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46 --> 00:00:06,692
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?
2
00:00:06,694 --> 00:00:09,011
제 이름은 타윈 분야위왓입니다
3
00:00:10,501 --> 00:00:13,421
영어 철자도 알려주시겠어요?
4
00:00:15,112 --> 00:00:16,594
- 타윈 말입니까?
- 네
5
00:00:17,287 --> 00:00:20,299
T-W-I-L-L
6
00:00:21,930 --> 00:00:24,914
B-O-O-N-V-A
7
00:00:26,467 --> 00:00:27,726
W-A-T
8
00:00:28,750 --> 00:00:32,488
제가 확인하겠습니다
9
00:00:32,490 --> 00:00:35,519
T-A-W-I-L
10
00:00:35,534 --> 00:00:41,255
B-O-O-N-Y-A
W-I-W-A-T
11
00:00:41,257 --> 00:00:44,117
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나요?
12
00:00:44,119 --> 00:00:45,619
6월 26일이요
13
00:00:47,755 --> 00:00:49,355
연도는요?
14
00:00:49,356 --> 00:00:50,721
1932년이요
15
00:00:52,377 --> 00:00:54,655
그럼 연세는 어떻게 되시나요?
16
00:00:55,196 --> 00:00:56,629
87세요
17
00:00:56,631 --> 00:00:58,731
젊어 보이시네요
아직 청년 같아 보이세요
18
00:00:58,732 --> 00:01:00,180
설명을 드려야 하나요
19
00:01:00,669 --> 00:01:02,667
어디서 태어나셨나요?
20
00:01:02,669 --> 00:01:04,065
방콕에서 태어났습니다
21
00:01:04,572 --> 00:01:09,377
선생님께서는 어릴 때
어느 학교에 다니셨나요?
22
00:01:09,953 --> 00:01:11,209
학교는…
23
00:01:11,933 --> 00:01:16,133
- 그 학교는 이미 폐교되었어요
- 초등학교요
24
00:01:16,783 --> 00:01:19,562
잠깐만 기억을 더듬어 볼게요
25
00:01:23,643 --> 00:01:30,845
학교졸업은 야간학습을 통해
할 수 있었습니다
26
00:01:31,460 --> 00:01:33,006
학교 이름은 무엇이었나요?
27
00:01:34,256 --> 00:01:36,899
야간이요
한국에서 태국으로 돌아와서요?
28
00:01:36,915 --> 00:01:42,738
아니요, 한국에 가시기 전에요
29
00:01:43,142 --> 00:01:45,466
어렸을 때, 쁘라차반 학교에서
공부했습니다
30
00:01:48,850 --> 00:01:52,473
학교가 집 근처에 있었습니다
31
00:01:52,474 --> 00:01:53,523
초등학교인가요?
중학교인가요?
32
00:01:53,524 --> 00:01:55,053
초등학교요
33
00:01:55,105 --> 00:02:02,418
중학교는 어셤션 앞에 있었나
기억이 잘 안 나네요
34
00:02:02,421 --> 00:02:03,965
학교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세요?
35
00:02:04,273 --> 00:02:05,664
폐교된 지 오래됐거든요
36
00:02:06,604 --> 00:02:08,570
두 학교가 모두 폐교된 건가요?
37
00:02:08,573 --> 00:02:10,173
네, 오래전에 폐교되었습니다
38
00:02:10,906 --> 00:02:18,352
그리고 고3 때는 야간학습을
통해서 시험을 봤어요
39
00:02:18,355 --> 00:02:20,440
야간학습이라면 꺼써너를
말씀하시는 건가요?
40
00:02:20,443 --> 00:02:21,532
네
41
00:02:22,908 --> 00:02:24,693
- 고3 때요?
- 네
42
00:02:26,959 --> 00:02:30,689
시험을 보고 태국 육군사관학교에
진학하려고 했었죠
43
00:02:30,739 --> 00:02:35,030
하지만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
간부후보생 장교가 되었어요
44
00:02:39,063 --> 00:02:42,325
- 초등학교는 쁘라차반을 다니신 거고요?
- 네
45
00:02:42,328 --> 00:02:45,274
그리고 고등학교는 꺼써너를
졸업하신 것이 맞나요?
46
00:02:45,277 --> 00:02:47,477
그리고 두 학교는 현재
모두 폐교된 상태고요?
47
00:02:47,478 --> 00:02:51,369
그리고 고등학교는 꺼써너를
졸업하신 것이 맞나요?
48
00:02:51,370 --> 00:02:52,370
네
49
00:02:53,731 --> 00:03:00,315
태국은 아시아 국가 중 6·25전쟁에
가장 먼저 참전을 결정한 국가입니다
50
00:03:01,086 --> 00:03:07,122
혹시 그 이유를 알고 계시나요?
51
00:03:08,941 --> 00:03:12,944
저는 참전하기 전에
야숩공장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
52
00:03:14,617 --> 00:03:15,666
가시기 전 말씀이시죠
53
00:03:15,667 --> 00:03:17,642
월급은 500밧 좀 넘었어요
54
00:03:19,332 --> 00:03:21,098
군에서 병력을 모집했을 때
55
00:03:22,145 --> 00:03:24,744
저는 바로 참전 신청을 했습니다
56
00:03:27,488 --> 00:03:35,878
참전 당시, 정부에서는
58밧를 월급으로 줬습니다
57
00:03:37,885 --> 00:03:44,272
하루 일당은 4밧였지만
이것저것 깎고 나면 1.5밧밖에 남지 않았어요
58
00:03:45,614 --> 00:03:49,773
첫해에는 피를 토할 만큼
힘들었어요
59
00:03:50,300 --> 00:03:52,797
하지만 제가 신청해서 갔습니다
60
00:03:54,093 --> 00:04:01,413
제 질문은 태국은 제일 먼저
한국에게 도움을 준 국가인데요
61
00:04:02,403 --> 00:04:05,648
- 미국 이후로요, 그렇죠?
