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30 --> 00:00:07,500
제 이름은 알버트 에드워드 그로컷입니다
2
00:00:07,500 --> 00:00:15,460
에이(A)엘(L)비(B)이(E)알(R)티(T)
이(E) 디(D)더블유(W)알(R)디(D)입니다
3
00:00:15,460 --> 00:00:18,930
그로컷이요
지(G)알(R)오(O)씨(C)오(O)티(T) 두 개요
4
00:00:18,930 --> 00:00:22,530
선생님의 성 '그로컷'은
어디에서 유래한 것인가요?
5
00:00:22,530 --> 00:00:24,760
- 벨기에의 플랑드르에서 유래한 성입니다
- 플랑드르요
6
00:00:24,760 --> 00:00:25,800
- 네
- 알겠습니다
7
00:00:25,800 --> 00:00:28,460
-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
- 그러신가요?
8
00:00:28,460 --> 00:00:31,260
- 네, 저희는 대가족입니다
- 그렇군요
9
00:00:31,300 --> 00:00:33,860
자매 8명에 형제 4명입니다
10
00:00:33,860 --> 00:00:39,900
- 그전에 먼저, 생년월일은 언제이십니까?
- 1931년 12월 21일입니다
11
00:00:40,660 --> 00:00:42,860
- 1931년이요
- 출생지는요?
12
00:00:42,860 --> 00:00:49,860
저는 킬이(Keele)라는 곳에서 태어났어요
케이(K)이(E) 두 개, 엘(L)이(E), 킬요
13
00:00:49,860 --> 00:00:51,430
스태퍼드셔에 있습니다
14
00:00:51,879 --> 00:00:53,809
- 스태프요?
- 스태퍼드셔요
15
00:00:53,930 --> 00:00:56,000
철자를 말씀해 주세요
16
00:00:56,530 --> 00:01:02,400
에스(S)티(T)에이(A)에프(F) 두 개
에프(F)오(O)알(R)이(E)에프(F)오(O)알(R)디(D)
17
00:01:02,400 --> 00:01:07,800
에스(S)에이치(H)아이(I)알(R)이(E)
스태퍼드셔
18
00:01:07,800 --> 00:01:10,260
- 스태퍼드셔요
- 네
19
00:01:10,260 --> 00:01:15,530
여기서 가깝나요?
골드코스트에서 가깝나요?
20
00:01:15,530 --> 00:01:18,760
- 아니요, 영국에 있습니다
- 영국이었군요!
21
00:01:18,760 --> 00:01:21,200
- 영국에 있습니다, 저는 영국인입니다
- 영국분이시군요
22
00:01:21,200 --> 00:01:24,530
- 그럼 영국에서 태어나셨겠네요
- 영국에서 태어났어요
23
00:01:24,530 --> 00:01:27,330
가족이 언제 이주했나요?
24
00:01:27,330 --> 00:01:31,330
저는 1954년에 호주에 왔어요
6·25전쟁 후에요
25
00:01:31,330 --> 00:01:36,330
저는 영국으로 돌아갔다가
호주에 이민하기로 결심했습니다
26
00:01:36,330 --> 00:01:39,860
- 왜요?
- 여기 여동생 2명이 살거든요
27
00:01:41,730 --> 00:01:47,830
저에게 여기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
하기에 저도 왔어요
28
00:01:47,830 --> 00:01:51,000
저는 이제 호주 시민이고, 그래서 좋아요
29
00:01:51,460 --> 00:01:57,830
- 그럼 이중 시민권자신가요?
- 아니요, 영국에는 한번만 갔습니다
30
00:01:58,600 --> 00:02:01,660
- 별로 안 좋았죠
- 안 좋으셨군요
31
00:02:01,660 --> 00:02:05,360
아직 영국에 여자 형제 5명
남자 형제 4명이 있습니다
32
00:02:05,530 --> 00:02:12,430
그럼 6·25전쟁에 참전하셨을 때는
영국 시민이셨겠네요
33
00:02:12,430 --> 00:02:13,860
맞아요
34
00:02:13,860 --> 00:02:17,960
영국에서 성장하실 때
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35
00:02:17,960 --> 00:02:22,100
저는 저희 가족에서 6번째 아이였어요
36
00:02:22,100 --> 00:02:28,660
지금 102살인 형이 한 명 있고
작은형은 96살, 누나는 93살, 90살
37
00:02:28,660 --> 00:02:32,260
남동생은 82살
그리고 여동생이 5명 더 있습니다
38
00:02:32,260 --> 00:02:34,500
자매 3명은 세상을 떠났어요
39
00:02:34,500 --> 00:02:37,700
- 대가족이고 형제자매가 많으시네요
- 여자 형제만 8명입니다
40
00:02:37,700 --> 00:02:39,830
- 8명이요?
- 여자 8명, 남자 4명이요
41
00:02:39,860 --> 00:02:44,330
저는 5번째 아들이고, 형이 4명 있습니다
아직 살아있고요
42
00:02:45,500 --> 00:02:47,230
- 형이 4명이요
- 네
43
00:02:47,700 --> 00:02:51,900
- 그럼 12형제 중 6번째네요
- 네, 6번째에요
44
00:02:51,900 --> 00:02:55,360
6번째요
선생님께서 형제를 딱 반으로 나누신 거네요
45
00:02:56,630 --> 00:02:57,260
네
46
00:02:57,260 --> 00:03:00,400
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셨나요?
47
00:03:00,400 --> 00:03:04,000
어머니는 살림을 하셨고,
아버지는 경찰이셨습니다
48
00:03:04,400 --> 00:03:09,400
- 45년 동안 근무하셨는데 아무도 못 잡았어요
- 아무도 못 잡았다고요
49
00:03:09,400 --> 00:03:15,500
그 당시 마을에는 가정집이 6채 있었고
여관 하나, 술집도 하나 있었습니다
50
00:03:15,500 --> 00:03:18,560
아버지는 오래된 오토바이와
순찰차가 한 대씩 있었고
51
00:03:19,530 --> 00:03:23,860
시끄럽게 소리를 켜놔서 멀리서부터
아버지가 오시는 소리가 들렸어요
52
00:03:23,860 --> 00:03:25,460
그래서 아무도 못 잡았죠
53
00:03:25,860 --> 00:03:29,400
- 잡을 생각도 없었어요
- 정말 좋은데요?
54
00:03:29,400 --> 00:03:33,630
아무도 잡지 않으면서도
평화와 질서를 유지할 수 있잖아요
55
00:03:33,630 --> 00:03:35,930
아니요
과수원에서 사과를 훔치면 안 되죠
56
00:03:35,930 --> 00:03:38,800
좋네요
아주 좋은 경찰이셨네요
57
00:03:38,800 --> 00:03:43,260
당시 영국에서 다니신 학교에
대해 말씀해 주세요
58
00:03:43,260 --> 00:03:46,960
- 교육은 잘 못 받았어요
- 무슨 일이 있었나요?
59
00:03:46,960 --> 00:03:54,030
제가 다녔던 학교 선생님은 다 남자였어요
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어요
60
00:03:54,030 --> 00:03:56,300
그리고 아주 잔인했죠
61
00:03:56,300 --> 00:04:02,060
코만 파도 어깨를 지팡이로 맞았어요
맘에 안 들어서 나왔어요
62
00:04:02,060 --> 00:04:05,230
- 그래서 혼자 공부했습니다
- 대단하십니다
63
00:04:05,700 --> 00:04:09,300
저는 살면서 가족과 경험하면서 배웠어요
64
00:04:09,300 --> 00:04:14,830
- 책도 많이 읽으셨나요?
-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
65
00:04:14,830 --> 00:04:18,060
- 저는 일곱 살부터 노래를 했습니다
- 대단하십니다
66
00:04:18,860 --> 00:04:21,600
- 저는 아직도 매주 노래를 해요
- 대단하십니다
67
00:04:21,600 --> 00:04:25,430
1주일에 한 번씩 노래합니다
양로원에 가서 무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
68
00:04:26,230 --> 00:04:30,060
- 지금 88세 되셨죠?
