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33 --> 00:00:09,021
제 이름은 모리스 피어스입니다
2
00:00:09,100 --> 00:00:17,367
피(P)이(E)에이(A)알(R)에스(S)
1951년에 6·25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온 군인입니다
3
00:00:17,367 --> 00:00:20,700
가운데 이름도 있으시죠?
미들네임이요
4
00:00:20,700 --> 00:00:25,167
예, 버트럼(Bertrum)이에요
비(B)이(E), 알(R)티(T)알(R)에이(A)엠(M)
5
00:00:25,167 --> 00:00:27,967
- 이름은 모리스이고요
- 네
6
00:00:27,967 --> 00:00:30,967
엠(M)에이(A)유(U)알(R)
아이(I)시(C)이(E)
7
00:00:30,967 --> 00:00:31,767
네, 맞아요
8
00:00:31,767 --> 00:00:35,367
- 하지만 모리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?
- 편하신 대로 하세요
9
00:00:36,067 --> 00:00:41,867
-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세요?
- 1929년 11월 14일입니다
10
00:00:41,867 --> 00:00:46,167
- 대공황 당시에 태어나셨네요?
- 대공황기가 반쯤 지났을 때 태어났죠
11
00:00:46,167 --> 00:00:52,067
대공황이 1930년에 시작됐고
1933년에는 절정이었거든요
12
00:00:52,633 --> 00:00:59,267
- 전세계에 걸쳐서요
- 그 당시 삶은 어땠나요?
13
00:01:00,000 --> 00:01:02,700
부모님은 아주 힘드셨겠지만
14
00:01:02,700 --> 00:01:08,867
아이들은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
상관없이 빨리 적응하는 법이지요
15
00:01:08,900 --> 00:01:13,500
재미있는 시절을 보냈는데
다른 아이들처럼 저도 길거리의 아이들이었습니다
16
00:01:13,500 --> 00:01:17,967
패딩턴(Paddington)에 있는 가족들은
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
17
00:01:17,967 --> 00:01:22,400
하루하루 겨우 살아갔습니다
18
00:01:22,400 --> 00:01:26,900
대공황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
호주에서도 힘든 시기였습니다
19
00:01:27,333 --> 00:01:30,967
선생님께서 스스로를
페들 보이(Peddle Boy)로 설명하셨더라고요
20
00:01:30,967 --> 00:01:33,367
이게 무슨 의미인가요?
페들 보이가?
21
00:01:33,367 --> 00:01:43,300
페들(Peddle)은 시드니의 한 교외지역이에요
시드니 동쪽에 있는 교외지역이죠
22
00:01:44,167 --> 00:01:53,233
노동자들이 전쟁 중에 살던 빈곤지역입니다
23
00:01:54,283 --> 00:02:02,650
모든 사람들이 힘들었던 때라 페들 보이라고
불린다는 것은 일종의 영예이기도 합니다
24
00:02:03,200 --> 00:02:05,100
저도 그 근처 출신입니다
25
00:02:05,100 --> 00:02:11,133
예전에는 페들 보이
지금은 중령으로 예편하셨군요
26
00:02:11,133 --> 00:02:14,833
골드코스트 지역에서는
아주 유명하신 6·25전쟁 참전용사시죠
27
00:02:14,833 --> 00:02:20,800
- 엄청난 변화를 겪으셨네요
-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
28
00:02:20,800 --> 00:02:25,267
그 당시에도 6·25전쟁은 저에게
가장 의미가 깊은 일이었습니다
29
00:02:25,267 --> 00:02:31,067
6·25전쟁에 참전하셔서 오늘날에 이르실 것이라고
당시에 생각하신 적이 있습니까?
30
00:02:31,067 --> 00:02:32,033
생각 못했습니다
31
00:02:32,033 --> 00:02:33,000
- 어린 시절에는요?
- 생각 못했습니다
32
00:02:33,000 --> 00:02:37,767
길거리를 쏘다니거나 전차를 타고
어디 가거나 하는 생각만 했으니까요
33
00:02:37,767 --> 00:02:39,233
전혀 생각 못했습니다
34
00:02:39,233 --> 00:02:42,667
- 페들 보이셨으니까요
- 그렇죠
35
00:02:43,200 --> 00:02:51,833
선생님 가족 배경에 대한 말씀 부탁드려요
자라실 때 부모님과 남매에 대한 거요
36
00:02:51,833 --> 00:03:02,333
가족이 힘든 시기를 보냈었습니다
아버지는 다른 가족을 돌봐야 했거든요
37
00:03:02,900 --> 00:03:10,433
직장에서 임금이 얼마 되지 않아서
그 당시 돈이나 음식을 구하는 게 힘들었습니다
38
00:03:10,833 --> 00:03:14,967
제2차 세계대전 초,
1939년 정도까지 계속됐죠
39
00:03:14,967 --> 00:03:18,067
호주에서 대공황이 상당히 길었으니까요
40
00:03:18,967 --> 00:03:23,000
선생님과 가족들도 무척 힘드셨겠네요
41
00:03:23,000 --> 00:03:28,367
가족들은 힘들었지만
어린아이는 그걸 모르니까요
42
00:03:28,367 --> 00:03:30,867
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죠
43
00:03:30,867 --> 00:03:34,633
길거리를 쏘다니며 놀고
군것질을 하곤 했습니다
44
00:03:34,633 --> 00:03:40,300
우리는 걱정이 없었습니다
훨씬 나중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
45
00:03:40,300 --> 00:03:43,667
- 형제나 자매가 있으신가요?
- 아니요, 외동아들이었습니다
46
00:03:43,667 --> 00:03:49,233
외동아들이셨군요
학창시절 말씀도 부탁드립니다
47
00:03:49,733 --> 00:03:58,267
초등학교는 패딩턴에서 다녔습니다
공부도 꽤 잘했습니다
48
00:03:58,267 --> 00:04:04,467
그래서 시드니에 있는 유명한
고등학교에 합격하기도 했습니다
49
00:04:04,467 --> 00:04:08,233
그게 시드니 남자고등학교
(Sydney Boys' High School)였습니다
50
00:04:08,567 --> 00:04:12,133
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들어갈 수 있는
유명한 학교였습니다
51
00:04:12,133 --> 00:04:16,933
그렇게 되면서 제 삶이
더 나아지게 되었던 것 같네요
52
00:04:16,933 --> 00:04:23,133
- 고등학교는 언제 들어가셨죠?
- 1942년에 갔죠
53
00:04:23,167 --> 00:04:24,967
- 1942년이요? 고등학교를요?
- 네
54
00:04:24,967 --> 00:04:30,733
1941년에 초등학교 졸업하고
고등학교는 1942년에 들어갔죠
55
00:04:30,733 --> 00:04:37,567
페들 보이로서 힘든 환경에서 자라셨는데
어떻게 시험에 합격하셨나요?
56
00:04:37,600 --> 00:04:39,733
공부를 잘 하셨나요?
어떻게 들어가셨어요?
57
00:04:39,733 --> 00:04:47,067
당시 호주 교육체계에서는
아이들 지능검사를 실시해서
58
00:04:47,067 --> 00:04:57,333
상위 100명을 선발해
시드니 남자고등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
59
00:04:57,333 --> 00:04:59,200
운 좋게도 거기 선발됐죠
60
00:04:59,200 --> 00:05:02,933
- 시험도 보신 건가요?
- 그럼요
61
00:05:02,933 --> 00:05:09,967
일종의 시험인데, 지능검사라고 불렀습니다
지능지수(IQ)검사라고 불렀죠
62
00:05:09,967 --> 00:05:13,700
그 일이 제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
계기가 됐습니다
63
00:05:13,700 --> 00:05:18,300
이 세계에서는 교육이 없으면
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
64
00:05:18,733 --> 00:05:22,233
어머님께서 무언가
마법을 부리시기라도 하셨나요?