- 네
62
00:04:05,650 --> 00:04:12,653
태국 정부가 그러한 결정을 내린
이유를 알고 계시나요?
63
00:04:13,605 --> 00:04:16,455
공산주의를 저지하기 위함이었죠
64
00:04:17,314 --> 00:04:24,013
한국으로 가시기 전에
초·중·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하셨을 텐데
65
00:04:24,014 --> 00:04:29,299
한국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를
알고 계셨나요?
66
00:04:29,300 --> 00:04:31,029
저는 매일 라디오를 들었습니다
67
00:04:33,175 --> 00:04:36,305
태국과 한국군에 대해서요
68
00:04:36,307 --> 00:04:38,432
그 당시 몇 살이셨나요?
69
00:04:38,435 --> 00:04:41,239
그때 17, 18, 19살쯤이었습니다
70
00:04:41,873 --> 00:04:45,380
한국으로 가시기 전에
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얻으셨군요
71
00:04:45,382 --> 00:04:46,388
네
72
00:04:46,391 --> 00:04:51,859
라디오 뉴스를 통해서 전쟁에 대해
알게 되신 것이 맞죠?
73
00:04:51,862 --> 00:04:55,225
- 라디오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들으셨군요
- 네
74
00:04:55,676 --> 00:05:02,977
그래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을
알게 되신 거고요?
75
00:05:03,900 --> 00:05:12,153
만일 태국 원수 쁠랙이
태국군 파병을 결정하지 않았더라면
76
00:05:13,649 --> 00:05:16,924
그 전쟁은 급속도로 우리에게
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것이고
77
00:05:17,799 --> 00:05:25,465
공산주의는 국경을 넘어
점점 우리에게 확대되었을 겁니다
78
00:05:25,467 --> 00:05:28,317
그렇게 되면 태국도 한국과
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었을 거예요
79
00:05:28,319 --> 00:05:31,595
“태국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.”
라고 생각하신 거군요?
80
00:05:31,597 --> 00:05:34,856
만일 태국이 힘을
보태지 않는다면요?
81
00:05:35,482 --> 00:05:41,047
그 당시에 태국이 한국에 도움을
주고 싶어 했다고 생각하시나요?
82
00:05:41,436 --> 00:05:45,047
그렇게 생각합니다
83
00:05:47,229 --> 00:05:50,679
왜냐하면 6·25전쟁에 참전했던
1차 2차, 3차 파병군인들에게 들었거든요
84
00:05:51,657 --> 00:05:57,264
야숩에서 일했을 때
6·25전쟁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곤 했습니다
85
00:05:57,265 --> 00:06:01,951
두렵지 않으셨나요?
전쟁을 통해서 목숨을 잃으실 수도 있는데요
86
00:06:02,744 --> 00:06:04,165
두렵지 않았어요
87
00:06:06,491 --> 00:06:09,777
진정한 사나이는 6·25전쟁을
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
88
00:06:11,107 --> 00:06:15,953
남자는 6·25전쟁을 거쳐야 비로소
진정한 사나이가 된다고 했습니다
89
00:06:16,053 --> 00:06:18,774
- 그 당시 결혼은 하셨나요?
- 아니요
90
00:06:18,854 --> 00:06:21,153
- 아직 미혼이셨군요?
- 네
91
00:06:21,155 --> 00:06:27,862
6·25전쟁에 참전하기로 결심하셨을 때
부모님은 뭐라고 하셨나요?
92
00:06:28,435 --> 00:06:31,866
제가 6·25전쟁 자원을 한 사실을 알고
어머니는 실신하셨었요
93
00:06:32,996 --> 00:06:39,949
- 어머니를 모시고 어디로 가셨나요?
- 그 징병소가 있지 않습니까?
94
00:06:40,675 --> 00:06:47,061
가기 전에 징병되지 말라고
어머니가 사원 여러 곳에서 성수의식을 치렀습니다
95
00:06:47,956 --> 00:06:50,811
하지만 징병소에 가자마자
곧바로 지원을 했죠
96
00:06:51,479 --> 00:06:54,901
어머니는 바로 혼절하셨습니다
97
00:06:54,903 --> 00:07:00,686
저는 군인이 되고 싶었습니다
보디빌더였고, 권투도 했었습니다
98
00:07:00,687 --> 00:07:02,827
저는 충분히 군인이 될
준비가 되어 있었죠
99
00:07:04,450 --> 00:07:08,450
- 그 당시에 권투 선수셨나요?
- 네
100
00:07:08,969 --> 00:07:13,468
선생님은 언제
한국으로 가셨나요?
101
00:07:13,470 --> 00:07:16,293
1953년 5월 22일에요
102
00:07:18,079 --> 00:07:23,971
그 당시에 평화협정을 통해
전쟁이 종결되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?
103
00:07:23,973 --> 00:07:25,186
아니요
104
00:07:25,524 --> 00:07:31,190
선생님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
얼마나 걸리셨고 어디에 도착하셨나요?
105
00:07:32,160 --> 00:07:36,464
10일 밤낮 걸렸습니다
106
00:07:36,815 --> 00:07:40,181
- 호루마루호를 타고 이동했습니다
- 네
107
00:07:40,263 --> 00:07:41,826
그리고 부산에서 내렸습니다
108
00:07:45,791 --> 00:07:47,019
언제요?
109
00:07:47,484 --> 00:07:50,939
제복을 태국 군복에서
미국 군복으로 갈아입었죠
110
00:07:52,430 --> 00:07:53,649
언제요?
111
00:07:53,989 --> 00:07:55,842
10일 정도 걸렸으니까…
112
00:07:55,918 --> 00:08:02,114
5월 22일에 출발해서
10일 밤낮을 이동해 부산에 도착하고
113
00:08:03,499 --> 00:08:05,712
부산에서 기차를 탔어요
114
00:08:05,714 --> 00:08:10,665
미국 군복으로 갈아입은 뒤
밤새도록 기차를 타고 공항에 내렸었나…
115
00:08:11,603 --> 00:08:13,743
아, 아닙니다
116
00:08:14,380 --> 00:08:18,433
어디서 내렸는지는
기억이 나질 않네요
117
00:08:22,163 --> 00:08:27,922
그리고 안천리에 가서 한 달 내내
훈련을 하고 참전을 했습니다
118
00:08:29,101 --> 00:08:32,853
- 안천리는 훈련하러 가신 건가요?
