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00:00:05.585 --> 00:00:08.731
제 이름은 아서 허버트 헤이즐딘입니다
00:00:09.059 --> 00:00:15.398
에이(A)알(R)티(T)에이치(H)유(U)알(R)
에이치(H)이(E)알(R)비(B)이(E)알(R)티(T)
00:00:15.418 --> 00:00:19.865
헤이즐딘은 에이치(H)에이(A)제트(Z)
이(E) 엘(L)디(D)아이(I)엔(N)이(E)입니다
00:00:19.885 --> 00:00:22.631
- 다시 발음해 주시겠어요?
- 헤이즐딘이요
00:00:22.651 --> 00:00:26.798
헤이즐딘, 좋습니다
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십니까?
00:00:26.851 --> 00:00:33.231
1934년 5월 24일입니다
00:00:33.251 --> 00:00:38.631
- 1934년 이시면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?
- 올해 5월이면 85세가 됩니다
00:00:38.651 --> 00:00:41.565
6·25전쟁 참전용사 중 가장 젊은 편입니다
00:00:42.651 --> 00:00:45.031
믿을 수 없군요!
00:00:46.351 --> 00:00:48.131
출생하신 곳은 어딘가요?
00:00:48.151 --> 00:00:57.198
뉴질랜드 남섬의 서쪽에 있는
리프턴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어요
00:00:57.218 --> 00:00:59.198
철자도 말씀해 주시겠어요?
00:00:59.251 --> 00:01:06.965
알(R)이(E)이(E)에프(F)티(T)오(O)엔(N)이요
한때 금광도시였죠
00:01:08.685 --> 00:01:13.565
그럼 어렸을 적 근처에서
금광 채굴 사업도 했었나요?
00:01:13.585 --> 00:01:20.331
그럼요, '분쇄기'라고 부르곤 했었죠
수정들을 부수고 금을 캐냈으니까요
00:01:21.051 --> 00:01:28.265
대부분의 사람들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했습니다
묻혀있던 금이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
00:01:28.285 --> 00:01:30.731
그런데 요즘도 채굴을 한다고 하더군요
00:01:30.751 --> 00:01:34.765
그렇군요
가정환경은 어떠셨나요?
00:01:34.785 --> 00:01:37.898
어렸을 적 부모님과 형제들에 대해
말씀해 주시죠
00:01:38.418 --> 00:01:47.631
영국 본토 항공전에서
스핏파이어 파일럿이었던 삼촌이 제 영웅이셨어요
00:01:49.218 --> 00:01:53.965
삼촌은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
스핏파이어를 조종하셨죠
00:01:54.485 --> 00:01:59.265
버마에서 일본군에 맞서
미군과 함께 싸우기도 하셨고요
00:02:01.351 --> 00:02:03.265
형제자매들은요?
00:02:04.018 --> 00:02:10.998
여자 형제가 둘이 있습니다, 아, 셋이네요
여동생은 한 명 있습니다
00:02:11.018 --> 00:02:17.331
형제도 하나 있었는데 죽어서
가족 중에 남자는 저뿐입니다
00:02:18.218 --> 00:02:20.798
학교생활은 어떠셨나요?
00:02:21.185 --> 00:02:31.798
남섬의 서해안쪽 웨스트포트 남쪽에 있는
케이프 파울윈드 학교에 다녔어요
00:02:33.085 --> 00:02:37.465
그리고 저는 사실 4살 때 학교에 입학했습니다
00:02:37.485 --> 00:02:39.798
- 4살이요?
- 원래는 5살이어야 하는데요
00:02:39.818 --> 00:02:48.865
학교에 선생님이 딱 한 분 계셨는데
제가 조기입학을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죠
00:02:48.885 --> 00:02:50.865
그래서 일찍 들어가게 됐어요
00:02:50.885 --> 00:02:52.865
- 4살에 말이죠?
- 네
00:02:52.885 --> 00:02:54.398
학교에선 무얼 배우셨나요?
00:02:54.418 --> 00:03:00.731
저는 칠판에 그림 그리는 걸 배우고
기도하는 법 같은 것도 배웠어요
00:03:01.085 --> 00:03:03.598
- 선생님이 딱 한 분이셨다고요?
- 네
00:03:03.618 --> 00:03:08.731
- 학생은 몇 명이나 있었나요?
- 아마 18~20명쯤일 겁니다
00:03:08.751 --> 00:03:11.565
- 나이는 다 달랐고요?
- 달랐죠
00:03:11.585 --> 00:03:16.798
어떻게 학년이 다른 학생들이
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었죠?
00:03:16.818 --> 00:03:23.965
그때 뉴질랜드는 그랬어요
시골 학교들은 다 마찬가지였습니다
00:03:23.985 --> 00:03:30.331
학교 얘기를 하니
같이 학교 다녔던 친구들이 생각나는군요
00:03:31.051 --> 00:03:36.198
장난감 배를 만들던 아이들이 몇 있었는데
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습니다
00:03:36.218 --> 00:03:39.731
- 제2차 세계대전이요?
- 네, 살아 돌아온 친구는 많지 않아요
00:03:41.385 --> 00:03:45.931
- 그렇군요
- 학교 생각을 하다 보니 떠오르네요
00:03:45.951 --> 00:03:53.131
- 졸업은 언제 하셨습니까?
- 그게 아마
00:03:57.718 --> 00:03:58.965
기억이 나질 않네요
00:03:58.985 --> 00:04:01.798
- 몇 살에 졸업하셨죠?
- 15살이요
00:04:01.818 --> 00:04:06.765
- 그럼 1949년이겠네요
- 네, 1948년에서 1949년이요
00:04:06.785 --> 00:04:11.231
그때 해군에 입대했으니까요
바로 들어갔습니다
00:04:11.251 --> 00:04:15.065
졸업 후 바로 지원했고
다음 해에 입대했습니다
00:04:15.085 --> 00:04:17.398
왜 해군에 입대하셨나요?
00:04:17.418 --> 00:04:25.198
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
뉴질랜드 해군이 군함을 국내의 여기저기로 보냈어요
00:04:25.951 --> 00:04:31.531
그리고 저는 전쟁에서 귀환한
핵심적인 참전용사 중 한 분을 만났습니다
00:04:31.551 --> 00:04:34.831
해군 친구들이 민간인들에게
군함을 공개한 적이 있었습니다
00:04:34.851 --> 00:04:40.665
제 고향에 군함을 정박시켜
모병활동 같은 것을 하고 있었죠
00:04:41.418 --> 00:04:46.698
그것도 웨스트포트 시청에서 그랬으니
참 재미있었습니다
00:04:46.718 --> 00:04:51.498
해군이 그렇게 모병활동을 하자
젊은이들이 지원서에 서명했습니다
00:04:51.518 --> 00:04:54.931
저는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려고
머리를 곤두세웠죠
00:04:54.951 --> 00:05:00.698
그러다 함장을 만나게 됐어요
그 함장이 참전용사 중 핵심 멤버였죠
00:05:00.718 --> 00:05:04.765
그분이 저를 보며 뭘 찾느냐고 물었습니다
00:05:04.785 --> 00:05:07.631
저는 "아뇨,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
그저 궁금해서요"라고 말했습니다
00:05:08.185 --> 00:05:13.498
그래서,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난 후
의논을 하고 결국 해군 지원서에 서명했습니다
00:05:14.285 --> 00:05:21.898
- 그럼 기초군사훈련은 어디서 받으셨습니까?
