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00:00:05.130 --> 00:00:10.110
저는 마이클 프라이어이며
군번은 22812664입니다
00:00:10.130 --> 00:00:13.880
영국 왕립공병대 폭발물처리부대 소속이었습니다
00:00:13.900 --> 00:00:16.710
알겠습니다
생년월일을 말씀해 주시겠어요?
00:00:16.730 --> 00:00:24.580
- 1933년 5월 23일생입니다
- 알겠습니다
00:00:25.030 --> 00:00:30.910
한국으로 파병되기 전에
어디서 지내셨으며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?
00:00:30.930 --> 00:00:34.810
런던의 베스널 그린에서 태어났는데
00:00:35.030 --> 00:00:41.180
런던에서 서퍽(Suffolk)에 있는
작은 마을인 나일랜드(Nayland)로 피난을 갔었죠
00:00:41.200 --> 00:00:45.240
작고 아름다운 마을인데
모든 여생을 거기서 보냈어요
00:00:46.360 --> 00:00:52.480
런던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았고
서퍽의 나일랜드에서 살았어요
00:00:52.500 --> 00:00:54.380
가족 전체가 가신 건가요?
본인만 가신 건가요?
00:00:54.400 --> 00:00:56.910
가족 전체가 갔어요
00:00:56.930 --> 00:01:03.640
부모님과 형제 3명이 갔었는데
지금은 모두 돌아가셨어요
00:01:03.660 --> 00:01:07.540
- 당시에 전쟁 상황을 직접 보셨나요?
- 꽤 자주 봤죠
00:01:07.560 --> 00:01:12.340
나일랜드에서 전투가 있었는데
00:01:12.360 --> 00:01:18.610
저희가 살던 프렌치 스트리트와
가끔 방문하던 곳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을 봤어요
00:01:18.630 --> 00:01:25.410
그리고 미군들이 우리에게 줄
껌 등을 가지고 마을로 들어와서
00:01:25.430 --> 00:01:30.440
저희를 오토바이에 태우고
나일랜드로 데려다 주곤 했어요
00:01:30.460 --> 00:01:36.110
동네에 있는 술집에 가곤 했는데
미군들은 지금도 확실히 기억이 나네요
00:01:36.130 --> 00:01:38.580
그들은 랭함(Langham)의
워밍포드(Wormingford)에서 왔는데
00:01:38.600 --> 00:01:47.580
이스트 앵글리안이 미군으로 가득 찼었죠
거기 공군 기지가 있었거든요
00:01:48.060 --> 00:01:51.780
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?
미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요?
00:01:51.800 --> 00:01:57.810
괜찮았어요, 괜찮은 사람들이었죠
자기네들끼리 나가서 놀더군요
00:01:57.830 --> 00:02:02.010
가끔 동네 아가씨들과 어울리고
그 정도였어요
00:02:02.030 --> 00:02:10.810
뭔가 다른 점은 있었어요
전투복이 뭔가 다르고 멋있게 보였죠
00:02:10.830 --> 00:02:18.010
- 미군들은 해가 지면 외출을 했어요
- 당시에 학교는 어떻게 다니셨나요?
00:02:18.030 --> 00:02:22.580
나일랜드에 있는 학교에 다녔는데
중고등학교였죠
00:02:22.600 --> 00:02:25.310
사실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어요
00:02:25.330 --> 00:02:32.040
그리 똑똑한 편도 아니었고
14살에 학교를 그만두었죠
00:02:32.060 --> 00:02:35.810
극동 지역이나 한국에 대해서
알고 계셨나요?
00:02:35.830 --> 00:02:41.240
전혀요,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어요
00:02:43.000 --> 00:02:45.840
제가 그렇게 말했었죠?
00:02:45.860 --> 00:02:50.740
- 당시에 여행을 좀 다녀보셨나요?
- 아니요, 여행은 거의 못해봤어요
00:02:50.760 --> 00:02:53.240
그냥 해변만 돌아 다녔었죠
00:02:53.700 --> 00:03:02.280
평범한 시골 마을 사람이라
딱히 여행을 다니거나 하진 않았어요
00:03:02.300 --> 00:03:04.140
그래도 괜찮았어요
00:03:04.160 --> 00:03:07.480
학교를 그만두신 후에는
어떤 일을 하셨나요?
00:03:07.500 --> 00:03:17.340
팍스맨스라는 보일러 제조사에서
수습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었고
00:03:18.060 --> 00:03:25.610
18살이 되니 군에 등록을 해야 했어요
00:03:25.630 --> 00:03:30.140
군에 입대하는 것이 아니라
복무를 해야 했죠
00:03:30.160 --> 00:03:32.710
하지만 가서는 3년으로 등록을 했어요
00:03:32.930 --> 00:03:39.840
복무를 하실 때 공군이나 해군으로도
갈 수 있었는데 왜 육군을 선택하셨나요?
00:03:39.860 --> 00:03:47.240
제 선택이 아니었고
그냥 육군으로 배치되었죠
00:03:47.530 --> 00:03:53.540
- 왜 3년으로 서명하셨나요?
- 솔직히 돈 때문이었죠
00:03:53.560 --> 00:04:00.610
사회에서는 대략 주급으로
3파운드 10실링을 받는 반면
00:04:00.630 --> 00:04:07.980
군에서는 150 파운드를 줬어요
완전히 다른 수준이었죠
00:04:08.000 --> 00:04:15.880
그래서 직업을 바꾸셨군요
훈련에 대해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00:04:15.900 --> 00:04:21.640
지브롤터 배럭스 올덜숏
(Gibraltar Barracks Aldershot) 기지에서 훈련을 마쳤어요
00:04:21.860 --> 00:04:32.180
팍스맨스에 있을 때는
전기와 보일러 제작에 대해 배웠었죠
00:04:32.200 --> 00:04:36.910
기본 훈련 후에 보직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
00:04:36.930 --> 00:04:46.080
전기 기술 경험이 있는 사람은
제22폭발물처리중대에서 훈련을 받았어요
00:04:46.100 --> 00:04:52.940
믿기 힘들 정도로 기뻤죠
훈련 과정이 매우 좋았거든요
00:04:52.960 --> 00:05:05.040
대검으로 땅을 파고 회로를 만지고
전기와 관련된 훈련을 받았죠
00:05:05.060 --> 00:05:06.180
전자 폭탄이나 지뢰 같은 것이었나요?
