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001 --> 00:00:07,273
안녕하세요
제 이름은 로버트 아렌드이고
2
00:00:07,962 --> 00:00:14,687
저는 1932년 6월 4일 오하이오 주의
털리도에서 태어났습니다
3
00:00:15,844 --> 00:00:18,505
그러면 거기에서 학교를 다니셨나요?
4
00:00:18,530 --> 00:00:21,710
저는 오하이오 주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
5
00:00:21,735 --> 00:00:27,119
사실 6·25전쟁 발발 당시
털리도 대학에 재학 중이었습니다
6
00:00:27,144 --> 00:00:29,551
195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요
7
00:00:29,575 --> 00:00:34,006
6·25전쟁이 발발한 사실은
어떻게 아셨는지 기억나세요?
8
00:00:35,529 --> 00:00:39,645
기억을 해보려고 하는데요
라디오 아니면 신문이었을 거예요
9
00:00:39,670 --> 00:00:43,176
정확히 뭐였는지는 모르겠네요
10
00:00:43,201 --> 00:00:47,585
그런데 당시 저는 한국이 어딘지도 몰랐죠
11
00:00:47,610 --> 00:00:51,777
- 그러면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군요?
- 당시에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죠
12
00:00:52,758 --> 00:00:56,998
그리고 털리도 대학에 다니셨다고 하셨고요
13
00:00:58,606 --> 00:01:01,688
말하자면 1950년 6월에
고등학교를 졸업했고요
14
00:01:01,712 --> 00:01:05,013
그 가을에 털리도 대학교에
입학을 한 거죠
15
00:01:05,114 --> 00:01:09,068
그러니까 1950년 9월이었겠네요
16
00:01:12,266 --> 00:01:16,001
- 무슨 공부를 하셨나요?
- 저는 상법을 전공했습니다
17
00:01:16,002 --> 00:01:23,015
대학생이 되고 바로 오하이오
주 방위군에 지원했죠
18
00:01:23,718 --> 00:01:37,592
제 친구가 지원하자고 해서 그렇게 됐는데
그게 바로 1951년이었어요
19
00:01:39,993 --> 00:01:47,763
1951년 가을에 오하이오
주 방위군이 정규로 편성된 거예요
20
00:01:52,130 --> 00:01:58,173
그럼 어떤 훈련을 받으셨나요?
21
00:01:58,634 --> 00:02:04,176
당시 저는 그냥 주 방위군
기초 훈련을 받았죠
22
00:02:06,848 --> 00:02:14,549
그리고 편성됐을 때 우린 훈련을
받으러 루이지애나로 갔어요
23
00:02:14,574 --> 00:02:21,146
그리고 거기에서 사무직을 맡게 됐죠
24
00:02:21,171 --> 00:02:23,012
- 사무직이요?
- 네
25
00:02:23,037 --> 00:02:32,473
- 어떤 거였나요?
- 제가 했던 건 정보반이었어요
26
00:02:33,307 --> 00:02:40,330
그리고 인사 업무를 위해 학교에 가서
육군 인사 업무를 배웠습니다
27
00:02:40,355 --> 00:02:44,565
그때 인사 전문가로서
배를 타고 한국으로 갔고요
28
00:02:44,590 --> 00:02:54,449
루이지애나의 캠프 폴크에 있다가
한국 파병 명령을 받았죠
29
00:02:54,450 --> 00:02:59,751
샌프란시스코의 캠프 스톤맨으로 가서
30
00:03:01,245 --> 00:03:07,223
거기에서 배를 타고 한국으로 갔습니다
31
00:03:08,231 --> 00:03:11,084
함선과 관련해서 얘기하실 만한
일화가 있다면요?
32
00:03:11,740 --> 00:03:13,964
태평양에 계셨죠?
33
00:03:15,168 --> 00:03:18,254
저는 함선을 타고 태평양에 있었고
34
00:03:18,269 --> 00:03:27,503
샌프란시스코에서 떠나 요코하마에
도착할 때까지 계속 폭풍을 만났어요
35
00:03:27,927 --> 00:03:29,996
저는 아팠어요, 많이 아팠죠
36
00:03:29,997 --> 00:03:31,363
아, 그러셨어요?
37
00:03:33,229 --> 00:03:36,838
정말 너무 아파서 죽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
동시에 실제로 죽는 것이 두려웠어요
38
00:03:40,697 --> 00:03:47,555
그리고 요코하마에
도착해서 배에서 내려
39
00:03:48,297 --> 00:03:52,571
무슨 캠프였는지는 모르겠지만
가까이에 있는 캠프로 갔어요
40
00:03:52,596 --> 00:04:00,169
거기서 전투 장비랑 군복, 무기 등을 받고
요코하마 내 병영에서 하룻밤을 지낸 다음
41
00:04:00,194 --> 00:04:07,297
아침에 다시 같은 배로 돌아와
인천에 도착했습니다
42
00:04:08,946 --> 00:04:12,964
한국으로 언제 떠나신 건지
기억하시나요?
43
00:04:14,815 --> 00:04:18,270
12월 초였어요
44
00:04:18,294 --> 00:04:20,692
- 1951년이요?
- 1952년이요
45
00:04:20,693 --> 00:04:22,655
- 1952년 맞나요?
- 1952년이요
46
00:04:29,594 --> 00:04:39,819
상륙하시고 나서 인천에 대한
첫인상은 어땠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
47
00:04:39,820 --> 00:04:42,239
어땠나요?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죠?
48
00:04:42,240 --> 00:04:45,394
사람들은요? 집은요? 그리고 풍경은요?
49
00:04:45,395 --> 00:04:48,904
우리가 인천에 상륙했을 때
50
00:04:52,493 --> 00:04:59,105
배에서 내린 다음 작은 상륙용
주정을 타고 해변으로 갔어요
51
00:05:04,090 --> 00:05:07,105
확실히 기억이 나요
52
00:05:08,074 --> 00:05:12,072
거의 100% 확신하는데
방파제 위로 올라가야 했죠
53
00:05:13,134 --> 00:05:15,251
- 어디요?
- 방파제요
54
00:05:15,868 --> 00:05:18,352
그 해안에서 더 들어가기 위해서요
55
00:05:18,658 --> 00:05:24,201
그때는 늦은 오후였는데
56
00:05:26,373 --> 00:05:32,432
우린 해변으로 올라가
마을 쪽으로 더 들어갔죠
57
00:05:32,433 --> 00:05:34,751
전부 다 기억나진 않네요
58
00:05:34,752 --> 00:05:40,122
그런데 기억에
우린 철도역 구내로 들어갔고
59
00:05:40,781 --> 00:05:43,573
거기 철도역 인근에서 밤을 보냈어요
60
00:05:45,841 --> 00:05:50,189
그리고 기억에 저는
기본적으로 보초 업무를 섰죠
61
00:05:50,973 --> 00:05:53,642
칠흑같이 캄캄했고
62
00:05:54,895 --> 00:06:00,292
철도 바퀴에 등을 기대고
땅바닥에 앉아 있던 기억이 나네요
63
00:06:01,344 --> 00:06:03,424
밤새 꼼짝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
64
00:06:03,425 --> 00:06:09,986
정말 캄캄했고 머리 위로 포탄이
날아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
65
00:06:09,993 --> 00:06:13,824
여기저기서 작은 무기들이
발사하는 소리가 들렸어요
66
00:06:13,825 --> 00:06:14,934
정말요?
67
00:06:14,935 --> 00:06:19,283
- 그 철도역이 인천 근처에 있었나요?
- 네
68
00:06:19,573 --> 00:06:24,288
- 그럼 아직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던 건가요?