- 오클랜드에 있는 모타히(Motahi)에서요
00:05:21.918 --> 00:05:28.665
- 철자가 어떻게 되나요?
- 엠(M)오(O)티(T)에이(A)에이치(H)아이(I)입니다
00:05:30.818 --> 00:05:34.898
그런 다음에 데번포트 해군기지
필러밀에서도 훈련을 받았고요
00:05:36.018 --> 00:05:45.098
- 어떤 훈련을 받으셨나요?
- 행군을 비롯한 모든 기초군사훈련을 받았죠
00:05:45.118 --> 00:05:53.565
체력훈련을 먼저 끝내고 포술훈련과
항해술 같은 전문 병과훈련을 받았어요
00:05:53.585 --> 00:05:57.231
- 학업을 계속할 기회도 있었고요
-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?
00:05:57.251 --> 00:06:01.698
저희를 다시 데려갔습니다
수학을 비롯한 온갖 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
00:06:02.085 --> 00:06:07.031
실제 학교에서 공부할 때보다 빨리 배웠어요
00:06:07.051 --> 00:06:09.465
- 학교보다 나았군요
- 그렇죠
00:06:09.485 --> 00:06:16.065
배우는 데 분명한 목적이 있었으니까요
항해술을 익히기 위해선 공부가 필수였죠
00:06:16.751 --> 00:06:22.198
항해술을 배우기 위해
수학과 같은 공부를 해야 했군요
00:06:22.218 --> 00:06:28.931
그렇네요, 맞는 말입니다
실용적인 공부로군요
00:06:28.951 --> 00:06:36.631
- 그럼 훈련을 마치고 어디로 가셨죠?
- 1950년대 초반 첫 군함에 배치를 받았어요
00:06:36.685 --> 00:06:40.531
- 뉴질랜드에서 총파업이 일어나고 있을 때였죠
- 총파업이요?
00:06:40.551 --> 00:06:47.431
네, 대중교통 기사부터 철도 노동자
선원, 광부까지 전부 파업에 들어갔었죠
00:06:48.118 --> 00:06:50.531
총파업이었습니다
00:06:51.318 --> 00:07:00.365
당시 시드니 홀랜드 수상은
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개입시켰어요
00:07:00.951 --> 00:07:03.998
그때 저도 소집되어서 갔습니다
00:07:04.018 --> 00:07:07.998
제가 배치받았던 뉴질랜드 군함은
연안작전용 순양함이었습니다
00:07:08.551 --> 00:07:13.531
함명은 볼로나였고 모항은 웰링턴이었죠
00:07:15.285 --> 00:07:17.765
- 프리깃인가요?
- 아뇨, 순양함입니다
00:07:17.785 --> 00:07:19.898
순양함이군요
00:07:20.618 --> 00:07:28.098
그렇게 열차를 타고 웰링턴으로 내려갔습니다
당시 저희는 어린 수병에 불과했습니다
00:07:29.018 --> 00:07:34.865
저희는 순항 중 군함을 정비,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
군함들은 웰링턴으로 계속해 밀려들어 왔어요
00:07:35.885 --> 00:07:41.498
해군, 공군, 육군 모두가 웰링턴에서
함선들에 짐을 싣고 내리며
00:07:41.518 --> 00:07:44.498
철도를 운용하는 등
온갖 작업을 하느라 바빴거든요
00:07:45.951 --> 00:07:49.298
제가 탔던 군함 이야기는, 잠시 후에 계속하죠
00:07:49.651 --> 00:07:58.065
- 그럼 한국에는 언제 가신 겁니까?
- 1951년 말에요
00:07:58.085 --> 00:08:01.531
한국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
00:08:01.551 --> 00:08:04.798
바로 한국으로 향해서
2개월 이내에 도착했습니다
00:08:04.818 --> 00:08:07.798
- 한국의 어디로 도착하셨죠?
- 위치요? 구레였어요
00:08:07.818 --> 00:08:14.831
- 그건 일본입니다, 그럼 일본에서
- 한국 동해안을 경비했습니다
00:08:14.851 --> 00:08:19.931
그렇군요, 1951년 말이었나요?
1952년이었나요?
00:08:19.951 --> 00:08:22.531
1951년 말이었습니다
크리스마스 전이었죠
00:08:22.551 --> 00:08:28.165
-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왔고요
- 한국 해상을 초계하셨다고요?
00:08:28.185 --> 00:08:31.198
- 한국 해안이었는데
- 서쪽이요?
00:08:31.218 --> 00:08:36.698
러시아 블라디보스톡, 청진을 거쳐서
동해안을 내려왔죠
00:08:36.718 --> 00:08:39.165
그게 우리의 첫 초계였습니다
00:08:39.518 --> 00:08:44.098
그 다음은요?
00:08:44.551 --> 00:08:56.265
당시 한국에는 만주에서부터
청진까지를 잇는 철로가 있었습니다
00:08:56.518 --> 00:09:01.698
그 철로를 따라 열차들을 타격하고
다리들을 격파하고 그랬죠
00:09:01.718 --> 00:09:04.131
- 해상에서 공격한 건가요?
- 그렇죠
00:09:04.185 --> 00:09:07.131
-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보포스 함포를 발사했습니다
00:09:07.151 --> 00:09:13.098
- 언제, 어떻게 일어난 사건입니까?
-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요
00:09:13.118 --> 00:09:18.865
저희의 임무는 탄약을 싣고
남쪽으로 향하는 열차를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
00:09:19.493 --> 00:09:25.331
함포 조준이 제가 맡은 임무였죠
00:09:25.351 --> 00:09:35.365
헤드셋을 끼고 함교에 있는
포술장의 명령을 받았어요
00:09:35.385 --> 00:09:37.298
그리고 그 명령을 포에 전달했습니다
00:09:37.318 --> 00:09:40.231
그걸 뭐라고 부릅니까?
항해술이라고 하나요?
00:09:40.251 --> 00:09:42.431
- 사격지휘라고 합니다
- 사격지휘요?