65
00:05:22,400 --> 00:05:27,733
어머니는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셔서
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
66
00:05:27,733 --> 00:05:30,967
1942년에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
67
00:05:30,967 --> 00:05:39,500
그때부터는 집안에 수입원이 없어서
어머니나 저나 아주 힘들었습니다
68
00:05:39,500 --> 00:05:46,933
물론 어머니는 저를 부양하고 고등학교 5년을
공부 뒷바라지하시느라
69
00:05:46,933 --> 00:05:51,167
식당이나 카페에서 일하셨죠
70
00:05:51,467 --> 00:05:54,400
- 어머님이 대단하시네요
- 네, 맞아요
71
00:05:54,400 --> 00:06:02,900
- 고등학교는 언제 졸업하셨나요?
- 1946년인가?
72
00:06:04,333 --> 00:06:08,500
- 네, 그때 졸업했습니다
-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?
73
00:06:08,500 --> 00:06:13,133
운 좋게도 거기에서
또 입학시험에 합격해서
74
00:06:13,133 --> 00:06:17,167
던트룬(Duntroon) 왕립군사대학
(Royal Military College)에 진학했습니다
75
00:06:17,167 --> 00:06:22,333
- 던트룬 왕립군사대학이요
- 네, 그렇습니다
76
00:06:22,333 --> 00:06:28,033
아주 큰 혜택이었습니다
당시에는 전부 들어가고 싶어했거든요
77
00:06:28,033 --> 00:06:33,333
던트룬의 시드니 남자고등학교에
선발된 것은 아주 아주 운이 좋았어요
78
00:06:33,333 --> 00:06:36,933
던트룬이 지역 이름인가요?
79
00:06:36,933 --> 00:06:41,533
던트룬은 캔버러에 있는 대학 이름이에요
호주 및 뉴질랜드의 군사학교죠
80
00:06:41,533 --> 00:06:49,267
샌드허스트(Sandhurst) 4년 과정을
배우는 곳이에요
81
00:06:49,267 --> 00:06:53,800
- 오늘날의 사관학교에 해당하는 곳인가요?
- 그렇죠
82
00:06:53,800 --> 00:06:55,800
지금은 많이 발전해서 던트룬 옆에 있는
83
00:06:55,800 --> 00:06:58,767
국방사관학교
(Defense Force Academy)가 됐습니다
84
00:06:59,400 --> 00:07:03,000
고등학교에서 공부를
아주 잘 하셨나 보네요
85
00:07:03,000 --> 00:07:13,067
운이 좋았죠
반장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랬습니다
86
00:07:13,067 --> 00:07:20,000
어쩌다 보니 던트룬 입학자격을 얻은 거에요
공부벌레는 아니었지만요
87
00:07:20,000 --> 00:07:25,100
어쨌든 들어간 게 중요했습니다
그것이 내 인생 처음으로 내디딘 큰 걸음이었습니다
88
00:07:25,100 --> 00:07:28,533
좋습니다, 이 질문을 드릴게요
89
00:07:28,533 --> 00:07:36,933
대공황이라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
교육을 잘 받으셨는데요
90
00:07:38,033 --> 00:07:43,333
고등학교에서 한국에 대해
배우신 적이 있습니까?
91
00:07:43,333 --> 00:07:46,400
- 한국에 대해서는 들어 본 일이 없었습니다
- 들어보지 못하셨다고요?
92
00:07:46,400 --> 00:07:51,933
지리시간에도 다루지 않았습니다
사실 지리 자체도 없었습니다
93
00:07:52,900 --> 00:07:58,100
당시에 수학 두 과목, 과학 두 과목
언어 한 과목을 배웠습니다
94
00:07:58,100 --> 00:08:03,800
호주대학에 입학하려면
당시 교과과정이 그랬으니까요
95
00:08:03,800 --> 00:08:08,267
한국어 과목을 선택하신 것도 아니시죠?
96
00:08:08,267 --> 00:08:12,100
호주에는 한국어 과목이라는 게 없었습니다
97
00:08:13,200 --> 00:08:18,167
당시에 제가 알기로
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있었으니까요
98
00:08:18,167 --> 00:08:19,233
맞습니다
99
00:08:19,233 --> 00:08:22,633
- 한국에 대해서는 모르셨던 거군요?
- 몰랐죠
100
00:08:22,633 --> 00:08:27,100
- 지금은 6·25전쟁 참전용사가 되셨고요
- 그렇습니다
101
00:08:27,100 --> 00:08:31,533
-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?
- 사실 간단해요
102
00:08:31,533 --> 00:08:37,200
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군인이 될 수 있는
훌륭한 기회였죠
103
00:08:37,200 --> 00:08:41,067
또한 다른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는
훌륭한 기회이기도 했지요
104
00:08:43,400 --> 00:08:48,833
- 전쟁 후에 한국에 돌아가신 적이 있습니까?
- 1990년대에 다시 갔죠
105
00:08:48,833 --> 00:08:50,700
- 1990년대 초에요
- 1990년대요?
106
00:08:50,700 --> 00:08:57,033
1980년대 후반 아니면 1990년대 초반인데
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
107
00:09:00,000 --> 00:09:13,600
한국 정부에서 초청을 받아서
평화대사 메달도 받고 아주 좋은 여행도 했습니다
108
00:09:13,600 --> 00:09:15,767
정말 고마웠습니다
아주 좋았습니다
109
00:09:15,767 --> 00:09:22,900
그러면,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셨는데
1951년에서 1952년까지 한국에 계신거네요
110
00:09:22,900 --> 00:09:26,733
1953년, 아니, 1952년이 맞네요
일본에 간 것이 1953년이니까, 맞아요
111
00:09:26,733 --> 00:09:32,500
그리고 1990년대에 한국에 다시 가셨고요
112
00:09:34,467 --> 00:09:36,933
다시 가셨을 때 어떤 달라진 점이
눈에 띄셨나요?
113
00:09:37,467 --> 00:09:43,433
한국에 대해서 기억나는 건
한국 수도, 서울뿐이었습니다
114
00:09:43,433 --> 00:09:51,500
오페라 극장 근처에 병원이 있던 자리였죠
그곳 병원으로 후송됐었거든요
115
00:09:51,500 --> 00:09:53,067
제 고등학교가 그 근처였습니다
116
00:09:53,067 --> 00:09:54,133
- 그런가요?
- 네
117
00:09:54,133 --> 00:09:57,600
서울대학병원이죠
118
00:09:57,600 --> 00:10:02,333
어쨌든 당시에는 그곳이 폐허였습니다
폭격에 파괴됐었죠
119
00:10:03,000 --> 00:10:09,567
잔해가 된 건물 외에
다른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
120
00:10:09,567 --> 00:10:16,767
병원에는 아주 잠시 있었고
전선에 바로 다시 투입됐으니까요
121
00:10:16,767 --> 00:10:22,800
그런데 다시 본 서울은
아주 놀라운 현대 도시였습니다
122
00:10:23,600 --> 00:10:25,200
시드니 같았습니다
123
00:10:25,200 --> 00:10:27,667
사실 그 시점에 와서는
시드니보다 훨씬 컸지만 말이에요
124
00:10:27,667 --> 00:10:32,000
내가 알던 한국에서
놀랍도록 발전한 것이죠
125
00:10:32,400 --> 00:10:39,933
1952년에 한국을 떠나실 때 한국이 오늘날과
같은 모습이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126
00:10:40,367 --> 00:10:49,833
아니에요, 선생님도 아시겠지만
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훌륭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
127
00:10:49,833 --> 00:10:53,067
나라가 크게 성장한 거에요
128
00:10:53,067 --> 00:10:55,167
그렇게 성장할 거라고는
생각하지 못했습니다
129
00:10:55,700 --> 00:11:01,500
그냥 내가 한국을 떠날 때와
똑같은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
130
00:11:01,500 --> 00:11:03,700
그런데 누군가 나에게
그렇지 않다고 알려주더군요
131
00:11:05,600 --> 00:11:10,700
1990년대에 한국을 다시 보셨을 때의
첫 인상이 어땠는지
132
00:11:10,700 --> 00:11:19,867
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?
