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00 --> 00:00:09,233
안녕하세요, 제 이름은 헨리 토마스 풀리
(Henry Thomas Pooley)입니다
2
00:00:09,233 --> 00:00:14,833
철자는 피(P)오(O)오(O)엘(L)이(E)와이(Y)입니다
하지만 보통 해리라고 부르죠
3
00:00:14,833 --> 00:00:18,067
에이치(H)에이(A)알(R)알(R)와이(Y)
해리 풀리입니다
4
00:00:19,233 --> 00:00:27,733
-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시나요?
- 1930년 11월 13일입니다
5
00:00:27,767 --> 00:00:28,967
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?
6
00:00:28,967 --> 00:00:34,133
-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나요?
- 11월 13일이에요
7
00:00:34,133 --> 00:00:39,333
1930년이니까, 다음 생일 때
여든 아홉이 되지요
8
00:00:39,333 --> 00:00:40,733
- 여든 아홉이요
- 네
9
00:00:40,733 --> 00:00:44,433
- 정정하시네요, 비결이 뭔가요?
- 일하는 거지요
10
00:00:44,433 --> 00:00:46,167
일이요? 어떤 일을 하세요?
11
00:00:46,167 --> 00:00:54,533
제가 볼 때, 사람 몸은 하느님께서
당신 모습에 따라 설계하신 기계에요
12
00:00:55,233 --> 00:01:03,300
기계란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거에요
일 하지 않으면 쇠퇴하거든요
13
00:01:03,300 --> 00:01:09,600
자동차를 예를 들면, 화학작용 때문에
타이어와 배터리가 노후화되는 거에요
14
00:01:09,600 --> 00:01:11,400
그래서 본네트가 없는 차는...
15
00:01:11,400 --> 00:01:13,433
- 하지만 지금은 은퇴하셨잖아요?
- 다시 말해주겠어요?
16
00:01:13,433 --> 00:01:15,167
지금은 은퇴하셨죠?
17
00:01:15,167 --> 00:01:20,767
글쎄, 은퇴는 했지만 여전히 집수리도
제가 다 하니까 말이에요
18
00:01:20,767 --> 00:01:30,800
손재주가 좀 있어서, 집도 제가 지었어요
침실이 여섯 개 있는 벽돌집이에요
19
00:01:30,800 --> 00:01:32,067
직접 지으셨다고요?
20
00:01:33,500 --> 00:01:37,733
- 선생님께서 직접이요?
- 그래요
21
00:01:37,733 --> 00:01:44,100
하청일을 했는데, 전문분야는
디젤기관 공급장치 기술자였습니다
22
00:01:45,800 --> 00:01:51,467
그런데, 어디 보자, 어느 시절부터
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까요?
23
00:01:51,867 --> 00:01:56,867
사실 질문이 여럿 있는데요
우선,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?
24
00:01:56,867 --> 00:02:02,267
이곳 브리즈번에서 1930년에 태어났어요
25
00:02:02,533 --> 00:02:08,733
당시 있던 레이디 보우웬(Lady Bowen)
병원에서요
26
00:02:08,733 --> 00:02:10,433
지금은 안잭 하우스(Anzac
Australia New Zealand Army Corps
27
00:02:10,433 --> 00:02:11,767
호주 뉴질랜드 공동체의 의미)가
됐지만 말이에요
28
00:02:12,500 --> 00:02:15,167
고등학교는 언제 졸업하셨나요?
29
00:02:15,167 --> 00:02:17,467
고등학교에는 진학하지 않았어요
30
00:02:17,467 --> 00:02:23,367
고향인 뉴사우스웨일즈
텐터필드(Tenterfield)로 이사했는데
31
00:02:23,700 --> 00:02:33,067
아버지가 판매원이셨어요, 배우인
에롤 플린(Errol Flynn)하고도 같이 일하셨죠
32
00:02:33,067 --> 00:02:36,267
당시에는 유명하지 않았지만
33
00:02:36,267 --> 00:02:41,833
어쨌든 아버지가 크라이슬러 판매원이셨는데
이곳 저곳 많이 다니셨습니다
34
00:02:41,833 --> 00:02:45,133
그러다가 브리즈번으로 가셨는데
거기서 제 어머니
35
00:02:45,167 --> 00:02:51,367
매리 엘렌 풀리(Mary Ellen Pooley)와
결혼하셨죠
36
00:02:51,667 --> 00:03:02,600
그게 아마, 1928년이었습니다
37
00:03:03,433 --> 00:03:13,833
원래 영국 육군에서 복무하셨고
그 다음에는 상선대 해군수병으로 근무하셨는데
38
00:03:13,833 --> 00:03:19,600
1920년에 호주에 온 뒤 배를 떠나셨죠
그만 두신 거에요
39
00:03:20,433 --> 00:03:27,400
결국 브리즈번에 정착하셨는데
한 때는 담배 농사도 지었어요
40
00:03:28,533 --> 00:03:35,900
1930년에 제가 태어난 다음에도
이사를 많이 다녔어요
41
00:03:35,900 --> 00:03:42,233
어느 때에는 좋은 집에 살다가
다음에는 가난하게 살기도 했는데
42
00:03:42,700 --> 00:03:52,500
1930년대에 대공황이 왔을 때에는
직업을 유지하기가 아주 어려워서
43
00:03:53,000 --> 00:03:57,600
아버지는 여러 마을을 계속 돌아다녀야 했어요
44
00:03:57,800 --> 00:04:03,867
설탕, 밀가루, 차 같은 것을 배급을 받는데
담당관이 "지금 여기서 배급을 받았으니
45
00:04:03,867 --> 00:04:09,033
오늘 밤에 기차를 타고 다음 마을로 가는게
좋겠어" 라고 말하기도 했죠
46
00:04:09,033 --> 00:04:12,000
다음 마을에 갈 때까지 배급이 없는 거지요
47
00:04:12,000 --> 00:04:16,767
- 아주 힘든 시절을 보내셨군요
- 끔찍한 시절이었죠
48
00:04:16,767 --> 00:04:18,667
그렇다면 언제 입대하셨나요?
49
00:04:18,667 --> 00:04:26,800
이곳 브리즈번에 있을 때 입대했어요
1951년 8월 15일에요
50
00:04:28,267 --> 00:04:31,700
- 육군이었나요?
- 네, 육군이었습니다
51
00:04:32,533 --> 00:04:40,567
- 기초군사훈련은 어디서 받으셨나요?
- 노그라(Nogra)에서 3개월 동안 받았지요
52
00:04:40,800 --> 00:04:45,000
그리고 거기에서 빅토리아로 내려갔어요
53
00:04:45,000 --> 00:04:52,833
거기서는 천막에서 살았는데, 거기에서
훈련과정을 수료하고 공동막사로 가기도 했어요
54
00:04:54,167 --> 00:04:57,467
창문을 통해 골드윈강(Goldwyn River)의
차가운 물이 보였습니다
55
00:04:57,833 --> 00:05:04,367
거기에서 1952년 5월까지 훈련을 받았습니다
56
00:05:04,367 --> 00:05:09,900
그리고는 콴타스(Qantas) 항공편으로
날아가서, 홍콩에 머물렀어요
57
00:05:09,900 --> 00:05:17,600
홍콩에는 사실 관광객으로 갔지요
홍콩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서 지냈거든요
58
00:05:17,600 --> 00:05:20,667
페닌술라 호텔이었습니다
59
00:05:20,667 --> 00:05:27,033
그럼 한국 어디로 입국하셨나요?
한국 어디에 도착하셨죠?
