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900 --> 00:00:08,133
제 이름은 버질 미켈슨입니다
2
00:00:08,133 --> 00:00:10,533
브이(V), 아이(I), 알(R), 지(G), 아이(I), 엘(L)
3
00:00:10,767 --> 00:00:14,433
엠(M), 아이(I), 케이(K), 케이(K), 이(E),
엘(L), 에스(S), 이(E), 엔(N)입니다
4
00:00:15,733 --> 00:00:18,300
케이(K), 케이(K)요, 씨(C), 에이치(H)가 아니고요?
5
00:00:18,300 --> 00:00:19,733
네, 케이(K), 케이(K) 입니다
6
00:00:19,733 --> 00:00:23,967
- 성에 혈통이 담겨있죠?
- 네
7
00:00:23,967 --> 00:00:25,533
- 어디시죠?
- 덴마크요
8
00:00:25,533 --> 00:00:26,767
덴마크군요
9
00:00:26,767 --> 00:00:34,333
조부모님과 아버지가 덴마크 출신이세요
아버지께서 6살 때쯤 여기로 오셨죠
10
00:00:35,733 --> 00:00:36,933
미켈슨이요
11
00:00:37,433 --> 00:00:41,167
네, 잘 알겠습니다
생년월일은 언제인가요?
12
00:00:42,200 --> 00:00:45,400
1928년 4월 30일이요
13
00:00:46,233 --> 00:00:53,533
- 태어나신 곳은요?
- 아가(Agar) 동쪽에 있는 농장에서 태어났어요
14
00:00:53,533 --> 00:00:59,700
에이(A), 지(G), 에이(A), 알(R)이고 사우스다코타주에 있죠
여기서 북쪽으로 65km 정도 거리에 있어요
15
00:01:01,900 --> 00:01:07,400
어린 시절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부모님과 형제에 대해서요
16
00:01:09,567 --> 00:01:23,667
제가 1928년에 태어났잖아요
당시에는 가뭄과 대공황으로 살기 힘들었죠
17
00:01:23,667 --> 00:01:25,433
- 대공황이요
- 네
18
00:01:25,667 --> 00:01:37,567
그리고 모래 폭풍이 심해서 어머니께서 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
창문 주변에 젖은 수건을 올려놓으셨던 기억이 나요
19
00:01:38,133 --> 00:01:46,367
그리고 소 젖을 짤 때도 양동이 위에 뭐를 덮어놔야 했어요
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말이죠
20
00:01:46,367 --> 00:01:56,200
제가 자란 곳은 작은 마을이었어요
평생 그 마을에서 살았죠
21
00:01:56,200 --> 00:02:00,667
한 150명 정도 사는 그냥 작은 마을이었는데
22
00:02:02,600 --> 00:02:07,000
12년 내내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어요
23
00:02:07,367 --> 00:02:10,933
- 고등학교는 언제 졸업하셨나요?
- 1947년에요
24
00:02:11,267 --> 00:02:16,033
- 고등학교 이름은요?
- 아가(Agar) 고등학교요
25
00:02:17,767 --> 00:02:24,733
- 그러면 학교에 다닐 당시 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
- 아니요
26
00:02:24,733 --> 00:02:26,333
- 전혀요?
- 네
27
00:02:26,800 --> 00:02:29,000
- 한국을 전혀 모르셨단 말씀이시죠?
- 네
28
00:02:29,000 --> 00:02:35,167
- 중국이나 일본은요?
- 알고는 있었는데 들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
29
00:02:35,167 --> 00:02:36,900
그런데 중국에 대해서는, 글쎄요
30
00:02:36,900 --> 00:02:41,400
- 아무것도 몰랐죠
- 알겠습니다
31
00:02:44,467 --> 00:02:47,400
졸업 후에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셨나요?
32
00:02:47,667 --> 00:03:02,567
졸업 후에는 아가에서 가까운 오니다(Onida)에서 주유소를 운영했어요
사우스다코타 주, 오니다에서 2년 정도 일했죠
33
00:03:02,567 --> 00:03:06,167
- 무슨 일을 하셨나요?
- 주유소를 직접 운영했어요, 휘발유랑 기름이랑
34
00:03:06,167 --> 00:03:08,167
- 네?
- 휘발유요
35
00:03:08,167 --> 00:03:09,900
- 주유소 말씀이신가요?
- 맞아요
36
00:03:09,900 --> 00:03:14,033
차량에 서비스를 제공한 거죠
당시에는 보다 많은 것을 제공했어요
37
00:03:14,033 --> 00:03:16,167
지금이야 잠깐 들르는 곳이지만요
38
00:03:16,833 --> 00:03:20,267
- 그럼 선생님은 정비사였나요?
- 정비사는 아니었어요
39
00:03:20,267 --> 00:03:28,833
그런데 사람들이 차를 가져와 오일 교환을 해 달라고 했죠
윤활유, 타이어 보수 등 사소한 것들이요
40
00:03:28,833 --> 00:03:42,867
그런데 전 정비사는 아니었어요
어려웠지만, 간추려서 얘기하자면 어쨌든 벌이는 괜찮았죠
41
00:03:42,867 --> 00:03:53,467
그런데 거기가, 그러니까 오니다는
미국 최대 밀 생산지 중 하나였어요
42
00:03:53,733 --> 00:03:56,400
- 그럼 선생님이 주유소 소유주였군요?
- 네
43
00:03:56,400 --> 00:03:58,100
이야, 부자셨네요?
44
00:03:58,100 --> 00:04:05,333
아니요, 주유소 주인이었던 분 밑에서
6개월 정도 일했어요
45
00:04:05,333 --> 00:04:08,967
그러고 나서 제가 인수했죠
좋은 분이었어요
46
00:04:10,667 --> 00:04:21,033
하던 얘길 계속하면 농부들은 제가 가을까지 주유소를 옮기길 바랐어요
그런데 주유소를 옮길 돈을 구할 수 없겠더라고요
47
00:04:21,033 --> 00:04:28,000
그래서 손을 떼고 피어(Pierre)로 가서
오아히 댐(Oahe Dam)에서 일했어요
48
00:04:28,000 --> 00:04:30,733
- 그게 뭐죠, 댐인가요?
