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4,967 --> 00:00:09,300
먼저, 저희에게 인터뷰할 수 있는
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
2
00:00:09,300 --> 00:00:10,633
감사합니다
3
00:00:10,633 --> 00:00:13,700
-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- 알리 사을륵 입니다
4
00:00:13,700 --> 00:00:16,067
- 알리 선생님, 환영합니다
- 저도 반갑습니다
5
00:00:16,067 --> 00:00:19,267
-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?
- 1930년
6
00:00:19,267 --> 00:00:22,833
- 1930년생이시고요
- 88살입니다
7
00:00:24,367 --> 00:00:29,867
알리 선생님, 학업을
어디까지 하셨는지 혹시 기억하세요?
8
00:00:29,867 --> 00:00:32,000
초등학교일까요, 고등학교일까요?
9
00:00:32,967 --> 00:00:35,967
중학교까지 배웠어요
10
00:00:36,400 --> 00:00:41,567
어느새 부인도 죽고
아버지도 돌아가셨네요
11
00:00:42,000 --> 00:00:45,000
- 그럼 중학교 졸업생이시네요?
- 그렇지요
12
00:00:45,000 --> 00:00:48,200
선생님의 부모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?
13
00:00:48,933 --> 00:00:56,067
어머니는 주부셨고
아버지는 정년이 있는 일을 하시지는 않으셨어요
14
00:00:56,067 --> 00:00:57,500
저는 은퇴했고요
15
00:00:57,500 --> 00:01:02,600
농사지으셨어요?
16
00:01:02,600 --> 00:01:06,633
포도농사요
포도밭을 하셨어요
17
00:01:06,633 --> 00:01:10,333
- 형제는 몇 분이세요?
- 4명이에요
18
00:01:10,333 --> 00:01:15,833
두 명은 독일에 있고요
제 큰딸도 이즈미르에 있어요
19
00:01:15,833 --> 00:01:19,033
동생들은 둘 다 부르두르시에 있어요
20
00:01:19,033 --> 00:01:26,333
- 남자 형제가 몇 분이세요?
- 남자 둘, 여자 둘이에요
21
00:01:26,733 --> 00:01:30,667
그럼 알리 선생님
군에는 언제 입대하셨어요?
22
00:01:30,667 --> 00:01:39,700
20살에 들어갔어요
헌병으로 자원입대 했지요
23
00:01:39,700 --> 00:01:43,500
언제 들어가셨는지 날짜를
기억하세요?
24
00:01:43,500 --> 00:01:47,300
20살에 자원 입대했고
일찍 들어간 것만 기억이 나네요
25
00:01:47,300 --> 00:01:53,300
부인이 자원 입대하지 말라고
정원에서 손을 흔들었던 기억도 나고요
26
00:01:54,467 --> 00:01:57,633
그럼 한국에 자원해서 가신
군인 중 한 분이세요?
27
00:01:57,633 --> 00:02:04,967
그렇지요, 저는 군단 제1사단에 있었어요
28
00:02:05,133 --> 00:02:07,933
6·25전쟁이 발발했어요
29
00:02:07,933 --> 00:02:11,600
"저를 군병원으로 보내세요
저는 키가 작아서 헌병에는 적합하지 않으니
30
00:02:11,600 --> 00:02:14,400
보병으로 한국에 가겠습니다"
라고 말했지요
31
00:02:14,400 --> 00:02:20,100
그 때 저를 말리셨었는데
32
00:02:20,100 --> 00:02:27,967
뭐가 됐든 가겠다고 답했어요
한국에 가고 싶다고요
33
00:02:27,967 --> 00:02:31,200
한국에 계실 때 계급이 있으셨어요?
34
00:02:31,200 --> 00:02:35,033
계급은 없었어요
35
00:02:35,033 --> 00:02:38,933
하지만 부사관 역할을 했고
무반동포를 다뤘어요
36
00:02:39,233 --> 00:02:42,300
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 있었거든요
37
00:02:42,300 --> 00:02:43,800
제일 상황이 좋지 않은 곳이었지요
38
00:02:43,800 --> 00:02:50,300
- 포병이셨어요?
