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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엔참전용사 Prudencio Manuel 구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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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 00:00:05,467 --> 00:00:09,133 제 이름은 프루덴쇼 마누엘(Prudencio Manuel)입니다 2 00:00:09,767 --> 00:00:11,367 제가 태어난 곳은요 3 00:00:11,633 --> 00:00:16,300 이름 철자가 피(P) 알(R) 유(U) 디(D) 이(E) 엔(N) 씨(C) 아이(I) 오(O) 맞나요? 4 00:00:16,300 --> 00:00:18,833 - 성이 뭐라고 하셨죠? - 마누엘이요 5 00:00:18,833 --> 00:00:21,767 - 철자가 엠(M) 에이(A) 엔(N) 유(U) 이(E) 엘(L) 맞나요? - 네, 맞습니다 6 00:00:21,767 --> 00:00:23,867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시나요? 7 00:00:24,233 --> 00:00:27,800 1938년 3월 28일에 태어났습니다 8 00:00:28,433 --> 00:00:31,533 - 현재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? - 81세예요 9 00:00:31,533 --> 00:00:33,333 - 81세이시군요 - 네, 81세요 10 00:00:33,333 --> 00:00:38,667 제가 필리핀에서 만나 본 6·25전쟁 참전용사 중에서 가장 젊으시네요 11 00:00:38,667 --> 00:00:42,333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디서 태어나셨나요? 12 00:00:42,333 --> 00:00:49,867 저는 필리핀의 팡가시난(Pangasinan) 지방에서 태어났어요 13 00:00:50,000 --> 00:00:59,333 아버지, 어머니, 형제, 자매 등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14 00:01:00,400 --> 00:01:10,267 제 아버지 성함은 크로스토발 마누엘이에요 어머니 성함은 알벨리나 몬타고요 15 00:01:11,633 --> 00:01:17,500 7명의 형제자매가 있습니다 16 00:01:17,500 --> 00:01:22,133 - 자식이 7명 있군요 - 예, 저는 그중 셋째였어요 17 00:01:23,467 --> 00:01:29,367 선생님이 다니셨던 학교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초, 중, 고등학교에 대해서요 18 00:01:29,367 --> 00:01:43,900 팡가시난주 인판타 마을에 있던 초등학교에 다녔어요 19 00:01:45,133 --> 00:01:51,500 마을 안에 있는 초등학교였죠 20 00:01:51,500 --> 00:02:00,300 그리고 마을에 있는 고등학교를 3년간 다녔어요 21 00:02:00,300 --> 00:02:06,933 - 그럼 고등학교는 언제 졸업하셨나요? - 1950년이요 22 00:02:06,933 --> 00:02:11,767 1950년, 그 후에 입대하셨나요? 23 00:02:12,300 --> 00:02:13,067 예 24 00:02:13,767 --> 00:02:23,633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입대를 생각했어요 25 00:02:24,700 --> 00:02:33,233 1954년 아니면 1955년 즈음이었는데 26 00:02:33,667 --> 00:02:39,367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죠 27 00:02:39,367 --> 00:02:51,400 그리고 훈련소에서 신병을 모집하고 있어 신병으로 입대했어요 28 00:02:51,400 --> 00:02:59,133 그곳이 제가 처음으로 군사훈련을 받은 곳이죠 29 00:02:59,133 --> 00:03:03,267 - 1955년이 맞나요? - 예, 1955년 즈음이었어요 30 00:03:03,267 --> 00:03:07,733 당시 6·25전쟁이 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? 