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08 --> 00:00:11,475
제 이름은 레너드 니콜스이고
1951년에 군대에 소집되어
2
00:00:11,500 --> 00:00:18,133
영국 육군 제14 야전 연대에 들어갔습니다
3
00:00:19,133 --> 00:00:21,700
좋습니다, 군대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고
어떤 보직이셨나요?
4
00:00:21,700 --> 00:00:26,533
신호병과 무전병이었습니다
5
00:00:26,967 --> 00:00:32,633
6·25전쟁 참전에 대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
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릴께요
6
00:00:32,633 --> 00:00:35,867
선생님의 출신지와 제2차 세계대전과
그 이전의 삶
7
00:00:35,867 --> 00:00:40,067
- 그리고 가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
- 좋습니다
8
00:00:41,533 --> 00:00:49,767
전쟁 당시에는 10살에서 14살까지
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
9
00:00:49,767 --> 00:00:54,867
평범한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
10
00:00:54,867 --> 00:01:01,233
아버지 직장이 대거넘에 있어
거기에서 살았고요
11
00:01:01,233 --> 00:01:04,400
대거넘에서 포드사가
군용 트럭 등을 생산했죠
12
00:01:04,400 --> 00:01:11,133
대거넘으로 이사했지만 전시라
폭탄이 떨어지는 등 모든 게 어수선했어요
13
00:01:11,133 --> 00:01:20,100
그래서 어른들은 저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 했는데
옆집 아주머니께서 마침 뉴캐슬 출신이라
14
00:01:20,100 --> 00:01:23,300
그 근처인 사우스실즈로 저를 보냈어요
15
00:01:23,300 --> 00:01:27,633
운 좋게 방학 중이라 옆집 아주머니께서
16
00:01:27,633 --> 00:01:32,167
남편이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
저를 보살펴주셨죠
17
00:01:32,167 --> 00:01:36,000
거기서 잉글랜드 북동부 출신의 아이들과
뛰어다니며 놀았는데
18
00:01:36,000 --> 00:01:37,933
저는 무리에서 무시를 당했어요
19
00:01:37,933 --> 00:01:42,033
런던 출신은 저 혼자였는데
저는 그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죠
20
00:01:42,033 --> 00:01:50,367
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될 때
제가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어요
21
00:01:50,367 --> 00:01:57,300
그래서 대거넘으로 돌아와
전쟁이 끝난 후에도 거기서 계속 살았죠
22
00:01:57,767 --> 00:02:03,733
제가 가장 좋아했던 일은 등굣길에
포탄 파편을 줍는 거였어요
23
00:02:03,733 --> 00:02:09,433
큰 파편을 주웠고 야간 폭격을 받은
다음 날 이런저런 것들을 구경했어요
24
00:02:09,433 --> 00:02:18,900
어느 날 아침 땅에 떨어진 소이탄을
발견했는데 터지지 않은 불발탄이었죠
25
00:02:18,900 --> 00:02:22,833
친구들과 소이탄을 들고
인근 공습 경보 관리인에게 가져갔는데
26
00:02:22,833 --> 00:02:27,667
그는 겁에 질려 자기는 받지 못하니
경찰서로 가져가라고 하더군요
27
00:02:27,667 --> 00:02:31,567
그래서 경찰서로 들고 갔는데
28
00:02:31,567 --> 00:02:36,367
원래 있던 곳으로
가져다 놓아야 한다고 했어요
29
00:02:36,367 --> 00:02:39,800
영국 대공습을 겪으셨습니까?
아니면 그때를 비켜가셨습니까?
30
00:02:40,400 --> 00:02:45,933
웨스트햄 출신인 제 아내는
지금은 세상에 없지만
31
00:02:45,933 --> 00:02:49,433
어린 시절 고향에서 폭격을 당했죠
32
00:02:49,433 --> 00:02:54,033
아내와 대거넘에서 살 당시 집들은
여러 블록으로 줄지어 있었는데
33
00:02:54,033 --> 00:03:00,367
옆 블록이 직격탄을 맞아
모자가 함께 죽었죠
34
00:03:00,367 --> 00:03:07,633
불행히도 밤에 공습 경보 대피소로
이동하지 않아 폭격을 받아 죽었어요
35
00:03:07,633 --> 00:03:09,867
- 지금도 기억하시는군요
- 기억하죠
36
00:03:09,867 --> 00:03:12,733
영국 대공습을 기억하고 계시는데 당시
폭격 소리나 상황은 어땠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?
37
00:03:12,733 --> 00:03:14,233
네, 그럼요
38
00:03:14,233 --> 00:03:20,800
저희 집 바로 인근에 열차 역이 있었는데
한번은 폭격 소리가 엄청났던 적이 있었죠
39
00:03:20,800 --> 00:03:26,600
적은 저공으로 비행하며 지붕을 파괴했고
로켓탄으로 끔찍하게 공격했죠
40
00:03:26,600 --> 00:03:30,000
매우 근거리에서 공격을 받아 창문을 비롯한
모든 게 파괴되었어요
41
00:03:30,000 --> 00:03:34,800
저희 부부는 카나리아 몇 마리를 키웠는데
어느 날 아침 아래층에 와보니
42
00:03:34,800 --> 00:03:39,433
새장 안에서 다 죽어 있더군요
폭격 소리의 충격 때문이었죠
43
00:03:39,433 --> 00:03:41,333
그때 포병대가 어떤 곳인지
조금 느끼셨겠군요
44
00:03:41,333 --> 00:03:44,800
그 경험은 포병대에서
했던 일과는 별개입니다
45
00:03:44,800 --> 00:03:53,133
포병대에 들어가서는 총, 포탄 같은 것들을
많이 무서워하진 않았거든요, 소리는 컸지만요
46
00:03:53,133 --> 00:03:57,533
아까 학창 시절과 뉴캐슬로
피난 갔던 때를 말씀해주셨죠
47
00:03:57,533 --> 00:04:01,367
사실 이 인터뷰 전에 이미 들은 내용인데
누가 해준 이야기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
48
00:04:01,367 --> 00:04:04,200
뉴캐슬 사람들은 생활을 꾸려갈 수 없었고
49
00:04:04,200 --> 00:04:07,067
런던 출신 사람들을 향한 불신이
조금 있었다고 들었어요
50
00:04:07,067 --> 00:04:08,633
맞아요, 그랬죠
51
00:04:08,633 --> 00:04:15,367
학교 교육을 제대로 못 받으신 걸로 아는데
폭격 때문에 분명 지장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
52
00:04:15,367 --> 00:04:16,733
그랬죠
53
00:04:16,733 --> 00:04:22,100
극동이나 한국 같은 지역에 대해
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?
54
00:04:22,100 --> 00:04:25,900
아니요, 전혀 없습니다
55
00:04:25,900 --> 00:04:29,367
- 한국에 대해 배우지는 않으셨나요?
- 네,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죠
56
00:04:29,367 --> 00:04:35,233
제가 바보는 아니지만 안타깝게도
교육을 많이 받지는 못했어요
57
00:04:35,233 --> 00:04:38,500
교육을 받았다면 친구들에게
모든 것을 말해주었을 텐데 말이죠
58
00:04:38,500 --> 00:04:45,133
학창 시절 대부분을
지하 공습 대피소에서 보냈고요
59
00:04:45,133 --> 00:04:53,433
공습 경보가 울릴 때마다 대피소로 들어갔고
거기서 폭격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죠
60
00:04:53,433 --> 00:04:56,367
솔직히 교육을 받은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
61
00:04:56,367 --> 00:05:00,067
공습 대피소라면 가족이 쓰는 곳이었나요?
아니면 지하철 같은 곳이었나요?
