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4,933 --> 00:00:09,167
먼저 성함을
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?
2
00:00:09,167 --> 00:00:11,433
알리 다으바을르입니다
3
00:00:11,433 --> 00:00:13,600
알리 선생님, 환영합니다
4
00:00:13,600 --> 00:00:18,533
어떤 학교를 졸업하셨는지
기억하세요?
5
00:00:18,533 --> 00:00:20,567
네
6
00:00:21,233 --> 00:00:22,700
고등학교인가요, 중학교인가요?
7
00:00:22,700 --> 00:00:25,167
초등학교요
8
00:00:25,833 --> 00:00:30,333
그렇다면 생년월일은요?
9
00:00:30,333 --> 00:00:37,200
지금은 1951년과
같은 일을 했습니다
10
00:00:37,200 --> 00:00:38,300
처음…
11
00:00:38,300 --> 00:00:41,300
생년월일이요
12
00:00:41,300 --> 00:00:46,067
태어나기는 1900년대...
8월 8일에 태어났는데…
13
00:00:48,200 --> 00:00:52,133
- 8월 8일이요
- 16
14
00:00:52,133 --> 00:00:55,800
1931년 8월 8일 아니세요?
15
00:00:55,800 --> 00:01:03,767
1931년 8월 8일, 16…
16
00:01:03,767 --> 00:01:08,600
그런데 등록 상으로는 7…
17
00:01:08,600 --> 00:01:12,967
등록할 때 무언가 있었어요
사진이랑…인구랑...
18
00:01:12,967 --> 00:01:16,500
- 7월 1일생
- 1일이라고 적혀 있지요
19
00:01:16,500 --> 00:01:20,967
등록 상에는 7월 1일생이시라고 나오네요
형제자매가 있으세요?
20
00:01:20,967 --> 00:01:23,667
- 8명이요
- 몇 분이시라구요?
21
00:01:23,667 --> 00:01:30,000
제일 위에 누나가 있고
그 다음에 아들 넷, 딸 셋이에요
22
00:01:30,000 --> 00:01:36,267
제일 막내가 먼저 하늘로 떠났고
그 다음이 누나였어요
23
00:01:36,267 --> 00:01:40,533
지금은 형만 두 분 남아계시고요
24
00:01:40,533 --> 00:01:43,733
남자형제 넷, 여자형제 넷이셨군요
25
00:01:43,733 --> 00:01:45,833
아들 넷, 딸 넷
26
00:01:45,833 --> 00:01:49,967
누나가 제일 위에, 그 다음이 아들 넷,
그 다음이 딸 셋이요
27
00:01:49,967 --> 00:01:54,733
그렇다면 알리 선생님
입대하신 날짜를 혹시 기억하세요?
28
00:01:54,733 --> 00:01:56,100
50년도였는데...
29
00:01:56,800 --> 00:02:04,100
"할아버지 나이에 입대해서
어머니 나이에 제대했다"라고 말했거든요
30
00:02:04,100 --> 00:02:08,500
1950년 2월 10일에 입대했을 겁니다
31
00:02:09,067 --> 00:02:12,833
2월이요?
32
00:02:12,833 --> 00:02:16,900
네, 입대일자는 2월 10일이에요
33
00:02:16,900 --> 00:02:20,633
2월 10일이요
34
00:02:20,633 --> 00:02:23,733
2월 10일, 2월 10일
35
00:02:23,733 --> 00:02:27,467
- 계급도 있으셨어요?
- 사병이었어요
36
00:02:27,467 --> 00:02:29,067
- 사병이셨군요
- 병사였죠
37
00:02:31,933 --> 00:02:33,200
한국에는 언제 가셨어요?
38
00:02:33,200 --> 00:02:39,133
1950년 9월 26일에
이스켄데룬 시에서 한국으로 출발했어요
39
00:02:39,133 --> 00:02:43,300
- 잠시만요, 9월 9일에 가셨다고요?
- 네, 9월에
40
00:02:43,300 --> 00:02:46,467
- 9월 몇일에 가셨어요?
- 26일에요
41
00:02:46,467 --> 00:02:49,000
배를 타고 출발했어요
42
00:02:49,000 --> 00:02:51,533
그럼 10월쯤 도착하셨겠네요?
43
00:02:51,533 --> 00:02:56,467
10월 22일에 부산에 도착했어요
44
00:02:56,900 --> 00:02:59,933
- 10월에 부산으로 들어오셨고요
- 부산항으로 들어왔죠
45
00:02:59,933 --> 00:03:10,633
그 때 항구는 조금 원시적이었는데
마치 터키의 예전 이즈미르 시 느낌이었어요
46
00:03:11,100 --> 00:03:13,867
그럼 한국에 계실 때는 무슨 연대
무슨 대대, 무슨 중대
47
00:03:13,867 --> 00:03:14,800
무슨 소대 소속이셨어요?
기억하시나요?
48
00:03:14,800 --> 00:03:20,567
241보병연대였어요
49
00:03:21,567 --> 00:03:24,067
- 혹시 대대도 기억하세요?
- 저는 1대대였어요
50
00:03:24,067 --> 00:03:26,800
본부중대 정찰소대 소속이었지요
51
00:03:26,800 --> 00:03:28,333
본부중대에 계셨군요
52
00:03:28,333 --> 00:03:32,600
- 1대대 본부중대 정찰소대지요
- 네, 정찰소대에 계셨어요
53
00:03:32,933 --> 00:03:37,733
그렇다면 선생님, 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?
54
00:03:37,733 --> 00:03:40,467
마음이 참 좋지 않았어요
55
00:03:40,467 --> 00:03:45,567
사방이 불타 완전히
파괴되어 있었지요
56
00:03:45,567 --> 00:03:52,567
배에서 내려 기차를 탔어요
'대구시'라는 곳에 갔어요
57
00:03:52,567 --> 00:03:54,900
대구시는 어떠셨어요?