- 네
119
00:08:33,441 --> 00:08:38,355
선생님께서 겪었던 사건이나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서
들려주실 수 있을까요?
120
00:08:39,008 --> 00:08:44,064
태국에서 한국 오실 때
배를 타고 오신 게 맞으시죠?
121
00:08:44,065 --> 00:08:45,802
배는 어느 나라 배였나요?
122
00:08:45,804 --> 00:08:46,811
일본 배였습니다
123
00:08:47,794 --> 00:08:50,736
일본 배였군요
124
00:08:50,738 --> 00:08:54,275
뱃멀미는 하셨었나요?
125
00:08:55,307 --> 00:08:57,400
하루 정도 뱃멀미를 했습니다
126
00:08:58,579 --> 00:09:00,565
구토도 하셨나요?
127
00:09:01,215 --> 00:09:02,215
조금이요
128
00:09:03,573 --> 00:09:07,321
모든 사람들이
뱃멀미와 구토를 겪었나요?
129
00:09:08,882 --> 00:09:13,260
아니요
건강한 사람들은 안 그랬어요
130
00:09:13,572 --> 00:09:15,021
하지만 심하게
하지는 않았습니다
131
00:09:15,023 --> 00:09:17,030
저는 계속 시야를 멀리 보고
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
132
00:09:17,032 --> 00:09:19,598
- 다른 친구들은요?
- 몇몇은 구토를 했어요
133
00:09:19,600 --> 00:09:23,349
부산에 도착하시고
134
00:09:24,499 --> 00:09:29,256
한국 땅을 처음 밟으셨을 때
어떤 느낌이 드셨나요?
135
00:09:29,258 --> 00:09:32,828
그 당시 감정들을 구체적으로
설명해 주시겠습니까?
136
00:09:35,729 --> 00:09:38,339
- 그 당시 저는 젊었어요
- 네
137
00:09:39,246 --> 00:09:41,552
그리고 전장에 나갈
준비가 되어 있었죠
138
00:09:41,554 --> 00:09:44,041
저는 전장으로 나설
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
139
00:09:46,560 --> 00:09:51,710
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았어요
140
00:09:52,534 --> 00:09:56,121
“내가 언제 전장으로 나가게 될까, 언제 전쟁터에
진입하게 될까?”만을 생각했습니다
141
00:09:56,122 --> 00:09:59,207
한국과 부산을 보게 되니
어떠셨습니까?
142
00:09:59,208 --> 00:10:00,859
무척 안쓰러웠습니다
143
00:10:02,007 --> 00:10:04,340
저는 제가 그런 상황을 목격하게 될 줄은
생각도 못했습니다
144
00:10:04,342 --> 00:10:05,444
생각지도 못하셨군요
145
00:10:05,445 --> 00:10:08,068
당시 가족이 없었습니다
146
00:10:09,043 --> 00:10:13,944
저는 미군과 훈련을 하기 위해
다양한 곳으로 이동했었어요
147
00:10:15,501 --> 00:10:18,559
저는 그런 상황들을 목격하게 될 줄은
생각도 못했습니다
148
00:10:19,522 --> 00:10:23,839
당시 미군은 전차 20여 대를
숨겨 두었습니다
149
00:10:23,841 --> 00:10:30,774
우리가 가까이 접근하자
숨겨두었던 전차들이 갑자기 솟구쳐 올랐어요
150
00:10:30,776 --> 00:10:33,313
상당히 놀랐습니다
151
00:10:33,314 --> 00:10:37,002
당시 상황은 전차가 앞장서고
우리는 그 뒤를 따르고 있었죠
152
00:10:38,524 --> 00:10:43,761
당시 우리는 경기관총과 중기관총
93식 기관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
153
00:10:43,763 --> 00:10:46,402
우리 보병은 이 정도로
무장하고 있었고
154
00:10:46,404 --> 00:10:49,673
당시 제 임무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
사격을 하는 것이었어요
155
00:10:50,370 --> 00:11:01,495
한국에 처음 가셨을 때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
애틋한 감정이 들었던 예를 하나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?
156
00:11:03,029 --> 00:11:04,336
왜 그랬는지 표현하라…
157
00:11:05,131 --> 00:11:08,876
우선 기차에 오를 때부터
시작하겠습니다
158
00:11:09,713 --> 00:11:16,263
열차에 오르자 무척 덜커덩거리며 달렸습니다
기차 상태가 최악이었습니다
159
00:11:17,096 --> 00:11:25,374
얼마 전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을 때와 비교하면
기차 속도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
160
00:11:25,375 --> 00:11:31,165
그게 아니라 그 당시 왜 그들에게
불쌍한 감정을 느끼셨는지요?
