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00:00:06.000 --> 00:00:08.313
- 안녕하세요
- 안녕하세요
00:00:08.867 --> 00:00:14.180
성함과 출생지, 생년월일을 말씀해 주세요
00:00:14.832 --> 00:00:18.947
제 이름은 루이스 라우레아노 둘세 피게로아
(Luis Laureano Dulce Figueroa)입니다
00:00:18.967 --> 00:00:24.513
1934년 6월 21일생입니다
00:00:25.569 --> 00:00:28.213
- 출생지는 어디신가요?
- 파스토 나리뇨입니다
00:00:30.133 --> 00:00:36.847
6·25전쟁 이전 선생님의 가족관계는
어떻게 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
00:00:38.333 --> 00:00:50.013
우리 가족은 아홉식구였습니다
부모님 슬하에 7남매가 있었죠
00:00:51.067 --> 00:01:01.647
저는 장남이고 제 위로 마루하라는 누님이 있습니다
00:01:03.367 --> 00:01:05.513
가족들은 어떤 일을 했나요?
00:01:05.533 --> 00:01:13.113
아버지는 가죽공장을 하셨습니다
여행용 가방과 의자 등을 만들었죠
00:01:13.133 --> 00:01:24.113
또 배낭과 승마용 재킷 등 가죽 제품도 만드셨어요
제혁소도 같이 하셨습니다
00:01:24.867 --> 00:01:31.413
저희도 거기서 기술을 배워서 아버지를 도와드리곤 했죠
특히 제가 많이 도와드렸었습니다
00:01:31.767 --> 00:01:37.347
하교 후에는 곧장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곤 했습니다
00:01:38.833 --> 00:01:48.313
그리고 아버지는 정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습니다
말하자면 파스토에서 지도자 같은 분이셨죠
00:01:48.333 --> 00:01:57.647
친구분들을 모아서 신문을 읽어 주시고
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하셨습니다
00:01:57.867 --> 00:02:03.380
종국에는 아버지께 오히려 해가 됐죠
00:02:03.400 --> 00:02:09.947
점차 정치에만 전념하셨고
결국 일은 그만두게 되셨으니까요
00:02:10.967 --> 00:02:14.647
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
00:02:14.667 --> 00:02:17.880
현재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시나요?
아내분은요?
00:02:17.900 --> 00:02:20.347
자녀분과 손주는 몇 명이시죠?
00:02:20.367 --> 00:02:25.280
우리 가족은요
자식이 4명 있습니다
00:02:25.300 --> 00:02:27.147
아내분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?
00:02:27.167 --> 00:02:32.713
아이다 마리아 세구라 데 둘세입니다
그리고 자녀가 네 명 있습니다
00:02:32.733 --> 00:02:42.713
2남 2녀이고 이름은 오스발도
카를로스, 글라디스, 필라르입니다
00:02:43.900 --> 00:02:46.213
모두 기혼이고요
00:02:46.233 --> 00:02:54.313
- 손주는 있으신가요?
- 손주들도 있습니다, 이름이요
00:02:58.267 --> 00:03:00.147
파비안
00:03:05.500 --> 00:03:12.013
후안초, 이렇게 둘이 있고요
00:03:17.100 --> 00:03:18.813
이름을 잊어버렸네요
00:03:21.067 --> 00:03:25.947
카를로스의 아이들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
00:03:27.333 --> 00:03:28.847
총 몇 명인가요?
00:03:28.867 --> 00:03:32.647
둘, 넷, 총 여섯 명이요
00:03:32.667 --> 00:03:38.580
손주와 증손주까지 모두 여섯입니다
이름은 잊어버렸네요
00:03:38.600 --> 00:03:42.380
6·25전쟁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?
00:03:44.300 --> 00:03:48.980
아버지와 함께 일했습니다
가죽공장에서요
00:03:49.633 --> 00:03:56.413
그 이후에 칼리로 가서 잠시 일했고요
00:03:56.433 --> 00:04:00.447
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죠
00:04:01.433 --> 00:04:08.047
당시 삼촌 한 분이 군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
00:04:09.033 --> 00:04:17.680
제가 칼리에서 돌아왔을 때
그분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저를 군에 입대시키셨습니다
00:04:18.067 --> 00:04:21.813
저는 군대가 싫었습니다
제가 바라는 일도 아니었죠
00:04:21.833 --> 00:04:24.513
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
00:04:24.533 --> 00:04:26.947
몇 년도에 입대하셨나요?
