국가보훈부 유엔참전용사 디지털 아카이브

00:00:05.733 --> 00:00:11.280 저의 이름은 조셉 C. 지오다노이고, 00:00:11.567 --> 00:00:17.147 성의 철자는 지(G) 아이(I) 오(O) 알(R) 디(D) 에이(A) 엔(N) 오(O)입니다 00:00:17.167 --> 00:00:19.947 - 이탈리아계이신 것 같은데, 맞나요? - 맞습니다 00:00:19.967 --> 00:00:27.947 - 생년월일은요? - 얼마 전에 생일이었죠. 1929년 7월 16일이요 00:00:28.767 --> 00:00:30.180 할아버지죠 00:00:30.200 --> 00:00:33.413 - 대공황 때 태어나셨네요? - 네, 대공황 시작 때요 00:00:33.433 --> 00:00:34.880 태어나신 곳은 어디인가요? 00:00:35.133 --> 00:00:39.580 여기에서 별로 멀지 않아요 로드아일랜드주의 이스트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어요 00:00:39.800 --> 00:00:42.747 프리본 애버뉴라고 하는 거리에서요 00:00:43.800 --> 00:00:48.747 어린 시절의 생활은 어떠셨나요? 그 시절에는 힘들었겠는데요? 00:00:48.767 --> 00:00:54.747 네, 아버지는 이스트 프로비던스 그러니까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발사로 일하셨어요 00:00:55.933 --> 00:00:57.113 나름 괜찮았죠 00:00:57.467 --> 00:01:00.747 - 아버님이 대공황 때 실직하지는 않으셨나요? - 아니요 00:01:00.767 --> 00:01:02.447 사람들이 머리를 다듬긴 해야 했으니까요? 00:01:02.467 --> 00:01:09.513 그렇죠, 그래도 좀 힘들긴 했어요 아버지께서 1926년에 이발소를 개업하셨거든요 00:01:09.900 --> 00:01:19.980 그러니까 3년간 운영하다가 대공황이 일어나고,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계속되었죠 00:01:20.433 --> 00:01:29.113 대공황이 선생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?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나요? 00:01:30.333 --> 00:01:33.447 아니요, 어느 쪽도 아니에요 00:01:33.467 --> 00:01:36.413 그러니까 전 너무 어려서 잘 몰랐으니까요. 00:01:36.867 --> 00:01:39.880 전 대공황 때 태어났잖아요 00:01:40.167 --> 00:01:43.947 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나이가 그나마 4, 5살 아니면 6살 정도겠죠? 00:01:43.967 --> 00:01:49.013 사는 게 그리 나쁘진 않았어요 좋은 집에 살고 있었죠 00:01:50.400 --> 00:01:58.847 아버지는 집주인에게서 방갈로식 주택을 임대받았고 이발소를 운영하셨어요 00:01:58.867 --> 00:02:02.813 그 가게도 임차한 거죠 그래서 우린 형편이 괜찮았어요 00:02:02.833 --> 00:02:08.613 당시 사람들은 난방이 되지 않는 아파트에서 살았거든요 00:02:09.333 --> 00:02:15.313 우린 난방시설이 되어 있고 나무 바닥이 깔린 좋은 집에 살았어요 00:02:15.867 --> 00:02:17.447 방이 다섯 개였죠 00:02:17.467 --> 00:02:19.613 형제자매는 어떻게 되시나요? 몇 분인가요? 00:02:19.633 --> 00:02:21.347 남자 형제 2명, 자매 2명이요 00:02:21.600 --> 00:02:28.347 남자 형제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매 2명 그러니까 누나와 여동생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어요 00:02:28.700 --> 00:02:35.947 누나는 95세고 여동생은 77, 78살이죠 00:02:37.167 --> 00:02:39.047 학교는 어디를 다니셨나요? 00:02:40.067 --> 00:02:48.547 이스트 프로비던스 초등학교부터 이스트 프로비던스 고등학교까지 다녔어요 00:02:48.567 --> 00:02:49.947 - 고등학교까지 다니셨네요 - 네 00:02:49.967 --> 00:02:57.313 - 졸업은 언제 하셨나요? - 1947년이었는데 졸업은 못했어요 00:02:58.500 --> 00:02:59.080 왜요? 00:02:59.100 --> 00:03:03.747 보수적인 부모님 덕분이죠 어머니는 여기에서 태어나셨고, 00:03:03.767 --> 00:03:09.247 아버지는 벽촌 출신이셨어요. 그분들 시대엔 16살이 되면 학교를 00:03:09.267 --> 00:03:15.180 그만두고 일하러 가는 게 보통이었어요. 저도 그래야 했고요 00:03:15.200 --> 00:03:22.780 한국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나요? 학교에서 배웠다거나 알고 계셨던 것이 있었나요? 00:03:22.800 --> 00:03:29.780 1950년 6월, 그러니까 6월 25일에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00:03:29.900 --> 00:03:31.047 그때 어떻게 된 거죠? 00:03:31.067 --> 00:03:36.680 그들이 전쟁을 선포했어요 이발사였던 저는 하루에 신문 2개를 구독하고 있었어요 00:03:37.267 --> 00:03:43.780 그래서 신문에서 읽었어요 1950년 6월이었죠 00:03:43.900 --> 00:03:50.213 1951년 1월 12일에 징집될 줄은 생각도 못했죠 00:03:50.233 --> 00:03:53.880 - 1월이요? - 12일이요, 1951년이었죠 00:03:54.233 --> 00:04:04.113 제가 알기론 평시에 있었던 최대 규모의 징집에 제가 포함되었던 거에요. 00:04:04.133 --> 00:04:08.047 10만명의 사람들이 1월 12일에 징집됐어요 00:04:10.067 --> 00:04:15.680 한 가지 여쭤볼게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 선생님은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죠 00:04:15.700 --> 00:04:17.747 한국에 가게 될 거란 생각도 못하셨고요? 00:04:17.767 --> 00:04:20.580 한국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고 들어본 기억조차 없어요 00:04:20.600 --> 00:04:21.380 그러시죠 00:04:21.400 --> 00:04:24.880 그런데 전쟁 중에 한국에 있었던 거죠 나중에 돌아오셨고요 00:04:24.900 --> 00:04:29.047 그리고 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계신 건데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? 