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73 --> 00:00:06,767
제 이름은
니나 모빈입니다
2
00:00:06,800 --> 00:00:11,700
철자는 N-I-N-A 그리고
M-O-V-I-N 입니다
3
00:00:11,700 --> 00:00:17,967
제 아버지는 6.25전쟁 당시
한국에 가서
4
00:00:17,967 --> 00:00:23,533
의료 서비스로 사람들을 도왔던
라스무스 모빈입니다
5
00:00:23,533 --> 00:00:26,400
아버님에 대해
말씀 부탁드립니다
6
00:00:26,400 --> 00:00:30,000
성함 말씀해 주시고
철자와 생년월일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
7
00:00:30,000 --> 00:00:35,000
네, 철자는
R-A-S-M-U-S 에요
8
00:00:35,000 --> 00:00:37,067
라스무스는 전형적인
덴마크 이름입니다
9
00:00:37,067 --> 00:00:38,967
그리고 성은 모빈이에요
10
00:00:38,967 --> 00:00:41,367
M-O-V-I-N 입니다
11
00:00:41,367 --> 00:00:52,900
1912년에 태어나셨고
한국에 가셨을 당시에는 의사이셨습니다
12
00:00:53,833 --> 00:01:00,000
그렇다면 언제 의과대학을
졸업하신 겁니까?
13
00:01:00,333 --> 00:01:03,500
1943년에 졸업하셨습니다
14
00:01:03,500 --> 00:01:06,900
1943년이요
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아버님이
15
00:01:06,900 --> 00:01:11,333
유틀란디아 병원선(Jutlandia Hospital Ship)에
합류하게 되신 겁니까?
16
00:01:11,333 --> 00:01:13,100
대답하기 쉬운 질문이네요
17
00:01:13,100 --> 00:01:18,100
여기 덴마크에서도 전쟁이
그러니까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는데
18
00:01:18,100 --> 00:01:23,333
당시 아버지는 네스트베드(Næstved)에서
저항군 소속으로 활동하셨습니다
19
00:01:23,333 --> 00:01:30,600
당시 네스트베드에 있는 병원은
저항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어요
20
00:01:30,600 --> 00:01:36,533
병원 수석의사였던
올리 터길슨(Ole Therkildsen) 선생님도
21
00:01:36,533 --> 00:01:40,233
아버지와 함께
덴마크 저항군 소속이셨습니다
22
00:01:40,233 --> 00:01:44,233
이후에 터길슨 선생님은 한국에 파견할
팀을 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는
23
00:01:44,233 --> 00:01:48,833
제2차 세계대전 중에 덴마크에서
독일군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줬던
24
00:01:48,833 --> 00:01:50,600
아버지를 발탁한 거예요
25
00:01:50,600 --> 00:01:53,800
저항군은 독일 점령군에 맞서 싸운
레지스탕스를 말씀하시는 것이군요
26
00:01:53,800 --> 00:01:55,133
네, 정확해요
27
00:01:55,133 --> 00:02:00,400
아버님께서도 레지스탕스 소속이셨다가
한국에서의 작전에 합류하셨군요
28
00:02:00,400 --> 00:02:02,833
아버지는 네스트베드에서
레지스탕스 세력 지도자셨고
29
00:02:02,833 --> 00:02:06,833
수석의사 터길슨 선생님은
주로 정치 쪽에 더 가까운 분이셨지만
30
00:02:06,833 --> 00:02:12,133
두 분은 1943년에서 1945년까지
같이 활동하셨습니다
31
00:02:12,133 --> 00:02:21,800
종전 후에는 운 좋게도 의술을
다양하게 익히셨어요
32
00:02:21,800 --> 00:02:27,800
산부인과 의사도 하시고, 소아과 의사도 하시고
그렇게 여러 보직을 옮겨 다니셔서
33
00:02:27,800 --> 00:02:32,833
1951년에 유틀란디아호에
합류하실 때 즈음
34
00:02:32,833 --> 00:02:36,600
여러 의술을 한국에서
잘 이용하셨습니다
35
00:02:37,467 --> 00:02:41,967
그렇다면 아버님께서는 언제 덴마크를 떠나셨고
어떻게 한국에 가셨습니까?