58
00:03:54,900 --> 00:03:55,800
사방이
59
00:03:55,800 --> 00:03:57,600
한국인들은 어떠하였나요?
60
00:03:57,600 --> 00:04:04,567
그 당시 한국인들의
생활 수준은 아주 낮았어요
61
00:04:04,567 --> 00:04:06,600
도움이 많이 필요했지요
62
00:04:06,600 --> 00:04:09,267
어린아이들은 거리에서
소리를 지르곤 했지요
63
00:04:09,267 --> 00:04:12,667
"찹, 찹" 하는 소리를 냈어요
64
00:04:13,000 --> 00:04:17,433
"담배"라고 말하기도 했고요
그 때 상황이 그랬어요
65
00:04:17,433 --> 00:04:22,433
집은 초가였어요
볏짚으로 지붕을 인 집들이었지요
66
00:04:22,933 --> 00:04:30,233
대구에 가는 기차도 가는 동안
두 세 번 정도 분리됐어요
67
00:04:32,700 --> 00:04:35,733
썩 좋지 않았지요
68
00:04:35,733 --> 00:04:38,233
분리되자 한 명은 앞으로
한 명은 뒤로 가더군요
69
00:04:38,233 --> 00:04:44,933
휴대용 무전기로 연락을 취하더니
다시 기차를 뒤로 움직여 연결시켰고
70
00:04:44,933 --> 00:04:46,833
그렇게 여러 번 연결시켜가며
대구에 도착했습니다
71
00:04:46,833 --> 00:04:56,500
대구시에서는 학교인지 막사인지 모르겠는데
아무튼 그 곳에 짐을 풀었어요
72
00:04:57,300 --> 00:05:01,633
15일에서 20일 정도
휴식을 취했지요
73
00:05:01,633 --> 00:05:05,467
그 다음에 다시 기차를 타고
전선으로 향했어요
74
00:05:05,467 --> 00:05:07,267
어떤 전선으로 가셨어요?
75
00:05:07,267 --> 00:05:13,167
길을 모르다 보니
잘 기억이 안 나요
76
00:05:13,167 --> 00:05:18,700
만약 터키였다면 여기는 이스탄불시
여기는 부르사시, 여기는 이즈미르시
77
00:05:18,700 --> 00:05:21,300
여기는 아다나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고
말할 수 있었겠지요
78
00:05:21,300 --> 00:05:25,400
하지만 한국의 지명이나
그런 건 잘 몰라요
79
00:05:25,400 --> 00:05:27,100
그럼 이렇게 여쭤보겠습니다
80
00:05:27,100 --> 00:05:33,167
터키 군인들이 가장 많이 참전한 전투를
네바다 전초 전투, 금량장 전투라고 하더라고요
81
00:05:33,167 --> 00:05:37,767
아, 제가 한국에 있던
시기의 전투는 아닙니다
82
00:05:37,767 --> 00:05:39,367
선생님께서는 군우리 전투에
참가하셨었다고 들었습니다
83
00:05:39,367 --> 00:05:44,467
저희 정찰소대가 제일 먼저 갔지요
84
00:05:44,467 --> 00:05:50,933
그 때는 군우리인지 문우리인지
여기인지 저기인지
85
00:05:50,933 --> 00:05:53,700
지명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
86
00:05:53,700 --> 00:05:57,600
제일 앞에 지휘관께서 계셨고,
그 옆에 통역사가 있었어요
87
00:05:57,600 --> 00:06:04,133
지휘관께서 저희에게 "어디로 가라"고
지시하시면 그 곳으로 갔습니다
88
00:06:04,133 --> 00:06:06,667
군우리 전투에
참가하셨었다고 들었는데요
89
00:06:06,667 --> 00:06:07,467
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?
90
00:06:07,467 --> 00:06:10,600
- 군우리 전투에 참가하셨다고요
- 네, 그랬지요
91
00:06:10,600 --> 00:06:11,733
어떠셨어요?
92
00:06:11,733 --> 00:06:13,767
정찰소대 소속이었기 때문에
93
00:06:13,767 --> 00:06:21,100
저희는 대대원들보다 약 300미터에서
3킬로미터 앞에서 움직였어요
94
00:06:21,100 --> 00:06:24,500
300미터에서 3킬로미터 정도의
거리를 두고요?
95
00:06:24,500 --> 00:06:25,667
300미터...
96
00:06:25,667 --> 00:06:27,167
300미터부터 몇 미터까지의
거리를 두셨어요?
97
00:06:27,167 --> 00:06:29,800
- 3킬로미터요
- 3킬로미터 사이요
98
00:06:29,800 --> 00:06:31,833
네, 앞에 있었지요
99
00:06:31,833 --> 00:06:34,333
저녁이 되면 저희에게 묻곤 했지요
100
00:06:34,333 --> 00:06:37,400
"어디에 계십니까?