00:04:29.400 --> 00:04:31.347 왜 그런 일을 겪으신 걸까요? 00:04:32.067 --> 00:04:34.847 - 인터뷰요? - 아뇨, 6·25전쟁이요 00:04:34.867 --> 00:04:36.647 글쎄요, 전 괜찮았어요 00:04:36.667 --> 00:04:41.747 징집 당시 제 나이는 21살하고도 6개월이었거든요 제2차 세계대전에는 참전하지 못했죠 00:04:41.767 --> 00:04:46.547 제가 18살이 되기 6개월 전에 징집을 중단했거든요 00:04:46.567 --> 00:04:55.780 그래서 저 말고 형들 두 명만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죠 한 명은 해병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공군이었어요 00:04:55.800 --> 00:05:02.513 저만 참전 기회를 놓친거죠 그런데 6·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00:05:02.800 --> 00:05:11.413 징집 당시에 한국에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 징집 당시에 독일에서 복무할 기회도 있었잖아요 00:05:11.433 --> 00:05:19.680 징집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국에 가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만요 00:05:20.400 --> 00:05:27.747 1월 12일에 징집됐던 사람들은 모두 극동지역으로 갔어요 00:05:28.500 --> 00:05:34.747 - 전부요? - 바로 다음 징집일이 2월 9일이었죠 00:05:35.967 --> 00:05:45.513 전 선택권이 있었어요 징집 통지서를 받았는데 1월 12일 아니면 2월 9일에 갈 수 있었지요 00:05:45.533 --> 00:05:51.680 그래서 전 12일을 선택했죠 12일에 징집된 사람들은 모두 한국으로 갔습니다 00:05:51.700 --> 00:05:55.780 - 2월에 징집된 사람들은요? - 2월에는 다들 유럽, 독일로 갔죠 00:05:55.800 --> 00:05:58.113 그래요? 그래서 어떠셨나요? 00:05:58.133 --> 00:06:01.813 제가 잘못 판단한거죠 그래도 아니에요 00:06:01.833 --> 00:06:07.380 전투에 가야 하는 부분은 잘못 판단한 건데 후회하진 않아요 00:06:07.400 --> 00:06:14.947 제가 겪은 일을 5센트를 주고 사지도 않겠지만 그 렇다고 백만 달러를 받는다 해도 팔지 않을 거예요 00:06:14.967 --> 00:06:15.947 왜죠? 00:06:15.967 --> 00:06:26.180 왜냐하면, 갔노라, 했노라, 보았노라, 정복했노라 그리고 돌아왔노라, 그런 거죠 00:06:26.200 --> 00:06:29.380 - 시저 처럼요? - 시저 처럼요 00:06:29.900 --> 00:06:31.680 많은 친구들이 그러지 못했어요 00:06:33.600 --> 00:06:35.613 그럼 현재 선생님께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? 00:06:35.633 --> 00:06:39.780 저에게 어떤 곳이냐고요? 아직 안정되지 않은 모습이 안타깝죠 00:06:41.267 --> 00:06:43.847 그래도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그 나라를 위해 싸웠잖아요 00:06:43.867 --> 00:06:49.113 거기에 있었고, 좋았어요 다 둘러본 건 아니었죠 00:06:49.133 --> 00:06:55.080 당시 봤던 서울의 모습은 황폐했어요 서울에는 아무것도 없었죠 00:06:55.100 --> 00:06:57.413 지금은 대도시더군요 00:06:57.433 --> 00:07:00.413 - 한국에 다시 가보셨어요? - 아니요 00:07:00.433 --> 00:07:03.713 - 다시 가고 싶으세요? - 너무 멀어요 00:07:03.900 --> 00:07:07.013 - 고작 14시간 거리인 걸요 - 알아요, 그래도 너무 멀죠 00:07:07.033 --> 00:07:11.447 - 1월 12일에 징집되셔서 어디로 가셨나요? - 1951년이었어요 00:07:11.467 --> 00:07:15.413 기초훈련은 어디에서 받으셨어요? 00:07:15.433 --> 00:07:21.380 일주일은 매사추세츠의 포트 디븐스에서 받았고 기차를 타고 현재의 루이지애나의 포트 포크로 갔어요 00:07:21.400 --> 00:07:29.113 당시에는 캠프 포크였지요 거기에서 4개월을 머물렀어요 00:07:29.133 --> 00:07:33.313 기초보병훈련을 16주간 받았죠 00:07:34.700 --> 00:07:39.647 거기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내고 캠프 포크로 복귀했어요 00:07:39.667 --> 00:07:52.647 우린 기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거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갔어요 00:07:52.667 --> 00:07:54.047 그게 언제였나요? 00:07:54.067 --> 00:08:02.747 그러니까 우린 샌프란시스코로 갔고 1951년 6월 배를 타고 거길 떠났죠 00:08:04.000 --> 00:08:05.713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신 거네요 00:08:05.733 --> 00:08:11.313 그 배 이름이 브루스터였고, 일본 홋카이도로 갔어요 00:08:11.333 --> 00:08:19.747 거기에서 6월부터 11월까지 있었죠 00:08:20.000 --> 00:08:20.747 그 후에는요? 00:08:20.767 --> 00:08:32.580 일본으로 갔을 때 우리들은 서로 다른 부대에 배치됐고 저는 제120전투공병대대에 배정됐죠 00:08:33.467 --> 00:08:39.080 우린 집중적으로 전투공병훈련을 받았어요 00:08:39.833 --> 00:08:42.180 어떻게요? 말씀해 주세요 00:08:42.500 --> 00:08:53.680 교량, 그러니까 장간조립교와 지뢰, 폭발물을 탐지하고 온갖 종류의 건축물을 구축했죠 00:08:54.733 --> 00:08:59.180 지뢰를 찾고 삽으로 파내는 것까지 했죠 도랑도 만들고요 00:08:59.200 --> 00:09:01.680 할 만 했나요? 