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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엔참전용사 Cevdet Sidal 구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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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 00:00:05,167 --> 00:00:08,233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 2 00:00:08,600 --> 00:00:11,100 제브뎃 시달 3 00:00:11,900 --> 00:00:14,733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? 생년월일은요? 4 00:00:15,000 --> 00:00:23,200 1929년 12월 15일 이스탄불에서 태어났습니다 5 00:00:23,900 --> 00:00:29,000 - 학업은 어디까지 하셨어요? - 고등학교 중퇴예요 6 00:00:29,500 --> 00:00:32,767 - 그럼 중학교 졸업이시군요 - 네, 중학교까지 배웠어요 7 00:00:35,667 --> 00:00:41,967 가족은 몇 분이셨어요? 8 00:00:42,367 --> 00:00:46,533 어머니, 아버지께서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? 9 00:00:48,333 --> 00:01:06,800 어머니는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구사하시는 주부셨고, 아버지는 기술자셨습니다 10 00:01:09,567 --> 00:01:12,400 그럼 형제관계는 어떻게 되세요? 11 00:01:12,533 --> 00:01:19,367 형제 셋입니다 제가 막내예요 12 00:01:20,267 --> 00:01:23,800 언제 군에 입대하셨는지 기억하세요? 13 00:01:23,800 --> 00:01:26,500 1948년도에요 14 00:01:28,600 --> 00:01:31,700 몇 월에 입대하셨는지도 혹시 기억하세요? 15 00:01:34,133 --> 00:01:35,267 안타깝게도 기억이 안 나네요 16 00:01:36,367 --> 00:01:38,700 한국에는 언제 가셨어요? 17 00:01:38,700 --> 00:01:44,100 1949년 9월 20일에요 18 00:01:46,133 --> 00:01:50,533 한국에 언제 도착하셨는지 기억하세요? 19 00:01:50,533 --> 00:02:00,267 23일 간 배를 탄 다음에 한국 항구에 도착했어요 20 00:02:01,333 --> 00:02:08,400 한국에 계실 때 무슨 연대, 무슨 대대 무슨 중대, 무슨 소대 소속이셨어요? 21 00:02:08,400 --> 00:02:10,900 기억하시나요? 22 00:02:11,967 --> 00:02:19,667 통신중대 통신소대였어요 23 00:02:24,133 --> 00:02:26,233 통신소대… 24 00:02:28,767 --> 00:02:34,633 - 연대는 기억하세요? - 기억이 안 납니다 25 00:02:35,867 --> 00:02:42,600 참전 시 계급은 사병이셨지요? 아니면 별도 계급이 있으셨나요? 26 00:02:42,600 --> 00:02:46,967 보병, 포병…처럼요 27 00:02:47,333 --> 00:02:51,800 통신병이었어요 사병이었지요 28 00:02:51,800 --> 00:02:56,633 통신 차량을 담당했습니다 29 00:02:57,900 --> 00:03:01,167 한국에 계셨을 때 30 00:03:01,167 --> 00:03:07,267 한국 또는 한국 사람들이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? 31 00:03:08,467 --> 00:03:16,967 저희를 바로 주둔지로 데려갔어요 32 00:03:18,500 --> 00:03:23,800 3일에서 5일 정도 쉬었지요 33 00:03:25,667 --> 00:03:31,333 그 다음에 바로 기습을 하러 갔어요 34 00:03:31,533 --> 00:03:38,133 아마 한국에는 부산항으로 입국하셨겠지요? 35 00:03:38,133 --> 00:03:39,967 네, 부산이요, 부산 36 00:03:39,967 --> 00:03:44,267 부산항에 도착하셨을 때 부산 외 다른 도시에도 방문하셨나요? 37 00:03:44,267 --> 00:03:46,667 도시는 어떤 모습이었나요? 38 00:03:50,200 --> 00:03:58,033 6·25전쟁 참전 중에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어요 39 00:03:58,033 --> 00:04:00,867 기습 직전이었습니다 40 00:04:02,800 --> 00:04:13,400 그 기습에서 다수의 차량이 좋지 않은 상황을 맞닥뜨렸지요 41 00:04:14,100 --> 00:04:19,567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철수했습니다 42 00:04:19,933 --> 00:04:23,200 그리고 다른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43 00:04:23,967 --> 00:04:28,067 다른 도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셨어요? 44 00:04:28,067 --> 00:04:33,033 부산이나 대구와 같은 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? 