스스로 어떤 말을,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?
133
00:11:19,867 --> 00:11:25,467
놀랍도록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
134
00:11:25,500 --> 00:11:33,367
빈곤에 허덕이던 도시에서
현대적인 대도시가 됐으니까요
135
00:11:33,367 --> 00:11:40,933
아주 놀랐습니다, 쇼핑몰을 돌아다니며
집에 가져올 선물을 샀는데요
136
00:11:40,933 --> 00:11:47,200
호주에 있는 가게들보다 훨씬 좋더군요
137
00:11:49,900 --> 00:11:54,400
호주의 도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
발전한 도시를 보고 있던 것이죠
138
00:11:55,133 --> 00:11:57,100
정말 놀랐습니다
139
00:11:57,300 --> 00:12:06,000
한국은 태즈메니아섬과 같은 크기에요
호주가 한국보다 78배 더 크죠
140
00:12:06,400 --> 00:12:09,900
현재 한국의 경제규모 순위가
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?
141
00:12:09,900 --> 00:12:18,200
- 5, 4 아니면 3위 정도 되나요?
- GDP 기준으로 세계 제11위 규모입니다
142
00:12:20,633 --> 00:12:24,767
아, 그렇군요
내가 아는 건 호주보다 훨씬 더 크다는 거에요
143
00:12:24,767 --> 00:12:28,833
우리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지만요
144
00:12:28,833 --> 00:12:31,100
지금 호주는 한국과 관계가 아주 돈독해요
145
00:12:31,100 --> 00:12:32,900
물론이죠, 맞습니다
146
00:12:32,900 --> 00:12:34,933
그것에 대해서 우리가 아주 고마워하고 있죠
147
00:12:34,933 --> 00:12:41,500
우리는 선생님이 한국을 재건할 기회를
가질 수 있도록 싸워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
148
00:12:42,067 --> 00:12:46,467
아마 호주 참전용사에게 그렇게
감사를 표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겁니다
149
00:12:46,467 --> 00:12:53,500
지난 30년간 우리를 지원해준
유일한 나라라고 생각해요
150
00:12:53,500 --> 00:12:55,867
그 점도 아주 고맙죠
151
00:12:55,867 --> 00:13:01,500
그리고, 아시다시피, 6·25전쟁은
'잊혀진 전쟁'이라고 하기도 합니다
152
00:13:01,500 --> 00:13:11,367
참전용사 여러분들의 고귀한 복무와
희생이 가져온 아름다운 결과에도 불구하고
153
00:13:11,367 --> 00:13:12,700
이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있거든요
154
00:13:12,700 --> 00:13:17,200
호주만이 아니라 미국
세계 어디에서도 말이에요
155
00:13:17,233 --> 00:13:20,233
한국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죠
왜 그럴까요?
156
00:13:20,233 --> 00:13:28,400
저는, 6·25전쟁이 러시아와 영국 등과 같은
양 진영 주요 국가들 사이의
157
00:13:28,400 --> 00:13:32,333
냉전으로 발발했다고 생각해요
158
00:13:32,333 --> 00:13:38,267
전세계가 대부분 전쟁이라면
진력이 나 있었습니다
159
00:13:38,300 --> 00:13:40,133
당시에 전쟁을 막 끝낸 참이었으니까요
160
00:13:40,133 --> 00:13:42,767
- 제2차 세계대전 말씀이시지요
- 제2차 세계대전이요
161
00:13:42,767 --> 00:13:48,433
사람들이 실질적인 군사 갈등에
많이 지쳐있는 상황이었습니다
162
00:13:48,433 --> 00:13:54,600
호주가 참전하는 것도
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
163
00:13:55,467 --> 00:13:58,933
무슨 일이 일어날지도
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고
164
00:13:58,933 --> 00:14:04,100
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정치상황도
아주 어려웠으니까요
165
00:14:04,100 --> 00:14:14,633
국경에서도, 전 세계에 긴장이 감돌았습니다
그리고 당시 핵무기의 위협도 만연했습니다
166
00:14:14,633 --> 00:14:19,133
모두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했고
폭탄이 떨어지지 않을까 두려워했습니다
167
00:14:19,700 --> 00:14:25,367
한국은 오랜 세월 동안 그런 배경에 있었지요
168
00:14:25,367 --> 00:14:32,167
사실 한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
1960년대, 1970년대 들어서였고
169
00:14:32,167 --> 00:14:38,667
그때 6·25전쟁에 대해서
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
170
00:14:39,333 --> 00:14:42,800
책이나 각종 사업을 통해서 알려진 겁니다
171
00:14:43,467 --> 00:14:54,767
가평과 마량산, 감악산 전투에 참전했던
당시 우리 장군님이나 제3대대장이
172
00:14:55,533 --> 00:15:02,900
호주군이 우리가 한 일을
인정할 때가 됐다고 결정하셨죠
173
00:15:02,900 --> 00:15:05,467
이 분이 당시에 호주군 최고사령관이었어요
174
00:15:05,467 --> 00:15:08,533
-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?
- 프랭크 해셋 장군이시죠
175
00:15:08,533 --> 00:15:10,800
이후 호주 육군사령관이 되셨습니다
176
00:15:10,800 --> 00:15:15,133
해셋 장군님께서 그렇게 결정하신 뒤로
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
177
00:15:15,133 --> 00:15:20,800
그 후로 한국 대사관과
긴밀하게 공조하기 시작했습니다
178
00:15:20,800 --> 00:15:22,900
그 점이 아주 감사하죠
179
00:15:23,433 --> 00:15:28,767
선생님은 여기 골드코스트의
6·25전쟁 참전용사회 회장이셨습니다
180
00:15:28,767 --> 00:15:32,467
- 캐스케이드 가든에 기념관이 있죠?
- 네
181
00:15:32,467 --> 00:15:36,433
그 말씀을 좀 해주시겠어요?
기념관 건립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?
182
00:15:36,433 --> 00:15:39,000
기념관 건립은 의미가 컸습니다
183
00:15:39,700 --> 00:15:45,567
제가 예편하고 민간 부문에서
일하면서 꽤 성공을 거뒀죠
184
00:15:45,567 --> 00:15:49,067
그 후에 할 일을 찾고 있는데
185
00:15:49,067 --> 00:15:53,600
당시에 제가 귀국군인회
(Returned Services League)에 참여했습니다
186
00:15:53,600 --> 00:15:58,567
그 때 생각했던 것이, 당시 하나도 없었던
기념관을 건립하면 참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
187
00:15:58,900 --> 00:16:05,667
모두 6·25전쟁에 대해서 잊고 있었기 때문에
기념관을 건립하고 싶었습니다
188
00:16:05,667 --> 00:16:17,200
그리고 마침 2009년에 우리가
몇 년 동안 관계를 맺고 있던 한인회가
189
00:16:17,800 --> 00:16:26,167
7월 27일에, 한인회가 기념관을
건립하자는 의사를 타진해 왔습니다
190
00:16:26,700 --> 00:16:30,833
그렇게 저와 회의를 가졌죠
191
00:16:30,833 --> 00:16:33,233
- 골드코스트에서였나요?
