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00 --> 00:00:09,767
제 이름은 제프 리브레츠(Jeff Liebregts)
시몬 조세프(Simon Joseph)...
2
00:00:09,767 --> 00:00:12,267
이(E), 에프(F) 제프...
3
00:00:12,267 --> 00:00:18,700
엘(L) 아이(I) 이(E) 비(B) 알(R)
이(E) 지(G) 티(T) 에스(S) 리브레츠입니다
4
00:00:18,700 --> 00:00:23,267
-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나요?
- 1930년 2월 10일입니다
5
00:00:23,267 --> 00:00:25,133
- 1930년이요?
- 제가 나이가 많이 들었어요
6
00:00:25,133 --> 00:00:28,167
- 하지만 정정하신데요
- 예, 젊게 살려고 합니다
7
00:00:28,167 --> 00:00:31,900
네, 정정하시네요
오늘 따님하고 같이 여기 나오셨네요
8
00:00:31,900 --> 00:00:34,367
네, 언제나 같이 나오죠
제 보호자예요
9
00:00:34,367 --> 00:00:36,033
제 모든 일을 도와주고 있죠
10
00:00:36,033 --> 00:00:38,233
- 네, 따님 성함이 마리나(Marina), 맞습니까?
- 예, 맞아요
11
00:00:38,233 --> 00:00:39,900
네, 같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
12
00:00:39,900 --> 00:00:45,800
우선 선생님 가족에 대한 말씀 부탁 드려요
자랄 때 부모님이 무엇을 하셨는지
13
00:00:45,800 --> 00:00:48,433
형제나 자매가 있었는지
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
14
00:00:48,433 --> 00:00:54,067
형제가 넷, 자매가 다섯이에요
다 세상을 뜨고 넷이 남았는데
15
00:00:54,067 --> 00:01:04,100
지금 여든세 살 여동생, 저, 그리고
아흔여섯 살 형님, 아흔한 살 누님이 있죠
16
00:01:04,100 --> 00:01:06,967
이제 남매 중에 넷만 남았어요
17
00:01:06,967 --> 00:01:14,233
제 부모님도, 어머니는 자식 아홉을 남기고
쉰두 살에 일찍 돌아가셨어요
18
00:01:14,233 --> 00:01:18,833
제가 한국에 있던 1950년에
아버지도 돌아가셨습니다
19
00:01:18,833 --> 00:01:26,433
- 문제는 제가 고등학교를 마쳤을 때
- 고등학교는 언제 마치셨죠?
20
00:01:26,433 --> 00:01:29,200
- 1949년이에요
- 1949년이요
21
00:01:29,200 --> 00:01:36,133
한 가지 중요하게 여쭤볼 게 있는데
학창 시절에 한국에 대해서 배우신 적이 있나요?
22
00:01:36,133 --> 00:01:38,567
아니에요,
그 당시에는 배우지 못했어요
23
00:01:38,567 --> 00:01:45,900
25 전쟁이 1950년에 발발했는데
제가 입대할 때는...
24
00:01:45,900 --> 00:01:48,767
- 그게 언제였죠?
- 1949년에 입대했어요
25
00:01:48,767 --> 00:01:53,700
그 당시에는 군 입대가
의무였거든요
26
00:01:53,700 --> 00:01:56,067
이제 의무복무는 끝났습니다
지금은 다 직업군인이에요
27
00:01:56,067 --> 00:02:01,000
- 네, 자원입대는 아니었지만, 징집되셨군요?
- 우선, 자원했어요
28
00:02:01,200 --> 00:02:04,467
그러나 소집 통지가 왔을 때
29
00:02:04,500 --> 00:02:12,633
저는 마레쇼세(Marechausees)
왕립 경찰사관학교에 갔어요
30
00:02:13,000 --> 00:02:19,733
그때 친구 두 명과 같이 있었는데
거기에서 한국에 갈 수 있었어요
31
00:02:20,400 --> 00:02:22,767
그래서 친구들에게 말했죠, 한국에 가자
32
00:02:22,767 --> 00:02:27,567
왜냐하면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
33
00:02:27,567 --> 00:02:33,600
군인 수백만 명이 자신을
희생해서 유럽을 해방시켰다고요
34
00:02:33,900 --> 00:02:38,000
애국심 때문이기도 했지만
일종의 모험이기도 했어요
35
00:02:38,000 --> 00:02:40,533
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
몰랐으니까요
36
00:02:40,533 --> 00:02:42,833
- 한국에 대해서 몰랐다는 말씀이시죠?
- 네, 몰랐죠
37
00:02:42,833 --> 00:02:46,967
- 그러니까, 자원입대 하신 거고요
- 예, 자원했죠
38
00:02:46,967 --> 00:02:49,933
그렇다면 언제 입대하셨나요?
몇 월인지도 기억나시나요?
39
00:02:49,933 --> 00:02:51,667
1949년이에요
40
00:02:51,667 --> 00:02:55,567
- 몇 월인가요?
- 몇 월? 아, 아마도...
41
00:02:55,567 --> 00:02:58,667
- 여름이었나요?
- 아니, 여름은 아니었어요
42
00:02:58,667 --> 00:03:03,500
기억이 잘 안 나는데,
최선을 다 해 보죠
43
00:03:03,500 --> 00:03:07,633
그러면, 기초군사훈련은
어떻게 받으셨나요?
44
00:03:07,633 --> 00:03:17,200
네덜란드에는 왕립 마슈세이라는
왕립 경찰군이 있어요
45
00:03:17,200 --> 00:03:24,833
저는 경찰간부가 되기 위해
왕립경찰사관학교에 입학했어요
46
00:03:24,833 --> 00:03:30,067
그런데, 당시 1950년에
6·25전쟁이 발발했어요
47
00:03:30,067 --> 00:03:33,500
그래서 저는, 저 스스로와
두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 거예요
48
00:03:33,500 --> 00:03:36,000
"우리도 한국에 가자"
그렇게 한국에서 3년을 있었죠
49
00:03:36,000 --> 00:03:42,933
한국에 세 번 갔어요
1950년에도 가고, 1951년, 1953년에도
50
00:03:42,933 --> 00:03:47,367
그렇게 세 번 갔고,
온갖 전투를 겪었죠
51
00:03:48,000 --> 00:03:58,100
한국에 대해서 처음에는 전혀 모르셨잖아요
입대하신 것도 6·25전쟁이 발발하기 전이었고요
52
00:03:58,100 --> 00:04:06,200
전쟁 발발 당시,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셨나요?
방송을 보고 아셨나요?
53
00:04:06,200 --> 00:04:08,867
아니에요, 방송이 아니라,
신문에 났죠
54
00:04:08,867 --> 00:04:11,533
군사적으로 큰 일이었으니까
말이에요
55
00:04:11,533 --> 00:04:18,600
당시 제가 경찰사관학교에 있었는데
거기서 지원자를 모집했어요
56
00:04:18,600 --> 00:04:23,400
그런데, 중요한 것이 당시에
제가 스물한 살이 되지 않았어요
57
00:04:23,400 --> 00:04:27,367
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?
그때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어요
58
00:04:27,767 --> 00:04:31,967
돌아가시기 직전이었는데
아버지 허락을 받아야 했어요
59
00:04:31,967 --> 00:04:36,033
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
아버지 서명이 필요했죠
60
00:04:36,033 --> 00:04:41,833
그리고 아버지는 제가 횡성에서
전투할 때 돌아가셨어요
61
00:04:41,833 --> 00:04:44,533
당시 지휘관이 저를 부르더니
이렇게 말씀하셨죠
62
00:04:44,533 --> 00:04:48,267
"이쪽으로 오게 중요한
전달 사항이 있으니"
63
00:04:48,733 --> 00:04:50,900
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죠
"무슨 일인지 압니다"
64
00:04:50,900 --> 00:04:53,967
"알고 있다고?"