31 00:03:08,667 --> 00:03:22,167 아니요, 몰랐어요, 그냥 한국이 전쟁 중이라고 들었는데, 저는 필리핀만 알고 살았어요 32 00:03:22,167 --> 00:03:33,667 한국이 어딘지도 몰랐지만, 6·25전쟁 참전에 자원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을 막사 게시판에서 봤어요 33 00:03:33,933 --> 00:03:39,133 그리고 자원했죠 이미 입대했으니까요 34 00:03:39,767 --> 00:03:57,333 자원하기 전에 저는 신병훈련을 마친 후 5대대 전투부대로 배치됐어요 35 00:03:58,467 --> 00:04:25,133 첫 배치 후에 저는 후크발라하프(항일인민의용군)와의 전투에 참가했어요 36 00:04:26,533 --> 00:04:41,133 "후크"라고도 불리는 반정부 세력이었어요 거기서 전투 경험을 쌓았죠 37 00:04:45,500 --> 00:05:05,567 제 전우 한 명이 전투 작전 중에 사망했어요 저도 등에 상처를 입었죠 38 00:05:06,767 --> 00:05:27,900 전우는 머리가 관통됐어요 그래도 그 일 때문에 입대한 지 3개월 만에 훈장을 받게 됐죠 39 00:05:27,900 --> 00:05:45,967 훈장을 받을 때 저는 일병이었어요 그때 6·25전쟁 참전용사를 모집하는 글을 막사 게시판에서 봤죠 40 00:05:48,033 --> 00:05:57,267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몰랐지만 일단 자원했어요 41 00:05:57,267 --> 00:05:59,167 - 바로 참전하셨나요? - 예 42 00:05:59,167 --> 00:06:06,367 저는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냥 전쟁 중이라고만 알고 있었죠 43 00:06:06,867 --> 00:06:09,400 그래서 자원한 거예요 44 00:06:09,733 --> 00:06:24,867 소속이 제5대대 전투 부대에서 제2대대 전투 부대로 바뀌었어요 45 00:06:26,500 --> 00:06:36,333 이후에는 6·25전쟁에 대비해 "매리코리아"라는 이름의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어요 46 00:06:36,333 --> 00:06:40,900 한국에 가기 전에 어떤 훈련을 받으셨나요? 47 00:06:40,900 --> 00:06:55,233 제 보직은 야전포병이었는데 105밀리 곡사포를 운용하는 일을 맡았죠 48 00:06:56,467 --> 00:07:06,133 한국에 가기 전까지 곡사포 운용 기술을 훈련받았어요 49 00:07:06,600 --> 00:07:10,800 그럼 한국에는 언제,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 50 00:07:11,367 --> 00:07:21,467 제 기억으로는 아마 4월 19일에 한국에 도착했던 것 같아요 51 00:07:21,467 --> 00:07:22,667 4월이요? 52 00:07:22,667 --> 00:07:28,300 아마 1955년 4월이었을 거예요 53 00:07:29,200 --> 00:07:33,033 그럼 선생님은 언제 한국에서 귀국하셨나요? 54 00:07:35,500 --> 00:07:49,267 그게 1955년 4월이 맞아요, 그렇게 기억해요 매리코리아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후에 한국으로 가는 배를 탔거든요 55 00:07:49,733 --> 00:07:54,800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일본에 잠시 들렀어요 56 00:07:55,267 --> 00:08:02,000 그럼, 선생님은 1954년이 아니라 1955년에 한국에 오신 거군요 57 00:08:02,333 --> 00:08:03,800 1955년이 맞는 것 같네요 58 00:08:03,800 --> 00:08:08,500 1955년이요 그때 한국에 도착하신 후 어디로 이동하셨나요? 59 00:08:09,067 --> 00:08:12,667 우리는 부산에 도착했어요 60 00:08:12,667 --> 00:08:14,467 당시 부산은 어땠나요? 61 00:08:14,467 --> 00:08:16,000 제 기억으로는요 62 00:08:16,000 --> 00:08:21,867 부산이 어땠는지 그냥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63 00:08:22,700 --> 00:08:27,433 저희가 부산에 도착했을 당시엔 어둠이 깔려있었어요 64 00:08:27,833 --> 00:08:38,367 이동하는 중에 보이는 건 자그마한 건물밖에 없었고 큰 건물은 하나도 없었어요 65 00:08:38,700 --> 00:08:47,300 부산 다음으로는 양구로 갔어요 66 00:08:47,300 --> 00:08:49,800 - 양구요? - 네, 양구요 67 00:08:49,800 --> 00:09:07,600 거기서 저희는 미군의 제64 야전포병대대에 배치됐어요 68 00:09:08,167 --> 00:09:16,000 부대 마크가 토란잎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토란잎 마크를 썼거든요 69 00:09:18,133 --> 00:09:31,267 거기에 배치된 후에는 곡사포를 배정받았어요 그리고 거의 매일 훈련을 받았죠 70 00:09:32,267 --> 00:09:45,833 훈련지역에 가서 곡사포 발사 훈련을 했어요 71 00:09:47,867 --> 00:09:56,233 혹시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전투가 있었나요? 