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333 --> 00:00:14,267
인터뷰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2
00:00:14,267 --> 00:00:16,867
갈리프 페티 오카이 입니다
3
00:00:16,867 --> 00:00:24,500
갈리프 선생님,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
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?
4
00:00:24,500 --> 00:00:26,100
1930년이요
5
00:00:26,100 --> 00:00:29,833
- 몇 년도인지, 몇 월인지 기억하세요?
- 1930년 9월 9일입니다
6
00:00:29,833 --> 00:00:33,333
학업은 어디까지 하셨어요?
고등학교까지 다니셨는지, 중학교까지 다니셨는지
7
00:00:33,333 --> 00:00:38,200
- 중학교까지 공부했습니다
- 중학교 졸업이시군요
8
00:00:38,200 --> 00:00:44,467
가족은 몇 분이셨고
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?
9
00:00:44,467 --> 00:00:51,600
어머니와 아버지는 지금은 돌아가셨고
저보다 4살 어린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
10
00:00:52,567 --> 00:00:57,133
- 어머니와 아버지의 직업이 무엇이셨어요?
- 어머니는 주부셨습니다
11
00:00:57,133 --> 00:00:59,433
아버지는요?
12
00:00:59,433 --> 00:01:03,200
아버지는 타리스(Tariş 건포도 농업 판매
협동 조합)에 근무하시는 노동자 대표셨어요
13
00:01:03,200 --> 00:01:08,100
이즈미르에서 포도와 건조과일, 견과류 등을
상품 형태로 가공하는 공장에서 일하셨습니다
14
00:01:08,100 --> 00:01:11,767
- 농업에 종사하셨군요
- 그렇죠
15
00:01:12,433 --> 00:01:19,467
- 언제 군에 입대하셨는지 기억하세요?
- 당연히 기억합니다
16
00:01:19,467 --> 00:01:24,967
- 언제인가요?
- 한국에 간 날짜가...
17
00:01:24,967 --> 00:01:30,700
- 군에 입대하신 날짜요
- 1955년에 입대했어요
18
00:01:30,700 --> 00:01:34,267
- 51년 아닐까요?
- 51년인지 55년인지…
19
00:01:34,267 --> 00:01:38,333
- 왜냐하면 한국에 가신 때가…
- 52년도에 갔지요
20
00:01:38,667 --> 00:01:41,733
네, 그러니까 군입대는
그 전에 하셨을 것이고…
21
00:01:41,733 --> 00:01:43,600
전부 52년도에요
22
00:01:43,600 --> 00:01:47,967
군 복무를 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때에
23
00:01:47,967 --> 00:01:52,833
한국에 가면 3년이 아닌 1년만
복무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
24
00:01:52,833 --> 00:01:55,533
- 그 때요?
- 그 때는 군 복무 기간이 3년이었어요
25
00:01:56,100 --> 00:02:01,100
"한국에 갈 사람이 없냐"고 지휘관이
물으셨는데, 아무도 나서지 않더군요
26
00:02:01,100 --> 00:02:04,133
에르주름시의, 타스칼레 마을에서
군 복무를 하고 있었어요
27
00:02:04,133 --> 00:02:06,367
바로 손을 들었죠
28
00:02:06,667 --> 00:02:13,433
그랬더니 어디 출신인지 물으시더라고요
이즈미르에서 왔다고 대답했습니다
29
00:02:14,000 --> 00:02:19,133
앞으로 나오라고, 기특하다는 듯이 말씀하셨어요
3개월 후에 6·25전쟁이 발발했죠
30
00:02:20,567 --> 00:02:21,900
그쪽으로 가셨군요
31
00:02:21,933 --> 00:02:27,933
저는 포병으로 한국에 가기로 되어있었어요
어떻게 포를 쏴야 하는지 교육을 받았습니다
32
00:02:27,933 --> 00:02:32,133
한국에 갈 단 한 명이 없냐는
대령님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더군요
33
00:02:32,133 --> 00:02:36,967
빨리 생각해봤습니다, 한국에 가면
군 복무를 1년만에 끝낼 수 있으니
34
00:02:36,967 --> 00:02:42,133
남은 2년은 군에 있지 않아도
된다는 계산이 서더군요
35
00:02:42,133 --> 00:02:45,200
손을 들었죠, 앞으로 나와보라고
하시기에 나갔습니다
36
00:02:45,200 --> 00:02:48,000
고향이 어딘가 물으시기에
이즈미르라고 답했고요
37
00:02:48,000 --> 00:02:52,100
- 지원병으로 가셨군요
- 네, 지원병이었어요
38
00:02:52,100 --> 00:02:57,267
- 그럼 포병 중에서도 계급은 사병이셨나요?
- 하사였습니다
39
00:02:57,300 --> 00:03:01,233
- 계급이 있으셨어요
- 네
40
00:03:01,933 --> 00:03:06,000
그럼 포병대에서 복무하셨어요
아니면…
41
00:03:06,000 --> 00:03:16,633
포병 열 명, 열 다섯 명 이렇게 모여서
같은 전선에 기차를 타고 갔어요
42
00:03:16,633 --> 00:03:18,067
아, 제가 질문을 다시 하겠습니다
43
00:03:18,067 --> 00:03:24,433
한국에 계실 때 임무 수행을
보병연대에서 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
44
00:03:24,433 --> 00:03:28,533
- 보병이었어요
- 보병이셨군요
45
00:03:28,533 --> 00:03:33,033
- 하지만 포병 교육도 받으셨던 것이죠?
