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00 --> 00:00:12,633
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2
00:00:12,633 --> 00:00:14,033
네즈뎃 야즈즈오울루
3
00:00:14,033 --> 00:00:18,500
네즈뎃 선생님,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
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?
4
00:00:18,500 --> 00:00:20,967
1929년 3월 1일
5
00:00:20,967 --> 00:00:25,033
- 어떤 학교를 졸업하셨어요?
- 군사학교요
6
00:00:25,033 --> 00:00:31,200
- 터키에 있는 군사학교에서 공부하신 거죠?
- 네
7
00:00:31,200 --> 00:00:34,433
- 형제는 몇 분이세요?
- 네 명입니다
8
00:00:34,433 --> 00:00:37,200
여자형제가 몇 분
남자형제가 몇 분이세요?
9
00:00:37,200 --> 00:00:42,867
여자형제가 둘이고
남자형제가 하나 있어요
10
00:00:43,733 --> 00:00:45,933
그러니까 총 남자형제가 셋
여자형제가 하나인가요?
11
00:00:46,867 --> 00:00:51,733
한 명은 죽었으니, 남자형제가 하나
여자형제가 둘인 셈이네요
12
00:00:51,733 --> 00:00:55,800
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셨어요?
13
00:00:55,800 --> 00:01:01,233
부모님께서는 1923년 테살로니키시에서
터키로 이민을 오셨습니다
14
00:01:01,233 --> 00:01:03,867
저는 1929년 부르사시에서
태어났습니다
15
00:01:03,867 --> 00:01:08,000
터키로 오신 지 대략 6-7년 후에
제가 태어난 거죠
16
00:01:08,200 --> 00:01:10,433
아버지께서는 테살로니키시에서
농장주셨습니다
17
00:01:10,433 --> 00:01:14,100
하지만 터키에서는 테살로니키시에서처럼
일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
18
00:01:14,100 --> 00:01:15,700
일꾼으로 일하셨습니다
19
00:01:15,700 --> 00:01:19,467
1949년 제가 학교를 졸업했을 때
아버지께서는 일을 그만두셨습니다
20
00:01:19,467 --> 00:01:21,333
저도 아버지를 보살피기 시작했습니다
어머니는 주부셨어요
21
00:01:21,333 --> 00:01:24,933
- 농사를 지으셨던 건가요?
- 네?
22
00:01:24,933 --> 00:01:26,533
그때 농사를 지으셨던 거죠?
23
00:01:26,533 --> 00:01:30,400
테살로니키시에서는
농장을 소유하고 계셨습니다
24
00:01:30,700 --> 00:01:34,800
그럼 선생님께서는
언제 군에 입대하셨어요?
25
00:01:34,800 --> 00:01:38,067
저는 1949년도에 학교를 졸업했습니다
26
00:01:39,633 --> 00:01:42,167
- 계급이 있으셨어요?
- 중위였습니다
27
00:01:42,167 --> 00:01:43,367
중위셨군요
28
00:01:45,167 --> 00:01:48,533
선생님과 만나 뵙게 된 것은
저희에게 큰 기쁨입니다
29
00:01:48,533 --> 00:01:52,933
- 그럼 선생님 병과는 무엇이셨어요?
- 보병이었습니다
30
00:01:52,933 --> 00:01:55,100
- 보병이셨어요
- 네, 보병이요
31
00:01:55,867 --> 00:01:58,467
한국에는 언제 가셨어요?
32
00:01:58,467 --> 00:02:09,267
1952년 3월에 참모본부에
탄원서를 내고 자원해 갔습니다
33
00:02:11,167 --> 00:02:17,433
터키 동부 비틀리스 주에서
군 복무를 할 때 자원병으로 갔죠
34
00:02:18,467 --> 00:02:22,833
얼마나 계셨어요?
35
00:02:23,467 --> 00:02:31,167
비틀리스 주에서 이즈미르 주의
세페르히사르시로 보내졌습니다
36
00:02:32,233 --> 00:02:36,400
미군 주둔 지역에서 4개월 간
전투 교육을 받았습니다
37
00:02:36,400 --> 00:02:43,133
4달 후인 1952년 7월 27일
미군 선박이 왔습니다
38
00:02:43,133 --> 00:02:51,967
'넬슨 워커 장군' 미군 선박이
영국, 네덜란드, 벨기에, 스페인
39
00:02:51,967 --> 00:03:02,167
프랑스, 이탈리아, 그리스 그리고
터키를 들러 28일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
40
00:03:02,300 --> 00:03:08,933
- 그럼 1952년에 도착하신 거네요
- 8월 22일에요
41
00:03:09,400 --> 00:03:14,000
그럼 선생님, 여쭤보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요
42
00:03:14,000 --> 00:03:19,467
한국에 가시기 전에 분명 6·25전쟁이
발발했다는 사실을 들으셨을 것 같아요
43
00:03:19,467 --> 00:03:25,100
신문 등을 봤거든요
그 시절, 한국에 대해 들으신 바가 있으세요?
44
00:03:25,100 --> 00:03:31,967
1950년 6월 25일 일요일
45
00:03:31,967 --> 00:03:38,900
북한이 러시아의 선동과 압박으로
3일만에 서울을 침공했습니다
46
00:03:38,900 --> 00:03:45,767
9월과 10월에는 여단 규모의
5,400명이 한국으로 파병되었습니다
47
00:03:45,767 --> 00:03:51,433
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의 소식을
현지에서 싸우는 친구들의 이야기를
48
00:03:51,433 --> 00:03:57,367
라디오와 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
정말 슬펐죠
49
00:03:57,367 --> 00:04:04,100
그 당시 라디오에서
신문에서 소식을 들으셨군요
50
00:04:04,100 --> 00:04:07,167
북한이 아래로 남하하여 남한을 침공한 것
51
00:04:07,167 --> 00:04:10,567
후에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는
이야기를 한 것 등을 들었지요
52
00:04:10,567 --> 00:04:12,333
계속 소식을 들으셨어요
53
00:04:12,333 --> 00:04:16,633
걱정도 되고, 슬프기도 하고 그랬어요
그래서 한국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죠
54
00:04:16,633 --> 00:04:18,667
탄원서를 내서 한국에 자원병으로 갔습니다
55
00:04:18,667 --> 00:04:20,133
자원해서 가신 분 중에 한 분이시군요
56
00:04:20,133 --> 00:04:24,567
한국에서는 어떤 연대,
대대 또는 중대 소속이셨어요?
57
00:04:24,567 --> 00:04:28,533
제2대대 박격포중대 소속 소대장이었습니다
58
00:04:28,533 --> 00:04:37,367
중대 소속 소대장이셨어요
그럼 세번째 파병대셨겠네요
59
00:04:37,367 --> 00:04:38,500
네
60
00:04:38,867 --> 00:04:41,500
세번째 파병대 소속이셨으면
이 질문도 드려보고 싶어요
61
00:04:41,500 --> 00:04:44,433
한국에 도착하셨을 때에
한국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62
00:04:44,433 --> 00:04:46,567
한국 사람들은 어땠나요?
63
00:04:46,600 --> 00:04:50,800
한국 사람들은 정말
아마 여기에 적혀 있을 겁니다
64
00:04:50,800 --> 00:04:53,900
- 일기에요?