00:05:06.200 --> 00:05:11.540
맞아요
지금은 굉장한 기술이 필요하죠
00:05:11.560 --> 00:05:15.710
훈련 당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었나요?
00:05:15.730 --> 00:05:21.110
아니요, 그런 적은 없었어요
다들 실력이 좋았어요
00:05:21.430 --> 00:05:32.440
- 군에는 언제 입대하셨나요?
- 1951년 말이었어요
00:05:33.460 --> 00:05:36.280
그렇군요
그 전에 훈련은 얼마나 받으셨나요?
00:05:36.300 --> 00:05:46.040
- 어떤 훈련 말인가요?
- 폭탄 처리 훈련이요
00:05:46.060 --> 00:05:49.810
- 8주 정도 받았어요
- 알겠습니다
00:05:49.830 --> 00:05:55.540
올덜숏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
사실은 언제 아셨나요?
00:05:55.700 --> 00:06:03.580
지브롤터 막사에 돌아가서
6·25전쟁 발발 소식을 들었어요
00:06:03.600 --> 00:06:06.280
1950년이었을 겁니다
00:06:06.830 --> 00:06:12.580
지브롤터 부대 막사에 가니
우리 중 절반은 한국으로 파병을 가고
00:06:13.160 --> 00:06:17.380
나머지는 런던 어디로 간다고 하더군요
00:06:17.400 --> 00:06:19.680
저는 한국으로 가는 절반에 포함되었는데
00:06:19.700 --> 00:06:23.940
솔직히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
모르는 상태였죠
00:06:23.960 --> 00:06:30.110
리버풀에서 병력 수송선을 타고 나서야
멀리 떠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
00:06:30.730 --> 00:06:35.540
어떤 배를 타셨는지 기억나세요?
처음으로 영국을 떠나는데 어떠셨나요?
00:06:35.560 --> 00:06:46.140
랭커셔 호를 탔는데 주변 부두를
보고 있었던 장면이 기억나네요
00:06:46.160 --> 00:06:50.140
그저 모든 것이 잘되기를 바랐어요
00:06:50.160 --> 00:06:56.610
저희는 비스케이만을 통과했어요
비스케이만과 홍해를 경유하는 항해였죠
00:06:56.630 --> 00:07:01.110
놀라운 경험이었겠네요
항해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세요
00:07:01.130 --> 00:07:04.310
그때 기분이 어떠셨나요?
00:07:04.330 --> 00:07:07.510
인생에서 거의 보지 못한 광경이었죠
00:07:07.530 --> 00:07:13.180
작은 배가 지나다니면서
물건을 파는 수에즈 운하가 기억나네요
00:07:14.430 --> 00:07:18.910
비스케이 만과 운하를 통과해서
홍해로 진입했어요
00:07:18.930 --> 00:07:22.410
저는 정말 어디를 다녀본 적이 없었죠
00:07:22.430 --> 00:07:25.340
- 돌고래도 보셨나요?
- 물론이죠
00:07:25.360 --> 00:07:29.510
홍해를 통과해 수에즈 운하에 도착한 뒤에
00:07:29.530 --> 00:07:33.040
인도양을 거쳐 홍콩에서
대만 해협으로 통과했어요
00:07:33.060 --> 00:07:34.840
아덴이나 포트 사이드에서 기항하셨나요?
00:07:34.860 --> 00:07:45.080
네, 아덴에서 정박은 했는데
문제가 있어 배에서 내릴 수는 없었어요
00:07:45.100 --> 00:07:56.810
그런 다음 홍콩, 대만 해협을 거쳐
일본의 기류라는 곳에 도착했는데
00:07:56.830 --> 00:08:04.710
거기서 바로 군사 학교인 JLBD로 이동했어요
00:08:04.730 --> 00:08:08.510
알겠습니다, JLBD-1이죠
당시에 기억나는 것이 있으세요?
00:08:08.530 --> 00:08:12.180
한국으로 파병 보내기 위해
훈련시키는 군사 학교였어요
00:08:12.200 --> 00:08:14.840
그곳은 어땠나요?
규모가 어느 정도였나요?
00:08:14.860 --> 00:08:21.340
커다란 인공 제방과 오두막들이 있었죠
00:08:21.360 --> 00:08:23.380
그런 것들이 부지를 둘러싸고 있었는데
00:08:23.900 --> 00:08:28.610
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기 위해
필요한 것은 안전이었죠
00:08:28.630 --> 00:08:31.480
당시 풍경은 한국이랑 거의 비슷했어요
00:08:31.500 --> 00:08:38.410
그리고 한국으로 갔었고
다음에는 히로시마를 거쳐
00:08:38.760 --> 00:08:46.080
이와쿠니로 갔는데
한국으로 가는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거기에 있었죠
00:08:46.100 --> 00:08:49.340
JLBD-1에 있을 때 추가로
폭발물 제거 훈련을 받으셨나요?
00:08:49.360 --> 00:08:51.140
네
00:08:51.160 --> 00:08:52.880
그럼 거기에는 다른 폭탄이 있었나요?
00:08:52.900 --> 00:09:01.780
아니요, 거의 비슷했는데
플라스틱으로 된 폭발물을 쓰고 있었어요
00:09:01.800 --> 00:09:07.480
- 거의 동일한 폭탄이었어요
- 플라스틱 폭탄은 어떻게 생겼나요?
00:09:07.500 --> 00:09:14.210
그렇게 끔찍한 물건은 아니고
이렇게 생긴 덩어리입니다
00:09:14.230 --> 00:09:23.910
선을 그 안에 집어 넣고 덮개를 그 선으로
밀어 넣는 식인데 거기에 공이쇠가 있거든요
00:09:24.260 --> 00:09:27.780
반대쪽 끝에 공이쇠를 설치해
전류를 흘려 보내죠
00:09:27.800 --> 00:09:30.840
- 혹시 뇌관 장치가 뭔지 아세요?