- 네, 받았어요
46
00:03:33,033 --> 00:03:39,300
3년의 군 복무를 해야 했고, 한국에 갈
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자원했습니다
47
00:03:39,300 --> 00:03:41,667
그렇게 한국에 갔죠
잘 했다고 생각해요
48
00:03:42,333 --> 00:03:45,033
- 잘 가셨다고요
- 그럼에도, 잘 갔죠
49
00:03:45,033 --> 00:03:48,633
여기에 상처가 있긴 해도요
이쪽인데, 한 번 보세요
50
00:03:48,633 --> 00:03:51,233
잠시 후에 보여주실 거예요
51
00:03:51,233 --> 00:03:53,300
안 돼요, 우리 회장님이 보시면
화내시거든요
52
00:03:53,300 --> 00:03:58,133
- 지금 보세요
- 수술 자국이네요
53
00:03:58,133 --> 00:04:03,100
- 꿰맸습니다
- 가슴에 상처를 입으셨군요
54
00:04:03,967 --> 00:04:09,767
그럼 선생님, 6·25전쟁에 참전하러 가시기
한참 전에 6·25전쟁이 발발했잖아요
55
00:04:09,767 --> 00:04:11,333
학교에서…
56
00:04:11,333 --> 00:04:16,467
한참 전에 시작됐죠
16개 국가의 군인들이 참전했고요
57
00:04:16,467 --> 00:04:21,700
미국이 저희에게 군인을 파병하면
나토에 가입시켜주겠다고 했어요
58
00:04:21,700 --> 00:04:25,900
그래서 갔어요
나토에 들어가려고
59
00:04:25,900 --> 00:04:34,700
선생님, 그럼 뉴스나 라디오나 신문에서
6·25전쟁에 대해서 들으신 바가 있으셨겠어요
60
00:04:34,700 --> 00:04:37,333
6·25전쟁 발발 전에는 어떠셨어요?
61
00:04:37,333 --> 00:04:42,100
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
어떤 나라인지 들어본 적이 있으셨나요?
62
00:04:42,100 --> 00:04:47,067
전혀 없었어요
파병에서 돌아온 전우들이 알려줬지요
63
00:04:47,067 --> 00:04:50,467
한국에 갔다가 본국으로 귀환한
전우들이 설명해 주었군요
64
00:04:50,467 --> 00:04:52,933
처음, 그리고 두 번째로 파병된
전우들이 설명해줬죠
65
00:04:53,500 --> 00:04:57,100
- 그럼 선생님은 3번째 파병대 소속이셨어요?
- 네, 저는 3번째 파병대였어요
66
00:04:57,667 --> 00:05:01,167
3번째 포병대가 한국에 머물렀던 기간 중에
정전협정이 이루어졌고요
67
00:05:01,167 --> 00:05:04,667
네, 그 다음이 바로
4번째 파병대 기간입니다
68
00:05:04,667 --> 00:05:08,233
그렇게 터키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었어요
69
00:05:08,233 --> 00:05:13,433
미국이 5000명의 군인을 6·25전쟁에 파병하면
터키를 나토에 가입시켜준다고 했거든요
70
00:05:13,433 --> 00:05:17,200
그래서 저희도 파병에 손을 들었고요
71
00:05:17,200 --> 00:05:28,733
그럼, 한국에 먼저 파병되었던 분들로부터
들으셨던 한국 이야기는 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?
72
00:05:28,733 --> 00:05:36,533
제일 처음 파병된 전우들은 많이 힘들었고
그 다음부터는 점점 나아졌습니다
73
00:05:36,533 --> 00:05:42,000
터키에 계실 때 6·25전쟁 참전 전우들로부터
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셨는데요
74
00:05:42,000 --> 00:05:45,167
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 주었는지 궁금합니다
75
00:05:45,867 --> 00:05:47,800
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
76
00:05:47,800 --> 00:05:53,300
저는 굉장히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
그런 문제는 없었어요
77
00:05:53,300 --> 00:05:55,400
다르게 여쭤보겠습니다
78
00:05:55,400 --> 00:05:59,967
6·25전쟁 파병 전우들이
한국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고 하셨는데요
79
00:05:59,967 --> 00:06:02,133
그렇게 말해 준 전우들은 없었습니다
80
00:06:03,833 --> 00:06:09,233
한국에 먼저 다녀온 전우들이
한국에 대해 설명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?
81
00:06:09,233 --> 00:06:14,300
당연히 설명했죠, 한국에서 이런 걸
했다, 저런 전투에 참전했다…
82
00:06:14,300 --> 00:06:18,000
저도 세 개의 전선에 참여한 것을
설명하곤 했습니다
83
00:06:18,000 --> 00:06:20,367
매 전선마다 3개월씩 머물렀지요
84
00:06:20,367 --> 00:06:34,100
- 참전 중 소속이 어떻게 되셨어요?