이발사에서 군인이 되셨는데요 00:09:01.700 --> 00:09:09.547 아니요, 힘들었어요 징집됐을 때 전 몸무게가 75kg이었거든요 00:09:10.367 --> 00:09:18.947 거기 사진에 보면 그 당시 몸무게가 61, 63kg까지 빠졌어요 열심히 일했거든요 00:09:18.967 --> 00:09:22.680 괜찮은 노동자였어요 하지만 힘들게 일했죠 00:09:22.700 --> 00:09:27.113 일주일 내내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했으니까요 00:09:27.500 --> 00:09:30.747 - 일본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? - 일본은 괜찮았지요 00:09:30.767 --> 00:09:33.547 전 일본이 좋았어요 좋은 시간을 보냈고 좋았어요 00:09:33.567 --> 00:09:42.380 그러니까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은 휴무였거든요 일본을 좋아해요 00:09:42.400 --> 00:09:45.713 - 그런데 계속 홋카이도에만 계셨나요? - 네 00:09:45.733 --> 00:09:47.513 - 도쿄에는 가보셨나요? - 홋카이도에만 있었어요 00:09:47.533 --> 00:09:50.880 네, 홋카이도에만 계셨군요 그러면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 00:09:50.900 --> 00:09:59.313 그 때가 11월 말이었을 거예요 6월부터 11월 말까지 있었으니까요 00:09:59.333 --> 00:10:11.613 12월 초였던 것으로 확실히 기억해요 한국 최전선에 도착했고 첫 날 밤에 전 깨어 있었죠 00:10:12.600 --> 00:10:14.947 1951년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00:10:17.067 --> 00:10:23.447 아군이 쏜 포탄들이 날아가고 있었고 포병대는 우리 뒤에 있었죠 00:10:23.467 --> 00:10:28.147 우린 전방에 있었고요 포탄들이 전방으로 날아갔어요 00:10:28.167 --> 00:10:35.347 저는 당시 고작 22살 어린 청년이었죠 포탄이 이쪽으로 오는 건지 적에게 가는 건지도 몰랐어요 00:10:36.333 --> 00:10:39.480 군화를 단단히 신고 그래도 버텨냈죠 00:10:39.500 --> 00:10:45.480 - 처음에는 한국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 - 그 때가 12월 중순쯤이었어요 00:10:45.500 --> 00:10:47.013 - 어디였나요? - 아, 인천이요 00:10:47.033 --> 00:10:48.113 인천이요 00:10:49.633 --> 00:10:54.147 인천 바다의 조수간만 차이는 세계 최고죠. 9m는 됐으니까요 00:10:54.167 --> 00:11:00.713 한밤 중에 갔던 것 같아요 제가 떠나고 10개월인가 11개월 후였죠 00:11:00.733 --> 00:11:07.513 새벽 2시였어요 만조였고, LST(전차상륙정)를 타고 들어갔죠 00:11:07.900 --> 00:11:16.813 그러면 전방에 있던 기지 이름은 기억나세요? 어디였나요? 00:11:16.833 --> 00:11:20.680 전 철원 계곡에 있었어요 00:11:22.533 --> 00:11:28.247 불모고지에도 있었죠, 치열한 전투였죠 00:11:29.867 --> 00:11:32.680 - 그런데 선생님은 전투공병이셨죠? - 그렇죠 00:11:32.700 --> 00:11:35.580 그럼 선생님은 전방에 가지 않았어야 하는데 00:11:35.600 --> 00:11:47.847 전투공병인 우리 분대가 전방에 배속된 일이 몇 번 있었어요. 우린 보병 앞에 위치했고요 00:11:47.872 --> 00:11:56.780 참호를 정비해서 아군 보병들이 고지를 공격해 재탈환할 수 있게 준비해야 했어요 00:11:57.900 --> 00:12:02.113 매일 밤이면 중공군이 참호를 점령하고, 또 매일 낮에 아군 보병들이 그걸 탈환했거든요 00:12:02.133 --> 00:12:10.113 우린 아침 동이 트고 병사들이 오기 전에 올라가서 시체를 치워야 했어요 00:12:10.133 --> 00:12:16.813 중공군 시체요 거기에서 그 시체들을 치우고 참호에 공간을 확보해 두었죠 00:12:16.833 --> 00:12:20.147 그 악취, 그 냄새, 아직도 생각이 나요 00:12:21.100 --> 00:12:23.347 그 시체들이 아직도 눈 앞에 그려지곤 하시나요? 00:12:23.367 --> 00:12:26.547 그럼요, 생생하죠 눈 앞에 선해요 00:12:26.567 --> 00:12:29.480 - 그런 생각들로 괴로우신가요? - 그렇진 않아요 00:12:29.500 --> 00:12:33.213 - 피티에스디(PTSD,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)를 앓고 계신가요? - 네, 약간이요 00:12:33.233 --> 00:12:40.880 다른 것 보다 거기에서 전사했던 친구들 때문에 그래요 바로 제 앞과 옆에서 전우들이 죽었거든요 00:12:42.000 --> 00:12:45.780 부상당한 친구들도 있었고요 전 빠져 나왔지만요 00:12:46.267 --> 00:12:50.413 그렇지만 괴로워도 뭐 어떻게 하겠어요? 00:12:51.600 --> 00:12:56.047 철원에서 근무하셨을 때 일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00:12:57.167 --> 00:13:07.847 매일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했어요 그날 그날 임무를 배정받았죠 00:13:07.867 --> 00:13:11.547 우리 중대에는 4개 소대가 있었어요 00:13:12.167 --> 00:13:17.647 각 소대에는 4개 분대가 있었고 매일 임무를 배정받았어요 00:13:18.767 --> 00:13:25.047 아침을 먹으러 갔다가 오전 7시에 임무를 수행하러 갔죠 00:13:25.067 --> 00:13:34.347 하루는 보병 앞쪽에서 보병을 위해 참호를 치운 적도 있어요 00:13:34.633 --> 00:13:36.547 우리가 고지를 공격했거든요 00:13:36.567 --> 00:13:44.480 그 다음 날엔 어쩌면 25km, 30km 정도 후방에 가서 장군용 옥외 화장실을 짓기도 하고요 00:13:44.500 --> 00:13:50.180 언제 무슨 일을 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죠 지뢰밭에서 해체작업도 했고요 00:13:50.200 --> 00:14:01.980 지뢰밭에 들어가서 도보교를 짓거나 강 위에 장간조립교를 구축했어요 00:14:02.800 --> 00:14:04.647 무슨 일을 할지 전혀 알 수 없었죠 00:14:04.667 --> 00:14:14.380 마치 도시나 마을의 공원 재조성부나 고속도로 부서에서 일하는 것과 비슷했어요 00:14:14.533 --> 00:14:17.013 임무가 주어지면 그냥 하는 거였어요 00:14:20.700 --> 