62
00:05:00,067 --> 00:05:04,667
가족이 쓰는 대피소로 정원 뒤쪽에 있었죠
63
00:05:04,667 --> 00:05:09,833
저희가 학교 다닐 즈음에는
콘크리트로 지은 커다란 대피소가 있었고요
64
00:05:09,833 --> 00:05:17,767
집 정원 뒤에 있던 대피소는 아버지가 만드셨는데
지붕을 덮어 조립한 것이었죠
65
00:05:17,767 --> 00:05:24,833
밤이면 거기로 갔었는데 한번은
간밤에 비가 많이 내린 날이 있었어요
66
00:05:24,833 --> 00:05:29,900
대피소에 침상이 네 개가 있었는데
아침에 일어나보니 침상이 물에 잠겨있었어요
67
00:05:29,900 --> 00:05:34,000
저도 아래쪽 침상을 썼는데 어떻게 되었을까요?
68
00:05:34,000 --> 00:05:36,967
물을 튕기며 요동치고 있었죠
69
00:05:36,967 --> 00:05:42,667
전시를 그렇게 보내셨군요
70
00:05:42,667 --> 00:05:46,667
전쟁 말기나 종전 이후에는
어떤 게 기억나시나요?
71
00:05:46,667 --> 00:05:53,433
학교 교육을 마지막으로 받은 해는
1948년으로 14살 때였죠
72
00:05:53,433 --> 00:05:57,133
- 그 후에 첫 직장을 다녔습니다
- 어떤 일을 하셨나요?
73
00:05:57,133 --> 00:06:08,133
안경테 만드는 일을 했는데
주급이 30실링이었죠
74
00:06:08,367 --> 00:06:15,733
그 중 1파운드(20실링)는
어머니께 드려 생활비를 보탰어요
75
00:06:15,733 --> 00:06:22,567
주에 한 번은 나머지 10실링 중
2실링으로 차를 사서 끓여 마셨죠
76
00:06:25,000 --> 00:06:30,233
그만두는 사람이 늘 있었던 공장에는
일하는 사람들이 새로 들어오고
77
00:06:30,233 --> 00:06:33,000
그만두는 이런 과정에서 2실링이 또 들었죠
78
00:06:33,000 --> 00:06:40,333
그래서 제가 일주일 동안 쓸 수 있는 돈은
5실링 정도였어요
79
00:06:41,033 --> 00:06:46,800
사회생활을 많이 하진 않았고
혼자 다니는 편이었죠
80
00:06:46,800 --> 00:06:51,267
자전거를 한 대 만들었는데
남은 온갖 자투리 부품들로 만든 것이라
81
00:06:51,267 --> 00:06:54,300
에이에스피(ASP, All Spare Parts)
라고 불렀어요
82
00:06:54,300 --> 00:07:00,600
자전거를 많이 탔었고
당시에 누이는 웸블리에 살았죠
83
00:07:00,600 --> 00:07:03,000
사이클 경주를 매우 좋아했는데
84
00:07:03,000 --> 00:07:06,100
웸블리 라이온스(Wembley Lions)라는
사이클팀이 있었어요
85
00:07:06,100 --> 00:07:12,100
웸블리 라이온스가 잉글랜드 남단에서
40마일 이상을 달려
86
00:07:12,100 --> 00:07:14,567
누이가 사는 곳까지 가서 함께
그 사이클 경주를 보러 갔었죠
87
00:07:14,567 --> 00:07:17,700
누이 집에서 하룻밤 자고
다음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
88
00:07:17,700 --> 00:07:24,900
그때 15살이었는데
저는 주로 혼자 다니는 편이었어요
89
00:07:26,233 --> 00:07:32,933
그럼 군대에 소집된 것은 언제였나요?
1951년인가요? 1952년인가요?
90
00:07:32,933 --> 00:07:38,033
1951년 9월이었어요
91
00:07:38,033 --> 00:07:41,967
- 당시에 6·25전쟁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?
- 아니요, 전혀 듣지 못했죠
92
00:07:41,967 --> 00:07:43,200
그럼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서는
들어 보셨나요?
93
00:07:43,200 --> 00:07:52,033
아니요, 한국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
1951년 군대에 소집되었을 때였죠
94
00:07:52,033 --> 00:08:03,433
기초 훈련을 받은 다음 독일로 가서
신호병과 무전병 훈련을 받았어요
95
00:08:03,433 --> 00:08:09,000
그 후에 독일 남서부 삼림 지대에서
자주 기동 훈련을 받았습니다
96
00:08:09,000 --> 00:08:12,867
기동 훈련을 나갔다가
돌아온 날이었는데 기억이 생생해요
97
00:08:12,867 --> 00:08:19,067
저희는 흠뻑 젖었고
옷에서 흙탕물이 뚝뚝 흘렀죠
98
00:08:19,067 --> 00:08:24,167
모두 씻은 후에 부대 주임 상사가 들어와서
99
00:08:24,167 --> 00:08:27,433
"근사한 크루즈 여행을
좋아하는 사람이 있나?"라고 말하더군요
100
00:08:28,167 --> 00:08:32,667
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
주임 상사가 일주일 동안 극동 지역으로
101
00:08:32,667 --> 00:08:36,800
근사한 장기 크루즈 여행을
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
102
00:08:37,567 --> 00:08:46,833
"지원자가 있나?"라고 물었는데
마침 저는 독일 복무가 지겨워지던 참이었죠
103
00:08:46,833 --> 00:08:55,767
저희 포병 연대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았고
104
00:08:57,733 --> 00:09:01,067
하루 종일 총과 군화를 닦으며
시간을 보냈거든요
105
00:09:01,067 --> 00:09:05,300
그런 게 지겨워서 지원자 명단에
이름을 올렸는데 하사관이
106
00:09:05,300 --> 00:09:07,600
"자네는 이제 한국에 가는 거야"
라고 하더군요
107
00:09:07,600 --> 00:09:10,033
그 이후 주임 상사가 지원자들에게
한국 파병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
108
00:09:10,033 --> 00:09:11,900
그때 한국에 대해 처음 들어봤어요
109
00:09:11,900 --> 00:09:15,300
- 그게 언제였죠?
- 1951년 9월이었죠
110
00:09:15,300 --> 00:09:19,733
- 군대에 소집된 때가 1951년 아니셨나요?
- 맞네요, 죄송해요
111
00:09:19,733 --> 00:09:23,567
1951년 9월부터
다음해 2월까지 독일에 있었어요
112
00:09:23,567 --> 00:09:24,367
아, 알겠습니다
113
00:09:24,367 --> 00:09:27,233
한국에 가겠다고 지원한 게
크리스마스 전이었어요
114
00:09:28,733 --> 00:09:29,900
좋습니다
115
00:09:29,900 --> 00:09:39,200
제가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
제27여단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들어보셨겠죠
116
00:09:39,200 --> 00:09:41,233
아니요, 들어보지 못했어요
117
00:09:41,233 --> 00:09:50,867
아시겠지만 저희는 그냥 지원만 했어요
형도 독일에 있었는데 직업 군인이었죠
118
00:09:50,867 --> 00:09:54,433
제가 17살 때 군대에 갈 거라고 했더니
119
00:09:55,000 --> 00:09:58,067
형이 군대에 가면 저를
죽여버리겠다고 하더군요
120
00:09:58,067 --> 00:10:02,267
형은 군대를 싫어했지만
5년간 복무해야 했어요
121
00:10:02,267 --> 00:10:08,967
제가 한국에 지원해서 가게 되었을 때
형도 함께 가고 싶어했죠
122
00:10:08,967 --> 00:10:14,133
저와 함께 갈 거라고 했지만 한국에 갈 만큼
복무 기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어요
123
00:10:14,133 --> 00:10:16,733
남은 복무 기간이
일정 기간 이상이어야 했거든요
124
00:10:16,733 --> 00:10:24,900
당시는 제가 18살이었고, 한국에 가게 된
다음해 2월은 19살 생일을 앞두고 있던 때였죠
125
00:10:24,900 --> 00:10:32,300
한국에 처음 갔을 때
나이가 19살에 가까워지고 있었어요
126
00:10:32,833 --> 00:10:37,767
군대에 소집되는 나이는 18세이지만
127
00:10:37,767 --> 00:10:42,567
한국에 가려면 최소 19세여야
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
128
00:10:42,933 --> 00:10:44,733
그렇게 해서 한국에 가게 되었습니다
129
00:10:44,733 --> 00:10:47,100
아주 좋습니다
정말 잘하고 계세요
130
00:10:47,100 --> 00:10:50,567
이런 걸 기대했어요
기억을 잘하고 계시네요
131
00:10:50,567 --> 00:10:57,800
- 그러면 크루즈 여행은 어떠셨나요?