- 아니요, 설명해 주세요
00:09:30.860 --> 00:09:34.910
선생님에게 이 모든 것에 대한
설명을 듣고 싶습니다
00:09:34.930 --> 00:09:37.240
결국 이게 지뢰를 폭발시키는 거군요
00:09:37.260 --> 00:09:42.780
이 플라스틱 지뢰의 기폭 장치에 대해
설명해 주세요
00:09:42.800 --> 00:09:44.140
알겠어요
00:09:44.960 --> 00:09:49.680
소량의 폭발물을 원하는 곳에
설치를 해야 하죠
00:09:49.700 --> 00:09:52.910
음극판에 구멍을 뚫어 전선을 연결해요
00:09:52.930 --> 00:10:00.580
전류를 생성하는 뇌관 장치로 돌아가서
핸들을 돌리면 폭발하게 되는 원리죠
00:10:00.860 --> 00:10:02.880
그래서 모든 플라스틱이 터지게 되는군요
00:10:02.900 --> 00:10:08.780
아니에요, 일부는 단상이고 상황마다 달라요
00:10:08.830 --> 00:10:11.310
저는 그렇게 배웠어요
00:10:11.760 --> 00:10:14.080
지뢰밭에서 지뢰를 만난 적이 있으세요?
00:10:14.100 --> 00:10:19.140
지뢰밭에서 지뢰를 만나는 건
또 다른 상황이죠
00:10:19.160 --> 00:10:26.880
압력 지뢰라고 하는데 안에 TNT가 들어 있어서
00:10:27.660 --> 00:10:32.840
무언가가 그 위에서 압력을 가하면
아래에서 폭발하죠
00:10:32.860 --> 00:10:35.980
솔직히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
00:10:36.600 --> 00:10:39.580
그러면 한국에 있을 때는
주로 플라스틱 지뢰였나요?
00:10:39.600 --> 00:10:41.710
아니요, 압력 지뢰였어요
00:10:42.230 --> 00:10:47.080
이와쿠니로 가셨다고 했는데 제가 만난 분 중에
직접 비행기를 조종하신 파일럿이 있어요
00:10:47.100 --> 00:10:49.540
그 분이 글로브마스터로
선생님을 수송했을 겁니다
00:10:49.560 --> 00:10:53.280
맞아요, 이와쿠니에 미군 기지가 있었어요
00:10:53.600 --> 00:10:58.240
글로브마스터 수송기로
저희를 부산까지 데려다 줬죠
00:10:59.000 --> 00:11:03.540
- 부산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?
- 네, 서울이 아니라 부산으로 가셨나요?
00:11:03.860 --> 00:11:06.540
네, 부산으로 갔죠
00:11:06.560 --> 00:11:15.310
혜산과 원산으로 가는 배가 있었는데
저희는 미군 글로브마스터를 타고 부산을 갔죠
00:11:15.960 --> 00:11:23.040
부산에서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어요
00:11:23.060 --> 00:11:26.080
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갈 때
누구와 함께 갔나요?
00:11:26.100 --> 00:11:27.180
전부 공병이었나요?
00:11:27.200 --> 00:11:33.840
대부분이 그랬고 미군도 많았어요
그냥 부산으로 가는 수송선이었어요
00:11:33.860 --> 00:11:40.840
JLBD-1에 있을 때 지뢰 제거 작업을 하셨는데
영국이나 영연방 공병도 함께 있었나요?
00:11:40.860 --> 00:11:49.210
영연방 부대, 호주, 뉴질랜드뿐 아니라
피지 사람도 몇 명 있었어요
00:11:49.230 --> 00:11:50.340
그 친구들 사진을 갖고 있어요
00:11:50.360 --> 00:11:53.710
브래들리라고
버밍엄 출신 친구가 있었죠
00:11:53.930 --> 00:11:57.880
그런데 호주로 이민을 갔어요
00:11:58.360 --> 00:12:02.310
- 영연방 간의 경쟁심은 어땠나요?
- 괜찮았어요
00:12:02.330 --> 00:12:06.810
서로 놀려 먹기도 했지만
원래 그런 사이니까 나쁠 건 없었어요
00:12:07.560 --> 00:12:16.380
그랬군요, 부산에 도착했을 때
한국 사람이 주변에 있었나요?
00:12:16.400 --> 00:12:21.580
많이 있었는데 대체로 가난하고 딱해 보였어요
00:12:21.830 --> 00:12:25.840
말씀 드렸듯이 그 후에
서울로 가는 기차에 올랐어요
00:12:25.860 --> 00:12:30.780
공병은 따로 분리되어 있었나요
아니면 한 칸에 다 같이 있었나요?
00:12:30.800 --> 00:12:33.080
다 함께 있었어요
00:12:33.760 --> 00:12:36.780
당시 폭발물 처리 공병은
몇 명이나 되었나요?
00:12:36.800 --> 00:12:42.710
대략 20명이었는데
보통 한 팀 인원이 그 정도였어요
00:12:42.730 --> 00:12:48.840
책임자가 중위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
굉장한 전문가였어요
00:12:48.860 --> 00:12:54.310
책임자는 대부분 학위도 있고
똑똑한 사람들이었죠
00:12:55.200 --> 00:12:56.910
그 사람들과 유대가 있으셨군요
00:12:56.930 --> 00:13:02.040
맞아요, 좋은 사람들이라
자신들의 병사를 잘 돌보았죠
00:13:02.630 --> 00:13:06.480
그런 사람들이 진정한 리더 아닌가요?
00:13:06.500 --> 00:13:09.280
그럼 서울에 도착해서 대기 구역에 있는데
00:13:09.300 --> 00:13:12.980
전선으로 이동하기 전까지는
얼마나 머무르셨나요?
00:13:13.000 --> 00:13:19.010
기차를 이용해 서울로 가셨는데
다시 이동하기 전까지 얼마나 머무르셨나요?
00:13:19.030 --> 00:13:23.780
이틀 정도 있다가 전선으로 이동했을 겁니다
00:13:23.800 --> 00:13:28.140
- 대기했던 기간 동안의 기억이 있으세요?
