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6,230 --> 00:00:09,660
저는 스벤 야그드입니다
2
00:00:09,750 --> 00:00:18,096
잘 사용하지 않는 정식 이름이 따로 있는데
그 이름으로 알려드릴까요?
3
00:00:18,120 --> 00:00:19,000
네, 부탁드립니다
4
00:00:19,080 --> 00:00:34,630
저는 스벤 본 볼튼 야그드입니다
철자는 J-A-G-D 입니다
5
00:00:34,762 --> 00:00:37,144
- J-A-G-D
- 맞습니다
6
00:00:37,168 --> 00:00:39,700
좋습니다
생년월일은 언제이십니까?
7
00:00:40,078 --> 00:00:44,760
9월 28일입니다
8
00:00:44,794 --> 00:00:53,308
일주일 전에
94세가 되었습니다
9
00:00:53,332 --> 00:00:55,379
태어난 연도는 언제이십니까?
10
00:00:55,500 --> 00:00:59,530
- 태어난 연도는 언제입니까?
- 1924년입니다
11
00:00:59,555 --> 00:01:04,630
- 1924년이고 94세가 되셨군요
- 그렇습니다
12
00:01:04,760 --> 00:01:07,940
믿기 어려운데요
아주 젊어 보이십니다
13
00:01:07,965 --> 00:01:13,205
아, 1924년생이 맞습니다
14
00:01:13,686 --> 00:01:15,481
와, 놀랍습니다!
15
00:01:17,959 --> 00:01:26,508
저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
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
16
00:01:26,712 --> 00:01:39,242
덴마크 의사, 간호사, 군인 그리고 당신 같은
사람들이 한국을 위해 한 일은 놀라웠습니다
17
00:01:39,985 --> 00:01:44,760
이 모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한국에 다시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?
18
00:01:45,230 --> 00:01:52,339
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먼저,
그건 끔찍한 일이었습니다
19
00:01:52,364 --> 00:01:56,200
북한이...
20
00:01:56,320 --> 00:02:01,460
갑자기...
21
00:02:01,485 --> 00:02:07,930
죄송합니다
제 영어가 예전 같지 않아서
22
00:02:09,000 --> 00:02:19,100
북한이 국경을 넘어 남한을 공격했을 때
남한은 전혀 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
23
00:02:19,207 --> 00:02:33,460
무엇보다 미국이 남한에 전쟁 물자를
제공하는 것을 거절했기 때문입니다
24
00:02:33,485 --> 00:02:42,200
미국은 전쟁 물자를 제공하면 북한을 자극해
전쟁을 선포하게 할까 봐 우려했지만
25
00:02:42,225 --> 00:02:53,632
북한은 선전포고 없이 국경을 넘어와
매우 짧은 시간에 서울을 함락했습니다
26
00:02:53,842 --> 00:02:56,679
끔찍했어요
27
00:02:56,834 --> 00:03:10,240
아주 많은 남한 병사들이 전사했는데
그들은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
28
00:03:11,940 --> 00:03:18,119
병원선 '유틀란디아'호에서
했던 일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세요
29
00:03:18,144 --> 00:03:21,831
세월이 흐른 지금 그 당시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30
00:03:21,856 --> 00:03:30,198
유엔으로부터 남한을
도와주겠냐는 요청이 왔을 때
31
00:03:30,222 --> 00:03:55,329
덴마크가 남한을 돕겠다고
약속한 첫 번째 나라였다고 합니다
32
00:03:55,354 --> 00:04:05,760
확실하지 않지만 한국에서 들은 것 같습니다
당시는 냉전시대였기 때문에 덴마크는 러시아를 자극하거나
33
00:04:05,785 --> 00:04:10,828
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
34
00:04:13,110 --> 00:04:17,689
매우 조심해야 했습니다
35
00:04:17,714 --> 00:04:28,901
항공기로는 15분
상륙함으로는 30분이면
36
00:04:28,997 --> 00:04:43,500
러시아에서 덴마크로 쉽게 올 수 있었으니까요
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국방부가 아닌 외교부에서
37
00:04:43,525 --> 00:04:47,951
유틀란디아호를
한국에 보냈습니다
38
00:04:47,975 --> 00:04:57,230
그러나 덴마크 외교부와
덴마크 적십자는
39
00:04:57,350 --> 00:05:07,860
배를 병원선으로 개조해
40
00:05:07,943 --> 00:05:14,617
한국에 보내겠다는
결정을 내렸지요
41
00:05:14,641 --> 00:05:20,960
그 결정이 내려졌던 당시에
배는 뉴욕으로 항해 중이었고
42
00:05:20,985 --> 00:05:38,398
배가 뉴욕에 닿았을 때 부두는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
배의 선장은 무슨 영문인지 몰랐기 때문에
43
00:05:39,271 --> 00:05:52,430
매우 놀랐습니다, 당시에 유틀란디아호를
즉시 코펜하겐으로 오게 해
44
00:05:52,455 --> 00:06:03,513
병원선으로 개조해야 한다는
결정이 내려졌습니다
45
00:06:03,537 --> 00:06:12,500
10월인지 9월인지 6월인지
기억이 잘 안 나네요
46
00:06:12,525 --> 00:06:15,939
9월이었던 것 같습니다
47
00:06:16,059 --> 00:06:21,060
9월에 덴마크로 돌아온 배는
48
00:06:21,085 --> 00:06:32,000
즉시 동아시아회사 소유의
조선소로 보내졌습니다
49
00:06:32,122 --> 00:06:54,160
그리고는 1934년 유틀란디아호를 건조했던 동일한
조선소에서 단 두 달 보름 만에 병원선으로 개조되었습니다
50
00:06:54,184 --> 00:07:11,800
배가 덴마크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서류와 설계도면을 준비해 두었기
때문에 병원선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즉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
51
00:07:11,825 --> 00:07:25,561
한국으로 항해할 준비가 된 유틀란디아 병원선은 당시
덴마크에서 가장 현대적인 병원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
52
00:07:25,585 --> 00:07:32,754
그렇게 유틀란디아호는 덴마크의
수도 코펜하겐에서 출항했습니다
53
00:07:32,778 --> 00:07:40,000
1951년 1월 23일에
코펜하겐에서 출항했는데
54
00:07:40,560 --> 00:07:48,760
언제 부산에 도착했는지는
기억이 안 납니다
55
00:07:48,784 --> 00:07:56,497
아마 서너 달 후에
부산에 도착했을 겁니다
56
00:07:56,522 --> 00:08:04,461
그런 다음 한국의
연합군과 접촉했고
57
00:08:04,491 --> 00:08:11,913
일본 요코스카로
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
58
00:08:11,937 --> 00:08:23,460
일본에서 많은 물자를
실었는데 미국산이었습니다
59
00:08:23,484 --> 00:08:28,296
한국에서 사용해야 할
물자들이었어요
60
00:08:28,320 --> 00:08:37,830
며칠 후, 부산으로 갔고
거기서 남은 전쟁기간 동안
61
00:08:40,330 --> 00:08:45,700
병원으로 기능하게 될
첫 번째 장소를 마련했습니다
62
00:08:45,724 --> 00:08:57,967
부산에는 미국 병원선
두 척도 있었습니다
63
00:08:58,140 --> 00:09:11,300
유틀란디아호는 처음 두 번의
항해에서 부산에 정박했습니다
64
00:09:11,324 --> 00:09:30,260
연합군이 부상당한 군인들을 실은 유틀란디아호를
유럽, 에티오피아, 터키로 보냈기 때문입니다
65
00:09:30,285 --> 00:09:33,700
아마 두 번 다른 나라로
파견되었을 겁니다
66
00:09:33,724 --> 00:09:40,800
덴마크 국방부가 아닌 외교부가 유틀란디아호를
파견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
67
00:09:40,825 --> 00:09:41,683
그렇습니다
68
00:09:41,707 --> 00:09:44,600
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이었군요
69
00:09:44,624 --> 00:10:00,785
덴마크는 러시아를 도발하게 될까 봐 걱정했습니다
이후에 보니, 러시아는 예상했던 것보다
70
00:10:00,809 --> 00:10:16,420
더 깊게 북한 편에서
전쟁에 관여하고 있었습니다
71
00:10:16,444 --> 00:10:22,530
러시아는 저희가 남한을 돕는 것이
당연히 탐탁지 않았을 겁니다
72
00:10:22,555 --> 00:10:33,060
그렇죠, '동아시아회사'에 대해
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?