- 네, 포병이었어요
39
00:02:50,300 --> 00:02:56,800
2대의 무반동포를 관리했는데
하나는 50mm, 하나는 75mm였어요
40
00:02:56,800 --> 00:03:02,533
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서
15m 사정거리 내 발포 명령을 내리곤 했습니다
41
00:03:03,700 --> 00:03:07,400
- 포병으로 복무하셨고요
- 네
42
00:03:07,400 --> 00:03:13,367
위생병이나 행정병으로도 복무하셨나요?
43
00:03:13,367 --> 00:03:17,967
- 어디에서요?
- 군에서요
44
00:03:17,967 --> 00:03:20,600
아니요
45
00:03:20,600 --> 00:03:23,833
네, 그럼 포병으로 근무하셨고,
명령도 내리셨고요
46
00:03:23,833 --> 00:03:28,467
네, 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서
15m 사정거리 내 발포 명령을 내리곤 했습니다
47
00:03:28,733 --> 00:03:33,733
그럼 선생님, 혹시 한국에 가신
날짜를 기억하세요? 몇 년도였는지?
48
00:03:34,067 --> 00:03:39,467
50년에 전쟁이 발발하고
그 다음에 갔어요
49
00:03:39,467 --> 00:03:42,800
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납니다
50
00:03:43,233 --> 00:03:50,733
혹시 한국에 가시기 전에 혹은 가셨을 때
한국에 대해 알고 계신 바가 있으셨어요?
51
00:03:51,133 --> 00:03:52,767
전혀 알지 못했습니다
52
00:03:52,767 --> 00:03:58,233
그냥 좋아서 가겠다고 했고
운명이라면 죽음도 불사하겠다고 생각했어요
53
00:03:58,233 --> 00:04:00,800
중국군을 많이 죽였어요
54
00:04:00,800 --> 00:04:03,800
15미터 거리에서 무반동포를 쐈지요
55
00:04:04,167 --> 00:04:09,100
한국에 가시기 전에 한국이
어떤 나라인지 전혀 모르셨군요
56
00:04:09,100 --> 00:04:10,300
몰랐지요
57
00:04:10,300 --> 00:04:13,133
이스켄데룬시에서 헌병에 자원 입대했을 때
58
00:04:13,133 --> 00:04:16,600
키가 작아 헌병에 적합하지 않다고
저를 병원으로 보냈거든요
59
00:04:16,600 --> 00:04:20,400
'헌병으로 복무할 수 없다면 보병이 되겠다'
생각하고 한국에 간 것이었으니까요
60
00:04:20,400 --> 00:04:26,300
그럼 한국에 계실 때 소속이 어떻게 되셨어요?
61
00:04:26,300 --> 00:04:27,800
11중대요
62
00:04:27,800 --> 00:04:33,667
중위가 계셨는데 발에 총을 맞아서
도쿄로 가셨지요
63
00:04:35,100 --> 00:04:42,567
그럼 몇 대대에 계셨던 거예요?
64
00:04:43,333 --> 00:04:55,867
타흐신 야즈즈 준장
제랄 도라 대령이 있던 시절이고
65
00:04:56,433 --> 00:05:00,767
그 다음에 미국인들이 왔는데
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
66
00:05:01,133 --> 00:05:05,367
타흐신 야즈즈 준장과 함께
한국에 간 군인 중 한 분이시군요?
67
00:05:05,367 --> 00:05:09,233
그렇지요
68
00:05:09,433 --> 00:05:11,833
그럼 1950년에 가셨나 봅니다
69
00:05:11,833 --> 00:05:23,733
미군 대령 누군가가 있었는데
회의에도 오고 그랬는데
70
00:05:24,167 --> 00:05:27,967
한국에 맨 처음 간 군인들 중
한 분이시네요
71
00:05:28,233 --> 00:05:30,967
네
72
00:05:32,767 --> 00:05:35,733
그럼 알리 선생님, 한국에 처음
도착하셨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셨어요?