- 솔직히 아주 훌륭했어요
132
00:10:57,800 --> 00:11:00,833
꽤 현대적인 군함이었거든요
133
00:11:00,833 --> 00:11:06,867
군함에서는 수병들처럼
해먹에서 자야 한다고 들었어요
134
00:11:06,867 --> 00:11:13,067
하지만 저희가 탄 군함이 '엠파이어'였나
배 이름은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
135
00:11:13,067 --> 00:11:16,733
- 엠파이어 포웨이(Empire Fowey) 호가 맞나요?
- 엠파이어 포웨이호가 맞아요
136
00:11:16,733 --> 00:11:19,567
- 다 기억하시는군요
- 알고 있을 뿐입니다, 타보지는 않았어요
137
00:11:19,567 --> 00:11:22,367
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라
138
00:11:22,367 --> 00:11:26,233
모든 병력 수송선은
독일에서 징발한 것이었어요
139
00:11:26,233 --> 00:11:31,500
모든 군함의 구리 부품을 비롯해
전부 독일어로 쓰여 있던 게 기억이 나요
140
00:11:31,500 --> 00:11:35,633
수송함은 상당히 현대적이라
저희는 해먹에서 잘 필요가 없었죠
141
00:11:35,633 --> 00:11:40,767
침상과 식당 모두 괜찮았어요
142
00:11:40,767 --> 00:11:43,467
아시겠지만 식사 시간은 배에 탄 사람이
아주 많았기 때문에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았어요
143
00:11:43,467 --> 00:11:45,000
하지만 현대적인 배였죠
144
00:11:45,000 --> 00:11:49,400
재미있는 일이 기억나네요
145
00:11:49,400 --> 00:11:56,833
인도양을 지날 무렵이었는데
제가 맡은 임무 중에 견시 업무가 있었어요
146
00:11:57,233 --> 00:12:00,333
수평선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확인해주면
147
00:12:00,333 --> 00:12:06,200
보병들은 올라와 브렌 경기관총과
소총으로 사격 연습을 했어요
148
00:12:06,200 --> 00:12:14,833
나무 조각 뒤에 있는 풍선을 쐈는데
저 멀리 떠다니는 풍선들이 총을 맞고 터졌어요
149
00:12:14,833 --> 00:12:18,267
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
수평선 위에 배가 보이면
150
00:12:18,267 --> 00:12:19,700
그 즉시 '사격 중지'라고 외쳤어요
151
00:12:19,700 --> 00:12:23,800
수평선상의 배를 탄 사람은
결코 이런 위험을 몰랐을 겁니다
152
00:12:24,233 --> 00:12:27,333
풍선을 맞추는 사람이
한 사람도 없는 것 같았거든요
153
00:12:27,333 --> 00:12:30,200
그래서 저는 '바다에 떠 있는 풍선도
명중시키지 못하면서
154
00:12:30,200 --> 00:12:32,733
전투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'라고
생각하며 항상 그들을 비웃었죠
155
00:12:32,733 --> 00:12:34,267
어떤 사람들과 함께 함선을 타고 다니셨나요?
156
00:12:34,267 --> 00:12:37,800
수송함에는 온갖 종류의
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
157
00:12:37,800 --> 00:12:48,867
지브롤터에서 공군을 내려주기도 했고
여군 때문에 좀 떠들썩하기도 했어요
158
00:12:48,867 --> 00:12:56,400
여군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내렸죠
온갖 군인들이 같이 탔었어요
159
00:12:56,400 --> 00:13:03,600
이미 많은 사람들이 함선에 타고 있는데
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로 교체되면서
160
00:13:03,600 --> 00:13:06,567
함선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
타게 되는 식이었죠
161
00:13:06,567 --> 00:13:11,400
수송함을 탔을 때 좋았던 점은
제14 야전 연대와 함께 간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
162
00:13:11,400 --> 00:13:13,500
수송함에 있던 누군가의 임무를
제가 맡았고요
163
00:13:13,500 --> 00:13:26,033
군인은 순환 근무 방식이라 정해진 기간보다
한곳에 오래 머물 수가 없어 항상 이동이 있죠
164
00:13:26,033 --> 00:13:30,067
수송함에서 보병 부대가 훈련하는 이야기를
해주셨는데 포병대 훈련도 있었나요?
165
00:13:30,067 --> 00:13:31,433
아니요
166
00:13:31,433 --> 00:13:37,600
- 그러면 실제로 훈련이 없었나요?
- 저희는 체력 단련 시간에 많이 참석했어요
167
00:13:37,600 --> 00:13:39,433
어떻게 보면 저는 운이 좋았죠
168
00:13:39,433 --> 00:13:44,100
형도 독일에서 군 복무를 했다고 말했지만
169
00:13:44,133 --> 00:13:48,167
당시 형은 복무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아
한국에 올 수 없었거든요
170
00:13:48,167 --> 00:13:57,567
하지만 포병과 병장으로 일하던
형의 동료들이 한국 파병을 지원했었죠
171
00:13:57,567 --> 00:14:03,267
형의 동료들은 제가 형의 동생인 것을 알고는
"세상에, 둘이 형제였구나
172
00:14:03,267 --> 00:14:09,567
다른 니콜스랑 성만 똑같은 게 아니었어"라고
말하면서 정말 저를 잘 보살펴주었죠
173
00:14:09,567 --> 00:14:12,167
- 그래서 수송함에서는 정말 행복했습니다
- 좋았겠군요
174
00:14:12,167 --> 00:14:17,867
그럼 한국을 처음 봤을 때
어떤 광경이었는지 기억이 나시나요?
175
00:14:17,867 --> 00:14:22,333
- 기억이 안 나도 괜찮지만 궁금해서요
- 기억이 납니다
176
00:14:22,333 --> 00:14:27,900
부산항에 저희 배가 도착했을 당시
아마 들어보셨겠지만
177
00:14:27,900 --> 00:14:32,900
처음 보이는 것은 미국 군악대가
옛날 재즈 음악을 연주하며
178
00:14:32,900 --> 00:14:36,733
부둣가에서 이쪽저쪽으로
행진하는 모습이었죠
179
00:14:36,733 --> 00:14:39,967
그 장면이 한국에 대한 제 첫인상입니다
180
00:14:39,967 --> 00:14:45,400
한국에 가면 미국 밴드가 음악을
연주해줄 거라고 사람들이 말해줬고
181
00:14:45,400 --> 00:14:57,333
해외 파병 후 귀국하면 영국 해병대 군악대가
해변에서 연주하고 행진할 거라고 하더군요
182
00:14:57,333 --> 00:14:59,567
아주 재치가 있죠
183
00:14:59,567 --> 00:15:05,233
그때 제가 미국 군악대는 영국 군악대와는
아주 다르다고 말한 게 기억나네요
184
00:15:05,233 --> 00:15:09,033
흥이 나는 음악에 맞춰
춤을 추며 행진하는데 상상해보세요
185
00:15:09,033 --> 00:15:13,467
보고 있으면 마음이 느긋해졌죠
그게 한국에 가서 느낀 첫인상이었어요
186
00:15:13,467 --> 00:15:20,667
그럼 한국인은 언제 처음 만나셨나요?
항구에서 한국인 여성도 만나 보셨나요?
187
00:15:20,667 --> 00:15:24,100
아니요, 저희는 수송함에서 내려
곧바로 기차를 탔어요
188
00:15:24,100 --> 00:15:29,033
- 북쪽으로 가는 끔찍한 여행을 했죠
- 왜 북쪽으로 가셨나요?
