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33 --> 00:00:12,533
제 이름은 빈센트 아리올라입니다
1930년 9월 13일에 태어났어요
2
00:00:12,600 --> 00:00:15,367
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태어났죠
3
00:00:16,933 --> 00:00:20,542
'아리올라'라는 이름의
민족적 기원이 어떻게 되나요?
4
00:00:20,566 --> 00:00:21,700
이탈리아요
5
00:00:21,700 --> 00:00:22,800
- 이탈리아요?
- 네
6
00:00:22,800 --> 00:00:29,167
저희 가족은 1920년대
이탈리아에서 왔던 걸로 알고 있어요
7
00:00:30,260 --> 00:00:33,960
그리고 미국 시카고에 정착했죠
8
00:00:35,733 --> 00:00:40,200
그럼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부모님과 형제에 대해서요
9
00:00:41,139 --> 00:00:50,173
그러니까 전 형제가 5, 아니 4명이에요
남자 넷, 여자 하나였죠
10
00:00:51,800 --> 00:01:00,300
모두 시카고에서 자랐어요
우리 모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고요
11
00:01:01,167 --> 00:01:12,633
아버지는 목수였어요, 직업이요
그리고 어머니는 이탈리아에서 재봉사였죠
12
00:01:12,633 --> 00:01:18,167
두 분 다 교육을 잘 받으셨고요
그래서 읽고 쓸 수 있었죠
13
00:01:18,800 --> 00:01:28,433
전 1930년에 태어났고
1929년에 대공황이 시작됐어요
14
00:01:28,433 --> 00:01:36,700
그래서 아버지가 일을 구하기 정말 힘들었어요
그래도 훌륭한 분이셨고 우린 살아남았죠
15
00:01:37,233 --> 00:01:40,233
그래서 다들 제대로 교육을 받았어요
16
00:01:42,567 --> 00:01:46,162
형 두 명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데
17
00:01:46,186 --> 00:01:49,867
한 명은 육군이었죠, 오키나와에서 부상을 당했어요
18
00:01:50,466 --> 00:01:53,601
그리고 다른 형은 해군이었고
19
00:01:53,626 --> 00:02:03,600
그리고 또 다른 형은 약간 장애가 있어서
군 복무를 할 수 없었죠
20
00:02:03,600 --> 00:02:06,898
당시 전 11살이었어서,
21
00:02:06,922 --> 00:02:11,500
그러니까 어려서 참전할 수가 없었죠, 그게 아니었다면
저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텐데 말이죠
22
00:02:12,733 --> 00:02:24,733
그래도 21살에 미국 정부에서 영장을 보냈어요
23
00:02:24,733 --> 00:02:28,633
1951년에 육군에 징집된 거죠
1951년 10월
24
00:02:28,900 --> 00:02:31,900
한국은 전투 중이었죠
25
00:02:32,233 --> 00:02:35,033
제가 전쟁이 아니라
전투라고 하는 걸 들으셨죠?
26
00:02:35,933 --> 00:02:42,433
트루먼이 했던 얘기를 절대 잊지 못해요
그가 대통령 시절에 질문을 받았어요
27
00:02:42,633 --> 00:02:49,400
사람들이 6·25전쟁에 대해 질문했을 때
그는 전쟁이 아니라 국지적 군사 행동이라고 했죠
28
00:02:51,300 --> 00:02:58,667
그래서 제가 징집됐을 때 징집되고
켄터키의 포트 녹스(Fort Knox)로 갔거든요
29
00:02:59,133 --> 00:03:04,067
거기는 제3기갑사단 본부였죠
전차 사단이요
30
00:03:05,367 --> 00:03:15,233
4, 5주간 보병 훈련을 받았어요
그런데 나머진 전차 훈련이었죠
31
00:03:15,867 --> 00:03:22,767
M-4 셔먼 미디엄 전차로 훈련을 받았어요
그건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전차죠
32
00:03:23,600 --> 00:03:34,000
그리고 거의 4, 5달을 훈련받았어요
그리고 가능한 좀 더 오래 있으려고 리더십 교육을 받았어요
33
00:03:34,000 --> 00:03:38,967
우리 사단이 한국에
갈 거라는 걸 알았거든요
34
00:03:40,000 --> 00:03:53,400
무엇보다 짜증 났던 건 제가 있을 당시 그들이 30일을 주고
특정 장소에 가라는 건데 해외로 가라는 거였죠
35
00:03:54,400 --> 00:04:01,433
그런데 생각에 미국 사람들이
당시 군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죠
36
00:04:01,733 --> 00:04:05,800
한국이 뭔지도 몰랐고 어디에 있는지
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거든요
37
00:04:07,733 --> 00:04:10,233
그러니까 그게 정말 짜증 났어요
38
00:04:10,233 --> 00:04:18,567
어찌 됐든 간단히 말하자면 전 캘리포니아
샌프란시스코로 가서 함선을 탔어요
39
00:04:18,567 --> 00:04:22,900
아주 형편없는 함선이었죠,
리버티호였어요
40
00:04:23,133 --> 00:04:27,967
그보다 더 질이 떨어질 수 없는 함선이죠
41
00:04:28,467 --> 00:04:32,785
그리고 우린 해먹에서 잤어요
42
00:04:35,859 --> 00:04:40,733
배에 있는 동안 배 속에
남은 것 하나 없이 다 토했죠
43
00:04:42,000 --> 00:04:49,033
어찌 됐든 그 작은 배는 태평양을 지나
하와이에 잠시 정박했죠
44
00:04:50,333 --> 00:04:55,667
항해사들은 우리를 향해
비웃고 농담을 치며 내렸고
45
00:04:55,667 --> 00:05:04,233
우리 불쌍한 병사들은 그저 하와이 바다에
있는 애리조나를 바라볼 뿐이었어요
46
00:05:04,767 --> 00:05:11,432
그리고 어찌 됐든 1시간 정도 후에
다시 함선을 탔고
47
00:05:11,456 --> 00:05:15,967
5, 6일 정도 걸려 일본에 도착했어요
48
00:05:18,300 --> 00:05:21,133
짐을 다 내렸어요
49
00:05:21,133 --> 00:05:26,200
더플 백에 가지고 있던 옷가지며
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물품만 받았죠
50
00:05:26,567 --> 00:05:31,333
그리고 다시 함선에 탔고 인천에 도착했어요
51
00:05:32,900 --> 00:05:39,033
- 미국에서 한국으로 떠나신 건 언제인가요?
- 1952년이요, 4월이었던 것 같아요
52
00:05:39,033 --> 00:05:42,500
그쯤이었을 거예요
53
00:05:43,700 --> 00:05:48,200
그럼 언제... 그러니까
같은 달에 인천에 도착하신 거죠?
54
00:05:48,200 --> 00:05:48,967
그렇죠
55
00:05:48,967 --> 00:05:57,800
그러니까 우린 일본에 도착해서 하루 정도
머문 후 다시 배를 타고 인천에 상륙했어요
56
00:05:59,100 --> 00:06:05,400
- 한국으로 가시는 동안에 두려우셨나요?