없었나요? 72 00:09:56,233 --> 00:09:57,467 - 없었어요 - 알겠습니다 73 00:09:57,467 --> 00:10:05,367 저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정전협정 체결을 들었어요 그래서 전투가 없었죠 74 00:10:05,367 --> 00:10:11,067 그래서 기분이 좋았어요 75 00:10:11,067 --> 00:10:12,233 싸울 필요가 없으셨군요 76 00:10:12,233 --> 00:10:21,800 위험할 일이 없었고요 필리핀으로 곧 돌아갈 수 있겠다고 직감했어요 77 00:10:21,800 --> 00:10:24,700 - 안전하게요 - 그렇죠 78 00:10:25,233 --> 00:10:26,400 정전협정 덕분이죠 79 00:10:27,167 --> 00:10:32,000 한국에 머무시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이었나요? 80 00:10:33,867 --> 00:10:38,667 딱히 힘들었던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81 00:10:39,667 --> 00:10:41,200 날씨는 어땠나요? 82 00:10:41,200 --> 00:10:48,567 아, 날씨 문제가 있었네요 83 00:10:48,567 --> 00:10:59,067 그런데 저는 괜찮았어요, 춥긴 했지만 견딜 만했죠 84 00:10:59,067 --> 00:11:11,633 저녁이 추웠기 때문에 아침에 텐트를 나가면 그 위에 서리가 맺혀있던 걸로 기억해요 85 00:11:12,600 --> 00:11:26,667 그래서 제 전우와 함께 서리(얼음)에 우유와 설탕을 넣고 할로할로(필리핀 아이스크림)를 만들어 먹은 적도 있어요 86 00:11:27,233 --> 00:11:46,733 그렇게 텐트에서 찬 걸 만들어 먹다가 전우 중 하나가 말을 못 할 정도로 탈이 난 적도 있었죠 87 00:11:50,100 --> 00:11:56,167 부대에서 일을 도와주는 한국인 소년은 없었나요? 88 00:11:57,800 --> 00:12:09,567 몇 명 있었어요 한국인들이 저희를 돕는 걸 한두 번 정도 봤어요 89 00:12:11,567 --> 00:12:39,367 한국에서는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화력 지휘소에서 곡사포 운용 병사에게 지시할 때 저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통신장비를 정리하는 일을 했죠 90 00:12:41,133 --> 00:12:54,033 그러니까 통신장비의 선을 풀었다가 저희가 임무가 끝나면 다시 감아서 정리하는 일을 했어요 91 00:12:54,333 --> 00:12:57,800 그럼 통신 쪽 임무가 주특기셨나요? 92 00:12:58,400 --> 00:13:04,467 아니요, 제 주특기는 곡사포였어요 93 00:13:04,467 --> 00:13:09,400 105밀리 곡사포요 94 00:13:10,833 --> 00:13:13,500 포 발사 훈련도 많이 받으셨겠어요 95 00:13:13,500 --> 00:13:21,133 예, 곡사포 운용 훈련과 발사 훈련을 받았죠 96 00:13:23,800 --> 00:13:28,200 참전하셨을 때 한국을 좀 돌아보실 기회가 있었나요? 97 00:13:28,200 --> 00:13:31,733 서울 같은 곳이요 98 00:13:31,733 --> 00:13:35,967 서울을 돌아본 적은 없고, 주둔지 주변을 살펴본 적은 있어요 99 00:13:36,600 --> 00:13:44,267 가끔 마을로 걸어 내려갔는데, 엄청 가난한 곳이었어요 100 00:13:44,267 --> 00:13:46,033 엄청 가난했나요? 101 00:13:46,033 --> 00:13:49,800 그때 이야기를 해 주세요 당시 한국인이 어땠는지에 대해서요 102 00:13:51,133 --> 00:13:58,633 한 번은 전우 중 한 명이 그러니까 세 명 중 한 명이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어요 103 00:13:59,067 --> 00:14:07,533 그러다 내리막길을 하나 발견해서 따라 내려갔더니 집이 몇 채 있더군요 104 00:14:08,467 --> 00:14:21,000 굉장히 재미난 추억인데 105 00:14:22,467 --> 00:14:33,933 집 밖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저희한테 손짓을 하더군요 106 00:14:33,933 --> 00:14:34,800 오, 손짓을요 107 00:14:34,800 --> 00:14:40,633 손짓을 했어요 그리고 미소를 지었죠 108 00:14:40,633 --> 00:14:47,233 저희가 다가가니 그 남자가 목례를 하고 저희에게 말을 걸었죠 109 00:14:48,267 --> 00:14:51,100 알아듣지 못해서 저희는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110 00:14:51,100 --> 00:14:53,767 그랬더니 그 남자가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 같더군요 111 00:14:54,200 --> 00:15:03,067 그래서 