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589 --> 00:00:08,307
제 이름은
그르마이에 바이네 테스페이에입니다
2
00:00:09,566 --> 00:00:17,551
-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나요?
- 1926년 9월 11일입니다
3
00:00:18,831 --> 00:00:23,949
-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1926년 9월 11일이요
4
00:00:25,479 --> 00:00:29,689
가족과 성장 과정에 대해
이야기해 주세요
5
00:00:29,690 --> 00:00:35,650
형제자매가 있으시면
그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
6
00:00:36,845 --> 00:00:42,290
네, 제게는 부모님과
형제자매가 있습니다
7
00:00:43,275 --> 00:00:45,158
형제자매가 몇 명인가요?
8
00:00:45,692 --> 00:00:49,013
자매가 5명,
형제가 4명 있습니다
9
00:00:50,229 --> 00:00:53,537
혹시 학교를 나오셨다면
어떤 학교였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?
10
00:00:53,538 --> 00:00:54,961
주일학교에 다녔어요
11
00:00:55,601 --> 00:00:58,607
학교에서 한국에 대해
배운 적이 있나요?
12
00:00:58,608 --> 00:01:02,627
아뇨, 저는 줄곧
시골에 살았거든요
13
00:01:02,627 --> 00:01:10,793
황실근위대에 입대한 후에
한국에서 전쟁이 났다는 것만 알아요
14
00:01:10,793 --> 00:01:15,368
뉴스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은 들었지만
어렸을 때라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어요
15
00:01:15,368 --> 00:01:20,170
- 정교회 주일학교에 다니셨죠?
- 네, 맞아요
16
00:01:20,787 --> 00:01:25,324
저는 정교회 부제가 되려고
곤다르(Gondar)로 이사했어요
17
00:01:25,324 --> 00:01:29,696
이후에 황실근위대에 입대했는데
그때 한국에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죠
18
00:01:29,696 --> 00:01:32,341
아, 그럼 곤다르에서
태어난 건 아니시군요?
19
00:01:32,341 --> 00:01:39,934
태어난 곳은 트르믄트(Tselemt)이고
학교를 다니기 위해 곤다르로 이사 갔습니다
20
00:01:41,512 --> 00:01:44,760
주일학교를 다니려고 이사했고
당시에는 6·25전쟁 참전용사를 모집 중이었어요
21
00:01:44,760 --> 00:01:46,713
곤다르에서요?
22
00:01:46,713 --> 00:01:52,395
곤다르는 고잠(Gojjam), 에리트레아(Eritrea),
티그레이(Tigray)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탓에
23
00:01:52,395 --> 00:01:55,094
곤다르에서 주로
모집이 이뤄졌어요
24
00:01:55,095 --> 00:02:03,399
그때 저는 전쟁 소식을 듣고
군인이 되려고 학교를 그만뒀지요
25
00:02:04,951 --> 00:02:10,567
언제 6·25전쟁에 참전하셨나요?
26
00:02:10,567 --> 00:02:18,047
에티오피아군은 율리우스력 1923년
아니 1943년에 참전했습니다
27
00:02:18,047 --> 00:02:20,963
그때 한국에 가게 됐죠
28
00:02:20,964 --> 00:02:29,038
저는 제1대대, 제2대대,
제3대대에서 복무했습니다
29
00:02:29,039 --> 00:02:34,003
6·25전쟁에 참전하려고
1947년에 입대하신 거군요?
30
00:02:34,004 --> 00:02:40,502
1944년에 징병된 후 율리우스력
1945년(착오)에 한국으로 갔습니다
31
00:02:40,503 --> 00:02:45,159
- 언제 한국에 가셨다고요?
- 1945년(착오)이요
32
00:02:45,160 --> 00:02:51,634
에티오피아를 떠난 후
바로 한국에 배치되셨나요?
33
00:02:51,635 --> 00:02:57,386
저희는 여러 사막 지역에서
훈련을 받았습니다
34
00:02:58,127 --> 00:03:05,136
3명의 에티오피아인 과 2명의 미국인으로
중화기조를 편성하였습니다
35
00:03:05,136 --> 00:03:08,886
그리고 중화기를 휴대한 상태로
그 훈련을 견뎠죠
36
00:03:08,887 --> 00:03:13,932
참전하시기 전에 한국에 대해
들은 적이 있나요?
