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33 --> 00:00:08,467
먼저 저희와 이렇게 인터뷰를
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
2
00:00:08,467 --> 00:00:11,600
-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- 이브라힘 귤렉입니다
3
00:00:11,600 --> 00:00:15,033
이브라힘 선생님,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
4
00:00:15,033 --> 00:00:28,333
- 생년월일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?
- 1932년 4월 1일생입니다
5
00:00:28,333 --> 00:00:35,933
어머니,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?
6
00:00:35,933 --> 00:00:42,433
트라키아 지방 에디르네주
케샨시에서 농사를 지으셨어요
7
00:00:42,433 --> 00:00:46,600
- 형제는 몇 분이셨어요?
- 일곱이요
8
00:00:46,600 --> 00:00:48,133
여자 형제가 몇 분
남자 형제가 몇 분이셨어요?
9
00:00:48,133 --> 00:00:50,700
남자 형제 여섯, 여자 형제 하나였어요
10
00:00:51,333 --> 00:00:57,000
- 군에는 언제 입대하셨어요?
- 1952년에요
11
00:00:57,000 --> 00:01:02,567
사병이셨나요
아니면 계급이 있으셨나요?
12
00:01:02,567 --> 00:01:04,200
계급은 없었습니다
13
00:01:04,667 --> 00:01:06,400
- 사병이셨군요?
- 네
14
00:01:07,400 --> 00:01:12,033
한국에는 몇 년도에 가셨어요?
15
00:01:12,767 --> 00:01:16,267
53년도에 그 곳에 있었으니
53년도 몇 월에 갔는지는
16
00:01:16,267 --> 00:01:19,800
다른 전우들이 말해준다면 더 좋겠네요
모르겠어요
17
00:01:19,800 --> 00:01:22,467
- 기억이 안 나세요?
- 네, 53년도에 간 것만 기억이 나요
18
00:01:22,467 --> 00:01:27,500
네 번째로 파병된 병력 중
한 분 이셨나 봐요
19
00:01:27,500 --> 00:01:33,800
네, 네 번째 파병대에 속해 있었어요
마지막 파병대였지요
20
00:01:34,267 --> 00:01:42,933
- 6·25전쟁 참전 시 소속이 어떻게 되셨어요?
- 제3대대 제11중대였어요
21
00:01:43,600 --> 00:01:46,733
- 특정 소대 소속이셨어요?
- 네, 제11중대 제1소대였어요
22
00:01:46,733 --> 00:01:53,500
호치키스 기관총을 다뤘습니다
23
00:01:54,000 --> 00:01:58,900
한국에 도착하셨을 때, 한국은 어떤
모습이었나요? 사람들은 어떠했나요?
24
00:01:58,900 --> 00:02:02,167
손님처럼 대우해 주었어요
25
00:02:02,633 --> 00:02:08,900
배에서 내려 먼저 하루를 쉬었습니다
그 다음에 기차를 탔어요
26
00:02:08,900 --> 00:02:17,667
철도도 끊어져 있었지요
매우 힘겹게 가더군요
27
00:02:17,667 --> 00:02:24,167
기차를 타고 가던 중 가난하고
헐벗은 한국 아이들을 봤습니다
28
00:02:24,700 --> 00:02:28,133
서리가 내리는 이른 아침에
기차가 출발했어요
29
00:02:28,133 --> 00:02:32,033
'우리는 군복을 입고도
이렇게 덜덜 떠는데
30
00:02:32,033 --> 00:02:36,100
저 아이들은 대체 어떻게 저렇게
아무것도 입지 않을 수 있을까'라고
31
00:02:36,100 --> 00:02:40,733
저희끼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
32
00:02:40,733 --> 00:02:46,700
어떻게 안 추워하는지
그렇게 헐벗고도 말입니다
33
00:02:46,700 --> 00:02:49,733
정말 옷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
아무 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어요
34
00:02:49,733 --> 00:02:52,833
그 아이들을 보니 저희 마음이 찢어졌습니다
35
00:02:52,833 --> 00:02:57,367
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?