00:14:26.080 - 날씨는 어땠나요? - 여기 날씨랑 비슷했어요, 추웠죠 00:14:27.133 --> 00:14:29.913 저는 해외에서 18개월간 막사 생활을 했어요 00:14:31.300 --> 00:14:34.947 - 한국에 있을 때는 3가지 소망이 있었어요 - 뭔가요? 00:14:35.467 --> 00:14:37.247 - 수돗물이요 - 네? 00:14:37.267 --> 00:14:39.213 수돗물 00:14:39.733 --> 00:14:41.980 누나가 아이스박스 케이크를 만들곤 했었지요 00:14:42.000 --> 00:14:48.780 바닐라 푸딩이랑 그레이엄 크래커, 초콜릿 푸딩 그리고 송아지고기 커틀릿도 있었고요 00:14:50.333 --> 00:14:51.780 그것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00:14:55.167 --> 00:14:57.380 굉장히 긍정적이시네요 00:14:57.700 --> 00:15:06.247 그리고 결국 얻어냈죠 지금도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한국을 떠올려요 00:15:07.533 --> 00:15:10.447 온수와 냉수가 나와요 안 나오는 법이 없죠 00:15:10.967 --> 00:15:20.713 한국에 있을 때 정말 절실히 원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어요 00:15:23.167 --> 00:15:24.647 우습지요? 00:15:25.733 --> 00:15:29.080 그럼 계속 철원 계곡에서 계셨나요, 아니면 이동하셨나요? 00:15:29.100 --> 00:15:30.347 이동했어요 00:15:30.367 --> 00:15:35.313 - 불모고지 다음엔 어디로 갔나요? - 불모고지, 철원 계곡, 그 다음엔... 00:15:35.767 --> 00:15:41.913 이젠 이름들을 잊어버려서요 너무 오래 전 일이다 보니 그렇죠 00:15:43.867 --> 00:15:48.247 당시에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요 단장의 능선은 기억나네요 00:15:48.433 --> 00:15:52.513 - 거기에도 계셨어요? - 기억나요, 그 근처에 있었어요 00:15:55.233 --> 00:15:57.880 실수하는 걸 봤죠 00:15:58.533 --> 00:16:05.247 아군 제트기가 우리가 점령한 고지에 네이팜탄을 떨어트리는 걸 봤거든요 00:16:05.967 --> 00:16:06.680 그런 일이 있었어요 00:16:06.700 --> 00:16:08.447 그 얘기 좀 해주세요 00:16:08.467 --> 00:16:14.280 우린 아군 제트기가 우리 고지를 폭격하고 있다고 말했죠 그게 다였어요 00:16:15.067 --> 00:16:17.080 부수적 피해였나요? 00:16:17.100 --> 00:16:21.480 우린 임무를 수행했지만 그건 생존의 문제였어요 00:16:22.200 --> 00:16:28.180 모두들 각자의 역할이 있었죠 맡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요 00:16:28.200 --> 00:16:33.947 싸워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 와중에 항상 생존을 생각해야 하죠 00:16:34.367 --> 00:16:47.813 그리고 우린 모였다 하면 지뢰밭에서 일하거나 배수로를 만들거나 도로를 파거나 도로에 돌가루를 깔았지요 00:16:47.833 --> 00:16:52.647 우린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어요 적군이 보는 앞에서요 00:16:53.400 --> 00:17:00.247 그리고 우리가 많이 밀집되었다 싶으면 중공군이 박격포를 쏘기 시작했죠 00:17:00.433 --> 00:17:05.947 젊고 패기가 넘쳤던 우린 그들을 공격했죠 00:17:07.833 --> 00:17:15.113 당시를 생각해보면 지뢰밭으로 내려가서 제거하면서 00:17:15.667 --> 00:17:24.180 중공군이 정찰하기 전에 밤에 지뢰밭에서 죽은 시체들을 회수했어요 지뢰밭을 개척하고 시체들을 꺼내왔죠 00:17:24.200 --> 00:17:28.280 그 때 우린 도약식 지뢰들을 제거했어요 00:17:28.733 --> 00:17:34.580 한 명이나 두 명일 경우 우린 황무지에서 일했죠 00:17:35.300 --> 00:17:38.113 적군이 지켜보는 가운데서요 00:17:38.867 --> 00:17:43.047 우린 다 해봤자 2명 아니면 3명이었고 그들은 우릴 공격하지 않았어요 00:17:44.467 --> 00:17:51.413 그런데 한 명을 더 요청했고 병사가 또 한 명 왔어요 그렇게 4명이 됐죠 00:17:52.033 --> 00:17:58.613 그리고 우린 또 한 명을 요청했고 그렇게 4명에서 5명이 됐죠 00:17:58.967 --> 00:18:03.147 어디든 병사 5, 6명 정도가 모이면 그들은 박격포를 쐈어요 00:18:03.167 --> 00:18:06.747 그러면 우린 그 첫 발로 알게 되는 거죠. 00:18:07.433 --> 00:18:10.080 우리는 적들이 포탄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. 00:18:10.100 --> 00:18:12.713 보통 30m나 60m 정도 벗어나죠 00:18:12.733 --> 00:18:18.980 그런데 일단 첫 포탄을 날리면 이제 그들은 탄착 지점을 알게 되죠 그러면 우리 쪽으로 조준을 하죠 00:18:19.000 --> 00:18:29.147 그래서 첫 포탄을 날리면 우린 소총이며 탄띠, 철모를 버리고 그 고지 위로 달려갔죠 00:18:29.767 --> 00:18:33.547 전 젊었어요 22살 청년에 몸무게는 61kg이었고요 00:18:33.567 --> 00:18:35.213 무슨 사슴같았죠 00:18:35.233 --> 00:18:40.180 우린 그 박격포보다도 더 멀리 달려갔어요 뛰어 올라갔죠 00:18:40.200 --> 00:18:43.447 참호 같은 데로 뛰어 들어간 거죠 그리고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어요 00:18:43.467 --> 00:18:47.880 그리고 다시 내려가 일을 마무리했죠 우린 그렇게 일했어요 00:18:47.900 --> 00:18:51.113 그들과 게임을 한 거죠 그렇게 모면했어요 00:18:53.267 --> 00:18:57.780 한국에 계실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? 00:18:59.767 --> 00:19:00.680 일이요 00:19:00.700 --> 00:19:02.180 - 네? - 일 말이에요 00:19:03.500 --> 00:19:10.347 한국에 있을 때 일주일 내내 일했어요 일주일에 7일을, 해 뜨고 해 질 때까지 일만 했죠 00:19:11.067 --> 00:19:13.413 - 위험하기도 했고요? - 위험했죠 00:19:13.433 --> 00:19:17.747 본인 실수로 죽을 뻔한 경험은 혹시 없으신가요? 