161
00:11:32,383 --> 00:11:34,238
우리가 이동을 하면서요
162
00:11:35,992 --> 00:11:41,673
우리가 이동을 했을 때
말씀하시는 거죠
163
00:11:41,675 --> 00:11:46,325
우리는 다양한 곳을
순찰하면서 이동했습니다
164
00:11:47,460 --> 00:11:51,212
기술자도 함께 동행했는데
그때 노인들과 아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
165
00:11:51,214 --> 00:11:54,091
당시 저는 가정이 없었습니다
166
00:11:54,093 --> 00:11:56,021
우리를 붙잡고 음식을 구걸하는
사람들의 모습을 보고
167
00:11:57,107 --> 00:12:00,111
너무 안쓰러웠습니다
168
00:12:00,113 --> 00:12:05,507
제가 먹을 식량만 조금 남기고
그 사람들에게 나머지 식량들을 나누어 줬습니다
169
00:12:06,424 --> 00:12:08,468
먼저 노인들에게 건네고…
170
00:12:08,470 --> 00:12:12,633
말하면서도 소름이 돋네요
머리카락이 설 정도입니다
171
00:12:12,634 --> 00:12:15,009
그 모습이 지금도
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
172
00:12:15,434 --> 00:12:19,314
노인들만 있었고
젊은이들은 보이질 않았습니다
173
00:12:20,316 --> 00:12:23,551
저는 그들에게
음식을 나누어 줬습니다
174
00:12:23,967 --> 00:12:27,512
노인과 아이들이
참으로 불쌍했습니다
175
00:12:27,514 --> 00:12:30,591
우리가 먹을 식량이 많지는 않았지만
먹고 살만큼은 있었기에
176
00:12:31,146 --> 00:12:32,321
그들에게 식량을 나눠 줬습니다
177
00:12:32,734 --> 00:12:36,939
미군들은 나눠주지 않더군요
남으면 다 버리더라고요
178
00:12:39,784 --> 00:12:43,771
하지만 태국군은
그러지 않았습니다
179
00:12:44,205 --> 00:12:48,107
우리는 배고픈 사람들에게
나눠줬습니다
180
00:12:48,109 --> 00:12:49,980
우리가 조금 배고프더라도
괜찮았습니다
181
00:12:49,996 --> 00:12:52,329
다시 다른 거점에 가서
먹으면 되니까요
182
00:12:54,599 --> 00:12:56,653
한 가지 이야기를
더 들려 드릴게요
183
00:12:56,655 --> 00:12:58,113
잠시만요
이것 좀 잠시 번역하겠습니다
184
00:12:58,115 --> 00:13:06,514
제가 1955년 한국에서 돌아온 이후로
마지막으로 한국에 다시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
185
00:13:07,575 --> 00:13:09,893
지금으로부터
5~6년쯤 되었습니다
186
00:13:13,060 --> 00:13:15,311
처음 재방문했을 때
한국은 독립을 기념하고 있었습니다
187
00:13:16,137 --> 00:13:18,779
저는 독립을 기념하는 한 무리의
사람들과 같이 앉아 있었습니다
188
00:13:22,805 --> 00:13:26,834
태국 사람은
약 20여 명 정도 있었습니다
189
00:13:28,900 --> 00:13:33,215
앉아 있는데 한국인들이
우리에게 와서 말을 걸더군요
190
00:13:33,216 --> 00:13:37,436
우리가 태국군인 것을 알게 되자
우리에게 선물을 나눠 주었습니다
191
00:13:37,437 --> 00:13:43,949
저는 영어로 “한국 정부가 나에게
많은 것을 주었어요” 라고 말했지만
192
00:13:43,950 --> 00:13:49,996
의사소통이 잘 되었는지는
모르겠습니다
193
00:13:50,819 --> 00:13:54,082
그렇게 당시 그들은 우리가
태국군인 것을 알자 선물을 주었습니다
194
00:13:56,421 --> 00:14:02,269
다른 군인들에게는 미군에게도 주지 않았습니다
오직 태국군에게만 선물을 줬습니다
195
00:14:02,270 --> 00:14:05,741
저는 영어로 "괜찮아요, 한국 정부로부터
많은 것을 받았습니다"라고 했습니다
196
00:14:06,436 --> 00:14:11,586
전쟁 이후에 태국으로
언제 돌아오셨나요?
197
00:14:12,570 --> 00:14:15,763
1955년 1 월 31일에
돌아갔습니다
198
00:14:16,669 --> 00:14:19,985
그 이후 한국을
다시 방문하신 거죠?
199
00:14:20,021 --> 00:14:24,938
네, 한 5~6년 전쯤에요
그리고 곧 한번 더 방문할 예정입니다
200
00:14:25,971 --> 00:14:40,453
한국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을 때와 한국을 재방문하게
되었을 때의 느낌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?
201
00:14:40,454 --> 00:14:41,604
저는...
202
00:14:43,246 --> 00:14:48,037
“이게 가능한가?”라고
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
203
00:14:49,941 --> 00:14:58,772
저는 한국이 이렇게까지
성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
204
00:14:59,392 --> 00:15:04,445
딸아이와 같이 가게 되었는데
딸아이에게도 이야기를 했습니다
205
00:15:04,985 --> 00:15:07,932
딸이 항공, 항공 승무원 계통 일을 하기 때문에
영어를 참 잘합니다
206
00:15:10,076 --> 00:15:15,956
정말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줄은
상상도 못 했습니다
207
00:15:18,644 --> 00:15:27,447
이곳저곳 다니면서 “이것이 가능한 일인가?”하고
내내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
208
00:15:29,356 --> 00:15:33,440
한국은 어떻게
이렇게 발전하게 되었으며
209
00:15:36,433 --> 00:15:40,622
태국은 왜 아직도
현재 상황에 머무르게 된 것인지
210
00:15:40,623 --> 00:15:42,685
저는 한국의 발전을 인정합니다
211
00:15:45,173 --> 00:15:49,823
저는 가슴이 뭉클하고
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
212
00:15:50,887 --> 00:15:54,495
제가 다시 한국을
재방문하게 된 것은 5~6년 전인데
213
00:15:55,862 --> 00:15:58,142
당시 그들은 저에게
전별을 해주었습니다
214
00:15:59,752 --> 00:16:04,230
여성 대통령께서
전별을 해주었는데
215
00:16:04,231 --> 00:16:11,237
고위급 인사들도 무릎을 꿇고
존경을 표하더군요
216
00:16:11,238 --> 00:16:16,156
“군인의 모범입니다, 잊지 않겠습니다”라고
영어로 말했는데 저는 일부만 이해했습니다
217
00:16:17,413 --> 00:16:21,084
그들이 노병을 잊지 않겠다고
말한 것에 저는 흐뭇했습니다
218
00:16:21,109 --> 00:16:23,474
저는 태국 정부를 대표하여
공무를 수행했죠
219
00:16:25,281 --> 00:16:29,496
전쟁 당시 태국의 어느 부대 소속이셨나요?