36
00:02:41,967 --> 00:02:45,700
처음부터 배를 타고
가신 건가요?
37
00:02:45,700 --> 00:02:50,000
네, 1951년 1월에 병원선이 떠날 때
아버지도 같이 가셨죠
38
00:02:50,000 --> 00:02:53,633
1년 동안이요
39
00:02:53,633 --> 00:02:58,167
그렇게 배를 타고
한국에 가신 거죠
40
00:02:58,233 --> 00:03:02,233
1951년 3월 10일에
부산에 도착하셨어요
41
00:03:02,233 --> 00:03:07,620
도착하자마자 배에서 수술을 하시느라
정신없이 바쁘셨습니다
42
00:03:07,645 --> 00:03:10,636
아버님께서 6.25전쟁 중 배에서
43
00:03:10,661 --> 00:03:14,669
외과의사로 활동하셨던 일을
자주 이야기하셨습니까?
44
00:03:14,700 --> 00:03:17,800
조금은 이야기하셨어요
네, 하셨죠
45
00:03:17,800 --> 00:03:20,933
덴마크에서 저항군으로
활동하신 이야기는 하신 적이 없는데
46
00:03:20,933 --> 00:03:22,775
한국 이야기는 하셨습니다
47
00:03:22,800 --> 00:03:26,754
그런데 아버지가 꽤 나이가 드셨을 때
제가 태어나서
48
00:03:26,779 --> 00:03:28,479
저는 그 시절 얘기는
많이 알지 못합니다
49
00:03:28,504 --> 00:03:31,870
물론 언니 오빠들은 그 시절을
직접 겪었어요
50
00:03:31,933 --> 00:03:36,233
아버지가 어머니와 네 명의 자녀들을
여기 덴마크에 남겨두고 떠났기 때문입니다
51
00:03:36,500 --> 00:03:43,933
책을 한국에 가져갔을 때 이 이야기를 했더니
사람들이 놀라더라고요
52
00:03:43,967 --> 00:03:48,833
어머니가 자기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
꼬박 1년 동안 돌봐야 했던 겁니다
53
00:03:48,833 --> 00:03:54,633
당시에 여자들은 일을 안 했으니까
아이들과 함께 집에 계셨던 거죠
54
00:03:54,667 --> 00:03:55,933
그렇게 된 거예요
55
00:03:55,933 --> 00:03:59,533
아버님에 대해서 특별히
기억나시는 것이 있으십니까? 말씀해 주세요
56
00:03:59,533 --> 00:04:02,333
- 네, 그럼요
- 말씀 부탁드립니다
57
00:04:03,100 --> 00:04:06,667
대구 병원 사진이 있어요
58
00:04:06,667 --> 00:04:12,467
거기서 진료도 보시고, 육지에서의 수술은
대부분 그 병원에서 하셨습니다
59
00:04:12,467 --> 00:04:16,233
제가 스물한 살 때 일이었어요
60
00:04:16,233 --> 00:04:20,438
하루는 아버지 옆에 앉아 있는데
그 시절 이야기는 들은 게 별로 없어서
61
00:04:20,463 --> 00:04:22,318
이 사진이 뭐냐고
여쭤봤었습니다
62
00:04:22,370 --> 00:04:25,700
그랬더니 대구에 있는
병원 사진이라 하셨습니다
63
00:04:25,725 --> 00:04:31,300
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당신이
어떻게 한국에 갔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
64
00:04:31,300 --> 00:04:37,227
다른 의사와 간호사들이 8월에 귀국했는데
아버지는 같이 귀국하지 않는 바람에
65
00:04:37,252 --> 00:04:40,167
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
있었던 일도 말입니다
66
00:04:40,167 --> 00:04:42,300
아버지는 계속 한국에 계셨는데
어머니는 그 사실을 모르시다가
67
00:04:42,300 --> 00:04:43,833
라디오를 듣고 아신 거예요
68
00:04:43,867 --> 00:04:46,167
그래서 몇 번이고
그 얘기를 하셨습니다
69
00:04:46,167 --> 00:04:49,033
"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?