- 3여단 10중대였어요
85
00:06:34,100 --> 00:06:41,667
3여단 10중대요
한국의 어느 도시로 입국하셨어요?
86
00:06:41,667 --> 00:06:54,700
부산이요, 부산에서 한 달간 머무른 후
다른 터키군과 교대를 했습니다
87
00:06:54,700 --> 00:07:03,967
적군이 보지 못하게 밤에 교대를 했어요
한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었거든요
88
00:07:03,967 --> 00:07:10,400
한강 쪽에 계셨으면
부산이 아니라 인천이 아닐까요…
89
00:07:10,400 --> 00:07:12,367
인천, 친천
90
00:07:12,367 --> 00:07:16,933
- 제가 사진 드렸지요?
- 네, 사진 주셨어요
91
00:07:16,933 --> 00:07:23,567
지금 자료화 하고 있습니다
친천이요?
92
00:07:23,567 --> 00:07:27,967
- 아니, 친천이 아니라 인천, 인천
- 인천으로 입국하셨군요
93
00:07:27,967 --> 00:07:36,767
한국사람들이 저희를
어찌나 뜨겁게 맞이해주던지…
94
00:07:37,133 --> 00:07:41,167
제 목을 끌어안고 "우리를 구해줄
사람들이 왔다"고 하더군요
95
00:07:41,167 --> 00:07:43,333
"구해줄 사람이 왔다"고
제 목을 끌어 안더라니까요
96
00:07:43,333 --> 00:07:47,300
전쟁의 고통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…
눈물이 나네요
97
00:07:47,300 --> 00:07:55,633
- 그럼 인천에 도착하셨을 때에…
- 저희를 각기 전선으로 보냈어요
98
00:07:55,633 --> 00:07:59,867
각 전선마다 3개월씩 머물렀고
저는 세 개의 전선을 거쳤습니다
99
00:08:00,367 --> 00:08:06,167
순서대로 여쭤보겠습니다
그 전에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
100
00:08:06,167 --> 00:08:11,433
인천에 도착하셨을 때
한국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101
00:08:11,433 --> 00:08:17,500
사람들은 어땠나요?
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
102
00:08:17,500 --> 00:08:25,433
배에서 내리자 마자 기차에 탔어요
부산에 갔지요
103
00:08:25,433 --> 00:08:29,500
- 부산에 가셨어요?
- 부산에 갔어요
104
00:08:29,500 --> 00:08:33,267
- 한강 쪽으로 가신 것 아닐까요?
- 아니요, 부산에 갔어요
105
00:08:33,267 --> 00:08:38,967
그 다음에 전선으로 이동했고요
106
00:08:38,967 --> 00:08:46,267
제가 조금 순서가 헷갈리는데
인천, 서울, 그 다음이 부산이 맞나요?
107
00:08:46,267 --> 00:08:47,167
네
108
00:08:48,000 --> 00:08:53,233
여쭤보는 이유가, 저희에게 있어
각 전선 참전 순서는 아주 중요하거든요
109
00:08:54,867 --> 00:09:03,033
3개월인가 1년인가 있었지요
다 잊어버렸네요, 다 잊어버렸어요
110
00:09:03,033 --> 00:09:05,900
아, 헷갈리셔요
111
00:09:05,900 --> 00:09:10,667
가끔… 아무튼 한국에는
1년 정도 머물렀습니다
112
00:09:11,233 --> 00:09:17,033
군 생활을 한국에서 했으니까 맞아요
113
00:09:17,600 --> 00:09:20,000
그럼 이렇게 여쭈어 보겠습니다
그 당시 한국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114
00:09:20,000 --> 00:09:23,000
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?
115
00:09:23,000 --> 00:09:27,700
우리 목을 끌어안고…
기아에 허덕이고 있었어요
116
00:09:27,700 --> 00:09:32,867
정말로 먹을 것이 없었어요
저희가 먹을 빵을 그들에게 주곤 했습니다
117
00:09:32,867 --> 00:09:37,700
이렇게 철책 옆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
"찹 찹, 찹 찹"이라고 하면서요
118
00:09:37,700 --> 00:09:43,500
음식을 달라는 뜻이예요
저희가 먹을 빵을 그들에게 주었지요
119
00:09:43,500 --> 00:09:48,700
그런 모습을 보셨을 때 대개
어떤 마음이 드셨어요? 슬프셨는지요?
120
00:09:49,533 --> 00:09:57,633
먹을 것을 달라고 했던 사람들은
주로 어린아이였나요, 아니면 어른이었나요?
121
00:09:57,633 --> 00:10:03,067
도망갈 곳이 없는 노인들이 많았습니다
122
00:10:03,067 --> 00:10:06,400
어디 갈 곳은 없고
적군은 폭탄을 쏟아 붓고…
123
00:10:07,067 --> 00:10:09,500
그러니까 선생님으로부터 음식을
원한 사람 중에는 어린 아이와
124
00:10:09,500 --> 00:10:12,533
- 노인들이 많았군요, 맞나요?
- 네
125
00:10:13,633 --> 00:10:19,333
건물들은 어땠나요?