00:09:42.451 --> 00:09:48.931
보포스 함포 2문을 지휘해서
40밀리 포탄 120발을 쏠 수 있었죠
00:09:50.118 --> 00:09:52.598
선생님 실력이 좋으셨나요?
00:09:52.618 --> 00:09:56.965
글쎄요, 저는 "P1, 사격표적 아니면
돛단배 조준!"이라는
00:09:56.985 --> 00:09:58.631
- 명령만 전달하면 그만이었습니다
- 그렇군요
00:09:58.651 --> 00:10:00.065
적을 죽이기도 했습니다
00:10:01.185 --> 00:10:04.731
- 작전은 성공적이었나요?
- 아주 성공적이었죠
00:10:04.751 --> 00:10:07.531
- 그 얘기를 해야겠군요
- 말씀해 주시죠
00:10:07.551 --> 00:10:12.965
동해에 있는 마양도라는 섬이었습니다
00:10:12.985 --> 00:10:14.498
백령도에서요?
00:10:14.518 --> 00:10:18.665
그건 서해였고요
마양도는 동해에 있었습니다
00:10:18.685 --> 00:10:19.531
네, 마양도
00:10:19.551 --> 00:10:22.798
어느 날 밤 청진 연안을
경비하고 있었는데
00:10:22.818 --> 00:10:30.531
마양도에서 적군의 침입이
임박한 것 같다고 무전이 왔어요
00:10:32.585 --> 00:10:40.265
이미 마양도는 포격을 당하고 있었고
섬에 곧 적이 침투할 상황이었습니다
00:10:40.285 --> 00:10:42.898
하지만 저희 군함은 그리 빠르지 않았어요
00:10:42.918 --> 00:10:46.331
프리깃이고 함명은
뉴질랜드 군함 테어보트였어요
00:10:46.351 --> 00:10:49.965
처음엔 순양함을 타셨다가
나중엔 프리깃으로 바뀐 건가요?
00:10:49.985 --> 00:10:54.365
네, 테어보트함을 타고
거기 부두로 접근했습니다
00:10:54.385 --> 00:10:57.998
다른 이야기지만 웨스트포트에서
있던 일을 잠깐 이야기 할게요
00:10:58.018 --> 00:11:03.365
중요한 얘기거든요
테어보트함을 탔던 건 맞아요
00:11:04.018 --> 00:11:11.198
웨스트포트에서 삼촌이
리프턴 탄광을 소유하고 있었는데
00:11:11.218 --> 00:11:14.965
저는 광부들에게 석탄 상자를
운반대에 올리는 방법 등을 가르쳤어요
00:11:14.985 --> 00:11:16.865
그곳 업무의 전부였죠
00:11:17.351 --> 00:11:22.931
인부들은 궁금한 건
삼촌이나 저에게 묻곤 했습니다
00:11:22.951 --> 00:11:25.865
삼촌은 큰 빌, 저는 작은 빌이라 부르면서요
00:11:25.885 --> 00:11:30.898
그때부터 해군에서 전 작은 빌로 통했습니다
제독님도 절 그렇게 불렀죠
00:11:31.451 --> 00:11:38.965
그럼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서
저희는 공격 받고 있다는 마양도로 출발했습니다
00:11:39.218 --> 00:11:43.965
새벽 2시쯤 도착했습니다
00:11:43.985 --> 00:11:47.965
한겨울이었고, 얼어붙은 바닷물이
갈라지고 있었습니다
00:11:48.295 --> 00:11:56.965
적의 침입병력이 수로를 횡단한 후
한국군이 장악하고 있는 섬 해변에 접근하는 중이었죠
00:11:57.485 --> 00:12:00.031
하지만 그때 저희가 할 수 있는 건
별로 없었습니다
00:12:00.051 --> 00:12:04.098
저희가 포격을 개시하면
아군을 죽일 수도 있으니까요
00:12:04.118 --> 00:12:07.498
그래서 두 시간 동안
조명탄만 계속 쏘고 있었죠
00:12:07.785 --> 00:12:14.731
적군이 남하 중이므로, 한국군에게
적군이 해변에 접근 중이란 걸 알려주기 위해서요
00:12:15.685 --> 00:12:21.998
그리고 총성이 잠시 멈추자 저희는
섬과 본토 사이의 수로를 따라
00:12:22.018 --> 00:12:24.298
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갔습니다
00:12:25.151 --> 00:12:32.431
동이 틀 무렵, 대규모 선대가
무장한 적군으로 가득한
00:12:32.451 --> 00:12:36.865
돛단배들을 이끌고
북한 본토로 복귀하려는 중이었죠
00:12:37.718 --> 00:12:39.965
저희는 수로 중앙에서 적들을 잡았어요
00:12:40.951 --> 00:12:44.965
아까 보포스 함포가 분당
120발을 쏜다고 했는데,
00:12:44.985 --> 00:12:48.865
거기다 수류탄 뇌관 같은 것을
결합하면 건들기만 해도 폭발하죠
00:12:49.551 --> 00:12:52.498
그러니 함선에 탄
수많은 적들의 행동을 상상해 보세요
00:12:52.518 --> 00:12:58.031
네, 그러면 적에게 포격을 가했으므로
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여
00:12:58.051 --> 00:13:03.965
북한군이 물자를 수송하지
못하게 했다는 건가요?
00:13:04.385 --> 00:13:08.865
그게 아니에요, 말하자면 적들이
본토에서 나와 마양도에 침입하려 했습니다
00:13:08.885 --> 00:13:10.598
하지만 그 섬을 장악하지 못한 겁니다
00:13:11.551 --> 00:13:15.831
그리고 저희가 접근하여 조명탄과
실제 포탄을 발사하여 적을 해치운 거죠
00:13:16.785 --> 00:13:20.531
그래서 저희가 다시 섬으로 접근했을 때
적군은 후퇴하는 중이었습니다
00:13:20.551 --> 00:13:25.298
한국군이 잘 막은 모양이었죠
그렇게 후퇴하는 적군을 저희가 잡은 겁니다
00:13:25.885 --> 00:13:30.265
그때 시체를 처음으로 봤어요
00:13:30.985 --> 00:13:35.498
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만큼
그것들은 저에게 악몽을 주었습니다
00:13:35.518 --> 00:13:38.665
포격을 맞고 산산조각이 났거든요
00:13:39.385 --> 00:13:42.465
- 굉장히 강력한 포격이었군요?
