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31 --> 00:00:09,609
성함, 출생지,
생년월일을 말씀해 주세요
2
00:00:10,132 --> 00:00:12,755
호세 마리아 고메즈 파라입니다
3
00:00:12,780 --> 00:00:18,830
1931년 10월 31일 쿤디나마르카(Cundinamarca)
만타(Manta)에서 태어났어요
4
00:00:19,857 --> 00:00:25,889
6·25전쟁 전에 선생님의
가족 구성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
5
00:00:25,913 --> 00:00:32,537
6·25전쟁 전, 저희는
13형제였고 아버지가 계셨죠
6
00:00:32,562 --> 00:00:37,117
저희는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
아버지께서 홀아버지로 계셨습니다
7
00:00:37,557 --> 00:00:39,414
- 만타에서 사셨나요?
- 네
8
00:00:39,438 --> 00:00:40,952
무슨 일을 하셨었나요?
9
00:00:41,020 --> 00:00:43,085
건축 일을 했습니다
10
00:00:44,390 --> 00:00:47,171
현재는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 되시나요?
11
00:00:47,396 --> 00:01:02,778
현재 제 가족은요, 아내, 딸 3명,
그리고 손주 3명 사위 2명이 있어요
12
00:01:03,692 --> 00:01:06,164
- 보고타(Bogotá)에서 살고 계신가요?
- 네
13
00:01:08,198 --> 00:01:13,085
6·25전쟁 참전 전에 어떤 공부를
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
14
00:01:13,110 --> 00:01:15,019
6·25전쟁 전에 무엇을 하셨습니까?
15
00:01:15,044 --> 00:01:26,333
6·25전쟁 전에 저는 나시오날 데 무녜코스
(Nacional de Muñecos)라는 회사에서 일했습니다
16
00:01:26,800 --> 00:01:29,481
거기 있다 한국으로 간 거죠
17
00:01:29,505 --> 00:01:31,115
공장에서 무엇을 만드셨나요?
18
00:01:31,215 --> 00:01:39,270
틀을 만들어,
인형을 만들고 했죠
19
00:01:40,960 --> 00:01:43,997
어떻게 콜롬비아 군에
들어가셨나요?
20
00:01:43,998 --> 00:01:45,903
언제 합류하셨죠?
며칠에 들어가셨나요?
21
00:01:46,857 --> 00:01:50,854
정확한 날짜는 기억이
안 나서 모르겠어요
22
00:01:50,879 --> 00:01:58,199
그런데 제가 들어간 이유는 이젠 군인신분증을
만들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
23
00:01:58,327 --> 00:02:06,866
그래서 군복무를 하려고
만타에서 신청을 했죠
24
00:02:06,891 --> 00:02:08,441
몇 년도였죠?
25
00:02:08,489 --> 00:02:15,357
아마 50년도에 갔을 겁니다
26
00:02:15,652 --> 00:02:18,566
선생님께서는 어느 부대에
배정받으셨나요?
27
00:02:19,186 --> 00:02:23,606
전 기병학교에 다녔죠
28
00:02:24,833 --> 00:02:29,235
콜롬비아 부대에
언제 들어가셨나요?
29
00:02:29,687 --> 00:02:46,276
왜냐하면 어느 순간 전쟁에 콜롬비아를
대표해서 갈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라고요
30
00:02:46,300 --> 00:02:52,184
그래서 제가 스스로 지원했죠
31
00:02:52,209 --> 00:02:55,769
- 선생님께서는 자원하신 거군요?
- 네, 제가 전쟁에 자원해서 갔습니다
32
00:02:56,436 --> 00:02:59,335
그런 결정을 하게 되신
동기가 무엇인가요?
33
00:03:00,108 --> 00:03:03,806
모험이었죠
34
00:03:03,831 --> 00:03:11,764
왜냐하면 실제로 영화에서 보면 배에서
전투하고 그런 것들에 대해 봐왔잖아요
35
00:03:11,788 --> 00:03:19,799
그런데 그 당시에는,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
정확히 아는 것이 아주 어려웠습니다
36
00:03:19,815 --> 00:03:25,399
그래서 해상에서의 전쟁에 대한
진실을 알고 싶었죠
37
00:03:25,883 --> 00:03:30,942
참전 전에 6·25전쟁에 대해
알고 계신 것이 있으셨나요?
38
00:03:31,843 --> 00:03:36,433
많지는 않았지만 약간이요
39
00:03:36,458 --> 00:03:41,839
그 시기에 언론에서
말하는 게 있긴 했었습니다
40
00:03:41,870 --> 00:03:45,885
하지만 전쟁에 관한 뉴스가
많지는 않았습니다
41
00:03:46,000 --> 00:03:58,659
그래도 대강 6·25전쟁이 남한과 북한 간의 전쟁이고
중국군이 참전했다는 것 정도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
42
00:03:58,997 --> 00:04:08,073
그리고 참전 지침에 따라 그런 내용을
저희에게 전달하기도 했고요
43
00:04:09,314 --> 00:04:17,171
전쟁에 자원해서 참전한다는 걸 알게 된
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?
44
00:04:17,801 --> 00:04:24,944
가족들은 참전한 것에 대해 몰랐었습니다
제가 그때 이미 가족이랑 살고 있지 않았거든요
45
00:04:25,364 --> 00:04:28,156
왜냐하면 제가 실제로 아버지 집에서
나와 독립한 상태였거든요
46
00:04:28,180 --> 00:04:31,048
그래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
잘 모르겠습니다
47
00:04:31,082 --> 00:04:33,597
그래도 제가 간다고 말도
안 했으니 놀라긴 했겠죠
48
00:04:33,621 --> 00:04:37,453
거기 간 다음에 말했으니까요
49
00:04:37,454 --> 00:04:40,065
참전 후에나
가족들에게 알리셨군요
50
00:04:40,090 --> 00:04:42,170
- 우편으로 연락하셨나요?