움직이지 말고 해당 위치를 알려주십시오"
101
00:06:37,400 --> 00:06:40,700
목적은 근처를 정찰하고
상황을 알리는 데에 있었어요
102
00:06:40,700 --> 00:06:46,200
오른편에, 왼편에 무엇이 있는지
알려준 후에는 그 자리에 머물렀지요
103
00:06:46,200 --> 00:06:51,700
대대원들이 온 후에는
잠시 본부중대로 빠져 쉬었어요
104
00:06:52,033 --> 00:07:00,567
그렇게 하다 보니 군우리인지
문우리인지를 지났더군요
105
00:07:00,967 --> 00:07:07,900
군우리로 돌아가는데
명령이 내려왔다고 하더군요
106
00:07:07,900 --> 00:07:10,500
두 번의 전투가 발생했다구요
107
00:07:10,500 --> 00:07:13,600
세번째 전투 시에
군우리로 들어갔습니다
108
00:07:14,767 --> 00:07:17,233
세번째 전투 시에
군우리로 들어갔습니다
109
00:07:17,233 --> 00:07:22,033
3일 낮, 4일 밤을 보내는 동안
사방이 불이었어요
110
00:07:23,233 --> 00:07:25,000
사방이 화염에 휩싸였지요
111
00:07:25,000 --> 00:07:28,067
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총검을 차고
주변을 걸어서 살펴보라는 명령이 떨어졌어요
112
00:07:28,067 --> 00:07:31,667
차라고 하니 찼고,
걸으라고 하니 걸었지요
113
00:07:31,667 --> 00:07:33,000
다른 이야기인데요
114
00:07:33,000 --> 00:07:45,667
건너편에 있던 군인이 쓴 총검에
여기부터 여기까지 팔을 다쳤어요
115
00:07:45,667 --> 00:07:47,100
건너편에 있던 군인이…
116
00:07:47,100 --> 00:07:51,600
네, 제 건너편에 있던
군인이 그랬는데
117
00:07:51,600 --> 00:07:55,967
중국사람인지 한국사람인지
소련사람인지 알 수 없었어요
118
00:07:55,967 --> 00:08:02,233
소련, 중국, 북한이
하나의 군대였거든요
119
00:08:03,300 --> 00:08:06,500
선생님을 공격한 군인이 누구인지
전혀 알 수 없으셨어요?
120
00:08:06,500 --> 00:08:09,233
네, 몰랐어요
사방이 화염에 휩싸여 있었으니까요
121
00:08:09,233 --> 00:08:13,500
말하자면 어떤 사고 안에
있었던 것이지요
122
00:08:13,500 --> 00:08:18,067
저희가 왜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는지
그제서야 말해 주더군요
123
00:08:18,067 --> 00:08:21,567
어떻게 알았겠습니까
124
00:08:21,567 --> 00:08:23,933
왼쪽에도, 오른쪽에도
모두 미국 군인들이었다고 하더군요
125
00:08:23,933 --> 00:08:26,600
미군이 철수하면서 저희에게
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이었을까요
126
00:08:26,600 --> 00:08:31,100
아니면 군우리에서 터키군인들을
테스트해보려는 목적이었을까요
127
00:08:31,100 --> 00:08:40,267
3일 낮, 4일 밤 동안
백병전을 하며 벗어났어요
128
00:08:40,267 --> 00:08:44,667
과장하지 않고 2일이 지났는데도
끊임없이 계속 나타나더군요
129
00:08:44,667 --> 00:08:48,867
인천이라고 불리는 곳에 가서야
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
130
00:08:48,867 --> 00:08:52,267
- 인천시에 가셨어요
- 네, 공항 있는 도시요
131
00:08:52,267 --> 00:08:55,333
미국군은 이미 와 있더군요
132
00:08:56,200 --> 00:08:58,200
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
133
00:08:58,200 --> 00:09:02,767
그렇다면 한국에 계실 때에,
6·25전쟁을 치르시면서
134
00:09:02,767 --> 00:09:05,633
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상황도
마주치셨나요?
135
00:09:05,633 --> 00:09:06,467
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실래요?
136
00:09:06,467 --> 00:09:09,367
생명을 위협하는 상황
또는 두려운 순간을 겪으셨나요?
137
00:09:09,367 --> 00:09:12,667
총알을 네 번 맞았어요
138
00:09:12,667 --> 00:09:16,167
치명상이 아니라 긁히는 정도였지요
139
00:09:16,167 --> 00:09:18,700
감사하게도 장애는 없습니다
140
00:09:18,933 --> 00:09:22,833
- 네 번의 위험을 겪으셨군요
- 네, 장애가 없는 것이 다행입니다
141
00:09:22,833 --> 00:09:26,133
- 부상을 당하셨나요?
- 그럼요
142
00:09:26,133 --> 00:09:35,000
세 개의 총알이 살갗을 스쳤을 때
부상을 입었지요
143
00:09:35,000 --> 00:09:40,667
그럼 알리 선생님
인천 지역에도 계셨네요?
144
00:09:40,667 --> 00:09:46,000
네, 인천항에서
터키로 돌아왔으니까요
145
00:09:46,000 --> 00:09:49,633
- 귀국하셨군요
- 딱히 항구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어요
146
00:09:49,633 --> 00:09:53,600
배도 그냥 띄워져 있었지요
147
00:09:53,600 --> 00:10:02,200
육지에서도, 바다에서도 가는
수륙양용차라는 것을 타고 가서
148
00:10:02,200 --> 00:10:07,800
배에 올랐습니다
149
00:10:07,800 --> 00:10:11,633
- 그렇게 돌아오셨군요
- 네, 그렇게 이즈미르로 돌아왔어요
150
00:10:11,633 --> 00:10:13,133
두 번째 귀환행렬의 일원이었지요
151
00:10:13,133 --> 00:10:16,867
그럼 알리 선생님,
한국에서의 시간 중
152
00:10:16,867 --> 00:10:20,567
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순간이
있으시다면 어떤 순간일까요?
153
00:10:20,567 --> 00:10:26,533
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좀 어려운데요
설명하기도 어렵고요
154
00:10:26,533 --> 00:10:33,033
예를 들자면, 전투 중의 어떤 순간이
제일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을까요?
