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267 --> 00:00:18,667
제 이름은 어거스토 S. 플로레스입니다
필리핀 육군 대령으로 퇴역했습니다
2
00:00:18,667 --> 00:00:25,367
좋습니다, 그럼 이름이 어거스토, 에이(A) 유(U)
지(G) 유(U) 에스(S) 티(T) 오(O)이고요
3
00:00:25,367 --> 00:00:27,900
- 가운데 이름은요?
- 솔로몬입니다
4
00:00:27,900 --> 00:00:30,200
- 에스(S)가 솔로몬 첫 번째 철자인가요?
- 아, 네
5
00:00:30,200 --> 00:00:32,633
그리고 성은요?
6
00:00:32,633 --> 00:00:37,167
에프(F) 엘(L) 플로레스요
에프(F) 엘(L) 오(O) 알(R) 이(E) 에스(S)요
7
00:00:37,167 --> 00:00:39,133
언제 태어나셨나요?
8
00:00:39,133 --> 00:00:45,167
1932년 8월 28일에 태어났어요
9
00:00:45,167 --> 00:00:48,433
1932년이면 지금 87세이신가요?
10
00:00:48,433 --> 00:00:52,767
87세 4개월이죠
11
00:00:52,767 --> 00:00:54,067
4개월이요?
12
00:00:54,067 --> 00:00:58,900
근데 주름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거죠?
얼굴에 주름이 하나도 없으세요
13
00:00:58,900 --> 00:01:00,067
아, 정말요?
14
00:01:00,633 --> 00:01:02,767
주름을 어디에 두신 거예요?
15
00:01:02,767 --> 00:01:05,267
여자친구한테 줬어요
16
00:01:08,033 --> 00:01:10,200
정말 젊어 보이세요
17
00:01:10,700 --> 00:01:14,400
선생님, 어디서 태어나셨나요?
마닐라에서 태어나셨나요? 아니면 다른 곳인가요?
18
00:01:14,400 --> 00:01:24,300
누에바에시하주에 있는 봉아봉 지역에서 태어났어요
중부 루손 지역에 있죠
19
00:01:24,300 --> 00:01:30,333
여기서 북쪽으로 120km 정도
떨어진 곳이에요
20
00:01:30,567 --> 00:01:35,556
자라 오신 가정환경에
대해 말씀해 주세요
21
00:01:35,580 --> 00:01:39,733
어린 시절에 선생님의 아버지, 어머니,
형제, 누이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?
22
00:01:41,000 --> 00:01:45,900
삼 형제이고 누이는 없어요
23
00:01:45,900 --> 00:01:47,640
제가 막내예요
24
00:01:48,392 --> 00:01:56,433
큰형은 당시 25살이란
젊은 나이에 죽었어요
25
00:01:56,433 --> 00:02:09,033
1953년에 제가 한국 파병을 위해 마리키나에서
예비훈련을 받고 있을 때, 큰형이 돌아가셨죠
26
00:02:09,033 --> 00:02:12,800
기초군사훈련 기간에
큰형이 돌아가셨다고요?
27
00:02:12,800 --> 00:02:15,433
제 큰형은 사고로 돌아가셨어요
28
00:02:15,433 --> 00:02:16,833
사고로 돌아가셨군요
29
00:02:16,833 --> 00:02:25,533
둘째 형은 평범하게 돌아가셨죠
제가 기억하기론 50세가 넘어서 돌아가셨어요
30
00:02:25,833 --> 00:02:26,867
알겠습니다
31
00:02:26,867 --> 00:02:29,433
그리고 저는 살아있죠
32
00:02:29,433 --> 00:02:31,767
아버님은 어떤 일을 하셨나요?
33
00:02:31,767 --> 00:02:42,367
아버지와 어머니는 할아버지께 약간의 땅을 물려받았는데
우리는 거기에 양파 농사를 지었어요
34
00:02:42,367 --> 00:02:49,667
6·25전쟁 발발 이전이었고
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였죠
35
00:02:49,667 --> 00:02:56,700
다니셨던 학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
초등학교, 중학교, 고등학교에 대해서요
36
00:02:56,700 --> 00:02:58,333
초등학교요?
37
00:02:59,367 --> 00:03:12,167
바랑가이에서 다녔어요
학교는 산 근처에 있었죠
38
00:03:14,167 --> 00:03:27,400
1941년에 전쟁이 일어났는데
전 초등학교 3학년이었어요
39
00:03:27,400 --> 00:03:39,467
1년 동안 학업을 중단했다가
나중에 5학년으로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
40
00:03:39,667 --> 00:03:48,400
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은,
아니 마친 연도는 1945년이에요
41
00:03:48,400 --> 00:03:54,533
1946년부터 1950년까지는
고등학교에 다녔어요
42
00:03:54,533 --> 00:04:03,833
1950년부터 1952년까지는
대학에서 토목공학을 배웠고요
43
00:04:04,400 --> 00:04:22,400
1950년에 6·25전쟁이 발발했을 때
저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었어요
44
00:04:22,767 --> 00:04:31,067
아니, 고등학교를 졸업했네요, 왜냐하면
제 기억이 맞는다면 전쟁이 6월에 발발했으니까요
45
00:04:31,067 --> 00:04:33,000
그때가 1950년이었어요
46
00:04:33,200 --> 00:04:37,267
1950년 4월에
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
47
00:04:37,267 --> 00:04:44,333
제가 고등학교에서
예비군사훈련을 받을 당시
48
00:04:44,333 --> 00:04:57,400
우리 군의 교관은 제10 대대 전투단과 함께
한국에 갔던 제1 전투대대 자원병이었어요
49
00:04:57,400 --> 00:05:00,867
그분은 살아서 돌아왔죠
50
00:05:01,300 --> 00:05:06,867
아기날도 캠프(Camp Aguinaldo) 주변에
그의 이름을 딴 도로가 있어요
51
00:05:07,467 --> 00:05:11,100
보니 세라노 대령 길
(Col. Bonny Serrano Road)이라고 불리죠
52
00:05:11,100 --> 00:05:15,700
- 그분은 유명한 사람이었나요?