"찹, 찹"이라고 해요
36
00:02:57,367 --> 00:03:02,267
빵을 말하는 거예요
"터키쉬, 찹, 찹"이라고 해요
37
00:03:02,267 --> 00:03:07,100
저희가 이동할 때에 밥으로
조각조각 잘린 식량이 배급되었거든요
38
00:03:07,100 --> 00:03:10,033
그 식량을 어린이들에게 주었어요
39
00:03:10,033 --> 00:03:13,700
한 번 줄 때 열 조각에서
열 다섯 조각 정도를 줄 수 있었고
40
00:03:13,700 --> 00:03:17,833
기차가 너무 천천히 가다 보니까
기차 밖으로 던져 줄 수 있었어요
41
00:03:17,833 --> 00:03:20,867
한 아이가 빵을 받아먹으려고 하면
옆의 아이가 빼앗아요
42
00:03:21,433 --> 00:03:28,933
그런 모습을 보자 진심으로
"이들을 구해주고 싶다"는 생각이 들었습니다
43
00:03:28,933 --> 00:03:31,967
한국의 집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불타 있었나요?
44
00:03:31,967 --> 00:03:34,467
마을에는 집이 아예 없었어요
산에 있었습니다
45
00:03:34,467 --> 00:03:37,433
사람들은 서울을 비우고
대피한 상황이었습니다
46
00:03:37,833 --> 00:03:39,667
12층짜리 건물이 남아있었고요
47
00:03:39,667 --> 00:03:42,967
저는 서울에 2-3번 정도
포상으로 갔었거든요
48
00:03:42,967 --> 00:03:46,233
어쨌든 12층 건물에
포탄이 막 떨어졌어요
49
00:03:46,233 --> 00:03:49,633
여기로 떨어지고, 저기로 떨어지고
그래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더라고요
50
00:03:49,633 --> 00:03:54,767
사람들은 도시를 비우고
다 산으로 올라갔어요
51
00:03:54,767 --> 00:04:00,400
숲에 살았습니다
짚으로, 건초로, 풀로 집을 지었어요
52
00:04:00,400 --> 00:04:02,567
- 그렇게 살아남았어요
- 모두 시골집이었군요
53
00:04:02,567 --> 00:04:08,433
그렇게 살고 있는 것을 보니까
마음이 산산조각이 나더라고요
54
00:04:08,433 --> 00:04:13,233
그럼 이브라힘 선생님
한국에 계실 때 어떤 전선에 계셨어요?
55
00:04:13,467 --> 00:04:15,633
- 쿰칼레(Kumkale)전선에 있었어요
- 쿰칼레전선이요
56
00:04:15,633 --> 00:04:22,000
- 또 다른 전선에도 계셨나요?