37
00:03:13,932 --> 00:03:15,661
아뇨, 아무것도 몰랐습니다
38
00:03:15,662 --> 00:03:21,939
그렇다면 한국에 도착했을 때
받은 첫인상은 어떠셨나요?
39
00:03:22,948 --> 00:03:30,134
솔직히 말하면, 지금의 한국을 보면 많이 놀랍습니다
당시의 한국은 정말 심각하게 가난했거든요
40
00:03:30,135 --> 00:03:35,346
소 한 마리로 밭을 매는 모습이
제게는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
41
00:03:37,658 --> 00:03:43,757
주변에는 쌀밖에 없었고
가끔씩 수수가 보였죠
42
00:03:43,757 --> 00:03:46,868
사람들이 사는 환경이
정말 척박했어요
43
00:03:46,868 --> 00:03:49,607
지금 한국의 모습을
믿기 힘듭니다
44
00:03:49,607 --> 00:03:54,568
그렇지만 다들
열심히 노력한 덕이겠죠
45
00:03:54,568 --> 00:03:58,346
사람들은 참호를 파고
장비들을 옮겼어요
46
00:03:58,346 --> 00:04:05,577
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가난했지만
정직하고 매우 협조적이었습니다
47
00:04:06,652 --> 00:04:14,754
에티오피아도 당시에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지만
한국보단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었죠
48
00:04:15,512 --> 00:04:18,251
한국은 그때 정말
가난한 나라였어요
49
00:04:19,368 --> 00:04:23,724
- 그때는 에티오피아가 한국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나요?
- 훨씬요!
50
00:04:24,514 --> 00:04:32,221
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한국으로
군대를 파병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?
51
00:04:33,307 --> 00:04:37,874
에티오피아가 국제연합
회원국이라서 아닐까요
52
00:04:37,874 --> 00:04:45,850
북한이 남침했을 때처럼
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공한 적이 있습니다
53
00:04:46,569 --> 00:04:53,006
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국제연합에
회원국 자격으로 도움을 요청했어요
54
00:04:53,006 --> 00:04:59,029
국제연맹(국제연합의 전신)은 에티오피아 지원을 명령했고
잉글랜드가 에티오피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을 했어요
55
00:04:59,029 --> 00:05:05,266
황제와 애국지사들이 잉글랜드와 힘을 합쳐
이탈리아를 몰아낸 경험이 있었기에
56
00:05:05,266 --> 00:05:10,089
우리는 은혜에 보답할
필요가 있었습니다
57
00:05:10,089 --> 00:05:14,093
이런 이유로 6·25전쟁에
참전하게 됐습니다
58
00:05:14,093 --> 00:05:20,510
한국이 35년 동안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다는 점에서
에티오피아는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겪었군요
59
00:05:20,510 --> 00:05:22,413
맞습니다
60
00:05:22,413 --> 00:05:25,140
에티오피아도 해방을 기다렸죠
61
00:05:25,140 --> 00:05:31,459
한국인이 좋으셨나요?
1945년(착오)에 한국인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?
62
00:05:31,459 --> 00:05:33,592
어떤 한국인 말씀이신가요?
63
00:05:33,592 --> 00:05:36,807
한국인에게서 받은 전반적인
인상을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
64
00:05:36,807 --> 00:05:44,423
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
한국인들의 헌신과 직업의식에 놀랐습니다
65
00:05:45,533 --> 00:05:49,126
그렇지만 마음이 아팠어요!
66
00:05:49,126 --> 00:05:56,992
저는 식사를 마치면 남은 음식을 내다 버리라고
말하는 미국인들이 너무 싫었어요
67
00:05:56,992 --> 00:06:01,621
음식이 충분했지만 미국인들은
한국인들과 나눠 먹지 못하게 했어요
68
00:06:02,396 --> 00:06:06,241
그래서 몰래 음식을
건네줄 수밖에 없었어요
69
00:06:06,241 --> 00:06:10,760
미국인들은 말이에요
남은 음식을 나눠 먹지 말고 다 버리라고 했어요
70
00:06:11,582 --> 00:06:15,372
어떤 책에서 전쟁에 관한 글을
읽은 적이 있습니다
71
00:06:15,397 --> 00:06:25,080
에티오피아 군인들은 자신들의 봉급을 모아서
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공간을 마련했다고 합니다
72
00:06:25,122 --> 00:06:32,002
- 정말인가요?