00:04:27.100 --> 00:04:30.480
1950년입니다
00:04:34.100 --> 00:04:35.847
당시 16세셨네요
00:04:35.867 --> 00:04:39.747
맞습니다, 15세, 16세 정도였죠
00:04:39.767 --> 00:04:45.580
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
그냥 어린아이였습니다
00:04:45.600 --> 00:04:56.113
그래도 삼촌이 힘이 좀 있으셨으니 저를 바로 입대시키고
바랑카베르메하에 보내도록 처리를 해버렸죠
00:04:56.133 --> 00:04:58.513
우리가 그곳의 첫 보병대대였습니다
00:04:58.533 --> 00:05:06.313
그 부대엔 원래 공병대대가 있었고 저를 포함해
그쪽으로 간 파스토(Pasto) 출신들은 거의 2천 명 정도였습니다
00:05:06.333 --> 00:05:15.847
거기서 구성한 첫 보병대대였고 폭력사태와 게릴라들이
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죠
00:05:16.400 --> 00:05:26.113
우리 대대는 전투에 참가해야 했습니다
00:05:27.800 --> 00:05:36.480
카라레(Carare) 밀림에서 게릴라들과 싸웠죠
어떤 때는 이런 것도 겪었는데요
00:05:36.500 --> 00:05:40.047
15일 정도 카라레 밀림 속에 있었습니다
00:05:40.667 --> 00:05:47.513
밀림에서 나왔을 때
병사들 대부분이 수염이 덥수룩했습니다
00:05:47.533 --> 00:05:52.080
맨발에, 극도로 더운 날씨와 군장 때문에 종기가 가득 났어요
00:05:52.100 --> 00:05:58.947
그리고 당시에 우리 부대원들 이야기를 하자면요
00:06:00.000 --> 00:06:03.380
한 서른아홉 명이 전사했는데
00:06:03.867 --> 00:06:09.613
적들이 이들의 사지를 절단해서
시체를 거룻배 의자 밑에 넣은 다음에요
00:06:09.633 --> 00:06:15.147
배를 떠내려가게 두었습니다
00:06:15.767 --> 00:06:21.413
거의 11일에서 15일 정도 뒤에
배가 부둣가로 떠내려왔고요
00:06:21.900 --> 00:06:23.913
그래서 사체의 신원을 파악하러 갔죠
00:06:26.100 --> 00:06:33.113
하지만 사체들은 이미 심하게 부풀어 있었습니다
00:06:33.133 --> 00:06:42.413
그래도 병사들 바지춤에
신원 확인을 위한 각자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습니다
00:06:42.433 --> 00:06:47.847
그래서 한 병사의 바지춤을 열어 보니, 구더기로 가득하더군요
00:06:47.867 --> 00:06:50.347
그래도 그 표지는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
00:06:50.800 --> 00:06:56.547
바지에 표식이라도 되어 있지 않았더라면
누가 누구였는지 몰랐을 겁니다
00:06:56.567 --> 00:07:02.713
남은 건 해골뿐이었으니까요
이미 사망한지 11일이나 12일 정도 지났었습니다
00:07:04.200 --> 00:07:09.013
군에 계시면서 언제 6·25전쟁에 대해서 알게 되셨나요?
00:07:12.733 --> 00:07:18.613
제가 오폰(Opón)의 시장일 때였습니다
00:07:20.333 --> 00:07:28.047
당시 기지를 지휘하던 지휘관이 있었습니다
00:07:28.067 --> 00:07:32.880
- 당시에도 여전히 군에서 복무 중이셨나요?
- 당연하죠
00:07:33.167 --> 00:07:42.513
저는 군복무 중이었고 막달레나(Magdalena) 강에서
거룻배의 상선이나 하선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
00:07:43.333 --> 00:07:54.480
당시에 저는 거룻배들이 들어오는
선착장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죠
00:07:55.267 --> 00:08:03.813
놀란 게 무엇인가 하면, 배 한 척이 와서 저를 태우더니
별안간 "둘세 중위님, 생일 축하드립니다!"라고 했습니다
00:08:04.833 --> 00:08:07.580
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랐습니다
00:08:07.600 --> 00:08:14.147
저는 중위가 아닌 일반 병사였는데
"둘세 중위님 생일 축하합니다!"라고 했죠
00:08:14.167 --> 00:08:17.447
"생일 축하합니다!"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죠
00:08:17.567 --> 00:08:24.347
"내려서 맥주 한 잔 합시다"해서
이상한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"좋다"라고 대답했습니다
00:08:24.367 --> 00:08:27.880
당연히 저는 그때 근무 중이었습니다
00:08:29.167 --> 00:08:33.847
그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고
그 사람들은 전축도 가져왔습니다
00:08:33.867 --> 00:08:41.447
나중에 지휘관이 현장에 와서
병사 한 명을 시켜 제 무기를 뺏도록 했습니다
00:08:42.633 --> 00:08:46.547
하지만 저는 무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죠
00:08:46.567 --> 00:08:51.813
그때 불복종을 이유로
저를 바랑카 베르메하로 보내버렸습니다
00:08:52.567 --> 00:08:57.113
사체들이 실린 배가 도착했을 때