- 거긴 아직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고
69
00:06:28,269 --> 00:06:33,067
저는 그냥 잔뜩 겁에 질려있었죠
70
00:06:34,160 --> 00:06:36,265
밤새 너무 무서웠어요
71
00:06:39,461 --> 00:06:42,365
- 완전 악몽이었겠네요, 그 첫날밤이요
- 맞아요
72
00:06:46,193 --> 00:06:49,938
그럼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
다시 가고 싶으셨나요? 후회하셨나요?
73
00:06:49,963 --> 00:06:52,540
자원입대였나요 아니면
징집되셨던 건가요?
74
00:06:52,565 --> 00:06:57,961
저는 주 방위군으로 편성된 거였으니까요
- 그러니까 징집에 가까운 거죠?
75
00:06:57,985 --> 00:06:59,864
거의 그렇죠
76
00:07:00,708 --> 00:07:04,339
거기 있는 게 전혀 행복하지도 않았을뿐더러
기분 좋은 장소도 아니었죠
77
00:07:07,221 --> 00:07:11,197
제가 기억하는 건 그저
너무 무서웠다는 거요
78
00:07:11,198 --> 00:07:12,783
공포스러웠어요
79
00:07:14,503 --> 00:07:16,894
그럼 다음 날 아침에 어떻게 됐나요?
80
00:07:16,919 --> 00:07:25,150
다음 날 아침에 우린 열차를 타고
남쪽으로 내려가 대구로 갔죠
81
00:07:25,464 --> 00:07:28,129
대구에 잠시 있었어요
82
00:07:33,466 --> 00:07:35,638
기억에 그게 좀 힘들었어요
83
00:07:35,662 --> 00:07:42,732
그러니까 대구에 잠깐 있다가
거기에서 저는 부산으로 갔거든요
84
00:07:42,757 --> 00:07:46,735
- 그럼 대구에 잠깐 정차했던 건가요?
- 그냥 며칠 있었죠
85
00:07:48,562 --> 00:08:02,736
그리고 당시 기본적으로 전 보병이었거든요
86
00:08:02,761 --> 00:08:03,805
- 그런데
- 네?
87
00:08:03,830 --> 00:08:08,060
가족에게 그 첫날밤에 대한
얘기를 편지로 쓰셨나요?
88
00:08:08,383 --> 00:08:11,294
분명 했을 거예요
89
00:08:11,684 --> 00:08:18,540
근데 그날 밤은 아니고 나중에요
90
00:08:19,031 --> 00:08:27,469
그런데 그날 밤에 대해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
극도로 두려웠다는 거예요
91
00:08:30,294 --> 00:08:37,471
너무 캄캄해서 눈앞에 손조차 보이지 않았고
저는 그 방에서 소총을 쥐고 있었죠
92
00:08:39,551 --> 00:08:43,244
그럼 부산에서는 어떻게 된 거죠?
93
00:08:43,268 --> 00:08:52,163
부산에는 보충대라고 하는
배치캠프로 갔죠
94
00:08:53,169 --> 00:08:57,802
거기에서 한 2, 3일 정도
있었던 것 같아요
95
00:08:57,855 --> 00:09:00,458
확실하진 않지만요
96
00:09:01,010 --> 00:09:07,697
그리고 거제도로 배정됐죠
97
00:09:09,109 --> 00:09:14,016
- 그게 1953년이었나요?
- 1952년이었죠
98
00:09:14,244 --> 00:09:16,293
아직 1952년이군요
99
00:09:16,317 --> 00:09:21,934
- 1952년 12월에 한국에 갔다고 하셨잖아요?
- 맞아요
100
00:09:22,277 --> 00:09:25,698
그럼 1951년에 떠나신 거 아닌가요?
101
00:09:25,723 --> 00:09:32,964
1951년 12월에 우리가 편성이 됐고
102
00:09:33,021 --> 00:09:44,354
1952년에 루이지애나에서
10개월을 있었거든요
103
00:09:45,225 --> 00:09:47,362
그리고 30일 휴가를 받은 뒤
104
00:09:48,028 --> 00:09:55,720
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캠프 스톤맨에
1952년 12월 초에 가야 했으니까요
105
00:09:58,265 --> 00:10:04,452
그러니까 한국에 도착했을 땐
아직 1952년 12월이었던 거죠
106
00:10:04,477 --> 00:10:08,145
그리고 거제도에 배정되셨을 때가
107
00:10:08,170 --> 00:10:11,244
- 아직 1952년이고요
- 네
108
00:10:11,269 --> 00:10:12,650
12월이었고요
109
00:10:16,178 --> 00:10:20,074
그럼 배정될 당시 거제도에 대해
좀 알고 계셨나요?
110
00:10:20,098 --> 00:10:22,647
아니요, 전혀 몰랐죠
111
00:10:22,879 --> 00:10:31,925
거제도에 유엔 포로수용소가
있다는 정도만 들었었죠
112
00:10:32,522 --> 00:10:39,660
그 얘기들은 진짜
달갑지 않은 얘기들이었어요
113
00:10:40,384 --> 00:10:47,187
그런데 잘은 몰랐어요
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전혀 몰랐죠
114
00:10:50,676 --> 00:10:55,720
포로들이 몇 명인지도 전혀 몰랐고요
도착할 때까진 거기에 대해 아는 게 없었어요
115
00:10:56,833 --> 00:10:59,768
그럼 거제도 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116
00:10:59,769 --> 00:11:01,649
선생님의 임무와 군 복무
117
00:11:01,657 --> 00:11:09,783
그리고 거기에서 일어난 일 중 아직 기억나시거나
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일들이요
118
00:11:10,263 --> 00:11:12,842
지우고 싶은 것들이 좀 있죠
119
00:11:13,373 --> 00:11:15,816
거제도에 도착했을 때
120
00:11:16,510 --> 00:11:26,867
저는 주로 장교 기록을 맡는
인사 업무에 배정됐어요
121
00:11:28,961 --> 00:11:30,902
장교 기록이면 어떤 걸 얘기하는 건가요?
122
00:11:30,927 --> 00:11:36,667
그러니까 모든 기록이요, 군사 기록이죠
인사 파일을 정리한 거죠
123
00:11:36,692 --> 00:11:39,320
- 포로들 파일이요?
- 아니요, 미군이요
124
00:11:39,344 --> 00:11:40,481
아, 네
125
00:11:42,739 --> 00:11:44,347
그리고요?
126
00:11:44,356 --> 00:11:50,610
그리고 그 업무와 더불어
우리 모두 부수적인 업무가 있었죠
127
00:11:51,290 --> 00:11:57,092
그리고 저의 부업은
기관총 분대원에서 시작했어요
128
00:11:59,677 --> 00:12:08,249
주기적으로 고지로 나가서
군데군데 기관총을 설치하고
129
00:12:08,273 --> 00:12:16,000
게릴라 공격 등에 대비하는 거죠
130
00:12:16,563 --> 00:12:23,027
그리고 바로 소총 분대장으로
배정이 됐어요
131
00:12:26,137 --> 00:12:38,046
그리고 소총을 들고 우리 소총 분대와 함께
고지를 지나가면서 감시하고 조사했어요
132
00:12:40,841 --> 00:12:46,490
당시 아직 전쟁 중이었으니까요
133
00:12:46,943 --> 00:12:50,207
그리고 사람들과 연락도 주고받고요
134
00:12:50,232 --> 00:13:00,522
주기적으로 다른 수용소를 맡은 몇 명과
수용소에 같이 가라는 명령을 받았죠
135
00:13:00,870 --> 00:13:08,759
우린 그 수용소에 들어가서 포로와 병영
그리고 포로들이 지내는 오두막을 확인했죠
136
00:13:09,934 --> 00:13:18,538
그런 것들을 검사하고, 밀수품의 유무
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했어요
137
00:13:20,560 --> 00:13:24,994
그리고 그때가 저는 거기 없었을 땐데
138
00:13:24,995 --> 00:13:31,514
포로들이 장군과 병사 몇 명을 포로로 잡아
큰 폭동을 일으킨 직후였거든요
139
00:13:31,539 --> 00:13:40,517
그 일이 있고 얼마 안 됐을 때라 여전히 그 수용소에는 약간의 긴장감이
감돌고 있었지만 우린 들어가서 그런 것들을 확인해야 했죠
140
00:13:42,124 --> 00:13:48,573
시청자들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
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
141
00:13:48,574 --> 00:13:53,375
수용소가 어떻게 생겼는지
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고
142
00:13:53,400 --> 00:13:56,991
얼마나, 왜 위험했으며
음식은 어떤 것을 먹었는지
143
00:13:57,015 --> 00:13:59,649
그들의 옷차림은 어땠는지
그런 것들에 대해서요
144
00:14:01,609 --> 00:14:05,538
계곡 전체가 수용소로 꽉 차 있었어요
145
00:14:05,545 --> 00:14:09,701
계곡 전체에 소위 ‘수용소’가
구역별로 나뉘어 있었던 거죠
146
00:14:10,573 --> 00:14:13,554
각 수용소에는 2, 3천 명의
포로들이 있었고
147
00:14:13,555 --> 00:14:17,821
각 수용소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
서로 분리되어 있었죠
148
00:14:17,822 --> 00:14:19,552
수용소는 몇 개나 있었나요?