"네,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것이죠"
65
00:04:53,967 --> 00:04:57,333
지휘관께서 저를 보시더니,
이러세요 "그래" 그래서 제가 말했죠
66
00:04:57,333 --> 00:05:01,833
"아버지는 제가 네덜란드에서
출국할 당시에 이미 병세가 위중했어요"
67
00:05:01,833 --> 00:05:04,267
그때 이후로 다시는 아버지를 뵙지 못했죠
68
00:05:04,267 --> 00:05:07,900
한국에서 돌아오니까
벌써 일 년 전에 돌아가셨더군요
69
00:05:07,900 --> 00:05:11,100
한국으로는 언제 떠나셨나요?
70
00:05:11,100 --> 00:05:16,900
1949년 11월...
아니, 1950년 11월에 한국에 들어갔어요
71
00:05:16,900 --> 00:05:22,633
배 이름은 서던 코스트(Southern Coast)였죠
부산으로 들어갔지요
72
00:05:22,633 --> 00:05:25,300
이제 Pusan이 아니라 Busan으로
바뀌었다고 들었지만
73
00:05:25,300 --> 00:05:26,767
부산으로 들어갔어요
74
00:05:26,767 --> 00:05:31,333
- 그럼 언제 입국하셨나요?
- 1949년 11월이에요
75
00:05:31,333 --> 00:05:33,367
- 아니, 1950년이 아닌가요?
- 1950년이요
76
00:05:33,367 --> 00:05:35,967
- 네, 그렇군요
- 맞나요?
77
00:05:35,967 --> 00:05:39,800
네, 전쟁 발발 전에
한국에 가신 게 아니니까요
78
00:05:39,800 --> 00:05:43,300
하지만 1949년 11월에
들어간 것 같은데...
79
00:05:43,300 --> 00:05:45,167
- 1950년일 겁니다
- 그런가요?
80
00:05:45,167 --> 00:05:48,067
- 네, 인도네시아에도 가셨나요?
- 아뇨, 전 가지 않았어요
81
00:05:48,067 --> 00:05:49,167
그러셨다면...
82
00:05:49,167 --> 00:05:55,133
인도네시아에서도 병력이 많이
왔는데 저희는 항공기 편으로 왔어요
83
00:05:55,133 --> 00:06:04,400
한국에 들어온 다음 대구로 가고
대구에서 전투 장비와 의복을 지급받았죠
84
00:06:04,400 --> 00:06:13,133
한국이 아주 추웠거든요
저희가 옷을 얇게 입고 와서, 아주 끔찍했어요
85
00:06:13,133 --> 00:06:17,733
정말 죽도록 추워서...
어쨌든, 미안합니다,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본 거죠
86
00:06:17,733 --> 00:06:21,267
기차를 타고 대구로 갔어요
87
00:06:21,667 --> 00:06:27,467
기차 속력이 시속 40km이었는데,
어두웠어요, 터널을 지나야 했거든요
88
00:06:27,467 --> 00:06:31,467
그리고 너무 추웠습니다
옷을 얇게 입었거든요
89
00:06:31,467 --> 00:06:40,300
대구에 도착해서는 미군 장비와 의복을 지급받았어요,
소총도 받았지요
90
00:06:40,300 --> 00:06:48,633
거기에 한 3, 4주 동안 있었어요
미군 장비로 훈련을 받았지요
91
00:06:48,633 --> 00:06:54,367
그리고는 전방에 투입됐어요
사실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요
92
00:06:54,367 --> 00:06:57,800
우리는 전쟁에 대해서는 몰랐으니까요
그게 다 경험이었어요
93
00:06:57,800 --> 00:07:03,967
당시에는 좋은 경험은 아니었지만 말이에요
94
00:07:03,967 --> 00:07:07,700
어쨌든, 횡성에 있을 때 아주 끔찍한 일이...
95
00:07:07,700 --> 00:07:11,767
- 대구에 계시다가 어디로 가신 거죠?
- 대구에서... 전방으로 갔어요
96
00:07:11,767 --> 00:07:14,667
그런데 투입될 당시에는
어디로 가는지 몰랐죠
97
00:07:14,667 --> 00:07:17,300
전부 낯선 사람이었으니까...
그래서... 그렇게 갔죠
98
00:07:17,300 --> 00:07:20,300
- 대구에 계시다가 전방으로 가셨고요
- 전방으로, 맞아요
99
00:07:20,300 --> 00:07:25,167
전방으로 가시는 길에 보신 것이 있나요?
한국이 어떤 모습인지 보셨나요?
100
00:07:25,167 --> 00:07:26,900
아, 많이 안 좋았죠
101
00:07:26,900 --> 00:07:32,500
한국과 한국 사람들은 제가 본
어떤 나라나 사람보다도 훌륭해요
102
00:07:32,500 --> 00:07:39,000
감사를 할 줄 알죠, 당시에
한국 사람들은 가진 게 없었거든요
103
00:07:39,000 --> 00:07:44,200
작은 마을에 작은 집들이
있고 집 앞에 소가 있고
104
00:07:44,200 --> 00:07:52,667
어쨌든 그런 모습을 보고 아주 놀랐죠
아주 가난했어요
105
00:07:52,667 --> 00:07:56,600
제가 한국에 수 차례 갔었는데
이제는 한국 상황을 더 잘 알죠
106
00:07:56,600 --> 00:07:58,833
경제가 훌륭하게 성장했어요
107
00:07:58,833 --> 00:08:08,090
- 당시에, 한국에 가신 이유는 알고 계셨나요?
- 네
108
00:08:08,433 --> 00:08:12,867
- 말씀하세요
- 한국 사람이 아닌 병력을 한국에 보내야 했어요
109
00:08:12,867 --> 00:08:16,267
특히 중국군 개입 후에는
여기에 대응을 해야 했던 것이죠
110
00:08:16,267 --> 00:08:21,900
그게 우리 임무였어요
그렇게 참전했고, 사람을 많이 잃었죠
111
00:08:21,900 --> 00:08:26,367
그곳에 갔을 때, 한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고,
그래서 참전한 거예요
112
00:08:26,367 --> 00:08:28,467
우리 같은 젊은이들이 말이에요
113
00:08:28,800 --> 00:08:30,633
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어요
114
00:08:30,633 --> 00:08:38,200
그 당시 청년으로서, 한국의 광복 이후에
한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
115
00:08:38,200 --> 00:08:43,567
그러면 어느 부대 소속이셨나요?
미군 제2사단 소속이었어요?
116
00:08:43,567 --> 00:08:47,667
네, 사진도 있어요
나중에 보고 싶으시면 보여 드릴게요
117
00:08:47,667 --> 00:08:58,767
미 육군 제2사단 38연대소속이었어요
미군 지휘를 받았죠
118
00:08:58,767 --> 00:09:06,300
저희 지휘관 덴 아우덴(den Ouden) 장군은
횡성전투(51,2,11-12일)에서 돌아가셨어요
119
00:09:06,300 --> 00:09:09,967
우리 친구였던...
그 단어가 뭐더라...
120
00:09:10,667 --> 00:09:16,333
신교도 도미니크 목사와
28명의 전우가 거기서 전사했지요
121
00:09:16,333 --> 00:09:19,567
네,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었어요
122
00:09:19,567 --> 00:09:28,600
특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,
당시 중국군 수 천 명이 몰려와서, 저희가 밀렸는데
123
00:09:28,600 --> 00:09:31,233
- 그게 어디였죠?
- 횡성, 횡성이에요
124
00:09:31,233 --> 00:09:37,967
수 천 명이 몰려와서 후퇴해야 했어요
막을 방법이 없더군요
125
00:09:37,967 --> 00:09:52,667
그렇게 325 고지로 올라가는데
그게 대구랑 아주 가까워요
126
00:09:52,667 --> 00:09:55,467
- 원주입니다
- 원주군요
127
00:09:55,467 --> 00:10:05,100
325 고지를 수복해야 했는데
두 번 올라갔지만
128
00:10:05,100 --> 00:10:08,500
고지를 확보하는 게
어렵더라고요
129
00:10:08,500 --> 00:10:10,200
두 번이나 중국군에 밀렸어요
130
00:10:10,200 --> 00:10:13,900
그게 언제였죠?