73
00:05:35,733 --> 00:05:37,700
그 때의 한국은 어떠했나요?
74
00:05:38,467 --> 00:05:42,867
인천항으로 한국에 입국했는데
바로 기차에 태우더군요
75
00:05:42,867 --> 00:05:45,500
담배도 피우지 말라고 하고요
어차피 저는 안 피웠지만
76
00:05:45,500 --> 00:05:47,633
담배도 불도 피우지 말라고 했어요
77
00:05:47,633 --> 00:05:51,667
기차에서 내리니까 서울이더군요
서울에서 전선으로 향했어요
78
00:05:52,433 --> 00:05:54,900
바로 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로 갔지요
79
00:05:56,300 --> 00:05:58,800
병원은 조랑말 마구간 아래쪽에 있었어요
80
00:05:59,600 --> 00:06:05,300
그럼 한국에서 강원도 인제 무명
1052고지 외 다른 전투에도 참가하셨어요?
81
00:06:05,300 --> 00:06:16,567
관목숲으로 모의전을 하러 가곤 했습니다
82
00:06:16,567 --> 00:06:20,167
어느 날 부사관들을
저희들을 불러 모으더군요
83
00:06:20,167 --> 00:06:23,100
간첩이 지나갔다고요
84
00:06:23,100 --> 00:06:29,600
관목숲에서 간첩을 잡았어요
하얀 옷을 입은 여성이었지요
85
00:06:29,600 --> 00:06:32,833
- 간첩을 잡으셨어요
- 네
86
00:06:32,833 --> 00:06:37,533
- 그런 업무도 맡으셨었나요?
- 네
87
00:06:37,667 --> 00:06:43,200
그럼 알리 선생님, 터키 군인들이
가장 많이 참여한 전투를
88
00:06:43,200 --> 00:06:45,700
네바다 전초 전투, 금량장 전투
군우리 전투라고 하던데요
89
00:06:45,700 --> 00:06:50,700
군우리 전투에 참여했어요
미군은 철수했지요
90
00:06:50,700 --> 00:06:54,733
제랄 도라 대령이 부대기를
허리에 감은 후
91
00:06:54,733 --> 00:06:57,767
저희에게 "총검으로 격파하라"고
명령하는 것을 들었어요
92
00:06:58,733 --> 00:07:02,833
그렇게 중국군을 대상으로
백병전을 펼쳤습니다
93
00:07:02,833 --> 00:07:04,233
그제서야 포위가 뚫렸어요
94
00:07:04,233 --> 00:07:10,200
서울 수복 전투에도 참전하셨어요?
95
00:07:10,200 --> 00:07:11,400
군우리 전투에는 참전했는데요
96
00:07:11,400 --> 00:07:14,300
군우리 전투 다음에
서울 수복 전투가 있었습니다
97
00:07:14,300 --> 00:07:15,233
서울 수복 전투에도 참전하셨어요?
98
00:07:15,233 --> 00:07:16,833
아니요, 다시 강원도 인제
무명 1052고지로 갔어요
99
00:07:16,833 --> 00:07:18,000
다시 강원도 인제
무명 1052고지로 가셨군요
100
00:07:18,000 --> 00:07:23,733
네, 복무 종료 시까지
계속 그 곳에 있었어요
101
00:07:23,733 --> 00:07:30,200
그럼 알리 선생님, 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한국인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102
00:07:30,200 --> 00:07:35,033
- 한국 사람을 만나셨나요?
- 안쓰러웠어요
103
00:07:35,033 --> 00:07:42,400
저희에게 음식을 가져오곤 했어요
저도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주기도 했고요
104
00:07:42,400 --> 00:07:45,767
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
길에서 먹이고 그랬지요
105
00:07:47,867 --> 00:07:50,167
- 아이스크림을 주셨어요
- 네
106
00:07:50,167 --> 00:07:53,733
한국인들은 저희에게
신선한 생선을 주곤 했어요
107
00:07:53,733 --> 00:07:57,067
저희도 다 잘 먹었고요
108
00:07:57,300 --> 00:08:02,267
- 같이 나눠 드셨어요?