149
00:14:19,577 --> 00:14:21,849
수용소가 몇 개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
150
00:14:21,873 --> 00:14:24,988
다 합쳐서 포로가 거의 7만 명이었거든요
151
00:14:28,948 --> 00:14:32,933
그러니까 그 7만 명을 다 수용했고
152
00:14:33,254 --> 00:14:37,187
거기엔 여자들만 따로
모아 놓은 수용소가 있었죠
153
00:14:40,108 --> 00:14:43,581
대충 여자 포로는 3천 명 정도 있었어요
154
00:14:44,440 --> 00:14:48,827
그들 중에는 전방에서
우리 병사들이 생포한 사람들
155
00:14:49,420 --> 00:14:54,684
실제로 전투지에서 있던 전투병들
그리고 지원한 사람들도 있었고요
156
00:14:55,517 --> 00:14:58,203
- 그럼 전투병이 있었다는 거군요?
- 그랬죠
157
00:14:58,204 --> 00:14:59,712
- 그중 여성도 있었나요?
- 네
158
00:15:03,982 --> 00:15:08,154
저는 분리 업무를 했어요
159
00:15:08,155 --> 00:15:15,674
정치 이념에 따라 포로들을
분리하려고 했거든요
160
00:15:16,384 --> 00:15:19,118
공산당과 비공산당이 있었으니까요
161
00:15:19,666 --> 00:15:25,726
그래서 우린 최선을 다해 비공산당을
분리된 수용소에 보내려고 했어요
162
00:15:25,751 --> 00:15:32,839
왜냐하면 수용소에 있는 강경파 포로들이
163
00:15:33,068 --> 00:15:39,414
주기적으로 그들 중에
비공산당인 사람을 찾아내거든요
164
00:15:40,407 --> 00:15:48,768
그래서 공터로 데리고 나가서는
165
00:15:49,272 --> 00:16:00,935
여러 줄로 대열을 맞추면서
노래를 하고 흔들기 시작해요
166
00:16:02,733 --> 00:16:06,887
그사이 그러니까 노래하면서
그들 가운데에서
167
00:16:06,911 --> 00:16:14,806
그 비공산당인 사람 한두 명을
데려가는 거예요
168
00:16:15,328 --> 00:16:19,103
그리고 그들을 죽이는 거였죠
169
00:16:21,283 --> 00:16:23,571
어떻게요? 그들에겐 총이 없었잖아요?
170
00:16:23,595 --> 00:16:25,727
그들은 맨손으로 죽였어요
171
00:16:25,752 --> 00:16:27,846
칼을 갖고 있기도 했고요
172
00:16:28,343 --> 00:16:30,978
가능한 건 뭐든 사용할 수 있었죠
173
00:16:31,002 --> 00:16:35,264
우리가 칼도 많이 압수했어요
174
00:16:35,289 --> 00:16:38,065
그리고 막사 기둥을
창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
175
00:16:40,175 --> 00:16:48,841
어떻게 한 거냐면 그 몸체를
담 너머에 있는 우리에게 던진 거죠
176
00:16:49,607 --> 00:16:59,143
그리고 상황이 진짜 험악해지기 시작해서
폭동이라도 일으키려는 걸 알게 되면
177
00:16:59,642 --> 00:17:05,701
그들을 진정시키려고 가스를 사용했어요
그런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서요
178
00:17:07,587 --> 00:17:11,949
우리가 사용했던 그 가스 사진들이 있어요
179
00:17:14,272 --> 00:17:17,828
덕분에 당분간은 잠잠해졌죠
180
00:17:18,989 --> 00:17:21,028
그런 일이 몇 번 있었어요
181
00:17:21,052 --> 00:17:31,349
그들이 수용소 담을 실제로 뚫은 적도 있는데
우리 군이 그들을 진압했죠
182
00:17:34,441 --> 00:17:41,644
그 공산당이 비공산당 포로들을
죽였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?
183
00:17:41,645 --> 00:17:45,926
그들을 체벌하셨나요, 알아내셨나요?
그들을 심문하셨나요?
184
00:17:45,951 --> 00:17:49,034
아니요, 대부분 그런 일은 없었어요
185
00:17:49,598 --> 00:17:56,720
그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때
그 무리에 있는 사람이 1, 2천 명은 됐거든요
186
00:17:59,408 --> 00:18:03,571
우리가 했던 건 그들을 멈추는 거였어요
187
00:18:03,596 --> 00:18:07,873
가스 같은 것을 사용해서 진압하려고 했죠
188
00:18:09,668 --> 00:18:13,807
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
징벌은 없었어요
189
00:18:17,055 --> 00:18:24,360
거기에서 비공산당이라고 주장하는
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는 일을 했죠
190
00:18:25,770 --> 00:18:32,278
그들은 상당히 점잖고
바르게 행동했어요
191
00:18:35,989 --> 00:18:41,191
그들 중 많은 사람과 얘길 했는데
192
00:18:41,496 --> 00:18:46,425
정말 놀라웠던 건 제가 만난 포로 중에
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예요
193
00:18:46,450 --> 00:18:49,043
그들은 우리한테 영어로 말했죠
194
00:18:50,729 --> 00:18:57,018
정말 웃겼던 건 한 번은 부엌에서
그 포로 한 명이랑 장난을 좀 쳤거든요
195
00:18:57,053 --> 00:19:00,458
그는 그 뭐죠
잠자리라고 하죠
196
00:19:00,483 --> 00:19:10,205
꽤 컸는데 그는 잠자리에 끈을 달아서
큰 육군용 밥솥이 있었는데
197
00:19:11,062 --> 00:19:17,199
그 잠자리를 가져다가 돌리더니
국에다가 그걸 넣었다 빼는 거예요
198
00:19:17,801 --> 00:19:22,119
그럼 잠자리는 날개를 털고는
다시 날아다니는 거죠
199
00:19:22,423 --> 00:19:25,993
우린 거기 서서 한참 웃었어요
진짜 재밌었죠
200
00:19:26,046 --> 00:19:35,562
제가 수집한 것 중에 최고는 그건 제가 기념관에
기증했는데 그 포로였던 친구가 준 거죠
201
00:19:37,042 --> 00:19:39,568
그 친구는 그 고무 우비를 가져왔어요
202
00:19:40,122 --> 00:19:48,506
고무를 녹여 만든 거였는데 대충 길이가
45센티 정도 되고 너비는 30센티 정도 됐죠
203
00:19:49,155 --> 00:19:57,739
그리고 그 안에 천 같은 걸 덧댔어요
204
00:19:58,395 --> 00:20:05,364
그 친구가 거기에 그림을 그렸는데 어떤 재료로
그림을 그렸던 건지는 모르겠지만
205
00:20:05,365 --> 00:20:09,785
게오르기 말렌코프를 정말 잘 그렸어요
206
00:20:10,339 --> 00:20:12,683
그는 당시 러시아의 최고 지도자였죠
207
00:20:13,753 --> 00:20:16,163
훌륭한 그림이었어요
208
00:20:16,446 --> 00:20:23,063
그걸 보관하고 있었고 그게 작년
그 기념관에 기증한 물건 중 하나였죠
209
00:20:24,440 --> 00:20:29,579
- 스탈린이 아니라 말렌코프였군요
- 말렌코프요
210
00:20:29,604 --> 00:20:34,449
그는 러시아에서 잠깐
지도자로 있었잖아요
211
00:20:36,570 --> 00:20:40,435
수용소에 가서 조사하는 게
얼마나 위험했나요?