1950년이었나요? 1951년이었나요?
131
00:10:13,900 --> 00:10:17,367
횡성에서 우리가 횡성에서
후퇴했을 때였어요
132
00:10:17,367 --> 00:10:21,033
그런데, 이게 어떻게 되었냐 하면
횡성에서 후퇴했을 때
133
00:10:21,033 --> 00:10:25,733
발베이크(Waalwijk) 출신
프리츠(Frits)라는 친구가 있었어요
134
00:10:25,733 --> 00:10:29,033
좋은 친구였는데 바로 어젯밤에도
만났는데, 치매가 왔어요
135
00:10:29,033 --> 00:10:32,200
이제 말을 못 해요
기억을 못 하더군요
136
00:10:32,200 --> 00:10:39,100
어쨌든, 얼마 동안을 걷고 있는데
신호탄이 날아가는 거예요
137
00:10:39,100 --> 00:10:42,200
그렇게 30초가량 아주 밝아졌죠
138
00:10:42,200 --> 00:10:50,633
그리고 그 빛을 향해서 사격을 하니까
사방에서 사격이 시작됐어요
139
00:10:50,633 --> 00:10:54,233
사방에서... 정신이 없었죠
140
00:10:54,233 --> 00:11:01,367
소총에, 기관총에, 전부 쏘기 시작했고
우리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어요
141
00:11:01,767 --> 00:11:13,567
그렇게 엎드리니까, 횡성에서 피난 가던
한국인 민간인 4, 5 명이 죽어 있는 거예요
142
00:11:13,567 --> 00:11:19,367
그때가 아주 어두웠고 기온이
영하 20도였어요, 아주 추웠지
143
00:11:19,367 --> 00:11:23,867
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 하면
제가 바닥에 있는 시체와 부딪혔어요
144
00:11:24,333 --> 00:11:29,133
그리고 친구한테 말했죠
"들어봐, 아이가 울고 있어"
145
00:11:29,133 --> 00:11:32,067
"아니, 너 정신 나갔냐?"
그래서 말했죠
146
00:11:32,067 --> 00:11:38,000
"아니야, 확실히 여기 아이가 있어"
그래서 그... 엄마 쪽을 봤죠
147
00:11:38,000 --> 00:11:42,800
확실하지 않지만 엄마라고 하죠
제가 이랬어요 "저기요"
148
00:11:43,200 --> 00:11:50,400
그런데 그 죽은 엄마 등에 아이가 있는 거예요
한국식으로 포대에 싼 아기였어요
149
00:11:51,100 --> 00:11:52,700
그래서 프리츠한테 말했죠
150
00:11:52,700 --> 00:11:58,900
"이런 세상에, 저 아이 데려가야겠어
영하 20도에 놔두면 죽을 거야"
151
00:11:58,900 --> 00:12:04,900
그래서 제 재킷을 열고 가지고
있던 칼로 포대기를 잘랐어요
152
00:12:04,900 --> 00:12:12,233
아이를 데려와서는 품에 안고...
지금 감정이 복받쳐서 그래요, 미안합니다
153
00:12:13,933 --> 00:12:18,100
그리고는 아이를 배낭에
넣고 상의로 덮었어요
154
00:12:18,100 --> 00:12:22,000
그리고는 엄마가 가지고
있던 하얀 포대기로 감쌌죠
155
00:12:22,267 --> 00:12:25,600
그리고 말했어요
"이 아기 데려가야 해
156
00:12:25,600 --> 00:12:27,933
반드시 데려가야 한다고"
꼭 그래야 했어요
157
00:12:27,933 --> 00:12:34,467
그러다 다시 사격이 시작됐고
저는 아기하고 같이 땅에 엎드렸어요
158
00:12:34,467 --> 00:12:40,533
- 그다음에는 원주로 아기를 데려갔죠
- 원주요?
159
00:12:40,533 --> 00:12:52,667
아기를 데리고 공군 비행기를 탔어요
325 고지를 수복해야 하니까요
160
00:12:52,667 --> 00:12:58,167
몇 번이나 올라갔는데 철수했거든요
결국, 고지를 점령했죠
161
00:12:58,167 --> 00:13:02,033
거기서 스물여덟 명이 전사했어요
제 친구 한 명도요
162
00:13:02,033 --> 00:13:05,067
아기 얘기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
163
00:13:05,067 --> 00:13:11,233
아기를 데려가서는
우리가 간 곳에 의무대가 있었어요
164
00:13:11,233 --> 00:13:17,067
미군이 많이 전사해서
사체용 가방에 넣었거든요
165
00:13:17,067 --> 00:13:22,800
중상을 당한 사람도 많고
어쨌든 아이를 데려와서, 의무대에 넘겼죠
166
00:13:22,800 --> 00:13:25,667
- 난 그 아이를 키미라고 불렀어요
- 키미요?
167
00:13:25,667 --> 00:13:30,633
그 후로 평생, 인도네시아 아이랑
길을 걷고 있는 엄마를 보면
168
00:13:30,633 --> 00:13:33,100
항상 그 아이 생각을 해요
169
00:13:33,100 --> 00:13:41,100
'세상에, 저 아이가 키미일 수도 있어'
키미가 살아 있다면 68세일 거예요
170
00:13:41,100 --> 00:13:45,600
그게 1950년에 있던 일이니까요
살아있다면 좋겠어요
171
00:13:45,767 --> 00:13:50,767
그런 아이들이 한국의 새로운
세대를 연 거니까 말이에요
172
00:13:50,767 --> 00:13:54,933
- 살아있을 수도 있겠죠
- 이제 여든아홉 살쯤 되었겠네요
173
00:13:54,933 --> 00:13:57,167
아니, 예순여덟이지요..
1950년이니까
174
00:13:57,167 --> 00:13:59,867
- 아니에요, 이제 거의 일흔이...
- 네, 일흔이 넘었겠죠
175
00:13:59,867 --> 00:14:04,467
- 기억이 가물가물해서...
- 일흔이 넘었을 겁니다
176
00:14:04,467 --> 00:14:07,633
- 하지만 굉장한 이야기네요
- 그렇죠
177
00:14:07,633 --> 00:14:16,767
그 아이와 한국을 생각하실 때 어떤 생각이 드세요?
어떻게 바라보시나요?
178
00:14:16,767 --> 00:14:25,667
한국에 대해서 모르셨잖아요
죽은 엄마의 아이를 찾아서, 살려주셨고요
179
00:14:26,333 --> 00:14:28,000
어떻게 생각하세요?
180
00:14:28,000 --> 00:14:32,300
그 순간에는, 뭘 하는 건지
스스로도 자각이 없어요
181
00:14:32,300 --> 00:14:32,967
지금은...
182
00:14:32,967 --> 00:14:39,100
그때 젊기도 했고
누구라도 그렇게 할 거예요
183
00:14:39,500 --> 00:14:42,867
그게, 사실 제가 6·25전쟁에
대해서 말을 잘 안 해요
184
00:14:42,867 --> 00:14:45,533
- 딸에게 물어보면 알 거예요
- 왜 그러시죠?
185
00:14:45,533 --> 00:14:55,000
신체 건강했던 때는, 지나갔잖아요
그때는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요
186
00:14:55,000 --> 00:14:59,267
아기 이야기도 따님한테
해 주고 싶지 않으셨어요?
187
00:14:59,267 --> 00:15:01,300
했어요, 딸에게 물어보면 알 거예요
188
00:15:01,300 --> 00:15:03,933
- 그러셨군요, 말씀은 하신 거군요
- 했지요
189
00:15:03,933 --> 00:15:06,533
왜 말씀 안 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
190
00:15:06,933 --> 00:15:11,233
나중에 따님에게도 질문할게요
191
00:15:11,233 --> 00:15:16,933
325 고지 말씀하시는 것 맞나요
거기 계셨던 거죠?