155
00:10:34,000 --> 00:10:41,967
친구들 몇 명이 눈앞에서
생을 마감하는 순간이지요
156
00:10:42,433 --> 00:10:44,667
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
157
00:10:44,667 --> 00:10:48,933
한국에 계실 때, 한국인들과
계속 마주치셨을 것 같아요
158
00:10:49,833 --> 00:10:52,500
군인들은 조금 다르지만
159
00:10:52,500 --> 00:10:54,467
일반인들과는 그렇지요, 어울렸어요
160
00:10:54,467 --> 00:10:59,267
고아들도 만나셨을 텐데요
그 아이들에 관한 기억도 있으세요?
161
00:10:59,267 --> 00:11:03,067
뭐라고 말해야 할지…
162
00:11:04,067 --> 00:11:09,267
그 때 삶의 수준은
너무 좋지 않았어요
163
00:11:09,667 --> 00:11:12,633
정말 도움이 많이 필요했지요
164
00:11:12,633 --> 00:11:19,300
어린이들이 "찹, 찹"이라고 말하며
먹을 것을 달라 했고요
165
00:11:19,633 --> 00:11:25,433
담배도 달라 했어요
아버지에게 주려는 모양이었어요
166
00:11:25,433 --> 00:11:28,567
기쁜 상황은 아니었지요
167
00:11:28,567 --> 00:11:30,800
그렇다면 음식이나 옷 같은 것들을
주시기도 하셨나요?
168
00:11:30,800 --> 00:11:34,767
주었지요
줄 수 있는 만큼은 다 주었어요
169
00:11:34,767 --> 00:11:41,533
빵을 한 조각 받으면 반을 떼어
그들에게 주었다고 해도 무방해요
170
00:11:41,933 --> 00:11:46,133
혹시 '앙카라 학교'에 대해
들어 보셨을까요?
171
00:11:46,500 --> 00:11:48,033
전투 말고는 아무 것도 몰랐어요
172
00:11:48,033 --> 00:11:50,033
알리 선생님께서 한국에 계셨던 시기에는
아직 건립되지 않았을 수 있어요
173
00:11:50,033 --> 00:11:58,233
다른 참전 용사 친구들은
지명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
174
00:11:58,233 --> 00:12:00,233
저희가 갔던 시기에는
지명을 알기 어려웠어요
175
00:12:00,233 --> 00:12:02,700
저희는 정말 몰랐어요
176
00:12:02,700 --> 00:12:11,933
배에서 내린 곳과 다시 탄 곳
그 두 곳만 확실하게 압니다
177
00:12:11,933 --> 00:12:17,767
6·25전쟁 참전 중 가셨던 곳들에 대해
정보를 잘 주지 않았네요, 그렇지요?
178
00:12:17,767 --> 00:12:25,533
"저쪽으로 걸어" 라고 해서 걸으면
지휘관들께서 계셨어요
179
00:12:25,533 --> 00:12:29,467
그들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
180
00:12:29,467 --> 00:12:33,200
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몰랐지요
181
00:12:33,200 --> 00:12:36,933
말했던 것처럼 터키라면
이즈미르시인지, 카르스야카시인지
182
00:12:36,933 --> 00:12:41,667
테페쿄이시인지, 외데미쉬시인지
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
183
00:12:41,667 --> 00:12:45,600
그렇다면 6·25전쟁에서 돌아오신 후에
한국에 다시 가 보셨나요?
184
00:12:45,600 --> 00:12:51,167
2002년도에 초청을 받아 다녀왔어요
185
00:12:51,167 --> 00:12:56,600
2002년도의 한국은...
186
00:12:56,600 --> 00:12:58,233
월드컵을 개최하던 해에 다녀오셨군요
187
00:12:58,233 --> 00:13:01,267
네, 월드컵을 한국에서 보았어요
188
00:13:01,267 --> 00:13:08,067
한국 사람들이 한국 국가대표팀보다
터키 국가대표팀에게
189
00:13:09,267 --> 00:13:10,533
더 많은 박수를 보냈답니다
190
00:13:13,533 --> 00:13:14,667
응원해 주었군요
191
00:13:14,667 --> 00:13:20,400
터키 외에 다른 팀은
모르는 사람들처럼 응원해 주었어요
192
00:13:20,400 --> 00:13:22,633
터키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
193
00:13:23,533 --> 00:13:27,567
터키에서도 텔레비전으로
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
194
00:13:28,067 --> 00:13:30,467
터키에 와서
참전 용사의 집을 방문하고
195
00:13:31,367 --> 00:13:40,633
참전 용사를 찾아와서
그 당시 기억을 물어보고…
196
00:13:40,633 --> 00:13:42,733
고마워하고 있는 것이지요
197
00:13:42,733 --> 00:13:48,267
이곳에 온 한국인 지휘관들은
"선생님들이 계시지 않으셨다면
198
00:13:48,267 --> 00:13:51,567
지금의 상황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"
라고 말하곤 합니다
199
00:13:52,200 --> 00:13:56,467
선생님, 그렇다면 이것도 궁금하네요
200
00:13:56,467 --> 00:14:00,400
한국의 가장 암울한 시절을 보신 다음에
2002년도의 한국을 보셨는데요
201
00:14:00,400 --> 00:14:09,700
좋은 것들을 많이 만들었더라고요
202
00:14:10,067 --> 00:14:15,033
1950년대에 한국이
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었든 간에
203
00:14:15,033 --> 00:14:21,633
후손들에게 '우리가 본 순간은 이러했다'라고
말해줄 수 있어요
204
00:14:22,700 --> 00:14:24,733
2002년도에 갔을 때에는…
205
00:14:24,733 --> 00:14:27,900
한 박물관에 가셨었지요
206
00:14:27,900 --> 00:14:32,067
네, 전쟁 후 겨우
이 정도의 시간 동안
207
00:14:32,067 --> 00:14:36,667
삶의 수준을 겨우 이 정도로
향상시켰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
208
00:14:36,667 --> 00:14:39,900
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요
209
00:14:40,633 --> 00:14:46,500
6·25전쟁 중과 월드컵 개최 기간 중의
한국이 어떻게 달랐나요?