60
00:05:27,033 --> 00:05:33,100
한국에는 일본에서 훈련을 받고 들어갔어요
61
00:05:33,100 --> 00:05:38,333
훈련 받을 때, 담당관이 제가 호주에서
신호병 과정을 이수한 사실을 알게 됐어요
62
00:05:38,333 --> 00:05:41,900
저는 한국에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
63
00:05:41,900 --> 00:05:49,133
저하고 다른 동료 두 명이
신호병이라는 사실을 그쪽에서 안 거에요
64
00:05:49,133 --> 00:05:51,000
그런데 저는 빠졌어요
65
00:05:51,000 --> 00:05:55,933
그 때 내 생각은, 어차피 내일 아침에 가면
나를 찾기가 힘들 거라는 것이었습니다
66
00:05:55,933 --> 00:05:59,200
그런데 동료 두 명이 상관에게 가서
이렇게 말한 거에요
67
00:05:59,200 --> 00:06:03,133
"그 친구 이름이 풀리입니다, 병장님
당신은 저희 없이는 아무데도 못 가요"
68
00:06:03,133 --> 00:06:12,300
그래서 돌아가야 했죠
그래서 신호병 보수교육을 다시 받았어요
69
00:06:12,300 --> 00:06:15,800
- 어디서 받으셨죠?
- 일본 하라무라(Haramura)에서요
70
00:06:15,800 --> 00:06:24,400
전투훈련학교였는데, 꽤 힘든 곳이었습니다
언제나 실탄사격훈련을 하곤 했죠
71
00:06:24,400 --> 00:06:35,667
거기서 훈련을 마치고는 다시
베이스 캠프였던 히로(Hiro)로 돌아갔어요
72
00:06:36,267 --> 00:06:47,167
그리고는 결국 실전에 배치됐어요
그게 8월 말인가 9월 초였을 거에요
73
00:06:47,533 --> 00:06:50,667
1952년 말이에요
74
00:06:50,700 --> 00:06:57,900
- 네, 그럼 한국에는 어디로 입국하셨나요?
- 8월 말, 9월 초쯤이었습니다
75
00:06:57,900 --> 00:06:59,433
입국한 지역은요?
어디로 입국하셨나요?
76
00:06:59,433 --> 00:07:01,467
- 아, 부산이었습니다
- 알겠습니다
77
00:07:01,467 --> 00:07:05,933
그 때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죠
78
00:07:05,933 --> 00:07:11,700
- 어느 부대셨죠?
- 왕립호주연대(Royal Australian Regiment) 제1대대였습니다
79
00:07:12,400 --> 00:07:15,600
제1영연방사단(First Commonwealth Division)
소속이었죠
80
00:07:15,600 --> 00:07:18,567
어느 중대 소속이셨나요?
81
00:07:18,567 --> 00:07:24,433
- 우선은 본부중대 신호병으로 있었습니다
- 신호병이요
82
00:07:24,433 --> 00:07:31,333
신호병 무전 신호 말이에요
전화선이 끊기면 수리도 하고요
83
00:07:31,967 --> 00:07:40,733
하지만 당시에는 전화교환대 일을 했어요
그다지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죠
84
00:07:40,733 --> 00:07:47,433
그 다음에는 제 친구가 있던
소총중대, D 중대로 옮겼어요
85
00:07:47,933 --> 00:07:54,367
그 친구는 12소대
저는 10소대 1분대였지요
86
00:07:54,633 --> 00:07:57,200
저희 분대에는 사람이 넷뿐이었습니다
87
00:07:57,533 --> 00:08:02,533
사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여
겨우 네 명만 남았던 거죠
88
00:08:02,533 --> 00:08:09,300
그렇게 중대로 복귀하여
첫 정찰을 나섰어요
89
00:08:09,300 --> 00:08:14,033
가서 브리핑을 받는데, 저희가
보완정찰을 한다는 거에요
90
00:08:15,133 --> 00:08:16,967
그리고 거기 병장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겁니다
91
00:08:16,967 --> 00:08:19,367
"풀리" 그래서
"예, 병장님" 하고 대답했죠
92
00:08:19,367 --> 00:08:21,633
병장이 다시
"자네가 우리 다음 차례 맞지?" 라고 했어요
93
00:08:21,633 --> 00:08:25,800
그래서 대답했죠 "예, 병장님"
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습니다
94
00:08:25,800 --> 00:08:31,367
그러니까 병장님이 "여기 무전기가 있으니까
가서 암호 받고 가서 준비해" 라고 하셨죠
95
00:08:31,367 --> 00:08:35,200
- 그리고 그것이 제 첫 임무였습니다
- 그게 어디였죠?
96
00:08:35,200 --> 00:08:43,933
아, 한국에서 처음 간 곳은 연천이었습니다
97
00:08:43,933 --> 00:08:51,000
사미천계곡을 둘러봤는데
남쪽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계곡이에요
98
00:08:51,000 --> 00:08:57,433
옛날 징기스칸 군대들이 주요 공격로로
삼았던 곳이라고 하더군요
99
00:08:57,433 --> 00:09:02,267
- 임진강이 근처에 있었나요?
- 그래요, 임진강이 저희 부대 전방을 돌아 흘렀죠
100
00:09:02,267 --> 00:09:05,333
연천에 있을 때는 고지에 있었습니다
101
00:09:05,333 --> 00:09:10,367
전방을 보면 강이 돌아서
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
102
00:09:10,367 --> 00:09:12,367
커다란 지뢰밭도 있었습니다
103
00:09:12,367 --> 00:09:23,633
그리고 저희 왼편에는 미 해병 제1사단
오른편에는 영국 왕립수발총병부대가 있었습니다
104
00:09:23,633 --> 00:09:26,267
아마 159고지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
105
00:09:26,267 --> 00:09:38,700
어쨌든, 그곳에서 3주 있다가 대대에 합류하고는
11월 1일에 실전 대대와 합류했습니다
106
00:09:39,333 --> 00:09:48,767
프린세스 패트리샤 연대(Princess Patricia)가
고지전투에서 크게 당한 직후였습니다
107
00:09:48,767 --> 00:09:52,367
아니, 패트리샤 연대가 아니라
RCR, 왕립캐나다연대라고 불렀어요
108
00:09:52,833 --> 00:09:56,967
심하게 습격을 당해서 제 기능을
발휘하지 못한 상태였죠
109
00:09:56,967 --> 00:09:59,700
방어선까지 무너졌었습니다
110
00:09:59,700 --> 00:10:07,600
그래서 지뢰밭을 뚫고 길을 찾아가야 했는데
지뢰를 밟아서 전사한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
111
00:10:08,400 --> 00:10:14,333
왜냐하면 호주군이나 영국군은 지뢰를 매설하면
눈에 띄게 매설하고 지도까지 있는데
112
00:10:14,667 --> 00:10:21,600
미군이나 캐나다군은 가끔 보면
지뢰를 무작정 깔아 놓는단 말이에요
113
00:10:21,600 --> 00:10:26,533
그 지뢰 사이로 빈틈이 있는데
만약 포격을 가하면
114
00:10:26,533 --> 00:10:32,300
미군이나 캐나다군은 한 곳에서 오래 주둔하다 보니까
지뢰 사이에 틈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지요
115
00:10:32,300 --> 00:10:35,233
몇 미터 이내까지도 말이에요
116
00:10:35,233 --> 00:10:39,933
중국군의 야전포병은 포격 능력도 우수 했고
박격포도 잘 운용하여
117
00:10:39,967 --> 00:10:44,667
그들은 사실 유능한 전사들이었습니다
118
00:10:44,667 --> 00:10:46,867
믿거나 말거나, 저희는 중국군의 능력을
높이 평가했습니다
119
00:10:46,867 --> 00:10:50,167
북한군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지만요
저희는 중국군을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
120
00:10:50,167 --> 00:10:54,333
왜냐하면 그들은 거기에
있고 싶어서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
121
00:10:54,333 --> 00:11:00,567
그리고 호주군은 중국군하고
암묵적인 정전규칙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
122
00:11:00,567 --> 00:11:04,267
저희는 들것을 지참한
그들의 구조대에 사격하지 않고
123
00:11:04,667 --> 00:11:08,067
그들도 저희 구조대를 쏘지 않는 식이었지요
124
00:11:08,233 --> 00:11:14,533
미군같은 경우엔 중국군 구조대에
사격을 하곤 했거든요
125
00:11:14,533 --> 00:11:19,367
그래서 중국군이 호주군을
아주 높이 평가하기도 했습니다
126
00:11:19,367 --> 00:11:21,067
아주 흥미로운 말씀입니다
127
00:11:21,067 --> 00:11:26,367
경우에 따라서는, 전방에 있다 보면
때때로 힘든 일을 겪게 되어
128
00:11:26,367 --> 00:11:30,500
서로간에 이상한 암묵적인
규칙이 형성되기도 하죠
129
00:11:30,900 --> 00:11:39,400
한 위치에 두 달 가량 매일 있다 보면 말이에요
밤에 포격이나 박격포 공격을 받을 수도 있어요
130
00:11:39,400 --> 00:11:40,967
공격을 받으면 나가야 되는 거에요
131
00:11:41,333 --> 00:11:45,867
그 때 저희가 고왕산이라는 곳에 있었는데
132
00:11:45,867 --> 00:11:50,400
영국군은 그 산의 높이를 따서
355고지라고 불렀어요
133
00:11:50,400 --> 00:11:54,000
아니면 "작은 지브롤터(Little Gibraltar)"
라고 불렀죠
134
00:11:55,333 --> 00:12:01,800
영국 친구들이 보기에는 지중해 해협에 있는
지브롤터처럼 비슷한 모양이 있었던 모양입니다
135
00:12:01,800 --> 00:12:04,300
- 선생님도 거기 계셨나요?
