,829
상당히 자주 말이죠
그리고 심각한 부상병들이
59
00:03:59,854 --> 00:04:04,083
치료를 위해 미국으로
보내지고 있었어요
60
00:04:04,107 --> 00:04:04,934
- 그렇죠
61
00:04:05,484 --> 00:04:13,930
전 대학교 사교 클럽 소속으로
이런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로해 주러 갔어요
62
00:04:14,037 --> 00:04:17,722
우쿨렐레를 연주했죠
그리고 소녀 중 한 명이 노래했고요
63
00:04:17,782 --> 00:04:20,357
그러니까 훌라 춤을 췄죠
64
00:04:20,895 --> 00:04:27,459
우리 그룹에는 마술사,
하모니카 연주가, 댄서가 있었고
65
00:04:29,114 --> 00:04:33,960
한 달에 두 번
병원으로 찾아갔죠
66
00:04:34,190 --> 00:04:42,499
그리고 다친 몸으로 병원에 있는
6·25전쟁 참전용사들을 보면 정말 뭉클했어요
67
00:04:43,157 --> 00:04:47,411
그리고 너무나 안타까웠죠
왜냐하면 그들이 제 또래였으니까요
68
00:04:47,458 --> 00:04:50,966
그래서 우린 최선을 다해
그들을 즐겁게 해 줬어요
69
00:04:51,404 --> 00:04:56,709
그러니까 제가 대학교 2학년 학기를 마치고
방학이라 하와이로 돌아갔었죠
70
00:04:56,820 --> 00:04:59,130
여름 방학이요
71
00:04:59,154 --> 00:05:04,695
그리고 그 기간에
육군에서 통지서를 받은 거예요
72
00:05:04,720 --> 00:05:07,328
육군 입대 통지서였죠
73
00:05:08,323 --> 00:05:11,633
놀랍진 않았어요
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죠
74
00:05:11,658 --> 00:05:15,217
왜냐하면 대학교 친구들 모두
이미 통지를 받았었거든요
75
00:05:15,242 --> 00:05:17,576
- 그렇군요
- 영장이요
76
00:05:17,822 --> 00:05:23,083
그래서 1951년 10월에
77
00:05:23,445 --> 00:05:27,283
전 호놀룰루의 스코필드 병영에 있는
보병훈련학교에 들어갔습니다
78
00:05:27,307 --> 00:05:29,695
호놀룰루 외곽에 있어요
79
00:05:29,720 --> 00:05:31,729
그럼 자원입대하신 건가요?
80
00:05:31,865 --> 00:05:34,231
전 지원병이었죠
81
00:05:35,736 --> 00:05:37,889
그러고 나서 어떻게 되셨나요?
82
00:05:37,914 --> 00:05:42,475
그러니까 전 16주간
보병 훈련을 받았어요
83
00:05:43,870 --> 00:05:48,865
그리고 대학교에 다닐 땐
기력이 없었거든요
84
00:05:48,890 --> 00:05:53,343
그런데 보병 훈련이 끝나고는
무슨 황소처럼 힘이 세졌어요
85
00:05:53,368 --> 00:05:56,153
정말 무슨 전쟁에 나갈
준비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죠
86
00:05:56,186 --> 00:06:05,386
그래서 전 1952년 1월
한국으로 파병되었습니다
87
00:06:07,064 --> 00:06:08,690
기억이 나네요
88
00:06:08,809 --> 00:06:12,597
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
함선에 있었죠
89
00:06:12,622 --> 00:06:15,773
서해에서 엄청난 폭풍을
만났고요
90
00:06:15,798 --> 00:06:18,751
그러니까 그 폭풍은 완전히 성난 상태였어요
파도가 이렇게 높았으니까요
91
00:06:18,776 --> 00:06:23,992
그리고 어느 순간 함선이
그냥 전복될 것 같았어요
92
00:06:24,017 --> 00:06:27,301
모두 난간을 부여잡고
토하고 난리가 났죠
93
00:06:27,368 --> 00:06:29,454
저 역시 심하게 메스껍긴 했어요
94
00:06:29,479 --> 00:06:35,091
그리고 폭풍이 지나가자 육지가 보였죠
육지를 보고 다들 정말 기뻐했어요
95
00:06:35,116 --> 00:06:39,406
상륙했을 때 함선은 닻을 내렸고
우린 론치에 탔죠
96
00:06:39,431 --> 00:06:41,524
- 어디로 상륙하셨나요, 인천인가요?
- 인천이었죠
97
00:06:41,768 --> 00:06:43,966
그러니까 인천에 상륙하면서
98
00:06:43,991 --> 00:06:47,951
먼저 땅바닥에다가
입을 맞췄지 뭡니까
99
00:06:48,524 --> 00:06:51,784
한국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이
땅바닥과 입맞춤이라니요
100
00:06:51,809 --> 00:06:57,480
그래도 요동치던 배에 있다가
다시 그 단단한 땅을 밟으니 기분은 정말 좋았죠
101
00:06:58,087 --> 00:07:03,632
거기에서 저는 트럭을 타고
배정된 부대로 갔습니다
102
00:07:03,657 --> 00:07:09,587
트럭에는 여러 사람이 타고 있었고
다들 각자 배정된 곳에서 내렸어요
103
00:07:09,739 --> 00:07:11,072
선생님은 어느 부대였나요?