189
00:15:29,033 --> 00:15:40,167
항상 38선 근처에서 싸우기는 했지만
190
00:15:40,167 --> 00:15:48,600
아시다시피 그 전에 북한이 부산까지 내려와
남한을 거의 차지했었잖아요
191
00:15:48,600 --> 00:15:52,300
저희가 덜컹거리는 오래된 기차를 타고
전선으로 올라갈 당시에는
192
00:15:52,300 --> 00:15:54,433
부산 근처만 지키고 있었어요
193
00:15:54,433 --> 00:15:56,533
곳곳에는 여전히
많은 게릴라들이 남아 있었고
194
00:15:56,533 --> 00:16:00,200
남한은 그들을 찾아내
소탕하거나 잡아들이고 있었죠
195
00:16:00,200 --> 00:16:05,367
잠시 정차한다면서 기차가 여러 번 멈췄어요
그게 어디였더라?
196
00:16:05,367 --> 00:16:08,933
철로 어딘가에서 폭발이 있었어요
197
00:16:08,933 --> 00:16:13,633
전선에 도착할 때까지
철로에 방해물은 없는지 확인하며
198
00:16:13,633 --> 00:16:17,800
계속 정차했다가 출발하고는 했죠
199
00:16:17,800 --> 00:16:22,000
그래서인지 도대체 무슨 일을 위해
여기까지 온 걸까 생각이 들었죠
200
00:16:22,933 --> 00:16:25,767
- 기차에서는 어떤 임무를 맡으셨나요?
- 없었어요
201
00:16:25,767 --> 00:16:30,033
- 그냥 앉아 있는 게 다였나요?
- 네, 기차에 앉아만 있는데 월급을 받았죠
202
00:16:30,067 --> 00:16:31,567
기차 안은 아주 붐볐고요
203
00:16:31,567 --> 00:16:35,167
피난민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?
사람들이 많이 보였나요?
204
00:16:35,633 --> 00:16:42,000
아니요, 저희는 주로 밤 시간에 이동해서
많은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
205
00:16:42,000 --> 00:16:49,800
이른 아침 차창 밖으로
논이 펼쳐진 풍경이 보였는데
206
00:16:49,800 --> 00:16:54,767
남쪽은 산이 많지 않았고
저희가 갔던 북쪽은 산이 많았어요
207
00:16:54,767 --> 00:17:00,033
남쪽 지방에는 산이 많지 않고
주로 평지였어요
208
00:17:00,033 --> 00:17:04,933
북쪽으로 가는 데 상당히
많이 시간이 걸렸죠
209
00:17:04,933 --> 00:17:11,867
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서울에서
부산으로 가는 고속 열차를 탔는데
210
00:17:11,867 --> 00:17:22,300
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어요
화면에 시속 235마일이라고 나오더군요
211
00:17:22,300 --> 00:17:26,467
그때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겠죠
212
00:17:26,467 --> 00:17:28,800
그 시절 기차는
시속 23마일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
213
00:17:28,800 --> 00:17:32,233
기차가 덜컹거리던 모습을 생각하면
그것보다도 느렸을 거예요
214
00:17:32,233 --> 00:17:37,767
언제, 어디에서 기차가 정차했나요?
기차역이었나요?
215
00:17:37,767 --> 00:17:41,767
아니면 선로 중간에서 기차가 멈추고
모두가 내렸었나요?
216
00:17:41,767 --> 00:17:44,367
기차에서 내릴 때 어땠는지 기억나세요?
그리고 다시 출발할 때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?
217
00:17:44,367 --> 00:17:52,367
이름은 모르지만
꽤 큰 기차역에 정차했어요
218
00:17:52,367 --> 00:17:57,000
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고는
3톤 트럭뿐이었어요
219
00:17:57,000 --> 00:18:00,567
맞아요, 영국 트럭이었죠
220
00:18:00,567 --> 00:18:06,300
저희는 기차에서 내려 트럭을 탔어요
221
00:18:06,300 --> 00:18:10,367
모두 줄을 섰고 어느 트럭에 탈지
지시를 받았죠
222
00:18:10,367 --> 00:18:15,467
저는 전선에 있는
제14 야전 연대로 가는 트럭에 탔는데
223
00:18:15,467 --> 00:18:19,767
트럭을 타고 두 시간 정도 더 가야 했어요
224
00:18:19,767 --> 00:18:21,800
하지만 그게 저희가 할 일이었죠
225
00:18:21,800 --> 00:18:30,467
기차에서 내려 군용 트럭으로 옮겨 탔고
거기서 전선 여러 곳으로 갔어요
226
00:18:31,500 --> 00:18:39,500
이제 전선에 도착해서 어떤 일이
일어났는지를 순서대로 말씀해주세요
227
00:18:39,500 --> 00:18:42,633
장소와 시간을 정리할 수 있게
말씀해주시면 됩니다
228
00:18:42,633 --> 00:18:50,267
트럭에서 내려 이동했을 때
거기가 어딘지 몰랐지만
229
00:18:50,267 --> 00:18:58,900
나중에 xxx라는 것을 알았어요
230
00:18:58,900 --> 00:19:07,200
한 지역에 갔는데
트럭이 멈춘 곳은 골짜기였죠
231
00:19:07,200 --> 00:19:14,400
사방에 높은 언덕이 보였는데
높은 언덕보다는 산에 가까웠던 곳이었죠
232
00:19:14,400 --> 00:19:20,467
그 골짜기에서 올라가 고지에 도착하니
야포 열이 있었어요
233
00:19:20,467 --> 00:19:29,167
제가 배치된 곳은
포병대 내에서 제1중대였는데
234
00:19:30,367 --> 00:19:36,033
각 중대에는 야포 8대가 있었고
전체 연대에는 24대가 있었죠
235
00:19:36,700 --> 00:19:41,933
거기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던
기억이 나네요
236
00:19:41,933 --> 00:19:46,967
한국인이 몇 명이 있었는데
어린 소년들이 뛰어다니면서
237
00:19:46,967 --> 00:19:50,567
뭔가 이상한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
238
00:19:50,567 --> 00:19:57,900
그 후에 당연히 주임 상사와 인사를 하고
어디로 배치될지 설명을 들었죠
239
00:19:57,900 --> 00:20:06,467
산 기슭에 있는 작은 민가에 임시로 묵었는데
사람들은 그 숙소를 작은 막사라고 불렀어요
240
00:20:06,933 --> 00:20:14,400
주임 상사가 한 무전병에게 저를 소개했고
저희는 좋은 친구가 되었죠
241
00:20:14,967 --> 00:20:21,033
그리고 처음으로 어디에 배치될지
설명을 들었어요
242
00:20:21,033 --> 00:20:25,900
- 그때가 무슨 요일인지 기억나시나요?
- 아니요, 기억이 나지 않네요
243
00:20:25,933 --> 00:20:28,500
네, 이제 어떤 일을 하셨는지
설명해주세요
244
00:20:28,500 --> 00:20:45,033
제 보직은 신호병이자 무전병이었는데
원거리는 무전으로
245
00:20:47,167 --> 00:20:55,100
시야 내 근거리는 신호로 통신했죠
아군 통신기와 주파수를 맞췄고요
246
00:20:56,300 --> 00:21:03,833
저희 연대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
저는 그 친구와 좋은 친구가 되었죠
247
00:21:03,833 --> 00:21:17,800
거기에 도착해서는 포대 지휘소에 배치되어
포대장의 무전병이 되었어요
248
00:21:18,133 --> 00:21:26,100
보통 포대 무전병은 운전을 할 수 있는데
무전병 겸 운전병이 포대장의 지프차를 운전했죠
249
00:21:26,100 --> 00:21:33,867
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배치된 곳에서
운전병은 무전을 치는 방법을 몰랐고
250
00:21:33,867 --> 00:21:40,267
무전병인 저는 지프차를 운전할 줄 몰랐어요
251
00:21:40,267 --> 00:21:44,400
그래서 지프차에 운전병, 포대장
그리고 저 이렇게 세 명이 탔죠
252
00:21:44,400 --> 00:21:53,267
저는 작은 무전기 장비를 가지고 뒷좌석에 탔고
이동 중에 포병에게 명령을 전달했습니다
253
00:21:53,267 --> 00:21:58,100
그렇군요, 차를 타고 돌아다녔으니
주변을 좀 볼 수 있었겠네요
254
00:21:58,100 --> 00:21:59,167
네
255
00:21:59,167 --> 00:22:03,267
활동했던 지역이 어땠는지 설명을 해주세요
256
00:22:03,267 --> 00:22:06,300
어떤 일을 하셨는지 이해하는 데
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
257
00:22:06,300 --> 00:22:09,667
지역이 어느 정도로 넓었고, 지프차를 타고
어떻게 돌아다녔는지 말씀해주세요
258
00:22:09,667 --> 00:22:16,467
- 도로가 난 마을이었나요?