왜 나에게 얘기도 하지 않은 거야"라고 하신 거죠
70
00:04:49,033 --> 00:04:50,967
물론 아버지도
얘기를 하려고 했습니다
71
00:04:50,967 --> 00:04:54,900
편지를 보냈지만, 덴마크에 도착하는 데
한 달이나 걸렸던 겁니다
72
00:04:54,900 --> 00:04:56,200
어머니가 화가 많이 나셨죠
73
00:04:56,200 --> 00:04:58,267
뭐랄까
아주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
74
00:04:58,267 --> 00:04:59,300
그때 일이 기억나십니까?
75
00:04:59,300 --> 00:05:02,367
그럼요, 부모님이 이후로도
이야기를 많이 하셨고
76
00:05:02,700 --> 00:05:06,367
언니는 항해 중에 병원선에
가 보기도 했으니까요
77
00:05:06,367 --> 00:05:09,267
언니는 그 일도 기억하고 아버지가
집에 오셨을 때도 기억하더라고요
78
00:05:09,267 --> 00:05:11,433
저보다 나이가 아주 많거든요
79
00:05:12,933 --> 00:05:17,967
아버님께서 6.25 전쟁이나
부상당한 군인
80
00:05:18,000 --> 00:05:27,233
그리고 당시 한국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서
말씀하신 것은 없었습니까?
81
00:05:27,233 --> 00:05:32,667
있었습니다, 아버지 편지도 모두 있고
일기도 일부 있어서
82
00:05:32,667 --> 00:05:34,300
그 면에 대해서는
많이 알고 있습니다
83
00:05:34,300 --> 00:05:39,733
아버지가 가장 마음 아파하셨던 것은
민간인들이 받은 고통이었던 것 같습니다
84
00:05:39,733 --> 00:05:43,400
군인들을 보고 마음이
아프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
85
00:05:43,400 --> 00:05:48,333
아버지는 "고국에 있는 사람들은
우리가 총알만 빼는 줄 알지만
86
00:05:48,333 --> 00:05:51,000
나는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"
라고 말씀하셨습니다
87
00:05:51,000 --> 00:05:57,633
군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히 하셨고
기꺼이, 그리고 열심히 감당하셨지만
88
00:05:57,633 --> 00:06:02,500
당시 뭍에 가서 아이들을 보고는
마음이 많이 아프셨다고 하셨습니다
89
00:06:02,500 --> 00:06:06,667
고향 집에 어린 자식들이 있으니
그러신 것 같아요
90
00:06:06,667 --> 00:06:11,500
그렇다면 유틀란디아호가
떠난 이유는 무엇입니까?
91
00:06:11,500 --> 00:06:12,933
언제 한국을 떠났습니까?
92
00:06:12,933 --> 00:06:16,300
사실 두 번 떠났습니다
93
00:06:16,300 --> 00:06:22,133
그곳에 가서 수술을 하다 보면
결국 일부 환자는 일본이나
94
00:06:22,133 --> 00:06:27,033
다른 곳으로 이송해야 하니까
떠나는 게 당연합니다
95
00:06:27,033 --> 00:06:33,667
병원선이면 때로는 수송선 역할도
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니까요
96
00:06:33,667 --> 00:06:35,567
그렇다면 처음 떠난 때는
언제였습니까?
97
00:06:35,567 --> 00:06:38,033
1951년 8월입니다
98
00:06:38,033 --> 00:06:41,133
1951년이요
그때 아버님은 안 떠나신 거고요
99
00:06:41,133 --> 00:06:43,333
떠나지 않으셨어요
남아 계셨습니다
100
00:06:43,333 --> 00:06:44,400
대구에 계셨습니까?
101
00:06:44,400 --> 00:06:51,167
네, 배에서 내리셔서는
기차를 타고 대구로 가셨습니다
102
00:06:51,167 --> 00:06:52,700
그리고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?