- 골드코스트에서요
192
00:16:33,233 --> 00:16:37,867
다른 한인사회 지도자들과 함께였습니다
이 선생님과 변 선생님 등등
193
00:16:37,867 --> 00:16:47,500
그렇게 앉아서 기념관 건립 방안을 의논했습니다
아주 커다란 사업이었습니다
194
00:16:47,900 --> 00:17:00,267
주정부, 골드코스트 시의회, 연방정부
그리고 한국 대사관에서 지원을 받아야 했으니까요
195
00:17:00,267 --> 00:17:07,267
소박하게 25,000달러로 시작했습니다
196
00:17:07,267 --> 00:17:12,167
골드코스트에 있는 한인사회 여러분들이
모금한 돈이었지요
197
00:17:12,167 --> 00:17:15,400
자신들 돈, 가게 돈으로
25,000달러를 모은 거에요
198
00:17:16,000 --> 00:17:22,200
그리고 제가 25,000달러를
참전용사들을 대표해서 기부했습니다
199
00:17:22,200 --> 00:17:24,767
그렇게 처음에 50,000달러가 모였습니다
200
00:17:24,767 --> 00:17:26,833
- 25,000달러를 직접 기부하셨군요
- 네
201
00:17:26,833 --> 00:17:30,100
50,000달러가 모였을 때
이제 충분히 모았다고 생각했습니다
202
00:17:30,100 --> 00:17:35,533
그리고 건립을 시작했고
시의회 승인도 얻었거든요
203
00:17:35,533 --> 00:17:38,600
그런데 50,000달러로는
전혀 충분하지가 않은 거에요
204
00:17:38,600 --> 00:17:42,533
그래도 반드시 짓겠다고 결심하고는
205
00:17:42,533 --> 00:17:46,300
기념관이 건립될 퀸즈랜드주의 수상을 찾아가
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
206
00:17:46,300 --> 00:17:51,300
그러자 그들도 호의적이었습니다
또 25,000달러를 지원해 주셨습니다
207
00:17:51,300 --> 00:17:55,767
그 다음에는 연방정부와 접촉해서
또 25,000달러를 받았고요
208
00:17:55,767 --> 00:18:02,233
그렇게 갑자기 기본 1단계를 진행할
충분한 자금이 모였습니다
209
00:18:02,233 --> 00:18:03,800
- 100,000달러가 된거네요?
- 네
210
00:18:03,800 --> 00:18:08,633
그렇게 1단계에서 2단계를 위한
기초를 닦았죠
211
00:18:08,867 --> 00:18:17,967
그리고 당시에는 한인들이
총영사관과 대사관과 함께 논의했습니다
212
00:18:17,967 --> 00:18:25,467
기념관 건립 취지에 동의하여
지원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
213
00:18:25,867 --> 00:18:33,067
그렇게, 호주 달러로
십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해 주셨죠
214
00:18:33,067 --> 00:18:34,200
기본적으로...
215
00:18:34,200 --> 00:18:36,433
- 그렇게 계속 지원이 더해진 거군요
- 네
216
00:18:36,433 --> 00:18:42,467
최종적으로는 200,000달러
넘게 모였습니다
217
00:18:42,467 --> 00:18:50,033
그 자금으로 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었습니다
골드코스트 주민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
218
00:18:50,033 --> 00:18:55,333
자원봉사로 참여하고
설계도면 제작도 저렴하게 해 주셨습니다
219
00:18:55,333 --> 00:19:00,233
그리고 거의 원가로
기념관을 지어줄 건설업체도 찾았고요
220
00:19:00,233 --> 00:19:02,967
그렇게 진행됐습니다
221
00:19:04,233 --> 00:19:12,867
기념관은 2011년이 되어서야 완공됐습니다
약 13개월이 소요된 겁니다
222
00:19:13,100 --> 00:19:22,667
골드코스트에서 시작부터 완료까지 진행된
대형 건설사업은 그게 유일했던 것 같아요
223
00:19:22,667 --> 00:19:28,567
퀸즈랜드에서 기념관을 볼 수 있다니
우리 모두에게 굉장하고 멋진 경험이었지요
224
00:19:28,567 --> 00:19:32,700
이전에는 기념관을 보려면
캔버라까지 가야 했으니까요
225
00:19:33,033 --> 00:19:39,733
저도 캐스케이드 가든에 갔었습니다
홍보센터에서 첫 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
226
00:19:39,733 --> 00:19:43,433
아주 아름다웠습니다
가평에서 가져온 바위 등등이요
227
00:19:43,433 --> 00:19:44,300
맞아요
228
00:19:44,300 --> 00:19:46,367
아주 훌륭한 기념관을 건립해 주셨습니다
229
00:19:46,367 --> 00:19:48,367
공사가 반쯤 진행됐는데
230
00:19:49,400 --> 00:19:56,033
한인회 분들이 가평에서 뭔가를
가져오지 않겠냐고 하시는 거에요
231
00:19:56,033 --> 00:19:59,233
그래서 가평에 있는 바위를
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죠
232
00:19:59,233 --> 00:20:05,933
- 누구도 생각 못할 기념품이 될 테니까요
- 맞습니다
233
00:20:05,933 --> 00:20:11,100
그렇게 가평에서
아주 아름다운 바위를 가져왔습니다
234
00:20:11,100 --> 00:20:20,133
가평 시장님과 의논을 한 다음에 말이에요
개관하기 일주일 전에 가져다 놨죠
235
00:20:20,500 --> 00:20:28,567
그렇게 커다란 바위를 쌓아 놓은 것을
건설업체를 다시 불러서
236
00:20:28,567 --> 00:20:32,933
지금 위치로 옮겨야 했습니다
237
00:20:32,933 --> 00:20:37,133
그렇게 개관 3일 전에 준비를 마쳤으니
아주 운이 좋았죠
238
00:20:37,133 --> 00:20:42,567
- 페들 출신께서 엄청난 일을 하셨네요
- 그래요,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였죠
239
00:20:42,567 --> 00:20:51,100
6·25전쟁 참전용사, 전역한 군인
이제 호주 시민이 된 민간인들까지 말이에요
240
00:20:51,100 --> 00:20:52,767
한국 출신 시민들이었습니다
241
00:20:52,767 --> 00:20:58,100
그렇게 기념관을 건립한 것은 잘 된 일이지만,
그것 말고도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
242
00:20:58,100 --> 00:21:05,000
우리가 싸웠던 6·25전쟁에 대해서
사람들을 교육하는 것입니다
243
00:21:05,000 --> 00:21:05,867
아, 그럼요, 네
244
00:21:05,867 --> 00:21:09,400
이전에는 아무것도 모르셨던 나라에 대해서
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?
245
00:21:09,400 --> 00:21:15,167
아무도 6·25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
이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?
246
00:21:15,167 --> 00:21:17,767
호주에서의 이러한 현실을
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?