- 시골이었고 가파른 고지가 많았죠
259
00:22:16,467 --> 00:22:25,900
어떤 고지는 경사가 심해
주변을 보면 오솔길만 있었어요
260
00:22:25,900 --> 00:22:30,200
그 지역에는 도로나 집 등
아무것도 없었죠
261
00:22:30,200 --> 00:22:37,833
판자집이 한두 채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
제대로 뭔가를 지어 놓은 지역은 아니었어요
262
00:22:37,833 --> 00:22:41,233
시골 같았죠
263
00:22:41,233 --> 00:22:50,033
한국에서 지금 사는 코츠월드로 왔을 때
한국에서 제가 있었던 지역이 생각났죠
264
00:22:50,033 --> 00:22:54,033
큰 산이 한두 개 있고
전부 낮은 언덕이 있는 모습이
265
00:22:54,033 --> 00:22:58,800
아주 비슷해서 생각이 났어요
266
00:22:59,333 --> 00:23:11,500
포대장과 이동할 때 지휘소로 가거나
야포가 있는 곳으로 가기도 했습니다
267
00:23:11,500 --> 00:23:18,433
감시 초소에도 자주 갔었는데
그 최전선 감시 초소로 가는 길이
268
00:23:18,433 --> 00:23:23,300
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
269
00:23:23,300 --> 00:23:28,533
늘 365고지라고 불리던 곳인데
빙글빙글 돌아가게 만든 길이 있었어요
270
00:23:28,533 --> 00:23:33,733
공병들이 감시 초소로 가는 길을
빙빙 돌게 만들어 놨었죠
271
00:23:33,733 --> 00:23:45,067
너무 가파른 곧은 길로는 갈 수가 없었어요
그래서 길이 빙빙 돌아 나 있었죠
272
00:23:45,067 --> 00:23:52,233
그 길의 어느 지점에 이르면 차가 멈췄는데
273
00:23:52,233 --> 00:24:01,233
거기부터 300m 정도 범위는 중국군이
감시하는 곳이니 밖을 배회하지 말라고 했었죠
274
00:24:01,700 --> 00:24:06,333
그렇게 멈췄고 포대장은 이제 출발할 테니
꽉 붙잡으라고 했어요
275
00:24:06,333 --> 00:24:12,100
그러면 운전병이 속도를 한껏 내고
차는 굉음을 내면서 달렸어요
276
00:24:12,100 --> 00:24:18,233
운 좋게 저희는 그 길을 통과했고
적에게 노출되지 않았습니다
277
00:24:18,233 --> 00:24:28,033
꽤 많은 사람들이 중국군이 감시하는 구역을
지나가다가 한두 차례 폭격을 받았습니다
278
00:24:28,033 --> 00:24:33,233
그래서 감시 초소로 올라갈 때면
저는 폭격을 받지 않을까 늘 걱정했습니다
279
00:24:33,600 --> 00:24:35,800
감시 초소에서는 무엇이 보였나요?
280
00:24:35,800 --> 00:24:44,467
주변에는 전부 중국군의 전선이 보였습니다
중국군 전선이 수 킬로미터 뻗어 있었죠
281
00:24:44,467 --> 00:24:48,733
- 중국군을 실제로 볼 수 있었나요?
- 네, 중국군을 봤죠
282
00:24:48,733 --> 00:24:54,033
감시 초소에서 무전병으로
일한 적이 있거든요
283
00:24:54,033 --> 00:25:07,133
감시 초소 장교가 휴가를 가서 포대장이
일주일 정도 감시 초소에서 대신 일할 때였죠
284
00:25:07,133 --> 00:25:11,000
감시 초소에서 포대장의 무전병으로
일할 때였습니다
285
00:25:11,000 --> 00:25:15,333
포대장은 망원경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
뭔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면
286
00:25:15,333 --> 00:25:18,100
지점 표시를 해서 제게 알려주었어요
287
00:25:18,100 --> 00:25:22,067
저는 지점 표시를 지휘소로 전달했고
지휘소에서는 다시 포병들에게 전달했어요
288
00:25:22,067 --> 00:25:33,067
그러고는 모두 포탄이 터지기를 기다렸어요
정말 굉장했죠
289
00:25:33,067 --> 00:25:42,233
장거리 저격수들이 발사한 포탄들이
적군에게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거든요
290
00:25:42,233 --> 00:25:49,267
감시 초소 지휘관이 정확한
지점 표시를 해줘서 가능한 일이었죠
291
00:25:49,267 --> 00:25:54,467
저희는 탄착점을50m 정도
전후 좌우로 수정을 했고
292
00:25:54,467 --> 00:25:59,700
몇 분 내에 적군 가운데
포탄을 떨어뜨릴 수 있었어요
293
00:25:59,700 --> 00:26:05,067
적군이 모두 흩어지면서
도망가는 것을 보면 신났습니다
294
00:26:05,067 --> 00:26:08,033
50m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
첫 번째 포탄이 떨어졌을 때
295
00:26:08,033 --> 00:26:11,433
적군은 저희가 탄착점을 관측해
수정하고 있는 것을 알아챘죠
296
00:26:11,433 --> 00:26:14,400
하지만 적군은 어느 방향으로
도망가야 할지를 몰랐죠
297
00:26:14,400 --> 00:26:17,433
중국군이 주변으로 흩어지면서
도망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
298
00:26:19,533 --> 00:26:25,267
당시는 3월이라 아직 주변에
눈이 약간 남아 있었죠
299
00:26:25,267 --> 00:26:29,967
중국군이 고지에서 철수할 때
전부 흰색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
300
00:26:29,967 --> 00:26:34,733
저희처럼 국방색 군복을
입지 않아 잘 보였죠
301
00:26:34,733 --> 00:26:39,900
제가 보여드린 사진에는
흰색 군복을 입은 중국군도 있어요
302
00:26:39,900 --> 00:26:43,500
그게 제가 6·25전쟁에서 했던 일입니다
303
00:26:43,500 --> 00:26:48,700
사용하셨던 무전 장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
요즘 젊은 사람들은 휴대 전화에 익숙하니까요
304
00:26:48,700 --> 00:26:52,600
- 네, 그렇겠네요
- 무전 장비의 이름과 작동 방법을 설명해주세요
305
00:26:52,600 --> 00:26:58,533
독일에서 훈련 받을 당시에는
'19세트(19 Set)'라고 불렀는데
306
00:26:58,533 --> 00:27:02,167
안에 밸브가 여러 개 있었죠
젊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
307
00:27:02,167 --> 00:27:06,567
트랜지스터 라디오와 달리 안에는
무거운 밸브가 여러 개 있었어요
308
00:27:06,567 --> 00:27:11,300
저희가 훈련을 받을 때는
무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했죠
309
00:27:11,300 --> 00:27:18,833
밸브 하나를 빼낸 자리에 고장 난 밸브를 끼워
무전기가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면
310
00:27:18,833 --> 00:27:22,800
저희는 고장 난 밸브를 찾아
제대로 된 밸브를 끼워 넣어야 했어요
311
00:27:22,800 --> 00:27:25,600
그렇게 무전기에 대해 조금씩 배웠죠
312
00:27:25,600 --> 00:27:27,633
하지만 6·25전쟁에 참전했을 때는
313
00:27:27,633 --> 00:27:35,433
무전기가 '19세트(19 Set)'에서
'26세트(26 Set)'로 바뀌었어요
314
00:27:35,867 --> 00:27:43,133
더 현대적인 버전으로 가로 30cm
세로 45cm 정도의 크기로
315
00:27:44,200 --> 00:27:53,400
무게는 약 8kg이었죠
거의 소총과 비슷했어요
316
00:27:53,900 --> 00:27:57,333
- 그게 무전기 배터리이죠?