- 네, 무서웠죠
00:13:29.460 --> 00:13:32.510
- 무서웠다고요?
- 네
00:13:32.530 --> 00:13:34.680
당시 서울은 어땠고 무엇이 무서우셨나요?
00:13:34.700 --> 00:13:41.180
오두막과 부서진 건물
00:13:41.430 --> 00:13:47.040
그리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
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뿐이었죠
00:13:47.660 --> 00:13:48.810
그래서 충격을 받으셨군요?
00:13:48.830 --> 00:13:58.880
네, 지금과는 다르지만 당시 영국에서의 생활은
한국의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좋았어요
00:13:58.900 --> 00:14:06.310
그렇게 비교하면 큰 충격이었죠
00:14:06.330 --> 00:14:12.540
전선까지 1,500톤급을 타셨나요
아니면 3톤급을 타셨나요?
00:14:12.560 --> 00:14:15.780
3톤급을 타고 갔습니다
00:14:16.130 --> 00:14:22.680
처음에 도착한 곳은 어디인가요?
전선에서 합류한 부대에 대해 기억하세요?
00:14:22.700 --> 00:14:28.380
제55야전중대(55 Field Park Squadron)라고 하는
큰 공병 부대가 있었고, 그들이 책임자였죠
00:14:28.400 --> 00:14:39.140
다리를 건설하거나 전기 기계 기술 차량 같은 것을
수리하는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했었죠
00:14:39.160 --> 00:14:41.040
저희는 일종의 배속 병력이었고요
00:14:42.230 --> 00:14:49.380
- 그곳 기지의 규모는 어땠나요?
- 38선 이쪽 어느 구역보다 컸어요
00:14:49.400 --> 00:14:54.740
- 기지 이름이 있었나요?
- 아니요, 제 기억으론 없었던 것 같네요
00:14:54.760 --> 00:15:03.880
제28여단, 아니 제29여단에 대해
혹시 들어보셨나요?
00:15:03.900 --> 00:15:05.840
알겠습니다
00:15:05.860 --> 00:15:09.980
전선에 도착하셨을 때
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00:15:10.000 --> 00:15:14.480
전선과 매우 가까운 거린데
무언가를 보거나 들으셨나요?
00:15:14.500 --> 00:15:18.310
거기는 또 다른 시간이었어요
섬광등을 많이 봤어요
00:15:20.760 --> 00:15:27.410
전선에서 부상을 입은
똑같은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었는데
00:15:27.900 --> 00:15:34.040
미군들은 지옥을 지나온 것 같았죠
정말 끔찍했어요
00:15:34.060 --> 00:15:49.210
저는 고지 정찰을 정말 싫어했는데
한번은 8명이 큰 구덩이로 굴러 떨어졌어요
00:15:50.630 --> 00:15:55.610
관목이 자라고 있었는데
큰 구멍에 빠져버렸죠
00:15:55.630 --> 00:16:01.780
거기에는 미군도 2~3명 있었는데
꽤 오래 거기에 있었던 것 같았죠
00:16:02.000 --> 00:16:07.040
기관총도 떨어져 있었어요
미군들은 오래 전에 사망한 듯 보였죠
00:16:07.060 --> 00:16:12.980
무서워서 재빨리 구덩이에서 빠져 나왔어요
아직도 기억나네요
00:16:13.000 --> 00:16:18.010
- 구덩이에 떨어지셨나요?
- 네, 측면으로 기어서 올라왔어요
00:16:18.030 --> 00:16:27.110
나온 다음 상관인 중위에게 말했더니
돌아가서 참호를 파라고 하더군요
00:16:27.130 --> 00:16:33.180
저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어요
무서웠죠
00:16:33.200 --> 00:16:40.480
도착했을 당시 임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공병으로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셨나요?
00:16:40.500 --> 00:16:43.610
폭탄을 제거하셨나요?
어디에서 임무를 수행하셨나요?
00:16:43.630 --> 00:16:49.440
중공군이 사방에 지뢰와 같은
폭발물을 설치해 놨더군요
00:16:49.460 --> 00:16:53.740
임진강을 따라 지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
00:16:54.230 --> 00:16:57.580
임진강 인근에서
약 100개 정도가 발견되기도 했죠
00:16:58.000 --> 00:17:06.240
반대편에 갔더니
기폭 장치와 폭탄이 있었어요
00:17:06.260 --> 00:17:19.210
거기를 지나가면 터져 버리는 거죠
00:17:19.230 --> 00:17:22.780
그래서 대검을 들고 돌아서 갔었고
00:17:23.500 --> 00:17:30.380
왼쪽으로 가서 상부 덮개를 풀고
기폭 장치를 빼냈어요
00:17:32.430 --> 00:17:36.740
- 밖으로 나가시면 그게 일상 업무셨나요?
- 맞아요
00:17:36.760 --> 00:17:43.310
- 지뢰를 몇 개나 제거하셨나요?
- 모르겠어요, 잊어버렸네요
00:17:44.730 --> 00:17:49.610
거기서 1년 동안 9개월을 작업했거든요
00:17:50.360 --> 00:17:53.580
그럼 9개월 동안 폭탄을 제거하셨네요
00:17:53.600 --> 00:17:57.680
동료가 지뢰에 걸려
폭발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나요?
00:17:57.700 --> 00:17:59.680
네, 있었어요
전우 한 명이 다리를 잃었죠
00:18:00.360 --> 00:18:01.480
그날 함께 있으셨나요?
00:18:01.500 --> 00:18:12.980
네, 그 사건 이후로
트라우마가 되어 가끔씩 생각이 나죠
00:18:13.360 --> 00:18:17.840
양쪽이 절벽인 길을 통과하고 있었어요
00:18:17.860 --> 00:18:35.310
암벽으로 된 절벽이었는데 폭탄이 터지면서
돌이 쏟아져 내렸고 뒤에서 저희를 덮쳤죠
00:18:36.430 --> 00:18:44.610
끔찍한 사건이었죠
불발탄이 터진 거였죠
00:18:45.260 --> 00:18:49.110
기술적으로 말하자면
누군가 밟아서 폭발이 일어난 거죠
00:18:49.130 --> 00:18:50.640
함께 계셨나요?