00:19:17.767 --> 00:19:20.280 아니요, 없어요 00:19:21.167 --> 00:19:25.580 - 그 밖에 죽을 뻔한 적은요? - 그런 염려는 항상 있었죠 00:19:25.600 --> 00:19:30.880 항상 있었군요 지뢰를 제거하셨나요? 아니면 설치하셨나요? 00:19:31.367 --> 00:19:33.147 - 둘 다 했어요 - 둘 다요 00:19:33.833 --> 00:19:36.080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까요? 00:19:38.667 --> 00:19:41.280 기사 하나를 보여드렸었죠 00:19:42.267 --> 00:19:44.013 네, 설명 부탁드려요 00:19:44.033 --> 00:19:45.780 카메라 쪽으로 보여 주세요 00:19:46.100 --> 00:19:48.747 멋지네요 00:19:49.567 --> 00:19:59.413 중대의 회보인데요 본부 중대에 있던 친구가 쓴 거에요 00:20:00.367 --> 00:20:04.647 그 친구 이름은 시모어 듀얼이고 뉴욕 출신이죠 절대 잊을 수가 없었죠 00:20:04.667 --> 00:20:17.213 우리 보병들이 가서 전투를 할 수 있도록 지뢰밭을 개척하는 일에 00:20:17.600 --> 00:20:24.413 자원한 전투공병 13명, 아니 15명의 이야기에요. 00:20:26.000 --> 00:20:29.880 알다시피 당시 병사들은 젊었지만 죽을 위험이 많았어요 00:20:30.400 --> 00:20:33.880 우린 죽고 싶지 않았는데 그럴 일들이 너무 많았죠 00:20:33.900 --> 00:20:42.913 우리가 자주 했던 일이 다이너마이트를 폭파해서 도로를 넓히는 거였어요 공병과 불도저 조정수를 위해서 말이죠 00:20:42.933 --> 00:20:51.947 착암용 드릴로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다이너마이트를 넣었어요 00:20:51.967 --> 00:21:01.513 그리고 폭파시키면 얼어붙은 땅이 분리가 됐죠 00:21:01.533 --> 00:21:12.347 일단 구멍을 폭파시켜서 얼지 않은 부분을 분리하면 불도저가 그 안으로 가서 부수고 도로를 더 넓혔어요 00:21:13.100 --> 00:21:23.180 당시 우린 그런 많은 구멍들에 뇌관이 있는 다이너마이트, TNT 그리고 C3를 넣었어요 00:21:23.200 --> 00:21:27.613 그런데 터지지 않았어요 눅눅하거나 젖어서요 00:21:27.633 --> 00:21:33.780 그러면 우린 기다려야 했죠 30분, 1시간을 기다리면서 00:21:33.800 --> 00:21:37.047 혹시 지연발화하는 게 아닌지 확인해야 했어요. 00:21:37.333 --> 00:21:44.147 한 1, 2분 있다가 다시 가서 불량을 꺼내고 다른 뇌관을 장착했죠 00:21:44.167 --> 00:21:45.980 그래서 죽을 뻔한 적은 정말 많았어요 00:21:46.000 --> 00:21:51.747 중공군 경계에서 활동했고 그 시간을 보내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죠 00:21:51.767 --> 00:21:57.247 전 거기에서 10개월하고도 1주일을 있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돌아왔죠 00:21:57.267 --> 00:21:59.380 교대되어 나온 거였어요 00:22:00.133 --> 00:22:03.347 점수가 있어야 했죠 한 달에 3, 4점 정도 받았어요 00:22:03.367 --> 00:22:11.280 전투에서 교대로 나오려면 36점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전 42점 정도가 있었죠 00:22:11.300 --> 00:22:16.313 휴가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예상보다 더 길게 있었죠 00:22:18.033 --> 00:22:20.413 어쩌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지났어요 00:22:20.433 --> 00:22:26.047 그런데 거의 끝날 때쯤에 교대로 집에 가게 될 거라는 걸 알았죠 00:22:26.067 --> 00:22:30.913 그래서 좀 더 조심하게 됐어요 두 번째 기회는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00:22:31.500 --> 00:22:35.447 같이 싸웠던 한국인 병사나 한국인 소년이 있었나요? 00:22:35.467 --> 00:22:45.513 한국 노무단이 있었어요 한국인들이었는데 싸우기에는 나이가 많았지요 00:22:45.800 --> 00:22:52.513 그런데 그들이 배정된 거예요 전체 미군 소대에 말이죠 00:22:52.533 --> 00:22:57.480 우린 나이 많은 한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된 소대가 있었어요 00:22:57.500 --> 00:23:03.013 그들은 한국 노무단, 케이에스씨(KSC)라고 불렀어요 00:23:03.033 --> 00:23:11.380 그리고 미군이 있는 곳이면 한국 노무단원이 있었죠 그들은 노동자들이었어요 00:23:11.400 --> 00:23:12.980 네, 그들이 그곳에 배정됐어요 00:23:13.000 --> 00:23:15.647 - 그럼 미군들에게 탄약 같은 물건을 옮겨준 건가요? - 그렇죠, 맞아요 00:23:15.667 --> 00:23:21.447 우리 바로 옆에서 일했어요 김 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, 그는 제 바로 옆에서 일했죠 00:23:21.467 --> 00:23:23.580 우리가 원하는 일은 뭐든지 했어요 00:23:23.600 --> 00:23:24.847 아주 잘 생겼네요! 00:23:24.867 --> 00:23:31.480 그는 나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우리 부대에 배정된 젊은 한국인이었죠 00:23:31.500 --> 00:23:39.180 그러니까 말하자면 심부름꾼, 잡부, 그런 사람이었어요 부지런했죠 00:23:39.200 --> 00:23:44.813 그런데 전 그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는 덩치가 좋았고 젊은 데다 힘이 좋았죠 00:23:44.833 --> 00:23:48.147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김 씨는 강하면서도 착한 친구였어요 00:23:48.433 --> 00:23:49.680 이분이 김 씨고요 00:23:49.700 --> 00:23:55.113 맨 위에 계신 분이 선생님인가요? 어렸을 때 모습인가요? 