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00 --> 00:00:10,867
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2
00:00:10,867 --> 00:00:13,463
알리 무자페르 코자발칸 입니다
3
00:00:13,733 --> 00:00:18,600
무자페르 선생님,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
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?
4
00:00:18,600 --> 00:00:24,867
- 1932년 3월 16일입니다
- 학업은 어디까지 하셨어요?
5
00:00:24,867 --> 00:00:28,433
고등학교까지 다니셨는지, 중학교까지 다니셨는지
아니면 초등학교까지 다니셨는지
6
00:00:28,433 --> 00:00:32,600
- 대학까지 나왔어요
- 대학이요?
7
00:00:33,433 --> 00:00:34,867
해외에서요
8
00:00:34,867 --> 00:00:37,867
- 해외에서 공부하셨어요?
- 네
9
00:00:39,533 --> 00:00:42,267
- 어떤 나라에 계셨어요?
- 독일이요
10
00:00:42,267 --> 00:00:46,300
그럼 고등학교까지 공부하신 건가요
대학까지 공부하신 건가요?
11
00:00:46,300 --> 00:00:58,100
그 나라에서는 뭐라고 부르더라
우리로 말하자면 전기 기술이요
12
00:00:58,100 --> 00:01:04,133
- 전기 기술자셨군요- 네, 전기 기술자요
13
00:01:05,367 --> 00:01:09,667
그러니까 대학까지 졸업하신 것이지요?
14
00:01:09,667 --> 00:01:17,247
네, 그걸 공부하지 않아서
이렇게 됐습니다
15
00:01:17,273 --> 00:01:21,973
가족은 몇 분이셨어요?
어머니와 아버지의 직업은요?
16
00:01:22,400 --> 00:01:29,881
아버지를 포함한 저희의 뿌리는
'말코초울루'입니다
17
00:01:30,133 --> 00:01:32,700
- 옛날의…
- 네, 굉장히 옛날이죠
18
00:01:32,700 --> 00:01:36,863
오스만 시대에서 시작돼
아직까지 살고 있는 말코초울루 출신 가족 중
19
00:01:37,100 --> 00:01:40,010
저는 딸만 둘을 낳았어요
저에게 있어서는 마지막이라고 볼 수 있죠
20
00:01:40,200 --> 00:01:43,167
제 형제들은 모두 아들을 낳았어요
아들만 넷, 다섯 이렇죠
21
00:01:43,167 --> 00:01:45,633
- 형제가 몇 분이세요?
- 다섯이요
22
00:01:45,633 --> 00:01:48,833
- 다섯 분 모두 남자세요?
- 넷은 남자고, 하나는 여자예요
23
00:01:48,833 --> 00:01:50,667
저만 아직 살아있네요
24
00:01:51,500 --> 00:01:52,867
어머니와 아버지의 직업은요?
25
00:01:52,867 --> 00:02:01,500
아버지는 오스만 제국이 발칸 전쟁에 파병한
디미토브그라드(Dimitrovgrad) 대위셨습니다
26
00:02:01,500 --> 00:02:11,433
유고 슬라비아와 불가리아 간
국경수비대 지휘관이셨죠
27
00:02:11,433 --> 00:02:12,633
국경수비대 지휘관이셨군요
28
00:02:12,633 --> 00:02:25,260
폭동이 일어나서 대대에
딱 세 명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
29
00:02:25,467 --> 00:02:29,733
- 그 후에 터키로 돌아오셨죠
- 어머니는 주부셨나요?
30
00:02:29,733 --> 00:02:34,912
네, 아버지와의 나이 차이가
조금 있으셨어요
31
00:02:35,167 --> 00:02:41,105
그렇다면 무자페르 선생님
군에는 언제 입대하셨어요?
32
00:02:41,300 --> 00:02:45,533
사실 저는 입대 전에
병역을 신청했습니다
33
00:02:45,533 --> 00:02:49,167
형이 한국에 처음으로 파병된
군인들 중 한 명이었거든요
34
00:02:49,167 --> 00:02:52,000
형은 병역 기간이
16개월일 때 갔었습니다
35
00:02:52,300 --> 00:02:55,867
형이 한국에서 부상을 입자
입대를 생각하게 됐어요
36
00:02:55,867 --> 00:03:02,400
그런데 입대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
또 다른 형이 군에 복무중이었거든요
37
00:03:02,400 --> 00:03:05,000
그럼 형님 두 분께서 6·25전쟁에
참전하신 것인가요?
38
00:03:05,000 --> 00:03:06,533
아니요, 한 명만요
39
00:03:10,333 --> 00:03:16,633
심지어 형이 소속되었던 파병대가
이 곳에서 출발했었습니다
40
00:03:17,200 --> 00:03:20,533
형이 부상을 입고 나서
입대를 신청하게 됐었는데요
41
00:03:20,533 --> 00:03:26,567
정말, 진심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
들끓는 마음이 있었어요
42
00:03:26,567 --> 00:03:32,400
하지만 그 때까지도
입대는 허용되지 않았지요
43
00:03:32,400 --> 00:03:34,197
나이가 찼을 때 겨우 들어갔어요
44
00:03:34,367 --> 00:03:46,000
지금은 은퇴하신
네자티 코자발칸 장군님이 계십니다
45
00:03:46,433 --> 00:03:51,233
그 분 덕분에 들어갔어요
46
00:03:51,233 --> 00:03:55,900
- 그럼 1953년에 입대하신 거예요?
- 네
47
00:03:55,900 --> 00:04:02,833
바로 시바스시로 갔어요
그 곳에서 6·25전쟁 파병대로 갈라졌죠
48
00:04:02,833 --> 00:04:09,499
지휘관께서도… 제가 축구도 하고
전기 기술도 가지고 있고, 외국어도 알다 보니까
49
00:04:09,667 --> 00:04:14,333
6·25전쟁 파병대를 선발하는 날에
용돈도 조금 주시면서
50
00:04:14,333 --> 00:04:21,100
나가서 놀다 오라고 하셨습니다
비가 오는 바람에 다시 돌아왔지만요
51
00:04:21,100 --> 00:04:25,767
- 그럼 자원해서 가신 거네요?
- 네, 형도 자원해서 갔어요
52
00:04:26,000 --> 00:04:29,000
- 형제 두 분이 모두 지원병이셨군요
- 네
53
00:04:29,000 --> 00:04:35,107
심지어 수송이 있는 날, 지휘관께서는
제 서류를 숨기기까지 하셨습니다
54
00:04:35,260 --> 00:04:37,693
- 선생님을 보내고 싶지 않으셨군요
- 네, 보내고 싶지 않아 하셨습니다
55
00:04:37,833 --> 00:04:42,733
저도 대대장께 가서
이런 저런 말씀을 드렸습니다
56
00:04:42,733 --> 00:04:48,040
바로 군용트럭에 타라고 하시더군요
제 서류는 올 거라고 하셨어요
57
00:04:48,233 --> 00:04:52,100
- 그럼 선생님, 계급이 있으셨어요?