210
00:14:46,500 --> 00:14:49,867
저에게 자세히
설명해주실 수 있으세요?
211
00:14:49,867 --> 00:14:54,333
너무나 다르죠
들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다릅니다
212
00:14:54,333 --> 00:14:55,600
설명이 불가능해요
213
00:14:55,600 --> 00:15:05,633
1950년 한국의 집은 '초가'였다는
이야기는 할 수 있겠네요
214
00:15:05,667 --> 00:15:11,567
한옥마을 같은 곳도 가셨어요?
215
00:15:11,567 --> 00:15:18,267
유명한 곳들은 다 갔어요
216
00:15:18,267 --> 00:15:22,767
통역사와 가이드도 있었고요
217
00:15:22,767 --> 00:15:31,000
전투를 치렀었던 곳에도 가길 원했지만
아쉽게도 불발되었어요
218
00:15:32,300 --> 00:15:42,033
갔더라면 우리가 하룻밤만에 구축했던
세 개의 진지를 볼 수 있었을 텐데요
219
00:15:42,867 --> 00:15:45,667
심지어 각기 다른 장소에 구축했어요
220
00:15:46,067 --> 00:15:54,767
여기를 파다가 저기를 파고,
저기를 파다가
221
00:15:55,233 --> 00:15:59,100
다시 첫 번째 팠던 진지에 들어갔지요
222
00:15:59,100 --> 00:16:00,000
그러셨군요
223
00:16:00,000 --> 00:16:04,733
알리 선생님, 조금 전에 월드컵 기간 중에
한국에 계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
224
00:16:04,733 --> 00:16:09,700
그 때의 한국은 어땠나요?
길에서 무엇을 보셨어요?
225
00:16:09,700 --> 00:16:13,900
-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있으세요?
-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요
226
00:16:13,900 --> 00:16:22,400
그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발전하다니
227
00:16:23,400 --> 00:16:25,767
참 우러러볼 일이지요
228
00:16:26,100 --> 00:16:34,033
길에서 본 풀이며, 꽃이며…
정말 놀라웠어요
229
00:16:34,033 --> 00:16:35,167
많이 놀라셨군요
230
00:16:35,167 --> 00:16:37,167
길에 쓰레기 하나 없더라고요
231
00:16:37,167 --> 00:16:43,833
터키로 말하자면 해바라기씨 껍질 하나
버려지지 않은 그런 거예요
232
00:16:44,333 --> 00:16:50,267
길에서 담배를 피던 사람도
꽁초를 바닥에 버리지 않고
233
00:16:50,267 --> 00:16:52,600
재떨이를 찾아 비벼 꺼서
버리더라니까요
234
00:16:54,033 --> 00:16:58,533
참 대단하지요
235
00:16:58,533 --> 00:17:00,867
- 많이 놀라셨군요
- 놀랐지요, 놀랐어요
236
00:17:00,867 --> 00:17:04,067
1950년에 만났던 한국과
237
00:17:04,067 --> 00:17:08,567
64년이 지나 2002년에 만난
한국은 너무 달랐거든요
238
00:17:09,167 --> 00:17:16,733
그럼 선생님, 2020년은
6·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239
00:17:17,100 --> 00:17:21,633
70년이라는 세월 동안
선생님이 처음 만나셨던 한국과
240
00:17:21,633 --> 00:17:25,333
가장 마지막에 만나셨던
한국 사이에는...
241
00:17:25,900 --> 00:17:28,833
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
큰 차이가 있지요
242
00:17:28,833 --> 00:17:31,667
크고 높은 빌딩들이 줄을 세워
세워질 것이라고 상상해 보신 적 있으세요?
243
00:17:31,667 --> 00:17:34,533
할 말이 없네요
정말로 무어라 말할 수가 없어요
244
00:17:34,533 --> 00:17:37,733
터키어에 이런 표현이 있는데요
"순백의 장소(Bal dök yala)"요
245
00:17:37,733 --> 00:17:41,500
티 없이 깨끗하고
나무랄 데 없는 곳을 말하지요
246
00:17:42,400 --> 00:17:44,267
그 정도였군요
247
00:17:44,967 --> 00:17:55,533
한국을 떠나실 때에 이 정도로
발전할 것을 예상하셨어요?
248
00:17:55,533 --> 00:18:01,300
전혀, 이 세월에 이렇게 변할 줄은
전혀 예상하지 못했지요
249
00:18:01,733 --> 00:18:04,200
정말 대단해요
250
00:18:04,200 --> 00:18:10,567
알리 선생님, 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
어떤 감정들을 느끼셨는지 궁금해요
251
00:18:10,567 --> 00:18:13,233
- 후회하신 적 있으세요?
- 전혀요
252
00:18:13,233 --> 00:18:15,367
또는 자랑스러운 순간들이 있으셨어요?