104
00:07:11,097 --> 00:07:20,988
전 제3보병사단, 제7연대,
제2대대, 찰리 중대였죠
105
00:07:23,326 --> 00:07:31,319
트럭에서 내릴 당시
거의 해가 이미 저물고 있었죠
106
00:07:31,393 --> 00:07:35,164
그래도 이렇게 높은 산들과
계곡들이 보였어요
107
00:07:35,260 --> 00:07:44,437
그리고 트럭에서 내린 뒤에
우리 셋은 미국 병사를 만났죠
108
00:07:44,462 --> 00:07:45,746
그게 어디죠?
109
00:07:45,771 --> 00:07:51,629
철원 계곡 거기 어디쯤이었죠
110
00:07:51,654 --> 00:07:53,430
- 철원 계곡이요
- 철원 계곡이요
111
00:07:55,416 --> 00:07:56,519
네
112
00:07:56,596 --> 00:08:03,080
그래요, 그리고 우리를 산 정상으로
데리고 가려고 내려온 미군을 만났어요
113
00:08:03,414 --> 00:08:09,019
그리고 우린 더플백이랑 식량 배낭,
소총과 탄약을 들고 갔죠
114
00:08:09,044 --> 00:08:12,780
가파른 산에 올라가는 게
만만치 않았어요
115
00:08:12,931 --> 00:08:21,966
절반 정도 갔을 때 휘-익 하는
대포 소리가 들리더니 근처에서 터졌죠
116
00:08:21,991 --> 00:08:25,352
그리고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죠
땅에 바짝 붙어 있었죠
117
00:08:25,377 --> 00:08:30,217
그리고 전 파편들이
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
118
00:08:30,403 --> 00:08:34,477
파편에 맞지 않은 걸
감사히 여겼죠
119
00:08:34,502 --> 00:08:37,799
왜냐하면 전 아직 총을
쏴본 적이 없었잖아요
120
00:08:38,186 --> 00:08:44,214
그래서 대포 공격이 멈춘 뒤
우린 계속 올라갔어요
121
00:08:44,239 --> 00:08:47,734
그리고 정상에 도달했을 때
참호로 들어갔죠
122
00:08:48,155 --> 00:08:54,296
그리고 그 참호는 벙커와 연결되어 있어서
거기가 우리 초소였죠
123
00:08:54,321 --> 00:08:56,868
전 보조 기관총 사수였어요
그리고 제가 맡은 임무는
124
00:08:56,893 --> 00:09:02,796
탄약을 가져오고 벙커에서 기관총에
탄약을 채워 넣는 거였죠
125
00:09:02,821 --> 00:09:05,145
그리고 그가 항상
산 아래로 사격을 했었죠
126
00:09:05,170 --> 00:09:06,414
적군 쪽으로 말이죠
127
00:09:06,438 --> 00:09:11,749
그리고 제 임무는 그의 탄약이
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거였어요
128
00:09:12,140 --> 00:09:17,495
시간이 흐르면서
저도 진급했어요
129
00:09:17,827 --> 00:09:20,932
그래서 9개월 만에
130
00:09:21,549 --> 00:09:27,995
일등병으로 한국에 갔던 저는
9개월 뒤에 중사가 됐죠
131
00:09:28,020 --> 00:09:29,073
대단하신데요
132
00:09:29,098 --> 00:09:35,848
그리고 한국을 떠나기
한 달 때쯤 전에 또 진급했어요
133
00:09:35,873 --> 00:09:38,167
- 중사로 말이죠
- 네
134
00:09:38,192 --> 00:09:40,809
전장 임무를 맡기려고 했던 거죠
135
00:09:40,834 --> 00:09:45,509
그러니까 중사로 진급을 하면
조지아주의 포트 베닝으로 가야 했어요
136
00:09:45,534 --> 00:09:47,285
거기에 장교 훈련 학교가 있거든요
137
00:09:47,310 --> 00:09:52,215
그리고 졸업한 뒤에
무조건 의무적으로
138
00:09:52,287 --> 00:09:55,160
육군에 남아
연장된 기간 복무해야 했죠
139
00:09:55,185 --> 00:09:57,013
그리고 한국으로
돌아가야 했고요
140
00:09:57,038 --> 00:10:00,657
그렇게 되면 대학교 학업을 계속하려던
제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죠
141
00:10:01,219 --> 00:10:08,130
그래서 그 중사 직을 거절했어요
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죠
142
00:10:08,155 --> 00:10:11,382
그리고 바닥이
평평한 배에 속하는
143
00:10:11,407 --> 00:10:14,114
엘에스디(LSD, Landing Ship Dock)를
타고 집으로 갔어요
144
00:10:14,230 --> 00:10:19,884
하와이 출신 병사들을
태운 배는 세 대였어요
145
00:10:20,501 --> 00:10:24,218
우린 비행기를 타고 가지 못한
아쉬움이 있었죠
146
00:10:24,341 --> 00:10:27,743
그런데 당시
남는 비행기가 없었어요
147
00:10:27,768 --> 00:10:31,445
그래서 우린 그 느린 배를 타야 했죠
느린 배요
148
00:10:31,505 --> 00:10:37,021
하와이까지 거의 열흘이 걸렸거든요
그런데 그렇게 천천히 가다 보니
149
00:10:37,445 --> 00:10:42,859
한국에서 했던 일을
되돌아볼 시간이 많았어요
150
00:10:43,165 --> 00:10:45,561
그리고 한국에서
경험했던 것들이요
