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15 --> 00:00:07,330
제 이름은 토머스 파킨슨입니다
2
00:00:07,330 --> 00:00:09,800
철자는 티 (T)에이치(H)오(O)
엠(M)에이(A)에스(S)
3
00:00:09,800 --> 00:00:12,230
피(P)에이(A)알(R)케이(K)
아이(I)엔(N)에스(S)오(O)엔(N)입니다
4
00:00:12,230 --> 00:00:15,600
피(P)에이(A)알(R)케이(K)
아이(I)엔(N)에스(S)오 (O)엔(N)이요?
5
00:00:15,600 --> 00:00:21,260
- 생년월일도 말씀해 주세요
- 1933년 세 번째 달 7일이에요
6
00:00:21,260 --> 00:00:23,500
- 3월과 7월 중 언제인가요?
- 3월이에요
7
00:00:23,500 --> 00:00:30,660
- 1933년 3월 7일이에요
- 33년이요? 아주 젊으시네요!
8
00:00:31,260 --> 00:00:34,160
감사합니다
저도 때로는 젊다고 느낍니다
9
00:00:34,160 --> 00:00:40,230
많은 6·25전쟁 참전용사가
대공황 이전에 태어났더군요
10
00:00:40,230 --> 00:00:41,600
일부 참전용사가 그렇습니다
11
00:00:41,760 --> 00:00:46,560
우리도 많은 동료가 대공황 이전에 태어났어요
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도 그랬고요
12
00:00:46,560 --> 00:00:49,160
그 사람들은 지금 아흔을 훌쩍 넘겼어요
13
00:00:49,160 --> 00:00:52,730
- 그러면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?
- 이곳 멜버른에서 태어났습니다
14
00:00:52,730 --> 00:00:54,860
멜버른이요
15
00:00:57,630 --> 00:01:03,900
성장할 때 가족 배경이 어땠나요?
부모님과 형제, 자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16
00:01:03,900 --> 00:01:07,830
- 음, 우리 가족은 글쎄요
- 성장할 때 이야기를 해 주시면 됩니다
17
00:01:09,060 --> 00:01:12,900
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셨고
18
00:01:13,260 --> 00:01:17,130
1939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
발발했을 때에도 참전하셨어요
19
00:01:17,130 --> 00:01:24,730
1945년 종전 때까지 6년 동안
집에서 멀리 떠나 여러 곳에 계셨어요
20
00:01:25,030 --> 00:01:29,060
아버지가 돌아오셨을 때
저는 12살이었던 것 같은데
21
00:01:29,060 --> 00:01:32,160
아버지가 곁에 없었기 때문에
많은 것을 놓쳤어요
22
00:01:32,160 --> 00:01:41,530
12살 때부터 축구, 크리켓 같은 운동을 했고
18살에 입대했습니다
23
00:01:42,100 --> 00:01:47,960
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기간은
5년 정도 됩니다
24
00:01:47,960 --> 00:01:51,760
학교 이야기도 해 주세요
어떤 학교에 다니셨나요?
25
00:01:51,760 --> 00:02:00,930
공립학교라고 불렀는데
2급 대학 같은 학교였습니다
26
00:02:00,930 --> 00:02:03,130
주로 시골에 있었어요
27
00:02:03,130 --> 00:02:07,760
13살 때까지 학교에 다녔고
14살에는 일을 했습니다
28
00:02:08,100 --> 00:02:11,200
그 시절에는 대개 그랬었어요
29
00:02:12,330 --> 00:02:19,130
- 아 네, 학교에서는 한국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나요?
- 아니요, 학교에서는 배운 적이 없어요
30
00:02:19,130 --> 00:02:20,800
- 학교에서는 배운 적이 없군요
- 없어요
31
00:02:20,800 --> 00:02:26,400
삼촌을 통해 한국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
삼촌은 일본에서 전쟁포로로 있었어요
32
00:02:26,400 --> 00:02:28,060
- 전쟁 중에요?
- 네, 전쟁 중에요
33
00:02:28,060 --> 00:02:31,430
- 제2차 세계대전 때 말인가요?
- 맞아요
34
00:02:31,430 --> 00:02:38,530
네, 삼촌이 전쟁포로였기 때문에
지도 같은 것에서 일본이 어디에 있는지 보았어요
35
00:02:38,530 --> 00:02:40,200
거기에 물론 한국도 있었고요
36
00:02:40,830 --> 00:02:43,930
- 그러면,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셨나요?
-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었어요
37
00:02:43,930 --> 00:02:47,600
- 삼촌 때문에 알고 있었군요
- 삼촌 때문에 알았어요
38
00:02:47,600 --> 00:02:49,830
그렇다면 참전용사 중에
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던
39
00:02:49,830 --> 00:02:52,000
-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셨군요
- 네, 아마도 그럴 거예요
40
00:02:52,400 --> 00:02:55,900
한국의 위치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서도
아는 게 있었나요?
41
00:02:55,900 --> 00:03:00,100
아니요, 아는 게 없었어요
사실 아는 게 없었어요
42
00:03:01,760 --> 00:03:04,760
이후에 다시 한국에 가보셨나요?
43
00:03:04,760 --> 00:03:10,060
- 네 번이나 갔어요
- 네 번이요? 그게 언제인가요?
44
00:03:10,060 --> 00:03:17,700
- 그게 2000년, 2008년이었어요
- 2008년이요?
45
00:03:17,700 --> 00:03:20,600
2008년 맞아요
그리고 2012년
46
00:03:21,730 --> 00:03:24,030
2017년에도 갔어요
47
00:03:24,430 --> 00:03:26,530
- 2017년이요?
- 네
48
00:03:26,530 --> 00:03:28,360
채 2년이 안 되었네요
49
00:03:29,930 --> 00:03:34,160
어떻게 네 번이나 다시 가보셨나요?