247
00:21:17,767 --> 00:21:29,233
호주의 참전용사들을 지원해 줌으로써
한국으로서는 최대한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
248
00:21:29,233 --> 00:21:30,667
한국에서 우리를 지원해 주셨죠
249
00:21:30,667 --> 00:21:37,767
그리고 이미 인정도 받았는데
지금 그 이상 무언가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
250
00:21:38,500 --> 00:21:41,833
우리가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는데
251
00:21:42,333 --> 00:21:48,633
베트남전 참전용사들도
6·25전쟁 참전용사들과 관계가 깊습니다
252
00:21:48,933 --> 00:21:55,000
그리고 이렇게 매년 놀라운 지원을 해 주시는데
여기에서 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
253
00:21:55,000 --> 00:21:57,933
아주 감사해하고 있습니다
254
00:21:58,433 --> 00:22:04,267
호주는 이라크와
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여했고
255
00:22:04,267 --> 00:22:07,067
미국이 싸우고 있는
다른 전투에도 참전했습니다
256
00:22:07,067 --> 00:22:14,067
두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
잊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
257
00:22:14,067 --> 00:22:17,167
6·25전쟁도 잊혀지고 있고
258
00:22:17,167 --> 00:22:24,433
그래서 베트남전, 이라크전쟁
아프가니스탄전쟁에 가치를 두고자 하는 거지요
259
00:22:24,833 --> 00:22:28,567
이제 역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데
아주 고무적인 일입니다
260
00:22:28,567 --> 00:22:32,600
이러한 지원을 향후에도 지속할 수 있다면
매우 기쁘겠습니다
261
00:22:33,100 --> 00:22:39,233
저희 재단에서는 역사 교사들과 함께 노력해서
262
00:22:39,233 --> 00:22:43,833
교육과정 교재, 교안
그리고 6·25전쟁과 한국에 대한
263
00:22:43,833 --> 00:22:47,967
1차, 2차 자료를 제공하는 데
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
264
00:22:47,967 --> 00:22:49,800
교사들이 그 역사를
가르칠 수 있도록 말이죠
265
00:22:49,800 --> 00:22:52,333
그리고 이러한 인터뷰도
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
266
00:22:52,333 --> 00:22:56,833
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이 인터뷰를 활용해서
267
00:22:56,833 --> 00:23:01,333
호주 교사들을 위한 교안을
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
268
00:23:01,333 --> 00:23:04,333
예, 그렇게 영향을
미칠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
269
00:23:04,333 --> 00:23:08,433
골드코스트 지역에서
역사 교사 아는 분 있으신가요?
270
00:23:08,433 --> 00:23:10,333
아뇨, 애석하지만 없네요
271
00:23:10,333 --> 00:23:14,633
저희가 연락을 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
좀 찾아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
272
00:23:14,633 --> 00:23:16,433
네, 찾아봐야겠네요
273
00:23:16,433 --> 00:23:21,900
- 골드코스트에 있는 교사들은 전부 교육부에...
- 네
274
00:23:21,900 --> 00:23:25,133
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연결 고리가 없어서요
275
00:23:25,133 --> 00:23:34,733
호주 역사 교사 단체를 알려주신다면
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
276
00:23:34,733 --> 00:23:39,200
참전용사 여러분들의 유지를
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
277
00:23:39,200 --> 00:23:42,333
- 같이 노력해 보죠
- 부탁드립니다
278
00:23:42,700 --> 00:23:49,700
이제 선생님 복무 시절 얘기로 돌아가 보죠
던트룬 군사대학에 관해 말씀 해주시죠
279
00:23:49,700 --> 00:23:52,400
왕립군사대학 말입니다
어떠셨나요?
280
00:23:52,400 --> 00:23:54,900
과정이 힘드셨나요?
281
00:23:54,900 --> 00:23:59,500
네, 힘들었습니다
경쟁도 심하고
282
00:23:59,500 --> 00:24:04,800
샌드허스트와 미국
또는 다른 나라 사관학교와 같아요
283
00:24:05,200 --> 00:24:09,567
학업도 충실히 하고
리더십도 익혀야 하는데
284
00:24:09,567 --> 00:24:12,667
그 기준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
쉽지가 않죠
285
00:24:12,667 --> 00:24:21,100
그래서 졸업할 때 아주 자랑스러웠죠
인생이 완전해진 느낌이었습니다
286
00:24:21,100 --> 00:24:25,500
이제 교육도 받았고
세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
287
00:24:25,500 --> 00:24:31,967
던트룬에서 졸업하고 처음 한 일은
물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이었고요
288
00:24:31,967 --> 00:24:36,967
하지만, 그때까지 한국과
관련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하셨죠?
289
00:24:36,967 --> 00:24:41,433
그렇죠
호주인 누구도 당시에는
그런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
290
00:24:41,433 --> 00:24:45,567
던트룬에서 졸업할 때
병과는 어떻게 되셨나요?
291
00:24:45,567 --> 00:24:46,900
저는 보병이었습니다
292
00:24:46,900 --> 00:24:49,733
보병이요
293
00:24:49,733 --> 00:24:53,967
- 1950년이었죠?
- 네
294
00:24:53,967 --> 00:24:57,400
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셨나요?
일본으로 바로 가셨나요?
295
00:24:57,400 --> 00:25:03,000
아니에요, 우선 휴가를 갔다가
시드니에 있는 대대로 배속됐습니다
296
00:25:03,000 --> 00:25:09,467
그곳에서 5월경에 항공기를 타고
한국으로 향했습니다
297
00:25:10,367 --> 00:25:13,433
- 아마 그 해 중반이었을 겁니다
- 일본에도 가셨었죠?
298
00:25:15,367 --> 00:25:21,800
비행기에서 내리기는 했는데
일본에서 머무르지는 않았습니다
299
00:25:21,800 --> 00:25:26,533
6·25전쟁 파견명령을 받은 후
일본 하라무라 전투병과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죠
300
00:25:26,533 --> 00:25:30,233
아, 그러면 한국에 가시는 길에
일본에 들르신 것이군요?
301
00:25:30,267 --> 00:25:34,667
DC 항공기에 탑승해 한국으로 갔죠
302
00:25:34,700 --> 00:25:41,067
- 한국에는 언제, 어디로 입국하셨나요?
- 한국에 갔을 때, 제가 들은 얘기는...
303
00:25:42,900 --> 00:25:46,433
- 7월이었나요?
- 6월 말 아니면 7월 초였습니다
304
00:25:47,467 --> 00:25:51,200
- 1950년이었죠?
- 1951년이에요
305
00:25:51,200 --> 00:25:53,167
아, 1951년이군요
죄송합니다
306
00:25:53,167 --> 00:25:56,433
호주군이 참전한 것은
1950년 9월 29일이었습니다
307
00:25:56,433 --> 00:26:02,033
네, 어디로 입국하셨죠?
부산이었나요? 인천?
308
00:26:02,033 --> 00:26:03,667
- 아니에요, 김포였습니다
- 김포였군요
309
00:26:03,667 --> 00:26:07,867
도착한 후 바로 전장으로 이동했습니다
310
00:26:08,533 --> 00:26:10,800
어디로 가셨나요?
어느 전장으로 가셨죠?
311
00:26:10,800 --> 00:26:19,467
가평 바로 동쪽이었는데요
삼천 계곡 근처였습니다
312
00:26:21,967 --> 00:26:25,867
- 당시 소속은 어떻게 되셨나요?
- 제3대대였죠
313
00:26:25,867 --> 00:26:29,867
- 제3대대요
- C중대 소속이었고요
314
00:26:29,867 --> 00:26:36,433
제3왕립호주연대 C중대 소속이었습니다
315
00:26:36,433 --> 00:26:39,300
제3RAR
316
00:26:40,100 --> 00:26:43,367
제3왕립호주연대, 제3 RAR입니다
317
00:26:44,833 --> 00:26:48,333
당시 위관이셨고, 중위셨지요?
소위셨나요?
318
00:26:48,333 --> 00:26:51,000
소위였죠
던트룬을 졸업하고 바로...
319
00:26:51,000 --> 00:26:58,800
소위로 임관하고 처음 지휘를 맡았으니까요
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었습니다
320
00:26:59,267 --> 00:27:01,000
결혼한 날 빼고는 말이에요
321
00:27:01,033 --> 00:27:03,700
- 소대장이셨군요
- 네
322
00:27:03,700 --> 00:27:05,833
휘하에 병사가 몇이나 있었죠?