저는 징계를 받은 상태였던 거죠
00:08:57.133 --> 00:09:04.680
사체 신원 확인을 했을 때 제가 직접 묻어주었습니다
입관과 모든 것을 했죠
00:09:04.700 --> 00:09:12.613
아무도 그 악취, 사체에서 나는
고약한 냄새를 참지 못했습니다
00:09:13.533 --> 00:09:19.080
그러고는 군법회의에 따라서
저를 보고타(Bogotá)에 있는 콜롬비아대대로 보냈습니다
00:09:20.033 --> 00:09:24.847
보고타에 도착하니 그곳 출신 병장 하나가 말하더군요
00:09:24.867 --> 00:09:34.080
보병학교의 보병대대 지휘관이던
아구에로 에레라 중령에게요
00:09:34.100 --> 00:09:38.313
병장이 "방금 바랑카 베르메하 축구팀
주장이 왔습니다"라고 했죠
00:09:38.600 --> 00:09:44.113
당시에 제가 바라카(Barraca) 축구팀 주장이었거든요
00:09:45.467 --> 00:09:50.480
그러자 중령은 "그럼 축구 얼마나 하는지
한번 실력 발휘하게 데려와 봐"하고 말했습니다
00:09:50.500 --> 00:09:56.280
저를 운동장으로 데려가서 경기를 했고 몇 골을 넣었죠
00:09:56.300 --> 00:10:01.580
그렇게 1년을 여기서 축구를 하면서 지냈습니다
00:10:02.700 --> 00:10:06.613
심지어 우리 팀은 여단 챔피언까지 했습니다
00:10:06.633 --> 00:10:16.213
그때 당시 저는 속칭 "지휘관님 줄을 탄" 거였죠
언제든 수업에서 열외할 수 있었습니다
00:10:16.233 --> 00:10:24.113
"축구팀 주장은 열외"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
00:10:24.133 --> 00:10:27.247
그래서 어떤 수업도 듣지 않았습니다
00:10:27.267 --> 00:10:37.513
당시에 보병학교 총기 교육의 반장이었지만
축구팀을 데리고 나가 훈련시켰습니다
00:10:37.533 --> 00:10:43.513
농구팀도 만들고 배구팀도 만들었습니다
00:10:44.500 --> 00:10:47.347
1년 동안 정말 재미있게 잘 보냈었습니다
00:10:47.367 --> 00:10:49.813
준장님이 그 해 말 무렵에
00:10:49.833 --> 00:10:55.880
"대대 전원에게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"라는
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말이죠
00:10:55.900 --> 00:11:04.247
"야노스로 갈래 아니면 한국에 갈래?"하고 묻길래
"야노스에는 이미 가봤으니 한국으로 가겠습니다" 했죠
00:11:04.733 --> 00:11:07.380
그렇게 한국에 가게 되었습니다
00:11:07.699 --> 00:11:10.963
참전하시기 전에 6·25전쟁에 대해서 알고 계신 게 있었나요?
00:11:10.997 --> 00:11:15.713
전혀 몰랐죠
겨울이 있다는 것도요
00:11:15.733 --> 00:11:23.013
저에게는 최대의 적 두 개가 있었습니다
바로 겨울과 포격이었죠
00:11:23.033 --> 00:11:29.113
그 사실을 가족에게 말할 기회가 있었나요?
6·25전쟁 참전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말이에요
00:11:29.133 --> 00:11:31.447
있었죠
00:11:33.033 --> 00:11:39.180
하지만 가족들이 알기까지는 세 달 정도 걸렸습니다
제가 이미 한국에 파병된 지 세 달 뒤에 알았어요
00:11:39.200 --> 00:11:40.147
뭐라고 하셨나요?
00:11:40.167 --> 00:11:47.680
기뻐하기도 했고 동시에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
두려워 걱정도 하셨죠
00:11:47.700 --> 00:11:55.913
제가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했습니다
당시 상황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이야기했거든요
00:11:55.933 --> 00:12:01.747
24시간 내내, 밤낮으로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고요
우리가 있는 곳에요
00:12:01.767 --> 00:12:08.680
야노스 대신 한국으로 간 결정이
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?
00:12:08.933 --> 00:12:10.013
네, 그렇다고 생각합니다
00:12:10.033 --> 00:12:13.113
- 다시 돌아간다면 같은 결정을 내리실까요?
- 네, 그렇습니다
00:12:19.400 --> 00:12:25.380
여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한국으로 가는 여정에 대해서요
00:12:25.967 --> 00:12:31.147
한편으로는 슬펐고 한편으로는 기뻤습니다
00:12:32.433 --> 00:12:35.347
몇 가지 일화가 있어요
00:12:35.900 --> 00:12:43.780
우리가 한국으로 갈 때 비행기 몇 대를 보냈거든요
00:12:44.500 --> 00:12:49.880
같이 간 동료들 한 네 명에서 여섯 명이
"큰 비행기를 타고 간다"라고 말했죠
00:12:49.900 --> 00:12:53.313
그런데 좌석이 없는 큰 비행기였어요
00:12:53.433 --> 00:12:59.747
그렇게 열악한 상태로 바닥에 앉아서 가다가
카르타헤나에 다다를 무렵 누군가 창문을 열려고 했고
00:12:59.767 --> 00:13:03.680
밖으로 빨려 나갈 뻔했어요!