73
00:10:33,085 --> 00:10:38,000
동아시아회사라 먼저 유틀란디아호에
관해 설명하는 게 좋겠습니다
74
00:10:38,024 --> 00:10:50,700
유틀란디아호는 화물선과 여객선의
기능을 모두 할 수 있어서 이상적인 뭐랄까
75
00:10:50,725 --> 00:10:55,700
- 이상적인 병원선 말씀입니까?
- 네, 이상적인 병원선이 될 수 있었습니다
76
00:10:55,724 --> 00:11:05,460
'동아시아회사'는
약 1890년부터
77
00:11:05,484 --> 00:11:12,260
동아시아 지역과
관련된 사업을 했고
78
00:11:12,284 --> 00:11:20,179
동아시아에서
잘 알려져 있었습니다
79
00:11:20,314 --> 00:11:39,700
이 회사는 유틀란디아호 파견을 UN에 제안했고
UN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
80
00:11:39,724 --> 00:11:55,098
동아시아회사는 당시에 덴마크에서
가장 규모가 큰 해운 회사이기도 했습니다
81
00:11:55,128 --> 00:12:02,245
유틀란디아호 파견 외에도
전 세계에서 많은 사업을 했고
82
00:12:02,269 --> 00:12:15,866
수년 후에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
실제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 되었습니다
83
00:12:16,500 --> 00:12:20,030
그렇군요
어디에서 태어나셨습니까?
84
00:12:20,800 --> 00:12:22,549
- 어디에서 태어났냐고요?
- 네
85
00:12:22,573 --> 00:12:29,160
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태어난
오덴세에서 태어났습니다만
86
00:12:29,184 --> 00:12:33,700
안데르센을 몰랐습니다
87
00:12:33,724 --> 00:12:42,154
오덴세에서 태어나서 장교인
아버지를 따라 이사를 다녔습니다
88
00:12:42,178 --> 00:12:48,360
아버지가 오덴세에서
비보르로 전근하는 사이에
89
00:12:48,760 --> 00:13:07,530
잠시 콜링이라는 중소도시에
배치된 적이 있었습니다
90
00:13:07,554 --> 00:13:13,484
콜링은 성과
성 유적지가 있는 곳인데
91
00:13:13,508 --> 00:13:21,106
거기에서 아버지는 자전거를
타고 가던 젊은 아가씨를 만났지요
92
00:13:21,130 --> 00:13:35,198
아가씨가 잠시 산책하는 동안에 아버지는
자전거 바퀴에서 바람을 빼놨어요
93
00:13:35,222 --> 00:13:46,030
아가씨가 돌아왔을 때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
다 빠져 있었고 아버지는 뛰어가서 도와줬습니다
94
00:13:46,054 --> 00:13:49,491
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
서로를 알아가게 되었죠
95
00:13:49,515 --> 00:13:56,160
그 후에 아버지는 장교로
비보르로 전근을 가셨습니다
96
00:13:56,184 --> 00:14:03,860
저희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유틀란디아
병원선에 대해 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
97
00:14:03,920 --> 00:14:07,935
그래서 질문을 하나 드립니다,
거기서 어떤 학교에 다니셨습니까?
98
00:14:07,959 --> 00:14:10,930
어떤 종류의 학교에
다니셨습니까?
99
00:14:10,954 --> 00:14:23,230
사립학교에 다녔습니다
100
00:14:23,254 --> 00:14:31,595
대사관 옆 건물을 보셨지요?
제가 다녔던 사립학교의 구관입니다
101
00:14:31,619 --> 00:14:46,450
저는 일을 했는데, 제가 다녔던 학교
수가 출석했던 수업 수보다 많을 거예요
102
00:14:46,474 --> 00:14:52,315
퇴학을 당한 건 아니었고 아버지와
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
103
00:14:52,339 --> 00:15:07,200
아버지는 근무지가 계속 바뀌었고
그때마다 저도 전학을 갔습니다
104
00:15:07,257 --> 00:15:12,541
여러 학교에 다녔지요
105
00:15:12,565 --> 00:15:30,533
결국에 저는 아버지의 뜻을 거슬러 진학시험을 치르지
않겠다고 했고 아버지는 무척 화가 나셨습니다
106
00:15:30,557 --> 00:15:46,081
저는 다른 시험을 보았고 아버지는 그렇다면
제가 흑선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알아봐 주시겠다고 했습니다
107
00:15:46,105 --> 00:16:03,030
그때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는데 아버지는 제가 지뢰며
폭탄이며 무기를 실은 배를 타고 떠나는 것에 대해
108
00:16:03,055 --> 00:16:11,600
별로 신경 쓰지 않으셨어요
저에게는 잘된 일이었습니다
109
00:16:11,624 --> 00:16:17,422
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것보다 배를 타는 것이
저에게는 훨씬 수월했기 때문입니다
110
00:16:17,616 --> 00:16:21,218
어머니는 제가 아홉 살 때
돌아가셨거든요
111
00:16:21,242 --> 00:16:26,582
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
아버지밖에 없었지요
112
00:16:27,260 --> 00:16:31,130
그러면 배를 타게 된 게
1945년인가요?
113
00:16:31,154 --> 00:16:35,360
- 아니면, 1941년인가요?
- 네, 맞습니다
114
00:16:36,200 --> 00:16:38,160
배에서는 무슨 일을
하셨습니까?
115
00:16:38,184 --> 00:16:48,760
선실 사환으로 일했습니다
116
00:16:48,784 --> 00:17:00,402
그 일은 저와 꽤 잘 맞았고
저는 일을 매우 즐겼습니다
117
00:17:00,426 --> 00:17:05,200
그러면 그때부터 교육을 받아서
나중에 유틀란디아 병원선에서
118
00:17:05,224 --> 00:17:07,290
일할 수 있었던 건가요?
119
00:17:07,314 --> 00:17:13,430
그렇지요, 당시에는 유틀란디아호가
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
120
00:17:13,454 --> 00:17:28,710
그러나 유틀란디아호에서 장교로 일하기에는
시력이 좋지 않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
121
00:17:28,734 --> 00:17:39,360
헬싱외르로 가서
엔지니어 교육과 훈련을 받았습니다
122
00:17:39,385 --> 00:17:48,760
- 그게 언제입니까?
- 그게 1942년일 겁니다
123
00:17:50,100 --> 00:18:01,300
자전거와 가방만 가지고
124
00:18:01,324 --> 00:18:08,985
헬싱외르로 가서
방을 하나 구했습니다
125
00:18:09,009 --> 00:18:16,400
그때 배우던 것에
흥미를 느꼈고
126
00:18:16,424 --> 00:18:26,030
제 일을 적절하게 해냈지요
127
00:18:26,054 --> 00:18:33,291
그리고 야간 수업에서
첫 엔지니어링 시험을 치렀습니다
128
00:18:33,315 --> 00:18:34,360
그게 언제입니까?
129
00:18:34,384 --> 00:18:40,062
아마도 언제 시작했냐면…
130
00:18:40,086 --> 00:18:41,500
1942년인가요?
131
00:18:42,060 --> 00:18:44,500
네, 그런 것 같아요
132
00:18:44,531 --> 00:18:57,799
그리고 그 당시에
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했고
133
00:18:57,824 --> 00:19:09,638
저는 독일에 대항하는
단체에 가입했습니다
134
00:19:09,662 --> 00:19:16,810
하루 저녁은 걸어서
집에 가는 길이었지요
135
00:19:16,834 --> 00:19:26,730
자전거인지 자전거 바퀴인지를
누군가 훔쳐 가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
136
00:19:26,754 --> 00:19:40,330
그렇게 저녁에 엔지니어학교를 마치고
당시 구해서 살던 방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
137
00:19:40,354 --> 00:19:54,500
덴마크인 반역자 두 명이 저를 체포했습니다
독일에 넘어간 자들이었어요
138
00:19:54,582 --> 00:19:59,300
체포되어서 게슈타포에
보내졌습니다
139
00:19:59,324 --> 00:20:10,961
감옥에 있었지만 일주일만
있었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
140
00:20:10,985 --> 00:20:20,200
그들은 나에 대한 증거가 없었어요
141
00:20:20,224 --> 00:20:32,755
그래서 헬싱외르 지역의
다른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
142
00:20:33,248 --> 00:20:43,616
독일인들이 남부 유틀란트반도에
특별한 수용소를 세웠는데
143
00:20:43,640 --> 00:20:52,700
너무 많은 사람이 그 수용소로 보내져서
제가 거기에 있을 자리가 없었어요
144
00:20:52,724 --> 00:20:59,925
그들은 나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
나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
145
00:20:59,949 --> 00:21:20,760
헬싱외르에서는 독일에 저항하는 어떤 활동도
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영웅은 아니었습니다
146
00:21:20,784 --> 00:21:41,460
헬싱외르와 그 인근 지역은 뭐랄까
147
00:21:41,484 --> 00:21:44,750
홀로코스트(유대인 대학살)
구출의 중심지였어요
148
00:21:44,774 --> 00:21:55,200
하지만 독일의 활동에 대해
미리 정보를 얻어 사람들은
149
00:21:55,224 --> 00:22:01,275
어선과 보트를 타고 이 지역을
벗어나 스웨덴으로 갔습니다
150
00:22:01,299 --> 00:22:08,430
당시 한국에 대해 무엇이든
아는 것이 좀 있었습니까?