50
00:03:34,160 --> 00:03:45,360
처음에는 제가 직접 경비를 내고 다녀왔어요
두 번째는 협회의 다른 회원들과 함께 갔었어요
51
00:03:45,360 --> 00:03:51,260
그중 한 명은 지금은 죽었고
다른 한 명은 요양원에 있어요
52
00:03:51,300 --> 00:03:54,700
오늘 여기에는 못 왔는데, 캐나다 사람입니다
53
00:03:54,700 --> 00:04:01,700
그가 캐나다 군대에서 알았던
다른 캐나다인 친구가 있는데
54
00:04:01,700 --> 00:04:05,560
그 친구가 우리를 위해
한국 여행을 준비해 주었어요
55
00:04:05,560 --> 00:04:19,830
협회에서는 전사자들의 아내와 자식 등
부양가족을 보호해 주어요
56
00:04:19,830 --> 00:04:23,860
우리도 사실 비슷한 취지에서
한국에 갈 수 있었어요
57
00:04:24,200 --> 00:04:31,660
2012년에 제가 한국에 가고 싶다고
지원했는데, 가게 되었어요
58
00:04:31,660 --> 00:04:37,300
5년 후에 다시 지원할 수 있었는데
그게 2017년이에요
59
00:04:37,300 --> 00:04:41,430
운이 좋아서 그때도 갈 수 있었어요
그렇게 해서 네 번을 간 거예요
60
00:04:41,430 --> 00:04:44,500
그러면 한국에서 보셨던 것에 대해
말씀을 좀 해주세요
61
00:04:44,500 --> 00:04:48,400
전쟁 때는 언제 한국에 가셨나요?
몇 년도에 가셨지요?
62
00:04:48,400 --> 00:04:50,300
- 1952년이요
- 52년이요
63
00:04:50,300 --> 00:04:52,760
- 해군이었나요?
- 아니요, 육군이었어요
64
00:04:52,760 --> 00:04:54,530
- 네
- 육군이요
65
00:04:54,530 --> 00:04:58,430
- 어느 부대에 있었나요?
- 왕립호주연대 제1대대에 있었어요
66
00:04:58,430 --> 00:05:01,900
- 제1대대요?
- 네, 왕립호주연대 소속이었어요
67
00:05:01,900 --> 00:05:04,900
- 왕립호주연대요
- 네
68
00:05:04,900 --> 00:05:15,660
- 제1대대였고, 그러면 어느 중대였나요?
- 전투지원중대였습니다
69
00:05:15,660 --> 00:05:19,260
- 지원중대요?
- 에스피에프(SPF) 지원중대였어요
70
00:05:19,260 --> 00:05:21,300
저는 기관총 소대에 있었어요
71
00:05:24,060 --> 00:05:28,500
- 그러면 기관총을 다루셨나요?
- 네, 기관총을 쐈습니다
72
00:05:28,500 --> 00:05:32,530
1952년에 한국에 가셨다고 했는데
도착한 달을 기억하시나요?
73
00:05:32,530 --> 00:05:36,560
네, 전부 여기에 적혀 있긴 하지만 기억해요
3월이었어요
74
00:05:36,560 --> 00:05:38,360
3월이요
75
00:05:38,360 --> 00:05:40,700
복무기간은 12개월이었어요
76
00:05:41,630 --> 00:05:45,930
- 한국에서 어느 지역으로 상륙하셨나요?
- 인천이요
77
00:05:45,930 --> 00:05:47,600
- 인천이요?
- 네, 맞아요
78
00:05:50,230 --> 00:05:56,930
이따가 인터뷰할 친구도 저와 같은 배를 타고
한국에 도착했습니다
79
00:05:56,930 --> 00:06:02,730
그러면 1952년에 보았던
한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80
00:06:02,730 --> 00:06:06,160
태어나서 처음 보신 한국은 어땠습니까?
솔직하게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
81
00:06:06,160 --> 00:06:08,400
- 어땠나요?
- 참담했습니다
82
00:06:08,400 --> 00:06:14,460
자세히 말씀해 주세요, 후손들이 알고
싶어 하니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세요
83
00:06:14,460 --> 00:06:22,360
황폐했습니다
시골은 전부 황폐했습니다
84
00:06:22,360 --> 00:06:28,660
누군가가 말해 주었는데 일제 강점기에
일본이 베어가지 않고 그나마 남아있던 나무들이
85
00:06:28,700 --> 00:06:35,200
포탄, 박격포 등 전쟁 중에 사용된 무기에
의해 전부 불타버렸다고 했습니다
86
00:06:35,200 --> 00:06:40,800
전부 헐벗은 산이었는데
메마르고 끔찍했습니다
87
00:06:40,800 --> 00:06:48,200
서울만 봐도 한강에 다리가 1개뿐이었는데
공병이 만든 것이었어요
88
00:06:48,660 --> 00:06:56,960
근사한 2층 건물도 있었는데
기차역이었던 것 같아요
89
00:06:57,200 --> 00:07:01,200
그것 말고는 건물이 없었고
평평한 땅뿐이었어요
90
00:07:02,230 --> 00:07:07,360
사람들은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로
집을 지어서 거기서 살았어요
91
00:07:07,360 --> 00:07:13,030
판자나 아무 쓰레기 조각으로 집을 지었어요
매우 참담했습니다
92
00:07:14,930 --> 00:07:20,760
2000년에 다시 처음으로 한국에 오셨을 때
93
00:07:20,760 --> 00:07:24,260
그리고 2008년, 2012년
2017년에 오셨을 때, 한국은 어땠나요?
94
00:07:24,260 --> 00:07:29,630
정말 놀랐어요, 그 동안 일어난 일과
한국인이 이룩한 것을 보고 놀랐어요
95
00:07:30,660 --> 00:07:33,200
지금도 놀라워요
96
00:07:33,200 --> 00:07:36,500
왜냐하면 제가 처음 한국에 갔을 때가
65년 전인데
97
00:07:36,500 --> 00:07:43,600
65년 동안 한국인은 이곳 호주에서
우리가 지금까지 해낸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습니다
98
00:07:43,600 --> 00:07:50,460
또, 모든 것이 다시 자랐어요
모든 것이 예쁘고, 우거지고, 알록달록했습니다
99
00:07:50,460 --> 00:07:57,060
믿기 힘들 정도로요
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
100
00:07:57,460 --> 00:07:59,460
- 믿을 수 없을 정도라는 말씀이네요
- 맞아요
101
00:08:00,460 --> 00:08:04,360
특히 한국 사람들이 건설 분야에서
해낸 일들이 그래요
102
00:08:04,360 --> 00:08:11,600
한강에 다리가 15개였던 것 같아요
8개였나, 지금은 더욱 많겠지요
103
00:08:11,600 --> 00:08:14,660
- 20개가 넘습니다
- 그래요
104
00:08:15,760 --> 00:08:19,930
처음 한국에 갔을 때는
한강에 다리가 1개밖에 없었어요
105
00:08:19,930 --> 00:08:25,600
토머스, 솔직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
한국을 떠난 게 언제였죠?