126
00:10:19,333 --> 00:10:31,233
당연히 도시의 건물들은 시멘트로 건설되었지만
시골의 건물들은 다 흙집이었어요
127
00:10:31,233 --> 00:10:34,767
- 옛날 집처럼 말이지요?
- 네
128
00:10:34,767 --> 00:10:41,967
그럼 갈리프 선생님, 선생님께서는
6·25전쟁 중 어느 전선에 계셨어요?
129
00:10:42,600 --> 00:10:45,367
잊어버렸는데...
130
00:10:45,367 --> 00:10:55,700
- 기억나는 전투 명만 말씀하셔도 돼요
- 친천인지 인천인지
131
00:10:56,933 --> 00:11:03,367
도착하니까 한국사람들이 목을 막 껴안았어요
우리를 구해줄 사람들이 왔다고
132
00:11:03,367 --> 00:11:06,767
그럼 한국에 입국은 인천을
통해서 하신 것이지요?
133
00:11:06,767 --> 00:11:07,967
그렇죠
134
00:11:07,967 --> 00:11:12,467
- 그 다음엔 어느 전선에 계셨어요?
- 3개 전선에 있었어요
135
00:11:12,467 --> 00:11:16,367
- 베가스 전투에도 있었고…
- 그 다음은요?
136
00:11:16,367 --> 00:11:21,267
아이고, 다른 전투는 기억이 안 나네요
사진 뒷면에 적혀 있기는 할 텐데…
137
00:11:21,267 --> 00:11:27,367
잠시 후에 가져오신
모든 사진을 함께 볼 거예요
138
00:11:27,367 --> 00:11:32,200
그럼 선생님, 베가스 전투에 대해
조금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?
139
00:11:32,700 --> 00:11:36,433
슬프실 것을, 말씀하시기
어려우실 것을 입니다만…
140
00:11:36,433 --> 00:11:40,667
교대를 밤에 했어요
적군이 보면 안 되니까요
141
00:11:40,667 --> 00:11:46,600
어떤 교대지점 간 거리는
2킬로미터에서 3킬로미터까지 됐어요
142
00:11:46,600 --> 00:11:50,133
500미터에서 600미터 거리도 있었지요
143
00:11:50,133 --> 00:11:52,100
가장 마지막에 확보한 곳은
적군과 아주 가까웠어요
144
00:11:52,100 --> 00:11:55,733
이쪽 구석은 적군이, 또 다른 이쪽 구석은
아군이 점령한 기지였어요
145
00:11:55,733 --> 00:11:58,400
적군이 담배를 피우면
그 연기가 보일 정도였지만
146
00:11:58,400 --> 00:12:03,567
사람 자체는 보이지 않았어요
연기 나는 곳으로 포를 쏘곤 했지요
147
00:12:03,567 --> 00:12:09,167
적군이 죽었는지, 살았는지는
알 수 없었지만
148
00:12:09,900 --> 00:12:13,400
- 적군의 생사를 확인하기 어려우셨어요?
- 네, 알 수 없었어요
149
00:12:14,700 --> 00:12:16,133
자세히 말씀해 주세요
150
00:12:16,133 --> 00:12:19,867
베가스 고지에 대해
어떤 기억을 가지고 계세요?
151
00:12:23,833 --> 00:12:30,500
각 전선 당 세 달을 머물고 교대를 했어요
1년 간 그렇게 했지요
152
00:12:30,500 --> 00:12:32,933
군 복무 기간 3년을
1년만에 다 해 버렸어요
153
00:12:32,933 --> 00:12:36,967
하지만 그 때 제대증을 받지 못했어요
154
00:12:36,967 --> 00:12:41,667
기본 복무 기간인 3년이 지나니
그 때서야 제대증을 주더군요
155
00:12:41,667 --> 00:12:46,967
베가스 고지에 대해
더 말씀해주실 수 있으세요?
156
00:12:48,400 --> 00:12:52,667
- 저는 무전병이었어요
- 무전 임무를 수행하셨군요
157
00:12:52,667 --> 00:12:56,133
사진이 거기 있어요
기계도 나와 있고요
158
00:12:56,133 --> 00:12:58,100
무선 전화기였나요
아니면 무전기였나요?
159
00:12:58,100 --> 00:13:07,267
ANSPRZ300 이요
꽤나 큰 무전기였죠
160
00:13:07,267 --> 00:13:11,933
손가락 네 개만큼 두꺼웠어요
이렇게 컸습니다
161
00:13:11,933 --> 00:13:18,100
그럼 연락과 관련된 임무를
하셨던 것인가요?
162
00:13:18,100 --> 00:13:19,367
저는 본래 포병이었어요
163
00:13:19,367 --> 00:13:22,433
포병이 너무 많이 오니까
저를 보병연대로 보내신 거죠
164
00:13:23,167 --> 00:13:27,200
포병은 너무 많고
보병연대에는 사람이 적었거든요
165
00:13:27,200 --> 00:13:33,467
포병은 전체의 뒤쪽에
그것도 굉장히 뒤쪽에 있는데
166
00:13:33,467 --> 00:13:37,200
보병연대는 가장 전면에
나서기 때문이에요
167
00:13:38,367 --> 00:13:45,900
그 곳에서 어떤 광경을
가장 많이 보셨어요?