- 아니요, 사병이었습니다
58
00:04:52,100 --> 00:04:56,800
위에 계신 분들께서 저에게
사병으로 갈 것을 추천하셨습니다
59
00:04:57,800 --> 00:05:02,082
- 그럼 보병연대에 계셨겠군요?
- 박격포반 에 있었습니다
60
00:05:02,300 --> 00:05:09,233
- 포병이셨군요
- 아니요, 저희는 엘라즈시에 보내졌습니다
61
00:05:09,233 --> 00:05:13,600
- 네, 그렇다면 중화기를 다루셨군요
- 네, 박격포를 다뤘습니다
62
00:05:14,133 --> 00:05:20,833
저희는 엘라즈시에서 접근전과
특공대 교육을 받았습니다
63
00:05:21,033 --> 00:05:23,933
꽤 많은 숫자가 있었습니다만
64
00:05:23,933 --> 00:05:27,100
줄어들고 줄어들더니
마지막에는 몇 명 남지 않았습니다
65
00:05:27,100 --> 00:05:29,633
그들과 함께 다시 앙카라로 갔습니다
66
00:05:29,867 --> 00:05:33,467
그럼 선생님, 한 가지
궁금한 점이 있습니다
67
00:05:33,467 --> 00:05:37,867
언어를 할 줄 아신다고 말씀하셨는데
어떤 언어를 알고 계세요?
68
00:05:37,867 --> 00:05:44,524
그 당시 영어를 할 줄 알았고
독일어도 조금 했습니다
69
00:05:44,767 --> 00:05:48,771
그럼 한국에 계실 때
문서를 작성하는 일도 하셨나요?
70
00:05:48,933 --> 00:05:51,000
한국에서는 모든 일을 제가 했어요
71
00:05:51,000 --> 00:05:54,989
포 수리도 제가 하고
차량 수리도 제가 하고
72
00:05:55,200 --> 00:06:00,633
여기 저기 다니면서 물자를 보충하는 일도
물을 가져오는 일도 제가 했습니다
73
00:06:00,633 --> 00:06:07,600
언어를 알았기 때문에
어디든 다니는 일은 제가 했어요
74
00:06:07,600 --> 00:06:12,367
물을 길어오는 임무도 맡고 계셨어요?
75
00:06:12,367 --> 00:06:20,500
물을 긷는 몇몇 지점이 있었어요
거기서만 길었죠
76
00:06:20,767 --> 00:06:26,667
그 당시 길을 다닐 때 통행 제한이 있었어요
그렇지만 서류를 가지고 있으면…
77
00:06:26,667 --> 00:06:30,633
- 그럼 동시에 행정병 역할도 하셨군요?
- 그렇죠
78
00:06:31,267 --> 00:06:36,200
예를 들면 차량 부품 하나가 필요해요
그럼 미군에 갑니다
79
00:06:36,200 --> 00:06:40,600
독일군 지역도 있었는데
미군으로부터 얻곤 했어요
80
00:06:40,600 --> 00:06:42,667
그럼 선생님, 계속 하겠습니다
81
00:06:42,667 --> 00:06:48,367
한국에 계실 때 어떤 연대
어떤 대대 또는 중대에 계셨는지 기억하세요?
82
00:06:48,367 --> 00:06:50,852
어디에서 임무를 수행하셨어요?
83
00:06:51,200 --> 00:06:58,333
5월 26일에 이스탄불에서 출발했습니다
6월 16일에 부산에 도착했죠
84
00:06:58,333 --> 00:07:04,933
그럼 1953년에 가서 54년에 돌아오신
파병대 소속이시군요?
85
00:07:04,933 --> 00:07:06,032
네
86
00:07:06,200 --> 00:07:07,633
말하자면 네번째 파병대
87
00:07:07,633 --> 00:07:12,819
그렇지요
형은 첫번째 파병대 소속이었어요
88
00:07:13,067 --> 00:07:17,600
한국에 계실 때는요?
소속이 어떻게 되셨어요?
89
00:07:17,600 --> 00:07:21,867
4여단 박격포중대 소속이었습니다
90
00:07:22,133 --> 00:07:28,500
저희 중대는 포병부대에 속해 있었고
여단 직속이었죠
91
00:07:28,500 --> 00:07:31,567
- 중화기를 다루셨고요
- 네
92
00:07:32,533 --> 00:07:37,767
- 여단 직속이셨어요?
- 네
93
00:07:37,767 --> 00:07:42,502
포병연대와 함께 여단 직속이었습니다
독립적인 부대였죠
94
00:07:42,700 --> 00:07:45,200
- 특수부대셨군요
- 네
95
00:07:45,833 --> 00:07:53,000
한국에 입국하실 때
어떤 도시로 들어오셨어요?
96
00:07:53,000 --> 00:08:01,241
6월 26일은 안개가 자욱한 날이었죠
바로 항구에 내렸습니다
97
00:08:01,367 --> 00:08:06,267
막사가 준비되어 있더군요
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
98
00:08:06,267 --> 00:08:08,933
선생님, 어느 도시로
입국하셨는지 기억하세요?
99
00:08:08,933 --> 00:08:10,100
26…
100
00:08:10,100 --> 00:08:15,633
어느 도시, 어느 지역으로
입국하셨는지 기억하세요?
101
00:08:15,633 --> 00:08:19,215
저희는 기차역에 가깝게 있었지요
102
00:08:19,467 --> 00:08:22,633
서울에 가까운 지역이셨나요
아니면 부산이었나요?
103
00:08:22,633 --> 00:08:26,325
부산이었어요
기차역에 가까웠지요
104
00:08:26,467 --> 00:08:31,000
미군 부대에 합류했습니다
105
00:08:31,000 --> 00:08:34,967
한국은 어떤 상황이었나요?
한국 사람들은 어떠했는지요?
106
00:08:34,967 --> 00:08:39,000
우리 안에 사람들이
누워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
107
00:08:39,000 --> 00:08:42,600
정말 흥미로운 광경이었어요
108
00:08:42,600 --> 00:08:49,400
그러니까 닭 같은 동물들을
키우는 우리가 있잖아요
109
00:08:50,467 --> 00:08:56,400
그 안에 사람들이 있는 걸 보고
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버렸어요
110
00:08:56,400 --> 00:08:58,117
위쪽지방에서
피난 온 사람들이었을 거예요
111
00:08:58,267 --> 00:09:04,233
머물 곳을 찾지 못해서
그렇게라도 피난처를 찾게 된 거죠
112
00:09:05,233 --> 00:09:06,567
너무 슬펐습니다
113
00:09:06,567 --> 00:09:10,767
그럼 한 건물 안에
엄청 많은 시골집들이 있던 건가요?