- 네
51
00:04:43,932 --> 00:04:48,673
한국에 가기 전
사전 훈련은 어땠나요?
52
00:04:49,654 --> 00:04:55,178
꽤나 까다로운 훈련이어서
힘들었습니다
53
00:04:55,710 --> 00:05:00,352
기병대에 대해서 기억나는데요
54
00:05:00,376 --> 00:05:10,074
콜롬비아 부대에 배정되었을 때
저희를 최전방에 나서던 보병대에 보냈습니다
55
00:05:10,186 --> 00:05:18,556
보병대는 아주 까다로웠고
그곳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
56
00:05:18,580 --> 00:05:30,193
모의 훈련은 팀과 함께 전쟁인 것처럼
완전 군장을 하고 진행했습니다
57
00:05:31,185 --> 00:05:33,083
한국으로 가는 여정은 어떠셨나요?
58
00:05:34,318 --> 00:05:44,187
한국으로 갈 때, 저희를 보고타에서
카르타헤나(Cartagena)로 데려갔습니다
59
00:05:44,686 --> 00:05:54,086
카르타헤나에서 배를 탔는데
군인 2천 명 정도가 있었습니다
60
00:05:54,801 --> 00:05:57,057
푸에르토리코 군인도 있었고요
61
00:05:57,116 --> 00:06:04,119
멕시코 군인도 있었는데
저희를 데리러 온 거였죠
62
00:06:04,640 --> 00:06:10,887
그래서 멕시코 부대, 그러니까
멕시코 중대에 속해서 한국으로 갔습니다
63
00:06:10,942 --> 00:06:18,583
파나마 운하를 거쳐 하와이까지
배를 타고 갔습니다
64
00:06:19,560 --> 00:06:26,381
하와이까지 갔다가
하와이에서 한국으로 갔죠
65
00:06:27,536 --> 00:06:31,843
한국에 도착한 날짜를
기억하고 계신가요?
66
00:06:31,988 --> 00:06:34,115
네
67
00:06:34,200 --> 00:06:47,559
대략 1953년
1월 2일, 3일쯤이었습니다
68
00:06:48,452 --> 00:06:50,243
어디서 하선하셨나요?
69
00:06:50,489 --> 00:06:53,563
부산에서 내렸습니다
70
00:06:54,976 --> 00:06:57,319
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한국은 어땠나요?
71
00:06:59,644 --> 00:07:03,423
한국에서 어떤 인상을
받으셨습니까?
72
00:07:03,522 --> 00:07:10,827
그러니까 느낌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
이미 망가진 느낌이었어요
73
00:07:10,851 --> 00:07:16,470
완전히 폐허가 되어있었거든요
74
00:07:16,596 --> 00:07:25,553
저희는 사세보에서 하선해서
기차를 탔습니다
75
00:07:26,270 --> 00:07:32,471
한국으로 가기 위해 일본에서
기차를 탔나 그랬을 거예요
76
00:07:32,496 --> 00:07:36,218
저희는 기차를 타고
이송되었습니다
77
00:07:37,156 --> 00:07:49,557
아직 겨울일 때 저희가 도착했었는데 그때
처음으로 본 것 중에 이상했던 게 있었는데요
78
00:07:49,581 --> 00:07:55,730
모퉁이마다 연기가
나오는 걸 보았는데
79
00:07:55,731 --> 00:08:01,738
이것에 대해 물어보고 궁금해했지만
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
80
00:08:02,386 --> 00:08:05,636
근데 결과적으로 그건
난방장치였습니다
81
00:08:05,661 --> 00:08:08,098
난방장치가 있었던 거죠
82
00:08:08,122 --> 00:08:15,178
터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
어찌 되었든 그게 첫인상이었습니다
83
00:08:15,217 --> 00:08:25,874
그리고 전선에 가려고 기차로 2일간
밤낮을 달려서야 전선에 도착했습니다
84
00:08:26,470 --> 00:08:32,118
콜롬비아 부대에 도착했는데
콜롬비아 부대만 있더라고요
85
00:08:32,142 --> 00:08:41,314
한국 부대는 없었고 저희는
다른 부대 없이 저희끼리 있었습니다
86
00:08:41,584 --> 00:08:46,578
막사에 콜롬비아 부대만
있더라고요
87
00:08:47,104 --> 00:09:00,112
저희가 도착했을 때
인상 깊었던 게 잠자리였습니다
88
00:09:00,178 --> 00:09:07,344
도착하니까
침낭을 주더라고요
89
00:09:07,462 --> 00:09:12,640
완전 한겨울이었기 때문에 한 사람이
침낭에 들어가면 지퍼를 잠그더라고요
90
00:09:12,664 --> 00:09:21,876
아직 눈도 내리는 상태였고 모든 게
얼어붙어 있다는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
91
00:09:22,359 --> 00:09:27,367
그건 전에는 본 적
없었던 거였죠
92
00:09:27,391 --> 00:09:29,178
완전 경이로웠습니다
93
00:09:29,268 --> 00:09:32,334
풀도 없고 나무도 없고 새도 없고
아무것도 없었죠
94
00:09:32,959 --> 00:09:37,909
완전히 모든 게 죽어 있었다고
하는 게 맞겠네요
95
00:09:39,574 --> 00:09:43,532
한국 민간인들은요?
어떤 상황이었나요?
96
00:09:43,966 --> 00:09:46,843
아주 가난했습니다
97
00:09:46,974 --> 00:09:49,041
어떤 모습이었는지
기억나시나요?
98
00:09:50,624 --> 00:10:00,774
모든 게 완전히 변하는 상황이었고
사람들은 아주 가난했죠
99
00:10:00,866 --> 00:10:06,590
전쟁 속에선 모든 게 최악이잖아요
전쟁은 끔찍하죠
100
00:10:06,637 --> 00:10:11,753
특히, 민간인들에게는 더요
101
00:10:12,367 --> 00:10:17,083
선생님의 직무는 무엇이었나요?
계급은요? 주특기는 무엇이었나요?