212
00:20:41,302 --> 00:20:45,466
당연히 위험은 있었죠
213
00:20:45,510 --> 00:20:49,332
무기도 없이 들어갔으니까요
214
00:20:49,847 --> 00:20:52,069
- 무기 없이요?
- 네, 왜요?
215
00:20:52,097 --> 00:20:53,589
아, 그들에게 뺏길 수도 있었겠군요
216
00:20:53,590 --> 00:20:56,988
그들이 우릴 제압해서
무기를 뺏을 수 있으니까요
217
00:20:57,660 --> 00:21:02,124
그런데 그냥 밖에서 가까이에 서 있었죠
218
00:21:02,149 --> 00:21:05,819
우린 그 미 육군에게
훈련받은 남한 사람들,
219
00:21:05,843 --> 00:21:08,755
카투사라고 하죠
220
00:21:09,212 --> 00:21:13,111
그들과 함께 있었거든요
221
00:21:13,783 --> 00:21:20,235
그들이 주로 그 수용소 보초를 섰죠
222
00:21:22,578 --> 00:21:25,879
그들은 정말 가까이 있었어요
223
00:21:27,722 --> 00:21:33,142
들어가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 싶으면
당연히 우린 들어가지 않았죠
224
00:21:34,247 --> 00:21:37,017
하지만 포로들 대부분은 괜찮았어요
225
00:21:37,041 --> 00:21:39,645
실제로 그렇게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요
226
00:21:40,145 --> 00:21:44,714
그들은 꽤 괜찮은 병영에서 지냈어요
227
00:21:45,200 --> 00:21:51,572
볏짚을 깐 나무 받침대 위에서 잤고
그들은 나름 깨끗했죠
228
00:21:52,572 --> 00:21:58,828
샤워 시설과 부엌이 있었고
옷도 괜찮았어요
229
00:21:58,853 --> 00:22:05,070
스포츠용품을 갖추고 있어서
원하면 스포츠도 할 수 있었죠
230
00:22:05,755 --> 00:22:08,788
그러니까 공이요
농구공이죠
231
00:22:11,679 --> 00:22:18,707
그들은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
그냥 둘러앉아 있었어요
232
00:22:19,129 --> 00:22:22,461
적십자에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했고요
233
00:22:23,147 --> 00:22:26,071
국제 적십자에서 와서 검사를 했는데
234
00:22:27,104 --> 00:22:37,444
그들은 포로들이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있는지
스포츠를 할 수 있는 용품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했어요
235
00:22:37,469 --> 00:22:40,145
샤워를 했다면 온수 샤워를
말씀하시는 건가요?
236
00:22:40,202 --> 00:22:43,442
말하자면 그렇죠
237
00:22:43,467 --> 00:22:44,852
몇 번이나요?
238
00:22:44,876 --> 00:22:52,561
몇 번을 한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
샤워를 할 수 있는 작은 건물이 있었거든요
239
00:22:53,931 --> 00:22:58,547
깨끗한 옷을 줬고요
240
00:22:59,916 --> 00:23:05,265
그들은 알아서 세탁이며 물이며
그리고 취사를 했어요
241
00:23:06,124 --> 00:23:07,514
그들은 잘했었죠
242
00:23:07,515 --> 00:23:11,952
선생님께서 그들이 심한 반란을 일으켜서
243
00:23:11,976 --> 00:23:16,054
그 미군 장군이 죽었을 때
거기 없었다고 하셨잖아요
244
00:23:16,055 --> 00:23:19,173
그래도 좀 아는 부분이 있다면
말씀해 주시겠어요?
245
00:23:19,198 --> 00:23:21,224
전반적인 건 몰라요
246
00:23:21,248 --> 00:23:24,990
당시 거기 있던 병사들한테 들은 얘기예요
247
00:23:26,349 --> 00:23:30,175
장군이 거기 들어간 건 실수였다는 거죠
248
00:23:31,081 --> 00:23:33,477
그들은 그 공산당 리더와
얘기를 하러 들어갔고
249
00:23:34,192 --> 00:23:37,217
그 공산당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
250
00:23:37,218 --> 00:23:42,964
그들은 그와 얘기하고 데리고
나오려고 했던 것 같아요
251
00:23:44,651 --> 00:23:51,227
그런데 그 포로들이
그들을 제압해 버린 거죠
252
00:23:51,670 --> 00:23:56,847
기억나진 않지만, 거기에서
2, 3일 정도 있었을 거예요
253
00:23:57,558 --> 00:24:03,430
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가
병사들과 전차를 동원해서 그를 데리고 나왔죠
254
00:24:03,911 --> 00:24:05,177
그럼 그는
255
00:24:06,083 --> 00:24:07,645
그는 실제로 포로였어요
256
00:24:07,646 --> 00:24:10,282
- 그럼 살아 있었던 거죠?
- 네
257
00:24:11,157 --> 00:24:14,149
- 그를 죽이지 않았나요?
- 죽이진 않았어요
258
00:24:14,174 --> 00:24:17,239
죽인 포로도 몇 명 있었죠
259
00:24:17,986 --> 00:24:23,320
미군이 죽였던 포로가 적어도
한두 명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
260
00:24:24,129 --> 00:24:26,106
확실히 기억나지 않아서
261
00:24:26,773 --> 00:24:30,214
그런데 그 장군 본인은 살아서 나왔어요
262
00:24:32,370 --> 00:24:36,229
그리고 그때부터 거기엔
더 이상 소령들이 들어가지 않았죠
263
00:24:36,253 --> 00:24:42,007
선생님께 거제도 포로수용소는
어떤 곳인가요?
264
00:24:42,032 --> 00:24:47,636
포로들이 있던 곳이죠
물론 그들은 전장에서 생포됐어요
265
00:24:48,134 --> 00:24:50,502
하지만 많은 이들이
거기에 있는 걸 좋아했어요
266
00:24:50,787 --> 00:24:53,367
그 비공산당들이요
267
00:24:54,418 --> 00:25:03,483
그들은 우리에게 정말 친절했고
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았죠
268
00:25:05,103 --> 00:25:10,608
그 중심 세력들이 가고 싶어 했던 거죠
269
00:25:11,662 --> 00:25:15,424
돌아가서 어떻게든 무력을 쓰려고 말이죠
270
00:25:16,293 --> 00:25:22,209
그 모든 소용돌이가 끝나서
전쟁이 끝났을 때
271
00:25:22,788 --> 00:25:34,871
저는 이송을 위한 서류 작업을 하는 팀에 있었어요
그러니까 그 해상 이송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죠
272
00:25:38,652 --> 00:25:45,204
거기 있던 모든 사람의 기록을 만들어서
그 기록에 따라 함선에 탔는지 확인한 거죠
273
00:25:48,169 --> 00:25:53,612
우린 그러니까 그 명단을 가지고 있었어요
274
00:25:53,637 --> 00:26:00,037
- 배에 태워 어디로 간 거죠?