- 댐이에요, 오아히 댐이요
49
00:04:30,733 --> 00:04:33,633
두 번째인가 세 번째로 클 거예요
들어봤을 겁니다
50
00:04:33,633 --> 00:04:40,867
미국에서 가장 큰 토사 충전 댐에 속할 거예요
세 번째로요
51
00:04:42,733 --> 00:04:46,067
아직 안 가봤으면 꼭 가보세요
52
00:04:46,633 --> 00:04:56,000
어찌 됐든 그렇게 일을 했어요
주유소를 운영할 때 결혼도 했고요
53
00:04:56,000 --> 00:04:58,800
1949년이었죠
54
00:05:00,233 --> 00:05:08,500
그리고 우린 피어로 돌아왔는데 보란 듯이 징집됐죠
1952년 11월에요
55
00:05:09,967 --> 00:05:15,633
- 육군으로 가신 거네요
- 그렇죠, 육군으로 갔죠
56
00:05:15,633 --> 00:05:19,300
- 당시 6·25전쟁이 일어난 것을 이미 알고 계셨나요?
- 그럼요
57
00:05:19,700 --> 00:05:24,733
사실 그렇게 관심이 많진 않았어요
징집 통지서를 받기 전까지는요
58
00:05:25,100 --> 00:05:33,167
전 기혼자였잖아요
징집 당시 전 24살이었거든요
59
00:05:33,167 --> 00:05:35,300
결혼 5년 차였죠
60
00:05:37,200 --> 00:05:41,133
- 그럼 기초 훈련은 어디에서 받으셨나요?
- 켄터키주의 포트 녹스(Fort Knox)에서요
61
00:05:41,267 --> 00:05:45,067
- 아, 켄터키주 포트 녹스요
- 16주간 받았죠
62
00:05:46,333 --> 00:05:48,867
그러면 거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63
00:05:48,867 --> 00:05:54,600
거기에서 켄터키주의 브레킨리지(Breckinridge)로
가서 8주간 리더십 학교를 다녔어요
64
00:05:55,867 --> 00:05:57,000
그리고요?
65
00:05:57,000 --> 00:06:04,567
휴가를 받아서 집으로 왔다가 한국으로 출항했죠
여기에서 떠난 거죠
66
00:06:04,567 --> 00:06:05,700
어디에서요?
67
00:06:05,700 --> 00:06:11,100
피어에서 솔트레이크시티(Salt Lake City) 로 갔고
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애틀(Seattle)로 갔어요
68
00:06:11,100 --> 00:06:13,900
- 시애틀이요
- 네, 시애틀에서 떠났어요
69
00:06:13,900 --> 00:06:15,433
언제 떠나셨나요?
70
00:06:18,067 --> 00:06:19,433
그게, 모르겠어요
71
00:06:19,433 --> 00:06:21,100
- 1953년인가요?
- 네, 1953년이요
72
00:06:21,100 --> 00:06:26,000
- 1953년이었나요?
- 그렇네요, 제가 입대한 게 1952년이었으니까요
73
00:06:26,000 --> 00:06:28,200
1952년 11월이요
74
00:06:28,433 --> 00:06:37,067
그리고 1953년, 날짜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
75
00:06:37,800 --> 00:06:42,333
- 몇 월인지는요?
- 네, 그게 그러니까...
76
00:06:42,333 --> 00:06:44,667
- 3월이었나요?
- 아니요, 7월이었어요
77
00:06:44,667 --> 00:06:53,433
7월 초였던 것 같아요
1953년 6월 말 아니면 7월 초였을 거예요
78
00:06:54,800 --> 00:07:03,567
그럼 당시 6·25전쟁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셨나요?
전쟁이 곧 끝날 거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?
79
00:07:03,567 --> 00:07:04,367
아니요, 몰랐습니다
80
00:07:04,367 --> 00:07:06,167
- 전혀 모르셨나요?
- 몰랐어요
81
00:07:09,200 --> 00:07:18,533
우린 시애틀을 떠나 9일 후에 도쿄에 있는
캠프 드레이크(Camp Drake)로 갔어요
82
00:07:20,267 --> 00:07:34,533
그리고 한 이삼일 있다가 배를 타고 사세보(Sasebo)로 갔죠
사세보에서 히로시마로 갔고요
83
00:07:34,800 --> 00:07:37,267
사세보에 도착했을 때는...
84
00:07:37,267 --> 00:07:39,500
- 히로시마를 보셨나요?
- 네
85
00:07:39,500 --> 00:07:43,433
- 어땠나요?
- 안타까웠어요
86
00:07:43,433 --> 00:07:49,900
군용 기차를 타고 그냥 지나가긴 했지만
창문으로 봤어요,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
87
00:07:50,533 --> 00:07:54,367
- 미국이 폭탄을 터뜨린 걸 알고 계셨나요?
- 그럼요
88
00:07:54,367 --> 00:07:57,633
- 핵폭탄을요
- 네, 알았죠
89
00:07:58,000 --> 00:08:02,600
- 그런 광경을 보니 어떠셨나요?
- 안타까웠어요
90
00:08:03,667 --> 00:08:11,300
거긴 아직 엉망인 상태였거든요
그래도 그전보단 나은 상태였겠지만요
91
00:08:13,000 --> 00:08:22,933
그리고 사세보에서 전투 물품을 나눠줬어요
탄약과 소총, 철모 및 그 밖에 필요한 물품이요
92
00:08:23,300 --> 00:08:27,467
그리고 배를 타고 떠났죠
93
00:08:27,467 --> 00:08:30,100
부산 페리(Busan Ferry)라고들 부르더라고요
부산으로 가는 배였죠
94
00:08:30,300 --> 00:08:34,933
거기 언제 도착했는지 기억하세요?
정전 협정 날이었나요?