102
00:10:17,112 --> 00:10:24,120
기관총수 부사수로 있었습니다
103
00:10:24,886 --> 00:10:26,688
탄약담당이었죠
104
00:10:28,144 --> 00:10:35,096
출정할 때, 탄약상자를 가지고
다니는 게 일이었습니다
105
00:10:35,546 --> 00:10:41,457
기관총 사수과 함께 다녔습니다
106
00:10:41,458 --> 00:10:59,184
왜냐하면 적시에 가져가 공급해 줄 수 있도록
한 명의 군인에게 여러 명의 탄약담당을 지정했습니다
107
00:11:00,584 --> 00:11:06,352
기관총사에게 탄약조달을 하셨던 선생님께서는
평범한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?
108
00:11:06,377 --> 00:11:10,391
- 전장에 있었을 때 말이죠?
- 네
109
00:11:10,505 --> 00:11:20,729
부대가 1-2달은 전장에 있었고
1-2달은 후방에 있었습니다
110
00:11:21,268 --> 00:11:34,513
예를 들어, 전장에 있지 않으면 우리가
여기 있는 것처럼 운동을 하거나 평범하게 지냈습니다
111
00:11:34,538 --> 00:11:41,069
아침 7시에 군에 대한
모든 사안을 교육받고요
112
00:11:41,094 --> 00:11:46,908
그리고 일하러 가는 거였습니다
113
00:11:46,933 --> 00:12:04,971
여기 학교에서 하는 주변 정돈하는 걸
주둔지 막사에서 했습니다
114
00:12:05,121 --> 00:12:06,584
전장에서는요?
115
00:12:06,608 --> 00:12:18,053
전장에서는 하루 종일 헬멧 쓰고 유니폼 입고
소총을 들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상황이 달랐습니다
116
00:12:18,888 --> 00:12:21,289
소총 같은 경우는 전쟁에서
우리의 부인과 같은 역할이잖아요
117
00:12:21,360 --> 00:12:26,100
내려놓을 수도 없고 어디를
가든지 가지고 다녔었죠
118
00:12:26,124 --> 00:12:32,147
저는 기관총사 부사수였기 때문에
단총을 들고 다녔습니다
119
00:12:32,172 --> 00:12:34,475
소총이 아니라 단총이요
120
00:12:35,033 --> 00:12:42,023
단총으로 버텼죠
그게 전장에서 제 무기였습니다
121
00:12:44,108 --> 00:12:47,758
한국에 있을 때 편지로 가족들께
알리셨다고 하셨잖아요
122
00:12:47,783 --> 00:12:48,978
네
123
00:12:49,102 --> 00:12:52,728
- 한국에서 가족에게 편지 쓰셨을 때요
- 네, 답장은 받으셨나요?
124
00:12:54,337 --> 00:12:58,920
네, 회신을 했습니다
“왜 미리 알리지 않았냐”라고요
125
00:12:58,967 --> 00:13:03,235
그래서 저는 “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”라고
답했습니다
126
00:13:03,652 --> 00:13:11,412
왜냐하면 전쟁에 간다고 하면 돌아온다고도
안 돌아온다고도 말하기 힘들거든요
127
00:13:11,436 --> 00:13:13,658
그래서 “그게 아니라……”라고
했는데요, 모르겠네요
128
00:13:14,229 --> 00:13:22,569
한국에 계시는 동안 외국 부대나
한국 부대와 교류할 기회가 있으셨나요?
129
00:13:22,594 --> 00:13:24,678
아니요
130
00:13:24,733 --> 00:13:28,234
- 어디선가 보신 적은요?
- 당연히 본 적은 있습니다
131
00:13:28,258 --> 00:13:36,277
저희가 도착했을 때는
진격해 나가는 그런 전쟁은 아니었고
132
00:13:36,315 --> 00:13:40,541
주둔지를 차지하는 식으로
진행이 되었죠
133
00:13:40,565 --> 00:13:45,886
그래서 저희가 지켜야 하는
전선이 있었죠
134
00:13:45,887 --> 00:13:51,850
예를 들어 한쪽에는
멕시코 군인이 있었고요
135
00:13:51,923 --> 00:13:57,829
한 쪽에는 저희군, 그리고 다른 쪽에는 미국이나
에티오피아 아니면 태국 군인들이 있고 그랬죠
136
00:14:02,873 --> 00:14:10,798
한국에 계시는 동안 선생님께서 마주하셨던
가장 어렵고 위험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말씀해 주세요
137
00:14:12,008 --> 00:14:21,465
저한테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
3월 23일 밤 8시였습니다
138
00:14:22,806 --> 00:14:27,283
중국군이 저희를 공격했을 때였죠
139
00:14:28,570 --> 00:14:38,223
밤 8시였고 동료가 참호
(벙커)에 남아 있었습니다
140
00:14:39,411 --> 00:14:49,829
전장이었고 거기에 저희가 20일간
있었기 때문에 꽤나 어려웠죠
141
00:14:49,921 --> 00:14:54,934
중국군이 저희를 매일 공격해 왔고
북한군도 그랬고요
142
00:14:54,958 --> 00:14:58,556
사실상 중국군이었기 때문에 저희는
그 자들을 중국군이라고 칭했습니다
143
00:14:58,557 --> 00:15:09,608
저희에게 박격포를 쏘아댔고
밤낮으로 탕탕 소리가 났습니다
144
00:15:09,766 --> 00:15:18,148
그러고 나서는 꽤나 조용했던 시기가 있었는데
콜롬비아 부대만 그쪽에 주둔하던 상태여서
145
00:15:18,172 --> 00:15:22,299
2명의 군인이 있던 곳에
1명만 남아있는 곳도 있었습니다
146
00:15:22,306 --> 00:15:33,732
예를 들어, 참호에 2명이 있었는데 1명이 죽어
군인이 1명만 남는 경우도 있었습니다
147
00:15:34,465 --> 00:15:37,427
교대할 방법이 없어서
혼자 남아서 견딘 거죠
148
00:15:38,413 --> 00:15:47,073
콜롬비아 부대가 홀로 있어
1명만 보낸 것이기도 했고요
149
00:15:47,461 --> 00:15:50,732
그게 저희가 직면한 문제였습니다
150
00:15:50,827 --> 00:16:01,207
그런데 그날 밤 8시에 제가 밥을 먹으러 왔고
다른 동료가 참호에 남아 있었습니다
151
00:16:01,804 --> 00:16:11,440
전 밥을 먹으러 가서 지휘관이었던
카이세도 대위께 들러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
152
00:16:11,898 --> 00:16:19,733
그날 움직임이 꽤 포착되어
대위님께서 저희에게 지침을 내리고 계셨죠
153
00:16:19,757 --> 00:16:28,047
대위님께서
“오늘 일이 꽤 진행되었다”라고 하셨거든요
154
00:16:28,559 --> 00:16:35,355
그때가 중국군이 들고 온
박격포가 엄청 날아올 때였죠
155
00:16:36,021 --> 00:16:40,983
그 놈들이 저희에게 확성기
같은 걸로 말하고 그랬거든요
156
00:16:41,795 --> 00:16:47,273
“콜롬비아 애들은 거기서 뭐 하냐?”
