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13 --> 00:00:08,627
저는 일마 벨라처 대위입니다
2
00:00:08,719 --> 00:00:10,419
철자를 말씀해 주시겠어요?
3
00:00:10,800 --> 00:00:17,400
네, 일마는 와이(Y) 아이(I) 엘(L) 엠(M) 에이(A)
4
00:00:17,400 --> 00:00:26,333
성은 벨라처, 비(B) 이(E) 엘(L) 에이(A)
씨(C) 에이치(H) 이(E) 더블유(W)입니다
5
00:00:26,333 --> 00:00:29,300
감사합니다
연세가 어떻게 되세요?
6
00:00:29,300 --> 00:00:32,067
이제 88세입니다
7
00:00:32,067 --> 00:00:37,400
얼굴에 주름이 하나도 안 보이는데요
주름은 다 어디 간 거죠?
8
00:00:37,400 --> 00:00:38,933
마법이에요
9
00:00:39,700 --> 00:00:48,233
- 비결 좀 알려주세요
- 그 비결은 차차 말씀드릴게요
10
00:00:50,400 --> 00:00:53,167
생신이 언제이신가요?
11
00:00:53,167 --> 00:00:56,600
양력으로 10월 5일이에요
12
00:00:56,600 --> 00:01:02,467
- 연도는요?
- 1932년일 겁니다
13
00:01:02,633 --> 00:01:04,724
출생지는 어디세요?
14
00:01:04,748 --> 00:01:09,200
이곳 에티오피아
아디스아바바에서 태어났어요
15
00:01:09,500 --> 00:01:18,067
성장기 시절 가족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부모님과 형제자매 같은 관계요
16
00:01:18,333 --> 00:01:33,300
저는 운이 없었어요
제 부모님은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셨죠
17
00:01:34,167 --> 00:01:44,800
그래서 저는 황제가
운영하는 기숙학교에서
18
00:01:44,800 --> 00:01:57,267
초등학교를 졸업하고
상업전문학교에 진학했어요
19
00:01:58,000 --> 00:02:02,767
상업전문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
사관학교에 입학했고요
20
00:02:02,767 --> 00:02:05,433
대학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?
21
00:02:05,433 --> 00:02:09,333
- 군사학을 공부했어요
- 군사학이었군요
22
00:02:09,333 --> 00:02:23,900
일반 사관학교에서 3년간 군사학 과정을 마쳤어요
저와 대령님이 함께 두 번째 과정을 이수했고요
23
00:02:23,900 --> 00:02:31,733
그 후에 바로 한국으로 갔어요
에티오피아에서 복무하지 않고 한국으로 갔죠
24
00:02:31,733 --> 00:02:35,633
에티오피아가 아니라
한국에 가려고 훈련을 받으신 거군요
25
00:02:35,633 --> 00:02:39,200
그래서 훈련을 받은 건 아니었어요
26
00:02:39,200 --> 00:02:46,900
당시는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의 침략 이후
통치를 받다 해방된 지 5년이 되었을 때예요
27
00:02:46,900 --> 00:02:50,000
그 후 황제 폐하께서 즉위하셨고
28
00:02:50,000 --> 00:03:00,033
조화롭고 풍요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
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관학교를 설립했어요
29
00:03:00,033 --> 00:03:03,967
저희는 그 사관학교를 졸업했고요
30
00:03:03,967 --> 00:03:15,100
에티오피아는 사관학교를 통해
힘을 키워서 평화를 지키려고 했어요
31
00:03:15,933 --> 00:03:28,433
왜냐하면 당시에 유럽인들이
아프리카를 점령해 식민지화했기 때문에
32
00:03:28,433 --> 00:03:33,467
이를 막기 위해선
강한 군사력이 필요했어요
33
00:03:33,467 --> 00:03:38,100
왜 황제가 에티오피아 군을
한국에 보내기로 결정했을까요?
34
00:03:38,100 --> 00:03:51,100
황제 폐하는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
비슷한 문제를 겪는다는 걸 알고 계셨고
35
00:03:51,100 --> 00:03:58,567
에티오피아는 유엔 공보국
회원국이기도 했어요
36
00:03:59,833 --> 00:04:15,667
에티오피아도 침략을 당했었고 아무도 우리의 호소를
들어주거나 지원해 주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
37
00:04:15,667 --> 00:04:24,167
황제께서는 국제연합 총회의 요청을
즉시 받아들이셨죠
38
00:04:24,167 --> 00:04:25,767
정말 훌륭합니다
39
00:04:25,767 --> 00:04:38,200
여러 나라가 각자의 속셈을 가지고 한국으로 왔지만
에티오피아는 정말 달랐어요
40
00:04:38,667 --> 00:04:47,400
에티오피아는 어떤 이익도 계산하지 않고 한국에 와서
한국인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구해냈어요
41
00:04:47,400 --> 00:04:56,900
한국으로 간 에티오피아군 대부분은 젊었고
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어요
42
00:04:56,900 --> 00:05:09,233
우리는 남한과 북한에 대해 몰랐지만
유엔 헌장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갔죠
43
00:05:09,567 --> 00:05:14,133
예를 하나 말씀드리죠
44
00:05:14,133 --> 00:05:22,133
한 미군 총사령관이
에티오피아군을 맞이하고는
45
00:05:22,567 --> 00:05:33,933
다들 나이가 어리고 체구도 작아서
어떻게 전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했어요
46
00:05:34,400 --> 00:05:40,833
그 사령관의 의문은 바로 해결되었어요
47
00:05:40,833 --> 00:05:47,300
"우리가 최단 시간 내에 답변을 드리죠"라고
대답했지요
48
00:05:48,000 --> 00:06:00,333
그리고 3개월 후, 에티오피아군의 첫 번째 작전을 보러 왔고
사령관은 "내가 실수했어"라고 말했죠
49
00:06:00,333 --> 00:06:14,900
사람을 외면으로 비교하지 말고
내면의 힘을 봐야 한다고 말이에요
50
00:06:15,100 --> 00:06:20,667
그래서 사령관은 에티오피아군이
훌륭한 군인이라고 생각했죠
51
00:06:21,100 --> 00:06:28,367
6·25전쟁에서 에티오피아 군인의 어떤 점을
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
52
00:06:28,367 --> 00:06:34,133
다른 나라 군대에 비해 에티오피아 군인이
어떤 면에서 특별한가요?
53
00:06:34,133 --> 00:06:39,167
에티오피아 군대의 일원으로서
54
00:06:39,167 --> 00:06:44,333
저는 오로지 우리만 그랬다는
말씀을 드리진 않을 거예요
55
00:06:44,333 --> 00:06:46,767
우리는 이런 용기를 가지고 있었어요
56
00:06:47,067 --> 00:06:58,067
하지만 20개국 이상의 국가가 6·25전쟁에 참여했고
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싸웠죠
57
00:06:58,067 --> 00:07:07,000
하지만 에티오피아 군인들은 성공적이었어요
우연히도 모든 걸 성공적으로 해냈지요
58
00:07:07,300 --> 00:07:12,133
그게 마법은 아니에요
우리는 인간이었어요
59
00:07:12,400 --> 00:07:15,667
하지만 그곳에는 여러 가지
심리적인 요소가 있었죠
60
00:07:15,667 --> 00:07:22,433
적군은 에티오피아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겁을 냈어요
그건 심리적인 효과예요
61
00:07:22,433 --> 00:07:26,233
그래서 우리는 적들과 전투를 했지만
62
00:07:26,233 --> 00:07:35,333
당시에 적군은 단 한 명의 에티오피아 군인도 포로로 잡지
못했기 때문에 에티오피아군에 대해 알아낼 수가 없었죠
63
00:07:35,333 --> 00:07:39,667
놀랍네요, 그게 어떻게 가능했죠?
설명해 주시겠어요?