- 맞아요
00:13:42.485 --> 00:13:46.931
이른 새벽이었는데 마치 한낮처럼 밝았죠
00:13:47.351 --> 00:13:51.865
해안 포대가 포격을 가했으니
주위가 훤히 밝았죠
00:13:52.551 --> 00:13:55.931
그들은 표적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
00:13:55.951 --> 00:14:01.665
그래서 저희에게 포격을 시작했습니다
포탄이 마구 쏟아졌죠
00:14:02.318 --> 00:14:07.798
수로의 조류를 따라
적군의 함선들이 흘러 갔기 때문에
00:14:07.818 --> 00:14:13.398
수많은 돛단배와 거룻배들이
저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죠
00:14:13.418 --> 00:14:15.965
그때 처음 본 게 총탄이
우리 페인트칠에
00:14:15.985 --> 00:14:17.965
튕겨나고 있는 거였어요
00:14:19.018 --> 00:14:22.998
돛단배 속의 적군들이
저희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기 때문에요
00:14:24.185 --> 00:14:30.965
거룻배 속의 적군들이
거의 죽은 뒤 돛단배들이 예인을 했습니다
00:14:31.885 --> 00:14:36.298
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
그 중 한 돛단배가 저희 프리깃에 가까이 왔죠
00:14:37.218 --> 00:14:47.298
갑판에 있는 2~30명 가량의 적군이
저희를 향해 소총을 쏘았어요
00:14:49.785 --> 00:14:53.098
하지만 저희가 쏜 몇 발의 포탄이 명중하여
많은 적군이 죽었습니다
00:14:53.118 --> 00:14:54.798
그러나 특별히 한 사람은
00:14:54.851 --> 00:15:00.431
적군이 많이 죽은 건 어떻게 아시죠?
직접 보셨나요?
00:15:00.451 --> 00:15:02.898
갈기갈기 찢겼거든요
00:15:02.918 --> 00:15:08.565
- 굉장히 가까이서 보셨군요
- 네, 총알이 튀기는 게 다 보일 정도였으니까요
00:15:09.451 --> 00:15:16.265
초반에는 다가오는 적군이 많지 않았어요
00:15:16.818 --> 00:15:24.198
제 기억으로는 돛단배의 조타실 위에
특정한 적군 한 명이 있었습니다
00:15:24.218 --> 00:15:26.198
소총을 들고 있었죠
00:15:26.218 --> 00:15:34.731
그가 주위로 소총을 발사하자
저희 포 요원이 그 돛단배로 다시 한 발을 발사했습니다
00:15:34.751 --> 00:15:42.198
그러자 조타실 위의 적군이
총을 머리 위로 올리며 항복을 하더군요
00:15:42.851 --> 00:15:45.031
그래서 포 요원이 포격을 멈췄고요
00:15:45.051 --> 00:15:50.031
전 그때 그 적을 죽이라는
메시지를 헤드폰으로 받았어요
00:15:51.051 --> 00:15:56.398
포병은 적이 항복했으니
죽이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
00:15:56.418 --> 00:16:00.798
그때 확성기를 통해
함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죠
00:16:00.818 --> 00:16:06.031
"죽여! 죽이라고!"하며 외쳤고
마치 해적 선장의 목소리 같았어요
00:16:06.051 --> 00:16:12.865
결국 그 사람 몸 중앙에 포격이 명중되어
그는 그 자리에서 증발해버렸죠
00:16:12.885 --> 00:16:16.831
- 끔찍했겠네요
- 끔찍했습니다, 산산조각이 났으니까요
00:16:16.851 --> 00:16:23.331
당시엔 물에 빠지면
5분이면 얼어 죽을 만큼 추운 날씨였어요
00:16:23.351 --> 00:16:28.598
많은 이들이 바다에 빠졌었죠
몸이 갈기갈기 찢겨서 말이에요
00:16:29.451 --> 00:16:32.831
한국에 가시기 전에
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
00:16:32.851 --> 00:16:38.631
네, 할머니께서 신문을
항상 소리 내어 읽으셨거든요
00:16:38.651 --> 00:16:47.631
"한국에 미군이 출동했다"라는
헤드라인을 제게 보여주셨죠
00:16:47.651 --> 00:16:56.131
그때가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이었죠
한국에 대해 많이 알진 못했습니다
00:16:56.151 --> 00:17:00.665
해군에 입대했을 때도
아는 게 별로 없는 막연한 상태였죠
00:17:00.685 --> 00:17:02.631
전쟁에 대해 알았던 것은
00:17:02.651 --> 00:17:05.498
주변에 영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전한
가족이 있다는 것 정도였습니다
00:17:05.518 --> 00:17:12.131
- 그럼 한국에서 언제 떠나셨죠?
- 1~2년 후에 떠났어요
00:17:12.151 --> 00:17:15.998
몇 년이요?
1952년인가요, 1953년인가요?
00:17:16.018 --> 00:17:21.531
- 1952년 아니, 1953년 초가 맞네요
- 1953년 초요?
00:17:21.551 --> 00:17:29.044
한국에 있을 때 기억나시는
다른 일화는 없나요?
00:17:29.304 --> 00:17:36.831
다른 프리깃과 교대를 하려고
홍콩으로 갔을 때였어요
00:17:36.851 --> 00:17:44.098
저희는 홍콩으로 가서
군함에 있던 탄약을 모두 인계했습니다
00:17:44.118 --> 00:17:48.896
덕분에 나중에 뉴질랜드로 돌아오던 중
재미있는 일이 생겼죠
00:17:48.943 --> 00:17:53.456
그렇게 홍콩을 떠나서
뉴질랜드를 향해 가고 있었는데
00:17:54.156 --> 00:18:00.165
마카오에서 홍콩으로 가는 여객선이
해적에게 약탈당했다고 하더군요
00:18:00.391 --> 00:18:02.145
그래서 저희는 여객선을 도우러 갔죠
00:18:03.411 --> 00:18:12.265
가보니 이미 해적들이
여객선을 장악한 상태였어요
00:18:13.083 --> 00:18:16.631
이미 몇몇 사람들을
배에서 쫓아낸 상태였습니다
00:18:17.063 --> 00:18:21.276
대만의 포함도 현장에 도착했습니다
00:18:22.698 --> 00:18:25.951
아까 탄약을 전부 인계했다고 말했는데요?
00:18:25.984 --> 00:18:33.065
저희는 해적과 서로 총을 겨눈 채 대치하게 됐어요
탄약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에요
00:18:33.085 --> 00:18:36.531
저희는 대만의 포정으로부터
신호를 수신했습니다
00:18:37.178 --> 00:18:40.815
그 내용은 "집으로 돌아가
영국 개들아!"였어요
00:18:41.878 --> 00:18:46.524
그래서 저희는 "우리는 영국이 아니라
뉴질랜드군이다"라고 답했습니다
00:18:46.544 --> 00:18:50.191
그러자 바로 "영국 개자식들아
집으로 가라" 하더군요
00:18:50.211 --> 00:18:51.558
그래서 그냥 자리를 떴죠
00:18:52.099 --> 00:18:56.258
- 한국을 다시 방문하신 건 언제인가요?