- 네, 올해 88살입니다
69
00:04:30,100 --> 00:04:34,030
- 그리고 골프도 아직 치신다고 하셨죠?
- 네
70
00:04:34,030 --> 00:04:42,130
작년에는 B급 챔피언이었지만
심장마비가 5번 와서 지금은 C 급입니다
71
00:04:42,360 --> 00:04:46,200
- 그 동안 골프를 못 쳐서요
- 정말 좋아 보이시네요
72
00:04:46,200 --> 00:04:53,030
- 몸도 날씬하시고, 60세 정도로 보이세요
- 저는 좋은 음식을 먹고 청결하게 생활해요
73
00:04:53,030 --> 00:04:59,030
어제는 교회에 가서 기도를 했습니다
저는 연합교회에 출석해요
74
00:04:59,860 --> 00:05:00,660
정말 좋습니다
75
00:05:00,660 --> 00:05:05,460
또한 매주 토요일 자선 알뜰 상점에서
일한 지 4년이 됐어요
76
00:05:05,460 --> 00:05:09,560
심장마비를 다섯 번 겪으셨다니 믿기지 않네요
77
00:05:09,760 --> 00:05:14,760
한 번은 진료실에 앉아서 의사와 이야기하다
그냥 의자에서 떨어졌어요
78
00:05:14,760 --> 00:05:18,360
- 세상에, 운이 좋으시네요
- 네, 진료실에 있었으니까요
79
00:05:18,360 --> 00:05:20,700
그리고 다른 4번도 병원에 있을 때였어요
80
00:05:22,260 --> 00:05:23,660
그래도 지금은 좋아 보이세요
81
00:05:23,660 --> 00:05:25,800
- 약을 바꿨거든요
- 네, 그랬군요
82
00:05:25,800 --> 00:05:31,800
이제는 효과도 없던 알약 40밀리리터 대신
다른 약 5밀리리터를 복용해요
83
00:05:31,800 --> 00:05:33,000
다행이네요
84
00:05:33,300 --> 00:05:41,300
독학하셨다고 하셨는데요
성장 과정에서 한국에 대해 아는 게 있었나요?
85
00:05:42,960 --> 00:05:44,600
먼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
86
00:05:45,360 --> 00:05:50,500
- '한국'이라는 이름을 들으신 적이 있나요?
- 네, 지도에서 봤습니다
87
00:05:50,500 --> 00:05:52,060
- 지도에서 보셨군요
- 네, 지도에서요
88
00:05:53,860 --> 00:05:54,830
다른 아는 것은 없으신가요?
89
00:05:54,830 --> 00:06:00,030
한국에 대해 다른 것은 몰랐어요
그 멋진 한국인들도요
90
00:06:00,030 --> 00:06:01,400
그게 다예요
91
00:06:01,800 --> 00:06:07,560
6·25전쟁 참전용사시고
전혀 몰랐던 나라를 위해 싸우셨는데
92
00:06:07,560 --> 00:06:11,760
어떻게 생각하세요?
왜 그런 일을 하게 되셨을까요?
93
00:06:11,960 --> 00:06:15,030
- 글쎄요
- 과거를 되돌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?
94
00:06:15,030 --> 00:06:18,360
어떻게 연관이 있을까요?
6·25전쟁 참전용사가 되셨지만
95
00:06:18,360 --> 00:06:19,960
그 이전에는 한국에 대해서는
아무것도 모르셨으니까요
96
00:06:19,960 --> 00:06:22,960
- 아무것도 몰랐죠
- 지금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
97
00:06:22,960 --> 00:06:25,900
저는 한국을 사랑해요
한국에 여러 번 방문했었어요
98
00:06:27,030 --> 00:06:29,030
여러 번 갔었죠
99
00:06:29,030 --> 00:06:33,760
전쟁 중에 저, 저는 가끔은
전쟁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
100
00:06:35,160 --> 00:06:36,700
안 좋은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났거든요
101
00:06:36,700 --> 00:06:39,830
하지만 제가 종이에 썼듯이
좋은 일도 있었습니다
102
00:06:40,900 --> 00:06:47,230
그럼 선생님께서
편안히 느끼시는 만큼 말씀해 주세요
103
00:06:47,860 --> 00:06:50,930
한국에 대해서는 별로
아시는 게 없었던 거죠?
104
00:06:50,930 --> 00:06:52,560
- 없었어요
- 전혀 말이죠
105
00:06:52,560 --> 00:06:54,800
전혀, 한국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만 알았어요
106
00:06:55,260 --> 00:06:58,160
- 한국에 언제 가셨어요?
- 1950년에요
107
00:06:58,160 --> 00:07:02,030
- 1950년에 영국에서 가셨어요?
- 영국에서 갔어요
108
00:07:02,030 --> 00:07:10,100
- 그 후에는 언제 한국을 다시 가보셨나요?
- 아마 6-7년 전일 겁니다
109
00:07:10,660 --> 00:07:15,530
- 그럼 2013년 즈음인가요?
- 네, 2013년이나 2014년요
110
00:07:15,530 --> 00:07:19,360
- 몇 번이나 가셨어요?
- 세 번 갔습니다
111
00:07:19,360 --> 00:07:20,630
- 세 번?
- 네
112
00:07:20,630 --> 00:07:26,400
처음에는 자비로 갔고
2번째와 3번째에는 한국 정부가 지원해 줬어요
113
00:07:26,660 --> 00:07:29,960
- 그럼 보훈처 말씀이시군요
- 네
114
00:07:29,960 --> 00:07:32,730
- 보훈처에서 초청한 거죠?
- 네
115
00:07:34,630 --> 00:07:38,200
이제 이 이야기를 하기 좋은 타이밍입니다
116
00:07:38,200 --> 00:07:42,800
선생님께서는 참전 이전에는
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지만
117
00:07:43,230 --> 00:07:48,060
이제는 한국에 3번 더
방문했다고 하셨습니다
118
00:07:48,260 --> 00:07:51,500
전쟁 전후의 차이점을
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
119
00:07:51,500 --> 00:07:53,760
1950년에 보신 한국과
지금 2000년대 한국의 차이점이요
120
00:07:53,760 --> 00:08:03,960
1950년에 제가 갔던 작은 마을에는
화장실이 바깥에 있던 게 기억나요
121
00:08:03,960 --> 00:08:12,700
그리고 그 화장실 오수를 들판의 논밭에
거름으로 뿌리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
122
00:08:12,700 --> 00:08:19,530
이제는 멋진 집과
높은 건물이 있는 대도시가 됐죠
123
00:08:19,530 --> 00:08:23,260
195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됐어요
124
00:08:23,600 --> 00:08:26,730
2013년인가 2014년에
한국을 방문하셨을 때요
125
00:08:26,730 --> 00:08:28,230
- 부산이었습니다
- 부산이요
126
00:08:28,230 --> 00:08:30,430
아니요, 2013년에요
127
00:08:31,900 --> 00:08:35,860
이런, 1950년 말씀인 줄 알았어요
128
00:08:36,330 --> 00:08:40,060
2013년에는 한국 어디로 가셨어요?
129
00:08:40,060 --> 00:08:41,200
부산으로요
130
00:08:41,200 --> 00:08:42,400
- 부산으로요?
- 네
131
00:08:42,400 --> 00:08:43,660
- 2013년에요?
