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08 --> 00:00:07,408
제 이름은 하워드 L. 발라드입니다
2
00:00:07,433 --> 00:00:12,673
하워드는 에이치(H), 오(O) 더블유(W),
에이(A), 알(R), 디(D)
3
00:00:12,767 --> 00:00:17,667
발라드는 비(B), 에이(A), 엘(L) 엘(L),
에이(A), 알(R), 디(D)입니다
4
00:00:17,667 --> 00:00:20,033
비(B), 에이(A), 엘(L), 엘(L),
에이(A), 알(R), 디(D)요
5
00:00:20,033 --> 00:00:20,700
맞아요
6
00:00:20,800 --> 00:00:29,533
- 생년월일은요?
- 7월 25일이고 1930년에 태어났어요
7
00:00:29,533 --> 00:00:31,867
1930년이요? 태어나신 곳은요?
8
00:00:31,867 --> 00:00:38,367
위스콘신주의 아가일에 있는 농장에서 태어났습니다
위스콘신주의 아가일 외곽이요
9
00:00:38,367 --> 00:00:40,200
- 아가요?
- 아가일이요
10
00:00:40,200 --> 00:00:41,700
철자가 어떻게 되나요?
11
00:00:43,233 --> 00:00:44,533
에이(A)
12
00:00:45,467 --> 00:00:47,233
에이(A), 알(R)
13
00:00:47,667 --> 00:00:48,800
지(G)
14
00:00:48,800 --> 00:00:50,067
지(G), 엘(L), 이(E)에요
15
00:00:50,067 --> 00:00:51,367
그렇군요
16
00:00:52,667 --> 00:00:53,800
아가일이요
17
00:00:53,800 --> 00:00:55,667
- 위스콘신주에 있죠
- 위스콘신주요
18
00:00:55,667 --> 00:00:57,467
농장이요, 거기에서 태어났죠
19
00:00:57,467 --> 00:01:04,167
그렇군요,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20
00:01:04,167 --> 00:01:06,067
- 제 가족이요?
- 네
21
00:01:06,067 --> 00:01:09,700
저희는 7형제였어요
22
00:01:09,700 --> 00:01:11,333
- 선생님 포함해서 7명이요?
- 네
23
00:01:11,333 --> 00:01:12,533
대단하네요
24
00:01:12,533 --> 00:01:15,133
남자 7명에 여자 3명이요
25
00:01:15,133 --> 00:01:16,567
- 10명이요?
- 네
26
00:01:16,567 --> 00:01:20,967
그럼 10남매이신 건가요? 선생님 포함해서요?
27
00:01:20,967 --> 00:01:26,567
아, 그렇네요
그러니까 남자 형제가 7명인 거죠
28
00:01:27,467 --> 00:01:34,533
지금은 저만 살아있고,
남매들 모두 다 세상을 떠났죠
29
00:01:34,533 --> 00:01:39,167
- 부모님께서는 농장 일을 하셨나요?
- 네
30
00:01:39,167 --> 00:01:41,400
- 농장을 가지고 계셨나요?
- 그렇죠
31
00:01:41,400 --> 00:01:43,600
- 어떤 걸 하신 건가요?
- 낙농업이요
32
00:01:43,600 --> 00:01:45,767
낙농업이군요, 그럼 소를 많이 키우셨나요?
33
00:01:45,767 --> 00:01:49,367
아니요, 소가 많진 않았어요
닭은 많았지만요
34
00:01:49,767 --> 00:02:03,567
소는 2마리를 키웠어요
소 젖을 짜면 어머니는 그걸로 버터를 만드셨죠
35
00:02:03,867 --> 00:02:13,800
그리고 우린 항상 소가 낳은 어린 송아지를 돌봤어요
가을에는 그중 하나를 도축해서 그 고기를 먹었어요
36
00:02:13,800 --> 00:02:17,600
어머니는 집에서 온갖 채소도 기르셨고요
37
00:02:17,867 --> 00:02:22,800
- 그럼 대공황 시대에도 별문제가 없었겠네요?
- 글쎄요
38
00:02:22,800 --> 00:02:24,200
음식이 부족한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
39
00:02:24,200 --> 00:02:31,633
부족하거나 한 건 없었지만
부모님이 주신 것이 그다지 좋진 않았어요
40
00:02:31,633 --> 00:02:37,333
어머니께서 셔츠를 만들어주시면
입고 아침에 학교에 갔어요
41
00:02:37,333 --> 00:02:39,333
아,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셨군요
42
00:02:39,333 --> 00:02:44,133
네, 학교에 입고 갈 셔츠는 전부 다요
모두가 입을 수 있도록 만드셨어요
43
00:02:45,067 --> 00:02:45,800
한 사이즈로요
44
00:02:45,800 --> 00:02:48,600
- 한 사이즈인데 다 맞았군요
- 맞아요, 한 사이즈인데 모두 맞았죠
45
00:02:49,567 --> 00:02:52,700
바지도 마찬가지고요
바지도 다 만들어주셨죠
46
00:02:52,700 --> 00:03:01,900
그래서 우린 가능하면 잘라서
꿰매서 맞춰 입었죠
47
00:03:01,900 --> 00:03:04,933
어려운 시기였잖아요?
48
00:03:04,933 --> 00:03:05,867
네?
49
00:03:05,867 --> 00:03:08,800
- 정말 어려운 시기였잖아요
- 힘든 시기였죠
50
00:03:08,800 --> 00:03:10,467
그러니까요, 지금에 비하면...
51
00:03:10,467 --> 00:03:11,833
맞아요
52
00:03:12,500 --> 00:03:19,400
- 무슨 학교를 다니셨나요?
- 로열티 학교라고 교실이 하나밖에 없는 학교였어요
53
00:03:20,500 --> 00:03:24,867
- 그럼 학생이 몇 명이었나요?
- 25명 정도?
54
00:03:24,967 --> 00:03:29,933
- 전부 다른 학년이고요?
- 학년 모두 합해서요, 전 학년이요
55
00:03:29,933 --> 00:03:33,967
- 우리 학년에서는 제가 제일 똑똑했죠
- 대단하네요
56
00:03:33,967 --> 00:03:35,133
사실 저 하나밖에 없었거든요
57
00:03:38,733 --> 00:03:41,267
- 가장 똑똑하셨는데 학년에 유일한 학생이셨군요
- 맞아요
58
00:03:41,267 --> 00:03:43,400
- 재밌는데요?
- 네?
59
00:03:43,400 --> 00:03:45,733
- 선생님이 말씀을 재밌게 하세요
- 그런가요
60
00:03:45,733 --> 00:03:54,000
그럼 한 반에 서로 다른 학년이 모여 공부하는 건데
어땠나요? 서로 다른 학년을 어떻게 가르치죠?
61
00:03:54,000 --> 00:03:58,000
그러니까, 어땠는지 말해줄게요
그 교실에는 심지어 쥐도 있었어요
62
00:03:58,000 --> 00:04:03,467
한 번은 쥐가 제 바지 다리로 뛰어올라왔죠
그리고 셔츠 칼라로 뛰어올랐어요
63
00:04:03,467 --> 00:04:06,300
- 정말인가요?
- 그럼요, 진짜예요
64
00:04:06,300 --> 00:04:08,433
- 정말요?
- 네, 그렇다니까요
65
00:04:08,967 --> 00:04:14,133
완전 실화예요
그때 제가 고작 2학년이었거든요
66
00:04:14,133 --> 00:04:20,200
제 뒤에 있던 학생이 7학년인가 8학년이었는데
그 친구가 그 쥐를 밟아 죽였어요
67
00:04:20,200 --> 00:04:21,833
아이고!
