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00:00:05.540 --> 00:00:09.286
2018년 11월 6일, 여기는 터키의 수도입니다
00:00:09.311 --> 00:00:15.088
제 이름은 한종우이고
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입니다
00:00:15.113 --> 00:00:21.442
현재 11개국의 6·25전쟁 참전용사
1,000여 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
00:00:21.467 --> 00:00:28.713
저희는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을
기념하기 위해 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
00:00:28.738 --> 00:00:34.152
한국의 국가보훈처(MPVA)로부터
이 사업을 의뢰받았으며
00:00:34.177 --> 00:00:37.301
여기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을
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
00:00:37.326 --> 00:00:39.639
자기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?
성함이 무엇입니까?
00:00:39.701 --> 00:00:41.647
성함이 무엇입니까?
00:00:41.667 --> 00:00:49.677
제 이름은 벨리 아타소이(Veli ATASOY)입니다
이름은 아타소이고 성은 벨리입니다
00:00:49.702 --> 00:00:55.931
- 생년월일이 언제입니까?
- 1929년생입니다
00:00:55.956 --> 00:01:03.321
제가 이곳에 주민등록이 없어요
아마 10월쯤 태어났습니다
00:01:03.346 --> 00:01:09.993
언제 군에 입대하셨나요?
00:01:10.608 --> 00:01:22.094
1949년에 입대했고, 50년에 한국에 갔습니다
00:01:22.119 --> 00:01:29.288
- 언제 한국을 떠나셨나요?
- 한국에서는 1954년에 떠났습니다
00:01:30.849 --> 00:01:35.442
아, 다시 생각해보니, 1953년인 것 같습니다
00:01:35.467 --> 00:01:44.475
- 언제 터키로 귀국하셨습니까?
- 53년에 돌아왔습니다
00:01:44.500 --> 00:01:48.614
54년인지, 53년인지
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
00:01:49.046 --> 00:01:59.333
3년간 포로생활을 했습니다
50년, 51년, 52년이요
00:01:59.358 --> 00:02:01.444
53년에 귀국했습니다
00:02:01.582 --> 00:02:05.411
터키에서 한국으로
언제 가셨는지, 기억하시나요?
00:02:05.436 --> 00:02:14.883
터키에서 한국으로
1950년 10월쯤에 갔습니다
00:02:15.446 --> 00:02:20.071
그렇다면, 6·25전쟁이 시작되고
바로 가신 거네요?
00:02:20.170 --> 00:02:21.583
물론입니다
00:02:21.646 --> 00:02:32.726
6·25전쟁이 시작되자 미군과 북한군이
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저희가 그 후에 갔습니다
00:02:33.046 --> 00:02:40.293
어느 부대 소속이었나요? 예를 들어, 포병이셨는지
병사로서 총을 드셨는지요?
00:02:44.792 --> 00:02:56.446
저는 여단본부 의무대에 있었습니다
의무부대로, 의무대로 근무했습니다.
00:02:56.471 --> 00:03:05.618
한국에 도착하셨을 때 어느 지역에서
누구와 만나셨는지요, 바로 전쟁에 투입되셨나요?
00:03:05.656 --> 00:03:16.207
저는 배를 타고 한국에 갔습니다
00:03:16.365 --> 00:03:25.479
부산에 상륙했고
최종적으로 서울에 도착했습니다
00:03:25.600 --> 00:03:33.413
거기서 500미터를 걸었고
저희를 군용 트럭에 태웠습니다
00:03:33.444 --> 00:03:39.524
물론 한국은 터키가 아니어서
전에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곳이었어요
00:03:39.549 --> 00:03:43.096
주위를 보니, 한국인들은
서로 비슷비슷하게 생겼더군요
00:03:43.121 --> 00:03:52.450
이동한 다음 저희는 어느 도시에 있는
숙소에 머물렀는데
00:03:52.475 --> 00:03:55.822
도시 이름을 말해 주거나
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
00:03:56.660 --> 00:04:11.106
그리고 나서, 전쟁터에 갈 때까지
1개월에서 1개월 반 정도는 다른 도시에 주둔했습니다
00:04:11.198 --> 00:04:15.825
그 도시에 언제 갔는지
날짜도 모르고 이름도 몰랐습니다
00:04:15.850 --> 00:04:20.763
저희는 그저 어설픈 닭처럼
이쪽으로 몰면 그쪽으로 가는 처지였습니다
00:04:21.186 --> 00:04:30.210
괜찮으시다면, 어떻게 포로로 잡혔는지
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?