192
00:15:16,933 --> 00:15:18,100
네
193
00:15:18,100 --> 00:15:20,167
- 거기서 전투에 참여하셨고요
- 그랬지요
194
00:15:20,167 --> 00:15:22,333
당시 적군이 누구였나요?
중국군이었나요, 북한군이었나요?
195
00:15:22,367 --> 00:15:27,733
우리는 몰랐어요,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,
옷도 똑같이 입었고
196
00:15:27,733 --> 00:15:34,667
하지만 순찰 중에, 병력이 스물에서
스물 다섯 정도였는데, 세 보지는 않았어요
197
00:15:34,667 --> 00:15:37,300
그런데 전부 죽어 있더군요
198
00:15:37,300 --> 00:15:43,000
겨울이었는데
아주 괴상한 자세로 누워있는 거예요
199
00:15:43,000 --> 00:15:51,233
옷이 다 똑같았는데, 어느 때에는 군복을 입고
있어서 장교인지 알아볼 수 있었지요
200
00:15:51,233 --> 00:15:54,000
다 똑같은 옷을 입어서...
201
00:15:54,000 --> 00:16:01,300
등에 있는 자루에는 쌀과 말린 생선이 약간 있고
그걸로 식사를 했었던 거지요
202
00:16:01,300 --> 00:16:06,367
- 고지에 세 번 올라가셨다고 하셨는데
- 그랬죠
203
00:16:06,367 --> 00:16:10,133
- 거기에서 직접 전투는...
- 아니에요
204
00:16:10,367 --> 00:16:11,267
말씀 부탁 드립니다
205
00:16:11,267 --> 00:16:19,133
고지에 미군이 먼저 있었어요
그런데 중국군 1,000명이 몰려온 거예요
206
00:16:19,133 --> 00:16:23,000
결과는 어떻게 될지는 뻔한 거죠
사방에서 총알이 빗발쳤어요
207
00:16:23,000 --> 00:16:25,200
박격포가 있었고
1:1로도 싸워야 했지요
208
00:16:25,200 --> 00:16:28,667
우리 중위 2명 중에
아나마스가 있었는데
209
00:16:28,667 --> 00:16:33,833
그는 빌렘 오르드(Wilems-Orde)
네덜란드 최고 훈장을 받았어요
210
00:16:33,833 --> 00:16:38,500
한편 인도네시아 출신 병사가 있었는데
보통은 취사병 일을 했지요
211
00:16:38,500 --> 00:16:51,267
그런데 고지에 올라갈 병사가 모자라서
행정병이든 누구든 전부 올라가라고 한 거예요
212
00:16:51,267 --> 00:16:56,533
총을 쥐어주고, 언덕을 바보처럼
뛰어 올라가라고 한 겁니다
213
00:16:57,300 --> 00:17:01,033
어느 때에는 고지에 올라가서
적을 밀어내기도 했어요
214
00:17:01,033 --> 00:17:04,867
많이 사살하기도 했지만,
어느 전쟁이든 죽이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에요
215
00:17:04,867 --> 00:17:06,733
끔찍하죠, 하지만 그래야 했어요
216
00:17:06,733 --> 00:17:10,200
- 그게 선생님 임무였으니까요
- 그게 제 임무였으니까요
217
00:17:10,200 --> 00:17:13,933
- 거기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-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요
218
00:17:13,933 --> 00:17:17,267
- 무서우셨나요?
- 당연히 무서웠죠, 모두 무서워했어요
219
00:17:17,267 --> 00:17:23,267
누구도 아니라고는 못 할 거예요
전부 무서워했으니까
220
00:17:23,267 --> 00:17:28,833
우리가 돌아왔을 때, 병사 6 명이
사체용 가방 안에 누워 있었어요
221
00:17:28,833 --> 00:17:33,533
그런데 제가 너무 피곤한 거예요
그래서 저도 누웠죠
222
00:17:33,533 --> 00:17:37,067
그런데 병사 한 명이 와서 저를 차는 거예요
그러더니 이래요
223
00:17:37,067 --> 00:17:40,700
"어이, 여기 시체가 하나 더 있어"
그런데 제가 살아있었던 거죠
224
00:17:41,267 --> 00:17:43,767
그래서 제가 말했어요
"이런, 제기랄!"
225
00:17:43,767 --> 00:17:48,967
제가 욕설은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
어쨌든 그 말은 하고 싶지 않네요
226
00:17:48,967 --> 00:17:51,733
"그냥 지나가 나 아직 살아 있으니까"
227
00:17:51,733 --> 00:17:53,600
그러니까 전부 놀란 거예요
228
00:17:53,600 --> 00:17:56,633
하지만 저는 고지를 뛰어오르느라
너무 지쳤던 거죠
229
00:17:56,633 --> 00:17:58,733
그래도 높은 고지는 아니었어요
230
00:17:58,733 --> 00:18:03,633
보통 때는 아침 열 시에
일어나서 장비를 챙기고 나가면
231
00:18:03,633 --> 00:18:06,300
저녁에는 고지에 올라와 있었어요
232
00:18:06,300 --> 00:18:10,900
한국은 참 아름다운 나라예요
제2의 고향이죠
233
00:18:10,900 --> 00:18:13,000
모르셨을지도 모르지만
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예요
234
00:18:13,033 --> 00:18:18,267
저희 집에 정원이 있어요
딸에게 물어보세요
235
00:18:18,300 --> 00:18:27,100
거기에 야자수 기둥이 있는데 그 위에
깃발을 60년 동안이나 달아두고 있어요
236
00:18:27,100 --> 00:18:28,833
바로 한국의 태극기입니다
237
00:18:29,167 --> 00:18:37,900
하루는 집에 왔는데 한국 사람 여럿이
우리 집 문 앞에 서 있는 거예요
238
00:18:37,900 --> 00:18:42,767
그러더니 나한테 물어봐요
"어째서 한국 태극기가 저기 걸려 있는 거죠?"
239
00:18:42,767 --> 00:18:46,800
그래서 제가 6·25전쟁에
참전했던 사람이라고 말해줬죠
240
00:18:47,533 --> 00:18:49,967
그랬더니 이 사람들이
너무 기뻐하는 거예요
241
00:18:49,967 --> 00:18:54,233
저를 안아 주더니 한국말로
"감사합니다"라고 해요
242
00:18:54,233 --> 00:18:57,767
그런데 제가 그 아름다운 한국 노래
"아리랑"을 잊지 않고 있거든요
243
00:18:57,767 --> 00:19:01,400
언제나, 혼자서도
몇 번이나 들었죠
244
00:19:01,400 --> 00:19:03,833
- 불러주실 수 있으세요?
- 그럼요
245
00:19:03,833 --> 00:19:04,900
그렇다면 어디 한 번...
246
00:19:10,433 --> 00:19:14,733
전부 외우고 있어요
오래된 노래이기는 하지만 "도라지"도요
247
00:19:20,100 --> 00:19:23,200
그리고 숫자도 셀 수 있지요
248
00:19:26,300 --> 00:19:29,967
한국어 단어도 많이 알고 있어요
관심이 많았거든
249
00:19:29,967 --> 00:19:33,167
영어 외에 다른 언어도 배웠죠
250
00:19:33,167 --> 00:19:36,767
어쨌든, 지금 그게 중요한 건
아니지만 말이에요, 하지만...
251
00:19:36,767 --> 00:19:40,733
하지만, 그게 한국에 대한
선생님의 애정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
252
00:19:40,733 --> 00:19:41,800
그런가요?