68
00:04:21,833 --> 00:04:27,633
저는 동창회에 참석하러 매번
위스콘신주의 블랜차드빌에 가거든요
69
00:04:27,633 --> 00:04:40,800
몇 년 전에 걸어 들어가는데 저보다 나이가
더 많은 여성이 제가 누군지 알아보겠다며 말을 걸더군요
70
00:04:40,800 --> 00:04:42,667
저를 어떻게 아는지 물으니
71
00:04:42,667 --> 00:04:47,933
바지 다리로 쥐가 뛰어올라갔던 친구지 않냐며
저를 그렇게 기억하고 있더라고요
72
00:04:48,200 --> 00:04:52,400
- 그럼 고등학교는 언제 졸업하셨죠?
- 유감스럽게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진 않았어요
73
00:04:52,400 --> 00:04:53,400
졸업하지 않으셨군요
74
00:04:53,400 --> 00:04:58,000
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죠
어머니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고
75
00:04:58,467 --> 00:05:02,000
저희에게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고 하셨죠
그래서 나가서 일을 했죠
76
00:05:02,000 --> 00:05:03,333
무슨 일을 하셨나요?
77
00:05:03,333 --> 00:05:12,533
큰형이 벨 전화 회사 현장 관리자였어요
청소 담당이었죠
78
00:05:12,533 --> 00:05:18,867
하루는 형이 나무에 올라갈 수 있는지 물어봐서
당연히 올라갈 수 있다고 했죠
79
00:05:19,367 --> 00:05:23,300
그래서 저랑 또 다른 형이랑 같이 일했어요
80
00:05:23,300 --> 00:05:26,333
우린 돈을 벌어 어머니께 드렸고
그렇게 경제적으로 보탬이 됐죠
81
00:05:26,333 --> 00:05:28,167
당시 얼마나 받으셨나요?
82
00:05:28,167 --> 00:05:32,767
그러니까 1달러도 안 됐죠, 그렇게 기억해요
83
00:05:32,767 --> 00:05:35,400
하루에 1달러 미만이요?
84
00:05:35,400 --> 00:05:40,100
- 아, 일당을 물어본 거였나요?
- 네
85
00:05:41,400 --> 00:05:43,033
확실히는 모르겠네요
86
00:05:43,033 --> 00:05:44,833
그럼 월급은요? 월급은 얼마나 받으셨나요?
87
00:05:44,833 --> 00:05:48,400
- 얼마나 됐나요?
- 그것도 기억나지 않네요
88
00:05:48,400 --> 00:05:53,033
대충 어림짐작으로요
어느 정도였나요? 10달러요?
89
00:05:54,567 --> 00:05:59,300
그러니까... 정말 기억이 나질 않네요
90
00:05:59,300 --> 00:06:01,833
보다시피 전 상이용사거든요
91
00:06:02,867 --> 00:06:04,700
그렇군요, 신경 쓰지 마세요
92
00:06:04,700 --> 00:06:09,000
- 그럼 군대는 언제 지원하셨나요?
- 17살 때요
93
00:06:09,433 --> 00:06:12,633
- 그게 1947년인가요?
- 1947년이죠
94
00:06:12,633 --> 00:06:15,800
- 1947년에 육군에 입대하셨군요?
- 맞습니다
95
00:06:15,800 --> 00:06:19,200
- 지원병이셨나요?
- 네, 그랬죠
96
00:06:19,200 --> 00:06:21,467
그리고 기초 훈련은 어디에서 받으셨어요?
97
00:06:21,467 --> 00:06:27,500
- 기초 훈련이라면 켄터키주의 포트 녹스(Fort Knox)에서요
- 켄터키주의 포트 녹스요
98
00:06:27,500 --> 00:06:31,667
그럼 군사 특기(MOS)는요? 소총수였나요?
99
00:06:31,667 --> 00:06:36,733
소총수요, 제 MOS는 531, 아니 521이었어요
100
00:06:36,733 --> 00:06:39,100
보병 기초 훈련이었죠
101
00:06:40,067 --> 00:06:47,533
켄터키주 포트 녹스에 있는 제3기갑사단이요
거기에서 기초 훈련을 받았죠
102
00:06:47,533 --> 00:06:53,667
그럼 실제 무슨 일을 하셨고
한국으로 언제 떠나셨나요?
103
00:06:54,833 --> 00:07:02,900
기초훈련을 받은 직후 그러니까 13주간
기초 훈련을 받았고 그다음에 한국으로 갔어요
104
00:07:02,900 --> 00:07:05,633
1948년 한국에 상륙했죠
105
00:07:06,367 --> 00:07:09,100
그럼 6·25전쟁 발발 전에 한국에 계셨네요?
106
00:07:09,100 --> 00:07:13,233
6·25전쟁 이전에 한국에 있었고
6·25전쟁 중에도 있었고요
107
00:07:13,667 --> 00:07:19,133
그럼 1948년에 한국으로 바로 가신 건가요
아니면 일본을 경유하셨나요?
108
00:07:19,133 --> 00:07:25,300
아니요, 곧장 한국으로 갔어요
서울에 주둔하고 있었죠
109
00:07:25,300 --> 00:07:26,867
서울이요!
110
00:07:26,867 --> 00:07:32,833
1948년 당시 어디에서 떠나신 건가요?
그러니까 어디에서 출발하셨나요?
111
00:07:32,833 --> 00:07:36,400
- 샌프란시스코요
- 몇 명이었죠?
112
00:07:37,467 --> 00:07:40,667
- 몇 명이라뇨?
- 함선 내 병사들이요
113
00:07:40,667 --> 00:07:45,333
아, 모르겠어요
한 3천 명 정도였을 거예요
114
00:07:45,633 --> 00:07:48,267
그럼 소속 부대는요? 사단은요?
115
00:07:48,667 --> 00:07:52,667
그러니까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진 부대가 없었죠
116
00:07:52,933 --> 00:07:57,600
- 무슨 부대였나요?
- 부대가, 그러니까 저는 제57야전포병대대였어요
117
00:07:57,600 --> 00:08:04,033
- 제57이요?
- 야전포병대대라면 제7사단 소속이네요
118
00:08:05,267 --> 00:08:06,600
그렇죠
119
00:08:08,933 --> 00:08:17,367
그럼 1948년 보셨던 한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어디로 도착하셨나요? 부산이었나요?
120
00:08:17,367 --> 00:08:22,633
맞아요, 우린 그때 서울로 가는
군용 열차를 탔어요
121
00:08:22,967 --> 00:08:29,300
그럼 그 얘기 좀 해주세요
당시 보셨던 한국에 대해서 기억나는 대로요
122
00:08:29,433 --> 00:08:31,833
그러니까 자세하게 부탁드립니다
123
00:08:31,833 --> 00:08:36,400
사람들, 집, 건물, 거리 등
뭐든지 말씀해 주세요
124
00:08:36,400 --> 00:08:42,400
고속도로는 없었어요, 전혀요
그러니까 아스팔트 도로가 없었죠
125
00:08:42,633 --> 00:08:45,933
그리고 하수 처리 시스템도 없었고요
126
00:08:46,267 --> 00:08:50,100
모든 곳이 출입금지였어요
한 군데만 빼고요
127
00:08:50,100 --> 00:08:53,567
PX로 가는 메인 도로는 예외였죠
거기에서 식량을 얻었으니까요
128
00:08:54,300 --> 00:09:01,767
그리고 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
어떤 식당이든 들어가지 못하게 했어요
129
00:09:02,200 --> 00:09:08,233
이유는 모르겠어요
군에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죠
130
00:09:08,233 --> 00:09:10,233
그냥 다 출입금지였어요
131
00:09:10,233 --> 00:09:14,067
그러면 하수 처리 시스템이 없어서
악취가 심했겠네요
132
00:09:14,067 --> 00:09:15,367
허니 왜건(honey wagon)이 뭔지 아나요?
133
00:09:15,367 --> 00:09:17,067
- 네? 그게 뭐죠?