00:04:30.568 --> 00:04:45.814
저희는 6·25전쟁 격전지로 가게 되었습니다
00:04:45.839 --> 00:04:50.088
근데 저희에게는 무기가 없었습니다
00:04:50.113 --> 00:05:01.643
저희의 임무는 부상자들을 붕대로 감고
응급처치를 한 후 후방으로 보내는 것이었습니다
00:05:01.668 --> 00:05:08.815
저는 군우리 지역에서 마지막으로
군용트럭에 27명의 부상자들을 태우고 가서
00:05:10.260 --> 00:05:20.894
내려주고 붕대를 감아주었습니다
응급처치를 했어요
00:05:20.979 --> 00:05:31.625
각각의 군용트럭에는 25, 26, 27 명 정도의
부상자가 있었습니다
00:05:31.650 --> 00:05:37.530
그 날 27명을 치료하고
마지막에 제가 남았습니다
00:05:39.413 --> 00:05:45.803
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
저희 상관으로 하사가 있었는데
00:05:45.828 --> 00:05:52.375
부르사(Bursa)지역 출신의
하산(Hasan)이라는 하사가 저희를 무시했었어요
00:05:52.686 --> 00:06:02.158
제가 그에게 당신이 우리 상관은 맞지만
우리를 사람답게 대하라고 말했습니다
00:06:02.183 --> 00:06:08.188
그리고 나서 상관과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
저는 진지한 사람이었거든요
00:06:08.213 --> 00:06:16.873
제가 어디를 가든 제 자신을 인격적으로
소개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합니다
00:06:16.898 --> 00:06:26.178
그 사이 마지막 트럭에서 응급처치를 한 후
부상자들을 내리고 태우고 했습니다
00:06:26.203 --> 00:06:36.583
치료하고 나서는 후송조치를 했습니다
마지막 팀으로 저희가 남았습니다
00:06:37.565 --> 00:06:45.745
마지막 트럭에는
뮤르빗(Mürvit)이라는 하사도 있었어요
00:06:46.346 --> 00:06:53.268
여기에서 그 하사와 제가
잘못된 길로 보내졌습니다
00:06:53.300 --> 00:07:00.347
예를 들어, 저희가 오른쪽 방향으로
가야 했다면 왼쪽으로 간 것이지요
00:07:05.306 --> 00:07:12.453
그리고 저희는 군우리전투가 있은 지 3, 4일 후에
부상자 수송차로 여기 저기를 헤맸어요
00:07:12.485 --> 00:07:20.331
그러다가, 어느 미군 주둔지에 갔습니다
부대 이름은 모릅니다
00:07:20.356 --> 00:07:25.296
영어를 몰라서 말을 해도 알 수 없었죠
00:07:25.495 --> 00:07:31.141
그들이 저희에게 음식과 빵을 주었습니다
담요도 주고 저희를 도와 주었습니다
00:07:33.280 --> 00:07:38.194
당신의 부대는 저쪽이라고
손짓하며 알려 주었어요
00:07:38.320 --> 00:07:45.033
저희가 갔지만 찾지 못했고
다른 미군 부대에 갔습니다
00:07:45.058 --> 00:07:51.438
그 미군 주둔지에서 하루를 보냈어요
00:07:51.473 --> 00:07:55.553
그런데, 거기서 중공군이
미군을 포위했습니다
00:07:56.200 --> 00:08:08.447
그 사이 미군들은 그 곳을 버리고
후방으로 도망치고 있었습니다
00:08:08.633 --> 00:08:13.379
그러나 도망간다고 해도 멀리 갈 수가 없었어요
간다 해도 거기가 거기였어요
00:08:13.633 --> 00:08:15.313
중공군에게 포위를 당했죠
00:08:16.100 --> 00:08:23.880
그러니까 다시 말해
미군은 전쟁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
00:08:23.900 --> 00:08:28.980
그 동안 저희도 그들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
00:08:29.000 --> 00:08:34.913
27명의 부상자를 실은 트럭
그리고 하사와 함께 말입니다
00:08:37.400 --> 00:08:50.147
그러다 한밤 중, 새벽 4-5시에
미군이 패배했습니다
00:08:51.100 --> 00:08:53.213
저희는 함께 길을 떠났어요
00:08:53.233 --> 00:08:57.013
트럭이고 부상자들이고
다 남겨 두고 말입니다
00:08:57.546 --> 00:09:02.526
모두들 이제 선두에 선 사람에 따라
우리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말했어요
00:09:04.633 --> 00:09:10.513
50-100명의 미군들과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
00:09:10.533 --> 00:09:22.723
저희는 가는 도중, 새벽 3시 30분-4시경에
중공군과 마주칩니다
00:09:22.748 --> 00:09:29.228
이제 중공군에게 잡혀서 어디로 보내졌나요?