00:13:03.700 --> 00:13:12.247
그 창문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잡지 못했더라면
비행기 밖으로 떨어졌을 겁니다
00:13:12.267 --> 00:13:14.713
이것도 우스운 일화 중 하납니다
00:13:15.200 --> 00:13:23.780
파트리아(Patria) 극장에서 다니엘 산토스가 참가하는
아주 멋진 송별회가 있었습니다
00:13:23.800 --> 00:13:28.680
그 후 푸에르토리코로 갔고 셀리아 크루즈가 우리를 맞아주었죠
00:13:29.300 --> 00:13:34.580
그때가 가장 아름다운 기억입니다
이후 바다에서는요
00:13:34.600 --> 00:13:39.080
끊임없이 뱃멀미가 나서 아주 죽을 뻔했어요
00:13:39.100 --> 00:13:43.347
화장실에 가는 사람들은 거기 앉아 있는
미국인 한 명을 모두 마주쳤을 거예요
00:13:43.367 --> 00:13:48.480
미국군들은 모두 화장실 안에 앉아서
책 같은 걸 읽고 있었거든요
00:13:48.500 --> 00:13:54.980
그래서 그 사람은 여러 번 우리가 한 구토를 맞았죠
00:13:55.000 --> 00:13:59.780
이 사람들은 화장실에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데
두 세 시간은 걸렸습니다
00:14:00.567 --> 00:14:06.013
바다 소리, 냄새, 음식 이런 것들이 구토의 원인이었어요
00:14:06.033 --> 00:14:08.647
계속 멀미가 나게 했거든요
00:14:08.667 --> 00:14:16.780
어떻게 바다와 하늘, 바다와 하늘
바다와 하늘만 계속 보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
00:14:16.800 --> 00:14:22.780
배의 끼익거리는 소리도 우리를 힘들게 했죠
00:14:23.833 --> 00:14:35.747
시인처럼 애인에게 편지도 쓰고
삼행시 같은 것들도 쓰기 시작했습니다
00:14:36.800 --> 00:14:38.347
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이었어요
00:14:38.367 --> 00:14:42.247
그리고 여기서 푸에르토리코로
다른 부대를 태우러 갔습니다
00:14:42.267 --> 00:14:45.680
저는 제네럴 스튜어트(General Stewart) 함을
타고 이동했습니다
00:14:46.033 --> 00:14:55.680
그 배는 굉장히 컸습니다
그렇게 대양을 13일 정도 항해했죠
00:14:57.600 --> 00:15:01.513
무슨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
00:15:02.633 --> 00:15:08.713
예상도 못 했던 날 폭풍을 만나서
배가 엄청나게 출렁거렸습니다
00:15:09.367 --> 00:15:10.780
진짜 배가 두 동강 나는 줄 알았어요
00:15:10.800 --> 00:15:17.147
그 시간 동안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서
간이침대 두 개를 가져와서 누웠어요
00:15:17.167 --> 00:15:21.147
그러다 두 침대 사이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
00:15:21.167 --> 00:15:28.380
태풍이 다 지나가고 나서 선장이 누가 있나 보러 내려왔어요
00:15:28.400 --> 00:15:33.280
침대 두 개 사이에서 자고 있었으니 저를 아예 못 찾았어요
00:15:33.300 --> 00:15:38.047
그러다 제가 갑자기 밖으로 나가니
저를 바로 독방에 가뒀습니다
00:15:38.500 --> 00:15:50.280
제가 잘못했던 거죠
그게 잘못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
00:15:50.700 --> 00:15:59.480
우리를 괴롭혔던 건 긴장감이었습니다
인천에 도착해서, 바지선에 내렸습니다
00:15:59.500 --> 00:16:06.480
그리고 포격이 있었죠
거기서부터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생길이 시작되었습니다
00:16:06.933 --> 00:16:13.913
지휘관이었던 구스타보 오마르 소령이 있긴 했습니다
00:16:15.667 --> 00:16:26.313
아구델로 준장이 저를 추천해서 갔기 때문에
소령의 연줄도 있었습니다
00:16:26.333 --> 00:16:29.747
무슨 일이든 저에게 맡겨주려 하셨죠
00:16:30.533 --> 00:16:40.747
저는 배에서도 "저는 여기 싸우러 왔고
어떤 명령이라도 내려주시면 수행하겠습니다"라고 했습니다
00:16:40.933 --> 00:16:52.247
전장에서 밤에는 청음초를
누가 서는지 명단을 확인하러 나가곤 했습니다
00:16:52.533 --> 00:16:56.847
청음초가 경계근무 중에 제일 힘들었습니다
00:16:57.467 --> 00:17:04.347
무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풀숲에 숨어서
뭐라고 하는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에요
00:17:04.367 --> 00:17:06.580
중공군이나 북한군이 하는 말을 말이죠
00:17:06.867 --> 00:17:11.247
그럼 그게 언제였나요?
한국에 도착한 날짜가 언제였나요?
00:17:12.033 --> 00:17:19.280
한국에 도착한 날짜는요
겨울이었고 11월이었습니다
00:17:23.633 --> 00:17:28.747
아니 12월이었습니다
00:17:28.767 --> 00:17:33.013
- 몇 년도였나요?
- 52년도였습니다
00:17:33.800 --> 00:17:41.980
하와이에 머물렀었죠
하와이로 갔고 거기 있었습니다
00:17:42.000 --> 00:17:48.147
그러면 1월 1일이 되겠네요
00:17:48.267 --> 00:17:53.913
대양을 지나서 하와이에 도착했고
00:17:54.533 --> 00:17:58.747
배가 부두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
하선하지 못하게 했습니다
00:17:58.767 --> 00:18:04.080
검문 전에는 부두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요
00:18:04.567 --> 00:18:10.413
그러자 푸에르토리코 병사들이 날뛰며 따지기 시작했어요
00:18:10.433 --> 00:18:12.713
우리가 도시에 갈 수 있게 하려고 말입니다
00:18:12.733 --> 00:18:19.013
결국 문제가 해결되었고 하와이에서 한 이틀 정도 있었습니다
00:18:19.433 --> 00:18:22.380
그러면 한국에 12월에 도착하신 건가요?