114
00:09:10,767 --> 00:09:16,033
집은 보지 못했어요
주둔지에서 벗어날 수 없었거든요
115
00:09:16,367 --> 00:09:19,667
그럼 한국인들과
전혀 교류가 없으셨나요?
116
00:09:19,667 --> 00:09:25,400
저희가 머물던 곳에 한국인들이 있었죠
117
00:09:25,400 --> 00:09:29,700
- 사이가 어떠셨어요?
- 매우 후진국이었습니다
118
00:09:29,700 --> 00:09:38,667
다시 말하면, 불쌍한 국가였고
불쌍한 민족이었죠
119
00:09:38,667 --> 00:09:43,033
부산에서 전선으로 이동할 때
기차에 탔습니다
120
00:09:43,033 --> 00:09:46,533
기차는 마치 카우보이 영화에서
보던 것 같이 생겼었죠
121
00:09:47,133 --> 00:09:52,367
저희가 가려던 곳은
16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습니다
122
00:09:52,367 --> 00:09:54,733
기차로 가는 데 장장 3일이 걸렸어요
123
00:09:55,033 --> 00:09:59,500
밤에 이동하고 또 이동하는데
도착하지를 않아요
124
00:10:00,733 --> 00:10:04,733
어떤 전선으로 가셨어요?
125
00:10:05,800 --> 00:10:09,933
지금 기억나는 건
히잠보시를 지났다는 거예요
126
00:10:09,933 --> 00:10:10,967
히잠부요?
127
00:10:10,967 --> 00:10:13,633
'히잠보'라고 부르던 도시가 있었는데
그 도시를 지났습니다
128
00:10:14,100 --> 00:10:15,600
계속해주세요
129
00:10:15,600 --> 00:10:25,833
목적지인 3번째 파병대의
차량 정비소에 도착했습니다
130
00:10:27,667 --> 00:10:33,200
막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
교대를 했죠
131
00:10:34,233 --> 00:10:41,767
교대 후 '초르만'이라는
고지에 갔습니다
132
00:10:41,767 --> 00:10:47,425
초르만 전선에 계셨군요
어떤 전선이었나요?
133
00:10:47,600 --> 00:10:54,167
두 개의 산 속에
골짜기가 흐르는 곳이었어요
134
00:10:54,500 --> 00:10:59,000
박격포는 고지 뒤편으로
발포가 가능하거든요
135
00:10:59,367 --> 00:11:04,333
그렇지만 저희는 그 곳에서
1주일 간 머물렀습니다
136
00:11:04,333 --> 00:11:06,900
1주일 후에 전선을
바꾸기 위해 이동했습니다
137
00:11:06,900 --> 00:11:09,567
- 어디로 가셨어요?
- 더 앞의 전선으로 이동했습니다
138
00:11:09,567 --> 00:11:13,733
그 곳에 계속 주둔했어요
139
00:11:13,733 --> 00:11:19,633
- 지역을 기억하세요?
- 전혀요
140
00:11:19,633 --> 00:11:22,433
초르만에 연계된 곳이었다는 것만 알아요
141
00:11:22,433 --> 00:11:24,200
- 그 지역이었군요?
- 네
142
00:11:24,200 --> 00:11:30,633
왜냐하면 저희 앞쪽에 위치했던 고지의
뒷편을 초르만 골짜기라고 불렀거든요
143
00:11:30,633 --> 00:11:32,033
그렇게 불렸군요
144
00:11:33,067 --> 00:11:37,900
그럼 무자페르 선생님
한국에서 형님을 만나셨어요?
145
00:11:37,900 --> 00:11:41,533
- 아니면 터키에서 보셨나요?
- 터키에서 만났습니다
146
00:11:41,533 --> 00:11:45,333
선생님께 무슨 이야기를 해 주셨나요?
첫 파병대로서 겪은 일들은 어땠는지요?
147
00:11:45,333 --> 00:11:51,333
형님의 시각에서 본 첫 파병대의
실수를 말해 주었어요
148
00:11:51,533 --> 00:11:52,500
어떤 전투에서 있었던 일이었나요?
149
00:11:52,500 --> 00:11:58,167
북한 지역에서 벌어졌던
군우리 전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
150
00:11:58,167 --> 00:12:00,700
군우리 전투에서 발생했던
실수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군요
151
00:12:00,700 --> 00:12:02,500
네
152
00:12:02,500 --> 00:12:06,533
터키군과 미군이 주둔했던 곳이 달랐습니다
군우리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죠
153
00:12:06,533 --> 00:12:09,059
실수가 야기된 이유가
그 사실에 있었습니다
154
00:12:09,433 --> 00:12:16,167
미군이 군우리를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에
터키군이 대신 투입된 겁니다
155
00:12:16,667 --> 00:12:22,914
게다가 저희 제랄 도라 대령께서
도망치는 미군들에게
156
00:12:23,067 --> 00:12:28,967
"총을 내려놓고 탄약을 넘기고 가라"고
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
157
00:12:28,967 --> 00:12:34,833
미군은 총을 넘기지 않았다더군요
158
00:12:35,400 --> 00:12:37,192
그래서 제랄 도라 대령께서
지휘관을 쐈다고 합니다
159
00:12:37,467 --> 00:12:39,000
총을 내려놓고 가라고 하셨다고요?