106
00:08:25,600 --> 00:08:28,400
- 1953년이에요
- 3월이요, 맞죠?
107
00:08:28,400 --> 00:08:30,660
- 1953년 3월
- 네
108
00:08:30,660 --> 00:08:37,400
그때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이 오늘날 같은
모습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셨나요?
109
00:08:37,560 --> 00:08:40,960
아니요, 전혀 못 했습니다
그런 생각을 못 했습니다
110
00:08:40,960 --> 00:08:48,130
우리는 아직 충분히 많은 일을
하지 못하고서 떠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
111
00:08:49,330 --> 00:08:52,300
별로 한 게 없었지만 어쨌든 떠나야 했습니다
112
00:08:52,300 --> 00:08:55,430
오늘날 같은 한국의 모습은
생각해보지도 못했습니다
113
00:08:57,400 --> 00:09:01,500
아까 말했듯이 지난 65년, 66년 동안
114
00:09:01,500 --> 00:09:05,200
한국 사람들은 지금까지 호주 사람들이
해낸 것보다 많은 일을 해냈어요
115
00:09:05,200 --> 00:09:12,300
한국인들은 잘 보고 배우잖아요?
특히 기술적인 면에서 그렇지요
116
00:09:12,800 --> 00:09:21,230
텔레비전이며 한국이 가진 산업을 보세요
자동차 산업, 스포츠 분야도 그렇고요
117
00:09:21,230 --> 00:09:22,700
호주에서는 제가 이만할 때부터
118
00:09:22,700 --> 00:09:26,400
그런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
아직 못하고 있어요
119
00:09:26,560 --> 00:09:34,300
한국이 그런 산업을 더 발전시켰어요
그저 놀라울 따름이에요
120
00:09:34,300 --> 00:09:44,500
미국에서는 세계사 교과서에
6·25전쟁에 대한 설명이 없더라고요
121
00:09:44,500 --> 00:09:46,460
호주는 어떤가요?
좀 아시나요?
122
00:09:46,460 --> 00:09:49,330
호주에서는 참전하셨던
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나요?
123
00:09:49,330 --> 00:09:51,730
- 글쎄요, 가르치지 않아요
- 안 가르치는군요
124
00:09:51,730 --> 00:09:59,300
손자들이 고등학교, 대학교를 다녔는데
125
00:09:59,700 --> 00:10:04,060
떠올려 보면 호주 군대의
역사에 대해 전혀 배우지 않았어요
126
00:10:04,060 --> 00:10:11,060
그러니 호주 군대의 역사와 연결되는
6·25전쟁에 대해서도 배우지 않은 거지요
127
00:10:11,060 --> 00:10:13,860
네, 그런 것은 조금도 배우지 않았어요
128
00:10:15,130 --> 00:10:18,500
그렇다면 6·25전쟁뿐만 아니라
전반적으로 전쟁에 대해 배우지 않는군요
129
00:10:18,500 --> 00:10:22,730
그렇습니다, 손자들이 대학교에서도
전혀 배우지 않았어요
130
00:10:24,760 --> 00:10:29,560
이런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
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?
131
00:10:30,060 --> 00:10:37,860
케이비에이(KBA)에서
우리도 수년간 노력해 왔습니다
132
00:10:37,860 --> 00:10:41,060
많은 학교에 가서 책을 비치했고요
133
00:10:41,060 --> 00:10:48,160
6·25전쟁에 대한 금서가 많았고 우리는
그 책들을 학교에 가져가 도서관에 비치했습니다
134
00:10:49,360 --> 00:10:54,000
지역 학교에서 여러 번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
제 시절에는 그랬어요
135
00:10:54,000 --> 00:10:56,400
지금은 그런 규제는 이미 없어졌습니다
136
00:10:56,630 --> 00:11:03,200
제가 6·25전쟁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들을
정말 많이 요청받았습니다
137
00:11:03,200 --> 00:11:08,000
전쟁 때 겪었던 고난을 그 모든 것을
사람들이 이해했다고 생각해요
138
00:11:08,300 --> 00:11:14,960
이 인터뷰를 제가 아까 보여드렸던 책 같은
수업 교재에 넣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?
139
00:11:14,960 --> 00:11:17,530
-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?
- 그러기를 바랍니다
140
00:11:17,530 --> 00:11:21,430
선생님의 손자와 증손자가 이렇게 선생님이
6·25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
141
00:11:21,430 --> 00:11:23,260
어떻게 될까요?
어떻게 생각하세요?
142
00:11:23,260 --> 00:11:26,760
6·25전쟁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해요
143
00:11:27,460 --> 00:11:33,960
- 가족 중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분이 있나요?
- 아니요, 교사는 없어요
144
00:11:33,960 --> 00:11:39,300
- 손자가 둘 있는데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고요
- 젊으셔서 손자가 어리군요
145
00:11:40,960 --> 00:11:45,460
한국에 갔다 올 때
손자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어요
146
00:11:45,460 --> 00:11:49,700
한국에 대한 물건인데
그래서 손자들은 알고 있습니다
147
00:11:51,560 --> 00:11:57,500
아마 본 적이 있을 거예요
작은 틀 안에 든 철조망이요
148
00:11:57,930 --> 00:12:03,630
비무장지대에서 살 수 있는 것 같은데
그게 진짜인 것 같지는 않아요
149
00:12:03,630 --> 00:12:11,100
기업가 정신이 있는 한국 젊은이가
이런 것으로 돈을 벌려고 했던 것 같아요
150
00:12:11,100 --> 00:12:13,860
어쨌든 저는 손자들에게
철조망 소품을 많이 사 주었어요
151
00:12:13,860 --> 00:12:16,500
집 다락방에도 하나 있고요
152
00:12:18,560 --> 00:12:24,100
자원입대 하셨나요?