- 네, 맞습니다
73
00:06:32,865 --> 00:06:38,411
당시 어떤 보직을 맡고 계셨나요?
어떤 화기를 운용하셨나요?
74
00:06:38,411 --> 00:06:43,136
저는 당시 75밀리 박격포 중화기를
다루고 있었습니다
75
00:06:44,117 --> 00:06:47,693
어디로 배치되셨나요?
76
00:06:47,693 --> 00:06:54,648
- 제3대대였습니다
- 그런 부대가 있었나요?
77
00:06:54,649 --> 00:06:58,640
포를 다루던 부대였는데
당시에 제3대대라고 부르더군요
78
00:06:58,640 --> 00:07:02,364
그렇다면 포술이
좋으셨다는 뜻이군요
79
00:07:02,364 --> 00:07:05,814
항상 전방에서 전투하셨나요?
80
00:07:05,814 --> 00:07:10,646
후방에서 싸웠습니다
파편으로 입은 상처도 여기 있어요
81
00:07:10,646 --> 00:07:14,834
적이 저희 쪽으로 포를 쏘면
참호에 숨어 피했죠
82
00:07:14,834 --> 00:07:19,815
적군은 굉장히 공격적이었습니다
83
00:07:19,816 --> 00:07:25,402
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
저희한테는 참호가 있었죠
84
00:07:26,105 --> 00:07:28,368
적군은 많이 해치우셨나요?
85
00:07:28,368 --> 00:07:31,692
적군은 중국군이었나요
아니면 북한군이었나요?
86
00:07:31,692 --> 00:07:38,204
대다수가 중국군이었습니다
87
00:07:39,725 --> 00:07:47,847
에티오피아군이 6·25전쟁에서 참전하면서 있었던
가장 인상적인 일로는 뭐가 있을까요?
88
00:07:48,496 --> 00:07:54,755
인상적인 일이 하나 있어요
89
00:07:54,756 --> 00:08:04,128
전쟁은 7월 27일에 정전협정을
체결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
90
00:08:05,339 --> 00:08:07,942
그리고 전쟁포로들을
자국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됐습니다
91
00:08:07,942 --> 00:08:12,841
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에티오피아로, 영국 사람들은 영국으로
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로 돌아가게 된 거예요
92
00:08:12,841 --> 00:08:19,056
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 중에는 지휘관이었던 울데한 셰테이
(Woldehan Shetaye)라는 이름의 대령도 있었습니다
93
00:08:19,057 --> 00:08:29,851
당시 제3대대에는 에티오피아, 프랑스, 이탈리아
독일군이 자기 나라 사람들끼리 조직이 편성되어 있었습니다
94
00:08:29,852 --> 00:08:36,795
본국으로 돌아간 국가별 포로수는 3,000명,
100,000명, 15,000명, 200,000명이었는데
95
00:08:36,795 --> 00:08:40,075
에티오피아인 포로는
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
96
00:08:40,076 --> 00:08:48,233
그렇지만 에티오피아군은
약 10,000명의 포로를 잡았죠
97
00:08:48,233 --> 00:08:58,781
한 장군은 에티오피아에게 있어
6·25전쟁이 축복과도 같다고 말했습니다
98
00:08:58,781 --> 00:09:00,945
계속 말씀하시죠
99
00:09:00,945 --> 00:09:12,462
다른 나라가 에티오피아를 얕잡아보고 있었던 덕에
곤란한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
100
00:09:12,462 --> 00:09:20,545
그리고 저희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서로 돕고
도운 덕에 포로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
101
00:09:20,545 --> 00:09:28,377
황제에게 큰 영광을
안겨드릴 수 있었죠
102
00:09:28,377 --> 00:09:36,168
그리고 에티오피아 국기가 15분 동안이나
항공기에 게양되기도 했어요
103
00:09:37,241 --> 00:09:43,270
맞아요, 그리고 에티오피아가 한번도
전쟁에서 진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
104
00:09:43,271 --> 00:09:47,410
전쟁 중에 가장 힘든 점은
무엇이었나요?
105
00:09:48,660 --> 00:09:53,985
솔직히 말하면
그다지 힘든 일은 없었습니다
106
00:09:53,985 --> 00:10:03,949
적군을 생포하려 적지로 진입했던 것 말고는
기억에 남을 만큼 힘든 일은 없네요
107
00:10:03,950 --> 00:10:08,550
굉장하군요
언제 한국에서 돌아오셨나요?