- 3년 전이요
00:18:56.278 --> 00:19:02.891
- 그럼 2016년도인가요?
- 그보다 1년 전입니다
00:19:02.911 --> 00:19:04.791
- 2015년인가요?
- 네
00:19:04.811 --> 00:19:06.391
- 한국을 다시 방문하셨다고요
- 네
00:19:06.411 --> 00:19:12.224
- 어디서 초청받으셨나요?
- 한국의 신문사요
00:19:12.244 --> 00:19:15.358
- 한국 정부로부터 초청받으신 거죠?
- 네
00:19:15.378 --> 00:19:22.758
- 다시 방문한 한국은 어땠나요?
-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더군요
00:19:22.778 --> 00:19:29.891
-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
- 옛날에 한국을 떠날 땐 황무지였어요
00:19:29.911 --> 00:19:34.058
한국의 도시들도 보셨나요?
바다에만 계셔서 도시들은 못 보셨죠?
00:19:34.078 --> 00:19:37.124
해안가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
00:19:37.144 --> 00:19:42.491
함교에 대형 쌍안경이 있었거든요
00:19:42.511 --> 00:19:45.291
"그 쌍안경이면 30km 밖에 있는 사람이
마음 바꿔먹는 것도 볼 수 있다"라고
00:19:45.311 --> 00:19:47.224
말할 정도로 잘 보였거든요
00:19:47.811 --> 00:19:52.458
그 쌍안경으로 열차를 찾기 위해
다리나 터널들을 감시하곤 했습니다
00:19:54.644 --> 00:19:58.724
사실, 어느 날 밤 청진항에 간 적이 있습니다
00:19:59.178 --> 00:20:03.191
군함을 항구에 바짝 붙여
계류 밧줄을 묶어 정박했습니다
00:20:03.778 --> 00:20:09.058
그러자 그 밧줄을 묶은 부두가 흔들려
큰 공장의 굴뚝을 하나 무너뜨렸죠
00:20:09.078 --> 00:20:10.491
그리고 그 항구를 떠났어요
00:20:10.511 --> 00:20:13.591
저희가 떠난 후 얼마 동안
포성이 꽤 들렸어요
00:20:13.611 --> 00:20:16.724
항구 내부나 맞은편에서
총격전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
00:20:18.344 --> 00:20:24.391
한국을 다시 방문하셨을 땐
어떤 것들을 보셨나요?
00:20:24.411 --> 00:20:34.958
새 건물들과 정원들이 있더군요
그렇게 비닐하우스가 많은 것도 처음 봤어요
00:20:34.978 --> 00:20:43.658
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고속열차도 탔고요
00:20:44.944 --> 00:20:51.758
시속 300km 정도는 될 것 같더군요
정말 엄청났어요
00:20:54.147 --> 00:21:00.201
서울도 멋졌고요
서울 한가운데 큰 언덕이 있더군요
00:21:00.891 --> 00:21:06.458
쓰레기 더미라고 하던데
온갖 식물들로 덮여 있었습니다
00:21:06.478 --> 00:21:08.058
멋졌어요
00:21:09.403 --> 00:21:14.824
그러나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철도였어요
언덕이 있어도 뚫고 지나가더군요
00:21:14.844 --> 00:21:20.358
옆으로 피해가기도 하고요
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더군요
00:21:20.744 --> 00:21:24.358
저희 뉴질랜드는
현재의 철도를 유지하려고만 해요
00:21:25.118 --> 00:21:31.491
한국을 떠나실 때, 한국이
이렇게 성장하리라고 생각하셨나요?
00:21:31.511 --> 00:21:36.758
전혀 상상도 못 했습니다
하지만 남한과 북한은 아주 다르죠
00:21:36.778 --> 00:21:42.358
비무장지대 너머로 반대편에 있는
북한을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
00:21:42.378 --> 00:21:44.891
- 어떻게 달라 보였습니까?
- 달랐어요
00:21:48.143 --> 00:21:54.056
- 한국이 이렇게 바뀔 줄 모르셨다는 거죠?
- 네, 전혀 몰랐죠
00:21:54.076 --> 00:21:55.890
- 전혀 모르셨군요
- 네
00:21:55.910 --> 00:22:01.315
- 한국의 경제 규모 순위를 혹시 아시나요?
- 꽤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
00:22:02.110 --> 00:22:10.556
- 수입보다는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고요
- 네, 수출은 하고요
00:22:10.576 --> 00:22:14.056
- 그렇죠
- 수출을 주로 하죠
00:22:14.076 --> 00:22:19.823
- 도시에서도 농작물을 재배하고요
- 맞아요, 어디서든 하더군요
00:22:19.843 --> 00:22:23.156
콩도 있고 옥수수도 있죠
00:22:23.176 --> 00:22:27.356
아직도 나무 심는 날이 있나요?
가족끼리 나무 심는 날이요
00:22:27.376 --> 00:22:33.023
네, 식목일입니다, 나무를 심죠
00:22:33.043 --> 00:22:41.290
한국은 재조림에 성공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
00:22:41.310 --> 00:22:43.223
재조림
00:22:43.243 --> 00:22:46.123
그러니까, 선생님께서 한국에 계실 땐 나무가 별로 없었죠?
00:22:46.143 --> 00:22:53.490
한 그루도 보기 힘들었습니다
개들이 힘들었을 거예요, 오줌 쌀 나무가 없었으니
00:22:55.910 --> 00:23:02.856
재미있으시네요
당시 한국 사람들은 어땠나요? 친절했나요?
00:23:02.876 --> 00:23:05.523
- 그럼요!