- 아니요
132
00:08:43,660 --> 00:08:45,830
- 죄송해요, 서울입니다
- 서울이군요
133
00:08:45,830 --> 00:08:47,600
비행기로 갔어요
134
00:08:47,600 --> 00:08:50,900
2013년에 보신 서울의
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135
00:08:50,900 --> 00:08:53,060
철로는 그대로 있었고요
136
00:08:54,460 --> 00:08:56,560
2013년에요
137
00:08:56,960 --> 00:09:02,300
네, 기차역을 봤는데
그 자리에 그대로 있던데요
138
00:09:02,300 --> 00:09:03,430
네, 제가 거기서 잤거든요
139
00:09:03,430 --> 00:09:06,560
저는 기차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알아요
140
00:09:06,600 --> 00:09:14,730
하지만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걸 봤죠
제 기억으론 신도시라고 했습니다
141
00:09:15,430 --> 00:09:20,600
전에는 없었거든요
완전히 변했던걸요
142
00:09:21,330 --> 00:09:26,660
사람들은 안 변했지만 건물은 변했습니다
그리고 풍경도 다 변했습니다
143
00:09:27,160 --> 00:09:31,700
지금은 언덕 위에도 건물이 있지만
전에는 없었거든요
144
00:09:31,700 --> 00:09:34,430
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어요
145
00:09:34,430 --> 00:09:38,660
한국의 건물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
저는 한국인을 사랑해요
146
00:09:39,500 --> 00:09:43,060
한국인 친구가 많이 있는데
김 양 씨는 저와 제일 친한 친구 중 하나예요
147
00:09:44,400 --> 00:09:50,000
그렇게 서울이 변한 모습을 보시고
어떤 생각을 하셨나요?
148
00:09:50,760 --> 00:09:56,460
거기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
한국에서 아주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
149
00:09:59,423 --> 00:10:01,023
저는 한국을 사랑해요
150
00:10:01,640 --> 00:10:09,580
- 입대 당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- 저는 1948년에 영국에서 입대했습니다
151
00:10:09,700 --> 00:10:12,000
- 1948년에요?
- 네
152
00:10:12,000 --> 00:10:15,160
- 육군으로요?
- 런던에서 육군으로 입대했습니다
153
00:10:15,730 --> 00:10:18,030
왜 육군으로 입대하셨나요?
154
00:10:18,030 --> 00:10:24,330
저는 영국에서 런던시 의회에서
근무하고 있었습니다
155
00:10:24,330 --> 00:10:27,260
저는 석공이거든요
156
00:10:27,260 --> 00:10:35,130
다른 친구 한 명과 같이 일했는데
둘 다 일에 질려서 육군에 입대하기로 했습니다
157
00:10:35,130 --> 00:10:40,930
그래서 제가 먼저 가서 A1 등급을 받았는데
158
00:10:40,930 --> 00:10:46,860
제 친구는 합격을 못해서 입대를 못했고
저만 입대했습니다
159
00:10:47,530 --> 00:10:51,760
- 기초군사훈련은 어디서 받으셨어요?
- 오스웨스트리(Oswestry)라는 곳에서요
160
00:10:51,760 --> 00:10:57,760
- 철자를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글쎄요, 저는 철자법에 자신이 없어요
161
00:10:58,460 --> 00:10:59,900
오스웨스트리라는 곳입니다
162
00:11:01,200 --> 00:11:06,160
- 한번 더 천천히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오스웨스트리요
163
00:11:06,160 --> 00:11:07,560
알겠습니다
164
00:11:08,000 --> 00:11:15,430
대포, 탱크, 야전포병
훈련을 받는 훈련장입니다
165
00:11:16,040 --> 00:11:21,210
- 훈련을 얼마 동안 받으셨어요?
- 1949년까지요
166
00:11:22,500 --> 00:11:25,160
- 그럼 얼마나 받으신 거죠?
- 저는 홍콩의 주룽으로 갔어요
167
00:11:25,160 --> 00:11:27,530
- 3개월 정도였나요?
- 아니요, 1년이었습니다
168
00:11:27,530 --> 00:11:31,000
- 기초군사훈련을 1년 동안 받으셨다고요?
- 네
169
00:11:31,000 --> 00:11:33,160
- 왜 그렇게 오래 받으셨어요?
- 모르겠어요
170
00:11:33,160 --> 00:11:35,660
- 저는 그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
- 놀랍네요
171
00:11:35,660 --> 00:11:41,560
그리고 훈련소에서 주룽으로 이동했습니다
홍콩의 새로운 영토였죠
172
00:11:41,560 --> 00:11:53,060
중국에서 홍콩으로 바뀐 곳이죠
거기서 한국에 갈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
173
00:11:53,760 --> 00:11:58,600
그래서 가고 싶은 사람은 한국으로 갔고
결혼했거나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가도 됐어요
174
00:11:58,600 --> 00:12:02,660
- 선생님은 미혼이셨군요
- 그때는 기혼자가 아니고 미혼이었습니다
175
00:12:02,660 --> 00:12:07,560
그럼 홍콩에 계시다가
6·25전쟁에 자원해서 참전하셨군요
176
00:12:07,560 --> 00:12:08,400
네
177
00:12:08,400 --> 00:12:14,460
홍콩에 계셨을 때 6·25전쟁이
발발했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?
178
00:12:14,460 --> 00:12:17,060
텔레비전을 보셨나요
아니면 신문에서 읽으셨나요?
179
00:12:17,060 --> 00:12:20,430
그때는 라디오를 들었어요
텔레비전은 별로 안 봤죠
180
00:12:20,430 --> 00:12:25,460
그 당시에는 텔레비전을 많이 안 봤어요
181
00:12:25,460 --> 00:12:30,460
그리고 다들 앞으로 나섰어요
한국에 가고 싶은 사람은 한 발짝 나오고
182
00:12:30,460 --> 00:12:33,130
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
그대로 서있으라고 했거든요
183
00:12:33,130 --> 00:12:38,260
아마 기혼자 2-3명만 서있고
나머지는 모두 지원했습니다
184
00:12:38,260 --> 00:12:41,130
대단하십니다
두렵지 않았나 봐요
185
00:12:41,130 --> 00:12:42,000
두려워하지 않았어요
186
00:12:42,600 --> 00:12:50,560
저희는 부산으로 상륙했습니다
그리고 북쪽으로 올라갔죠
187
00:12:50,560 --> 00:12:54,700
- 부산에 언제 도착했는지 기억하세요?
- 정확히 모르겠어요
188
00:12:54,700 --> 00:13:02,560
- 몇 월이었지요?
- 아마 1950년 1월이었을 겁니다
189
00:13:03,200 --> 00:13:06,230
- 아니에요
- 1월이요
190
00:13:06,230 --> 00:13:09,260
6·25전쟁은 1950년 6월에
발발했습니다
191
00:13:09,260 --> 00:13:10,930
6월에요
192
00:13:10,930 --> 00:13:17,060
그러니까 1월에 도착하신 건 아니죠
1951년이었나요?
193
00:13:17,600 --> 00:13:21,600
아니요, 저는 전쟁기간 내내
한국에 있었습니다
194
00:13:21,600 --> 00:13:23,600
- 시작부터 끝까지요
- 시작부터요
195
00:13:23,960 --> 00:13:28,400
- 여름이었나요 겨울이었나요?
- 여름이었습니다
196
00:13:28,400 --> 00:13:30,200
- 여름이었죠?
- 네, 맞아요
197
00:13:30,230 --> 00:13:34,560
- 겨울은 아니었어요
- 6, 7월 정도였겠네요
198
00:13:34,560 --> 00:13:38,260
그보다 더 전이었습니다
아마 4월일겁니다
199
00:13:38,260 --> 00:13:42,000
아니요
6·25전쟁은 6월 25일에 발발했습니다
200
00:13:42,000 --> 00:13:43,900
하지만 군대는 그전에도
한국에 가고 있었습니다
201
00:13:43,900 --> 00:13:45,000
그전에요?
202
00:13:45,000 --> 00:13:49,730
분명히 군대는 그 전에도 가고 있었습니다
특히 미군은요
203
00:13:49,730 --> 00:13:51,260
- 아니에요
- 아니라고요?