- 네, 좋은 사람들이었어요
109
00:08:02,600 --> 00:08:10,833
한국에 가셨을 때 집들은 어떠했나요?
건물들이 파괴되어 있었나요?
110
00:08:10,833 --> 00:08:15,933
기습을 갔던 때예요
111
00:08:16,400 --> 00:08:20,600
여성 전우가 살펴보겠다고 나갔지요
112
00:08:20,600 --> 00:08:24,233
누군가 낫으로 다리를 쳤어요
113
00:08:24,800 --> 00:08:29,233
저는 본래 총을 쏘면서
들어가려고 했어요
114
00:08:29,233 --> 00:08:32,700
그래서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데,
그냥 바로 들어가 버렸지요
115
00:08:32,700 --> 00:08:35,733
누군가가 문 뒤에 있었더라고요
낫으로 베듯 다리를 그렇게 쳤습니다
116
00:08:36,567 --> 00:08:42,233
- 건물 안에 적군이 숨어 있었던 거예요?
- 그렇지요
117
00:08:43,200 --> 00:08:48,333
전쟁 중에는 모두가 사냥개 같았어요
118
00:08:50,200 --> 00:08:57,767
그럼 알리 선생님
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언제셨어요?
119
00:08:57,767 --> 00:09:03,167
- 생사를 오간 적도 있으세요?
- 네
120
00:09:03,700 --> 00:09:07,433
메흐멧 중위라고 계셨거든요
121
00:09:07,433 --> 00:09:14,700
그 분이 다치셔서 도쿄로 모실 때
다른 중위께서 오셨어요
122
00:09:14,700 --> 00:09:17,800
포로에게 가자고 하시더라고요
"무슨 포로요?"하고 물었지요
123
00:09:17,800 --> 00:09:19,933
앞에 지뢰를 심었습니다
124
00:09:19,933 --> 00:09:24,333
중기관총을 위치시키고
소총도 옆에 두었지요
125
00:09:24,333 --> 00:09:28,467
군인들을 뒤에 정렬시켰어요
포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요
126
00:09:28,467 --> 00:09:30,733
혹시라도 멈추면 바로 총을 발사했어요
127
00:09:30,733 --> 00:09:36,000
중기관총의 몸체를
아래로 내리라고 명령했어요
128
00:09:36,000 --> 00:09:39,767
아래로 내리고 나니
포로 20명이 서 있었습니다
129
00:09:39,767 --> 00:09:44,700
- 지뢰 매설과 관련된 업무도 하신 거예요?
- 네?
130
00:09:44,700 --> 00:09:50,133
지뢰 매설에 선생님이나 선생님 아래의
부하 군인들이 참여하신 거예요?
131
00:09:50,133 --> 00:09:56,233
참여했어요
10중대 소속 한 군인이 포로로 갔어요
132
00:09:56,233 --> 00:10:00,100
포로로 간다고 소리소리를 질렀습니다
133
00:10:00,100 --> 00:10:09,033
총기를 발사했어요
그 다음에 머리를 짓눌러 포박했습니다
134
00:10:09,033 --> 00:10:15,333
그럼 군우리 전투에서의 상황은 어떠셨어요?
두려운 순간이 있으셨나요?
135
00:10:15,333 --> 00:10:20,433
저는 좀 냉정한 편이에요
두려움 같은 것은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
136
00:10:20,433 --> 00:10:31,167
제랄 도라 대령이 부대기를 허리에 감고 나서
바로 백병전을 펼쳤으니까요
137
00:10:31,167 --> 00:10:43,833
미군이 퇴각할 때 저희가 중국군과 싸웠어요
138
00:10:43,833 --> 00:10:52,133
그럼 알리 선생님, 강원도 인제
무명 1052고지에 계셨다고 하셨는데요
139
00:10:52,133 --> 00:10:54,067
그 곳은 어떠셨나요?