- 네, 그렇죠
53
00:05:15,700 --> 00:05:23,133
그래서 아기날도 캠프(Camp Aguinaldo) 문 앞을
지나는 주요 도로 중 하나를 그분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거죠
54
00:05:24,433 --> 00:05:42,033
그리고 물론 저도 대학에 다니던 1952년에
6·25전쟁에 지원병으로 참전할 생각을 했어요
55
00:05:42,333 --> 00:05:49,500
그러니까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계실 때
지원병으로 6·25전쟁에 참전하고 싶으셨다는 거죠?
56
00:05:49,500 --> 00:05:51,633
네, 맞아요
57
00:05:51,633 --> 00:05:54,233
왜죠?
전사하실 수도 있잖아요
58
00:05:54,233 --> 00:05:56,367
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
59
00:05:57,200 --> 00:06:10,800
필리핀 대대 전투단 병사로 복무해 한국으로 가면
침략국과 싸우는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
60
00:06:10,800 --> 00:06:13,167
하지만 그곳에서
전사하실 수도 있잖아요
61
00:06:13,167 --> 00:06:18,967
저도 알아요, 하지만 아마도
젊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
62
00:06:19,600 --> 00:06:21,800
- 네, 바보였네요
- 맞아요
63
00:06:21,800 --> 00:06:26,300
한국에서 나를 기다리는
위험 같은 건 전부 잊고 있었죠
64
00:06:27,167 --> 00:06:34,133
친한 국가를 돕기 위해
그곳에 가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죠
65
00:06:35,467 --> 00:06:43,767
선생님은 고학력자세요
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셨죠
66
00:06:43,767 --> 00:06:46,000
그러니깐 선생님은
교육을 정말 잘 받으셨죠
67
00:06:46,000 --> 00:06:53,900
그런데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한국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셨나요?
지도에서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아셨나요?
68
00:06:53,900 --> 00:06:55,600
- 아니요
- 모르셨군요
69
00:06:55,600 --> 00:07:01,333
한국에 가겠다고
결정할 때까지는 몰랐어요
70
00:07:01,333 --> 00:07:09,033
그러면 학교에서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는 거죠?
아무도 한국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은 거죠?
71
00:07:09,033 --> 00:07:10,433
네, 맞아요
바로 그거죠
72
00:07:11,467 --> 00:07:18,433
그래서 한국에 가기로 결심하셨을 때
부모님의 반응은 어떠셨나요?
73
00:07:18,933 --> 00:07:22,733
좋아하셨나요? 아니면 우셨나요?
뭐라고 말씀하시던 가요?
74
00:07:23,433 --> 00:07:28,567
물론 위험하니까 걱정을 하셨어요
75
00:07:30,333 --> 00:07:35,567
하지만 곧 제가 한국에 가기로
결심을 굳혔다는 걸 아셨죠
76
00:07:36,767 --> 00:07:46,733
대령님, 부모님이 걱정하셨다고 하셨잖아요?
어머니께서 어떻게 반응하셨었는지 기억하세요?
77
00:07:46,733 --> 00:07:48,800
대령님께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?
78
00:07:50,033 --> 00:07:57,933
나중에는 허락하시면서 정말,
정말로 조심하라고 말씀하셨어요
79
00:07:59,200 --> 00:08:08,667
전능하신 하느님의 도움으로
제가 살아서 돌아올 거라고 말씀하셨죠
80
00:08:08,833 --> 00:08:14,933
네, 지금은 여기에서 많은 훌륭한 가족들과
함께 한 가정을 이루셨잖아요
81
00:08:14,933 --> 00:08:21,833
아들들과 아내와 모두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셨죠
그럼 축복받으신 거죠
82
00:08:21,833 --> 00:08:25,433
그래서 그 후에 무엇을 하셨나요?
입대하셨나요?
83
00:08:25,900 --> 00:08:35,567
사실 제가 있던 제14전투대대가
필리핀으로 돌아가기 전에
84
00:08:36,133 --> 00:08:52,300
저는 우리 전투대대 대표로서 일본 도쿄에 있는
유엔 사령부 업무차 한국을 떠났어요
85
00:08:52,300 --> 00:09:01,933
저는 그곳에서 1953년 9월부터
1954년 6월까지 있었죠
86
00:09:02,167 --> 00:09:05,633
- 일본에서요?
- 일본 도쿄에 있었어요
87
00:09:05,733 --> 00:09:15,367
그리고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
이곳 안티폴로에 배치되었던 우리 여단에 합류했죠
88
00:09:15,367 --> 00:09:17,800
그러면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 거죠?
89
00:09:17,800 --> 00:09:23,033
한국을 다시 본 적은 없죠
90
00:09:24,033 --> 00:09:28,000
한국에 돌아갈 수 있는
기회가 있긴 했지만요
91
00:09:28,000 --> 00:09:30,267
- 언제요?
- 재방문 프로그램에서요
92
00:09:30,700 --> 00:09:33,067
대략 2년 전쯤이에요
93
00:09:33,067 --> 00:09:46,200
하지만 한국의 추운 날씨를 못 견딜 것 같다는
생각이 들었거든요, 이것 때문이죠
94
00:09:47,367 --> 00:09:56,433
그러면 1953년 9월부터
1954년 6월까지 도쿄에 계셨군요
95
00:09:56,433 --> 00:09:57,133
맞아요
96
00:09:57,133 --> 00:10:02,333
- 당시에 한국에 가볼 기회가 있었나요?
- 아니요
97
00:10:02,333 --> 00:10:04,900
없었군요, 그러면 도쿄에서
어떤 일을 하셨나요?
98
00:10:04,900 --> 00:10:18,267
글쎄요, 우리는 제14전투대대 대표로 유엔 사령부에 있었어요
도쿄의 피어싱 하이츠에 사무실이 있었죠
99
00:10:18,267 --> 00:10:18,967
도쿄요
100
00:10:18,967 --> 00:10:34,967
한국으로 군인을 파견한 파견부대의
대표들이 있던 곳이에요
101
00:10:35,833 --> 00:10:38,067
도쿄에 있는 피어싱 하이츠였어요
102
00:10:38,067 --> 00:10:43,033
그러면 당신은 계급은 뭐였나요?
거기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?