아니면 1월에 도착하셨나요?
00:18:22.400 --> 00:18:32.013
1월에 도착했습니다
새해는 하와이에서 보냈거든요
00:18:32.733 --> 00:18:38.080
한국에 도착했을 때 첫인상이 어땠나요?
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?
00:18:42.700 --> 00:18:53.813
도착했을 그 당시에 한국의 모습은 정말 가난했습니다
00:18:53.833 --> 00:19:07.413
정말 가난했죠
남녀노소 모두 비참한 상황이었습니다
00:19:07.433 --> 00:19:19.580
형제들이나 남편들이 여성을 이용해 성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고
"아가씨 있습니다"라고 말하곤 했습니다
00:19:20.033 --> 00:19:23.880
정말 극심한 빈곤이었죠
00:19:25.900 --> 00:19:31.780
나중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을 때
벌써 두 번째 방문을 했는데 정말 천지 차이였습니다
00:19:31.800 --> 00:19:35.147
-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이네요
- 이제는 다른 이야기죠
00:19:37.167 --> 00:19:43.847
콜롬비아대대에서 주둔하셨던 장소는 생각나시나요?
어디에 계셨나요?
00:19:45.067 --> 00:19:49.013
지금은 기억나지 않습니다
00:19:49.033 --> 00:19:52.613
지금 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습니다
기억이 점점 사라지네요
00:19:52.633 --> 00:19:57.680
하지만 불모고지와 180고지에 갔었다는 건 기억합니다
00:19:59.567 --> 00:20:01.480
다른 곳도 갔었고요
00:20:01.500 --> 00:20:03.947
저는 A중대에 소속이었습니다
00:20:03.967 --> 00:20:08.580
그건 참여하셨던 전투 중 하나인 거죠
전투 얘기가 나온 김에요
00:20:08.600 --> 00:20:14.513
한국에 계시던 중 선생님에게 있어
가장 위험한 순간은 언제였나요?
00:20:14.533 --> 00:20:16.213
기억나시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
00:20:19.633 --> 00:20:28.880
가장 위험했던 순간들은
불모고지와 180고지에 있었을 때입니다
00:20:30.867 --> 00:20:39.580
A중대의 대다수가 죽어갈 때
제가 영웅적인 행동을 했습니다
00:20:41.267 --> 00:20:48.480
동료 한 명이 넘어졌고
그가 고지에서 "부상"이라 외치고 있었어요
00:20:48.767 --> 00:20:53.013
그걸 본 제가 가서 끌고 데려왔죠
00:20:53.400 --> 00:21:03.080
다들 지뢰도 있고 수류탄도 있어서 못 간다고 말했지만
저는 달려가서 동료를 데려왔습니다
00:21:03.100 --> 00:21:06.013
- 그게 불모고지에서였나요?
- 아니요, 180고지였습니다
00:21:06.033 --> 00:21:06.747
180고지였군요
00:21:06.767 --> 00:21:15.647
네, 불모고지는 말하자면 상황이 조금 더 편안했습니다
00:21:15.667 --> 00:21:23.147
한 72일 정도를 그 고지에 있었는데
거기서 우리를 철수시키지 않더군요
00:21:23.167 --> 00:21:33.247
어느 날 밤 폭격이 있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
우리 앞에 중공군 몇 명이 있었습니다
00:21:33.267 --> 00:21:43.580
총탄을 장전하고 총검술로 상대했고
그 적들은 무더기로 쓰러졌습니다
00:21:43.967 --> 00:21:51.213
공산군들은 지뢰밭에 병사들을 무더기로 투입하고
죽은 병사들 위로 전차를 지나가게 했던 거죠
00:21:51.233 --> 00:21:56.280
지뢰가 터진 후에 그 위로 전차들이 지나가도록요
00:21:57.033 --> 00:22:00.447
그건 정말 참상 그 자체였습니다
00:22:01.300 --> 00:22:10.147
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
밤새도록 총격을 가하면서 밤을 새웠습니다
00:22:11.267 --> 00:22:21.580
저는 지휘관 중대에서
좌측으로 2~3km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
00:22:21.600 --> 00:22:27.213
하지만 제가 있던 곳 위쪽으로
전차 한 대가 있었죠
00:22:27.233 --> 00:22:32.247
총격을 가할수록 전차에서
우리를 향해 쏘는 포탄이 빗발쳤습니다
00:22:32.267 --> 00:22:36.213
중공군이 바로 대응한 것이었죠
00:22:37.033 --> 00:22:42.380
3월 23일 전투에서 날이 밝았을 때였습니다
00:22:43.133 --> 00:22:53.913
모두가 귀가 먹고 바보가 된 것 같았죠
00:22:53.933 --> 00:22:57.047
평정심도 사라져 갔습니다
00:22:57.400 --> 00:23:06.813
박격포탄도 다 떨어져서 트럭 운전병에게
"가자! 포탄을 더 가져오자!"라고 말했습니다
00:23:06.833 --> 00:23:12.313
반대편에서 북한군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방향의
장애물을 지나가야만 했습니다