제21보병연대 맞나요?
220
00:16:33,310 --> 00:16:39,262
당시에는
제21혼합부대였었지요?
221
00:16:39,890 --> 00:16:40,982
네, 맞습니다
222
00:16:40,984 --> 00:16:42,816
- 중대 소속이었나요?
- 네
223
00:16:43,168 --> 00:16:47,613
중화기 중대였습니다
224
00:16:47,615 --> 00:16:49,516
중화기 중대, 알겠습니다
225
00:16:50,309 --> 00:16:55,736
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미국의 어느 부대에 계셨나요?
226
00:16:56,594 --> 00:17:01,929
잘 모르겠습니다
2사단 소속이었을 겁니다
227
00:17:07,345 --> 00:17:10,645
아 잠시만요
2사단이에요
228
00:17:11,672 --> 00:17:14,608
지난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
229
00:17:15,818 --> 00:17:23,420
저는 무대 위에 앉아 있었고
현장의 각 나라 군인들은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
230
00:17:23,421 --> 00:17:29,022
그때 한 젊은 한국 군인이
이것과 같은 것을 부착하고 있었습니다
231
00:17:29,507 --> 00:17:34,800
제 딸은 관중석에 있었는데
“왜 저 사람이 아빠를 가리키지?” 라며 의문을 품었지요
232
00:17:35,887 --> 00:17:39,015
사진 촬영을 마치고
무대에서 내려오자
233
00:17:39,017 --> 00:17:42,469
당시 주한 태국 대사 옆에
제가 앉아 있었는데
234
00:17:43,888 --> 00:17:46,316
제가 내려오자 그 청년이 저를 끌어안으며
손잡고 악수를 했습니다
235
00:17:47,324 --> 00:17:48,872
굉장히 기뻐하더라고요
236
00:17:49,398 --> 00:17:54,213
한국 청년들이 저와 같은 것을
부착하고 있었습니다
237
00:17:55,628 --> 00:17:58,242
한 50~60명이
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
238
00:18:00,143 --> 00:18:06,564
저를 안고, 손을 잡고, 악수하고
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
239
00:18:06,565 --> 00:18:09,663
저는 그들에게 영어로
"살면서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"
240
00:18:11,435 --> 00:18:15,501
"만나서 정말 기쁩니다, 정말로요"라고
말했습니다
241
00:18:16,987 --> 00:18:22,576
한국 청년들은 모두 저와 같은 것을
부착하고 있었습니다
242
00:18:24,349 --> 00:18:25,984
정말 기뻤습니다
243
00:18:26,766 --> 00:18:36,585
한국의 청년들이 저와 같은 인장을
부착하고 있었다는 것에 자랑스러웠습니다
244
00:18:37,579 --> 00:18:48,235
6·25전쟁에 참전하셨을 때
전선에 계셨나요?
245
00:18:48,929 --> 00:18:51,038
저는 후방에 있었습니다
246
00:18:53,459 --> 00:18:59,291
제가 갔을 때는 평화협상을 하고
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
247
00:19:00,037 --> 00:19:02,550
전선에서는 전투 중이었습니다
248
00:19:03,622 --> 00:19:06,153
미군들이 폭격하곤 했습니다
249
00:19:06,154 --> 00:19:11,975
펑 소리와 불길이 보이고
전선에서는 전투 중이었습니다
250
00:19:11,977 --> 00:19:16,229
하지만 병력을 이동하지는 않았습니다
폭탄이 터지고 전투는 계속 진행되었죠
251
00:19:16,864 --> 00:19:18,923
대포가 100여 대 정도 있었습니다
252
00:19:19,354 --> 00:19:22,102
포를 연달아서 쐈죠
253
00:19:22,104 --> 00:19:27,586
그 상황을 제 두 눈으로
목격했습니다
254
00:19:28,378 --> 00:19:32,179
하지만 당시 병력 이동을 통한
점령은 없었습니다
255
00:19:33,146 --> 00:19:35,575
각자 제자리에서
사격을 가하는 상태였죠
256
00:19:36,662 --> 00:19:41,810
당시 가셨을 때는
평화협정을 체결한 상태였나요?
257
00:19:41,812 --> 00:19:42,881
네
258
00:19:42,883 --> 00:19:45,600
- 아직 협상 중이었나요?
- 네 협상 중이었습니다
259
00:19:46,013 --> 00:19:48,560
- 그리고 아직 전투 중이었고요?
- 네
260
00:19:49,924 --> 00:19:59,272
한국에서 있었을 때 날씨, 사람 적군 등
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요?
261
00:20:00,928 --> 00:20:02,670
적은 문제가 없었습니다
262
00:20:02,671 --> 00:20:10,017
가기 전에 11연대에서 우리를
1년 동안 훈련시켰기 때문입니다
263
00:20:10,930 --> 00:20:15,689
저는 밤낮으로 훈련을 시킬 줄은
생각도 못했습니다
264
00:20:17,253 --> 00:20:19,338
“훈련을 못하겠거든
여기서 죽어라”라고 하더군요
265
00:20:20,196 --> 00:20:23,917
처음에는 낮에만 훈련하고
나중에는 밤낮으로 훈련을 했습니다
266
00:20:29,129 --> 00:20:32,172
힘들거나 어렵다고
느낀 것이 있었나요?
