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67 --> 00:00:07,833
제 이름은 트레버 제임스 에드워즈입니다
2
00:00:09,033 --> 00:00:13,033
저는 왕립포병대 제14야전연대 소속이었고
3
00:00:13,033 --> 00:00:16,367
한국에서는 사격포대로 배치되어
합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
4
00:00:17,000 --> 00:00:21,433
선생님, 태어나신 곳과 한국에 오기 전의 삶,
5
00:00:21,433 --> 00:00:23,533
소년 시절의 기억, 학창 시절 이야기 등의
6
00:00:23,533 --> 00:00:26,300
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?
7
00:00:26,300 --> 00:00:30,200
네, 우리 아버지는 영국 군인이셨고
8
00:00:31,233 --> 00:00:39,900
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
우리 가족은 옥스포드에 살고 있었습니다
9
00:00:40,500 --> 00:00:43,767
태어난 곳은 인도예요
10
00:00:43,767 --> 00:00:48,900
당시에 인도에 파견 가셨다가
그 곳에서 어머니와 만났거든요
11
00:00:49,200 --> 00:00:56,800
이후 영국에 돌아와서
옥스포드에 있는 집에서 살았습니다
12
00:01:01,133 --> 00:01:06,633
길 이름이 뭐였더라
마나로드(Mana Road)인가 그랬어요
13
00:01:06,900 --> 00:01:10,500
옥스포드에서 처음 학교에 입학했습니다
14
00:01:11,733 --> 00:01:17,367
- 인도에서 몇 살 때 돌아오셨나요?
- 세네 살 정도였어요
15
00:01:17,367 --> 00:01:18,800
인도에 대한 기억은 없으시겠네요?
16
00:01:18,800 --> 00:01:20,400
아주 희미하죠
17
00:01:20,400 --> 00:01:24,633
아이들이 봄베이 근처 항구에서
18
00:01:25,167 --> 00:01:34,333
진흙탕에 던져진 돈을 주우려고
달려들던 모습을 희미하게 기억합니다
19
00:01:35,100 --> 00:01:37,867
그래요, 그런 모습이 희미하게 기억나네요
20
00:01:37,867 --> 00:01:39,733
옥스포드에서 학교를 다니실 때에는
21
00:01:39,733 --> 00:01:42,433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
들어본 적이 있으셨나요?
22
00:01:42,433 --> 00:01:45,433
동양에 대한 지식이 있었는지요
극동 지방에 대해 알고 계셨습니까?
23
00:01:45,433 --> 00:01:47,767
아뇨,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어요
24
00:01:48,133 --> 00:01:52,333
전쟁에 참여했기 때문에
일본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
25
00:01:52,333 --> 00:01:56,433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
알고 있는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
26
00:01:58,533 --> 00:02:01,033
전쟁이란 선생님께
어떤 의미를 가졌습니까?
27
00:02:01,567 --> 00:02:03,900
제2차 세계대전 말씀이죠?
28
00:02:04,933 --> 00:02:12,133
네, 우선 아버지께서 군인이셨기 때문에
전쟁이 발발하자 파병을 가셨습니다
29
00:02:12,133 --> 00:02:15,467
당시 우리는 그때 옥스포드에 살고 있었는데
30
00:02:15,467 --> 00:02:18,767
형제들이 살고 있던 곳으로
돌아가기로 결정하셨어요
31
00:02:19,533 --> 00:02:22,900
어머니의 남녀 형제들이 살고 있던 곳이
32
00:02:22,900 --> 00:02:25,433
캠벌리(Camberley)의
요크타운(Yorktown)이었습니다
33
00:02:26,167 --> 00:02:29,933
그 쪽으로 이사한 것이 1939년이에요
34
00:02:30,100 --> 00:02:35,333
어머니께서는 그 곳에서
여생을 보내시게 됩니다
35
00:02:35,767 --> 00:02:37,200
저는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뒀어요
36
00:02:37,200 --> 00:02:42,900
캠벌리와 요크타운에서 학교를 다녔었는데
14세에 중퇴했죠
37
00:02:42,900 --> 00:02:50,233
학위를 받거나 하지는 못했습니다
38
00:02:50,233 --> 00:02:53,133
딱히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어요
39
00:02:53,700 --> 00:02:59,833
14살 때, 사실 14살 생일 직전에
일을 하러 갔습니다
40
00:03:00,267 --> 00:03:04,367
저를 소년 견습생이라고 불렀죠
41
00:03:04,600 --> 00:03:09,567
당시에는 왕립 상업학교라는 학교에서
왕립 토목 기술자들에게 목수 일을 배웠습니다
42
00:03:09,900 --> 00:03:11,167
과학자들이었죠
43
00:03:12,433 --> 00:03:18,767
3년, 3년 반 정도
열일곱 살 생일이 되기 직전까지
44
00:03:18,767 --> 00:03:21,333
그 곳에서 견습 생활을 했습니다
45
00:03:21,333 --> 00:03:25,267
결국 학교는 14세에 중퇴하고
46
00:03:25,267 --> 00:03:33,800
왕실 상업학교 왕립 공학부의 일부인
왕립 토목 공학도
47
00:03:33,800 --> 00:03:37,833
소년 견습생으로서 전쟁이 끝나갈 즈음
일을 시작한 겁니다
48
00:03:38,233 --> 00:03:43,667
당시에는 그 학교가 일을 할 수 있는
유일한 곳이었습니다
49
00:03:43,833 --> 00:03:47,133
자재를 받을 수 있는 곳이
그 곳뿐이었거든요
50
00:03:47,967 --> 00:03:52,800
전시에는 건설업체들이
거의 전부 문을 닫다시피 했죠
51
00:03:52,800 --> 00:03:56,267
폭파로 인한 손상이나
그런 것들을 수리하는 일이 아니면요
52
00:03:56,967 --> 00:04:02,000
그 곳에서 견습 목수로 일했습니다
53
00:04:02,533 --> 00:04:08,700
학교의 구 건물과 신축 건물 등을
수리하는 일을 했어요
54
00:04:10,700 --> 00:04:15,067
학교에 다니던 생도들을 위한 일이었죠
55
00:04:15,067 --> 00:04:23,567
생도들은 행진 같은 것을 연습하느라
바닥을 쿵쾅거리면서 왔다 갔다 하곤 했습니다
56
00:04:23,567 --> 00:04:25,767
당연히 바닥이 남아 날 리가 없죠
57
00:04:25,800 --> 00:04:28,900
항상 바닥 수리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
58
00:04:29,367 --> 00:04:35,800
보다 큰 창 안에 박혀 있던
내리닫이 식의 창문도 그렇고요
59
00:04:36,200 --> 00:04:40,733
내리닫이 창틀도 자주 고장 났습니다
교체해야 했죠
60
00:04:42,367 --> 00:04:45,500
그런 일을 하는 것 자체가
사실 거의 전업이나 다름없었어요
61
00:04:45,500 --> 00:04:49,200
벽에서 떨어진 코트 걸이를
다시 달아주고, 그런 일이죠
62
00:04:50,167 --> 00:04:53,733
그랬어요, 좋았습니다
63
00:04:53,733 --> 00:04:58,033
3년 반, 도합 4년 정도 있었겠네요
64
00:04:58,033 --> 00:05:04,333
이후에 육군에 입대했습니다
일반 병사로 복무했지요
65
00:05:04,333 --> 00:05:05,633
그게 몇 년도였습니까?