45 00:04:33,633 --> 00:04:43,567 그런 시간은 거의 가질 수 없었습니다 46 00:04:44,433 --> 00:04:52,800 그리고 전쟁 중이다 보니 한국인들은 매우 비참한 상황이었습니다 47 00:04:54,567 --> 00:05:07,833 군인을 제외한 민간인들과는 많이 마주칠 수 없었습니다 48 00:05:09,333 --> 00:05:14,700 한국인들이 매우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었군요 49 00:05:14,700 --> 00:05:18,800 그렇다면 6·25전쟁 참전 중에 전혀 대화를 나눌 기회 또는 다른 이들과… 50 00:05:19,433 --> 00:05:25,233 다른 참전 용사들께서는 너무 안쓰러운 모습에 51 00:05:25,733 --> 00:05:31,733 어린이들에게 초콜릿 등을 주셨다고 하셨어요 52 00:05:31,733 --> 00:05:33,900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? 53 00:05:33,900 --> 00:05:44,167 전선에 나갔을 때였어요 본부중대에 있었는데… 54 00:05:44,900 --> 00:05:54,000 작은 아기를 품에 안은 가족이 저희에게 오더라고요 55 00:05:54,700 --> 00:06:06,700 제가 가지고 있던 초콜릿이랑 비슷한 먹을 것들을 다 주었어요 56 00:06:07,567 --> 00:06:14,567 한국인들과 먹을 것을 나누셨군요 어떤 마음이셨어요? 57 00:06:17,967 --> 00:06:25,867 우리가 이런 상황이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58 00:06:25,867 --> 00:06:30,533 만약 우리였다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59 00:06:30,533 --> 00:06:38,800 그래서 흔쾌히 나눴습니다 60 00:06:39,133 --> 00:06:45,200 안타까운 모습을 보셨을 때 슬프셨겠네요? 61 00:06:45,600 --> 00:06:46,567 네 62 00:06:49,100 --> 00:06:52,167 한국에 계실 때 어떤 전투에 참전하셨어요? 63 00:06:53,933 --> 00:06:59,933 통신병이었기 때문에 모든 전투에 참전했어요 64 00:06:59,933 --> 00:07:06,500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는 어떤 전투인가요? 65 00:07:06,833 --> 00:07:08,400 군우리 전투예요 66 00:07:09,033 --> 00:07:16,033 아침부터 밤까지 화염에 휩싸여 있었지요 67 00:07:19,067 --> 00:07:27,800 우리가 있던 곳 앞으로는 논이 펼쳐져 있었고 뒤편으로는 숲이 우거져 있었어요 68 00:07:28,200 --> 00:07:37,867 적들은 뒤편에 동굴 같은 곳을 만들어서 저희에게 총과 포를 쏘아댔습니다 69 00:07:39,633 --> 00:07:46,600 그렇게 계속 됐죠, 계속 됐어요 70 00:07:50,633 --> 00:07:55,300 저녁까지 같은 공간에서 머물렀어요 71 00:07:55,300 --> 00:08:00,367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72 00:08:02,967 --> 00:08:13,567 무선 통신 후 반격을 하러 일어났지만 반대편 적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73 00:08:16,000 --> 00:08:23,733 포격이 시작된 후 저희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74 00:08:23,733 --> 00:08:25,467 군용기가 왔거든요 75 00:08:27,233 --> 00:08:32,233 그렇다면 군우리 전투에서 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상황도 마주하셨나요? 76 00:08:32,233 --> 00:08:34,167 그런 긴장감을 느낀 순간이 있으셨나요? 