64
00:07:39,667 --> 00:07:52,633
에티오피아군은 전투할 때는 열심히 싸웠고
전투하지 않을 때는 끝까지 희생했어요
65
00:07:52,833 --> 00:08:02,333
그런 신념이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
절대로 적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죠
66
00:08:02,700 --> 00:08:15,300
아주 심하게 부상당한 군인들은
다른 군인의 몸에 묶었고
67
00:08:15,300 --> 00:08:26,267
심지어는 죽은 시신까지도
적군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몸에 묶었어요
68
00:08:26,267 --> 00:08:38,333
저는 우리가 탱크 아래에서 부상자와 시신을
데려오기 위해 꺼냈던 것을 기억해요
69
00:08:38,333 --> 00:08:43,267
우리는 정말 많은 희생을 했어요
70
00:08:44,333 --> 00:08:54,767
저는 에티오피아군이 6·25전쟁에 참전했던 것에 대해
읽으며 전쟁포로가 없다는 걸 알게 되고는 믿을 수가 없었어요
71
00:08:54,767 --> 00:09:02,300
전쟁 중에는 감옥과 전쟁포로가 있기 마련이니까
거짓말이라고 생각했죠
72
00:09:02,833 --> 00:09:05,267
정말 놀라운 이야기예요
73
00:09:05,267 --> 00:09:14,067
또 다른 질문을 드리죠, 한국에 오시기 전에
한국에 대해 배우거나 아시는 게 있었나요?
74
00:09:15,267 --> 00:09:17,333
제 대답은 "아니요"예요
75
00:09:18,133 --> 00:09:30,700
이런 명령이 내려왔을 당시는
우리가 사관학교를 막 졸업했을 시기였어요
76
00:09:30,700 --> 00:09:33,267
우리 군은 훈련이 잘 되어 있었어요
77
00:09:33,467 --> 00:09:43,633
스웨덴 정예군인 훌륭한 장교들에게 훈련을 받았고
훈련을 열심히 받았으니 그렇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이죠
78
00:09:43,633 --> 00:09:50,400
스웨덴 교관은 우리에게 자신들이
전쟁에서 겪은 모든 경험을 알려주었어요
79
00:09:50,400 --> 00:09:59,567
그래서 우리에게 결혼식장에서는 제가 보는 모든 게
좋게 보이겠지만 우리는 결혼식장에 가는 게 아니라고 했죠
80
00:09:59,567 --> 00:10:02,667
한국으로 가는 거라고 했어요
81
00:10:02,667 --> 00:10:18,567
한국에 가면 무기에 공격을 당하거나 포격을 맞을지도 모르고
네 팔다리가 공중에 날아가는 걸 볼 수도 있다고 말이죠
82
00:10:18,567 --> 00:10:27,833
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훌륭한 군인이 되어야 하며
적군과 싸울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
83
00:10:27,833 --> 00:10:29,533
그러니 강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
84
00:10:29,533 --> 00:10:38,900
교관 중 몇몇은 훈련이 끝난 후에도
우리를 자식처럼 생각하고
85
00:10:38,900 --> 00:10:53,967
짧은 훈련기간까지 우리와 함께 해
우리를 미군에게 인계해 주었죠
86
00:10:53,967 --> 00:10:59,867
교관들은 우리가
좋은 팀이 될 거라고 믿었어요
87
00:10:59,867 --> 00:11:07,300
스웨덴 장교들은 우리와 함께 갔다가
고국으로 돌아갔어요
88
00:11:07,300 --> 00:11:21,033
저는 지난달에 스웨덴을 방문해 간호사, 의사들과 함께 인터뷰를 했는데
에티오피아 군인을 훈련시킨 스웨덴 장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
89
00:11:21,600 --> 00:11:27,700
여기에는 이름이 없네요
그 장교 이름을 아세요?
90
00:11:28,633 --> 00:11:35,633
제가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
준비했다고 말씀드렸죠
91
00:11:35,633 --> 00:11:44,367
그 다큐멘터리를 준비할 때
저는 스웨덴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
92
00:11:44,500 --> 00:11:49,233
제가 대사관에 갔었는데
자료가 전혀 없었어요
93
00:11:49,933 --> 00:12:01,433
저는 교관이 가르친 과목 이름과
모든 과목의 훈련교관 이름을 알아요
94
00:12:01,433 --> 00:12:10,467
말씀드린 것처럼 제 다큐멘터리에는
그 사람들의 이름이 나와요
95
00:12:11,033 --> 00:12:18,767
제가 따로 그 이야기를 제작하지 않았다면
그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없을 거예요
96
00:12:18,767 --> 00:12:24,100
사진도 가지고 있었으면
좋았겠지만 없었어요
97
00:12:24,333 --> 00:12:34,733
군사학교의 지도자 한 분에 대해 말씀드리죠
그분은 대령이었어요
98
00:12:34,733 --> 00:12:38,533
그분이 스웨덴에서
병이 났다는 걸 들었어요
99
00:12:38,533 --> 00:12:49,133
그분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다시 집에 와서 말하기를
이 깃발을 여기에 놓고 저 깃발은 저기에 놓으라고 했어요
100
00:12:49,133 --> 00:12:53,533
제 추측으로는 스웨덴 국기와
에티오피아 국기였을 거예요
101
00:12:53,533 --> 00:13:02,500
그분은 에티오피아를 사랑했고, 말하기를 그 깃발을
자기가 죽을 때까지 떼지 말라고 했어요
102
00:13:03,133 --> 00:13:15,500
그리고 그곳에는 죽으면 시신을 공중에 뿌리는 신앙이 있는데
에티오피아에서 그렇게 해 달라고 했어요
103
00:13:15,500 --> 00:13:25,033
그 사람이 아직까지 살아있는지는 모르겠어요
제가 바라는 만큼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거든요
104
00:13:25,033 --> 00:13:31,967
지금도 저는 그 사람들의 사정에 대해
자세히 알고 싶어요
105
00:13:31,967 --> 00:13:36,000
저는 스웨덴 사람들이
훌륭한 장교라는 걸 알고 있어요
106
00:13:36,000 --> 00:13:43,133
제 딸은 스웨덴 사람과 결혼해서 스웨덴에 살고 있기 때문에
저는 그곳에 스웨덴인 가족도 있어요
107
00:13:43,333 --> 00:13:58,900
저는 나중에 제가 완수할 수 있다면 스웨덴에 사는 제 가족을 소재로
한 가족만이라도 역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각도 갖고 있어요
108
00:13:59,533 --> 00:14:07,400
왜냐하면 스웨덴에 제 손자가 있거든요
저는 손녀와 손자가 한 명씩 있어요
109
00:14:07,933 --> 00:14:16,200
스웨덴도 6·25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에
그 아이들은 6·25전쟁에 대해 더 많이 알아요
110
00:14:16,200 --> 00:14:20,933
하지만 스웨덴은 의료지원을 담당했어요
111
00:14:20,933 --> 00:14:29,333
제가 이런 이야기를 사위와 했을 때
사위도 내용을 좀 이해하더군요
112
00:14:29,333 --> 00:14:33,033
우리가 어떻게 성공할 수
있을지 모르겠어요
113
00:14:33,033 --> 00:14:41,400
인터뷰 후에 정보를 주시면 제가 더 알아보죠
저도 스웨덴에 있었으니까요
114
00:14:41,400 --> 00:14:45,533
그러면 한국에 대해서는
아는 게 많지 않으셨군요
115
00:14:45,533 --> 00:14:51,733
우리는 한국에 대해서
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
116
00:14:52,667 --> 00:15:02,300
거리가 얼마나 되죠? 제 생각에 에티오피아에서
한국까지는 14,000km가 넘어요
117
00:15:02,300 --> 00:15:05,400
그리고 험한 길이고요
118
00:15:06,700 --> 00:15:14,933
우리는 예상치 못한 날씨에서
긴 항해를 했어요
119
00:15:14,933 --> 00:15:27,533
배를 타고 가는 여정 자체가 우리에게는 힘들고 괴로웠어요
우리에게는 새로운 광경이었죠
120
00:15:27,533 --> 00:15:35,400
아프리카에서 한국에 파병을 간 국가는
에티오피아뿐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돼요
121
00:15:35,400 --> 00:15:46,133
어떤 사람은 남아프리카 사람이
6·25전쟁에 참전했다고 잘못 이야기하죠
122
00:15:46,133 --> 00:15:53,300
그 남아프리카는
현재의 남아프리카가 아니에요
123
00:15:53,300 --> 00:15:54,467
그렇습니다
124
00:15:54,467 --> 00:15:59,233
그 부대는 이름이 따로 있어요
125
00:15:59,233 --> 00:16:11,733
남아프리카의 영국 식민지가 모여서 한 중대를
만들었지만 참전한 건 모두 백인이었어요
126
00:16:11,733 --> 00:16:21,833
아프리카 흑인이 참전하지는 않았어요
127
00:16:21,833 --> 00:16:28,833
진정한 아프리카인은 에티오피아군밖에
없었다는 건 좋은 지적입니다
128
00:16:30,633 --> 00:16:37,000
- 한국에 1차로 파병된 에티오피아군이신 거죠?