- 그런 생각은 했어요
57
00:06:05,700 --> 00:06:11,100
그런데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을
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거예요
58
00:06:11,100 --> 00:06:20,433
어떻게 하라고 위에서 시켰고, 어찌 됐든 그걸 수행했죠
그리고 전차병으로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죠
59
00:06:20,433 --> 00:06:28,433
어찌 됐든, 도착을 하고
전차 부대에 배정을 받았어요
60
00:06:29,800 --> 00:06:36,967
그리고 지금까지 한 전차에 몇 명이
탔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
61
00:06:36,967 --> 00:06:46,200
배정이 되고 지휘관에게 배속되었어요
그는 지휘 전차에 탑승했고, 계급은 소위였죠
62
00:06:47,767 --> 00:06:53,067
하여튼, 솔직히 말해서 돌아올 수
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어요
63
00:06:53,067 --> 00:06:56,700
한국으로 들어가 길을 지나는데
그냥 평평한 뻥 뚫린 땅이었죠
64
00:06:56,700 --> 00:07:00,067
건물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어요
65
00:07:00,600 --> 00:07:06,667
우리가 본 건 남한 사람들뿐이었는데,
우리의 빨래를 거들었죠
66
00:07:07,367 --> 00:07:15,333
그리고 어느 날 남한 사람들이 안 보이더군요
그래서 그냥 그들을 떠났죠
67
00:07:15,333 --> 00:07:20,767
우린 북한으로 가는 중이었으니까요
그리고 남한 사람들을 데려가지 말라고 했어요
68
00:07:20,767 --> 00:07:22,533
차이를 몰랐거든요
69
00:07:22,742 --> 00:07:27,108
제 말은, 그곳에서 한국인을 보면
누구든 그냥 쏴야 했던 거예요
70
00:07:27,133 --> 00:07:29,733
무슨 말인지 알겠죠?
구분을 못했으니까요
71
00:07:30,433 --> 00:07:38,967
그리고 전차 대대와 함께 며칠을 갔어요
우린 제45보병사단에 배정됐죠
72
00:07:41,533 --> 00:07:48,967
그리고 그 길로 며칠을 간 건지는 모르겠어요
거기 있는 거라곤 도로 양쪽에 있는 논 뿐이었어요
73
00:07:49,467 --> 00:07:51,833
- 전차 안에 계셨나요?
- 그렇죠
74
00:07:51,833 --> 00:07:56,967
우린 전차병이었어요
전차에는 운전병이 있고요
75
00:07:56,967 --> 00:08:02,200
그 오른쪽에는 30구경 기관총이 있었죠
76
00:08:02,633 --> 00:08:07,867
그리고 우린 전차 위에 50구경 기관총을
장착하고 있었는데 그건 대공 화기죠
77
00:08:07,867 --> 00:08:13,000
그리고 그 안에 우리 세 명이 있었어요
장교 말고도 두 명이요
78
00:08:13,567 --> 00:08:18,600
- 그럼 전차 내부에서 선생님의 특별 임무는 뭐였죠?
- 전 둘 다 할 수 있었어요
79
00:08:18,600 --> 00:08:24,967
탄약수, 포수, 무전병 등
필요한 건 다 해야 했죠
80
00:08:24,967 --> 00:08:31,167
할 수 있었던 건 전차 운전이 가능했어요
전차에 있는 무기는 어떤 것이든 다룰 수 있었고요
81
00:08:32,667 --> 00:08:34,933
누가 부상당할 경우를 대비해서
다 할 수 있어야 했어요
82
00:08:34,933 --> 00:08:45,200
한국인 또는 중국인, 소련인이요
제가 알기론 인민군에게 소련 전차를 보급했죠
83
00:08:46,700 --> 00:08:58,133
그리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가던 곳에 도착했을 때
266고지에 갔는데, 불모의 고지라고 불리는 곳이죠
84
00:08:58,133 --> 00:08:59,933
들어봤는지 모르겠네요
85
00:08:59,933 --> 00:09:06,133
아침 일찍 떠나
결국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어요
86
00:09:06,133 --> 00:09:12,567
저녁이 되기 전에 우린 도착했고
전차들이 대형을 이루고 있었죠
87
00:09:12,567 --> 00:09:18,867
하나에 18m 정도였을 거예요
그리고 우리 전차 주변에 보병이 있었고요
88
00:09:18,867 --> 00:09:26,300
보병이 없으면 전차병은…
다 날려버리고 했으니까요
89
00:09:26,867 --> 00:09:35,667
보병이 하나 있었어요
그 병사가 참호에 있는 걸 봤죠
90
00:09:36,433 --> 00:09:39,833
그리고 제가 이 친구에 대해
기억하는 건 그게 다예요
91
00:09:39,833 --> 00:09:45,900
무슨 일이 있었냐면
어두워지고 공격이 시작됐어요
92
00:09:47,000 --> 00:09:53,067
그리고 우린 계속 거기에서
적 대포를 향해 75mm 포를 발사했죠
93
00:09:53,933 --> 00:10:05,700
그리고 갑자기 산에서 적의 대응 사격이 날아오는데
좌우에서 날아드는 통에 우린 이동해야 했어요
94
00:10:05,700 --> 00:10:12,900
한 곳에 오래 있으면 제2차 포격에 맞거든요
95
00:10:12,900 --> 00:10:21,300
그리고 장교가 "자, 해치 닫아"라고 명령했어요
땀이 많이 났어요
96
00:10:21,300 --> 00:10:29,300
마치 누가 물을 쏟아부은 것처럼 땀이 났죠
당시 섭씨 37도가 넘었으니까요
97
00:10:29,633 --> 00:10:35,700
75mm 포탄이 왔다가 갔다 하는데
덕분에 우린 흠뻑 젖었어요
98
00:10:35,700 --> 00:10:38,667
누가 물 한 동이를 끼얹은 것처럼 그랬죠
99
00:10:39,433 --> 00:10:44,467
어찌 됐든 몇 시간 동안 포격전이
벌어진 후에 잠잠해진 것 같았어요
100
00:10:44,467 --> 00:10:50,033
잠시 정적이 찾아왔죠
더 이상의 교전은 없었어요
101
00:10:50,033 --> 00:10:58,367
그래서 우린 해치를 열고 위를 봤는데
한 젊은 보병이 보였죠, 죽어 있었어요
102
00:10:58,367 --> 00:11:01,767
우리 주변에 죽은 보병들이 너무 많았어요
103
00:11:03,067 --> 00:11:08,467
그래서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
그게 저의 반감을 불러일으켜요
104
00:11:09,000 --> 00:11:23,400
그리고 그때 우린 전차를 정비하는
곳으로 가다가 한 곳에서 멈췄는데
105
00:11:24,200 --> 00:11:28,867
그들이 뭘 먹을 시간이라며
저더러 전차 안에 있으라고 했어요
106
00:11:28,867 --> 00:11:32,600
전차를 지키고 있으라고요
107
00:11:32,600 --> 00:11:37,167
그 사이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죠
비가 쏟아졌어요, 장마철이었거든요
108
00:11:38,033 --> 00:11:42,367
그래서 전 혼자 있는데 배가 고팠어요
전투식량을 열었죠
109
00:11:42,367 --> 00:11:49,800
비는 미친 듯이 내렸고 전 전투식량을 먹었어요
그리고 당시 기억은 그게 다예요
110
00:11:49,800 --> 00:12:01,633
결국 우린 다시 쉴 수 있는 장소로 갔어요
그런 일이 있었죠
111
00:12:02,967 --> 00:12:09,733
- 그러니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요?
- 네, 전차 안에는 어땠나요?