77 00:08:34,167 --> 00:08:37,100 있었습니다 78 00:08:38,233 --> 00:08:52,833 군우리 전투의 첫 기습 시에 일부 차량이 전조등을 켜 두었던 모양이에요 79 00:08:53,833 --> 00:09:06,567 이 전조등 때문에 적군이 저희 군을 찾기 쉬웠는지 안타깝게도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80 00:09:06,867 --> 00:09:12,667 저희도 뭔가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1 00:09:12,667 --> 00:09:18,633 그 때 배에 총을 맞은 전우를 보았습니다 82 00:09:18,633 --> 00:09:24,733 마침 옆에 구급 상자가 있어서 붕대를 꺼내 바로 처치를 해 줄 수 있었어요 83 00:09:24,733 --> 00:09:32,467 그러던 중 군용 트럭 뒤편에 소총을 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84 00:09:32,800 --> 00:09:37,567 발사하려던 순간 반대편에서 저에게 먼저 쏘더군요 85 00:09:39,167 --> 00:09:48,867 저희를 보고 있었나 봅니다 거리가 300미터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86 00:09:52,167 --> 00:09:59,300 바로 전우가 저를 군용 트럭 바퀴 뒤로 끌어당겼습니다 87 00:09:59,300 --> 00:10:04,200 제가 있던 곳으로 브렌 경기관총이 불을 뿜었습니다 88 00:10:05,833 --> 00:10:13,133 6·25전쟁 참전 후에 다시 한국에 가 보셨어요? 89 00:10:15,000 --> 00:10:26,000 제의를 받긴 했지만 가지는 못했습니다 90 00:10:27,167 --> 00:10:32,600 6·25전쟁 후 한국 정부가 선생님과 같은 91 00:10:32,600 --> 00:10:37,867 6·25전쟁 참전 용사를 한국에 모시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92 00:10:37,867 --> 00:10:40,800 혹시 가고 싶지 않으셨어요? 93 00:10:41,500 --> 00:10:46,967 그럴 리가요, 가고 싶었지요 94 00:10:48,700 --> 00:10:53,633 하지만 자녀들 중 몇몇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갈 수 없었어요 95 00:10:56,567 --> 00:11:02,800 살면서 이런 저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한국에 갈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했어요 96 00:11:03,333 --> 00:11:09,500 그럼 선생님, 2020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97 00:11:09,500 --> 00:11:13,800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 98 00:11:17,933 --> 00:11:31,933 7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희에게 보여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표합니다 99 00:11:33,067 --> 00:11:37,333 또 다른 말씀도 있으세요? 100 00:11:38,067 --> 00:11:46,733 그리고 한국인들은 참 성실한 민족입니다 101 00:11:49,933 --> 00:11:55,400 여러 번 들었습니다 102 00:11:55,967 --> 00:12:03,500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참 성실하고 근면합니다 103 00:12:04,267 --> 00:12:11,000 가까운 친구로서 매우 기쁘고 보기 좋습니다 104 00:12:11,733 --> 00:12:18,233 한국인들과 관련하여, 6·25전쟁 이후로 한 번도 한국에 가지 못하셨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105 00:12:18,233 --> 00:12:22,467 한국 소식을 들으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? 106 00:12:22,467 --> 00:12:27,000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107 00:12:27,367 --> 00:12:33,267 오랜 시간동안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거든요 108 00:12:34,100 --> 00:12:40,567 한국의 상황을 늘 지켜보았어요 109 00:12:42,167 --> 00:12:48,167 마치 내 나라, 내 민족인 것처럼 그들의 성공에 저희도 행복했습니다 110 00:12:49,133 --> 00:12:56,867 전쟁 시의 모습과 지금 한국인들의 발전된 모습을 비교해 생각하시면 111 00:12:56,867 --> 00:12:59,667 자랑스러움을 느끼시는지요? 112 00:12:59,667 --> 00:13:01,633 당연하지요 113 00:13:03,733 --> 00:13:13,033 전쟁 중 한 시골 집에서 조사를 진행했었습니다 114 00:13:15,300 --> 00:13:19,733 영어, 독일어, 프랑스어 책들을 봤어요 115 00:13:19,733 --> 00:13:27,767 그 책들을 보고 한국인들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었지요 116 00:13:30,400 --> 00:13:36,067 공부하는, 문명화된 그리고 부지런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요 117 00:13:37,200 --> 00:13:45,433 선생님, 저에게 군우리 전투에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? 