66
00:05:05,633 --> 00:05:11,933
1948년 9월이었습니다
67
00:05:12,600 --> 00:05:16,200
왕립 포병 소속으로 입대했어요
68
00:05:16,200 --> 00:05:18,567
오스웨스트리(Oswestry)에서
훈련을 받았습니다
69
00:05:24,546 --> 00:05:27,013
처음에는 소총수였어요
70
00:05:27,533 --> 00:05:34,767
웨일즈에서 실탄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
71
00:05:37,033 --> 00:05:40,867
이후에는 독일에 배치되었어요
72
00:05:41,767 --> 00:05:44,767
열여덟 살 생일 전에 독일에 있었습니다
73
00:05:44,767 --> 00:05:47,867
키엘(Kiel)이라는 곳에 배치되었죠
74
00:05:48,600 --> 00:05:51,167
우연히 그렇게 되었어요
75
00:05:51,167 --> 00:06:03,633
키엘에 영국군이 주둔하던 막사는
일전에 독일 잠수함부대가 쓰던 막사였고
76
00:06:03,633 --> 00:06:05,800
시설이 아주 좋았습니다
77
00:06:05,800 --> 00:06:09,500
그런데 공교롭게도 아버지께서
육군에 있으셨을 때 쓰셨던
78
00:06:09,500 --> 00:06:11,267
같은 막사였다는 걸 알았습니다
79
00:06:11,267 --> 00:06:18,400
제2차 세계대전 내내 독일에 계셨을 동안
제대도 같은 곳에서 하셨고요
80
00:06:18,400 --> 00:06:21,067
- 신기하네요
- 꽤 희한했습니다
81
00:06:21,067 --> 00:06:24,800
꽤 오래 그 곳에 있었습니다
82
00:06:24,800 --> 00:06:26,533
공수 작전 중에도 계셨나요?
83
00:06:27,167 --> 00:06:33,167
그 즈음 시작되었죠
네, 관여도 했습니다
84
00:06:33,167 --> 00:06:36,500
- 그때 독일에서 진행되었죠
- 네, 맞아요
85
00:06:38,267 --> 00:06:43,133
당시에는 사복을 입을 수 없었습니다
86
00:06:43,533 --> 00:06:48,700
현지인들과 사교나 그런 것들도 금지였죠
87
00:06:50,400 --> 00:06:54,333
그런데 사실상 지켜질 수가 없었습니다
88
00:06:54,333 --> 00:06:59,100
현지인들은 커피 같은
생필품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
89
00:06:59,933 --> 00:07:02,567
그런데 우리는 좀 구해다 줄 수 있었죠
90
00:07:02,567 --> 00:07:10,433
저도 현지에서 친구를 몇 만들었어요
때로는 놀러 나가기도 했습니다
91
00:07:11,633 --> 00:07:19,233
항구에서 배가 다녔는데, 그 배를 타고
막사 외부의 헛간 같은 곳으로 갔죠
92
00:07:19,233 --> 00:07:24,800
그럼 친구들이 저를 마중 나와서
사복을 챙겨 줬고
93
00:07:24,800 --> 00:07:27,400
저는 그걸 입고 같이 나이트 클럽에 갔어요
94
00:07:28,133 --> 00:07:31,167
매우 흥미로운 저녁이었죠
95
00:07:31,400 --> 00:07:33,833
좀 위험이 따르긴 했지만
96
00:07:34,633 --> 00:07:40,033
당시 키엘은 전쟁 중에 폭격을
꽤 많이 받았습니다
97
00:07:40,833 --> 00:07:47,300
우리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많았죠
98
00:07:49,967 --> 00:07:54,033
그 이후에는 다시 영국에 배치되었습니다
99
00:07:54,033 --> 00:08:02,700
더럼(Durham)시 바로 바깥쪽에 위치한
브란스페스(Brancepeth)라는 곳이었죠
100
00:08:06,367 --> 00:08:14,700
상병으로 승진해서 포대 사수였거든요
101
00:08:15,400 --> 00:08:24,167
그 다음에는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저를 솔즈베리 평원
(Salisbury Plain)으로 보냈습니다
102
00:08:25,733 --> 00:08:29,433
신규 실험 부대에 배치되었죠
103
00:08:29,433 --> 00:08:34,000
마타도르(Matador) 트럭으로 견인되는
104
00:08:34,000 --> 00:08:40,633
대형 레이더를 사용해서
표적 위치를 찾는 포대였습니다
105
00:08:40,633 --> 00:08:42,200
레이더 장비가 정말 굉장히 컸어요
106
00:08:42,200 --> 00:08:47,333
결국 박격포 궤적을 그려서
107
00:08:48,567 --> 00:08:53,567
포를 쏘는 위치를
정확히 찾아내는 개념이었습니다
108
00:08:53,986 --> 00:08:58,020
실전에서는 쓸 수가 없었을 거예요
장비들이 너무 무거웠거든요
109
00:08:58,167 --> 00:09:03,233
연약 지반 위로 들어서는 순간
움직일 수 없게 될 겁니다
110
00:09:04,000 --> 00:09:09,867
어쨌든, 실험적인 부대였고
같은 종류의 장비를 사용했습니다
111
00:09:09,867 --> 00:09:14,967
포병 병과에, 플라스틱 판 같은
다른 기물들도 갖춰져 있었죠
112
00:09:14,967 --> 00:09:18,900
그리고 당연히 당시에는 계산자나
대수표 같은 그런 것들도 사용했습니다
113
00:09:19,933 --> 00:09:23,400
지금은 하라고 해도 못해요
114
00:09:24,798 --> 00:09:36,433
또 실탄을 발사할 때
상당히 다양한 계산이 수반됩니다
115
00:09:37,433 --> 00:09:46,700
탄의 종류도 많고, 25파운드짜리 포를 비롯해서
온갖 종류의 포탄을 발사했거든요
116
00:09:46,700 --> 00:09:53,400
고폭탄에서 공중 폭발탄, 연막탄
117
00:09:54,840 --> 00:09:58,407
혹은 팜플렛이나 전단지가
들어있는 포탄까지요
118
00:10:00,200 --> 00:10:04,467
그런 것들에 다양한 계산이 들어갑니다
119
00:10:05,167 --> 00:10:10,500
포탄 궤적이 탄 종류에 따라서 달라지고
120
00:10:10,500 --> 00:10:18,267
풍속이나 풍향, 고도 등이 탄의 비행에
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
121
00:10:18,733 --> 00:10:22,133
또 주변 온도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
122
00:10:22,133 --> 00:10:27,467
포를 발포할 때 코르다이트와
화약을 제대로 발화시키기 위해서죠
123
00:10:33,733 --> 00:10:35,400
그냥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는 다르군요?
124
00:10:35,400 --> 00:10:36,200
전혀 다르죠
125
00:10:36,200 --> 00:10:40,667
그럼 독일을 떠나서 한국에 가게 될 것이란
사실은 알고 계셨습니까?
126
00:10:41,067 --> 00:10:46,267
제가 오스나부르크(Osnabruck)에
있었을 때입니다
127
00:10:48,333 --> 00:10:53,933
한국으로 가기 전에 중간 전속지로
울리치(Woolwich)로 갔습니다
128
00:10:53,933 --> 00:10:59,567
거기서 휴가를 받았어요
파견 휴가였죠
129
00:11:02,533 --> 00:11:09,667
메모하기는 했는데, 출발 자체는
사우스 햄턴(South Hampton)에서 했습니다
130
00:11:09,833 --> 00:11:11,167
6월이었던 것 같네요
131
00:11:11,167 --> 00:11:14,300
- 1952년 5월 21일이지요?
- 네
132
00:11:19,033 --> 00:11:23,900
한국에 간다는 것에 대해서는
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?
133
00:11:24,900 --> 00:11:29,033
딱히 생각이라 할 것이 없었어요
134
00:11:29,033 --> 00:11:38,200
로즈와 저는 사귀고는 있었지만
아직 결혼은 안 했고
135
00:11:38,200 --> 00:11:42,000
- 나 안 기다린다고 했지요?