112
00:12:09,733 --> 00:12:15,033
그러니까 날씨나 소음 열기 등이요
113
00:12:15,033 --> 00:12:20,067
이건 내가 잘 아는 거죠, 아주 비좁았어요
114
00:12:21,233 --> 00:12:25,633
어쩌면 당시 제 키가 작아서
전차병으로 선발됐을 수도 있어요
115
00:12:25,633 --> 00:12:30,900
어쨌든 조작을 하는 데
필요한 공간이 넉넉하지 않았어요
116
00:12:31,300 --> 00:12:39,967
두 번째는 그 소음이요, 요즘 사진들을 보면
전부 다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잖아요
117
00:12:40,767 --> 00:12:51,900
1951년 당시엔 그런 것들이 없었어요
소음이 끔찍했죠
118
00:12:52,167 --> 00:13:01,467
그래서 지금 보청기를 끼고 있어요
몇 년 후에야 육군을 통해서 받을 수 있었죠
119
00:13:01,467 --> 00:13:06,000
소음이 진짜 끔찍했어요
그리고 공간이 많지도 않았고요
120
00:13:06,000 --> 00:13:07,300
지금은 전차가 더 크잖아요
121
00:13:07,300 --> 00:13:17,600
M-4 셔먼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거고
당시 우리가 가진 전차들 중 가장 빠른 모델이었죠
122
00:13:19,133 --> 00:13:24,800
요즘 같으면 그 정도 속도라면 사람들이 타고
내리려고 뛰어올랐다가 내렸다가 할 수 있을 거예요
123
00:13:24,800 --> 00:13:35,333
캘리포니아에 갔는데 누구였더라
장군이었는데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네요
124
00:13:37,533 --> 00:13:39,300
그가 육군 3사단을 맡고 있었죠
125
00:13:39,300 --> 00:13:41,100
- 패튼 장군이요
- 패튼이요
126
00:13:41,100 --> 00:13:45,267
맞아요, 패튼 장군이요
피(P), 에이(A), 티(T), 티(T), 오(O), 엔(N)이죠
127
00:13:45,267 --> 00:13:47,533
그는 훌륭한 장군이었어요
128
00:13:47,533 --> 00:13:51,900
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참전했죠
사막에서요
129
00:13:52,200 --> 00:14:00,633
그리고 어찌 됐든 우린 그냥 차를 끌고 가는 중에
패튼 장군의 기념관이라고 되어있는 큰 표지판을 봤거든요
130
00:14:00,633 --> 00:14:07,267
그래서 제 아내와 함께 차를 세우고 거기로 갔어요
그리고 모든 기억들이 떠올랐죠
131
00:14:07,267 --> 00:14:12,900
실제로 한쪽에 우리 전차 중 한 대가
아직 있더라고요, 정말 흥분됐죠
132
00:14:12,900 --> 00:14:20,500
모든 기억들이 되살아났어요
보병에 대한 얘기들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죠
133
00:14:21,200 --> 00:14:26,467
- 혹시 다른 전차병과 인터뷰를 했었나요?
- 그럼요
134
00:14:26,467 --> 00:14:31,367
세계대전, 아니 6·25전쟁에 참전한
전차병들을 말하는 거죠?
135
00:14:31,367 --> 00:14:33,333
전 아직 한 명도 만나지 못했거든요
136
00:14:34,500 --> 00:14:38,667
그들이 한 얘기를 들으면 재밌겠네요
137
00:14:40,300 --> 00:14:45,400
저는 보병이 아니라서 좋았어요
참호를 팔 일이 없었으니까요
138
00:14:45,400 --> 00:14:48,667
돌아가서 그걸 하라고 하면
가서 할 거 같기는 해요
139
00:14:48,667 --> 00:14:52,400
그러니까, 굉장히 쉬워요, 바주카포 다루는 건요
140
00:14:52,400 --> 00:14:56,000
그런데 전차병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죠
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
141
00:14:56,000 --> 00:14:59,900
그러니까 전차가 굴러가지 않으면 전 죽는 거죠
142
00:14:59,900 --> 00:15:04,600
우린 45구경을 가지고 있었어요
그런데 거기에 M1 소총을 가지고 다닐 수는 없어요
143
00:15:04,600 --> 00:15:09,233
그리고 우리 다섯 명은 한 몸과 같았어요
다 같이 일했죠
144
00:15:09,700 --> 00:15:13,000
그래서 전차병 일이 좋았어요
145
00:15:13,000 --> 00:15:18,000
사람들은 보병에 대한 얘기를 하고
해병들이 이 얘기 저 얘기하는 걸 알아요
146
00:15:18,000 --> 00:15:20,600
그런데 전 전차병이라서 좋았어요
147
00:15:20,600 --> 00:15:32,833
징집됐을 때는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몰랐어요
전차병이 되는 것이, 참전하는 것이 뭔지 말이죠
148
00:15:32,833 --> 00:15:36,633
누굴 위해 싸우는 거지?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거지?
149
00:15:36,633 --> 00:15:40,800
들은 거라곤 한국, 북한, 남한이 다였어요
150
00:15:40,800 --> 00:15:50,933
북한에 대해서 알고는 있죠
20세기 초반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읽어봤거든요
151
00:15:51,467 --> 00:15:58,000
일본이 한국을 점령했고
일본이 전쟁에서 졌을 때 어떻게 됐는지
152
00:15:59,000 --> 00:16:10,867
미국이 38선 이남에 진주했는데 그게 남한이고
38선 이북은 소련이 점령했다는 사실을요
153
00:16:11,867 --> 00:16:16,933
그리고 1950년에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죠
154
00:16:17,633 --> 00:16:26,667
그래서 종합해 보면 남한은
미국과 같은 자유를 갈망하는 거였어요
155
00:16:26,667 --> 00:16:33,167
자유의 땅, 용기 있는 자들의 고향이요
북한은 군국주의를 원했고요
156
00:16:33,167 --> 00:16:36,500
그들은 각자의 정부를 원했죠
157
00:16:36,833 --> 00:16:52,833
그래서 속으로 한 가지 감사한 것은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
대한민국이 군국주의 정부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게 해 줬다는 거죠
158
00:16:55,467 --> 00:17:03,067
더불어 6·25전쟁을 통틀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
우리를 6·25전쟁 참전용사로 여기지 않는 거예요
159
00:17:03,600 --> 00:17:13,233
그리고 지금까지 6·25전쟁 참전용사이기에
어떤 명예도 받지 않았죠
160
00:17:14,667 --> 00:17:18,933
돌아보면, 10년인가 12년 전인가요?
161
00:17:19,167 --> 00:17:26,867
한국 사절단이 와서
6·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오찬을 대접했어요
162
00:17:26,867 --> 00:17:30,767
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
163
00:17:30,767 --> 00:17:38,300
우리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 한국 사람들을 위해 한 일에 대해
그렇게 감사 표시를 해주니 말이죠
164
00:17:38,300 --> 00:17:42,367
전… 그러니까 전 미국을 사랑합니다
미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죠
165
00:17:42,367 --> 00:17:48,333
한국에서 집에 돌아왔을 때
전 땅에 대고 입을 맞췄어요
166
00:17:48,333 --> 00:17:56,800
우리가 어떤 정부를 가지고 있는지
우리가 가진 자유를 깨닫고 미국에 감사 표시를 한 거죠
167
00:17:56,800 --> 00:18:14,800
그리고 지금까지, 62년 전에 한국에 있었는데
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도 존중받는 것 같진 않아요
168
00:18:14,800 --> 00:18:18,567
그러니까, 제가 뭐 크고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
169
00:18:18,567 --> 00:18:22,733
그저 우리가 한 일에 대해 6·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
감사의 표시만 해달라는 거죠
170
00:18:22,733 --> 00:18:28,067
사람들은 우리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몰랐어요
171
00:18:28,067 --> 00:18:35,433
6·25전쟁에서 3만 5천 명이 넘는 병사들을 잃었죠
3년 동안요
172
00:18:35,433 --> 00:18:42,100
전 1953년 대통령에 취임한
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존경해요
173
00:18:42,100 --> 00:18:47,567
그의 첫 번째 목표는
우리 병사들을 데려오고 그 전투를 끝내는 거였어요
174
00:18:47,567 --> 00:18:51,200
당시 승자는 없었어요
그냥 평화 조약이었죠
175
00:18:51,200 --> 00:18:57,900
그리고 지금까지도
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한 가지예요
176
00:18:57,900 --> 00:19:04,200
전차에서 포격할 때
우린 인민군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
177
00:19:04,867 --> 00:19:08,033
아니었어요, 우린 중국군과 싸우고 있었죠
178
00:19:08,633 --> 00:19:11,067
중국군과 싸우고 있었어요
179
00:19:11,067 --> 00:19:26,167
그러니까, 맥아더가 상륙하고 그의 의지대로
인민군들을 중국 경계까지 밀어붙여서 끝낼 수 있었어요
180
00:19:26,667 --> 00:19:33,833
중국으로 더 가고 싶었던 걸 트루먼 대통령이
돌아오라고 하는 바람에 못 했죠
181
00:19:33,833 --> 00:19:40,633
그래서 그때 진짜 전쟁이 시작된 거예요
모두들 이것저것 지원하고 있었으니까요
182
00:19:40,633 --> 00:19:44,667
제가 무슨 말하는 건지 알겠죠?