103
00:10:43,033 --> 00:10:46,533
병장이었어요
104
00:10:47,433 --> 00:10:54,533
필리핀 한국 원정군의 연락 병장으로
임명되어 유엔 사령부로 보내졌죠
105
00:10:55,367 --> 00:10:57,133
그러면 어떤 일을 하셨나요?
106
00:10:57,133 --> 00:11:04,500
연락 업무를 했죠
일을 더 빨리 진행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이죠
107
00:11:04,500 --> 00:11:09,267
유엔 사령부와 하는
업무 처리를 촉진시키는 일이요
108
00:11:09,933 --> 00:11:11,467
연락 업무예요
109
00:11:11,467 --> 00:11:15,200
예를 좀 들어주세요
하셨던 업무 같은 거요
110
00:11:15,200 --> 00:11:16,800
예를 들자면요
111
00:11:16,800 --> 00:11:31,867
필리핀으로 돌아가는 군인과 교대하기 위해
한국으로 오는 군인을 수송하는 일을 했어요
112
00:11:31,867 --> 00:11:39,600
물론, 문제가 생기면 안 되지만 제가 있는 동안에는
그곳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요
113
00:11:39,600 --> 00:11:46,867
일본에서 휴식 및 회복(R&R)을 즐기는
필리핀 군인들이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어요
114
00:11:46,867 --> 00:11:52,367
그럼 많은 필리핀 군인이
일본으로 R&R을 왔군요
115
00:11:52,367 --> 00:11:54,100
R&R이요, 그렇죠
116
00:11:54,100 --> 00:11:59,933
술을 마시거나 여자친구 때문에
사소한 문제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
117
00:11:59,933 --> 00:12:06,000
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그런 문제를 본 적이 없어요
필리핀군은 정말 예의 바르게 행동했어요
118
00:12:06,767 --> 00:12:10,400
좋습니다, 그래서 필리핀 남자들의
다른 점이군요, 그렇죠?
119
00:12:11,900 --> 00:12:20,800
그러면 어디서 잤나요?
그러니까 도쿄에서 생활 여건이 어땠나요?
120
00:12:20,800 --> 00:12:31,067
우리는 일본 도쿄에 있는
유엔 병영의 민간 숙소에서 지냈어요
121
00:12:31,067 --> 00:12:37,033
한국에 파병을 한 국가들의
연락병들은 모두 그곳에서 지냈죠
122
00:12:37,467 --> 00:12:46,900
도쿄 시내에 있는 금융 빌딩이었어요
사실 거기서 좋은 시간을 보냈답니다
123
00:12:46,900 --> 00:12:55,700
우리는 밤에 나이트클럽에 갔다가
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야식을 먹었어요
124
00:12:57,467 --> 00:12:58,767
도시락을 먹었죠
125
00:12:59,400 --> 00:13:02,933
- 그러면 도쿄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셨네요
- 네
126
00:13:04,300 --> 00:13:08,300
- 사실 도쿄에 여자친구가 있었어요
- 여자친구가 있었다고요?
127
00:13:08,300 --> 00:13:16,733
도쿄에 여자친구가 있었죠
그녀도 필리핀인이었어요, 아버지는 일본분이었고요
128
00:13:17,833 --> 00:13:34,367
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, 필리핀 여자와 결혼한 일본인들이
필리핀 사람들의 보복이 두려워 일본으로 돌아갔죠
129
00:13:34,367 --> 00:13:38,067
지금 아내분이 듣고 계신다는 걸
상기시켜 드리고 싶네요
130
00:13:38,067 --> 00:13:41,933
그래요
하지만 그건 옛날이야기예요
131
00:13:41,933 --> 00:13:44,533
- 네, 예전 일이죠
- 맞아요, 예전이에요
132
00:13:44,533 --> 00:13:48,467
- 아내분을 만나기 전이었죠?
- 네, 오래전 일이죠
133
00:13:48,467 --> 00:13:55,833
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? 추운 날씨였나요?
아니면 다른 이유였나요?
134
00:13:56,433 --> 00:13:57,433
아니면 딱히 힘든 게 없었나요?
135
00:13:57,433 --> 00:14:02,467
행복하지 않았던 사건은
떠오르는 게 없어요
136
00:14:03,767 --> 00:14:05,233
늘 행복한 사람이시군요
137
00:14:05,233 --> 00:14:08,600
늘 행복하죠
그리고 물론 바쁘고요
138
00:14:10,233 --> 00:14:15,067
일본에 있을 때
장교가 두 분 있었어요
139
00:14:15,067 --> 00:14:25,767
한 분은 유엔 사령부 피어싱 하이츠에 있었고
다른 한 분은 필리핀 대사관에 있었죠
140
00:14:26,133 --> 00:14:35,733
우리는 재일 필리핀 대사의
감독하에 업무를 했어요
141
00:14:36,500 --> 00:14:44,833
일본으로 R&R을 보내러 온 군인들을 많이 만나보셨잖아요
그들이 6·25전쟁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던 가요?
142
00:14:44,833 --> 00:14:59,600
글쎄요, 일본에 왔던 군인들은 행복하게 한국으로 돌아갔어요
일본에서 훌륭한 경험을 하고 갔죠
143
00:15:00,400 --> 00:15:10,567
우리도 한국에서 R&R를 보냈어요
기간이 짧기는 했지만요, 사흘밖에 되지 않았어요
144
00:15:10,567 --> 00:15:19,500
일본에서는 5일에서 1주일까지 기간이 주어졌죠
우리는 일본에서 R&R를 보낼 때 더 즐거웠어요
145
00:15:21,367 --> 00:15:27,533
일본 도쿄에서 가족에게 편지를 쓸 수 있었나요?
편지를 쓰셨나요?
146
00:15:27,533 --> 00:15:34,033
네, 맞아요
저는 어머니께 편지를 썼어요
147
00:15:34,333 --> 00:15:36,900
일본에서 많은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
어머니께 말씀드렸나요?
148
00:15:36,900 --> 00:15:39,200
아니요, 아니에요
149
00:15:39,900 --> 00:15:42,700
- 한 명뿐이었어요
- 네, 한 명이죠
150
00:15:42,700 --> 00:15:46,533
좋습니다
당시에 급여를 얼마나 받으셨나요?