151
00:22:08,455 --> 00:22:11,560
-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아셨나요?
- 아니요, 아니라고밖에 못하겠네요
152
00:22:11,585 --> 00:22:24,000
- 학교에서도 한국에 대해 뭐든 배운 것이 없었나요?
- 없었습니다, 당시에 이런 노래가 있기는 했습니다
153
00:22:26,130 --> 00:22:35,914
'한국이 어디에 있나? 스웨덴에서
동쪽으로 가면 나오는 근사한 작은 나라'
154
00:22:36,060 --> 00:22:38,560
그런 가사였는데,
그 정도였습니다
155
00:22:38,584 --> 00:22:42,349
- 그런 노래가 있었다고요?
- 네, 있었습니다
156
00:22:42,373 --> 00:22:44,600
노래 제목이 뭐였나요?
혹시 기억나세요?
157
00:22:44,624 --> 00:22:48,751
아니요, 기억이 나지 않아요
158
00:22:48,775 --> 00:22:52,400
어떤 쇼나 뭐 그런 비슷한 데서
불렀던 것 같습니다
159
00:22:52,424 --> 00:22:56,766
- 그런 노래가 있었다니 무척 흥미롭네요
- 그렇죠
160
00:23:02,846 --> 00:23:10,230
그러면 어떻게 유틀란디아 병원선을
타게 되었습니까?
161
00:23:10,960 --> 00:23:14,130
언제, 어떻게 타게 되었는지
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?
162
00:23:14,154 --> 00:23:29,160
네, 게슈타포에게서 풀려나자마자
코펜하겐으로 가서 상급학교에 다녔습니다
163
00:23:29,184 --> 00:23:37,728
2년제였는데,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
교육을 총 7년간 받은 겁니다
164
00:23:37,752 --> 00:23:49,283
그런 다음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필요한
서류를 준비해서 동아시아회사에 갔습니다
165
00:23:49,307 --> 00:23:55,400
가서 "모든 서류를 준비해
왔습니다!"라고 말했어요
166
00:23:55,424 --> 00:24:00,928
잘 준비된 서류였습니다
167
00:24:00,952 --> 00:24:06,651
그리고 동아시아회사에
입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
168
00:24:06,743 --> 00:24:15,575
당시에 덴마크에서
단연 최고의 기업이었죠
169
00:24:15,599 --> 00:24:20,960
사무실에 있던 사람이
170
00:24:20,984 --> 00:24:29,277
자기들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
지원자가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
171
00:24:29,301 --> 00:24:33,583
나는 기다릴 수 없으니 다른 회사를
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
172
00:24:33,607 --> 00:24:39,372
그랬더니 아니라면서 제 지원서를
가장 먼저 보겠다고 하더군요
173
00:24:39,396 --> 00:24:46,283
- 당신 실력이 좋았기 때문이군요
- 글쎄요, 그들은 나를 원했어요
174
00:24:46,787 --> 00:25:08,541
기억나는 건 사무실에서 나와
아주 잘 닦은 거울 앞에 섰는데
175
00:25:08,565 --> 00:25:14,320
제가 넥타이를 매고
잘 차려입은 모습이었습니다
176
00:25:14,345 --> 00:25:19,642
요즘에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의
모습과 비슷한 데가 있었어요
177
00:25:19,666 --> 00:25:22,473
조금 다르지만요
178
00:25:22,579 --> 00:25:30,858
동아시아회사에서 일하게
되었고 여러 배를 탔습니다
179
00:25:30,882 --> 00:25:32,330
많은 배가 있었지요
180
00:25:32,354 --> 00:25:35,730
그러면 회사에
입사한 게 언제인가요?
181
00:25:35,754 --> 00:25:38,587
언제 회사에 입사하셨습니까?
182
00:25:38,611 --> 00:25:43,986
약 150미터 떨어진
183
00:25:44,011 --> 00:25:50,345
그러니까 입사한 연도를
말씀해 주시겠습니까?
184
00:25:50,633 --> 00:25:53,668
1940년일까요?
1949년이요?
185
00:25:53,692 --> 00:26:00,430
퇴직할 때 받았던 시계를
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
186
00:26:00,455 --> 00:26:03,884
- 그때가 언제인지
- 6·25전쟁이 시작되기 전인가요?
187
00:26:03,908 --> 00:26:11,121
네, 맞아요
아마 1949년 정도인 것 같습니다
188
00:26:11,146 --> 00:26:14,433
네, 1949년이 맞을 거예요
189
00:26:14,457 --> 00:26:23,800
배를 타고 여러 나라로 항해를
했는데 한때는 인도에 있었습니다
190
00:26:24,830 --> 00:26:30,400
유틀란디아호를 병원선으로 개조해
한국으로 파견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
191
00:26:30,424 --> 00:26:45,660
인도에서 사무실로 전보를 쳐서 일하고 싶다고 하며
유틀란디아호 근무에 지원을 했어요
192
00:26:45,684 --> 00:26:54,660
당연히 그때는 아무
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
193
00:26:54,684 --> 00:27:02,360
나는 시키는 일을 하는 자리에 있었고
어떤 자리에서 일하고 싶다고 요구할 수 없었지요
194
00:27:02,384 --> 00:27:18,300
하지만, 전보를 보내고 얼마 안 되었을 때
코펜하겐에 돌아와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
195
00:27:18,324 --> 00:27:22,674
이틀 뒤에 유틀란디아호에
탈 수 있다고 했습니다
196
00:27:22,698 --> 00:27:27,060
나는 좋다고, 준비하겠다고
대답했습니다
197
00:27:27,122 --> 00:27:34,930
- 두렵지는 않았나요?
- 제가 합류한 건 9월 19일입니다
198
00:27:35,860 --> 00:27:39,630
- 1950년인가요?
- 1952년입니다
199
00:27:39,697 --> 00:27:42,249
- 아닌 것 같은데요
- 맞습니다, 1952년입니다
200
00:27:42,384 --> 00:27:45,760
아, 그러면 유틀란디아호를
첫해부터 탄 게 아니신가요?
201
00:27:45,784 --> 00:27:48,440
- 네, 아닙니다
- 알겠습니다
202
00:27:49,544 --> 00:27:58,270
유틀란디아호를 처음 탔던 게
1952년 9월 19일입니다
203
00:27:58,294 --> 00:28:12,200
연락을 받고 이틀 뒤에 떠났는데
여러 가지 면에서 훌륭한 배였습니다
204
00:28:12,224 --> 00:28:17,560
물론 배에 탄 사람들이
서로 대화를 나눴지요
205
00:28:17,584 --> 00:28:29,017
선원도 있고 의료진도 있었는데
간호사, 의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
206
00:28:29,041 --> 00:28:41,660
하루는 운이 좋게도 유틀란디아호
갑판에서 간호사 세 명을 만났습니다
207
00:28:41,684 --> 00:28:47,503
이야기를 나누면서 장난을 치며
208
00:28:47,527 --> 00:28:58,823
"내일 아침에 날 찾아와도 돼요, 아침 4시면 준비가
되어 있을 거예요, 내 생일이거든요" 라고 말했습니다
209
00:28:59,060 --> 00:29:04,130
안 된다고 하더군요
그들은 그런 행동을 하기를 두려워했어요
210
00:29:04,900 --> 00:29:13,660
이따금 그렇게 만났지요
211
00:29:15,666 --> 00:29:24,806
12월에 일본으로
항해하는 중이었습니다
212
00:29:24,830 --> 00:29:47,600
3, 4주마다 부상당한 군인들을 싣고 기름,
생활용수, 식수 같은 걸 가지러 일본으로 갔습니다
213
00:29:47,624 --> 00:29:53,158
그러다가 1월 1일에
마크 클락 장군이 왔죠
214
00:29:53,182 --> 00:29:54,010
언제였죠?