그러니까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이 아니었다는 거예요
183
00:19:44,667 --> 00:19:47,233
모두들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
184
00:19:47,233 --> 00:19:54,633
우린 TV가 없었죠, 거의 아무것도 없었죠
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몰랐어요
185
00:19:54,633 --> 00:20:00,033
남한 사람들이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건지
우리 병사들이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건지 말이죠
186
00:20:00,033 --> 00:20:04,000
그러니까 우리가 얼마나 많은
사람들을 잃었는지 말이죠
187
00:20:05,700 --> 00:20:09,867
그래서 전 6·25전쟁에 복무한 것이
자랑스러웠어요, 정말로요
188
00:20:09,867 --> 00:20:12,067
그리고 자부심이 있었죠
189
00:20:12,067 --> 00:20:18,733
사실 전 여기에서 지원 단체 소속이에요
정신 건강 지원 단체요
190
00:20:18,900 --> 00:20:24,900
그리고 데이브와 지미 그리고
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눠요
191
00:20:24,900 --> 00:20:30,833
덕분에 도움을 받고
PTSD(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)에도 도움이 됐죠
192
00:20:30,833 --> 00:20:33,500
제가 말하려고 하는 건,
우린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거예요
193
00:20:33,500 --> 00:20:36,600
지금 어떻게 그것에 대해
생각할 수 있냐고 하잖아요?
194
00:20:36,600 --> 00:20:45,000
그런데 우리가 나왔을 때, 가서 얘기할 수 있는
VA(재향 군인국) 지부는 어디에도 없었어요
195
00:20:45,000 --> 00:20:50,200
그러니까 사람들이 가서 얘기할 수 있는 곳이
지금도 VA밖에 없다는 거죠
196
00:20:50,200 --> 00:20:54,067
그래서 62년이 지난 지금도 우린 보훈병원이 있고
이런 모든 걸 갖추고 있어요
197
00:20:54,067 --> 00:20:58,200
문제가 있으면 사람들을 만나
여기저기서 얘기할 수 있죠
198
00:20:58,200 --> 00:21:05,267
군 복무를 마치고 나왔을 때
제대하고 구직을 해서 일을 하잖아요
199
00:21:05,267 --> 00:21:10,533
전 가족을 부양했어요
소말리아에서 복무한 아들이 있어요
200
00:21:10,533 --> 00:21:13,767
딸은 의료 분야에 있고요
201
00:21:13,767 --> 00:21:27,067
그리고 전 나라를 위해 군 복무한 가족 출신이잖아요
그래서 우린 미국에 감사하고 있어요
202
00:21:27,067 --> 00:21:36,833
단지 바라는 건, 북한과 남한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거예요
다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라고 있죠
203
00:21:36,833 --> 00:21:42,933
그리고 남한의 그런 멋진 사진들을 보니 너무나 행복하네요
큰 건물도 있고 다 있잖아요
204
00:21:43,233 --> 00:21:47,967
이제 다시 가고 싶은지 물어보겠죠?
다시 가고 싶은지요?
205
00:21:47,967 --> 00:21:51,200
솔직히 말하면 다시 가고 싶진 않아요
206
00:21:51,200 --> 00:21:57,133
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어요
그들이 친절하게 해 줘서 정말 좋아요
207
00:21:57,533 --> 00:22:01,233
저는 그저 그곳에서의 기억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
208
00:22:01,233 --> 00:22:08,500
남한 사람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고
그들이 성취한 것들이 저 역시 너무 뿌듯해요
209
00:22:08,500 --> 00:22:13,833
세계 속에서 발전했죠
그리고 전 한국 자동차를 가지고 있어요
210
00:22:13,833 --> 00:22:19,400
정말 기뻐요, 그런데 그냥 다시 가고 싶진 않네요
211
00:22:19,400 --> 00:22:22,333
- 왜죠?
- 모든 기억이 돌아올 테니까요
212
00:22:22,333 --> 00:22:24,867
그걸 생각하는 건 지금은 좀 문제가 돼요
213
00:22:24,867 --> 00:22:30,867
여전히 한국에 대한 생각을 해요
황량한 나라였어요
214
00:22:30,867 --> 00:22:36,967
그러니까 전쟁으로 인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
그들이 재건하기 위해 어떤 일을 겪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죠
215
00:22:37,300 --> 00:22:40,267
그런데 다시 가고 싶진 않아요
216
00:22:40,267 --> 00:22:43,400
- 너무 버거우신 거군요
- 맞아요, 너무 버거워요
217
00:22:43,400 --> 00:22:50,400
기억하고 싶어요, 제가 겪었던 일을요
그리고 잊어버리고 싶죠
218
00:22:50,400 --> 00:23:00,667
한국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에요
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일어섰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고요
219
00:23:00,667 --> 00:23:04,833
하나님께 기도하죠, 그곳에 같은 일이
다시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고요
220
00:23:05,167 --> 00:23:09,767
- 전차가 공격을 받은 적이 있나요?
- 아니요, 없어요
221
00:23:09,767 --> 00:23:13,200
- 한 번도요?
- 네, 한 번도 공격받은 적이 없죠
222
00:23:13,200 --> 00:23:23,867
흙먼지가 좀 있었고 우리 위로 날아간 포탄도 있었고요
그런데 한 번은 꽤 가까운 곳에 떨어진 적도 있었죠
223
00:23:24,200 --> 00:23:28,633
제가 운이 좋았어요, 그렇잖아요?
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
224
00:23:28,633 --> 00:23:36,867
그런데 제 주변에 죽은 병사들을 보고서야
포탄이 바로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는 걸 알았죠
225
00:23:36,867 --> 00:23:39,800
그러니 저는 그냥 운이 좋은 거였죠
맞지 않았으니까요
226
00:23:40,367 --> 00:23:42,567
적군의 전차는 어땠나요?
227
00:23:42,800 --> 00:23:53,300
그들은 적어도 800m는 떨어져 있었어요
150m, 300m 정도 떨어져 있었죠
228
00:23:53,300 --> 00:23:59,733
그리고 우린 75mm 포를 발사했고
전차는 그렇게 뒤로 후퇴했죠
229
00:23:59,733 --> 00:24:02,833
분명히 타격을 입혔던 거죠
타격을 입혔을 거예요
230
00:24:03,400 --> 00:24:07,500
왜냐하면 왔다 갔다 포격을 진짜 많이 했거든요
231
00:24:07,500 --> 00:24:13,133
그리고 우리 전선에도 전차들이 있었고
분명히 있었어요
232
00:24:13,833 --> 00:24:14,933
그래서 그들을 봤어요
233
00:24:14,933 --> 00:24:20,533
어디에서 주무셨나요? 항상 이동하셨죠?
234
00:24:20,533 --> 00:24:21,467
그렇죠, 그러니까...
235
00:24:21,467 --> 00:24:26,067
- 그래도 전차 안에서 주무시진 않았죠?
- 그러니까 전차 안에서 자진 않았어요
236
00:24:26,067 --> 00:24:27,400
- 아니었다고요?
- 네, 아니었어요
237
00:24:27,400 --> 00:24:29,233
네, 그럼 어디에서 주무셨나요?