00:23:55.133 --> 00:23:58.913 - 믿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저에요 - 믿을 수가 없네요 00:24:03.300 --> 00:24:08.013 이것도 위장 작업을 한 거네요 이게 우리가 했던 일이지요 00:24:08.033 --> 00:24:13.547 도로를 위장했어요 적군은 바로 거기에서 한 4분의 1마일 정도 떨어져 있었죠 00:24:13.567 --> 00:24:18.980 우리가 물자 수송용으로 만든 이 도로를 우리 트럭이 이용한 거지요 00:24:19.000 --> 00:24:25.547 - 그게 어디였나요? 철원인가요? - 아마 불모고지로 가는 길일 거예요 00:24:26.167 --> 00:24:28.313 위장을 했었죠 00:24:29.167 --> 00:24:36.247 - 이것은 이발하시는 모습이네요 - 징집 당시 이발사였으니까요 00:24:36.267 --> 00:24:39.680 전 육군 병사들의 머리를 깎아줬어요 00:24:40.533 --> 00:24:42.913 천사 이발사네요 00:24:42.933 --> 00:24:44.813 6·25전쟁 당시에 말이죠? 00:24:45.467 --> 00:24:46.380 웃지 말아요 00:24:46.400 --> 00:24:49.947 - 이건 우리가 지은 옥외 화장실이예요 - 옥외 뭐라고요? 00:24:49.967 --> 00:24:54.413 이게 옥외 화장실이에요 외부에 있는 나무로 만든 화장실이죠 00:24:54.433 --> 00:24:56.480 - 나무 화장실이라고요? - 네 00:24:58.533 --> 00:24:59.847 네 00:25:01.200 --> 00:25:03.947 그리고 거기엔 전투 장비가 가득 들어있었죠 00:25:05.000 --> 00:25:11.513 이 사람은 베티 허튼이에요 유명한 배우이자 연예인이죠 00:25:11.533 --> 00:25:16.947 1950년 초에 유에스오(USO, 미군위문협회)와 함께 한국에 방문했어요 00:25:16.967 --> 00:25:18.080 저도 압니다 00:25:18.100 --> 00:25:20.813 마릴린 먼로도 있었죠 00:25:21.133 --> 00:25:24.713 - 에디 피셔도 우릴 보러 왔었죠 - 밥 호프도요 00:25:24.733 --> 00:25:25.813 밥 호프도 있었고요 00:25:26.967 --> 00:25:28.747 전 보초를 서고 있었죠 00:25:28.767 --> 00:25:34.613 에디 피셔가 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볼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 그녀는 보러 갔었죠 00:25:36.000 --> 00:25:37.280 아주 멋지네요 00:25:37.767 --> 00:25:42.780 당시를 돌아보면 정말 좋았던 것 같네요 00:25:46.533 --> 00:25:49.513 언제 미국으로 돌아오셨나요? 00:25:50.600 --> 00:25:57.247 한국에서 임무를 마친 것이 1952년 10월 14일이었던 것 같아요 00:25:58.433 --> 00:25:59.413 그리고... 00:25:59.433 --> 00:26:08.147 한국을 떠날 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 한국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해보셨나요? 00:26:09.433 --> 00:26:10.780 - 별로요 - 그렇군요 00:26:10.800 --> 00:26:19.513 그냥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기뻤어요 그렇지 못한 친구들을 많이 봤으니까요 00:26:20.600 --> 00:26:29.447 약간의 죄책감이 있었는데 나중엔 그게 커지더라고요 그렇게 PTSD를 약하게나마 앓기 시작한 거죠 00:26:30.133 --> 00:26:33.080 - 아, 죄책감이요? - 후회와 죄책감 같은 거요 00:26:33.100 --> 00:26:35.980 그런 안도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요 00:26:36.000 --> 00:26:43.547 상담을 받으면서 이젠 그냥 살아 있어서 행복하다 싶어요 00:26:45.467 --> 00:26:55.147 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안 좋으니 약을 먹게 되고 심장도 좋지 않고요 00:26:56.833 --> 00:26:59.647 - 심하진 않으시죠? - 흔한 노인성 질환 같은 거죠 00:26:59.667 --> 00:27:08.180 그래서 브이에이(VA, 재향군인)병원에 갔어요 마치 육군 맞춤형 병원 같은 곳이지요 00:27:08.200 --> 00:27:15.980 전 재향군인병원에 가는 걸 좋아해요 절 잘 보살펴 주거든요 00:27:16.000 --> 00:27:22.313 - 상처나 부상당한 곳이 있으신가요? - 통증만 있어요, 떨어졌거든요 00:27:23.533 --> 00:27:29.080 일본에서 장간조립교를 짓고 있었을 때 그 교량에서 떨어졌죠 00:27:30.033 --> 00:27:38.380 한 2m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어요 그런데 왼쪽 엉덩이를 강철 가로대 모서리에 부딪혔죠 00:27:39.333 --> 00:27:46.147 하늘에 맹세코 진짜에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왼쪽 엉덩이가 아프죠 00:27:47.200 --> 00:27:56.447 한국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00:27:58.167 --> 00:28:04.947 떨어져서 엉덩이가 계속 아프다고 소대선임하사에게 불만을 토로했어요 00:28:06.333 --> 00:28:12.947 그리고 부대원 중 일부가 우리보다 먼저 한국으로 갔지요 00:28:13.467 --> 00:28:23.147 의무대에서는 진료소집이 끝났어요 거기엔 비쩍 마른 병사들만 남아 있었고요 00:28:23.167 --> 00:28:27.413 전 걸을 수가 없어서 진료를 받으러 가고 싶었죠 침상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00:28:28.100 --> 00:28:32.180 - 전쟁 이후 한국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고 계신가요? - 네 00:28:32.300 --> 00:28:35.413 현재의 한국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신가요? 어떤 부분을 알고 계시죠? 00:28:35.867 --> 00:28:42.380 글쎄요, 저는 현대에서 만든 에스유브이(SUV)를 갖고 있어요 00:28:42.733 --> 00:28:43.547 어때요, 좋아하시나요? 