108
00:10:08,550 --> 00:10:14,617
8월 26일에 돌아왔습니다
109
00:10:14,617 --> 00:10:16,696
그때 한국에서 돌아오신 건가요?
110
00:10:16,696 --> 00:10:20,241
네, 한국에 주둔 중일 때
전쟁이 끝났습니다
111
00:10:20,241 --> 00:10:25,217
1년 약간 넘는 기간 동안 주둔했는데
어느 날 지휘관이 전쟁이 끝났다고 저희에게 알렸죠
112
00:10:25,863 --> 00:10:31,543
그럼 휴전선언이 있었을 때
한국에 계셨던 거군요
113
00:10:31,543 --> 00:10:35,238
- 네, 맞습니다
-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?
114
00:10:35,238 --> 00:10:37,672
당시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
115
00:10:37,672 --> 00:10:46,091
정전협정 당시 양측의 점령지를 경계로
국경선이 그어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
116
00:10:46,091 --> 00:10:55,741
모든 병사가 최대한 많은 적지를 점령하기 위해
전선으로 용맹하게 뛰쳐나가도록 명령을 받았습니다
117
00:10:55,741 --> 00:11:02,433
7월 27일 자정에 전쟁이
끝났다고 들었습니다
118
00:11:02,433 --> 00:11:06,183
소식을 듣자마자 발포를 멈췄죠
119
00:11:06,183 --> 00:11:11,289
적지 점령 활동이 격화된 건
그 이후였습니다
120
00:11:12,110 --> 00:11:20,043
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을 떠나실 때
한국이 오늘날처럼 부유해지리라고 상상하셨나요?
121
00:11:20,043 --> 00:11:21,590
솔직히 상상도 못 했습니다
122
00:11:21,590 --> 00:11:30,701
1950년의 한국과 지금 완전히 탈바꿈한
한국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?
123
00:11:30,701 --> 00:11:34,918
한국이 많은 변화를
겪었다고 들었어요
124
00:11:34,918 --> 00:11:41,024
한국인들이 얼마나 열심히
살았을지 상상이 갑니다
125
00:11:41,025 --> 00:11:44,298
저는 한국인들에게
큰 감사를 느낍니다
126
00:11:44,298 --> 00:11:48,656
저희는 한국인들의 진심 어린 친절에
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
127
00:11:48,657 --> 00:11:54,871
매년 한국에서 저희를
찾아오시는 분이 계실 정도로
128
00:11:54,872 --> 00:12:06,428
제 조국 에티오피아처럼 참전용사들을 배려해 주기에
저는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고 생각해요
129
00:12:07,486 --> 00:12:14,034
전쟁 동안 겪은 일 중에
이야기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?
130
00:12:15,424 --> 00:12:27,987
아까 말한 것처럼 저희의 유일한 바람은
전투에서 승리하고 적지를 점령하는 것이었어요
131
00:12:27,987 --> 00:12:40,686
그렇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, 북한군을 모두 물리치고
북한을 점령하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아쉬웠죠
132
00:12:40,686 --> 00:12:44,223
그래서 귀국하고 싶지가 않았어요
133
00:12:44,909 --> 00:12:48,203
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
134
00:12:48,882 --> 00:12:51,382
제 이름은 하일루 알레마예후
(Hailu Alemayehu )입니다
135
00:12:51,382 --> 00:12:53,950
- 손자시군요
- 네
136
00:12:53,957 --> 00:12:57,326
-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?
- 24살입니다
137
00:12:57,326 --> 00:13:01,458
- 현재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?
- 학생입니다
138
00:13:01,488 --> 00:13:04,776
- 어느 학교를 다니시나요?
- 고등학교요
139
00:13:04,776 --> 00:13:10,164
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?
역시 학생이신가요?
140
00:13:11,407 --> 00:13:14,491
비니암(Binyam)이라고 합니다
141
00:13:14,491 --> 00:13:18,496
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?
142
00:13:20,009 --> 00:13:21,394
20살입니다
143
00:13:21,395 --> 00:13:24,884
- 학교를 다니고 계신가요?
- 중퇴했습니다
144
00:13:24,884 --> 00:13:27,012
그럼 쉬는 중인가 보네요
145
00:13:30,055 --> 00:13:39,477
두 분 모두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걸 들었을 텐데요
어떤 느낌이 드시나요?