238
00:24:29,233 --> 00:24:33,400
그러니까 우린 작은 텐트가 있었어요
전차에 텐트를 싣고 다녔죠
239
00:24:33,400 --> 00:24:36,000
그래서 텐트를 치고 잤어요
240
00:24:36,000 --> 00:24:44,233
그리고 전차병들 모두 작은 텐트 안에
다음 날 아침까지 있었어요
241
00:24:44,233 --> 00:24:49,833
두 번째로 보병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
벌레들이 진짜 심했어요
242
00:24:49,833 --> 00:24:54,333
우린 방충망을 텐트에 덮었죠
243
00:24:54,333 --> 00:24:59,700
그리고 한 번은 어떤 소음이 들렸는데
자는 내내 들리더군요
244
00:24:59,700 --> 00:25:06,067
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게 또 있네요
경계를 설 때마다 사람들이 제 이름을 계속 불렀어요
245
00:25:06,067 --> 00:25:07,867
아리올라, 아리올라, 이러면서요
246
00:25:07,867 --> 00:25:10,867
전 항상 경계를 섰죠, 그리고…
247
00:25:10,867 --> 00:25:13,633
- 왜 그런 거죠?
- 모르겠어요, 전 그냥 그렇게 했어요
248
00:25:13,633 --> 00:25:16,867
그들이 부르면 그냥 경계를 섰죠
249
00:25:16,867 --> 00:25:26,733
그리고 우리는 M1 소총을 휴대하지 않았어요
더 작은 소총을 가지고 있었죠
250
00:25:26,733 --> 00:25:33,100
어느 날 밤에 전차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어요
한 남자가 제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죠
251
00:25:33,100 --> 00:25:35,500
- 누가요?
- 어떤 사람이 제 쪽으로 다가왔어요
252
00:25:35,500 --> 00:25:39,533
그래서 제가 신분을 밝히라고 했죠
장교였어요
253
00:25:39,533 --> 00:25:44,633
전 그를 쏠 준비를 했는데
그가 누군지 알아보고는 지나가게 했죠
254
00:25:45,033 --> 00:25:49,269
또 한 번은 보초를 서고 있는데
255
00:25:49,293 --> 00:26:00,300
담당 병사가 저더러 2시간 뒤에
다른 사람이 와서 교대할 거라고 했어요
256
00:26:00,300 --> 00:26:05,833
2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죠
그래서 제가 4시간 동안 보초를 섰죠
257
00:26:05,833 --> 00:26:07,300
이탈할 수가 없었어요
258
00:26:07,300 --> 00:26:09,730
교대하러 올 병사가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는데
259
00:26:09,754 --> 00:26:13,700
끝내 오지 않았고 저는 피곤하다는 생각뿐이었죠
260
00:26:13,700 --> 00:26:15,167
당연히 피곤했죠
261
00:26:15,567 --> 00:26:22,933
그리고 정리하자면 말했다시피
전차병이 된 걸 후회하지 않아요
262
00:26:23,233 --> 00:26:25,833
거친 부대였던 것 같아요
263
00:26:25,833 --> 00:26:32,000
전 제3기갑사단에 배정됐죠
패튼 장군이 맡았던 제3기갑사단이요
264
00:26:32,567 --> 00:26:35,700
그리고 제가 얘기했잖아요
패튼 장군이요
265
00:26:36,333 --> 00:26:40,867
패튼 장군의 기념관에 있었다고
266
00:26:40,867 --> 00:26:44,658
거기에서 패튼 장군의
제3기갑사단이 10만 명의 전차병들을
267
00:26:44,682 --> 00:26:49,267
캘리포니아에서 훈련시켰다는 얘기들을 했죠
268
00:26:49,267 --> 00:26:56,567
데저트 스프링스였나, 팜 스프링스에서요
그 모든 전차병들을 훈련시킬 장소가 있었어요
269
00:26:56,567 --> 00:27:04,433
- 기억나시는 것 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요?
- 혼자 있는 거요
270
00:27:04,433 --> 00:27:12,767
전차병들과 있더라도 워낙 소수니까요
말했다시피 친구들을 사귈 수가 없어요
271
00:27:13,400 --> 00:27:19,933
같이 있던 전차병들 이름도 몰랐죠
어떻게 같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
272
00:27:19,933 --> 00:27:23,200
지금까지도 몰라요
그들의 이름이 기억나질 않아요
273
00:27:23,200 --> 00:27:26,533
- 한 명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
- 이름을 모르고 계셨다고요?
274
00:27:26,533 --> 00:27:31,000
당시에야 알았지만 62년이 지난 지금은
기억이 나질 않아요
275
00:27:31,000 --> 00:27:37,767
그런데 오늘 전차는 알아봤어요
이 전차를 봤을 때 모든 걸 보고는 다 떠올랐어요
276
00:27:38,667 --> 00:27:41,500
그리고 말한 것처럼 전 외로웠어요
277
00:27:41,500 --> 00:27:48,567
전차가 있고 병사들이 있었지만
거기 혼자 있을 때 알아서 있어야 하니까요
278
00:27:49,200 --> 00:27:55,300
친구가 없었어요
그냥 일을 하는 동기들이 있었던 거죠
279
00:27:55,300 --> 00:27:57,767
그리고 그게 우리가 했던 일이었고요
우린 일을 했어요
280
00:27:58,533 --> 00:28:04,833
그런데 말했다시피 전 거기 갔을 때
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
281
00:28:04,967 --> 00:28:06,300
솔직히요
282
00:28:06,633 --> 00:28:12,100
그리고 5년 전까지 이런 얘기를 가족한테도
하지 않았어요, 가족들은 몰랐어요
283
00:28:12,100 --> 00:28:13,033
왜 안 하셨어요?
284
00:28:14,100 --> 00:28:19,367
생각을 한 거죠
그들이 알고 싶어 할까?
285
00:28:19,367 --> 00:28:22,300
나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까?
아니면 내가 겪은 일을 알까?
286
00:28:22,300 --> 00:28:30,367
전 사실 그들에게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어요
가족을 부양하느라 정말 바빴거든요
287
00:28:30,367 --> 00:28:34,000
애들 학교 보내고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었고요
288
00:28:34,000 --> 00:28:38,728
그렇게 62년이 지나고 그런데 5년 뒤에
289
00:28:38,753 --> 00:28:42,101
제가 그나마 좀 여유로워졌을 때
가족들에게 얘기해 줄 수 있었죠
290
00:28:42,700 --> 00:28:49,300
지난번에는 아들을 지원 단체 중
하나에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
291
00:28:49,600 --> 00:28:53,567
아들은 소말리아에서 겪었던 일에 대해
전혀 얘길 안 했거든요
292
00:28:53,567 --> 00:28:57,033
블랙 호크 다운이었죠, 들어봤죠?
1992년에요
293
00:28:57,033 --> 00:29:00,200
그리고 아들은 얘기했어요
저한테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요
294
00:29:00,200 --> 00:29:01,433
아들로서요
295
00:29:01,433 --> 00:29:06,733
아들이나 아버지나, 아들은 소말리아에서
겪었던 일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었거든요
296
00:29:06,733 --> 00:29:12,100
그러니까 제가 하는 말은 참전용사들은 겪은
일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
297
00:29:14,100 --> 00:29:16,767
당신은 군 복무를 해본 적이 없겠죠
298
00:29:16,767 --> 00:29:17,700
그런가요? 군 복무를 했었나요?
299
00:29:17,700 --> 00:29:20,267
- 전 공군이었어요
- 공군이었다고요?
300
00:29:20,467 --> 00:29:22,500
그럼 전투 참전용사인가요?