어떤 생활을 하셨나요?
00:09:29.300 --> 00:09:33.080
저희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어요?
00:09:33.478 --> 00:09:41.891
미군 주둔지에는
새벽 5-6시쯤 중공군이 왔어요
00:09:42.000 --> 00:09:47.713
중공군이 이들에게 암호를 물었죠
이들도 그들에게 물었어요
00:09:48.467 --> 00:09:55.347
미군들은 전쟁을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
00:09:55.367 --> 00:10:02.780
중공군이 갑자기 총을 쐈어요
그래서 미군은 패배를 하게 돼요
00:10:03.733 --> 00:10:19.580
처음 총격을 당한 사람들은
몸이 굳어지고, 머리가 잘린 닭처럼 쓰러집니다
00:10:19.600 --> 00:10:23.180
그 때 잡혀 갔군요
그리고 어디로 보내졌나요?
00:10:23.200 --> 00:10:27.380
그러던 중 저도 오른쪽 발목에
부상을 당했습니다
00:10:27.400 --> 00:10:35.380
부상을 입자마자 저는 기어서
바닥으로 몸을 던졌어요
00:10:36.067 --> 00:10:39.313
그리고 나서 포로가 되었습니다
00:10:39.867 --> 00:10:43.980
그리고 나서 어디로 보내졌나요?
3년간 어떤 생활을 하셨나요?
00:10:44.000 --> 00:10:48.147
그들은 제가 부상당한 것을 보았어요
00:10:48.167 --> 00:10:54.547
잡혔을 때, 언어가 통하지 않아
설명할 수도 없었어요
00:10:54.573 --> 00:10:59.219
한국은 풀이 많아서 저는 풀 속에 있었습니다
00:11:03.433 --> 00:11:16.847
그 사이에 두 명이 저에게 손짓하며
내부의 은신처 같은 곳으로 데려 갔어요
00:11:16.867 --> 00:11:23.247
저는 그 당시 포로로 잡혔다는 생각은 못하고
00:11:23.267 --> 00:11:28.513
단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서
나를 죽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납니다
00:11:28.533 --> 00:11:32.213
그런데 저를 포로로 잡은 것이었습니다
00:11:32.567 --> 00:11:40.447
그들은 미군 비행기가 두려워서
최대한 안쪽에 기지를 마련하고
00:11:40.467 --> 00:11:49.513
그들 자신을 숨길 뿐만 아니라
저희도 숨겼습니다
00:11:49.533 --> 00:12:00.713
그렇게 저를 데려간 곳은
이미 미군 포로들로 붐볐습니다
00:12:00.900 --> 00:12:07.080
그제야 저희가 포로가 된 것을 깨달았어요
00:12:07.100 --> 00:12:12.247
그때부터 배고프고 목마르고
잠을 못 자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
00:12:12.267 --> 00:12:20.547
그러니까 저희는 소 같은 존재로
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었어요
00:12:21.967 --> 00:12:27.447
그들은 무장한 상태였고
저희는 그들의 포로였어요
00:12:28.235 --> 00:12:35.347
중공군에게 잡혔을 때 어느 포로수용소에 있었나요?
어떤 생활을 하셨습니까?