118 00:13:47,733 --> 00:13:54,267 군우리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었어요 119 00:13:56,367 --> 00:14:09,733 기습을 준비하고자 아침부터 밤까지 머물렀습니다 120 00:14:09,733 --> 00:14:20,900 그러던 중 저희 편에서 포로가 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21 00:14:22,700 --> 00:14:26,833 직위 해제된 한 지휘관과 마주쳤거든요 122 00:14:30,633 --> 00:14:33,833 매우 비참한 모습이었어요 123 00:14:34,833 --> 00:14:40,600 저희에게 "우리를 포로로 잡아갔습니다" 라고 말했습니다 124 00:14:42,000 --> 00:14:46,867 그를 데리고 갈 때 "전우들과 여러 이야기를 했습니다"라고 말하더군요 125 00:14:48,267 --> 00:14:52,233 언덕에서 아래로 뛰어내릴까 도망갈까 고민했다고요 126 00:14:54,567 --> 00:14:57,900 실제로 행동에 옮겼답니다 127 00:14:58,433 --> 00:15:02,967 그리고 도망갈 때 뒤에서 총을 쐈다고도 했어요 128 00:15:03,933 --> 00:15:09,033 그래서 3명 중 단 한 명 본인만 살아남았다고 말하더군요 129 00:15:10,967 --> 00:15:21,867 그 때 만나셨던 지휘관과 군우리 전투 중에 만나신 것이지요? 130 00:15:22,333 --> 00:15:26,867 네, 그렇습니다 131 00:15:26,867 --> 00:15:38,567 사방이 포위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군인들이 결국 한 곳에 모였거든요 132 00:15:39,633 --> 00:15:47,833 저는 그 때에 철수해서 참호로 들어갔어요 133 00:15:47,833 --> 00:15:52,233 참호에 들어가자 마자 제 뒤가 화염에 휩싸이더군요 134 00:15:52,233 --> 00:15:55,067 반대편에서 포를 쏜 거예요 135 00:15:56,033 --> 00:16:02,700 당연히 너무 겁이 났어요 무서워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136 00:16:03,700 --> 00:16:08,800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잖아요 심지어 죽을 수도 있잖아요 137 00:16:09,167 --> 00:16:12,700 두려움 외에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? 138 00:16:12,700 --> 00:16:18,433 기도, 기도했어요 그리고 철수했습니다 139 00:16:18,433 --> 00:16:28,000 뒤로 물러나는 순간 의무부대가 중앙에 위치하였음을 140 00:16:28,000 --> 00:16:31,867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141 00:16:31,867 --> 00:16:47,267 그러다 저희가 몰던 차량 중 트럭 한 대가 가까워져 왔습니다 142 00:16:47,267 --> 00:16:58,200 한 상사께서도 탈출에 성공하셨는지 다가오셨습니다 143 00:16:58,200 --> 00:17:01,833 "제브뎃" 하고 부르시더니 "나 배가 너무 고파 144 00:17:01,833 --> 00:17:05,300 산에서 3일동안 풀만 뜯어 먹었어"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45 00:17:05,867 --> 00:17:13,367 3일 동안 헤매다 겨우 저희를 찾으셨다고 하시더군요 146 00:17:14,233 --> 00:17:18,167 "시장하십니까?"라고 묻자 "그래"라고 답하셨어요 147 00:17:18,167 --> 00:17:20,233 저도 제정신은 아니었나 봅니다 148 00:17:20,233 --> 00:17:25,633 탱크 위에 한 미군이 과일주스를 마시고 있었어요 149 00:17:28,367 --> 00:17:32,767 탱크 위로 뛰어올라가 그를 한 대 치고는 과일주스를 빼앗았어요 150 00:17:33,367 --> 00:17:37,700 상사께 드렸습니다 151 00:17:41,500 --> 00:17:45,200 차량에 먹을 것이 좀 있었어요 배를 채웠지요 152 00:17:45,200 --> 00:17:49,867 그렇게 저녁까지 버텼습니다 153 00:17:49,867 --> 00:17:52,333 저녁이 되어 철수를 시작했어요 154 00:17:53,867 --> 00:17:58,767 터키 군인들 덕분에 조금씩 포위망이 뚫렸습니다 155 00:17:58,767 --> 00:18:04,600 길이 열렸어요 천천히 천천히 물러났어요 156 00:18:04,600 --> 00:18:11,267 그리고 