151
00:15:46,533 --> 00:15:55,300
당시에 페소로 받았어요
환율은 1달러에 2페소였어요
152
00:15:55,300 --> 00:16:05,300
한 달에 150페소를 받았으니까
월급이 75달러였네요
153
00:16:05,600 --> 00:16:09,500
- 금액이 꽤 괜찮네요
- 3배를 받았어요
154
00:16:09,933 --> 00:16:10,800
왜죠?
155
00:16:10,800 --> 00:16:15,100
필리핀에 있는 군인과 비교해서
3배 더 많이 받았어요
156
00:16:15,100 --> 00:16:23,900
필리핀에서는 이등병 월급이 50페소였죠
한국에서 받는 금액은 그것에 3배였어요
157
00:16:23,900 --> 00:16:31,700
한국에 있는 군인들과 같은 금액을 받으셨군요
아니면 더 받았나요?
158
00:16:31,700 --> 00:16:32,700
아니요, 같은 금액을 받았어요
159
00:16:32,700 --> 00:16:36,400
같은 금액이었군요
그러면 그 돈으로 무얼 하셨나요?
160
00:16:36,400 --> 00:16:39,800
술을 마시는 데 사용하셨나요?
아니면 여자친구에게 썼나요?
161
00:16:39,800 --> 00:16:47,667
사실 집으로 돌아올 때 돈이 많았어요
도박 운이 좋았거든요
162
00:16:48,133 --> 00:16:55,133
행운의 9였지요, 정말 운이 좋았어요
저는 한 번도 돈을 잃지 않았죠
163
00:16:56,767 --> 00:17:00,267
정말 운이 좋고 행복한 남자로군요
그렇죠?
164
00:17:00,267 --> 00:17:09,333
전투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고
운이 너무나도 좋아서 도박에서도 돈을 잃지 않았어요
165
00:17:09,333 --> 00:17:11,600
그러면 얼마나 버셨나요?
166
00:17:12,067 --> 00:17:19,600
아, 그때요?
아마 5천 달러 정도일 거예요
167
00:17:20,400 --> 00:17:22,067
- 상당히 큰 금액이네요
- 당시에는 그랬죠
168
00:17:22,067 --> 00:17:24,300
그 돈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
그에게 물어보세요, 아셨죠?
169
00:17:24,300 --> 00:17:25,633
5천 달러요
170
00:17:25,633 --> 00:17:31,467
좋습니다, 그러면 일본에서 돌아오신 후에
필리핀에서 무얼 하셨나요?
171
00:17:33,000 --> 00:17:44,667
군사 교육과정에 참여했는데, 그걸 계기로
이후에 필리핀군 장교직까지 오르게 되었죠
172
00:17:45,233 --> 00:17:52,300
'군 간부후보생 학교'라고 부르는데
실제로는 6개월 과정 수업이에요
173
00:17:53,033 --> 00:17:56,500
그 수업에는 학생이
107명 있었어요
174
00:17:57,200 --> 00:18:04,500
운이 좋게도 저는
차석으로 졸업을 했고요
175
00:18:06,133 --> 00:18:19,500
그것을 계기로 필리핀군의 정규 과정을 통해 곧바로 장교로 임관되었죠
예비 장교가 아니라 일반 장교로 말이에요
176
00:18:21,067 --> 00:18:23,400
그럼 대령으로 퇴역하신 건가요?
177
00:18:23,733 --> 00:18:28,433
대령이요?
저는 임관이 된 거죠
178
00:18:28,433 --> 00:18:38,600
1954년 6월에 필리핀으로 돌아왔어요
1955년 11월에 군 간부 후보생 학교를 졸업했고요
179
00:18:39,300 --> 00:18:45,667
1957년 3월에 그해 정규 과정에서
장교로 임관되었죠
180
00:18:45,667 --> 00:18:46,467
훌륭하네요
181
00:18:46,467 --> 00:18:49,800
군인으로서 저는
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
182
00:18:49,800 --> 00:19:01,467
사병일 때, 이병으로 6·25전쟁에 참전했어요
한국에 상륙했을 때가 1953년 3월이었어요
183
00:19:01,833 --> 00:19:07,867
첫 진급 때 일병이 되었죠
그때가 3월이었어요
184
00:19:07,867 --> 00:19:11,867
- 하지만, 한국에 안 갔다고 하셨는데
- 저는 한국에 갔어요
185
00:19:11,867 --> 00:19:17,500
- 일본에 계셨다고 말씀하셨잖아요
- 아니요, 한국에 갔다가 일본으로 갔어요
186
00:19:18,167 --> 00:19:26,567
처음엔 부대와 함께
1953년 3월에 부산에 상륙했어요
187
00:19:26,567 --> 00:19:31,267
첫 번째 진급이 발표되었고
저는 일병으로 진급을 했죠
188
00:19:31,267 --> 00:19:42,333
그러고 나서 전선에 있을 때 그러니까 5월이나
두 달이 지났을 때 다시 상병으로 진급했고요
189
00:19:42,333 --> 00:19:52,067
그리고 다시 두 달 후에 병장으로 마지막 진급을 했어요
그러니까 5개월 만에 작대기를 세 개 더 달았던 거죠
190
00:19:52,067 --> 00:19:52,767
왜죠?
191
00:19:52,767 --> 00:19:54,933
그래서 제가 운이 정말 좋았다고
말한 거예요
192
00:19:54,933 --> 00:19:57,400
진급된 이유가 뭔가요?
193
00:19:57,400 --> 00:20:04,300
평범한 진급이었는데 마지막에
병장으로 진급된 것은 예외적인 일이었어요
194
00:20:05,100 --> 00:20:14,500
저희 부대 대대장님이 제가 병장으로
진급할 자격이 있다고 하셨어요
195
00:20:14,500 --> 00:20:19,633
저는 당신이 일본에만 있으셨다고 생각했어요
하지만 한국에도 있으셨군요
196
00:20:20,833 --> 00:20:27,967
처음엔 한국으로 갔죠
1953년 3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 있었어요
197
00:20:27,967 --> 00:20:33,700
53년 9월부터 54년 6월까지는
일본에 있었고요
198
00:20:33,700 --> 00:20:39,467
그러면 부산부터 이야기하면,
부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199
00:20:39,600 --> 00:20:42,100
사태리, 사태리 계곡이요
200
00:20:42,100 --> 00:20:44,433
- 사태리요?