- 쿰칼레와 베가스 전투에도 참여했어요
57
00:04:23,800 --> 00:04:29,933
지금까지 인터뷰에 따르면
네 번째 파병대 소속 선생님들께서는
58
00:04:29,933 --> 00:04:33,267
그때 이미 전쟁이 중단되었다고
말씀하시더라고요
59
00:04:33,267 --> 00:04:38,433
네, 하지만 정전되었다가
(착오)다시 시작되었어요
60
00:04:38,900 --> 00:04:40,733
두 달 정도 전쟁이
더 지속되었다고 들었습니다
61
00:04:40,733 --> 00:04:42,967
네, 잠깐의 정전이었을 뿐이더라구요
62
00:04:42,967 --> 00:04:46,700
그 때 너무 기뻤어요
아예 종전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
63
00:04:46,700 --> 00:04:49,500
하지만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
다시 전투가 시작됐습니다
64
00:04:50,000 --> 00:04:55,933
그래서 저희는 밤에 참호를 팠습니다
손이 퉁퉁 부었어요
65
00:04:56,333 --> 00:05:00,000
40개의 널빤지를 가지고 말이죠
66
00:05:00,000 --> 00:05:07,100
게다가 그 위에 돌을 올리고는
시멘트 포대를 얹었습니다
67
00:05:07,100 --> 00:05:12,100
대포가 떨어지면 그 돌들은 다 흩어집니다
68
00:05:12,100 --> 00:05:18,200
그렇지만 총안이 있어서
총안에서 아침까지 총을 쏘아 대곤 했습니다
69
00:05:18,200 --> 00:05:23,033
저는 250발의 총알을 사용했습니다
70
00:05:23,033 --> 00:05:27,600
20발들이 탄창이 있었어요
20발의 총알이 들어갔지요
71
00:05:27,600 --> 00:05:31,633
하지만 저희는 띠를 차고 있었어요
72
00:05:31,633 --> 00:05:34,967
심지어 참호에 있을 때 찼던 띠에는
전화기도 있었습니다
73
00:05:34,967 --> 00:05:36,767
메흐멧 귤벡이라는 중위가 있었어요
티레시 출신이었어요
74
00:05:36,767 --> 00:05:39,067
어쨌든 그가 계속 총을 쐈습니다
75
00:05:39,067 --> 00:05:42,133
7곳의 타겟이 있었는데
썩 마음에 들게 쏘지는 않더군요
76
00:05:42,133 --> 00:05:46,333
지휘관이 명령을 내리면
7곳의 타겟을 향해 총을 쐈습니다
77
00:05:46,333 --> 00:05:48,433
그 때 저희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?
78
00:05:48,433 --> 00:05:53,067
"어두워서 아무것도
보이지가 않습니다"라고 했지요
79
00:05:53,067 --> 00:05:59,100
지휘관이 명령을 내릴 때 설명을 하기 위해
높은 곳에서 투광조명을 사용했습니다
80
00:05:59,100 --> 00:06:02,400
적군은 대마초를 피우는 건지
술을 마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
81
00:06:02,400 --> 00:06:04,033
비슷한 것을 하고 있더군요
82
00:06:04,033 --> 00:06:06,767
그땐 충분히 음식을 먹일
상황이 되지 않았잖아요
83
00:06:06,767 --> 00:06:09,500
국민들도 배고파 죽을 지경이었는데요
84
00:06:09,500 --> 00:06:12,900
3년 동안 전쟁이 지속되었지만
사실 그 전부터도 전쟁이었고요
85
00:06:12,900 --> 00:06:15,867
4-5년 동안 전쟁 속에 있는 것이지요
86
00:06:15,867 --> 00:06:23,133
한국을 포함해서 17개 국가가
나중에는 모두 전투에 임했어요
87
00:06:23,133 --> 00:06:27,000
공식적으로 사람들을 죽음에
밀어 넣는 것 같았지요
88
00:06:28,200 --> 00:06:31,967
저희도 지휘관에게 아무 것도
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
89
00:06:31,967 --> 00:06:34,967
지휘관은 계속 '공격, 공격'을 외쳤어요
90
00:06:34,967 --> 00:06:38,533
저는 탄약통을 바꾸었죠
탄약통에는 250발의 총알이 들어 있었어요
91
00:06:38,533 --> 00:06:45,400
그러니까 그 때 적군이 술을
많이 마셨다는 이야기인 것이죠?
92
00:06:45,400 --> 00:06:46,833
네, 술이요
93
00:06:46,833 --> 00:06:50,833
배를 곯지 않으려고
마신 것이라고 생각하시고요
94
00:06:50,833 --> 00:06:54,500
아니요, 그건 아니에요
사실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것이었지요
95
00:06:54,500 --> 00:06:56,200
장교들이 말한 것이고요
96
00:06:56,200 --> 00:07:00,367
-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 것일까요?