301
00:29:23,667 --> 00:29:29,800
전투 참전용사들과 얘기하고
그들의 이야기가 설명하기 어렵잖아요
302
00:29:29,800 --> 00:29:31,700
그들은 얘기하지 않아요
303
00:29:31,700 --> 00:29:34,867
지금의 저처럼 도움을 주는
단체와 같이 있지 않는 한 말이죠
304
00:29:34,867 --> 00:29:37,567
누구한테 가서 얘길 하겠어요?
305
00:29:37,567 --> 00:29:41,700
가족한테 말하지 못한 건
그들이 전투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요
306
00:29:41,700 --> 00:29:49,333
그런데 지미 얘기를 들으면서 데이브 얘기를 들으면서
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 있던 밥 얘기를 들었어요
307
00:29:50,333 --> 00:29:58,100
6월 5일에 독일이 투입되었고 작전 개시일 전날이었죠
308
00:29:58,100 --> 00:30:01,167
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요
그들이 겪은 일들이요
309
00:30:01,167 --> 00:30:06,067
그러니까 우리 참전용사들은
누구에게 내 인생 얘길 해줄 테니 오라고 하지 않아요
310
00:30:06,067 --> 00:30:10,000
우린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아요
타고나길 그렇지 않은 거죠
311
00:30:10,767 --> 00:30:13,700
- 그럼 시체를 많이 보셨잖아요
- 네, 그랬죠
312
00:30:13,700 --> 00:30:16,433
중국군이었나요? 인민군이었나요? 미군이었나요?
313
00:30:16,433 --> 00:30:18,633
- 거의 미군이었어요
- 거의 미군이었다고요?
314
00:30:18,633 --> 00:30:22,633
포탄이 우리 쪽으로 날아왔으니까요
포탄이 날아왔잖아요
315
00:30:22,633 --> 00:30:24,133
우리가 포병대 말고
누구한테서 포격을 받았겠어요?
316
00:30:24,133 --> 00:30:27,533
적군의 전차에서요
그들은 온갖 화기를 우릴 향해 발사했어요
317
00:30:27,533 --> 00:30:35,133
- 그럼 전차 주변에 있던 보병들이 거의 표적이 된 거네요
- 맞아요, 포병대로부터요
318
00:30:35,700 --> 00:30:42,633
물론 우리 앞에 보병이 많았어요
그래서 그들이 뭘 가지고 있었는지 제대로 볼 수 없었죠
319
00:30:42,633 --> 00:30:45,933
그런데 확실히 그들은 자주 마주쳤던 것 같아요
320
00:30:47,433 --> 00:30:56,167
폭찹힐(Pork Chop Hill) 전투 얘기
들어보셨나요? 철원 얘기요
321
00:30:56,167 --> 00:31:00,067
거기에 그들이 있었고, 불모 고지는 또 다른 산이죠
322
00:31:00,933 --> 00:31:06,867
그들이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저는 모르지만
거기는 중국군이 내려오던 곳이에요
323
00:31:06,867 --> 00:31:16,500
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건
왜 그들이 개입하게 된 건지 하는 거예요
324
00:31:16,500 --> 00:31:21,933
그들이 참전한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
침략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봐요
325
00:31:21,933 --> 00:31:23,767
그리고 그게 이유였던 것 같아요
326
00:31:25,400 --> 00:31:33,700
돌아보면 우린 너무 많은 병사들을 잃었잖아요
3만 5천 명이요
327
00:31:35,400 --> 00:31:38,867
추운 날씨에 말이죠
더운 때도 있었고요
328
00:31:40,800 --> 00:31:49,333
한국 날씨는 극과 극인 것 같아요
덥고 춥고요
329
00:31:51,567 --> 00:31:57,900
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질 때엔 전 거기 있지 않았어요
전 더울 때 있었거든요
330
00:31:57,900 --> 00:32:04,467
왜 그들은 한국을 선택한 걸까요?
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나요?
331
00:32:04,467 --> 00:32:06,700
왜 그들은 이 나라를 선택했을까요?
332
00:32:06,700 --> 00:32:09,300
그런데 그들이 선택한 이유는 인민군 때문이죠
333
00:32:09,933 --> 00:32:18,400
- 한국을 떠나신 건 언제였나요?
- 1972년 11월쯤이요
334
00:32:18,400 --> 00:32:20,500
- 1952년 아닌가요?
- 1952년이요
335
00:32:20,500 --> 00:32:23,100
- 1952년 11월이죠?
- 1952년이요
336
00:32:26,467 --> 00:32:31,733
그럼 집에 돌아오셨을 때
6·25전쟁에서 어떤 걸 가지고 오셨나요?
337
00:32:31,733 --> 00:32:35,900
- 제가 뭘 가지고 왔냐고요?
- 네, 그러니까 마음속에요
338
00:32:35,900 --> 00:32:47,267
전 거기에서 있던 시간에서 벗어났어요
한국에 있던 시간에서 말이죠
339
00:32:47,267 --> 00:32:51,833
그 함선을 타고 가던 날이요
일본에 가던 날이요
340
00:32:51,833 --> 00:32:54,467
그리고 인천에서 보낸 날들이요
그렇잖아요?
341
00:32:54,467 --> 00:32:57,500
전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났어요
지금까지도 전부 다 기억나요
342
00:32:57,500 --> 00:33:01,433
62년 전이잖아요
그리고 그걸 왜 기억하냐고 하겠죠?
343
00:33:01,433 --> 00:33:05,033
잊어버리기 힘들어서 그래요
344
00:33:05,033 --> 00:33:12,133
밤에 잠에서 깨면 화장실에 가요
그리고 30분, 1시간 정도 있다가 잠이 들어요
345
00:33:12,133 --> 00:33:14,133
거기에서 벗어나려고요
346
00:33:14,133 --> 00:33:18,800
일이 있고 가족이 있을 때는
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죠
347
00:33:18,800 --> 00:33:22,900
잠자리에 들면 잠이 들죠
그런데 지금은 일을 하지 않잖아요
348
00:33:22,900 --> 00:33:28,600
아이들은 다 결혼했고요
아내와 저만 있죠
349
00:33:28,600 --> 00:33:35,000
아직 전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해요
그 기억에서 벗어나려면요
350
00:33:35,000 --> 00:33:39,833
항상 그런 건 아닌데 다시 찾아왔죠
351
00:33:43,233 --> 00:33:46,833
다들 그럴 거라고 봐요
그러니까 그들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을 거예요
352
00:33:46,833 --> 00:33:47,767
모르겠어요
353
00:33:47,767 --> 00:33:53,133
그런데 저는 한국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
잊어버릴 수가 없죠
354
00:33:54,067 --> 00:34:00,133
한국에 있었던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
잊어버릴 수 없으시잖아요
355
00:34:00,133 --> 00:34:02,467
선생님의 인생 관점으로 본다면요
356
00:34:03,033 --> 00:34:08,167
일종의 경험이죠
평생 그런 경험을 겪을 수 없었잖아요
357
00:34:08,167 --> 00:34:15,700
저는 집을 떠나본 적이 없어요
초등학교를 다니고 고등학교를 다니고 직장에 다녔어요
358
00:34:15,700 --> 00:34:21,967
그리고 아내와 그러니까 어머니, 아버지와도
여행 한 번 해본 적이 없었죠
359
00:34:21,967 --> 00:34:28,433
10살인가 11살에 어딜 갔던 것 같긴 해요
그런데 일리노이주를 떠난 적은 없었죠
360
00:34:28,433 --> 00:34:29,900
해외로 나가본 적도 없고요
361
00:34:29,900 --> 00:34:41,267
누군가 미국을 떠나 낯선 나라로 가는 경험인 거죠
정말 새로운 시작인 거죠
362
00:34:41,700 --> 00:34:45,167
지금 당신도 한국에서 떨어져 있는 거잖아요
363
00:34:45,167 --> 00:34:51,267
고향을 떠나 새로운 나라를 갔던
그때 기분이 어땠나요?