160
00:12:39,000 --> 00:12:42,533
네, 이 고지는 저희가 지킬 테니까
탄약도 넘기고 가라고 하셨다고 해요
161
00:12:43,033 --> 00:12:45,167
해당 고지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
확실히 보여주셨네요
162
00:12:45,167 --> 00:12:50,100
- 그렇죠, 군우리를 지키겠다는
- 네, 계속해주세요
163
00:12:50,700 --> 00:12:53,800
그리고 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
164
00:12:53,800 --> 00:12:58,300
"미군들은 북한에서
전단을 뿌려가면서 선전을 해
165
00:12:58,300 --> 00:13:01,644
항복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지"
166
00:13:01,933 --> 00:13:07,833
미군을 찾아온 사람들 중에는
팔에 아이를 안은 사람
167
00:13:07,833 --> 00:13:11,970
등에 식재료를 매단 사람 등이 있었답니다
통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
168
00:13:12,193 --> 00:13:17,893
그 당시 어떤 이들은
배에 실제 사용이 가능한
169
00:13:18,000 --> 00:13:22,533
작은 폭탄 같은 무기들을
가지고 오기도 했다고 합니다
170
00:13:22,533 --> 00:13:24,233
그러니까 총이나 폭탄 같은…
171
00:13:24,233 --> 00:13:27,867
무장을 하고 온 사람도 있는데
아무도 몰랐다는 거죠
172
00:13:29,033 --> 00:13:36,100
어쨌든 그 사이 군우리에는
기습이 벌어졌고, 미군은 철수했습니다
173
00:13:36,100 --> 00:13:42,133
그 날 다리의 앞쪽을 지켜낸
군인이 있었는데, 이름을 잊어버렸네요
174
00:13:42,567 --> 00:13:46,833
북한 사람들은 그 다리를
건너올 수 없었답니다
175
00:13:46,833 --> 00:13:51,600
그 누구도 건널 수 없도록
기관총으로 다리를 지켜냈다고 해요
176
00:13:52,465 --> 00:13:58,298
그 다음에 다리를 지키려고 온 사람들은
그에 대해 기관총에 손이 착 붙어
177
00:13:58,400 --> 00:14:03,200
떼어놓을 수가 없었다고 했답니다
178
00:14:03,200 --> 00:14:10,233
그럼에도 불구하고
17, 18곳에 총을 맞은 상태였대요
179
00:14:10,339 --> 00:14:12,573
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 남았고요
180
00:14:12,867 --> 00:14:19,233
또 국기로 손잡이를 감은
폭탄이 도착했답니다
181
00:14:19,900 --> 00:14:23,477
형은 총으로, 총검으로 싸웠다고 했어요
182
00:14:23,700 --> 00:14:31,615
"총검을 찼어
우리 총이 짧아서 좋은 점이 있더라고
183
00:14:31,800 --> 00:14:36,675
그들은 긴 총과 총검을 차고
계속 우리한테 달려들었는데
184
00:14:36,900 --> 00:14:41,867
러시아제 무기였지
하지만 전부 취해 있었어"
185
00:14:42,467 --> 00:14:43,467
북한 사람들이요?
186
00:14:43,467 --> 00:14:51,000
"그렇게 죽였지" 라고 했습니다
칼과 총검을 무서워했다고 하더군요
187
00:14:51,000 --> 00:14:55,767
- 총검을 무서워했군요
- 일대일로 그들과 싸웠다고 했습니다
188
00:14:55,767 --> 00:15:06,300
그의 가장 좋은 기억은 1362라는 숫자가 붙은
고지에서 북한군을 향해 발포한 것이었어요
189
00:15:06,833 --> 00:15:12,585
연이어 총을 맞으면 창자가
몸 밖으로 나온답니다
190
00:15:12,700 --> 00:15:19,467
그 상태로 손에 쥔 총을 놓지 않고
아래로 5~6 킬로미터를 굴러갔답니다
191
00:15:19,467 --> 00:15:24,113
여전히 총을 쏘려고 노력했다고 해요
연속으로 쏘면서 갔답니다
192
00:15:24,300 --> 00:15:30,267
저희 형이 겪은 순간들이죠
그가 총을 맞은 이유이기도 합니다
193
00:15:30,267 --> 00:15:33,900
- 게다가 정말 좋은 순간들도 있었다는데요
- 네, 말씀해주세요
194
00:15:33,900 --> 00:15:41,497
그렇게 황급히 흩어진 다음에도
한국을 버리지 못했다고 하더군요
195
00:15:41,700 --> 00:15:47,333
몇일 간 이곳 저곳에서 머물렀는데
나뭇잎을 먹어가며 버텼다고 했어요
196
00:15:47,333 --> 00:15:50,167
- 형님께서 배를 곯으신 건가요?
- 네
197
00:15:50,600 --> 00:15:58,303
남쪽을 향해 갈수록 미군들은
'이제 안전한 곳에 오신 것'이라고 말했다네요
198
00:15:58,600 --> 00:16:01,333
형은 모두 남쪽으로 내려갔다고 했어요
199
00:16:01,333 --> 00:16:04,967
- 군우리에서 도망친 다음이죠?
- 흩어졌다고 말씀드렸잖아요
200
00:16:04,967 --> 00:16:07,600
모두 남쪽으로, 남쪽으로 내려갔다고 해요
201
00:16:07,600 --> 00:16:09,833
전투를 하다 보면 어디가
중심부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
202
00:16:10,233 --> 00:16:15,733
"어찌저찌 고지에 도착해서 보니까
군인이 있더라고, 미군이 있었어
203
00:16:15,733 --> 00:16:20,067
우리도 그쪽으로 갔지
다들 뛰어서 가길래, 나도 뛰어갔어
204
00:16:20,067 --> 00:16:26,933
한 50m 앞에서 뛰던 군인이
거꾸로 군용 트럭안에 뛰어들더라고
205
00:16:26,933 --> 00:16:30,033
안에는 군인들이 있었어
206
00:16:30,033 --> 00:16:34,967
그런데 그 사람 등에 묶여 있던
수제 수류탄의 핀이 뽑혀 있었나봐
207
00:16:34,967 --> 00:16:39,033
아마도 잊어버렸던 것 같아
핀이 뽑히니까 트럭 안에서 폭발해 버렸지
208
00:16:39,467 --> 00:16:45,400
그 안에 있던 사람은
다 죽었어" 라고 했습니다
209
00:16:45,400 --> 00:16:49,967
- 그럼 그 차량 안에 있던 사람들…
- 그 사람들 모두요
210
00:16:49,967 --> 00:16:55,500
- 미군이었나요?
- 미군도 있었고 터키군도 있었다고 해요
211
00:16:55,500 --> 00:16:56,500
그렇군요
212
00:16:57,267 --> 00:17:08,600
포로로 잡혀서 여단에 보내졌다고 하더군요
213
00:17:09,167 --> 00:17:16,267
그럼 선생님, 동시에
형님의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요
214
00:17:16,267 --> 00:17:20,100
북한 사람들이 폭탄을 가지고
남쪽으로 넘어온 걸 말씀하셨잖아요
215
00:17:20,100 --> 00:17:26,733
- 미군들의…
- 네, 총이랑 폭탄, 심지어
216
00:17:26,733 --> 00:17:30,233
네, 총을 가지고 들어왔다고 말씀주셨는데요
217
00:17:30,233 --> 00:17:38,289
그럼 군우리에서 이 민간인들은, 터키군
또는 미군을 대상으로 총을 쏘기도 했나요?
218
00:17:38,500 --> 00:17:41,100
당연하죠
폭동이었습니다
219
00:17:41,100 --> 00:17:44,333
군우리는 군대 간 전투가 아니었어요
220
00:17:44,333 --> 00:17:48,633
- 게릴라전투 말씀이세요?
- 폭동, 게릴라전투요
221
00:17:49,700 --> 00:17:53,200
그럼 선생님께서는 혹시
생사를 넘나드는 순간도 겪으셨어요?