- 네
65
00:04:58,467 --> 00:05:02,067
전부 저희가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니
걱정하지 마세요
66
00:05:02,520 --> 00:05:07,545
보세요, '부산에 내렸다
주변은 자아, 행복, 희망을 비롯한
67
00:05:07,570 --> 00:05:13,536
모든 것이 사라진 비관적이고 불쌍한
모두를 잃은 포로의 고통을
68
00:05:14,267 --> 00:05:18,367
내면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
크고 작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'
69
00:05:18,367 --> 00:05:19,500
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있었군요
70
00:05:19,500 --> 00:05:25,100
부산은 화로 가득한, 망가진
짙은 회색 빛의 도시였어요
71
00:05:25,100 --> 00:05:30,300
오래된 화물 기차를 타고 전선으로
이동할 때 풍경을 보면 말입니다
72
00:05:30,300 --> 00:05:33,100
망가지고 부서지고 사라져서
73
00:05:33,100 --> 00:05:38,600
어떻게 해도 예전 모습으로는
돌아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어요
74
00:05:38,600 --> 00:05:43,633
오랜 시간이 흐른 후 한국에
다시 방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
75
00:05:45,967 --> 00:05:52,933
이 아름다운 나라에 짧은 시간 머물면서
훌륭한 우정, 감사, 인간애, 민족애
76
00:05:52,933 --> 00:05:57,933
성실함, 정직함, 사람에 대한 예의
베풂, 공동체정신
77
00:05:57,933 --> 00:06:05,667
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한국이 다른 나라가
질투할 만큼 성장했음을 보았습니다
78
00:06:05,667 --> 00:06:09,500
그렇다면 네즈뎃 선생님, 질문이 있습니다
79
00:06:09,500 --> 00:06:12,433
선생님께서는 부산에 처음 도착하셨을 때
가장 안타까운 상황을 보셨는데요
80
00:06:12,433 --> 00:06:17,833
기차를 타고 전선에 갈 때
가장 마음 아픈 장면을 목격했어요
81
00:06:17,833 --> 00:06:26,667
기차역에 도착하면 4살~6살까지의
어린 아이들이 40~50명 모입니다
82
00:06:26,667 --> 00:06:32,033
전쟁통에 엄마와 아빠를 잃어버린, 홀로 남은
배고프고 비참한 아이들이었어요
83
00:06:32,033 --> 00:06:35,733
조막만 한 손을 모으고는 "찹, 찹"이라는
소리를 내며 저희에게 음식을 구걸했습니다
84
00:06:35,733 --> 00:06:41,267
저희는 미군이 준 비스킷, 초콜릿
통조림 안의 음식 등을 어린이들에게 던져 주었죠
85
00:06:41,267 --> 00:06:43,233
그럼 아이들은 서로 뒤섞이곤 했습니다
86
00:06:43,233 --> 00:06:49,833
오늘 첫 인터뷰를 하셨던 선생님께서는
벌을 받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
87
00:06:49,833 --> 00:06:55,000
- 선생님께서도 혹시 벌을 받으셨나요?
- 아니요, 어떤 벌이요?
88
00:06:55,000 --> 00:07:00,167
- 음식을 나눠 주어서 벌을 받으셨다고 하셨어요
- 아니요,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죠
89
00:07:01,200 --> 00:07:08,567
저는 사람들에게 전쟁의 영향이
얼마나 큰 지 말하고 싶습니다
90
00:07:08,646 --> 00:07:14,208
60년만에 어떻게 한국이 세계 열 번째
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는지를
91
00:07:14,233 --> 00:07:18,367
한국인들에게 물어봤습니다
그러자 이렇게 대답하더군요
92
00:07:18,367 --> 00:07:24,433
"선생님께서 만났던 어린이들
그 다음 세대의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시켰습니다"
93
00:07:25,467 --> 00:07:27,367
과학과 이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했습니다
94
00:07:27,833 --> 00:07:31,167
그렇다면 한국에 처음 가셨을 때
95
00:07:31,167 --> 00:07:35,767
부산에서, 그리고 다른 전선에서 만나셨던
한국인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나요?
96
00:07:35,767 --> 00:07:37,100
어떻게 보였나요?
97
00:07:37,100 --> 00:07:42,767
저희는 적군과 직접 싸우는 부대였어요
민간인들과는 거리가 있었죠
98
00:07:42,767 --> 00:07:50,733
제가 속해 있던 부대는 제가 합류하기 이전부터
부모를 잃은 아이를 한 명 키웠습니다
99
00:07:50,733 --> 00:07:53,300
모든 부대마다 한 두 명의 아이를 키웠어요
100
00:07:53,300 --> 00:07:56,833
전투를 치르러 갈 때에도
늘 데리고 다녔지요
101
00:07:56,833 --> 00:08:01,100
사진이 있는데, 못 찾겠어요
102
00:08:01,100 --> 00:08:03,867
- 뭐라고 부르셨어요?
- '제키'라는 이름을 붙여줬어요
103
00:08:03,867 --> 00:08:07,200
여덟 살이었어요
104
00:08:07,200 --> 00:08:10,733
'브레드'라고 말하면서
빵을 달라고 할 줄도 알았지요
105
00:08:10,733 --> 00:08:14,233
군복을 입혀서 늘 함께 다녔어요
106
00:08:15,167 --> 00:08:18,200
- 선생님, 질문이 있습니다
- 이제 다 컸겠지요
107
00:08:18,200 --> 00:08:22,167
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면 한국에 갔을 때
수소문이라도 했을 텐데요
108
00:08:22,167 --> 00:08:28,500
워낙 총명해서 '제키'라고 부르셨어요?
109
00:08:28,500 --> 00:08:33,433
정말 똘똘한 아이였어요
'빵', '밥 먹다' 등도 금방 배웠죠
110
00:08:33,433 --> 00:08:38,000
- 터키어 단어도 한 두 개 정도 익혔군요?
- 물론이지요
111
00:08:38,000 --> 00:08:43,600
저희가 합류하기 1년 전부터
같이 살았대요, 1952년도에요
112
00:08:43,600 --> 00:08:45,956
떠나는 이들은 무기를 넘겨주듯
아이를 부탁했어요
113
00:08:45,991 --> 00:08:47,858
저희 중대에 아이의 정보가
등록되어 있었습니다
114
00:08:47,924 --> 00:08:49,557
- 모든 아이의 정보가요?
- 당연하죠
115
00:08:49,633 --> 00:08:52,733
그 아이를 저희가 키우도록 되어 있었어요
116
00:08:52,733 --> 00:08:56,200
아이를 키우셔야 했군요
놀랍습니다
117
00:08:57,200 --> 00:09:00,533
그럼 한국에 계실 때는
어느 전선에 계셨어요?
118
00:09:00,533 --> 00:09:08,833
- 베가스, 금양장리 전선에 있었습니다
- 금양장리에도 계셨군요
119
00:09:08,833 --> 00:09:16,767
한국에서 가장 큰 전투가 치러졌던
금양장리에 3개월 동안 머물렀습니다
120
00:09:16,767 --> 00:09:21,200
그 다음에 판문점이 위치한 곳으로 갔습니다
121
00:09:23,533 --> 00:09:27,867
- 어느 지역이었나요?
- 장남면이요, 보세요
122
00:09:27,867 --> 00:09:31,167
카메라에 바로 보여주시면 좋겠어요
선생님께서 그리신 것이지요?