아니면 징집이었나요?
153
00:12:24,100 --> 00:12:26,800
- 자원입대 했습니다
- 왜 자원입대 하셨나요?
154
00:12:26,800 --> 00:12:31,360
저는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어요
155
00:12:31,830 --> 00:12:37,760
가톨릭에서 공산주의는
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죠
156
00:12:38,130 --> 00:12:41,060
공산주의도, 무신론자도, 저는 믿지 않았어요
157
00:12:41,630 --> 00:12:46,930
어린 나이였지만 공산주의를
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
158
00:12:47,430 --> 00:12:52,760
어떻게 해서든 공산주의를 막아야 했습니다
그 시절에는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
159
00:12:53,130 --> 00:12:59,130
그러면 징집된 사람도 있었나요?
강제적인 것도 있었나요?
160
00:12:59,130 --> 00:13:00,060
아니요, 없었어요
161
00:13:00,060 --> 00:13:03,800
- 그러면 전원이 자원입대 했군요
- 전원 자원입대였어요
162
00:13:03,800 --> 00:13:10,130
한국, 예멘 또는 오사카에 갔던
모든 호주 군인들은 자원입대 했습니다
163
00:13:10,130 --> 00:13:15,860
- 전원 자원입대였군요
- 직업군인은 전혀 없었어요
164
00:13:15,860 --> 00:13:20,160
전혀 모르는 나라에 가서
전쟁에서 싸우게 될 거라고 생각해 보셨나요?
165
00:13:20,160 --> 00:13:26,260
네, 그 외에도 도미노 효과 이론이 있습니다
166
00:13:26,260 --> 00:13:29,530
남한이 무너진다면 다음은 어떤 나라가
무너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었어요
167
00:13:30,300 --> 00:13:32,700
그건 확실히 문제였어요
168
00:13:32,700 --> 00:13:36,560
한국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는데도
베트남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거든요
169
00:13:38,030 --> 00:13:42,260
그러면 언제 자원입대 하셨나요?
달과 날짜를 기억하시나요?
170
00:13:42,260 --> 00:13:48,260
네, 입대하고 18살이 되었어요
17살에 입대했습니다
171
00:13:48,260 --> 00:13:52,660
내가 출생증명서를 잃어버렸다는 것을
172
00:13:53,360 --> 00:13:58,060
나이 든 모병 담당 중사가 알아챘는데
뭐 괜찮았어요
173
00:13:58,060 --> 00:14:01,330
아무튼 모병 담당 중사가
18살이 되면 다시 오라고 했고
174
00:14:01,330 --> 00:14:07,800
저는 3월에 18세가 되었고
그 다음 달인 4월에 입대했습니다
175
00:14:07,800 --> 00:14:12,700
- 4월이요?
- 1951년 4월, 맞아요
176
00:14:13,900 --> 00:14:18,500
보직은 뭐였나요?
기초군사훈련은 어디서 받으셨나요?
177
00:14:18,500 --> 00:14:22,360
멜버른에서 북쪽으로
6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었어요
178
00:14:22,360 --> 00:14:24,830
- 지명이 뭐였지요?
- 퍼카펀얄(Puckapunyal)입니다
179
00:14:24,830 --> 00:14:26,560
퍼카펀얄이요?
철자가 어떻게 되나요?
180
00:14:26,560 --> 00:14:38,360
피(P)유(U)씨(C)케이(K)에이(A)
피(P)유(U)엔(N)에이(A)엘(L)이에요
181
00:14:38,960 --> 00:14:43,230
- 그러면, 푸키펀얄인가요?
- 푸키펀얄
182
00:14:43,230 --> 00:14:49,530
아주 재미있는 이름이네요
기초군사훈련은 얼마 동안 받았나요?
183
00:14:49,530 --> 00:14:51,630
- 3개월이요
- 3개월이요?
184
00:14:51,630 --> 00:14:57,700
- 훈련기간은 모두 똑같았나요?
- 네, 모두 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어요
185
00:14:58,860 --> 00:15:00,530
훈련은 어땠나요?
186
00:15:00,530 --> 00:15:07,300
아주 지치고, 아주 힘들고, 아주 추웠어요
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추웠어요
187
00:15:07,300 --> 00:15:09,730
- 아주 추웠어요
- 그렇지요
188
00:15:11,160 --> 00:15:14,460
그러면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
그리고 어디에서 출발했나요?
189
00:15:14,460 --> 00:15:21,700
제가 3개월 기본훈련을 받은 후에
다른 대대를 편성해 파병하기로 결정이 났어요
190
00:15:21,700 --> 00:15:24,430
그걸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?
- 그럼요
191
00:15:24,430 --> 00:15:25,960
사진을 좀 보여주세요
192
00:15:25,960 --> 00:15:32,660
대대가 1개밖에 없었는데, 3개 대대로 되었어요
따라서 왕립호주 제3연대로 됐어요
193
00:15:32,660 --> 00:15:37,030
3개 대대로 1개 연대를 새로 구성하게 되었어요
194
00:15:37,030 --> 00:15:41,430
저는 뉴사우스웨일스주
잉글번에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
195
00:15:44,700 --> 00:15:51,360
- 그러면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
- 1952년 3월 3일이요
196
00:15:51,360 --> 00:15:56,800
-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3월 3일이요, 1952년이고요
197
00:15:56,800 --> 00:15:57,530
맞아요
198
00:15:57,530 --> 00:15:59,930
- 어디서 출발하셨나요?
- 시드니요
199
00:15:59,930 --> 00:16:02,000
- 시드니요?
- 네네, 맞아요
200
00:16:02,030 --> 00:16:05,930
- 그러면 군함을 타고 가신 거죠?
- 우리는 군함을 탔어요
201
00:16:05,930 --> 00:16:15,500
함명은 영국 군함 데본셔(Devonshire)였어요
배에서 19번째 생일을 맞았어요
202
00:16:15,660 --> 00:16:20,930
컨디션은 어땠나요?
뱃멀미나 다른 문제는 없었나요?
203
00:16:20,930 --> 00:16:23,030
- 괜찮았습니까?