222
00:17:53,200 --> 00:17:57,367
- 네?
- 선생님께서도 위험한 순간을 겪으셨어요?
223
00:17:58,067 --> 00:18:04,387
저요… 아버지가 저에게
기도 하나를 가르쳐 주셨어요
224
00:18:04,533 --> 00:18:08,527
꾸란의 알-이스라장 45 절입니다
225
00:18:08,700 --> 00:18:11,400
"이 구절을 읽거라
총을 맞지 않을 것이다"고 하셨습니다
226
00:18:11,400 --> 00:18:15,133
정말 한 번도 맞지 않았어요
전부 무용한 총알이었죠
227
00:18:15,133 --> 00:18:22,267
하지만 제 옆의 전우는 33발을 맞았어요
어디서 발포된 총알인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
228
00:18:23,267 --> 00:18:28,300
믿음이 선생님을
보호했다고 생각하시는군요?
229
00:18:28,300 --> 00:18:34,633
네, 실제로 경험했습니다
아직도 이것을…
230
00:18:34,633 --> 00:18:38,200
그럼 선생님, 저는 이런 이야기를
들은 적이 있습니다
231
00:18:38,200 --> 00:18:42,633
4번째 파병대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
전쟁이 종료되었다고
232
00:18:42,633 --> 00:18:46,867
어쨌든 정전이 시작되었다고요
233
00:18:46,867 --> 00:18:50,733
정말 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정전협정이 체결되었나요?
234
00:18:50,733 --> 00:18:54,533
아니요, 저희가 도착한 다음인
8월경 체결되었습니다
235
00:18:54,533 --> 00:18:58,333
- 몇 월에 도착하셨죠?
- 6월에요
236
00:18:58,333 --> 00:19:01,267
그러니까 한국에 도착하신 때가…?
237
00:19:01,267 --> 00:19:08,300
말했던 것처럼 5월 29일에 이스탄불에서
출발해서 6월 26일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
238
00:19:08,300 --> 00:19:13,633
27일 걸렸어요
26번의 밤을 보냈죠
239
00:19:13,633 --> 00:19:17,533
- 그럼 정전 협정이 체결된 일자를 기억하세요?
- 8월이었어요
240
00:19:17,533 --> 00:19:23,333
저희가 소식을 들은 건 8월이었습니다
어차피 저희밖에 없었지만요
241
00:19:23,333 --> 00:19:32,667
- 그럼 두 달간 전선에 계셨던 것이네요?
- 저희는 전선에 6개월 간 있었어요
242
00:19:33,200 --> 00:19:36,500
- 6개월이요
- 네, 그 다음에 돌아갔죠
243
00:19:36,500 --> 00:19:39,767
그럼 선생님,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
244
00:19:40,467 --> 00:19:43,300
한국에 계실 때 생명이
위험해지는 순간을 겪지 않으셨다고
245
00:19:43,300 --> 00:19:46,133
또는 어떠한 형태로든 탈출하셨다고
말씀 주셨습니다
246
00:19:46,133 --> 00:19:49,800
하지만 형님께서는 부상을 입고
터키로 돌아가셨죠
247
00:19:49,800 --> 00:19:52,867
형님은 어떻게 다치신 거예요?
어떤 전투였나요?
248
00:19:52,867 --> 00:19:56,567
- 군우리 전투에서 다쳤습니다
- 군우리에서 다치셨군요
249
00:19:57,700 --> 00:20:08,600
선생님께서는 정전 협정이 체결된 이후
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?
250
00:20:08,600 --> 00:20:11,397
아니면 주의를 끈 무언가가 있었나요?
251
00:20:11,500 --> 00:20:16,733
전선에 있었기 때문에
이곳 저곳을 가보지는 못했어요
252
00:20:16,733 --> 00:20:22,200
보급품 수령만을 위해서 갈 수 있었죠
그 곳 외에는 가보지 못했어요
253
00:20:22,200 --> 00:20:28,467
- 정전 협정 이후에 변화가 있었나요?
- 편안해졌죠
254
00:20:28,467 --> 00:20:32,000
- 조용해졌겠네요
- 네
255
00:20:32,833 --> 00:20:40,100
- 편안해지셨다고 말씀을 주셨는데요
- 네
256
00:20:40,500 --> 00:20:48,400
그럼 전쟁 중 또는 정전 협정 체결 후
민간인들과 교류가 있으셨나요?
257
00:20:48,400 --> 00:20:54,700
정전 협정 체결 후에는 없었어요
만나지 못했습니다
258
00:20:54,700 --> 00:20:56,466
단지 남한에서 머물렀던 몇몇 곳에서만
259
00:20:56,667 --> 00:20:59,100
예를 들면 보급품을 수령하러
가는 곳에서만 한국인들을 볼 수 있었어요
260
00:20:59,100 --> 00:21:02,267
그 곳에서 일을 하는 남한 사람들이었죠
그들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
261
00:21:02,267 --> 00:21:04,367
어떠셨어요?
262
00:21:04,367 --> 00:21:13,600
그들은 군우리 전투때문에 저희를
믿을 수 없을 만큼 존경하고 있었어요
263
00:21:13,600 --> 00:21:14,467
굉장히요
264
00:21:14,467 --> 00:21:18,533
- 그 시절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신 것 맞죠?
- 네, 그 시절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맞아요
265
00:21:18,567 --> 00:21:23,767
게다가 발이 엄청나게 작았어요
왜 이렇게 작은지 물어봤지요
266
00:21:23,767 --> 00:21:25,933
그들은 열심히 설명해 주었습니다
267
00:21:25,933 --> 00:21:33,267
그 한국 사람이 하는 말이
발이 커지지 않도록 고무신을 신는다고 하더군요
268
00:21:33,267 --> 00:21:37,967
그렇다면 젊은 여성분도 보신 것이군요
269
00:21:37,967 --> 00:21:44,100
미군이 정신교육을 하겠다고
가수들을 데려오곤 했어요
270
00:21:44,100 --> 00:21:49,067
미국에서 데려왔죠
마릴린 먼로도 왔었고요
271
00:21:49,700 --> 00:21:53,067
엘리자베스라고 하는 가수도 왔었어요
272
00:21:53,067 --> 00:21:57,200
그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이
케말 쿠즈군(Kemal KUZGUN) 소령이예요
273
00:21:57,200 --> 00:22:00,233
그럼 그 프로그램을
터키군이 기획한 것인가요?