95
00:08:34,933 --> 00:08:41,933
우린 소총 중대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죠
우리 모두 준비 태세를 갖췄기 때문에 전방으로 올라갈 줄 알았죠
96
00:08:42,900 --> 00:08:47,067
그리고 1953년 7월 27일
97
00:08:47,867 --> 00:08:52,567
트랜지스터라디오를 가지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
거기에서 정전 협정이 소식이 들려왔죠
98
00:08:53,033 --> 00:08:58,200
- 그럼 정전 협정이 이뤄진 날 부산에 도착하셨네요
- 맞아요
99
00:08:58,200 --> 00:09:02,167
- 어떻게 아셨나요?
- 전 몰랐어요
100
00:09:02,167 --> 00:09:06,200
그 친구가 라디오를 가지고 있었고요
작은 라디오요, 거기에서 들었어요
101
00:09:07,700 --> 00:09:11,367
거기서 뭐라고 했나요?
기억하세요?
102
00:09:11,367 --> 00:09:13,833
아니요, 모르겠어요
103
00:09:14,200 --> 00:09:24,933
그냥, 우린 아직 명령을 받지 않았지만 군에서 우리한테
소총을 주고 했으니 전방으로 갈 줄 알았거든요
104
00:09:25,267 --> 00:09:33,400
그런데 우릴 제주도로 가는 배에 태운 거예요
발음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
105
00:09:33,400 --> 00:09:35,333
맞습니다, 제주도요
106
00:09:35,500 --> 00:09:38,700
우린 제주도에서 포로들을 감시했어요
107
00:09:39,800 --> 00:09:43,400
그렇게 한동안 제주도에 있었죠
108
00:09:43,633 --> 00:09:49,067
질문 하나 드릴게요
전에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하셨잖아요
109
00:09:49,067 --> 00:09:52,533
- 그리고 한국으로 가셨잖아요?
- 네, 맞아요
110
00:09:52,533 --> 00:09:54,100
- 전쟁터에 말이죠
- 네
111
00:09:54,100 --> 00:09:57,133
- 그러니 좀 초조하셨겠죠?
- 맞아요
112
00:09:57,133 --> 00:09:59,367
- 두려우셨나요?
- 당연하죠
113
00:09:59,367 --> 00:10:10,967
그러니까, 적군과 싸우기 위해 전방으로 가야 할
상황이었는데 정전 협정 소식을 들으셨잖아요
114
00:10:11,267 --> 00:10:13,333
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
115
00:10:15,733 --> 00:10:23,467
진짜 운이 좋았구나 싶었어요
116
00:10:23,467 --> 00:10:38,367
기초 훈련을 16주간 받았고
리더십 학교도 8주 동안 다녔으니
117
00:10:39,100 --> 00:10:42,400
이후에 부사관으로 제대할 예정이었거든요
118
00:10:42,400 --> 00:10:47,633
근데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죠
거기 갔을 때 내내 일등병이었죠
119
00:10:47,633 --> 00:10:49,500
계급장을 안 줬거든요
120
00:10:49,500 --> 00:10:51,700
- 이유는요?
- 모르겠어요
121
00:10:51,933 --> 00:10:55,300
적어도 더 높은 계급이 될 수 있었는데
아니면...
122
00:10:55,300 --> 00:10:57,100
- 거기에서 무슨 실수를 하셨나요?
- 네?
123
00:10:57,100 --> 00:10:58,800
거기에서 무슨 실수를 하셨나요?
일을 망치셨다든지요?
124
00:10:58,800 --> 00:10:59,467
아니요
125
00:10:59,467 --> 00:11:00,633
- 잘하셨는데도요?
- 네
126
00:11:00,633 --> 00:11:02,500
- 그런데 계급을 주지 않았다고요?
- 그러니까요
127
00:11:02,500 --> 00:11:05,333
거기에서 나올 때까지 어떤 진급도 없었어요
128
00:11:05,333 --> 00:11:11,567
그래도 뭔가 있겠지 싶었는데
어찌 됐든 우린 보초를 섰습니다
129
00:11:11,567 --> 00:11:15,500
- 그러면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셨겠네요
- 그렇죠, 정말 운이 좋았죠
130
00:11:15,500 --> 00:11:18,233
- 전방에서 싸울 필요가 없다는 거니까요
- 바로 그거죠
131
00:11:18,600 --> 00:11:22,867
- 당신도 저랑 똑같이 생각했을 걸요?
- 그럼요!
132
00:11:25,933 --> 00:11:29,467
어쨌든, 제주도에서 포로들을 감시했어요
133
00:11:29,467 --> 00:11:32,700
당시 제주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, 어땠나요?
134
00:11:32,700 --> 00:11:35,367
거기에서 어떤 걸 보셨나요?
그 섬은 어떤 모습이었나요?
135
00:11:38,000 --> 00:11:40,733
- 황량하다 싶었어요
- 그래요?
136
00:11:41,633 --> 00:11:54,867
우린 텐트 하나에 9명이 같이 잤어요
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, 그곳은 외떨어진 곳이었어요
137
00:11:59,200 --> 00:12:06,333
제가 보기엔 그냥 모래섬이었어요
제 기억으론 그래요
138
00:12:06,567 --> 00:12:13,333
그리고 우린 배에…
아니에요, 모르겠네요
139
00:12:14,467 --> 00:12:17,533
거기에서 나무 한 그루도 본 기억도 없고요
140
00:12:18,433 --> 00:12:19,400
모르겠어요
141
00:12:19,400 --> 00:12:23,567
- 지금은 한국 최고의 휴양지랍니다
- 정말요?
142
00:12:23,567 --> 00:12:26,933
그럼요, 섬 주변 해변이 있고요
143
00:12:26,933 --> 00:12:31,533
- 그 섬이 그렇게 크진 않잖아요?