00:12:35.600 --> 00:12:43.013
포로 전용 수용소 같은 곳이 아니었어요
그저 포로로 삼은 것이지요
00:12:44.304 --> 00:12:47.613
산 깊은 곳으로
데려갈 수 있는 곳까지 데려갔어요
00:12:47.633 --> 00:12:53.747
잘 모르겠지만 3일간 거기 있었고
5일은 다른 곳에서 지냈어요
00:12:53.767 --> 00:12:57.180
낮도 밤도 없었습니다
굶주리고 목도 말랐습니다
00:12:59.100 --> 00:13:08.286
1950년 초반에는 한
'콜드캠프' 라는 곳에서 지냈습니다
00:13:09.786 --> 00:13:15.180
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가량만
햇볕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
00:13:18.749 --> 00:13:28.313
거기에 포로로 잡힌 한국인도 있었습니다
닭들처럼 조밀하게 모아 놓았어요
00:13:28.338 --> 00:13:30.012
공간 자체가 작은 집 같은 곳이었어요
00:13:30.845 --> 00:13:34.847
그곳에 몰아 넣었고
저희도 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
00:13:34.867 --> 00:13:40.547
그런데 그들에게 이가 퍼졌나 봐요
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
00:13:40.574 --> 00:13:48.418
저희를 그 안에 넣었으니
겨울엔 이들이 엄청나게 번졌어요
00:13:50.879 --> 00:13:59.193
나중에 가서는 옷을 다 벗어
겨울에 밖에다 30분-1시간 정도 널어 놨어요
00:13:59.725 --> 00:14:01.272
이를 다 얼게 했어요
00:14:01.297 --> 00:14:04.344
그리고 나서 다시 그 옷을 입고
그렇게 보냈습니다
00:14:04.986 --> 00:14:09.466
하루에 얼마만큼의 음식을 드셨나요
밥은 얼마나 드셨나요?
00:14:09.491 --> 00:14:17.271
거기서 한 달 정도 지냈어요
새해를 그 추운 곳에서 보냈죠
00:14:17.296 --> 00:14:26.243
그리고 나서 저희를 꺼내
다른 곳으로 인계했어요
00:14:26.268 --> 00:14:33.114
낮이고 밤이고 저희를 힘들게 했어요
00:14:34.352 --> 00:14:38.499
- 먹을 것은 어떻게 해결했나요?
-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었어요
00:14:39.505 --> 00:14:43.919
말했듯이, 물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
00:14:43.944 --> 00:14:50.542
중공군이 앞, 뒤에 있고 그렇게
저희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3일을 지내고
00:14:50.567 --> 00:14:53.942
5일은 또 다른 곳에서 지냈습니다
00:14:53.967 --> 00:14:58.575
아마도 일부러 보여 주려고 한 것 같아요
00:14:58.600 --> 00:15:06.480
우리가 이들을 포로로 사로 잡았다고
보여 주려고 저희를 데리고 다녔어요
00:15:06.699 --> 00:15:09.246
- 그 당시 배고프고 목마르셨군요
- 네
00:15:09.271 --> 00:15:15.918
터키로 다시 돌아갈 거라는 희망이 있었나요?
거기서 죽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나요?
00:15:15.943 --> 00:15:20.589
저는 오른쪽 발목에 부상을 입었어요
00:15:21.659 --> 00:15:41.372
저는 제 인생을 한 편의 영화처럼
기억하고 있습니다
00:15:41.673 --> 00:15:46.242
제 삶이 영화 같아요
00:15:46.267 --> 00:15:55.878
저는 지난 날들 동안 계속해서
스스로를 충전하며 살았습니다
00:15:55.903 --> 00:16:04.180
결론적으로 포로수용소에서
살아 남아 다시 삶을 되찾기 위해
00:16:04.200 --> 00:16:07.649
당신에게 삶의 의지를 갖도록
한 것은 무엇이었나요?
00:16:07.986 --> 00:16:17.179
저희는 거기서 머물고 나서
6개월 동안 또 다른 캠프에서 지냈습니다
00:16:17.566 --> 00:16:20.832
그 곳 또한 다 무너지고
쓰러진 캠프였어요
00:16:20.857 --> 00:16:24.830
거기에서 우리에게 허위선전 같은 것을 했었는데
저희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요
00:16:24.855 --> 00:16:33.669
그리고 마지막에는
압록강 벽동 지역에 있었어요
00:16:33.920 --> 00:16:46.333
시베리아, 만주와 한국의 경계에 위치한
그 도시에서 약 2년을 머물렀습니다
00:16:46.358 --> 00:16:52.871
약 1년을 이렇게 처참한 상태로
노지에서 보냈습니다
00:16:52.896 --> 00:17:05.243
마지막으로 있었던 벽동 지역에서
저는 다른 포로들과 함께 쓰레기통을 비우고
00:17:05.354 --> 00:17:13.167
거기에 물을 끓여서 옷을 우겨 넣고
더러운 옷을 삶았습니다
00:17:13.525 --> 00:17:15.962
이를 소독하기 위해서요
00:17:15.987 --> 00:17:23.300
잠자리를 깨끗하게 하려고 했습니다
그렇게 이를 악물고 버텨냈어요
00:17:23.325 --> 00:17:28.905
하늘에는 알라가 계시고 아래에는 땅이 있죠
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
00:17:30.113 --> 00:17:35.226
배고픔과 목마름 때문에
뭐든 닥치는 대로 먹고 마셨습니다
00:17:35.251 --> 00:17:43.598
저는 포로생활을 설명하고 싶지 않았지만
이렇게 물어 보시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
00:17:43.623 --> 00:17:51.336
왜냐하면 제가 지내온 날들을 생각하면
지금도 제 발에서
00:17:51.361 --> 00:17:55.676
제 머리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아요
생각하는 것조차 너무나 혐오스러워요
00:17:56.213 --> 00:17:59.893
살긴 살았지만 결핍 속에서 살았습니다
00:17:59.918 --> 00:18:08.161
혹시 포로생활을 하실 때 터키에 있는
집에 보내기 위해 편지를 쓰셨나요?