253
00:19:41,800 --> 00:19:48,967
네, 이렇게 유명한 민요도
아시고 숫자도 아시고요
254
00:19:48,967 --> 00:19:52,867
여기 있는 제 딸도 저랑 언제나
같이 다니는데, 딸도 그 노래를 알아요
255
00:19:52,867 --> 00:19:57,500
유명한 노래니까, 딸도 알지요
256
00:19:58,267 --> 00:20:01,067
- 정말 그래요
- 저도 알고
257
00:20:01,067 --> 00:20:05,567
왜냐하면 제가 한국에
3년 동안 있었거든요
258
00:20:05,567 --> 00:20:09,033
1950년에 들어가서
259
00:20:09,033 --> 00:20:16,167
인제, 아빠, 엄마,
그렇게 이름을 붙여줬는데
260
00:20:16,367 --> 00:20:26,667
제일 끔찍한 일은, 제가 생각하기에
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, 그 환경이었어요
261
00:20:26,667 --> 00:20:31,100
동물처럼 수레에 태워야 했거든요
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
262
00:20:31,100 --> 00:20:33,800
엄마, 아빠, 한국 옷을
입은 사람들이요
263
00:20:33,800 --> 00:20:39,267
저희는 아무것도 몰랐지만
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, 저희가 돌보았죠
264
00:20:39,267 --> 00:20:43,900
트럭에 싣고, 좀 더 안전한
곳으로 옮겨주는 거예요
265
00:20:43,900 --> 00:20:49,833
반면에, 횡성에서는 민간인도 많이 죽었고
지휘관도 전사하셨어요
266
00:20:49,833 --> 00:20:50,800
우리가 막을 수가 없었죠
267
00:20:50,800 --> 00:20:53,333
- 지휘관 성함이 어떻게 되셨죠?
- 덴 아우덴이었어요
268
00:20:53,367 --> 00:20:54,500
철자는 어떻게 되나요?
269
00:20:54,500 --> 00:20:59,800
덴 아우덴, 디(D), 이(E), 엔(N), 오(O),
유(U) 디(D), 이(E), 엔(N)...
270
00:20:59,800 --> 00:21:03,000
덴 아우덴이에요
저희 지휘관이었지요
271
00:21:03,000 --> 00:21:04,800
- 대령이셨나요?
- 뭐라고 하셨죠?
272
00:21:04,800 --> 00:21:07,400
대령이었을 거예요
273
00:21:07,400 --> 00:21:11,433
대령... 맞아요, 반 호이츠 연대였어요
제가 속한 반 호이츠 연대였지요
274
00:21:11,433 --> 00:21:13,267
제가 잘 아는 분이었어요
275
00:21:13,567 --> 00:21:22,033
왜냐하면 제가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데
당시에 저희 부대 좌측에 프랑스 대대가 있었어요
276
00:21:22,467 --> 00:21:26,967
모두의 존경을 받는 부대였지요
제가 불어를 조금 할 줄 알거든요
277
00:21:26,967 --> 00:21:32,933
그래서 저한테 통역을 자주 부탁했어요
그렇게 가끔 통역을 했지요
278
00:21:33,100 --> 00:21:35,667
통역관은 아니었지만
그렇게 특수직책을 맡은 거예요
279
00:21:35,667 --> 00:21:39,867
- 당시에 계급이 어떻게 되셨죠?
- 별 거 아니었어요
280
00:21:40,167 --> 00:21:44,867
나도 모르게 1급 상병으로
계급을 붙여 놨더라고
281
00:21:44,867 --> 00:21:48,833
그다음에는 병장으로, 그렇게 진급한 거죠
하지만 사관학교에 다닌 적은 없어요
282
00:21:49,300 --> 00:21:52,567
저는 사관학교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아요
왜인지 알아요?
283
00:21:52,567 --> 00:21:54,767
- 모르겠습니다
- 말해 드릴게요
284
00:21:55,200 --> 00:22:01,667
군인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우애예요
그리고 리더십이지
285
00:22:01,667 --> 00:22:08,233
그게 없으면 아무리 책을
많이 읽어도 소용이 없어요
286
00:22:08,233 --> 00:22:11,467
상병 한 명이 있었어요
287
00:22:11,467 --> 00:22:16,967
인도네시아 출신이고 이름이 피터스였는데,
키가 아주 작았어요
288
00:22:16,967 --> 00:22:25,633
하지만 같이 정찰을 나가면, 냄새에 예민해서
상황을 파악하고 병력을 통솔할 수 있었어요
289
00:22:25,633 --> 00:22:28,400
통솔이 전쟁의 과정이니까
290
00:22:28,400 --> 00:22:31,867
그런데 사관학교에서 오는
사람들은 어떤가 이 말이에요
291
00:22:31,867 --> 00:22:35,000
아무것도 모르거든요, 책은 소용이 없어요
이렇게 물어볼 수 있겠죠
292
00:22:35,000 --> 00:22:39,233
자, 전투가 벌어졌는데
책을 펼쳐서 읽어볼 건가요?
293
00:22:39,233 --> 00:22:40,600
그건 말이 안 되죠
294
00:22:40,600 --> 00:22:46,200
종우 씨, 저는
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했었죠
295
00:22:46,200 --> 00:22:49,833
제 스스로 이런 말 하기는
그렇지만 사람들이 그러더군요
296
00:22:49,833 --> 00:22:57,367
그러니까 그 악명 높은 횡성 전투에
참여하셔서 325 고지를 점령하셨지요
297
00:22:57,367 --> 00:23:01,433
인도에도 계셨고,
한국에서 다른 곳에도 가셨나요?
298
00:23:01,433 --> 00:23:03,800
여기저기를 돌아다녔죠
온갖 곳을요
299
00:23:03,800 --> 00:23:07,500
3년 동안 있으면 모든 곳을
다 가보게 돼요
300
00:23:07,500 --> 00:23:19,267
제가 본부중대에 있었는데, 지프가 있어서
사방을 돌아다니며 명령을 전달하곤 했어요
301
00:23:19,267 --> 00:23:24,000
2년 동안 전방에 있었으면,
그걸로 충분하니까 더 이상 있지 않아도 된다고
302
00:23:24,000 --> 00:23:28,567
한국에서 제일 끔찍했던
것은 추위와 더위였어요
303
00:23:28,867 --> 00:23:36,967
어떤 때에는 전사한 전우들을
본국에 돌려보내지 못할 때가 있어요
304
00:23:36,967 --> 00:23:41,067
그러면 어떻게 하겠어요?
냄새가 나잖아요
305
00:23:41,067 --> 00:23:44,533
그러면 가솔린을 가져다
뿌리고 불을 놓는 겁니다
306
00:23:44,533 --> 00:23:50,100
이런 말, 믿지 못하시겠지만 매일은 아니고,
가끔 있던 일이에요
307
00:23:50,100 --> 00:23:56,300
거기서 참 많은 일이 있었지요
이런 말 하기가 참 힘들어요
308
00:23:56,300 --> 00:23:57,967
말하고 싶지가 않거든요
309
00:23:57,967 --> 00:24:00,167
아직도 악몽이나 외상 후
스트레스 증후군 증상을 겪으시나요?
310
00:24:00,167 --> 00:24:02,133
아니, 전혀 없어요
311
00:24:02,633 --> 00:24:10,167
한국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 적이 없지만
지난 20년간 슈로이더 대령과
312
00:24:10,300 --> 00:24:20,200
니코 택 등이 운영해 온 네덜란드
6·25전쟁 참전용사회가 있었지만
313
00:24:21,000 --> 00:24:23,900
슬프게도 그전에는,
어떻게 말해야 할까...
314
00:24:23,900 --> 00:24:32,600
우리의 6·25전쟁 참전에
대한 인정을 받지 못했어요
315
00:24:32,600 --> 00:24:36,600
그냥 우리끼리만 알고
있었던 거지요
316
00:24:36,600 --> 00:24:39,400
하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
317
00:24:39,400 --> 00:24:44,100
우리가 한국 국민들을 위해
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죠
318
00:24:44,367 --> 00:24:48,500
한국에서 복무 당시
일상적인 면에 대해서 질문드릴게요
319
00:24:48,500 --> 00:24:49,767
잠은 어디서 주무셨나요?
320
00:24:49,767 --> 00:24:53,867
식사로는 무엇을 드셨고
목욕은 얼마나 자주 하셨나요?