146
00:13:41,347 --> 00:13:56,664
음, 에티오피아와 한국이 파트너 관계라는 생각과
그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
147
00:13:56,737 --> 00:14:00,101
형과는 다른 말을 부탁합니다
148
00:14:01,538 --> 00:14:06,738
할아버지가 한국을 위해
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
149
00:14:07,481 --> 00:14:15,145
에티오피아가 한국을 위해 참전했다는 사실을
어릴 때 할아버지가 말씀해 준 적이 있습니까?
150
00:14:16,195 --> 00:14:17,523
네, 말씀하신 적 있어요
151
00:14:17,523 --> 00:14:20,109
기억하시는 부분이 있나요?
152
00:14:22,819 --> 00:14:28,398
어렸을 때라
달리 기억에 남아있진 않습니다
153
00:14:28,398 --> 00:14:33,364
한국 역사를 학교에서 배우나요?
154
00:14:34,231 --> 00:14:35,283
아뇨, 안 배워요
155
00:14:35,284 --> 00:14:38,752
- 동생 분은 어떠세요?
- 저도 안 배웠어요
156
00:14:38,752 --> 00:14:44,362
학교에서 이렇게 대단한 사실을
가르치지 않는다는 게 놀랍지 않으세요?
157
00:14:45,120 --> 00:14:46,875
놀랍네요
158
00:14:47,647 --> 00:14:59,421
최근에는 300여 명 정도의 현행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
학생들이 저를 찾아와 6·25전쟁에 대해 물어봤어요
159
00:14:59,421 --> 00:15:02,446
집에 찾아오면서까지
저한테 질문을 했죠
160
00:15:02,446 --> 00:15:06,855
아마 정부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을
내서 그런 것 같아요
161
00:15:06,855 --> 00:15:09,431
많은 학생이 저를 찾아와
전쟁에 대해 질문했어요
162
00:15:09,532 --> 00:15:13,537
그 역사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
이번 면담에 응해주신 거군요
163
00:15:13,688 --> 00:15:18,093
저는 그 역사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
마음에서 이번 면담에 응하게 됐어요
164
00:15:18,094 --> 00:15:22,081
엊그제에도 많은 학생이 저를 찾아와
전쟁에 대해 물었어요
165
00:15:22,082 --> 00:15:25,982
- 아내나 여자 친구가 있나요?
- 아뇨, 없어요
166
00:15:27,453 --> 00:15:34,888
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할아버지가 겪었던 일을
아이에게 알려주실 생각이신가요?
167
00:15:34,913 --> 00:15:36,333
네
168
00:15:36,334 --> 00:15:39,128
학교에서도 알려주지
않는 이야기인데요?
169
00:15:39,128 --> 00:15:44,734
하지만 할아버지가 말씀해 주신
내용을 적을 순 있었습니다
170
00:15:44,734 --> 00:15:52,227
저는 이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만들고 싶어요
그러면 책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
171
00:15:53,095 --> 00:15:59,101
케이팝이라든가 한국의
경제력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?
172
00:15:59,969 --> 00:16:12,228
한국의 위상이 뛰어난 데다가 계속해서 발전 중이라는
이야기를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
173
00:16:12,228 --> 00:16:13,861
동생분은 어떠세요?
174
00:16:14,845 --> 00:16:17,196
한국이 좋은 국가라는 이야기를
들은 적이 있습니다
175
00:16:17,196 --> 00:16:20,009
- 텔레비전에서요?
- 네
176
00:16:20,009 --> 00:16:21,528
한국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세요?
177
00:16:22,416 --> 00:16:24,549
한국의 문화를 좋아해요
178
00:16:24,549 --> 00:16:26,621
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나요?
179
00:16:26,621 --> 00:16:28,206
한국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
180
00:16:28,206 --> 00:16:30,772
이건 선생님께
드리는 질문입니다
181
00:16:31,725 --> 00:16:40,644
한국 정부가 참전용사분들이 목숨 걸고 지킨
오늘날의 한국을 보여주고자 참전용사분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
182
00:16:40,644 --> 00:16:44,664
선생님도 한국에
방문하실 의향이 있나요?