00:18:50.660 --> 00:18:56.140
네, 뒤에서 7번째에 있었기에
폭발에 휘말리지 않았죠
00:18:57.930 --> 00:19:00.840
운이 좋았어요
말하기 힘든 끔찍한 일이죠
00:19:00.860 --> 00:19:02.910
- 그분은 죽었나요?
- 네
00:19:02.930 --> 00:19:08.240
- 그분도 공병이었나요?
- 거기에 있던 공병 중 한 명이었죠
00:19:08.260 --> 00:19:10.240
- 아는 사람이었나요?
- 네
00:19:10.260 --> 00:19:12.240
- 이름은 기억나세요?
- 빌 윌리엄스였어요
00:19:12.900 --> 00:19:14.940
가끔 그 친구가 생각납니다
00:19:15.000 --> 00:19:17.440
그 사건이 선생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?
00:19:17.460 --> 00:19:26.380
당시 19살 정도셨는데
본인과 다른 공병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?
00:19:26.400 --> 00:19:35.980
일단은 그 사실에 적응해야 했어요
저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죠
00:19:36.000 --> 00:19:40.310
어릴 때는 자신에게
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
00:19:40.330 --> 00:19:46.110
- 그 단어가 있잖아요?
- 천하무적
00:19:46.130 --> 00:19:50.310
맞아요, 바로 그거에요
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
00:19:50.330 --> 00:19:54.740
그래서 자세히 보면
본인에게 영향을 끼친 셈이죠
00:19:55.100 --> 00:20:01.240
상황이 그렇게 되면
그분의 시신은 어떻게 수습하셨나요?
00:20:01.260 --> 00:20:14.440
조각난 시신을 가방에 모아서 가져왔어요
딱히 표현할 길이 없네요
00:20:15.460 --> 00:20:24.680
장의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
모든 시신을 가져갔어요
00:20:24.700 --> 00:20:32.380
중공군의 시신도 다 처리했어요
시신은 똑같이 처리해 주었죠
00:20:34.060 --> 00:20:38.740
거기에 신부님이 계셨나요?
신부님에 대해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00:20:38.760 --> 00:20:41.440
윌리엄스라는 가톨릭 신부님이 계셨는데
아주 좋은 분이셨어요
00:20:41.460 --> 00:20:54.710
아일랜드 더니골(Donegal) 출신이었는데
항상 그곳에 대한 노래를 부르셨죠
00:20:54.730 --> 00:20:59.140
신부님들은 다 좋은 분들이셨는데
신성한 임무를 맡았죠
00:20:59.730 --> 00:21:05.910
매주 일요일에는 함께 미사를 드리기도 했고요
00:21:05.930 --> 00:21:12.840
- 신앙이 깊으신 편이세요?
-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꽤 있는 편이죠
00:21:14.000 --> 00:21:19.040
- 신부님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계시군요
- 네, 좋은 사람들이죠
00:21:19.460 --> 00:21:23.080
혹시 공병 중에
신앙을 잃은 사람도 있었나요?
00:21:23.100 --> 00:21:27.740
제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
00:21:27.760 --> 00:21:34.140
인천 휴양소에 가보셨나요?
거기는 어땠는지 말씀해 주세요
00:21:34.160 --> 00:21:39.410
휴양소 말인가요?
인천 휴양소요
00:21:39.430 --> 00:21:41.840
도쿄에 가서 다 같이 휴양소를 방문했었죠
00:21:41.900 --> 00:21:43.880
- 우선 인천 휴양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- 알겠어요
00:21:43.900 --> 00:21:45.910
휴양소는 어떤 곳이었나요?
00:21:45.930 --> 00:21:55.140
거기서 3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요
모든 식사가 제대로 나오더군요
00:21:55.160 --> 00:22:02.110
굉장히 친절히 대해주었고
간단한 건강 체크도 받았죠
00:22:02.300 --> 00:22:06.610
좋은 곳이었어요
잠깐의 사치스런 휴식이었죠
00:22:06.630 --> 00:22:11.180
인천에 대해 자세히 알고 계신 것 같은데
다른 사람들이 얘기해 주었나요?
00:22:11.200 --> 00:22:15.180
저는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
한국인을 꽤 많이 만났거든요
00:22:15.200 --> 00:22:19.110
전부 영연방 사람들이었나요?
미국인이었나요?
00:22:19.130 --> 00:22:22.280
대부분 영연방 사람들이었고
미국인은 보지 못했어요
00:22:22.860 --> 00:22:29.080
호주 사람과 뉴질랜드 사람은
본 기억이 나네요
00:22:29.100 --> 00:22:35.880
- 누가 운영을 하고 있었나요?
- 적십자에서 운영했던 것 같네요
00:22:37.160 --> 00:22:41.740
캐나다 적십자 사람들이 많았어요
00:22:41.760 --> 00:22:45.240
- 남자와 여자 모두 있었나요?
- 네, 남녀 모두 있었죠
00:22:45.260 --> 00:22:46.880
거기서 여자를 봤다면
분명히 기분이 좋았을 것 같네요
00:22:46.900 --> 00:22:49.280
맞아요
00:22:49.300 --> 00:22:56.740
- 휴양소에서 무엇을 하셨나요?
- 앉아서 휴식을 취했죠
00:22:56.760 --> 00:23:03.910
모든 음식은 완전히 다른 수준이었고
사람들도 친절하더군요
00:23:05.760 --> 00:23:08.610
도쿄의 휴양소는 어땠나요?