- 그게 정말 많았어요
134
00:09:17,067 --> 00:09:18,467
설명 부탁드릴게요
135
00:09:18,492 --> 00:09:26,658
허니 왜건이 뭐냐면 인분을 담는
분뇨 운반차예요, 거기에 분뇨를 실어요
136
00:09:27,000 --> 00:09:30,667
심지어 우리 막사에서도 말이죠
137
00:09:30,667 --> 00:09:37,067
큰 50갤런짜리 통들이 있었는데
그 운반차에 부어서 싣고는 밭으로 가져갔어요
138
00:09:37,200 --> 00:09:47,600
그리고 땅속에 큰 구멍을 파서 거기에 묻었죠
그리고 농작물이 자랄 때 그걸 밭에다 놓는 거죠
139
00:09:47,600 --> 00:09:51,333
- 비료로 말이죠
- 비료요, 바로 그거였어요
140
00:09:51,333 --> 00:09:53,867
- 냄새가 심했겠네요?
- 고약했죠
141
00:09:54,100 --> 00:09:58,167
사람들은요? 다들 사는 형편이
좋았나요, 나빴나요?
142
00:09:58,900 --> 00:10:02,400
잘 사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아요, 정말로요
143
00:10:02,400 --> 00:10:05,800
잘 사는 사람은 잘 살았는데 많진 않았어요
144
00:10:05,800 --> 00:10:09,000
- 보통은 다 가난했죠?
- 가난했죠, 정말 가난했죠
145
00:10:09,000 --> 00:10:10,967
가진 게 별로 없었어요
146
00:10:10,967 --> 00:10:12,867
얘기하나 해줄게요
147
00:10:13,900 --> 00:10:15,733
전 교육을 시키고 있었어요
148
00:10:15,733 --> 00:10:27,633
그러니까 저는 한 12명 정도 포병대 장교가 될
남한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있었죠
149
00:10:27,633 --> 00:10:36,100
그리고 FDC 즉, 사격지휘소에 사격 명령을
보내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어요
150
00:10:36,100 --> 00:10:45,067
그리고 그들은 장교가 되는 거죠
그래서 매일 아침 저는 그 고지 위로 올라갔어요
151
00:10:45,067 --> 00:10:47,400
당시 저는 고작 18살이었죠
152
00:10:48,033 --> 00:10:57,700
그리고 거기에 준장이 한 명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
그는 당시 유일한 한국 육군 장교였죠
153
00:10:57,700 --> 00:10:58,633
한국인이요?
154
00:10:58,633 --> 00:11:03,233
한국인 중에서요, 그는 한국에 있는,
그러니까 그땐 한국에 육군이 없었어요
155
00:11:03,433 --> 00:11:11,800
왜냐하면 약 40년간 일본의 통치를 받고 있었거든요
그래서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을 좋아하지 않았죠
156
00:11:11,800 --> 00:11:19,467
일본인들이 그들을 제대로 대우하지도 않았고요
가치 있는 건 다 약탈해서 일본으로 가져갔잖아요
157
00:11:19,467 --> 00:11:22,433
그러니 싫어들 하죠
뭐 제가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
158
00:11:22,433 --> 00:11:31,233
어쨌든, 그들은 제게 경례를 해야 했어요
매일 아침 고지로 걸어 올라가면 제게 경례를 했죠
159
00:11:31,500 --> 00:11:36,267
그러니까 그날 아침 거기 있던 병사 중
한 명이 제게 경례를 하지 않았어요
160
00:11:36,267 --> 00:11:40,833
그리고 그 모습을 본 그 준장이 그 친구에게
거기 벽돌공장 주위를 돌게 했어요
161
00:11:40,833 --> 00:11:43,433
배낭을 메고요, 쓰러질 때까지 말이죠
162
00:11:43,700 --> 00:11:45,633
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
163
00:11:45,633 --> 00:11:48,067
그런데 그는 정말 엄격하게 훈육했죠
한국인 준장이요
164
00:11:48,067 --> 00:11:53,967
- 한국인 얘기하시는 거죠?
- 그렇죠
165
00:11:53,967 --> 00:11:55,433
- 한국인 준장이요?
- 네
166
00:11:55,433 --> 00:11:57,667
- 그분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?
- 모르겠어요
167
00:11:57,667 --> 00:12:04,467
그런데 집에 큰 패를 제가 갖고 있는데
그 준장 이름이 그 종이에 적혀 있어요
168
00:12:04,467 --> 00:12:06,533
훈련이 끝난 뒤 받았거든요
169
00:12:06,533 --> 00:12:09,633
백선엽인가요? 백이요
170
00:12:10,133 --> 00:12:12,767
- 그러니까 성이 백씨인가요?
- 맞는 것 같네요!
171
00:12:12,767 --> 00:12:18,667
어찌 됐든 당시 한국은 너무 비참했죠
172
00:12:18,967 --> 00:12:21,500
어떻게 됐나요? 어디에서 지내셨나요?
173
00:12:21,500 --> 00:12:23,767
- 전 막사에서 지냈어요
- 서울에요?
174
00:12:23,767 --> 00:12:26,667
그렇죠, 서울에 막사가 있었거든요
175
00:12:27,433 --> 00:12:31,433
그럼 거기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?
한국인들을 훈련시키셨나요?
176
00:12:31,433 --> 00:12:40,300
저는 한국인 그러니까 장교 훈련을 시켰죠
그들은 아직 장교가 아니었고요
177
00:12:40,300 --> 00:12:47,000
그런데 그들은 그러니까 그때 제가 그들을 포격 훈련장으로
데리고 가서 직접 포격법을 가르쳐줬어요
178
00:12:47,000 --> 00:12:52,933
그렇게 그들은 105mm 곡사포를 가지고
직접 포격하는 방법을 배웠죠
179
00:12:53,333 --> 00:12:56,467
그게 제가 했던 일입니다
검열을 받을 필요가 없었죠
180
00:12:56,467 --> 00:13:02,267
원할 때 식당에 갈 수 있었던 건
정말이지 진짜 좋았던 것 같아요
181
00:13:02,267 --> 00:13:04,567
당시 봉급은 얼마나 받으셨어요?
182
00:13:04,800 --> 00:13:08,833
그러니까 제가 군에 입대할 당시에는
한 달에 75달러였죠
183
00:13:08,833 --> 00:13:20,700
그런데 그 할당량 수표를 받아서
집에 있는 어머니께 보내드렸죠
184
00:13:21,094 --> 00:13:25,867
그러면 그걸로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거죠
185
00:13:26,000 --> 00:13:31,567
그리고 전 13달러 50센트만 인출했어요
186
00:13:31,767 --> 00:13:34,200
- 서울에 PX가 있었나요?
- 그럼요
187
00:13:34,200 --> 00:13:36,467
그런데 필요가 없었어요
돈이 필요가 없었죠
188
00:13:36,467 --> 00:13:40,500
돈이 필요가 없었어요
뭐든지 다 보급받았으니까요
189
00:13:40,500 --> 00:13:45,900
- 당시 알고 지낸 한국인이 있으신가요?
- 몇 명 알게 됐죠
190
00:13:46,133 --> 00:13:51,200
한 친구를 알게 됐는데
제가 장교 훈련을 시켰던 친구죠
191
00:13:51,667 --> 00:13:56,333
그 친구는 아내가 둘이라더군요
192
00:13:57,867 --> 00:14:05,867
그 친구에게 어떻게 둘을 챙기냐며
나는 한 명도 못 챙기겠는데 둘은 불가능하다고 했죠
193
00:14:05,867 --> 00:14:23,400
그 친구는 땅을 1.5에이커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
농부에게 돼지 한 마리를 줄 수 있다고 했어요
194
00:14:23,400 --> 00:14:27,333
그 딸을 데려오려고요
195
00:14:28,233 --> 00:14:38,000
그래서 그 딸을 2주간 데리고 있다가 싫어지고 잘 지낼 수 없다면
여자를 데리고 가서 돼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
196
00:14:38,000 --> 00:14:39,433
아이고
197
00:14:41,033 --> 00:14:43,433
- 정말인가요?
- 그럼요
198
00:14:43,433 --> 00:14:48,967
어떻게 그런 일이...