123
00:09:31,167 --> 00:09:33,433
판문점은 여기에요
124
00:09:33,433 --> 00:09:36,100
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진행되는 동안
125
00:09:37,233 --> 00:09:44,600
네바다 전초 기지 전체에 걸쳐
엄청난 전투가 벌어졌지요
126
00:09:46,567 --> 00:09:55,233
저희보다 12킬로미터 앞 최전선에
미국 해병대가 있었습니다
127
00:09:55,233 --> 00:09:59,533
미국의 가장 강한 군인인
제1해병사단이었어요
128
00:10:00,633 --> 00:10:02,767
전선의 길이는 12킬로미터였습니다
129
00:10:03,200 --> 00:10:13,800
우리는 이 전선을 1953년
4월 3일 밤 12시에 인계받았습니다
130
00:10:14,867 --> 00:10:18,000
- 밤에 넘겨받으셨군요
- 네, 그럼요
131
00:10:18,300 --> 00:10:20,300
밤 12시에요
132
00:10:20,300 --> 00:10:23,700
적군이 이 사실을 눈치채면 한바탕
소란이 나서 산산조각이 날 테니까요
133
00:10:26,933 --> 00:10:29,167
그럼 동시에 베가스
134
00:10:29,167 --> 00:10:34,467
판문점이요
판문점에 불빛이 있었어요
135
00:10:34,467 --> 00:10:39,400
하늘을 향해 곧장 쏘아 올려지는 빛이었죠
136
00:10:39,400 --> 00:10:45,433
정말 밝고 큰 불빛이 있었고요
137
00:10:45,433 --> 00:10:54,567
이쪽에서는 미국인 지휘관이
저쪽에서는 한국인 지휘관이 걸어왔죠
138
00:10:54,567 --> 00:10:56,433
부인이 들어 주겠어요?
139
00:10:58,467 --> 00:11:00,867
이 곳이 정전협정이 논의된 곳입니다
140
00:11:00,867 --> 00:11:07,233
우위를 점하기 위해 모든 전선에서
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습니다
141
00:11:07,633 --> 00:11:13,133
이 곳에서는 가장 큰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고
저는 저쪽 통신 구역에 있었어요
142
00:11:13,133 --> 00:11:16,000
그럼 베가스 고지에도
상당히 가까우셨네요
143
00:11:16,000 --> 00:11:18,700
1킬로미터 거리였는데
가는 길은 딱 하나였어요
144
00:11:18,700 --> 00:11:21,300
일주일에 두 번 이 곳(베가스 고지)에
점검을 하러 오곤 했지요
145
00:11:21,300 --> 00:11:22,633
저희 중대가 여기 있었거든요
146
00:11:24,000 --> 00:11:28,667
중대 하나와 중기관총소대의
반 정도 인원이 여기에 있었어요
147
00:11:28,867 --> 00:11:32,133
적군과의 거리는 40-50미터였어요
148
00:11:32,367 --> 00:11:34,467
낮에 그 곳에 가면 선잠을 잡니다
누워 있는 거예요
149
00:11:34,492 --> 00:11:40,458
경계를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요
저녁에 되어서야 다시 돌아올 수 있고요
150
00:11:40,833 --> 00:11:45,167
큰 전투가 지속된 곳이 그 지점입니다
151
00:11:45,241 --> 00:11:49,707
저희 전에 500명의 미 해병대가
목숨을 잃었습니다
152
00:11:50,300 --> 00:11:52,033
500명 씩이나요?
153
00:11:52,033 --> 00:12:00,333
1953년 5월 28일부터 15일 동안
154
00:12:01,533 --> 00:12:13,700
대규모 부대와 큰 화력을 응집해둔
중국군 군대가 베가스에서...
155
00:12:14,000 --> 00:12:17,700
이 곳에 7개의 고지가 있었어요
156
00:12:21,867 --> 00:12:23,267
7곳의 고지요
157
00:12:23,267 --> 00:12:32,233
네, 카슨, 엘코, 베가스, 소(小)베가스
대(大)베가스, 동베를린, 서베를린
158
00:12:32,233 --> 00:12:39,933
베가스는 매우 위험한 곳이었습니다
40m앞에 적군 연대 하나가 주둔했지요
159
00:12:39,933 --> 00:12:52,800
1953년 5월 28일 저녁 8시경
거대한 폭격이 시작됐습니다
160
00:12:52,800 --> 00:12:58,133
- 적군으로부터요?
- 네, 저녁 8시경에요
161
00:12:58,133 --> 00:13:03,000
저는 그 당시 벙커 안에 있었어요
전우들과 함께 기관총 앞에 있었죠
162
00:13:03,267 --> 00:13:06,350
약 한시간 반 정도 폭격이 지속됐어요
163
00:13:06,500 --> 00:13:13,950
외부에 있던 전우들 중
전사자와 부상자가 계속 나왔죠
164
00:13:14,100 --> 00:13:16,000
거대한 폭격이었어요
165
00:13:16,000 --> 00:13:20,800
박격포와 포병의 공격이
1시간 반 동안 계속됐어요
166
00:13:20,800 --> 00:13:27,333
베가스, 카슨과 엘코 고지에서
연막탄이 터져 안개가 자욱해졌습니다
167
00:13:28,500 --> 00:13:30,933
군 전술이라는 것은 그런 겁니다
안 보이게 하는 거죠
168
00:13:30,933 --> 00:13:35,367
안개가 낀 다음에 연대는 세 개의 고지로
169
00:13:35,967 --> 00:13:40,833
소(小)베가스, 대(大)베가스 그리고
카슨과 엘코로 다시 군인들을 보냈습니다
170
00:13:40,833 --> 00:13:43,267
이 곳에 중위 한 명, 이 곳에 중위 한명
171
00:13:43,267 --> 00:13:47,300
그리고 이 곳에 대위 한 명과
포병 중위 한 명이 있었습니다
172
00:13:47,667 --> 00:13:54,600
심각한 교전이 시작됐습니다
매일 밤 정찰병 간 전투가 치러졌어요
173
00:13:55,233 --> 00:14:02,767
저도 밤마다 전투에 출격했습니다
아침이면 전투를 멈췄죠
174
00:14:06,633 --> 00:14:11,067
낮에 있을 휴전회담 논의에서
우위를 점하기 위해
175
00:14:11,900 --> 00:14:14,833
밤마다 매우 격렬한 전투가 지속됐습니다
점점 더 강화됐죠
176
00:14:15,300 --> 00:14:18,767
그 날 밤, 1시간 반의 폭격 후에
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
177
00:14:18,767 --> 00:14:20,333
날이 어두워졌어요
178
00:14:20,900 --> 00:14:25,867
이렇게 격렬한 충돌이 있을 때에는
179
00:14:25,867 --> 00:14:31,033
서울로부터 날아온 미군의 F84 군용기가
적군을 공격하곤 했었습니다
180
00:14:31,033 --> 00:14:36,000
하지만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중에는
공중전 때문에 군용기가 오지 못했어요
181
00:14:40,500 --> 00:14:43,020
저는 그 교전 지역 내에서
기관총을 붙잡고 있었습니다
182
00:14:43,200 --> 00:14:47,000
해당 기관총을 다루던 군인이
전사했기 때문인데요
183
00:14:47,000 --> 00:14:50,033
어떤 구멍을 통해 날아온
총알에 맞았다고 했어요
184
00:14:50,200 --> 00:14:54,398
머리에 명중했다더군요
그의 기관총을 제가 잡게 됐습니다
185
00:14:54,533 --> 00:15:00,000
하늘에서 조명탄이 터졌고
불빛을 내며 낙하했습니다
186
00:15:00,000 --> 00:15:04,467
어둠이 밝아지자 아래쪽에 수천명의
중국군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
187
00:15:04,467 --> 00:15:07,300
그들은 등에 수류탄을 메고 있었죠
188
00:15:07,300 --> 00:15:11,467
손잡이가 있는 수류탄을 꺼내
바로 싸우기 시작하더군요
189
00:15:11,467 --> 00:15:15,433
아래쪽을 곧장 겨냥해 쐈습니다
'타타타타' 소리를 내면서 총이 발포되었죠
190
00:15:16,033 --> 00:15:19,200
아침까지 계속됐습니다
191
00:15:19,200 --> 00:15:22,300
아침 동안 멈추는 듯했습니다만
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
192
00:15:22,300 --> 00:15:24,000
더 강한 공격이었습니다
193
00:15:24,000 --> 00:15:28,367
적군은 계속 총을 쏘고 폭탄을 던졌습니다
하룻동안 계속됐습니다
194
00:15:29,033 --> 00:15:32,067
그날 밤만 세 번 공격을 받았어요
고지의 주인이 바뀌었죠
195
00:15:32,067 --> 00:15:34,033
저희는 많은 전우를 잃었습니다
196
00:15:34,033 --> 00:15:39,200
다음날 다시 뒤에서 공격이 들어왔습니다
일곱 번쯤요
197
00:15:39,200 --> 00:15:40,167
베가스 전초기지에서 겪은 일이신가요?