집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 남자가 사진 하나를 들고 돌아오더라고요 112 00:15:03,067 --> 00:15:04,800 사진이요? 113 00:15:05,400 --> 00:15:08,900 어떤 군인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어요 114 00:15:08,900 --> 00:15:19,333 그러더니 그 남자는 손가락으로 저와 사진을 번갈아 가리키면서 제가 그 사진 속 군인과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115 00:15:20,533 --> 00:15:27,267 자기 아들이 군인이고 저도 군인이니 우리 둘은 친구라면서요 116 00:15:28,833 --> 00:15:32,300 예,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네요 117 00:15:33,467 --> 00:15:37,033 당시 한국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셨나요? 118 00:15:37,400 --> 00:15:42,500 한국인들은 굉장히 정중해요 굉장히 예의가 바르죠 119 00:15:43,000 --> 00:15:48,967 저희를 볼 때마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어요 120 00:15:52,800 --> 00:16:12,733 아까 말씀드린 그 남자요, 저희가 부대로 복귀하려고 하니까 집에 들어가 둘둘 말린 종이 뭉치를 한 장 주더군요 121 00:16:13,800 --> 00:16:30,900 뭐라고 말을 했는데 저희는 알아듣질 못했어요 그래서 그냥 건네주는 걸 받아 들고 돌아왔죠 122 00:16:31,167 --> 00:16:57,400 안에 당근처럼 생긴 물건이 들었는데 뭔지 몰라 취사병한테 건네줬더니 약재 같은 거라고 하더군요 123 00:16:57,400 --> 00:16:59,567 그 남자가 선생님께 먹을 걸 줬군요? 124 00:16:59,567 --> 00:17:01,000 맞아요 125 00:17:01,000 --> 00:17:10,367 뭔지 몰랐는데 취사병이 저한테 그건 인삼이라고 말해 줬어요 126 00:17:10,367 --> 00:17:12,133 - 인삼이었군요 - 네, 인삼이요 127 00:17:12,133 --> 00:17:18,167 아! 그럼 그분이 선생님께 아주 좋은 물건을 드린 셈이군요 아주 값비싼 물건이요 128 00:17:18,167 --> 00:17:25,800 처음에 봤을 때 당근인지 알았어요 그리고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어요 129 00:17:25,800 --> 00:17:29,433 - 좀 그랬어요 - 뿌리가 달려있죠 130 00:17:29,433 --> 00:17:33,600 맞아요, 뭔지 몰랐어요 131 00:17:33,600 --> 00:17:45,067 그래서 취사병한테 주니 나중에 약재로도 쓰이는 거라고 알려주더라고요 132 00:17:45,067 --> 00:17:47,733 - 그 정체가 인삼이었고요 - 네, 인삼이요 133 00:17:47,733 --> 00:17:56,167 그때 한국이 나중에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 오늘날처럼 바뀌리라고 생각하셨나요? 134 00:17:56,700 --> 00:17:59,133 - 아니요 - 왜 그러셨나요? 135 00:17:59,433 --> 00:18:13,333 그냥 딱 봤을 때 필리핀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생각이 안 들었죠 136 00:18:14,200 --> 00:18:18,167 필리핀보다 한국이 더 잘 살았다는 말씀이신가요? 137 00:18:18,167 --> 00:18:33,433 제가 봤던 걸 토대로 하면, 그땐 필리핀이 한국보다 더 잘 살았어요 138 00:18:34,500 --> 00:18:46,400 그렇지만 지난 2017년에 한국에 재방문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죠 139 00:18:46,400 --> 00:19:00,367 커다란 빌딩, 늘어선 아파트 가이드가 말하길 눈앞에 보이는 빌딩 전부가 콘도나 아파트라고 했어요 140 00:19:01,133 --> 00:19:11,467 엄청나게 많은 유리창을 가진 큰 빌딩이더군요 141 00:19:12,533 --> 00:19:22,633 그리고 버스를 타고 저희를 안내하던 가이드가 한국이 가난을 극복했다고 말해 줬어요 142 00:19:22,633 --> 00:19:32,733 한국에 더 이상 가난은 없다고요 143 00:19:33,667 --> 00:19:41,933 하지만 필리핀에는 판잣집들이 많은데 한국엔 판잣집들이 없더군요 144 00:19:41,933 --> 00:19:52,967 빌딩은 길을 따라 세워져 있지만 여유를 찾아볼 순 없었죠 145 00:19:53,433 --> 00:20:02,400 예, 오늘날 한국은 필리핀군 등 국제연합군이 한국을 위해 공산주의자에 대항하여 싸워준 덕분에 146 00:20:02,400 --> 00:20:07,967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났습니다 147 00:20:07,967 --> 00:20:18,400 많은 국가의 도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런 이유로 선생님을 찾아뵙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 겁니다 148 00:20:18,400 --> 00:20:26,800 그리고 선생님의 부인 분도 한국에 방문하신 적이 있으시니 면담에 동석 요청을 드리고 싶습니다, 괜찮을까요? 