- 아니요, 꽤 커요
144
00:12:31,533 --> 00:12:35,600
- 꽤 큰 섬이에요
- 그렇군요, 몰랐네요
145
00:12:36,067 --> 00:12:37,300
모르겠네요
146
00:12:37,300 --> 00:12:42,533
우린 거기에서 그냥 포로들을 감시하고
그들을 배에 태워 보내는 일만 했으니까요
147
00:12:43,000 --> 00:12:48,500
그런데 제가 본 곳은 아름답진 않았어요
어쩌면 그런 곳이었을 수도 있겠네요!
148
00:12:48,800 --> 00:12:54,467
수용소 막사가 어디에 있었나요?
동서남북 어딘지 기억나시나요?
149
00:12:54,467 --> 00:12:57,167
방향이 어디쯤인지 기억이 나시나요?
150
00:12:58,867 --> 00:13:09,367
우리가 있던 곳에서 그러니까 약간 북쪽에
있었던 것 같아요, 제 기억으로는요
151
00:13:09,933 --> 00:13:14,267
그럼 포로수용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거기엔 누가 있었는지,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요
152
00:13:15,767 --> 00:13:23,833
미안하지만 해줄 얘기가 많지 않아요
전 거기에 있지 않았거든요
153
00:13:24,233 --> 00:13:38,033
저는 수송부 소속이었죠
사실 제가 그 포로들을 감시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죠
154
00:13:38,033 --> 00:13:43,767
그런데 그들이 있던 곳에 울타리는 기억이 나요
그곳에 있는 군인들이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배에 태워 내보냈죠
155
00:13:43,767 --> 00:13:46,533
제 기억이 맞다면, 대만으로요
156
00:13:46,533 --> 00:13:48,133
대만이요? 정말로요?
157
00:13:49,167 --> 00:13:50,033
네, 아닐 수도 있어요
158
00:13:50,033 --> 00:13:53,667
- 그럼 중국이었을 수도 있겠네요
- 중국이었을 수도 있죠
159
00:13:53,667 --> 00:13:56,700
그럴 수 있죠, 모르겠어요
160
00:13:57,867 --> 00:13:58,933
잘 모르겠어요
161
00:14:00,000 --> 00:14:04,433
우린 거기에만 있었을 거예요
제주도에요
162
00:14:08,408 --> 00:14:17,808
7월이었던 것 같아요, 한 5개월 정도 있었던 것
같은데, 이후에 거제로 갔어요
163
00:14:17,833 --> 00:14:20,933
- 거제도요
- 거제도요
164
00:14:21,233 --> 00:14:24,500
그곳에서 겨울을 지냈어요
165
00:14:28,700 --> 00:14:34,267
막사가 있었거든요
그래서 텐트에서 잘 필요가 없었죠
166
00:14:34,633 --> 00:14:40,900
거제도에서는 별로 한 것이 없어요
우린 그냥 놀았어요
167
00:14:44,933 --> 00:14:54,700
일과는 있었는데 우린 아무것도 안 하고
그냥 대기하고 있었어요
168
00:14:54,700 --> 00:15:00,767
그리고 우린 거기에서 배를 타고 나와
38선 근처에 있는 양구 계곡으로 갔어요
169
00:15:00,767 --> 00:15:05,600
38선까지 올라갔어요
그리고 이후 계속 거기에서 있었죠
170
00:15:05,600 --> 00:15:20,900
- 한국을 떠나신 건 언제인가요?
- 집으로 간 거는 8월, 아니 10월이었어요
171
00:15:21,367 --> 00:15:31,233
콜로라도주에 있는 캠프 카슨(Camp Carson)에
10월인가에 돌아갔죠
172
00:15:33,300 --> 00:15:38,867
- 아마 1954년 10월 20일이었을 겁니다
- 1954년이요
173
00:15:39,400 --> 00:15:47,967
샌프란시스코를 통해 갔어요
인천에서 떠났고 한동안 이동을 했죠
174
00:15:47,967 --> 00:15:50,667
14일간 9명이요
175
00:15:51,633 --> 00:15:58,533
샌프란시스코로 왔다가 거기에서 기차를 타고
포트 카슨(Fort Carson)으로 갔죠
176
00:15:58,533 --> 00:16:03,233
아니, 당시에는 캠프 카슨이었네요
그리고 거기에서 전역했어요
177
00:16:05,467 --> 00:16:12,767
제주도나 거제도에 있던 포로수용소에
대해 더 기억나는 건 없으세요?
178
00:16:13,000 --> 00:16:19,200
- 특별히 기억나는 거라도요?
- 없어요, 말했다시피 포로를 보기만 했으니까요
179
00:16:19,867 --> 00:16:25,300
운이 좋게도 감시할 필요가 없었거든요
180
00:16:25,700 --> 00:16:33,400
기억나는 거라고는 그들을 상륙함에 태워
대만으로 보냈다는 거죠, 그렇게 들었어요
181
00:16:34,000 --> 00:16:47,667
그리고 전 수송부에 있었어요
그래서 밤에 장교들을 본부나 식당, 어디든 태워주었죠
182
00:16:48,900 --> 00:16:56,767
- 그런데 그것보다 제가 거기...
- 양구요?
183
00:16:57,167 --> 00:17:05,467
38선 근처에 양구 계곡에 있을 때
전 대대 우편계원 업무를 맡았어요
184
00:17:05,467 --> 00:17:13,600
그래서 전 대대 우편계원으로 제24사단
제19보병연대대대본부에서 일했어요
185
00:17:13,600 --> 00:17:19,867
- 무슨 연대요?
- 제24사단, 제19보병연대요
186
00:17:19,867 --> 00:17:25,400
전 본부 중대 소속이었죠
전 대대의 우편원이었고요
187
00:17:25,400 --> 00:17:31,933
선임 병사는 임기가 끝나서 배를 타고 나갔고
그렇게 전 다시 좋은 임무를 맡게 된 거죠
188
00:17:31,933 --> 00:17:36,033
그리고 한국에 있는 동안 계속 그 일을 했고요
189
00:17:36,033 --> 00:17:51,067
그리고 거기에서 우린 작전 수행 훈련을 받았어요
여전히 그들이 거기에서 보초를 서는 걸 볼 수 있어요
190
00:17:51,200 --> 00:17:58,333
그럼 우편원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편지를 얼마나 처리하셨나요?