- 사태리 계곡이요
201
00:20:45,000 --> 00:20:50,833
그곳이 뭐더라…
크리스마스고지가 있는 곳인가요?
202
00:20:50,833 --> 00:20:53,300
- 다른 곳이에요
- 다른 곳이면, 어디인가요?
203
00:20:53,300 --> 00:20:55,367
크리스마스고지와는
다른 곳이에요
204
00:20:55,367 --> 00:21:00,100
- 캠프 이름을 기억하세요?
- 아니요
205
00:21:00,100 --> 00:21:02,400
- 사태리
- 사태리 계곡이요
206
00:21:02,400 --> 00:21:07,967
- 당시에 주특기가 뭐였나요?
- 주특기요?
207
00:21:09,867 --> 00:21:17,733
- 사태리에서 무슨 일을 하셨나요?
- 사실 저는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일했어요
208
00:21:18,400 --> 00:21:20,667
전선으로 나가지는 않았어요
209
00:21:21,767 --> 00:21:26,933
- 그러면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일하신 거 맞죠?
- 그렇죠
210
00:21:26,933 --> 00:21:31,267
거기서 담당하신 일이 무엇이었나요?
무슨 일을 하셨나요?
211
00:21:32,367 --> 00:21:36,167
S-1과 부관의 사무실에서
사무 업무를 했어요
212
00:21:36,167 --> 00:21:39,000
- 예를 들면 어떤 건가요?
- 서류 작업이요
213
00:21:39,000 --> 00:21:43,400
급여 문서와
보고서 같은 것들을 다뤘어요
214
00:21:43,400 --> 00:21:50,767
아침 보고서와 다른 종류의 보고서들을
필리핀에 있는 상급 사령부로 보냈죠
215
00:21:51,333 --> 00:22:02,833
물론, 사무실이나 제가 있던 부대로
배정되는 모든 인원을 기록하는 일도 했고요
216
00:22:02,833 --> 00:22:08,833
우리 부대는 제14전투대대
지원중대였어요
217
00:22:08,833 --> 00:22:18,367
그러면 필리핀 군인들의 인사 기록 중에
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나요? 기억나시는 게 있나요?
218
00:22:18,967 --> 00:22:21,533
- 없어요
- 없군요, 알겠습니다
219
00:22:21,533 --> 00:22:29,367
한 가지 기억나는 게 있어요
부상자가 한 명 있었는데 결국은 사망했어요
220
00:22:29,367 --> 00:22:35,833
첫 지역에서 죽은
유일한 사망자였죠
221
00:22:36,133 --> 00:22:43,300
물론 다른 부상자도 있었어요
장교였는데 장애를 갖게 되었죠
222
00:22:43,967 --> 00:22:50,700
그분은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에
더 이상 군 생활을 하지 못했어요
223
00:22:51,033 --> 00:23:01,767
또 기억나는 게 병사인 전우 한 명이
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 여자와 결혼했어요
224
00:23:01,900 --> 00:23:05,767
그는 신부를
필리핀으로 데리고 왔죠
225
00:23:06,100 --> 00:23:08,567
- 그분의 성함이 뭔가요?
- 이름은 잊어버렸어요
226
00:23:12,267 --> 00:23:16,600
좀 전에 안젤리토의 아버지를
인터뷰했어요
227
00:23:16,600 --> 00:23:18,300
- 그를 아세요?
- 누구요?
228
00:23:18,300 --> 00:23:20,867
- 안젤리토 발라오로예요
- 발라오로, 알아요
229
00:23:20,867 --> 00:23:28,867
그의 아버지도 제가 소속되었던
제14전투대대에 소속되어 있었죠
230
00:23:28,867 --> 00:23:29,967
맞아요
231
00:23:29,967 --> 00:23:45,533
사실 그의 친구인 시모가 크리스마스고지에서 부상을 입었어요
그래서 시모는 치료를 받으러 일본으로 가야 했죠
232
00:23:45,533 --> 00:23:46,933
알고 계셨나요?
233
00:23:46,933 --> 00:23:49,267
네,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
234
00:23:49,267 --> 00:23:51,133
- 나중에요?
- 네
235
00:23:51,133 --> 00:23:53,633
그렇군요, 확인하기 좋네요
236
00:23:53,633 --> 00:24:06,067
그러면 1953년 3월부터 9월까지 복무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?
한국에서 가장 힘든 게 뭐였죠?
237
00:24:06,067 --> 00:24:07,767
- 힘든 일이요?
- 네
238
00:24:10,500 --> 00:24:23,133
한국에서 제 삶을 힘들게 만든 것은 기억나지 않아요
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복무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죠
239
00:24:24,100 --> 00:24:27,000
한국에서 함께 근무한
한국 군인이 있었나요?
240
00:24:29,333 --> 00:24:32,000
- 아니요, 없었어요
- 없었나요?
241
00:24:32,000 --> 00:24:35,967
한국에서는 어디에서 주무셨나요?
텐트에서 주무셨나요? 아니면 다른 곳이었나요?
242
00:24:35,967 --> 00:24:37,433
텐트에서 잤어요
243
00:24:37,833 --> 00:24:44,467
하지만 우리는 개인적으로
도우미 소년을 둘 수 있는 허가를 받았어요
244
00:24:44,467 --> 00:24:48,367
- 네, 시중을 드는 한국 소년이요?
- 한국 소년이요
245
00:24:48,367 --> 00:24:50,267
저는 9살짜리 한국 소년을
조수로 두었어요
246
00:24:50,267 --> 00:24:59,067
소년이 매일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
저는 감사의 의미로 소년에게 초콜릿을 주었어요
247
00:24:59,767 --> 00:25:10,000
소년이 저에게 와서 제가 준 초콜릿을
가족이 잘 받았다고 말하면서 아주 행복해했어요
248
00:25:10,000 --> 00:25:13,867
소년이 당신의 시중을 들었나요?
청소를 했나요?