157
00:16:47,281 --> 00:16:50,084
“콜롬비아 애들은 거기서
할 게 아무것도 없다”
158
00:16:50,156 --> 00:16:54,493
“콜롬비아 애들은 다리를 잃을 거다”
“아니면 팔을 잃을 거다” 같은 말을 하고 그랬습니다
159
00:16:54,517 --> 00:16:59,780
“너희 가족들” “엄마나 생각해라”
같은 말도 했는데
160
00:16:59,781 --> 00:17:07,159
전쟁에서 최대한
안 좋은 말을 하려 했습니다
161
00:17:07,160 --> 00:17:12,465
장병의 마음을 흔들려고 한 거죠
162
00:17:12,544 --> 00:17:21,380
고지 공격을 해올 때쯤엔
그런 것에도 익숙해져 있었습니다
163
00:17:21,404 --> 00:17:28,105
지시를 통해 확실히 말을 해주었기 때문에
그게 어떤 것인지 미리 알 수 있었죠
164
00:17:29,198 --> 00:17:37,116
중국군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, 저는 카이세도 대위님과
다른 4명의 군인과 함께 거기에 있었습니다
165
00:17:37,543 --> 00:17:47,412
탕탕 소리와 함께
공격이 시작되었죠
166
00:17:47,534 --> 00:17:53,452
공격이 시작되었을 때,
미군은 익숙하더라고요
167
00:17:53,476 --> 00:18:00,313
앞쪽 있는 고지에
탐조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
168
00:18:00,394 --> 00:18:03,399
공격이 시작되던 곳이었죠
169
00:18:03,423 --> 00:18:09,620
탐조등을 집중적으로 비췄고
공격 때문에 낮처럼 되었습니다
170
00:18:09,621 --> 00:18:14,871
밤 8시30분에 시작한
공격이었는데 낮처럼 되었죠
171
00:18:14,977 --> 00:18:20,897
카이세도 대위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셨습니다
“내가 한마디 해도 되나?”
172
00:18:20,954 --> 00:18:25,990
그러시곤 “중국군은 망했으니 각자 위치로!”
라고 하셨습니다
173
00:18:28,646 --> 00:18:40,074
저는 제가 기관총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걸
알고 있어서 제 위치로 갔습니다
174
00:18:40,098 --> 00:18:47,937
제가 가니까 다른 두 명이 거기 있었고
저희는 총 3명이 되었습니다
175
00:18:48,035 --> 00:18:54,853
그곳은 이미 공격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
제가 간 곳이 고지였어서
176
00:18:54,938 --> 00:19:07,863
드르르 소리가 나며 기관총이 발사되고 있었는데
이미 중국군이 들어오고 있었던 거였죠
177
00:19:09,352 --> 00:19:14,356
제가 도착해서
두 동료에게 물었습니다
178
00:19:14,381 --> 00:19:16,706
“무슨 일 있었어?”
”이미 전쟁이 시작된 거야?”라고요
179
00:19:17,094 --> 00:19:23,156
차분해야 했기 때문에
차분히 물었습니다
180
00:19:23,223 --> 00:19:36,181
그때 동료 1명이 죽었고 다른 동료는 단념하고
가버렸는데 저는 남아있었습니다
181
00:19:37,323 --> 00:19:40,768
제가 중국군이 도랑 쪽에
있는 걸 보았을 때
182
00:19:40,792 --> 00:19:50,484
중국군이 우리 쪽으로 와서 저 혼자
있는 걸 봤고 고지를 점령했습니다
183
00:19:50,563 --> 00:19:57,815
중국군이 이미 점령했고 더 이상
할 수 있는 게 없던 저는 그곳에서 나왔습니다
184
00:19:58,381 --> 00:20:01,455
나왔지만 도랑 쪽으로
가진 않았습니다
185
00:20:01,479 --> 00:20:05,903
누군가 도랑으로 가면 중국군이 죽이거나
콜롬비아 군이 죽이거나 했거든요
186
00:20:05,904 --> 00:20:10,945
그 시간대에는 아무도
알 수 없으니까요
187
00:20:11,021 --> 00:20:17,443
그리고 콜롬비아 군인의 신분증과도 같은
헬멧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
188
00:20:17,467 --> 00:20:21,162
예를 들어, 중국인들은 헬멧이
아니라 모자를 쓰기 때문에
189
00:20:21,818 --> 00:20:26,573
그걸로 미국인과 중국인을
구별했거든요
190
00:20:26,574 --> 00:20:38,767
그래서 저는 도랑에서 나와
살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
191
00:20:39,172 --> 00:20:44,584
숨어 있는 군인이 죽은 군인보다는 낫잖아요
그게 전쟁의 슬로건이죠
192
00:20:45,332 --> 00:20:51,437
그래서 공격 당하지 않도록
나왔습니다
193
00:20:51,500 --> 00:20:57,235
하지만 다시 도랑 쪽으로 갔죠
밖이 더 위험하더라고요
194
00:20:57,292 --> 00:21:03,265
어둠 속에서는 뭔가 보이는 것 같으면 다 쏘니까
동료 군인들의 움직임 때문에 더 위험하더라고요
195
00:21:03,346 --> 00:21:13,335
그리곤 완전히 도랑 쪽에서 나와
박격포가 날아오던 쪽을 찾기 시작했습니다
196
00:21:13,360 --> 00:21:23,057
왜냐하면 박격포를 쏘던 곳에
우리 군의 박격포 벙커가 있었거든요
197
00:21:23,869 --> 00:21:30,018
그래서 중대본부가 있던
그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
198
00:21:30,162 --> 00:21:38,221