- 네, 맞아요
129
00:16:37,000 --> 00:16:41,367
그럼 1951년 5월 6일에
한국에 도착하셨겠네요
130
00:16:41,367 --> 00:16:44,567
한국에 언제, 어디로 도착하셨어요?
131
00:16:44,833 --> 00:16:49,900
제가 한국에 갔을 때는
제가 졸업하고 19살이었을 때예요
132
00:16:50,133 --> 00:16:59,900
저는 집도 없고 가족과 살지도
않아서 군 숙소에서 생활했죠
133
00:17:00,400 --> 00:17:03,433
한국에 다녀온 후에 일들이 있었어요
134
00:17:03,433 --> 00:17:13,833
감옥에서 풀려난 후에 가족이 생겼고
그 이후로는 군 생활을 그만두었어요
135
00:17:13,833 --> 00:17:18,133
그 후로는 민간인으로 일했죠
136
00:17:18,133 --> 00:17:26,567
- 한국에 언제 도착하셨어요?
- 1952년이에요
137
00:17:27,333 --> 00:17:36,767
- 1차 파병부대가 아니셨군요
- 1차 부대가 파병된 지 6개월 후에 갔어요
138
00:17:37,000 --> 00:17:48,000
저는 75mm 무반동총 소대장이었거든요
139
00:17:48,467 --> 00:17:56,300
그리고 저와 박격포 소대의
다른 병사는 미리 갔어요
140
00:17:56,300 --> 00:18:00,700
한국에 1952년에 도착하셨군요
141
00:18:00,867 --> 00:18:04,467
- 1952년에요
- 몇 월이었죠?
142
00:18:07,500 --> 00:18:14,733
기억은 안 나지만 책에 있어요
저희 집에 오시면 보여드릴게요
143
00:18:14,733 --> 00:18:16,533
- 네, 알겠습니다
- 그렇게 하죠
144
00:18:16,533 --> 00:18:21,400
- 처음 도착하신 곳이 부산이죠? 맞나요?
- 네
145
00:18:21,400 --> 00:18:30,800
부산은 어땠나요? 한국을 처음 보셨을 때
어땠는지 솔직하게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
146
00:18:30,800 --> 00:18:42,300
우리는 배로 22일을 여행해서
한국 부산에 도착했어요
147
00:18:42,633 --> 00:18:48,400
당시 한국 대통령은 이승만이었어요
148
00:18:49,167 --> 00:19:03,300
저희보다 먼저 파견된 지휘관이 한 명 있었는데
일본에서 살았고 전방과 담당자를 조정하는 일을 했어요
149
00:19:03,300 --> 00:19:06,000
그리고 다른 일도 있었죠
150
00:19:06,000 --> 00:19:14,000
다른 대사관에서 모여서 우리를 맞이했어요
좋은 시간이었고 훈련도 받았어요
151
00:19:17,800 --> 00:19:25,733
훈련기간은 짧았어요
저는 훈련기간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어요
152
00:19:25,733 --> 00:19:30,100
선생님의 작은 박물관에
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153
00:19:30,100 --> 00:19:35,567
저는 한국 대사인 임대사님과
오찬을 했는데요
154
00:19:36,067 --> 00:19:44,067
대사님이 선생님이 만드신 다큐멘터리와 쓰신 책을
말씀하시고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다고 하셨어요
155
00:19:45,200 --> 00:19:57,400
저희 재단도 선생님과 에티오피아 한국 대사관을 위해
그 작업을 할 의향이 있고요
156
00:19:58,100 --> 00:20:00,267
그 부분도 논의하고 싶은데요
157
00:20:00,267 --> 00:20:01,067
좋습니다
158
00:20:01,067 --> 00:20:10,100
한국에 처음 상륙하셨을 때가
1951년이었는지 여쭤볼게요
159
00:20:10,100 --> 00:20:18,333
저는 2차 파병부대로 1952년에 도착했고
1차 파병부대는 포병대대였어요
160
00:20:18,967 --> 00:20:24,600
저는 두 번째 포병대대였죠
161
00:20:24,600 --> 00:20:32,600
1차 파병부대는 1951년에 한국에 갔고
저는 6개월 후인 1952년에 갔어요
162
00:20:32,600 --> 00:20:33,700
알겠습니다
163
00:20:33,700 --> 00:20:41,033
선생님은 한국에 가시기 전에는
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하셨는데요
164
00:20:41,033 --> 00:20:42,667
맞아요
165
00:20:43,333 --> 00:20:51,033
1952년에 한국을 처음 보셨을 때를 설명해 주세요
한국은 어땠나요?
166
00:20:51,100 --> 00:20:56,567
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의 인터뷰를
들을 테니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
167
00:20:56,567 --> 00:20:58,500
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요
168
00:20:59,833 --> 00:21:09,000
제가 한국에 갔을 때 느낀 것은요
저에게는 다른 세상 같았어요
169
00:21:09,700 --> 00:21:17,533
한국인의 방식이나 모습, 언어 등
모든 게 저와 달랐죠
170
00:21:17,533 --> 00:21:21,433
제가 본 한국은 파괴되어 있었어요
171
00:21:21,433 --> 00:21:32,767
가는 곳마다 폐허였고 심지어 아직 묻지 못한
시체가 밭에 있는 것도 봤어요
172
00:21:33,267 --> 00:21:39,767
그날 제가 지나가는 길에 본 한국의 상황은
아주 끔찍한 상황이었어요
173
00:21:39,967 --> 00:21:48,067
우리는 그곳을 지나
곧장 훈련을 받으러 갔어요
174
00:21:48,433 --> 00:21:51,700
- 부산에서 말씀이시죠
- 네, 부산에서요
175
00:21:51,933 --> 00:21:58,500
- 훈련은 정말 힘들었지만 흥미로웠어요
- 왜요?
176
00:21:58,500 --> 00:22:09,700
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무기를 보급받아 사용하기 위해
전방으로 갔고 그 무기에 대한 훈련을 받았습니다
177
00:22:09,700 --> 00:22:17,367
그 외의 전술 등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서
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었지만
178
00:22:17,367 --> 00:22:20,367
무기 사용법은
한국에서 훈련을 받았죠
179
00:22:20,367 --> 00:22:24,600
한국으로 가실 때 에티오피아에서
무기를 안 가지고 가셨군요
180
00:22:24,600 --> 00:22:26,100
가지고 가지 않았어요
181
00:22:26,100 --> 00:22:37,200
1차 강뉴부대 파병 후에는 미군이 에티오피아로
몇 개의 무기를 보내서 에티오피아에서도 훈련을 받게 됐어요
182
00:22:37,433 --> 00:22:41,500
미국에서 온 새 무기를
다루는 건 어땠나요?