그게 당시 한국의 모습이군요
199
00:14:48,967 --> 00:14:51,033
그럼 한국에서 언제 떠나셨나요?
200
00:14:51,033 --> 00:14:56,533
당시 한국 대통령이 이승만 대통령이었죠
이승만 대통령이요
201
00:14:56,533 --> 00:15:00,367
맞아요, 1948년에 이승만 대통령이 당선됐거든요
202
00:15:00,367 --> 00:15:07,033
그래서 1949년 전반기에 그는 모두 내보내고 싶어 했어요
모든 병사를 한국에서 내보내려고 했죠
203
00:15:07,033 --> 00:15:15,000
그는 제7사단을 일본의 홋카이도로 보냈고
그래서 우린 바다로 나갔어요
204
00:15:15,000 --> 00:15:17,133
어디로 가는지도 몰랐죠
205
00:15:17,367 --> 00:15:21,767
그런데 결국 아침이 됐고
군에서도 아무 말이 없었죠
206
00:15:21,767 --> 00:15:26,500
- 그럼 홋카이도로 가셨군요
- 저는 하와이로 갔어요
207
00:15:28,433 --> 00:15:31,700
하와이의 스코필드 막사로 갔어요
208
00:15:31,700 --> 00:15:33,633
멋지네요
209
00:15:33,633 --> 00:15:38,267
아름다웠어요
참 아름다운 곳이었죠
210
00:15:39,267 --> 00:15:40,733
그렇죠! 그럼 거기에서 지내셨나요?
211
00:15:40,733 --> 00:15:47,500
거기에서 지내면서 다시 자원했어요
거기 있는 동안요
212
00:15:47,500 --> 00:15:51,267
그래서 1년 동안 지낼 수 있었죠
213
00:15:51,500 --> 00:15:54,867
다시 자원하지 않았다면
한국에 다시 갈 수 없었겠죠
214
00:15:54,867 --> 00:15:56,800
한국에서 일어난 그 전쟁 때 말이에요
215
00:15:57,200 --> 00:15:59,167
그럼 언제 다시 한국으로 가셨나요?
216
00:15:59,167 --> 00:16:03,600
그게, 전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
제대 명령서를 가지고요
217
00:16:04,067 --> 00:16:13,567
태평양에 있었는데 스피커를 통해서
6·25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죠
218
00:16:13,567 --> 00:16:25,867
인민군이 38선을 넘어왔고 전쟁이 일어났다고요
219
00:16:26,867 --> 00:16:33,133
그런데 알다시피
사실 전쟁을 일으킨 건 그들이 아니었죠
220
00:16:33,667 --> 00:16:34,500
맞습니다
221
00:16:34,500 --> 00:16:36,933
누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생각하나요?
222
00:16:37,500 --> 00:16:38,467
북한이요
223
00:16:38,467 --> 00:16:39,933
아니에요, 그들이 아니었어요
224
00:16:39,933 --> 00:16:42,700
- 무슨 말씀이죠?
- 그들이 아니었어요
225
00:16:42,700 --> 00:16:45,500
- 그들은 러시아의 승인을 받아야 했거든요
- 그렇죠
226
00:16:45,500 --> 00:16:48,333
러시아는 오랫동안 승인을 내리지 않았어요
227
00:16:48,333 --> 00:16:55,633
결국 러시아에서 전차와 탄약을 보급하겠지만
북한보고 알아서 싸워야 한다고 했던 거죠
228
00:16:55,633 --> 00:16:58,067
그들은 한국을 하나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
229
00:16:59,000 --> 00:17:03,433
러시아에서 승인하지 않았다면
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
230
00:17:03,433 --> 00:17:04,700
그렇네요
231
00:17:05,600 --> 00:17:06,533
그런 식으로요
232
00:17:06,533 --> 00:17:09,800
-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?
- 그러니까 알고 있었어요!
233
00:17:09,967 --> 00:17:11,033
어떻게요? 어떻게 아셨어요?
234
00:17:11,033 --> 00:17:13,733
러시아에서 모든 공산주의 국가를
통제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
235
00:17:13,733 --> 00:17:16,600
- 그건 어떻게 아셨죠?
- 다 그런 거죠
236
00:17:16,600 --> 00:17:23,967
그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
태평양에 계셨다는 거죠?
237
00:17:23,967 --> 00:17:26,067
- 그리고 전쟁이 발발한 걸 아셨고요
- 그렇죠
238
00:17:26,067 --> 00:17:27,400
그래서 어떻게 됐나요?
239
00:17:27,400 --> 00:17:32,000
- 그래서 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이라고 했어요
- 그리고요?
240
00:17:32,000 --> 00:17:37,200
그리고 제4보충대가 거기에 있었는데
그들이 저를 재배정하려고 했어요
241
00:17:37,300 --> 00:17:45,700
그리고 제가 거기로 들어갈 때 제 이름과 일련번호
그리고 MOS를 물어보길래, MOS는 521이라고 했어요
242
00:17:45,900 --> 00:17:53,033
그랬더니 맞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
그렇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고요
243
00:17:53,033 --> 00:18:00,000
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
그런데 그들 말이, 제가 지금 한국으로 가고 있다는 거예요
244
00:18:00,933 --> 00:18:11,067
그렇게 워싱턴, 그러니까 워싱턴주의
시애틀에 제2보병사단이 있었는데
245
00:18:11,067 --> 00:18:16,267
그들은 한국으로 돌아갈
훈련을 받고 있었던 거죠
246
00:18:16,267 --> 00:18:19,000
- 워싱턴주 시애틀을 말씀하시는 거죠?
- 맞아요
247
00:18:19,000 --> 00:18:23,000
워싱턴주 시애틀이요
그들은 저를 한국으로 돌려보내려고 훈련을 시켰어요
248
00:18:24,033 --> 00:18:32,633
그래서 본부로 가서 가방을 내려놨더니 대위가 절 쳐다보며
복무한 지 얼마나 됐냐고 물어보는 거예요
249
00:18:32,633 --> 00:18:35,467
그래서 3년 됐다고 했죠
250
00:18:36,433 --> 00:18:42,433
그랬더니 그는 저에게 맞는 일이 있다며
제2분대를 맡으라고 하는 거예요
251
00:18:43,700 --> 00:18:47,500
그러더니 계급장을 차라고 하고는
저를 상병으로 진급시켰어요
252
00:18:47,500 --> 00:18:53,733
그래서 저는 아침까지 그 상병 계급장을 갖고 있다가
제 병영으로 돌아가 군복에 달았어요
253
00:18:53,733 --> 00:18:58,133
그리고 제2분대를 맡았죠
그들은 하나같이 어린 친구들이었죠
254
00:18:58,133 --> 00:19:02,500
저는 나이가 든 축에 속했어요
당시 20살이었는데 말이죠
255
00:19:02,500 --> 00:19:06,600
그럼 제2사단에 재배치되셨고
거기에서 분대장이 되신 거네요
256
00:19:06,600 --> 00:19:07,500
그렇죠
257
00:19:08,967 --> 00:19:14,233
- 그럼 거기에서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
- 한 3개월간 훈련을 받았어요
258
00:19:14,667 --> 00:19:18,167
전투 훈련이요
259
00:19:18,167 --> 00:19:26,067
개머리판으로 사람을 제압하는 방법이나
공격에서 살아나는 방법이요
260
00:19:26,533 --> 00:19:34,867
그리고 상륙했어요, 돌아갔죠
우리 사단 전체 그러니까 제2보병사단이요
261
00:19:34,867 --> 00:19:38,167
그렇게 해서 부산에 상륙했어요
262
00:19:38,433 --> 00:19:41,300
그들은 거기를 부산 경계(낙동강 방어선)라고 불렀어요
263
00:19:41,633 --> 00:19:47,867
거기에 상륙했고...
그때가 1950년 8월... 1, 2일쯤이었죠
264
00:19:47,867 --> 00:19:48,767
네?