- 거짓말하지 말아요
136
00:11:43,800 --> 00:11:47,767
이건 좀 편집해야겠습니다
편집 좀 해주세요
137
00:11:48,067 --> 00:11:57,533
하지만 분명 세상에 나가서
다양한 장소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습니다
138
00:11:57,867 --> 00:12:04,833
오웰(Orwell)강에 5주 정도
머물렀던 적이 있어요
139
00:12:09,300 --> 00:12:23,533
회고록에도 적었지만, 수에즈 운하를
통과하는 여정 내내 꽤 더웠거든요
140
00:12:24,467 --> 00:12:26,400
굉장히 더워졌습니다
141
00:12:29,467 --> 00:12:33,000
음료, 식수가 떨어져서
142
00:12:33,000 --> 00:12:37,333
아덴만에 도착했을 때
재보급을 받아야 했어요
143
00:12:37,333 --> 00:12:41,567
거기서 준 물에는 염소 처리가
너무 심하게 되어 있었습니다
144
00:12:41,567 --> 00:12:43,967
차를 끓여도 마실 수가 없었어요
만질 수조차 없었죠
145
00:12:44,167 --> 00:12:47,167
그래서 사비를 털어
음료수를 사 먹었습니다
146
00:12:48,300 --> 00:12:58,833
콜롬보에 도착했을 때에는
전차에 물은 채웠지만 돈이 없었어요
147
00:12:58,833 --> 00:13:05,500
그 다음 경유지였던 싱가포르에서는
쓸 돈이 아예 없어서 뭍을 밟지도 않았죠
148
00:13:06,387 --> 00:13:07,987
정말 아쉬웠습니다
149
00:13:09,167 --> 00:13:13,000
그래도 이후 중국해로 나가서
말라카를 지나고
150
00:13:13,000 --> 00:13:22,133
대만 해협을 통과하는데
중국 군을 만나기도 했어요
151
00:13:23,760 --> 00:13:26,727
밤에 우리 배에 탐조등을 쏘곤 했거든요
152
00:13:27,233 --> 00:13:32,833
꽤 긴장되는 상황이었죠
당시 한국에서 우리와는 싸우고 있던 나라니까
153
00:13:32,833 --> 00:13:34,600
이미 참전을 한 후였습니다
154
00:13:34,779 --> 00:13:37,246
당연히 우리가 누구인지 알았겠죠
155
00:13:38,126 --> 00:13:39,793
그래서 좀 긴장됐습니다
156
00:13:41,000 --> 00:13:45,833
다행히도 무사히 통과해서
부산(Pusan)에 도착했어요
157
00:13:45,833 --> 00:13:48,733
이제는 철자를 부산(Busan)으로 바꿨더군요
158
00:13:51,713 --> 00:13:54,613
부산에 정박했습니다
환영을 받았지요
159
00:13:55,699 --> 00:14:00,202
제1대대 블랙 워치 연대
그 유명한 블랙 워치가 우리 배에 타 있었으니
160
00:14:00,367 --> 00:14:01,600
상상을 해 보세요
161
00:14:02,267 --> 00:14:14,767
부둣가에서 흑인 미군 군악대가
환영 음악을 연주했습니다
162
00:14:15,367 --> 00:14:19,967
한복을 입은 한국 여성분들도 나오셨고
그렇게 환영을 받았습니다
163
00:14:20,533 --> 00:14:26,733
블랙 워치는 또 그 나름
백파이프 연주를 뽐냈죠
164
00:14:26,733 --> 00:14:28,367
아주 신나는 환영이었어요
165
00:14:28,933 --> 00:14:30,833
그때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죠?
생각을 하실 일이 있었는지요?
166
00:14:30,833 --> 00:14:35,033
딱 보면 산이 많은 나라였지요
167
00:14:35,533 --> 00:14:37,167
네, 근데 선상에서는
어떤 모습을 보셨습니까?
168
00:14:37,167 --> 00:14:41,067
군악대가 연주를 하고 있었고
전쟁을 겪은 나라 같았나요?
169
00:14:41,067 --> 00:14:43,433
그 시점에도 이미 전란을 겪은 티가 났습니까?
170
00:14:43,433 --> 00:14:48,233
아니요, 그렇진 않았어요
부산은 함락된 적이 없었거든요
171
00:14:48,333 --> 00:14:52,600
전쟁 중에 부산을 기준으로
방어선을 쳤기 때문에
172
00:14:52,600 --> 00:14:56,133
적군에게 점령된 적이 없었어요
173
00:14:56,133 --> 00:14:59,900
그럼 그냥 괜찮은 항구 같아 보였겠군요
무료 콘서트가 열리고 있어서요
174
00:14:59,900 --> 00:15:02,933
그렇죠, 그냥 평범한 항구였어요
175
00:15:02,933 --> 00:15:09,896
배에서 내려서는 임시 캠프에 들어가
밤을 보내고, 다음 날 열차에 올랐습니다
176
00:15:10,100 --> 00:15:16,067
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있었던
오래되고 낡은 열차였어요
177
00:15:18,333 --> 00:15:23,633
증기기관도 아니고, 창문도 없고
전부 목제 좌석이었습니다
178
00:15:24,767 --> 00:15:27,533
서울로 올라갔죠
179
00:15:28,467 --> 00:15:31,067
24시간 정도 걸리는
여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
180
00:15:31,067 --> 00:15:32,933
꽤나 긴 시간이었죠
181
00:15:34,133 --> 00:15:39,500
서울에 도착하자 다시 임시 캠프에 들어갔고
182
00:15:39,500 --> 00:15:44,300
이후 3톤 트럭에 타고
전선으로 보내졌습니다
183
00:15:44,300 --> 00:15:50,733
북쪽으로 약 56km, 38선이 있는 곳이었죠
184
00:15:51,233 --> 00:15:54,233
전선이 정체된 지점이었죠
185
00:15:56,500 --> 00:15:59,700
임진강 바로 북쪽이었어요
186
00:16:00,000 --> 00:16:05,100
특정 위치에 가려면
미군 공병들이 설치한 가교를 건너
187
00:16:05,100 --> 00:16:08,000
강 건너편으로 가야 했습니다
188
00:16:08,300 --> 00:16:12,833
핀테일(Pintail) 다리라고 불렀는데
꽤나 잘 지은 다리였습니다
189
00:16:12,833 --> 00:16:14,800
베일리식 공법을 적용한 다리였어요
190
00:16:18,233 --> 00:16:24,633
하지만 일부 위치에서는 부교를
사용하여 다리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
191
00:16:24,633 --> 00:16:28,167
긴장될 때도 있었습니다
192
00:16:28,167 --> 00:16:32,533
재빨리 다시 강을 건너
나와야 하는 경우엔 꽤나 겁이 나죠
193
00:16:33,633 --> 00:16:36,967
어쨌든 저는 한밤중에
해당 위치에 도착했습니다
194
00:16:36,967 --> 00:16:39,408
도착했을 때 완전히
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어요
195
00:16:39,633 --> 00:16:44,733
그래도 포격위치로 내려가서
준비된 참호기지 안으로 들어갔어요
196
00:16:46,433 --> 00:16:51,633
우리는 이런 참호를
비비(bivy)라고 불렀습니다
197
00:16:52,533 --> 00:16:57,600
그냥 모래 주머니 같은 것으로
보강된 참호였어요
198
00:16:58,800 --> 00:17:02,433
기본적으로 판초를 깔고
땅바닥에서 자야 했습니다
199
00:17:03,033 --> 00:17:06,667
캠프 침상을 얻기 전까지는 말이죠
200
00:17:06,667 --> 00:17:10,067
침상 같은 것들을 보급받지 못했어요
201
00:17:10,733 --> 00:17:14,400
캐나다 군인들이나
다른 군인들과 물물 교환을 해야 했어요
202
00:17:16,800 --> 00:17:19,600
- 어떤 나라가 있었죠?
- 미군이겠죠?