149 00:20:27,533 --> 00:20:30,700 이제 부인분과 함께 면담을 하겠습니다 150 00:20:30,700 --> 00:20:33,333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? 151 00:20:33,333 --> 00:20:40,167 아순션 이베트 마누엘입니다 1952년 2월 16일생이에요 152 00:20:41,233 --> 00:20:44,200 선생님과는 언제 결혼하셨나요? 153 00:20:44,200 --> 00:20:46,967 - 1973년이요 - 1973년이군요 154 00:20:46,967 --> 00:20:50,867 한국에서 복무한 이야기에 대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나요? 155 00:20:50,867 --> 00:20:52,600 - 아니요 - 정말요? 156 00:20:52,600 --> 00:20:55,700 그렇군요 왜 말씀하지 않으셨어요? 157 00:20:57,100 --> 00:21:08,000 제가 겪었던 일을 말해줄 만한 적당한 때를 찾지 못했거든요 158 00:21:08,567 --> 00:21:16,300 결혼했을 때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못해 줬어요 159 00:21:17,100 --> 00:21:23,800 선생님께서는 2017년에 한국에 가셨죠? 그때 부인분과 함께 가셨나요? 160 00:21:23,800 --> 00:21:27,767 한국에 오시기 전에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었나요? 161 00:21:30,267 --> 00:21:32,433 - 아니요 - 없었나요? 162 00:21:33,233 --> 00:21:40,600 6·25전쟁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으셨나요? 케이팝이라든가 한국 드라마 같은 것도 모르셨고요? 163 00:21:41,000 --> 00:21:47,133 저는 학생 때 한국에서 전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164 00:21:49,700 --> 00:21:53,800 그리고 그땐 필리핀에 한국 드라마도 없었고요 165 00:21:54,567 --> 00:22:02,433 그럼 남편분과 한국에 가서 한국을 보신 후에는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 166 00:22:02,433 --> 00:22:09,133 '참 진보적인 나라구나'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굉장히 깨끗했고요 167 00:22:10,067 --> 00:22:23,000 도로가 깨끗하다는 기억이 있어요 도로에 잡초 하나 없더라고요 168 00:22:23,000 --> 00:22:26,667 나라가 굉장히 청결했고, 사람들도 정말 친절했어요 169 00:22:30,067 --> 00:22:36,667 남편분께서 한국에 계셨던 1955년에는 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 170 00:22:36,667 --> 00:22:40,200 저는 1952년에 태어났어요 그래서 알지 못했죠 171 00:22:41,367 --> 00:22:43,833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어요 172 00:22:43,833 --> 00:22:50,333 그래서 남편분께서는 한국이 지금처럼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하셨죠 173 00:22:50,333 --> 00:22:52,633 한국은 그때 정말 암울했거든요 174 00:22:52,633 --> 00:22:58,367 지금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났고 수준 높은 민주주의도 달성했어요 175 00:22:58,767 --> 00:23:03,233 남편분께서 6·25전쟁 참전용사로서 여기에 기여하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 176 00:23:04,367 --> 00:23:10,900 한국에서의 참전 경험이 남편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177 00:23:13,433 --> 00:23:25,333 그렇지만 저는 그런 역사를 알지 못했어요 한국에 갔을 때 알게 됐죠 178 00:23:25,967 --> 00:23:28,200 남편은 그때 참전했다는 것을 말해 줬어요 179 