제가 속한 중대본부에 가기 위해서
바닥으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
199
00:21:38,246 --> 00:21:45,496
겨울이어서 아직
추웠던 것으로 기억해요
200
00:21:45,497 --> 00:21:47,878
3월이었거든요
201
00:21:48,067 --> 00:21:52,325
3월에도 많이는 아니지만
추웠습니다
202
00:21:53,325 --> 00:21:59,651
기어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무언가가
굴러서 제 쪽으로 오는 게 보였죠
203
00:21:59,675 --> 00:22:02,952
중국 수류탄 하나가
굴러왔는데
204
00:22:02,983 --> 00:22:10,244
중국인들은 나무고리를 단 수류탄을 사용하니까
중국 수류탄인지 알아봤습니다
205
00:22:11,119 --> 00:22:15,622
중국인들은 미국인들이
쓰는 수류탄을 안 썼죠
206
00:22:15,646 --> 00:22:17,256
저렇게 생긴 수류탄을 썼었죠
207
00:22:17,335 --> 00:22:24,498
그래서 제 정면에서 굴러오는 걸 보고
손으로 치우려고 했어요
208
00:22:24,522 --> 00:22:30,975
근데 손에 닿아
이렇게 했더니 폭발했어요
209
00:22:32,503 --> 00:22:36,554
수류탄이 폭발한 겁니다
210
00:22:37,421 --> 00:22:46,078
바닥의 흙이 튀어 눈에 들어간데다
다리 한쪽을 잃었습니다
211
00:22:46,860 --> 00:22:49,405
그때 다리 한쪽을 다친 거죠
212
00:22:50,053 --> 00:23:03,011
보이지도 않고 그런 상태였는데 계속해서 기어갔고
드디어 어떤 구멍을 찾아냈어요
213
00:23:03,060 --> 00:23:08,187
그 구멍으로 들어갔더니
화장실 같았어요
214
00:23:09,171 --> 00:23:16,702
안 보이는 상태로 들어간 거죠
거의 장님이었어요
215
00:23:16,703 --> 00:23:20,724
다리는 다쳤고
그래서 거기로 들어갔죠
216
00:23:22,241 --> 00:23:28,847
그리고 화장실인 것 같지만 진짜 화장실인지
무슨 구멍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
217
00:23:28,848 --> 00:23:31,247
일단 들어갔어요
218
00:23:31,801 --> 00:23:34,538
거기 누군가 있었습니다
219
00:23:34,539 --> 00:23:36,578
기억나는 게 거기에
미군 2명이 있었어요
220
00:23:36,579 --> 00:23:38,575
영어를 했거든요
221
00:23:39,225 --> 00:23:43,726
제가 들어가니까
“헤이, 콜롬비안”이라고 했습니다
222
00:23:43,831 --> 00:23:46,616
“헤이, 오케이, 콜롬비아”
라고요
223
00:23:46,735 --> 00:23:56,384
그러고 나선 전 잠이 들어 버렸고
깨보니 혼자 있더라고요
224
00:23:56,408 --> 00:24:00,502
미군이 가버리고
저 혼자 있었습니다
225
00:24:00,571 --> 00:24:08,428
날이 밝았고
저 혼자 거기에 남았는데
226
00:24:08,452 --> 00:24:16,155
미군이 콜롬비아 부대가 고지에서
패한 것을 보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
227
00:24:16,237 --> 00:24:25,998
그 고지는 우리가 통로로 부르는 곳이
있었는데 미군에게 중요한 길이었죠
228
00:24:26,552 --> 00:24:31,760
그래서 미군이 고지에
폭격을 날리기 시작한 겁니다
229
00:24:32,452 --> 00:24:41,721
그날 밤 그곳에서 탈출하지 못한 모든 사람이
거기 매장당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
230
00:24:42,358 --> 00:24:52,023
거기 불모고지에서
30-40명이 사라졌거든요
231
00:24:52,427 --> 00:24:58,927
제가 보기엔 부상당했거나
죽어서 거기 묻힌 거예요
232
00:24:59,925 --> 00:25:07,684
당연히 미군이 움직이기 시작했고
비행기가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
233
00:25:07,708 --> 00:25:11,296
들리는 소음이 익숙한 소리였고
234
00:25:11,437 --> 00:25:20,586
비행기로 폭격할 때 나는
부르 부르 하는 소리를 알고 있었거든요
235
00:25:21,419 --> 00:25:31,388
저는 그걸 자루, 모래 주머니, 흙으로
만들었다는 걸 알았고
236
00:25:31,459 --> 00:25:34,867
그들은 그걸로
벙커의 입구를 덮었습니다
237
00:25:35,294 --> 00:25:38,582
그러고 나서 입구에
나무를 놓더라고요
238
00:25:38,606 --> 00:25:42,902
눈이 보이지 않아 어디로
가야 할지 알 수가 없고
239
00:25:42,942 --> 00:25:48,373
그곳에서 나올 수가 없어
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
240
00:25:48,673 --> 00:25:53,771
다른 방법이 없어서
“여기서 내가 죽겠구나” 라고 생각했죠
241
00:25:55,264 --> 00:25:58,227
거기서 이틀 밤을 보냈고
242
00:26:00,994 --> 00:26:03,186
3일째 밤이었던 것 같아요
243
00:26:04,175 --> 00:26:09,150
먹은 것도 없이
부상을 당한 상태였고
244
00:26:09,817 --> 00:26:20,048
겨울이었기 때문에 고무 장화를 신고 있었고
겨울 장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