203
00:17:19,867 --> 00:17:21,375
미군, 그렇죠
204
00:17:21,513 --> 00:17:27,980
사케 맥주 한 짝을 주면
보통 캠프 침상 하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
205
00:17:28,067 --> 00:17:29,933
저는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어요
206
00:17:29,933 --> 00:17:37,067
각도 배선, 상륙 케이블, 전화선을
활용해서 침상을 하나 만들었습니다
207
00:17:37,200 --> 00:17:40,233
그렇게 묶어서 사용했어요
208
00:17:40,233 --> 00:17:42,500
바닥을 만들고 천장에 묶었습니다
209
00:17:42,500 --> 00:17:48,400
참호 천장에서 늘어뜨렸는데
지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
210
00:17:48,400 --> 00:17:53,867
생쥐나 흘러 들어오는 빗물로부터
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
211
00:17:54,567 --> 00:18:03,167
유일한 단점이라면 그 위치 위로
포가 지나갈 때에
212
00:18:03,167 --> 00:18:10,800
진동이 침대를 조금 흔든다는 점이었는데
금방 익숙해졌어요
213
00:18:10,800 --> 00:18:12,767
시간이 얼마 흐른 뒤에는
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
214
00:18:12,767 --> 00:18:14,100
잠이 들면 몰랐죠
215
00:18:16,867 --> 00:18:23,200
저는 다양한 표적에 대한 계산을 하면서
대부분의 시간을 이 포격 위치에서 보냈습니다
216
00:18:23,200 --> 00:18:25,533
전선이 이미 한동안
고착화되어 있었기 때문에
217
00:18:25,533 --> 00:18:28,767
대부분의 표적은
이미 암호명을 가지고 있었죠
218
00:18:29,933 --> 00:18:36,500
기존에 쏴 본 표적이니까
표적의 거리와 도달을 위한 스위치를
219
00:18:36,500 --> 00:18:40,367
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
220
00:18:40,367 --> 00:18:48,667
그래서 기온과 풍속
그런 것들만 계산하면 되었어요
221
00:18:49,233 --> 00:18:54,700
수정치를 적용해서 탄을
표적에 맞추기만 하면 됐습니다
222
00:18:54,700 --> 00:19:01,367
산악지형 때문에 우리가 많이 썼던
공중 폭발탄처럼 가변시한신관을 사용하는 경우
223
00:19:01,700 --> 00:19:12,467
특정 스위치에서는
등고선이 탄 자체에서 발생하는
224
00:19:13,067 --> 00:19:18,667
무선 신호에 영향을 미치곤 했습니다
225
00:19:18,667 --> 00:19:21,133
그럴 경우에는 탄이 너무 빨리 폭발해요
226
00:19:22,967 --> 00:19:24,933
탄들 아래에 레이더가 있던 것은
아니군요, 그렇죠?
227
00:19:24,933 --> 00:19:29,767
네, 가변시한신관이라고 부르는 것을
탑재하고 있었습니다
228
00:19:29,767 --> 00:19:32,533
작동 방식은 레이더와 비슷하긴 한데요
229
00:19:33,167 --> 00:19:38,567
파장을 내보내서 파장이 지상에 닿으면
탄으로 되돌아옵니다
230
00:19:38,567 --> 00:19:42,333
되돌아온 신호를 받으면
탄이 폭발하는 방식으로
231
00:19:42,333 --> 00:19:45,600
지상에서 약 6m 떨어진 높이에서
폭발하도록 설정되죠
232
00:19:45,600 --> 00:19:49,100
그래서 지면의 등고선을 따라갑니다
233
00:19:49,733 --> 00:19:52,000
아주 효과적이었어요
234
00:19:52,533 --> 00:19:58,733
하지만 때로는 탄이 회전하면서 활성화되어
235
00:19:58,733 --> 00:20:03,067
파장이 탄 발사와 거의 동시에
나가게 되기도 합니다
236
00:20:03,600 --> 00:20:09,067
나간 파장이 너무 빨리 돌아오면
탄은 폭발하기 때문에
237
00:20:09,067 --> 00:20:11,600
포 바로 앞에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
238
00:20:11,600 --> 00:20:14,167
이러한 상황이 꽤 빈번하게 일어났고
239
00:20:14,167 --> 00:20:19,033
탄의 기판이 날아와 포를 타격하는 경우도
꽤 자주 있었습니다
240
00:20:19,833 --> 00:20:21,233
다치지는 않으셨죠?
241
00:20:21,300 --> 00:20:26,767
네, 다행히 파편 대부분은
폭발과 함께 전방을 향하니까요
242
00:20:27,775 --> 00:20:31,575
한편으로는 그러한 위치가 어디인지를
243
00:20:31,600 --> 00:20:37,767
누군가 자리를 옮겨서 특정 위치에
자리잡기 전에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
244
00:20:40,533 --> 00:20:45,700
꽤 오래 머물기는 했습니다
245
00:20:45,700 --> 00:20:50,367
또 당시에 우리가 왕립 노퍽(Norfolk)
연대를 직접 지원했거든요
246
00:20:50,367 --> 00:20:52,900
이후 아마 해체된 걸로 압니다만
247
00:20:58,133 --> 00:20:59,833
직접 지원 중이었기 때문에
248
00:20:59,833 --> 00:21:07,567
제가 OP와 해당 부대 사이의
연락을 담당했습니다
249
00:21:07,567 --> 00:21:09,633
OP는 관측소입니다
250
00:21:13,267 --> 00:21:22,200
또 이런 저런 계산을 해서 포수들이
표적에 포격할 수 있도록 전달했습니다
251
00:21:22,200 --> 00:21:28,400
그 위에서는 중간 지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
현장 전체를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
252
00:21:28,400 --> 00:21:30,567
훨씬 흥미롭죠
253
00:21:33,200 --> 00:21:40,033
말씀 드렸듯이
다양한 암호명을 만들어 썼는데
254
00:21:40,033 --> 00:21:46,267
중간 지대 한복판에
고깔 모양의 언덕이 있었습니다
255
00:21:46,267 --> 00:21:48,567
적군이 점령하고 있었죠
256
00:21:49,200 --> 00:21:54,000
적은 군견들 까지도
그 위치에 같이 데리고 있더군요
257
00:21:54,000 --> 00:22:01,533
현장이 좀 조용해지면, 그쪽으로
고폭탄을 하나 쏴서 분위기를 조성하곤 했습니다
258
00:22:02,100 --> 00:22:08,600
물론 그 개들은 전장에
너무 오래 있었기 때문에
259
00:22:08,633 --> 00:22:13,667
탄 소리에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했죠
260
00:22:14,433 --> 00:22:19,500
참호에서 나와서 뛰어다니고
미친 듯이 짖으며 돌아다녔습니다
261
00:22:19,525 --> 00:22:22,358
물론 위험했죠
262
00:22:22,433 --> 00:22:32,333
그 위치에서 빠른 속도로
포탄을 계속 쏘곤 했거든요
263
00:22:32,333 --> 00:22:34,533
물론 그 개들은 당할 수도 있었죠
264
00:22:34,767 --> 00:22:42,033
근데 포탄 오는 소리가 들리는지
그럴 때마다 참호로 도망가곤 했어요
265
00:22:42,033 --> 00:22:43,933
말하자면 개들을 괴롭히셨군요
266
00:22:43,933 --> 00:22:49,220
음, 개들이 막 뛰어다녔죠
네, 그런 셈이네요
267
00:22:49,360 --> 00:22:52,626
그런데 그 덕에 좀 생기가 돌았죠
268
00:22:52,733 --> 00:22:54,767
그리고 물론 아침 일찍부터 그랬습니다
269
00:22:54,767 --> 00:22:57,367
저희가 해 뜨기 전에 보초를 섰거든요
270
00:22:58,200 --> 00:23:03,900
보통 그때 공격이 왔기 때문에
공격할 확률이 더 높았거든요
271
00:23:03,900 --> 00:23:06,167
해 뜰 때 가장 확률이 높았죠
272
00:23:06,833 --> 00:23:12,567
그리고 중간 지대를 가로질러 볼 수 있었습니다
273
00:23:12,567 --> 00:23:16,367
그들이 기차도 다 옮기고
그 지역을 떠나고 있는걸 관측할 수 있었죠
274
00:23:16,367 --> 00:23:23,333
짐 노새로 공급 물자를
밤새 옮기고 있더라고요
275
00:23:23,667 --> 00:23:26,367
물론 하늘에서 다 보였죠
276
00:23:27,100 --> 00:23:31,567
그리고 저희가 포격을 하면
노새들이 도망가고
277
00:23:31,567 --> 00:23:36,067
노새를 잡고 있던 사람들이
다시 노새를 잡으려고 하곤 했죠
278
00:23:37,967 --> 00:23:43,833
근데 그게 다 보였어요
멀리 보였지만 다 볼 수 있었습니다
279
00:23:44,433 --> 00:23:46,433
쥐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
280
00:23:46,433 --> 00:23:47,467
쥐요
281
00:23:48,200 --> 00:23:52,867
네, 아주 불쾌한 친구들이었죠
그렇게 크진 않았어요
282
00:23:52,867 --> 00:23:56,167
만주 쥐라고 할까요
283
00:23:56,167 --> 00:24:03,433
회색에 검정색 줄무늬가 코에서부터
꼬리 끝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
284
00:24:03,433 --> 00:24:05,733
등줄기를 따라서요
285
00:24:05,733 --> 00:24:18,033
근데 문제는 녀석들이
전염병을 옮긴다는 거였어요
286
00:24:18,567 --> 00:24:22,133
마치 암 같은 질병이었죠
287
00:24:22,133 --> 00:24:26,000
그 쥐한테 물리면 지혈이 되지 않았어요
288
00:24:26,687 --> 00:24:28,353
물리셨나요?