00:23:28,833 --> 00:23:36,900 학교에 다니실 때 6·25전쟁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하셨다고 하셨죠? 180 00:23:37,200 --> 00:23:50,700 그런 이유로 저희는 지금 참전용사의 경험을 기록하고 학생들의 교육자료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81 00:23:50,700 --> 00:24:04,967 그럼 사람들이 1954년과 1955년의 한국과 2017년의 한국에 대해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겠죠 182 00:24:05,367 --> 00:24:14,133 내년은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이지만 아직도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았어요 183 00:24:14,133 --> 00:24:18,667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184 00:24:21,433 --> 00:24:27,167 혹시 70주년과 관련해 한국 사람들에게 해줄 말씀이 있으신가요? 185 00:24:28,867 --> 00:24:34,733 한국 사람들은 키가 큰 것 같아요 186 00:24:35,733 --> 00:24:53,767 대부분이 필리핀 사람보다 키가 커요 저희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사람들은 굉장히 건강했죠 187 00:24:54,800 --> 00:25:02,700 건강하고 굉장히 행복해 보였고요 다들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188 00:25:03,100 --> 00:25:09,033 6·25전쟁에 2차 파병부대의 일원으로 참전하셨던 게 자랑스러우신가요? 189 00:25:09,033 --> 00:25:26,767 예, 저는 한국이 어디 있는지 한국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를 때 참전했어요 190 00:25:27,333 --> 00:25:42,967 그렇지만 저는 한국에 가서 모험을 하듯이 한국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됐어요 191 00:25:43,400 --> 00:25:54,100 굉장히 친절하고, 주변을 잘 챙기고 건강했거든요 192 00:25:54,933 --> 00:26:04,000 6·25전쟁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미국과 중국이 계속 충돌하고 있습니다 193 00:26:04,000 --> 00:26:10,033 마치 중국이라는 용이 미국이라는 매와 싸우는 꼴이죠 194 00:26:10,033 --> 00:26:15,500 6·25전쟁은 종결되지 않았고 현재의 국제적 활동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95 00:26:15,500 --> 00:26:19,267 그래서 저희가 많은 이들에게 6·25전쟁에 대해 알리려고 하고 있고요 196 00:26:19,267 --> 00:26:35,233 저는 언젠가 필리핀 정부와도 힘을 합쳐 교육용 자료를 만들고 싶어요 197 00:26:35,700 --> 00:26:40,967 한국 사람들을 위해 싸워 주신 것에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198 00:26:40,967 --> 00:26:44,767 덕분에 한국이 지금처럼 재건될 수 있었습니다 199 00:26:44,767 --> 00:26:48,400 나중에 다시 찾아뵙고 도움을 드릴 수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200 00:26:48,400 --> 00:26:51,567 - 정말 감사합니다 - 천만에요

구술자정보

목록
구술자 / 생년월일
Prudencio Manuel / 19380328
국가 / 소속 및 직위
필리핀 / 제2대대 전투 부대 야전포병
주요활동
양구부근 정찰, 경계

구술정보

면담자 소속 및 직위
한국전쟁 유업재단
구술장소
구술요약
프루덴쇼 마누엘은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기 전에 입대한 후 전투 부대로 배정된다. 전우 한 명을 잃는 경험을 하게 되지만 그 일로 훈장을 받고 한국전쟁 참전 지원자 공고를 보고 한국전쟁 참전을 결심한다.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목숨을 잃는 전투에 참여할 일은 없었다. 그는 처참했던 한국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뒤바뀐 데 놀라워하며, 한국전쟁 때 처음 만난 자신에게 인삼까지 건네주던 한 남자와의 일화를 설명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고 정이 많음을 극찬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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