204
00:13:54,130 --> 00:13:59,460
6·25전쟁 발발 이전에
한국군과 미군은 있었습니다
205
00:13:59,460 --> 00:14:00,330
네
206
00:14:00,660 --> 00:14:04,600
하지만 선생님께서는
한국 부산에 가셨다고 하셨죠
207
00:14:04,600 --> 00:14:06,630
6·25전쟁 발발 전에요?
208
00:14:06,800 --> 00:14:10,900
- 6·25전쟁 발발 후 아니었나요?
- 6·25전쟁이 시작됐을 때였어요
209
00:14:10,900 --> 00:14:12,260
6월 25일에요
210
00:14:12,260 --> 00:14:17,500
네, 알아요, 날짜를 잊을 수는 없죠
저는 6월 전에 한국에 갔어요
211
00:14:17,500 --> 00:14:20,600
- 6월 전에 가셨다고요
- 분명히 6월 전이었습니다
212
00:14:20,600 --> 00:14:22,760
- 왜요?
- 모르겠어요
213
00:14:22,760 --> 00:14:33,760
저희는 제27여단과 같이 도착했습니다
그리고 탱크도 있었고요
214
00:14:40,660 --> 00:14:44,030
- 날짜는 아무 의미 없어요
- 맞아요
215
00:14:45,130 --> 00:14:50,200
하지만 선생님께서 6·25전쟁 발발
전에 부산에 도착하셨는지
216
00:14:50,200 --> 00:14:55,630
아니면 6·25전쟁 발발 직후에
오셨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
217
00:14:57,630 --> 00:15:05,260
- 전쟁 발발 직후가 아닐까요?
- 기억하기 어렵네요
218
00:15:05,260 --> 00:15:08,200
괜찮아요
219
00:15:08,200 --> 00:15:14,060
일기를 썼어야 했는데
하지만 전에는 이런 걸 안 했으니까요
220
00:15:14,060 --> 00:15:21,530
부산에 도착하셨고, 소속부대는 어디였죠?
(제27여단의 착오)제29여단 소속이셨어요?
221
00:15:21,530 --> 00:15:24,460
- (제27여단의 착오)제29여단이죠
- 그리고요?
222
00:15:24,460 --> 00:15:27,930
- 대공포부대요
- 대공부대요
223
00:15:27,930 --> 00:15:32,300
- 제34 대공포부대요
- 제34부대요?
224
00:15:32,300 --> 00:15:34,330
- 네, 제34부대요
- 알겠습니다
225
00:15:35,000 --> 00:15:43,130
부산의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당시 상황은 어땠고 한국인은 어땠나요?
226
00:15:43,130 --> 00:15:47,900
당시 한국의 모습을 어떻게 보셨어요?
227
00:15:48,360 --> 00:15:55,930
그런 걸 생각하는 건 아주 괴로워요
제가 보아왔던 모습과는 달랐어요
228
00:15:55,930 --> 00:16:00,600
다른 나라, 다른 사람들이었죠
한국어도 몰랐지만 바로 배웠어요
229
00:16:03,400 --> 00:16:07,360
하지만 저희는 저희에게
주어진 일을 해야 했죠
230
00:16:07,700 --> 00:16:10,630
우리는 여기저기로 왔다 갔다 했습니다
231
00:16:10,630 --> 00:16:19,700
모든 여단은 부대 표시가 있었죠
차량 옆면에요
232
00:16:20,830 --> 00:16:29,060
제 차량 옆면에는 흰색 사각형
가운데에 검은색 고리가 있었습니다
233
00:16:29,830 --> 00:16:35,300
- 그게 부대 표시였어요
- 그리고요?
234
00:16:35,300 --> 00:16:41,900
그리고 저희는 저희가 첨프(Chump 얼간이)라고
불렀던 영국 지프차를 몰았어요
235
00:16:41,900 --> 00:16:46,130
지프처럼 생긴 롤스로이스 제품이었지만
지프보다는 좋은 차였죠
236
00:16:46,530 --> 00:16:49,060
롤스로이스 엔진이 있었으니까요
237
00:16:49,060 --> 00:16:54,360
그리고 속도는 시속 60킬로미터
이상으로는 달릴 수 없었어요
238
00:16:54,960 --> 00:17:00,960
저희는 직접 차 수리를 할 수 없었고
고장이 나면 멀리서 사람을 불러서 수리했습니다
239
00:17:01,330 --> 00:17:08,360
부산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?
당시에 부산으로 북한군이 내려오고 있었죠?
240
00:17:08,960 --> 00:17:11,530
아니요, 중국군 말고 북한군만 왔어요
241
00:17:11,530 --> 00:17:17,060
맞아요, 그런 전투 상황에 대해
자세히 말씀해 주세요
242
00:17:18,319 --> 00:17:25,379
바로 그 시기에는 부산에
사실 비행기가 안 왔어요
243
00:17:25,460 --> 00:17:29,060
그래서 우리가 운용한 대공포는
그렇게 조준하고 있었습니다
244
00:17:30,160 --> 00:17:34,660
대공용이 아니라 일반사격용으로요
그렇게 대포를 사용했습니다
245
00:17:34,660 --> 00:17:39,000
우리는 계속 전진과 철수를 반복하고
246
00:17:39,000 --> 00:17:46,157
포를 발사하면서 마을과 마을을 거쳐서
서울 이북까지 갔습니다
247
00:17:46,253 --> 00:17:47,853
임진강 너머까지요
248
00:17:48,350 --> 00:17:55,250
임진강에는 미군이
커다란 고무 부교를 가설해 놨었어요
249
00:17:55,330 --> 00:17:58,460
저희는 부교 아래로 지나가서
다른 쪽으로 나왔어요
250
00:17:58,460 --> 00:18:02,760
부교 가운데에는 큰 표지판에
"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"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
251
00:18:03,533 --> 00:18:08,963
임진강 가운데 아래 부분에는
신선한 식수가 있었거든요
252
00:18:08,988 --> 00:18:13,858
- 무슨 뜻이죠?
- 개인 물병에 물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
253
00:18:13,900 --> 00:18:22,330
식수라는 안내판이 다리 가운데에 있었습니다
철교를 세우기 전입니다
254
00:18:22,330 --> 00:18:24,360
철교가 있었습니다
255
00:18:24,360 --> 00:18:30,330
미군 공병이 도착하자 이전에
부교가 있던 곳에 철교를 건설했지요
256
00:18:30,330 --> 00:18:35,730
임진강 반대편에 있었고요
그리고 저희는 뒤로 밀려났죠
257
00:18:38,260 --> 00:18:48,230
전투 중에는 임무만 하는 건 아니죠
저희는 전투휴가(RNR)도 갔어요
258
00:18:48,230 --> 00:18:50,060
전투휴가가 뭔지 아세요?
259
00:18:51,060 --> 00:18:54,530
저희는 전방까지 가서 서울에 돌아왔어요
260
00:18:54,860 --> 00:19:02,630
그리고 기차역에서 잤고요
저는 수송 트럭 바닥에서 잤어요
261
00:19:04,100 --> 00:19:07,560
- 그리고 관련된 이야기를 썼어요
- 그게 뭐죠?
262
00:19:07,960 --> 00:19:13,930
신발도 없는 가난한 아이들이 와서
먹을 것을 구걸했습니다
263
00:19:13,930 --> 00:19:21,260
그래서 저는 음식을 많이 주고
비누, 수건, 뭐든지 다 줬어요
264
00:19:21,260 --> 00:19:23,760
저한테 한국어를 가르쳐 줄 때만 줬어요
265
00:19:25,730 --> 00:19:28,960
천천히 말입니다, 아이들은 저한테
노래도 불러 줬어요
266
00:19:29,700 --> 00:19:33,530
그래서 제게 산토끼
아리랑 같은 노래를 가르쳐 줬어요
267
00:19:33,530 --> 00:19:37,460
저는 전부 다는 아니지만
단어를 거의 기억해요
268
00:19:38,930 --> 00:19:49,030
그리고 아마 전투휴가 2주쯤 후에는
아이들에게 먹을 걸 주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어요
269
00:19:49,030 --> 00:19:51,030
- 왜요?