- 그래요
136
00:12:04,300 --> 00:12:08,600
- 고지 정상에 있었는데요
- 어떤 고지 말씀이세요?
137
00:12:08,600 --> 00:12:10,033
그러니까, 그 고지 꼭대기에
138
00:12:10,033 --> 00:12:12,100
- 355 말씀이세요?
- 355고지요
139
00:12:12,100 --> 00:12:20,633
거기 있던 주참호 깊이가 2.7m였습니다
기어 올라가 나갈 수 없었어요
140
00:12:20,633 --> 00:12:24,533
사격용 구덩이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만
나갈 수 있었죠
141
00:12:24,533 --> 00:12:31,900
그곳에 있으면서 저희가 겨울에 도착했는데
아직 여름 군화를 신고 있었습니다
142
00:12:33,133 --> 00:12:38,667
그래서 겨울용 군화를 신도록 지적을 받았고
두 개의 겨울용 군화를 지급받았죠
143
00:12:38,667 --> 00:12:42,200
주간이 되면 고지에 올라가기 바로 전에
144
00:12:42,200 --> 00:12:48,267
제2방어선을 위한 참호를
구축하기 위해 돌아가야만 했어요
145
00:12:48,533 --> 00:12:52,267
저희는 음지에서 일했는데
눈도 있었습니다
146
00:12:52,267 --> 00:12:57,767
그러니까 여름용 군화를 신으면 발이 시려
겨울용 전투화가 반드시 필요했던 거죠
147
00:12:57,767 --> 00:13:00,233
그러니까 장교 한 명이 그걸 지적하는 거에요
148
00:13:00,900 --> 00:13:04,133
"군에서는 아직 겨울이 오직 않은 걸로 돼 있으니
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라"라는 거에요
149
00:13:04,133 --> 00:13:08,700
군에서는"여기서는 9월 15일이 돼야 겨울이 오니
그 때 신어라"는 거였죠
150
00:13:09,333 --> 00:13:11,100
저는 그냥 신었지만요
151
00:13:11,100 --> 00:13:16,500
- 그곳에서 여러 전투에 참여하셨겠군요?
- 뭐라고 하셨죠?
152
00:13:16,500 --> 00:13:22,800
- 어떤 전투에 참가하셨는지 여쭤본 겁니다
- 전투에 직접 참여한 적은 많이 없어요
153
00:13:22,800 --> 00:13:29,833
적과 마주치거나 직접 접촉한 적이 없어서
결코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
154
00:13:30,367 --> 00:13:37,867
밤에는 중국군 근처를 통과하기도 했는데
중국군은 저희를 인정해서 그런지
155
00:13:37,867 --> 00:13:39,967
아주 무자비하게 공격하지는 않았어요
156
00:13:40,367 --> 00:13:44,633
D 중대는 특히 그랬죠
D 중대는 평판이 좋았어요
157
00:13:44,633 --> 00:13:52,067
저희가 정찰을 나가서 네 시간 동안
중국군 습격이 없나 기다리는데
158
00:13:52,067 --> 00:13:56,333
저희 앞에서 중국군이 227 고지를
빠르게 내려가는 거에요
159
00:13:56,333 --> 00:14:01,967
저는 청음초 및 매복정찰 등 정찰을
여러 번 나갔지요
160
00:14:01,967 --> 00:14:05,967
연천에 도착해서 2주 후에 벌어졌던 일인데
그 날 날씨가 화창했어요
161
00:14:05,967 --> 00:14:16,700
저희는 345 고지 우측에 있었고
저희 옆에 한국군 수도사단이 있었습니다
162
00:14:16,700 --> 00:14:21,633
수도서울을 방위하던 사단으로
저희 우측방에 있었죠
163
00:14:21,633 --> 00:14:30,500
그리고 저희 좌 측방에는
"좌측방에 누가 있었더라?" 생각 중입니다
164
00:14:32,267 --> 00:14:37,200
아마 제2대대가 그때 합류 중이었을 거에요
이제 제3대대도 거기에 있었고요
165
00:14:37,533 --> 00:14:44,000
그곳에 한 동안 머물렀을 때
제가 포탄 파편을 맞기도 했습니다
166
00:14:44,000 --> 00:14:50,500
능선 꼭대기 근처에 제 벙커가 있었는데
거기 센추리온(Centurion) 전차가 있었습니다
167
00:14:50,500 --> 00:14:54,067
원래는 캐나다 셔먼(Sherman)
전차가 있었는데
168
00:14:54,067 --> 00:14:59,833
그때 저희는 영국군 예비대의
센추리온 전차로 교체했습니다
169
00:14:59,833 --> 00:15:07,433
적이 그 탱크를 사격하려고 했죠
엘 뱅코는 전차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
170
00:15:07,433 --> 00:15:13,067
그날 저를 포함해서 세 명이 거기서
한 30미터 뒤에 있었는데
171
00:15:13,067 --> 00:15:18,133
한 명은 거기 앉아 있었고
다른 한 명은 또 다른 곳에 앉아 있었습니다
172
00:15:18,133 --> 00:15:24,700
저는 그곳에 제5번 요원으로 왔기 때문에
지면에서 약 60cm 정도 높은 곳에 있었습니다
173
00:15:24,700 --> 00:15:26,967
제가 소대에 늦게 들어와서
여유 공간이 없었으므로
174
00:15:27,733 --> 00:15:32,500
제 모든 소지품을 그 작은 참호에 옮기고
거기에 잠자리를 마련했죠
175
00:15:32,500 --> 00:15:36,000
아마 그것 때문에 제가 살았는지도 몰라요
176
00:15:37,033 --> 00:15:41,200
거기 앉아서 제 숙소에
물건을 넣고 있는데, 갑자기
177
00:15:41,867 --> 00:15:48,567
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
공기가 압축되는 걸 느꼈어요
178
00:15:48,567 --> 00:15:53,100
누가 물 속에서 저를 한 대 친 것처럼 말이죠
그렇게 바닥에 쓰러졌지요
179
00:15:53,100 --> 00:15:56,700
그 다음에 올려다보니까
제가 반쯤 땅에 묻혀있는 거에요
180
00:15:56,700 --> 00:15:58,467
덮인 흙 사이로 햇빛이 겨우 보였죠
181
00:15:58,467 --> 00:16:01,900
- 돌아가실 뻔 하셨네요
- 네?