168
00:13:47,133 --> 00:13:51,133
불쌍한 한국인들의 모습이요
169
00:13:51,133 --> 00:13:55,833
우리만 보면 "찹 찹, 찹 찹"이라고 했지요
음식을 의미하는데요
170
00:13:55,833 --> 00:14:02,200
저희가 먹고 남은 음식을
그들에게 주기를 기다리는 거예요
171
00:14:02,200 --> 00:14:06,800
그릇을 가져오곤 했어요
그릇 안에 부어주었지요
172
00:14:06,800 --> 00:14:09,567
믿으실 지 모르겠지만
저희는 정말 조금만 먹었어요
173
00:14:09,567 --> 00:14:13,167
- 그들이 배불리 먹었으면 했거든요
- 그러셨군요
174
00:14:13,167 --> 00:14:18,000
그럼 갈리프 선생님, 베가스 고지 외에
다른 생각나시는 내용이 있으세요?
175
00:14:18,000 --> 00:14:29,133
세 개 전선에 있었는데, 엘코, 베를린
베가스 고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억이 안 나네요
176
00:14:29,133 --> 00:14:33,900
예를 들면 선생님과 동일한 시기에
6·25전쟁에 참전하셨던 다른 분들은
177
00:14:33,900 --> 00:14:37,133
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
계셨다고 하셨어요
178
00:14:37,133 --> 00:14:39,800
선생님은 그 곳에 계시지는
않으셨던 것이지요?
179
00:14:39,800 --> 00:14:42,700
강원도 인제 무명
1052 고지에도 있었어요
180
00:14:42,700 --> 00:14:44,433
무전병이라서 전투의
가장 앞쪽에 위치해 있었거든요
181
00:14:44,433 --> 00:14:47,367
- 그럼 그 전투에도 계셨던 거네요
- 대형 무전기를 운용했어요
182
00:14:48,433 --> 00:14:51,933
대형 무전기…
그럼 연락업무도 하신 거예요?
183
00:14:51,933 --> 00:14:53,500
네, 그렇죠
184
00:14:53,500 --> 00:14:56,833
대형 무전기를 제가 매고 다니면서
운용했기 때문에
185
00:14:56,833 --> 00:15:01,567
무전중대가 제 명령을 받고 움직였어요
186
00:15:01,567 --> 00:15:05,500
만일 제가 실수를 하면 모든 책임이
저에게 지워지는 것이지요
187
00:15:05,500 --> 00:15:07,567
그러나 대형 무전기는 정말 무거웠어요
188
00:15:07,567 --> 00:15:11,733
그리고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녔는데
가끔 망가진 배터리가 있기도 했어요
189
00:15:11,733 --> 00:15:14,800
뒤편에 위치한 전우와 연락하지
못할 때도 있었죠
190
00:15:14,800 --> 00:15:20,767
지금 화기 발포를 해야 하는데
적군이 보이는데
191
00:15:21,900 --> 00:15:24,633
배터리가 거의 다 되어서
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
192
00:15:24,633 --> 00:15:28,800
한국어를 배워서 이야기하기도 했지요
193
00:15:28,800 --> 00:15:36,233
터키어를 아는 한국 군인도 있었어요
터키어를 잘 아는 사람도 있었답니다
194
00:15:36,233 --> 00:15:39,333
행운이셨네요
195
00:15:39,333 --> 00:15:47,667
선생님, 한 곳 이상의 전선에
머무르셨다고 말씀 주셨는데요
196
00:15:47,667 --> 00:15:50,067
3개요, 3개
197
00:15:50,533 --> 00:16:00,900
혹시 상처도 입으셨어요?
생사를 넘나드는 순간도 겪으셨나요?
198
00:16:00,900 --> 00:16:04,900
처음 다친 곳은 팔인데요
불꽃 조각이 들어와서 팔이 잘렸었습니다
199
00:16:04,900 --> 00:16:08,033
- 그 정도로 위험한…
- 못 보셨군요
200
00:16:11,933 --> 00:16:21,867
- 어쩌다 다치신 거예요?
- 포탄 조각이 떨어졌어요
201
00:16:21,867 --> 00:16:27,300
무전병이었으니까
바로 무전으로 이야기했죠
202
00:16:27,300 --> 00:16:35,233
의무부대가 곧장 와서
저를 부산으로 데려갔습니다
203
00:16:35,233 --> 00:16:38,867
병원에 두 달쯤 있었어요
204
00:16:39,733 --> 00:16:44,900
한국을 떠나 본국에 귀환한 다음에
예실참(Yeşilçam)에 들어갔습니다
205
00:16:45,833 --> 00:16:55,567
선생님, 참전 중 다치기까지 하셨는데
혹시 훈장은 받으셨나요?
206
00:16:55,567 --> 00:16:58,567
받았죠
207
00:16:58,567 --> 00:17:03,900
이 협회에 있는 600여명의 회원 중
훈장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은 아마 저일 거예요
208
00:17:04,800 --> 00:17:11,000
이름이 쓰여 있는 이 훈장은 미제인
패터슨 총을 사용해서 받은 훈장이에요
209
00:17:12,300 --> 00:17:16,600
이것들은 한국 정부가 준 훈장이고요
210
00:17:16,600 --> 00:17:21,467
터키로 돌아오신 이후에는
어떤 일을 하셨어요?