191
00:17:58,333 --> 00:18:01,400
어떤 업무를 맡으신 거죠?
혹시 관련해서 일화가 있나요?
192
00:18:04,200 --> 00:18:08,267
제 이름이 버질(Virgil)이잖아요
193
00:18:08,567 --> 00:18:13,867
그런데 당시 그 중대에 있는 병사들 모두 저를
마이크(Mike)로 알고 있었어요, 제 성을 딴 거였죠
194
00:18:13,867 --> 00:18:17,533
그래서 저를 마이크라고 부르며
오늘 편지 온 게 있는지 묻곤 했죠
195
00:18:18,900 --> 00:18:30,000
전 본부, 그러니까 APO(군사 우체국)로 내려가서
우편물을 챙겨서 돌아왔고요
196
00:18:30,000 --> 00:18:33,333
- 직접 운전하셨나요?
- 아니요, 운전병이 있었어요
197
00:18:34,133 --> 00:18:35,433
- 아, 괜찮았네요
- 그렇죠
198
00:18:35,433 --> 00:18:39,767
45구경도 가지고 있었어요
실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어쨌든요
199
00:18:40,467 --> 00:18:42,267
권총도 가지고 계셨군요?
200
00:18:42,267 --> 00:18:44,800
네, 카빈총도 있었어요
201
00:18:45,300 --> 00:18:58,433
어쨌든 내려가서 우편물을 챙겨 왔죠
A, B, C 중대, 이렇게 잘 분류되어 있었죠
202
00:18:58,433 --> 00:19:03,300
가방에 깔끔하게 분류되어 있었죠
분명 누군가 그렇게 정리한 거겠죠
203
00:19:03,300 --> 00:19:06,500
그런데 전 그 중대 전체에 전달할 수 있게
우편물을 가방에 담아야 했어요
204
00:19:07,133 --> 00:19:16,233
그리고 다니면서 각 중대 담당 우편원이 있었거든요
그래서 차를 타고 다니며 그들에게 우편물을 주었죠
205
00:19:17,200 --> 00:19:21,933
그때 그들이 저를 마이크라고 부르며
본인 편지가 있는지 물었죠
206
00:19:21,933 --> 00:19:27,500
호펜슈타인(Hophenstein) 대령이 생각나네요
그렇게 불렀던 것 같아요
207
00:19:27,600 --> 00:19:30,333
그는 항상 저를 마이크라고 부르며
본인 편지가 있는지를 물었죠
208
00:19:30,333 --> 00:19:37,167
"없습니다만, 제가 한 통 써드리겠습니다"라면서 장난을 쳤죠
그들도 항상 제게 장난을 쳤어요
209
00:19:37,167 --> 00:19:45,967
그래도 군에서는 제게 그런 일을 맡겼고요
뭐 어찌 됐든...
210
00:19:46,633 --> 00:19:52,233
그럼 전방에서는 어떻게 편지를 받으셨나요?
211
00:19:52,933 --> 00:19:59,767
말씀드린 대로 우린 전방에서 싸우지 않았잖아요
거기에 있긴 했지만 말이죠
212
00:19:59,767 --> 00:20:01,533
- 거기에서 싸우지는 않으셨다고요?
- 네, 그렇죠
213
00:20:01,533 --> 00:20:02,600
- 그래요?
- 한 번도 없어요
214
00:20:02,600 --> 00:20:11,533
그러면 고향에서 병사들에게 보낸
편지양이 어느 정도였나요? 많았나요?
215
00:20:11,533 --> 00:20:12,800
아, 그럼요!
216
00:20:12,800 --> 00:20:14,500
중요한 거였나요?
217
00:20:14,500 --> 00:20:17,300
- 네?
- 편지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나요?
218
00:20:17,300 --> 00:20:20,400
당연하죠, 편지를 받을 때 다들 행복해했죠
219
00:20:20,400 --> 00:20:23,400
당시 모습을 설명해 주세요
어떤 일화가 있는지도요
220
00:20:23,400 --> 00:20:27,833
병사들이 편지를 받을 때 모습이라던지
221
00:20:27,833 --> 00:20:37,267
집에서 보낸 편지를 받을 때 그들은 서둘러 편지 봉투를 뜯는데
그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 게 보여요
222
00:20:37,767 --> 00:20:38,667
행복해들 했죠
223
00:20:38,667 --> 00:20:42,167
당시 편지는 병사들에게 꽤 의미가 컸어요
저도 마찬가지고요
224
00:20:42,167 --> 00:20:43,433
거기에 있으면서 말이죠
225
00:20:43,700 --> 00:20:51,167
그런데 아까 얘기를 다 안 했네요
제가 거제도에 있을 때 얘기요
226
00:20:51,167 --> 00:20:54,467
다시 돌아가서, 당시 전
'디어 존(Dear John)' 편지를 받았어요
227
00:20:56,300 --> 00:20:57,600
'디어 존'이요
228
00:20:57,600 --> 00:20:58,967
- 들어봤나요?
- 아니요
229
00:20:58,967 --> 00:20:59,933
- 그래요?
- 못 들어봤어요
230
00:20:59,933 --> 00:21:04,000
배우자가 쓴 편지를 '디어 존' 편지라고 하거든요
231
00:21:04,967 --> 00:21:16,367
거기 있는 내내 아내에게서 디어 존 편지를 받았어요
결혼 5년 차였을 때죠
232
00:21:17,167 --> 00:21:19,433
참 슬펐죠
233
00:21:19,933 --> 00:21:31,233
- 부인께서 뭐라고 쓰셨는데요?
- 편지에 자기가 임신을 한 것 같다고 했어요
234
00:21:31,533 --> 00:21:35,033
나중에 보니 아니었지만
235
00:21:35,900 --> 00:21:40,233
그런데 어쨌든 그래서 그 편지를
안주머니에 고이 간직했죠
236
00:21:41,200 --> 00:21:47,933
거기 있은 지 한 달쯤 되었을 때
그 편지를 받았던 것 같네요
237
00:21:48,400 --> 00:21:51,000
그 편지를 받았을 땐 거제도에 있었을 거예요
238
00:21:52,333 --> 00:21:54,300
그런데 제가 절대 잊지 못할 일이 뭔지 아세요?