이것이 군우리 전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157 00:18:11,267 --> 00:18:13,100 기습 다음이었지요 158 00:18:13,967 --> 00:18:20,500 그 다음은 항공기 폭격이었습니다 159 00:18:21,833 --> 00:18:28,233 저희가 항공기로 폭격을 퍼부었어요 160 00:18:28,233 --> 00:18:30,633 적군이 저희에게 공표하더군요 161 00:18:31,100 --> 00:18:37,167 항공기로 폭격을 하면 전선을 좁히게 될 것이라고요 162 00:18:38,400 --> 00:18:43,267 옆으로 돌라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타격을 적게 받기 위함이었지요 163 00:18:44,033 --> 00:18:46,733 저희는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64 00:18:48,433 --> 00:18:53,000 그 물 속을 지나면서… 정말 상상하기 어려우실 거예요 165 00:18:56,233 --> 00:18:59,233 생각나는 순간이 있어요 166 00:18:59,233 --> 00:19:01,667 얼마나 추웠는지 설명하고 싶네요 167 00:19:01,667 --> 00:19:07,267 전투 중에 차량 엔진 위에서 면도를 합니다 168 00:19:07,700 --> 00:19:10,700 그럼 물이 얼굴 위에서 얼어버려요 169 00:19:11,900 --> 00:19:15,933 그 시절 한국이 그 정도로 추웠나요? 170 00:19:16,900 --> 00:19:23,500 중국 만주지방의 국경에 있었으니까요 171 00:19:23,500 --> 00:19:33,567 그 다음이 전선이었으니까… 보병들이 앞에서 싸웠고요 172 00:19:33,567 --> 00:19:42,400 저희는 본부중대에서 임무를 받았기 때문에 그들 주변에서 계속 소식을 전하곤 했어요 173 00:19:42,400 --> 00:19:46,933 탄약이 필요해지면 차량중대에 연락을 취해 174 00:19:46,933 --> 00:19:51,300 저희가 전달받은 명령을 그대로 전하면서 명령을 내렸어요 175 00:19:51,300 --> 00:19:56,033 이 전선에서 무기 증강이 이루어졌지요 176 00:19:56,367 --> 00:20:00,533 군우리 전투 외 다른 전투에도 참전하셨어요? 177 00:20:00,533 --> 00:20:06,767 기억에 남은 순간들을 저희에게 상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세요? 178 00:20:06,767 --> 00:20:10,533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179 00:20:10,800 --> 00:20:17,300 참으로 많았지요… 하나 말씀드려볼게요 180 00:20:19,067 --> 00:20:22,667 어느 날, 본부중대에 있었어요 181 00:20:25,100 --> 00:20:30,300 우물에 물을 뜨러 갔어요 182 00:20:31,833 --> 00:20:38,833 길 위에 끈이 하나 있었는데 신경이 쓰이더군요 183 00:20:39,400 --> 00:20:42,867 전우에게 "잠깐만, 여기 광산이 있는 것 같은데"라고 말했습니다 184 00:20:44,600 --> 00:20:50,267 그는 정말로 광산을 폭파시켰습니다 폭파시켰어요 185 00:20:51,067 --> 00:20:52,900 상황을 확인해봤지요 186 00:20:54,400 --> 00:21:01,500 저는 운용하던 차량의 담당자였기 때문에 이곳 저곳을 다니곤 했었거든요 187 00:21:01,500 --> 00:21:11,100 보병으로 전선에도 가고 후방군에도 가고, 전방군으로도 가고… 188 00:21:11,100 --> 00:21:15,867 그러니까 저는 전방군과 후방군 모두와 연락을 하고 있었어요 189 00:21:15,867 --> 00:21:17,467 보병 간 연락이었지요 190 00:21:17,467 --> 00:21:22,500 광산 사건이 있던 때에 정말 광산이었단 말이지요 191 00:21:22,500 --> 00:21:25,500 어떤 본부중대에 계셨어요? 192 00:21:27,467 --> 00:21:28,967 본부중대 안에 있었는데요 193 00:21:28,967 --> 00:21:33,467 어떤 본부중대인가요? 특정 지역의 본부중대였나요? 194 00:21:34,067 --> 00:21:43,533 대령이 계신 본부중대 소속이었고 임무도 동일 부대로부터 하달받았어요 195 00:21:44,100 --> 00:21:49,633 본부 통신병이다 보니 상시 연락을 했고요 196 00:21:51,567 --> 00:21:57,567 받은 소식들을 대령님께 전하곤 했습니다 197 00:22:03,333 --> 00:22:07,167 중요한 사건이 하나 생각났어요 198 00:22:10,900 --> 00:22:16,400 급한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탄약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199 00:22:16,700 --> 00:22:22,467 저도 어떤 언덕에 