211
00:17:21,467 --> 00:17:27,700
중장비 기사 일을 했습니다
굴착기 같은 기계 있지요
212
00:17:27,700 --> 00:17:30,467
그걸로 농수로를 열곤 했어요
213
00:17:30,467 --> 00:17:35,300
- 그럼 건설업에 종사하신 것이에요?
- 아니요
214
00:17:35,300 --> 00:17:45,100
- 그럼 더 농업 쪽으로…
- 네, 그렇죠, 농수로 건설 위주로요
215
00:17:45,733 --> 00:17:49,733
방금 전에 예실참(Yeşilçam)에서
일하셨다고 하셨는데요
216
00:17:49,733 --> 00:17:54,367
- 예실참은 터키인들 사이에서는 예전…
- 재미있을 것 같아서 들어갔어요
217
00:17:54,367 --> 00:17:58,267
- 영화계에 들어가신 것 맞죠?
- 저를 좋아해 주셨어요
218
00:17:58,267 --> 00:18:00,567
선생님께서 너무 잘 생기셔서
그러셨던 것이 아닐까요
219
00:18:00,567 --> 00:18:04,533
네, 꽤 멋있었죠
220
00:18:05,000 --> 00:18:12,700
그럼 어떤 배우와 어떤 영화를 찍으셨는지
어떤 역할을 하셨는지 여쭈어도 될까요?
221
00:18:12,700 --> 00:18:17,133
첫 영화는 아이한 으슥
(Ayhan IŞIK)과 찍었어요
222
00:18:17,133 --> 00:18:20,333
6·25전쟁과 연계된 영화였는데
아이한 으슥이 주연 배우였습니다
223
00:18:20,333 --> 00:18:23,400
6·25전쟁과 관련된 영화에서
연기를 하신 거예요?
224
00:18:23,400 --> 00:18:27,333
네, 촬영 장소는 터키였지만요
225
00:18:27,333 --> 00:18:31,600
지금은 돌아가신
멤두흐 윈(Memduh ÜN)이 감독이셨어요
226
00:18:31,600 --> 00:18:36,733
- 영화 제목 기억나세요?
- 북극성(Şimal Yıldızı)이예요
227
00:18:36,733 --> 00:18:39,333
저를 보고 싶으시다면 말입니다
'잊을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'
228
00:18:39,333 --> 00:18:43,033
(Kaybolmasına İzin Vermeyeceğimiz
Değerler Vardır)라는 영화를 보시면 됩니다
229
00:18:43,033 --> 00:18:47,533
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와 관련된 영화예요
그를 사랑하는 역할입니다
230
00:18:48,333 --> 00:18:51,933
- 다 적고 있나요?
- 다 적고 있습니다, 걱정 마세요
231
00:18:51,933 --> 00:18:55,600
잊을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
(Kaybolmasına İzin Vermeyeceğimiz Değerler Vardır)
232
00:18:56,533 --> 00:18:59,467
그럼 실제 6·25전쟁 참전 용사이시면서
6·25전쟁과 관련된 영화에서 연기를 하셨는데요
233
00:18:59,467 --> 00:19:01,900
주변 분들께서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
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?
234
00:19:01,900 --> 00:19:06,667
아니면 선생님께서는
어떤 마음이 드셨어요?
235
00:19:06,667 --> 00:19:13,133
친구들이 "너는 잘 생겼으니까 오디션에
합격할 거야, 꼭 참가해"라고 하더군요
236
00:19:13,133 --> 00:19:18,600
사진을 먼저 제출했습니다
사진을 보냈지만 가지는 않았어요
237
00:19:18,600 --> 00:19:23,033
멤두흐 윈이 저를 찾아왔습니다
저는 병원 위 Damlacık지역에 살고 있었어요
238
00:19:23,033 --> 00:19:26,867
- 이즈미르시에서 겪은 일이시고요
- 네, 저는 이즈미르 사람이니까요
239
00:19:27,267 --> 00:19:32,033
"너무 잘 생겼는데 왜 오디션에 오지
않았냐"고 하더니 저를 데려갔습니다
240
00:19:34,000 --> 00:19:36,367
그 당시 저는 기혼자였어요
241
00:19:36,367 --> 00:19:42,400
- 사모님은 뭐라고 하셨어요?
- 가면 헤어질 거라고요
242
00:19:42,400 --> 00:19:46,367
멤두흐씨에게 "아내를 속여달라"고
말했지만 원하지 않더라고요
243
00:19:46,367 --> 00:19:48,733
제 아내도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었거든요
244
00:19:48,733 --> 00:19:50,893
그는 저와 아내 사이를
아무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
245
00:19:50,946 --> 00:19:53,100
함께 촬영장에 계시면 된다고 말했어요
246
00:19:53,100 --> 00:19:59,633
길을 걷는데 옆에서 어찌나 말이 많던지
별로 같이 걷고 싶지 않았다니까요
247
00:20:01,467 --> 00:20:08,033
- 그 영화들 외에 다른 영화도 찍으셨어요?