- 네, 그렇죠
97
00:07:00,367 --> 00:07:02,767
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
98
00:07:02,767 --> 00:07:05,733
그 다음에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, 저는
"지휘관님, 저희 지금 어두워서
99
00:07:06,933 --> 00:07:10,467
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
공격은 하고 있습니다"라고 했죠
100
00:07:10,467 --> 00:07:13,933
그러니까 지휘관이 저를 불렀어요
101
00:07:13,933 --> 00:07:19,100
"내일 아침 10시에 이 곳에 와서
네가 어디를 공격했는지 봐"라고 했습니다
102
00:07:19,533 --> 00:07:21,633
그곳엔 강이 하나 있었어요
두 개의 고개가 마주 보고 있었고요
103
00:07:21,633 --> 00:07:25,133
지역을 기억하세요?
어느 전선이었는지?
104
00:07:25,133 --> 00:07:26,233
베가스고지였어요
105
00:07:26,233 --> 00:07:29,100
베가스고지 근방이었군요
네, 계속 말씀하세요
106
00:07:29,100 --> 00:07:37,500
아침이 되어 지휘관을 찾아갔습니다
소파처럼 긴 의자가 있었거든요
107
00:07:37,500 --> 00:07:39,533
그 의자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어요
108
00:07:40,333 --> 00:07:43,233
저는 지휘관 어깨 즈음에 다가가
톡톡 어깨를 쳤습니다
109
00:07:43,233 --> 00:07:46,433
이렇게 침을 흘리면서
손으로 눈을 비비더라고요
110
00:07:46,433 --> 00:07:50,067
"귤렉 자네 왔나" 하면서
망원경을 보여주었어요
111
00:07:50,067 --> 00:07:54,700
4미터짜리 불도저가 보이더라고요
너덜너덜했어요
112
00:07:54,700 --> 00:08:03,267
제가 돌을 던지면 마치 바로
그 곳에 떨어질 것만 같았습니다
113
00:08:03,267 --> 00:08:05,400
그렇게 망원경으로는
다 가깝게 보였어요
114
00:08:05,400 --> 00:08:10,367
물론 지휘관은 투광조명을
사용했으니까 보였겠지만
115
00:08:10,367 --> 00:08:13,933
저희는 보이지 않았단 말이에요
116
00:08:13,933 --> 00:08:17,667
"다 자네가 쏜 사람들이야
손과 발이 보일 걸세"라고 하더라고요
117
00:08:17,667 --> 00:08:18,700
그러니까 시체를 보신거군요
118
00:08:18,700 --> 00:08:22,000
네, 저희가 총을 쐈던 그 밤에 죽은 겁니다
119
00:08:22,000 --> 00:08:26,800
낮에는 공격을 하지 않고 잤거든요
120
00:08:27,767 --> 00:08:37,200
날이 어두워졌을 때 연합군과
미국의 군용기들이 왔습니다
121
00:08:37,200 --> 00:08:40,867
마지막에는 미군이 무얼 했는지 아세요?
122
00:08:41,267 --> 00:08:46,967
중국군의 비행기 엔진이 2개면
미군은 엔진이 3개 달린 팬텀을 만들었어요
123
00:08:47,567 --> 00:08:51,700
그래서 중국군의 군용기를
하늘에서 격추시켰습니다
124
00:08:51,700 --> 00:08:53,567
폭탄을 적군 위에 떨어뜨리는 것이지요
125
00:08:53,567 --> 00:08:57,100
그들이 무전을 하면서
저희를 공항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
126
00:08:57,100 --> 00:08:59,867
미군이 수행했던 일을 기억하죠
127
00:08:59,867 --> 00:09:07,933
- 그럼 그 곳에서 어떤 임무를 맡고 계셨어요?
- 보병연대에 있었어요
128
00:09:07,933 --> 00:09:14,467
- 바로 전선으로 뛰어드신 거예요?