323
00:27:05,833 --> 00:27:10,867
원래 30명이 있어야 했는데
보통은 24에서 26명 사이였습니다
324
00:27:15,133 --> 00:27:21,800
도착 시 가평의 상황에 대해
말씀해 주시겠어요? 어떠셨나요?
325
00:27:21,800 --> 00:27:26,600
적은 누구였고, 상황은 어땠나요?
자세하게 설명해 주십시오
326
00:27:26,600 --> 00:27:33,467
상황은 어려웠습니다
우리가 있는 지역이 가평 인근지역이었습니다
327
00:27:35,267 --> 00:27:43,867
영국군 대대 하나가 함락됐죠
감악산에서 글로스터대대 전체를 잃은 거에요
328
00:27:43,867 --> 00:27:46,733
우리는 감악산 동쪽에 있었습니다
329
00:27:46,733 --> 00:27:50,267
로젠지(Logenge)라고 부르는
긴 지형이었습니다
330
00:27:50,267 --> 00:27:59,900
거기에 두 달 정도 있다가
적진으로 강을 따라 순찰을 했습니다
331
00:27:59,900 --> 00:28:07,367
그곳에서 사실 10월에
마량산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
332
00:28:07,367 --> 00:28:10,600
하지만 그 당시에는 몰랐죠
적어도 저는 몰랐습니다
333
00:28:12,167 --> 00:28:16,133
- 적은 누구였나요?
- 상대는 중국군이었습니다
334
00:28:16,133 --> 00:28:17,000
중국군이요?
335
00:28:17,000 --> 00:28:28,267
왜냐하면 그 당시 북한군에...
가평전투 직전에 중국군이 합류했거든요
336
00:28:30,067 --> 00:28:34,700
당시 일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?
하루하루 무엇을 하셨나요?
337
00:28:34,700 --> 00:28:38,867
어린 학생들을 위해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
338
00:28:38,867 --> 00:28:45,467
어린 학생들을 위해서 설명하자면
우리는 방어진지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있었습니다
339
00:28:45,467 --> 00:28:48,467
구멍을 파고 땅 속에서 살았죠
340
00:28:48,467 --> 00:28:57,233
그리고 낮에는 방어진지를 치우고
배선을 수리하고
341
00:28:57,233 --> 00:29:03,700
주변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했습니다
342
00:29:03,700 --> 00:29:13,767
동시에 훈련도 하고 나가서 순찰도 했습니다
그곳에서 적진으로 여러 차례 순찰을 나갔죠
343
00:29:13,767 --> 00:29:18,967
대부분 순찰에서는 적을 만나지 않았습니다
344
00:29:18,967 --> 00:29:27,600
작은 마을과 아직 그곳에 남아있던
한국인 민가를 지날 기회가 있었습니다
345
00:29:27,600 --> 00:29:32,833
군인들이 자기 동네를 지나니까
아주 불안해 했지만
346
00:29:32,833 --> 00:29:40,000
우리는 우리가 적이 아니라
친구라고 말해주었습니다
347
00:29:40,000 --> 00:29:44,667
주로 여자들과 가족들이었습니다
348
00:29:44,667 --> 00:29:49,600
남자들은 우리를 보자마자
산으로 뛰어 올라갔죠
349
00:29:50,367 --> 00:29:51,867
여러분에게 호의적이었나요?
350
00:29:51,867 --> 00:29:55,267
네, 그랬습니다
아주 호의적이었습니다
351
00:29:55,267 --> 00:29:58,100
당시 한국 사람들의 생활상태는 어땠나요?
352
00:29:58,100 --> 00:30:04,433
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
텃밭도 직접 가꾸면서 먹고 살고 있었습니다
353
00:30:04,767 --> 00:30:09,633
흔히 마을이나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
보통 사람처럼 살고 있었습니다
354
00:30:09,633 --> 00:30:13,433
아마 한국의 다른 지역에 있는 분들도
같은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
355
00:30:13,433 --> 00:30:16,700
그리고 남자들은 전쟁에 나갔고
나머지 식구들이 뒤에 남아 살고 있었던 거죠
356
00:30:18,467 --> 00:30:22,600
그런 모습을 보니 아주 슬펐습니다
357
00:30:23,333 --> 00:30:27,400
결국에는 당시 적에 대해
작전을 수행하게 됐습니다
358
00:30:27,400 --> 00:30:29,733
민든 작전(코만도 작전)이었습니다
359
00:30:29,733 --> 00:30:35,833
- 작전명이 뭐였지요?
- 민든, 엠(M)아이(I)엔(N)디(D)이(E)엔(N)입니다
360
00:30:35,833 --> 00:30:40,133
- 민든이요? 왜 민든이었나요
- 뭐, 이름 붙이는 이유야 제가 알 수 없죠
361
00:30:40,133 --> 00:30:48,800
어쨌든 사미천을 지나서
방어진지를 구축했는데, 반응이 왔습니다
362
00:30:48,800 --> 00:30:52,633
- 그게 언제였나요?
- 6월경이었을 겁니다
363
00:30:52,633 --> 00:30:57,300
- 1950년이요?
- 1951년 마량산전투 한 달 전쯤이었습니다
364
00:30:59,233 --> 00:31:07,567
물론 나중에, 이 작전이
한 달 후에 있을 마량산을 목표로 한
365
00:31:07,567 --> 00:31:12,300
영연방 사단의 작전을 위한
대대 연습이었다는 걸 알게 됐죠
366
00:31:12,933 --> 00:31:15,033
그래서 다시 돌아갔습니다
367
00:31:15,033 --> 00:31:18,000
그러니까 실제 전투가 아니라
작전이었다는 말씀이신가요?
368
00:31:18,000 --> 00:31:20,833
아, 전투는 맞아요
아무도 안 나와서 그렇지
369
00:31:23,067 --> 00:31:24,233
대단한 전투였네요?