253
00:18:15,367 --> 00:18:19,667
앙카라 230보병연대에 있었어요
254
00:18:20,533 --> 00:18:26,333
지금은 돌아가신 나일 노얀 대위께서
저희를 이끄셨지요
255
00:18:26,733 --> 00:18:31,067
6·25전쟁 시 제2대대의
지휘관도 중령셨어요
256
00:18:31,867 --> 00:18:36,167
이즈미르시 바이람예리(Bayramyeri)
지역에서 오신 분이었는데
257
00:18:37,467 --> 00:18:42,933
시넥리 카삽이라고 불리는
아버지의 친구분이 계셨거든요
258
00:18:42,933 --> 00:18:42,933
제2대대장께서 그 분의 조카였어요
259
00:18:42,933 --> 00:18:46,433
저보다 먼저 아버지께
편지를 쓰셨어요
260
00:18:46,733 --> 00:18:53,633
"아흐멧 선생님, 아드님은
저희와 함께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"
261
00:18:54,333 --> 00:19:01,400
제가 편지를 쓰지 않아도
상황을 다 알려드릴 수 있었지요
262
00:19:01,400 --> 00:19:09,067
입대 전에 신체검사를 위해서
병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
263
00:19:09,067 --> 00:19:16,933
5일에서 10일 정도 다 함께 머무른 다음에
각자 중대로 흩어졌어요
264
00:19:16,933 --> 00:19:19,733
알리 선생님, 저 다른
궁금한 내용이 있는데요
265
00:19:19,733 --> 00:19:22,300
한국에 계실 때 가족들에게
편지를 쓰셨는지
266
00:19:22,300 --> 00:19:24,967
음식에 있어 어려움을 겪으셨는지
궁금합니다
267
00:19:24,967 --> 00:19:29,267
군우리에 있던 3일 낮
4일 밤을 제외하면
268
00:19:29,267 --> 00:19:32,067
음식에 있어서는
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
269
00:19:32,067 --> 00:19:34,133
군우리에서는 어려움을 겪으셨고요
270
00:19:34,133 --> 00:19:39,067
사방이 화염이었으니 당연하지요
271
00:19:39,067 --> 00:19:43,033
그 다음부터는 보급을 받았고요
272
00:19:43,033 --> 00:19:45,467
무얼 생각하든 다 있었어요
273
00:19:45,467 --> 00:19:53,233
사프란, 해바라기씨
병아리콩, 초콜릿 등 없는 게 없었지요
274
00:19:53,233 --> 00:19:58,433
그렇다면 선생님, 6·25전쟁 참전 시에
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어요?
275
00:19:58,567 --> 00:20:01,033
딱히 어려움은 없었어요
276
00:20:01,033 --> 00:20:07,133
그렇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
그리움이었지요
277
00:20:07,733 --> 00:20:09,900
가족을 향한 그리움…
278
00:20:11,067 --> 00:20:13,233
선생님, 혹시 그 때
약혼하시고 가신 거예요?
279
00:20:13,233 --> 00:20:16,800
하지만 전투를 할 때는 말이예요
280
00:20:16,800 --> 00:20:20,933
어머니, 아버지, 형제와 같은 사람들은
전혀 생각나질 않아요
281
00:20:20,933 --> 00:20:23,133
옆에 있는 전우가 당신의 전부지요
282
00:20:24,367 --> 00:20:27,333
선생님, 이건 다른 질문인데요
283
00:20:27,333 --> 00:20:34,967
지금 한국은 세계 20위권 안에 드는
나라가 되었어요
284
00:20:34,967 --> 00:20:37,167
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지요
285
00:20:37,167 --> 00:20:43,233
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사실은
알고 있어요
286
00:20:43,233 --> 00:20:46,233
자동차 공장에 갔었거든요
287
00:20:46,233 --> 00:20:47,567
2002년도에요?
288
00:20:47,567 --> 00:20:49,800
네, 2002년도에
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습니다
289
00:20:49,800 --> 00:20:58,067
레일 위에 자동차의 뼈대를 두더니
누군가가 무엇이라 말을 하더군요
290
00:20:58,067 --> 00:21:02,833
그러자 오른편에, 왼편에 있던 사람들이
레일로 오더니 각자 무엇인가를 하더라고요
291
00:21:02,833 --> 00:21:06,267
그러더니 저희보다 먼저
자동차가 만들어져 나온 것 있지요
292
00:21:07,033 --> 00:21:11,667
한국인에 대해서는
어떻게 생각하세요?
293
00:21:11,667 --> 00:21:13,500
선생님께서 보신 바에 의하면
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?
294
00:21:13,500 --> 00:21:20,933
1950년도의 한국인과
2002년도의 한국인은 다르군요
295
00:21:22,200 --> 00:21:26,133
터키인 외에 다른 이들에게는
별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
296
00:21:26,133 --> 00:21:31,967
당시 나토에 24개 국가가 가입되어 있었고
16개 국가가 전투를 치루었어요
297
00:21:31,967 --> 00:21:35,067
8개 국가는 도움을 주고 있다는
이야기를 들었고요
298
00:21:35,300 --> 00:21:43,267
그렇게 말하더라구요
저희 눈으로 본 건 아닙니다
299
00:21:43,267 --> 00:21:48,400
이 파란색 배지는
UN연합군의 상징입니다
300
00:21:48,400 --> 00:21:52,900
터키 보병 여단으로 참가해 받은 것입니다
301
00:21:52,900 --> 00:21:59,300
6·25전쟁 참전 중
가장 슬펐던 순간과 행복했던 순간
302
00:21:59,300 --> 00:22:01,167
하나씩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?
303
00:22:01,167 --> 00:22:04,400
슬픈 순간은 내 옆의 전우가
한 두 명도 아닌 여러 명의 전우가
304
00:22:04,400 --> 00:22:08,867
내 옆에서, 우리 앞에서
우리 눈 앞에서…
305
00:22:10,733 --> 00:22:14,700
떠나는 순간이군요…
그렇다면 가장 행복한 순간은요?
306
00:22:14,700 --> 00:22:23,367
전우들과 함께하는 순간들이지요
307
00:22:23,367 --> 00:22:27,100
제가 다른 분들과
인터뷰를 진행했을 때
308
00:22:27,100 --> 00:22:35,000
막걸리 공장에 가서
술을 드신 분도 계시더라구요
309
00:22:35,000 --> 00:22:36,900
선생님도 유사한 경험이 있으세요?
310
00:22:36,900 --> 00:22:39,833
아니요, 없어요
저희는 첫번째...