- 말씀해 주세요
00:23:05.543 --> 00:23:07.556
아주 친절했습니다
00:23:08.776 --> 00:23:17.056
저희는 대부분 바다에 있어서
사람들과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요
00:23:17.510 --> 00:23:21.056
아까 말했던 섬 있죠? 백령도였나
00:23:21.076 --> 00:23:26.790
거기 앞바다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
활주로로 사용되곤 했습니다
00:23:27.576 --> 00:23:31.423
큰 공터도 있었습니다
00:23:32.043 --> 00:23:36.056
그곳의 어항 덕분에
한국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죠
00:23:36.076 --> 00:23:38.123
백령도는 어촌이었습니다
00:23:38.576 --> 00:23:42.823
교전지역에 있던 선박들을 끌어낼 때
거기로 예인하기도 했었죠
00:23:44.543 --> 00:23:52.590
백령도에서 작전 중에
13명이 다친 적도 있습니다
00:23:52.610 --> 00:23:57.890
그 중 한 명은 야간에 죽었고
유해는 수장했습니다
00:23:58.976 --> 00:24:05.090
그들의 조국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우던
저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도 있었습니다
00:24:08.343 --> 00:24:12.123
어선을 돌봐주는 것도 저희 임무였어요
00:24:12.143 --> 00:24:14.523
하지만 어부들은
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
00:24:14.543 --> 00:24:16.123
어디든 가고 싶은 데로 가고
00:24:16.143 --> 00:24:20.656
밤이 되면 어선을 그대로 두고
집으로 돌아갔죠
00:24:20.676 --> 00:24:24.223
어선 근처에서 기관총을 쏘면서
어선 주인들을 깨워야 했습니다
00:24:25.110 --> 00:24:30.323
하루는 대여섯 명이 어선을
예인한 적이 있습니다
00:24:30.343 --> 00:24:36.756
처음엔 북한 사람들인가 싶었습니다
저희는 그들을 백령도로 데려갔습니다
00:24:36.776 --> 00:24:41.223
그리고 그들이 백령도에 도착하자
가족들이 고함을 지르며 반기더라고요
00:24:41.243 --> 00:24:46.656
그들이 그 섬 주민들이었기 때문이죠
북한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
00:24:46.676 --> 00:24:50.656
- 여러 사건이 많았군요
- 맞아요
00:24:53.476 --> 00:25:01.790
참전 당시 가장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
무엇인가요? 말씀해 주시죠
00:25:02.776 --> 00:25:05.590
마양도에서 있었던 작전이
가장 힘들었습니다
00:25:06.643 --> 00:25:10.056
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고
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에요
00:25:10.076 --> 00:25:16.390
멀리서 적에게 포격하면
목표물이 작게 보이니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아요
00:25:16.410 --> 00:25:21.790
하지만 산 채로 몸이 여러 갈래로 찢겨서
보트에서 불타는 걸 본 후로는
00:25:21.810 --> 00:25:26.323
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고 끔찍해요
00:25:26.343 --> 00:25:29.823
아직도 기억하시는군요
꿈에 그 장면이 나오기도 하나요?
00:25:29.843 --> 00:25:34.390
악몽처럼요?
얼마나 자주 그런 꿈을 꾸나요?
00:25:35.210 --> 00:25:38.456
아직도 종종 꿈에 나와요
00:25:39.776 --> 00:25:42.656
-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인가요?
- 네?
00:25:42.676 --> 00:25:47.056
- 외상 후 스트레스요
-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그럴 거예요
00:25:47.776 --> 00:25:52.923
그런 악몽을 꾸실 때 증상이 있나요?
잠에서 깨시나요?
00:25:52.943 --> 00:25:54.923
소리를 지르시나요?
어떤 증상이 있나요?
00:25:54.943 --> 00:25:56.956
가끔 소리를 지르죠
00:25:56.976 --> 00:25:59.690
잘은 모르겠지만
함포가 어디 있냐고 물으면서요
00:25:59.710 --> 00:26:04.590
저도 모르게 "어디에 포격합니까?"
등등의 말을 하고 있더군요
00:26:11.235 --> 00:26:15.148
6·25전쟁 참전이 선생님께
어떤 영향을 준 것 같나요?
00:26:15.168 --> 00:26:18.448
- 예전엔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하셨죠
- 몰랐어요
00:26:18.468 --> 00:26:23.348
하지만 이제 6·25전쟁 참전용사가 되셨습니다
이 모든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00:26:24.135 --> 00:26:26.715
6·25전쟁 참전 이후에
다른 전쟁에 또 참전했었습니다
00:26:27.468 --> 00:26:34.315
제2차 중동전쟁이었죠
거기서 보낸 시간이 아까워요
00:26:34.335 --> 00:26:36.215
기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
사실 없습니다
00:26:37.935 --> 00:26:43.515
크게 느끼는 바가 없어요
00:26:47.402 --> 00:26:50.615
그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으니 기뻐요
00:26:50.635 --> 00:26:57.782
네, 선생님 덕분에 저희는
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었습니다
00:26:57.802 --> 00:27:02.348
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입니다
믿어지시나요?
00:27:02.668 --> 00:27:07.582
뉴질랜드 경제보다 규모가 큰 거죠
00:27:07.602 --> 00:27:10.748
물론 그렇겠죠!
뉴질랜드는 지금 엉망이에요
00:27:12.535 --> 00:27:20.182
이렇게 중요한 6·25전쟁이지만
잊혀진 전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
00:27:20.202 --> 00:27:21.482
이유가 뭘까요?
00:27:21.502 --> 00:27:28.615
전쟁 후 한국은 엄청난 경제 성장과
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
00:27:28.635 --> 00:27:31.848
전쟁 후 성공적인 결과를 일궈냈죠
00:27:31.868 --> 00:27:33.882
하지만 6·25전쟁을 이야기하는 사람은
별로 없습니다
00:27:33.902 --> 00:27:34.915
왜 그럴까요?
00:27:35.535 --> 00:27:40.415
모르겠습니다
사람들은 돈만 추구하잖아요
00:27:41.268 --> 00:27:50.215
비무장지대에 있는 군인들의
경례 구호가 뭔지 아세요?
00:27:50.768 --> 00:27:53.915
"통일"이에요
그런데 진짜 통일은 언제 될까요?
00:27:53.935 --> 00:27:58.148
- 글쎄요
- 예전엔 통일이 금방 될 줄 알았어요
00:27:58.168 --> 00:28:04.715
군인들이 벽을 보고 경례하는 곳에
다녀온 적이 있습니다
00:28:05.202 --> 00:28:07.515
- 판문점이요
- 네
00:28:07.535 --> 00:28:08.848
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
00:28:08.868 --> 00:28:12.315
선생님이 참전했던 전쟁이
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잖아요
00:28:12.335 --> 00:28:15.148
- 맞아요
- 평화협정도 이루지 못했고요
00:28:15.168 --> 00:28:23.115
아직도 전쟁 중이죠
뉴질랜드도 중국과 아직 전쟁 중입니다
00:28:23.968 --> 00:28:26.982
평화협정에 합의하지 않았으니까요
00:28:27.802 --> 00:28:32.515
전쟁 때문에 한 민족과
가족이 헤어져 사니까 안타깝죠
00:28:32.535 --> 00:28:34.582
맞습니다
00:28:34.602 --> 00:28:40.482
손자들이 있으시죠? 손자 한 명인가요?
이름이 제레미였습니까?
00:28:40.502 --> 00:28:41.248
네
00:28:41.268 --> 00:28:43.915
- 제레미와 인터뷰를 함께 해도 될까요?