370
00:31:24,233 --> 00:31:28,233
포병부대가 폭격을 맞아서
부상자가 몇 명 발생했습니다
371
00:31:28,233 --> 00:31:32,567
그리고 아무도 나오지 않아서
다시 돌아갔습니다
372
00:31:32,567 --> 00:31:36,967
다음으로는 마량산전투를 준비했습니다
전투가 시작된 게 10월 초였습니다
373
00:31:36,967 --> 00:31:41,300
그 말씀을 좀 해주세요
마량산전투에 대해서요
374
00:31:41,300 --> 00:31:48,733
마량산에는 3개 연대로 구성된
영연방 사단이 있었습니다
375
00:31:48,733 --> 00:31:55,033
우리가 소속된 연대에는
영국군 대대가 둘 있었는데
376
00:31:55,033 --> 00:32:00,667
코스비스(Cosbies)와 KSLI였어요
세 번째 대대가 제3RAR 소속이었고요
377
00:32:00,667 --> 00:32:12,567
아주 복잡하고 굉장한 전투였습니다
아군 사상자도 상당히 많았죠
378
00:32:13,300 --> 00:32:22,367
영연방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
보병전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
379
00:32:23,300 --> 00:32:28,100
아주 중요한 전투였고
5일 동안 지속됐습니다
380
00:32:28,100 --> 00:32:37,267
전투 결과 당시 사미천 주요 지형이었던
355고지와 317고지를 점령했습니다
381
00:32:37,267 --> 00:32:42,967
355고지와 317고지를 말씀해 주셨는데
227고지도 있었습니다
382
00:32:42,967 --> 00:32:45,933
도그 초소(Dog Outpost) 말입니다
383
00:32:45,933 --> 00:32:52,633
227고지전투는
1952년 1월에 참전했습니다
384
00:32:53,233 --> 00:33:01,167
그곳으로 돌아가서 진지를 구축하고
210고지를 점령했습니다
385
00:33:01,167 --> 00:33:09,800
355고지와 317고지의 일부였죠
386
00:33:09,800 --> 00:33:13,867
우리는 전방에
중국군 바로 옆에 위치했습니다
387
00:33:13,867 --> 00:33:19,067
전초기지라고 부르는 작은 진지에 있었습니다
388
00:33:20,000 --> 00:33:24,333
그리고 전초기지를 통해서 주변을 볼 수 있도록
중국군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
389
00:33:24,333 --> 00:33:29,000
그 위쪽에 항상 적을 감시하던
우리 초소가 있었습니다
390
00:33:29,033 --> 00:33:31,400
말하자면 매일 인사를 나눈 거죠
391
00:33:31,400 --> 00:33:39,033
그런데 그곳이 조용하길래
그곳을 점령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에요
392
00:33:39,067 --> 00:33:48,600
밤에 공격을 감행했는데
불행히도 중국군 주둔 병력이 매우 강해서
393
00:33:48,600 --> 00:33:51,567
많은 사상자를 내고
철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
394
00:33:51,567 --> 00:34:00,900
하지만 그건 C중대 7분대의 임무였습니다
제 처음 야간전투였죠
395
00:34:00,900 --> 00:34:05,100
아주 어려웠습니다
396
00:34:05,100 --> 00:34:10,700
전투에서 승리했더라도
상황을 파악하기가 아주 어려웠을 거에요
397
00:34:10,700 --> 00:34:13,067
주변이 어두웠으니까요
398
00:34:14,333 --> 00:34:17,900
고지 위에서 우리를 위해
탐조등을 비췄는데
399
00:34:17,900 --> 00:34:23,367
오히려 그것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려고
둘러볼 때 눈이 부시기만 했습니다
400
00:34:23,367 --> 00:34:25,600
탐조등은 실패였죠
401
00:34:25,600 --> 00:34:32,333
그러나 우리는 고지에서 밀려나
기존 진지로 철수했습니다
402
00:34:32,633 --> 00:34:39,700
- 그게 227고지 도그 전초기지 전투였던 거군요?
- 네, 맞아요
403
00:34:39,700 --> 00:34:45,733
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
말씀해 주셨는데요
404
00:34:45,733 --> 00:34:47,900
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?
405
00:34:47,900 --> 00:34:52,900
어떻게 살아남으셨고
그 당시 경험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?
406
00:34:52,900 --> 00:34:55,400
옛 상처가 되살아나는 느낌이신가요?
407
00:34:55,400 --> 00:35:00,067
호주군 병사들이
얼마나 놀라웠던가를 생각하게 됩니다
408
00:35:00,067 --> 00:35:07,767
10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
세 차례 대규모 전투를 치렀는데
409
00:35:07,767 --> 00:35:15,133
제가 있던 소대가 매번 선봉에 섰습니다
전사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
410
00:35:15,133 --> 00:35:18,967
그렇게 다섯 달 동안
세 차례 전투를 치르면서
411
00:35:18,967 --> 00:35:23,700
가해지는 압박과 어려움은 믿기 힘들 정도에요
412
00:35:23,700 --> 00:35:32,067
하지만 잘 버텨냈고, 너무 힘들어서 고향으로
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병사는 없었습니다
413
00:35:32,067 --> 00:35:36,733
그저 묵묵히 그 과정을 버텨낸 겁니다
아주 위대한 이야기죠
414
00:35:37,433 --> 00:35:40,633
- 그리고 다행히도 살아남으셨고요
- 살아남았죠
415
00:35:40,633 --> 00:35:42,267
아무 일 없이요
선생님께서는 다치지 않으셨나요?
416
00:35:42,267 --> 00:35:43,933
그 전에 부상을 당했습니다
417
00:35:43,933 --> 00:35:45,533
몇 번이나 당하셨나요?
어디에서 당하셨죠?
418
00:35:45,533 --> 00:35:51,500
- 317고지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
- 317고지 말씀이시군요
419
00:35:51,500 --> 00:35:56,167
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선에 남아있다가
420
00:35:56,167 --> 00:36:02,533
잠시 서울로 후송된 지
일주일 후에 전선으로 복귀했습니다
421
00:36:03,700 --> 00:36:08,567
그래서 훈장을, 어떤 훈장이었죠?
422
00:36:08,567 --> 00:36:13,067
최고 훈장을 받으셨던 걸로 아는데요
전공십자훈장(Military Cross)이었나요?
423
00:36:13,067 --> 00:36:14,233
네
424
00:36:14,233 --> 00:36:18,000
그게 호주 정부에서 수여하는
최고 훈장인가요?
425
00:36:18,000 --> 00:36:20,300
소대장에게 주어지는 훈장 치고는 높지만
426
00:36:20,300 --> 00:36:22,800
최고 훈장은 빅토리아 십자훈장
(Victoria Cross)이죠
427
00:36:22,800 --> 00:36:26,033
- 그리고 우리가...
- 이것부터 여쭤볼게요
428
00:36:26,033 --> 00:36:30,900
어떤 공로로 훈장을 받게 되셨나요?
어떤 일로 받으신 것이죠?
429
00:36:30,900 --> 00:36:32,200
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
430
00:36:32,200 --> 00:36:35,967
355고지나 317고지
아니면 227고지전투였을 텐데요
431
00:36:35,967 --> 00:36:40,133
저를 비롯해 5명이
전공십자훈장을 함께 받았습니다
432
00:36:40,133 --> 00:36:46,233
- 전부 선생님 소대 소속이었나요?
- 아니에요, 중대와 대대 소속 병사였습니다
433
00:36:47,867 --> 00:36:54,233
아주 커다란 상이었어요, 저한테 의미가 컸죠
인생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
434
00:36:54,233 --> 00:36:58,733
전투에서 호주 병사들을
지휘했다는 것 말이에요
435
00:36:59,567 --> 00:37:04,767
세 차례 전투를 거치시면서
두려우셨던 적은 없나요?
436
00:37:04,767 --> 00:37:10,433
잘은 모르겠습니다
소대장 일은 간단해요
437
00:37:10,433 --> 00:37:14,000
중대장이 임무를 분담해서
명령하기 때문이죠
438
00:37:14,400 --> 00:37:20,600
그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
대부분은 일이 잘 풀리죠
439
00:37:20,600 --> 00:37:25,867
물론 신중하게 행동했습니다
총격을 당하기는 싫었으니까요
440
00:37:27,900 --> 00:37:33,767
하지만 소대원들 전부 355고지에서의
첫 전투를 이겨냈습니다
441
00:37:33,767 --> 00:37:37,933
고지로 가는 길에 박격포 포격을
심하게 받긴 했습니다
442
00:37:38,367 --> 00:37:43,833
분대가 셋이었는데, 그중 한 분대가
전원이 부상을 당해서 전투에서 제외되었습니다
443
00:37:43,833 --> 00:37:49,267
결국 증원도 없이 2개 분대만 남겨진 것이죠
444
00:37:49,267 --> 00:37:53,867
아주 훌륭한 대원들이었습니다
아주 훌륭했습니다
445
00:37:56,500 --> 00:38:02,933
목숨을 잃을 뻔 하신 다른 일이나
위험한 순간이 있었나요?
446
00:38:03,700 --> 00:38:05,267
그 이야기도 해 주시겠어요?