- 네, 맞아요
317
00:27:57,333 --> 00:28:04,167
배터리를 받침대 위에 얹어 놓았어요
318
00:28:04,167 --> 00:28:08,067
배터리를 얹은 받침대를 등에 짊어지고
야외에서 걸어 다녔죠
319
00:28:08,067 --> 00:28:13,133
무전기 안테나가 삐죽 솟아 있었고
사실 굉장히 무거웠어요
320
00:28:13,867 --> 00:28:17,133
그러면 도보 정찰을 하신 적도 있으세요?
321
00:28:17,467 --> 00:28:27,000
아니요, 하지만 운 좋게도
감시 초소에서만 일하지는 않았고
322
00:28:27,000 --> 00:28:32,600
아까도 말씀 드렸지만
지휘소에서도 일해서 좋았습니다
323
00:28:32,600 --> 00:28:37,633
정찰대가 밤에 다닐 때는
감시 초소의 장교 한 명도 함께 나갔어요
324
00:28:37,633 --> 00:28:39,767
무전병도 한 명 데리고 나갔는데
혹시 위험한 상황이 닥칠 경우
325
00:28:39,767 --> 00:28:41,633
지원 사격을 요청하기 위해서였죠
326
00:28:41,633 --> 00:28:48,400
어느 날 밤에 무전기를 작동시키고 있었는데
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는 게 아니에요
327
00:28:48,400 --> 00:28:53,000
절반 정도는 조용하다가
갑자기 혼란 신호를 수신하면
328
00:28:53,000 --> 00:28:56,533
주파수를 조정하고 모든 조치를 합니다
329
00:28:56,533 --> 00:29:06,233
어느 날 밤에는 대위 한 명이
무전병을 데리고 정찰을 나갔는데
330
00:29:07,633 --> 00:29:15,667
무전기에서 기관총 사격 소리가 들렸어요
무전병의 헤드폰을 통해 들리는 소리였죠
331
00:29:15,667 --> 00:29:19,967
그렇게 둘 다 전사했어요
정찰대가 매복 공격을 당했던 거예요
332
00:29:19,967 --> 00:29:26,633
톰슨 대위였는데 때때로 그의 무전병으로
정찰을 나가기도 했기 때문에
333
00:29:26,633 --> 00:29:28,633
마음이 굉장히 아팠습니다
334
00:29:29,967 --> 00:29:33,767
톰슨 대위와 함께 나간 무전병도 죽었는데
335
00:29:33,767 --> 00:29:38,567
그가 한 것이라곤 그날 밤
무전을 보내려고 대기한 게 다였죠
336
00:29:39,167 --> 00:29:42,833
무전기 앞에 앉아 있던 제게
모든 소리가 다 전달이 되는데
337
00:29:42,833 --> 00:29:46,867
그들이 위험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
정말 듣고 싶지 않았죠
338
00:29:46,867 --> 00:29:50,500
그렇게 기관총 소리가 들리는데
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죠?
339
00:29:50,500 --> 00:29:53,533
무전기에서 들리는 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지고
340
00:29:53,533 --> 00:29:58,700
다음 날 정찰대가 매복 공격을 당했다고
사람들이 말해요
341
00:29:59,100 --> 00:30:03,633
그렇게 그들은 죽은 거죠
정말 슬펐습니다
342
00:30:04,000 --> 00:30:08,067
슬픔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?
잘 아는 동료들이었을 텐데요
343
00:30:08,067 --> 00:30:16,100
네, 잘 아는 동료들이었기 때문에
꽤 오랫동안 힘들었지만 맡은 일을 계속 해야 했죠
344
00:30:16,100 --> 00:30:18,567
동료들의 죽음에 대해
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
345
00:30:18,567 --> 00:30:23,800
다들 끝난 일이라고
제가 죽을 수도 있었다고 말하더군요
346
00:30:23,800 --> 00:30:28,367
그러고는 속상해하지 말고
맡은 일을 계속하라고 말해주더군요
347
00:30:28,367 --> 00:30:32,200
그래서 저는 그 말대로 했죠
348
00:30:32,900 --> 00:30:42,033
- 전장에서 다른 친구들을 잃기도 했습니까?
- 제가 아는 친구들은 잃지 않았습니다
349
00:30:42,033 --> 00:30:48,267
제가 3주 동안 인도군
야전 병원에 입원한 적은 있었죠
350
00:30:48,267 --> 00:30:55,533
병원은 천막이었는데
거기는 건물이 남아 있지 않았거든요
351
00:30:55,533 --> 00:31:01,200
- 그래서 천막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
- 어디를 다치셨나요?
352
00:31:01,733 --> 00:31:09,567
긴 이야기인데 듣고 싶을지 모르겠군요
최대한 짧게 이야기해 볼게요
353
00:31:09,567 --> 00:31:16,167
밤에 정찰대가 나갈 때면
정찰대를 더 잘 엄호하기 위해
354
00:31:16,167 --> 00:31:21,067
대공포를 원래 위치보다
앞쪽으로 옮기곤 했죠
355
00:31:21,067 --> 00:31:27,800
그래서 저희는 종종
전방 진지로 가야 했습니다
356
00:31:27,800 --> 00:31:38,267
어느 날에는 새로운 지휘소 장소를
물색하라는 지시를 받고
357
00:31:38,267 --> 00:31:44,300
'1500 무게 트럭'이라 불리는
작은 3톤 트럭을 타고 나갔죠
358
00:31:44,300 --> 00:31:47,967
야포를 전진시킬 때 저희의
작은 지휘소도 새로 마련하는 거였죠
359
00:31:47,967 --> 00:31:51,200
땅을 파서 만든 작은 대피호가
지휘소인데 사진도 있습니다
360
00:31:51,200 --> 00:32:01,767
저, 동원장교 출신 중위, 포병 2명
그리고 관측수라고 불리던
361
00:32:01,767 --> 00:32:08,867
여러 명의 사람들이 지시를 받고
지휘소 장소를 물색하러 나갔죠
362
00:32:08,867 --> 00:32:17,533
그렇게 나간 곳에 언덕이 잘린 곳이 있었는데
3톤 트럭을 그 안에 넣을 수 있었죠
363
00:32:17,533 --> 00:32:23,300
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동원장교가
언덕의 절단면을 더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요
364
00:32:23,300 --> 00:32:32,267
그는 그 일을 공병에게
맡기는 게 낫겠다면서
365
00:32:32,267 --> 00:32:38,967
작은 다이너마이트로 언덕을
폭파해보겠다고 말했어요
366
00:32:39,867 --> 00:32:51,367
저희는 언덕에 구멍을 몇 개 뚫었고
그가 다이너마이트 몇 개를 구멍에 넣었어요
367
00:32:51,367 --> 00:32:57,167
그는 제가 포병대에 있었기 때문에
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
368
00:32:57,167 --> 00:33:02,033
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어요
뭐, 그런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
369
00:33:02,033 --> 00:33:07,533
제가 신관에 불을 붙일 때
그는 피하려고 뛰면 안 된다고 했어요
370
00:33:07,533 --> 00:33:12,433
날쌔게 걸어서 다이너마이트에서
멀어지라고 했어요
371
00:33:12,433 --> 00:33:16,433
뛰면 발이 걸려 넘어지니
날쌔게 걸으라고 했죠
372
00:33:16,433 --> 00:33:18,700
그래서 저희는 뒷걸음질 하다가
결국 뛰기 시작했죠
373
00:33:18,700 --> 00:33:21,733
가능한 한 멀어지려고 뛰었어요
374
00:33:21,733 --> 00:33:29,267
저희는 뛰다가 바위 같은 것에 부딪혔고
375
00:33:29,267 --> 00:33:34,767
다이너마이트는 펑 하고 터졌는데
바위들이 날아다녔죠
376
00:33:34,767 --> 00:33:37,933
세상에,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
377
00:33:37,933 --> 00:33:46,733
바위가 사방으로 튀고 바위 하나가
내 무릎으로 날아와 흉한 상처를 남겼죠
378
00:33:46,733 --> 00:33:52,667
고통스러워서 주저앉았는데
큰 바위가 내 다리 위에 있었어요
379
00:33:52,667 --> 00:34:00,367
사람들은 저를 야전 병원으로 옮겼고
거기서 3주 동안 치료를 받았어요
380
00:34:00,367 --> 00:34:08,367
그렇게 부상을 당한 건
그 연대 주변의 장교들 때문이었어요
381
00:34:10,067 --> 00:34:13,833
당시 인도의 육군 이동 병원은
어떻게 구성되어 있었나요?