있었거든요 200 00:22:22,467 --> 00:22:26,700 무전기가 높은 곳에서 더 잘 작동하는 것 알고 계시지요 201 00:22:26,700 --> 00:22:31,867 전우들도 각자 일이 있어서 흩어졌고요, 저는 혼자 남았습니다 202 00:22:31,867 --> 00:22:36,633 그 연락은 정말 급하게 처리해야 했어요 203 00:22:37,933 --> 00:22:45,400 무전 교환을 신청하면서 다른 손으로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204 00:22:46,167 --> 00:22:52,633 그러나 보통 교환을 하려면 사람이 한 명 필요하거든요 205 00:22:52,633 --> 00:22:55,967 그 사람이 이미 상대방으로부터 새로운 연락을 받았더라고요 206 00:22:57,200 --> 00:23:02,667 임무가 종료된 모양이었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207 00:23:05,100 --> 00:23:13,700 군우리 전투 외 많은 전투에 참가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8 00:23:13,700 --> 00:23:16,700 기억에 남는 전투가 있으세요? 209 00:23:18,833 --> 00:23:24,667 어느 날, 임무에 나갔어요 210 00:23:26,133 --> 00:23:34,700 양조장에 갔습니다 술을 마시고 있었지요 211 00:23:36,267 --> 00:23:37,900 아주 흥미롭더라고요 212 00:23:40,700 --> 00:23:44,567 큰 통 아래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213 00:23:45,167 --> 00:23:51,333 양조장에서 드신 술이 어떤 술이었는지 기억하세요? 214 00:23:51,333 --> 00:23:56,467 '술!', '술!'이라고 하던데요 쌀로 만든 것이었는데 215 00:23:56,467 --> 00:23:58,667 하얀 색이었나요 아니면 다른 색이 있었나요? 216 00:23:58,667 --> 00:23:59,833 하얀 색이었어요 217 00:24:00,200 --> 00:24:06,033 그리고 술을 마시던 도중에 연락을 받았어요 218 00:24:06,033 --> 00:24:12,067 전선에서 해야 할 임무가 하달되었다고 하더군요 219 00:24:14,200 --> 00:24:17,467 저희는 취해 있었는데 말이예요 220 00:24:17,467 --> 00:24:20,667 돌아가자마자 토했어요 221 00:24:22,100 --> 00:24:25,700 다행이었죠 편해졌거든요 222 00:24:25,700 --> 00:24:27,633 - 토하셨어요? - 네 223 00:24:29,933 --> 00:24:36,167 다시 멀쩡해져서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었어요 224 00:24:36,167 --> 00:24:39,533 단지 그 임무에서 불이 날 뻔했지요 225 00:24:40,367 --> 00:24:46,100 돌아갈 때는 지프차량이 고장 났고요 226 00:24:46,567 --> 00:24:51,900 어쩌겠어요 고랑으로 떨어졌지요 227 00:24:52,667 --> 00:24:59,600 "톰프슨 기관단총을 챙기십시오 주위를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"라고 228 00:24:59,600 --> 00:25:04,700 전우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어떤 위험도 다가올 수 있잖아요 229 00:25:07,933 --> 00:25:11,333 도움을 받기를 기다렸습니다 230 00:25:11,333 --> 00:25:14,967 반대편에서 누군가 전조등을 켠 채 오고 있더군요, 미군이었습니다 231 00:25:15,333 --> 00:25:18,400 "터키군 주둔지가 어디입니까?" 라고 제가 물었습니다 232 00:25:20,600 --> 00:25:27,100 미군이 "1-2km 앞에 있습니다 233 00:25:27,100 --> 00:25:31,900 저희 교대했습니다" 라고 답했습니다 234 00:25:33,267 --> 00:25:39,967 그들은 크레인을 써서 저희를 꺼내 주었습니다 235 00:25:39,967 --> 00:25:42,900 주둔지에 갔지요 236 00:25:43,100 --> 00:25:46,567 굉장히 추워서 떨고 있었거든요 237 00:25:48,633 --> 00:25:51,600 전우가 난로를 데우자고 하더군요 가지고 있는 난로는 없었지요 238 00:25:51,600 --> 00:25:58,767 시골에는 말입니다 집 아래 아궁이가 있었어요 239 00:25:58,767 --> 00:26:01,533 아궁이를 데우면 바닥이 따뜻해집니다 240 00:26:01,533 --> 00:26:06,767 아마도 심하게 땔감을 넣었던 모양이에요 241 00:26:06,767 --> 00:26:10,200 모포가 타기 시작했어요 연기도 났고요 242 00:26:10,200 --> 00:26:15,033 선생님, 그 당시 작은 집들을 '한옥'이라고 부릅니다 243 00:26:15,033 --> 00:26:17,800 한옥에 그럼 잠시라도 머무셨어요? 