182
00:16:01,933 --> 00:16:03,633
돌아가실 뻔 하셨어요
183
00:16:03,633 --> 00:16:07,600
그게, 포탄이 제가 있는 곳에서
4미터 정도에 떨어졌어요
184
00:16:07,600 --> 00:16:10,800
아니, 4피트니까, 2미터도 안 되겠네요
185
00:16:10,800 --> 00:16:13,767
- 무서우셨나요?
- 그건 아니에요
186
00:16:13,767 --> 00:16:15,433
저는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에요
187
00:16:15,433 --> 00:16:20,600
그 전에는 무서웠지만
제가 쓰러졌을 때는 그렇지 않았어요
188
00:16:20,600 --> 00:16:25,000
그게 4 또는 5 인치 포탄이었습니다
22개 정도요
189
00:16:25,000 --> 00:16:33,633
구축함 함수포와 같은, 5인치에 가까운
포탄이었는데 어쨌든 참호 밖으로 나왔어요
190
00:16:33,633 --> 00:16:36,067
어디 다친 데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
191
00:16:36,067 --> 00:16:40,633
누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더군요
192
00:16:40,633 --> 00:16:44,633
그래서 참호에서 나와서
다른 친구가 앉아있던 곳으로 갔죠
193
00:16:44,633 --> 00:16:53,467
아래를 내려다보니 하얀 셔츠가 보이는 거에요
그래서 손을 집어넣었죠
194
00:16:53,967 --> 00:17:00,067
그 친구 머리가 있어야 할 곳으로
손을 집어 넣었는데, 머리가 없는 거에요
195
00:17:00,667 --> 00:17:09,933
폭격에 맞아서 그렇게 된 거죠
피도 묻어있지 않았어요
196
00:17:09,933 --> 00:17:14,067
셔츠가 그냥 하얀색이었지요
197
00:17:14,600 --> 00:17:18,867
어쨌든, 그렇게 도와주러 갔는데
해 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
198
00:17:18,867 --> 00:17:20,000
그 분 성함이 어떻게 되셨죠?
199
00:17:20,000 --> 00:17:26,433
데이브 돌라드(Dave Dollard)였습니다
그 친구 부모님한테 알리지도 앉았어요
200
00:17:26,433 --> 00:17:30,233
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기도 해서요
201
00:17:30,233 --> 00:17:37,433
그 친구 부모님은 그 친구가 그렇게 죽었다는 걸
머리가 그렇게 됐다는 걸 모르는 게
202
00:17:37,433 --> 00:17:41,133
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
그래서 그냥 말을 아꼈어요
203
00:17:41,133 --> 00:17:43,900
이건 처음 얘기하는 거에요
204
00:17:44,433 --> 00:17:49,600
그 당시에는 가뜩이나 자식을 잃어서
힘드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
205
00:17:49,600 --> 00:17:52,500
괜찮은 친구였습니다
좋은 친구였죠
206
00:17:52,500 --> 00:17:56,300
미래가 창창했지만,
결국 누려보지도 못하게 된 거에요
207
00:17:57,033 --> 00:18:06,300
그리고 왼편에 있던 친구는 미키 린치(Mickey Lynch)였는데
그 친구는 발목이 날아갔어요
208
00:18:06,300 --> 00:18:08,200
빅토리아 출신이었는데,
살아있는지는 모르겠네요
209
00:18:08,200 --> 00:18:09,567
선생님께서는 다치지 않으셨고요?
210
00:18:09,567 --> 00:18:12,400
모르겠어요
아무 느낌이 없었어요
211
00:18:12,400 --> 00:18:18,300
살펴보니까 피도 안나는 거에요
귀가 엄청나게 울리기는 했지만
212
00:18:18,300 --> 00:18:26,100
그렇게 밖에 나갔는데
미키가 여기서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는 거에요
213
00:18:26,100 --> 00:18:34,400
목재도 다 쓰러졌길래 빼내려고 하는데
누가 들어와서 저를 잡아 끌어당겼어요
214
00:18:34,400 --> 00:18:38,200
그랬더니, 사람들 말이 나중에는
제가 능선 위를 헤매고 있었다고 했어요
215
00:18:39,867 --> 00:18:43,700
저격수에게 당하기 딱 좋게 말이에요
그런데 저를 쏘지는 않았죠
216
00:18:43,700 --> 00:18:55,500
어쨌든, 그날 밤 열두 시경에 지프를
타고 철수했어요, 고지 후방으로 갔죠
217
00:18:55,967 --> 00:19:02,500
날이 저물 때에는 올라갈 수가 없었어요
중국군한테 발각될 수 있으니까요
218
00:19:03,267 --> 00:19:05,033
그러니 무슨 일이 있겠어요?
219
00:19:05,033 --> 00:19:09,867
저를 끌어당긴 사람이 사실 제 동료였습니다
제가 신호병으로 기다리고 있던 친구였는데
220
00:19:09,867 --> 00:19:12,667
그 친구가 왔을 때는 더 이상 뭐가 없었죠
221
00:19:12,667 --> 00:19:16,033
그냥 저를 차에 태워서 보냈어요
앰뷸런스는 그 친구가 운전했고
222
00:19:16,600 --> 00:19:23,600
그 친구가 저를 꺼낸 것은 기억나지 않는데
데이브의 시체가 들것에 있었습니다
223
00:19:23,600 --> 00:19:30,033
하지만 머리는 못 찾았죠
어쨌든, 저도 들것에 실려 갔고
224
00:19:30,033 --> 00:19:33,133
휴식을 취하라고 후방으로 후송되었습니다
225
00:19:33,800 --> 00:19:42,933
저희 분대가 그전에도 아주 심하게 피해를 입어서
저희가 업무량이 많았거든요
226
00:19:42,933 --> 00:19:46,700
부족한 부분을 채우고, 다른 사람 몫까지
하려니 그랬던 거에요
227
00:19:46,700 --> 00:19:50,433
밤에도 하루에 한 두 시간밖에 못 잤죠
228
00:19:50,900 --> 00:19:56,300
그리고 며칠 후에, 공격을 받은 거지요
229
00:19:57,700 --> 00:20:03,033
제 생일이 11월 13일인데
제가 그곳을 떠난 게 17일이었습니다
230
00:20:03,533 --> 00:20:10,733
제 생일쯤에 포탄에 맞은 거죠
그리고 쉬기 위해 떠났습니다
231
00:20:11,133 --> 00:20:15,067
들것에 있을 때 셔츠고 뭐고
벗지도 않았어요
232
00:20:15,067 --> 00:20:18,300
그냥, 사람들이 어떠냐고 물어보길래
"다친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
233
00:20:18,300 --> 00:20:20,200
맞지 않았어요
잘 안보여요"라고 말했습니다
234
00:20:20,200 --> 00:20:26,833
그렇게 인천으로 내려간 거에요
그 당시 인천은 그냥 어촌 마을이었죠
235
00:20:27,300 --> 00:20:34,633
고지에서 내려가 어촌 마을로 갔습니다
거기서 돈도 없이 일주일을 지냈어요
236
00:20:34,633 --> 00:20:36,300
어디에서 지내셨죠?
237
00:20:36,300 --> 00:20:38,333
부대에서 지내셨나요
아니면 병원에서 지내셨나요?
238
00:20:38,333 --> 00:20:41,867
- 그건 아니고, 휴식캠프에서 쉬었어요
- 휴식캠프요
239
00:20:41,867 --> 00:20:45,000
거기 쉼터 마을로 쉬라고 보낸 거지요
240
00:20:45,833 --> 00:20:52,033
병원에서 온 부상자들을 거기로 보냈기 때문에
쉼터 마을이라고 한 거에요
241
00:20:52,033 --> 00:20:58,700
인천에 가서 있다가 전선으로 복귀한 거죠
그래서 나도 1주일을 머무르다 복귀했어요
242
00:20:59,067 --> 00:21:01,800
키시 도어(kish door)에서 일을 했죠
243
00:21:02,100 --> 00:21:02,800
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?