447
00:38:05,733 --> 00:38:14,033
전쟁은 언제나 위험하죠
정확히 기억은 안 나네요
448
00:38:14,033 --> 00:38:21,300
317고지전투와 355고지전투에서는
수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
449
00:38:21,300 --> 00:38:30,800
우리 소대에서 내가 같이 있던 분대가
박격포 포격을 받았어요
450
00:38:31,133 --> 00:38:35,267
파편 때문에 옷이 찢어졌습니다
451
00:38:35,267 --> 00:38:41,900
상의 왼쪽 위 주머니에
야전복무 포켓북이 있었는데
452
00:38:42,733 --> 00:38:49,433
그 책에 커다란 파편이 박히기도 했습니다
다른 병사들도 비슷했을 거에요
453
00:38:49,433 --> 00:38:56,667
어떤 병사들은 장비를 잃기도 했습니다
아주 힘든 시기였습니다
454
00:38:56,700 --> 00:39:01,733
하지만 우리가 계속 전진하지 않았다면
재앙이 발생했겠죠
455
00:39:01,733 --> 00:39:03,867
그곳에서 전투가 벌어진 이유는
알고 계셨나요?
456
00:39:03,867 --> 00:39:08,067
그럼요, 우리에게는 목표가 있었으니까요
지역을 점령해야 했습니다
457
00:39:08,067 --> 00:39:14,900
- 어느 지역이었나요?
- 220고지와 그 뒤에 있는 지역이었습니다
458
00:39:14,900 --> 00:39:17,867
그리고 그 길을 따라서
355고지로 진출하는 것이었습니다
459
00:39:20,000 --> 00:39:26,200
우리 중대장님이 아주 훌륭한 군인이셨습니다
프랭크 해셋 대대장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
460
00:39:27,067 --> 00:39:30,667
4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전투를 치렀습니다
461
00:39:31,333 --> 00:39:34,100
프랭프 해셋 장군이 참전하셨나요?
6·25전쟁에 참전하셨군요?
462
00:39:34,100 --> 00:39:39,533
프랭크 해셋 장군께서는
마량산전투 당시 대대장이었습니다
463
00:39:41,333 --> 00:39:45,367
나중에 장군으로 진급하셨는데
가장 높은 계급으로 진급하셨죠
464
00:39:45,367 --> 00:39:48,467
네, 맞습니다, 그분 맞아요
465
00:39:48,467 --> 00:39:52,700
해셋 장군님 말씀을 좀 더 해주세요
더 아시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
466
00:39:52,700 --> 00:40:04,067
장군께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복무하셨죠
최연소로 중령에 진급하신 분이었습니다
467
00:40:06,167 --> 00:40:09,800
사관학교도 우등으로 졸업했고요
468
00:40:12,467 --> 00:40:14,167
성함이 어떻게 되셨죠?
철자가 어떻게 되나요?
469
00:40:14,167 --> 00:40:17,000
프랜시스 해셋(Francis Hasset)
에이치(H)에이(A)에스(S) 둘, 이(E)티(T) 둘
470
00:40:17,033 --> 00:40:18,733
잠시만요, 에이치(H)에이(A)...
471
00:40:18,767 --> 00:40:21,567
에스(S) 둘, 이(E)티(T) 둘이에요
472
00:40:21,567 --> 00:40:24,500
- 이(E)더블유(W)...
- 이(E)티(T) 둘이에요
473
00:40:24,500 --> 00:40:27,233
이(E)티(T) 둘, 알겠습니다
해셋 장군님
474
00:40:27,233 --> 00:40:29,433
- 성함이 프랜시스셨군요
- 프랜시스 해셋이에요
475
00:40:30,467 --> 00:40:32,800
나중에 호주군 참모총장이 되셨죠
476
00:40:32,800 --> 00:40:42,633
- 당시 그분은 제3대대장이었나요?
- 네, 당시 제3대대장이었습니다
477
00:40:43,300 --> 00:40:52,800
가장 뛰어나고 비범한 군인으로
전쟁기념관에 기록되어 있죠
478
00:40:54,267 --> 00:41:00,267
전투에 대해서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
이제 좀 더 일상적인 면을 알아볼까 합니다
479
00:41:00,267 --> 00:41:03,333
제 생각에는 모두 각자의 임무를 수행했고
480
00:41:03,333 --> 00:41:06,967
프랜시스 대대장은 언제나
대대 선두에 계셨습니다
481
00:41:06,967 --> 00:41:09,433
항상 선두에서 지휘했습니다
482
00:41:09,433 --> 00:41:16,100
보병 소대들이 적과 대치하면
바로 우리 뒤의 대대 본부에 계셨습니다
483
00:41:16,100 --> 00:41:18,367
정말 놀라운 분이셨죠
484
00:41:18,367 --> 00:41:23,100
그런 분을 지휘관 또는 상관으로 모시는 것은
정말 대단한 행운이죠
485
00:41:23,100 --> 00:41:24,667
그럼요
486
00:41:25,200 --> 00:41:29,167
이제 한국 복무 당시 일상적인 면에 대한
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
487
00:41:29,167 --> 00:41:31,733
잠은 어디서 주무셨나요?
식사는 어디서 하셨고요?
488
00:41:31,733 --> 00:41:34,333
당시 생활조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
489
00:41:34,333 --> 00:41:38,133
생활이라고 하면
야전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아요
490
00:41:38,133 --> 00:41:43,733
한 달 동안 전선에 투입되고
다시 후방으로 나와서 재정비도 하고
491
00:41:43,733 --> 00:41:48,333
몸도 씻은 다음 다시
전방에 투입될 준비를 하거든요
492
00:41:48,333 --> 00:41:55,933
전선에 있을 때는 상황이 힘들죠
제대로 씻을 수도 없고, 물도 부족해요
493
00:41:57,167 --> 00:42:02,833
더운데다가, 참호에서 살기 때문에
잠자기도 힘들죠
494
00:42:02,833 --> 00:42:08,733
참호에 사니까, 여름은 꽤 덥고
겨울은 말도 못하게 추웠습니다
495
00:42:08,733 --> 00:42:12,133
- 뉴질랜드 출신이시잖아요
- 아니, 호주 출신...
496
00:42:12,133 --> 00:42:14,133
아, 죄송합니다, 호주 출신이시죠
497
00:42:14,133 --> 00:42:19,400
참호 위에 커피를 올려놓으면
얼 정도입니다
498
00:42:19,400 --> 00:42:29,800
그렇게 참호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서
적군이 기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지내는 것이죠
499
00:42:29,800 --> 00:42:32,133
아주 어려웠습니다
500
00:42:32,133 --> 00:42:36,300
물론 나중에 사미천에서는
더 나빴지만 말이에요
501
00:42:36,867 --> 00:42:39,900
- 뜨거운 식사는 하셨나요?
- 아니에요
502
00:42:39,900 --> 00:42:48,500
뜨거운 식사는 후방에서나 먹을 수 있었습니다
우리는 미군 전투식량을 먹었습니다
503
00:42:48,500 --> 00:42:51,233
전투식량에서 가장 좋은 메뉴가
무엇이었나요?
504
00:42:51,233 --> 00:42:56,100
햄과 콩이 있었는데요
물론 햄만 있고 콩은 없거나
505
00:42:56,100 --> 00:42:57,833
콩만 있고 햄은 없거나 그랬습니다
506
00:42:57,833 --> 00:43:04,600
그리고 주로 절인 쇠고기와
비스킷으로 살았던 것 같네요
507
00:43:05,100 --> 00:43:12,067
벙커나 텐트에서 주무셨나요?
아니면 참호?
508
00:43:12,067 --> 00:43:13,933
전부 참호에서 잤습니다
509
00:43:13,967 --> 00:43:18,700
소대에 벙커가 하나 있었는데
나중에는 참호에서 잤습니다
510
00:43:18,700 --> 00:43:21,067
- 참호에서 주무셨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