244 00:26:17,800 --> 00:26:21,167 머물렀죠 계속 전선에 있었으니까요 245 00:26:21,167 --> 00:26:25,833 후방에 있어본 적이 없어요 246 00:26:26,700 --> 00:26:31,133 진짜 재미있는 것 하나 더 알려줄까요? 생선이 엄청 먹고 싶었어요 247 00:26:32,967 --> 00:26:34,333 그렇지만 어디서 구하겠어요 248 00:26:34,333 --> 00:26:38,533 마침 저희가 있던 위치가 한강의 한 줄기에 매우 가까웠습니다 249 00:26:39,800 --> 00:26:45,400 제 옆에 수류탄이 있었는데요 수류탄을 들고 전우에게 갔습니다 250 00:26:45,933 --> 00:26:48,767 그리고 말했죠 "이 수류탄을 던져줘" 251 00:26:53,633 --> 00:26:55,633 "물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자" 252 00:26:57,967 --> 00:27:01,867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나니 손 안에 진짜 폭탄이 있지 뭐예요 253 00:27:01,867 --> 00:27:03,900 진짜 수류탄이 말입니다 254 00:27:03,900 --> 00:27:09,067 프스스 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전우의 손 안에서 터질 것 같더라고요 255 00:27:09,067 --> 00:27:10,100 던졌습니다 256 00:27:10,100 --> 00:27:14,033 물에 들어가자 마자 폭발했어요 물고기들이 밖으로 튀어 올랐지요 257 00:27:15,700 --> 00:27:17,933 저희는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요 258 00:27:19,000 --> 00:27:23,700 제브뎃 선생님,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259 00:27:23,700 --> 00:27:27,267 무슨 말씀을 즐거운 일도 많았어요 260 00:27:27,267 --> 00:27:38,833 전쟁터에서 제정신으로 버티려면 즐거워야 합니다 261 00:27:40,767 --> 00:27:44,467 터키 게레데시에서 온 엄청 재미있는 전우가 한 명 있었어요 262 00:27:45,800 --> 00:27:51,033 통신 기지 천막에 모여 술을 마셨습니다 263 00:27:52,433 --> 00:27:59,567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에서도 맥주를 한 통 가져오더군요 264 00:28:01,133 --> 00:28:04,700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됐습니다 265 00:28:04,700 --> 00:28:07,067 그 친구는 취해서 밖으로 나갔었는데 말이지요 266 00:28:07,667 --> 00:28:09,100 아침에 무엇을 봤는지 아세요? 267 00:28:09,100 --> 00:28:13,767 참호 바닥에 엎어져 자고 있더군요 268 00:28:13,767 --> 00:28:19,233 취해서, 나가자 마자 넘어졌나 봐요 269 00:28:19,233 --> 00:28:23,533 놀림거리가 생긴 거죠 270 00:28:25,133 --> 00:28:29,400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271 00:28:29,400 --> 00:28:31,933 여기서 인터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72 00:28:31,933 --> 00:28:33,833 무슨 말씀을 감사합니다

구술자정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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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술자 / 생년월일
Cevdet Sidal / 19291215
국가 / 소속 및 직위
튀르키예 / 통신소대 소속 사병
주요활동
군우리 전투

구술정보

면담자 소속 및 직위
한국전쟁 유업재단
구술장소
구술요약
제브뎃 시달은 1929년 12월 25일 터키 이스탄불시 출생으로, 1948년 군에 입대하였다. 1949년 한국으로 파병되었다. 통신중대 통신소대 소속 사병으로 복무하였으며 군우리 전투에서 겪은 일 중 포로로 잡혀갔던 터키군을 만난 일, 적의 포위를 뚫은 일 등을 구술하고 있다. 전쟁에서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고 버티려면 즐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양조장에 가서 막걸리를 마신 일, 한강 근처 주둔 중 생선이 먹고 싶어 수류탄을 한강으로 던져 물고기를 잡아먹은 일 등 전쟁 중 겪은 개인적인 재미있는 경험에 대해서도 구술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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