382
00:34:13,833 --> 00:34:20,467
의사 같은 인력, 그리고 천막과
인원이 얼마나 있었는지 설명해주세요
383
00:34:20,467 --> 00:34:26,667
대형 천막 같았어요
물론 국방색이었고
384
00:34:26,667 --> 00:34:36,867
내부에는 약 20개의 병상이 있었는데
벽 쪽에 약 10개의 병상이 있었어요
385
00:34:36,867 --> 00:34:46,033
의사와 간호사 모두가 인도인이었고
6·25전쟁에서 그들이 맡은 임무를 하는 장소였죠
386
00:34:46,033 --> 00:34:58,167
그들이 영어를 할 수는 있었지만
지금도 그렇듯이 어떻게 설명을 못 하겠네요
387
00:34:58,167 --> 00:35:04,133
어설픈 영어로 말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어요
아주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
388
00:35:04,133 --> 00:35:12,600
입원한 지 며칠 되었을 때
폭탄으로 저를 날릴 뻔한 장교가
389
00:35:13,400 --> 00:35:20,200
제 상태를 보러 와서는 "잘 지내나, 니콜스?
지금은 좀 괜찮나?"라고 말했었죠
390
00:35:20,200 --> 00:35:24,200
아직 아프다고 했더니 곧 복귀해서
그들과 다시 일하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
391
00:35:24,200 --> 00:35:31,433
병원에서는 3주 정도
무릎 부상을 치료했어요
392
00:35:31,433 --> 00:35:35,900
- 그러면 상당히 큰 부상이었군요?
- 네, 고약한 부상이었죠
393
00:35:35,900 --> 00:35:40,767
당시 야전 병원을 떠올려보니
영국 군인만 있지는 않았어요
394
00:35:40,767 --> 00:35:44,200
영연방 사단이었거든요
395
00:35:44,200 --> 00:35:54,033
호주인과 캐나다인도 있었고
부상이 매우 심각한 사람도 있었습니다
396
00:35:54,033 --> 00:35:57,800
거기서 짜증스러운 일도 있었어요
397
00:35:57,800 --> 00:36:05,433
호주인 두 명이 제 옆 병상을 썼는데
그들이 좀도둑은 아니지만
398
00:36:05,433 --> 00:36:09,433
사람들 모자에서 배지를 떼어내 모았죠
399
00:36:09,433 --> 00:36:13,533
영국 왕립 포병대 배지는
아직 훔치질 못했는지
400
00:36:13,533 --> 00:36:20,900
모자를 쓰려고 보니
포병대 배지가 없어졌더라고요
401
00:36:20,900 --> 00:36:24,967
이 호주인들이 떼어간 거죠
402
00:36:24,967 --> 00:36:29,367
전선으로 복귀해 연대로 돌아왔을 때
403
00:36:29,367 --> 00:36:36,333
군수 장교가 방문해서 저희가
필요한 물품이 있는지를 살폈어요
404
00:36:36,333 --> 00:36:40,767
양말 분실 등 그런 걸 살폈는데 모자 배지를
분실해서 새 배지가 필요하다고 말했죠
405
00:36:40,767 --> 00:36:46,167
어쩌다가 분실했냐고 묻길래
그 호주인들이 떼어간 이야기를 했습니다
406
00:36:46,167 --> 00:36:53,133
군수 장교가 새 배지를 줬지만
제가 값을 지불해야 했어요
407
00:36:53,133 --> 00:37:00,400
저는 전투 용품을 분실하면
재고품을 나눠준다고 생각했던 터라 놀랐는데
408
00:37:00,400 --> 00:37:04,100
그는 제가 비용을 지불하는 거라고 하더군요
409
00:37:04,100 --> 00:37:10,200
실제로 돈을 낸 것은 아니지만
급료 지불 장부에서 비용 처리를 했어요
410
00:37:10,200 --> 00:37:14,067
배지 비용이 너무 비싸서
한동안 화가 났어요
411
00:37:14,667 --> 00:37:20,433
놀랍네요
다른 영연방 연대 사람들도 만나 보셨나요?
412
00:37:21,567 --> 00:37:26,633
인도인과 호주인을 만났다고 하셨는데
413
00:37:26,633 --> 00:37:29,867
터키, 남아공, 벨기에에서 파병된
군인들도 만나 보셨나요?
414
00:37:29,867 --> 00:37:33,367
아니요, 그런 나라에서 온
군인은 못 만나봤어요
415
00:37:33,367 --> 00:37:43,433
하지만 무전병으로 일하면서
전파상으로는 여러 번 접촉했었죠
416
00:37:43,433 --> 00:37:49,200
모든 무전병이 하나의 기지국 같은 것에
속해 있었거든요
417
00:37:49,200 --> 00:37:55,067
전파상으로 그들과 여러 번 대화를 했는데
영어를 꽤 잘하더군요
418
00:37:55,067 --> 00:37:55,867
터키군 말인가요?
419
00:37:55,867 --> 00:38:04,133
네, 다른 나라에서 파병된 군인들을
만난 것에 대해 한 가지 말할 것이 있습니다
420
00:38:04,600 --> 00:38:12,600
1952년에는 전선이 정체 상태였기 때문에
전진도 철수도 하지 않았죠
421
00:38:12,600 --> 00:38:17,667
당시 이를 고지 전투라고 불렀고
고지로 정찰을 나갔다가 돌아왔어요
422
00:38:17,667 --> 00:38:23,500
전선이 거의 이동하지 않았기 때문에
조용한 시간도 있었어요
423
00:38:24,233 --> 00:38:31,900
그럴 때는 미국 포병대에 가서
일주일 동안 머물렀다가
424
00:38:32,200 --> 00:38:35,533
미군 몇 명을 데리고 부대로 돌아오기도 했어요
425
00:38:35,533 --> 00:38:47,667
조디라는 어린 친구와 저는 미군 지역으로 가서
일주일 동안 머무르며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
426
00:38:47,667 --> 00:38:52,300
- 어떤 점이 좋으셨나요?
- 음식이죠
427
00:38:52,300 --> 00:38:53,967
미군 부대에는 근사한 음식이 있었어요
428
00:38:53,967 --> 00:38:57,833
저희는 해산물 휴대 식량 같은 것을
주로 먹곤 했는데
429
00:38:57,833 --> 00:39:06,333
미군 부대에 가면 통닭이 있었죠
세상에! 푸딩, 커스터드 등 놀라웠어요
430
00:39:06,333 --> 00:39:10,933
먹고 다시 먹어도 질리지
않을 만큼 아주 좋았어요
431
00:39:10,933 --> 00:39:14,700
그렇군요
미군은 그 옛날에도 지금처럼 음식을 먹었군요
432
00:39:14,700 --> 00:39:16,300
그렇죠, 맞아요
433
00:39:16,300 --> 00:39:22,000
- 그러면 위문 공연도 보러 가셨나요?