00:23:08.630 --> 00:23:20.810
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갔는데
어디서 출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
00:23:20.830 --> 00:23:31.580
어쨌든 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갔어요
도쿄에 착륙했는데 외곽 지역이었어요
00:23:32.260 --> 00:23:38.810
완전히 다른 세상이더군요
일본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었어요
00:23:38.830 --> 00:23:43.980
도착했을 때가 봄이었을 겁니다
00:23:45.830 --> 00:23:53.910
다리 너머로 황궁이 보였어요
00:23:53.930 --> 00:23:59.910
그리고 벚꽃이 피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죠
정말로 푹 빠졌죠
00:24:00.300 --> 00:24:05.640
마지막 날인 7일째가 되었는데
기상이 좋지 않아 복귀할 수 없었어요
00:24:05.660 --> 00:24:08.240
그래서 3일을 더 머물렀죠
00:24:08.260 --> 00:24:11.580
그래서 총 10일을 도쿄에 있었고
멋진 휴가를 보냈죠
00:24:11.600 --> 00:24:17.810
일본에 있을 때 약한 지진이 일어났는데
잊기 힘들 정도로 충격이었죠
00:24:18.100 --> 00:24:24.880
굉장히 화려한 곳이었어요
각자 방이 주어졌어요
00:24:24.900 --> 00:24:26.510
도쿄에 있을 때 말씀인가요?
00:24:26.530 --> 00:24:28.980
쿠카부라 클럽이 있었는데
00:24:29.000 --> 00:24:35.040
한국에 파병된 모든 군인을 위해
UN이 운영하고 있었죠
00:24:35.060 --> 00:24:39.410
도쿄 시청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
00:24:39.630 --> 00:24:45.010
긴자 시장으로 걸어가면 멋진 곳이 나오죠
00:24:45.030 --> 00:24:50.480
- 다른 기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네, 상당히 괜찮은 장소였어요
00:24:50.500 --> 00:24:56.210
도쿄 관광을 갔었는데
00:24:56.230 --> 00:25:00.440
도쿄 로즈(Tokyo Rose)가
방송되는 곳도 견학을 했어요
00:25:00.660 --> 00:25:06.680
주변을 모두 둘러보았어요
다른 병사들은 긴자 시장에 있었죠
00:25:06.700 --> 00:25:13.980
극장에 가서 빙 크로스비가 나오는
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봤는데
00:25:14.860 --> 00:25:17.940
몇 년 전 작품이지만 재미있었어요
00:25:18.900 --> 00:25:20.780
당시에 다른 공병들과 함께 다니셨나요?
00:25:20.800 --> 00:25:24.940
아니요, 거기서 다른 친구를 만났어요
REME에 소속된 사람이었죠
00:25:25.330 --> 00:25:33.610
제 옆에 묵었는데 함께 어울리곤 했어요
아직 살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
00:25:34.760 --> 00:25:37.880
사실은 그분을 어제 만났는데
놀랍지 않나요?
00:25:37.900 --> 00:25:43.710
10일 동안 멋진 시간을 보내셨는데
00:25:43.730 --> 00:25:48.740
휴식이 끝나고 폭발물 처리 임무로
다시 복귀하셨나요?
00:25:48.760 --> 00:25:54.740
그렇죠, 일년 이상을 거기에 있었어요
00:25:55.830 --> 00:26:01.280
인천에서 수행했던 폭발물 처리 부대와
전선에 일부 남아 있는 폭탄에 대해 말씀하셨어요
00:26:01.300 --> 00:26:04.510
기억나는 다른 사건이나
중공군이 심어 놓은 폭발물을 제거한
00:26:04.530 --> 00:26:05.980
임무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
00:26:06.000 --> 00:26:10.940
제가 알기로는 지뢰가 떠다니거나
강물을 따라 내려올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
00:26:10.960 --> 00:26:12.210
네, 그랬어요
00:26:12.230 --> 00:26:15.180
그런데 저는 그 임무와
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
00:26:15.630 --> 00:26:22.240
작은 뗏목을 만들어 그 안에
폭탄을 놓아둔다는 것만 알았거든요
00:26:22.830 --> 00:26:28.380
어떻게 설정하고 작동하는지는 모릅니다
00:26:28.400 --> 00:26:29.820
- 아, 모르시는군요
- 네
00:26:30.330 --> 00:26:38.810
- 당시 날씨는 어땠으며 어떤 옷을 입으셨나요?
- 파카와 후드를 입었어요
00:26:38.830 --> 00:26:44.640
날씨가 엄청나게 추웠고, 밖에서는
맨손으로 금속을 만지면 안됐어요
00:26:44.660 --> 00:26:50.180
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었거든요
시베리아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죠
00:26:50.230 --> 00:26:53.780
정말 추웠어요
00:26:54.030 --> 00:27:01.310
침낭에서 잠을 잘 때도
다른 침낭 하나를 더 사용했어요
00:27:01.330 --> 00:27:04.240
날씨는 그 정도로 추웠어요
00:27:04.260 --> 00:27:19.340
침낭에서 나오면 정신을 차리기 위해
10분은 서 있어야 했죠
00:27:19.360 --> 00:27:22.340
그럼 막사에 계셨나요?
텐트에 계셨나요?
00:27:22.360 --> 00:27:32.040
텐트요, 막사는 사치였죠
00:27:33.330 --> 00:27:46.740
- 생활하면서 이 같은 것은 없었나요?
- 진짜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이죠
00:27:47.230 --> 00:27:51.940
이가 제 겨드랑이 밑에 생겼었죠
00:27:51.960 --> 00:28:01.110
보급품과 함께 의무병이 왔을 때
제 등과, 팔 아래를 박박 밀어 주었어요
00:28:01.130 --> 00:28:05.440
그렇게 이를 전부 죽였죠
그리고 앉아서 이를 떼어 냈어요
00:28:05.460 --> 00:28:08.580
- 이런 이야기는 하면 안될 것 같네요
- 괜찮습니다
00:28:08.600 --> 00:28:14.280
- 이에 대해서 걱정하셨는데 쥐도 있었죠
- 네 그럼 쥐 얘기도 해주세요
00:28:14.300 --> 00:28:23.080
천막이나 텐트 끝 부분에 화장실로 쓰려고
큰 구멍을 파 두었어요
00:28:23.100 --> 00:28:29.480
하지만 거기 앉기 전에는 구멍에
쥐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했죠
00:28:29.500 --> 00:28:32.840
사람들도 쥐에 대해 얘기하고 다녔어요
00:28:32.860 --> 00:28:37.480
이만한 쥐가 있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
저도 쥐 때문에 겁을 먹었죠
00:28:37.830 --> 00:28:46.210
텐트에 살짝 틈을 만들어 놓고
위쪽에서 뛰어 다니는 쥐를 보곤 했어요
00:28:46.230 --> 00:28:48.340
음식은 반드시 숨겨 두어야 했죠
00:28:48.360 --> 00:28:53.680
그렇지 않으면 쥐가
음식 냄새를 맡고 쫓아 왔어요
00:28:53.700 --> 00:28:59.110
- 결국 쥐를 없애버리셨나요?