244
00:21:02,800 --> 00:21:06,033
에이샤 론(Ayesha Lawn)인가
벨리시(Baelish)인지 기억나지 않지만
245
00:21:06,033 --> 00:21:10,933
군수창고에서 보급병으로 일했어요
정확히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
246
00:21:10,933 --> 00:21:16,400
어쨌든, 거기서 전선으로 배치되는
병사들에게 의복을 나눠줬어요
247
00:21:16,400 --> 00:21:20,333
아주 안전한 곳이었죠
아주 괜찮았어요
248
00:21:20,333 --> 00:21:25,767
정찰이나 매복, 포격도 전혀 없었지요
249
00:21:26,067 --> 00:21:35,300
거기서 한 2 주 동안 있었는데
거기 사람들이 그러는 거에요
250
00:21:35,767 --> 00:21:44,100
제가 원래 부대로 복귀하고 싶다니까
동절기 장비가 없어서 못 보낸다는 거에요
251
00:21:44,433 --> 00:21:47,967
동절기 장비가 부족했거든요
일본에서 물자가 오기를 기다려야 했으니까요
252
00:21:48,433 --> 00:21:52,933
어쨌든, 장비가 드디어 왔어요
그래서 복귀하겠다고 했더니
253
00:21:52,933 --> 00:21:56,900
일을 잘 한다고 거기서
상병으로 진급시켜 주겠다는 겁니다
254
00:21:56,900 --> 00:22:01,967
원하면 거기 있어도 된다는 거였지
그래서 결정을 해야 했어요
255
00:22:01,967 --> 00:22:06,033
사실은 고지에 또 올라가는 게
그렇게 내키지는 않았거든요
256
00:22:06,033 --> 00:22:14,833
그래도, 복귀하지 않으면 평생 많이
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
257
00:22:14,833 --> 00:22:18,733
그래서 제가 "복귀해야 할 것 같습니다"
라고 그랬더니
258
00:22:18,733 --> 00:22:21,467
"자네는 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군!"
이러더군요
259
00:22:21,467 --> 00:22:27,400
그렇게 복귀해서 올라갔죠
부대에 복귀하자마자 들은 말이
260
00:22:27,400 --> 00:22:29,167
"자네 바보 아닌가?" 였습니다
261
00:22:30,467 --> 00:22:35,200
"빠져나갈 기회가 있었지 않나"라고요
어쨌든, 다시 한 번 복귀했는데
262
00:22:36,300 --> 00:22:46,200
그 때가 11월 15일
아니 12월 15일이었습니다
263
00:22:46,700 --> 00:22:51,267
저도 그렇고, 같이 갔던 친구도 그렇고
증원병력이었습니다
264
00:22:51,267 --> 00:22:53,567
그 외에 대대 사람들은 전부
제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
265
00:22:53,567 --> 00:22:58,533
그 사람들은 원래부터 거기 있었고
저희는 소위 케이 포스(K- force)였거든요
266
00:22:58,833 --> 00:23:05,033
호주 육군에 입대하는 사람이 충분하지 않으니까
2년 기한으로 입대한 사람들이었죠
267
00:23:05,033 --> 00:23:11,700
인원이 너무 부족해서 입대 연령을 낮추기도 했고
그렇게 2 년 기한으로 입대한 건데
268
00:23:11,700 --> 00:23:16,533
그 중 1 년을 여기 저기 옮기느라
써버렸단 말이지요
269
00:23:16,533 --> 00:23:19,700
그래서...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했나요?
270
00:23:19,700 --> 00:23:22,800
아니에요, 아닙니다
한국에서는 언제 출국하셨죠?
271
00:23:22,800 --> 00:23:25,767
한국에서 출국한 얘기는 이제 나올 거에요
272
00:23:26,233 --> 00:23:34,300
하루는 점심 먹고 돌아와서
뒤쪽 부엌에 있는데
273
00:23:34,300 --> 00:23:38,633
거기에 관측소가 있었습니다
OP라고 했죠
274
00:23:38,633 --> 00:23:41,200
메인 참호가 있었고, 이쪽에 또
참호가 이어지는데
275
00:23:41,200 --> 00:23:46,633
거기서 돌면 작은 후치
(hoochie)가 있었습니다
276
00:23:47,567 --> 00:23:51,133
일본어 우치, 유(U)시(C)
에이치(H)아이(I)에서 유래한 말인데
277
00:23:51,133 --> 00:23:54,167
후치, 에이치(H)유(U)티(T)
시(C)에이치(I)아이(I)라고 불렀어요
278
00:23:54,167 --> 00:23:56,767
서까래를 몇 개 모아 놓은 거였습니다
거기도 벌써 박격포에 맞아서
279
00:23:56,767 --> 00:24:01,633
모래가 흘러내렸더라고요
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
280
00:24:01,633 --> 00:24:03,533
다시 흙에 파묻히고 싶지는 않았거든
281
00:24:03,533 --> 00:24:08,900
어쨌든, 전방 참호 근처에서 사는
돈(Don)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
282
00:24:08,900 --> 00:24:15,533
그 친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
갑자기 밖에서 "쾅!"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
283
00:24:15,533 --> 00:24:27,067
난 227 고지 터널에 있는 자주포를 발사하는
소리인 줄 알았는데 후치에서 나와보니까
284
00:24:27,067 --> 00:24:31,533
그 때가 밤이었습니다
빛이 새어 나가지 않게 담요를 덮어놓은 상태였지요
285
00:24:31,933 --> 00:24:36,100
참호에서 빛이 새어나가면 227 고지에 있는
적 관측병에게 바로 노출되니까
286
00:24:36,100 --> 00:24:38,800
저희는 그 소리가 자주포 소리라고 생각했어요
287
00:24:38,800 --> 00:24:42,600
그게 궤적이 직선이라
맞으면 발사 소리도 못 듣고 가는 거고
288
00:24:42,800 --> 00:24:47,033
발사 소리가 들리면 산 거고 그랬어요
289
00:24:47,033 --> 00:24:54,033
어쨌든, 포성이 한 번 들렸어요
그 때 병장이 지원 병력 세 명을 데리고 나타났어요
290
00:24:54,467 --> 00:24:58,333
그 작은 곳에 다섯 명이 있었는데
병장이 그러는 거에요
291
00:24:58,333 --> 00:25:00,900
"자, 풀리, 자네가 이 친구들
교육 좀 시켜" 그러더니 이러는 거에요
292
00:25:00,900 --> 00:25:03,100
"난 다른 인원들 확인하러 가야 하니까"
293
00:25:03,100 --> 00:25:08,600
그렇게 병장이 가버리고
저는 돈을 바라봤어요
294
00:25:09,933 --> 00:25:15,900
그리고 이렇게 말했죠
"이제 나가도 안전할 것 같다
295
00:25:15,900 --> 00:25:17,433
참호에서 나가자고"
296
00:25:17,433 --> 00:25:24,400
한 명은 오른쪽, 다른 한 명은 왼쪽
그렇게 좌우로 흩어지자고 한 거에요
297
00:25:24,400 --> 00:25:28,333
다섯 명이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
뭐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
298
00:25:28,333 --> 00:25:33,000
어쨌든, 제가 나가자고 신호를 했죠
돈이 나보다 앞서 나갔고
299
00:25:33,300 --> 00:25:40,667
이렇게 메인 참호를 올라가는데
돈이 오른쪽으로 돌고 제가 왼쪽으로 도니까
300
00:25:40,667 --> 00:25:45,967
다음 번 포격이 왔어요
이제 보니까 5.7구경 로켓 발사기였어요
301
00:25:45,967 --> 00:25:52,500
로켓이 돈 머리 바로 위쪽 벽에 맞아서 터졌어요
저는 옆으로 날아갔습니다
302
00:25:52,500 --> 00:25:57,500
다시 일어나서 앞을 보니까
돈이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
303
00:25:57,833 --> 00:26:03,500
가서 보니까 죽었어요
폭발 때문에 즉사한 거에요
304
00:26:03,500 --> 00:26:09,833
살펴보니까 전사한 것 같기는 했지만
제정신이 아니었던 저는 의무병을 부르러 갔어요
305
00:26:09,833 --> 00:26:13,367
다른 인원들에게 계속 움직이라고 하고요
306
00:26:13,367 --> 00:26:19,500
의무병을 부른 다음에는
저희가 거기서 완전히 정신을 놓치는 않았지만
307
00:26:19,800 --> 00:26:22,267
너무 지쳐서 약간 히스테리가 왔던 것 같습니다
308
00:26:22,267 --> 00:26:28,267
제가 기억하기로는 제가 9마일(14.4km) 저격포로
쏴버리고 싶다고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
309
00:26:28,267 --> 00:26:31,267
야포를 그렇게 불렀거든요
너무 지치고 힘들었어요
310
00:26:31,267 --> 00:26:34,833
그렇게 포격을 당하고도 적에게 총 한 번
못 쏴 본다는 것이 힘들었습니다
311
00:26:35,300 --> 00:26:37,333
계속 적을 찾아다녔는데도 말이지요
312
00:26:37,333 --> 00:26:43,833
어쨌든, 그 때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서
임무에 복귀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
313
00:26:44,400 --> 00:26:47,067
모르핀 주사를 놔 줬어요
314
00:26:47,067 --> 00:26:54,800
문제가 무엇이었는가 하면, 다음 순찰을 나갔는데
여기 다리에 심하게 통증이 오는 거에요
315
00:26:54,800 --> 00:27:02,367
전초기지에 세 시간 정도 누워있었는데
일어날 수도 걸을 수도 없었어요
316
00:27:02,700 --> 00:27:11,533
분대나 나에게나 짐이 되는 것 같아서
원격의무초소(RMP)에 가서 진통제를 얻으려고 했어요
317
00:27:12,200 --> 00:27:21,767
그렇게 언덕을 내려가는데, 원래 순찰 때에는
탄약 50발과 수류탄 세 개를 들고 가요
318
00:27:22,400 --> 00:27:25,700
거기에다 방탄모도 썼어요
방탄조끼는 입지 않았어요
319
00:27:25,700 --> 00:27:30,700
평생 입어 본 일이 없어요
어쨌든... 거기서...