239
00:21:54,300 --> 00:22:00,967
거기에 종군 목사가 있었는데 정말 좋은 분이었죠
240
00:22:00,967 --> 00:22:09,700
그분이 제가 한국을 떠나 집으로 가는 배를 타는 날 그러더군요
저를 마이크라고 부르며, 제가 본인에게 많은 영감이 되었다고요
241
00:22:09,700 --> 00:22:12,000
궁금해요, 항상 궁금했어요
도대체 그게 무슨 뜻인지 말이죠
242
00:22:12,433 --> 00:22:22,133
그곳에서 버텨냈기 때문인 건가 싶긴 한데 모르겠어요
절대 잊지 못할 얘기죠
243
00:22:22,133 --> 00:22:25,000
- 선생님 계급은 무엇이었나요?
- 상병이요
244
00:22:26,367 --> 00:22:31,133
- 봉급은 얼마나 받으셨나요?
- 모르겠어요
245
00:22:31,133 --> 00:22:32,467
- 100이요?
- 네?
246
00:22:32,467 --> 00:22:34,700
100달러요? 200달러요?
247
00:22:38,433 --> 00:22:40,900
그거참 좋은 질문이네요
248
00:22:41,067 --> 00:22:45,467
그 돈은 어디에 쓰셨나요?
집에 있는 부인에게 보내셨나요?
249
00:22:45,467 --> 00:22:52,433
아내가 받았죠, 저는 한 푼도 없었어요
다 아내에게 갔죠
250
00:22:52,433 --> 00:22:54,500
- 바로 말이죠
- 네, 맞아요
251
00:22:55,200 --> 00:23:00,433
그래서 좋은 질문이라는 거예요
252
00:23:01,233 --> 00:23:07,667
그 돈이 있었으면 담배나 화장품 같은 걸
얼마든지 살 수 있었을 거잖아요
253
00:23:07,667 --> 00:23:10,567
전 한 번도 그만한 돈을 가져본 적이 없거든요
254
00:23:11,900 --> 00:23:13,133
모르겠네요
255
00:23:13,133 --> 00:23:16,867
한국에서 복무하시면서
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?
256
00:23:22,600 --> 00:23:29,167
제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
'디어 존' 편지를 받은 거였어요
257
00:23:29,333 --> 00:23:31,767
- 정말 마음이 아팠거든요
- 왜요?
258
00:23:31,767 --> 00:23:33,200
- 네?
- 왜 마음이 아프셨나요?
259
00:23:34,367 --> 00:23:36,733
- 선생이라면 슬프지 않겠어요?
- 네?
260
00:23:36,733 --> 00:23:39,700
아내가 떠나고 싶다는데 말이죠?
261
00:23:40,233 --> 00:23:46,233
그랬어요, 마음이 아프죠
그런데 그것 말고는 뭐...
262
00:23:48,833 --> 00:23:51,033
부인이 떠나셨나요?
263
00:23:51,400 --> 00:23:53,933
네! 그래서 '디어 존' 편지를 받은 거예요
264
00:23:56,700 --> 00:23:59,700
그래서 그들이 그걸
'디어 존' 편지라고 부르는 거예요
265
00:24:00,067 --> 00:24:06,867
어떤 편지든 다 디어 존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
이별을 통보하는 편지를 '디어 존' 편지라고 하는 거군요?
266
00:24:06,867 --> 00:24:08,533
- 맞아요
- 아이고
267
00:24:09,267 --> 00:24:15,367
- 정말 슬프셨겠네요
- 그럼요, 슬펐죠
268
00:24:15,367 --> 00:24:28,333
왜냐하면 사실 우리가 결혼한 지 그러니까 한 4년 정도 됐거든요
그 편지를 받았을 때가 4년 정도 됐을 때였죠
269
00:24:30,400 --> 00:24:33,433
가장 힘든 일 중 하나였죠
270
00:24:33,833 --> 00:24:44,833
그것 말고는 불평할 게 없었죠
271
00:24:46,300 --> 00:24:51,400
전 가장 운 좋은 병사 중 하나였으니까요
272
00:24:51,400 --> 00:24:59,633
전방에 가서 전투를 한 것도 아니고 말이죠
당시 병사들이 지내던 참호를 봤거든요
273
00:24:59,900 --> 00:25:10,733
정말이지, 그러니까 그건 매일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
그런데 할 게 전혀 없는 거죠
274
00:25:12,533 --> 00:25:15,933
그러니까 오락거리 라든지요
275
00:25:16,967 --> 00:25:19,833
- 전 그래도 약간의 오락은 즐길 수 있었거든요
- 어떤 거요?
276
00:25:21,800 --> 00:25:27,667
거기 부대 내 병사 중 한 명이
일본으로 정양휴가를 갔었거든요
277
00:25:28,600 --> 00:25:34,200
그 친구가 기타를 가져왔죠
기타를 가지고 왔어요
278
00:25:35,867 --> 00:25:37,300
그 친구는 켄터키 출신이었거든요
279
00:25:37,300 --> 00:25:41,567
읽거나 쓰지는 못했죠
거의 읽지를 못했어요
280
00:25:41,567 --> 00:25:46,167
어찌 됐든 그 기타를 집으로 가져갔죠
그리고 기타 연주를 배우려고 했어요
281
00:25:46,167 --> 00:25:49,800
그런데 너무 짜증이 난 건지 기타 뒷부분을
주먹으로 뚫어버린 거예요
282
00:25:51,533 --> 00:25:55,267
전 기타 코드를 3, 4개 정도 알고 있었거든요
283
00:25:55,267 --> 00:25:58,133
칠 줄은 몰랐어요
코드 3개 정도만 알고 있었죠
284
00:25:58,667 --> 00:26:08,267
그래서 그 친구한테서 그 기타를 받아서 위생병에게 갔죠
설압자를 받아 기타 뒤에 여기저기에 접착테이프로 붙였어요
285
00:26:08,267 --> 00:26:13,333
그리고 최대한 음정을 맞췄어요
그리고 장기자랑 같은 게 있었거든요
286
00:26:13,333 --> 00:26:18,933
그래서 기타를 애써 고친 거죠
거기에서는 장기자랑 같은 걸 했어요
287
00:26:18,933 --> 00:26:27,267
어쨌든 전 기타를 치며 "Soldier's Last Letter
(병사의 마지막 편지)"라는 노래를 불렀어요
288
00:26:28,200 --> 00:26:33,200
전 1등을 했고 한국 해변에 갈 수 있는
3일 외박권을 받았어요
289
00:26:34,500 --> 00:26:36,567
Soldier's Last 다음에 뭐라고 하셨죠?