-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았어요
204
00:16:23,030 --> 00:16:26,900
그런 점에서 무척 운이 좋았어요
뱃멀미한 적이 없어요
205
00:16:26,930 --> 00:16:30,900
곧바로 인천으로 가셨나요?
아니면 일본을 경유했나요?
206
00:16:30,900 --> 00:16:32,460
- 일본을 경유했습니다
- 일본 어디로 가셨나요?
207
00:16:32,460 --> 00:16:33,930
큐라이
208
00:16:33,960 --> 00:16:35,260
- 어디요?
- 큐라이
209
00:16:35,260 --> 00:16:36,730
- 아, 쿠레이죠
- 네
210
00:16:36,730 --> 00:16:39,730
- 케이(K)유(U)알(R)에이(A)아이(I)
- 쿠레죠
211
00:16:39,730 --> 00:16:41,700
쿠레에서 머물렀어요
212
00:16:41,700 --> 00:16:42,730
쿠레
213
00:16:42,730 --> 00:16:47,400
어느 학교에 다녔는지에 따라
발음을 다르게 배웠을 것 같아요
214
00:16:47,400 --> 00:16:51,660
- 그러면 거기서 무엇을 하셨나요?
- 우리는 훈련을 더 받았어요
215
00:16:52,800 --> 00:16:57,060
쿠레와 히로시마 사이에
'카이타치'라는 곳이 있는데
216
00:16:57,060 --> 00:17:00,100
거리는 65km 정도 되었어요
217
00:17:00,100 --> 00:17:04,760
거기에서 야영을 했고
나중에는 기관총 사수와
218
00:17:04,760 --> 00:17:11,160
에스비(SB) 지원중대에 가서
병과 특기훈련을 좀 더 받았어요
219
00:17:11,160 --> 00:17:16,200
하라무라라는 곳에 있는
전투훈련학교도 갔습니다
220
00:17:16,200 --> 00:17:20,130
쿠레와 히로시마에서 반대편에 있었어요
221
00:17:20,130 --> 00:17:30,660
거기에서 훈련을 더 받고
히로시마에 있는 무기고에서 총을 받았어요
222
00:17:30,660 --> 00:17:32,930
그러고 나서 한국으로 떠났어요
223
00:17:32,930 --> 00:17:38,630
일본에서 2주 동안 머물렀습니다
여기 어딘가에 자료가 있어요
224
00:17:39,260 --> 00:17:43,460
전쟁터로 가는 것이 두려웠나요?
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
225
00:17:43,460 --> 00:17:45,600
두려웠나요?
초조했나요?
226
00:17:45,600 --> 00:17:48,860
아, 모두 그랬어요
모두 두려워질 때가 있습니다
227
00:17:53,330 --> 00:17:59,960
두렵지만 동료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돼요
그러면 간단합니다
228
00:18:00,660 --> 00:18:05,300
두렵지만 두려움이
나를 지배하게 두지는 않았어요
229
00:18:05,830 --> 00:18:10,830
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의
싸움에서 졌고 그렇게 끝이 났지만
230
00:18:11,260 --> 00:18:15,660
저는 동료들을 실망시킬 수
없다고 늘 생각했습니다
231
00:18:17,600 --> 00:18:23,930
그러면 인천에 도착해서 어디로 가셨나요?
232
00:18:24,160 --> 00:18:34,360
임진강을 따라 올라가서
캔자스 전선으로 갔어요
233
00:18:34,400 --> 00:18:38,660
- 제2 방어전선이었어요
- 캔자스 전선이요?
234
00:18:38,660 --> 00:18:41,830
네, 캔자스 전선
제2 방어전선이에요
235
00:18:42,100 --> 00:18:50,060
거기에서 준비하고
제임스타운 전선으로 갔어요
236
00:18:50,060 --> 00:18:54,900
거기가 최전방이었어요
237
00:18:54,900 --> 00:18:57,930
- 제임스타운 전선이요?
- 네, 맞아요
238
00:19:01,430 --> 00:19:05,960
도착했을 때 최전방 상황이
어땠는지 말씀해 주세요
239
00:19:05,960 --> 00:19:10,360
- 1952년 4월쯤이었지요?
- 네
240
00:19:10,360 --> 00:19:16,660
말씀해 주세요, 어땠나요?
항상 격전이 벌어졌나요?
241
00:19:16,660 --> 00:19:19,830
- 상황이 어땠나요?
- 거의 항상 격전이 있었어요
242
00:19:19,830 --> 00:19:20,900
항상이요?
243
00:19:20,900 --> 00:19:26,200
저는 어떤 지역에 포탄과
박격포탄이 몇 발 떨어졌는지
244
00:19:26,200 --> 00:19:30,460
몇 시에 떨어졌는지 등을
말해 주곤 했습니다
245
00:19:30,800 --> 00:19:43,160
포탄 1,959발, 박격포탄 2,865발
미확인 포탄 414발, 합계 5,238발
246
00:19:43,160 --> 00:19:48,030
이것이 약 일주일간 받은 공격이에요
아주 집중적인 공격이었어요
247
00:19:49,930 --> 00:19:56,800
목숨을 잃을 뻔했거나
위험했던 순간이 있었나요?
248
00:19:56,800 --> 00:20:00,830
미래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
위험했던 순간이 있었나요?
249
00:20:00,830 --> 00:20:04,460
별로 없습니다
사실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었어요
250
00:20:04,860 --> 00:20:09,860
포탄이나 박격포탄이 참호로 떨어지면
큰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거든요
251
00:20:10,430 --> 00:20:13,130
그러니까 모든 것이
차폐되어 있어야 했습니다
252
00:20:13,130 --> 00:20:23,030
참호에서 아무리 강력한 방어를 해도
직격탄을 받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어요
253
00:20:23,030 --> 00:20:27,500
전사자나 부상자 대부분이 참호에서
공격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었죠
254
00:20:27,500 --> 00:20:31,960
참호에 포탄이나 박격포탄이
떨어지면 위험했습니다
255
00:20:32,800 --> 00:20:35,860
그러면 누가 적군이었나요?
중국군이었나요? 아니면 북한군이었나요?