151
00:10:46,088 --> 00:10:49,812
한국에서의 저의 리더십도요
152
00:10:53,057 --> 00:10:59,061
그리고 하와이 해안에
거의 다 왔을 때 호놀룰루의 모습
153
00:10:59,305 --> 00:11:01,962
그리고 다이아몬드 헤드가
눈에 들어왔죠
154
00:11:01,987 --> 00:11:05,776
순간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
고향을 다시 보다니 말이죠
155
00:11:06,058 --> 00:11:10,173
많이들 떠날 때 고향을
다시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했잖아요
156
00:11:10,720 --> 00:11:12,381
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
157
00:11:12,472 --> 00:11:17,612
그리고 부두에 다다라서
배들을 정박했고
158
00:11:17,731 --> 00:11:20,586
전 소리를 지르고 외쳐대는
소리가 들렸어요
159
00:11:20,611 --> 00:11:24,937
모두 손을 흔들며
하와이 밴드가 연주하고
160
00:11:24,962 --> 00:11:27,552
훌라춤을 추는
소녀들도 있고 말이죠
161
00:11:27,577 --> 00:11:30,713
그리고 부모님과
형제자매를 봤어요
162
00:11:30,827 --> 00:11:35,694
그 순간 무슨 댐이 부서진 것처럼
눈물샘이 터져버렸죠
163
00:11:35,719 --> 00:11:38,662
눈물이 나는 걸
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
164
00:11:38,768 --> 00:11:41,957
한국으로 가시기 전에
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
165
00:11:41,982 --> 00:11:44,496
아니요, 한국에 대해서는
전혀 몰랐어요
166
00:11:44,521 --> 00:11:53,842
한국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극동에
일본 가까이 있는 나라라는, 것뿐이었죠
167
00:11:54,307 --> 00:11:56,530
저희 아버지는
옷 수선을 하셨는데,
168
00:11:56,556 --> 00:12:01,384
옷을 만들고 제2차 세계대전이
끝나고 언젠가
169
00:12:01,408 --> 00:12:05,261
양복점에 들어왔던
한국인 남성이 기억나네요
170
00:12:05,428 --> 00:12:07,181
양복 한 벌을 주문했죠
171
00:12:07,338 --> 00:12:12,241
한국에 있는 친척들을
방문할 거라면서요
172
00:12:12,455 --> 00:12:21,621
당시엔 제가 앞으로 언젠가 병사로서
한국으로 갈 거라는 걸 거의 몰랐죠
173
00:12:21,959 --> 00:12:25,717
일본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어요?
선생님의 고국이자 모국이잖아요?
174
00:12:25,742 --> 00:12:28,726
아니요, 부모님이
말씀해 주신 것만 알고 있었죠
175
00:12:28,779 --> 00:12:31,657
그런데 일본에
가본 적이 없어요
176
00:12:31,928 --> 00:12:33,756
제가 직접 방문한 걸로는요
177
00:12:34,195 --> 00:12:41,497
그럼 철원 계곡에서의 평소 생활에 대해
말씀해 주세요, 무슨 일을 하셨나요?
178
00:12:42,357 --> 00:12:50,459
그러니까 탄약을 나르고
기관총을 채우는 것 말고
179
00:12:51,311 --> 00:12:53,969
기관총 사수로서
밤에 정찰하러 다녔어요
180
00:12:54,076 --> 00:12:55,601
- 밤에요?
- 네, 밤에요
181
00:12:55,626 --> 00:12:58,069
- 그럼 되게 무섭잖아요
- 꽤 무섭죠
182
00:12:58,228 --> 00:13:02,684
사실 낮에 적군을 보는 건
상관없어요
183
00:13:02,709 --> 00:13:04,364
적을 볼 수 있으니
그들을 쏠 수가 있잖아요, 그런데
184
00:13:04,389 --> 00:13:07,862
- 볼 수가 없으니 너무너무 두렵죠
- 네
185
00:13:08,086 --> 00:13:10,743
- 전 극심한 공포에 휩싸일 때도 있었죠
- 내적 두려움이 표출되는 거죠
186
00:13:10,740 --> 00:13:11,923
네, 맞아요
187
00:13:11,947 --> 00:13:18,787
사실 너무 무서워서
정신을 놓는 사람들도 있잖아요
188
00:13:18,941 --> 00:13:24,812
순간 미쳐버리는 거죠
우리 중대 병사 중 한 명은
189
00:13:24,984 --> 00:13:30,112
소리를 지르며 알아들을 수도 없는
말을 지껄이기 시작했어요
190
00:13:30,293 --> 00:13:32,719
그리고 자기 팔을
여기저기 막 휘둘렀죠
191
00:13:32,823 --> 00:13:37,236
그래서 거기 있던 우리 네 명인가
다섯 명이 그를 잡았어요
192
00:13:37,261 --> 00:13:40,836
그리고 누군가 구속복을 가져와
그를 묶었죠
193
00:13:41,242 --> 00:13:43,497
그리고 그를 병원으로
데리고 갔어요
194
00:13:44,167 --> 00:13:49,906
그런 걸 보는 건
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죠
195
00:13:50,026 --> 00:13:54,986
복무 당시 접전이나
전투를 하셨나요?