- 저는 저격수였거든요
129
00:09:14,467 --> 00:09:17,567
딱히 임무는 없었어요
130
00:09:17,567 --> 00:09:22,333
중사들이 보초를 서는 순서표를 적어야 했는데
그걸 제가 적곤 했지요
131
00:09:22,333 --> 00:09:25,900
문서와 관련된 업무도 보신 거예요?
132
00:09:25,900 --> 00:09:31,400
그 정도는 아닌데요
예를 들면 그 전선에 열 명이 있어요
133
00:09:31,400 --> 00:09:35,900
그런데 중사들이 글을 몰라요
그럼 담당자여도 문서를 적을 수 없잖아요
134
00:09:36,333 --> 00:09:37,633
그래서 제가 적었어요
135
00:09:37,633 --> 00:09:40,933
9부터 11까지 순서표를
제가 만들기를 바라더라고요
136
00:09:40,933 --> 00:09:43,633
이브라힘 선생님, 제가
한 가지 여쭤보는 것을 잊어버렸네요
137
00:09:43,633 --> 00:09:45,633
학교는 어디까지 다니셨어요?
138
00:09:45,633 --> 00:09:48,767
검정고시를 봤어요
학교가 없었거든요
139
00:09:48,767 --> 00:09:52,433
- 초등학교 졸업까지 하셨어요?
- 네, 초등학교까지요
140
00:09:52,433 --> 00:09:56,900
하지만 다른 분들이나, 중사들보다...
141
00:09:56,900 --> 00:10:00,100
네, 터키군 전체 중대에 200명이 있었는데
142
00:10:00,100 --> 00:10:06,633
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
20명인가 그랬어요
143
00:10:06,667 --> 00:10:09,533
- 네 번째로 파병된 사람들 중에요?
- 네
144
00:10:09,533 --> 00:10:13,533
그 당시 터키에도 글을 아는 사람은
많지 않았어요
145
00:10:13,567 --> 00:10:15,067
그럼 전체 중 몇 명 정도
쓰고 읽는 것이 가능했었나요?
146
00:10:15,067 --> 00:10:16,800
20명 정도요
147
00:10:16,800 --> 00:10:21,433
대위들이 저희에게 열 명 정도를 보냈고
그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라고 했습니다
148
00:10:21,433 --> 00:10:23,900
저한테 배운 병사 중 여덟 명 정도가
글을 깨우쳤고요
149
00:10:23,900 --> 00:10:26,033
대위님이 저를 축하해 주셨었지요
150
00:10:26,033 --> 00:10:31,467
아랍 사람들은 터키어를 모르지요
쿠르드인들도 터키어를 몰랐고요
151
00:10:31,467 --> 00:10:33,867
그들에게 서명하는 법을 가르쳤어요
152
00:10:33,867 --> 00:10:36,000
편지도 쓸 줄 몰랐지요
터키어를 몰랐으니까요
153
00:10:36,000 --> 00:10:39,767
그럼 이브라힘 선생님
저 하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
154
00:10:39,767 --> 00:10:44,333
정전협정이 체결된 후에
사기 증진 활동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
155
00:10:44,333 --> 00:10:47,967
- 그런 활동에도 참여하셨어요?