215
00:29:54,035 --> 00:29:56,930
- 연도가 1950년인가요?
- 부산에 있을 때였습니다
216
00:29:56,955 --> 00:29:58,574
1950년인가요?
217
00:29:59,181 --> 00:30:06,866
1952년일 거예요
218
00:30:07,079 --> 00:30:09,920
1952년 1월 1일
219
00:30:09,944 --> 00:30:15,084
- 1953년은 아니고요?
- 아니에요
220
00:30:15,209 --> 00:30:20,400
음, 94세가 되니
기억이 잘 안 나는군요
221
00:30:20,506 --> 00:30:26,482
- 아내분은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?
- 토브입니다
222
00:30:26,506 --> 00:30:30,200
- 토브요?
- 한국인이 발음하기가 어렵죠
223
00:30:30,274 --> 00:30:31,109
맞습니다
224
00:30:31,133 --> 00:30:34,630
아내분은 유틀란디아 병원선에서
어떤 일을 하셨습니까?
225
00:30:34,654 --> 00:30:39,459
간호사였습니다
실력 있는 간호사였죠
226
00:30:39,483 --> 00:30:48,660
병원선을 타기 전에 코펜하겐에 있는
특수군 병원에서 군 간호사로 근무했습니다
227
00:30:48,700 --> 00:30:53,560
그 일에 맞는
교육을 잘 받았지요
228
00:30:53,683 --> 00:30:59,160
- 당신은 병원선에서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?
- 엔지니어였습니다
229
00:30:59,184 --> 00:31:08,563
당시에는 제3 엔지니어라고 불렀는데
실제로는 제2 엔지니어였습니다
230
00:31:08,587 --> 00:31:13,600
엔지니어 일은 예를 들면
어떤 것이 있었나요?
231
00:31:13,624 --> 00:31:28,190
배의 엔진과 여러 다양한 기술 기계
그와 같은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일입니다
232
00:31:28,214 --> 00:31:40,600
예를 들면,
나중에 인천에 갔을 때
233
00:31:41,360 --> 00:31:44,500
거기서 30분간 머물렀는데
234
00:31:44,674 --> 00:31:49,483
저희는 기계에서 어떤 부품도
빼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습니다
235
00:31:49,507 --> 00:31:58,300
비상사태를 대비해 30분 안에
떠날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
236
00:31:58,324 --> 00:32:21,730
일본 요코하마 조선소에 있을 때는 무엇을 수리하고
새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책임을 졌습니다
237
00:32:21,754 --> 00:32:27,960
유틀란디아 병원선에 의사,
간호사, 엔지니어, 직원들이
238
00:32:27,984 --> 00:32:32,429
총 몇 명이었는지
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?
239
00:32:32,453 --> 00:32:36,500
- 글쎄요, 찾을 수가 없지만, 오늘
- 대략이라도요
240
00:32:36,524 --> 00:32:46,860
이 두꺼운 책에 적혀 있을 겁니다
241
00:32:46,884 --> 00:33:14,000
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간호사 45명, 의료진 102명
선박 직원도 비슷하게 100명 정도였습니다
242
00:33:14,024 --> 00:33:23,556
그래서 3년 동안 배에는
항상 약 200명이 타고 있었어요
243
00:33:23,580 --> 00:33:38,400
전쟁 동안 유틀란디아호에서
일했던 사람은 총 630명이었습니다
244
00:33:38,424 --> 00:33:41,274
- 전부 다 해서요?
- 네, 전부 다 해서요
245
00:33:41,298 --> 00:33:55,300
지위가 높은 의사들은
6개월 동안 머물렀습니다
246
00:33:55,324 --> 00:34:01,761
일부 나이가 많은 교수들은
3개월 동안 머물기도 했습니다
247
00:34:01,785 --> 00:34:08,460
덴마크로 돌아가서 하던 일을
계속해야 했기 때문입니다
248
00:34:08,484 --> 00:34:25,500
그러니까 일부 인원이 계속 교체되었기 때문에
총 630명이 유틀란디아호에 탔던 것입니다
249
00:34:25,525 --> 00:34:28,183
- 순환직이었군요
- 네, 그렇습니다
250
00:34:28,207 --> 00:34:34,100
전에 박물관에서 김주완이라는
한국 소년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요?
251
00:34:34,124 --> 00:34:36,943
14살이었고 다리를 잃었다고요
252
00:34:36,967 --> 00:34:40,442
- 그런 일이 많이 있었습니까?
- 그렇습니다
253
00:34:40,467 --> 00:34:45,055
다쳐서 보살펴줬던 다른
한국인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까?
254
00:34:45,079 --> 00:34:47,173
없습니다
255
00:34:47,197 --> 00:35:05,460
하지만, 이건 특별한 경우인데
특히 젊은 의사들은 육지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
256
00:35:05,485 --> 00:35:08,100
인천에서 그랬지요
257
00:35:08,124 --> 00:35:14,914
부산에는 육지에 병원이 있었기
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
258
00:35:14,938 --> 00:35:28,860
인천에서는, 젊은 의사들이
육지로 가서 작은 건물을 지었는데
259
00:35:28,885 --> 00:35:35,200
이 방의 절반 정도
되는 크기였습니다
260
00:35:35,224 --> 00:35:42,988
진료소를 차리고
거기서 일한 셈이지요
261
00:35:43,018 --> 00:35:51,666
거기서 대부분 한국인
민간인들이 치료를 받았습니다
262
00:35:51,690 --> 00:35:56,497
심각하지 않은 상처를
약으로 치료했지요
263
00:35:56,521 --> 00:36:00,830
그렇게 김주완이
진료소로 오게 되었습니다
264
00:36:00,855 --> 00:36:07,491
사람들이 그 소년을 발견해서 진료소로
데려왔고 그는 행복해했습니다
265
00:36:07,874 --> 00:36:14,632
그러면, 병원선에서 치료를 받은
군인이 다 합쳐서 몇 명인지 아십니까?
266
00:36:14,656 --> 00:36:21,760
글쎄요, 병원선에서
기록을 보았는데
267
00:36:21,814 --> 00:36:28,860
약 4,800명...
268
00:36:28,919 --> 00:36:35,314
거의 5,000명입니다
269
00:36:35,338 --> 00:36:43,200
수술 후에 치료를 받을 수
있는 병실도 있었나요?
270
00:36:43,225 --> 00:36:55,300
수술을 받은 부상자는 곧바로 내보냈는데
부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계속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
271
00:36:56,060 --> 00:37:07,160
지뢰나 폭탄에 심각한
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많았습니다
272
00:37:07,184 --> 00:37:23,960
비교적 경미한 부상은 육지에서 치료했습니다
미군 이동외과병원이나 한국의 병원에서 치료했지요
273
00:37:23,985 --> 00:37:27,667
당시에 한국 병원이
많지 않았어요
274
00:37:27,793 --> 00:37:39,430
그래도 정말 심각한 부상자만
세 척의 병원선으로 옮겨졌습니다
275
00:37:39,454 --> 00:37:59,130
물론, 부상자들을 미국 병원선으로 나르기도 했지만
미국 병원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
276
00:37:59,154 --> 00:38:10,630
하지만 전선에서 부상자를 태운 헬리콥터가 도착하면
세 척의 병원선이 서로 가깝게 붙었지요
277
00:38:10,654 --> 00:38:24,430
부상자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는 보고가 있으면
미국 병원선 대신 유틀란디아호로 데려가라고 했지요
278
00:38:24,454 --> 00:38:35,100
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망자가 너무 많아지기
때문에 일종의 경쟁이 있었습니다
279
00:38:35,124 --> 00:38:57,437
이 점과 관련해서, 사망한 환자는
29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
280
00:38:57,461 --> 00:39:01,060
29명이요?