198
00:15:40,167 --> 00:15:43,800
7번째 공격 때 중대장께서
저에게 명령을 하셨습니다
199
00:15:45,233 --> 00:15:51,967
"중위, 소대를 데리고
베가스 고지로 가 지원해"
200
00:15:51,967 --> 00:15:56,733
길이 딱 하나 있었어요
심지어 아주 좁은 길이었죠
201
00:15:56,733 --> 00:16:02,933
33명의 군인, 2명의 부사관, 1명의 상사
그리고 2명의 하사와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
202
00:16:02,933 --> 00:16:06,133
저녁 9시였습니다
203
00:16:06,767 --> 00:16:10,533
한쪽에서는 기관총이 발사되고
다른 한쪽에서는 폭탄이 터졌습니다
204
00:16:10,533 --> 00:16:14,133
이 길을 지나갈 때 종종 폭탄을 피하기 위해
바닥에 누웠다 일어나기도 했습니다
205
00:16:14,167 --> 00:16:15,533
달리듯이 갔죠
206
00:16:15,533 --> 00:16:17,667
400미터쯤 갔을까, 한 병사가 그러더군요
207
00:16:17,667 --> 00:16:24,500
"소대장님, 저희 전사자들이 있습니다"
"부상자도 둘 있습니다"
208
00:16:24,500 --> 00:16:30,800
저는 자리에서 일어났고
일어나자 마자 한 발을 맞았습니다
209
00:16:30,800 --> 00:16:32,867
부상을 입으셨군요
210
00:16:32,867 --> 00:16:41,200
멀리서 포탄이 터진 모양입니다
방탄복을 입고 있었는데, 여기에 맞았어요
211
00:16:41,200 --> 00:16:46,267
바닥에 쓰러졌습니다
쓰러져서 방탄복 안에 손을 넣어봤어요
212
00:16:46,267 --> 00:16:50,400
피가 나나 보려고요
피는 없더군요
213
00:16:50,967 --> 00:16:55,833
일어났지만 걷기는 어려웠어요
바로 무전을 쳤습니다
214
00:16:55,833 --> 00:16:59,667
중대장께서 "네즈뎃 중위
소대를 다시 정비해서 돌아와
215
00:16:59,667 --> 00:17:02,367
우리 철수할 거야"라고 하셨습니다
216
00:17:02,367 --> 00:17:06,300
적군의 격렬한 공격은 계속됐습니다
217
00:17:06,600 --> 00:17:15,300
저는 중대 복귀 후 응급구조차에 실려
서울에 위치한 미군 야전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
218
00:17:15,300 --> 00:17:18,833
영상을 찍었습니다
방탄복이 저를 구했더군요
219
00:17:18,833 --> 00:17:22,867
하룻밤 자고 나서
다시 전선으로 복귀했습니다
220
00:17:22,867 --> 00:17:26,267
한강 위에 다리가 하나 있었습니다
어렵게 지났지요
221
00:17:26,933 --> 00:17:31,633
하지만 65년이 흘러 다시 한국을
방문했을 때에는 29개의 다리가 놓여 있었습니다
222
00:17:38,300 --> 00:17:42,933
선생님께서는 금양장리 전투에도
참전하셨다고 말씀 주셨습니다
223
00:17:42,933 --> 00:17:45,600
터키군이 가장 큰 승리를 거둔
전투이기도 한데요
224
00:17:45,600 --> 00:17:50,100
금양장리가 아닙니다
저희는 '쿰테페'라고 부르는 다른 곳입니다
225
00:17:50,100 --> 00:17:53,900
금양장리 전투는 군우리 전투에 참전했던
첫번째 파병대가 싸운 전투예요
226
00:17:53,900 --> 00:17:55,467
오류가 나면 안 되니까, 다시 말씀드립니다
227
00:17:56,200 --> 00:17:59,833
- 그럼 '쿰테페'에 계셨군요
- 네
228
00:17:59,833 --> 00:18:03,967
- '쿰테페'는 어떤 전선이었나요?
- 높은 언덕이었어요
229
00:18:03,967 --> 00:18:10,700
그렇게 격렬하고 위험한 전투는 아니었고요
방어 전투였습니다
230
00:18:10,700 --> 00:18:13,133
저희는 장남면 지역의 전투가
231
00:18:13,133 --> 00:18:18,367
매일 밤 매우 격렬하게 지속되고 있다는
소식을 계속 듣곤 했습니다
232
00:18:18,367 --> 00:18:22,833
그 곳에 미군 제25사단장
윌리엄스(Williams)가 있었습니다
233
00:18:22,833 --> 00:18:26,900
저희는 도살자 윌리엄스라고 불렀습니다
굉장히 역동적인 사람이었거든요
234
00:18:26,900 --> 00:18:34,567
전투의 가장 심각한 순간에 미군 소장이었던
윌리엄스는 전선을 돌아다니곤 했어요
235
00:18:34,567 --> 00:18:36,367
제 옆에도 왔다 갔죠
236
00:18:37,500 --> 00:18:41,567
선생님, 방금 전에 한국에서
부상당하셨던 기억을 말씀해 주셨는데요
237
00:18:41,567 --> 00:18:43,433
혹시 그 외에 또 부상을 입으셨나요?