183
00:16:44,665 --> 00:16:46,390
손자분들도 대답을
해주셨으면 좋겠네요
184
00:16:46,390 --> 00:16:48,093
우선은 선생님부터 답변해 주시죠
185
00:16:48,093 --> 00:16:51,133
죽기 전에 한국에 한번 더
가보고 싶습니다
186
00:16:51,834 --> 00:16:53,803
- 다시 한번 더 방문해 보고 싶으시군요
- 네
187
00:16:54,124 --> 00:17:03,337
자그마한 한국이란 나라의 수도 서울이
폐허가 됐던 모습을 기억합니다
188
00:17:03,337 --> 00:17:08,905
그렇지만 텔레비전에서 발전한 모습을 보면
너무 방문하고 싶더군요
189
00:17:09,351 --> 00:17:11,476
이번 질문은
선생님을 위한 것입니다
190
00:17:11,476 --> 00:17:14,826
내년에는 정전협정
70주년이 됩니다
191
00:17:14,826 --> 00:17:21,246
70주년에 대해 이야기하고
싶은 게 있으신가요?
192
00:17:21,247 --> 00:17:26,168
남한과 북한은 아직도
전시상황에 놓여 있습니다
193
00:17:27,061 --> 00:17:36,202
아시다시피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아 있지만요
예전에 저는 다짐했습니다
194
00:17:36,203 --> 00:17:40,416
북한이 다시 공격한다면
기필코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요
195
00:17:41,355 --> 00:17:48,096
우리 아이들을 보내겠다고
한국인들에게 전해주세요
196
00:17:49,669 --> 00:17:55,830
가실 의향이 있으시다면
한국으로 갈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
197
00:17:55,830 --> 00:17:57,806
좋네요
저는 가고 싶습니다
198
00:17:57,806 --> 00:18:03,249
죽음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
죽기 전에 한국에 가보고 싶습니다
199
00:18:03,249 --> 00:18:10,902
이번 면담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?
있다면 짧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
200
00:18:10,902 --> 00:18:16,547
제 할아버지가 목숨 걸고
싸운 나라에 가보고 싶습니다
201
00:18:17,695 --> 00:18:19,192
동생분은요?
202
00:18:19,958 --> 00:18:23,434
저도 할아버지가 지킨 곳에
가보고 싶습니다
203
00:18:23,434 --> 00:18:25,661
서울을 말씀하시는 거죠?
204
00:18:25,662 --> 00:18:28,606
-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우신가요?
- 엄청요
205
00:18:28,606 --> 00:18:32,333
자랑스러워하는 게 보입니다
206
00:18:32,333 --> 00:18:35,012
6·25전쟁에 참전했던 게
자랑스러우신가요?
207
00:18:35,019 --> 00:18:38,020
네, 무척 자랑스럽습니다
208
00:18:38,020 --> 00:18:44,353
그리고 한국 정부는 꾸준히
저희에게 보답하고 있고요
209
00:18:45,243 --> 00:18:54,807
한국이 에티오피아를 가난으로부터 구하고
도울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
210
00:18:55,956 --> 00:19:06,998
가령, 4000~7000여 명의 아이들을
수용할 수 있는 학교가 지어졌습니다
211
00:19:06,998 --> 00:19:16,627
그리고 참전용사인 제 전우의 경우에는
1,000비르와 옷 그리고 신발을 받지요
212
00:19:16,627 --> 00:19:20,221
그리고 담요와 재킷도 받습니다
213
00:19:20,221 --> 00:19:27,465
한국 정부는 우리 참전용사들의
손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고 있고
214
00:19:27,465 --> 00:19:32,422
이 모든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말해
너무 놀라 할 말을 잃을 정도였죠
215
00:19:33,438 --> 00:19:37,368
당시에는 에티오피아가 한국보다 발전된 나라였듯이
세월이 흐르면 많은 것이 변하죠
216
00:19:37,368 --> 00:19:41,225
지금은 한국이 크나큰 발전을 이루었지만
여전히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친구이자 가족이죠
217
00:19:41,225 --> 00:19:45,936
그러니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
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
218
00:19:45,936 --> 00:19:52,359
아주 좋은 일입니다
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을 일입니다
219
00:19:52,968 --> 00:20:02,574
그렇지만 이제라도 저희를 찾아와 주셨다는
사실에 정말 깊은 고마움을 느낍니다
220
00:20:03,745 --> 00:20:10,141
이번 면담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
한국을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
221
00:20:10,141 --> 00:20:18,132
선생님과 같은 참전용사분들과 그 밖에 한국을 구해준 이들에게
저희들은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
222
00:20:18,936 --> 00:20:23,762
저희 역시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
223
00:20:23,787 --> 00:20:32,587
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
또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