00:18:08.186 --> 00:18:10.007
편지를 보낼 수 있었나요?
00:18:10.693 --> 00:18:24.106
저희가 편지를 쓴다 해도 저희 편지를
뺏아가서 우표를 떼고, 편지를 찢어버렸어요
00:18:24.131 --> 00:18:32.278
포로가 되기 전에도 뮤르빗(Mürvit)이라는
가짜 하사가 있었는데 그가 그렇게 했어요
00:18:32.303 --> 00:18:40.749
그리고 나서 저희가 잡혀 갔기 때문에
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
00:18:41.866 --> 00:18:45.846
포로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도 불가능 했죠
00:18:47.586 --> 00:18:55.000
다시 말해 터키와 연락을 하고
편지를 쓰고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
00:18:55.025 --> 00:19:00.817
포로였을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?
00:19:02.119 --> 00:19:09.899
포로였을 때 저희는 매 순간이 힘들었습니다
00:19:09.924 --> 00:19:15.337
이 포로생활을 말로 표현하는 것조차 힘듭니다
00:19:15.362 --> 00:19:21.081
너무 많은 것을 보았고, 심한 고문을 당했습니다
00:19:21.773 --> 00:19:29.787
생존하여 고국에 돌아오고 나서
최근에 다시 한국에 갈 기회가 있었나요?
00:19:29.812 --> 00:19:41.592
개인적으로 다녀오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
저는 한국이 싫었기 때문에 가지 않았습니다
00:19:41.617 --> 00:19:52.997
저는 의료부대의 병장이었어요
제가 캠프에서 유엔군을 치료했었습니다
00:19:53.494 --> 00:20:02.612
거기서 중국인 의사와 한국인 의사와
함께 그들의 상처를 치료했어요
00:20:02.637 --> 00:20:04.950
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왔습니다
00:20:05.458 --> 00:20:13.038
이 메달은 포로생활 때문에 받았습니다
이것은 한국인들이 준 메달입니다
00:20:13.063 --> 00:20:19.710
이것은 유엔에서 받은 메달입니다
한국에서 받은 다른 메달 하나는 도난당했어요
00:20:19.735 --> 00:20:24.548
브로치로 된 메달을 받았었죠
00:20:24.573 --> 00:20:27.971
그러니까 저는 평범한 참전용사가 아닙니다
00:20:29.165 --> 00:20:31.445
제 이름은 벨리 아타소이(Veli ATASOY)입니다
00:20:31.733 --> 00:20:38.446
1954년 11월 30일에 고인이 되신
멘데레스(Menderes) 전 총리께서
00:20:38.471 --> 00:20:41.518
저를 위해 큰 의식을 해 주었습니다
00:20:41.543 --> 00:20:46.923
제 인생은 죄송하지만,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
00:20:46.948 --> 00:20:55.228
현재, 한국이 이렇게 발전하고
경제력을 갖게 될 것이라 예측하셨나요?