183
00:22:42,367 --> 00:22:50,200
정말 훌륭하고 뛰어난 무기였어요
184
00:22:50,200 --> 00:22:53,567
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
사용했던 무기였죠?
185
00:22:53,567 --> 00:22:57,833
아니요, 새로운 무기도 있었어요
186
00:22:57,967 --> 00:23:08,333
예를 들면 저는 75mm 무반동총 소대장이었는데
그 무기는 에티오피아에는 없는 것이었죠
187
00:23:08,333 --> 00:23:24,533
저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그 무기는
탱크와 적군 지역의 진지 파괴용이었습니다
188
00:23:24,533 --> 00:23:29,833
우리는 신속하게 훈련을 마쳤어요
189
00:23:29,833 --> 00:23:39,133
네, 하지만 저는 한국인과 한국 경제에 대해 더 듣고 싶어요
얼마나 나쁜 상태였는지 상세히 설명해 주세요
190
00:23:39,133 --> 00:23:48,067
보시기에 어떠셨나요? 당시 부산에 도착하셨을 때
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?
191
00:23:48,067 --> 00:23:59,667
우리는 부산에 도착했을 때, 한국 대사, 다른 대표들과
눈을 마주치는 것 외에는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았어요
192
00:24:00,133 --> 00:24:05,967
당시에 우리는 한국 사람과
말하거나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
193
00:24:05,967 --> 00:24:16,967
우리는 훈련 담당자인 미국인들만
만났고 곧장 막사로 이동했어요
194
00:24:16,967 --> 00:24:20,433
- 막사는 어디에 있었나요?
- 부산에요
195
00:24:20,433 --> 00:24:31,133
하지만 나중에 한국의 도시와
한국 사람을 보셨을 때는 상황이 어땠나요?
196
00:24:31,133 --> 00:24:42,833
우리는 이동하는 길에 한국 사람을 봤었어요
전쟁 중인데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죠
197
00:24:42,967 --> 00:24:44,267
정말요?
198
00:24:44,267 --> 00:24:47,933
농부들은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었어요
199
00:24:48,100 --> 00:25:00,300
저는 쌀농사를 모르고 있어서 굉장히
신기했고 아주 힘든 일처럼 보였어요
200
00:25:00,300 --> 00:25:03,467
그 한국 사람도 정말 힘들어했죠
201
00:25:03,467 --> 00:25:13,833
농부들은 총성을 듣고 전쟁을 응원하면서도
여전히 할 일을 하고 있었어요
202
00:25:14,033 --> 00:25:18,033
서울에도 가 보셨어요?
203
00:25:18,300 --> 00:25:20,633
- 남쪽에요?
- 서울요
204
00:25:20,633 --> 00:25:29,033
바로 서울로 가지는 않았어요
아마 6개월 후에 갔을 거예요
205
00:25:29,033 --> 00:25:37,200
서울은 멋진 곳이었지만
전쟁 때문에 엉망이 되어 있었어요
206
00:25:37,400 --> 00:25:43,833
전쟁은 한국인에게
너무나 큰 피해를 입혔죠
207
00:25:43,833 --> 00:25:47,867
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람들은
열심히 일하고 있었어요
208
00:25:47,867 --> 00:25:54,100
저는 뉴스에서 들은 것과 제가 본
광경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
209
00:25:55,033 --> 00:26:14,433
한국인은 근면하게 밤낮으로 일했고
적군이 큰 피해를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어요
210
00:26:14,433 --> 00:26:18,467
그들은 많은 일 등을 반복해서 했어요
211
00:26:19,033 --> 00:26:27,400
우리가 전방으로 간 날 본 것을 기준으로
다른 나라 사람들과 한국인을 비교해 보자면
212
00:26:27,400 --> 00:26:32,967
이전까지 제가 한국인에 대해
들은 것은 없었지만요
213
00:26:32,967 --> 00:26:39,200
하지만 저는 한국인이 열심히
일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
214
00:26:39,200 --> 00:26:47,200
이제까지 여러 사람들이 저에게
한국인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
215
00:26:47,467 --> 00:26:56,033
저는 보통 한국인은 근면하게 일하고
열심히 싸우는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말해 주었어요
216
00:26:56,033 --> 00:27:01,333
게으른 사람이 적었기 때문입니다
217
00:27:01,333 --> 00:27:11,367
몇몇 한국인은 부산에서 북쪽으로 갔는데
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어요
218
00:27:11,600 --> 00:27:21,867
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사람을 알코올 중독이라고
하지만 한국인은 다른 좋은 별명을 가지고 있었죠
219
00:27:21,867 --> 00:27:24,833
- 어떤 별명인가요?
- 일 중독이요
220
00:27:27,167 --> 00:27:28,833
다들 한국인은 일 중독자라고 말해요
221
00:27:28,833 --> 00:27:40,800
그 점이 항상 인상 깊게 남아있고 저는 에티오피아 사람을
포함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인은 일 중독자라고 이야기해요
222
00:27:40,800 --> 00:27:42,200
누구와 비교해서 그런 거죠?
223
00:27:42,200 --> 00:27:49,833
비교 기준이 없다면 한국인이 정말 열심히
일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잖아요?
224
00:27:49,833 --> 00:27:51,633
- 어떻게요?
- 어떻게 비교하신 거죠?
225
00:27:51,633 --> 00:28:04,267
우리는 이동하는 중에 몇몇 장소에서 한국 사람들을 봤어요
그들은 심지어 차에 불을 켜 놓고 밤낮으로 일하더군요
226
00:28:05,033 --> 00:28:19,433
그래서 우리가 한국에 머무는 1년 6개월 동안
매주 새롭게 개발되고 발전된 모습을 봤어요
227
00:28:19,433 --> 00:28:21,500
- 선생님이 계시던 당시에도 말이죠
- 네?
228
00:28:21,500 --> 00:28:23,767
- 선생님이 계시던 당시예요
- 네, 맞아요
229
00:28:25,333 --> 00:28:29,867
한국인들을 간단하게 판단할 수는 없어요
230
00:28:30,233 --> 00:28:47,533
그들은 세대를 초월해서 하나가 되어 일하고
결국 한국이 세계의 강국 중 하나라는 걸 보여줬어요
231
00:28:48,967 --> 00:28:59,233
한국인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떻게 열심히
일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좋은 예시예요
232
00:29:00,067 --> 00:29:05,600
- 부산에서는 어디로 가셨어요?
- 전방으로 갔어요
233
00:29:05,600 --> 00:29:09,567
지역 이름을 기억하세요? 금화?
234
00:29:10,933 --> 00:29:12,633
춘천, 화천이라든지요
235
00:29:12,633 --> 00:29:14,833
- 춘천이에요
- 춘천이었군요
236
00:29:14,833 --> 00:29:16,700
춘천지역이었어요
237
00:29:16,700 --> 00:29:32,200
우리는 춘천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했어요
그러니깐 서쪽에서 동쪽으로, 매번 다른 장소로 옮겨 다녔죠
238
00:29:32,733 --> 00:29:41,100
전투에 따라 전선이 이동했어요
우리는 그곳에 있었고 사람들은 우리를 아주 높게 평가했죠
239
00:29:41,100 --> 00:29:44,100
어느 부대에 계셨어요?
제3대대였나요?
240
00:29:44,100 --> 00:29:48,333
- 제 부대요? 저는 소대장이었어요
- 소대장이셨군요
241
00:29:48,333 --> 00:29:55,000
저는 소위였고 사관학교 졸업 후,
바로 소대장으로 배치됐죠
242
00:29:55,167 --> 00:30:05,767
소대에는 장교 2명, 그 외 하사와 병사까지
약 40명이 제 예하에 있었어요
243
00:30:05,767 --> 00:30:07,700
- 40명이요
- 네
244
00:30:08,600 --> 00:30:15,200
춘천에서는 어디로 가셨나요?