321
00:24:54,500 --> 00:24:56,567
목욕은 할 기회가 없었어요
322
00:24:56,567 --> 00:25:04,200
때로는 참호에서 삼 주 동안 지내기도 했으니까
모든 걸 알아서 하는 거지요
323
00:25:04,200 --> 00:25:09,300
그런 다음에 휴식과 회복 R&R
(rest and recreation)을 위해 돌아가는 거예요
324
00:25:09,300 --> 00:25:14,400
그때가 되면 목욕을 하는 겁니다
먼저 옷을 전부 벗어요
325
00:25:14,967 --> 00:25:18,833
그다음에는 두 번째 천막으로
가서 DDT를 뿌리죠
326
00:25:18,833 --> 00:25:22,533
DDT가 뭔지 아시나요?
지금은 금지되어 있지만 말이에요
327
00:25:22,533 --> 00:25:26,067
그때는 기계로 DDT를
온몸에 뿌리는 거예요
328
00:25:26,067 --> 00:25:32,267
그다음에 목욕을 하고
새로 빤 옷을 입는 거예요
329
00:25:32,900 --> 00:25:39,767
당시만 해도 미국 장비가 최고였지요
군복도 그렇고
330
00:25:39,767 --> 00:25:44,867
감기는 결코 걸리지 않았어요
특수 면으로 만든 침낭이 있었으니까
331
00:25:44,867 --> 00:25:52,667
한국은 너무 추워서 그 침낭이 필요했어요
거기서 달리 뭔가 할 기회가 없었어요
332
00:25:52,667 --> 00:25:55,167
그냥 돌아가서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
운이 좋은 것이었어요
333
00:25:55,167 --> 00:25:57,300
한국에 대해서 하나만 더 말씀드리자면
334
00:25:57,300 --> 00:26:05,533
그곳에서 사귄 친구 중에 하나가 어제 세상을 떴는데,
금요일에 장례식에 가야 해요
335
00:26:05,533 --> 00:26:09,533
그 친구가 폴란드 출신이었는데
이름이 요셉(Joseph)이에요
336
00:26:09,533 --> 00:26:12,167
아흔 살에 세상을 떴지요
337
00:26:13,100 --> 00:26:15,733
식사는 무엇으로 하셨나요?
한국에서는 무엇을 먹었나요?
338
00:26:15,733 --> 00:26:19,033
- 따뜻한 식사도 제공됐나요?
- 매일은 아니었어요
339
00:26:19,033 --> 00:26:24,333
전투식량이 있었는데 C-6...
통조림으로 된 것 있잖아요
340
00:26:24,333 --> 00:26:29,700
그리고 철모를 가져가서
한국 사람들 달걀을 훔치는 거예요
341
00:26:29,700 --> 00:26:33,900
때로는 달걀을 훔쳐야 했어요
342
00:26:33,900 --> 00:26:36,933
삼일 동안 아무것도
먹지 않고 걷기도 했으니까
343
00:26:36,933 --> 00:26:40,700
너무 추웠고, 코도 얼었고
음식도 마찬가지였어요
344
00:26:40,700 --> 00:26:43,567
어쨌든, 솔직히 말씀을
드려야 하니까
345
00:26:43,567 --> 00:26:48,867
미군 음식과 미군 의복이
일반적으로 정말 좋았지요
346
00:26:48,867 --> 00:26:52,133
C-레이션에서 가장 좋아하시는
메뉴가 뭔가요?
347
00:26:52,467 --> 00:26:57,033
특별히 좋아하는 건 없었어요
먹을 게 있으면 뭐든 좋았으니까
348
00:26:57,033 --> 00:27:01,700
어떤 때에는 판지 조각을 먹기도 했어요
먹을 게 없으니까
349
00:27:01,700 --> 00:27:08,700
먹을 게 전혀 없었어요
나무집에 김치가 든 커다란 통이 있는데
350
00:27:08,700 --> 00:27:13,333
소를 잡기도 했어요
우리가 직접 잡는 거지
351
00:27:13,333 --> 00:27:15,233
그리고 직접 해체하는 거예요
352
00:27:15,258 --> 00:27:23,058
첫 해 당시에 매우 독특한 일을 했죠
이후에는 많이 달랐어요
353
00:27:24,537 --> 00:27:28,300
아니, 잠깐...
기억을 더듬어봐야겠는데
354
00:27:28,300 --> 00:27:34,767
횡성에 있을 때, 제가 고지에서
지휘자로 있던 적이 있어요
355
00:27:34,767 --> 00:27:38,433
다리가 있었는데
그게 무너졌단 말이에요
356
00:27:38,433 --> 00:27:47,567
미군 병사들이 모래주머니
같은 걸로 임시 다리를 만들었죠
357
00:27:47,567 --> 00:27:57,431
중국군이 가까이 있어서,
우리가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했어요
358
00:27:58,378 --> 00:28:03,675
어느 날 저는 밖에서
대전차 화기 컬러즈 라이플을 들고
359
00:28:03,700 --> 00:28:07,667
탱크 2대와 기타 장비
옆에 앉아 있었죠
360
00:28:08,033 --> 00:28:10,600
그렇게 앉아 있다가,
프리츠한테 그랬죠 "들어봐"
361
00:28:11,267 --> 00:28:16,967
그때 뭔가 다리에 접근하고 있었어요
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말이에요
362
00:28:16,967 --> 00:28:20,467
제가 말했죠,
"이런, 세상에 탱크가 오고 있는 것 같다"
363
00:28:20,467 --> 00:28:21,733
그게 아니었어요
364
00:28:22,200 --> 00:28:25,433
이제 놀라운 부분이 나오는데
트럭이 오고 있었어요
365
00:28:25,433 --> 00:28:27,767
우리가 무기 운반차량이라고
부르던 것이었는데
366
00:28:27,767 --> 00:28:34,533
80mm 구경 중무장 박격포를
싣고 오는 거예요
367
00:28:34,533 --> 00:28:38,967
차가 다리까지 오자, 저는 무기를 들고
트럭을 날려버리려고 준비를 했죠
368
00:28:39,567 --> 00:28:46,333
그런데 차가 우리 옆쪽으로 와서는 멈추더니
대령 한 분이 차에서 나오는 거예요
369
00:28:46,333 --> 00:28:50,633
차에서 나왔는데, 꼴이 말이 아니었어요
370
00:28:50,633 --> 00:28:55,633
그분이 차를 가리키며
"자네들이 나를 구해줬어!"라고 말했어요
371
00:28:55,633 --> 00:29:00,400
그런데 운전병이
머리에 총을 맞은 상태였죠
372
00:29:00,400 --> 00:29:08,033
우리가 뒤에 있는 트렁크를 열었죠
벌거벗은 아이 네 명이 죽어 거기 있는 거예요
373
00:29:08,033 --> 00:29:12,300
그래서 우리가 대령을 보호했죠
달리 조치할 수 없었어요?
374
00:29:12,300 --> 00:29:20,920
나중에 다른 차가 와서
대령을 데려갔죠
375
00:29:21,733 --> 00:29:27,467
한 번은, 혹시 KSC
(Korean service corp)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?
376
00:29:27,833 --> 00:29:30,733
- 네?