267
00:20:35,367 --> 00:20:39,616
솔직하게 말해서 당시에
저는 가족이 없었습니다
268
00:20:42,202 --> 00:20:46,753
쭐라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있는
남동생이 한 명 있었고
269
00:20:48,681 --> 00:20:52,166
우리는 편지로 소통을 했습니다
270
00:20:52,168 --> 00:20:53,760
별다른 문제는 없었어요
271
00:20:54,990 --> 00:20:56,929
한번은 제가 국경지대에서
나온 적이 있었습니다
272
00:21:01,497 --> 00:21:04,598
대대에서 저를 대회에
출전시켰습니다
273
00:21:05,304 --> 00:21:09,899
당시에는 전장에 나서는
병사를 위한 대회가 있었습니다
274
00:21:10,702 --> 00:21:13,947
당시 저는 중기관총 사격을
했었습니다
275
00:21:14,813 --> 00:21:22,155
저는 눈을 감고 중기관총과 경기관총을 분해하고
재조립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
276
00:21:23,647 --> 00:21:25,859
저를 경기에 내보내더군요
277
00:21:26,470 --> 00:21:32,766
100여 개의 총이 있었고
저는 그 대회에서 11위를 했습니다
278
00:21:33,814 --> 00:21:36,670
저는 일주일 후에
일본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
279
00:21:37,087 --> 00:21:39,356
대대에서 포상으로
보내주었습니다
280
00:21:39,365 --> 00:21:47,453
대회에 나가셨을 때
힘들다고 생각하셨나요?
281
00:21:47,889 --> 00:21:51,111
아뇨
연습을 충분히 한 상태였어요
282
00:21:51,113 --> 00:21:53,817
그래서 힘들거나 어렵다고
느끼지 않으셨군요?
283
00:21:53,819 --> 00:21:54,855
네, 그렇습니다
284
00:21:55,684 --> 00:22:05,232
어머니께서 참전 소식을 듣고
혼절하셨다고 하셨습니다
285
00:22:05,936 --> 00:22:10,560
그리고 이후에 한국에 계셨을 때
태국으로 편지를 보내셨나요?
286
00:22:10,561 --> 00:22:14,302
- 어머니께 연락은 하셨나요?
- 네 연락했습니다
287
00:22:14,303 --> 00:22:16,054
- 편지를 보내신 건가요?
- 네
288
00:22:16,055 --> 00:22:20,832
- 생활이 어렵거나 힘들지 않으셨나요?
- 네
289
00:22:20,833 --> 00:22:24,417
- 어머니께서도 답장을 보내오셨나요?
- 네
290
00:22:24,807 --> 00:22:31,359
처음에는 어머니가
참전 소식을 듣고 혼절하셨지만
291
00:22:31,361 --> 00:22:37,430
그 이후 한국에 있으면서 어머니는 이전보다
참전에 대해 받아들이시는 입장이셨나요?
292
00:22:37,432 --> 00:22:41,255
자식이 한국에 있는 것에
괜찮아하셨나요?
293
00:22:41,257 --> 00:22:44,421
제가 곤란하거나 힘든 일들을
알리진 않았어요
294
00:22:44,423 --> 00:22:48,041
“밥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”
라고만 했지요
295
00:22:48,523 --> 00:22:56,694
한국에서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을 때
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된 어머니의 모습이 어떠셨나요?
296
00:23:02,589 --> 00:23:04,391
저는 타랏에서 출발했습니다
297
00:23:04,950 --> 00:23:08,361
타랏에서 프라룹까지
군악대와 행진했습니다
298
00:23:09,784 --> 00:23:14,734
부모님은 랏차담넌에서
기다리고 있었습니다
299
00:23:16,575 --> 00:23:21,024
막 행진을 하려고 하는데
부모님이 와서 저를 안아주셨습니다
300
00:23:21,026 --> 00:23:23,577
군에서는 포옹을 하면
안 된다고 말리더군요
301
00:23:23,907 --> 00:23:30,923
우리는 피분쏭크람 원수가 기다리는
프라룹에서 행진을 하고 있었습니다
302
00:23:32,551 --> 00:23:35,688
6·25전쟁 참전 당시
잠은 어떻게 주무셨나요?
303
00:23:35,690 --> 00:23:44,564
음식은 무엇을 드셨는지
그리고 음식이 어디서 공급이 되었는지요?
304
00:23:45,157 --> 00:23:49,602
음식은 미국식을 먹었습니다
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
305
00:23:49,604 --> 00:23:52,338
태국에서 음식을 보내오더군요
306
00:23:52,340 --> 00:23:53,883
무엇을 보내왔나요?
307
00:23:55,051 --> 00:23:58,578
생선, 고추장,
태국 음식 등을 보내왔죠
308
00:24:01,082 --> 00:24:05,460
대부분 먹었던 음식들은
미군들이 먹는 핫도그나 이런 종류였어요
309
00:24:05,462 --> 00:24:08,334
닭고기인지 뭔지는 몰랐지만
먹고 싶지는 않았습니다
310
00:24:10,049 --> 00:24:11,577
잠은요?
311
00:24:11,578 --> 00:24:17,599
전장에서는 우의를 둘렀습니다
312
00:24:18,848 --> 00:24:24,137
한국에서는 한번 비가 내리면
14~15일 연달아 내리더군요
313
00:24:24,614 --> 00:24:28,491
눈이나 비가 올 때
힘들었습니다
314
00:24:28,493 --> 00:24:33,447
신발을 자주
갈아 신어야 해서요
315
00:24:33,449 --> 00:24:39,191
우리는 부츠를 갈아 신고
계속 걸어가야만 했습니다
316
00:24:39,192 --> 00:24:41,253
하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
317
00:24:41,255 --> 00:24:46,540
전장에 가셨을 때는
잘 곳이 없었죠?
318
00:24:46,542 --> 00:24:51,618
전장에서는 그냥 서
계셨을 것 같습니다
319
00:24:51,619 --> 00:24:52,619
네
320
00:24:53,920 --> 00:24:56,188
겨울에는 보초병이
더 필요했습니다
321
00:24:56,189 --> 00:25:04,814
원래 보초병이 한 명 있었지만
눈이 올 때는 두 명이 보초를 섰습니다
322
00:25:04,816 --> 00:25:08,807
그리고 2:2:2로 교대를 했죠
323
00:25:08,809 --> 00:25:14,538
잠든 사이에 적군이 쳐들어오면 다 죽기 때문에
더 집중해야 했습니다
324
00:25:14,539 --> 00:25:16,364
하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
325
00:25:17,619 --> 00:25:20,856
전장에 있지 않을 때는
어떻게 주무셨나요?