238
00:18:43,433 --> 00:18:47,033
- 그 외에 또…
- 또는 위험한 상황을 겪으셨는지 궁금합니다
239
00:18:47,033 --> 00:18:49,633
위험한 상황…밤에 정찰을 나갔습니다
240
00:18:49,900 --> 00:18:53,733
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요
241
00:18:55,967 --> 00:19:03,000
보통은 한 번 정찰을 나갈 때
총을 소지한 병사 열 명과 함께
242
00:19:03,000 --> 00:19:07,567
이전에 언급했던 제2대대 지역을
지원하는 차원에서 나가곤 했죠
243
00:19:07,567 --> 00:19:11,667
밤 9시에 출발했습니다
244
00:19:11,667 --> 00:19:16,800
한국인 노무자들과 함께
보급품과 탄약을 지원했습니다
245
00:19:17,567 --> 00:19:21,267
때로는 가는 길에 그들의 정찰병들과
전투가 벌어졌습니다
246
00:19:21,267 --> 00:19:23,200
종종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
247
00:19:23,200 --> 00:19:28,567
원거리에서 발사된 속도가 느려진
총알 때문이었습니다
248
00:19:28,567 --> 00:19:30,767
저도 무릎에 맞았습니다
249
00:19:30,767 --> 00:19:35,967
사정 거리 내에서 쏜 총알이라면
제 무릎이 부서졌겠지만
250
00:19:35,967 --> 00:19:41,667
힘을 잃은 총알이었기 때문에 무릎 안에
1cm정도로 박혀서 상처만 남겼습니다
251
00:19:41,667 --> 00:19:42,733
그 외에 더 다친 일은 없어요
252
00:19:42,733 --> 00:19:45,733
그 당시 다리에서 총알을 제거하지 않았군요
253
00:19:47,000 --> 00:19:53,433
그 전투는 이틀 동안
그러니까 36-40시간 동안 진행됐어요
254
00:19:53,433 --> 00:19:58,500
저희는 151명의 전사자와
45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
255
00:19:58,700 --> 00:20:01,033
450명이나 부상을 입었어요?
256
00:20:04,033 --> 00:20:06,667
하지만 중국군은 3천 명이
인명 피해를 입었죠
257
00:20:06,667 --> 00:20:08,400
3천 명이요
258
00:20:09,500 --> 00:20:13,200
네바다 기지 전체에 걸쳐서
말씀하시는 것이지요?
259
00:20:13,200 --> 00:20:16,200
아니요
저희가 있던 지역에서만 말씀드리는 겁니다
260
00:20:16,200 --> 00:20:18,667
정말 심각한 교전 상황이었어요
261
00:20:18,667 --> 00:20:21,067
그렇다면 베가스 고지와 베를린 고지였겠네요
262
00:20:21,067 --> 00:20:25,267
베가스, 카슨, 엘코
동베를린, 서베를린이요
263
00:20:25,267 --> 00:20:28,033
미군들은 네바다 기지라고 부르더군요
264
00:20:29,133 --> 00:20:30,633
계속 말씀해주세요
265
00:20:30,633 --> 00:20:33,367
이제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
266
00:20:33,367 --> 00:20:37,600
세계의 그 어떤 군대도 겪지 못했을
아주 인상깊은 일화입니다
267
00:20:37,600 --> 00:20:43,967
베가스 고지의 최상단에는 40미터 앞의
적군과 대치 중이었던 한 포병 중위가 있었습니다
268
00:20:44,767 --> 00:20:50,767
수많은 적군과 싸우고 있던 그의 옆에는
한 명의 부사관, 세 명의 사병이 있었습니다
269
00:20:50,767 --> 00:20:54,100
그는 산 뒤쪽에서
적군의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
270
00:20:54,100 --> 00:21:02,033
그 포병 중위는 포병대대에
지시를 내리는 사람이었습니다
271
00:21:03,700 --> 00:21:08,800
이 지점이 중요합니다
272
00:21:08,800 --> 00:21:21,033
그날 밤, 1시간 반 동안 지속된 폭격 후에
중국군 1개 연대가 밀고 들어왔습니다
273
00:21:21,033 --> 00:21:23,667
주변을 에워쌌다고 합니다
274
00:21:24,133 --> 00:21:28,167
저는 그 순간, 위에서 언급한 포병 중위인
메흐메트 귀넨치(Mehmet GÜNENÇ) 중위의
275
00:21:28,167 --> 00:21:30,367
무전을 들었습니다
276
00:21:30,367 --> 00:21:38,500
"적군이 왔습니다
중대장 대위님과 우리 병사들이 전사했습니다
277
00:21:38,500 --> 00:21:41,767
부사관도 부상을 입었습니다
저도 다쳤습니다만
278
00:21:41,767 --> 00:21:45,333
아직 전투 중에 있습니다"
기관총 소리가 들렸습니다
279
00:21:45,333 --> 00:21:49,200
"싸우고 있습니다, 발포 중입니다
에워 쌌습니다, 다가옵니다, 가까워졌습니다"
280
00:21:50,133 --> 00:21:53,067
그는 포병대대에
'아타튀르크 탄막 사격'을 요청했습니다
281
00:21:53,067 --> 00:21:54,367
본인이 있는 위치에 말입니다
282
00:21:54,367 --> 00:21:59,200
그가 점령하고 있던 언덕 근처로
아마도 500명에 가까운 적군이 와 있었을 것입니다
283
00:21:59,200 --> 00:22:01,300
저희 포병대대는 해당 좌표로
포를 발사했습니다
284
00:22:05,100 --> 00:22:11,533
그 정도로 위험한 지역이었군요
무섭지 않으셨나요?
285
00:22:11,933 --> 00:22:15,267
당연히 무섭지요
전쟁 중에 겪는 공포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
286
00:22:15,267 --> 00:22:17,467
그 공포는 느껴봐야 설명이 가능합니다
287
00:22:17,467 --> 00:22:22,033
전쟁이 시작되면
제일 먼저 드는 감정이 공포거든요
288
00:22:22,033 --> 00:22:25,600
먼저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 생각나요
기혼이라면 아이들, 배우자가
289
00:22:25,600 --> 00:22:27,333
미혼이라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떠오르지요
290
00:22:27,333 --> 00:22:29,300
저는 미혼이었기 때문에
어머니, 아버지 생각이 났어요
291
00:22:29,300 --> 00:22:32,000
눈 앞에 가족들이 스쳐 지나가요
292
00:22:32,000 --> 00:22:35,200
그 다음에, 정말 격렬한 전투가 시작되면
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
293
00:22:37,100 --> 00:22:40,667
전투 중 밤이 되면
가끔 정말 고요해질 때가 있어요
294
00:22:40,667 --> 00:22:49,800
기관총에는 탄도 확인을 하기 위해
5발당 1발씩 예광탄이 있습니다
295
00:22:49,800 --> 00:22:56,900
- 총 안에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나요
- 그 소리가 가장 무서우셨군요
296
00:22:56,900 --> 00:23:02,433
소름 끼칠 정도로 무섭다니까요
털이 바싹 곤두섭니다
297
00:23:02,433 --> 00:23:08,067
마치 뱀파이어가 흡혈하는 소리
동물이 울부짖는 소리 같아요
298
00:23:08,900 --> 00:23:14,467
종종 지뢰밭에 들어가
다치는 군인들이 있어요
299
00:23:14,467 --> 00:23:18,767
즉시 구출이 불가능한 군인들은
아침까지 또는 저녁까지 그 곳에 있게 됩니다
300
00:23:18,767 --> 00:23:21,500
거기서 그 군인들도 울부짖죠
301
00:23:21,800 --> 00:23:28,600
구출해 오면, 마지막 순간에 다다른 군인은
부상을 입은 채 물을 요청하는데요
302
00:23:28,767 --> 00:23:32,067
단 한 모금의 물도 줄 수가 없습니다
303
00:23:32,067 --> 00:23:34,567
만약 당신이 물을 주었고
그가 한 모금의 물을 마신다면
304
00:23:34,567 --> 00:23:37,600
그 순간 그것을 넘겨받거든요
305
00:23:37,600 --> 00:23:39,700
영혼을 넘겨받는다는 말씀이시지요
306
00:23:40,300 --> 00:23:44,833
선생님께서는 전쟁이 끝나고
본국에 귀환한 후
307
00:23:44,833 --> 00:23:50,067
2008년과 2017년에
한국에 가신 것 같았어요
308
00:23:50,067 --> 00:23:53,167
- 2008년에 부인과 함께 갔습니다
- 2017년에는 혼자 가셨어요?