- 한국노무단 말이에요
377
00:29:31,167 --> 00:29:37,233
그 사람들이 나이가 많아요
한 40에서 60까지
378
00:29:37,233 --> 00:29:41,133
어느 때 우리 지휘관이 그러시는 거예요
"이 사람들 데려가게
379
00:29:41,133 --> 00:29:48,433
한국의 우기에는 엄청나게 쏟아지거든" 이라고요
380
00:29:48,433 --> 00:29:52,800
트럭이 빗물에 구르는 겁니다
그런 건 처음 봤어요
381
00:29:52,800 --> 00:29:59,033
"이게 무슨 일이야?"라고 외쳤죠
모든 게 휩쓸려 사라지는 거예요
382
00:29:59,033 --> 00:30:06,767
그래서 우리가 한국 운송 회사(KTC)라는 걸
만들었죠, 제가 관리했어요
383
00:30:06,767 --> 00:30:10,733
그래서 우리가 후방에서 탄약, 음식,
뜨거운 음식도 전부 운반하여
384
00:30:10,733 --> 00:30:14,533
고지에서 싸우고 있는
군인들에게 지원하는 거지요
385
00:30:14,533 --> 00:30:18,467
때로는 음식을 확보하려고
저격수가 염소를 쏘기도 했죠
386
00:30:18,467 --> 00:30:24,500
그런 경우 제가 한국 옷을 입기도 했어요
제가 누구한테 부탁했는지 모르게 숨기려고요
387
00:30:24,500 --> 00:30:28,067
그 당시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어요
388
00:30:28,067 --> 00:30:31,900
비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내렸어요
정말 믿을 수 없었어요
389
00:30:32,267 --> 00:30:35,867
어느 날 밤에는 당시 최근 10년간
최고로 비가 많이 왔다니까요
390
00:30:35,867 --> 00:30:39,667
- 전투휴가는 어디로 가셨나요?
- 도쿄요
391
00:30:39,667 --> 00:30:40,500
도쿄였군요
392
00:30:40,500 --> 00:30:44,267
아, 제가 지금 하나
기억나는 게 있어요
393
00:30:45,333 --> 00:30:53,800
지프 뒤에 타고 인제로 가고
있었는데 제가 무전 담당이었어요
394
00:30:53,800 --> 00:30:59,333
그때 누군가 총을 쏘기 시작하는 거예요
어디서 쏘는지는 몰랐지요
395
00:30:59,667 --> 00:31:02,433
저격수를 찾지 못했어요
396
00:31:02,467 --> 00:31:07,967
운전자가 총에 맞아서
계곡으로 차가 떨어진 거예요
397
00:31:07,967 --> 00:31:14,333
저는 지프에서 굴러 떨어졌습니다
그다음에는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안 나요
398
00:31:14,333 --> 00:31:21,000
나중에 들어보니까 나를 헬리콥터에
태워서 비행기로 도쿄에 후송했다고 했어요
399
00:31:21,000 --> 00:31:22,667
그렇게 도쿄에 6주 동안 있었죠
400
00:31:22,667 --> 00:31:29,267
갈비뼈 일곱 군데, 등
그리고 오른쪽 다리도 크게 다쳤는데
401
00:31:29,267 --> 00:31:33,567
당시 상황을 기억할 수 없었어요
어쨌든, 도쿄에 머물렀죠
402
00:31:34,067 --> 00:31:37,000
- 상황이 어땠는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...
- 부상을 당하신 건가요?
403
00:31:37,000 --> 00:31:44,000
도쿄의 155 병원에
4,5 주 있다가...
404
00:31:44,000 --> 00:31:46,233
선생님 상이군인 훈장
(Purple Heart)은 어디 있죠?
405
00:31:46,233 --> 00:31:48,500
- 아, 저는 받지 못했어요
- 왜요?
406
00:31:48,500 --> 00:31:50,900
말해드릴게요, 이것도
재미있는 얘기죠
407
00:31:50,900 --> 00:31:55,800
제가 병원에 있었는데
미군 장교가 제 침상으로 왔어요
408
00:31:55,800 --> 00:31:59,200
그러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
"자네는 영웅이네"
409
00:31:59,200 --> 00:32:02,133
미국인들이 말하는 식으로 말이에요
그러더니 이래요
410
00:32:02,133 --> 00:32:06,467
"자, 상이군인 훈장을 수여하지"
그러더니 훈장을 줬어요
411
00:32:07,267 --> 00:32:11,233
그런데 그날 저녁에
다른 장교가 와서 이러는 거예요
412
00:32:11,233 --> 00:32:12,867
"자네 미국인이 아니었나?"
그래서 대답했죠
413
00:32:12,867 --> 00:32:15,700
"네, 네덜란드인입니다"
그러더니 이래요
414
00:32:15,700 --> 00:32:20,000
"그러면 훈장을 패용할 수 없네"
그래서 상이군인 훈장을 돌려줘야 했죠
415
00:32:20,667 --> 00:32:24,400
- 이런 얘기 들어본 적 있나요?
- 네, 참 유감이네요
416
00:32:24,400 --> 00:32:26,367
아니에요
417
00:32:26,367 --> 00:32:36,700
장관 명령이 하달돼서, 미국인만
상이군인 훈장을 패용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
418
00:32:36,733 --> 00:32:41,867
도쿄에서 돌아오신 다음에도
계속 복무하신 거죠?
419
00:32:41,867 --> 00:32:53,633
네, 오사카로 간 다음 자세를
교정하기 위한 훈련을 좀 받고
420
00:32:53,667 --> 00:32:59,967
다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갔죠
이틀 뒤에는 다시 전방으로 복귀했어요
421
00:32:59,967 --> 00:33:01,433
- 또 전방으로 가셨군요!
- 그렇죠
422
00:33:01,467 --> 00:33:04,200
- 그건 공정하지 못한 처사 같은데요
- 전방으로 세 번 갔어요
423
00:33:04,200 --> 00:33:12,667
그렇지만 휴가가 아니라 한국 사람들을
구하러 간 거니까, 그게 중요했지요
424
00:33:13,100 --> 00:33:18,600
전방으로 복귀하신 다음에는 무엇을 하셨나요?
어디 계셨고, 어떤 일을 하셨나요?
425
00:33:18,600 --> 00:33:22,700
저는 보병이었어요
당시 계급이 병장이었어요
426
00:33:22,700 --> 00:33:25,000
소대 하나를 담당했으니까
427
00:33:25,000 --> 00:33:27,300
그게 어디였나요?
428
00:33:29,700 --> 00:33:32,600
나머지 지명이 잘 기억나지 않네요
429
00:33:32,600 --> 00:33:34,400
어디 계셨나요?
그전에 계셨던 곳과 같은...
430
00:33:34,400 --> 00:33:35,600
네, 그래요
431
00:33:35,600 --> 00:33:41,867
네덜란드군도 정해진 지역이 있었어요
프랑스 군이나 터키 군처럼
432
00:33:41,867 --> 00:33:43,800
- 그렇죠
- 참 잘 싸우는 친구들이었어요
433
00:33:44,233 --> 00:33:49,067
북한군은 터키 군이 있다는 걸 알면
공격하지 않았어요
434
00:33:49,067 --> 00:33:50,900
터키 군이 있다는 걸 알면
후퇴하는 겁니다
435
00:33:50,900 --> 00:33:52,567
터키 군은 큰 칼 같은 걸
쓰기도 했어요
436
00:33:52,600 --> 00:33:57,067
11월에는 터키에서 오늘 같은
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
437
00:33:57,067 --> 00:33:59,067
- 강한 군인들이에요
- 그렇죠
438
00:33:59,067 --> 00:34:05,033
그들은 몽둥이를 가지고 있었는데
말을 안 들으면 그걸로 때리는 거예요
439
00:34:05,300 --> 00:34:11,633
그 사람들이 벌거벗고 눈 속에서
고지로 뛰어 올라가는 거예요
440
00:34:11,633 --> 00:34:15,667
뛰지 않으면 발로 차기도 했죠
때로는 일어날 때까지 때리는 거지
441
00:34:15,700 --> 00:34:18,633
정말이에요
직접 봤으니까
442
00:34:18,633 --> 00:34:28,333
- 한국에서 언제 떠나셨나요?
- 제가 처음에는 비행기로 나왔어요
443
00:34:28,333 --> 00:34:31,267
- 휴가 차 네덜란드에 돌아갔는데
- 그게 언제였죠?
444
00:34:32,767 --> 00:34:36,433
- 3년... 연도는 기억이 안 나네요
- 1951년이었나요?
445
00:34:36,433 --> 00:34:39,600
네, 그래요, 그때는
고향에 있었지요
446
00:34:40,867 --> 00:34:45,633
가족에 문제가 많아서
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
447
00:34:45,633 --> 00:34:47,333
어머니, 아버지가
그때 많이 아프셔서...