00:20:55.253 --> 00:21:11.399
한국은 전쟁을 겪고 나서도 터키보다
15-17배 성장했다고 들었습니다
00:21:11.424 --> 00:21:13.135
기쁘게 생각해요
00:21:13.160 --> 00:21:22.348
한국 국민이 열심히 일을 해서
나라를 가치 있게 만들었습니다
00:21:22.373 --> 00:21:28.753
경제적 상황도 좋다고 들었고요
생활여건도 좋아졌다고 들었어요
00:21:28.778 --> 00:21:31.224
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
마음이 흡족해지고 좋습니다
00:21:31.249 --> 00:21:37.996
아마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
한국이 어디에 있는 어떤 나라인지
00:21:38.021 --> 00:21:40.434
그 당시에는 모르셨을 거에요
00:21:40.459 --> 00:21:44.373
그런 곳에서 그토록 고통을 겪으셨던 것이
억울하지 않으세요?
00:21:48.200 --> 00:21:56.480
터키에서는 한국을 잘 몰랐어요
00:21:56.500 --> 00:22:06.480
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고
고인이 되신 멘데레스 전 총리의 결정으로
00:22:06.500 --> 00:22:09.380
저희를 한국에 보냈습니다
00:22:09.400 --> 00:22:15.888
추첨을 통해 45명을 한국에 보냈고
저희는 군인이기 때문에 갔습니다
00:22:18.913 --> 00:22:24.876
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했습니다
00:22:25.282 --> 00:22:33.295
저희는 한국에 명예롭게 했습니다
세상을 명예롭게 했습니다
00:22:34.126 --> 00:22:40.929
한국인을 마치 우리 국민처럼 지켰습니다
거기서 그토록 투쟁을 했습니다
00:22:40.954 --> 00:22:48.401
이것은 말로 설명하자면 끝이 없어요
00:22:48.426 --> 00:22:52.108
이것은 위대한 일입니다
역사적인 사건입니다
00:22:52.133 --> 00:22:54.653
포로생활까지 하셨기 때문에
억울하다고 생각하신 적 없으세요?
00:22:57.085 --> 00:23:02.998
상황이 그렇게 되었죠
달리 방법이 없었어요
00:23:04.073 --> 00:23:08.308
지금 현재의 한국을 보셨을 때
자랑스러우세요?
00:23:08.333 --> 00:23:12.175
지금 현재 선생님께서 처한 상황이
만족스러우신가요? 자랑스럽나요?
00:23:12.200 --> 00:23:20.147
질문을 다시 말해 주세요
제가 긴장해서 잘 듣지 못했습니다
00:23:20.172 --> 00:23:25.785
현재 선생님의 상황이나
한국이 자랑스러운가요?
00:23:25.810 --> 00:23:34.157
물론, 자랑스러워요
한국은 터키의 동맹국입니다
00:23:35.606 --> 00:23:47.296
개인적으로 터키보다 한국이
더 자랑스럽습니다, 아주 기쁩니다
00:23:47.321 --> 00:23:55.034
한국은 그 당시 마을이 부서지고
파괴되고 아무 것도 남지 않았지요
00:23:55.059 --> 00:23:58.973
하지만 그들은 열심히 해서 이루어 냈어요
00:23:58.998 --> 00:24:04.244
한국이 아주 잘 살게 되었다고
한국에 다녀온 친구들이 얘기해 주었어요
00:24:04.269 --> 00:24:11.382
가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도 나옵니다
저희는 매우 자랑스러웠어요
00:24:11.407 --> 00:24:14.226
한국인은 저희의 친구입니다
00:24:14.251 --> 00:24:23.864
포로생활에 대해 특별히
더 하고 싶으시거나 전하실 말씀이 있나요?
00:24:27.752 --> 00:24:34.832
포로에서 풀려나 돌아왔고
저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습니다
00:24:35.767 --> 00:24:37.647
다른 이야길 하죠
00:24:38.534 --> 00:24:49.280
지금 저는 터키 정부에서도 한국 정부에서도
어떠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
00:24:49.305 --> 00:24:55.185
저는 스스로 일해서 생계를 유지합니다
그렇게 살고 있어요
00:24:55.927 --> 00:25:11.607
어려움도, 힘든 상황도 왔다가 지나갔습니다
힘든 일을 겪었지만 열심히 살았습니다
00:25:13.363 --> 00:25:17.243
그것을 살아낸다는 것은 힘든 것입니다
어려운 일입니다
00:25:17.268 --> 00:25:24.414
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머리 속으로만
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
00:25:25.045 --> 00:25:32.858
가족이나 부모님께서 당시 선생님이
포로로 잡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?