- 그럼요
00:28:43.935 --> 00:28:45.415
제레미씨
00:28:48.435 --> 00:28:52.648
이쪽으로 와서
할아버지 옆에 앉아주세요
00:28:52.668 --> 00:28:55.648
- 할아버지신가요, 증조부이신가요?
- 할아버지요
00:28:55.668 --> 00:29:03.082
그렇군요, 질문을 드릴게요
조금 앞으로 나와주시겠어요?
00:29:03.102 --> 00:29:05.082
몸을 돌려야지
00:29:05.435 --> 00:29:09.715
좋습니다, 이제 좋습니다
성함이 어떻게 되시죠?
00:29:09.735 --> 00:29:10.815
제레미입니다
00:29:11.068 --> 00:29:14.715
- 나이는요?
- 25살이에요
00:29:14.735 --> 00:29:15.982
25살이요
00:29:16.535 --> 00:29:23.248
어릴 적 할아버지의
참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?
00:29:23.268 --> 00:29:25.782
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나요?
00:29:27.302 --> 00:29:32.815
처음 해군에 입대하고
한국에 파병되기 전, 입대하여
00:29:33.535 --> 00:29:37.482
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
00:29:39.668 --> 00:29:43.982
- 할아버지께서 전투 이야기도 해주셨나요?
- 네
00:29:45.268 --> 00:29:52.482
- 한국에 대해 아는 게 있나요?
-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
00:29:52.502 --> 00:29:58.948
- 어떤 걸 알고 있나요?
- 이것저것 많이 봤어요
00:29:58.968 --> 00:30:01.915
- 남북이 서로 오가기도 하더라고요
- 통일은 아직이지만요
00:30:01.935 --> 00:30:03.315
통일은 아직이죠
00:30:03.335 --> 00:30:11.682
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
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
00:30:11.702 --> 00:30:19.248
- 어떻게 생각하세요?
- 트럼프라, 잘 모르겠습니다
00:30:21.135 --> 00:30:27.948
뉴질랜드에 있으니
조금밖에 들은 것이 없어요
00:30:28.702 --> 00:30:35.448
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
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
00:30:35.468 --> 00:30:41.282
좀 거만한 것 같기도 해요
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
00:30:41.302 --> 00:30:44.048
- 그가 이미 받은 것 보다 더 좋은 평을 바라죠
- 그렇군요
00:30:44.068 --> 00:30:46.315
네, 뭐. 그렇죠
00:30:47.002 --> 00:30:50.382
한국 경제에 대해 알고 있나요?
00:30:52.435 --> 00:30:54.548
- 잘 모르나요?
- 잘 몰라요
00:30:54.902 --> 00:31:01.948
- 삼성이 한국 회사라는 건 아나요?
- 네
-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죠
00:31:01.968 --> 00:31:03.548
- 삼성은 아는군요?
- 알아요
00:31:03.568 --> 00:31:07.548
- 현대자동차는 아나요?
- 혼다요? 알아요
00:31:07.568 --> 00:31:10.382
- 현대요
- 아, 현대요? 알아요
00:31:10.402 --> 00:31:13.382
- 혼다는 일본 회사죠
- 그렇죠, 일본 회사죠
00:31:14.635 --> 00:31:19.782
- 한국 경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나요?
- 그럼요
00:31:19.802 --> 00:31:28.882
할아버지의 인터뷰를 지켜보며 들으셨죠?
1953년 당시 한국은 황무지에 가까웠어요
00:31:28.902 --> 00:31:31.982
-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
- 아무것도요
00:31:32.568 --> 00:31:34.748
- 전혀요
- 황무지였어요
00:31:34.768 --> 00:31:39.315
아까 말했듯이 나무 한 그루
찾아 보기 어려웠으니까요
00:31:40.235 --> 00:31:45.748
그런데 이젠 뉴질랜드를 뛰어넘는
경제 규모 11위의 국가가 됐죠
00:31:45.768 --> 00:31:52.215
-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- 긍정적인 변화죠
00:31:52.702 --> 00:31:53.848
아주 긍정적이죠
00:31:55.002 --> 00:32:01.248
하지만 학교에서 6·25전쟁에 대해
배운 적이 있나요?
00:32:01.868 --> 00:32:05.982
초등학교 때 제1차
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선 많이 배웠어요
00:32:06.002 --> 00:32:09.315
- 6·25전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안 배웠어요
- 전혀 안 배웠나요?
00:32:09.335 --> 00:32:18.115
네, 공부를 잘 하진 않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
제1차, 제2차 세계대전뿐이었습니다
00:32:18.135 --> 00:32:23.282
아서 선생님, 어떻게 생각하세요?
6·25전쟁을 가르치지 않네요
00:32:23.302 --> 00:32:28.582
선생님께서 참전한 전쟁에 대해
손자는 배운 적이 없잖아요
00:32:28.602 --> 00:32:31.782
그리 놀랍지도 않아요
00:32:32.135 --> 00:32:42.215
작년에 정부에 있는 사람들도
모든 것을 부정하더군요
00:32:43.102 --> 00:32:48.815
그 사이 핵실험도 있었고, 그 실험으로 인해
제 친구들도 많이 죽었습니다
00:32:50.035 --> 00:32:56.548
제2차 중동전쟁 참전 사실도 부정하고 있습니다
00:32:56.568 --> 00:33:05.315
저희를 어뢰로 공격하려던 머테이도
고속정을 향해 제가 거기서 직접 포를 쐈는데 말이죠
00:33:05.335 --> 00:33:09.515
그때 저희는 연료•탄약 보급선을
호송하고 있었습니다
00:33:09.535 --> 00:33:14.982
- 역사책에 6·25전쟁은 없다는 거죠?
- 없어요
00:33:15.002 --> 00:33:18.382
- 제레미씨, 아들이 몇 명 있나요?
- 둘이 있습니다
00:33:18.402 --> 00:33:20.915
- 아이들 이름이 뭐죠?
- 제퍼하고 노아요
00:33:20.935 --> 00:33:26.048
그 아이들은 학교에서
6·25전쟁에 대해 배울까요?
00:33:26.068 --> 00:33:29.648
학교에선 아니지만 제가 이야기해줄 겁니다
00:33:29.668 --> 00:33:35.048
- 직접 참전하신 증조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겠네요?
- 맞아요
00:33:35.068 --> 00:33:39.048
저희가 이 인터뷰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
00:33:39.068 --> 00:33:44.948
그렇다면, 제레미씨, 이 인터뷰를
수업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겠죠?
00:33:45.002 --> 00:33:50.915
이건 교사용 학습계획안이에요
읽어줄 수 있나요?
00:33:50.935 --> 00:33:55.248
- 이게 무엇입니까?