326
00:25:20,858 --> 00:25:24,988
전장에 있지 않을 때는
텐트에서 잤어요
327
00:25:24,990 --> 00:25:28,725
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
전장에서 순찰을 하실 때 말입니다
328
00:25:29,794 --> 00:25:37,043
혹시 위험했던 상황이나
적군과의 대면
329
00:25:37,044 --> 00:25:50,757
혹은 "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"라고
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나요?
330
00:25:52,157 --> 00:25:56,900
그 당시에는 전쟁이
거의 종결된 상태였지요?
331
00:25:56,925 --> 00:26:02,186
양쪽에서 산발적으로
총을 쏘고 폭탄도 투척했습니다
332
00:26:03,335 --> 00:26:07,040
하지만 저는 38선에 있지 않아서
두렵지는 않았어요
333
00:26:07,508 --> 00:26:09,331
저는 후방에 있었습니다
334
00:26:09,333 --> 00:26:11,578
하지만 순찰 등
다양한 것을 해야 했어요
335
00:26:12,960 --> 00:26:19,992
산에는 해골, 팔, 다리, 늑골 등
뼈들이 널려 있었습니다
336
00:26:19,993 --> 00:26:21,381
온통 흩어져 있었죠
337
00:26:22,930 --> 00:26:30,550
미군이 네이팜탄을 투척할 거라고는
생각 못했어요
338
00:26:31,140 --> 00:26:34,320
모든 것을 다 태우고 남은 것은
해골과 늑골뿐이었죠
339
00:26:34,909 --> 00:26:38,332
걷다가 시신을 밟고 그랬습니다
340
00:26:38,333 --> 00:26:40,423
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습니다
341
00:26:40,991 --> 00:26:42,272
하지만
342
00:26:44,658 --> 00:26:49,908
계속 보다 보니 익숙해졌습니다
시체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
343
00:26:49,909 --> 00:26:56,327
얼굴은 다 말라버렸고 눈이 움푹 들어가고
팔다리가 앙상해진 채로 널브러져 있었습니다
344
00:26:59,712 --> 00:27:02,220
어느 나라 군인인지는
알 수 없었습니다
345
00:27:04,855 --> 00:27:09,122
6·25전쟁에 참전하신 것을
후회하시나요?
346
00:27:09,124 --> 00:27:10,124
아닙니다
347
00:27:10,972 --> 00:27:16,798
만일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
언제든 한국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
348
00:27:16,799 --> 00:27:21,614
왜냐하면 한국과 미국을 비교했을 때
한국을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
349
00:27:22,392 --> 00:27:27,461
미군은 자신들의 이득을
취하려고 합니다
350
00:27:28,705 --> 00:27:30,634
어떻게 이득을
취하려고 하나요?
351
00:27:33,985 --> 00:27:36,096
어떻게 이득을
취하지 않으려 할까요?
352
00:27:37,293 --> 00:27:41,366
이웃 국가 사이인 태국과 캄보디아에
국경 문제가 발생했을 때
353
00:27:41,368 --> 00:27:47,140
미군은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
프라위한을 캄보디아에 넘겼습니다
354
00:27:47,142 --> 00:27:52,214
프라위한은
태국 소유였는데 말이지요
355
00:27:52,223 --> 00:27:55,364
미군은 캄보디아를 도왔습니다
356
00:27:56,855 --> 00:28:00,035
역사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
357
00:28:00,614 --> 00:28:14,998
태국의 어떤 도움이 6·25전쟁에서
가장 중요하게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?
358
00:28:15,880 --> 00:28:18,503
- 한국이 태국을 도운 것이요?
- 태국이 한국을 도운 것이요
359
00:28:18,505 --> 00:28:20,505
- 태국이 한국을 도운 것이라
- 네
360
00:28:25,732 --> 00:28:32,192
저는 피분쏭크람 원수가 한국을 돕는 결정을 한 것은
사려 깊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
361
00:28:33,722 --> 00:28:40,553
한국은 정직하고 인정이 있으며
신뢰할 만한 국가입니다
362
00:28:42,105 --> 00:28:46,343
한국은 태국인에게 무기를 주어
서로 죽이게 하지 않았습니다
363
00:28:46,881 --> 00:28:54,437
한국은 태국의 후손들이 지식을 쌓을 수 있게
지식을 전달하고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
364
00:28:54,952 --> 00:28:59,221
저는 이에
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
365
00:29:01,427 --> 00:29:07,677
한국 정부는 태국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고
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,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
366
00:29:07,678 --> 00:29:12,105
그리고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
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
367
00:29:12,484 --> 00:29:15,695
무기를 주어 서로 살생을
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
368
00:29:17,778 --> 00:29:20,732
이것은 미국과
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
369
00:29:20,734 --> 00:29:24,704
국가 간의 전쟁을 통해
이득을 취하고 점령을 하는 것
370
00:29:25,338 --> 00:29:30,543
미국이 개입하는 곳은 어디든
그곳에는 전쟁이 일어납니다
371
00:29:33,376 --> 00:29:35,174
한국을 보십시오
372
00:29:35,175 --> 00:29:38,418
태국 아이들에게
장학금을 제공합니다
373
00:29:41,225 --> 00:29:45,931
제 손주도 한국에서 장학금을 받아
마히돈의대를 졸업했습니다
374
00:29:47,487 --> 00:29:51,239
지금은 탐마삿에서
회계를 공부하고 있습니다
375
00:29:52,118 --> 00:29:58,782
또 한 명은 장학금을 받고
텝씨린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
376
00:29:59,985 --> 00:30:01,240
한국 장학금을 받았죠
377
00:30:03,649 --> 00:30:15,250
한국이 우리에게 지원한 장학금과 각종 복지들은
그들이 우리에게 참전을 한 것에 대한 보답입니다
378
00:30:15,251 --> 00:30:20,894
내년은 정전협정 70주년의 해입니다
379
00:30:20,895 --> 00:30:30,038
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하고
싶은 말이 있으신가요?