274
00:22:00,233 --> 00:22:03,067
아니요, 미군이 기획했지만
터키군에게도 데려왔었죠
275
00:22:03,067 --> 00:22:11,028
저희 측 담당자가 그 소령님이었어요
카야라는 이름의 지휘관 통역관이 있었어요
276
00:22:11,300 --> 00:22:17,833
정말 잘생긴, 젊은 친구였죠
직급은 중위였어요
277
00:22:17,833 --> 00:22:26,100
무대에 오르는 예술가들은 모두
"국민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키스합니다"고 말하곤
278
00:22:26,100 --> 00:22:28,833
그 친구에게 가서 키스를 남겼습니다
279
00:22:28,833 --> 00:22:32,404
잘생긴 한국인에게 말이지요?
280
00:22:32,533 --> 00:22:37,067
그 소령님이 하시는 말씀이
"일은 내가 하는데 왜 나한테는 안 하고
281
00:22:37,067 --> 00:22:39,540
저 친구한테만 하는 거야" 였어요
282
00:22:39,767 --> 00:22:43,033
저희는 "운이죠, 뭐
누가 저희를 소개라도 해 줬으면 좋겠네요
283
00:22:43,033 --> 00:22:45,367
소령님은 최소한 인사라도 하시잖아요
284
00:22:45,367 --> 00:22:49,433
저희는 저 천막 아래 있어도 소령님은
같이 일하시잖아요" 라고 답하곤 했죠
285
00:22:49,433 --> 00:22:51,567
그런 일도 있었답니다
286
00:22:52,467 --> 00:22:59,333
그 다음에 영국군이
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식인종이 있었어요
287
00:22:59,333 --> 00:23:03,933
그들도 군인이었는데
병이 들어서 오더라고요
288
00:23:03,933 --> 00:23:08,665
전염병에 걸려 왔어요
매독이었죠
289
00:23:08,839 --> 00:23:13,220
- 성병이군요
- 참 여러 질병에 걸려서 왔습니다
290
00:23:13,567 --> 00:23:20,333
어디인가에 도망쳤던 사람들도 아파서 왔는데
특히 클라미디아에 걸려 오더군요
291
00:23:20,333 --> 00:23:23,233
주사를 맞아 다 치료됐습니다
292
00:23:24,200 --> 00:23:26,695
하지만 저희 소령께서는
여단장과 이야기를 해서
293
00:23:26,900 --> 00:23:29,925
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자 했습니다
294
00:23:30,100 --> 00:23:32,822
여성들을 모으자는 것이었어요
295
00:23:32,967 --> 00:23:39,678
군인들이 여성들에게 가고 싶어한다면
그들의 건강을 관리하자는 생각이셨어요
296
00:23:39,867 --> 00:23:42,000
주사도 맞히고요
297
00:23:42,000 --> 00:23:46,087
그런 방식이 되지 않으면
우리 터키군이 이 질병을
298
00:23:46,333 --> 00:23:48,533
터키에서 확산시킬 것이라고 하면서
이 구조를 만들었어요
299
00:23:48,533 --> 00:23:54,433
위안소요
의료진이 머무는 곳처럼
300
00:23:54,433 --> 00:23:58,033
특정 장소를 정했어요
시골 집이었는데
301
00:23:58,033 --> 00:24:00,498
원하는 사람들은 갈 수 있었죠
302
00:24:00,727 --> 00:24:09,200
매일 저녁 다섯 시, 근무가 종료되면
장교이건 부사관이건
303
00:24:09,200 --> 00:24:12,092
군인 중 모두 원하는 사람들은
갈 수 있었어요
304
00:24:12,400 --> 00:24:17,633
- 아, 말하자면 매춘업소인가요?
-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그렇습니다
305
00:24:17,633 --> 00:24:20,267
병에 걸리지 않게 관리를 했습니다
차라리 나았어요
306
00:24:20,267 --> 00:24:27,333
게다가, 저녁이 되면 "매춘부에게 갈 사람
모여라!"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
307
00:24:27,333 --> 00:24:33,067
이런 이야기를 해서 미안합니다
308
00:24:33,933 --> 00:24:40,700
그중 몇 명과는 알게 됐어요
제가 물자를 보급했잖아요
309
00:24:40,700 --> 00:24:46,767
보급품 중 재료와 음식이
너무 많이 남다 보니
310
00:24:46,767 --> 00:24:53,067
음식을 보고 마을 아이들이
찾아오곤 했습니다
311
00:24:53,067 --> 00:24:58,800
6살부터 12-13살까지
여자아이, 남자아이 할 것 없이 찾아왔어요
312
00:24:58,800 --> 00:25:05,533
저는 저희가 있던 철책의 건너편으로
음식을 던져 그들에게 주곤 했습니다
313
00:25:06,167 --> 00:25:09,067
남은 것을 모두 줬어요
314
00:25:09,067 --> 00:25:14,394
한번, 세번, 다섯번…이렇게 줬는데요
지휘관께서 금지시키셨습니다
315
00:25:14,533 --> 00:25:17,467
대위께서 금지시키신 건데요
"아이들에게 음식을 주지 마라
316
00:25:17,467 --> 00:25:19,967
이 곳에 와서 좋을 것이 없으니
오지 않게 해" 라고 하셨습니다
317
00:25:19,967 --> 00:25:22,533
하지만 저는 슬펐습니다
아이들이 너무나도 굶주리고 있었거든요
318
00:25:22,533 --> 00:25:24,733
녹음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
이 말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 거예요
319
00:25:24,733 --> 00:25:28,000
하지만 저는 솔직하게
진심으로 말하고 있습니다
320
00:25:28,733 --> 00:25:32,811
12살 아이가 저에게 와서 그러더군요
"저를 가지시고 음식을 주세요"
321
00:25:33,100 --> 00:25:36,800
- 너무나도 안타까웠어요
- 정말 심각한 굶주림이었군요
322
00:25:36,800 --> 00:25:40,033
매우 심각했어요
강아지고 고양이고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
323
00:25:40,367 --> 00:25:42,300
정말 아무 것도 남지 않았었죠
324
00:25:42,300 --> 00:25:45,800
신께서 다시는 그 누구도
그런 상황에 처하게 하지 않으시기를
325
00:25:46,400 --> 00:25:48,433
그래서 다른 방법을 썼습니다
326
00:25:48,433 --> 00:25:53,333
저희가 머물고 있던 중대에는
물이 흐르고 있었어요
327
00:25:53,333 --> 00:25:56,199
큰 파이프가 하나 있었죠
328
00:25:56,367 --> 00:25:59,596
파이프를 통해
반대편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요
329