196
00:13:55,020 --> 00:13:57,646
제 머릿속에 남은
전투 중 하나는
197
00:13:57,694 --> 00:14:01,177
그러니까 우리는 밤에
다시 정찰을 나가야 했어요
198
00:14:01,271 --> 00:14:04,729
비거주 지역 산 중 하나를
차지하러요
199
00:14:04,905 --> 00:14:08,647
그래서 중대 전체가 그러니까
한 160명 정도였겠네요
200
00:14:08,672 --> 00:14:13,653
우린 정말 천천히
평평한 지대로 걸어갔어요
201
00:14:13,962 --> 00:14:18,571
그런데 갑자기 펑 하는
엄청난 폭발 소리가 났죠
202
00:14:18,697 --> 00:14:21,371
누군가 지뢰를 밟았던 겁니다
203
00:14:21,761 --> 00:14:27,305
그러니까 우린 그 순간까지
지뢰밭을 걸어가고 있는 줄도 몰랐던 거죠
204
00:14:27,330 --> 00:14:32,040
그래서 적군이 그들의
예광탄을 쏘기 시작했고
205
00:14:32,122 --> 00:14:37,206
박격포, 기관총을 쐈어요
그리고 날아드는 빨간 화염을 볼 수 있었죠
206
00:14:37,569 --> 00:14:40,113
그래서 우린 앞으로
갈 수가 없었어요
207
00:14:40,246 --> 00:14:42,336
우리 모두 뒤로 돌아가야 했죠
208
00:14:42,877 --> 00:14:44,622
한 걸음씩 천천히요
209
00:14:45,200 --> 00:14:48,822
그렇게 모두 지뢰를 피했어요
210
00:14:50,210 --> 00:14:56,453
다행히 많이 살아남아서
우리 진영으로 돌아갔어요
211
00:14:56,512 --> 00:14:58,512
그리고 누워 반격을 시작했어요
212
00:14:58,673 --> 00:15:04,127
당시 우리 전차는
우리를 지원하는 전차가 두 대였거든요
213
00:15:04,264 --> 00:15:06,077
그 전차에서 대포를
쏘기 시작했어요
214
00:15:06,153 --> 00:15:09,834
그리고 우린 진영으로
철수하기 시작했죠
215
00:15:09,888 --> 00:15:16,708
전 그 지뢰밭에서
목숨이 끝날 줄 알았거든요
216
00:15:16,908 --> 00:15:19,946
거긴 원래 논이었어요
217
00:15:21,781 --> 00:15:24,089
가족들에게 편지를 쓰셨나요?
218
00:15:24,114 --> 00:15:26,962
그럼요, 그 얘길 할 수 있다니
기분이 좋네요
219
00:15:26,987 --> 00:15:35,051
왜냐하면 한국에 있던 미군들에게
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 우편물을 받았을 때거든요
220
00:15:35,076 --> 00:15:39,541
진짜로 집에서 아무 소식이 없다는 건
너무나 끔찍하죠
221
00:15:39,566 --> 00:15:44,437
그래서 우편 계원이 올 때마다
모두 그에게 달려가
222
00:15:44,508 --> 00:15:48,168
그의 이름을 부르며 모두 전속력으로 달려가
각자 우편물을 받았죠
223
00:15:48,193 --> 00:15:50,950
소포를 받는 친구들이 있고
식료품 소포요
224
00:15:50,975 --> 00:15:54,425
그리고 우리는 받은 음식은
뭐든지 나눠 먹죠
225
00:15:54,495 --> 00:15:58,155
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죠
우린 서로 동지애를 나누고 있었던 거죠
226
00:16:01,210 --> 00:16:05,361
우편과 관련해서
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
227
00:16:05,386 --> 00:16:11,263
우리 소대 병사 한 명이
편지를 받으러 가지 않았다는 걸 알았죠
228
00:16:11,288 --> 00:16:16,146
그래서 그에게 이유를 물어봤어요
그랬더니 그 친구가 글을 쓸 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
229
00:16:16,171 --> 00:16:19,581
그 친구는 읽을 줄 몰라서
그에게 편지를 쓴 사람도 없었어요
230
00:16:19,606 --> 00:16:25,891
그래서 그는 제게 미네소타의
작은 마을에서 왔다며 농지라고 했죠
231
00:16:25,980 --> 00:16:32,115
그러면서 평생에 학교를 다니는 대신
일을 해야 했다고요
232
00:16:32,330 --> 00:16:37,575
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말했어요
기꺼이 제가 써주겠다고요
233
00:16:37,735 --> 00:16:39,735
제가 받아쓸 수 있게 해 준다면요
234
00:16:39,760 --> 00:16:45,338
그래서 우린 같이 앉아
그는 제게 멋진 이야기를 전달했고
235
00:16:45,363 --> 00:16:48,134
전 그걸 받아 적었어요
그의 어머니께 쓰는 거였죠
236
00:16:49,116 --> 00:16:53,717
어머니께 본인은 살아있고
걱정하시지 마라
237
00:16:53,742 --> 00:16:59,091
친구 스탠리 후지이가 이 편지를 써주고 있다
등등의 내용을 적었죠
238
00:16:59,251 --> 00:17:04,995
그리고 겨울엔 여기가 춥다
그런데 미네소타 정도는 아니라고 했죠
239
00:17:05,163 --> 00:17:07,984
겨울 시즌 동안요
그런 식의 얘기였죠
240
00:17:08,046 --> 00:17:10,563
그 친구 말을 듣고 있자니
마음이 참 따뜻해지더라고요
241
00:17:10,594 --> 00:17:15,970
그래서 그 편지를
그의 어머니께 보냈어요
242
00:17:15,995 --> 00:17:21,498
그리고 3주 뒤 한 통의 편지가 왔죠
그에게 온 거였어요
243
00:17:21,682 --> 00:17:23,866