00:25:34.593 --> 00:25:41.106
제가 한국에서 터키로 돌아올 때까지
전혀 연락을 못했어요
00:25:41.270 --> 00:25:43.617
어떤 방식의 소통도 없었습니다
00:25:43.806 --> 00:25:53.086
하루는 아버지가 한국 영사관에서 가서
난리를 치신 모양이에요
00:25:53.111 --> 00:25:56.824
그러나 할 수 있는 게 없었겠죠
00:25:56.849 --> 00:26:03.129
저는 포로가 되었고 편지들은 찢겼어요
그래서 연락을 취할 수 없었지요
00:26:03.607 --> 00:26:10.687
포로가 되었지만 터키에서는
어떠한 조치도 없었어요
00:26:10.712 --> 00:26:14.992
미국인들은 서신을 주고 받았다고
몇 명이 이야기했었습니다
00:26:15.017 --> 00:26:18.032
저희는 편지를 받지 못했습니다
00:26:18.232 --> 00:26:30.545
포로에서 해방되었을 때
어떤 방법으로 돌아오실 수 있었나요?
00:26:35.053 --> 00:26:38.700
소식을 접했어요
00:26:39.020 --> 00:26:44.300
약 1개월 동안 한국의
어느 도시에서 머물렀어요
00:26:44.454 --> 00:26:51.534
생각해 보니 1개월 반은
일본에 있는 오미야캠프에서 지냈어요
00:26:51.559 --> 00:26:54.572
그리고 나서 배를 타고 터키로 돌아왔습니다
00:26:54.763 --> 00:27:01.476
터키로 와서 저는
개인적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
00:27:01.501 --> 00:27:08.814
가진 것도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
어머니, 아버지도 혼란스러워 하셨죠
00:27:09.432 --> 00:27:16.078
물론 부모님, 형제들과 만났고
고향에 돌아왔지만요
00:27:16.103 --> 00:27:20.517
오늘 여러분들도 만났고
이렇게 제 삶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어요
00:27:20.542 --> 00:27:27.222
자유의 몸이 되고 포로에서 해방되었을 때
가장 먼저 드신 음식은 무엇이었나요?
00:27:28.939 --> 00:27:33.136
포로에서 해방되었을 때 저희는 무척 기뻤습니다
00:27:36.359 --> 00:27:44.272
68년이 흘렀어요
제가 일일이 다 설명할 수가 없어요
00:27:44.297 --> 00:27:56.211
그러나 제가 포로가 되고 마지막까지
살아남은 것은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
00:27:56.236 --> 00:28:02.816
더 설명해 드릴 것이 많지만
다 설명할 수가 없어요
00:28:04.252 --> 00:28:09.095
왜냐하면 말했듯이 제 마음이 불편해집니다
00:28:09.120 --> 00:28:13.500
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
마음이 좋지 않아요
00:28:13.525 --> 00:28:22.572
- 포로생활과 관련해 악몽을 꾸시나요?
- 계속 악몽을 꿉니다
00:28:22.597 --> 00:28:24.777
꿈에서도 현실에서도요
00:28:25.194 --> 00:28:31.141
남북을 오가며
터키와 한국을 오가며 말입니다
00:28:31.173 --> 00:28:39.779
이것은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
잊어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
00:28:39.804 --> 00:28:45.484
피 속에 한번 새겨져 버렸는걸요
00:28:46.008 --> 00:28:55.921
생생하게 이 삶을 겪었기 때문에
사는 동안에는 이 고통을 겪어야 하겠지요
00:28:55.946 --> 00:28:59.883
아마도 죽어야 여기서 해방될 것 같아요
00:28:59.908 --> 00:29:03.711
한국 때문에 이런 고통을
겪게 해 드린 것에 대해
00:29:03.736 --> 00:29:12.655
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
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
00:29:17.448 --> 00:29:29.963
또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 오셔서
그 고통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
00:29:29.988 --> 00:29:35.173
직접 눈으로 보시기를 원합니다
00:29:36.267 --> 00:29:45.678
터키가 한국과 연합하여 저희를 한국에 보냈어요
그것으로 저는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
00:29:46.119 --> 00:29:53.963
거기서 저희가 총을 맞고
다쳤다고 해도 말입니다
00:29:56.195 --> 00:30:07.749
그러나 한국에, 그리고 전세계에
터키 군인이 얼마나 용맹한 전사인지
00:30:07.774 --> 00:30:16.473
얼마나 인간다운 면모를 지녔는지 보여주었습니다
00:30:16.498 --> 00:30:20.479
한국, 터키 그리고 전세계에 말이죠
00:30:20.504 --> 00:30:29.019
그리고 저희의 이름이
역사 속에 명예롭게 새겨졌어요
00:30:29.556 --> 00:30:32.279
지금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00:30:34.296 --> 00:30:44.486
한국이 강대국이 되었다고 들었어요
00:30:45.999 --> 00:31:03.510
경제적으로도 발전하고
한국인들의 생활도 높은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
00:31:06.378 --> 00:31:07.791
좋게 생각합니다
00:31:08.330 --> 00:31:13.835
저희가 한국에 목숨을 바치고 피를 쏟았어요
00:31:13.860 --> 00:31:21.130
한국은 저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
저희 또한 한국이 자랑스럽습니다
00:31:22.932 --> 00:31:28.106
한국에 다시 방문하고 싶으세요?