- 아이들을 쫓아 보내려고요
270
00:19:51,030 --> 00:19:56,360
저희는 전장으로 다시 갔어요
그곳을 떠나서 진군했죠
271
00:19:56,360 --> 00:19:58,400
그곳이 어디였나요?
부산인가요?
272
00:19:58,400 --> 00:20:01,000
- 서울이었습니다
- 서울이었군요
273
00:20:02,330 --> 00:20:09,130
그리고 종이에 썼는데, 만일 그 아이들이
아직 살아서 결혼도 했는지 궁금해요
274
00:20:09,330 --> 00:20:13,830
아이들이 14명 있었습니다
키가 이정도 됐어요
275
00:20:13,830 --> 00:20:18,660
아마 7, 8살에서 10살이나
12살 정도였을 거예요
276
00:20:18,660 --> 00:20:21,400
물어보지 않아서 나이는 모르겠어요
277
00:20:21,960 --> 00:20:27,760
하지만 저는 식당에 가서
남은 음식을 가져오곤 했습니다
278
00:20:27,760 --> 00:20:30,200
그 아이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?
279
00:20:30,200 --> 00:20:34,930
너무 불쌍했습니다
부모가 없었거든요
280
00:20:34,930 --> 00:20:36,730
아이들 대부분이 부모가 없었어요
281
00:20:36,730 --> 00:20:39,700
- 고아였군요
- 고아요, 맞아요, 미아였죠
282
00:20:40,260 --> 00:20:45,060
하지만 먹을 것과 입을 것
따뜻한 목도리가 필요했습니다
283
00:20:45,460 --> 00:20:52,230
저는 훔쳐서 줬고 제 돈은 안 들었어요
284
00:20:52,860 --> 00:20:53,960
그랬군요
285
00:20:54,200 --> 00:20:57,230
그건 우정이었고
아이들은 제게 한국어를 가르쳐줬어요
286
00:20:57,230 --> 00:21:03,930
저는 한때는 한국말을 아주 잘 했습니다
지금은 쓰지 않아서 잊어버렸어요
287
00:21:03,930 --> 00:21:08,300
한국 노래를 몇 가지 부를 줄 안다고 하셨죠
산토끼였나요?
288
00:21:08,300 --> 00:21:14,460
'산토끼 토끼야!'
손가락을 위로 올려야 돼요
289
00:21:15,100 --> 00:21:16,930
- 그 아이들한테 배우신 거예요?
- 네
290
00:21:16,930 --> 00:21:18,830
- 아이들한테 배우셨어요?
- 네
291
00:21:20,700 --> 00:21:28,630
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
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…
292
00:21:31,660 --> 00:21:34,800
한국말과 노래를 배우는 건
정말 즐거웠어요
293
00:21:34,800 --> 00:21:42,060
그리고 저는 다른 병사들에게도 알려줘서
모든 병사들이 아이들이 제게 해 준 말을 배웠어요
294
00:21:44,500 --> 00:21:49,560
"만나서 반갑습니다"
당신을 만나 매우 기쁩니다
295
00:21:52,430 --> 00:21:57,860
기억이 희미해요
기억이 사라지네요
296
00:21:59,630 --> 00:22:04,800
하지만 저는 한국에 가는 걸 좋아해요
한국 음식도 정말 좋아해요
297
00:22:04,800 --> 00:22:09,360
아주 좋은 한국인 친구도 있었는데
이제는 세상을 떠났어요
298
00:22:09,360 --> 00:22:12,330
이 씨요
저는 그 사람 사진도 있습니다
299
00:22:12,600 --> 00:22:15,600
제게 아주 좋은 친구였죠
300
00:22:15,600 --> 00:22:19,260
저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씩
한국 식당에 가곤 했습니다
301
00:22:22,500 --> 00:22:26,360
그 친구가 제게 전화를 하거나
저희가 모임에서 만나면
302
00:22:27,887 --> 00:22:31,400
제게 "월요일에 한국 식당에 갑시다"
라고 하면 갔었죠
303
00:22:32,200 --> 00:22:36,560
- 김치 좋아하세요?
- 네, 장 건강에 좋은 음식이죠
304
00:22:36,560 --> 00:22:41,900
맞아요,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
냄새가 강해서 안 좋아하죠
305
00:22:41,900 --> 00:22:44,360
- 너무 매워서 그럴 거예요
- 네, 맞아요
306
00:22:44,360 --> 00:22:49,100
저희가 가던 식당에서 저는 큰 그릇에
음식을 먹었는데 이름이 생각 안나요
307
00:22:49,100 --> 00:22:52,030
아주 뜨거운 음식이었습니다
뜨거운 국물 음식
308
00:22:52,460 --> 00:23:00,030
그리고 저희는 다른 식당에 가서
제가 음식을 아주 잘 먹었는데
309
00:23:00,030 --> 00:23:05,130
식당 주인이 제 친구 김 씨에게
"음식값은 안 받겠습니다"라고 했습니다
310
00:23:05,830 --> 00:23:07,830
그렇게 잘 먹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요
311
00:23:08,830 --> 00:23:11,830
그래서 음식값을 안 냈어요
312
00:23:11,830 --> 00:23:14,700
딱 한 번 만요, 한 번
313
00:23:16,930 --> 00:23:21,960
부산에서는 어디로 가셨어요?
부산에서 어디로 올라가셨나요?
314
00:23:21,960 --> 00:23:24,600
저희는 수원으로 이동했습니다
315
00:23:24,600 --> 00:23:26,060
- 수원으로요
- 네
316
00:23:27,700 --> 00:23:29,600
- 가평으로요
- 네
317
00:23:30,930 --> 00:23:31,900
가평
318
00:23:37,630 --> 00:23:39,500
종이에 적어 두었습니다
319
00:23:39,500 --> 00:23:42,360
- 서울에도 가셨죠
- 네, 서울에도 갔습니다
320
00:23:42,360 --> 00:23:45,800
두 번이요
321
00:23:46,730 --> 00:23:51,630
- 당시 계급은 뭐였죠?
- 그냥 포병이었습니다, 유급 저격수였죠
322
00:23:53,960 --> 00:23:57,800
- 급여는 얼마였어요?
- 급여요?
323
00:23:57,800 --> 00:24:05,860
영국화로, 제 옆의 병사는 27실링을 받았고
저는 27실링 3펜스를 받았어요
324
00:24:08,460 --> 00:24:15,530
저는 과녁 한복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
저희는 전진하곤 했습니다
325
00:24:15,560 --> 00:24:19,460
저희는 보병부대가 OP로 오기 전에
먼저 전진했습니다
326
00:24:20,130 --> 00:24:24,000
OP가 뭔지 아세요?