- 네, 참여했습니다
156
00:10:47,967 --> 00:10:55,433
미군이 제게 '상사'라는 계급을 주더군요
메달 수여식도 했고요
157
00:10:55,433 --> 00:11:04,567
- 희곡으로 공연도 했어요
- 연극도 하셨군요
158
00:11:04,567 --> 00:11:09,900
터키 여단 군인 열 명
미군 열 명이 선발되었어요
159
00:11:10,333 --> 00:11:14,633
열 명 중에 저도 있었지요
160
00:11:14,633 --> 00:11:16,300
줄다리기를 하려고 뽑힌 사람들이었어요
161
00:11:16,300 --> 00:11:19,400
저희 장교님들은 감사하게도
매우 깨어 있는 분들이셨어요
162
00:11:19,400 --> 00:11:24,533
미군에게 장난을 치자고 하시더군요
163
00:11:24,533 --> 00:11:31,600
그 사람들, 저희보다 더 몸집이 커요
특히 흑인들은 더 그렇고요, 아시지요
164
00:11:31,600 --> 00:11:41,933
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왼발을
땅에 구덩이를 파듯 박으라고 하시더라고요
165
00:11:41,933 --> 00:11:45,267
저희와 미군 사이에
폭이 20센티미터쯤 되는 물이 흘렀어요
166
00:11:45,267 --> 00:11:48,133
잡아당겨 먼저 물에 빠지는 팀이
지는 게임이었지요
167
00:11:48,133 --> 00:11:49,933
배에서 쓰는 밧줄 있지요?
168
00:11:49,933 --> 00:11:54,167
모두 그 배에서 쓰는 밧줄 중
가장 두꺼운 것을 허리에 감았습니다
169
00:11:54,167 --> 00:11:58,233
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
저희 중 열명, 미군 중 열명이 참가했어요
170
00:11:58,233 --> 00:12:01,667
그 열 명의 미군에게
저희가 장난을 쳤습니다
171
00:12:01,667 --> 00:12:06,267
줄을 팽팽히 당기고는
어느 순간 장교께서 줄을 풀라고 하셨어요
172
00:12:06,267 --> 00:12:07,933
힘을 풀었지요
173
00:12:07,933 --> 00:12:11,567
그들은 뒤로 넘어졌고
저희는 미군을 계속 당겼어요
174
00:12:13,333 --> 00:12:15,867
저희가 이겼죠
저는 참 많은 곳에서 1등을 했어요
175
00:12:15,867 --> 00:12:21,867
서울에 한 번도 가지 못한 군인들도 있을 텐데
저는 다섯 번이나 갔거든요
176
00:12:21,867 --> 00:12:33,033
몇 번의 포상이 있었지요
청소, 운동 등 여러 번 승리했거든요
177
00:12:33,467 --> 00:12:36,933
전쟁 종료 후 한국에 갈 수 있는
기회가 있으셨어요?
178
00:12:36,933 --> 00:12:39,033
- 네
- 언제 가셨어요?
179
00:12:39,033 --> 00:12:43,300
날짜는 기억이 안 나요
10년 전이었던가, 8, 9년 전이었던가
180
00:12:43,300 --> 00:12:46,267
- 2008년도에 가셨나 봅니다
- 네, 날짜는 잘 기억이 안 나요
181
00:12:46,267 --> 00:12:50,833
그럼 6·25전쟁 후 본국으로 귀환하실 때에
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
182
00:12:50,833 --> 00:12:54,533
세계를 이끄는 20개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
183
00:12:54,533 --> 00:12:59,467
또는 민주공화국 체계를
이렇게 잘 유지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
184
00:12:59,467 --> 00:13:00,933
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?
185
00:13:00,933 --> 00:13:06,100
네,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
신께서는 두려움을 주시지 않으신답니다
186
00:13:06,633 --> 00:13:10,800
저에게는 호치키스 기관총이 있었고
또 가까이에 권총도 있었으니까요
187
00:13:10,800 --> 00:13:16,567
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
총검도 있었고요
188
00:13:16,567 --> 00:13:20,067
가까이에서 공격이 오면
살아남아야 하니까요
189
00:13:20,067 --> 00:13:23,733
호치키스 기관총과는 다르지요
190
00:13:23,733 --> 00:13:28,567
아, 그 부분을 여쭌 것이 아닙니다
제가 궁금했던 것은 다른 부분이에요
191
00:13:28,567 --> 00:13:33,733
2008년도에 한국에 다시 가셨잖아요
192
00:13:34,300 --> 00:13:38,767
정전 후 한국을 떠나 터키로 귀환하실 때에
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것을
193
00:13:38,767 --> 00:13:43,700
이렇게 훌륭한 모습을 갖출 것을
예상하셨었는지 궁금했습니다
194
00:13:43,700 --> 00:13:46,400
아니요, 전혀요
너무 가난한 나라였어요
195
00:13:46,400 --> 00:13:50,333
대체 언제 발전하려나 하고
저희끼리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요
196
00:13:50,333 --> 00:13:57,900
그렇지만 저희가 다시 갔을 때 장관 등
국가 각료들이 나와 저희를 방문해 주었어요
197
00:13:57,900 --> 00:14:02,800
장관이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?