140
00:10:54,067 --> 00:11:01,900
병원하고 조랑말들이 있었어요
141
00:11:01,900 --> 00:11:10,300
어깨 위로 폭탄이 날아다녔습니다
저희에게 폭탄을 떨어뜨렸어요
142
00:11:10,300 --> 00:11:14,967
저는 총 60발의 총알을
가지고 있었습니다
143
00:11:14,967 --> 00:11:19,867
뒤에서 공격이 들어오면
그 반대편을 공격했어요
144
00:11:19,867 --> 00:11:25,067
60발의 총알을
꼭 가지고 있으려고 했습니다
145
00:11:25,067 --> 00:11:28,600
한 발 쏘면 채우고
한 발 쏘면 채우고 그랬습니다
146
00:11:28,600 --> 00:11:31,967
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지요
계속 쐈어요
147
00:11:31,967 --> 00:11:38,267
- 그럼 포 외에 총도 다루신 거네요
- 그렇죠
148
00:11:38,267 --> 00:11:41,633
제 병사 하나가 죽었는데 말입니다
149
00:11:41,633 --> 00:11:44,800
"카밀, 고개 들지 마
그러다 머리에 맞는다"라고 말했는데
150
00:11:44,800 --> 00:11:46,667
"괜찮아요, 부사관님"이라고 하더니
151
00:11:46,667 --> 00:11:52,633
고개를 두 번째 들자 마자…
목을 관통 당했어요
152
00:11:52,633 --> 00:11:58,467
체르케스 사람도 한 명 있었어요
쓸데없이 군용 모포를 흔들더라고요
153
00:11:58,467 --> 00:12:02,267
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는데
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총에 맞았어요
154
00:12:02,267 --> 00:12:03,933
시체를 옮기라고 말해야 했죠
155
00:12:08,200 --> 00:12:13,533
혹시 다친 적도 있으세요?
156
00:12:13,533 --> 00:12:19,333
생사를 넘나든 순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
157
00:12:19,633 --> 00:12:26,100
다행히도 그런 적은 없었어요
한 번 곡사포에 맞긴 했습니다
158
00:12:27,333 --> 00:12:33,533
- 다치셨군요
- 네, 진지를 만들 때였어요
159
00:12:33,533 --> 00:12:39,767
나뭇가지를 던지려던 참이었는데
거기까지도 곡사포의 조각이 날아왔습니다
160
00:12:39,767 --> 00:12:43,600
- 팔을 다치셨어요
- 그 외엔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요
161
00:12:43,600 --> 00:12:47,833
그럼 전투 중에 바로
치료가 가능하셨어요?
162
00:12:47,833 --> 00:12:52,067
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
진지를 만들고 있었으니까요
163
00:12:52,433 --> 00:12:57,167
15미터 반경 안에 약간 다리를 절던
부하 군인 한 명이 있었고요
164
00:12:57,167 --> 00:13:01,033
그를 쳐다봤습니다
도망갔다가 다시 오더라고요
165
00:13:01,033 --> 00:13:04,033
박격포 공격이 멈추질 않았거든요
166
00:13:04,033 --> 00:13:08,300
- 공격이 계속 있었군요
- 중국군의 공격이었어요
167
00:13:08,633 --> 00:13:11,467
부하 군인이 도망갔다
다시 왔다고 했잖습니까
168
00:13:11,467 --> 00:13:15,200
"왜 도망갔냐"고 물었더니
"총에 맞을 것 같아서 도망갔다"고 하더군요
169
00:13:15,200 --> 00:13:17,133
저희는 다시 진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
170
00:13:19,133 --> 00:13:25,533
그 전투에서 진료를 받으셨다고 하셨는데요
171
00:13:27,300 --> 00:13:34,467
그 시절에 위생병들은 어떠했나요?
일하기에 큰 무리는 없었나요?