그래서 그는 제게 달려와
편지를 받았다고 말했죠
244
00:17:23,891 --> 00:17:25,575
그러면서
읽어줄 수 있냐고 물었죠
245
00:17:25,652 --> 00:17:29,671
그래서 전 알겠다고 하고 그 편지를 열어보니
그의 어머니께서 보낸 거였죠
246
00:17:29,696 --> 00:17:35,436
우선 첫 문장이 스탠리 후지이 씨에게
정말 감사하다는 거였어요
247
00:17:35,529 --> 00:17:39,148
자기 아들을 위해
시간 내서 편지를 써줘서 말이죠
248
00:17:39,173 --> 00:17:41,346
그리고 그에게서 편지를 받아
읽게 해 줘서요
249
00:17:41,371 --> 00:17:45,350
그리고 정말 너무 뭉클했어요
그리고 그걸 보고 그 친구가
250
00:17:45,375 --> 00:17:48,286
가족 간의 사랑이
남다른 집에서 자랐구나 싶었죠
251
00:17:48,634 --> 00:17:50,473
한동안 계속 그렇게 했었죠
252
00:17:50,893 --> 00:17:54,895
그리고 제 평생
가장 슬펐던 순간은
253
00:17:54,994 --> 00:18:01,873
그 친구의 참호 근처에 폭탄이 떨어져
그가 죽었을 때였죠
254
00:18:03,101 --> 00:18:11,888
정말 마음이 미어졌어요
그리고 전 그의 어머니께 편지를 써야 했어요
255
00:18:11,913 --> 00:18:16,844
정말 제일 힘든 일이었죠
가장 쓰기 힘든 편지였어요
256
00:18:16,869 --> 00:18:26,958
그건 공용서신은 아니었어요
육군에서 아들의 사망 소식을 통보하는 서신이요
257
00:18:26,983 --> 00:18:31,057
그러니까 전 어디에서
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고
258
00:18:31,082 --> 00:18:36,208
언제 일어났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
더 자세하게 적었죠
259
00:18:36,280 --> 00:18:38,037
그리고 그가
어떤 병사였는지에 대해서도요
260
00:18:38,062 --> 00:18:40,955
- 어떻게 그런 일이 있죠?
- 그러니까요, 엄청난 얘기죠, 맞아요
261
00:18:41,539 --> 00:18:49,500
또 이 시점 얘기를 해주고 싶은데요
정찰 중에 이번엔 낮에 했는데요
262
00:18:49,525 --> 00:18:56,550
우리 중대가 이동할
장소를 찾는 거였죠
263
00:18:56,575 --> 00:19:00,526
그리고 우린 산비탈을
내려가고 있었어요
264
00:19:00,551 --> 00:19:02,313
그리고 다른 산으로 들어갔죠
265
00:19:02,338 --> 00:19:06,366
그리고 그때 시체들이
잔뜩 있는 걸 발견했죠
266
00:19:06,876 --> 00:19:10,436
미군 항공기에 실린
네이팜탄이었어요, 그랬어요
267
00:19:10,530 --> 00:19:14,605
그걸 터뜨렸던 거죠
그래서 바짝 타버렸더라고요
268
00:19:14,630 --> 00:19:17,453
검게 변했고
군복은 다 타버렸고요
269
00:19:17,478 --> 00:19:20,433
그리고 거기에서 그들의 얼굴을 보니
완전히 어린것 같더라고요
270
00:19:20,501 --> 00:19:22,901
한 14, 15, 16살 정도로 보였죠
271
00:19:22,989 --> 00:19:28,405
그리고 그들이 중국군 군복을
입고 있던 걸 알 수 있었죠
272
00:19:28,934 --> 00:19:32,700
그런데 당시 정말 슬펐던 건
273
00:19:32,725 --> 00:19:37,136
구더기들이 그들의 살에서
기어 나오는 걸 봤을 때죠
274
00:19:37,201 --> 00:19:43,144
그리고 독수리들이 내려와
그 고기를 먹겠다고 빙빙 돌고 있더라고요
275
00:19:43,169 --> 00:19:45,434
저는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했죠
276
00:19:45,459 --> 00:19:51,355
전 그들의 부모님이 이런 상황에
어떻게 반응할까 싶었어요
277
00:19:51,380 --> 00:19:53,476
그들은 전혀 몰랐겠지 싶어요
278
00:19:53,501 --> 00:19:58,311
그들의 아들들이 전쟁 중 네이팜탄을 맞고
어떻게 죽었는지 말이죠
279
00:19:58,336 --> 00:20:02,608
그리고 이 아이들의 겁에 질린
표정을 볼 수 있었어요
280
00:20:02,633 --> 00:20:07,643
그 상황을 상상해 보면 그들은
네이팜탄을 피하려고 도망치고 있었겠죠
281
00:20:07,668 --> 00:20:10,238
그러니까 슬픈 순간이었어요
282
00:20:10,263 --> 00:20:12,299
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
283
00:20:12,398 --> 00:20:17,546
가족에게 쓴 편지를
가지고 계신가요?
284
00:20:19,553 --> 00:20:24,219
그러니까 제가 어머니께 보낸 편지들을
어머니께서 보관하고 계셨는데
285
00:20:24,526 --> 00:20:32,517
그걸 읽어본 적은 없어요
평생 간직하고 계시지는 않으셨을 거예요
286
00:20:32,542 --> 00:20:36,415
본 적이 없거든요
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요
287
00:20:36,459 --> 00:20:39,410
그 편지에 대해
여쭤봤어야 했는데 말이죠
288
00:20:39,521 --> 00:20:44,472
그건 나빴던 순간들과 더불어
좋았던 추억들도 떠오르게 해 줄 테니까요
289
00:20:44,936 --> 00:20:51,008
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으셨나요
기념품 같은 걸 가지고 계신가요?