00:23:12.733 --> 00:23:17.280
조금 뒤 적들은 우리를 향해 총을 쏘고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죠
00:23:17.300 --> 00:23:20.913
하지만 트럭을 타고 가던 터라 피해서 갈 수 있었습니다
00:23:20.933 --> 00:23:27.147
다른 중대에 도착하니 다들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있더군요
00:23:27.167 --> 00:23:34.580
박격포반장은 거의 미쳐서
탁상 밑에 들어가 있었습니다
00:23:35.733 --> 00:23:44.147
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탄약상자만 챙겨서 돌아오는 길에
우리 쪽으로 조명탄이 떨어져 운전병이 굉장히 놀랐습니다
00:23:44.167 --> 00:23:48.047
트럭이 망가질 뻔했습니다
00:23:48.300 --> 00:23:52.813
"괜찮아, 해보자"라고 운전병을 다독였습니다
00:23:52.833 --> 00:23:56.380
그리고 갑자기 무언가 폭발한 것처럼 느꼈어요
그때까지는 기억이 납니다
00:23:57.200 --> 00:24:01.713
폭탄이 터진 것이었죠
00:24:02.267 --> 00:24:08.280
정신을 차렸을 때 코를 다친 걸 알았어요
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갔습니다
00:24:08.300 --> 00:24:11.547
도착해서 탄약상자를 내려놓았습니다
00:24:12.467 --> 00:24:20.113
그리고 후에 콜롬비아로 코에 심한 통증을 안고 돌아왔죠
00:24:20.133 --> 00:24:27.380
수술 때문에 저를 텍사스 병원으로 보내려고 했지만
저는 그것을 원치 않아 "콜롬비아에 가겠다"라고 했죠
00:24:27.400 --> 00:24:29.880
그렇게 콜롬비아에 왔습니다
00:24:29.900 --> 00:24:35.280
제 코가 어떤지 보세요
이게 그 전투의 일입니다
00:24:35.867 --> 00:24:45.113
그때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
7사단장인 이승만의 존재였습니다
00:24:46.167 --> 00:24:55.647
한국군이 우리를 고지에서 철수시켰을 때
그가 전쟁 포로수용소에 와서 말했습니다
00:24:55.667 --> 00:25:02.580
"여러분은 살든 죽든 저 고지를 점령해야 합니다
전진하는 사람이 돌아가고자 한다면 죽이시오"
00:25:02.967 --> 00:25:06.280
그게 이승만이 우리에게 내린 명령이었습니다
00:25:06.867 --> 00:25:13.547
그래서 중공군을 다시 섬멸하는 데 3시간이 걸렸습니다
00:25:15.833 --> 00:25:25.380
말씀에 따르면, 콜롬비아대대에게 있어서
불모고지 전투의 최종 결과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?
00:25:25.400 --> 00:25:32.113
대단한 승리였죠
콜롬비아가 거둔 최고의 승리라고 봅니다
00:25:32.433 --> 00:25:36.113
그 일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죠
00:25:36.367 --> 00:25:47.313
어떤 장군이 콜롬비아대대에 대해서
"우리 부대 같은 부대는 처음 본다"라는 말을 했습니다
00:25:47.467 --> 00:25:57.747
"아주 용감하고 애국심 넘치는 부대였다"라는 말도 했고요
00:26:01.667 --> 00:26:08.247
6·25전쟁 참전 중 한국군이나
외국군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나요?
00:26:10.067 --> 00:26:11.347
있었죠
00:26:12.400 --> 00:26:20.280
한 번은 제가 암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
그리고 지프를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녔어요
00:26:20.633 --> 00:26:27.047
여기저기 암호를 전파한 것이죠
거의 잠을 자지 못했고 세 번 정도 지쳐 쓰러졌습니다
00:26:27.067 --> 00:26:32.047
지프 세 대 정도를 잃어버렸습니다
00:26:32.733 --> 00:26:40.447
중공군들은 우리를 추적했습니다
그들은 지프에 전령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
00:26:40.467 --> 00:26:44.413
그래서 지프 세 대를 잃어버린 거죠
00:26:45.700 --> 00:26:48.780
다행히도 우리에겐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
00:26:49.267 --> 00:26:58.347
- 그러면 외국군과도 이야기하셨었나요?
- 몸짓이나 잡지 같은 것을 이용해서 했죠
00:26:58.433 --> 00:27:04.847
제가 외국군들에게 편지나
선물로 받은 잡지 같은 것들을 가져다 주었습니다
00:27:04.867 --> 00:27:09.480
어떤 기지에 가든지요
00:27:09.500 --> 00:27:14.347
제가 편지를 전달해 주었으니
그들에게 그것은 행복이었겠죠
00:27:15.333 --> 00:27:23.680
그렇지만 의사소통은 몸짓으로 했습니다
영어라고는 몇 단어밖에 몰랐어요
00:27:35.150 --> 00:27:40.930
전선에서는 어떻게 일상을 보내셨나요?