309
00:23:53,167 --> 00:24:01,800
2017에는 저희 그룹 중 환자가 있었어요
그 환자 대신에 저를 데려갔습니다
310
00:24:02,667 --> 00:24:08,033
그럼 6·25전쟁이 종전될 당시
한국의 가장 나쁜 상황을 보셨고
311
00:24:08,033 --> 00:24:12,167
가장 위험한 전선에 계셨었습니다
312
00:24:13,133 --> 00:24:19,867
한국이 이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고
세계를 이끄는 20개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
313
00:24:19,867 --> 00:24:24,667
민주공화국 체계를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 중
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셨나요?
314
00:24:24,667 --> 00:24:26,267
전혀 못했습니다
315
00:24:26,267 --> 00:24:30,300
그렇게 폐허가 된 나라가, 사방이 다 무너져
아무 것도 남지 않은 나라가
316
00:24:30,300 --> 00:24:35,167
60년 만에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
전혀 생각하지 못했죠
317
00:24:35,167 --> 00:24:36,700
누가 그러더군요
318
00:24:37,367 --> 00:24:45,600
"선생님들 덕분에 저희가 독립을 했습니다
그 때 저희의 국민소득은 100달러였어요
319
00:24:45,600 --> 00:24:48,967
국제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지만
320
00:24:49,600 --> 00:24:52,633
저희가 갚을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
그 어떤 나라도 빌려주지 않았습니다
321
00:24:52,633 --> 00:24:57,433
60년 후인 지금은 국민소득 3만 달러입니다
5년 후에는 35만 달러가 될 거예요"라고요
322
00:24:59,600 --> 00:25:04,000
중요한 부분을 하나 더 말씀드릴게요
매우 흥미로운 일화죠
323
00:25:04,000 --> 00:25:07,000
24인승 차량에 저희를 태우더군요
324
00:25:07,233 --> 00:25:13,700
서울에서 150킬로미터 거리에
옛날 집들을 만들어 두었더군요
325
00:25:13,700 --> 00:25:20,300
100-150년 전 선조들의
할아버지들의 삶을 상징으로 남겨 둔 것입니다
326
00:25:20,533 --> 00:25:26,200
예를 들면 이런 집에 살았다
이런 부엌이 있었다, 이런 등을 사용했다
327
00:25:26,200 --> 00:25:30,767
촛불을 태웠다, 쟁기질은 이렇게 했다
말굽은 이렇게 박았다 등등
328
00:25:30,767 --> 00:25:38,000
선생들이 초등학교, 중학교 학생들에게
설명해주고 있더군요
329
00:25:38,033 --> 00:25:39,933
선생이 "끝!"이라고 했어요
330
00:25:39,933 --> 00:25:42,867
저희는 한 5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거든요
331
00:25:42,867 --> 00:25:45,733
아이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
저희에게 곧장 뛰어오더군요
332
00:25:45,733 --> 00:25:48,867
저희 손을 잡고 허리를 안고
손에 키스를 했습니다
333
00:25:48,867 --> 00:25:52,967
한 아이가 있었어요
13살 정도 되어 보였죠
334
00:25:52,967 --> 00:26:00,500
제 벨트를 붙잡고 손에 키스를 하더니
저를 보고는 "아타튀르크"라고 말했습니다
335
00:26:01,100 --> 00:26:06,767
저는 바로 선생을 쳐다봤습니다
웃으면서 저에게 손을 흔들더군요
336
00:26:06,767 --> 00:26:10,267
그 선생이 "저 분들은
15,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
337
00:26:10,267 --> 00:26:14,033
어머니, 아버지, 부인, 아이들
연인과 헤어져 이 곳에 오셨습니다
338
00:26:14,033 --> 00:26:17,033
여기서 돌아가신,
피를 흘리신 분들도 계십니다
339
00:26:17,033 --> 00:26:21,500
그렇게 우리가 다시 이 나라를
다시 얻을 수 있었어요
340
00:26:21,967 --> 00:26:30,833
저 분들의 조상이자 저 분들을 구해주신 분이
또 계신데, '아타튀르크'라는 분입니다
341
00:26:30,833 --> 00:26:33,833
가서 말씀드리고 오세요"
라고 말했다고 합니다
342
00:26:33,833 --> 00:26:39,867
눈물이 나서 울었습니다
전선에서도 울지 않았었는데
343
00:26:39,867 --> 00:26:42,967
배고프고 비참한, 전쟁통에
고아가 된 어린 것들이
344
00:26:43,400 --> 00:26:49,067
조막만 한 손을 모으고는
"찹, 찹"이라는 소리를 내며
345
00:26:49,067 --> 00:26:52,167
저희에게 빵을 달라고 하던 순간에는
눈물이 났었지만요
346
00:26:52,167 --> 00:26:59,100
그럼 선생님, 저 다른 질문이 있습니다
선생님께서 한국에 계실 때 '앙카라 학교'가 있었나요?
347
00:26:59,100 --> 00:27:00,667
네
348
00:27:00,667 --> 00:27:04,633
그럼 선생님과 함께 있던 아이도
앙카라 학교에 갔나요, 아니면…
349
00:27:04,633 --> 00:27:10,000
저희와 함께 있던 아이는 가지 않았습니다
모든 아이가 가는 것은 불가능했어요
350
00:27:10,000 --> 00:27:12,133
그 근처에 머물 수 있는 아이만…
351
00:27:12,133 --> 00:27:14,700
그리고 저희는 그 누구에게도
나쁜 짓을 하지 않았어요
352
00:27:15,367 --> 00:27:19,867
특히 민간인들에게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
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았어요
353
00:27:19,867 --> 00:27:21,567
마을을 지날 때면 저희가 줄 수 있는
모든 먹을 것을 나눠 주었어요
354
00:27:21,567 --> 00:27:27,300
나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
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저희를 참 많이 좋아했지요
355
00:27:27,333 --> 00:27:30,733
선생님께서는 두 번 한국에 갔다고
말씀을 주셨는데요
356
00:27:30,733 --> 00:27:34,100
동시에 한국의 가장 좋지 않은 상황도
보셨던 분이시잖아요
357
00:27:34,100 --> 00:27:38,733
- 서울이 산산조각이 났었죠
- 그럼 이번에 갔을 때는 어떠셨어요?