245
00:26:20,775 --> 00:26:31,635
그리고 배고픔, 목마름을 느끼기 시작했고
당연히 여기서 못 나간다고 생각했죠
246
00:26:31,713 --> 00:26:45,326
이틀째 밤이었나 미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아니면
독일인인지 누군가가 말하는 게 들렸습니다
247
00:26:46,373 --> 00:26:52,868
미군 부대라는 말을 들었고
정체를 알아차렸죠
248
00:26:53,790 --> 00:26:55,504
그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
249
00:26:57,181 --> 00:26:58,330
그 사람들을 불렀어요
250
00:26:58,331 --> 00:27:05,014
“헤이, 아메리카, 콜롬비아” 하니까
조용해져서 “가버렸네”라고 말했죠
251
00:27:06,035 --> 00:27:08,278
미군이 입을
다물고 있었으니까요
252
00:27:08,373 --> 00:27:19,767
미군은 전쟁에 가장 익숙한 군이었기 때문에
참전하는 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
253
00:27:19,792 --> 00:27:23,344
정찰할 때 노래를
부르며 갈 정도로요
254
00:27:24,040 --> 00:27:30,851
미군에게는 그냥 스포츠
같은 게 군인인 겁니다
255
00:27:31,438 --> 00:27:37,655
이미 2번의 전쟁에도 참전했고요
256
00:27:38,123 --> 00:27:47,140
전 “가버렸네”라고
중얼거리곤 말을 안 했어요
257
00:27:48,215 --> 00:27:55,638
미군이 돌아와서 질문을 했고
“통신해 달라”라고 했습니다
258
00:27:56,180 --> 00:28:01,202
제가 기억하기에 박격포 부대
쪽으로 연락한 거 같아요
259
00:28:01,226 --> 00:28:05,874
필요하면 무전으로 보호해
줄 것을 요청하곤 했거든요
260
00:28:06,359 --> 00:28:17,168
그리고 미군은 포병과 함께
가까이 오기 시작했습니다
261
00:28:18,105 --> 00:28:22,260
그때 포병이
뭔가 있다고 느꼈고
262
00:28:25,740 --> 00:28:33,743
흙을 파서
저를 꺼내주었습니다
263
00:28:37,089 --> 00:28:47,856
거기서 저를 꺼내 주었고
저는 미군에게 물을 달라고 했어요
264
00:28:48,314 --> 00:28:52,784
물을 달라고 했는데
“물은 안 된다”라고 말했습니다
265
00:28:54,768 --> 00:29:03,131
그리고 제 옷은 그대로 두고
그 위로 주사를 놓았어요
266
00:29:03,220 --> 00:29:09,044
저를 들것으로 옮겨
박격포 부대까지 데려갔고
267
00:29:09,068 --> 00:29:16,545
그곳에서 부상자를 이송하는
지프차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
268
00:29:16,570 --> 00:29:21,307
들것으로 옮겨 오솔길 쪽으로
가더라고요
269
00:29:23,273 --> 00:29:31,634
왜냐하면 병원 역할을 하는
부대 막사로 저를 데려갔거든요
270
00:29:31,728 --> 00:29:35,575
병원처럼 사용하는 곳인데
거기엔 다 있었어요
271
00:29:35,599 --> 00:29:40,338
그곳에서 제가 수술을 받았습니다
272
00:29:40,924 --> 00:29:42,470
제 기억에는요
273
00:29:42,471 --> 00:29:46,341
제게 혈청 주사를 놓고
수술을 했어요
274
00:29:46,863 --> 00:29:51,379
눈도 세척해 주었고요
275
00:29:51,380 --> 00:29:56,429
그리고 다음 날
저를 도쿄로 데려갔습니다
276
00:29:57,429 --> 00:30:03,626
3달 걸렸는데
저는 도쿄에서 수술을 받았어요
277
00:30:03,685 --> 00:30:10,766
예후를 보느라
3달이나 걸린 겁니다
278
00:30:10,856 --> 00:30:17,623
눈에 잔여물이 있을 수 있어
눈도 살펴보고 했거든요
279
00:30:17,647 --> 00:30:25,077
3개월을 거기서 보내고
한 주둔지로 저를 데려갔습니다
280
00:30:25,702 --> 00:30:39,533
부상병을 데려가는 캠프 그레이 (Camp Grey)
본부에 저를 후송한 거죠
281
00:30:39,534 --> 00:30:51,059
부상병을 데려와 휴가와 같은 시간을 주는
프로그램이 있어서 저도 거기 1달 정도 있었습니다
282
00:30:54,325 --> 00:31:01,646
불모고지 전투에서 콜롬비아 부대가
거둔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?
283
00:31:05,038 --> 00:31:06,350
어떻게 평가하시나요?
284
00:31:06,375 --> 00:31:16,804
저희가 졌지만 콜롬비아가 참여했던
가장 위대한 전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
285
00:31:17,240 --> 00:31:31,227
비록 고지에서는 졌지만
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줬거든요
286
00:31:33,998 --> 00:31:40,290
불모고지 전투로 그리고 전투 중 당한
부상으로 인해 감사패를 받으셨나요?
287
00:31:40,771 --> 00:31:42,763
받은 바 없습니다
288
00:31:43,484 --> 00:31:45,944
불행히도 못 받았네요
289
00:31:50,142 --> 00:31:56,306
한국에서 계시는 동안 평화의 순간
또는 평안의 순간이 있으셨나요?
290
00:31:58,677 --> 00:32:04,283
어떤 맥락에서 평안인지가...