172
00:13:34,467 --> 00:13:38,400
한국에 같이 간 친구 한 명이 있었어요
173
00:13:38,400 --> 00:13:40,767
터키로 돌아갔을 때 친구 어머니께서
174
00:13:40,767 --> 00:13:43,400
저에게 "왜 내 아들을 한국에 두고
돌아왔냐"고 물으셨습니다
175
00:13:43,400 --> 00:13:46,267
- 한국에서 돌아가셨어요?
- 네, 전사했어요
176
00:13:46,267 --> 00:13:50,800
전선으로 라디오를 만들 정로도
똑똑한 친구였는데
177
00:13:50,800 --> 00:13:53,200
막사를 만들었거든요
178
00:13:53,200 --> 00:13:57,700
갑자기 곡사포가 떨어져서
그만 막사 위에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
179
00:13:57,700 --> 00:14:02,067
심지어 제2호송대에서 대령님이 오셨는데
180
00:14:02,067 --> 00:14:06,033
그 분도 포격 때문에
침대 위에서 돌아가셨어요
181
00:14:06,567 --> 00:14:12,367
친구도 죽어 있었고요
182
00:14:13,100 --> 00:14:22,300
그럼 알리 선생님
터키에 1952년도에 돌아오셨잖아요
183
00:14:22,300 --> 00:14:29,100
- 그 다음에 한국에 가 보셨어요?
- 아니요
184
00:14:29,100 --> 00:14:35,133
협회에서 가라고, 보내주겠다고 했지만
가지 못했습니다
185
00:14:35,433 --> 00:14:43,367
친척들에게 선물 사다 줄 돈도 없고
부모님도 돌아가셨거든요
186
00:14:43,367 --> 00:14:45,833
경제적인 이유로
가보실 수가 없으셨군요
187
00:14:45,833 --> 00:14:56,967
네, 협회에서 가라고, 가라고들 했지만
갈 수가 없었어요
188
00:14:56,967 --> 00:15:03,267
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참전 후
한국에 다시 가보지 못하셨다고 하셨는데요
189
00:15:03,267 --> 00:15:06,600
지금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
190
00:15:06,600 --> 00:15:10,133
'삼성, 엘지, 기아, 현대'와 같은
브랜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
191
00:15:10,133 --> 00:15:14,233
동시에 세계를 이끄는
20개 나라 중에 한 나라가 되었습니다
192
00:15:14,233 --> 00:15:17,867
한국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
이 메달에도 터키인이라고 적어주었어요
193
00:15:18,500 --> 00:15:21,867
이 메달을 만들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
바람에 완성품을 받을 수 없었는데
194
00:15:21,867 --> 00:15:24,800
한국 정부가 대신 만들어 선물해 주었지요
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
195
00:15:24,800 --> 00:15:30,300
그러셨군요, 게다가 한국은
세계 20위권 안에 있는 국가이기도 하지만
196
00:15:30,300 --> 00:15:35,233
공화 정치도 굉장히
잘 지켜지고 있는 나라입니다
197
00:15:35,233 --> 00:15:39,600
- 한국에 대한 뉴스를 보셨을 텐데요
- 봤습니다, 계속 보고 있어요
198
00:15:39,600 --> 00:15:42,633
- 어떠세요?
- 행복합니다
199
00:15:42,633 --> 00:15:46,967
그들이 더 좋아질수록
저희도 좋아진다고 느껴요
200
00:15:46,967 --> 00:15:50,100
한국인들도 저희를 사랑하고
저희도 한국인을 사랑하니까요
201
00:15:50,100 --> 00:15:55,500
한국과 터키 간 축구 경기가 있었을 때
저희가 이겼는데도 축하하고 응원해 주었지요
202
00:15:55,500 --> 00:15:58,433
- 2002년 월드컵 경기를 보셨군요
- 네
203
00:15:58,433 --> 00:16:02,233
하지만 한국이 아니라
터키에서 보신 것이지요?