380
00:30:32,116 --> 00:30:37,477
제가 한국을, 한국 땅에서 떠나 온지
여러 해가 지났습니다
381
00:30:38,908 --> 00:30:41,612
그러나 저는...
382
00:30:42,985 --> 00:30:55,211
그때 여러 곳을 순찰하며 봤던
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한국 국민들이 생각납니다
383
00:30:56,567 --> 00:31:02,336
참전 당시 저에게 가족이 있었다면
더욱 비통했을 겁니다
384
00:31:06,065 --> 00:31:11,778
참전 당시 한국 국민들이
더욱 불쌍했을 겁니다
385
00:31:12,218 --> 00:31:18,493
그들은 그들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
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죽여야 했습니다
386
00:31:18,494 --> 00:31:23,657
남북 형제들은 같은
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
387
00:31:23,659 --> 00:31:30,863
러시아와 미국, 그리고 공산주의로 인해
서로가 서로를 죽여야만 했습니다
388
00:31:32,200 --> 00:31:46,916
저분들이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잘 이해하고
말씀을 하신다고 하시네요
389
00:31:47,818 --> 00:31:55,021
굉장히 좋은 부분이라고 하십니다
390
00:31:55,942 --> 00:32:03,099
혹시 우리에게 아직 들려주지 않으셨거나
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?
391
00:32:04,978 --> 00:32:11,184
저는 사실 한국에 가기 전에
월급이 1, 000밧 정도였습니다
392
00:32:11,185 --> 00:32:15,540
야숩의 타바코 모노로피 타일랜드
공장에서 근무할 때요
393
00:32:15,542 --> 00:32:18,678
보너스도 받고
월급도 높았습니다
394
00:32:19,595 --> 00:32:25,387
하지만 첫해에는 월급이
100밧 남짓 되었습니다
395
00:32:26,140 --> 00:32:30,257
집에 있는 돈으로
먹고 살았지요
396
00:32:31,013 --> 00:32:33,238
2년째 되니 450밧으로
인상되더군요
397
00:32:34,798 --> 00:32:38,918
그때 중학교 2학년 시험을 보려고 했지만
2년이 되도록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
398
00:32:39,627 --> 00:32:43,968
봉사도 할 수 없었고 국익을 위해
도움을 주지도 못했습니다
399
00:32:43,970 --> 00:32:47,615
저는 전쟁에 나간 군인들을 돕기 위해
태국 적십자에 헌혈을 116번 했습니다
400
00:32:49,147 --> 00:32:54,034
그래서 이 훈장을 받았지요
401
00:32:54,035 --> 00:33:00,253
왕비께서 저에게 훈장을 하사하셨어요
402
00:33:02,276 --> 00:33:14,388
헌혈을 100번 이상해야
이 훈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
403
00:33:15,899 --> 00:33:22,250
왜냐하면 저는 태국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기 때문에
이렇게 해서라도 전쟁에 나간 군인들을 돕고 싶었죠
404
00:33:24,521 --> 00:33:26,612
지난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
405
00:33:27,757 --> 00:33:35,112
전쟁기념관을 방문했습니다
406
00:33:36,818 --> 00:33:42,355
저는 읽으면서 “태국군이 여기에
참전했구나” 하고 있었습니다
407
00:33:42,364 --> 00:33:48,680
다 읽고 존경을 표한 후 뒤를 보니
뒤에 있던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
408
00:33:49,695 --> 00:33:51,897
왜 인지는 몰랐습니다
409
00:33:51,899 --> 00:33:54,207
제 딸도 같이 서서
기다리고 있었습니다
410
00:33:54,741 --> 00:33:58,563
저는 "내가 존경을 표해야 할
나의 영웅들이다"라고 생각하며
411
00:33:58,565 --> 00:34:02,981
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곳에 적힌
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읽고 있었습니다
412
00:34:03,801 --> 00:34:05,655
그들은 저보다 더
훌륭히 임무를 수행했으니까요
413
00:34:05,657 --> 00:34:08,790
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자는
임무를 완수한 것입니다
414
00:34:09,805 --> 00:34:14,114
그리고 그들은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지만
저는 이렇게 살아있으니까요
415
00:34:17,127 --> 00:34:23,696
저는 이름을 다 읽은 뒤돌아서는데 한국인 한 분이
딸에게 저를 가리키며 누구시냐고 묻더라고요
416
00:34:23,697 --> 00:34:26,705
딸은 "태국 군인입니다"라고
답했습니다
417
00:34:26,707 --> 00:34:32,645
그러자 그 사람은 태극기를 건네면서
"선물이에요"라고 말했습니다
418
00:34:34,363 --> 00:34:35,866
저는 아직도
그것을 갖고 있습니다
419
00:34:35,868 --> 00:34:39,852
부처님을 모시는
선반 위에 두었습니다
420
00:34:40,319 --> 00:34:45,999
누구나 다 부처님께
기도하기 위한 선반이 있습니다
421
00:34:46,839 --> 00:34:59,050
태극기에는 두 가지 색이 있는데
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릅니다
422
00:35:00,855 --> 00:35:06,890
하늘과 땅이라고
하던데 맞나요?
423
00:35:07,613 --> 00:35:09,011
그렇군요
424
00:35:09,241 --> 00:35:13,896
정말 세상에는 하늘과 땅이 있어요
오늘 처음 알게 되었네요
425
00:35:13,897 --> 00:35:16,928
저는 태극기를 갖고 있습니다
426
00:35:16,953 --> 00:35:19,133
부처님을 모시는
선반에 두었습니다
427
00:35:20,697 --> 00:35:25,385
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428
00:35:25,387 --> 00:35:29,601
오늘 인터뷰를 토대로
책을 만들 것이며
429
00:35:29,603 --> 00:35:37,677
후세대들과 어린이들에게 전쟁에 관한 교훈과 경험을
가르치기 위한 자료로 사용할 것입니다
430
00:35:37,678 --> 00:35:39,907
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