- 그들은 배를 타고 위쪽 판문점 지역으로 올라갔죠
275
00:26:06,358 --> 00:26:11,074
그리고 우린 이송자 기록을
전부 가지고 있었어요
276
00:26:11,075 --> 00:26:14,705
그 기록은 그러니까
카드 파일은 계속 보관했어요
277
00:26:14,712 --> 00:26:20,786
포로마다 이름, 계급 그리고
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요
278
00:26:22,981 --> 00:26:33,899
해상 이송 기록물을 가지고 있었고
그 기록에 따라 한 명씩 부르고 확인한 거죠
279
00:26:38,169 --> 00:26:40,770
상당히 긴장되는 순간이었어요
280
00:26:40,795 --> 00:26:44,858
그들 중 많이들 문제를 일으키곤 했거든요
281
00:26:44,882 --> 00:26:47,734
돌아가는 길에 말이죠
그러니까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
282
00:26:47,759 --> 00:26:53,065
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말이죠
마지막으로 미군들을 겨냥해서 경고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
283
00:26:53,670 --> 00:27:01,618
그렇게 해서 훈장을 받거나 북한 당국에 대한
충성심을 증명하려고 했던 거겠죠
284
00:27:01,643 --> 00:27:02,786
맞아요
285
00:27:02,811 --> 00:27:06,349
몇 번이나 위협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어요
286
00:27:06,373 --> 00:27:08,309
잡겠다는 거죠
287
00:27:12,674 --> 00:27:21,662
그 수용소에 있던 동료 중 몇 명
그리고 저도 거기에 해당했고요
288
00:27:23,474 --> 00:27:33,567
우리 이름이 그러니까 중국 북경에
전달되고 전범으로 분류된 거예요
289
00:27:34,028 --> 00:27:36,448
우리가 그 수용소에 있었기 때문이죠
290
00:27:37,580 --> 00:27:43,757
우리가 공산당을 북한으로 인도하는 데
가담했기 때문이었어요
291
00:27:43,782 --> 00:27:49,434
그리고 비공산당을 분리해서
그들은 다른 지역으로 보냈고요
292
00:27:51,231 --> 00:27:53,450
비공산당은 어디로 보내셨나요?
293
00:27:53,475 --> 00:27:56,023
그들은 다른 지역으로 보냈어요
294
00:27:56,047 --> 00:28:03,670
남한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있었고
제가 알기론 베트남 등으로 갔죠
295
00:28:03,695 --> 00:28:07,357
- 모든 포로의 기록 카드를 파일로 만든 건가요?
- 그렇죠
296
00:28:08,334 --> 00:28:10,587
제가 그걸 만들었어요
297
00:28:10,612 --> 00:28:14,544
- 거기엔 그러니까 카드엔 뭐가 적혀 있나요?
- 그냥 보통 파일 카드예요
298
00:28:14,545 --> 00:28:16,686
우리가 만든 건 3x5 크기
(8.9×12.7cm)의 카드였어요
299
00:28:17,168 --> 00:28:29,445
이름이랑 군번, 일련번호 및
어디로 보냈는지 적혀 있었죠
300
00:28:30,141 --> 00:28:32,393
북한이든 다른 어디든요
301
00:28:32,394 --> 00:28:34,977
사무실에서 그걸 가지고 있었죠
302
00:28:34,978 --> 00:28:39,901
거기에서 우리가 그 카드를 가지고
승선 명단을 만든 거고요
303
00:28:39,926 --> 00:28:49,944
카투사 4, 5명이 거기에서 저랑 같이 작업을 했어요
그들이 다 썼어요, 한국말로요
304
00:28:52,576 --> 00:28:56,340
모두 등사판 형태로 만들어 인쇄했죠
305
00:28:56,365 --> 00:29:02,119
그 승선 명단도 그런
등사판 형태로 인쇄됐고요
306
00:29:02,143 --> 00:29:04,344
그 카드에 다른 내용은요?
307
00:29:04,369 --> 00:29:09,483
그룹을 나누거나 분류하거나 그러니까
공산당 또는 비공산당으로 말이죠?
308
00:29:09,508 --> 00:29:11,557
- 그런 것도 적혀 있었나요?
- 있었어요
309
00:29:11,581 --> 00:29:16,869
그런 건 그냥 카드에 기본적으로 적혀 있었죠
우린 그들을 분리했으니까요
310
00:29:17,364 --> 00:29:21,668
- 아니요, 카드에요, 거기에 기재하셨나요?
- 네
311
00:29:21,693 --> 00:29:25,318
그 포로는 공산당이다, 비공산당이다
뭐 그런 거요?
312
00:29:25,342 --> 00:29:29,767
우린 공산당과 비공산당으로 나눴어요
313
00:29:29,792 --> 00:29:38,722
비공산당 카드에는
NKO라고 썼을 거예요
314
00:29:39,117 --> 00:29:43,138
기억하기 힘드네요
315
00:29:43,282 --> 00:29:47,248
그럼 공산당과 비공산당이
가장 큰 분류 기준이 된 거네요
316
00:29:47,273 --> 00:29:51,082
- 서로 다른 그룹으로 나누는 데 있어서요
- 그렇죠
317
00:29:51,107 --> 00:29:54,624
우린 그들의 명단이 있었고 그걸로 나눈 거죠
318
00:29:54,648 --> 00:30:09,083
우리가 영어로 승선 명단에 올리면
그 옆에 카투사가 한국어로 썼죠
319
00:30:09,416 --> 00:30:12,766
그리고 똑같은 걸 그 카드에다가 적었어요
320
00:30:12,790 --> 00:30:17,165
우린 영어로 적었고 바로 그 옆에
똑같이 다 한글로 적었어요
321
00:30:17,172 --> 00:30:21,321
주로 그런 관리 임무를 맡으신 건가요?
322
00:30:21,346 --> 00:30:26,687
물론 주 임무는
그 포로들을 지키는 거였죠
323
00:30:26,887 --> 00:30:32,402
그런데 주요 임무가 워낙 많았어요
324
00:30:32,783 --> 00:30:39,326
말했다시피 주요 임무 중 하나는
공산당이 아닌 사람들을 분리하는 거였죠
325
00:30:39,350 --> 00:30:48,331
우린 어떻게든 공산당이 아닌 사람들을
공산당원들에게서 떨어뜨려 놓으려고 했거든요
326
00:30:48,531 --> 00:30:53,534
그리고 그들이 돌아가게 될 공산주의 국가로
돌아가지 않게 막으려고 했고요
327
00:30:55,010 --> 00:30:57,653
확실히 말이죠
328
00:31:00,267 --> 00:31:05,381
그들 중 다수는 물론 비공산당이라고
주장했던 사람들이었죠
329
00:31:07,250 --> 00:31:09,959
그들은 절박했어요
돌아가기 싫어했죠
330
00:31:11,357 --> 00:31:16,333
그들은 자의로 육군에
지원한 게 아니니까요
331
00:31:20,425 --> 00:31:24,517
다수가 거기에 가족들이 있었는데
그게 제일 걱정이었지만
332
00:31:24,541 --> 00:31:28,824
그래도 돌아가서 그 체제에
가담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
333
00:31:29,378 --> 00:31:31,691
그들은 편지를 쓸 수 있었나요?
334
00:31:31,716 --> 00:31:33,513
그들은 편지를 쓸 수 있었죠
335
00:31:33,537 --> 00:31:37,248
- 그럼 주소 체계도 있었던 건가요?