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?
00:31:30.546 --> 00:31:38.966
제가 가고 싶다고 해도
경제적 여건이 되어야 합니다
00:31:38.991 --> 00:31:43.141
제가 경제사정이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
00:31:45.312 --> 00:31:47.174
그래서 할 수 없는 것을
할 수 있다고 말할 수가 없네요
00:31:47.470 --> 00:31:56.451
저는 제 스스로에게 아주 진지한 사람입니다
까다롭고 조심하는 편입니다
00:31:56.971 --> 00:32:03.103
물론 한국에 가고 싶지만
제가 경제적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못 돼요
00:32:04.181 --> 00:32:10.596
한국 정부가 마련하는
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
00:32:10.621 --> 00:32:18.369
6·25전쟁 참전용사를
한국에 초청하는 프로그램이에요
00:32:18.394 --> 00:32:22.593
가능하시다면 선생님을
이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보내드리고 싶습니다
00:32:24.467 --> 00:32:28.791
한국에 돌아 가서
이 사안에 대해 알아보고
00:32:28.816 --> 00:32:35.866
원하신다면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
도와 드리려고 합니다
00:32:35.891 --> 00:32:44.974
그런 일이 생긴다면, 15-20일 전에
저에게 알려 주셔야만 합니다
00:32:45.998 --> 00:32:52.067
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
아내와 같이 가야 합니다
00:32:52.894 --> 00:32:56.189
물론 아내가 가고 싶어 한다면 말이지요
00:32:56.507 --> 00:33:08.438
그런 식으로 도와 주신다면
가능하다면 저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
00:33:08.463 --> 00:33:13.009
2020년은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00:33:13.034 --> 00:33:19.038
그것을 기념하여 한국인이나
한국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?
00:33:20.478 --> 00:33:34.572
그들이 영광스럽고
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다
00:33:36.715 --> 00:33:50.895
전사하신 분들을 생각하며
잘 되고, 잘 살기를 바랍니다
00:33:50.920 --> 00:33:54.433
더 말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
말하기가 힘듭니다
00:33:54.458 --> 00:33:59.107
제가 당뇨병이 있어서 입안이 마르네요
00:33:59.735 --> 00:34:04.593
선생님께서 한국을 구하셨고
그러던 중 포로생활을 하면서
00:34:04.618 --> 00:34:13.468
훨씬 더 고통을 겪으시고
고생하신 것을 저희가 잘 압니다
00:34:13.493 --> 00:34:17.051
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
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
00:34:17.076 --> 00:34:24.223
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 행사에 참여하셔서
아내분과 함께 한국에 오셨으면 좋겠습니다
00:34:28.057 --> 00:34:30.515
신이 허락하신다면요
00:34:30.540 --> 00:34:34.715
적당한 때에 아내도
가고 싶어하면 가겠습니다
00:34:34.740 --> 00:34:38.757
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
가든 못 가든 상관 없지만요
00:34:39.373 --> 00:34:49.618
한국의 상황이 제가 이해한 바로는
아주 좋아졌고, 경제적으로도 선두에 있으며
00:34:49.643 --> 00:34:58.327
국민들도 정직하고 근면하고
나라의 위상을 높인다고 합니다
00:34:58.927 --> 00:35:04.775
한국인들은 나라와 민족을
우리 터키보다 더 높였습니다
00:35:04.800 --> 00:35:13.780
자부심을 느낄 만큼 성장했다고 들었습니다
그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
00:35:13.805 --> 00:35:16.352
- 감사합니다
- 천만에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