364
00:34:51,267 --> 00:34:57,767
음식도 다르고 뭐든지 다르잖아요
전 한국에서 식당에 들러본 적도 없어요
365
00:34:57,767 --> 00:35:02,267
그들은 여기 K호 식량이 있다, C 레이션이 있다며
나눠줬어요, 그걸로 먹고살았죠
366
00:35:02,267 --> 00:35:05,700
요리사가 없었어요
다른 병사들이 식당에서 먹은 것처럼 말이죠
367
00:35:05,700 --> 00:35:08,600
그들은 거기 가서 식사를 하잖아요
계란 등을 받고 말이죠
368
00:35:08,600 --> 00:35:09,900
전 그걸 받아본 적이 없어요
369
00:35:09,900 --> 00:35:19,500
저한테 있는 거라곤 말했듯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
배가 고파서 통조림을 까먹은 기억뿐이죠
370
00:35:19,500 --> 00:35:21,733
배가 고팠으니까요
371
00:35:22,067 --> 00:35:25,600
전 정찰을 서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도 없어요
그냥 제 일이었죠
372
00:35:25,600 --> 00:35:30,267
전 시키는 대로 제 일을 했고
제 일을 한 것이 자랑스러워요
373
00:35:30,267 --> 00:35:37,200
그런데 말했다시피
그건 새로운 정말 새로운 경험이에요
374
00:35:37,200 --> 00:35:42,033
그리고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
사람에겐 일종의 경험인 거죠
375
00:35:42,033 --> 00:35:45,500
음식을 얻어야 하고요, 가야 하죠
376
00:35:45,500 --> 00:35:49,300
원한다면, 배가 고프면 줄을 서야 하죠
무언가를 먹고 싶으니까요
377
00:35:49,300 --> 00:35:54,600
화장실에 가야 하잖아요
화장실에 10명, 20명, 30명의 다른 병사들과 같이 가죠
378
00:35:54,600 --> 00:35:58,133
제가 무슨 말하는 건지 알겠나요?
살면서 정말 새로운 경험들을 한다는 겁니다
379
00:35:58,633 --> 00:36:08,000
그리고 전 19살짜리 손주가 있어요
징집 등록을 해야 했죠
380
00:36:08,000 --> 00:36:09,900
제가 18살에 했던 거죠
381
00:36:09,900 --> 00:36:17,600
전 징집 등록을 했고 우리 지역 곳곳마다
징집 등록을 했죠, 서명 등을 하잖아요
382
00:36:17,600 --> 00:36:23,433
그리고 21살이 됐을 때 군에서 '당신이 필요하다'는
연락을 받았죠, 무슨 말인지 알죠?
383
00:36:23,433 --> 00:36:29,567
그리고 제가 말하는 건 경험이라는 거예요
손주가 똑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요
384
00:36:29,567 --> 00:36:33,133
19살에 서명했죠 학교에 가겠죠
385
00:36:33,133 --> 00:36:35,767
그런데 하나님이 막아주시면 좋겠어요
징집되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
386
00:36:35,767 --> 00:36:41,233
손주가 나라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면 해야죠
우리 모두 해야 하는 거니까요
387
00:36:42,600 --> 00:36:48,067
지원병이 많은 것 같진 않아요
우린 방어를 해야 하죠
388
00:36:48,067 --> 00:36:54,133
제대로 준비된 육군이 있어야 하고요
제2차 세계대전 때처럼 할 순 없어요
389
00:36:54,133 --> 00:36:59,567
방위군을 보내고 진주만 사건을 다시 겪을 순 없죠
대비를 해야 해요
390
00:36:59,567 --> 00:37:04,033
제가 말하는 건 대비를 하라는 거죠
391
00:37:05,967 --> 00:37:10,067
악몽을 꾸시나요?
당시 목격하신 시체들이 보이시나요?
392
00:37:10,067 --> 00:37:12,433
네, 특히 한 장면이 떠올라요
393
00:37:12,433 --> 00:37:17,300
제가 얘기한 건데 그 친구가 땅을 파고 있었어요
그는 저를 올려다보고 저는 그를 올려다봤죠
394
00:37:18,067 --> 00:37:25,167
그것만 보여요
아직도 그의 얼굴이 마치 사진처럼 보여요
395
00:37:25,167 --> 00:37:27,800
그런데 저는 그 친구가 죽은 걸 알아요
396
00:37:28,167 --> 00:37:32,600
그래도 특히 그걸 기억하는 이유는
제가 그냥 그를 잡았기 때문이겠죠
397
00:37:32,600 --> 00:37:35,367
그는 절 봤고 전 그를 봤어요
그렇게만 기억해요
398
00:37:35,367 --> 00:37:37,733
- 그리고 그분이 그때 돌아가셨고요
- 죽었어요
399
00:37:37,733 --> 00:37:40,933
해치를 열었을 때
그 친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어요
400
00:37:44,100 --> 00:37:46,867
- 아는 분이었나요?
- 아니요, 몰랐어요
401
00:37:46,867 --> 00:37:50,100
우린 얘기도 한 적이 없어요
그러니까 보통 인사 정도는 하잖아요, 안 했어요
402
00:37:50,100 --> 00:37:52,767
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
저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요
403
00:37:53,567 --> 00:37:55,400
무슨 말을 하겠어요? 그렇잖아요?
404
00:37:55,400 --> 00:38:00,267
그 친구는 여기에서 한 6m 정도
저랑 떨어져 있었을 거예요
405
00:38:00,267 --> 00:38:02,767
그 친구가 보고 있었는데,
그 친구는 참호 안에 있었어요
406
00:38:04,233 --> 00:38:07,800
- 아직도 그분의 눈이 보이시나요?
- 그 친구 얼굴이 보여요
407
00:38:07,800 --> 00:38:12,100
얼굴 전체요
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죠
408
00:38:12,100 --> 00:38:16,333
제가 바라보고 마치 우린 서로 안부 인사를
하는 것 같은데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
409
00:38:24,000 --> 00:38:25,400
그것 때문에 괴로우세요?
410
00:38:27,967 --> 00:38:30,700
그럼요, 괴로워요
411
00:38:30,700 --> 00:38:37,933
꿈을 꿔요
그 친구의 가족에 대한 꿈을 꿔요
412
00:38:37,933 --> 00:38:45,767
형 둘 다 군 복무 중일 때
어머니, 아버지 생각을 하면 특히 어머니요
413
00:38:48,067 --> 00:38:50,967
어머니는 영어가 서툴렀어요
414
00:38:50,967 --> 00:38:56,167
그런데 전 느낄 수 있었어요
어머니가 어떤 심정인지 말이죠
415
00:38:56,500 --> 00:39:01,300
아버지는 다르죠
적어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셨잖아요
416
00:39:01,300 --> 00:39:08,267
그런데 제 아들이 소말리아에 있을 때 저도 같은 심정이었어요
그러니까 제 아내 심정을 알 수 있었죠
417
00:39:08,267 --> 00:39:14,900
참전용사로서 혼자만 알고 있었어요
왜냐하면 아들이 무슨 일을 겪을지 알고 있잖아요
418
00:39:14,900 --> 00:39:17,767
그리고 어떻게든 그런 것 때문에
아내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어요
419
00:39:17,767 --> 00:39:26,200
그런데 그게 부모가 겪어야 하는 건가 봐요
군 복무를 하는 자녀를 둔 부모가 말이죠
420
00:39:26,200 --> 00:39:30,367
그다지 좋은 건 아니지만
겪고 넘어가야 하는 거죠
421
00:39:31,400 --> 00:39:35,300
정말 비극적인 전쟁이었죠
너무 많은 동기들을 잃었으니까요
422
00:39:35,600 --> 00:39:40,800
그런데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 거잖아요
선생님이 지적하신 것처럼요
423
00:39:40,800 --> 00:39:41,300
맞아요
424
00:39:41,300 --> 00:39:44,933
그리고 잊힌 전쟁으로 여겨져 왔고요
왜 그럴까요?