그 병원선에서 말입니까?
281
00:39:01,084 --> 00:39:09,950
유틀란디아호에서 사망한
부상자가 29명입니다
282
00:39:09,974 --> 00:39:19,573
- 4,000명이 넘는 환자 중에서요?
- 네, 29명뿐입니다
283
00:39:20,022 --> 00:39:23,175
- 놀라운 기록이군요
- 놀라운 기록이에요
284
00:39:23,199 --> 00:39:29,030
헬리콥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
285
00:39:29,500 --> 00:39:47,830
부상자는 빠르면 부상 후 20분 만에
유틀란디아호에 도착했습니다
286
00:39:47,854 --> 00:40:00,451
부상이 심한 환자는 병원에 빨리
도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거든요
287
00:40:00,475 --> 00:40:10,230
그렇다면 수술실 등의 시설과 의사,
간호사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습니까?
288
00:40:10,260 --> 00:40:18,530
먼저, 병원선 이야기를 하기 전에
간호사부터 말씀드리자면
289
00:40:19,600 --> 00:40:31,000
간호사는 25세 이상으로
290
00:40:31,600 --> 00:40:44,830
병원과 수술실에서 일한 경험이
있어야 했습니다
291
00:40:44,854 --> 00:40:53,139
이런 자격 요건에 대해
매우 엄격했지요
292
00:40:53,163 --> 00:41:06,130
유틀란디아호를 탄 모든 간호사,
의사, 교수는 자원해서 온 것이었습니다
293
00:41:06,154 --> 00:41:31,130
유명한 교수들도 한국에 왔었는데 병원선에서
몇 달 일하고 나서 육지에 있는 한국 병원으로 가서
294
00:41:31,154 --> 00:41:45,430
한국 의사들에게 새로운 수술에
대해 가르치기도 했습니다
295
00:41:47,800 --> 00:41:59,330
유틀란디아 병원선에서 지내면서
가장 힘들다고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?
296
00:42:01,960 --> 00:42:11,260
제 경우에는 잘 모르겠어요
297
00:42:11,284 --> 00:42:20,947
특별히 어렵다고 느꼈던
기억은 없습니다
298
00:42:21,213 --> 00:42:25,494
병원선에서의 생활 여건은 어땠습니까?
299
00:42:25,518 --> 00:42:31,636
잠자리, 음식, 자주 샤워를 할 수
있었는지 같은 것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
300
00:42:32,560 --> 00:42:44,660
거기에 있던 어떤 사람들은 저희에게
화를 내고 불평하기도 했지만
301
00:42:44,692 --> 00:42:54,837
저희는 호화로운 배에서 지냈습니다
가장 호화로운 배였어요
302
00:42:54,862 --> 00:43:09,761
간호사들은 4개의 침대가 있는 아주 작은
방에서 지냈지만 샤워를 할 수 있었습니다
303
00:43:10,549 --> 00:43:11,700
매일이요?
304
00:43:11,725 --> 00:43:17,930
매일 샤워를 할 수 있었는데 생활용수가
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
305
00:43:17,954 --> 00:43:28,645
병원선을 탄 모든 사람들은 할 수 있는 한
생활용수를 아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
306
00:43:28,670 --> 00:43:36,331
하지만 필요할 때는
샤워를 할 수 있었습니다
307
00:43:36,446 --> 00:43:40,773
음식은 훌륭했습니다
308
00:43:40,797 --> 00:43:47,930
일류 요리사와 웨이터가 있었죠
309
00:43:48,760 --> 00:44:00,300
저희는 참혹한 전쟁 상황과는
멀리 떨어져 있었지만
310
00:44:00,325 --> 00:44:04,964
참혹한 전쟁의 결과를
목격하기도 했습니다
311
00:44:04,988 --> 00:44:21,100
나이가 있고 굳센 간호사들도
때때로 울었습니다
312
00:44:21,157 --> 00:44:27,960
저희 중 많은 사람들이 울었지요
시간이 많을 때는 병실로 내려가서
313
00:44:28,000 --> 00:44:41,930
부상자들의 침대 곁에 앉아서
이야기를 나누고는 했습니다
314
00:44:42,030 --> 00:44:47,973
어떨 때는 끔찍했습니다
315
00:44:47,997 --> 00:44:53,000
저희가 울었던 가장 큰 이유는
316
00:44:53,118 --> 00:44:59,430
- 병원선에서 나도 여러 번 울었습니다
- 왜요? 왜 우셨습니까?
317
00:44:59,455 --> 00:45:14,500
부상자들이 실려 왔을 때인데 한 의사가
폐허 속에서 한국 아이를 발견해서 데려왔습니다
318
00:45:14,524 --> 00:45:21,257
몹시 추울 때였지요
319
00:45:21,281 --> 00:45:31,700
아이를 데리고 왔는데
너무나 아프고
320
00:45:35,160 --> 00:45:38,100
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있었어요
321
00:45:38,124 --> 00:45:51,300
아내가 말하기를 아이들을 씻기는 것이
아이들에게는 아주 못 할 짓이라고 하더군요
322
00:45:51,330 --> 00:45:54,700
그 아이들은 부모도 없고
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
323
00:45:54,725 --> 00:45:57,175
씻는 물을 본 적도 없습니다
324
00:45:57,199 --> 00:46:10,930
불쌍한 어린아이들을 박박 문질러서
아주 오랫동안 씻겼습니다
325
00:46:10,954 --> 00:46:30,360
아이들은 씻고 나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아주 큰 침대에
눕혔는데 두세 명이 한 침대에 누울 수 있었습니다
326
00:46:30,414 --> 00:46:35,615
아이들은 계속 "엄마, 엄마" 하면서
간호사들을 불렀어요
327
00:46:35,639 --> 00:46:37,760
음식을 더 먹고 싶어 했어요
328
00:46:37,785 --> 00:46:51,460
간호사들은 아이들에게 이 음식을 다 먹을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
나중에 아이들이 베개 밑에 음식을 둔 걸 발견했습니다
329
00:46:51,485 --> 00:47:01,930
- 음식을 감췄군요
- 언제 또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 감춰둔 거였습니다
330
00:47:01,954 --> 00:47:09,479
나중에는 음식을 원하는 대로
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
331
00:47:09,503 --> 00:47:26,260
아이들은 몹시 아프지만 않으면 몇 주 만에
다시 아이답게 아주 행복해했어요
332
00:47:26,284 --> 00:47:37,800
아이들은 간호사들을 무척 따르고 사랑했고
간호사들도 아이들을 사랑했습니다
333
00:47:37,825 --> 00:47:40,090
내 아내가 해준
이야기가 있습니다
334
00:47:40,115 --> 00:47:45,901
다른 사람에게도
수없이 해준 이야기입니다
335
00:47:45,925 --> 00:47:54,834
꼬마 아이 하나가 침대에 앉아서
항상 발가락을 만지고 있길래
336
00:47:54,858 --> 00:47:59,430
아내가 꼬마에게 가서
뭘 하는 거냐며 봤는데
337
00:47:59,455 --> 00:48:03,502
아이가 발톱을 하나씩
떼어내고 있더랍니다
338
00:48:03,526 --> 00:48:12,400
발톱이 얼어서
신경이 죽은 거였습니다
339
00:48:12,502 --> 00:48:23,200
침대에 앉아서 발톱을
떼어내고 있던 거예요
340
00:48:23,225 --> 00:48:25,929
참혹했습니다
341
00:48:25,954 --> 00:48:30,730
발가락이 얼어서 그렇게 떼어내도
고통을 느낄 수 없던 거군요
342
00:48:30,738 --> 00:48:32,196
맞아요
343
00:48:32,802 --> 00:48:54,023
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
말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픕니다
344
00:48:54,047 --> 00:49:07,275
또 생각나는 건 이제 막 부상에서
회복한 군인들이 있었습니다
345
00:49:07,299 --> 00:49:12,160
그들은 갑판 위로 올라왔는데
346
00:49:12,200 --> 00:49:18,830
그중에 여기저기 붕대를
감고 있는 군인이 있었어요
347
00:49:19,700 --> 00:49:29,400
그 사람이 줄넘기를
하고 있는 거예요
348
00:49:29,424 --> 00:49:35,491
이제 막 나았는데 도대체 그렇게 서서
줄넘기를 하느냐고 그에게 물었습니다
349
00:49:35,515 --> 00:49:40,830
그가 대답하기를, 이것이 내 인생이고
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했어요
350
00:49:40,854 --> 00:49:53,360
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부상이 많지 않아서
유틀란디아호에서 나가면 전선으로 다시 보내질 것이기 때문에
351
00:49:53,385 --> 00:49:58,730
줄넘기를 하는 거라고 했어요
제가 놀라워하자 그가 말했습니다
352
00:49:58,754 --> 00:50:12,230
일주일 정도 후에 다시 전선으로 보내질 것이기 때문에
강해져야 하고 살아남으려면 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요
353
00:50:12,960 --> 00:50:14,226
와, 정말 놀랍군요!