103
00:06:52,700 --> 00:06:57,600
UN 의뢰로
민간인 병원을 세우셨습니다
104
00:06:57,600 --> 00:07:00,067
아무것도 없는 곳에서
병원을 차리셨어요
105
00:07:00,067 --> 00:07:04,233
대구에 있는 학교 건물에 학생들을
다른 데로 보내고 병원을 세웠습니다
106
00:07:04,233 --> 00:07:09,133
당시에 환자 600명 정도를
수용할 수 있었습니다
107
00:07:09,133 --> 00:07:16,600
그리고 학교 바깥의 아주 작은 집에
수술실을 만들었습니다
108
00:07:16,600 --> 00:07:19,567
무균 처리도 해야 하는데
109
00:07:19,567 --> 00:07:24,367
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 일이라
아주 어려웠다고 하셨습니다
110
00:07:24,367 --> 00:07:27,867
그런 곳에서 수술이
가능하게 하려고
111
00:07:27,867 --> 00:07:33,133
옷을 전부 삶아 빤 다음
젖은 채로 입으셨습니다
112
00:07:33,133 --> 00:07:34,600
그리고 바로
수술을 시작한 겁니다
113
00:07:34,600 --> 00:07:38,500
감염이 되지 않도록
해야 했으니까요
114
00:07:38,500 --> 00:07:44,600
그리고 의약품은
일부는 길거리에서 구하기도 했는데
115
00:07:44,633 --> 00:07:49,133
물론 대부분은
미군에서 얻었습니다
116
00:07:49,133 --> 00:07:53,400
미군에서 얻은 물자가
정말 굉장했던 것이
117
00:07:53,400 --> 00:07:57,700
예를 들어 3주 된 혈액이
너무 오래됐다고 해서
118
00:07:57,700 --> 00:07:59,967
그걸 가져가
민간인 병원에서 썼습니다
119
00:07:59,967 --> 00:08:03,667
미군에게서 정말
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
120
00:08:05,033 --> 00:08:07,733
의사와 간호사는
얼마나 있었습니까?
121
00:08:07,733 --> 00:08:13,633
아버지가 외과의사로 활동하셨던 지역은
그러니까 대구에서 외과의사로 활동하셨는데
122
00:08:13,633 --> 00:08:16,267
그곳에 다른 인원들도
있었습니다
123
00:08:17,433 --> 00:08:23,467
아버지하고 의대생 한 명
그리고 간호사 두 명이 있었습니다
124
00:08:23,467 --> 00:08:27,500
그 인원만으로 전체 병원을
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
125
00:08:27,500 --> 00:08:35,333
많은 숙달된 한국인 간호사와
의사들이 와서 도와줬기 때문이었습니다
126
00:08:35,633 --> 00:08:39,733
같이 병원을 꾸려나가고
아버지가 그들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
127
00:08:39,733 --> 00:08:42,633
아버지의 임무 중 하나가
의사들을 교육하는 일이었는데
128
00:08:42,633 --> 00:08:44,867
그 사진도 저한테 있습니다
129
00:08:46,200 --> 00:08:53,367
저한테 한 시간 반 길이의 영상도
보여주셨는데 정말 굉장했습니다
130
00:08:53,367 --> 00:08:55,367
- 굉장했어요
- 감사합니다
131
00:08:56,100 --> 00:09:00,167
영상은 서울에 있는 피난민촌에서
내려오는 피난민들이었습니다
132
00:09:00,167 --> 00:09:10,633
미군 중 누군가가 적 전선 바로 뒤쪽에
집결지점을 만들자는 생각을 한 거예요
133
00:09:10,633 --> 00:09:12,633
아니면 우측에요
134
00:09:12,633 --> 00:09:15,633
그때 군인들이 민간인을
공격할 수는 없으니까
135
00:09:15,633 --> 00:09:18,567
전투가 벌어져도
민간인들이 계속 드나들었어요
136
00:09:18,567 --> 00:09:24,167
그래서 미군들이 필사적으로 교전지역에서
그들을 내보내기 위해 기차에 태운 겁니다
137
00:09:24,167 --> 00:09:25,800
가축 운반용 기차 같은 거였어요
138
00:09:25,800 --> 00:09:29,767
그렇게 세 시간을
아니 그 보다 오래 삼 일을 달려서