425
00:39:44,933 --> 00:39:49,033
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니까요
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어요
426
00:39:49,033 --> 00:39:52,567
당시 우린 TV가 없었죠
신문도 없었고요
427
00:39:52,567 --> 00:39:57,100
당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
찍는 리포터들도 없고요
428
00:39:57,100 --> 00:40:02,167
지금은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이라크, 아프가니스탄에서
병사 10명이 죽었다, 15명이 죽었다고 알려주잖아요
429
00:40:02,167 --> 00:40:06,033
그래도 제2차 세계대전에 비하면
6·25전쟁이 이후에 일어난 일인데요
430
00:40:06,033 --> 00:40:10,567
제2차 세계대전은 잘 알려져 있고
잘 기억하고 있잖아요, 제대로 인정받았고요
431
00:40:10,567 --> 00:40:12,233
왜 6·25전쟁은 아닐까요?
432
00:40:12,233 --> 00:40:15,367
이유는 모르겠어요
그래서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거예요
433
00:40:15,367 --> 00:40:22,267
고위직에 있는 사람들 상원 의원이든
정부든 간에 몰랐던 거예요
434
00:40:22,267 --> 00:40:28,100
거기에 사람들을 보내고 무슨 일인지 알고 있는
대통령도 그걸 인정하지 않았고요
435
00:40:28,100 --> 00:40:30,367
트루먼 대통령은 인정하지 않았어요
436
00:40:30,367 --> 00:40:33,100
역사책에 있잖아요, 우린 그걸 읽죠
437
00:40:33,100 --> 00:40:39,767
그 질문에 대해 그가 대답했을 때 사실 그 질문이 위험하긴 했어요
트루먼 대통령이 뭐라고 했느냐면 전쟁이 아니라고 했죠
438
00:40:40,100 --> 00:40:42,833
전쟁이 아니라고요
잊힌 전쟁이라고요
439
00:40:42,833 --> 00:40:45,500
아니요, '국지적 군사 행동'이라고 했죠
440
00:40:45,500 --> 00:40:47,700
제 아내에게 말했죠
그게 '국지적 군사 행동'이었다네, 라고요
441
00:40:47,700 --> 00:40:51,833
제가 알리고 싶었던 건 그거예요
6·25전쟁은 전면전이었다고요
442
00:40:51,833 --> 00:40:53,100
월남전과 다르게 말이죠
443
00:40:53,100 --> 00:40:57,933
그런데 지금도 월남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죠?
444
00:40:57,933 --> 00:41:03,167
PTSD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
거기에 강사가 있었어요
445
00:41:03,167 --> 00:41:09,567
그는 모든 전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거든요?
제1차 세계대전, 제2차 세계대전 등이요
446
00:41:09,567 --> 00:41:13,033
그리고 월남전도 얘기하는데
6·25전쟁에 대한 얘기만 안 하더라고요
447
00:41:13,033 --> 00:41:19,067
그래서 전 손을 들까 하다가 그냥 가만있자 싶었죠
제가 어떻겠어요?
448
00:41:19,067 --> 00:41:23,733
3만 5천 명의 병사들이 죽었는데
그 6·25전쟁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말이죠
449
00:41:23,733 --> 00:41:26,167
PTSD 이야기에 더 집중하려고 했지만
450
00:41:26,167 --> 00:41:31,133
그 강의실에 6·25전쟁 참전용사가 몇 명이나
있었는지 몰라도 전 그 얘기를 하려고 했어요
451
00:41:31,133 --> 00:41:34,933
하려고 하는데 아내가 안된다고 앉으라고 했죠
저는 말하려고 했거든요
452
00:41:34,933 --> 00:41:40,633
강사를 불러 6·25전쟁을 빼먹었는데
공부하지 않았냐고 하려고 했죠
453
00:41:40,633 --> 00:41:45,433
그러니까 제 목숨을 걸었던
그 6·25전쟁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거죠
454
00:41:45,433 --> 00:41:49,367
6·25전쟁과 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
남긴 유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?
455
00:41:51,900 --> 00:42:00,100
6·25전쟁 참전용사들은 정말 착하고
친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
456
00:42:00,100 --> 00:42:07,100
한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어요
그리고 주치의를 만나고 나왔죠
457
00:42:07,100 --> 00:42:10,867
그리고 거기에 휠체어를 탄
6·25전쟁 참전용사가 있었어요
458
00:42:10,867 --> 00:42:16,667
그래서 나와서 모자를 쓰는데 그 사람도 모자를 쓰고 있었고
그 사람이 이렇게 손을 내밀었어요
459
00:42:16,667 --> 00:42:20,900
저도 이렇게 손을 내밀었죠
우린 서로 6·25전쟁 참전용사라는 걸 알아봤어요
460
00:42:20,900 --> 00:42:24,733
참전용사로서 그게 저의 유업이죠
서로를 존중하는 거요
461
00:42:24,733 --> 00:42:27,933
그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병과는 무엇인지
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 물어보지 않았어요
462
00:42:27,933 --> 00:42:29,600
보병이었는지 이런저런 것에 대해서요
463
00:42:29,600 --> 00:42:33,133
하지만 우린 전우로서 악수를 나눴죠
우린 친구니까요
464
00:42:33,133 --> 00:42:36,867
우린 그러니까 저는 그가 겪은 일을 알고 있잖아요
그 친구도 제가 겪을 일을 짐작하겠죠
465
00:42:36,867 --> 00:42:44,000
우린 6·25전쟁 참전용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그 모자를 썼어요
전투 참전용사잖아요
466
00:42:45,633 --> 00:42:52,667
모두가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
모두가 6·25전쟁 참전용사일 필요는 없죠
467
00:42:52,667 --> 00:42:56,600
서로 거기에 같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말이죠?
468
00:42:56,600 --> 00:42:58,333
- 당연하죠
- 도움을 준 거잖아요
469
00:42:58,333 --> 00:43:04,733
취사병이건 의무병이건
모두가 할 일을 했으니 존중해야죠
470
00:43:04,733 --> 00:43:09,500
그리고 전 한국에서 복무한 사람 모두를 칭찬해요
병과가 뭐든 무슨 일을 했든 상관없이 말이죠
471
00:43:09,500 --> 00:43:15,000
해병이든, 육군이든, 해군이든 뭐든 상관없죠
그들이 한 일을 인정하는 거죠
472
00:43:15,000 --> 00:43:16,933
한국에서 복무했다는 것을요
473
00:43:17,567 --> 00:43:22,467
손주나 증손자들 중에 고등학생이나
대학생인 친구들이 있으신가요?
474
00:43:22,467 --> 00:43:30,067
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손자요
19살이죠, 8월에 대학에 갈 거예요
475
00:43:30,067 --> 00:43:36,467
그리고 군 복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
나중에 알게 되겠죠
476
00:43:36,467 --> 00:43:48,433
손녀가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고요
그리고 손자 하나는 9살이고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
477
00:43:48,433 --> 00:43:56,600
또 다른 손자는 15살인가 14살이고
초등학교를 졸업하죠
478
00:43:56,600 --> 00:44:01,467
그 아이들을 워싱턴 D.C.에 초대해서
선생님의 유업을 지킬 수 있게 하려고요
479
00:44:01,467 --> 00:44:03,733
그렇군요, 아내한테 말해보죠
480
00:44:03,733 --> 00:44:06,667
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?
481
00:44:06,667 --> 00:44:16,667
마지막으로, 정말 기뻐요
한국에 자유가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
482
00:44:16,692 --> 00:44:22,697
그리고 제가 한 건 미약하지만
그들에게 자유를 돌려준 거잖아요
483
00:44:22,721 --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