320
00:27:30,700 --> 00:27:33,200
어떻게 됐나요?
그 때 한국을 떠나신 건가요?
321
00:27:33,200 --> 00:27:40,533
그건 아니에요, 결국 떠나기는 했지만
거기서 나를 돌려보내서 내려갔는데
322
00:27:40,533 --> 00:27:45,800
거기서 내일 다시 오라고 그러는 거에요
그 때는 좀 화가 났습니다
323
00:27:45,800 --> 00:27:50,533
그 장비를 다 짊어지고 언덕을 올라갔다가
다시 걸어 내려와야 하니까요
324
00:27:50,533 --> 00:27:56,133
어쨌든, 그러기는 싫다고 했더니
병장 한 명이 이러는 거에요
325
00:27:56,133 --> 00:27:59,300
"뭐라고 했나 자네?"
그래서 그 쪽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죠
326
00:27:59,300 --> 00:28:03,733
"제 말 들으셨지 않습니까?"
제가 원래는 그런 성격이 아니예요
327
00:28:03,767 --> 00:28:07,967
저기, 지금은 주요 사건에 집중하고 싶어서요
328
00:28:07,967 --> 00:28:12,933
- 한국을 언제 떠나셨죠?
- 한국을 언제 떠났습니까?
329
00:28:12,933 --> 00:28:17,267
네, 크리스마스 직전에 떠났죠
330
00:28:17,267 --> 00:28:19,667
귀국한 게...
331
00:28:19,667 --> 00:28:21,633
- 1952년이었나요?
- 네?
332
00:28:21,633 --> 00:28:24,200
한국은 언제 떠나셨어요?
1952년 크리스마스였나요?
333
00:28:24,200 --> 00:28:34,467
그래요, 1952년 크리스마스 즈음이었습니다
20일, 아니면 22일이나 23일?
334
00:28:34,467 --> 00:28:42,533
인도 야전구급부대(Indian Field Ambulance)에
있다가 서울로 후송됐어요
335
00:28:42,533 --> 00:28:48,967
그 다음에는 한국, 아니 일본에 있는
종합병원에 있었지요
336
00:28:48,967 --> 00:28:51,167
- 그러니까 당시에 부상을 당하신 건가요?
- 네?
337
00:28:51,167 --> 00:28:52,733
부상을 당하셨나요?
338
00:28:53,000 --> 00:28:55,933
아니에요, 절대로 아니지
운이 좋게도 몸에 상처 하나 없었어요
339
00:28:55,933 --> 00:29:00,533
- 그렇다면 왜 병원에 계셨던 건가요?
- 제가 못 걸어서 병원에 있었어요
340
00:29:01,000 --> 00:29:04,833
아 왜 그렇게 되신 거였죠?
통증 때문에 그러셨나요?
341
00:29:04,833 --> 00:29:10,167
제가 두 번째로 돌아가니까
다음 날 다시 오라는 거에요
342
00:29:10,167 --> 00:29:14,833
그래서 걸어서 올라갔는데
너무 힘이 든 거에요
343
00:29:14,833 --> 00:29:19,000
그냥 그 자리에서 잠들어서
네 시간 있다 깨어났습니다
344
00:29:19,000 --> 00:29:20,400
걷는 도중에 잠이 든 거에요
345
00:29:20,400 --> 00:29:25,000
그러니까 부상은 당하지 않으셨지만
걸으실 수는 있었네요
346
00:29:25,000 --> 00:29:27,767
통증이 심하셨고, 그래서 제대하신 거군요
347
00:29:27,767 --> 00:29:35,000
폭격 때문에 귀청이 터지기는 했지만
돌이 날아와 심하게 상처를 입는 정도가 돼야 부상이지
348
00:29:35,000 --> 00:29:37,633
- 꼭 금속 파편일 필요도 없어요
- 운이 아주 좋으셨네요
349
00:29:37,633 --> 00:29:42,367
네, 그런데, 내 부상은
눈에 보이지가 않았어요
350
00:29:42,367 --> 00:29:47,533
제가 쓰러졌을 때
척추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 봐요
351
00:29:47,533 --> 00:29:53,133
후송될 때, 사람들이 내 척추에
염증이 생겼다고 그랬거든요
352
00:29:53,133 --> 00:29:59,800
그리고 고막도 터졌고
그래서 나중에는 부상자로 분류됐습니다
353
00:30:00,200 --> 00:30:03,367
어쨌든, 외상성 뇌손상(traumatic brain injury, TBI)
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
354
00:30:03,367 --> 00:30:08,000
그런데 호주 보훈처(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)에서
내 기록이 전부 누락됐다는 거에요
355
00:30:08,000 --> 00:30:14,633
그러다가 1978년에 자유정보법
(Freedom Information Act)이 도입되고 나서
356
00:30:14,633 --> 00:30:17,100
바로 정보 조회를 신청했는데
기록이 하나 더 있더라고요
357
00:30:17,100 --> 00:30:19,733
기적적으로 다시 찾은 거지요
358
00:30:20,567 --> 00:30:23,000
귀국하신 다음에 한국에 돌아가신 일이 있나요?
359
00:30:23,000 --> 00:30:25,567
- 네, 간 적이 있어요
- 언제 가셨죠?
360
00:30:25,567 --> 00:30:34,833
한 19... 어디 보자
생각이 날 것 같은데...
361
00:30:35,400 --> 00:30:47,300
두 번, 아니 세 번 갔어요
그중에 한 번은 15년 전이었네요
362
00:30:48,967 --> 00:30:52,533
- 2000년도였나요?
- 네, 2000년 맞아요
363
00:30:52,533 --> 00:30:54,033
21세기가 오고 나서 가신 거죠?