290
00:20:51,033 --> 00:20:53,903
그럼요, 사진을 좀 찍었죠
291
00:20:54,227 --> 00:21:02,963
사실 제가 6·25전쟁에 대해
한국 학생들에게 적었던 이야기에는
292
00:21:03,436 --> 00:21:08,385
한국에서 찍은
제 사진들도 좀 있어요
293
00:21:08,498 --> 00:21:14,918
호놀룰루에 있는 코리아타임스에
이메일로 보냈었죠
294
00:21:14,950 --> 00:21:18,926
그리고 그들은 제 이야기를
부분들로 나눠서 신문에 실었죠
295
00:21:18,951 --> 00:21:22,555
그리고 제 사진을 조금씩
여기저기에 싣고요
296
00:21:23,427 --> 00:21:28,696
그럼 가지고 계신 사진 모두
스캔해서 제게 보내주세요
297
00:21:28,721 --> 00:21:32,157
그럼 제가 선생님 인터뷰 영상과 함께
웹사이트에 올리겠습니다
298
00:21:32,182 --> 00:21:33,139
- 그래요
- 괜찮으시죠?
299
00:21:33,139 --> 00:21:34,538
- 그럼요, 그렇게 하죠
- 알겠습니다
300
00:21:34,562 --> 00:21:37,163
그러면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
301
00:21:37,188 --> 00:21:40,505
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건지
알고 계셨나요?
302
00:21:40,695 --> 00:21:42,341
- 당연하죠, 전
- 어떤
303
00:21:42,366 --> 00:21:43,560
네, 전 알고 있었어요
304
00:21:43,585 --> 00:21:49,370
북한에서 침략한 공산주의자들과
싸우기 위해 거기 있었던 거죠
305
00:21:49,503 --> 00:21:54,377
그리고 전쟁이 발발했던
순간부터
306
00:21:54,402 --> 00:21:57,810
그러니까 대학에 다닐 때
제가 한국에 간다면 침략자들과 싸우고
307
00:21:57,810 --> 00:22:04,429
가능하다면 남한을 자유롭게
해 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
308
00:22:04,588 --> 00:22:07,303
그게 저의 목표였죠
309
00:22:07,786 --> 00:22:11,771
그리고 한국에 가서 제 일을
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
310
00:22:13,030 --> 00:22:18,764
그리고 한국 정부가 한국에 재방할 수 있도록
6·25전쟁 참전용사들을 초대해서
311
00:22:18,818 --> 00:22:25,545
그들의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를 전해서
대단히 감사하죠
312
00:22:25,816 --> 00:22:31,718
전쟁 당시 봤던 한국에서
그렇게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게요
313
00:22:31,812 --> 00:22:36,493
그리고 전쟁 당시 제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
그냥 전쟁으로 피폐해진 상태였죠
314
00:22:36,524 --> 00:22:39,487
건물들은 무너지고 불타고
여기저기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어요
315
00:22:39,512 --> 00:22:43,368
길거리는 구멍이 숭숭 나 있고
길거리에 구멍들이 있었어요
316
00:22:43,826 --> 00:22:53,097
그런데 2010년 재방한 때 보니
새로운 한국이 펼쳐져 있었죠
317
00:22:53,122 --> 00:22:54,369
완전히 새로운 모습이었어요
318
00:22:54,492 --> 00:22:56,602
도로는 매끈했고
건물들은 위로 올라가 있었고
319
00:22:56,662 --> 00:23:01,623
기차가 달리고 지하철이 있고
사람들은 행복해 보였어요
320
00:23:02,156 --> 00:23:04,033
그래서 제 역할을 했다 싶어
너무 기뻤어요
321
00:23:04,086 --> 00:23:08,505
그들은 행복하게
만들어주기 위해서죠
322
00:23:10,260 --> 00:23:17,874
그리고 그런 생각을 품고 6·25전쟁 당시
제 이야기를 한국 학생들에게 써 줬던 겁니다
323
00:23:17,987 --> 00:23:24,090
6·25전쟁 참전용사들 모두가 겪었던 일을
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말이죠
324
00:23:24,263 --> 00:23:27,485
그리고 제 경험담은
수천만 경험 중 하나에 불과하죠
325
00:23:32,012 --> 00:23:35,230
한국은 언제 떠나셨나요?
326
00:23:35,270 --> 00:23:40,005
- 전 한국을 떠났어요
- 그러니까 언제 떠나신 거죠?