249
00:25:13,867 --> 00:25:17,200
- 개인적인 심부름을 했어요
- 네, 알겠습니다
250
00:25:17,200 --> 00:25:19,833
소년에게 초콜릿 말고
다른 것으로도 품삯을 주었나요?
251
00:25:19,833 --> 00:25:21,100
품삯을 주었어요
252
00:25:23,167 --> 00:25:28,067
정해진 월급은 없었고
줄 수 있는 것을 주었죠
253
00:25:28,367 --> 00:25:31,300
그러면 그 소년은 어땠나요?
영리했나요?
254
00:25:31,300 --> 00:25:33,133
영리한 소년이었죠
255
00:25:33,133 --> 00:25:35,967
기억나요
별명이 김이었어요
256
00:25:35,967 --> 00:25:38,000
- 김이었군요
- 네, 김이요
257
00:25:38,000 --> 00:25:40,600
정말 좋은 소년이었어요
정말 좋은 소년이었죠
258
00:25:40,600 --> 00:25:49,800
그 가난한 소년이 전쟁 중에 선생님 밑에서
일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
259
00:25:49,800 --> 00:25:52,700
당시 한국 사람들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셨나요?
260
00:25:53,100 --> 00:26:06,200
글쎄요… 저는 당시에 한국 사람들이
겪었던 어려움 때문에 그들을 동정했어요
261
00:26:06,333 --> 00:26:16,167
저는 서울로 가는 길에 한국군 대령의 아내를 만나기도 했어요
그녀는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매점처럼 먹을 것을 팔았어요
262
00:26:16,833 --> 00:26:32,767
그래서 우리는 간식을 먹으면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
그녀는 남편이 한국군 대령이라고 말했죠
263
00:26:32,767 --> 00:26:38,900
하지만 그녀는 생계를 위해 거기서 일해야만 했어요
당시에 한국의 삶은 정말 어려웠어요
264
00:26:38,900 --> 00:26:41,633
그러면 서울에 자주 가셨겠네요?
265
00:26:41,633 --> 00:26:45,133
서울에 두세 번 밖에 가보지 못했어요
세 번이요
266
00:26:45,133 --> 00:26:53,933
1953년에 보신 서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어땠나요? 서울은 어땠나요?
267
00:26:53,933 --> 00:26:58,567
많이 파괴되었나요?
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
268
00:26:58,567 --> 00:27:02,600
서울 사람들의 삶은 절망적이었어요
아주 힘들었죠
269
00:27:02,625 --> 00:27:08,325
보이는 거라고는
전쟁의 잔해들뿐이었죠
270
00:27:11,200 --> 00:27:23,200
사실은 서울에 세 번 방문하면서
쉽게 친구를 사귀었어요, 친구를 만들었죠
271
00:27:23,200 --> 00:27:27,467
그러니까 소년들과 친구가 되었어요
그래서 서울에 갔을 때 그들의 집에서 잤어요
272
00:27:27,467 --> 00:27:28,967
서울로 갈 때면
곧바로 그들의 집으로 갔죠
273
00:27:28,967 --> 00:27:32,433
- 그들의 집이요?
- 네, 서울에서요
274
00:27:32,433 --> 00:27:33,900
그들에게 돈을 지불했나요?
275
00:27:34,467 --> 00:27:36,667
아니요, 아니에요
276
00:27:36,667 --> 00:27:39,833
- 그러면, 그들은 한국인 친구들이었네요?
- 한국인 친구들이었죠
277
00:27:39,833 --> 00:27:41,067
와 놀랍네요
278
00:27:41,067 --> 00:27:53,300
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
하지만 서울에서 두 번째 R&R을 보낼 때 그들의 집에서 머물렀어요
279
00:27:53,300 --> 00:27:57,400
알겠습니다
혹시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세요?
280
00:27:57,700 --> 00:27:59,633
- 아니요, 기억나진 않아요
- 다른 김 씨였나요?
281
00:27:59,633 --> 00:28:05,033
아니요, 김 씨가 아니었어요
하지만 그 소년의 이름은 잊을 수 없어요
282
00:28:05,033 --> 00:28:06,467
왜 못 잊으시죠?
283
00:28:06,467 --> 00:28:09,567
김은 저에게 정말 잘해 줬어요
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죠
284
00:28:09,567 --> 00:28:12,533
- 그를 좋아하셨나요?
- 제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었어요
285
00:28:12,733 --> 00:28:13,633
그럼요
286
00:28:14,033 --> 00:28:19,767
그래서 제가 온갖 것을 그에게 주었던 거죠
초콜릿, 사탕, 뭐 이것저것을 소년이 돌아갈 때 주었어요
287
00:28:19,767 --> 00:28:22,767
그래서 소년은 그것들을 팔아서
돈을 벌 수 있었겠네요?
288
00:28:22,767 --> 00:28:28,767
하지만 소년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
그는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았죠
289
00:28:29,267 --> 00:28:32,000
정말 정직한 사람이었어요
290
00:28:32,467 --> 00:28:38,033
그럼 그때 보신 서울에 대해 더 말씀해 주세요
얼마나 파괴되어 있었나요?
291
00:28:38,033 --> 00:28:42,533
오, 주변에 모든 것이 파괴되어 있었어요
거의 전부요
292
00:28:42,533 --> 00:28:50,467
어디를 가든 전쟁의 참상이
흔적으로 남아있었어요
293
00:28:53,633 --> 00:29:03,100
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서울은
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어요
294
00:29:03,100 --> 00:29:05,400
- 한국에 다시 방문하신 적이 있나요?
- 아뇨, 아직이요
295
00:29:05,400 --> 00:29:07,100
- 아직 못 가보셨군요
- 못 가봤어요
296
00:29:07,100 --> 00:29:13,767
어쩌면 어디 보자
아마도 내년쯤, 잘 모르겠네요
297
00:29:15,233 --> 00:29:19,967
왜냐하면, 지금도
한국 재방문 프로그램이 있어요
298
00:29:19,967 --> 00:29:28,900
한국을 재방문하는 그룹이 두 개 있어요
한 그룹은 7월에, 다른 한 그룹은 11월에 갈 거예요
299
00:29:28,900 --> 00:29:34,333
11월에 가는 것은
국가보훈처에서 운영해요
300
00:29:35,700 --> 00:29:39,033
지금 한국 경제가 어떤지 아시나요?