354
00:50:14,251 --> 00:50:24,260
그들은 정말 강인했어요
모든 군인이 정말 대단했고
355
00:50:24,284 --> 00:50:29,622
저희는 몇 안 되지만
한국인 군인들을 치료하기도 했습니다
356
00:50:29,646 --> 00:50:37,330
모든 군인에게 감탄했어요
357
00:50:39,100 --> 00:50:42,730
한국인들은 고국을 위해
싸우는 거였지요
358
00:50:42,760 --> 00:50:47,530
하지만 미국인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
내가 왜 한국에 있지?
359
00:50:47,555 --> 00:50:52,200
나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
나라인지도 몰랐는데
360
00:50:52,225 --> 00:50:54,760
하지만 나는 지금 이곳에 있지
361
00:50:54,785 --> 00:50:58,743
이것은 우리의 일이니
우리가 해내야 할 일이야
362
00:50:58,767 --> 00:51:04,160
저는 굉장히 감명받았습니다
363
00:51:04,184 --> 00:51:08,320
특히, 미국 군인들에게
감명받았습니다
364
00:51:08,344 --> 00:51:18,700
그들은 미국 고향에 아내, 자녀
다른 소중한 사람을 두고 왔지요
365
00:51:18,730 --> 00:51:30,400
그들 중에는 부상이 심각해
매우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
366
00:51:30,425 --> 00:51:39,530
팔, 다리, 다른 중요한 부위들을
잃은 군인들이 그랬지요
367
00:51:39,634 --> 00:51:46,596
하지만 그들은 뼛속까지
군인이었습니다
368
00:51:46,934 --> 00:52:00,208
그렇게 심각한 상처를 입은 군인들과 한국
어린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?
369
00:52:01,158 --> 00:52:09,260
전쟁의 결과에 대해서
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
370
00:52:09,284 --> 00:52:16,373
전쟁은 참혹하고 어리석은 것이지만
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
371
00:52:16,397 --> 00:52:28,830
인류는 수천 년 동안 전쟁을
벌이고 싸우고 있어요
372
00:52:29,230 --> 00:52:33,130
저희가 무얼
할 수 있겠습니까?
373
00:52:33,154 --> 00:52:49,400
북한 지도자, 러시아 푸틴 아프리카의
미친 독재자들 같은 자들이 있는 이상
374
00:52:50,300 --> 00:52:54,060
전쟁은 사라지 않을 것입니다
375
00:52:54,181 --> 00:52:56,029
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
376
00:52:56,053 --> 00:53:01,930
한국에 있는 동안 병원선에서
나와 도시를 가본 적이 있습니까?
377
00:53:02,230 --> 00:53:05,460
서울에 가볼 기회가 있었나요?
378
00:53:05,485 --> 00:53:09,741
네, 저희는 인천에 가봤습니다
379
00:53:09,765 --> 00:53:17,600
물론 어디에 갈 때는
미리 보고해야 했습니다
380
00:53:17,624 --> 00:53:24,367
상황에 따라 긴급한 일이 없는
경우에는 갈 수 있었습니다
381
00:53:24,391 --> 00:53:37,460
보트를 타고 나가서
주변을 걸어 다녔습니다
382
00:53:38,000 --> 00:53:46,730
사람들은 친절하고 잘 대해줬는데
어떤 사람들은 정말 형편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
383
00:53:46,803 --> 00:53:49,302
그때 보았던 도시의
모습을 말씀해 주세요
384
00:53:49,326 --> 00:53:54,693
인천과 서울이 얼마나 파괴되어
있었나요?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
385
00:53:55,700 --> 00:54:03,700
이따금 육지로 갈
기회가 있었습니다
386
00:54:03,725 --> 00:54:10,300
병원선이 부산에 있을 때는
기회가 있을 때마다
387
00:54:10,325 --> 00:54:14,501
쉽게 육지로 갈 수가 있었습니다
388
00:54:14,525 --> 00:54:22,830
하지만 배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
병원선으로 돌아갈 때는
389
00:54:22,972 --> 00:54:26,882
제때 배를 타기 위해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
390
00:54:26,906 --> 00:54:36,130
때로는 육지에 볼일이 있었는데
보통 미국 암시장을 갔었지요
391
00:54:36,154 --> 00:54:45,752
코트나 다른 많은 것을 살 수 있었는데
원하면 지프차도 살 수 있었어요
392
00:54:45,776 --> 00:54:46,574
정말요?
393
00:54:47,534 --> 00:54:50,500
그 사진은 뭔가요?
보여주세요
394
00:54:50,524 --> 00:54:56,788
저희가 가면 사람들이
인천이나 부산으로 데려주었습니다
395
00:54:56,812 --> 00:55:08,400
한국에 있을 때 서울은
딱 한 번 가보았는데
396
00:55:08,424 --> 00:55:17,830
좋은 미국인 하역 감독관
친구를 둔 덕분이었어요
397
00:55:17,854 --> 00:55:31,960
하루는 그가 나에게 와서 다음 날 서울로 차를 보낼 일이 있는데
그 차를 타고 서울로 가보겠냐고 물었습니다
398
00:55:31,984 --> 00:55:43,930
당연히 갈 거라고 대답했더니 다른 사람을 데려와도 된다고 했습니다
지프에 무장군인이 탈 거고 두 명이 더 탈 수 있다고 했습니다
399
00:55:43,954 --> 00:55:56,400
나는 다른 사람을 데려가겠다고 했고
이 간호사에게 같이 서울에 가보겠냐고 물었습니다
400
00:55:56,424 --> 00:55:59,141
당연히 가겠다고 하더군요
401
00:55:59,165 --> 00:56:03,600
무장한 미국인 군인도
같이 갔는데
402
00:56:04,560 --> 00:56:14,030
서울로 가는 길에 그 군인이
이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
403
00:56:14,054 --> 00:56:32,930
최근에 한국에 가 보았는데 가끔 차를 타고
서울에서 인천으로 가기도 했습니다
404
00:56:32,954 --> 00:56:38,550
나의 좋은 한국인 친구
김주완을 보러 갔었죠
405
00:56:38,574 --> 00:56:48,300
그는 지금 인천에서
근사한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
406
00:56:48,324 --> 00:56:55,507
지금도 서울에서 인천까지는
많은 시간이 걸리더군요
407
00:56:55,531 --> 00:56:58,460
전쟁 중에 그랬던 것처럼요
408
00:56:58,564 --> 00:57:04,449
질문이 하나 있습니다
사진은 이제 내려놓으셔도 됩니다
409
00:57:04,953 --> 00:57:14,080
그때 지프차를 타고 가서 봤던 서울과
최근에 본 서울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?
410
00:57:14,694 --> 00:57:22,200
-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
- 최근 한국에 다시 가보셨나요?
411
00:57:23,000 --> 00:57:31,960
마지막으로 갔던 해가
2000년입니다
412
00:57:31,985 --> 00:57:36,810
그러면 1952-1953년에
한국의 모습을 알고 계시지요
413
00:57:36,834 --> 00:57:38,130
알고 있습니다
414
00:57:38,203 --> 00:57:42,244
- 2000년에도 한국을 보셨고요
- 그렇지요
415
00:57:42,268 --> 00:57:43,960
두 모습을 비교해 주시겠습니까?
416
00:57:44,088 --> 00:57:48,053
그렇게 비교하는 것은
불가능합니다
417
00:57:48,077 --> 00:57:58,800
미국인 군인과 지프차를 타고
서울에 갔을 때는
418
00:57:58,914 --> 00:58:07,660
한강에는 다리가 반쪽 정도밖에
남아 있지 않았습니다
419
00:58:07,684 --> 00:58:18,049
제 기억에 한 번에 자동차 한 대씩 다리를
건널 수 있었고 매우 조심해야 했습니다
420
00:58:18,073 --> 00:58:25,060
지금은 몇 개인지 모릅니다
8~10개 정도 되나요?