364
00:30:54,033 --> 00:31:01,967
네, 그 다음에 2003년에 다시 갔으니까
2000년 즈음이 맞겠네요
365
00:31:01,967 --> 00:31:13,433
한국에 갔을 때는 대통령님 좌석 바로
옆에 앉았어요
366
00:31:13,900 --> 00:31:17,767
큰 스타디움이었는데
367
00:31:17,767 --> 00:31:21,267
언제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
아주 신식 건물이었습니다
368
00:31:21,267 --> 00:31:25,800
그렇게 한국에서 3 주를 보냈는데
제가 보고 놀랐던 것이...
369
00:31:25,800 --> 00:31:27,133
3 주 동안 계셨어요?
370
00:31:27,533 --> 00:31:30,667
아, 3 주가 아니라, 1 주였습니다
371
00:31:30,667 --> 00:31:35,967
5 일, 거기에서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거든요
372
00:31:35,967 --> 00:31:38,200
매일 밤 다른 지역에 갔어요
373
00:31:38,233 --> 00:31:43,033
2003년에 가셨을 때, 소감이 어떠셨어요?
374
00:31:43,867 --> 00:31:53,367
많이 놀랐죠, 한국에서 귀국할 당시에는
한강에 다리가 하나였고
375
00:31:53,567 --> 00:31:54,967
그것마저 무너져 있었습니다
376
00:31:55,433 --> 00:32:03,000
나중에 다시 돌아가니까 다리가
열 여덟 개가 있고, 터널이 여섯 개나 있는 거에요
377
00:32:03,500 --> 00:32:08,800
어떻게 그렇게 발전했는지 몰랐는데
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알게 됐지요
378
00:32:08,800 --> 00:32:13,033
여기 보훈 단체에는 6·25전쟁 관련
자료가 많이 있거든요
379
00:32:13,033 --> 00:32:16,833
그래서 전쟁 시 한국 실태에 대해서
조금은 알고 있어요
380
00:32:16,833 --> 00:32:24,933
산업화를 통해서 세계에서 손꼽히는
나라가 되었지요
381
00:32:24,933 --> 00:32:30,967
그것도 36km 밖에 떨어지지 않은
북한 미치광이의 위협 속에서 말입니다
382
00:32:30,967 --> 00:32:37,933
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했어요
어떻게 그렇게 헌신적으로 살 수 있는지 말이에요
383
00:32:37,933 --> 00:32:45,933
한국이 굉장히 놀라웠고
골드 코스트(Gold Coast)에 있는
384
00:32:45,933 --> 00:32:52,600
6·25전쟁 참전용사 협회가
많이 도움을 주셨어요
385
00:32:52,600 --> 00:32:56,967
한국에 대해서 너무 고맙고
이 신세를 어떻게 갚을까 싶어요
386
00:32:57,967 --> 00:33:03,967
아니, 저는 아닌 것 같은데 자꾸
나에게 갚을 게 있다고 하니까...
387
00:33:03,967 --> 00:33:11,700
한국 정부가 호주 참전용사들에게
해준 모든 일에 정말 감사드려요
388
00:33:12,100 --> 00:33:19,567
나 말고 다른 참전용사들도 그렇게
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
389
00:33:20,067 --> 00:33:27,833
25는 정말 끔찍한 전쟁이었습니다
부산에 도착해서 처음 발을 디뎠을 때는
390
00:33:28,633 --> 00:33:37,633
거리에 보이는 거라고는 작은 가게들 뿐이고
나머지는 거의 폐허나 빈민가였습니다
391
00:33:38,100 --> 00:33:46,467
해변에는 갯벌이 있었습니다
거기서 어린 아이를 봤어요
392
00:33:46,467 --> 00:33:52,500
세 살 정도 되는 아이였는데
더러운 셔츠 하나만 입고 있는 거에요
393
00:33:52,967 --> 00:33:55,767
아이 오빠는 뒤에 앉아 있었지요
394
00:33:56,200 --> 00:34:03,067
그런데 커다란 판지 상자를
들고 앉아 있는 거에요
395
00:34:03,067 --> 00:34:06,067
미군들이 보급 받던
켈로그 콘플레이크 상자였습니다
396
00:34:06,067 --> 00:34:08,600
이렇게 직사각형 모양이었지요
397
00:34:08,767 --> 00:34:13,000
그것 하고 낡은 식량 통조림 두개 하고
같이 앉아 있는 거에요
398
00:34:13,000 --> 00:34:18,567
트럭을 타고 그 애를 지나가는데
그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요
399
00:34:18,567 --> 00:34:23,900
저희 나라에서는 이런 상황을
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
400
00:34:23,900 --> 00:34:28,000
피난민들이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어요
401
00:34:28,000 --> 00:34:34,033
아이들은 부모가 누군지,
어디에 살아 있는지도 몰랐고
402
00:34:34,033 --> 00:34:41,133
한국 국민들 중에 상당수가
형제자매가 살아 있는지 조차도 모르잖아요
403
00:34:41,133 --> 00:34:45,133
난 오래 살아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
가책을 느껴요
404
00:34:45,133 --> 00:34:48,567
한국이 평화통일을 이루는 걸 보게 되면
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
405
00:34:49,133 --> 00:34:56,667
한국은 역사가 길잖아요
4,000년도 더 된 역사인데
406
00:34:57,033 --> 00:35:06,167
거기다가 아주 훌륭한 왕도 있었고 말이에요
407
00:35:06,167 --> 00:35:10,200
한국 사람과 한국 여러 정부에
귀감이 됐던 분이고요
408
00:35:10,200 --> 00:35:12,433
- 그 왕 이름이 뭐였죠?
- 세종대왕입니다
409
00:35:12,433 --> 00:35:17,000
우선은 참전하셨던 이야기에
집중하고 싶은데요
410
00:35:17,000 --> 00:35:25,367
1953년에 한국을 떠나실 때에는
한국이 이렇게 발전하리라고 생각하셨나요?
411
00:35:25,367 --> 00:35:27,733
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았어요
412
00:35:27,733 --> 00:35:33,567
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승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
그럴 때면 저는 한국을 보라고 말해줘요
413
00:35:33,600 --> 00:35:38,633
한국을 떠나실 때, 한국이 지금처럼
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나요?
414
00:35:38,900 --> 00:35:45,967
아니, 몰랐어요
참호 빼고는 한국을 거의 보지 못했으니까 말이에요
415
00:35:46,567 --> 00:35:51,700
당시에 중국군 전선 주변에만 있었기 때문에
서쪽 기지에서 돌아올 때를 빼고는
416
00:35:51,700 --> 00:35:53,633
별로 본 것이 없었어요
417
00:35:53,633 --> 00:36:00,633
제가 본 건 피난민들, 그리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쓴
나이든 할아버지(Papa Stein)뿐이었습니다
418
00:36:00,633 --> 00:36:06,900
길 옆에 불을 피운 작은 야영지에
앉아있는데, 그 때가 아주 추웠어요
419
00:36:06,933 --> 00:36:13,967
그리고 기억나는 게, 제가 읽은 책 중에
나한테 큰 영향을 준 책이 있어요
420
00:36:13,967 --> 00:36:18,100
영국 저널리스트 레지날드 톰슨
(Reginald Thompson)이 쓴 책입니다
421
00:36:18,100 --> 00:36:23,733
제목이 "울어라, 한국(Cry, Korea)"이었습니다
혹시 찾으면 꼭 읽어 보세요
422
00:36:23,733 --> 00:36:26,500
그 때 한국의 실상을 알 수 있을 테니까요
423
00:36:26,933 --> 00:36:30,567
그리고 해리 고든(Harry Gordon)이라는
호주 종군기자가 있었는데
424
00:36:31,400 --> 00:36:34,000
저희 클럽 회원이었습니다
425
00:36:34,000 --> 00:36:36,400
- "울어라, 한국"이라고 하셨나요?
- 다시 말해주겠어요?
426
00:36:36,400 --> 00:36:38,533
그 책 제목이 뭐라고 하셨죠?