- 네, 갔었어요
434
00:39:22,000 --> 00:39:29,500
한 위문 공연이 선명히 기억나요
젊은 사람들은 못 들어봤겠지만요
435
00:39:29,500 --> 00:39:37,133
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자였는데
이름이 잘 기억나질 않네요
436
00:39:37,133 --> 00:39:38,900
그 남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여기 없을까요?
437
00:39:38,900 --> 00:39:42,100
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코미디언이었는데
438
00:39:42,100 --> 00:39:44,333
좀 더 생각해보면 이름이
기억날 것도 같은데 말이죠
439
00:39:44,333 --> 00:39:50,900
어쨌든 저희는 그 사람을 보러 갔는데
춤추는 여자들과 함께 공연을 하더군요
440
00:39:50,900 --> 00:39:52,867
사실 그 여자들에게 관심이 더 가더군요
441
00:39:52,867 --> 00:39:56,933
남자는 무대에 올라와
농담을 몇 개 던지더니
442
00:39:56,933 --> 00:40:00,800
공연을 하고는 바이올린 곡을
여러 번 연주했어요
443
00:40:00,800 --> 00:40:07,400
이건 웃긴 이야기인데 공연 마지막에
그가 진지한 곡을 연주하겠다고 했어요
444
00:40:07,400 --> 00:40:13,867
저희는 코미디언이 진지한 곡을
그렇게 오래 연주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죠
445
00:40:13,867 --> 00:40:18,833
그는 클래식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
연주에 매우 집중하고 있었어요
446
00:40:18,833 --> 00:40:27,967
저희는 그가 농담한다고 생각하고 무대 위로
동전을 던졌는데 그는 심하게 화를 냈어요
447
00:40:27,967 --> 00:40:34,633
- 정말로 진지한 연주를 했기 때문이었죠
- 이름이 토미였나요?
448
00:40:34,633 --> 00:40:37,467
잘 모르겠네요
토미는 아니었어요
449
00:40:39,667 --> 00:40:45,167
그 남자의 아들도 같이 무대에 섰는데
이름이 떠오르질 않네요
450
00:40:45,167 --> 00:40:47,100
위문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은
몇 명 정도였나요?
451
00:40:47,133 --> 00:40:48,900
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왔어요
452
00:40:48,900 --> 00:40:55,433
- 여러 연대에서 사람들이 왔었나요?
- 네, 200명 정도였을 거예요
453
00:40:55,667 --> 00:41:05,733
캐시 커비라는 영국 가수도
위문 공연을 왔었죠
454
00:41:06,467 --> 00:41:11,367
다른 가수 이름은 젠킨스였던 거 같은데
기억나시나요?
455
00:41:11,367 --> 00:41:12,833
- 캐서린이요?
- 캐서린, 음
456
00:41:12,833 --> 00:41:16,533
캐시 커비를 보면 그 젠킨스라는
위문 공연 가수가 떠올랐어요
457
00:41:16,867 --> 00:41:28,667
저희를 즐겁게 해주었는데 예쁜 옷을 입고서
저희가 젊었을 때 원했던 그런 스타일로요
458
00:41:29,967 --> 00:41:39,900
위문 공연은 한 장소에서만이 아니라
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했어요
459
00:41:40,900 --> 00:41:42,733
기자를 만나본 적도 있으신가요?
460
00:41:42,733 --> 00:41:45,867
6·25전쟁에서 기자들과 관계를
맺게 된 일이 있으셨나요?
461
00:41:45,867 --> 00:41:48,767
아니요, 없습니다
462
00:41:48,767 --> 00:41:54,600
- 쥐나 뱀 같은 것은 어땠나요?
- 아, 제게 쥐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
463
00:41:54,633 --> 00:42:05,533
1952년 2월부터 12월까지 한국에 있었는데
464
00:42:05,533 --> 00:42:11,633
10월에 겨울이 시작되었죠
정말 추웠어요
465
00:42:11,633 --> 00:42:19,767
맨손으로 석유통을 집으면
손이 다칠 정도로 너무 찼었죠
466
00:42:19,767 --> 00:42:22,667
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
석유통이 손에 달라붙은 거죠
467
00:42:22,667 --> 00:42:24,800
정말 추웠습니다
468
00:42:25,100 --> 00:42:33,467
특히 저희가 있던
예전 지휘소 지역이 정말 추웠거든요
469
00:42:33,467 --> 00:42:42,167
저희는 큰 구덩이를 파서
모든 쓰레기를 던져 넣고 흙으로 덮었어요
470
00:42:42,833 --> 00:42:49,433
그런데 너무 추워 언 땅에
곡괭이가 들어가지 않을 때는
471
00:42:49,900 --> 00:42:58,933
쓰레기를 주변에 그냥 늘어놓았어요
제대로 묻지 않은 쓰레기가 굴러다녔죠
472
00:42:58,933 --> 00:43:02,000
그래서 쓰레기에는 쥐가 들끓었어요
473
00:43:02,000 --> 00:43:06,767
한국에 사는 쥐가 작을 거라고 생각한다면
직접 가서 봐야 해요
474
00:43:06,767 --> 00:43:10,333
쥐가 거의 토끼만큼 컸어요
475
00:43:11,933 --> 00:43:19,167
하루는 쥐 한 마리가 주변에
뛰어다니는 것을 보고
476
00:43:19,167 --> 00:43:23,867
총으로 쏴야 하나 고민도 했죠
보고 있으면 몸서리가 쳐져요
477
00:43:23,867 --> 00:43:34,867
땅이 얼어서 쓰레기를 파묻지 못한 탓에
쥐가 그렇게 들끓었던 것 같아요
478
00:43:34,867 --> 00:43:41,733
여름에는 쥐가 안 보였지만 겨울이 되니
쥐들이 먹이를 구하러 주변을 뛰어다니더군요
479
00:43:41,733 --> 00:43:46,800
중국군을 본 적은 있으셨나요?
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요
480
00:43:46,800 --> 00:43:50,367
아니면 중국군의 선전을 접했다거나
중국군을 봤다거나 하는 경험은요?
481
00:43:50,367 --> 00:43:56,800
- 네, 있어요
- 중국군을 보셨다고요?
482
00:43:56,800 --> 00:43:59,133
감시 초소에 있을 때 봤었죠
483
00:43:59,133 --> 00:44:02,000
그래요, 가까이서 본 적도 있으신가요?
전쟁 포로라든가 그런 식으로요
484
00:44:02,000 --> 00:44:06,133
없어요
하지만 선전은 기억이 나요
485
00:44:06,133 --> 00:44:14,733
감시 초소에 있을 당시 중국군이
능선 너머로 방송하는 것이 들렸는데
486
00:44:14,733 --> 00:44:19,767
너희는 고국에서 여자 친구와
함께 있고 싶을 텐데 대체 이게 다 뭐냐?
487
00:44:19,767 --> 00:44:21,933
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어떠냐는 식의
내용이었죠
488
00:44:21,933 --> 00:44:28,733
너희는 여기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으니
전부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이었죠
489
00:44:28,733 --> 00:44:33,700
항상 그런 방송이 나왔어요
490
00:44:34,500 --> 00:44:39,667
한번은 중국군이
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어요
491
00:44:39,667 --> 00:44:47,767
어떻게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
비행기에 실어 떨어뜨리거나 했겠죠
492
00:44:47,767 --> 00:44:54,600
확실하진 않지만, 트레버가
그 크리스마스 카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요
493
00:44:55,500 --> 00:44:57,033
이제 한국인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
494
00:44:57,033 --> 00:45:00,400
처음 전선에 배치되었을 때 주변에서
뛰어다니는 한국 소년들을 봤다고 하셨는데
495
00:45:00,400 --> 00:45:03,933
한국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은 적이 있나요?
예를 들면, 조력자라든지 말이죠
496
00:45:03,933 --> 00:45:12,633
음, 조력자는 아니지만
저희 지휘소에는 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