289
00:24:28,433 --> 00:24:31,967
음, 저는 안 물렸었죠
근데 물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
290
00:24:32,300 --> 00:24:40,533
그리고 특히 조심하지 않으면
침대 위 침낭에서 취침을 했는데
291
00:24:40,533 --> 00:24:44,833
침낭을 뒤집어서 쓰지 않으면
쥐가 그 안으로 막 들어가 있곤 했어요
292
00:24:44,833 --> 00:24:48,000
낮에 따뜻하니까
침낭 속에 들어가 있는 거죠
293
00:24:48,500 --> 00:24:51,733
그리고 침낭 안에 쥐가 들어있는데
294
00:24:51,733 --> 00:24:54,033
거길 들어가면 물리는 거죠
295
00:24:54,867 --> 00:24:56,900
근데 전 괜찮았어요
296
00:24:56,900 --> 00:25:03,008
저는 천장에서 내려오는
해먹을 설치해서 사용했기 때문에
297
00:25:03,153 --> 00:25:04,920
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
298
00:25:07,686 --> 00:25:09,253
온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299
00:25:11,167 --> 00:25:14,067
여름에는 진짜 더웠어요
300
00:25:14,067 --> 00:25:16,200
엄청 덥고 엄청 습했죠
301
00:25:16,667 --> 00:25:19,800
냄새도 좀 났어요
302
00:25:20,033 --> 00:25:28,100
왜냐면 저희 주변 논들이 모두
전투 지역 바로 옆에는 경작을 안 했지만
303
00:25:28,100 --> 00:25:36,533
그 전에 거기에 동물 배설물로
거름을 주곤 했거든요
304
00:25:39,900 --> 00:25:43,733
그리고 사실 그런 상황이 지속됐습니다
305
00:25:50,667 --> 00:25:56,067
숨쉬다가 파리나 모기를 삼킨다거나
그런 것은 흔한 일이었죠
306
00:25:56,367 --> 00:25:58,800
다른 야생동물은 전혀 없었습니까?
307
00:25:59,067 --> 00:26:01,541
- 네?
- 다른 야생동물요
308
00:26:01,667 --> 00:26:07,105
못 봤어요
네, 다른 야생동물은 못 봤습니다
309
00:26:07,267 --> 00:26:09,200
정말 신기하지 않나요?
310
00:26:09,200 --> 00:26:12,433
시골에 있는데 다들 하시는 말씀이
새나 그런 동물이 전혀 없었다고 하니까
311
00:26:12,433 --> 00:26:19,433
네, 그런 것은 전혀 못 봤어요
312
00:26:20,300 --> 00:26:27,100
근데 물이 그렇게 충분한 곳은 아니었어요
313
00:26:29,333 --> 00:26:35,433
동물들은 아무래도 생존하려면
물이 필요하겠죠
314
00:26:35,867 --> 00:26:43,667
논들이 다, 저희가 포격 위치로
논들을 점령했는데, 물은 다 말라 있었습니다
315
00:26:44,367 --> 00:26:47,567
거기에 장교분이 있었는데
316
00:26:47,567 --> 00:26:56,867
소위 한 명, 저는 포격수고
소총수가 넷 있었습니다
317
00:26:57,667 --> 00:27:05,167
이 골짜기에 막사를 설치하고 있었는데
318
00:27:05,933 --> 00:27:08,667
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
지뢰밭을 통과해야 했어요
319
00:27:08,667 --> 00:27:10,833
지뢰가 정말 많았습니다
320
00:27:11,100 --> 00:27:18,433
우리는 테이프로 지뢰밭에 표시를 해 두고
지나갈 수 있는 길을 표시하곤 했죠
321
00:27:19,067 --> 00:27:26,333
저희가 그 골짜기 막사에 있었는데
올라가려면, 고왕산이라는 곳이었어요
322
00:27:26,767 --> 00:27:30,800
그 산 오르막길에 감시 초소를 설치해 놓고
필요할 때 사용하곤 했죠
323
00:27:31,667 --> 00:27:37,533
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
매일 그 산을 올라가서
324
00:27:37,533 --> 00:27:48,167
감시초소를 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어요
325
00:27:48,400 --> 00:27:56,800
거기에 있는 동안 야간에는
물론 정찰병을 돌렸습니다
326
00:27:56,800 --> 00:28:07,867
장교님을 비롯해 다같이
돌아가면서 망을 봤었어요
327
00:28:07,867 --> 00:28:14,100
근데 하루는 폭발이 있었습니다
그로 인해 폭풍이 불어왔죠
328
00:28:14,333 --> 00:28:25,528
저희 옆 언덕에서 폭발이 있었는데
처음에는 아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
329
00:28:25,733 --> 00:28:29,733
왜냐면 지뢰가 저절로 폭발하는 일이
흔했었기 때문이죠
330
00:28:30,400 --> 00:28:36,000
쥐가 돌아다니다가 터뜨리기도 하고
상황에 따라 그러기도 하거든요
331
00:28:36,367 --> 00:28:44,333
그런데 어쨌든 동이 틀 때쯤
장교님이 시차를 두고 정찰을 하고 있었는데
332
00:28:44,967 --> 00:28:49,633
언덕 꼭대기에서 누군가
소리지르는 걸 들으셨죠
333
00:28:49,967 --> 00:28:57,433
저희를 다들 소집하셨고
저를 비롯해 다른 장교
334
00:28:57,433 --> 00:29:02,017
그리고 다른 포수 한 명까지 나왔습니다
그러곤 다같이 언덕을 등반하기 시작했죠
335
00:29:02,233 --> 00:29:11,833
철조망으로 된 울타리를
넘어 갔어야 했는데
336
00:29:12,467 --> 00:29:19,467
사실 저희도 모르고
지뢰밭으로 들어가게 된 거예요
337
00:29:19,467 --> 00:29:22,233
표면 지뢰가 깔려 있었죠
위장 트랩이었어요
338
00:29:22,893 --> 00:29:34,193
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
두 북한군 침입자가
339
00:29:34,567 --> 00:29:42,100
골짜기에서 야영하던 저희를 보고
밤에 침입한 거였는데
340
00:29:42,600 --> 00:29:48,567
언덕 꼭대기로 올라갔다가
이 지뢰밭에 진입해서
341
00:29:48,567 --> 00:29:52,733
지뢰를 밟고는 둘 다 부상을 입은 거였어요
342
00:29:53,633 --> 00:29:58,433
그렇게 두 북한군이 잡히게 된 거였어요
그 중 하나는 아침에 도주했고요
343
00:29:59,033 --> 00:30:05,533
근데 어쨌든 거기에 지뢰가 있는지도 모르고
그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어요
344
00:30:06,033 --> 00:30:17,067
올라가서 봤더니 북한군 한 명이 다리 뒤랑
엉덩이 쪽에 심하게 부상을 입었더라고요
345
00:30:19,033 --> 00:30:29,500
저희는 항상 응급처치용 키트를
들고 다녔는데 모르핀도 들어있었습니다
346
00:30:30,500 --> 00:30:31,867
그걸 줬어요
347
00:30:31,867 --> 00:30:36,433
치약처럼 생긴 튜브 끝에
바늘이 달려있는 거였죠
348
00:30:36,433 --> 00:30:43,833
그 사람에게 모르핀을 투여했는데
그렇게 피부가 거친 사람은 처음 봤어요
349
00:30:43,833 --> 00:30:52,500
바늘을 찔러 넣어야 했는데
엄청 힘들었죠
350
00:30:53,100 --> 00:30:59,200
장교님이 "음, 우리가 올라온 길 보다
더 나은 길을 찾아 내려가야겠다
351
00:30:59,200 --> 00:31:03,200
더욱이 들것을 들고 내려가기에는
너무 가파른 길이라 안 되겠다"라고 말했어요
352
00:31:03,933 --> 00:31:07,418
그는 또, "주변을 둘러보고 혹시 내려가기