00:25:59,833 --> 00:26:03,508
저는 음식을 파이프에 넣었습니다
그럼 아이들이 와서 가져갔어요
330
00:26:03,733 --> 00:26:07,194
이 방법도 걸렸습니다
15일의 영창형을 선고받았습니다
331
00:26:07,400 --> 00:26:13,605
하지만 제 뒤에는 여단의 이맘이 계셨죠
332
00:26:13,867 --> 00:26:18,533
카이세리시의 무프티셨던
페브지(Fevzi) 무프티셨는데
333
00:26:18,533 --> 00:26:22,167
제 뒤에서 지켜 주시는 분이었죠
저를 관리하러 오시곤 했어요
334
00:26:22,167 --> 00:26:24,533
무얼 하고 있는지
어떻게 지내는지 보려고 저를 찾아오시니까
335
00:26:24,533 --> 00:26:26,533
다른 분들이 "무자페르는
영창에 있습니다"라고 말씀하셨대요
336
00:26:28,040 --> 00:26:30,433
이맘께서 이유를 물으시더군요
저도 설명했습니다
337
00:26:30,433 --> 00:26:34,728
이러이러해서 음식을 주다가
영창에 들어왔다고요
338
00:26:34,833 --> 00:26:37,598
그러자 이맘께서 "내일부터
내 옆에 있어"라고 하시더군요
339
00:26:37,967 --> 00:26:42,533
이맘 곁에서 15일의 영창 기간을 보냈습니다
340
00:26:44,667 --> 00:26:48,033
한 아이가 있었어요
아흐멧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죠
341
00:26:48,033 --> 00:26:51,933
옆에 아무도 없어서
이리 저리 돌아다니던 아이였어요
342
00:26:51,933 --> 00:26:55,467
사진도 있는데 가져오지 않았어요
잊어버렸네요
343
00:26:55,967 --> 00:27:02,067
그 아이를 재우고 깨우고
먹고 마실 것을 주었어요
344
00:27:02,067 --> 00:27:05,267
모두가 아이를 참 사랑했죠
345
00:27:05,267 --> 00:27:09,000
어쩌다 보니 그 아이를
키우는 것도 대위께 걸렸어요
346
00:27:09,000 --> 00:27:12,633
"이 아이를 여기서 키울 수 없어
어떻게 할 지 나는 모르겠네
347
00:27:12,899 --> 00:27:16,399
자네도 못 할거야"라고 하시더군요
348
00:27:16,500 --> 00:27:20,100
그리고 연락중대를 통해 여단에 보냈습니다
참 가까운 사이였는데요
349
00:27:20,733 --> 00:27:22,433
슬프셨겠어요
350
00:27:22,600 --> 00:27:25,300
- 정말 똑똑한 아이였거든요
- 몇 살이었나요?
351
00:27:25,300 --> 00:27:32,133
여섯 살 즈음이었을 거예요
정말 똘똘했어요
352
00:27:33,233 --> 00:27:37,333
영어 단어도 터키어 단어도
파악이 빨랐습니다
353
00:27:37,900 --> 00:27:43,133
- 그럼 간단한 터키어 단어도 배웠겠네요?
- 그럼요, 배웠죠
354
00:27:43,133 --> 00:27:48,700
그럼 선생님, 6·25전쟁 종료 후에
한국에 가신 적이 있으세요?
355
00:27:48,700 --> 00:27:50,967
가셨다면 언제였나요?
356
00:27:50,967 --> 00:28:02,000
제가 구한 것이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
예를 들면 보급품에...발전기가 있었어요
357
00:28:02,000 --> 00:28:04,867
그 발전기가 총알이었나봐요
358
00:28:04,867 --> 00:28:12,200
발전기를 교체해야 해서
미군에 갔다가 보게 된 거죠
359
00:28:12,967 --> 00:28:17,000
거대한 면적이었어요
모든 게 있었죠
360
00:28:17,667 --> 00:28:22,733
말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네요
361
00:28:24,000 --> 00:28:28,433
우리 군의 장비중대 군인들은
공급품을 구하기 위해
362
00:28:28,433 --> 00:28:32,933
그 곳에 가서 새 부품을 얻어 왔습니다
363
00:28:33,733 --> 00:28:37,033
새 부품을 써서
트럭을 완전히 새로 고쳐요
364
00:28:37,033 --> 00:28:39,567
그 다음에 민간인들에게 팔았습니다
365
00:28:40,267 --> 00:28:43,000
- 민간인들에게 팔아요?
- 네
366
00:28:43,567 --> 00:28:44,967
그들이 차량을 팔았다는 말씀이시지요?
367
00:28:44,967 --> 00:28:50,133
무엇이든 원하면 있었으니까요
못 하는 일이 없었죠
368
00:28:50,133 --> 00:28:55,433
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
그런 일도 있었습니다
369
00:28:55,433 --> 00:29:01,167
민간인들은 그 트럭을
대중교통처럼 사용했어요
370
00:29:01,633 --> 00:29:08,167
- 전쟁 기간 중에 보신 일인 거죠?
- 아니요, 전쟁이 끝나고 철수할 때였습니다
371
00:29:08,167 --> 00:29:11,167
- 정전협정 후의 일이군요?
- 네, 정전협정 후 철수한 다음이에요
372
00:29:11,167 --> 00:29:15,133
그럼 터키 군인들이 판매를 한 건가요
아니면 다른 나라 군인들이 판매를 한 건가요?
373
00:29:15,133 --> 00:29:20,367
남한 사람들에게요
374
00:29:20,367 --> 00:29:23,500
- 터키 군인들이 팔았나요?
- 네, 터키인들이요
375
00:29:24,767 --> 00:29:29,012
- 하지만 미군의 군용 차량이었지요?
- 모든 차량이 미군의 군용 차량이었어요
376
00:29:29,200 --> 00:29:31,933
제가 차량을 가져오잖아요?
그럼 이렇게 말합니다
377
00:29:31,933 --> 00:29:34,800
"여기서 뭘 기다리고 있어
저기서 하나 몰고 가"
378
00:29:34,800 --> 00:29:36,000
하지만 저는 그렇게 못 했어요
379
00:29:36,000 --> 00:29:39,567
- 전쟁 후에
- 있었던 일이죠
380
00:29:39,567 --> 00:29:46,925
그렇다면 터키군이 공식 철수한 후에
다시 한국에 가 보셨어요?
381
00:29:47,067 --> 00:29:55,733
한국에 2011년에 갔습니다
그리고 작년에도 갔고요
382
00:29:55,733 --> 00:29:57,967
- 올 해는 안 갔어요
- 올 해 가셨어요?
383
00:29:57,967 --> 00:30:01,000
아니요, 아, 잠시만요
잘못된 정보를 드리면 안 되니까 기다려주세요
384
00:30:01,333 --> 00:30:05,300
- 올 해 1월에 갔네요
- 그럼 2018년에도 가신 거네요
385
00:30:05,300 --> 00:30:09,100
선생님, 6·25전쟁에 참전하기 위해
처음 한국에 가셨을 때하고
386
00:30:09,100 --> 00:30:15,833
2011년과 2018년에 가셨을 때하고
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?