358
00:27:38,733 --> 00:27:42,567
굉장했어요
설명이 불가능합니다
359
00:27:42,567 --> 00:27:46,067
예를 들어 2008년에 한국에 다시 갔을 때
본국 귀환 후 처음 가는 한국이었는데요
360
00:27:46,067 --> 00:27:48,667
저희를 부산에 있는 묘지에 데려갔습니다
361
00:27:49,167 --> 00:27:53,233
처음이었어요
부인과 함께 갔습니다
362
00:27:53,233 --> 00:27:56,833
기차가 와서 문이 열렸고, 탑승했습니다
문이 닫히더군요
363
00:27:56,833 --> 00:27:59,933
자리에 앉았습니다
기차가 출발했습니다
364
00:27:59,933 --> 00:28:03,667
-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았어요
- KTX를 타셨군요
365
00:28:03,667 --> 00:28:07,733
서울에서 50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는데
2시간 15분이면 가더군요
366
00:28:09,567 --> 00:28:18,033
어디에서 울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
부산의 묘지였어요
367
00:28:18,833 --> 00:28:23,500
그 곳에 계신 모든 분이 너무 친절했어요
저는 눈물이 났죠
368
00:28:23,500 --> 00:28:27,167
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었더군요
369
00:28:27,733 --> 00:28:29,900
40,800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던 모양입니다
370
00:28:31,433 --> 00:28:35,033
미군을 비롯한 모든 UN군 전사자가
그 곳에 있었습니다
371
00:28:35,033 --> 00:28:36,567
모두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
372
00:28:37,067 --> 00:28:44,767
그리고 모든 무덤에 이름, 성
생일, 고향과 전사한 일자가 적힌
373
00:28:45,533 --> 00:28:49,600
묘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
374
00:28:49,600 --> 00:28:53,133
붉은 장미 한 송이도 헌화되어 있었고요
375
00:28:53,133 --> 00:28:57,933
게다가 국기도, 사진도 있었어요
묵념을 한 뒤 기도를 했지요
376
00:28:57,933 --> 00:29:01,100
그 곳에서 울었습니다
377
00:29:02,667 --> 00:29:08,137
예를 들면 전쟁이 종료된 시점에
선생님께서는 한국에 계시지 않으셨지만
378
00:29:08,162 --> 00:29:10,796
터키에서 뉴스를 통해…
379
00:29:10,842 --> 00:29:14,708
정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때
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
380
00:29:14,733 --> 00:29:16,633
끝날 때에 대해서 말씀드렸잖아요
381
00:29:17,467 --> 00:29:22,367
- 그럼 정전되었을 때 선생님께서는…
- 7월 27일에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
382
00:29:22,367 --> 00:29:25,000
- 한국에 계셨던 것이지요?
- 당연하죠
383
00:29:25,000 --> 00:29:30,733
심각했던 전투 상황 속에 저희 부대가 있었죠
384
00:29:30,733 --> 00:29:39,400
만약 그 거대한 중국군이 저희를 넘어갔다면
상황은 굉장히 나빠졌겠죠
385
00:29:39,400 --> 00:29:42,633
여기 미군 연대가 있어요
영국군 사단도 있죠
386
00:29:42,633 --> 00:29:46,400
만일 중국군이 저희를 뚫고 넘어섰더라면
387
00:29:46,400 --> 00:29:49,533
이쪽으로 들어가서 미군을 포위하고
이쪽에도 가서 영국군도 포위했겠죠
388
00:29:49,533 --> 00:29:51,633
그럼 모든 것이 끝났을 겁니다
389
00:29:51,633 --> 00:29:57,233
저희가 이 곳에서 싸웠기 때문에
지금의 형태로 협정 체결을 하게 된 것이죠
390
00:29:57,233 --> 00:30:01,300
베가스, 엘코, 카슨
그리고 두 개의 베를린…
391
00:30:01,300 --> 00:30:05,533
미군은 네바다 기지라고 하는데
일곱 개의 고지가 있습니다
392
00:30:05,533 --> 00:30:09,067
하지만 이것은 전술적인 실수였고
나중에 그들은 이 고지를 포기했습니다
393
00:30:09,067 --> 00:30:11,833
적이 이렇게 가까울 때
고지에 있으면 안 되거든요
394
00:30:12,700 --> 00:30:15,600
그들의 영향권 안에 있기 쉬워요
395
00:30:15,600 --> 00:30:19,800
이 곳을 사수하기 위해
굉장히 많은 유혈사태가 있었습니다
396
00:30:20,333 --> 00:30:24,667
이쪽에 프로젝터가 하나 있었어요
397
00:30:24,667 --> 00:30:29,600
프로젝터에 이 쪽에서
미군 장군이 걸어오거나
398
00:30:29,600 --> 00:30:38,667
저 쪽에서 중국군과 북한군 장군이
걸어오는 것이 보이면 모든 포격 행위는 금지됐습니다
399
00:30:39,933 --> 00:30:42,467
교전 중이든, 정찰 중이든 상관없이 말이죠
400
00:30:42,867 --> 00:30:54,233
그렇다면 6·25전쟁 정전과 동시에
베가스 고지에서 베를린, 엘코, 카슨을 얻어내셨군요
401
00:30:54,233 --> 00:30:58,367
그래서 협정서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죠
402
00:30:58,367 --> 00:31:01,033
터키군 덕분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
403
00:31:01,033 --> 00:31:04,067
네 건의 큰 전투가 있었어요
404
00:31:04,067 --> 00:31:08,033
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군우리
장남면, 금양장리 전투가 있었고요
405
00:31:08,033 --> 00:31:09,833
마지막 전투가 이 전투입니다
406
00:31:09,833 --> 00:31:12,567
모두 알고 계신 바와 같이
저희는 아무도 도망치치 않았습니다
407
00:31:12,567 --> 00:31:14,967
내 나라에서 싸우듯이 싸웠고
피를 흘렸죠
408
00:31:14,967 --> 00:31:21,000
그렇다면 선생님, 정전협정 체결 후
한국에 얼마나 더 머무셨어요?
409
00:31:21,000 --> 00:31:29,433
다시 배를 타고 터키로 돌아갈 때는
7월, 8월…
410
00:31:29,867 --> 00:31:33,467
위문행사 같은 것도 보셨어요?
411
00:31:33,467 --> 00:31:38,300
마릴린 먼로를 봤어요
여러분께 중요할 수 있겠네요
412
00:31:39,000 --> 00:31:42,167
- 정말 그 정도로 아름답던가요?