256
00:20:36,660 --> 00:20:41,960
제가 있던 곳에서 처음에는 대부분
북한군과 싸웠는데 나중에는 중국군과 싸웠어요
257
00:20:41,960 --> 00:20:50,330
당시에 북한군은 상황이 매우 안 좋았어요
상황이 매우 나빴습니다
258
00:20:51,400 --> 00:20:55,860
어느 날 밤에는 우리 부대 주변에
남한 부대가 있었는데
259
00:20:56,660 --> 00:21:03,400
북한군이 우리를 공격하지 않고
남한 부대를 공격했습니다
260
00:21:03,400 --> 00:21:06,530
잔인한 전투였어요
261
00:21:07,260 --> 00:21:15,000
- 전투와 관련해서 기억나는 일이 있나요?
- 글쎄요, 별로 없습니다
262
00:21:15,000 --> 00:21:17,760
특별히 기억에 남는 전투는 없었어요
263
00:21:17,760 --> 00:21:25,830
기억에 남는 것은 동료가 포탄을 맞거나
전사했을 때예요
264
00:21:25,830 --> 00:21:31,060
하지만 뭔가를 하느라 너무 바쁘면
사실 걱정할 틈도 없어요
265
00:21:31,460 --> 00:21:37,400
그러니까 사람들은 아마 사건이
끝난 후에야 말하고 아마도 그럴 거예요
266
00:21:37,400 --> 00:21:40,200
하지만 저는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갈지에 대해
더 많이 생각했습니다
267
00:21:40,560 --> 00:21:46,060
'이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갈까?'
'여기서 어떻게 살아남을까?'
268
00:21:46,660 --> 00:21:49,860
맞아요, 모든 사람이 그런 걱정을 합니다
모두가 그렇지요
269
00:21:49,860 --> 00:21:52,430
맞아요, 그런 거지요
270
00:21:52,430 --> 00:21:57,030
취침 장소는 어디였나요? 참호에서 잤나요?
아니면 개인 참호에서 잤나요?
271
00:21:57,030 --> 00:21:58,060
개인 참호에서 잤어요
272
00:21:58,060 --> 00:22:00,060
막사에서 지냈나요?
일과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
273
00:22:00,060 --> 00:22:06,300
어디서 잤는지,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
일과 시간 이외는 무엇을 했는지, 뭐 그런 거요
274
00:22:06,300 --> 00:22:12,330
우리는 주로 C7 전투식량을 먹었습니다
미군 배급식량이었어요
275
00:22:12,360 --> 00:22:16,360
세 끼가 포장되어 있었어요
276
00:22:16,360 --> 00:22:19,330
- 뭐가 세 개라고요?
- 식사 세 끼요
277
00:22:19,700 --> 00:22:24,200
아침 식사, 저녁 식사,
차가 들어 있었어요
278
00:22:24,200 --> 00:22:32,230
구운 콩 통조림, 소시지
작은 봉지 커피 같은 것이 있었어요
279
00:22:32,230 --> 00:22:40,000
- C7 전투식량 외에 따뜻한 음식도 주었나요?
- 아니요
280
00:22:40,000 --> 00:22:47,000
우리는 가끔 작은 육각형 돌판 위에
직접 음식을 데워 먹었어요
281
00:22:47,530 --> 00:22:53,930
그리고 참호, 구덩이, 개인 참호
뭐 그런 데에 철판을 두었어요
282
00:22:53,930 --> 00:23:02,630
선을 아래로 내려 조절하면
철판이 데워졌어요
283
00:23:02,630 --> 00:23:07,530
날씨는 견딜만했습니다
284
00:23:09,600 --> 00:23:21,960
우리가 가진 물로는 몸을 깨끗이 씻을 수가 없었고
눈을 녹여서 얻은 물로 잘 씻을 수 있었어요
285
00:23:22,000 --> 00:23:31,160
지금 밖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전선에서
5km쯤 뒤에 있는 미군 샤워시설에 갔어요
286
00:23:31,160 --> 00:23:37,330
6개월 만에 처음 샤워를 했는데
오랫동안 샤워를 했습니다
287
00:23:37,330 --> 00:23:41,060
- 그때 냄새가 고약했겠군요
- 네
288
00:23:41,060 --> 00:23:47,530
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
지저분해졌는지 너무 잘 알았어요
289
00:23:47,530 --> 00:23:51,800
언덕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이 있어서
언제든 몸을 씻고
290
00:23:51,800 --> 00:23:53,930
부끄럽지 않을 정도로
자신을 관리할 수 있었어요
291
00:23:53,930 --> 00:23:56,260
-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을 이용했습니다
- 그렇군요
292
00:23:56,260 --> 00:24:00,560
- 가족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었나요?
- 아, 그럼요
293
00:24:00,560 --> 00:24:01,930
가족에게 편지를 여러 통 보냈어요
294
00:24:01,930 --> 00:24:06,530
- 일주일에 몇 통이나 쓰셨나요?
- 많지는 않았는데, 최소 한 달에 한 통은 썼어요
295
00:24:06,530 --> 00:24:08,430
- 한 달에 한 통이요?
- 한 달에 한 통
296
00:24:08,430 --> 00:24:12,000
그때 여자친구가 있었나요?
아직 미혼이었지요?
297
00:24:12,000 --> 00:24:15,500
미혼이었고 여자친구는 없었어요
298
00:24:15,500 --> 00:24:20,360
- 그러면 누구에게 편지를 썼나요?
- 주로 어머니에게 썼어요
299
00:24:20,800 --> 00:24:26,100
어머니와 친구들에게 썼어요
축구를 같이 했던 친구들이죠
300
00:24:26,100 --> 00:24:32,300
같이 미식축구를 했던 팀을 향해
큰 소리로 읽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
301
00:24:32,830 --> 00:24:40,530
그리고 펜팔 친구도 두 명 있었어요
여자들이었는데 보통 영국에 살았어요
302
00:24:40,960 --> 00:24:45,230
한 여자는 우리가 휴가를 받아
나가 있을 때 찾아오기도 했습니다
303
00:24:45,230 --> 00:24:49,500
영국 적십자에서
그 여자들의 이름을 보내주었고
304
00:24:49,500 --> 00:24:52,560
우리는 거기에서
마음에 드는 여자를 골랐어요, 사실입니다
305
00:24:52,560 --> 00:24:55,100
- 펜팔 친구 같은 거네요
- 펜팔 친구였어요
306
00:24:55,100 --> 00:24:57,030
그렇네요, 펜팔 친구 같은 거였어요
307
00:24:57,030 --> 00:25:05,360
이후 그런 기분에 빠진 적이 없었는데
한국에 있을 때 우리는 단조로움을 깨고 싶었어요
308
00:25:05,360 --> 00:25:11,330
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을 때
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
309
00:25:11,760 --> 00:25:19,530
와! 국제적으로 친분을 쌓으셨군요
계속 말씀해 주세요
310
00:25:19,530 --> 00:25:21,430
뭐, 그런 일들이 있었어요
311
00:25:22,360 --> 00:25:28,230
그러면,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
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?