- 네, 총을 쏴서 죽였어요
00:28:59.130 --> 00:29:03.040
- 쥐 얘기를 들으셨군요
- 많이 들었습니다
00:29:03.060 --> 00:29:08.840
- 이가 생겼는데 피부병에 걸리진 않으셨나요?
- 생겼죠
00:29:08.860 --> 00:29:14.180
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
다리 사이에 피부병이 생겼었죠
00:29:14.600 --> 00:29:19.840
일종의 발진이었는데 금방 없어졌어요
00:29:21.930 --> 00:29:27.310
- 혹시 치과 치료를 받으셨나요?
- 한국에서는 전혀 받지 않았어요
00:29:27.330 --> 00:29:31.680
- 일본에서는 공방에 간 적이 있으셨나요?
- 아니요
00:29:31.700 --> 00:29:36.380
네이팜에 대한 기억이 있으세요?
00:29:36.400 --> 00:29:45.980
기억이 나네요
화염 방사기 말씀하시는 거죠?
00:29:46.000 --> 00:29:49.710
임진강 한 쪽 지역에 적군 벙커가 있었어요
00:29:50.130 --> 00:29:59.010
벙커에서 나와 돌파를 해서
저희 쪽으로 오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
00:29:59.030 --> 00:30:01.610
저격수도 몇 명 있었고요
00:30:01.630 --> 00:30:05.840
화염 방사기를 쓰던 장면이 기억나네요
그러지 말아야 했어요
00:30:07.130 --> 00:30:13.240
불을 뿜자 바로 그들은 다 죽어 버렸죠
끔찍한 무기였어요
00:30:13.260 --> 00:30:17.610
그럼 야생 고양이나
뱀, 새 같은 것들을 보셨나요?
00:30:17.630 --> 00:30:21.540
뱀은 봤어요
꽤 많이 있었죠
00:30:21.560 --> 00:30:28.740
뱀 때문에 엄청나게 겁을 먹었어요
뱀을 정말 싫어했거든요
00:30:30.300 --> 00:30:32.080
언제나 용감하셨죠?
00:30:32.130 --> 00:30:38.710
네, 그렇지만 제가
용감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네요
00:30:39.430 --> 00:30:47.010
전장에 있으면 완전히 다른 환경이잖아요
00:30:49.330 --> 00:30:51.340
저는 용감한 사람은 아닙니다
00:30:51.360 --> 00:30:57.680
세탁 소년과 작업을 도와 주었던 한국인이
있다고 들었는데 그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00:30:57.700 --> 00:31:02.810
세탁을 해주는 현지 주민들이 있었는데
00:31:02.830 --> 00:31:09.210
빨랫거리를 강으로 가져가
깨끗하게 세탁해 돌려주었어요
00:31:09.230 --> 00:31:15.610
어린 한국인들이었는데
일거리를 찾고 있어서 가끔 일을 주곤 했죠
00:31:15.630 --> 00:31:17.910
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인 가족을
만난 적이 있으신가요?
00:31:17.930 --> 00:31:25.740
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요
00:31:25.760 --> 00:31:32.280
저희는 38선 가까이에 있었고
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산까지 내려간 상태였어요
00:31:32.300 --> 00:31:35.280
죄송해요, 서울입니다
00:31:35.300 --> 00:31:38.440
서울에서 38선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으니까요
00:31:40.960 --> 00:31:45.210
한국 파병에서 기억나는 것이 또 있으신가요?
00:31:47.300 --> 00:31:52.880
친절한 사람들이 많았는데
특히 의무대 사람들이 저를 잘 돌봐 주었어요
00:31:52.900 --> 00:31:56.040
좋은 사람들이었죠
00:31:56.060 --> 00:32:00.410
한국인은 만나본 적이
거의 없어서 할 말이 없네요
00:32:01.000 --> 00:32:07.310
다소 무뚝뚝해 보이지만
기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죠
00:32:07.560 --> 00:32:11.540
후크고지에서
큰 포격이 있었을 당시 거기에 계셨나요?
00:32:11.560 --> 00:32:16.040
후크고지 전투 말인가요?
저도 참전했었죠
00:32:16.060 --> 00:32:19.610
상황이 나빴지만 마지막 전투였죠
00:32:20.230 --> 00:32:25.080
알겠습니다
전투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00:32:25.100 --> 00:32:29.880
웰링턴공작연대가 4~5개의
연대와 함께 후크고지 전투에 참여했었죠
00:32:30.060 --> 00:32:34.780
저희는 폭탄 제거와는 관련이 없었고
지원 부대로 동원되었죠
00:32:34.800 --> 00:32:40.910
공병으로서 저희 임무는
전후방을 오가며 탄약을 보급하는 것이었죠
00:32:41.660 --> 00:32:50.380
복귀하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
대규모 전투였기 때문에 병기 부대도 참여했었죠
00:32:50.400 --> 00:32:55.640
제 전우였던 짐 베인스도
그 전투에 함께했어요
00:32:55.660 --> 00:33:02.040
웰링턴공작연대 소속으로
당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 작년에 죽었죠
00:33:03.200 --> 00:33:08.940
폭탄 제거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
갑자기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곤 하는데
00:33:08.960 --> 00:33:11.440
임무 중에 소음과 관련된 기억이 있으세요?
00:33:11.460 --> 00:33:12.840
소음은 정말 참기 힘들죠
00:33:12.860 --> 00:33:18.080
연사로 계속 발사하는 총이 있었어요
중박격포는 그 중에서도 최악이었죠
00:33:18.500 --> 00:33:21.780
발사할 때마다 소리가 울렸어요
00:33:21.800 --> 00:33:30.740
한국에서는 후크고지 전투가 최악이었죠
꽤 많은 영국군이 그 전투에서 전사했어요
00:33:31.530 --> 00:33:34.040
어떤 부분이 기억나세요?