- 그게 끝이에요, 그만뒀습니다
248
00:20:08,033 --> 00:20:13,900
아내가 처음부터
좋아하지 않았던 일이기도 하고요
249
00:20:13,900 --> 00:20:16,367
본인과 연기 중 하나만 택하라고 하더군요
연기를 그만뒀죠
250
00:20:16,367 --> 00:20:23,933
- 아내 분이 질투가 있으셨군요
- 네, 절대 아내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
251
00:20:25,467 --> 00:20:32,533
- 1912년에 세상을 떠났어요
- 1912년이요? 2012년 아닐까요?
252
00:20:34,700 --> 00:20:38,333
아이고 놀래라
2018년인지 2019년인지…
253
00:20:38,333 --> 00:20:40,600
- 2009년이요, 2009년
- 2009년이요?
254
00:20:40,600 --> 00:20:42,400
아,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
255
00:20:42,400 --> 00:20:45,633
1912년이면 아직 선생님께서
태어나시기도 전이라
256
00:20:45,633 --> 00:20:51,133
여든 여덟이 되니 잘 잊어버려요
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각이 나긴 합니다만
257
00:20:51,133 --> 00:20:56,300
네, 그럼 2009년에 사모님이
돌아가셨다고 하셨는데요
258
00:20:56,300 --> 00:20:59,433
- 2012년이에요
- 2012년에 돌아가셨어요?
259
00:20:59,433 --> 00:21:01,967
2012년에요
기억하고 있어요
260
00:21:01,967 --> 00:21:08,133
선생님, 저희를 위해서 한국에서 찍힌
사진을 가지고 오셨다고 말씀 주셨었습니다
261
00:21:08,133 --> 00:21:10,033
전부 다 거기에 두었어요
262
00:21:10,033 --> 00:21:18,833
지금 가지고 계신 사진을 누가 촬영했는지
아니면 누구와 함께 찍혔는지 기억하세요?
263
00:21:18,833 --> 00:21:20,500
제 사진기입니다
264
00:21:20,500 --> 00:21:23,700
친구들에게 사진기를 주고
찍어달라고 부탁했어요
265
00:21:23,700 --> 00:21:27,933
선생님, 지금 보여주시는
이 사진은 최근에 찍힌 사진이에요
266
00:21:27,933 --> 00:21:30,733
다른 사진도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?
267
00:21:30,733 --> 00:21:34,267
6·25전쟁 참전 기간 중
시간 순서에 따라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
268
00:21:35,267 --> 00:21:38,667
다 찍으실 건가요?
269
00:21:38,667 --> 00:21:42,000
사진으로는 다 찍었는데
영상으로도 촬영해 두려고 합니다
270
00:21:42,000 --> 00:21:46,333
대(大)베를린, 소(小)베를린
그리고 베가스 고지에서 찍은 사진이예요
271
00:21:47,433 --> 00:21:56,133
- 사진 뒤의 메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
- 그 메모는 언제 써 두셨는지요?
272
00:21:56,133 --> 00:22:01,733
1952년부터 1953년 사이에
적어 둔 것이에요
273
00:22:01,733 --> 00:22:05,000
- 한국에 계실 때요
- 네, 52년도에 갔으니까요
274
00:22:05,000 --> 00:22:17,200
- 보세요, 뒤에 다 적혀 있어요
- 다른 사진도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?
275
00:22:29,533 --> 00:22:35,367
한국에서 찍은 모든 사진의 뒷면에
메모를 남겨두셨어요?
276
00:22:35,367 --> 00:22:36,533
네
277
00:22:36,533 --> 00:22:40,433
- 한국에 계실 때가 맞지요?
- 네, 한국에 있을 때예요
278
00:22:40,433 --> 00:22:50,538
다른 사진도 계속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
이 사진은 어디서 찍으셨어요?
279
00:22:51,551 --> 00:22:59,765
1952년부터 1953년까지, 6·25전쟁 참전 중
베가스 고지에 있을 때입니다
280
00:22:59,790 --> 00:23:01,433
좋아요, 다른 사진으로 넘어가겠습니다
281
00:23:01,433 --> 00:23:04,700
이런 식으로 각각 사진에 대해
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?
282
00:23:04,700 --> 00:23:05,933
네
283
00:23:07,833 --> 00:23:11,667
- 이 사진은 어디인가요?
- 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요
284
00:23:11,667 --> 00:23:14,033
1달 동안 휴식을 취했지요
285
00:23:14,033 --> 00:23:22,300
한 달 간 쉬고 세 달 간
한 전선에 머무르곤 했어요
286
00:23:22,300 --> 00:23:25,100
다른 사진들도 보여주세요
이 사진은 어디서 찍으셨어요?
287
00:23:27,467 --> 00:23:29,567
그 전투에서요
288
00:23:29,567 --> 00:23:39,067
- 어떤 전투인지 기억나세요?
- 서울 전투요, 손을 다쳤어요
289
00:23:39,067 --> 00:23:44,533
아, 팔에 붕대를 감으신 분이 선생님이세요?