감시초소예요
327
00:24:24,000 --> 00:24:26,500
저희는 야간에 나가곤 했습니다
328
00:24:26,930 --> 00:24:28,460
그리고 고지로 올라갔어요
329
00:24:28,460 --> 00:24:35,530
보병장교 2명, 병장 1명, 포병 2명이
구덩이 안에 있었고
330
00:24:35,530 --> 00:24:37,730
저희는 화기를 조준했습니다
331
00:24:38,030 --> 00:24:43,530
저는 대포를 운용하지 않고
요원들의 방호와 다른 일을 했지만
332
00:24:43,530 --> 00:24:47,730
다른 전우들은 포격을 했습니다
333
00:24:47,730 --> 00:24:50,260
그리고 보병장교들은 적의 상부를 목표로
사격하도록 명령했죠
334
00:24:50,260 --> 00:24:52,760
- 감시초소에서요
- 네, 감시초소요
335
00:24:53,060 --> 00:24:59,530
여러 번, 한밤중에 전방으로 서너 번씩
땅에 참호를 파고요
336
00:24:59,530 --> 00:25:03,330
- 아주 위험한 지점이네요
- 네
337
00:25:09,560 --> 00:25:13,800
사실은, 저희가 한번 참호를 파는데
제가 시체를 하나 파냈어요
338
00:25:14,960 --> 00:25:19,900
중국군이고 고무창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
발에 고무창을 덧대고 있었죠
339
00:25:19,900 --> 00:25:23,060
그래서 더 멀리 옮겼어요
340
00:25:24,360 --> 00:25:29,500
- 안 좋은 기억도 많이 있으시군요
- 네, 많아요
341
00:25:31,460 --> 00:25:35,300
많이 있습니다
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, 네
342
00:25:36,300 --> 00:25:38,700
좋은 기억은 어떤 거죠?
343
00:25:39,060 --> 00:25:44,360
좋은 사람들이죠
길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 말입니다
344
00:25:44,360 --> 00:25:47,060
민간인들이죠
다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
345
00:25:47,060 --> 00:25:52,630
저희는 그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걸 보면
끌어당겨 줬고, 남는 음식이 있으면 줬어요
346
00:25:52,630 --> 00:25:57,230
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요
347
00:25:57,760 --> 00:26:01,600
저는 다리가 폭파될 때 거기 있었습니다
348
00:26:01,600 --> 00:26:05,430
- 어디에요?
- 한강 아니었나요?
349
00:26:05,430 --> 00:26:06,630
한강이요?
350
00:26:06,630 --> 00:26:11,030
- 철교가 폭파된 곳이 한강 아니었어요?
- 맞아요
351
00:26:11,030 --> 00:26:13,000
저희는 그때 거기 있었습니다
352
00:26:13,000 --> 00:26:21,160
그리고 강둑에서 대포를 거치하고 이렇게 했습니다
사람들이 오는 게 보였으니까요
353
00:26:21,160 --> 00:26:24,530
그리고 다리가 없어졌죠
354
00:26:26,860 --> 00:26:29,600
- 그 장면을 보셨어요?
- 네, 다리를 봤어요
355
00:26:29,600 --> 00:26:32,360
- 거기 계셨어요?
- 네, 한강 기슭에요
356
00:26:33,360 --> 00:26:38,030
네, 죄송해요
357
00:26:38,830 --> 00:26:47,460
민간인이 군인보다 더 괴로운 일을 많이 겪었죠
저희는 군포에서 병사를 많이 잃었어요
358
00:26:47,460 --> 00:26:56,000
하루에 500명이 죽었어요
글로스터 연대에서요
359
00:26:56,830 --> 00:27:03,030
하지만 가장 많이 희생당한 것으로
민간인은 200만 명 정도일 겁니다
360
00:27:03,030 --> 00:27:08,230
- 저는 많은 일을 목격했습니다
- 후크고지전투에도 참여 하셨나요?
361
00:27:08,560 --> 00:27:09,800
후크고지요, 네
362
00:27:09,800 --> 00:27:11,060
그것 좀 말씀해 주세요
363
00:27:11,060 --> 00:27:19,400
말씀하시기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
저희 젊은 세대의 교육을 위해서요
364
00:27:20,630 --> 00:27:28,200
후크고지전투가 무엇이고, 누가 거기 참여했고
어땠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?
365
00:27:28,200 --> 00:27:34,000
너무 어려운 일입니다
저희는 거기에 있었고 해야 할 일을 했죠
366
00:27:34,360 --> 00:27:38,660
저는 총기를 갖고 있었고
발을 페달 위에 놓고 계속 발사했습니다
367
00:27:38,660 --> 00:27:43,430
계속 더 많이, 더 많이 말입니다
다들 아주 서둘렀어요
368
00:27:44,600 --> 00:27:46,300
저희는 늘 서두르곤 했죠
369
00:27:46,300 --> 00:27:50,800
저희는 서 있다가 나가고
서 있다가 나가고, 들어왔다 나갔죠
370
00:27:50,800 --> 00:27:54,600
여러 번, 다른 장소에서요
더는 기억이 안 나요
371
00:27:54,600 --> 00:27:58,660
제가 말하지 않은 곳은 더 작은 곳입니다
372
00:27:59,760 --> 00:28:02,560
적군은 중국군이었나요 북한군이었나요?
373
00:28:02,560 --> 00:28:05,860
처음에는 북한군이었고
그 다음엔 중국군이었습니다
374
00:28:05,860 --> 00:28:07,530
중국군은 수가 아주 많았어요
375
00:28:07,530 --> 00:28:12,830
저희는 중국군 포로를 잡았는데
15, 16살된 소년도 있었습니다
376
00:28:13,300 --> 00:28:17,460
저희는 포로에게 음식을 줬고
포로들은 토하려고 했습니다
377
00:28:17,930 --> 00:28:24,960
중국군은 쌀을 조금씩 갖고 다녔어요
허리춤에 있는 작은 주머니에 쌀을 넣고 다녔죠
378
00:28:24,960 --> 00:28:29,830
하지만 저희 음식은 못 먹었어요
먹어보려고 했지만 그냥 구역질을 하더라고요
379
00:28:31,300 --> 00:28:35,630
- 평화의 다리와 판문점을 아세요?
- 네
380
00:28:35,900 --> 00:28:42,600
저희가 판문점에 갔을 때 포로를 교환했는데
중국군 포로였어요
381
00:28:43,930 --> 00:28:52,230
포로들이 평화의 다리를 건널 때는
옷을 다 벗기고 옷을 던졌어요
382
00:28:53,300 --> 00:28:58,800
왜냐하면 미국산 옷이었으니까요
크림색 반바지요
383
00:28:58,800 --> 00:29:03,600
옷을 다 벗겨서 포로들이
반대쪽으로 가기 전에 던졌어요
384
00:29:04,760 --> 00:29:07,860
그리고 누군가 제게 말하기를
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
385
00:29:07,860 --> 00:29:11,300
포로들이 그 옷을 입고 가면
총을 맞는다고 했습니다
386
00:29:11,300 --> 00:29:16,160
- 그건 왜죠?
- 미국산 옷이라서요
387
00:29:16,900 --> 00:29:19,800
거기가 평화의 다리였는데
별로 크진 않았어요
388
00:29:22,560 --> 00:29:32,730
특히 놀라운 일이어서
기억나는 상황 같은 건 없으세요?
389
00:29:32,730 --> 00:29:37,660
얼마나 빨리 일들이 일어났는지 놀라웠어요
390
00:29:37,660 --> 00:29:43,760
저희는 빨리 이동했습니다
한밤중이건, 한낮이건 상관 없이요
391
00:29:43,760 --> 00:29:49,260
가야 했습니다
뛰는 게 아니라 그냥 가야 했습니다
392
00:29:49,260 --> 00:29:52,460
상대가 아니면 제가 공격받았으니까요
393
00:29:53,300 --> 00:30:00,130
적군 아니면 아군이었죠
그렇게 해야만 했죠
394
00:30:01,160 --> 00:30:09,460
아무튼 그리고 트럭에 탄약을 실었고요
한밤중에요
395
00:30:10,700 --> 00:30:16,660
저희가 이동할 때
미군이 있었던 장소를 많이 지나갔는데
396
00:30:16,660 --> 00:30:18,360
텐트가 여전히 세워져 있었습니다
397
00:30:18,760 --> 00:30:21,960
저희는 들어가서 습격하여
새 책도 좀 발견했죠
398
00:30:23,260 --> 00:30:25,460
가끔 책을 주웠는데
다 미국 책이었습니다
399
00:30:25,460 --> 00:30:27,600
그리고 콜트 45구경 권총도
하나 주웠어요
400
00:30:29,860 --> 00:30:34,230
미군이 그냥 두고 갔던 거죠
미군은 청소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
401
00:30:35,460 --> 00:30:38,500
여러 번 텐트며 침대를 말입니다
402
00:30:41,200 --> 00:30:48,930
제가 처음 고향에 돌아왔을 때는
잠을 자거나 텔레비전에서 뭔가를 보거나
403
00:30:48,930 --> 00:30:51,760
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
회상을 하게 되곤 했습니다
404
00:30:52,900 --> 00:30:56,100
- 어떤 걸 회상하셨어요?