327
00:23:40,107 --> 00:23:48,073
제가 한국을 떠난 게 1월 말이었죠
1953년이요
328
00:23:50,388 --> 00:23:55,436
그럼 떠날 당시
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
329
00:23:56,856 --> 00:24:00,324
글쎄요, 우선 집으로 간다는
사실이 기뻤어요
330
00:24:00,445 --> 00:24:02,598
- 무사하셨으니까요
- 무사했죠
331
00:24:02,622 --> 00:24:09,527
그리고 전 다시
사람답게 살고 싶었거든요
332
00:24:10,553 --> 00:24:14,424
1년간 산에서 지내면서
시-레이션(C-rations)을 먹어가며
333
00:24:14,449 --> 00:24:18,194
내려 걸어가서
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있었죠
334
00:24:18,225 --> 00:24:22,434
그리고 올라가서는
한참 동안 목욕도 못 했고요
335
00:24:22,665 --> 00:24:30,343
사실 1주일에 한 번씩 와서는
디디티(DDT) 가루를 우리 옷에 넣었어요
336
00:24:30,368 --> 00:24:31,825
우리 옷 안에요
337
00:24:31,849 --> 00:24:36,615
우리 몸에 있던 이랑 벌레들을
죽이려고 말이죠
338
00:24:36,640 --> 00:24:40,336
그럼 기분이 좋았죠
그런데 정말 필요한 건 목욕이었죠
339
00:24:40,508 --> 00:24:46,039
그래서 가끔 우린
임진강으로 걸어 내려가
340
00:24:46,939 --> 00:24:49,828
옷을 홀라당 벗고는
거기로 뛰어 들어갔죠
341
00:24:49,853 --> 00:24:54,596
정말 끝내주는 순간이었어요
제대로 목욕하는 기분이었죠
342
00:24:54,666 --> 00:24:59,092
그런데 갑자기 시체들이
떠가는 게 보였어요
343
00:24:59,117 --> 00:25:02,316
군복 차림에 적군이었죠
뜨악했죠
344
00:25:02,660 --> 00:25:05,355
산 위에서 그러니깐 상류에서는
싸움이 일어나고 있던 거죠
345
00:25:05,380 --> 00:25:08,761
그리고 우리가 있던 여기 하류에는
시체가 둥둥 떠가고요
346
00:25:08,786 --> 00:25:14,788
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
그 시체를 쳐다봤어요
347
00:25:16,549 --> 00:25:20,217
- 그리고 그래도 목욕한 건 정말 끝내줬어요
- 그럼 떠나실 때 기뻤나요?
348
00:25:20,242 --> 00:25:22,417
그럼요, 그랬죠
너무 기뻤죠
349
00:25:22,460 --> 00:25:24,395
앞으로의 모습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셨나요?
350
00:25:24,420 --> 00:25:30,392
당시 한국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?
어떻게 생각하셨죠?
351
00:25:30,417 --> 00:25:39,640
글쎄요, 전 한국의 미래가
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폐허였던
352
00:25:39,665 --> 00:25:45,977
일본의 미래와 같길
바라고 있었죠
353
00:25:46,002 --> 00:25:50,572
제가 바란 건 한국이
그 수준까지 성장하는 거였는데
354
00:25:50,597 --> 00:25:54,467
그들이 그렇게 한 걸 보고 깜짝 놀란 거죠
그것도 그렇게나 빨리 말이죠
355
00:25:56,693 --> 00:25:58,919
개인적으로 한국은
선생님께 어떤 곳인가요?
356
00:25:58,944 --> 00:26:01,374
한국에 대해 잘 모르셨고
한국을 떠나실 때
357
00:26:01,399 --> 00:26:05,940
한국이 이렇게 될 거라는 것도
전혀 생각지 못하셨잖아요
358
00:26:05,965 --> 00:26:09,069
- 그렇죠
-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한국은 어떤 곳이죠?
359
00:26:09,094 --> 00:26:14,189
제게 있어 한국은 번창하고
민주주의인 국가죠
360
00:26:14,214 --> 00:26:16,648
그리고 다시 말하지만
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이요
361
00:26:16,673 --> 00:26:19,468
민주국가가 될 수 있도록
한국의 재건과 공산권에서
362
00:26:19,493 --> 00:26:24,898
한국을 구하는 데
제가 일조를 했다는 겁니다
363
00:26:25,419 --> 00:26:34,064
한국에서 돌아온 뒤,
그리고 육군에서 전역한 뒤에
364
00:26:34,518 --> 00:26:38,820
호놀룰루에서 친구들을 좀 만났어요
참전용사들이요
365
00:26:38,845 --> 00:26:42,538
그리고 우린
한국에서의 일 등을 얘기했죠
366
00:26:42,563 --> 00:26:47,005
그리고 제가 몰랐던 사실이요
367
00:26:47,212 --> 00:26:50,890
제 머릿속에서는 아직도
심각한 전쟁 중이었더라고요
368
00:26:50,915 --> 00:26:56,215
왜냐하면 악몽,
번쩍임, 기관총, 시체들,
369
00:26:56,261 --> 00:26:59,389
전부 다 그리고 악취까지 다 느껴져서
그런 것 때문에 잠에서 깼거든요
370
00:26:59,414 --> 00:27:01,753
그러니까 제 머릿속에서는
6·25전쟁이 지속되고 있던 거죠
371
00:27:01,778 --> 00:27:06,634
이런 일이 멈추지 않을까 봐
계속 걱정이었죠
372
00:27:06,942 --> 00:27:10,011
그러고 나서 점차
시간이 지나면서
373
00:27:10,036 --> 00:27:13,934
그런 증상도 나아졌고
전 평안히 잘 수 있었죠
374
00:27:15,144 --> 00:27:21,640
그 순간부터 전 할 수 있을 때마다
한국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어요
375
00:27:23,174 --> 00:27:30,544
한국인 친구들이 있고
한국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하죠
376
00:27:30,591 --> 00:27:33,568
어떤 걸 좋아하세요?
377
00:27:34,520 --> 00:27:38,773
지금 저는 ‘황홀한 이웃’이랑
‘마의’를 보고 있어요
378
00:27:38,807 --> 00:27:41,172
그 두 개가 정말 재밌더라고요
379
00:27:41,679 --> 00:27:45,142
저희가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 남긴
유업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?