312
00:25:28,230 --> 00:25:35,900
정말 성가셨거나 어려웠던 한 가지를
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있을까요?
313
00:25:35,900 --> 00:25:47,200
우리 부서에서 화염방사기를
취급할 사람들을 대표로 뽑았어요
314
00:25:47,200 --> 00:25:52,630
저는 동료들과 화염방사기 사용법에 대해
두 시간 동안 짧은 훈련을 받았어요
315
00:25:52,630 --> 00:25:57,100
그리고 화염방사기 한 대를 가지고
227고지를 공격하러 올라갔어요
316
00:25:57,600 --> 00:26:05,260
그날 밤 우리는 모두 트럭 뒤에 타고
길을 따라 공격 개시 지점으로 내려갔는데
317
00:26:05,260 --> 00:26:09,230
그때 박격포탄이 날아와서 길이 폭파되었어요
318
00:26:09,230 --> 00:26:14,100
폭파된 길에서 트럭이 뒤집어졌어요
우리는 모두 길에 나뒹굴었어요
319
00:26:14,100 --> 00:26:16,460
그러니까 논바닥으로 튀어 나간 거지요
320
00:26:16,730 --> 00:26:19,600
모두 마음이 진정된 후에
저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물었어요
321
00:26:19,600 --> 00:26:25,100
"톰은 어디에 있어?"
톰은 트럭 밑에 깔려 있었어요
322
00:26:25,700 --> 00:26:30,100
운 좋게 논바닥이서
땅바닥이 부드러워 다행이었지
323
00:26:30,100 --> 00:26:32,330
다른 곳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
324
00:26:32,330 --> 00:26:38,400
저는 다리에 통증을 느껴서
동료들이 저를 언덕 꼭대기로 끌고 갔어요
325
00:26:38,400 --> 00:26:41,930
언덕 위에 누워있는데 누군가 말했습니다
326
00:26:42,330 --> 00:26:51,030
네이팜탄 같은 것들이 주변에 쏟아져 있는데도
누군가가 "담배 한 대 좀 줘" 라고 하자
327
00:26:51,030 --> 00:26:55,330
병장이 말했어요
"성냥불 켜는 놈은 내가 쏴버릴 거야"
328
00:26:56,230 --> 00:26:59,930
위험물이 깔린 곳에서 저는
움직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무서웠습니다
329
00:27:01,200 --> 00:27:08,260
아무튼 인도인들이 와서
저를 치료해 주었습니다
330
00:27:08,260 --> 00:27:12,230
인도는 야전병원부대를 파견해서
6·25전쟁에서 기여를 했습니다
331
00:27:12,230 --> 00:27:14,930
- 미군이요?
- 아니요, 인도요
332
00:27:14,930 --> 00:27:17,360
아, 인도! 네
죄송합니다
333
00:27:17,360 --> 00:27:27,000
제66부대, 야전앰뷸런스라고 불렀어요
저는 거기로 갔고 바로 깨어나지는 못했습니다
334
00:27:27,000 --> 00:27:33,700
하지만 가슴과 등이 아파서 주사를 맞았어요
335
00:27:34,100 --> 00:27:40,630
나중에 깨어났는데, 깨끗한 이불 속에서
숙면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
336
00:27:40,630 --> 00:27:45,960
꼬박 24시간 동안 잤어요
몸이 약해졌던 거지요
337
00:27:45,960 --> 00:27:50,100
그리고 나서 다시 부대로 돌아왔어요
338
00:27:50,100 --> 00:27:53,660
야전앰뷸런스부대에서
일주일을 보낸 후에 돌아온거지요
339
00:27:54,030 --> 00:28:00,030
레이 스티븐슨 병장이 성냥불 켜는
사람을 쏴버리겠다고 했을 때
340
00:28:00,460 --> 00:28:03,560
만약 누군가 성냥이 있었다면
우리는 모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
341
00:28:03,560 --> 00:28:10,830
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
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언제였나요?
342
00:28:12,560 --> 00:28:16,430
작은 일에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
343
00:28:16,430 --> 00:28:23,160
굶주린 아이들에게 통조림 하나
초콜릿 바 하나를 줄 때였어요
344
00:28:23,160 --> 00:28:26,230
우리가 뭔가를 주면
항상 아이들은 항상 밝아졌어요
345
00:28:26,230 --> 00:28:31,430
그때가 정말 제가 떠올릴 수 있는
가장 보람 있는 순간입니다
346
00:28:32,500 --> 00:28:37,260
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생각했습니다
"봐, 내가 누군가를 도왔어"
347
00:28:37,260 --> 00:28:42,560
당시에 한국의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?
아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?