- 있었어요
336
00:31:38,423 --> 00:31:40,085
저흰 그들을 잘 돌봐줬어요
337
00:31:40,523 --> 00:31:44,352
인민군이 뭐라고 말을 했거나
말을 하든 간에 상관없이
338
00:31:44,972 --> 00:31:50,634
우린 포로들을 그들의
정치적 이념과는 별개로 잘해줬어요
339
00:31:50,659 --> 00:31:54,597
그들은 정말 제대로 대우를 받았죠
340
00:31:57,205 --> 00:32:04,498
그들이 포로라서 활동 반경에
제약은 있을지언정
341
00:32:04,522 --> 00:32:09,658
그들만의 작은 수용소에
있었어도 대우는 잘 받았죠
342
00:32:09,683 --> 00:32:12,962
그럼 실제로 그들은 전방에 있거나
죽는 것보다야 행복했겠네요?
343
00:32:12,987 --> 00:32:16,657
아마 그랬을 거예요
344
00:32:19,126 --> 00:32:23,221
다시 말하지만 어찌 됐든 거기엔
늘 그 강경파들이 있었거든요
345
00:32:25,100 --> 00:32:29,805
그들이 잡을 수 있는 미국인이면
누구든 피해를 주려고 했으니까요
346
00:32:30,835 --> 00:32:34,206
- 포로들에게 음식을 해준 사람은 누군가요?
- 그들이 직접 해 먹었어요
347
00:32:34,464 --> 00:32:38,041
- 그러니까 재료를 제공하신 거군요?
- 우린 재료를 제공했고 요리는 그들이 했죠
348
00:32:38,066 --> 00:32:40,096
거제도 생활은 어떠셨나요?
349
00:32:40,121 --> 00:32:43,490
괜찮았어요
우리 숙소도 괜찮았고요
350
00:32:44,614 --> 00:32:46,976
음식도 꽤 괜찮았죠
351
00:32:47,597 --> 00:32:51,122
어찌 보면 그 섬에 갇혀있는 거긴 했지만요
352
00:32:51,571 --> 00:32:59,537
그래도 우리 모두에겐 선택권이 있었어요, 며칠 동안 휴가를 받고
나가서 이른바 R&R(휴가)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
353
00:32:59,651 --> 00:33:02,508
며칠 동안 일본에 가는 거죠
354
00:33:04,100 --> 00:33:08,605
모든 게 좋았어요
355
00:33:09,921 --> 00:33:16,545
무서운 순간들이 정말 많긴 했지만
동시에 기대되는 순간들도 있었어요
356
00:33:17,126 --> 00:33:18,609
전투지였으니까요
357
00:33:18,633 --> 00:33:24,898
- 어디서 주무셨어요?
- 우린 작은 퀀셋 병사가 있었어요
358
00:33:25,476 --> 00:33:27,359
거기에서 잤고요
359
00:33:28,632 --> 00:33:30,465
침대는 있었나요?
360
00:33:30,789 --> 00:33:34,400
일반 접이식 있잖아요
361
00:33:34,424 --> 00:33:37,659
- 육군 간이침대요, 그 천으로 덮인 거요
- 네
362
00:33:38,614 --> 00:33:39,928
바위처럼 딱딱하죠
363
00:33:40,012 --> 00:33:41,846
그럼 미군 병사들 음식은 누가 해줬나요?
364
00:33:41,847 --> 00:33:45,477
우리 주방이 따로 있었고
자체 요리사가 있었죠
365
00:33:45,930 --> 00:33:47,703
- 미국인이요, 아니면 한국인이요?
- 다 미국인이었죠
366
00:33:47,704 --> 00:33:49,812
- 다 미국인이요?
- 네
367
00:33:49,813 --> 00:33:51,813
제일 좋아했던 메뉴는요?
368
00:33:56,225 --> 00:33:58,683
제일 좋아했던 걸 말하기가 어렵네요
369
00:33:58,697 --> 00:34:02,878
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건 그 냉동고기요
370
00:34:02,893 --> 00:34:11,392
그 한정된 양을 가져오는데
함선으로 가져오니까 냉동 상태였거든요
371
00:34:12,870 --> 00:34:19,562
그래서 칠면조가 많았어요
간이 많았고 다진 고기도 많았죠
372
00:34:21,130 --> 00:34:23,159
음식은 다 괜찮았어요
373
00:34:23,184 --> 00:34:27,949
- 네, 전시였잖아요?
- 그렇죠, 모든 사정을 고려했어야 했죠
374
00:34:27,974 --> 00:34:32,245
봉급은 얼마나 받으셨고, 거제에 계실 당시
선생님 계급은 어떻게 됐나요?
375
00:34:32,270 --> 00:34:37,911
봉급을 얼마나 받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
저는 상병이었거든요
376
00:34:42,061 --> 00:34:44,241
120 정도였나요?
377
00:34:44,266 --> 00:34:52,342
기억하기가 힘들어요
물론 봉급 중 일부는 집으로 보내졌고요
378
00:34:54,154 --> 00:34:55,513
저는 결혼을 했었으니까요
379
00:34:55,538 --> 00:34:56,739
아, 결혼하셨었군요?
380
00:34:56,764 --> 00:35:06,247
육군으로 가기 바로 두 달 전에 결혼했죠
381
00:35:06,272 --> 00:35:12,789
그러니까 봉급 중 일부는 따로 떼서
아내에게 보내졌죠
382
00:35:13,817 --> 00:35:16,968
그리고 한 달에 70달러 정도
받았던 것 같아요
383
00:35:16,993 --> 00:35:23,037
기억이 맞다면요, 틀렸을 수도 있어요
100% 확실친 않네요
384
00:35:24,317 --> 00:35:29,295
거제도의 한국 사회와
한국 사람들의 생활은 어땠나요?
385
00:35:29,296 --> 00:35:31,827
수용소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있었나요?
386
00:35:31,852 --> 00:35:34,721
수용소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있었죠
387
00:35:34,745 --> 00:35:43,727
그리고 주방에서 일했던
어린 한국인 친구들이 있었죠
388
00:35:43,752 --> 00:35:46,233
그들은 청소를 도왔어요
389
00:35:47,795 --> 00:35:54,362
우린 그 친구들을 기본적으로
하우스보이라고 불렀는데
390
00:35:54,386 --> 00:35:58,832
그들은 꽤 열심히 우리 막사를 청소했죠
391
00:35:58,840 --> 00:36:07,226
한국인 민간인들과는 거의 접촉이 없었어요
392
00:36:08,640 --> 00:36:12,700
마을은 하나였죠
작은 마을이요
393
00:36:15,185 --> 00:36:20,836
저는 두어 번 정도 가서
몇몇 마을 사람과 얘기를 했었죠
394
00:36:20,844 --> 00:36:29,338
그렇게 작은 마을에 고아원이 있었거든요
395
00:36:31,043 --> 00:36:34,674
그리고 그 어린 한국 아이들이
정말 많았어요
396
00:36:36,619 --> 00:36:42,801
거기 두어 번쯤 가서
오렌지를 주고 사탕도 좀 주면서
397
00:36:45,137 --> 00:36:48,734
그나마 그들의 형편에 좀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
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죠
398
00:36:49,296 --> 00:37:02,388
인천에서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가면서
고아처럼 보이는 한국 아이들을 많이 봤어요
399
00:37:02,703 --> 00:37:12,441
고아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제 눈엔 아이들이
상당히 결핍된 상태로 보였거든요
400
00:37:13,279 --> 00:37:15,041
그 아이들은 사탕 등을 구걸했고
401
00:37:15,066 --> 00:37:17,287
우린 그 아이들에게 사탕을 포함해
우리가 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줬어요
402
00:37:18,149 --> 00:37:25,857
거제도에서는 그 고아원 말고는
아이들을 보지 못했어요
403
00:37:27,624 --> 00:37:30,005
그리고 정말 가슴이 아팠죠
404
00:37:30,270 --> 00:37:35,809
그 어린 친구들은 확실히
가족이 없었으니까요
405
00:37:36,324 --> 00:37:38,990
그 아이들 몇 명과 찍은 사진이 있어요
406
00:37:39,924 --> 00:37:46,154
하루는 그곳에 가서 아이들과 놀아주었는데
적십자 여성을 같이 데려갔어요
407
00:37:46,187 --> 00:37:55,672
그분이 작은 파티 선물, 종이 모자 그리고
휘파람 장난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재밌어했죠
408
00:37:55,697 --> 00:38:00,682
우린 아이들에게 캔디와 오렌지를 줬고요
즐거웠어요
409
00:38:02,143 --> 00:38:06,086
우린 그냥 그 아이들에게 행복한 날을
선사할 수 있어서 행복했죠
410
00:38:07,015 --> 00:38:10,057
정말 좋았어요
411
00:38:11,171 --> 00:38:16,044
이건 그 아이 두 명이 모자를 쓰고
휘파람 장난감을 가지고 있는 거죠
412
00:38:16,653 --> 00:38:18,041
선생님이 아이들에게
그 장난감을 주신 건가요?