291
00:32:06,273 --> 00:32:10,716
-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특별한 날이요
- 있었습니다
292
00:32:10,741 --> 00:32:18,017
휴가를 주고는 했었는데
저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
293
00:32:18,504 --> 00:32:27,431
전장에서 일본으로 보내서 10일 정도였던 것
같은데 휴가 비슷한 걸 줬습니다
294
00:32:27,729 --> 00:32:31,805
그걸 알 앤 알(R&R)이라고
불렀는데 저는 가기 싫었죠
295
00:32:31,829 --> 00:32:37,945
왜냐하면 그곳에 이미 간 적이 있었고
상황이 어떤지 꽤 잘 알고 있었거든요
296
00:32:38,471 --> 00:32:41,382
그래서 가지 않았습니다
297
00:32:45,285 --> 00:32:48,481
정전협정에 서명했을 때
한국에 계셨죠?
298
00:32:48,488 --> 00:32:49,488
네
299
00:32:49,489 --> 00:32:55,111
정전협정 서명 소식을 들었을 때
콜롬비아 부대와 부대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?
300
00:32:55,136 --> 00:32:56,879
완전 축제분위기였죠
301
00:32:57,259 --> 00:32:58,769
더 이상 바랄 게 없었습니다
302
00:33:00,227 --> 00:33:04,769
전쟁 속에 있던 사람들에게
“전쟁 끝났어!”라고 하는 거였잖아요
303
00:33:05,554 --> 00:33:15,613
병참부대가 있었고
이미 맥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
304
00:33:16,354 --> 00:33:25,604
지휘관께서 팔라고 명령하셨거든요
밤 12시에 말이죠
305
00:33:25,854 --> 00:33:35,436
저희는 후방에서 대비하고 있어서 부대전체가
잠을 자고 있었는데 문을 열라고 명령하셨습니다
306
00:33:35,461 --> 00:33:40,513
맥주를 팔라고 하신 거죠
307
00:33:42,469 --> 00:33:45,244
음악도 틀고 춤도 추고
308
00:33:47,748 --> 00:33:49,233
파티였습니다
309
00:33:49,258 --> 00:33:53,675
파티하며 날을 새웠습니다
310
00:33:57,858 --> 00:34:00,686
한국에서의 임무를 종료한
날짜가 언제인가요?
311
00:34:05,660 --> 00:34:15,675
저랑 교대하는 부대가 오기 전에 저는 돌아왔습니다
312
00:34:16,894 --> 00:34:29,202
부상병은 교대 부대가 오기 전에 가거나
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
313
00:34:29,592 --> 00:34:35,305
제가 빨리 돌아온 건 한국에서
여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
314
00:34:35,329 --> 00:34:40,663
거기 여름은 끔찍해요
어마어마했죠
315
00:34:40,664 --> 00:34:44,637
여름에 막사에서요
316
00:34:45,606 --> 00:34:52,533
제가 기억하기로는
9시에 해가 졌어요
317
00:34:52,883 --> 00:34:56,080
새벽 4시에 해가 떴고요
318
00:34:56,169 --> 00:34:58,775
추웠냐고요? 아니요
319
00:34:59,365 --> 00:35:00,740
너무 끈적거려요
320
00:35:01,065 --> 00:35:03,332
잠은 어떻게 했을까요?
321
00:35:03,925 --> 00:35:06,035
잘 수가 없었죠
322
00:35:06,073 --> 00:35:13,461
잠을 자려면 간이침대에서 자야 했고
아침이슬을 맞는 게 익숙해졌습니다
323
00:35:13,485 --> 00:35:19,829
상쾌하게 자려고 간이 침대에서
이슬을 맞는 것에 익숙해진 거죠
324
00:35:19,938 --> 00:35:28,206
해 아래서의, 더위 속에서의
막사는 너무 더워 힘듭니다
325
00:35:31,429 --> 00:35:38,784
임무 수행 종료 시, 한국 국민에게 기대하던 바
또는 바라던 바가 무엇이었나요?
326
00:35:38,808 --> 00:35:40,771
한국 국민에게 어떤 일이
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셨나요?
327
00:35:40,772 --> 00:35:43,409
기대한 것이 없었습니다
328
00:35:43,410 --> 00:35:45,572
- 한국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요
- 한국인들이요?
329
00:35:45,673 --> 00:35:52,447
발전해 좀 더 삶 다운
삶을 살길 바랐습니다
330
00:35:52,448 --> 00:35:55,841
한국인들은 정말 고통받았거든요
331
00:35:57,681 --> 00:36:05,217
중국군이 한국을 점령하고 침략하고
일본까지 들어가고 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
332
00:36:08,965 --> 00:36:13,359
6·25전쟁이 콜롬비아로 복귀 후의
선생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?
333
00:36:14,133 --> 00:36:15,484
절망을 주었죠
334
00:36:15,960 --> 00:36:16,960
왜요?
335
00:36:19,087 --> 00:36:33,012
콜롬비아에 오면 환영받고
일도 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
336
00:36:33,013 --> 00:36:36,115
그런데 아니었습니다
337
00:36:39,482 --> 00:36:46,125
돌아왔을 때 우리가
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었죠
338
00:36:48,554 --> 00:36:51,349
아무것도 아닌 것처럼
길에 버려진 거였습니다
339
00:36:52,419 --> 00:37:11,183
반대로 저는 저희가 막사 같다고
부르던 재킷을 가져왔습니다
340
00:37:11,184 --> 00:37:14,486
모자도 가져왔고요
341
00:37:15,714 --> 00:37:23,429
모자에는 겨울에 눈을 보호하기
위한 털이 달려있었죠
342
00:37:24,372 --> 00:37:28,985
그 재킷 때문에
제가 겪은 일이 있습니다
343
00:37:29,087 --> 00:37:36,943
어느 날 아침에 추워서
그 재킷을 입었죠
344
00:37:39,368 --> 00:37:43,074
그리고 잠시 밖에 나갔습니다
345
00:37:43,807 --> 00:37:47,620
그랬더니 군 순찰차가
저를 불러 세웠습니다
346
00:37:49,020 --> 00:37:57,094
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군의 상징인 색 그러니까
이런 녹색으로 된 물품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체포되었죠
347
00:37:57,118 --> 00:38:02,737
금지되어 있었는데 제가 기억을 못 해
재킷을 입은 거였죠
348
00:38:02,805 --> 00:38:06,522
그래서 저를 불러 세운 겁니다
349
00:38:07,997 --> 00:38:19,574
군 경찰이 저를 체포해 하루 정도 구금되었고
군용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그 재킷을 압수했죠
350
00:38:20,591 --> 00:38:33,348
제가 이유를 설명했더니
“그건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”라고 대답하더군요
351
00:38:34,141 --> 00:38:36,601
“그건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”라…
352
00:38:36,602 --> 00:38:40,672
거기 갔다 온 후
어떤 기분이었는지 아십니까?