265
00:19:48,767 --> 00:19:50,000
1950년이요
266
00:19:50,000 --> 00:19:52,800
그리고 8월 2일이나 3일이었고요
267
00:19:52,800 --> 00:19:56,233
1950년 8월이고요
268
00:19:56,233 --> 00:20:05,533
그리고 당시 인민군은 부산에서 고작
56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
269
00:20:05,867 --> 00:20:12,433
당시에, 우린 밤에 들어갔어요
270
00:20:12,433 --> 00:20:19,867
우리 사단 전체가 거기로 들어가는 걸
그들은 몰랐던 것 같아요, 그들은 몰랐죠
271
00:20:20,467 --> 00:20:30,867
그런데 다음 날 아침 동이 트자
인민군들 뒤로 제82공수부대를 내려보냈죠
272
00:20:30,867 --> 00:20:36,333
그래서 그들은 제2사단과
제82공수부대 사이에 포위된 거예요
273
00:20:36,333 --> 00:20:40,700
그렇게 그들은 어디로도 빠져나갈 수 없었고
3일간 살육이 벌어졌죠
274
00:20:41,367 --> 00:20:45,867
그러니까 우리 보병들이 아주 많이 죽었어요
275
00:20:45,867 --> 00:20:47,367
- 거기에 계셨던 거죠?
- 그럼요
276
00:20:47,367 --> 00:20:49,400
- 거기에서 싸우셨고요?
- 네
277
00:20:49,400 --> 00:20:54,500
어떤 상황이었나요? 그러니까 죽을까 봐
두려우셨나요? 어땠나요?
278
00:20:55,700 --> 00:20:58,767
죽을까 봐 두려웠던 것 같아요, 그랬죠
279
00:20:58,767 --> 00:21:03,000
모두 두려워했어요, 어렸으니까요
우리 모두 어렸잖아요
280
00:21:03,133 --> 00:21:05,733
당시 전 20살이었고요
281
00:21:05,733 --> 00:21:11,567
당연히 무서웠죠
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잖아요
282
00:21:11,567 --> 00:21:14,267
전 박격포 담당이었어요
박격포 분대를 맡고 있었죠
283
00:21:14,733 --> 00:21:17,300
- 거기에서 많은 사람이 죽는 걸 보셨나요?
- 그럼요
284
00:21:17,300 --> 00:21:19,367
- 바로 눈앞에서 죽는 사람들을 보셨군요
- 네
285
00:21:19,367 --> 00:21:21,333
어떠셨나요?
286
00:21:21,433 --> 00:21:27,767
무서웠어요
인민군들은 그 시체를 수습하지도 않았죠
287
00:21:28,767 --> 00:21:32,100
도대체 왜 그곳에 있는 건지
하는 생각을 하셨나요?
288
00:21:32,100 --> 00:21:34,533
그럼요, 여러 번 생각했죠
289
00:21:34,533 --> 00:21:39,833
하지만 전 우리 정부에서 거기로 보냈으니
싸우리라 한 거죠
290
00:21:39,833 --> 00:21:46,400
거기에서 죽는 사람들을 몇 명이나 보셨나요?
당연히 너무 많아 셀 수 없을 정도였나요?
291
00:21:46,833 --> 00:21:48,000
그 이상이었죠
292
00:21:48,967 --> 00:21:55,333
인민군이 남한 마을로 쳐들어왔을 때
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?
293
00:21:55,333 --> 00:22:00,300
모든 사람을 닥치는 대로 죽였어요
그리고 고지로 시체를 끌고 가서 거기에 두고 갔죠
294
00:22:00,667 --> 00:22:02,367
끔찍했어요
295
00:22:04,300 --> 00:22:05,433
알고 있습니다
296
00:22:07,100 --> 00:22:09,133
이 모든 걸 겪으셨군요?
297
00:22:09,667 --> 00:22:11,033
그랬죠
298
00:22:13,967 --> 00:22:18,700
빨리 철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
299
00:22:19,400 --> 00:22:24,833
20년 전만 해도 이런 얘기를 할 수 없었어요
300
00:22:24,833 --> 00:22:32,933
그런데 록 밸리 칼리지에서 몇 번 얘기할
기회가 있었고 점점 더 나아지는 것 같아요
301
00:22:33,533 --> 00:22:35,767
PTSD(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)를 겪고 계신가요?
302
00:22:36,133 --> 00:22:38,533
- 뭐를요?
- PTSD요?
303
00:22:38,700 --> 00:22:42,567
처음 돌아왔을 때 겪었죠
304
00:22:42,867 --> 00:22:44,667
맞아요, 겪었어요
305
00:22:44,667 --> 00:22:46,933
아직도 꿈속에서 갑자기 나타나거나 그러시나요?
306
00:22:46,933 --> 00:22:56,433
이제는 안 그래요
가끔 꿈을 꾸긴 하는데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
307
00:22:57,567 --> 00:23:01,100
지금은 그래요
308
00:23:02,500 --> 00:23:07,100
그렇게 잔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으신 것에
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
309
00:23:07,100 --> 00:23:08,433
어떻게 살아남았냐고요?
310
00:23:08,433 --> 00:23:11,733
네, 그러니까 살아남으신 것에
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
311
00:23:14,167 --> 00:23:18,933
그러니까, 사실 전 다시 파병되지
말았어야 했어요, 전방으로요
312
00:23:18,933 --> 00:23:21,500
보세요, 지뢰에 맞았거든요
313
00:23:21,500 --> 00:23:27,633
- 언제요?
- 1951년에요, 지뢰에 당했어요
314
00:23:27,633 --> 00:23:30,900
어디에 계셨나요?
부산 이후에 어디로 가셨죠?
315
00:23:30,900 --> 00:23:33,133
압록강으로 갔어요
316
00:23:33,500 --> 00:23:39,733
그럼 인천상륙작전에는 투입되지 않으셨고
그냥 북쪽으로 진군하셨군요?
317
00:23:39,733 --> 00:23:47,633
우린 북쪽으로 진군했어요
우린 평양으로 갔고 압록강으로 올라갔죠
318
00:23:47,633 --> 00:23:54,367
그러면 평양에 들어가셨을 때
얘기 좀 해주세요, 그게 언제였나요?
319
00:23:56,167 --> 00:23:58,433
언제 평양으로 들어가셨나요?
320
00:23:58,433 --> 00:24:08,500
그래요, 그게 그러니까 11월이었어요
그쯤이었던 것 같아요
321
00:24:08,500 --> 00:24:09,600
10월인 거죠? 10월 말이었나요?
322
00:24:09,600 --> 00:24:12,900
당시 추수감사절쯤이었던 것 같네요
323
00:24:12,900 --> 00:24:16,067
- 추수감사절이요?
- 1950년이요
324
00:24:16,067 --> 00:24:21,300
그러면 평양에 들어가실 때
당시 전투는 어땠나요?
325
00:24:22,300 --> 00:24:30,933
적군이 득달같이 공격했어요
거기에 과학자들이 많았거든요
326
00:24:30,933 --> 00:24:34,967
그들은 우리가 백인 러시아인을 잡았다고 했어요
327
00:24:36,033 --> 00:24:40,600
- 그러면 인민군의 저항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겠네요?
- 그렇죠
328
00:24:40,600 --> 00:24:57,100
그런데 그들이 명석한 게, 중국군이 들어왔잖아요
인민군이 중국과 몽골로 들어갔었죠
329
00:24:57,700 --> 00:25:08,767
그러니 우리 장군이 말했죠, 그러니까
맥아더 장군이 전쟁이 끝났다고 했어요
330
00:25:09,067 --> 00:25:17,467
1주일 반이 넘게 저항 세력이 없었거든요
그래서 우리는 계속 저항 공격을 받지 않고 이동했어요
331
00:25:17,467 --> 00:25:20,200
- 그래서 당시 승리했다고 생각하셨겠네요?