전방의 최전선으로 가셨나요?
245
00:30:15,600 --> 00:30:25,100
우리는 상부에서 계획한 프로그램에
따라 항상 장소를 이동했어요
246
00:30:25,400 --> 00:30:34,133
아마 미군들과 교대했을 거예요
247
00:30:34,500 --> 00:30:37,033
교대하려고 이동한거죠
248
00:30:37,267 --> 00:30:44,667
그래서 항상 이동하셨군요
때론 미군들을 대체했고요
249
00:30:45,033 --> 00:30:50,900
그리고 이동 중에 우리는 항상
험난한 지형으로 이동했어요
250
00:30:51,267 --> 00:31:05,567
험난한 곳이라는 건 그 지역의 안정성이나 적군이
바로 앞에 있을지 모르는 전선의 안정성을 비교할 수 있죠
251
00:31:05,567 --> 00:31:19,833
가끔은 적군이 아주 강할 때가 있었어요
당시에 적군은 중국군, 몽고군 같은 다른 군대를 이용했거든요
252
00:31:19,967 --> 00:31:26,533
특히 적군은 우리를 항상
방위 거점으로 이동하게 했죠
253
00:31:26,900 --> 00:31:33,000
그래서 그 장소들은
우리가 차지하고 있었죠
254
00:31:33,433 --> 00:31:51,600
우리 지역은 절대 적에게 파괴되지 않았고
그 당시엔 정찰활동만 했어요
255
00:31:51,800 --> 00:32:06,233
정찰활동이란 3명에서 10명이
한 소대를 구성해서 이루어집니다
256
00:32:06,233 --> 00:32:14,033
하지만 이 모든 활동은
우리에게 좋은 시간을 주었어요
257
00:32:14,033 --> 00:32:22,500
우리 에티오피아군은 늘 적절한 장소를 선점했고,
이곳에서 적들을 무찔렀죠
258
00:32:22,900 --> 00:32:33,200
하지만 정찰활동을 할 때는 최전선에 있어야 하고
적과 자주 마주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죠
259
00:32:33,867 --> 00:32:43,133
맞아요,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
우리만의 독자적인 전략이 있었어요
260
00:32:43,333 --> 00:32:59,367
예를 들면, 저는 정찰활동을 갈 때, 적 지역에서
매복정찰대로서 활동하기 위해 14명을 데리고 있었어요
261
00:33:00,933 --> 00:33:19,167
매복정찰대로서 14명과 함께 가는 곳은 전선에서
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고 저에게 정말 위험한 일이었죠
262
00:33:19,167 --> 00:33:20,567
제 말이 그 말이에요, 위험하죠
263
00:33:20,567 --> 00:33:28,333
14명이 매복정찰을 가는 건
아주 어려운 일이에요
264
00:33:28,633 --> 00:33:35,767
그래서 한 번은
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어요
265
00:33:36,100 --> 00:33:46,600
가는 도중에 저는 적군이 오는 소리를 들었고
우리보다 강하다는 걸 알았어요
266
00:33:47,000 --> 00:33:50,900
적의 규모는 1개 소대 이상이었고
저는 14명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죠
267
00:33:51,000 --> 00:33:57,767
그런데 그것은 저에게 적으로부터
대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됐죠
268
00:33:57,767 --> 00:34:04,200
저는 멈춰서 제 부대에게 뒤로 가라고 하고 적군이 오는 걸 봤으니
이곳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요
269
00:34:04,767 --> 00:34:10,933
그곳은 제게 유리한 좋은 장소였어요
270
00:34:10,933 --> 00:34:22,533
저는 그곳에서 기다렸고 제 부대는
적군과 싸워서 승리를 거뒀어요
271
00:34:22,533 --> 00:34:30,400
적군이 왔을 때, 우리는 기습 공격을 가해서
적에게 큰 타격을 줬어요
272
00:34:30,400 --> 00:34:34,133
서로를 구별하기가 아주 어려웠죠
273
00:34:34,133 --> 00:34:39,267
당시는 6월이었어요
정말 안 좋은 상황이었죠
274
00:34:39,267 --> 00:34:56,200
심지어 우리가 싸우는 동안 뒤에서 조명탄을 쏴서
눈앞에 있는 것도 보기가 힘든 상황이었어요
275
00:34:56,200 --> 00:35:04,067
그래서 전략적으로 덩치가 큰
병사로 소대를 구성했죠
276
00:35:04,067 --> 00:35:10,333
3명은 여기, 3명은 저기, 3명은 여기
3명은 여기, 이런 식으로 위치를 잡고
277
00:35:10,333 --> 00:35:19,067
적군이 다가오길 기다렸다가
기습 사격으로 적군을 위험에 빠뜨렸어요
278
00:35:19,067 --> 00:35:28,433
그렇지 않았다면 소수 병력으로 적진에
매복정찰을 나가기가 어려웠을 거예요
279
00:35:28,433 --> 00:35:32,367
- 정찰작전에 대해 말씀하시는 거죠?
- 맞아요
280
00:35:32,367 --> 00:35:43,000
선생님의 소대로만 작전을 수행하고
다른 소대는 합류하지 않았던 거죠?
281
00:35:43,000 --> 00:35:43,700
네
282
00:35:43,700 --> 00:35:46,200
그러니까 완전히 단독작전이네요
283
00:35:46,200 --> 00:35:48,867
- 단독작전은 아니었어요
- 왜 아니죠?
284
00:35:48,867 --> 00:35:57,367
제 위의 사단이나 연대에서
내려온 작전이었거든요
285
00:35:57,667 --> 00:36:06,467
지시받은 대로 작전을 수행해야 했죠
286
00:36:06,900 --> 00:36:12,967
하지만 전쟁터에서는 상관이 옆에 없죠
287
00:36:12,967 --> 00:36:14,000
줄곧 그렇죠
288
00:36:14,000 --> 00:36:24,033
항상 그렇고 통신시스템을 통해 연락할 수도 없어요
그래서 당시에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했죠
289
00:36:24,033 --> 00:36:27,533
맞아요, 그래서 제가
단독작전이라고 말씀드린 거예요
290
00:36:27,533 --> 00:36:30,833
저는 단독작전을 수행했어요
291
00:36:30,833 --> 00:36:33,567
그건 많은 부담이 따르는 일이죠, 정말로요
292
00:36:33,567 --> 00:36:51,367
그 단독작전에 대해서 제가 나중에 참고 도서를 보여 드릴게요
가능하시다면 책을 사진으로 찍으셔도 돼요
293
00:36:51,367 --> 00:36:53,300
그럼 읽으실 수 있으니까요
294
00:36:53,300 --> 00:36:57,267
선생님이 지휘하신 소대에서 얼마나 많은 병사가
사망했나요? 선생님 소대에서요
295
00:36:57,267 --> 00:37:02,967
선생님이 지휘하신 작전을 수행하던 중에
사망한 에티오피아 군인이 있었나요?
296
00:37:02,967 --> 00:37:04,167
없어요
297
00:37:04,333 --> 00:37:11,667
- 어떻게 그럴 수 있죠?