290
00:23:44,533 --> 00:23:48,967
네
291
00:23:48,967 --> 00:23:56,933
- 다른 사진들도 보여주세요
- 친천이에요, 전선은 아닙니다
292
00:23:56,933 --> 00:23:58,433
인천이요
293
00:23:58,433 --> 00:24:04,800
- 저희는 '친천'이라고 했어요
- 그럼 '친천' 근처에도 계셨네요?
294
00:24:04,800 --> 00:24:07,900
'친천'이라고 부르길래
그렇게 적어두었습니다
295
00:24:07,900 --> 00:24:14,018
다른 사진들도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?
296
00:24:14,942 --> 00:24:20,475
- 이 사진은 어디서 찍으셨어요?
- 이 사람은 한국인이에요
297
00:24:20,500 --> 00:24:25,367
이름이 '정혁정'이었던가
전선 뒤쪽이네요
298
00:24:25,367 --> 00:24:29,400
코마시밀라 하시미카
'감사합니다'라는 뜻인데요
299
00:24:29,400 --> 00:24:32,067
한국인 친구가 알려줬지요
장교였어요
300
00:24:33,391 --> 00:24:36,933
선생님, 사진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
301
00:24:36,933 --> 00:24:41,733
마지막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
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
302
00:24:41,733 --> 00:24:44,100
선생님을 더 이상 피곤하게
해 드리고 싶지 않아요
303
00:24:44,100 --> 00:24:47,067
전혀 피곤하지 않은데요
저녁까지 계속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아요
304
00:24:47,067 --> 00:24:50,033
하지만 다음 인터뷰를
기다리는 전우들이 있네요
305
00:24:50,033 --> 00:24:51,400
네, 아쉽지만 그렇습니다
306
00:24:51,400 --> 00:24:59,933
- 6·25전쟁 후에 한국에 가 보셨어요?
- 오라고 하던데, 가지 않았어요
307
00:24:59,933 --> 00:25:05,000
무슨 할 일이 있다고 가겠어요
한달이나 걸리는 먼 길인데요
308
00:25:05,567 --> 00:25:11,767
- 지금은 비행기로 열한시간이면 가는 걸요
- 그렇다고 하더라고요
309
00:25:11,767 --> 00:25:13,433
하지만 가지 않았습니다
310
00:25:13,433 --> 00:25:20,467
그럼 선생님, 신문이나 텔레비전으로
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하였는지 들으셨을 것 같아요
311
00:25:20,467 --> 00:25:25,700
삼성, LG, 기아, 현대 같은 브랜드들이
모두 한국의 회사인데요
312
00:25:25,700 --> 00:25:30,100
그럼요, 굉장히 발전했더군요
터키가 한참 뒤에 머물러 있지요
313
00:25:30,100 --> 00:25:31,933
한국인들은 워낙 부지런한 사람들이라
314
00:25:31,933 --> 00:25:36,467
본국으로 귀환하실 때에 한국이
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셨어요?
315
00:25:36,800 --> 00:25:40,567
터키에 돌아올 때 저는 배로 왔어요
28…
316
00:25:40,567 --> 00:25:43,933
아니요, 한국이 이렇게
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셨어요?
317
00:25:43,933 --> 00:25:46,967
아니요, 전혀
그 누구도…예상하지 못했을 것이예요
318
00:25:46,967 --> 00:25:50,433
모든 것을 생산하더군요
터키가 한참 뒤에 머물러 있다니까요
319
00:25:50,433 --> 00:25:57,367
그럼 선생님,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
2020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이에요
320
00:25:57,367 --> 00:26:00,867
저희에게 또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
321
00:26:00,867 --> 00:26:06,567
한국의 새로운 세대에게
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
322
00:26:07,267 --> 00:26:12,600
-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
- 생각나는 것이 있으세요?
323
00:26:12,600 --> 00:26:15,500
한국인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입니다
324
00:26:15,500 --> 00:26:20,533
저희를 보면 이렇게
땅에 닿을 만큼 몸을 숙였어요
325
00:26:20,533 --> 00:26:25,567
우리를 구해준 건 터키 군인이라고 했어요
326
00:26:25,567 --> 00:26:30,367
16개 나라에서 군인들이 왔지만
전투를 할 때는 다들 도망갔거든요
327
00:26:30,367 --> 00:26:34,133
저희는 도망가지 않았습니다
고지를 빼앗기지 않았어요
328
00:26:34,733 --> 00:26:43,900
다른 나라 군인들은 고지를 빼앗기든 말든
도망쳐버려서 적군이 점령하곤 했거든요
329
00:26:43,900 --> 00:26:49,033
전선 세 곳에 있었는데요
터키군이라고 하면 적들이 무서움에 떨었지요
330
00:26:49,033 --> 00:26:54,000
그럼 선생님, 특별히 전할 말씀은 없으시지만
그들이 잘 되었으면 하고 바라시는 것이지요?
331
00:26:54,000 --> 00:26:57,400
그렇죠, 좋은 사람들이잖아요
정말 좋은 사람들이랍니다
332
00:26:57,400 --> 00:27:03,300
저와 인터뷰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이것으로 인터뷰를 종료하겠습니다
333
00:27:03,300 --> 00:27:06,200
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