- 그렇죠
332
00:25:20,200 --> 00:25:22,333
하지만 속임수였죠
333
00:25:22,333 --> 00:25:27,100
그리고 맥아더 장군이 병사들에게
이번 성탄절은 집에서 보내게 될 거라고 했잖아요
334
00:25:27,100 --> 00:25:28,733
맞아요, 그랬어요
335
00:25:28,733 --> 00:25:38,300
그래서 방한복도 제공받지 않았죠
그래서 우린 겨울 내내 여름옷을 입어야 했어요
336
00:25:38,300 --> 00:25:40,600
- 그럼 압록강을 보셨나요?
- 그랬죠
337
00:25:40,600 --> 00:25:43,867
- 크기가 어느 정도 되나요?
- 꽤 컸어요
338
00:25:43,867 --> 00:25:48,800
강이 얼어 있었고
그들이 언 강을 건너오고 있었죠
339
00:25:48,800 --> 00:25:53,767
우리 트루먼 대통령, 아니 맥아더 장군은
그 얼음을 폭파하려고 했어요
340
00:25:54,200 --> 00:26:00,100
그런데 트루먼 대통령은 그 얼음을 폭파할 수 없다고 했죠
그렇게 하면 중국에서 바로 전쟁에 돌입할 거라고요
341
00:26:00,100 --> 00:26:02,700
- 중국군은 이미 거기에 있었는데 말이죠
- 이미 거기에 있던 거군요
342
00:26:02,700 --> 00:26:08,467
그들은 영리했어요, 그 중국군이요
여기저기 관측소를 설치해 두었죠
343
00:26:08,467 --> 00:26:11,067
실제로 직접 그들을 보셨나요? 중국군요?
344
00:26:11,067 --> 00:26:12,867
포로도 몇 명 잡았는걸요
345
00:26:12,867 --> 00:26:14,433
- 선생님이요?
- 네
346
00:26:14,433 --> 00:26:17,367
- 직접요?
- 저 혼자서는 아니고요
347
00:26:17,367 --> 00:26:20,400
- 당시 잡힌 중국군을 보셨단 말씀이세요?
- 네
348
00:26:20,400 --> 00:26:23,533
- 그들을 보셨군요
- 잡히는 걸 봤죠
349
00:26:23,533 --> 00:26:25,033
- 직접요?
- 네
350
00:26:25,033 --> 00:26:29,400
- 언제였나요, 11월 초 아니면 10월 말이요?
- 그쯤이요
351
00:26:29,400 --> 00:26:31,500
- 11월이었어요
- 11월이요?
352
00:26:31,500 --> 00:26:34,300
추수감사절쯤이었으니까요
353
00:26:34,300 --> 00:26:37,967
- 그럼 중국군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계셨군요?
- 그럼요
354
00:26:37,967 --> 00:26:41,900
- 그런데 맥아더 장군은 정말 몰랐던 건가요?
- 그들은 중국군이 없다고 했어요
355
00:26:41,900 --> 00:26:44,367
그리고 트루먼 대통령도 그렇게 말했죠
356
00:26:44,367 --> 00:26:49,400
트루먼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어요
참전하는 걸 원치 않았죠
357
00:26:49,600 --> 00:26:51,333
그런데 그들은 이미 그곳에 있었어요
358
00:26:51,333 --> 00:26:57,367
그들은 똑똑했죠
북한 전역에 관측소를 설치했으니까요
359
00:26:57,367 --> 00:27:02,167
그래서 어떻게 됐나요?
그러니까 중국군과 언제 마주치신 건가요?
360
00:27:03,700 --> 00:27:07,033
- 중국군을 언제 뭐라고요?
- 마주치셨냐고요
361
00:27:07,167 --> 00:27:10,467
그러니까 중국군이 언제 공격을 시작했나요?
362
00:27:10,467 --> 00:27:16,000
- 그 얘기 좀 해주세요
- 그러니까, 그래요
363
00:27:16,000 --> 00:27:22,967
저는 분대를 맡고 있었고 한국 병사도 몇 명 데리고 있었어요
충분히 장비를 갖춘 상태였고요
364
00:27:22,967 --> 00:27:28,733
우리 분대에는 한국 병사가 4명이 있었어요
우리 분대 소속 분대예요
365
00:27:28,733 --> 00:27:34,400
9명으로 이뤄진 분대였고
거기에 한국 병사가 4명이었죠
366
00:27:34,400 --> 00:27:38,400
그날은 추수감사절 저녁이었어요
367
00:27:38,933 --> 00:27:40,267
네, 그렇군요
368
00:27:40,833 --> 00:27:49,300
추수감사절이었던 것 같네요
어찌 됐든 우린 고지 위에 있었어요
369
00:27:50,433 --> 00:27:59,467
우리 분대가 이 고지 위에 있었고 그들이 공격을 시작했죠
포탄 공격을 받기 시작했는데
370
00:27:59,467 --> 00:28:03,867
적진에서 오는 포가 아니었어요
우리 쪽에서 오는 거였죠
371
00:28:04,467 --> 00:28:10,467
그래서 전 속으로 생각했죠
그들이 왜 우리 쪽으로 포격을 하는지 말이죠
372
00:28:10,767 --> 00:28:13,633
인이었어요, 백린이요
373
00:28:13,633 --> 00:28:18,000
백린이 뭔지 알죠
백린을 본 적 있나요?
374
00:28:18,000 --> 00:28:21,200
여기에 맞잖아요
그러면 여기 밑으로 나와요
375
00:28:21,200 --> 00:28:24,967
그 불을 끄는 방법은 딱 하나예요
산소를 차단하는 거죠
376
00:28:25,533 --> 00:28:26,733
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
377
00:28:26,733 --> 00:28:37,300
백린탄을 우리에게 쏘아댔어요
날이 어둑해지고 나팔 소리가 들렸죠
378
00:28:37,300 --> 00:28:45,767
알아들을 수 있었죠, 그리고 한국 병사들이
저기 적군이 인민군이 아니라고 말했어요
379
00:28:45,767 --> 00:28:53,933
그래서 그럼 누구냐고 물었더니 중국군이라고 했죠
전 돌아섰고 그들은 우리에게서 도망쳤어요
380
00:28:54,133 --> 00:29:00,167
왜냐하면 그들 역시 어린 친구들이었거든요
그리고 그들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총을 쏘는 거였어요
381
00:29:00,167 --> 00:29:04,700
하지만 전 그렇게 하지 않았죠
그러진 않았어요
382
00:29:04,700 --> 00:29:12,933
그래서 어찌 됐든 그날 밤 2명을 아래로 보냈는데
소통이 되지 않는 게 문제였어요
383
00:29:12,933 --> 00:29:23,733
왜냐하면 우린 유엔군은 호주군, 영국군과 우리 미군이
대다수였는데도 서로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어요
384
00:29:23,733 --> 00:29:29,867
그들은 심지어 자기네 분대와도
잘 연락하지 않았으니까요
385
00:29:30,000 --> 00:29:32,700
왜냐하면 우린 그 고지에 있으면
안 되는 거였더라고요
386
00:29:32,700 --> 00:29:38,600
병사들을 중대로 보냈더니,
우리가 적진에 있다고 알려준 거예요
387
00:29:39,700 --> 00:29:41,633
그게 그들이 우릴 공격한 이유였어요
388
00:29:41,633 --> 00:29:49,200
그들은 그 고지에 우릴 두면 안 되는 거였어요
그래서 두 명을 고지 아래로 내려보내 제1분대에 전달하라고 했죠
389
00:29:49,200 --> 00:29:50,567
우리가 그 위에 있다고요
390
00:29:50,567 --> 00:30:00,367
그들이 50구경 기관총을 가지고 공격하기 시작했고
우리 병사 중 한 명이 다리에 총을 맞았어요
391
00:30:00,700 --> 00:30:08,167
그래서 분대원들에게 여기에서 나가야 한다고 했죠
여기에서 빠져나가야 한다고요
392
00:30:08,642 --> 00:30:17,808
그리고 총에 맞은 친구를 참호 안에 눕혀놓고
나뭇잎이랑 작은 가지들로 덮어줬어요
393
00:30:17,833 --> 00:30:24,733
그리고 지혈대를 묶었죠
그리고 가끔 풀었다가 다시 묶기를 반복하라고 했어요
394
00:30:24,733 --> 00:30:28,033
다시 돌아와서 아침에 데려가겠다고 했죠
약속한다고요
395
00:30:28,033 --> 00:30:31,667
밤만 잘 버티면 돌아와서 데려가겠다고 말했어요
396
00:30:31,867 --> 00:30:41,233
그렇게 밤새 분대원들과 걸어갔고 동이 틀 때까지
걸어서 베이커 중대 아니면 찰리 중대였나
397
00:30:41,233 --> 00:30:49,167
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암튼 둘 중 하나에 도착해서
자초지종을 말했고 그 고지를 반격했죠
398
00:30:49,167 --> 00:30:51,900
그리고 피신시켰던 우리 병사를 찾았어요
그는 살아있었어요
399
00:30:51,900 --> 00:30:57,400
우리가 하라는 대로 아직도 하고 있더라고요
풀었다가 조였다가 말이죠
400
00:30:57,400 --> 00:31:03,667
그때 날이 너무 추운 바람에 그의 다리가
그러니까 피가 굳어버렸더라고요
401
00:31:03,667 --> 00:31:08,300
그래서 피를 많이 흘리지 않았던 거죠
어쨌든 잘된 거였죠
402
00:31:09,300 --> 00:31:13,067
그럼 거기에서 어디로 어떻게 가셨어요?