353
00:38:41,347 --> 00:38:47,512
군인들 덕분에 콜롬비아 부대와
콜롬비아가 알려졌는데 말입니다
354
00:38:47,513 --> 00:38:48,976
콜롬비아 부대를 위해서요?
355
00:38:49,068 --> 00:38:54,638
그 지역 사람들도 저희도 그렇게
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죠
356
00:38:54,662 --> 00:39:00,392
당시 푸에르토리코 군인들이
하던 말이 있었습니다
357
00:39:00,393 --> 00:39:04,794
콜롬비아 사람들이
“내 대위님”이라고 하거나
358
00:39:04,879 --> 00:39:12,195
군사적으로 “내……”
이런 표현을 많이 쓴다고 해서
359
00:39:12,220 --> 00:39:15,452
우리를 보고 종이라고 했죠
360
00:39:16,944 --> 00:39:18,895
“왜 내 대위님이냐고?”
361
00:39:19,060 --> 00:39:21,585
“왜 내 소령님이냐고?”
362
00:39:22,048 --> 00:39:30,318
근데 그 재킷을 입었다고
체포되고 압수당하고 하니까요
363
00:39:30,342 --> 00:39:32,437
정말을 느낄 수밖에 없죠
364
00:39:32,531 --> 00:39:34,125
이해되세요?
365
00:39:37,443 --> 00:39:43,950
이러니 무슨 희망을 갖겠어요?
366
00:39:48,544 --> 00:39:51,547
그 이후 한국에 돌아올
기회가 있으셨습니까?
367
00:39:51,571 --> 00:39:53,491
- 네
- 언제였나요?
368
00:39:55,500 --> 00:39:58,616
8년 전쯤이었습니다
369
00:39:59,984 --> 00:40:01,059
정확하게 기억은 안 납니다
370
00:40:01,060 --> 00:40:02,430
그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?
371
00:40:02,455 --> 00:40:13,258
오늘날 이렇게 뛰어난 기술이 있는
도시를 본다고 생각해 보세요
372
00:40:14,970 --> 00:40:18,770
아주 훌륭한 일이죠
373
00:40:18,831 --> 00:40:22,511
땅이 작은데 강 위에 집을 짓고요
374
00:40:22,535 --> 00:40:26,868
강 위에 길을 만든다는 말이 맞겠네요
375
00:40:26,949 --> 00:40:32,516
고속도로를 강 위에 만들었으니까요
376
00:40:33,656 --> 00:40:42,361
6·25전쟁 후 지금의 한국을 성공적으로 변신하게 한
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?
377
00:40:42,386 --> 00:40:43,672
전쟁입니다
378
00:40:44,831 --> 00:40:57,257
끝나지 않은 전쟁 중인 국가가
그것을 조정할 줄 알고 그런 진보를 이끄는 겁니다
379
00:40:58,401 --> 00:41:07,201
전쟁이 없었다면 오늘날 가진 걸
못 가졌을 지도 모릅니다
380
00:41:09,511 --> 00:41:16,460
6·25전쟁 참전용사가 남긴 유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?
참전용사가 세계에 무엇을 남겼나요?
381
00:41:17,742 --> 00:41:28,915
우리가 세계에 남긴 것은 콜롬비아에 대해
콜롬비아가 어떤지에 대해 알린 것입니다
382
00:41:29,128 --> 00:41:36,094
전 세계가 콜롬비아와
콜롬비아 군인을 알게 되었죠
383
00:41:36,563 --> 00:41:40,997
왜냐하면 전에는
알려지지 않았었거든요
384
00:41:41,022 --> 00:41:44,765
지금은 전 세계가
콜롬비아 군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
385
00:41:47,584 --> 00:41:52,442
남북한의 평화프로세스와
통일을 지지하시나요?
386
00:41:53,282 --> 00:42:02,141
자본주의와 자본주의가 아닌 것이
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
387
00:42:02,165 --> 00:42:05,976
그래서 통일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겁니다
388
00:42:07,172 --> 00:42:12,583
인터뷰를 볼 미래세대에게
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일까요?
389
00:42:17,282 --> 00:42:27,431
저희가 한 걸 미래세대도 할 수 있도록
저희가 한 일을 유념했으면 합니다
390
00:42:28,663 --> 00:42:34,254
콜롬비아인이 전에 우리가 이런 사람이라고
생각했던 모습의 사람이 아니며
391
00:42:34,255 --> 00:42:40,286
어떤 나라와 같다고 생각했던 모습을
가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
392
00:42:40,311 --> 00:42:46,538
한 모습만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사람은
다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
393
00:42:49,694 --> 00:42:53,586
인터뷰에서 더 하시고 싶으신
말씀이 있으신가요?
394
00:42:59,694 --> 00:43:03,303
저희를 기억해 주세요
395
00:43:04,164 --> 00:43:07,948
저희가 나이를 먹어서
다들 저희를 신경 쓰지 않아요
396
00:43:11,311 --> 00:43:24,080
저희는 늙었고 가난하고 아프고
힘이 나질 않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