204
00:16:02,233 --> 00:16:04,267
네, 터키에서 봤습니다
205
00:16:04,267 --> 00:16:09,633
저희의 승리를 더 높여 주더라고요
고마운 일이지요
206
00:16:09,633 --> 00:16:14,533
그럼 알리 선생님,
저 하나만 여쭤 보겠습니다
207
00:16:14,533 --> 00:16:19,600
한국에서 떠나실 적에 한국의
가장 절망적인 상황을 보셨는데요
208
00:16:19,600 --> 00:16:21,500
가장 어려운 전투에 참전하셨고요
209
00:16:21,500 --> 00:16:24,133
터키로 돌아왔을 때,
꿈에 너무 생생하게 나타나서
210
00:16:24,133 --> 00:16:29,900
밤에 잠을 잘 때마다
소리를 질러댔었어요
211
00:16:30,167 --> 00:16:32,567
전사한 전우들이 생각나셔서
212
00:16:32,567 --> 00:16:36,000
네, 전사한 전우들을
꿈에서 보곤 했습니다
213
00:16:37,400 --> 00:16:45,667
한국에서 떠나실 적에, 한국이 이렇게
발전하리라고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하셨었나요?
214
00:16:45,667 --> 00:16:50,833
전혀, 전혀요
잘 되었으면 하고 생각은 했지요
215
00:16:50,833 --> 00:16:56,933
어쩌면 나중에 우리에게
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, 하고요
216
00:16:56,933 --> 00:17:06,933
지금 제 연금이 월 1700리라에요
217
00:17:06,933 --> 00:17:12,900
그 중 800리라는 한국에서 주는 거예요
218
00:17:12,900 --> 00:17:16,667
저희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않거든요
219
00:17:16,667 --> 00:17:20,700
- 누가요?
- 터키 정부가요
220
00:17:20,700 --> 00:17:24,200
한국이 아니었다면...
221
00:17:24,467 --> 00:17:27,800
메달도 받지 못했을 거예요
222
00:17:27,800 --> 00:17:31,867
고마운 일이지요
잊지 못할 거예요
223
00:17:33,000 --> 00:17:38,633
선생님,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것을
전혀 예상하지 못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
224
00:17:38,633 --> 00:17:43,167
터키에 다시 돌아오실 때
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것을
225
00:17:43,167 --> 00:17:48,100
전혀 예상하지 못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
226
00:17:48,100 --> 00:17:56,400
아주 옛날에는 중국과 하나였잖아요
지금이야 다른 국가지만요
227
00:17:56,400 --> 00:18:02,967
미국이 중국에 압력을
가하기 시작했어요
228
00:18:02,967 --> 00:18:08,500
그 후에 본인들을 도와주었으면 해서
229
00:18:08,500 --> 00:18:13,700
저희에게 지원을 요청하고
그들 옆에 둔 것이고요
230
00:18:13,700 --> 00:18:19,233
그래서 저희가 중국군과
싸우게 된 것이지요
231
00:18:19,500 --> 00:18:22,900
안 싸우면 선생님께서 죽게 되니까요
232
00:18:22,900 --> 00:18:24,900
그렇지요, 무얼 할 수 있었겠어요
233
00:18:24,900 --> 00:18:30,900
그럼 선생님,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
예상하지 못하셨다고 하셨습니다
234
00:18:30,900 --> 00:18:34,233
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
한국의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
235
00:18:34,233 --> 00:18:36,700
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
존경을 표합니다
236
00:18:36,700 --> 00:18:37,833
아주 좋은 일이예요
237
00:18:37,833 --> 00:18:44,167
- 기쁘세요?
- 당연하지요, 너무 좋습니다
238
00:18:44,167 --> 00:18:46,967
- 기분이 좋으신가봐요
- 그럼요, 너무 좋지요
239
00:18:46,967 --> 00:18:49,533
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 자랑스러우세요?
240
00:18:49,533 --> 00:18:52,100
자랑스럽지 않을 리가 있나요?
241
00:18:52,100 --> 00:18:58,100
지금의 한국은 터키에게
너무나 가까운 친구가 아닙니까?