311
00:22:39,833 --> 00:22:43,567
예를 들자면, 담배를 피우는 분이 계셨나요?
312
00:22:43,567 --> 00:22:46,400
저도 한국에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
313
00:22:46,400 --> 00:22:47,333
그 정도로…
314
00:22:47,367 --> 00:22:54,067
친구가 하면 저도 하게 되는
그런 것이었지요
315
00:22:54,067 --> 00:23:02,467
다행히도 80년도에 금연했어요
316
00:23:02,467 --> 00:23:09,767
선생님, 6·25전쟁의 어느 전투에 계셨었는지
정확히는 알지 못하시는 것이지요?
317
00:23:09,767 --> 00:23:11,100
네, 정확히는 모릅니다
318
00:23:11,100 --> 00:23:13,867
정찰소대에 계셔서 더 그러셨나봐요
319
00:23:13,867 --> 00:23:18,667
터키였다면 다 알았겠지요
320
00:23:18,667 --> 00:23:31,833
예를 들자면 '토르발르시, 아이든시,
외데미쉬시, 티레시'라고 말했겠지요
321
00:23:31,833 --> 00:23:36,933
하지만 정말 몰랐어요
322
00:23:37,767 --> 00:23:39,533
그럼 이렇게 여쭤볼게요
323
00:23:39,533 --> 00:23:45,400
2020년도가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인데요
324
00:23:45,400 --> 00:23:48,900
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
한국의 젊은이들에게, 새로운 세대에게
325
00:23:48,900 --> 00:23:52,200
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
메시지가 있으세요?
326
00:23:52,200 --> 00:23:55,100
존경과 사랑 외에는 없어요
327
00:23:55,100 --> 00:23:58,333
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세요?
328
00:23:58,333 --> 00:24:03,767
한국에 처음 갔을 때에도
2002년도에 갔을 때에도
329
00:24:03,767 --> 00:24:06,800
터키인들을 좋아하더라구요
330
00:24:06,800 --> 00:24:10,167
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했거든요
331
00:24:10,167 --> 00:24:14,567
한국에 있을 때 오스만제국도
한국에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
332
00:24:14,567 --> 00:24:16,600
- 그 때...
- 네
333
00:24:16,600 --> 00:24:18,633
2002년도에 한국에서 들었어요
334
00:24:18,633 --> 00:24:22,433
저희는 초등학교 졸업생인데요
335
00:24:23,300 --> 00:24:28,267
그런 역사를 배운 적이 없었어요
336
00:24:28,600 --> 00:24:31,067
본 적도, 읽은 적도 없었지요
337
00:24:31,500 --> 00:24:34,433
- 그 사실을 누구로부터 들으셨어요?
-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?
338
00:24:34,433 --> 00:24:36,467
그 사실을 누구로부터 들으셨어요?
339
00:24:36,700 --> 00:24:41,200
통역사가 말해주었어요
340
00:24:41,200 --> 00:24:47,100
이스탄불에 있는 대학교에서
공부하는 한국인이었거든요
341
00:24:47,100 --> 00:24:52,700
저희를 이스탄불에서 태워서
다시 이스탄불로 데려왔지요
342
00:24:52,700 --> 00:24:59,500
그렇다면 역사상 오스만 제국도
한국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지요?
343
00:24:59,500 --> 00:25:01,600
정확한 년도나 일자는
말해주지 않았나요?
344
00:25:01,600 --> 00:25:11,767
통역사가 오스만제국도 한국에
도움을 주었다는 사실만 말해주었어요
345
00:25:11,767 --> 00:25:12,533
선생님, 그럼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
346
00:25:12,533 --> 00:25:15,467
통역사가 있었고, 가이드도 있었어요
347
00:25:15,467 --> 00:25:19,900
저희를 이스탄불에서 태워서
다시 이스탄불로 데려왔지요
348
00:25:19,900 --> 00:25:23,233
이름이 무엇이더라
슐레이만이었나 그랬는데…
349
00:25:23,267 --> 00:25:25,833
터키 이름으로 부르셨군요
350
00:25:26,333 --> 00:25:28,033
그럼 이렇게 여쭈어 보겠습니다
351
00:25:28,033 --> 00:25:31,833
- 터키어를 굉장히 잘 알고 있었어요
- 말을 잘 했군요
352
00:25:32,633 --> 00:25:36,067
그렇다면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
353
00:25:36,067 --> 00:25:40,600
이 질문으로 본 인터뷰를
마치도록 하겠습니다
354
00:25:40,600 --> 00:25:41,767
네
355
00:25:41,767 --> 00:25:44,867
선생님께서 '6·25전쟁 참전 용사'라는
것에 대해 느끼신 바가 있으시다면
356
00:25:44,867 --> 00:25:46,967
저에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?
357
00:25:46,967 --> 00:25:55,800
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…
358
00:25:56,767 --> 00:26:00,467
6·25전쟁 참전 용사인 것에 대해
만족하시나요?
359
00:26:00,467 --> 00:26:03,333
- 만족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?
- 자부심을 갖고 계세요?
360
00:26:03,333 --> 00:26:04,867
지금까지 말했던 것과 같은데요
361
00:26:04,867 --> 00:26:12,433
제가 있던 중대의 중대장이
제2대대장과 친구였고
362
00:26:12,433 --> 00:26:15,000
아버지에게 저보다
먼저 편지를 쓰셨어요
363
00:26:15,700 --> 00:26:21,067
저를 포함한 세 명이 86조항 에 의거하여
회로 손실을 이유로
364
00:26:21,067 --> 00:26:24,467
일찍 군입대를 하게 됐습니다
365
00:26:24,467 --> 00:26:26,933
보통 6·25전쟁에는 그럼 개인적인…
366
00:26:26,933 --> 00:26:29,733
- 18살에 군인이 됐어요
- 18살에...