290
00:26:37,067 --> 00:26:40,233
"Soldier's Last Letter"요
당시 유명한 노래였죠
291
00:26:40,233 --> 00:26:42,567
- Soldier's Last…
- Last Letter요
292
00:26:42,567 --> 00:26:46,167
- Last Letter요
-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노래한 거예요
293
00:26:46,167 --> 00:26:49,800
- 무슨 내용인가요?
- 그 노래 가사를 보면 이래요
294
00:26:50,000 --> 00:26:56,267
"참호에서 이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
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깨끗하지 않다고 혼내시면 안 돼요
295
00:26:56,267 --> 00:27:00,233
어릴 때 발에 흙을 잔뜩 묻히고 혼내셨던 것처럼요"
296
00:27:01,200 --> 00:27:02,433
그런 내용이에요
297
00:27:02,433 --> 00:27:06,067
- 그리고 우승하셨군요
- 네, 3일 외박권을 받았죠
298
00:27:06,067 --> 00:27:09,333
- 그래서 어디로 가셨나요?
- 해변으로 갔어요
299
00:27:09,333 --> 00:27:20,433
정확히 어디로 간 건지는 끝내 알 수 없었죠
남한의 동쪽이었어요
300
00:27:20,433 --> 00:27:22,833
- 춘천이요?
- 어디요?
301
00:27:22,833 --> 00:27:23,900
춘천이요
302
00:27:24,400 --> 00:27:25,567
그럴 수도 있어요, 거기일 수도 있죠
303
00:27:25,567 --> 00:27:32,800
양구에서 3일을 받으셨다고 했잖아요?
양구에 계실 때요
304
00:27:32,800 --> 00:27:33,600
그렇죠, 양구에서요
305
00:27:33,600 --> 00:27:36,067
3일 휴가를 받으셨으니까
306
00:27:36,067 --> 00:27:38,200
맞아요, 거기에서요
307
00:27:38,300 --> 00:27:42,133
- 그럼 춘천 인근이었겠네요
- 어딘지 전혀 몰랐어요
308
00:27:42,133 --> 00:27:44,467
어찌 됐든 3일 외박권을 받았어요
309
00:27:45,100 --> 00:27:49,067
꽤 가까운 데 해수욕장이 있었는데요?
310
00:27:49,433 --> 00:27:51,267
아, 강릉이요?
311
00:27:51,967 --> 00:27:56,933
맞아요, 거기에 해수욕장이 있어요
강릉이었겠네요
312
00:27:56,933 --> 00:28:00,967
속초? 속초, 강릉, 화천도 있고요
313
00:28:01,867 --> 00:28:03,667
- 속초라…
- 네, 속초
314
00:28:04,600 --> 00:28:08,667
발음이 익숙한 것 같아요
다 잊어버렸어요
315
00:28:08,833 --> 00:28:10,367
그러면 거기에서 뭐 하셨어요?
316
00:28:10,367 --> 00:28:21,933
거기엔 작은 악단이 있었어요
그리고 술집이 있었고 오락 시설도 있었고요
317
00:28:22,467 --> 00:28:26,667
그냥 리조트 같았어요
전 뭐 이것저것 하지 않고 그냥 쉬었죠
318
00:28:26,667 --> 00:28:31,833
그리고 깨끗하게 씻을 수도 있었고요
왜냐하면 부대에서는 제대로 씻을 방법이 없었거든요
319
00:28:32,267 --> 00:28:34,667
거기 샤워 시설로는 뭐 그랬죠
320
00:28:34,667 --> 00:28:38,100
그래도 본부에 계셨던 거잖아요
거기에선 온수 샤워가 가능하지 않았나요?
321
00:28:39,033 --> 00:28:43,467
맞아요, 네
우린 샤워 시설이 있었죠
322
00:28:43,800 --> 00:28:45,233
음식은요?
323
00:28:45,567 --> 00:28:48,767
음식도 좋았어요, 불평할 게 없네요
324
00:28:48,833 --> 00:28:51,833
이건 또 다른 얘긴데요
전 대대 우편원이었잖아요
325
00:28:51,833 --> 00:28:54,733
그래서 기상 시간에 일어날 필요가 없었어요
326
00:28:54,967 --> 00:28:58,100
- 뭐에 일어나신다고요?
- 기상 시간이요
327
00:28:58,100 --> 00:29:02,000
기상나팔을 들으면 일어나야 한다는 뜻이죠
328
00:29:02,000 --> 00:29:05,533
아시죠? 일어날 시간이라고요
329
00:29:06,300 --> 00:29:08,567
어찌 됐든 전 기상 시간에
일어날 필요가 없었어요
330
00:29:08,567 --> 00:29:12,767
전 편지 그러니까 우편물을 챙겨 와야 하는
대대 우편원이었으니까요
331
00:29:12,767 --> 00:29:13,833
그래서 전 예외였어요
332
00:29:13,833 --> 00:29:23,200
취사병들이 있는 데로 가면 그들이 "마이크, 이리 와봐"라고
하면서 제게 뒤늦은 아침 식사를 줬고요
333
00:29:23,200 --> 00:29:24,267
전 거기에서도 운이 좋았어요
334
00:29:24,267 --> 00:29:28,967
- 특권 같은 거였네요?