- 전쟁에서 봤던 걸요
405
00:30:57,330 --> 00:31:02,830
저는 카메라가 있었고
사진을 찍었는데 압수당했습니다
406
00:31:02,830 --> 00:31:03,960
카메라를 뺏겼어요
407
00:31:03,960 --> 00:31:10,330
보병장교 한 명이 제가 사진 찍는 걸 보고
카메라를 가져가서는 안 돌려줬어요
408
00:31:10,330 --> 00:31:13,430
저는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
제가 당한 거였어요
409
00:31:14,000 --> 00:31:17,200
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어요
저뿐만이 아니고요
410
00:31:17,800 --> 00:31:22,800
전투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나요?
411
00:31:22,800 --> 00:31:29,200
전투보다는 제 주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
죽은 사람들
412
00:31:30,330 --> 00:31:34,760
저는 친한 친구 두 명을 잃었어요
413
00:31:35,900 --> 00:31:39,260
- 어떻게 그렇게 됐나요?
- 유산탄때문에요
414
00:31:40,130 --> 00:31:41,930
네, 친구들은 그냥 사라져 버렸어요
415
00:31:41,930 --> 00:31:43,400
어느 날 거기 있었는데
다음 날에 없어져 버렸죠
416
00:31:44,630 --> 00:31:50,730
이름도 잊어버렸어요
그냥 그렇게 됐어요
417
00:31:51,200 --> 00:31:53,760
저는 돌아왔으니 다행이죠
여기 있으니까요
418
00:31:54,600 --> 00:31:57,830
하지만 아주 많은 병사들이
아직도 거기 남아있습니다
419
00:31:57,830 --> 00:31:59,060
행방불명 되어서요
420
00:32:00,200 --> 00:32:03,860
포탄이 참호 안으로 들어오면
뭔가 맞히게 마련이죠
421
00:32:03,860 --> 00:32:14,100
몸이 산산조각 나서 그냥 없어져 버려요
그래서 그저 공포스럽죠
422
00:32:16,100 --> 00:32:20,160
저는 죽는 건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어요
두렵지 않았어요
423
00:32:21,030 --> 00:32:26,630
하지만 다른 이들은
저는 살아남았으니 운이 좋았던 거죠
424
00:32:27,830 --> 00:32:29,430
저는 지금 제 삶에 만족해요
425
00:32:33,700 --> 00:32:35,000
삶이 행복해요
426
00:32:36,200 --> 00:32:41,160
새로운 반려자도 있고요
사랑스러운 여자예요
427
00:32:42,060 --> 00:32:50,200
월요일에는 88, 89살이 돼요
멋진 여자예요
428
00:32:51,930 --> 00:32:56,760
저희는, 제 아내, 그리고 제 반려자는
전 남편에 대해서 이야기해요
429
00:32:56,760 --> 00:32:59,460
그러니까 저희는 좋은 관계죠
430
00:33:00,400 --> 00:33:03,900
전남편도 제2차 세계대전에
참전한 군인이었다고 하더라고요
431
00:33:10,030 --> 00:33:17,600
자기가 정확히 뭘 원하는지 깨닫는 건
쉬운 일이 아니에요
432
00:33:18,060 --> 00:33:24,300
그냥 하는 일을 하는 거죠
433
00:33:24,300 --> 00:33:31,430
시키는 일을 하고, 들어갔다 나와서
그리고 며칠 후에는 다른 곳에 있죠
434
00:33:32,260 --> 00:33:40,930
수원에는 학교가 있었습니다
건물 일부가 완전히 부서져 있었죠
435
00:33:40,930 --> 00:33:50,300
그 큰 전쟁이 끝난 후
철로 된 둥근 탱크에 물을 데웠어요
436
00:33:50,300 --> 00:33:57,600
그릴 하나를 넣고, 저희가 몸을 씻을 수 있게
소년들이 파이프를 고쳤어요
437
00:33:58,400 --> 00:34:05,400
어느 날 밤, 어느 멍청한 사람들이
저희가 임무를 수행하러 갔을 때
438
00:34:05,400 --> 00:34:07,730
제 생각에는 불을 켜놓고 갔던 거 같아요
439
00:34:08,300 --> 00:34:16,430
제가 돌아와서 석유가 든 작은 콩 통조림 통을
던져 넣었다가, 눈썹을 태워먹었어요
440
00:34:17,560 --> 00:34:18,800
정말 바보 같은 일이었죠
441
00:34:18,800 --> 00:34:25,360
하지만 저희는 온수 때문에 불이 필요했습니다
며칠씩 세수나 샤워를 못했으니까요
442
00:34:25,360 --> 00:34:32,260
할 수가 없었죠
겨울에는 최악이었고요
443
00:34:32,430 --> 00:34:33,430
무슨 일이었죠?
444
00:34:33,830 --> 00:34:41,760
죽은 사람이 있어도 땅에 묻을 수가 없었어요
묻을 수가 없었고, 그 시체는 거기에 있었죠
445
00:34:42,600 --> 00:34:47,000
그런 일을 기억이라고 하겠죠
이제 다시 생각나네요
446
00:34:47,000 --> 00:34:49,860
- 호주 군인이었나요?
- 영국군이었습니다
447
00:34:49,860 --> 00:34:55,160
- 죄송해요, 영국군에 계셨죠
- 미안해할 것 없어요
448
00:34:55,160 --> 00:35:01,000
- 계속 대공포 부대에 계셨던 거죠?
- 네
449
00:35:01,600 --> 00:35:08,330
저희는 그런 화기가 아주 적었어요
450
00:35:08,830 --> 00:35:15,930
저희는 야포를 사용했고
고지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했습니다
451
00:35:16,560 --> 00:35:18,830
저는 무례한 말을 할 생각은 없지만
452
00:35:18,830 --> 00:35:22,760
차 옆면에 검은색 구멍이 있는
흰색 사각형이 그려져 있었고
453
00:35:22,760 --> 00:35:25,160
사람들은 저희를
날아다니는 똥구멍이라고 불렀어요
454
00:35:28,330 --> 00:35:33,600
- 왜 한국에 계셨는지 아세요?
- 네, 한국인을 지키기 위해서였죠
455
00:35:33,630 --> 00:35:38,000
공산주의자가 한국을 장악하는 걸
막기 위해서요
456
00:35:38,460 --> 00:35:40,930
그 당시에는 공산주의가 팽배했습니다
457
00:35:41,330 --> 00:35:50,730
미국에 맥아더 장군이 있었는데
영화배우들은 공산주의자여서 쫓겨났었죠
458
00:35:51,130 --> 00:35:55,260
폴 로브슨은 아주 멋진 가수였는데
459
00:35:55,430 --> 00:36:01,300
공산주의자라고 말하는 바람에
러시아에 가서 살게 됐죠
460
00:36:01,860 --> 00:36:04,660
찰리 채플린도 그렇고요
461
00:36:06,060 --> 00:36:09,260
저희는 공산주의와 맞서 싸우고 있었습니다
462
00:36:09,660 --> 00:36:20,160
그렇게 사람들이 죽어가는 끔찍한 상황에서
"왜 내가 여기에 있지?
463
00:36:20,160 --> 00:36:24,500
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지?"라고
자문하신 적 있으세요?