- 글쎄요, 그 이유는 오직 신만이 아시겠죠
298
00:37:11,867 --> 00:37:27,000
적군이 다가오면 우리는 진영을 짰어요
제 좌우에 2명씩 4명이 있었고 1명은 기관총을 맡았어요
299
00:37:27,167 --> 00:37:32,733
그들은 제게 "소위님, 소위님,
적군이 오고 있어요"라고 했어요
300
00:37:32,733 --> 00:37:37,400
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즉시 "사격해!"라고 했고
부하들은 사격을 했죠
301
00:37:37,567 --> 00:37:52,433
적에게 기습 사격을 가했고 적군 사상자가 발생했어요
그리고 적들은 뒤로 도망을 갔죠
302
00:37:52,633 --> 00:37:57,700
적군 중 병장 1명은 우리 앞에 쓰러졌어요
303
00:37:57,700 --> 00:38:04,367
확실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
3m 정도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어요
304
00:38:04,367 --> 00:38:09,200
우리는 후에 그것을 발견했죠
저는 그 사람을 들것에 싣고 후방으로 보냈어요
305
00:38:09,200 --> 00:38:11,200
본부로 보냈죠
306
00:38:11,700 --> 00:38:24,400
길에서 저를 기다렸고 함께 이동했어요
그 일은 신의 은총이었죠
307
00:38:24,900 --> 00:38:41,667
적군은 아군 병력이 아주 많다고
생각했고 저는 본부로 출발했어요
308
00:38:41,667 --> 00:38:53,533
제 계획과 함께 어려운 일을 준비하기 위해
포병과 우리 대대의 한국군 연락 담당자를 만났어요
309
00:38:54,067 --> 00:38:58,700
멕시코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
310
00:38:59,233 --> 00:39:15,867
저는 그 사람에게 너무 어두워서
지도를 볼 수가 없다고 했어요
311
00:39:16,500 --> 00:39:24,367
그래서 우리는 적색, 녹색, 황색
등으로 암호를 준비하고
312
00:39:24,567 --> 00:39:32,433
저는 그에게 제가 황색이라고 하면 이쪽을 사격하고
흑색이라고 하면 저쪽을 사격하라고 했어요
313
00:39:32,433 --> 00:39:36,033
그렇게 신호체계를 만들었습니다
314
00:39:36,200 --> 00:39:46,333
그리고 저는 후방의 포대 장교에게 명령을 내리고
후방에서는 저를 조건 없이 도와줬어요
315
00:39:46,800 --> 00:39:54,933
우리는 적군이 둘러싼 곳을
뚫고 전선까지 갔어요
316
00:39:54,933 --> 00:40:06,300
계속 이동 중이셨을 때 식량과 탄약 같은
보급품은 누가 어떻게 전달했나요?
317
00:40:06,467 --> 00:40:12,167
아주 좋은 질문을 하셨어요
이 점에서 미군을 높게 평가해야 돼요
318
00:40:13,100 --> 00:40:19,633
미군은 식량과 같은 보급품 공급 수단이 아주 잘
조직되어 있었고 우린 모든 것을 보급받을 수 있었죠
319
00:40:19,633 --> 00:40:32,667
케이크, 달걀, 고기 등 모든 음식을 받았고
본부에 있을 때는 심지어 맥주도 마셨어요
320
00:40:32,667 --> 00:40:34,233
심지어 이동 중이실 때도요?
321
00:40:34,233 --> 00:40:43,400
전선에서도 후방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 있었어요
전선에서만 못 마셨죠
322
00:40:43,667 --> 00:40:54,633
그리고 미국 휴일, 예를 들어 추수감사절에는
미군이 칠면조를 배급하기도 했어요
323
00:40:55,067 --> 00:41:00,000
모든 미군 보급품은 훌륭했죠
324
00:41:00,467 --> 00:41:17,933
제가 시내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는데요, 제 군복이 더러우면
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을 다른 걸로 갈아입었어요
325
00:41:18,500 --> 00:41:30,300
제가 어딘가로 갔고 점심시간이 되면
눈에 보이는 다른 부대에 줄을 서서 배식을 받았어요
326
00:41:30,300 --> 00:41:37,433
UN군이나 미군 부대 어디서나 배식을 받을 수 있었죠
그게 미군의 훌륭한 점 중 하나였어요
327
00:41:37,433 --> 00:41:44,600
미군 C 레이션 중에서 가장
좋아하시던 음식을 기억하세요?
328
00:41:44,600 --> 00:41:51,267
네, 여러 가지가 있어요
모든 것이 있었어요
329
00:41:51,267 --> 00:41:58,900
캔으로 된 음식이었죠
닭, 고기 같은 모든 음식들 말이에요
330
00:41:58,900 --> 00:42:05,800
딱 하나 꼬집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고
음식이 모두 정말 훌륭했어요
331
00:42:05,800 --> 00:42:10,800
실제로 식량과 탄약을 조달해 준 건
누구였죠? 한국인이었나요?
332
00:42:10,800 --> 00:42:13,100
- 아니요, 미군이었어요
- 미군이 전달했나요?
333
00:42:13,100 --> 00:42:27,633
미군이 우리 보급 장교에게 모든 걸 전달했고
보급 장교가 각 중대로 배분했어요
334
00:42:28,467 --> 00:42:33,733
선생님이 죽을 뻔했던
일화를 말씀해 주세요
335
00:42:34,367 --> 00:42:40,500
목숨을 잃을 뻔했던 아주 위험했던 상황과
장소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
336
00:42:40,500 --> 00:42:42,467
매우 위험한 순간이요
337
00:42:42,733 --> 00:42:54,900
저의 위험했던 순간은 제가 14명을
이끌고 전선에 갔을 때예요
338
00:42:55,067 --> 00:43:02,900
그게 제가 군에서 있던 마지막 날이었는데
저는 목숨을 건졌어요
339
00:43:02,900 --> 00:43:13,767
저뿐만 아니었죠, 제 소대원 모두
부상 없이 구조되었고 운이 좋았어요
340
00:43:14,733 --> 00:43:31,200
제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리죠
제가 그 전투에서 돌아왔을 때 저는 본부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
341
00:43:31,200 --> 00:43:34,933
제게 말하기를,
"일마, 임무를 훌륭하게 해냈다"
342
00:43:36,167 --> 00:43:48,967
"그 지역에 다시 가야 한다
1개 소대와 장교 1명을 증원해 주겠다
343
00:43:49,233 --> 00:43:59,000
그 지역에 가면 부상자를 발견할지도 모른다"
"아니면 다른 정보를 얻으면 가져와라"라고 했어요
344
00:43:59,000 --> 00:44:13,567
그래서 저는 "알겠습니다"라고 경례를 하고
소대원 14명에게는 자리에서 쉬라고 하고
345
00:44:13,567 --> 00:44:22,367
편도 3,500m,
왕복 7,000m를 가게 됐어요
346
00:44:22,933 --> 00:44:28,833
다시 가면 편도 3,500m고
그래서 총 왕복 14,000m를 다녀왔어요
347
00:44:28,833 --> 00:44:30,267
왜죠?
348
00:44:30,667 --> 00:44:44,400
제가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했고
전쟁 중이니 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
349
00:44:44,400 --> 00:44:50,700
그건 명령이었으니까
저는 "알겠습니다!" 하며 그곳으로 갔죠
350
00:44:50,700 --> 00:44:59,233
하지만 그날 7km 대신
14km를 걸어가게 됐죠
351
00:45:00,033 --> 00:45:04,233
하지만 너무 힘들었어요
352
00:45:04,233 --> 00:45:15,267
다음 날 브리핑을 위해 저를 연대 사무실로 불렀고
저는 모든 상황을 그들에게 브리핑했어요
353
00:45:15,267 --> 00:45:20,233
제가 지금 선생님께
말씀드리는 것처럼 말이죠
354
00:45:20,500 --> 00:45:35,367
그들은 "고맙다"라고 했고 며칠 내에 아디스아바바에 가기로 한
에티오피아 민주군 대령인 상관이 제게 말했습니다
355
00:45:35,567 --> 00:45:43,133
제가 이틀 밤 동안
2회 정찰을 나갔으니
356
00:45:43,133 --> 00:45:58,233
그날부터 제가 작전상황실에서 작전부관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
저를 전방에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어요
357
00:45:58,233 --> 00:46:07,700
그날 이후로 저는 후방으로 갔고
작전부관으로 근무했어요
358
00:46:09,633 --> 00:46:17,900
그러니까 선생님은 강뉴라고 불리는
에티오피아 작전 전체의 일부셨군요
359
00:46:17,900 --> 00:46:18,700
그렇죠
360
00:46:18,700 --> 00:46:21,100
강뉴가 뭐죠?