139
00:09:29,767 --> 00:09:34,200
전장에서 멀리 떨어진
대구까지 데려갔습니다
140
00:09:34,200 --> 00:09:39,233
이동 중에 쌀과 물은 있었지만
상황이 아주 안 좋았습니다
141
00:09:39,233 --> 00:09:44,100
아버지 말씀으로는 피난민들이
대구 기차역에 내렸을 때에는
142
00:09:44,100 --> 00:09:50,500
차량 세 대가 환자나 곧 아플 사람들로
가득 차 있었다고 합니다
143
00:09:50,500 --> 00:09:56,200
매번 기차에서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
두세 명은 죽어 있었다고 합니다
144
00:09:56,200 --> 00:10:00,667
그렇게 상황이 어려웠는데
아버지는 한국 사람들
145
00:10:00,667 --> 00:10:05,133
또는 환자들이 반드시
살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요
146
00:10:05,133 --> 00:10:08,900
그러니까 아버지는 그들의 상태가
아주 좋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
147
00:10:08,900 --> 00:10:11,633
그렇지 않았다면 이동 중에
살아남지 못했을 테니까요
148
00:10:11,667 --> 00:10:18,233
그래서 그중에 사람들을 선별하고
병원에 보내서 다양한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
149
00:10:18,233 --> 00:10:25,200
전투나, 무기, 총격전으로 인한
부상 같은 것도 있었지만
150
00:10:25,200 --> 00:10:30,100
또 암이나 다른 병이 있는
환자들도 있었다고 했습니다
151
00:10:30,100 --> 00:10:33,600
온갖 병을 앓고 있는
환자들을 진료하신 겁니다
152
00:10:33,600 --> 00:10:39,000
아버님께서 환자를 얼마나 진료하셨고
사망자는 몇 명이었는지 자료가 있으십니까?
153
00:10:39,000 --> 00:10:40,800
네, 자료가 있어요
154
00:10:40,800 --> 00:10:45,800
아버지 진료일지가 있어서
155
00:10:45,800 --> 00:10:53,033
환자들 이름, 성별, 병명
경과까지 알 수 있습니다
156
00:10:53,033 --> 00:10:56,767
또한 상태가 좋았다가
안 좋아진 환자들도 있었습니다
157
00:10:56,767 --> 00:11:01,267
아버지가 해 주신 얘기 중에
한 아이가 있었는데
158
00:11:01,267 --> 00:11:08,133
이 아이가 교전지역을 지나다가
트럭에 치였다는 거예요
159
00:11:08,133 --> 00:11:11,100
살리려고 애썼는데
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
160
00:11:11,100 --> 00:11:18,400
확실히 그런 차량이나
지프차와 아이들 문제가 꽤 심각해서
161
00:11:18,400 --> 00:11:20,733
슬픈 이야기가 많습니다
162
00:11:20,733 --> 00:11:23,767
물론 아주 아주
잘 된 경우도 있고요
163
00:11:23,767 --> 00:11:25,333
그렇다면 환자를 몇 명이나
진료하신 건지 아십니까?
164
00:11:25,333 --> 00:11:28,433
한국에 있을 때
600명 정도를 치료하셨어요
165
00:11:28,433 --> 00:11:33,667
매일 두 명에서 다섯 명, 세 명에서
다섯 명 정도를 수술하셨습니다
166
00:11:33,667 --> 00:11:36,600
그렇다 보니 스트레스를
많이 받으셨습니다
167
00:11:36,600 --> 00:11:39,033
휴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
168
00:11:39,033 --> 00:11:40,167
한국에서 언제 나오셨습니까?
169
00:11:40,167 --> 00:11:47,167
아버지가 귀국하신 게 1952년
새해 전날 도착하셨으니까
170
00:11:47,167 --> 00:11:48,900
일 년을 꼬박 계셨습니다
171
00:11:48,900 --> 00:11:56,300
1951년 12월 말에 대구를 떠나
부산에 가신 다음에 항공편으로 귀국하셨습니다
172
00:11:56,300 --> 00:11:58,700
어머님께서 어떻게
맞아주셨습니까?