"저희는 지금 부유한 국가가 되었습니다
198
00:14:02,800 --> 00:14:05,633
터키의 외채가 얼마가 되든
저희가 갚겠습니다"라고 했습니다
199
00:14:05,633 --> 00:14:10,033
한국인 장관이 저희에게 와서
그렇게 말했단 말입니다
200
00:14:10,367 --> 00:14:13,700
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
아직 부채가 있다고 하더군요
201
00:14:14,033 --> 00:14:18,267
그리고 저희를 물어서 찾아와요
202
00:14:18,267 --> 00:14:20,900
지난 번에는 일곱 명의 지휘관이
가족들과 함께 저희를 찾아왔습니다
203
00:14:20,900 --> 00:14:24,300
다섯 명의 6·25전쟁 참전용사를
찾아온 것이지요
204
00:14:24,733 --> 00:14:28,633
그리곤 묻더라고요
"매달 연금을 얼마 받으십니까?"라고요
205
00:14:29,133 --> 00:14:32,533
대령 한 명, 중위 한 명이
영어를 알고 있었습니다
206
00:14:32,533 --> 00:14:34,933
저희도 영어를 조금 알기는 했는데
다 잊어버렸어요
207
00:14:34,933 --> 00:14:37,567
6·25전쟁 중에는 말할 줄 알았는데 말이죠
208
00:14:38,167 --> 00:14:40,867
그들은 "매달 연금을
얼마 받으십니까?"라고 물었고
209
00:14:40,867 --> 00:14:43,433
저희는 "740리라를 받습니다"
라고 대답했어요
210
00:14:43,600 --> 00:14:46,100
이제 805리라를 받고 있습니다
211
00:14:46,100 --> 00:14:51,367
저희 군인들은 나토로부터
1,000 달러를 받고요
212
00:14:51,367 --> 00:14:55,400
그 장군들이 떠나고 나서
3일 후에 텔레비전에 나오더라고요
213
00:14:55,400 --> 00:15:00,233
6·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
어느 정도 금전적인 후원을 할 예정이라고요
214
00:15:00,233 --> 00:15:02,567
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요
215
00:15:03,500 --> 00:15:06,833
하지만 신께서 이 나라를 보호하시기를 바랍니다
216
00:15:06,833 --> 00:15:11,967
고국을 위해 저희는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
키프로스작전이 일어났을 때에도 말이지요
217
00:15:12,667 --> 00:15:15,033
저는 케샨시 출신이에요
218
00:15:15,033 --> 00:15:19,267
대령님께 "제 호치키스 기관총을 주시면
지금이라도 가겠습니다"라고 말했어요
219
00:15:19,267 --> 00:15:20,567
저를 따뜻하게 대해 주셨지요
220
00:15:20,567 --> 00:15:22,033
그럼 2008년도에 가셨을 때
221
00:15:22,033 --> 00:15:25,400
한국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것을
혹시 예상하고 계셨어요?
222
00:15:25,400 --> 00:15:28,233
전혀요
언제, 어디서 예상할 수 있었겠습니까
223
00:15:28,233 --> 00:15:33,033
사람들이 산에, 숲에 집을 지어 살고 있었어요
서울은 황폐화된 상황이었고요
224
00:15:33,033 --> 00:15:40,500
2008년도에 가셨을 때는 어떠셨어요?