- 매우 아름답더군요
413
00:31:42,167 --> 00:31:46,600
이야기 하나 해 드릴까요
저는 중위였잖아요
414
00:31:46,600 --> 00:31:50,133
키가 185센티미터나 되는
매우 잘생긴 소령님이 계셨어요
415
00:31:50,133 --> 00:31:52,800
대대장이셨죠
전투복을 입고 계셨습니다
416
00:31:52,800 --> 00:31:57,767
미군들이 "가서 총, 방탄복, 전투복
수류탄 같은 것들을 다 두고 다시 오십시오
417
00:31:57,767 --> 00:32:01,833
미국 연예인들이 올 텐데 같이 놉시다"
라고 하더군요
418
00:32:01,833 --> 00:32:05,733
미군들은 말입니다, 장군이
먼저 술을 마시고요, 휘파람을 불었어요
419
00:32:05,733 --> 00:32:08,600
저는 소령님과 함께 무대 뒤에 있었습니다
420
00:32:08,600 --> 00:32:10,333
"마릴린 먼로를 가까이서 보고 싶습니다"라고
소령께 말씀드렸습니다
421
00:32:10,333 --> 00:32:13,067
"이리 와"라고 하시더군요
422
00:32:13,067 --> 00:32:15,400
저는 그런 것들을 잘 몰라서
'와 소령님, 어떻게' 등등 주절거렸어요
423
00:32:15,400 --> 00:32:20,300
소령께서는 "잠시만"이라고 말씀하시더니
마릴린 먼로의 앞을 지나치셨습니다
424
00:32:21,033 --> 00:32:24,033
마릴린 먼로는 움찔 하고 놀랐습니다
425
00:32:25,767 --> 00:32:35,267
소령께서는 그녀에게 "머리카락 한 올을
가지고 싶습니다"라고 말씀하셨습니다
426
00:32:35,267 --> 00:32:38,767
"안됩니다, 어려워요"라고
대답하더군요
427
00:32:38,767 --> 00:32:44,600
그렇지만 키가 185센티미터에
잘생긴 소령을 보고서는
428
00:32:44,600 --> 00:32:48,700
- 잘생긴 남자를 보니까
- 이렇게 수염도 있었거든요
429
00:32:48,700 --> 00:32:51,633
마릴린 먼로가 "알겠어요"라고 대답하면서
머리카락을 이렇게 늘렸습니다
430
00:32:51,633 --> 00:32:53,400
소령께서 그 머리카락을 잡으시더니
'탁' 자르셨지요
431
00:32:53,400 --> 00:32:54,467
종이에 싸서 주머니에 넣으셨습니다
432
00:32:54,467 --> 00:32:56,567
지금 그 머리카락이 있다면
수백만의 가치를 할 텐데요
433
00:32:56,867 --> 00:33:01,633
선생님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
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
434
00:33:01,633 --> 00:33:03,633
- 피곤하시지요
- 천만에요
435
00:33:03,633 --> 00:33:09,433
2020년은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436
00:33:09,433 --> 00:33:15,100
젊은이들에게, 한국의 새로운 세대에게
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
437
00:33:15,100 --> 00:33:21,567
6·25전쟁 참전 용사로서, 전쟁의
가장 위험한 전선에 계셨던 분으로서요
438
00:33:22,200 --> 00:33:26,800
먼저 한 나라가 다른 나라로부터
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
439
00:33:26,800 --> 00:33:33,633
경제와 정치가 힘이 있어야 합니다
다른 나라에 비해 더 성장해야 합니다
440
00:33:33,633 --> 00:33:38,133
동등해서도 안 됩니다
모두 높은 수준에 있어야 하지요
441
00:33:38,133 --> 00:33:40,700
군대를 비롯한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
442
00:33:40,700 --> 00:33:50,000
예를 들면 한국은 군대가 너무 약합니다
군사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군요
443
00:33:50,000 --> 00:33:54,133
그래서 북한이 한달 만에 남한을
점령할 수 있었던 겁니다
444
00:33:54,133 --> 00:33:57,433
전쟁은 너무나도 참혹한 것이기 때문에
전쟁 발발을 예방하기 위해
445
00:33:57,433 --> 00:34:00,467
그리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
매우 높은 성장을 일궈낼 필요가 있습니다
446
00:34:00,467 --> 00:34:02,400
지금 한국은 잘 하고 있지요
447
00:34:02,400 --> 00:34:05,933
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
개인적으로는 너무 기뻤습니다
448
00:34:05,933 --> 00:34:15,833
모든 것을 갖추기 위해서는
아주 훌륭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
449
00:34:15,833 --> 00:34:19,533
예를 들어, 터키에 무관으로 와
터키어를 공부하는 한국인 소령이 있습니다
450
00:34:19,533 --> 00:34:22,167
자녀가 이제는 대학에 갔는데
451
00:34:22,167 --> 00:34:26,700
고등학교를 다닐 때엔 아침 여덟시부터
밤 열두시까지 공부했답니다, 대단하죠
452
00:34:26,700 --> 00:34:28,367
굉장히 중요한 겁니다
453
00:34:29,233 --> 00:34:32,700
전쟁은 직접 전쟁을 겪은, 폐허가 된
454
00:34:32,700 --> 00:34:38,267
너덜너덜해진, 고아가 된 아기들과 아이들을 위해
굉장한 재앙이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
455
00:34:38,267 --> 00:34:43,767
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
최고 수준의 성장을 이뤄내는 겁니다
456
00:34:43,767 --> 00:34:45,533
열심히 노력해야 하죠
457
00:34:45,533 --> 00:34:51,000
세계의 기술을, 과학을
그리고 이성을 활용해야 합니다
458
00:34:51,000 --> 00:34:55,000
이 역시 한국이 이미 잘 하고 있습니다
저는 한국 사람들을 정말 사랑해요
459
00:34:55,000 --> 00:34:57,967
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
460
00:34:58,867 --> 00:35:03,500
저는 지금 아흔 살이고, 아직 건강합니다
461
00:35:03,500 --> 00:35:06,200
어떠한 이유로든
그러한 상황은 없었으면 합니다만
462
00:35:06,200 --> 00:35:13,367
제가 한국에 필요해지면
기쁘게 다시 한국에 갈 겁니다
463
00:35:13,367 --> 00:35:21,200
저희가 갔을 때 보여주었던 마음들에
매우 감동했기 때문이에요
464
00:35:21,200 --> 00:35:22,500
저를 울렸다니까요
465
00:35:22,900 --> 00:35:28,667
그리고 그 피나는 노력들 하며…
어떻게 성장을 이루어냈는지를 물었더니
466
00:35:28,667 --> 00:35:31,267
"열심히 일했다"고 답하더군요
467
00:35:33,833 --> 00:35:34,933
감사합니다
468
00:35:34,933 --> 00:35:43,100
저 역시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
여기서 인터뷰를 마칩니다
469
00:35:43,100 --> 00:35:46,300
바라는 바가 있습니다
저는 한국을 참 사랑합니다
470
00:35:46,300 --> 00:35:47,900
한번 더, 죽기 전에 보고 싶어요
471
00:35:47,900 --> 00:35:52,833
만약 70년이 되는 해에
예를 들어 이 훈장은 60년이 되는 해에 받았고
472
00:35:52,833 --> 00:35:59,833
UN군 훈장이고, 터키군 훈장이에요
473
00:36:03,300 --> 00:36:08,300
60년이 되는 해에 무언가를 한다면
그리고 저를 그 곳에 데려간다면…
474
00:36:08,300 --> 00:36:09,867
곧 70주년이 됩니다
475
00:36:09,867 --> 00:36:14,033
- 2022년에요?
- 2020년에요
476
00:36:14,033 --> 00:36:17,033
2020년에 저를 데려가준다면
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
477
00:36:17,033 --> 00:36:20,267
제 모든 이야기를 그 곳에서 나누겠습니다
여기 모두 있어요, 꼭 찍어 주세요
478
00:36:20,267 --> 00:36:25,067
꼭 찍겠습니다
선생님의 모든 기록을 자료화 하겠습니다
479
00:36:25,067 --> 00:36:27,833
교수님께도 말씀드려주세요
교수님 남편분께도요
480
00:36:27,833 --> 00:36:29,200
한국을 참 사랑합니다
481
00:36:30,133 --> 00:36:33,233
선생님의 바람과 요청들을
모두 그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
482
00:36:33,233 --> 00:36:34,400
걱정 마세요
483
00:36:34,400 --> 00:36:36,267
저와 이 인터뷰를 해 주심에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484
00:36:36,267 --> 00:36:40,200
전쟁은 인간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
485
00:36:40,200 --> 00:36:43,133
귀환 후 미군은 심리 치료를
한다고 하던데, 저희는 하지 않았습니다
486
00:36:43,133 --> 00:36:45,200
매우 필요했어요
487
00:36:45,633 --> 00:36:54,200
전쟁의 기억은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합니다
때때로 침체되고, 위기에 빠지지요
488
00:36:54,200 --> 00:36:57,900
가끔 그 순간들을 봅니다
참 중요한 이야기인데요
489
00:36:57,900 --> 00:37:00,233
깊이 사랑했던 가까운 친구의
형제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
490
00:37:00,233 --> 00:37:05,000
어깨를 맞대고 일했던 이의, 같이 싸웠던
전우의 죽음은 굉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
491
00:37:05,000 --> 00:37:07,767
잊을 수가 없답니다
492
00:37:07,767 --> 00:37:09,333
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