173
00:11:58,700 --> 00:12:01,300
어머니는 좋아서
어쩔 줄 모르셨죠
174
00:12:01,300 --> 00:12:07,000
그것도 할 얘기가 많은데, 어쨌든 아버지가
어머니랑 아이들 줄 선물도 많이 사 오셨고요
175
00:12:07,000 --> 00:12:09,367
아주 아주 행복한
새해였답니다!
176
00:12:09,367 --> 00:12:13,067
- 그때 나이가 어떻게 되셨습니까?
- 저는 태어나기도 전입니다
177
00:12:13,200 --> 00:12:14,733
그게 전부입니다
178
00:12:14,733 --> 00:12:20,267
언니 오빠 넷은 그전에 태어났는데
저는 아직이었어요
179
00:12:20,267 --> 00:12:23,500
한참 나중에 태어났습니다
결혼이 깨지지는 않았던 겁니다
180
00:12:24,900 --> 00:12:27,667
- 선생님이 태어난 게 그 증거겠네요?
- 그렇죠, 증거입니다
181
00:12:27,667 --> 00:12:34,567
아버님께서는 한국에 대해 모르시던 상태에서
한국에 가신 것 같은데, 맞습니까?
182
00:12:34,567 --> 00:12:36,433
전혀 모르셨습니다
183
00:12:39,833 --> 00:12:45,367
저항군 동료들이 아버지를
필요로 한다는 것만 알고 가셨습니다
184
00:12:45,367 --> 00:12:49,033
그리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대요
모험이었던 거예요
185
00:12:49,033 --> 00:12:52,233
나중에는 베트남에 가서도
사람들을 도우셨습니다
186
00:12:52,233 --> 00:12:54,000
그때는 고문위원으로서
더 도움이 되셨습니다
187
00:12:54,000 --> 00:12:58,333
미국 사람들이 병원 건설 장소 같은 것을
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합니다
188
00:12:58,933 --> 00:13:03,000
아버님께서 귀국하신 후에
선생님을 키우시면서
189
00:13:03,633 --> 00:13:10,433
한국에서 겪었던 일을
말씀해 주셨습니까?
190
00:13:10,433 --> 00:13:11,500
네, 그러셨습니다
191
00:13:11,500 --> 00:13:20,267
거기 사람들이 아주 친절했고
인상에 남으셨다고 합니다
192
00:13:20,267 --> 00:13:25,433
물론 한국 물건도
집에 많이 두셨습니다
193
00:13:25,833 --> 00:13:29,367
그랬기 때문에
2015년에 한국에 간 겁니다
194
00:13:29,367 --> 00:13:30,933
실제로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
195
00:13:30,933 --> 00:13:32,400
- 2015년이요?
- 네
196
00:13:32,400 --> 00:13:33,600
아버님께서도 같이 가셨습니까?
197
00:13:33,600 --> 00:13:35,333
아니에요
돌아가신 후에 갔습니다
198
00:13:35,333 --> 00:13:38,767
아버님께서는 언제 가셨습니까?
한국에 언제 다시 가셨습니까?
199
00:13:38,767 --> 00:13:39,667
한국에 다시
가지는 않으셨습니다
200
00:13:39,667 --> 00:13:41,400
- 한 번도요?
- 안 가셨어요
201
00:13:41,400 --> 00:13:45,733
귀국 후 몇 년 뒤에 베트남 전쟁 중에
베트남에 가셨습니다
202
00:13:45,733 --> 00:13:53,200
안 가셨다고요? 그런데도 최근 경제성장이라든지
한국에서 있던 일을 잘 알고 계셨습니까?
203
00:13:53,200 --> 00:13:55,967
그럼요, 알고 계셨어요
한국 상황을 계속 지켜보셨습니다
204
00:13:55,967 --> 00:13:57,433
지켜보시고서는
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?