367
00:26:29,733 --> 00:26:31,167
네, 말씀드렸잖아요
368
00:26:31,167 --> 00:26:34,300
"할아버지 나이에 입대해서
어머니 나이에 제대했다"고요
369
00:26:34,733 --> 00:26:40,333
그럼 이렇게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
인터뷰를 종료하겠습니다
370
00:26:40,333 --> 00:26:44,667
분명 이전에도 한국인들이 선생님과
인터뷰를 했을 것이고
371
00:26:44,667 --> 00:26:47,567
그 인터뷰를 보시기도 하셨을 텐데요
372
00:26:47,567 --> 00:26:53,733
저에게 물어보신 것처럼 이곳에
늘 한국인들이 찾아와서 묻곤 합니다
373
00:26:54,967 --> 00:26:56,700
이즈미르시에도 찾아오나요?
374
00:26:57,067 --> 00:27:03,000
참전 용사들을
에페스 호텔에 머물도록 하면서
375
00:27:03,667 --> 00:27:09,300
이곳 저곳에서 우리를 대접해 줘요
376
00:27:10,067 --> 00:27:12,533
- 자랑스러우세요?
- 그렇죠
377
00:27:12,567 --> 00:27:15,700
그럼 이렇게 여쭤보겠습니다
378
00:27:15,700 --> 00:27:20,800
남한과 북한 사이에
평화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
379
00:27:20,800 --> 00:27:22,633
아마 들으셨을 것 같아요
380
00:27:22,633 --> 00:27:26,267
그렇게 말하긴 하던데
진짜인지 아닌지 저는 모릅니다
381
00:27:26,267 --> 00:27:30,600
그 때 제가 남한에 있었거든요
382
00:27:30,600 --> 00:27:37,233
연계된 뉴스를 계속 확인할 수 있었지요
383
00:27:37,233 --> 00:27:41,733
지금 남한과 북한 간 전쟁은
공식적으로 종료되었어요
384
00:27:41,733 --> 00:27:45,967
1950년에 시작해서
1953년에 끝난 것이 아니었어요?
385
00:27:45,967 --> 00:27:48,167
정전이었어요
386
00:27:48,200 --> 00:27:55,433
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
387
00:27:55,433 --> 00:27:58,000
몰랐어요
388
00:27:58,000 --> 00:28:03,433
조만간 평화협정이
체결될 것이라고 하더라구요
389
00:28:03,767 --> 00:28:08,233
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원하시나요?
390
00:28:08,433 --> 00:28:11,367
이제 저희 손을 떠난 일이예요
391
00:28:11,367 --> 00:28:17,200
하나의 정부가 둘로 나뉜다는 것은
아주 좋지 않은 일입니다
392
00:28:17,233 --> 00:28:21,033
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요
393
00:28:21,033 --> 00:28:28,433
북한의 민족주의자가
남한으로 오고 싶어했어요
394
00:28:28,433 --> 00:28:31,600
그러다 총에 맞았지요
395
00:28:31,600 --> 00:28:35,400
다시 돌아가고 있었는데, 또 총에 맞았어요
396
00:28:35,400 --> 00:28:43,167
저희에게 연행되었을 때를
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
397
00:28:43,167 --> 00:28:47,833
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주었습니다
398
00:28:47,833 --> 00:28:55,400
저희가 먹으려 했던 음식
가지고 있던 실탄 등등…
399
00:28:55,400 --> 00:28:59,867
그 산에는 어떤 이동수단도 없었거든요
400
00:29:00,500 --> 00:29:01,900
- 그는 대부분을
- 북한에서?
401
00:29:01,900 --> 00:29:03,700
- 남한 사람들이요
- 아, 남한 사람들이요
402
00:29:03,700 --> 00:29:06,500
- 그들이 옮겨주었어요
- 그럼 그것도 보셨겠네요?
403
00:29:06,500 --> 00:29:07,533
어떤 것이요?
404
00:29:07,533 --> 00:29:12,533
북한 사람들을 남한 사람들에게
데려오는 것이요
405
00:29:12,533 --> 00:29:16,633
그러니까 북한에서
나고 자란 사람들이 아니라
406
00:29:16,633 --> 00:29:20,033
남한 출신인데 북한 쪽에서
오는 사람들 말입니다
407
00:29:20,700 --> 00:29:23,167
- 같은 나라였으니까요
- 거의...
408
00:29:23,167 --> 00:29:26,300
한 명의 한국인이 선생님들께로
연행되었다고 하셨는데요
409
00:29:26,300 --> 00:29:28,600
그러니까 터키 군인들에게요
410
00:29:28,600 --> 00:29:33,133
연행되었을 때는 말이지요
그들이 참 많이도 뭔가를 하더군요
411
00:29:33,133 --> 00:29:38,633
그 옆에는 예를 들자면
그의 삼촌이, 고모가, 이모가 있었어요
412
00:29:38,633 --> 00:29:44,300
말씀드린 바와 같이 하나의 정부가
둘로 나뉘어진 것이니까요
413
00:29:44,300 --> 00:29:47,000
같은 가족이라는 말씀이시죠
한 가족이 둘로 나뉜 것처럼 생각하시는군요
414
00:29:47,000 --> 00:29:48,667
당연하지요
절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
415
00:29:48,667 --> 00:29:54,367
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
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?
416
00:29:54,367 --> 00:29:59,367
그들을 향한 우리의 존경과 사랑 외에
무엇을 말할 수 있겠어요
417
00:29:59,567 --> 00:30:01,333
존경과 사랑을 담아 보냅니다
418
00:30:01,333 --> 00:30:07,300
선생님,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