427
00:36:38,533 --> 00:36:49,967
울어라, 시(C)알(R)와이(Y)에요
그게 책 제목이고, 저자는 레지날드 톰슨이에요
428
00:36:50,700 --> 00:36:55,567
영국 신문기자였죠
기자들이 가서 각 대대를 돌아다녔거든요
429
00:36:55,967 --> 00:37:01,367
영국군 사단도
아니... 사단이 아니라 여단이었는데
430
00:37:02,167 --> 00:37:12,600
나중에 영연방 사단(Commonwealth Division)이 됐지요
캐나다군도 거기 합류했습니다
431
00:37:13,500 --> 00:37:22,867
이제 2020년에는 6·25전쟁 발발
70주년이 됩니다
432
00:37:22,867 --> 00:37:25,700
정전협정에 이은 평화협정은
아직 체결되지 않았지요
433
00:37:25,700 --> 00:37:29,467
엄밀히 말하면 아직 전시 상황인 겁니다
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434
00:37:29,467 --> 00:37:35,500
글쎄, 세상이 6·25전쟁에 대해서
너무 모른다고 생각해요
435
00:37:35,533 --> 00:37:39,167
젊은 친구들하고 이야기 해 보면 그래요
436
00:37:39,167 --> 00:37:47,300
아, 이 이야기를 빠뜨렸는데
1975년에 호주 예비군(reserve forces)에 입대해서
437
00:37:47,300 --> 00:37:49,833
15년 동안 복무했어요
438
00:37:49,833 --> 00:37:53,433
왕립 트레일 전기기계 기사로 일했죠
그런데, 당시에는 공식 기술자로서
439
00:37:53,433 --> 00:37:57,233
내 생각으로는 저희가 하는 일이
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
440
00:37:57,233 --> 00:38:05,400
내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겠지만
너무 느슨하다고 많은 면에서 너무 풀어져 있어요
441
00:38:06,167 --> 00:38:21,300
이따금씩 조금은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거든요
어려운 적을 상대해야 하니까 말이에요
442
00:38:21,867 --> 00:38:33,333
오늘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
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
443
00:38:33,333 --> 00:38:42,100
남아메리카 상황도 그렇고
중국과 북한도 그렇지요
444
00:38:42,133 --> 00:38:54,267
만약 미국이 더 약해지면, 러시아를 통해서 날아와서
다시 한 번 덤빌지도 몰라요
445
00:38:55,633 --> 00:39:02,700
정말이에요
또 다시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건 다시는 보고 싶지 않거든요
446
00:39:02,700 --> 00:39:08,500
25 전쟁에 대해서 많이 읽으셨는데
호주에서는 어떤가요?
447
00:39:08,500 --> 00:39:12,367
고등학교 역사 수업 시간에
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나요?
448
00:39:12,733 --> 00:39:14,933
- 그렇지는 않을 거에요
- 왜 그럴까요?
449
00:39:14,933 --> 00:39:22,367
말씀드렸다시피, 제가 열 두 살에 일을 시작해서
서른 아홉이 되어서야 영어 기초반을 마쳤어요
450
00:39:23,100 --> 00:39:30,067
결혼하기 직전에, 영어 기초반하고 수학을 공부해서...
451
00:39:30,067 --> 00:39:32,200
- 왜 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걸까요?
- 네?
452
00:39:32,200 --> 00:39:35,833
왜 호주에서 6·25전쟁에 대해
가르치지 않는 걸까요?
453
00:39:36,133 --> 00:39:39,067
모르겠어요
잘은 몰라요
454
00:39:39,067 --> 00:39:45,300
내 사위, 아니 내 손주한테 확인을 해 봐야겠는데...
6·25전쟁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고
455
00:39:45,300 --> 00:39:50,667
제가 육군 예비군에 있을 때
안작 데이(Anzac Day) 때였는데
456
00:39:50,667 --> 00:39:53,533
제가 훈장 약장을 다니까
손주 녀석이 "그건 뭐예요?"라고 묻는거에요
457
00:39:54,033 --> 00:39:56,100
6·25전쟁 때 받은 거라고 하니까
이렇게 물어봐요
458
00:39:56,100 --> 00:39:57,433
"그게 언제였는데요?"
459
00:39:57,433 --> 00:40:00,433
그래서 이랬죠 "1950년에 발발했는데
할아버지는 1952년에 한국에 갔단다"
460
00:40:00,433 --> 00:40:02,900
넌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었지
461
00:40:03,467 --> 00:40:09,167
사람들은 몰라요
호주 부대가, 그렇게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
462
00:40:09,433 --> 00:40:12,200
매우 큰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요
463
00:40:12,200 --> 00:40:21,033
전세계 사람들 앞에서 호주 해군, 육군, 공군이
두각을 나타냈다는 것 말이에요
464
00:40:21,033 --> 00:40:26,467
특히 공군은 북한군 전차 진격을
멈추기도 했다니까요
465
00:40:27,100 --> 00:40:30,533
로켓으로요
-북한군 전차를 전멸시킨 거에요
466
00:40:30,533 --> 00:40:37,400
그러니까 원래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셨는데
세 번이나 다시 가셨잖아요
467
00:40:37,400 --> 00:40:39,467
선생님께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?
468
00:40:40,267 --> 00:40:45,200
아름다운 나라죠
예전에는 몰랐어요
469
00:40:45,200 --> 00:40:50,267
그 당시 서울은 나한테는
매일 아침 보는 227 고지였으니까요
470
00:40:50,267 --> 00:40:58,167
풀 한 포기 없고, 나무도 없고
그냥 민둥산이었습니다
471
00:40:58,167 --> 00:41:03,700
낮이던 밤이던 많이 이동하지도 않았습니다
472
00:41:03,700 --> 00:41:08,033
정찰에서 돌아오면 포격 때문에
부서진 참호 잔해 치우고
473
00:41:08,033 --> 00:41:16,433
일부는 뒤로 가서 땅을 파거나
제2차 방어선 후방 진지 강화하고 그런 작업을 했습니다
474
00:41:16,433 --> 00:41:18,433
잠도 많이 못 잤어요
475
00:41:18,433 --> 00:41:22,500
뜨거운 식사는 하루에 한 번 먹었는데
476
00:41:22,500 --> 00:41:27,167
대부분 식사보다는
잠을 더 자고 싶어했습니다
477
00:41:27,167 --> 00:41:34,633
그렇게 두 달이 흐르니까, 어느 면에서는
사람이 좀비같이 되어버려요
478
00:41:34,633 --> 00:41:36,867
너무 지쳤거든요
479
00:41:36,867 --> 00:41:43,267
부대 전체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
저희 분대는 업무량이 워낙 많았거든요
480
00:41:43,833 --> 00:41:45,733
그래서 그 때 돌아간 거에요
481
00:41:45,733 --> 00:41:49,000
가고 싶지 않았어요
그렇게 한 사람이 가고
482
00:41:49,000 --> 00:41:52,633
분대에는 두 사람만 남은 거지요
483
00:41:53,200 --> 00:41:58,167
다시 질문 드리면, 선생님께
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?
484
00:41:58,167 --> 00:42:02,900
개인적으로 어떤 점에서 한국이 좋으냐고요?
485
00:42:03,333 --> 00:42:04,800
어느 면이든 말씀해 주세요
486
00:42:04,800 --> 00:42:07,300
한국을 존경해요
정말로 그래요
487
00:42:07,300 --> 00:42:13,200
정말 정력적인 민족이고, 매우 근면하지요
488
00:42:13,200 --> 00:42:22,067
한반도가 늘 위협에 시달리는 대신
더 평화로웠으면 더 좋겠지만 말이에요
489
00:42:22,467 --> 00:42:26,467
그런 위협을 저희가 브리비섬(Bribie Island)의
누구로부터 받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곤 하지요
490
00:42:27,833 --> 00:42:30,433
저희한테 핵폭탄을 쏜다고 협박하는 거지요
491
00:42:31,300 --> 00:42:35,833
그렇다면 저희는 어떻게 대응할지
알지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