- 맞아요, 대우가 정말 좋았죠
335
00:29:28,967 --> 00:29:31,233
단지 우편원이라는 것 때문에 말이죠
336
00:29:31,467 --> 00:29:34,933
그럼 인기가 많으셨겠어요
모두가 선생님을 원하니까요
337
00:29:34,933 --> 00:29:36,833
그렇죠, 마이크라고 부르면서요
338
00:29:39,633 --> 00:29:42,633
제 이름도 몰랐어요
다들 저를 마이크로 알고 있었죠
339
00:29:42,633 --> 00:29:43,967
그런데 뭐 괜찮았어요
340
00:29:47,367 --> 00:29:50,333
그럼 돌아온 뒤에 무슨 일을 하셨나요?
341
00:29:51,333 --> 00:29:59,133
집에 돌아온 게 7월이었어요
그때 이혼을 했고요
342
00:30:00,667 --> 00:30:13,300
아버지 지인분이 주 청사에 있었고
마침 자리가 있어 보건부에 취직했죠
343
00:30:13,467 --> 00:30:20,400
사우스다코타의 보건부요
역시 사무직으로 시작했어요
344
00:30:21,267 --> 00:30:25,867
당시는 출세가 가능한 시대였죠
전 거기에서 사무원으로 시작했어요
345
00:30:25,867 --> 00:30:29,800
그리고 거기에서 33년 반을 일했죠
346
00:30:30,033 --> 00:30:40,733
그래도 보건부의 인사과장으로 끝났죠
사무장으로 한 달에 250달러를 벌었고요
347
00:30:40,733 --> 00:30:44,367
- 재혼은 하셨나요?
- 그랬죠
348
00:30:44,833 --> 00:30:51,100
- 1955년에 캐롤과 재혼했어요
- 잘하셨네요!
349
00:30:51,100 --> 00:30:56,100
슬하에 자녀가 6명이고요
행복하게 잘 살았어요
350
00:30:56,100 --> 00:30:57,700
정말 잘됐네요
351
00:30:57,700 --> 00:31:02,767
네,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
그런데 그 당시에는 잘 몰랐어요
352
00:31:03,433 --> 00:31:05,533
- 한국에 다시 가보셨나요?
- 아니요
353
00:31:05,533 --> 00:31:06,633
- 가지 않으셨어요?
- 네
354
00:31:06,633 --> 00:31:12,200
-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?
- 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
355
00:31:12,667 --> 00:31:16,633
말씀 좀 해주세요
현재 한국에 대해 알고 계신 점에 대해서요
356
00:31:19,467 --> 00:31:23,433
글쎄요,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
357
00:31:23,433 --> 00:31:27,267
한국, 그러니까 남한 말이죠
358
00:31:27,567 --> 00:31:31,867
몬테 아시죠? 방금 여기 있었던 친구 있잖아요
359
00:31:31,867 --> 00:31:33,933
몬테...
360
00:31:37,033 --> 00:31:38,867
- 몬테 커리 선생님이요
- 커리!
361
00:31:38,867 --> 00:31:40,700
- 제가 그 친구를 알거든요
- 그러세요?
362
00:31:40,700 --> 00:31:44,500
그 친구가 갖고 있던 메달 봤죠?
저도 가지고 있거든요
363
00:31:44,800 --> 00:31:47,000
- 1월에 받으신 거죠?
- 맞아요
364
00:31:47,000 --> 00:31:53,733
기아 자동차도 많이 봤어요
한국에서 만든 거잖아요
365
00:31:55,267 --> 00:32:06,100
한국에서 지내며 밖에 서 있던 어린아이들을 본 기억이 나네요
배는 불룩 튀어나오고 옷은 걸치지도 않던 아이들이요
366
00:32:08,367 --> 00:32:10,500
그런 광경을 많이 봤었죠
367
00:32:10,500 --> 00:32:22,833
- 한국에 대해 또 기억나시는 게 있다면요?
- 장례식을 본 적이 있어요
368
00:32:23,500 --> 00:32:31,267
거기에선 시체를 세우거나 앉혀서
땅에 묻는다던데 사실인가요?
369
00:32:32,167 --> 00:32:35,233
- 한국에서 정말 그렇게 하나요?
- 네? 세운다고요?
370
00:32:35,233 --> 00:32:38,133
- 아니요, 앉힌다고요
- 앉힌다고요? 아니요
371
00:32:38,500 --> 00:32:48,067
그런 얘길 어디서 들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근데 장례식을 봤거든요
장례식 같은데 그들이 지나가고 있었죠
372
00:32:51,633 --> 00:32:57,533
1953년 그리고 1954년 당시 선생님이 기억하시는
한국은 너무나 가난하고 비참했잖아요?
373
00:32:57,558 --> 00:33:01,625
정말 가난하고 처참했죠
가난하고 처참했어요
374
00:33:02,467 --> 00:33:05,833
정말요
375
00:33:06,633 --> 00:33:11,167
지금은 한국이 세계에서 11번째
경제 대국인 걸 알고 계신가요?
376
00:33:11,167 --> 00:33:13,333
- 아니요, 정말인가요?
- 네
377
00:33:14,567 --> 00:33:17,100
- 미국이 첫 번째잖아요?
- 그렇죠
378
00:33:17,100 --> 00:33:24,700
그리고 독일 등이 있고 그런데 저희가
세계에서 11번째 경제 대국이랍니다
379
00:33:24,700 --> 00:33:27,500
혹시 인터뷰를 통해 더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?
380
00:33:29,867 --> 00:33:33,333
아니요, 없는 것 같네요
381
00:33:37,400 --> 00:33:47,367
한국에서 13개월을 지냈고 전 운이 좋았죠
싸울 필요가 없었으니까요
382
00:33:47,367 --> 00:33:57,767
전쟁 중인 가운데서도 전 대우를 정말 잘 받았었죠
제가 맡은 업무 덕분이겠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