301
00:29:39,433 --> 00:29:41,600
저는 정말 자랑스러워요
302
00:29:42,400 --> 00:29:55,267
남한 사람들의 적을 같이 물리치던
제14전투대대에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죠
303
00:29:57,000 --> 00:30:09,933
남한이 누리고 있는
경제적 번영을 보면 더 자랑스럽고요
304
00:30:11,833 --> 00:30:18,400
실은 한국 대통령을
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
305
00:30:18,400 --> 00:30:19,433
문재인 대통령 말씀이군요
306
00:30:19,433 --> 00:30:24,667
한국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어요
2018년 11월이었죠
307
00:30:25,767 --> 00:30:28,700
그가 직접 뭐라고
말했는지 아세요?
308
00:30:30,267 --> 00:30:34,700
"당신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
있지 못했을 것입니다"라고 말했어요
309
00:30:34,700 --> 00:30:36,833
맞습니다
310
00:30:36,833 --> 00:30:45,033
그래서 자랑스러워요
한국의 오늘날에 제가 작은 기여를 했으니까요
311
00:30:45,933 --> 00:30:47,333
전적으로 동의해요
312
00:30:47,800 --> 00:30:52,400
선생님께서 한국으로 가지 않으셨다면
필리핀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면
313
00:30:52,400 --> 00:30:57,233
저는 여기에 있을 수 없을 거예요
제 부모님이 목숨을 잃으셨다면요
314
00:30:57,233 --> 00:30:59,333
네, 맞아요
315
00:31:00,000 --> 00:31:07,833
그래서 지금,
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입니다
316
00:31:07,833 --> 00:31:12,367
필리핀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죠
유감입니다만 더 커요
317
00:31:12,367 --> 00:31:18,567
그리고 2030년에는 프랑스보다
경제 규모가 더 커져서 세계 7위가 될 거예요
318
00:31:19,100 --> 00:31:30,533
1953년 9월에 한국을 떠나시면서
한국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하셨나요?
319
00:31:30,533 --> 00:31:35,400
아니요, 그래서 자부심을 느껴요
320
00:31:35,833 --> 00:31:45,333
한국이 곤경에 처해있던
그 위급한 시간에 한국으로 갔으니까요
321
00:31:46,567 --> 00:31:50,333
정전협정 때 한국에 계셨어요
맞죠?
322
00:31:50,333 --> 00:31:53,033
네, 1953년 7월 27일이었죠
323
00:31:53,033 --> 00:31:56,433
그때 이야기를 해주세요
정전협정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?
324
00:31:56,433 --> 00:31:59,367
어떤 일이 있었나요?
정전협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?
325
00:31:59,367 --> 00:32:06,733
좋아요, 1953년 7월 27일
한국 판문점이었어요
326
00:32:08,333 --> 00:32:11,000
예를 들어
두 개의 선을 상상해 보세요
327
00:32:11,400 --> 00:32:19,033
제 왼쪽에 있는 선은 북한의 것이고
오른쪽에 있는 선은 유엔 연합군의 것이에요
328
00:32:19,033 --> 00:32:19,900
거기 계셨나요?
329
00:32:19,900 --> 00:32:27,267
네, 7월 28일
오전 10시 정각이었죠
330
00:32:27,767 --> 00:32:32,333
- 7월 27일이요
- 7월 27일, 맞아요
331
00:32:34,367 --> 00:32:42,767
우리는 벙커에서 올라가 선 너머에 있는
북한 군인에게 손을 흔들었어요
332
00:32:43,233 --> 00:32:45,467
그들도 아주 행복해했죠
333
00:32:45,533 --> 00:32:54,067
마침내 전쟁이 끝났고 그들도 가족에게 돌아갈 수
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해하는 것 같았어요
334
00:32:54,933 --> 00:32:57,133
우리 또한 그렇게 느꼈고요
335
00:32:57,267 --> 00:33:05,067
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한국에서 남은 짧은
복무기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
336
00:33:05,067 --> 00:33:09,767
사무실에서 일하셨지만,
판문점에 계셨다고요?
337
00:33:09,767 --> 00:33:14,067
아니요, 판문점에 있지 않았어요
우리 쪽 전선에 있었죠
338
00:33:14,067 --> 00:33:21,767
우리는 알고 있었으니까요, 그러니까 다음 날
12시 정각이 되면 휴전이 된다는 걸 알았죠
339
00:33:21,767 --> 00:33:36,667
그래서 총기를 내려놓고 총기에서
탄약을 빼놓으라는 엄격한 지시가 내려왔죠
340
00:33:36,667 --> 00:33:37,900
선생님께선 그곳에 계셨나요?
341
00:33:37,900 --> 00:33:43,233
전쟁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는
사고를 피하기 위한 거였죠
342
00:33:44,133 --> 00:33:47,067
네, 어떤 분쟁이나 접전이
발생할 수 있으니까요
343
00:33:47,067 --> 00:33:51,233
아니요, 없었어요
우린 정말 조심했어요
344
00:33:51,233 --> 00:33:54,433
- 역사적인 순간에 한국에 계셨네요
- 네
345
00:33:54,433 --> 00:33:57,000
- 행복하셨나요?
- 네, 그럼요
346
00:33:57,000 --> 00:33:58,733
당연해요
347
00:34:00,000 --> 00:34:10,167
제가 다른 6·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하는 말이 바로 그거예요
제가 다른 전투대대가 아닌 제14전투대대 소속이라고요
348
00:34:10,167 --> 00:34:15,700
6·25전쟁 중에 5개의 전투대대가
한국으로 파병되었어요
349
00:34:15,700 --> 00:34:16,800
네, 두 번째죠
350
00:34:16,800 --> 00:34:23,867
10, 20, 19, 14, 2 이렇게 5개였는데
우리가 마지막에서 두 번째였죠
351
00:34:23,867 --> 00:34:34,400
제가 다른 전투대대 참전용사들에게 이렇게 알려주죠
"우리가 너희보다 훨씬 낫다"라고요
352
00:34:34,400 --> 00:34:35,333
왜죠?