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?
00:33:34.060 --> 00:33:45.880
온 하늘에 조명탄이 터진 것 같았죠
양쪽에서 불꽃과 섬광이 터졌어요
00:33:45.900 --> 00:33:51.310
하늘이 불꽃으로 밝혀진 것 같았고
많은 사람이 쓰러졌어요
00:33:51.330 --> 00:33:57.110
고지로 몰려오던 중공군이 기억나네요
엄청난 무리가 걸어오고 있었죠
00:33:57.130 --> 00:34:05.640
기관총을 겨누고 사격을 했어요
이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전사한 거죠
00:34:05.660 --> 00:34:13.410
- 거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나요?
- 20m 정도요
00:34:13.830 --> 00:34:22.880
중공군이 언덕을 내려왔는데
전방에 있던 웰링턴공작연대가 기관총을 쏘았어요
00:34:22.900 --> 00:34:24.440
끔찍했어요
00:34:25.000 --> 00:34:32.810
모두가 누군가의 아들, 딸
아버지로 살아가는데 안타까웠죠
00:34:35.560 --> 00:34:37.840
큰 변화를 겪으셨잖아요
00:34:37.860 --> 00:34:42.640
전방 기지에서 폭발물 처리 임무를
수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죠?
00:34:42.660 --> 00:34:47.740
저희는 폭발물 처리 팀이었어요
그리고 탄약도 운반했죠
00:34:48.160 --> 00:34:54.810
병기 부대이자 지원 부대였어요
지원 부대는 주로 운전을 담당하죠
00:34:55.200 --> 00:34:57.710
병기 부대는 폭탄과 탄약을 다루죠
00:34:59.930 --> 00:35:03.310
후크고지 전투의 여파가 있었나요?
00:35:03.730 --> 00:35:15.940
함께 했던 신부님이 전사한 중공군의
명복을 빌어주었는데 그 장면이 기억나네요
00:35:15.960 --> 00:35:18.680
시신을 가져다 도로에 눕혔어요
00:35:18.700 --> 00:35:26.240
이런저런 기관에서
시신을 수습하기 전까지 진행했어요
00:35:26.260 --> 00:35:29.510
이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죠
중공군도 많은 병력을 잃었죠
00:35:30.300 --> 00:35:35.510
이들이 어쩌다가 이 전투에
참전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
00:35:35.530 --> 00:35:38.280
아마 공산당이 집권하던 시기였겠죠?
00:35:38.300 --> 00:35:43.380
후크고지 전투 이후에
선생님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 봤습니다
00:35:43.400 --> 00:35:45.140
공병이셨으니까요
00:35:45.160 --> 00:35:53.840
폭탄 제거 임무를 맡아 엄청난 전투에 참여하셨죠
사방에 널린 시신도 보셨을 테고요
00:35:53.860 --> 00:35:58.280
곧 떠나야 하셨는데 전투 후에
기분이 어떠셨나요?
00:35:58.300 --> 00:36:10.380
끔찍했죠
복귀 후 버밍엄 종합 병원으로 갔어요
00:36:10.400 --> 00:36:17.480
아시다시피 한국에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
저도 무릎에 부상을 입었죠
00:36:18.060 --> 00:36:22.710
제가 경직 상태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
00:36:23.260 --> 00:36:28.340
한국에서는 매우 우울했어요
불쌍하게도 젊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죠
00:36:28.360 --> 00:36:32.180
대체 무엇을 위한 전투였을까요?
달리 할 말이 없네요
00:36:32.530 --> 00:36:43.210
- 전투가 끝난 한참 후에도 계속 우울하셨나요?
- 포웨이라는 배를 타고 돌아왔어요
00:36:44.360 --> 00:36:47.910
- 그게 언제였나요?
- 1953년이었죠
00:36:47.930 --> 00:36:53.740
- 달도 기억하시나요?
- 아마도 6월이었을 겁니다
00:36:53.760 --> 00:36:58.040
- 틀릴 수도 있어요
- 전투가 끝나고 얼마 후 돌아오셨군요
00:36:58.060 --> 00:37:05.980
네, 포웨이호를 타고 돌아와서
발튼 스테이시(Barton Stacey)라는 곳으로 갔어요
00:37:06.000 --> 00:37:08.880
거기서도 모두 기운이 없었어요
00:37:08.900 --> 00:37:13.580
입대한 지 3년이 다 되었고
나일랜드로 돌아갔죠
00:37:14.060 --> 00:37:22.980
전투에 참가한 병사의 삶에서 일반인의 삶으로
돌아오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어떠셨나요?
00:37:23.000 --> 00:37:25.910
쉽지 않았고 두려웠어요
00:37:25.930 --> 00:37:32.940
실제로도 문제가 많았는데 어머니와
여러 문제들이 생겼고 전혀 정착하지 못했죠
00:37:33.560 --> 00:37:39.010
지금은 다 지나가서 괜찮지만
되도록 그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
00:37:39.030 --> 00:37:44.940
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(PTSD)을
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
00:37:44.960 --> 00:37:49.280
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?
어떤 점이 기억나고 어떤 문제가 있으셨나요?
00:37:49.300 --> 00:37:59.480
항상 참을성이 없었어요
부모님과 잘 지내지 못했어요
00:37:59.500 --> 00:38:02.140
PTSD는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았죠
00:38:02.660 --> 00:38:10.810
하지만 결국에는 괜찮아지고
제자리를 찾게 되더라고요
00:38:10.830 --> 00:38:13.380
지금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?
00:38:13.630 --> 00:38:19.410
멋진 나라죠
이상한 사상을 가진 북한만 빼면요
00:38:19.430 --> 00:38:22.980
어제도 미사일을 발사했더군요
00:38:23.600 --> 00:38:31.110
조심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과
세계 대전을 치러야 될지도 모르겠네요
00:38:31.760 --> 00:38:36.640
오늘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었어요
모두가 그를 진정시켜야 해요
00:38:36.660 --> 00:38:39.680
신중하게 대처해야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