더 나은 길이 있나 찾아봐라"라고 했죠
353
00:31:07,600 --> 00:31:10,897
그래서 제가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가서
354
00:31:11,133 --> 00:31:15,682
제가 언덕이라고 하지만
사실 산에 더 가까웠습니다
355
00:31:15,799 --> 00:31:21,066
어쨌든 그래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
또 한 명을 발견하게 된 겁니다
356
00:31:21,700 --> 00:31:23,533
전에도 발견된 적이 있는 사람이었어요
357
00:31:23,533 --> 00:31:30,333
지뢰를 밟은 사람 뒤에 있다가
같이 부상을 당했더군요
358
00:31:30,333 --> 00:31:36,700
배랑 다리 앞쪽에 부상을 입었어요
359
00:31:37,333 --> 00:31:42,367
제가 다가가니까 절 쳐다보는 겁니다
360
00:31:42,367 --> 00:31:44,667
그러더니 팔을 흔들기 시작했고
361
00:31:45,167 --> 00:31:51,733
물론 그는 영어를 하나도 못했기 때문에
대화를 할 수 없었죠
362
00:31:51,967 --> 00:31:56,600
근데 몸짓으로, 손가락을
가리키고 해가면서 소통을 했고
363
00:31:56,600 --> 00:32:00,100
그가 가리킨 곳을 쳐다보니까
지뢰선이 있더군요
364
00:32:00,633 --> 00:32:12,111
36mm수류탄을 음식이 담겨있던
C7캔에 넣은 장치였습니다
365
00:32:12,400 --> 00:32:18,530
사이즈가 딱 맞았는데
레버는 캔 안에 있었죠
366
00:32:18,733 --> 00:32:22,314
지뢰선을 거기에 묶어서
길목에 걸어 두고
367
00:32:22,567 --> 00:32:29,600
누군가 걸려 넘어지면
수류탄이 터지게 되어 있었죠
368
00:32:29,600 --> 00:32:30,833
그렇게 만든 거더라고요
369
00:32:30,833 --> 00:32:33,467
그리고 그 북한군들은
이 36mm 수류탄을 밟고 넘어진 것이고요
370
00:32:34,400 --> 00:32:37,867
그 다른 북한군이
손가락을 가리키고 알려준 것은
371
00:32:37,867 --> 00:32:40,000
그런 지뢰가 주변에 더 많다는 거였어요
372
00:32:40,000 --> 00:32:42,700
- 어떻게 보면 목숨을 구해준 거네요
- 그렇죠
373
00:32:43,633 --> 00:32:47,367
제가 다른 사람들에게
그 정보를 공유하면서 말했죠
374
00:32:47,367 --> 00:32:50,833
"움직이지 마십시오
주변에 지뢰선을 조심하십시오"
375
00:32:52,067 --> 00:32:54,867
그렇게 결국 안전하게
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
376
00:32:54,867 --> 00:32:56,800
이 두 사람을 데리고 내려가야 하는데
377
00:32:56,800 --> 00:33:02,067
들것을 가지고 와서
운전병에게 들것을 들고 오게 했고
378
00:33:02,067 --> 00:33:07,100
당연히 헌병대가 와서
북한군을 인계해갔죠
379
00:33:15,033 --> 00:33:21,567
헌병대가 와서 산에서 북한군을 데려갔어요
380
00:33:23,100 --> 00:33:26,767
저희가 들것으로 그들을 데리고 내려가서
헌병대에게 넘겼어요
381
00:33:28,167 --> 00:33:32,600
심문을 하러 데려간 겁니다
부상도 치료해주고요
382
00:33:32,600 --> 00:33:36,267
고왕산이라면, 355고지로
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죠?
383
00:33:36,267 --> 00:33:39,333
- 네?
- 고왕산요
384
00:33:39,333 --> 00:33:41,267
- 말씀하신 고왕산이요?
- 네
385
00:33:42,767 --> 00:33:46,600
혹시 거기 계실 당시에
386
00:33:47,333 --> 00:33:50,433
보급품을 올리고 내리기 위한
케이블 같은 것을 설치했었습니까?
387
00:33:50,433 --> 00:33:51,967
아니요
388
00:33:52,500 --> 00:33:55,333
그런 것은 없었습니다
389
00:33:55,733 --> 00:34:05,800
사실 한국에 있던 도로라는 것이
인천과 서울을 잇던 포장도로를 제외하면
390
00:34:05,800 --> 00:34:08,700
전부 그냥 흙길이었거든요
391
00:34:09,033 --> 00:34:17,533
일자는 거기에 적었는데
9월이었던 것 같군요
392
00:34:18,067 --> 00:34:25,233
그 날에 후크 고지에
2차 공격이 있었습니다
393
00:34:25,867 --> 00:34:29,867
블랙 워치 병력이
이미 점령하고 있었지만요
394
00:34:30,546 --> 00:34:36,433
적을 포착하지는 못했습니다
일부 아군이 안일했던 부분도 있어요
395
00:34:36,433 --> 00:34:43,867
반대쪽 경사면에
참호 같은 것을 파면서 올라왔습니다
396
00:34:43,867 --> 00:34:49,033
블랙 워치가 자리잡은 위치
바로 앞까지 말이죠
397
00:34:49,533 --> 00:34:56,367
공격 전에 굴 같은 것들을
미리 파서 그 안에 있었습니다
398
00:34:56,367 --> 00:35:01,767
공격을 시작했을 때 거의 즉시
아군 위치를 덮칠 수 있었죠
399
00:35:02,333 --> 00:35:05,600
블랙 워치에게
포착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
400
00:35:08,133 --> 00:35:11,200
꽤나 흥미로운 전략을 썼어요
401
00:35:11,200 --> 00:35:19,000
중국군은 전면공격을 하려는 시점에
발포를 개시합니다
402
00:35:19,000 --> 00:35:24,167
그런데 발포를 공격하려는
측면이 아닌 다른 쪽으로 해요
403
00:35:24,500 --> 00:35:30,900
아군의 주의를 그쪽으로
분산시키려는 의도였죠
404
00:35:31,300 --> 00:35:37,733
그러고 나서 바로
원래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전환하되
405
00:35:38,200 --> 00:35:41,833
동시에 다른 쪽으로 사격을 계속합니다
406
00:35:41,833 --> 00:35:46,933
그러면 자신들의 병력이
자신들의 포격을 맞으면서 들어오게 됩니다
407
00:35:46,933 --> 00:35:49,600
상당히 많은 수가 그런 와중에 죽었습니다
408
00:35:49,600 --> 00:35:52,867
아군 총에 죽은 것이죠
409
00:35:56,133 --> 00:35:58,500
블랙 워치에 있을 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
410
00:35:58,500 --> 00:36:02,133
굴에서 나와서
블랙 워치 병력을 공격했습니다
411
00:36:02,133 --> 00:36:09,767
우리는 우리 관측소 지휘관의 명령을 받았는데
그 위치를 적군이 덮치고 있었죠
412
00:36:09,767 --> 00:36:16,167
지휘관이 위에서 직접 포격 좌표를 주었는데
직접 지도를 참조해서요
413
00:36:17,100 --> 00:36:23,867
연대 전체, 36명 포수들과 연대 병력
전체가 해당 위치에 포격을 가했습니다
414
00:36:25,167 --> 00:36:26,900
주로 공중 폭발탄이었죠
415
00:36:27,200 --> 00:36:32,767
중국군은 포화를 뚫고 진입을 시도하면서
416
00:36:32,767 --> 00:36:36,800
블랙 워치를 따라 파여 있는
참호에 들어가서 진입하려고 했습니다
417
00:36:36,800 --> 00:36:40,433
그러니까 육탄전도 상당 부분 발생한 겁니다
418
00:36:41,400 --> 00:36:43,867
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시나요?