413
00:38:18,042 --> 00:38:19,079
네
414
00:38:19,080 --> 00:38:21,179
한편으론 안타까웠고 한편으로 즐거웠죠
415
00:38:21,180 --> 00:38:23,080
그 고아원에 가면요
416
00:38:23,105 --> 00:38:27,120
그 어린아이들이 마주한 삶을
보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
417
00:38:27,144 --> 00:38:29,264
한국은 언제 떠나셨나요?
418
00:38:29,889 --> 00:38:33,695
1953년 11월에 한국을 떠났어요
419
00:38:36,466 --> 00:38:37,754
거제도에서요?
420
00:38:38,927 --> 00:38:41,479
그렇죠, 거제도에서 부산으로 갔다가
421
00:38:45,581 --> 00:38:54,082
부산에서 배를 타고
워싱턴 주의 시애틀로 갔어요
422
00:38:56,861 --> 00:38:59,444
직행이었나요?
일본을 경유하지 않았나요?
423
00:38:59,469 --> 00:39:01,233
네, 바로 갔어요
424
00:39:01,258 --> 00:39:05,140
부산에서 바로
워싱턴 주의 시애틀로 갔죠
425
00:39:05,164 --> 00:39:06,861
14일이 걸렸죠
426
00:39:07,559 --> 00:39:13,156
정전이 협정되고
전쟁이 끝난 날을 기억하세요?
427
00:39:13,181 --> 00:39:15,297
그날은 정확히 기억하죠
428
00:39:15,322 --> 00:39:16,552
100%요
429
00:39:16,577 --> 00:39:20,415
- 7월 27일이었잖아요?
- 맞습니다
430
00:39:21,348 --> 00:39:24,154
우린 정말 기뻤죠
431
00:39:24,716 --> 00:39:29,333
한 달인가 그보다 더 먼저였을 텐데
432
00:39:29,357 --> 00:39:35,035
5월인가 6월에 정전에 관한
소문이 파다했거든요
433
00:39:35,059 --> 00:39:36,724
결과적으로는 아니었죠
434
00:39:39,152 --> 00:39:41,905
우리 모두 전쟁이 끝났다
정말 좋다
435
00:39:41,930 --> 00:39:48,935
이제 다들 집으로 돌려보내고 우리도 집으로
갈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니었어요
436
00:39:50,335 --> 00:39:54,784
그리고 실제로 정전협정이
이뤄진 건 7월 27일이었죠
437
00:39:55,260 --> 00:39:58,542
우린 약간 불안했어요
과연 진짜인가 싶었거든요
438
00:39:58,567 --> 00:40:06,713
그런데 다행히 그건 진짜였던 거죠
439
00:40:09,867 --> 00:40:12,062
우린 기뻤어요
행복했죠
440
00:40:13,320 --> 00:40:15,303
포로들 문제가 아직
남아있긴 했지만요
441
00:40:16,335 --> 00:40:24,284
그들 중 몇몇은 배에 태워 보낼 때까지
계속 문제를 일으켰으니까요
442
00:40:25,065 --> 00:40:31,289
그건 그냥 그들이 우리에게
복수하려는 거였을 거라고 생각해요
443
00:40:33,531 --> 00:40:37,504
전쟁 중 복무하시면서
가장 힘들었던 점은요?
444
00:40:37,529 --> 00:40:41,079
대부분 다 많이 힘들었죠
우선 죽음을 목격하는 거요
445
00:40:43,462 --> 00:40:53,799
몇 번 포로들에게 살해된
포로들을 봤거든요
446
00:40:58,924 --> 00:41:04,969
또 다른 하나는 제가 가장 신경 쓰였던 건데
그 고아원에 있던 어린아이들이요
447
00:41:05,492 --> 00:41:09,251
그 아이들에 대한 제 생각은 그거였어요
448
00:41:09,276 --> 00:41:12,097
그들에게 어떤 기회가
주어질 것인지 말이죠
449
00:41:12,658 --> 00:41:19,451
그들의 나라는 전쟁으로 산산조각 난 상태인데
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싶었죠
450
00:41:22,434 --> 00:41:30,179
우린 공격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었죠
451
00:41:32,185 --> 00:41:34,766
고지에 게릴라들이 있었거든요
452
00:41:35,275 --> 00:41:38,114
그들은 분명히 본토에서 왔을 거예요
453
00:41:40,845 --> 00:41:44,807
거제도 한쪽이 한국의 본토랑
상당히 가까웠거든요
454
00:41:45,267 --> 00:41:49,608
그 고지를 통해 거기로 건너왔던 것 같아요
455
00:41:50,219 --> 00:41:52,538
그럼 실제로 그들이
선생님이랑 병사들을 공격했나요?
456
00:41:52,563 --> 00:41:56,088
게릴라와 충돌한 적이 몇 번 있었죠
457
00:41:56,658 --> 00:41:59,105
물론 제일 두려웠던 게 있었는데
458
00:41:59,129 --> 00:42:05,972
그 병사들이 수용소를 뚫으려고 했던 거고 그들이
그렇게 하면 우리보다 당연히 수적으로 우세했으니까요
459
00:42:06,621 --> 00:42:11,023
그곳에 카투사와 유엔군이
모두 몇 명이었나요?
460
00:42:11,671 --> 00:42:14,007
기억이 나질 않아요 그러니까 우린
461
00:42:14,032 --> 00:42:15,327
비율로 치자면요
462
00:42:15,352 --> 00:42:22,429
그게 아마 대충 포로가 7만 명이었고
463
00:42:22,897 --> 00:42:37,737
우리 쪽은 미군과 카투사를 합해도
5천 명 이상은 안 됐을 거예요
464
00:42:40,377 --> 00:42:43,710
그러니 포로가 수적으로 월등히 우세했죠
465
00:42:43,963 --> 00:42:45,595
한국에 다시 가보셨나요?
466
00:42:46,082 --> 00:42:47,834
한국에 다시 갔었죠
467
00:42:48,254 --> 00:42:49,140
언제요?