361
00:46:21,767 --> 00:46:26,200
사람마다 강뉴를 다르게 불러요
362
00:46:26,200 --> 00:46:34,067
사전에서 "강뉴의 의미는
앉아있다면 가서 보라"는 뜻이죠
363
00:46:34,533 --> 00:46:42,600
가서 관찰하라는 뜻이지만
황제 폐하의 말씀은 다른 의미예요
364
00:46:43,967 --> 00:46:51,733
강뉴는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아버지가
갖고 있던 말의 이름이에요
365
00:46:52,300 --> 00:46:59,233
황제의 아버지는 그 말과 함께
이탈리아군에게 승리를 거두었죠
366
00:46:59,233 --> 00:47:03,900
그 말의 이름이 바-강뉴예요
367
00:47:04,267 --> 00:47:16,133
그래서 우리에게 붙여 준 이름이
하일레 셀라시에 황제 부친의 말의 이름인 강뉴예요
368
00:47:16,133 --> 00:47:19,433
황제의 말이 아닌 황제 아버지의 말이군요
369
00:47:19,433 --> 00:47:23,500
네,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아버지요
370
00:47:24,467 --> 00:47:37,667
6·25전쟁 중 강뉴 작전의 어떤 점을 우리가 알아야 할까요?
강뉴가 상징하는 건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?
371
00:47:37,667 --> 00:47:48,500
한국의 다음 세대, 손주 세대에게
가르치려는 생각이신 거죠?
372
00:47:48,500 --> 00:47:49,233
네
373
00:47:49,233 --> 00:47:53,100
- 6·25전쟁에 대해서 알게 하려고요
- 맞습니다
374
00:47:53,100 --> 00:47:58,133
우리도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
강뉴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요
375
00:47:59,133 --> 00:48:08,300
강뉴는 에티오피아 지역에서
아무 때나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에요
376
00:48:08,933 --> 00:48:14,733
에티오피아에서 14,000km
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이에요
377
00:48:16,067 --> 00:48:29,067
우리는 32일 동안 배를 타고 가서
얼음이 뭔지도 전혀 모른 채 싸웠어요
378
00:48:29,467 --> 00:48:33,567
여기 에티오피아의 얼음은 다른 종류라서
우박이라고 부르거든요
379
00:48:33,567 --> 00:48:35,033
파괴력이 강한 것이죠
380
00:48:35,200 --> 00:48:39,267
한국은 아주 춥고 우리가 갔을 땐
기온이 15도 이하였어요
381
00:48:39,367 --> 00:48:43,333
이 모든 건 우리의 한계 이상이었어요
382
00:48:43,933 --> 00:49:02,333
그래서 강뉴는 우리가 한국에 갔기 때문만이 아니라
유엔 헌장의 믿음과 이해 측면에서 좋은 일을 해냈어요
383
00:49:02,867 --> 00:49:13,567
제네바의 유엔 기구는
소국인 에티오피아를 이해하지 못했어요
384
00:49:13,567 --> 00:49:30,367
에티오피아는 5년간 이탈리아의 점령하에 있었고
이탈리아인들은 그들의 시각을 중독시킴으로써 우리 민족을 독살했어요
385
00:49:30,367 --> 00:49:33,600
공기에 독을 살포하는 것처럼요
386
00:49:34,133 --> 00:49:41,667
그래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
이 진술을 그 방송에서 했습니다
387
00:49:41,667 --> 00:49:51,967
그 후 그들은 6·25전쟁을 중단했고
5년간 전략적으로 철수했다가
388
00:49:51,967 --> 00:49:55,900
우리는 다시 승리를 거뒀어요
389
00:49:55,900 --> 00:50:02,867
그래서 이 승리를 기억하기 위해 전쟁에서 한 일을
강뉴라고 부른 것이 강뉴의 마지막 의미예요
390
00:50:02,867 --> 00:50:19,633
그뿐만 아니라 한국인, 미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을
포함한 모든 영웅들은 이 업적을 목격했어요
391
00:50:19,633 --> 00:50:33,433
우리는 이를 우리 국민에게도 가르치고 싶고
그래서 제가 다큐멘터리를 만든 거예요
392
00:50:33,433 --> 00:50:40,900
한국인과 유럽인이 6·25전쟁에서 우정을
쌓았다는 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말이죠
393
00:50:40,900 --> 00:50:55,267
그중 첫 번째와 두 번째를 할 준비를 하고 있고
심지어 저는 황제 폐하의 메시지 때문에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어요
394
00:50:56,600 --> 00:51:13,000
에티오피아인과 한국인이 함께 전쟁에서 피를 흘린
우정을 늘 기억하고 세계에 전하기 위해서요
395
00:51:13,400 --> 00:51:18,600
이것은 증명되었고 우리는 이를 위해
대규모 릴레이를 해야 합니다
396
00:51:18,600 --> 00:51:20,800
- 역사적 릴레이를 하는 거죠
- 물론이죠
397
00:51:20,800 --> 00:51:22,833
그리고 절대 그 일을
멈추지 말아야 해요
398
00:51:22,833 --> 00:51:32,433
제가 릴레이라고 말한 건 릴레이 경기에서 막대기를
건네주는 것처럼 다음 사람에게 전해 준다는 뜻이에요
399
00:51:32,433 --> 00:51:33,733
바통 말씀이시군요
400
00:51:33,733 --> 00:51:39,233
네, 그것과 같은 거죠
그래서 제가 그것을 역사적 릴레이라고 표현한 거예요
401
00:51:39,233 --> 00:51:47,933
선생님은 셀라시에 황제와
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셨죠
402
00:51:47,933 --> 00:51:48,833
물론이죠
403
00:51:48,833 --> 00:51:52,800
어떻게 황제를 만나셨고
황제가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?
404
00:51:52,800 --> 00:52:02,100
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우리가 쉽게 범하는
실수에 대해 늘 말씀하셨어요
405
00:52:02,433 --> 00:52:09,133
어떤 때에는 마치 예언자 같았어요
먼저 예견하고 나면 그게 실제로 이루어지듯이 말이에요
406
00:52:09,133 --> 00:52:11,133
실제로 언제 황제를 만나셨나요?
407
00:52:11,133 --> 00:52:14,067
제가 만났을 때요
408
00:52:14,267 --> 00:52:20,200
한국에서 돌아오신 후에 만나셨나요?
409
00:52:20,200 --> 00:52:23,867
네, 황제를 만났죠, 우리는 늘 만났어요
410
00:52:23,867 --> 00:52:31,967
말씀하신 대로 한국에서 돌아와서 이야기를 나눴고
저는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 한국을 2번 방문했어요
411
00:52:31,967 --> 00:52:39,500
정전 후에도 2차 강뉴와
4차 강뉴가 있었어요
412
00:52:39,800 --> 00:52:41,133
왜요?
413
00:52:41,267 --> 00:52:55,133
숙련된 장교로서 다른 이들을 더 가르치기 위해서요
저는 4차 강뉴에서 작전부관이었어요
414
00:52:55,567 --> 00:53:07,667
그 후에 에티오피아로 돌아와서는 에티오피아군에서
최초로 발간한 신문의 편집장으로 일했어요
415
00:53:08,033 --> 00:53:12,733
- 한국에서 돌아오신 후에 말이죠
- 네, 한국에서 돌아와서요
416
00:53:12,733 --> 00:53:30,600
저는 4차 강뉴 때 한국에서 미군과 함께 근무했고
미군 사무실에서 홍보 등의 업무를 배웠는데
417
00:53:30,600 --> 00:53:33,267
에티오피아로 돌아와서도
그 업무를 했죠
418
00:53:33,267 --> 00:53:45,567
아디스아바바의 정보부에 있었고
아까 말씀드린 그 신문 관련 일을 3년간 했어요
419
00:53:45,567 --> 00:53:58,500
그 후 대위로 진급해서
이스라엘에 특공대 장교로 갔고요
420
00:53:58,967 --> 00:54:09,467
이스라엘에서는 도서 전문회사인
굿드림을 좋아했어요
421
00:54:09,567 --> 00:54:26,200
공수부대와 특공대는 좋은 경험이었어요
그 후 쿠데타가 일어나서 군을 떠나게 되었죠
422
00:54:27,600 --> 00:54:33,700
왜 황제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했는지
말씀을 안 하셨는데 그 이유가 뭐였죠?