00:28:43.567 --> 00:28:47.113 14년된 도요타 아발론도 있어요 갖고 있던 차 중 제일 좋은 차죠 00:28:48.200 --> 00:28:51.847 그건 일본에서 만든 거고, 현대차는 한국에서 만든 거고요 00:28:51.867 --> 00:28:59.147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계속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졌어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알지요 00:28:59.167 --> 00:29:02.247 참 안타까워요 아직도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있으니 말이죠 00:29:02.600 --> 00:29:08.013 언제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속상할 거예요 00:29:08.033 --> 00:29:15.380 제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이 헛되지 않길 바라거든요 00:29:17.233 --> 00:29:21.147 헛된 시간이 되거나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면 그 점이 안타까울 거예요 00:29:21.167 --> 00:29:22.647 좋은 점은 뭔가요? 00:29:22.667 --> 00:29:29.513 좋은 점이라면, 이만큼 발전해서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라는 거죠 00:29:29.633 --> 00:29:31.047 그런 한국의 모습이 참 좋아요 00:29:31.067 --> 00:29:34.647 그런데 6·25전쟁이 잊힌 전쟁으로 알려진 이유는 뭘까요? 왜 그런 걸까요? 00:29:36.867 --> 00:29:39.280 제가 귀환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00:29:40.000 --> 00:29:43.847 밴드도 없었어요, 아무것도 없었죠 귀환했을 때요 00:29:43.867 --> 00:29:51.113 전역을 하는 데, 금요일에 전역하고 월요일에 다시 일하러 갔죠 아무것도 없었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어요 00:29:51.133 --> 00:29:55.613 전쟁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었죠 6·25전쟁은 잊힌 전쟁이었죠 00:29:55.633 --> 00:30:00.647 돌아와서 몇 년 동안 그 얘기는 꺼내지도 않거나 생각도 안했어요 00:30:01.633 --> 00:30:03.713 선생님도 그 얘길 하지 않으신 거죠? 00:30:03.733 --> 00:30:08.380 그렇죠, 잊고 지냈죠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00:30:08.400 --> 00:30:15.447 그건 그냥 인생에서 안 좋았던 부분인 거였죠 그래서 무시했어요 00:30:15.467 --> 00:30:21.413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사람들이 그걸 알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 00:30:21.433 --> 00:30:35.880 6·25전쟁의 상징인 작은 리본을 받았는데 지금은 어딜 가든 옷깃에 달린 그걸 보면 00:30:36.133 --> 00:30:40.513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"그게 뭡니까?"하고 물어봐요 00:30:40.533 --> 00:30:45.013 제가 "6·25전쟁에 참전했다는 표시야"라고 하면 사람들이 싸워줘서 고맙다고들 하죠 00:30:45.467 --> 00:30:50.347 제가 젊었을 땐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00:30:50.367 --> 00:30:59.580 전역 당시 제가 23살이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20대 내내 한국에 대한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00:30:59.600 --> 00:31:07.213 그리고 3, 40대 때에도 제2차 세계대전 직후였기 때문에 그냥 잊고 있었죠 00:31:07.233 --> 00:31:13.647 - 제2차 세계대전이 상당히 큰 전쟁이었잖아요 - 승리한 전쟁이고요 00:31:13.667 --> 00:31:19.913 네, 정말 엄청났고 승리한 전쟁이었죠 우린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승리한 건 아니었잖아요 00:31:20.467 --> 00:31:26.380 모두 가서 할 일 만했지 이긴 싸움이 아니었죠 00:31:26.567 --> 00:31:30.380 어느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어요 우리 전선을 지켰을 뿐인 거죠 00:31:30.800 --> 00:31:35.347 제2차 세계대전은 선생님이 잘 알고 있던 나라를 위한 전쟁이었지요 00:31:35.367 --> 00:31:37.813 선생님 출신국이기도 하고요 00:31:37.833 --> 00:31:39.580 사람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어요 00:31:39.600 --> 00:31:43.247 -  맞습니다 - 저 역시 징집 전에는 몰랐죠 00:31:43.267 --> 00:31:44.513 그렇죠 00:31:45.500 --> 00:31:46.747 우리 잘못도 있어요 00:31:46.767 --> 00:31:54.513 저는 가입할 수 있는 참전용사단체에 전부 가입해서 명맥을 이어갔죠 00:31:55.200 --> 00:32:05.180 참전용사들은 조금씩 죽어갔고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 모두 죽었어요 00:32:05.200 --> 00:32:10.447 그리고 이제 우리 차례죠 이제 남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00:32:11.500 --> 00:32:19.047 그래서 저희가 너무 늦기 전에 참전용사분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겁니다 00:32:20.067 --> 00:32:23.913 6·25전쟁이 잊힌 이유를 알려고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, 그렇죠? 00:32:23.933 --> 00:32:24.480 맞아요 00:32:24.500 --> 00:32:29.580 가족들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셨나요? 가족들이 전쟁에 관해 물어보던가요? 