353
00:34:35,333 --> 00:34:42,067
왜냐고요? 우리가 한국에 가
있는 동안 전쟁이 멈췄잖아요
354
00:34:42,700 --> 00:34:45,200
- 그래서 자랑스러워요
- 맞는 말씀이네요
355
00:34:45,200 --> 00:34:47,800
네, 그게 사실이니까요
356
00:34:52,933 --> 00:34:57,333
한국을 다시 방문해서 한국이 어떻게
변했는지 보신 적이 없어서 유감이에요
357
00:34:57,333 --> 00:35:01,233
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에서 경제 규모가
가장 큰 나라 중 하나가 되었어요
358
00:35:01,233 --> 00:35:09,900
무엇보다도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입니다
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적인 사회를 이룩했어요
359
00:35:09,900 --> 00:35:19,767
그래서 모든 한국인이 우리를 위해 한국으로 와서 싸우고
우리가 나라를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유엔 연합군에게 감사하죠
360
00:35:19,767 --> 00:35:22,400
그래서 그런 발전은
선생님의 유업이에요, 맞죠?
361
00:35:22,400 --> 00:35:29,633
하지만 우리는 왜 6·25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할까요?
왜 잊혀진 전쟁이죠?
362
00:35:29,633 --> 00:35:39,067
우리는 6·25전쟁을 기억해야만 하고 더 공부해야 해요
왜 6·25전쟁이 잊혀졌을까요?
363
00:35:39,367 --> 00:35:43,600
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?
6·25전쟁이 왜 잊혀졌는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?
364
00:35:43,967 --> 00:35:50,433
글쎄요, 6·25전쟁을 예전만큼
기념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어요
365
00:35:52,200 --> 00:35:52,833
좋습니다
366
00:35:52,833 --> 00:35:56,433
그래서 6·25전쟁은
거의 잊혀졌죠
367
00:35:56,433 --> 00:35:59,133
하지만 참전했던 우리는 못잊어요
절대 잊지 못해요
368
00:36:01,267 --> 00:36:04,167
- 그렇죠?
- 우리는 절대 못 잊어요
369
00:36:10,267 --> 00:36:25,733
이 기회를 빌려 한국이 지금 필리핀에
얼마나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
370
00:36:26,733 --> 00:36:34,433
예를 들어, 남한에서 최근에
필리핀 해군에 함정 2척을 기부했어요
371
00:36:34,667 --> 00:36:41,733
두 번째 함정은 제10전투대대 대위의 이름을 따서
'콘라도 얍'이라고 이름을 붙였죠
372
00:36:42,633 --> 00:36:56,900
그 함정은 두 달 전쯤 한국 정부가 기부한 거예요
함정에 이름을 지어주는 세례식을 할 때 우리도 그 부두에 나가 있었죠
373
00:36:57,733 --> 00:37:09,933
물론 우리가 6·25전쟁 때 한 일에 대해
한국이 많이 고마워해왔다는 걸 알아요
374
00:37:11,933 --> 00:37:22,800
그리고 한국과 필리핀의 가깝고
우호적인 관계가 오래 지속될 거라고 생각해요
375
00:37:22,800 --> 00:37:24,333
훌륭합니다
376
00:37:25,267 --> 00:37:31,067
대령님, 내년은 6·25전쟁이 발발한 지
70년이 되는 해입니다
377
00:37:31,067 --> 00:37:32,067
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
378
00:37:32,067 --> 00:37:43,433
20세기 세계사에서 공식적인 휴전 이후
70년이 넘게 지속되는 전쟁은 6·25전쟁이 유일해요
379
00:37:43,767 --> 00:37:48,833
한국은 지금도 분단되어 있고
엄밀히 말하면 여전히 전쟁 중입니다
380
00:37:49,233 --> 00:37:52,900
한국 사람들에게 이에 대해
전할 메시지가 있나요?
381
00:37:53,933 --> 00:38:04,867
관련된 모든 국가를 위해 남북한 사이의 분쟁이
빨리 끝나기를 바랍니다
382
00:38:05,933 --> 00:38:20,300
최근 국면에서 남북한 사이의 적대행위를
끝낼 수 있는 회담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요
383
00:38:20,767 --> 00:38:27,233
지금 남북한은 예전과 다르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죠
이것은 아주 좋은 징조예요
384
00:38:27,233 --> 00:38:37,867
전 세계 사람들이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
그런 대화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
385
00:38:38,433 --> 00:38:39,900
훌륭합니다
386
00:38:39,900 --> 00:38:43,100
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
387
00:38:43,100 --> 00:38:46,933
한국으로 떠나기 전에는
한국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셨어요, 그렇죠?
388
00:38:46,933 --> 00:38:49,900
지금은 한국에 대해 알고 계시고요
389
00:38:49,900 --> 00:38:55,200
그래서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한국은 무엇인가요?
한국은 당신에게 무엇이죠?
390
00:38:55,200 --> 00:38:57,100
지금 한국은 저의 우상이죠
391
00:38:59,500 --> 00:39:03,633
상상해 보세요 상상할 수 없을 거예요
392
00:39:04,800 --> 00:39:07,733
폐허에서 부국이 되었어요
393
00:39:10,500 --> 00:39:16,933
한국의 경제 성장은 경이로웠죠
394
00:39:22,267 --> 00:39:23,700
좋습니다
395
00:39:24,100 --> 00:39:27,933
선생님은 정말 자부심이 있고 행복한 사람이시네요
정말 행복한 분이에요
396
00:39:27,933 --> 00:39:37,400
저는 강한 정신이 있어야 진짜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
선생님이 그 예이십니다
397
00:39:37,400 --> 00:39:41,667
그리고 아름다운 가족도 있으시고요
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
398
00:39:41,667 --> 00:39:48,800
한국 사람들은 당신과 유엔 연합군이 70년 전에
한국을 위해 하신 일들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
399
00:39:48,800 --> 00:39:53,333
한국과 필리핀은 친구이자
동맹으로서 계속 함께 할 겁니다
400
00:39:54,300 --> 00:39:56,267
그것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죠
401
00:39:57,067 --> 00:39:59,833
감사합니다
402
00:40:01,300 --> 00:40:07,067
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
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