464
00:36:24,500 --> 00:36:26,030
그렇게 생각하신 적 있나요?
465
00:36:26,030 --> 00:36:36,100
저희는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갔던 거예요
전쟁이라는 일을 하러 파견됐죠
466
00:36:36,100 --> 00:36:45,160
- 한국을 언제 떠나셨어요?
- 4월이 아니고, 1953년 5월에요
467
00:36:47,060 --> 00:36:50,000
- 네?
- 4월요, 4월인 것 같아요
468
00:36:50,000 --> 00:36:53,930
- 한국에 얼마나 오래 계셨죠?
- 전쟁 시작부터 끝까지요
469
00:36:53,930 --> 00:36:57,760
왜요? 순환근무는 안 하셨나요?
470
00:36:57,760 --> 00:37:06,130
저는 후방에서만 근무하기로 계약했습니다
아니, 3년을 복무하기로 계약했습니다
471
00:37:06,130 --> 00:37:09,730
- 3년간 6·25전쟁에 참전하는 게 제 임무였어요
- 대단합니다
472
00:37:11,260 --> 00:37:13,160
저는 3년간 자원했습니다
473
00:37:13,960 --> 00:37:16,530
- 순환근무는 안하고요?
- 안 했습니다
474
00:37:16,560 --> 00:37:18,730
- 안 하셨어요?
- 저희는 한국을 떠난 적이 없어요
475
00:37:18,760 --> 00:37:23,700
저희가 한국을 떠난 건 전선이
부산까지 내려왔을 때뿐이었습니다
476
00:37:23,700 --> 00:37:27,030
그때 병력 수송선을 타고
연안 해역에 머물렀어요
477
00:37:27,030 --> 00:37:30,300
5-6일 정도 후에 다시 상륙했습니다
478
00:37:31,430 --> 00:37:36,900
그랬더니 부산 방어선 근처에
병력들이 별로 없고 다시 북상한 거죠
479
00:37:36,900 --> 00:37:41,800
저희는 해안에서 병력 수송선을 타고
연안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상륙했습니다
480
00:37:42,430 --> 00:37:44,900
- 3년 동안 한국에 계셨군요
- 네
481
00:37:44,900 --> 00:37:49,760
- 놀랍습니다, 많은 걸 보셨겠어요
- 한국을 많이 봤죠
482
00:37:51,630 --> 00:37:54,360
특히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?
483
00:37:59,900 --> 00:38:03,030
아니요, 좋은 건 기억이 안 나요
484
00:38:05,000 --> 00:38:13,860
저는 한국의 산들과 골짜기들만 기억나요
그리고, 모르겠어요
485
00:38:15,630 --> 00:38:25,160
저는, 뭐라고 하죠, 아무한테나 한국말로 이야기해요
여기 쇼핑센터에서도요
486
00:38:25,160 --> 00:38:32,600
누가 지나가면 말을 걸어서, 어디 가요?
"여기"라고 합니다
487
00:38:33,630 --> 00:38:39,760
"여기" 그게 생각이 났어요
488
00:38:39,760 --> 00:38:44,600
어디서 왔어요? 얼마나 여행하셨어요?
하는 말이요
489
00:38:47,730 --> 00:38:56,330
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한테나 말했습니다
그 당시에는 쇼핑센터에 갈 수가 없었거든요
490
00:38:58,500 --> 00:39:04,100
선생님께서는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
전혀 모르셨다가, 한국에서 3년을 지내셨습니다
491
00:39:04,100 --> 00:39:06,230
전혀 몰랐죠
492
00:39:06,230 --> 00:39:13,100
하지만 3년을 지내셨고
한국에 돌아가서 변화를 목격하셨죠
493
00:39:13,860 --> 00:39:16,660
이제 한국은 선생님께
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?
494
00:39:17,660 --> 00:39:21,500
한국은 아름다운 곳이고
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
495
00:39:22,700 --> 00:39:26,960
저는 한국에서 아주 쉽게
살 수 있을 것 같아요
496
00:39:26,960 --> 00:39:34,330
이제 저는 너무 나이 들었고
제 반려자는 다른 곳에 가려고 하지 않아요
497
00:39:34,330 --> 00:39:35,600
다른 곳으로 이사하기에는 너무 늙었어요
498
00:39:35,600 --> 00:39:41,960
저는 작년 말고 그 전 해에
한국에 다시 가보려고 했는데
499
00:39:43,000 --> 00:39:47,460
반려자가 빨리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
안 가려고 했습니다
500
00:39:48,000 --> 00:39:52,030
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
여기저기 다녀야 하니까요
501
00:39:52,030 --> 00:39:58,830
저는 그런 걸 정말 좋아해요
다른 식당에 가서 다른 음식을 먹고 그런 거요
502
00:40:01,300 --> 00:40:05,300
6·25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
503
00:40:05,300 --> 00:40:07,630
- 잊혀진 전쟁이요
- 왜 그럴까요?
504
00:40:07,630 --> 00:40:15,530
제가 듣기론 전쟁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
미군에 따르면 치안활동이라고 했습니다
505
00:40:15,530 --> 00:40:20,600
치안활동이라고요
결코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았어요
506
00:40:20,830 --> 00:40:25,160
다들 전투를 하고 있었는데 웃기는 소리죠
507
00:40:26,330 --> 00:40:32,800
저는 사실 솔직히
중국군이 왜 개입했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
508
00:40:33,700 --> 00:40:36,060
중국군 수는 정말 많았고 다들 어렸죠
509
00:40:39,560 --> 00:40:45,100
그건 북한과 중국이 동맹국이고
510
00:40:45,100 --> 00:40:49,330
맥아더 장군이 만주까지
치고 올라가려고 했기 때문입니다
511
00:40:49,330 --> 00:40:52,200
그렇게 놔두진 않았을 겁니다
512
00:40:52,200 --> 00:40:54,560
그것도 기억나요
513
00:40:57,460 --> 00:41:03,000
그리고 판문점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
514
00:41:03,000 --> 00:41:10,060
북한 병사가 저기 있는데
왜 가서 악수를 못하는지 말입니다
515
00:41:11,360 --> 00:41:15,430
그리고 무례한 동작도 하면 안되고요
516
00:41:17,360 --> 00:41:21,960
판문점 회의장에서도 마찬가지고요
517
00:41:21,960 --> 00:41:26,200
큰 탁자에 빨간 선이 있고
저쪽은 북한, 이쪽은 한국이잖아요
518
00:41:26,800 --> 00:41:28,830
- 말도 안돼요
- 말도 안 되죠
519
00:41:28,830 --> 00:41:32,060
다른 사람한테 가서
악수도 못하다니 말입니다
520
00:41:33,230 --> 00:41:34,660
저는 자유로운 석공입니다
521
00:41:37,800 --> 00:41:42,500
저희는 아직도 남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
522
00:41:42,500 --> 00:41:43,600
당분간일 겁니다
523
00:41:43,600 --> 00:41:47,230
평화조약이 없기 때문에
원칙적으로는 아직도 전쟁 상태예요
524
00:41:47,230 --> 00:41:50,060
- 평화조약은 결코 없었죠
-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?
525
00:41:50,060 --> 00:41:53,800
평화조약에 서명해야 된다고 생각해요
가능한 빨리요
526
00:41:53,800 --> 00:41:58,730
저는 한국인이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
서로 같은 말을 쓰잖아요
527
00:41:59,430 --> 00:42:04,730
중국어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
한국은 한 국가가 돼야 해요
528
00:42:05,560 --> 00:42:13,630
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이
국경 이쪽과 저쪽에 따로 살다니, 그건 안돼요
529
00:42:13,630 --> 00:42:18,900
- 통일각을 아시죠, 아직도 거기 있나요?
- 네
530
00:42:19,030 --> 00:42:26,960
그리고 그 주위의 탑들도 다 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