348
00:28:42,560 --> 00:28:48,530
충격적이었어요
아이들은 추위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
349
00:28:48,530 --> 00:28:52,430
동사한 어린아이들을 보았죠
350
00:28:52,430 --> 00:28:56,160
한번은 서울에 갔을 때였어요
351
00:28:57,260 --> 00:29:00,430
부대 회계관 한 명과
서울에 가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
352
00:29:00,430 --> 00:29:05,400
서울에서 아이를 업고
돌아다니는 여자가 있었는데
353
00:29:06,130 --> 00:29:07,800
그 아이는 죽은 아이였어요
354
00:29:07,800 --> 00:29:15,200
여자는 단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
여자가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눈빛이 이상했습니다
355
00:29:15,200 --> 00:29:19,760
거기 있던 다른 한국인이
그녀의 등에 업힌 아기가 죽었다고 말했지만
356
00:29:19,760 --> 00:29:27,230
여자는 단념하려 하지 않았어요
이런 일이 곧잘 일어나고는 했습니다
357
00:29:27,760 --> 00:29:32,560
믿을 수 없었어요
그냥 믿을 수 없었어요
358
00:29:33,130 --> 00:29:38,600
하지만 저는 절대 그 일을 잊지 않을 거예요
359
00:29:40,930 --> 00:29:42,960
정말 처참했네요
360
00:29:42,960 --> 00:29:45,700
한국이 지금은 세계 11위의
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
361
00:29:45,700 --> 00:29:47,000
전 세계에서, 네
362
00:29:47,000 --> 00:29:51,860
우리는 여전히 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지 않습니다
이야기하지도 않고 잊고 있어요
363
00:29:52,330 --> 00:29:57,800
마지막으로 갔던 한국 여행이
마치 어젯밤 일 같아요
364
00:29:57,800 --> 00:30:04,260
정부에서 참전용사를 돌보라고 보낸
젊은 사람들과 같이 외출했습니다
365
00:30:05,030 --> 00:30:10,060
젊은 사람들과 나이트클럽에 가서
모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
366
00:30:11,530 --> 00:30:18,460
그런데 그들이 북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
북한은 그들에게 전혀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어요
367
00:30:18,460 --> 00:30:21,030
북한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
368
00:30:28,000 --> 00:30:34,860
그러면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?
6·25전쟁 참전의 유산은 무엇인가요?
369
00:30:35,600 --> 00:30:40,030
6·25전쟁 참전용사로서
어떤 점이 자랑스럽나요?
370
00:30:40,030 --> 00:30:41,260
글쎄요
371
00:30:41,260 --> 00:30:50,900
한국 사람들은 그들을 지배하는 독재자도 없고
지금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
372
00:30:52,830 --> 00:30:56,200
예전에는 그러지 못했습니다
373
00:30:56,200 --> 00:31:04,160
한국 사람들이 한 일과 이룩한 성과는
설명할 필요가 없어요
374
00:31:04,160 --> 00:31:08,160
그런 생각을 합니다
375
00:31:11,230 --> 00:31:15,730
- 6·25전쟁 참전용사인 것이 자랑스럽나요?
- 네, 정말 아주 자랑스러워요
376
00:31:15,730 --> 00:31:18,830
한국은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나라인가요?
예전에는 몰랐던 나라잖아요
377
00:31:18,830 --> 00:31:20,830
6·25전쟁 이전에는 아무 관계가 없었고요
378
00:31:20,830 --> 00:31:26,260
- 그렇지요
- 이제 호주와 한국은 서로에게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
379
00:31:26,260 --> 00:31:27,530
아주 가까운 나라가 되었어요
380
00:31:27,530 --> 00:31:32,300
이제 한국은 당신에게
개인적으로 어떤 나라인가요?
381
00:31:32,300 --> 00:31:41,530
저에게는 제2의 가정 같은 곳입니다
내일이라도 한국에 가서 살 수 있어요
382
00:31:41,530 --> 00:31:46,430
한국에 가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
아내를 떠나 보냈고 이제 아이들도 다 자랐거든요
383
00:31:46,430 --> 00:31:51,030
저는 내일이라도 한국에 가서 살 수 있어요
간단합니다
384
00:31:51,030 --> 00:31:57,500
내일이라도 한국에 갈 수 있다고요?
맞는 말이에요
385
00:31:57,500 --> 00:32:00,430
네, 그럼요
386
00:32:00,860 --> 00:32:03,860
- 한국에 가는 걸 좋아하시나요?
- 많이 좋아합니다
387
00:32:04,330 --> 00:32:09,060
말씀드린 것처럼 지원을 받아서
무료로 갔을 때와는 다르지요
388
00:32:09,060 --> 00:32:11,600
그때처럼 보살펴주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
389
00:32:11,600 --> 00:32:18,660
그런 보살핌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
누구라도 그럴 거예요
390
00:32:18,660 --> 00:32:24,300
저는 많은 나라를 가보았습니다
영국, 독일에도 가봤고요
391
00:32:24,300 --> 00:32:29,160
제 경우에 한국은 여느 나라 못지않게
좋은 나라예요, 더 나을 수도 있고요
392
00:32:30,430 --> 00:32:37,000
톰, 2020년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을 맞아 참전하셨던 6·25전쟁과
393
00:32:37,000 --> 00:32:43,000
한국에 대해 전 세계에
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?
394
00:32:43,000 --> 00:32:46,600
참전하셨던 6·25전쟁에 대해
사람들에게 전할 말이 있으십니까?
395
00:32:47,060 --> 00:32:54,730
참혹했습니다, 여느 전쟁과
마찬가지로 불필요한 전쟁이었어요
396
00:32:54,730 --> 00:33:00,760
자존심이 세고 이기적인 인간들이 일으킨 거지요
다른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고요
397
00:33:00,760 --> 00:33:04,530
그들은 전쟁에서 싸우는 사람들을
걱정하지 않습니다
398
00:33:04,830 --> 00:33:08,030
그리고 공산주의는 그렇게 간단하게
근절했어야만 했습니다
399
00:33:08,030 --> 00:33:09,230
당연한 일이지요
400
00:33:09,230 --> 00:33:13,030
공산주의자들이 전쟁에서 이겼다면
그들이 지금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을 겁니다
401
00:33:13,360 --> 00:33:19,830
6·25전쟁은 시험대였고 자유 진영이
나쁜 국가들에 맞서 일어난다는 것을
402
00:33:19,830 --> 00:33:25,130
그렇게 증명했다고 생각해요
그게 6·25전쟁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
403
00:33:25,600 --> 00:33:27,100
대단합니다
404
00:33:27,100 --> 00:33:30,700
만나서 정말 좋았고
귀중한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405
00:33:30,700 --> 00:33:33,130
감사합니다
모든 노고에 감사드려요
406
00:33:34,060 --> 00:33:38,760
천만에요
만나서 얘기를 나누게 되어 좋았습니다
407
00:33:38,800 --> 00:33:40,160
감사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