419
00:36:43,867 --> 00:36:46,667
- 당일이 기억 나세요?
- 예, 기억합니다
420
00:36:46,667 --> 00:36:53,133
그날 저녁 교란 사격이라고 하는
임무를 수행하러 나갔거든요
421
00:36:54,100 --> 00:37:04,733
포격 위치를 떠나 특정 지점을 점령하고 있었고요
블랙 워치에서는 멀지 않았습니다
422
00:37:06,167 --> 00:37:20,033
작전 의도는 적군이 사용하는 것으로
의심되는 표적에 야간 포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
423
00:37:20,633 --> 00:37:22,367
무작위로 말이죠
424
00:37:22,367 --> 00:37:26,033
무작위로 사격하면서 걸려들기를 바랐습니다
425
00:37:28,233 --> 00:37:35,867
하지만 이 날 밤에는 모든 포들이
블랙 워치 지원에 할당되었고
426
00:37:35,900 --> 00:37:40,900
우리 위치 위로 포탄들이
날아가는 상황이었어요
427
00:37:42,000 --> 00:37:49,967
우리는 귀환했기 때문에
저도 아침에는 포격 위치에 있었습니다
428
00:37:49,967 --> 00:37:52,467
포 주변을 정리해야 했는데
429
00:37:52,467 --> 00:37:58,000
포를 비롯해서 포탄 케이스 같은
관련 용품들이 널브러져 있었고
430
00:37:58,000 --> 00:38:02,333
현장에 있던 포들을 뒤덮을 정도였습니다
431
00:38:03,867 --> 00:38:08,833
그럼 이후 블랙 워치 위치로 들어가서
사선을 정리하시는 임무를 맡으신 건가요?
432
00:38:08,833 --> 00:38:10,867
아뇨, 그건 아니예요
433
00:38:10,867 --> 00:38:14,067
그럼 그냥, 이후 과정은 못 보신 거군요?
434
00:38:14,467 --> 00:38:22,233
아뇨, 우리는, 제14야전대대 소속
포수 한 명이 찍은 사진이 있었습니다
435
00:38:22,833 --> 00:38:31,133
그는 통신 목적으로 전화선이나
와이어를 놓곤 했죠
436
00:38:31,800 --> 00:38:37,500
공격 이후에 찍은 그 이 사진이 있습니다
블랙 워치 공격 이후에요
437
00:38:39,733 --> 00:38:41,833
공격 이후 그 선들을 확인하셨나요?
438
00:38:41,833 --> 00:38:44,800
손상되었거나 무언가를
야기할 만한 모습을요
439
00:38:44,800 --> 00:38:49,600
전선의 그 쪽 방향으로
간 것은 아니었지만, 충분히 가까웠어요
440
00:38:49,600 --> 00:38:53,967
부상자를 빼내는 모습
다친 이들이 나오는 모습을 봤죠
441
00:38:53,967 --> 00:39:00,200
소형 헬기들이 있었는데
그들을 후송하고 있었습니다
442
00:39:02,767 --> 00:39:05,800
여기 회고록에는
제가 처음 보는 내용이 있는데요
443
00:39:05,800 --> 00:39:07,800
조색 기구(Barrage balloon)라는 것이요
444
00:39:08,333 --> 00:39:10,033
판문점 상공에요?
445
00:39:10,033 --> 00:39:14,467
맞아요, 적대 행위가 계속되는 와중에는
그런 방공 기구들을 띄웠습니다
446
00:39:14,467 --> 00:39:20,900
판문점에서 휴전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에도
우리는 대치 상황이었고
447
00:39:20,900 --> 00:39:22,633
아직 싸우고 있었습니다
448
00:39:22,800 --> 00:39:26,267
그래도 그런 방공 기구를 띄워 놓으면
449
00:39:26,267 --> 00:39:29,933
전투 요원들도 그 곳이
중립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
450
00:39:30,733 --> 00:39:35,000
서로 포를 쏘고 폭파시키고 하는 와중에도요?
451
00:39:35,000 --> 00:39:37,433
딱 거기만요
452
00:39:37,433 --> 00:39:42,767
우리 좌측에 있었거든요
판문점이 해안에서도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
453
00:39:43,267 --> 00:39:48,800
방공 기구를 띄워서 그 지역에서만큼은
교전을 피하려고 한 겁니다
454
00:39:48,833 --> 00:39:50,633
처음 들어보는 내용입니다
455
00:39:50,633 --> 00:39:56,233
- 무슨 색이었나요?
- 색깔은 모르겠습니다, 기억이 안 나네요
456
00:39:56,233 --> 00:39:58,633
네, 해안에는 가신 적이 있습니까?
457
00:39:59,733 --> 00:40:06,633
아뇨, 아닙니다, 당시에는 간 적이 없어요
458
00:40:06,767 --> 00:40:09,967
제가 맡았던 것은 노퍽연대 소속
병사들과 연락책 역할이었습니다
459
00:40:09,967 --> 00:40:12,233
그 쪽에 올라가서
그들과 시간을 보내곤 했거든요
460
00:40:12,233 --> 00:40:15,233
때로는 우리가 갖고 있던
461
00:40:16,133 --> 00:40:21,633
25파운드 급 장비보다
큰 장비가 필요할 때도 있었습니다
462
00:40:21,900 --> 00:40:29,567
그래서 미군과 연락을 유지하고
제가 함께 가서 일주일 정도 같이 있었습니다
463
00:40:29,567 --> 00:40:32,467
한 번에 일주일 정도요
464
00:40:32,467 --> 00:40:37,309
그렇게 우리 표적 사거리에 맞춰
더 큰 포를 사용했습니다
465
00:40:37,567 --> 00:40:41,661
표적에 발사하기 위해선
제가 계산을 해서
466
00:40:41,933 --> 00:40:46,435
그들을 위해서 미터법 표기로
변환해 주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
467
00:40:46,667 --> 00:40:51,733
스위치나 사거리를
계산해 주는 것도 그렇고요
468
00:40:52,833 --> 00:40:55,400
하지만 한동안 같이 머물게 되면
469
00:40:55,400 --> 00:40:57,867
아군의 나머지 반 쪽이
어떻게 생활하는지 볼 수 있었죠
470
00:40:58,267 --> 00:41:02,967
미군들은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
편하게 지냈습니다
471
00:41:03,767 --> 00:41:09,233
식탁에 천까지 걸쳐진
제대로 된 식당에서 밥을 먹고
472
00:41:09,233 --> 00:41:14,333
정해진 식사 위치나 그런 것들도 있었고요
접시라든지, 기타 등등
473
00:41:14,659 --> 00:41:18,626
아이스크림도 잔뜩 있었고 그랬습니다
474
00:41:19,033 --> 00:41:21,867
영국군 쪽에서는
들어보지도 못한 호사였죠
475
00:41:22,533 --> 00:41:31,067
우리 쪽에서는 줄 서서 식판을 내밀면
취사병이 큰 드럼통에서
476
00:41:31,067 --> 00:41:38,233
음식을 식판에 얹어주곤 했습니다
477
00:41:38,567 --> 00:41:41,100
멀리 걸어가야 할 때도 있었나요?