448
00:34:47,333 --> 00:34:49,467
- 괜찮습니다
- 그런 문제가 있었어요
449
00:34:49,467 --> 00:34:51,633
- 그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신 건가요?
- 그래요
450
00:34:51,633 --> 00:34:53,300
- 언제 가셨죠?
- 3개월 후에...
451
00:34:53,300 --> 00:34:58,633
3개월인가 2개월 후인데
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국에 돌아갔어요
452
00:34:58,667 --> 00:35:03,501
한국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
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
453
00:35:04,400 --> 00:35:06,633
당연히 돌아가야 했죠
454
00:35:06,633 --> 00:35:16,267
2백만, 3백만의 병사들, 국제연합군 병사들이
유럽에서 우리의 해방을 위해서 싸웠잖아요?
455
00:35:16,307 --> 00:35:20,314
1953년에 귀국하신 다음에
한국에 돌아가신 일이 있나요?
456
00:35:20,339 --> 00:35:21,973
- 그럼요
- 언제 다시 한국에 가셨나요?
457
00:35:21,999 --> 00:35:31,565
그때가 축구경기 시즌이었으니까
한국어로도 조금 알아들을 수 있거든요
458
00:35:31,633 --> 00:35:38,267
그러니까 1957년,
아니 1987년에 갔었죠
459
00:35:38,267 --> 00:35:41,300
부산에 있는 국립묘지에만 들렀어요
460
00:35:41,300 --> 00:35:52,200
거기에 아름답게 꾸며 놓은
약 5만 명이 잠들어 있는 국립묘지에 갔는데
461
00:35:52,200 --> 00:35:59,400
직접 작은 화병에 꽃과
버드나무 가지도 놓고 왔어요
462
00:35:59,400 --> 00:36:01,733
물어보면 다시 말씀드릴게요
463
00:36:01,733 --> 00:36:05,800
그러니까 1987년에
다시 한국에 가신 거군요
464
00:36:05,800 --> 00:36:06,600
그래요
465
00:36:06,600 --> 00:36:08,400
- 그다음에도 또...
- 네, 세 번 갔지요
466
00:36:08,400 --> 00:36:10,500
언제, 언제 가셨나요?
최근에는 언제 방문하셨나요?
467
00:36:10,500 --> 00:36:13,400
이건 딸이 대답할 수 있을 거예요
나보다 더 잘 아니까 언제나 같이 다니지요
468
00:36:13,400 --> 00:36:17,600
- 네, 그럼 언제...
- 마지막에는 올림픽을 보러 갔어요
469
00:36:18,000 --> 00:36:20,033
- 아, 평창올림픽 말씀이시군요
- 네
470
00:36:20,067 --> 00:36:22,833
- 그렇다면...
- 네, 2월에요
471
00:36:22,833 --> 00:36:24,467
- 올해 2월이요
- 네
472
00:36:24,667 --> 00:36:28,467
-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?
- 그럼요, 알죠
473
00:36:28,467 --> 00:36:33,833
자, 이제 중요한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
전쟁 중에 한국에 세 번 가셨고
474
00:36:33,833 --> 00:36:37,067
이후에도 1987년을 포함해서
여러 번 다녀오셨잖아요
475
00:36:37,067 --> 00:36:41,067
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도
보고 가셨고요
476
00:36:41,567 --> 00:36:48,533
25 전쟁 전과 후의 한국의 모습을
비교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
477
00:36:48,533 --> 00:36:55,767
1953년, 1950년의 한국과 지급의 모습이
어떻게 다른지 자세하게 말씀 부탁 드립니다
478
00:36:55,767 --> 00:37:01,833
네덜란드와 한국
전 세계 젊은 세대를 위해서 말이죠
479
00:37:01,833 --> 00:37:09,500
경제, 문화, 건축 등에서 한국 국민들은
믿기 힘든 업적을 이루어 냈어요
480
00:37:09,500 --> 00:37:12,933
보고도 믿기 힘들었어요
481
00:37:12,933 --> 00:37:20,667
그 아름다운 그 큰 건물들은
별로였지만 거기 또 뭐가 있었지?
482
00:37:20,867 --> 00:37:23,133
네, 마천루요
483
00:37:23,700 --> 00:37:25,400
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아요
484
00:37:26,967 --> 00:37:33,900
옛날에는 경제가, 사람들이
평화롭고 조용하게 살게 했죠
485
00:37:33,900 --> 00:37:38,433
예전부터 한국을
"조용한 아침의 나라"로 부르기도 했고
486
00:37:38,433 --> 00:37:40,367
너무 아름다워요
487
00:37:40,367 --> 00:37:44,400
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이 내
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곤 하지요, 왜냐?
488
00:37:44,433 --> 00:37:49,533
가서 정원에 있는 깃발을 보면 알아요
한국 태극기가 위에 있는데, 그래요
489
00:37:49,533 --> 00:37:56,667
여기 한국 대사님이 2년마다
새것을 보내주시기도 했어요
490
00:37:56,667 --> 00:37:57,667
왜냐고요?
491
00:37:57,667 --> 00:38:00,433
바람 때문에 찢어지기도
하고 여러 일이 있어서
492
00:38:00,433 --> 00:38:02,367
하지만 딸이 아주 좋은 일을
해 줬어요
493
00:38:02,367 --> 00:38:08,467
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, 시장에
가서 새 태극기를 이만큼 사 온 거예요
494
00:38:08,467 --> 00:38:12,600
태극기가 훼손될 때마다
새것을 걸 수 있도록 말이죠
495
00:38:14,067 --> 00:38:21,300
한국 경제는 말도 못 하게 발전했어요
처음에는 보고도 믿기 힘들더라고
496
00:38:21,300 --> 00:38:23,200
스스로 이렇게 물어봤죠
"이게 어떻게 가능하지?"
497
00:38:23,200 --> 00:38:30,567
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생활의 문제를 겪은 나라가
이렇게 발전했으니 말이에요
498
00:38:30,567 --> 00:38:36,367
6·25전쟁 당시로 돌아가보면
그때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거든요
499
00:38:36,367 --> 00:38:39,933
한국에 관한 옛날 책도 있어요
몇 번이나 다시 읽었지요
500
00:38:39,933 --> 00:38:45,033
그러니까, 한국 국민이
이룬 것은 말도 못 해요
501
00:38:45,033 --> 00:38:52,500
젊은 친구들에게, 지금껏 해 오던 대로 하면
유명한 나라가 될 거라고 전해주세요
502
00:38:52,500 --> 00:38:54,833
제가 보기에는 이미 유명하지만
503
00:38:55,467 --> 00:39:00,967
경제뿐만 아니라 사실,
한국 경제가 세계 11위에 해당하는 규모예요
504
00:39:00,967 --> 00:39:02,167
- 믿어지세요?
- 알아요
505
00:39:02,167 --> 00:39:05,300
- 믿겨지세요?
- 그럼요, 알죠, 책이 다 있으니까
506
00:39:05,300 --> 00:39:11,867
책도 읽고 방송도 보니까
방송에서 온 세계를 보여주니 말이에요
507
00:39:11,867 --> 00:39:18,100
달리 말하면, 한국 사람들은
아주 조용하고 착한 사람들이에요
508
00:39:18,100 --> 00:39:21,933
이거, 설명하기가 쉽지 않네요
거기서 연설도 많이 했는데
509
00:39:21,933 --> 00:39:26,167
- 제가 도와드릴까요?
- 그래요, 연설도 많이 했어요
510
00:39:26,167 --> 00:39:32,300
지난번에는 딸하고 만찬에
가서 연설을 하기도 했죠
511
00:39:32,300 --> 00:39:41,767
저한테 한 말씀 부탁한다는 거예요
그때 대사께서 제 옆에 앉아계셨는데
512
00:39:41,767 --> 00:39:52,400
제가 뭐라고 했냐 하면, 제가 마지막 기억할 것
내 삶의 마지막 장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