00:27:42.550 --> 00:27:45.530
총으로 쥐를 쏴서 죽이곤 했습니다
00:27:47.383 --> 00:27:54.130
부대도 안 보였고 아무것도 없었죠
00:27:54.150 --> 00:28:02.330
휴식의 날들이었죠
한편으로는 지겹고 지루했습니다
00:28:02.950 --> 00:28:11.663
계속해서 포격이 있었으니 갑자기 공격을 당하거나
수류탄을 맞을까 봐 걱정도 되었습니다
00:28:13.983 --> 00:28:17.763
그럼 후방에서의 일상생활 중에는 무엇을 하셨나요?
00:28:17.783 --> 00:28:23.730
그땐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
00:28:24.250 --> 00:28:34.263
전장에서는 차가운 배급식량 뿐이었으니까요
00:28:35.950 --> 00:28:40.897
겨울이 제일 끔찍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
00:28:41.483 --> 00:28:47.797
겨울이 저에게는 최대의 적이었습니다
00:28:47.817 --> 00:28:54.430
그 비 내리는 겨울, 모든 것이 얼어붙은
겨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
00:28:55.350 --> 00:28:59.363
또 다른 일화도 있습니다
00:29:00.383 --> 00:29:06.963
기차를 타고 가던 중에 잠깐 멈추었고
저는 소변을 보기 위해 내렸습니다
00:29:07.350 --> 00:29:16.197
돌아와서 덜덜 떨며 동료들에게 "하마터면 못 돌아올 뻔했다
하마터면 기차에 못 오를 뻔했다"라고 얘기했습니다
00:29:16.217 --> 00:29:25.030
왜냐고요?
소변 줄기가 얼어버렸거든요
00:29:29.150 --> 00:29:34.663
참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을 받으셨나요?
00:29:37.083 --> 00:29:43.397
이런 일이 있었어요
우리가 뉴욕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
00:29:44.383 --> 00:29:48.230
오스피나 페레즈 대통령이 우릴 맞이했죠
00:29:48.617 --> 00:29:51.030
- 뉴욕에서요?
- 뉴욕에서요
00:29:52.150 --> 00:30:08.330
박격포반장이던 원사에게 훈장을 수여했습니다
00:30:08.350 --> 00:30:19.530
하지만 그분은 울고 절망하면서 간이침대 밑에 들어가 있는 것 외에는
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
00:30:19.550 --> 00:30:29.197
그래서 제가 나가서 원사에게 훈장을 주는 대신에
제 부관에게 주라고 말했습니다
00:30:29.350 --> 00:30:33.597
마땅히 받았어야 할 사람은 저였습니다
00:30:33.617 --> 00:30:40.030
제가 포탄도 가지고 왔고 부상도 당했고
많은 사람들을 살리려고 했으니까요
00:30:41.383 --> 00:30:43.430
하지만 인생은 그렇습니다
00:30:44.517 --> 00:30:49.497
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들에게 돌아가는 법이죠
00:30:54.650 --> 00:31:03.363
한국에서 임무를 마치신 후
한국 국민에게 어떤 기대나 희망이 있으셨나요?
00:31:06.183 --> 00:31:13.863
우린 한국인들이 평화를 얻도록 싸우는 아름다운 일을 한 것이죠
00:31:13.883 --> 00:31:20.197
그리고 오늘날까지도 휴전하도록 한 것이고요
00:31:20.983 --> 00:31:27.830
한국 국민의 안녕을 위해서 싸웠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
00:31:29.450 --> 00:31:34.363
콜롬비아대대에 있어서 정전협정 체결 소식은
어떤 의미가 있었나요?
00:31:34.383 --> 00:31:35.397
어떤?
00:31:35.417 --> 00:31:42.330
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?
정전협정 체결을 알렸을 때 어디에 계셨나요?
00:31:42.350 --> 00:31:44.897
콜롬비아대대의 반응은 어땠나요?
00:31:45.650 --> 00:31:48.963
정전협정 체결 당시 저는 후방에 있었습니다
00:31:50.183 --> 00:32:02.563
명령으로 발렌시아 토바르 소령님과 함께 갔습니다
00:32:03.550 --> 00:32:10.797
소령님이 저에게 "오늘 정전협정이 체결되니 후방으로 너를 보내겠다
전쟁이 끝났다"라고 했습니다
00:32:10.817 --> 00:32:14.263
당시 굉장히 기뻤습니다
00:32:14.283 --> 00:32:26.063
"전쟁이 끝났다, 휴전협정을 체결한다"라고 외치니
다들 물건들을 마구 던지고 펄쩍 펄쩍 뛰었습니다
00:32:26.083 --> 00:32:32.763
모두가 이제 조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
대단히 기뻤던 거죠
00:32:39.717 --> 00:32:44.330
6·25전쟁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?