380
00:27:46,597 --> 00:27:50,074
글쎄요,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의
유업을 지킬 수 있도록
381
00:27:50,099 --> 00:27:52,623
선생이 지금 하는 활동을
계속 이어나가야죠
382
00:27:53,060 --> 00:27:59,552
그리고 저 같은 사람들은
6·25전쟁에서 겪었던 일들을
383
00:27:59,577 --> 00:28:02,937
적어 출판하고 보급해야 하고요
384
00:28:03,024 --> 00:28:10,321
그런 일들을 계속해야 아이들이 그걸 이해하죠
그리고 그 아이들의, 아이들의 이해할 수 있는 거고요
385
00:28:10,354 --> 00:28:13,225
그렇게 지속해서 순환이 이뤄지는 거죠
이어지는 겁니다
386
00:28:13,250 --> 00:28:15,810
전 이게 영원히
지속되길 바라고 있어요
387
00:28:15,835 --> 00:28:21,956
그런데 한국 내에서 아이들이
6·25전쟁에 대해 배우고 있잖아요
388
00:28:21,981 --> 00:28:26,190
사실 제가 썼잖아요, 전 영웅들
389
00:28:26,215 --> 00:28:27,783
그러니까 「나의 영웅들(My Heroes)」
이라는 책을 읽었어요
390
00:28:27,780 --> 00:28:35,863
여러 학년의 학생들이 6·25전쟁에 대해
느낀 점을 쓴 걸 발췌했더라고요
391
00:28:35,888 --> 00:28:39,718
그리고 그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이
따뜻해지면서 감정이 요동치더라고요
392
00:28:39,743 --> 00:28:42,152
그러니까 그들은
6·25전쟁을 잊지 않았더군요
393
00:28:42,177 --> 00:28:45,365
그들은 우릴 잊지 않았어요
그래서 그게 지속하길 바라고 있죠
394
00:28:45,713 --> 00:28:48,570
철원 계곡에 있을 당시
선생님의 적은 누구였나요?
395
00:28:48,595 --> 00:28:51,303
북한군인가요, 중국군인가요
아니면 둘 다였나요?
396
00:28:51,328 --> 00:28:53,086
둘 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
397
00:28:54,636 --> 00:28:59,927
1952년 크리스마스 때
398
00:29:00,647 --> 00:29:03,345
아니요, 1951년 그리고
1952년 사이예요
399
00:29:08,209 --> 00:29:10,692
그러니까 1952년
크리스마스였어요
400
00:29:12,799 --> 00:29:16,375
전 산 정상에 있는
참호 전선에 있었어요
401
00:29:16,400 --> 00:29:19,548
그리고 포탄이 날아왔고
그 휘-익 하는 소리가 들렸죠
402
00:29:19,667 --> 00:29:22,837
그리고는 팡 하고 터졌어요
그리고 모두 뛰어들어 몸을 숨겼어요
403
00:29:23,037 --> 00:29:28,201
그런데 파편이 아니라
전단이 떨어지고 있었어요
404
00:29:28,226 --> 00:29:34,898
그래서 전단을 집어 읽었더니
중국 지원병들이 쓴 거였어요
405
00:29:35,629 --> 00:29:41,581
이 이야기의 전단은
오늘 보내드린 거예요
406
00:29:42,886 --> 00:29:43,902
그 앞이랑 뒤예요
407
00:29:44,016 --> 00:29:50,223
네, 이제 북한 체제를 해결하기 위해
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
408
00:29:50,248 --> 00:29:51,929
북한에 대해 저희가
무엇을 해야 할까요?
409
00:29:52,352 --> 00:29:57,549
글쎄요, 정말 중요한 질문이네요
무엇을 해야 하느냐요
410
00:29:57,795 --> 00:30:00,448
확실히 우린 자리를 지켜야 하죠
411
00:30:01,064 --> 00:30:04,168
확실히 한국에 다시 침략할 수
없도록 말입니다
412
00:30:04,475 --> 00:30:06,421
그리고 어떻게
그렇게 알 수 있냐고요?
413
00:30:06,446 --> 00:30:09,144
북한에 우린 강하다고
말하는 거죠
414
00:30:09,169 --> 00:30:14,709
너희들이 쳐들어왔던 1950년 때와는
상황이 다르다, 우린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
415
00:30:14,822 --> 00:30:18,452
그러니 말해주고 싶다
416
00:30:18,552 --> 00:30:22,859
남한에 침입하려면
진짜, 진짜 조심해야 한다
417
00:30:22,884 --> 00:30:27,072
왜냐하면 우리가 공격하고
공격하고 또 공격할 테니까
418
00:30:28,273 --> 00:30:35,920
그럼 혹시나 전쟁이 또 일어난다면
다시 가실 의향이 있으세요?
419
00:30:36,047 --> 00:30:38,291
글쎄요,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
420
00:30:38,315 --> 00:30:40,814
그게, 전 이제 85살이에요
421
00:30:40,814 --> 00:30:44,671
그들이 어떻게든 절 사용할 수만
있다면야 저야 제 임무를 하겠죠
422
00:30:45,071 --> 00:30:47,742
스탠리 선생님,
오늘 이렇게 우리 재단을 위해
423
00:30:47,902 --> 00:30:52,209
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424
00:30:52,264 --> 00:30:55,059
그리고 한국을 위해
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
425
00:30:55,084 --> 00:31:00,500
선생님의 숭고한 희생과 노고가
아니었다면 한국은 없었을 겁니다
426
00:31:00,525 --> 00:31:02,045
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죠
427
00:31:02,070 --> 00:31:05,554
천만에요, 저야말로
6·25전쟁에 참전했던 것이 기쁘네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