423
00:54:33,700 --> 00:54:38,067
- 제가 그곳에 갈 때면 언제든지 그랬죠
- 어디로요?
424
00:54:38,467 --> 00:54:43,267
황제를 만나러요
우리는 늘 황제를 만나러 갔어요
425
00:54:43,267 --> 00:54:52,933
황제가 부르시면 가까이에 있는 장교 누구나
무슨 말이든 할 수 있었지만 제 경우는 달랐어요
426
00:54:52,933 --> 00:54:53,833
말씀해 주세요
427
00:54:53,833 --> 00:55:07,000
하일레 셀라시에 폐하는 멩기스투 장군을 불렀어요
황제의 경호원 말이에요
428
00:55:07,000 --> 00:55:11,333
저기 제가 뭔가 건넬 때
찍은 사진에서 볼 수 있어요
429
00:55:11,333 --> 00:55:29,833
경호실에는 장군이 한 명 있었고 황제는 그 장군에게
"전쟁 내내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군이 거둔 성과를 듣고 아주 기쁘다
430
00:55:29,833 --> 00:55:44,867
그리고 최대한 빨리 군인들이 전쟁 후에
한 일을 문서로 작성하라"라고 명해서
431
00:55:44,867 --> 00:55:52,400
저는 약 90쪽의 문서를 작성했어요
432
00:55:52,400 --> 00:55:59,233
며칠 만에 말이에요
다른 것도 제출했는데 명칭이 생각나지 않네요
433
00:56:00,033 --> 00:56:09,333
필름은 사진 사이에 있어요
저는 사진도 준비해서 황제께 드렸어요
434
00:56:09,633 --> 00:56:19,700
황제가 말씀하시기를 이 일은 위대한 역사이고
후손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하셨어요
435
00:56:20,400 --> 00:56:24,100
그러니까 에티오피아는 세계를 위해
훌륭한 일을 해낸 거예요
436
00:56:24,400 --> 00:56:29,133
- 그 보고서를 갖고 계세요?
- 아니요
437
00:56:29,133 --> 00:56:43,700
제가 어제 말씀드렸듯이 저는 군 막사에서 지내고 있었는데
곧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내부의 모든 것이 분쇄됐어요
438
00:56:43,700 --> 00:56:46,233
문서와 사진을 포함한 모든 게 사라졌죠
439
00:56:46,233 --> 00:56:54,400
저는 그날 아주 많은 걸 준비했는데
다 분쇄됐고 우리는 감옥에 갔어요
440
00:56:54,533 --> 00:57:02,800
저는 감옥에서 나온 뒤 다시 여러 문서를
모아 이 일을 시작했어요
441
00:57:03,467 --> 00:57:13,567
한국에 계시는 동안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?
예를 들면 날씨 같은 거 말이에요
442
00:57:13,567 --> 00:57:24,467
우리는 젊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별로 없었어요
힘들어하지 않고 모든 걸 별거 아닌 것처럼 느꼈죠
443
00:57:24,467 --> 00:57:27,300
그렇지 않았다면 도망쳤겠죠
444
00:57:27,300 --> 00:57:41,533
제가 사관학교에 있을 때에도 6·25전쟁에서와 마찬가지로
엄격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힘들게 느끼지 않았어요
445
00:57:41,933 --> 00:57:49,267
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힘들수록
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었다는 거예요
446
00:57:49,267 --> 00:57:58,533
그래서 우리는 그곳에서 모든 것에 최선을
다했고 나쁜 결과를 만들지 않았죠
447
00:57:58,533 --> 00:58:05,867
그렇다면 한국에 머무시는 동안
가장 슬픈 일은 무엇이었나요
448
00:58:06,233 --> 00:58:08,433
한국에서 있었던 가장 슬픈 일이요
449
00:58:08,433 --> 00:58:22,333
가장 슬펐던 건 에티오피아 사관학교의
힘든 훈련과정을 겪은 우리 형제들이
450
00:58:22,900 --> 00:58:31,200
한국에 가서 어떤 것도 없이
단지 두 나라의 우정을 위해 싸웠어요
451
00:58:31,433 --> 00:58:35,533
그들은 19, 20세였고,
우리는 그들을 잃었다는 거예요
452
00:58:35,533 --> 00:58:38,067
저는 늘 그들을 생각해요
453
00:58:38,067 --> 00:58:43,667
저는 지금 88살이에요
저는 나의 형제들과 함께 했죠
454
00:58:44,233 --> 00:58:56,167
다시 한번 신께 감사드려요
저는 그 모든 걸 목격했고 가슴으로 실감해요
455
00:58:56,167 --> 00:59:03,733
전쟁터에 가는 건
결혼식에 가는 것과 다르죠
456
00:59:03,733 --> 00:59:10,533
춤추러 가는 게 아니라 싸우거나
죽음의 문턱에서 사람을 죽이거나 죽게 되죠
457
00:59:10,533 --> 00:59:19,967
늘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저는 제가 한국에서
많은 일을 겼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
458
00:59:19,967 --> 00:59:32,400
그리고 한국이 단 30여 년 만에 지금과 같이
훌륭한 나라가 된 걸 보게 되어 정말 기뻐요
459
00:59:32,667 --> 00:59:37,767
한국은 14, 15, 11위의
경제대국이 되었으니까요
460
00:59:37,767 --> 00:59:40,100
세계 11위예요
461
00:59:40,100 --> 00:59:47,200
정말 대단한 나라가 되었고
462
00:59:47,200 --> 01:00:00,767
우리는 이 위대한 우정이
미래에도 지속되도록 할 거예요
463
01:00:01,533 --> 01:00:05,333
그게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에요
464
01:00:05,333 --> 01:00:14,200
참전용사분들이 계속 사망하고 있기 때문에
전 세계에 남아있는 참전용사가 점점 줄어들 거예요
465
01:00:14,200 --> 01:00:18,267
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
저도 죽게 된다는 건 마찬가지죠
466
01:00:18,267 --> 01:00:22,100
누구에게나 똑같은 사실인데
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?
467
01:00:22,100 --> 01:00:28,800
선생님과 에티오피아 병사들이 한국을 위해
이룬 유산을 우리가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까요?
468
01:00:28,800 --> 01:00:33,733
한국이 현재 에티오피아를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
어떻게 그 유산을 지킬 수 있을까요?
469
01:00:33,733 --> 01:00:39,200
그게 제가 늘 느끼는 바예요
470
01:00:39,867 --> 01:00:44,567
- 우리는 오늘이나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몰라요
- 맞아요
471
01:00:44,567 --> 01:00:59,400
한국 사람들은 에티오피아에 와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지만
우리는 다음 5년, 10년, 15년 후에는 당신을 못 볼지도 몰라요
472
01:00:59,767 --> 01:01:13,100
한국인들이 5년 후에 온다는 약속을 하고 자주 방문하지만
우리는 이걸 우리 다음 세대에게 남겨줘야 해요
473
01:01:13,100 --> 01:01:19,167
- 다른 사람들에게요
- 우리 자녀와 손자들에게요
474
01:01:19,800 --> 01:01:28,600
이 일은 우리를 위해 하는 일이 아니에요
475
01:01:28,600 --> 01:01:35,333
우리는 자금까지 다른 유형의 정부였기 때문에
이런 논의를 할 만한 기회가 없었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