468
00:42:49,948 --> 00:42:53,619
2010년이니까 4년 전이네요
469
00:42:54,581 --> 00:42:59,352
우린 6월 첫째 주에 갔었죠
실제로 6월 4일에 갔어요
470
00:42:59,377 --> 00:43:02,560
그때가 제 생일이었거든요
471
00:43:02,585 --> 00:43:10,230
그리고 저는 평생 뭘 보고
놀라거나 그러지 않았거든요
472
00:43:10,818 --> 00:43:17,285
그런데 한국이 그렇게 발전한 걸
보고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죠
473
00:43:18,018 --> 00:43:21,224
대충 60년 된 거잖아요
474
00:43:23,806 --> 00:43:26,485
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은 건
한국을 떠났을 땐
475
00:43:27,148 --> 00:43:33,953
사람들이 쌀풀을 먹고 초가지붕에
소가 끄는 수레가 다였는데
476
00:43:36,473 --> 00:43:39,252
다시 갔을 땐 전부 고층 빌딩이었고
현대가 있었죠
477
00:43:39,277 --> 00:43:44,180
종전 후 집으로 돌아가셨을 땐
어떻게 생각하셨었나요
478
00:43:44,181 --> 00:43:46,065
한국의 미래를 좀 짐작하셨나요?
479
00:43:46,090 --> 00:43:49,838
그 사람들과 그 나라가
480
00:43:50,181 --> 00:43:57,359
그렇게 파괴되고 빈곤하고 처참했던 것에서
벗어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481
00:43:57,383 --> 00:44:00,130
그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
482
00:44:00,337 --> 00:44:04,489
그냥 어느 정도 발전은 있겠다 싶었어요
483
00:44:04,514 --> 00:44:10,222
하지만 그 정도일 줄은
전혀 상상도 못 했죠
484
00:44:10,645 --> 00:44:19,208
제가 일전에 말했다시피 우리 세탁을 해줬던
한국인 중년 부부가 있었거든요
485
00:44:20,209 --> 00:44:23,119
우린 그들과 자주 대화를 하곤 했는데
486
00:44:23,619 --> 00:44:29,945
그는 그 전쟁이 끝나면 거제도에
호텔을 짓고 싶다고 했었어요
487
00:44:30,606 --> 00:44:33,074
그는 호텔을 지어서 사람들이 들어와
488
00:44:33,099 --> 00:44:35,407
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
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어요
489
00:44:36,391 --> 00:44:47,719
그래서 전 그렇다고 그러면 좋겠지만 그냥
그렇게 되길 그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만 했죠
490
00:44:48,852 --> 00:44:51,852
제가 거제도를 떠날 때는
491
00:44:52,878 --> 00:45:03,166
그냥 작은 마을 하나에 비포장 도로였고
현대적인 거라곤 하나도 없었죠
492
00:45:03,191 --> 00:45:07,537
자동차도 없었고요
전부 소가 끄는 수레밖에 없었어요
493
00:45:10,830 --> 00:45:18,549
한국이나 거제도나 다시 왔을 때
그냥 얼추 비슷하겠지, 생각했었거든요
494
00:45:19,835 --> 00:45:21,968
그런데 거제도를 보고는
믿을 수가 없었어요
495
00:45:23,289 --> 00:45:33,647
제 아내와 부산에 갔을 때
KTX라고 하나요?
496
00:45:33,672 --> 00:45:36,685
그건 정말 놀라운 여행이었어요
497
00:45:36,981 --> 00:45:44,523
그런 고속 열차를 타고 부산까지 가서
여객선을 타고 부산에서 거제도로 갔거든요
498
00:45:45,306 --> 00:45:52,128
그리고 거제도 항구에 도착했는데
정말 깜짝 놀랐어요
499
00:45:52,738 --> 00:45:55,529
완전히 개발됐죠
500
00:45:56,328 --> 00:45:58,734
그냥 믿을 수가 없었어요
501
00:45:59,813 --> 00:46:10,092
그리고 그 수용소에 가봤는데
수용소가 재건되어 있더라고요
502
00:46:11,263 --> 00:46:19,761
정말 훌륭하게 해 놨더라고요
그들은 그 수용소의 기억을 보전했죠
503
00:46:20,441 --> 00:46:22,760
우린 그냥 놀랄 뿐이었고요
504
00:46:26,829 --> 00:46:28,678
다시 갔을 때 너무나 즐거운 여행이었어요
505
00:46:28,703 --> 00:46:34,760
한국이 얼마나 어떻게 발전한 건지
보는 재미가 엄청났죠
506
00:46:35,549 --> 00:46:40,338
너무 행복하고
저야 뭐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
507
00:46:41,053 --> 00:46:48,886
그 사진 속 어린아이들에게
오렌지와 사과 그리고 캔디를 준 거요
508
00:46:49,497 --> 00:46:52,809
그 아이들이 이제 60대겠네요
그들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해요
509
00:46:52,834 --> 00:46:54,892
전쟁의 유업이 무엇인 것 같으세요?
510
00:46:54,917 --> 00:47:00,243
전쟁은 불행하고 혐오스럽죠
511
00:47:00,267 --> 00:47:06,357
저에게 있어 전쟁이란 기본적으로
가장 무의미한 짓이라고 봐요
512
00:47:07,274 --> 00:47:15,129
그런데 남한에서 그 전쟁은
사람들에게 희망을 줬어요
513
00:47:16,020 --> 00:47:28,792
일단 미군이 갔고 실제로 전 세계 군인들이
한국으로 가서 공산당을 몰아냈죠
514
00:47:29,715 --> 00:47:34,715
그것이 한국 사람들에게
어떤 의무감을 줬던 것 같아요
515
00:47:35,240 --> 00:47:41,926
그리고 뭔가 성취감을 줬고요
516
00:47:43,430 --> 00:47:49,591
그때 그들은 그 나라를 바꾸고
현대적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던 거죠
517
00:47:50,856 --> 00:48:16,142
그들은 운전을 하지도 않았었고 그러니까 그들은
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
518
00:48:16,167 --> 00:48:18,933
그런데 전쟁이 그들을
완전히 바꿔놓은 거죠
519
00:48:20,622 --> 00:48:30,001
기억하자면 대구, 부산할 것 없이
520
00:48:30,026 --> 00:48:35,927
그 집들, 건물들 대부분이 다 대충 얽어 놓은
초가집이었다고요, 흙길이고 말이죠
521
00:48:38,022 --> 00:48:47,623
그들이 그 짧은 50년 사이에 이룬 건
정말 놀라운 일이에요
522
00:48:51,958 --> 00:48:54,794
저는 너무나 행복해요
523
00:48:56,925 --> 00:49:02,813
그들이 결심을 했고 실행에 옮겨 그들 조국을
현재의 위치에 올려놨다는 사실에 말이죠
524
00:49:03,868 --> 00:49:06,032
여러 방법으로요
525
00:49:06,327 --> 00:49:11,381
우리 대다수가 기본적으로
한국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
526
00:49:11,406 --> 00:49:15,143
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
몰랐는데 그런 나라에 갔던 거죠
527
00:49:15,168 --> 00:49:27,186
그런데 돌아와서 미국과 전 세계 국가들이
개입한 결과가 무엇인지 보고 나니
528
00:49:28,865 --> 00:49:41,278
그 국가들이 그 작은 한 나라, 남한에 들어간 건
그 나라에 큰 의미가 된 거죠
529
00:49:42,586 --> 00:49:47,658
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성장한 거죠
530
00:49:50,428 --> 00:49:52,615
저도 그중 하나를 담당한 거고요
531
00:49:52,923 --> 00:49:59,211
저는 그 발전한 모습이
너무나 기쁠 따름이에요
532
00:50:00,058 --> 00:50:02,809
처음엔 한국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
533
00:50:03,162 --> 00:50:05,476
가는 게 두려웠거든요
534
00:50:07,595 --> 00:50:12,531
다시 가면 제가 잊고 살았던
기억이 되살아날 것 같았죠
535
00:50:13,917 --> 00:50:16,086
그런데 가게 돼서 너무 기뻤어요
536
00:50:16,110 --> 00:50:18,439
-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- 고마워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