철수하신 거죠?
403
00:31:13,067 --> 00:31:15,100
- 네?
- 거기에서 철수하신 거죠?
404
00:31:15,100 --> 00:31:26,967
철수하고 압록강으로 갔어요
그러니까 당시 그쪽으로 가는 도로가 너무 좁았어요
405
00:31:26,967 --> 00:31:31,733
차 두 대가 서로 지나갈 수 없었죠
406
00:31:31,733 --> 00:31:37,167
그럼 압록강 근처에 있다가
거기에서 철수하셨다는 거죠?
407
00:31:38,533 --> 00:31:43,700
아니요, 그게 아니라 우린 그 강으로 갔다는 거죠
우린 압록강에 있었어요
408
00:31:43,700 --> 00:31:47,933
중국군이 언 강 위로 건너올 때 말이죠
409
00:31:47,933 --> 00:31:49,067
네, 제가 거기 있었어요
410
00:31:49,067 --> 00:31:51,367
그리고 어디로 가셨나요?
411
00:31:51,700 --> 00:31:57,833
그러니까, 데일리 대령이 기억나는 게
데일리 대령이 도로로 내려와서
412
00:31:57,833 --> 00:32:00,600
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
빠져나가야 한다고 했어요
413
00:32:01,300 --> 00:32:06,900
당시 거기에 있는 병사가 2, 3천 명 정도 됐거든요
전투할 준비가 되어 있었죠
414
00:32:06,900 --> 00:32:09,200
우린 거기 산을 등지고 있었어요
415
00:32:09,933 --> 00:32:17,467
그런데 제가 저희 분대 병사들을 한데 모아 그들에게 말했어요
어떻게 하고 싶은지, 여기에서 죽고 싶은지 아닌지 말이죠
416
00:32:17,467 --> 00:32:20,800
어쨌든 적군이 밑에서 기관총을 설치해 두고 있었으니
우린 빠져나갈 수도 없었어요
417
00:32:20,800 --> 00:32:21,733
그들은 영리했죠
418
00:32:21,733 --> 00:32:26,433
우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는데
같은 길로 나가야 했으니까요
419
00:32:26,433 --> 00:32:32,900
그런데 그들에겐 더 큰 기관총이 있었고
거기에서 진을 치고 있었으니
420
00:32:32,900 --> 00:32:37,733
선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
우리 모두 다 죽을 판이었죠
421
00:32:38,667 --> 00:32:46,033
저는 병사들에게 거기에 머무르고 있느니
기관총 진지 쪽으로 뛰어내려 가는 게 더 낫겠다고 했어요
422
00:32:46,633 --> 00:32:54,667
그리고 근데 믿을지 모르겠는데 다들 제가
그 얘길 할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요
423
00:32:54,667 --> 00:33:04,133
우린 3/4톤 트럭을 가지고 거기를 지나갔어요
탄약은 우리 뒤에 있는 트레일러에 있었죠
424
00:33:04,133 --> 00:33:09,133
그리고 거기에 우리가 같이 있었고요
그렇게 우린 거길 통과했어요
425
00:33:09,133 --> 00:33:11,433
- 아, 끝내야 하나요?
- 아니요, 계속 말씀하세요
426
00:33:11,433 --> 00:33:19,600
우리가 했던 건 우린 그 길로 걸어 내려갔어요
그런데 우릴 향해 총알 한 발 날아오지 않았죠
427
00:33:19,600 --> 00:33:25,200
그 기관총 진지를 통과해 걸어가고 있었는데
한 발도 날아오지 않은 겁니다
428
00:33:25,400 --> 00:33:28,233
그날 밤 65km를 이동했죠
429
00:33:30,900 --> 00:33:34,267
- 어디로요?
- 그냥 도로를 따라간 거죠
430
00:33:34,267 --> 00:33:39,700
어디로 간 건지는 모르겠네요
어디에서 멈췄는지도 모르겠지만, 멈춰서 낮잠을 잤어요
431
00:33:40,833 --> 00:33:45,800
그러니까 우리 중에 낮잠을 자는 친구들도 있었고
자지 않는 친구들도 있었죠
432
00:33:45,800 --> 00:33:48,333
그럼 서울로 다시 내려오셨군요?
433
00:33:48,333 --> 00:33:52,367
그러니까 우린 그쪽으로 가고 있긴 했는데
결국 가진 못했어요
434
00:33:52,367 --> 00:33:54,033
그럼 어디로 가신 건가요?
435
00:33:54,033 --> 00:33:57,300
우린 갈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갔는데
누군가가 우릴 멈춰 세웠죠
436
00:33:57,300 --> 00:34:02,533
110km 정도 걸어갔는데 거기에 있던
헌병들이 우릴 멈춰 세웠어요
437
00:34:02,967 --> 00:34:09,300
우릴 멈춰 세웠고 우릴 큰 공터로 데려갔어요
더 이상 가지 못하게 했죠
438
00:34:11,433 --> 00:34:20,133
- 그럼 언제 한국을 떠나신 거죠?
- 1950년에 한국을 떠났어요
439
00:34:21,600 --> 00:34:27,967
그러니까 1951년 후반이었던 것 같네요
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가 맞는 것 같아요
440
00:34:28,100 --> 00:34:36,700
그럼 당시에는 어디 계셨어요?
북한에서 철수한 뒤 어디로 재배치되셨나요?
441
00:34:41,367 --> 00:34:52,033
그러니까, 우린 38선 아래 있었어요
그 어디쯤에요
442
00:34:52,033 --> 00:34:56,467
- 수원이었나요?
- 수원이요?
443
00:34:56,667 --> 00:34:59,667
- 발음이 익숙하긴 하네요
- 그런가요
444
00:34:59,667 --> 00:35:04,400
그런데 몰라요
당시에 그 이름들을 몰랐으니까요
445
00:35:04,400 --> 00:35:12,333
그럼 거기에서 무슨 일을 하셨나요?
사방에 중국군이 있었을 텐데, 싸운 적군이 중국군이었나요?
446
00:35:12,333 --> 00:35:14,767
그 후에 무슨 일을 하셨죠?
447
00:35:15,700 --> 00:35:20,967
- 그러니까 군우리 이후에...
- 군우리에 계셨군요?
448
00:35:20,967 --> 00:35:22,167
- 네?
- 전투 말이죠?
449
00:35:22,167 --> 00:35:23,533
네
450
00:35:23,533 --> 00:35:39,133
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 제 인식표가 끊어졌죠
인식표가 뭔지 알지요?