겨울 즈음에 그 곳에 도착하면요?
478
00:41:41,100 --> 00:41:44,467
줄을 섰습니다
줄을 서야만 했어요
479
00:41:44,600 --> 00:41:50,833
실제로 동료 한 명이
박격포를 많이 경험했는데
480
00:41:50,833 --> 00:41:55,533
박격포에서 날아온 파편을
맞은 적이 있습니다
481
00:41:55,533 --> 00:41:57,500
파편 하나가 등에 박혔죠
482
00:41:57,900 --> 00:42:00,167
음식 배급을 받으려고
줄을 서 있다가 말입니다
483
00:42:00,167 --> 00:42:01,867
그 얘기 좀 부탁드려요
484
00:42:01,867 --> 00:42:06,767
중국의 선전에 대해서 들었는데
그것과도 연관이 좀 있으시다고 하셨는데
485
00:42:06,767 --> 00:42:09,300
거기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
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?
486
00:42:09,433 --> 00:42:13,767
음, 당시에 그들은, 제2차 세계대전 당시
487
00:42:13,800 --> 00:42:19,000
도쿄 로즈(Tokyo Rose)와
비슷한 상황이었어요
488
00:42:19,000 --> 00:42:20,800
그 얘기 들어본 적 있나요?
489
00:42:20,800 --> 00:42:31,300
대변인, 여성 대변인이 스피커를 통해
적군에게 메시지를 방송하는 겁니다
490
00:42:32,167 --> 00:42:35,533
마치 그들이 자신들의 적군인 듯이요
491
00:42:36,567 --> 00:42:40,267
사실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
적군도 마찬가지였죠
492
00:42:40,267 --> 00:42:46,767
스피커가 있었고, 그걸로 방송을 했어요
493
00:42:46,767 --> 00:42:52,267
개인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고
심지어 때로는 출신지도 얘기했어요
494
00:42:52,267 --> 00:42:55,433
그리고 물론, 이런 얘기도 했죠
495
00:42:55,433 --> 00:43:00,433
"아무개 씨, 당신 아내가 누구누구랑
바람이 났다는데요" 이런 식으로요
496
00:43:01,467 --> 00:43:04,400
거기서 선전물을 뿌리는
역할을 하셨다고 들었는데, 맞나요?
497
00:43:04,400 --> 00:43:07,667
아 네, 저희도 선전물을 뿌렸습니다
498
00:43:07,667 --> 00:43:13,200
저기에 그 선전물 사진이 좀 있어요
499
00:43:13,200 --> 00:43:21,067
주요 인물이었던
스탈린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죠
500
00:43:25,300 --> 00:43:32,867
저희는 이런 선전물을
공중 폭발탄을 이용해서 뿌리곤 했습니다
501
00:43:33,167 --> 00:43:36,433
인분도 발사하곤 하셨다고 들었습니다
502
00:43:37,000 --> 00:43:38,600
- 네?
- 똥이요
503
00:43:38,600 --> 00:43:47,067
아 네 그건, 그러면 안됐었는데
그 부분은 장난으로 했던 것 같아요
504
00:43:47,533 --> 00:43:49,133
혹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?
그 얘기는 못 들어서요
505
00:43:49,133 --> 00:44:00,567
음, 그게, 놀랍게도 그 와중에 중국측에서
저희가 세균전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어요
506
00:44:01,600 --> 00:44:04,667
그리고 물론, 그 때문에
그런 말이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
507
00:44:06,300 --> 00:44:11,033
아무도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를 것 같은데
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?
508
00:44:11,033 --> 00:44:13,400
어떻게 그 일이 행해졌는지
설명 좀 부탁드립니다
509
00:44:13,833 --> 00:44:18,867
음, 공중 폭발탄을 사용해서
그 안에 선전물을 넣는 대신
510
00:44:18,867 --> 00:44:23,933
인분을 채워서 그걸 쏘는 거예요
511
00:44:23,933 --> 00:44:31,867
물론 그렇게 하면 목표물에 도달할 때
이걸 퍼트리게 되는 거죠
512
00:44:31,867 --> 00:44:33,767
정확도가 높았나요?
513
00:44:33,800 --> 00:44:37,933
예, 그럼요
약 6m 상공이었어요
514
00:44:38,500 --> 00:44:45,000
영국군들과 일본에 돌아가셨을 때 말인데요
515
00:44:45,000 --> 00:44:47,600
아, 원사님을 폭행했던 그 분
516
00:44:47,600 --> 00:44:50,400
네, 그 얘기 좀 더 해 주세요
어떤 일이 있었죠?
517
00:44:50,667 --> 00:44:56,900
아니, 저는 당시에 이 분을
캐나다군 헌병의 교정 시설이 있었던
518
00:44:56,900 --> 00:45:01,500
기류라는 곳으로 모시고 가라는
임무를 받았었어요
519
00:45:01,500 --> 00:45:03,700
영창으로요
520
00:45:04,500 --> 00:45:13,600
그래서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
이동을 했고요
521
00:45:13,600 --> 00:45:21,267
재소자를 서울에서 수송해서
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서
522
00:45:21,267 --> 00:45:24,633
일본 기류(Kiryu)까지
배를 타고 가게 됐어요
523
00:45:26,300 --> 00:45:29,967
- 누구였는지 기억나시나요?
- 아뇨,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
524
00:45:30,267 --> 00:45:32,433
그가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아요
525
00:45:32,433 --> 00:45:44,967
그런데 기억나는 건, 303 소총과
탄창 50발을 지급받았다는 거예요
526
00:45:46,100 --> 00:45:51,333
그걸 소지하지 않는 것이
군법에 어긋나는 거였죠
527
00:45:51,333 --> 00:45:54,100
외부에 나갈 땐
무조건 소지하고 있어야 했어요
528
00:45:56,133 --> 00:46:00,633
그리고 재소자도 자기 무기를 가지고 있었죠
개인 소유로요
529
00:46:00,900 --> 00:46:05,267
그리고 제가 그걸 빼앗았기 때문에
제가 갖고 있었고
530
00:46:05,267 --> 00:46:07,467
그걸 일본까지 가지고 가야 했어요
531
00:46:08,000 --> 00:46:09,900
물론 헌병대도요
532
00:46:09,900 --> 00:46:15,600
근데 저희가 기류에 도착했을 때
다들 엄청 화를 내더군요
533
00:46:16,467 --> 00:46:19,067
제가 소총이랑 탄창을 들고 있으니까요
534
00:46:19,833 --> 00:46:24,300
차라리 그들에게 줘버리고 싶었어요
제가 가져가고 싶지 않았거든요
535
00:46:24,300 --> 00:46:27,800
저는 "이건 그저 개인 소지품일 뿐이에요
개인 도구예요"
536
00:46:28,700 --> 00:46:34,000
또, "한국에 있는 동안 이걸 소지하지 않으면
군법에 어긋납니다"라고 말했습니다
537
00:46:34,667 --> 00:46:36,900
일본에 가셨을 때, 즐거우셨나요?
538
00:4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