421
00:58:25,085 --> 00:58:27,777
- 그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
- 훨씬 더 많다고요
422
00:58:27,801 --> 00:58:33,060
그렇군요
한국에는 이제 뭐든 다 있지요
423
00:58:33,084 --> 00:58:46,660
저희 참전용사들이
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
424
00:58:46,684 --> 00:58:51,349
말을 안 했는데
제가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
425
00:58:51,373 --> 00:59:01,460
그때 40명이 초청을 받아
한국을 방문했지요
426
00:59:02,360 --> 00:59:15,460
새로운 한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
김포공항에 착륙했습니다
427
00:59:15,484 --> 00:59:25,100
오래된 김포공항이었지만 수리가 되어 있었는데
새로 생긴 공항은 말할 것도 없이 더 좋겠지요
428
00:59:26,300 --> 00:59:31,760
이름은 모르지만 새 공항이
인천에 있다고 들었습니다
429
00:59:31,784 --> 00:59:48,808
착륙할 때 서울을 내려다보면서
저희는 믿을 수 없다고 했지요
430
00:59:48,839 --> 00:59:57,023
당시 상황을 이해했던
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
431
00:59:57,047 --> 01:00:09,160
너무 심하게 파괴되어서 한국에 평범한 수준의 도시가
세워지려면 100년은 걸릴 거라고 말했지요
432
01:00:09,184 --> 01:00:17,914
지금은, 볼 때마다
감명을 받습니다
433
01:00:17,938 --> 01:00:27,800
당신들 한국인들은
정말 열심히 일했지요
434
01:00:28,399 --> 01:00:34,530
지금까지 짓고
세운 것들을 생각해 봐요
435
01:00:34,639 --> 01:00:49,700
이야기를 조금 건너뛰어서 저희가
기념비를 세워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
436
01:00:49,724 --> 01:00:59,704
유틀란디아 참전용사클럽에는
돈이 많지 않았습니다
437
01:00:59,728 --> 01:01:03,300
유틀란디아 참전용사클럽은
소박한 수준이었어요
438
01:01:03,860 --> 01:01:10,030
그때 제가 기념비를
구하지 못하면
439
01:01:10,054 --> 01:01:15,342
한국에서 화강암 같은 것을 받을 수
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
440
01:01:15,366 --> 01:01:18,000
한국에는 산이 많으니까요
441
01:01:18,024 --> 01:01:23,701
저희 기념비는
한국에서 받은 것입니다
442
01:01:23,725 --> 01:01:33,830
한국 협회에서 저희 요청을
즉각 받아주었고
443
01:01:33,854 --> 01:01:45,723
몇 달 후에 거대한 화강암이
덴마크로 실려 왔습니다
444
01:01:45,747 --> 01:01:55,230
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
컨테이너선이 왔기 때문에
445
01:01:55,255 --> 01:02:03,000
항구에서 미리
받을 준비를 했습니다
446
01:02:03,025 --> 01:02:09,219
그런데 그 컨테이너선의 이름이 무엇이었냐 하면,
바로 유틀란디아호였죠
447
01:02:09,243 --> 01:02:14,960
한국에서 덴마크로
실려 오는 화강암이니
448
01:02:14,997 --> 01:02:22,249
당연히 배 이름이 유틀란디아호여야 한다고
말했던 기억이 납니다
449
01:02:23,763 --> 01:02:39,160
코펜하겐 항구에서 화강암을 받았는데
하역할 때 너무나 기쁘고
450
01:02:40,800 --> 01:02:48,400
아주 대단했습니다
451
01:02:51,500 --> 01:03:00,395
저희 기념비를 본 적이 있나요?
452
01:03:00,419 --> 01:03:14,000
아주 대단한 크기는 아닌데
이 방보다 좀 작은 정도입니다
453
01:03:14,024 --> 01:03:30,400
그렇게 해서 저희는 기념비를 마련할 수 있었고
모든 비용은 한국 협회가 부담했지요
454
01:03:30,424 --> 01:03:46,210
이와 대조적으로, 덴마크에서는 기념비에
글자를 새기는 데 세금을 부과했어요
455
01:03:46,234 --> 01:03:52,860
세금이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
나는 너무 화가 났어요
456
01:03:52,885 --> 01:04:05,225
한국 대사관을 통해 성사되어서 한국 참전용사단체에서
저희에게 준 것인데 세금을 부과하다니요
457
01:04:05,249 --> 01:04:12,544
너무나 화가 났지만 저희가
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
458
01:04:12,568 --> 01:04:18,460
현재 한국은 세계 11위의
경제 대국이고
459
01:04:18,485 --> 01:04:23,359
동아시아에서 실질적으로
가장 민주적인 국가입니다
460
01:04:23,383 --> 01:04:29,430
- 믿어지나요?
- 믿기지 않기만 그렇지요
461
01:04:29,454 --> 01:04:40,390
한국인들이 일하는 것과
그들의 기술은 매우 인상적입니다
462
01:04:40,414 --> 01:04:44,000
언제 한국을 떠나셨습니까?
463
01:04:45,700 --> 01:04:47,960
최근에 갔을 때 말입니까?
464
01:04:47,985 --> 01:04:57,330
- 병원선에서 떠나온 것이 언제입니까?
- 코펜하겐으로 배를 타고 돌아왔을 때인데
465
01:04:57,355 --> 01:05:17,030
- 1953년인가요?
- 그게 남북한이 정전 협정을 체결했을 때였지요
466
01:05:17,087 --> 01:05:19,255
이 말을 해야겠네요
467
01:05:19,279 --> 01:05:25,360
유틀란디아호가 정전 협정을
체결하는 장소로 거론된 적이 있었는데
468
01:05:25,385 --> 01:05:28,083
유틀란디아호 선상에서
협정을 체결한다는 거였죠
469
01:05:28,107 --> 01:05:31,030
하지만 북한이 반대했어요
470
01:05:31,055 --> 01:05:38,260
중립국의 배가 아니고 미국 편에서 활동한 배이고
뭐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요
471
01:05:38,285 --> 01:05:41,000
그러면 한국을 떠나실 때
472
01:05:41,025 --> 01:05:44,518
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
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473
01:05:44,542 --> 01:05:46,000
아니요, 전혀요
474
01:05:46,030 --> 01:06:03,360
저희는 모두 집을 짓는 것만 해도
너무나 힘든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
475
01:06:03,384 --> 01:06:17,849
하지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고
그 노력은 말도 못 하죠
476
01:06:17,873 --> 01:06:23,460
- 그러면 이건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요?
- 그렇지요
477
01:06:23,487 --> 01:06:26,504
- 동의하시나요?
- 네
478
01:06:26,528 --> 01:06:34,553
그렇지만 많은 나라가 역사책에서
6·25전쟁을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
479
01:06:34,578 --> 01:06:41,900
덴마크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
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?
480
01:06:43,230 --> 01:06:44,500
글쎄요
481
01:06:44,524 --> 01:07:03,560
한국은 이미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고
한국과 덴마크는 많은 협약을 맺었습니다
482
01:07:03,584 --> 01:07:09,493
덴마크는 한국과 우호적인 협력
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
483
01:07:09,517 --> 01:07:14,260
하지만 6·25전쟁이
역사책에서 다뤄졌으면 합니다
484
01:07:14,285 --> 01:07:17,658
그러면 교사들이 6·25전쟁에 대해
가르칠 수 있으니까요
485
01:07:17,955 --> 01:07:19,778
어떻게 하면
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?
486
01:07:20,642 --> 01:07:22,560
저도 모르겠습니다
487
01:07:22,584 --> 01:07:29,260
당신이 성 베드로 성당에서
저희에게 물었을 때도 그랬고요
488
01:07:29,900 --> 01:07:49,200
저희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도
가르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
489
01:07:49,296 --> 01:07:54,560
- 제2차 세계대전도요?
- 세계전쟁도 가르치지 않아요
490
01:07:54,584 --> 01:08:05,240
모르겠습니다,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
가르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
491
01:08:05,264 --> 01:08:12,600
2020년이면 6·25전쟁이
발발한 지 70주년이 됩니다
492
01:08:12,624 --> 01:08:20,911
70주년 행사는 한국의 국가보훈부와
저희 재단이 준비하는 특별사업입니다
493
01:08:20,935 --> 01:08:25,200
한국 사람들과 한국에
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?