00:32:46.750 --> 00:32:49.330
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남겼습니다
00:32:51.383 --> 00:33:03.230
우선 나라마다 다른 각 나라의 풍습에 대해서도 그랬고
전쟁 중의 상황을 보았다는 점도 있었죠
00:33:04.250 --> 00:33:15.697
그 전쟁 자체로 발생한 빈곤을 본 것이죠
모든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했으니까요
00:33:16.250 --> 00:33:23.263
전쟁에서는 자신을 지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
00:33:25.550 --> 00:33:28.663
제가 느낀 전쟁은 그것입니다
00:33:30.450 --> 00:33:33.597
그 이후에 한국에 다시 가실 기회가 있으셨나요?
00:33:33.617 --> 00:33:37.330
네, 7~8년 전에 갔습니다
00:33:38.183 --> 00:33:39.797
어떠셨나요?
00:33:39.817 --> 00:33:48.730
너무 놀라 어리둥절했습니다
하지만 동시에 변한 모습에 기뻤습니다
00:33:49.917 --> 00:33:58.730
천지차이였습니다
과거에서 500% 바뀌었죠
00:34:00.750 --> 00:34:08.897
전쟁 이후 한국이 빠른 민주주의 발전과
경제 성장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?
00:34:10.250 --> 00:34:17.397
제가 알기로 그 힘은 한국을 지원해 준 미국에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
00:34:18.083 --> 00:34:24.897
그리고 제가 갔을 때에는 한국인들은
영어로 말하기도 싫어했고 달러를 받지도 않았습니다
00:34:26.617 --> 00:34:33.730
한국에서 이러한 결실이 어떻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시나요?
00:34:33.983 --> 00:34:35.997
사람들의 특징이요
00:34:37.817 --> 00:34:42.130
매우 영리하고 책임감도 있고 근면합니다
00:34:43.050 --> 00:34:52.130
콜롬비아 같지 않죠, 우리는 매우 자유분방하죠
00:34:52.317 --> 00:34:57.497
우리는 아침 7시에 와야 한다고 하면 8시에 도착하죠
00:34:57.517 --> 00:35:01.930
한국에서는 아침 7시에 이미 일을 하고 있어요
00:35:02.717 --> 00:35:11.397
하지만 여기는 아닙니다
콜롬비아는 지상낙원이죠
00:35:13.183 --> 00:35:23.230
정전협정 61주년을 맞이하였고
오랫동안 다른 분쟁 없이 정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
00:35:23.250 --> 00:35:33.597
남북이 평화협정을 맺고 통일을 이룩하는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
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?
00:35:36.317 --> 00:35:46.597
평화를 이룩하고 전쟁을 확실히 끝내기 위해
전 세계가 한국을 지원해야 합니다
00:35:46.617 --> 00:35:50.230
이제 두 번째로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는데
00:35:51.517 --> 00:36:00.097
정전협정이 체결되었던 남북 중간의 군사 분계선 지역은
여전히 60년 전과 같았습니다
00:36:03.483 --> 00:36:07.630
6·25전쟁 참전용사들이 남긴 유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?
00:36:08.317 --> 00:36:09.697
한국 사람들에게 유산을 남겼습니다
00:36:09.717 --> 00:36:12.163
- 세계에 유산을 남겼죠
- 맞아요, 세계에도 남겼죠
00:36:12.417 --> 00:36:15.297
6·25전쟁 참전용사가 세계에 남긴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?
00:36:15.317 --> 00:36:20.030
우리가 한국으로 간 라틴아메리카의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고요
00:36:21.183 --> 00:36:27.830
우리가 세계 최고의 군인으로 꼽히게 되었다는 것이죠
00:36:29.183 --> 00:36:32.530
그게 최고의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
00:36:36.683 --> 00:36:46.197
이 인터뷰를 보고 선생님의 경험을 통해 배울 미래 세대에게
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?
00:36:50.117 --> 00:36:59.630
우선,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입니다
00:36:59.950 --> 00:37:04.530
교육을 받은 국민이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일을 할 겁니다
00:37:04.550 --> 00:37:10.663
하지만, 배우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될지 아실 겁니다
00:37:13.750 --> 00:37:17.930
현재 한국과 콜롬비아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00:37:20.450 --> 00:37:28.730
제가 알기로는 서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
양국 정부 간에요
00:37:30.317 --> 00:37:39.663
그래도 한국에서 싸웠던 참전용사에게도 도움을 주어야 하겠죠
00:37:41.217 --> 00:37:53.230
예를 들면, 한국에서 콜롬비아에 병원 설립을 위해
3천만 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
00:37:53.250 --> 00:37:55.130
그런데 아직까지도 이루어진 게 없습니다
00:37:55.150 --> 00:37:57.063
아닙니다, 현재 건설 중입니다
00:37:57.083 --> 00:37:59.397
- 그렇습니까?
- 그렇습니다
00:38:06.617 --> 00:38:10.630
덧붙이고 싶으신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?
00:38:18.450 --> 00:38:29.530
우리 자녀들과 손주들과도 계속해서
협력관계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
00:38:32.117 --> 00:38:38.730
지금보다 더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는
협력관계를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
00:38:40.250 --> 00:38:42.163
여기까지 하겠습니다
00:38:42.683 --> 00:38:44.730
둘세 선생님, 귀중한 시간 감사합니다
00:38:44.750 --> 00:38:46.530
친절히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