451
00:35:39,133 --> 00:35:43,500
그래서 더 이상 목에 걸 수가 없었어요
아니면 떨어질 테니까요
452
00:35:43,500 --> 00:35:46,000
그래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죠
453
00:35:46,000 --> 00:35:54,833
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어느 날 소위가
제 목에 인식표가 없는 걸 보고 저를 강등시켰어요
454
00:35:54,833 --> 00:36:02,167
그래서 더 이상 우리 분대원들을 맡을 수가 없었죠
그래서 전 전방 관측병 자리에 자원했어요
455
00:36:02,600 --> 00:36:08,733
박격포 사격을 유도하는 임무였죠
그리고 그때 지뢰를 밟았죠
456
00:36:08,733 --> 00:36:11,667
아이고, 그게 어디였나요?
457
00:36:14,000 --> 00:36:25,600
모르겠어요, 공격을 2주간
하다 안 하다 그랬거든요
458
00:36:26,133 --> 00:36:30,933
대위는 제게 우리 밑에 있는 저 평원은
죄다 지뢰투성이라고 했어요
459
00:36:30,933 --> 00:36:37,900
여기에서 빠져나가려면 저 평원 주변 길로 가라고 했죠
그리고 그 위로 옮겨야 할 것들이 있다고 했어요
460
00:36:37,900 --> 00:36:48,067
그는 8명인가 10명 정도 부상병들이 있다고 했어요
그래서 저는 보병과 제 무전병을 데리고 함께 거기로 내려갔죠
461
00:36:48,067 --> 00:36:55,733
그런데 그 무전병이 지뢰를 스쳐 지나간 게 틀림없어요
그 친구가 맨 앞에 가고 있었거든요
462
00:36:55,733 --> 00:37:01,467
그런데 뒤따르던 보병 친구가 그걸 밟은 거예요
전 그 친구 바로 뒤에 있었고요
463
00:37:01,467 --> 00:37:12,600
그래서 저 멀리 슈퍼맨처럼 튕겨져 날아갔어요
그리고 오랫동안 온몸이 마비됐죠
464
00:37:13,100 --> 00:37:18,900
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
그 충격으로 그런 식으로 죽는 거더라고요
465
00:37:18,900 --> 00:37:24,667
분명 충격 지뢰 같은 것이 거기 있었던 거죠
466
00:37:24,667 --> 00:37:30,767
그럼 선생님은 지뢰를 밟지 않았지만
누군가 밟은 거네요, 그래서 그때...
467
00:37:30,767 --> 00:37:33,100
-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거죠
- 선생님을 쓰러뜨렸으니까요
468
00:37:33,100 --> 00:37:35,400
그의 엉덩이에 이렇게 구멍이 뚫렸어요
469
00:37:35,400 --> 00:37:40,333
- 세상에, 선생님은 부상을 당하셨나요?
- 누가요, 제가 부상을 당했냐고요?
470
00:37:40,333 --> 00:37:45,433
다쳤죠, 그런데 총알에 맞은 부상과는 달랐죠
471
00:37:45,433 --> 00:37:46,867
그렇네요
472
00:37:46,867 --> 00:37:50,533
전 마비가 됐고 비행기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어요
473
00:37:50,533 --> 00:37:52,500
- 어디로요?
- 어디론가요
474
00:37:52,500 --> 00:37:55,333
- 한국이요 아니면 일본이요?
- 아니요, 한국이었어요
475
00:37:55,333 --> 00:37:57,033
한국이요
476
00:37:57,600 --> 00:38:00,667
그리고 거기에 한동안 있다가...
477
00:38:00,667 --> 00:38:02,000
- MASH(육군 이동 외과 병원) 부대인가요?
- 네?
478
00:38:02,000 --> 00:38:06,167
- MASH 부대였나요?
- 그런 종류였어요
479
00:38:06,467 --> 00:38:09,467
- MASH를 아시네요
- 네, 그리고 어떻게 됐나요?
480
00:38:09,467 --> 00:38:19,133
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는데, 기억이 나질 않아서요
움직이기 시작했고 걷기 시작한 뒤에 일어나 앉을 수 있었죠
481
00:38:19,133 --> 00:38:24,733
걷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어요
482
00:38:24,733 --> 00:38:29,467
그런데 일단 걷기 시작하니까
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하더군요
483
00:38:30,267 --> 00:38:32,567
거기에선 제 임무가 뭔지도 몰랐죠
484
00:38:32,567 --> 00:38:39,033
기억이 나질 않는데 그러니까
전 정신 병원으로 보내져야 했었어요
485
00:38:39,167 --> 00:38:43,833
제가 있어야 할 곳은 거기였죠
일본 어딘가에요, 정확히는 모르겠지만
486
00:38:43,833 --> 00:38:50,600
그런데 제가 거기 올라갔을 땐 거기 왔던 사람들
모두 이미 교대로 나갔더군요
487
00:38:50,600 --> 00:38:54,333
그들은 모두 집에 가서
제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
488
00:38:54,733 --> 00:39:04,033
그들은 저에게 누구냐고 했고 전 전방 관측병 중
한 명이라고 했죠, 발포하라고 연락하는 거요
489
00:39:04,033 --> 00:39:10,367
그랬더니 저더러 전방 관측자냐고 해서 그랬었다고 했더니
대뜸 제 후임자를 훈련시켜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
490
00:39:11,833 --> 00:39:12,833
제가...
491
00:39:12,833 --> 00:39:15,600
- "쉴 시간을 좀 주세요"라고 하셨어야죠
- 그게 뭔지도 몰랐네요
492
00:39:17,033 --> 00:39:18,267
정말이지 전 몰랐어요
493
00:39:18,600 --> 00:39:24,367
그래서 대위에게 못하겠다고 말했죠
기억이 나질 않는다고요
494
00:39:24,367 --> 00:39:27,333
아직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
기억이 안 나요
495
00:39:27,333 --> 00:39:38,433
기억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지만요
그저 거길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뿐이었죠
496
00:39:38,433 --> 00:39:40,733
전 집에 가고 싶었어요
497
00:39:48,567 --> 00:39:55,367
그리고 이미 그전에 집에 갈 수 있을 정도로
점수를 많이 받았었어요
498
00:39:55,367 --> 00:40:06,500
그래서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안 있다가
바로 집으로 갔어요
499
00:40:09,467 --> 00:40:14,667
- 그럼 그 후에 한국에 다시 가본 적이 있으세요?
- 아니요
500
00:40:14,667 --> 00:40:16,200
- 없으세요?
- 없어요
501
00:40:16,433 --> 00:40:20,767
그런데 보긴 했어요
TV로 한국의 모습을 봤죠
502
00:40:20,767 --> 00:40:22,933
당시와는 아주 딴판이던데요
503
00:40:22,933 --> 00:40:29,800
현재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는
더없이 풍요로워졌거든요
504
00:40:29,800 --> 00:40:33,100
- 네, 맞아요
- 강력한 국가로 거듭났어요
505
00:40:33,100 --> 00:40:35,867
- 그런 걸 보니 어떠세요?
- 멋진 것 같아요
506
00:40:35,867 --> 00:40:44,967
믿어지시나요? 70년 전에 선생님이 싸우셨던
완전히 파괴되고 많은 사람이 죽었던 나라잖아요
507
00:40:44,967 --> 00:40:49,400
선생님이 계시던 당시 상황이 말이죠
508
00:40:50,267 --> 00:40:57,133
그런데 지금 그 나라는 온데간데없죠
어떻게 생각하세요?
509
00:40:57,533 --> 00:40:59,900
그러니까 그 나라가
더 이상 없다는 게 무슨 소리죠?
510
00:40:59,900 --> 00:41:02,367
지금의 한국은 아주 다르니까요
511
00:41:02,367 --> 00:41:04,600
아, 네, 알겠어요
512
00:41:04,600 --> 00:41:10,567
한국 대사가 우리 모임에 한번 왔었어요
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휴대폰을 주었죠
513
00:4