205
00:13:57,433 --> 00:13:59,400
아주 놀라워하셨습니다
206
00:13:59,400 --> 00:14:04,933
편지에서는 한국 사람들이
다시 일어설 가망이 없다고 하셨는데
207
00:14:04,933 --> 00:14:06,933
결국 다시 일어섰다고요
208
00:14:06,933 --> 00:14:14,033
귀국하실 때는 한국이 너무 가난해서
이 나라를 누가 구해줄까 하고 생각하셨대요
209
00:14:14,033 --> 00:14:16,833
그래서 정말 놀라워하셨습니다
210
00:14:17,200 --> 00:14:20,367
-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까?
-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
211
00:14:20,367 --> 00:14:22,600
한국에서 복무하신 일에
자부심이 있으셨습니까?
212
00:14:22,600 --> 00:14:24,033
그러셨던 것 같습니다
213
00:14:24,033 --> 00:14:27,233
무엇보다 옳은 일을 했다는
생각을 하셨습니다
214
00:14:28,067 --> 00:14:29,467
다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
215
00:14:29,467 --> 00:14:36,300
덴마크 학교에서
6.25 전쟁에 대해 가르칩니까?
216
00:14:36,300 --> 00:14:37,000
거의 가르치지 않아요
217
00:14:37,000 --> 00:14:39,267
- 그렇군요
- 네, 많이 다루지는 않습니다
218
00:14:39,267 --> 00:14:40,533
왜 그렇습니까?
219
00:14:41,467 --> 00:14:43,633
이해가 잘 안 돼요
220
00:14:43,633 --> 00:14:48,500
실제로 알아보고는 이렇게
적게 다룬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
221
00:14:48,500 --> 00:14:51,300
그래도 유틀란디아호는
유명하답니다
222
00:14:51,300 --> 00:14:54,833
사람들, 특히
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
223
00:14:54,833 --> 00:14:59,933
하지만 일례로 제가 책을 썼을 때
강연 초청을 많이 받았는데
224
00:14:59,933 --> 00:15:04,667
65세 이상 되는 분들은
많이 아시고 계셨습니다
225
00:15:04,667 --> 00:15:05,933
거의 다 알고 계셨습니다
226
00:15:05,967 --> 00:15:09,233
아버님에 대한 책을
쓰셨습니까?
227
00:15:09,233 --> 00:15:14,200
아버지 편지를 모아서 책으로 펴냈고
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
228
00:15:14,200 --> 00:15:15,967
제가 약간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
229
00:15:15,967 --> 00:15:17,700
하지만 대부분
아버지가 쓰신 글이었습니다
230
00:15:17,700 --> 00:15:20,400
그리고 제가 한국어로
번역도 했답니다
231
00:15:20,400 --> 00:15:23,367
저는 한국분들이 읽고
보여준 반응도 알고 있어요
232
00:15:23,367 --> 00:15:26,633
"오, 그래서 어머님께서 혼자
집에 계셨군요"라고 했거든요
233
00:15:26,633 --> 00:15:31,300
"병원선에 탄 사람들이
천사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
234
00:15:31,300 --> 00:15:36,233
그냥 비슷한 문제를 안고 사는
평범한 사람들이었네요"
235
00:15:36,967 --> 00:15:45,133
저에게도 책을 주셨는데
제 동료들에게도 많이 소개하겠습니다
236
00:15:45,133 --> 00:15:48,533
다만 한 가지, 덴마크에서
이 이야기를 가르칠
237
00:15:48,533 --> 00:15:52,733
역사 교사를 찾는 것은 어떨까
제안드리고 싶습니다
238
00:15:53,067 --> 00:15:56,833
한국 아이들에 대한
의사 분들의 애정
239
00:15:56,833 --> 00:16:04,300
그리고 그와 관련된 기적 같은
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접했거든요
240
00:16:04,300 --> 00:16:06,200
이런 이야기는 가르칠 필요가
있을 것 같습니다
241
00:16:06,200 --> 00:16:07,467
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242
00:16:07,467 --> 00:16:09,067
전적으로 동의합니다
243
00:16:09,700 --> 00:16:14,467
그래서 교사들을 찾아서
팀을 꾸리는 겁니다
244
00:16:14,467 --> 00:16:17,400
선생님께서 교사들에게
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 주시고
245
00:16:17,400 --> 00:16:23,267
그걸 덴마크어로 출판해서
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겁니다
246
00:16:23,267 --> 00:16:28,700
좋은 생각이네요
몇 군데 학교에도 제 책을 보냈거든요
247
00:16:28,700 --> 00:16:30,000
좋은 생각입니다
248
00:16:30,000 --> 00:16:32,167
알고 계신 괜찮은
교육기관이 있습니까?