서울을 보시고 어떤 마음이 드셨어요?
225
00:15:40,500 --> 00:15:46,100
얼마나, 75층짜리 건물이 생기고
한 건물에 400가구가 살고
226
00:15:46,100 --> 00:15:51,600
심지어 내진설계가 되어
지어졌다고 하더군요
227
00:15:51,600 --> 00:15:56,400
게다가 저희 통역사도 있었는데요
228
00:15:57,100 --> 00:16:02,633
제가 "터키에도 75층 건물이 있어요"
라고 말했습니다
229
00:16:02,967 --> 00:16:07,500
그러니까 건물들 하며 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
저희는 너무 놀랐어요
230
00:16:07,500 --> 00:16:09,933
그럼 이 질문을 끝으로
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
231
00:16:09,933 --> 00:16:13,067
선생님을 더 피곤하게 하지 않으려고 해요
232
00:16:13,067 --> 00:16:18,967
2020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입니다
233
00:16:18,967 --> 00:16:22,200
젊은이들에게, 한국의 새로운 세대에게
234
00:16:22,200 --> 00:16:25,933
한국인 젊은이들에게
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?
235
00:16:26,533 --> 00:16:33,433
전쟁 후에 이렇게까지
발전한 나라는 없습니다
236
00:16:33,433 --> 00:16:38,500
한국이 이뤄낸 모든 것을 축하합니다
237
00:16:38,867 --> 00:16:43,167
어떻게 이렇게 빨리
발전할 수 있었을까요
238
00:16:44,233 --> 00:16:48,833
미국이 그들에게 뭐라고
했는지 알고 있나요?
239
00:16:48,833 --> 00:16:50,767
한국도 나토에 가입하려 했었어요
240
00:16:50,767 --> 00:16:53,267
당시 미국은 "광산, 목재를
저희에게 넘기세요"라고 했지요
241
00:16:53,267 --> 00:16:56,033
한국이 무엇이라 대답했는지 아십니까?
242
00:16:56,033 --> 00:16:59,000
"저희를 구해주시면 광산을
가지게 해 드리겠습니다"라고 대답했어요
243
00:16:59,000 --> 00:17:03,500
한국에 광산이 매우 많거든요
244
00:17:03,500 --> 00:17:07,133
그 광물들은 이미 매우 좋은 것들이었어요
245
00:17:07,867 --> 00:17:12,133
구리, 알루미늄 등등
정말 많은 종류의 광물이 있었어요
246
00:17:12,133 --> 00:17:14,700
그 다음이 목재였습니다
그 당시 한국에는, 큰 나무들이 참 많았어요
247
00:17:14,700 --> 00:17:17,467
군인 셋이 손을 쫙 펼쳐
둥글게 줄기를 감싸도
248
00:17:17,733 --> 00:17:21,233
서로 손이 채 닿지 않을 정도의
나무들이었어요
249
00:17:21,233 --> 00:17:23,667
그 정도로 거대한 나무들이 있었군요
250
00:17:23,667 --> 00:17:28,700
그 외에도 한국인 젊은이들에게
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
251
00:17:29,300 --> 00:17:36,533
무슨 말을 하겠습니까, 신께서
그들에게 오랜 삶을 선물해 주시기를 바랍니다
252
00:17:36,533 --> 00:17:41,133
그들이 잘 지내기를
신께서 저희를 보살펴 주시듯이
253
00:17:41,133 --> 00:17:44,333
그들을 보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
254
00:17:44,333 --> 00:17:52,233
한국인들을 저희 형제처럼 생각하거든요
그들을 구할 수 있었음에 저희는 행복합니다
255
00:17:52,733 --> 00:18:00,000
선생님, 저희에게 인터뷰할 수 있는
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
256
00:18:00,000 --> 00:18:05,133
- 이만 인터뷰를 종료하겠습니다
- 네,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