- '세계 역사 교육 속 한국의 위치'
00:33:55.268 --> 00:34:03.848
네, 카메라를 향해 책을 들어주시겠어요?
'세계 역사 교육 속 한국의 위치'
00:34:03.868 --> 00:34:07.515
미국 교사들을 위해 저희가 만든 책이에요
00:34:07.535 --> 00:34:12.782
그러나 저희는 뉴질랜드에서도
이 인터뷰를 이용해
00:34:12.802 --> 00:34:17.915
6·25전쟁에 대한 책을 또 만들기를 희망합니다
00:34:17.935 --> 00:34:22.048
그래서 책을 집필해줄
여러 학자, 교수, 교사들과 접촉하고 있죠
00:34:22.068 --> 00:34:24.182
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
누군가 집필해 줄 수 있겠죠?
00:34:24.202 --> 00:34:26.215
- 어떻게 생각하세요?
- 기쁘네요
00:34:26.235 --> 00:34:29.582
아이들도 책으로 6·25전쟁에 대해
배울 수 있겠죠
00:34:29.602 --> 00:34:31.248
네, 저도 사야겠습니다
00:34:31.268 --> 00:34:39.415
그럼,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께서 참전하신
6·25전쟁에 대해 꼭 가르쳐 주세요
00:34:39.435 --> 00:34:41.515
그럼요
00:34:43.135 --> 00:34:46.915
제레미씨, 할아버지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?
00:34:46.935 --> 00:34:54.882
감사드립니다, 그리고 할아버지께
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뻐요
00:34:54.902 --> 00:35:01.682
제 또래는 참전용사 할아버지를 둔 사람이
별로 많지 않거든요
00:35:01.702 --> 00:35:04.082
제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
00:35:04.102 --> 00:35:06.882
아이들이 커서 이런 이야기를
또 전할지는 모르겠습니다
00:35:07.502 --> 00:35:14.182
시간이 흐르면 이런 이야기는
보통 잊혀지니까요
00:35:14.202 --> 00:35:20.448
옛날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되죠
지금도 잊혀지고 있는 일들이 많고요
00:35:20.468 --> 00:35:23.582
하지만 절대 잊어선 안 되죠
중요한 역사니까요
00:35:24.302 --> 00:35:28.548
- 아서 선생님, 감동적이지 않나요?
- 그냥 빌이라고 불러도 돼요
00:35:29.235 --> 00:35:34.815
빌 선생님, 훌륭한 손자
제레미씨를 두어 뿌듯하시겠습니다
00:35:35.202 --> 00:35:38.448
- 제가 겪은 일들을 겪지 않길 바랄 뿐이죠
- 맞습니다
00:35:38.468 --> 00:35:44.348
저희는 전쟁을 장려하는 게 아니라
그저 전쟁으로부터 교훈을 얻고자 함이죠
00:35:44.368 --> 00:35:46.282
그래서 이런 인터뷰도 하는 것이고요
00:35:46.302 --> 00:35:48.948
제레미씨, 제 명함을 드릴게요
00:35:48.968 --> 00:35:54.515
명함에 있는 웹사이트에서 6·25전쟁
참전용사들의 수많은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
00:35:54.535 --> 00:36:00.082
할아버지의 인터뷰도
그 웹사이트에 올라갈 거고요
00:36:00.102 --> 00:36:05.348
좋습니다
제게 더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?
00:36:06.268 --> 00:36:08.282
할 이야기는 거의 다 한 것 같네요
00:36:08.302 --> 00:36:17.315
제 얘기를 하자면 1953년에 영국에 갔었습니다
00:36:17.335 --> 00:36:24.248
그리고 뉴질랜드로 돌아왔다가 저희 군함을
인수하려고 영국으로 한번 더 가게 됐죠
00:36:24.268 --> 00:36:28.948
라일러스함 이었습니다
아마 그때 휴전 중이었을 거예요
00:36:29.802 --> 00:36:36.182
당시 듣기로는 영국에 묶여 있던
라일러스함이
00:36:36.202 --> 00:36:39.748
뉴질랜드 해군에 양도됐던 것 같았어요
00:36:39.768 --> 00:36:47.382
영국은 제2차 중동전쟁 중이었고
뉴질랜드군은 철수했지만
00:36:48.568 --> 00:36:50.082
그들은 두려웠을 거에요
00:36:50.102 --> 00:36:53.248
영국과 함께 공격을 하면
국제사법재판소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
00:36:53.268 --> 00:36:55.415
저희 정부가 겁을 먹었던 모양이에요
00:36:55.435 --> 00:36:57.548
다른 얘기를 했네요
00:36:57.568 --> 00:37:08.015
내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평화협정은 이루지 못했습니다
00:37:08.035 --> 00:37:12.948
한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
특별한 메시지가 있나요?
00:37:14.468 --> 00:37:20.948
1960년도에, 아니, 60주년 때 한국에 갔었습니다
00:37:21.835 --> 00:37:24.015
- 그때 한국에 갔죠
- 60주년 때요?
00:37:24.035 --> 00:37:27.948
- 휴전협정을 기념하려고요?
- 네, 휴전을 기념하려고요
00:37:28.702 --> 00:37:34.048
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할게요
지금껏 잘 해왔으니 그대로만 하면 될 것 같아요
00:37:35.168 --> 00:37:37.082
그리고 통일을 꼭 보고 싶네요
00:37:37.102 --> 00:37:38.315
좋은 말씀입니다
00:37:38.335 --> 00:37:41.715
빌 선생님
한국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
00:37:41.735 --> 00:37:47.948
손자에게 참전한 이야기도 들려주고
아주 기분 좋은 날입니다
00:37:47.968 --> 00:37:51.715
그럼, 뉴질랜드 역사 교사들에게
6·25전쟁을 알려
00:37:51.735 --> 00:37:58.315
아이들도 선생님이 참전해 싸운
6·25전쟁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
00:37:58.502 --> 00:38:00.682
이 말을 안 했군요
00:38:00.702 --> 00:38:04.882
저희 삼촌도 그때
육군 포병으로 참전했었습니다
00:38:04.902 --> 00:38:07.115
- 아, 정말이요?
- 네
00:38:07.768 --> 00:38:10.348
가족이 함께 참전했군요
멋지네요
00:38:10.368 --> 00:38:15.515
영국 본토전쟁에서
스핏파이어 조종사였던 삼촌도 있고요
00:38:15.535 --> 00:38:18.615
버마에서 미군으로 싸운 분도 있죠
00:38:18.635 --> 00:38:23.382
다소간 가족들의 영향을 받아
저도 군대에 입대한 것도 있습니다
00:38:23.402 --> 00:38:28.448
훌륭한 가족의 전통입니다
정말 감사합니다
00:38:28.468 --> 00:38:29.348
별말씀을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