249
00:16:32,167 --> 00:16:35,800
네, 몇 군데 생각해 볼 수
있을 것 같습니다
250
00:16:36,467 --> 00:16:47,733
이렇게 급작스럽게 인터뷰 요청 드렸는데
너그럽게 받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
251
00:16:47,733 --> 00:16:52,433
나중에 시간이 되시면
더 많은 말씀을 나누시죠
252
00:16:52,433 --> 00:16:57,367
그리고 가능하시면 미국에 오셔서
이야기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
253
00:16:57,367 --> 00:16:59,933
다들 선생님 말씀을
듣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합니다
254
00:16:59,933 --> 00:17:03,000
가끔 미국에 가곤 하니까,
문제없습니다
255
00:17:03,000 --> 00:17:05,867
어린 시절에
한국에 대해서 알고 계셨습니까?
256
00:17:05,867 --> 00:17:09,433
네, 알았습니다
집에 한국 물건도 많이 있었으니까요
257
00:17:09,433 --> 00:17:10,633
사진이나 다른 물건도 말입니다
258
00:17:10,633 --> 00:17:12,833
여느 덴마크 분들과는
다르신 거네요
259
00:17:12,833 --> 00:17:14,567
그건 잘 모르겠네요
260
00:17:16,733 --> 00:17:22,433
선생님의 인터뷰 원본 영상은 저희가 편집해서
미래 세대를 위해 사용할 계획입니다
261
00:17:22,467 --> 00:17:23,367
너무 좋습니다
262
00:17:23,367 --> 00:17:29,933
6ㆍ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한국 국민들에게
전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?
263
00:17:29,933 --> 00:17:32,067
- 아버님 입장에서 부탁드립니다
- 네
264
00:17:32,067 --> 00:17:38,700
한국이, 한국 국민이, 나라 전체가 다시 일어선 것은
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
265
00:17:38,700 --> 00:17:45,300
6ㆍ25 전쟁에 대해서 저도 공부를 했는데
그 끔찍하고도 참담한 전쟁을 딛고 일어서서
266
00:17:45,300 --> 00:17:52,733
OECD 회원국이 됐잖아요?
스스로의 힘과 국민의 교육을 통해서 말입니다
267
00:17:52,733 --> 00:17:54,233
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
268
00:17:55,167 --> 00:18:01,633
아버님의 헌신에 대해서, 또 아버님의 유지가
이어지도록 노력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
269
00:18:01,633 --> 00:18:05,833
이런 이야기를
미래 세대에게 전할 겁니다
270
00:18:05,833 --> 00:18:08,333
- 바로 역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
- 아주 중요합니다
271
00:18:08,333 --> 00:18:10,033
- 정말 감사드립니다
- 감사합니다!
272
00:18:10,033 --> 00:18:12,933
참, 선생님께서는
지금 무슨 일을 하십니까?
273
00:18:12,933 --> 00:18:18,533
네, 저는 덴마크에서 오토 몬스테드 재단
(Otto Mønsted's Foundation)을
274
00:18:18,533 --> 00:18:20,267
운영하고 있습니다
275
00:18:20,267 --> 00:18:24,100
우리 재단은 어느 정도의 자금을
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최대로 키워서
276
00:18:24,100 --> 00:18:28,167
그 수익금으로 학생들이 외국을
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
277
00:18:28,167 --> 00:18:30,633
학생들 중 많은 수가
실제로 한국에 방문했어요
278
00:18:30,633 --> 00:18:34,433
그들은 덴마크 기술대학(Danish Technical University)의
기술전공생들이었죠
279
00:18:34,433 --> 00:18:37,200
저는 그런 일을 하고 있답니다
280
00:18:37,200 --> 00:18:40,200
- 훌륭하시네요! 정말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