494
01:08:25,700 --> 01:08:30,860
제가 한국 사람들에게 모든 걸
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
495
01:08:33,430 --> 01:08:40,200
유감스럽게도 그 질문에 뭐라고
답해야 할지 모르겠군요
496
01:08:40,239 --> 01:08:43,260
지금의 남한은 당신에게 개인적으로
어떤 의미가 있습니까?
497
01:08:43,389 --> 01:08:46,237
전에는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던
한국이 지금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?
498
01:08:46,261 --> 01:08:47,830
네, 그때는 몰랐지요
499
01:08:47,854 --> 01:09:00,600
병원선에서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와 부상병 한국 어린이들과
사람들이 치료받고 도움을 받는 것을 목격하셨습니다
500
01:09:00,624 --> 01:09:03,494
이제 한국을 알고 계시니
501
01:09:03,518 --> 01:09:08,560
지금의 한국은 당신에게
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?
502
01:09:09,900 --> 01:09:15,430
한국에서 있었던 일
한 가지를 말하고 싶군요
503
01:09:15,454 --> 01:09:44,030
제 서재 서랍에 그때 사진이 있는데
아마도 서울을 처음으로 수복했던 때였던 것 같아요
504
01:09:46,972 --> 01:10:05,060
6·25전쟁 중에 서울을 처음으로 수복했을 때였는데,
큰 기념식이 열렸습니다
505
01:10:05,084 --> 01:10:11,260
나는 다른 동료 한 명과
함께 기념식에 갔습니다
506
01:10:11,284 --> 01:10:22,964
저희는 지프차에 앉아 있었고
큰길로 지나갔는데 정말 대단했어요
507
01:10:22,988 --> 01:10:35,900
서울의 가장 큰 도로에서
자동차 행렬이 이어졌고
508
01:10:35,924 --> 01:10:55,300
길 양쪽으로는 수천 명, 잘 모르지만
50만 명쯤 되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
509
01:10:55,324 --> 01:11:08,230
젊은 여자들이 도로 옆에서
510
01:11:08,255 --> 01:11:11,455
아이들을 들어 올리면
511
01:11:14,332 --> 01:11:19,296
저희가 손으로 아이들을
쓰다듬었지요
512
01:11:19,320 --> 01:11:28,200
정말 놀랍고 굉장했습니다
513
01:11:28,224 --> 01:11:45,700
도시를 평범하게 걸어 다닐 때 학생이나
다른 젊은이들이 저희와 마주쳤는데
514
01:11:46,493 --> 01:11:58,153
무슨 표시를 보고 저희가
덴마크인이라는 걸 알아봤습니다
515
01:11:58,177 --> 01:12:03,883
분명 유틀란디아호에
대해 알았던 거예요
516
01:12:03,907 --> 01:12:15,330
젊은이들도 노인들도 눈물을 흘리며
달려와 저희를 안아 주었어요
517
01:12:16,700 --> 01:12:24,460
한국에 있을 때 울지 않았던 적이
없는 것 같군요
518
01:12:24,490 --> 01:12:34,564
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
감정이 밀려왔지요
519
01:12:34,588 --> 01:12:44,706
저희는 그 일에 관해 이야기했고
520
01:12:44,730 --> 01:12:50,369
부모가 그들을 사랑하지 않아서
입양 보낸 게 아니라
521
01:12:50,393 --> 01:12:53,300
그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기
때문에 보낸 것이라고 말해줬어요
522
01:12:53,324 --> 01:12:59,960
저희는 마지막으로
서울에 다시 왔어요
523
01:12:59,984 --> 01:13:11,942
다른 사람들이 덴마크로 돌아갔을 때
서울에서 4일을 더 머물렀지요
524
01:13:11,966 --> 01:13:16,000
아내와 제가 버스에서 내릴 때
525
01:13:16,024 --> 01:13:29,344
단장이 부르더니 버스 기사가 저희에게
무언가를 주고 싶어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
526
01:13:29,368 --> 01:13:35,760
버스기사가 큰 상자를 들고 왔는데
그 안에 이 아름다운 화병이 들어 있었어요
527
01:13:35,785 --> 01:13:38,400
무겁습니다
528
01:13:38,424 --> 01:13:46,960
그 가난한 버스기사는
분명 돈을 많이 벌지 못했고
529
01:13:46,984 --> 01:13:55,089
저희가 영어로 말한 것도
이해하지 못했어요
530
01:13:55,113 --> 01:13:57,260
거의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
531
01:13:57,284 --> 01:14:07,829
하지만 나와 아내가
유틀란디아 호에 있었다는 말을 듣고
532
01:14:09,622 --> 01:14:14,115
이 화병을 선물한 거지요
533
01:14:14,139 --> 01:14:17,230
-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
- 그렇군요
534
01:14:17,630 --> 01:14:21,300
그렇게 해서 저 화병이
여기에 있게 된 것입니다
535
01:14:21,325 --> 01:14:25,301
그리고, 전쟁박물관에서
이 책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지요
536
01:14:25,325 --> 01:14:35,560
제가 처음 서너 번 정도
보았기 때문이에요
537
01:14:35,584 --> 01:14:51,008
이 책에는 사진이 아주 많고
영어로 쓰였어요
538
01:14:51,032 --> 01:14:57,160
당신이 읽어봐도 좋고
원한다면 가져도 좋습니다
539
01:14:57,184 --> 01:15:06,757
시간제한이 있어서 이제
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싶은데요
540
01:15:06,781 --> 01:15:11,260
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니
이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
541
01:15:11,660 --> 01:15:19,400
선생님이 한국에 가서
유틀란디아 병원선에서 일한 덕분에
542
01:15:19,425 --> 01:15:25,509
많은 군인과 한국인이
목숨을 구했습니다
543
01:15:25,533 --> 01:15:29,800
그래서 저희가
한국을 다시 일으키고
544
01:15:29,824 --> 01:15:33,150
경제 대국, 민주국가가
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
545
01:15:33,174 --> 01:15:42,130
그래서 유틀란디아 병원선에서
일해주신 수고에 대해
546
01:15:42,154 --> 01:15:45,095
한국 국민을 대표해
감사드리고 싶습니다
547
01:15:45,119 --> 01:15:55,260
한국에서 일하셨던 것과 관련해서 한국
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?
548
01:15:55,284 --> 01:16:09,730
한국은 항상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데
제가 보기에 한국인들은 잊지 않았습니다
549
01:16:09,754 --> 01:16:27,955
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인들은 도울
준비가 되어 있고 저희에게 도움을 줍니다
550
01:16:27,979 --> 01:16:38,030
한국은 덴마크가 한 일에 대해
감사히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
551
01:16:38,054 --> 01:16:51,630
당시에 덴마크에서 많은 사람과 언론이 예상했던 것과
다르게 발전한 나라가 되어서 저희도 물론 기쁩니다
552
01:16:52,700 --> 01:16:58,100
저희도 한국에
감사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
553
01:16:58,124 --> 01:17:04,242
참전용사에게 한국을 방문할
기회를 준 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
554
01:17:04,266 --> 01:17:11,630
크리스티안센 씨가 최근에 한국에
다녀왔는데 아주 좋았다고 했어요
555
01:17:11,654 --> 01:17:28,800
그와 직접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는데
그의 딸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해 줬지요
556
01:17:28,824 --> 01:17:31,956
또 한국에 감사할 일이 있습니다
557
01:17:31,980 --> 01:17:39,730
한국이 이뤄낸 경제 성장과
한국과 덴마크 양국 간에
558
01:17:39,754 --> 01:17:43,888
얼마나 활발한 경제 교류가
있는지 생각해 보세요
559
01:17:43,912 --> 01:17:53,100
한국에서 해운 회사 머스크의
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건조했지요
560
01:17:53,124 --> 01:18:01,612
한국에서 건조한 가장 큰
컨테이너선이라고 들었어요
561
01:18:01,636 --> 01:18:09,400
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었죠
562
01:18:09,424 --> 01:18:21,641
한국인이 이뤄낸 것에 저희는
무척 감명을 받았습니다
563
01:18:21,665 --> 01:18:25,000
- 감사합니다!
- 저희도 감사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