242
00:18:58,100 --> 00:19:07,233
저희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
싸우러 갔습니다
243
00:19:07,633 --> 00:19:11,533
적군이 보이면 달려들었고요
이겼습니다
244
00:19:11,533 --> 00:19:15,100
싸우지 않으면 선생님의 삶이 위험해지니
돌아가시지 않기 위해서 싸우셨고요
245
00:19:15,100 --> 00:19:21,600
당연하지요
중기관총 뒤에 서서 총을 쏘아 댔어요
246
00:19:21,600 --> 00:19:30,200
선생님, 2020년은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247
00:19:30,200 --> 00:19:35,700
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
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
248
00:19:35,700 --> 00:19:38,533
없습니다
행복할 뿐이에요
249
00:19:38,533 --> 00:19:40,867
발전된 모습을 보면서 행복하신 것을…
250
00:19:40,867 --> 00:19:42,967
행복하지요
251
00:19:42,967 --> 00:19:47,467
서로를 돕는 관계의
첫 걸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
252
00:19:47,467 --> 00:19:49,033
저희도 중국군을 최대한 죽였고요
253
00:19:49,033 --> 00:19:52,933
- 최선을 다했다는 말씀이시지요?
- 그렇습니다, 중국군을 죽였으니까요
254
00:19:53,667 --> 00:19:56,167
선생님께서도 돌아가시지 않기 위해
하셨던 것이잖아요, 전쟁 중이었으니까요
255
00:19:56,167 --> 00:19:59,200
네, 아니면 제가 죽으니까요
총알이 스치면 머리가 이렇게 흔들리고요
256
00:19:59,200 --> 00:20:05,200
메흐멧 중위께서 부상을 입으셨을 때
저에게 작은 코란 사본을 주셨어요
257
00:20:05,200 --> 00:20:07,067
저를 많이 아끼셨습니다
258
00:20:07,067 --> 00:20:10,800
"신의 뜻대로, 안전하게 귀국하길 바라겠네"
라고 말씀하셨지요
259
00:20:10,800 --> 00:20:12,167
코란 사본을 목에 걸었습니다
260
00:20:12,167 --> 00:20:16,500
다시 뵙지는 못했습니다
다리를 다치셨었거든요
261
00:20:16,500 --> 00:20:20,700
도쿄로 보내드렸는데…
262
00:20:20,700 --> 00:20:27,900
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한국인들에게
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지는 않으시지만
263
00:20:27,900 --> 00:20:30,900
지금 한국인의 모습에는
자랑스러움을 느끼시는군요
264
00:20:30,900 --> 00:20:34,133
네, 자랑스럽습니다, 매우
265
00:20:34,133 --> 00:20:37,667
알리 선생님 저와 이렇게...
266
00:20:37,667 --> 00:20:44,233
- 제가 감사합니다
- 인터뷰해 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
267
00:20:44,233 --> 00:20:46,567
아닙니다, 만나서 반가웠습니다
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
268
00:20:47,567 --> 00:20:52,100
알리 선생님, 그럼 여기에서
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
269
00:20:52,100 --> 00:20:57,000
저에게 선생님처럼 멋진 분과
인사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…
270
00:20:57,000 --> 00:21:01,800
저기 있는 사진 보이세요?
가장 끝에 안경 쓴, 자그마한, 보세요
271
00:21:01,800 --> 00:21:06,333
네, 선생님, 잠시 후에 저 위 물품들도
사진 찍을 예정입니다, 염려 마셔요
272
00:21:06,333 --> 00:21:11,000
노트도 줬어요
질의응답도 했고요
273
00:21:11,000 --> 00:21:16,567
몇몇 곳에선 이야기도 했지만
이런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요
274
00:21:16,567 --> 00:21:21,467
길게 이야기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요
그래서 짧게 하겠다고 했지요
275
00:21:21,467 --> 00:21:24,100
불편하지 않으셨기를 바랍니다
어찌 되었든 이해할 것이라 생각해요
276
00:21:24,100 --> 00:21:30,033
알리 선생님, 이만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
인터뷰에 응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
277
00:21:30,033 --> 00:21:32,367
저도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