00:32:29.600 --> 00:32:31.180 처음엔 아니었어요 00:32:31.200 --> 00:32:36.480 말했다시피 나중에서야 나이가 더 들고 보니 그나마 아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죠 00:32:36.500 --> 00:32:43.347 제 딸들이 한 명은 이제 60이 다 됐고 나머지 한 명은 55살인데요 00:32:43.467 --> 00:32:45.880 그 아이들이 이제서야 좀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00:32:46.367 --> 00:32:49.547 그런데 딸들은 이런 사진을 보고 자랐어요 00:32:49.833 --> 00:32:56.813 자라면서 본 게 있으면 짐작이라도 하거나 당연히 알 수 있잖아요 00:32:57.300 --> 00:33:03.113 그런데 이제 나이가 더 들고 끝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니까 자식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 00:33:03.133 --> 00:33:06.413 저도 청년이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제 임무를 수행했다는 걸 말이죠 00:33:09.067 --> 00:33:11.880 - 질문 있으신가요? - 질문이요? 00:33:13.333 --> 00:33:17.580 그럼, 집에 돌아오셨을 때 참전용사들을 위한 환대같은 건 없었다고 하셨는데요 00:33:17.600 --> 00:33:18.347 전혀요 00:33:18.367 --> 00:33:24.247 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? 선생님의 노고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아서 실망하셨나요? 00:33:24.267 --> 00:33:25.213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? 00:33:25.233 --> 00:33:33.080 아니요, 당시엔 그냥 돌아와서 안심하기 바빴죠 그래도 육군 생활이 즐거웠어요 00:33:33.100 --> 00:33:42.280 이건 제 인식표에요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몇 년 전에 열쇠고리로 만들었어요 00:33:42.300 --> 00:33:43.113 카메라 쪽으로 보여주세요 00:33:43.133 --> 00:33:53.247 저건 잃어버렸는데 이건 남아있네요 이건 원래 체인이고 인식표에 달려 있던 거죠 00:33:53.767 --> 00:33:57.947 그리고 P38 깡통 따개이고요 00:33:58.200 --> 00:34:07.813 이 사진은 루이지애나의 캠프 포크에서 16주간 보병훈련을 받은 후 수료했을 때의 사진이네요 00:34:07.833 --> 00:34:08.880 네, 어디인가요? 00:34:08.900 --> 00:34:16.247 루이지애나의 캠프 포크에요 여기 미국 국기 밑에 있는 게 저예요 00:34:16.267 --> 00:34:19.480 - 네, 그래서 그래서 국기를 다셨군요 - 여기에 국기를 달았죠 00:34:19.500 --> 00:34:21.547 왜냐하면 사람들이 "어디 계세요? 어디 계세요?"라고 찾았거든요 00:34:21.567 --> 00:34:23.913 면담자분도 그랬지요 저는 국기 아래 있는데 말이죠 00:34:23.933 --> 00:34:29.713 이건 육군 사진을 합쳐 놓은 거예요 하이라이트 부분들만요 00:34:29.733 --> 00:34:32.580 육군 사진이 가방에 한 가득 있었거든요 00:34:32.600 --> 00:34:33.280 그러시군요 00:34:33.300 --> 00:34:42.513 그냥 제게 의미 있는 중요한 것만 뽑아왔어요 그래서 이 모음집에 넣어 놨죠 00:34:42.533 --> 00:34:44.447 제 서재에 있어요 00:34:44.833 --> 00:34:54.947 이 사진은 일본에서 찍은 거예요 제 친구 살 루이스트로입니다, 저랑 동갑이죠 00:34:54.967 --> 00:35:02.613 코네티컷주의 하트퍼드에서 살고 있어요 아직 살아있는 몇 안되는 친구죠 00:35:02.767 --> 00:35:05.680 살 루이스트로와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00:35:06.900 --> 00:35:12.713 우린 자전거를 타다가 한 행인에게 사진을 찍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죠 00:35:12.733 --> 00:35:14.780 그리고 그 친구가 우리 사진을 찍어줬어요 00:35:14.800 --> 00:35:19.447 - 일본에서 휴양휴가를 보내셨을 때군요? - 알아 보시네요? 00:35:19.467 --> 00:35:21.380 그럼요, 바로 알죠 00:35:21.600 --> 00:35:22.513 이건요? 00:35:24.933 --> 00:35:26.813 여긴 한국이에요 00:35:27.167 --> 00:35:29.847 그건 50구경 기관총이고요 00:35:29.867 --> 00:35:35.547 보호용으로 밖에 설치했던 거고요 00:35:36.233 --> 00:35:37.613 진짜 총이에요 00:35:39.267 --> 00:35:42.547 우리 모두 필요한 사용법을 훈련받았어요 00:35:43.400 --> 00:35:49.647 우리가 분대 막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기관총은 최전선에서 약간 후방에 있었어요 00:35:49.667 --> 00:35:51.680 여기가 우리가 살았던 곳이에요 00:35:51.700 --> 00:36:01.180 한국에 다시 가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보고도 믿기지 않으실 거예요 00:36:01.200 --> 00:36:01.813 그럴 것 같네요 00:36:01.833 --> 00:36:10.780 물론 사진과 다른 매체를 통해 상황을 알고 계시겠지만  이 인터뷰 영상은 미국 학교에서 수업 중에 사용될 수 있답니다 00:36:10.800 --> 00:36:11.547 네, 그렇군요 00:36:11.567 --> 00:36:14.247 20년 뒤 그 친구들이 말하겠죠 00:36:14.267 --> 00:36:22.247 한국을 전혀 알지도 못했던 한 분이 그 나라를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00:36:22.267 --> 00:36:26.980 그 덕분에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다고요 00:36:27.367 --> 00:36:28.647 기억해 주세요 00:36:29.133 --> 00:36:33.347 '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나올까?' 그 답은 한국이라는 것을요 00:36:33.386 --> 00:36:33.880 네, 알겠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