387
00:30:15,833 --> 00:30:19,667
한국 주택에는 바닥을 데우는
시스템이 있어요
388
00:30:19,667 --> 00:30:22,083
저에게는 익숙하지 않았어요
389
00:30:22,367 --> 00:30:24,967
또한 그들은 없는 가운데서도
일을 하더군요
390
00:30:24,967 --> 00:30:33,100
예를 들면 논을 채찍 같은 걸로 쳐서
벼를 베어내고
391
00:30:33,367 --> 00:30:36,300
미국에서 가져온 조그만 기계에 던졌습니다
392
00:30:36,767 --> 00:30:41,733
기계의 다른 편에서는 쌀알들을 털어냈습니다
효율적인 방식이죠
393
00:30:42,300 --> 00:30:45,533
저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
394
00:30:45,533 --> 00:30:49,000
여기도 가고, 저기도 갈 수 있어서
볼 수 있었어요
395
00:30:49,000 --> 00:30:52,100
- 다른 분들보다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으셨군요
- 네
396
00:30:52,100 --> 00:30:59,400
제말 도라 대령께서
부여단장이기도 했거든요
397
00:31:01,100 --> 00:31:11,967
아버지와 아는 사이셔서, 통제된 길에도
갈 수 있는 허가를 얻곤 했습니다
398
00:31:11,967 --> 00:31:15,005
허가된 문서를 들고 가곤 했지요
399
00:31:15,133 --> 00:31:17,700
그렇다면 선생님
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
400
00:31:17,700 --> 00:31:24,000
전쟁 후 터키로 귀환하신 다음에
한국에 두 번 가셨다고 하셨잖아요
401
00:31:24,000 --> 00:31:28,567
지금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
경제대국 중 하나이면서
402
00:31:28,567 --> 00:31:32,100
민주공화국 체계를 가장 잘
보존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
403
00:31:32,333 --> 00:31:37,067
심지어 세계를 이끄는 20개국 중
하나이기도 합니다
404
00:31:37,067 --> 00:31:38,267
선생님께서는 전쟁이 끝났을 때에…
405
00:31:38,267 --> 00:31:39,633
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
10위일 겁니다
406
00:31:39,633 --> 00:31:43,000
네, 2030년에는 7위가
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
407
00:31:43,000 --> 00:31:47,367
선생님께서는 전쟁이 끝난 후
터키로 귀환하실 때에
408
00:31:47,367 --> 00:31:52,912
한국이 이렇게까지
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셨나요?
409
00:31:53,067 --> 00:31:56,717
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
발전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
410
00:31:56,900 --> 00:32:03,100
그렇다면 2011년과 2018년에
한국에 가셨을 때 어떤 것들을 보셨나요?
411
00:32:03,367 --> 00:32:07,733
놀라운 부분이 있었을까요?
412
00:32:08,100 --> 00:32:13,007
놀라지는 않았어요
그들은 역사를 소중히 여겼습니다
413
00:32:13,167 --> 00:32:18,700
시골 집들을 상징적으로
구성해 놓은 곳이 있었어요
414
00:32:18,833 --> 00:32:23,600
기념관에 가듯 저희도
그 곳을 방문했습니다
415
00:32:24,000 --> 00:32:28,333
그 안에는 여전히
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더군요
416
00:32:28,333 --> 00:32:32,333
전투를 치렀던 곳에도 갔습니다
417
00:32:32,333 --> 00:32:39,815
특히 판문점은 말입니다
저희가 머물렀던 고지에서 볼 수 있었던 곳입니다
418
00:32:39,967 --> 00:32:45,133
그 곳에도 가
협정을 체결한 장소를 보았습니다
419
00:32:46,300 --> 00:32:55,767
제가 쓰고 있는 모자는
국경을 보호하는 덴마크 왕의 선물입니다
420
00:32:55,767 --> 00:33:06,967
선생님, 그럼 한국이 어떠한 방향이든
발전할 것은 예상하셨지만
421
00:33:06,967 --> 00:33:13,133
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고 하셨어요
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셨어요?
422
00:33:13,133 --> 00:33:14,600
매우 간단해요
423
00:33:14,600 --> 00:33:17,587
미국의 손은 모든 곳에
뻗쳐 있기 때문이에요
424
00:33:17,867 --> 00:33:22,533
- 그 손이 뿌리가 되어…
- 그 영향력이 발전의 뿌리가 되죠
425
00:33:23,033 --> 00:33:31,600
미국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
비참한 빈곤이 있었거든요
426
00:33:31,600 --> 00:33:34,533
물론 정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
427
00:33:34,533 --> 00:33:37,033
저와 관련이 있지는 않았지만
생각해볼 수는 있었어요
428
00:33:37,300 --> 00:33:44,500
제가 처음 갔을 때에는
정말 카우보이 영화에 나오는 도시 같았어요
429
00:33:44,500 --> 00:33:47,533
- 전쟁 중이었으니까요
- 그렇죠
430
00:33:47,533 --> 00:33:50,000
정말 똑같았어요
431
00:33:50,167 --> 00:33:58,833
그리고 배고픔은 정말 무서운 것이에요
처음 갔을 때 보고는 너무 놀라서 굳어버렸죠
432
00:33:58,833 --> 00:34:04,000
선생님,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
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
433
00:34:04,000 --> 00:34:07,133
- 많이 피곤하시지요
- 천만에요
434
00:34:07,133 --> 00:34:12,033
2020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입니다
435
00:34:12,867 --> 00:34:17,800
한국인들에게, 한국의 젊은이들에게
436
00:34:17,800 --> 00:34:20,700
한국의 새로운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
메시지가 있으세요?
437
00:34:20,700 --> 00:34:21,767
있습니다
438
00:34:22,333 --> 00:34:24,900
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
말을 인용하고 싶어요
439
00:34:24,900 --> 00:34:27,400
"가정에서 평화, 세계에서 평화"
440
00:34:27,967 --> 00:34:33,795
국가, 정부 그리고 국민이
늘 하나가 되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
441
00:34:33,967 --> 00:34:37,600
또한 국가의 가치를, 국기의
가치를 알기를 바랍니다
442
00:34:37,600 --> 00:34:45,034
국기 아래에서 자유롭게 살아 주세요
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입니다
443
00:34:45,200 --> 00:34:56,048
이상으로 인터뷰를 종료하겠습니다
선생님, 저희와 인터뷰를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
444
00:34:56,200 --> 00:34:58,567
제가 감사합니다
445
00:34:58,567 --> 00:35:03,600
세상에 외치고 싶은데요
늘 함께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
446
00:35:03,666 --> 00:35:09,133
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