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343 --> 00:00:06,723
저는 라울입니다
2
00:00:07,313 --> 00:00:12,363
철자는 R-A-O-U-L 이고
3
00:00:12,543 --> 00:00:21,123
성은 밴 오커, V-A-N
O-C-K-E-R 입니다
4
00:00:22,143 --> 00:00:26,719
발음이 정말 아름답습니다
안타깝게도 제가 모르는 말이지만요
5
00:00:26,743 --> 00:00:31,363
-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하실 거죠?
- 네, 그렇게 하지요
6
00:00:31,569 --> 00:00:32,923
감사합니다
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십니까?
7
00:00:33,183 --> 00:00:40,119
제 생일은 1930년 3월 15일입니다
8
00:00:40,143 --> 00:00:43,889
1930년생이시군요
지금 86, 87세이신 겁니까?
9
00:00:43,913 --> 00:00:48,059
- 88세입니다
- 88요?
10
00:00:48,083 --> 00:00:49,463
네, 맞네요, 88세
11
00:00:50,813 --> 00:00:54,359
88세니까 제가 제일 어립니다
12
00:00:54,383 --> 00:00:59,663
근데 조금 성숙한
아이 정도로 밖에는 안 보이세요
13
00:01:00,283 --> 00:01:04,563
- 주름이 거의 없으시죠?
- 네, 거의 없습니다
14
00:01:05,283 --> 00:01:08,159
- 피부가 정말 좋아 보입니다
- 네, 주름은 없습니다
15
00:01:08,183 --> 00:01:10,023
어떻게 생기는 건지 모르겠네요
16
00:01:11,183 --> 00:01:17,493
하지만 여러 번 죽은 적은 있습니다
17
00:01:18,343 --> 00:01:26,623
세 번 정도 죽은 거나 다름없었습니다
하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있습니다
18
00:01:28,613 --> 00:01:29,906
어디에서 태어나셨습니까?
19
00:01:30,713 --> 00:01:34,663
겐트의 신트아만즈베르흐(Sint-Amandsberg)입니다
20
00:01:35,313 --> 00:01:39,719
- 겐트는 여기에서 멉니까?
- 겐트
21
00:01:39,743 --> 00:01:42,893
- 아십니까, 겐트?
- 모릅니다
22
00:01:43,083 --> 00:01:45,959
- 벨기에입니까?
- 네, 아름답습니다
23
00:01:45,983 --> 00:01:48,793
- 아름답습니까?
- 예, 역사적인 곳입니다
24
00:01:49,683 --> 00:01:53,419
성장하실 때 가족 분들에 관해
말씀 해주실 수 있습니까?
25
00:01:53,443 --> 00:01:55,919
부모님은 어땠나요?
26
00:01:55,943 --> 00:02:03,505
얘기하자면 깁니다
부모님은 따로 사셨습니다
27
00:02:04,043 --> 00:02:12,359
저는 때로는 어머니와
때로는 아버지와 함께 지냈습니다
28
00:02:12,383 --> 00:02:16,793
- 쉽지 않으셨겠어요?
- 네, 힘든 시간이었습니다
29
00:02:17,643 --> 00:02:22,793
형제 분들은 어떻게 되십니까?
30
00:02:23,243 --> 00:02:29,074
이복형제가 있습니다
남녀 한 명씩
31
00:02:30,513 --> 00:02:33,489
다니셨던 학교는 어떤 학교였습니까?
32
00:02:33,513 --> 00:02:38,559
중등입니다
33
00:02:38,583 --> 00:02:41,123
- 중학교 말입니까?
- 중학교, 네 맞습니다
34
00:02:42,183 --> 00:02:47,793
그때 한국에 대해
알고 계신 것이 있었습니까?
35
00:02:48,543 --> 00:02:54,289
아니요, 전엔 몰랐습니다
군에 있었거든요
36
00:02:54,313 --> 00:03:01,763
1950년도에는 공수부대원들과
함께 있었습니다
37
00:03:02,243 --> 00:03:04,723
공수부대원들에게 교육도 받았습니다
38
00:03:07,113 --> 00:03:11,762
SAS(Special Air Service: 특수부대) 중
한 명이 되었고
39
00:03:12,713 --> 00:03:21,023
2년 후인 52년도에는
한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
40
00:03:21,683 --> 00:03:29,463
먼저 나무르에서 암스테르담 쪽으로
전속을 갔습니다
41
00:03:30,113 --> 00:03:39,063
거기에서 한국으로 항공기를 타고 갔습니다
42
00:03:39,613 --> 00:03:47,359
그게 52, 53년 2월이었습니다
43
00:03:47,383 --> 00:03:50,289
- 1952년 말씀이십니까?
- 53년입니다, 맞네요
44
00:03:50,313 --> 00:03:52,119
- 53년이죠?
- 네
45
00:03:52,143 --> 00:03:57,519
군에는 언제 입대하시게 된 겁니까?
46
00:03:57,543 --> 00:03:59,623
- 군대 말입니까?
- 네
47
00:04:00,243 --> 00:04:04,359
1951년, 아니, 52년이었습니까?
48
00:04:04,383 --> 00:04:09,393
아닙니다
공수부대원들과 2년을 보냈습니다
49
00:04:09,983 --> 00:04:15,119
1950년부터 52년까지
50
00:04:15,143 --> 00:04:22,759
이후 한국 대대에 전속되었고
51
00:04:22,783 --> 00:04:28,763
1952년 9월 전투병력이 되었습니다
52
00:04:29,683 --> 00:04:45,663
나무르 그리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고
그 쪽의 훈련을 받았습니다
53
00:04:46,313 --> 00:04:58,889
그리고 1953년 2월 3일
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올랐습니다
54
00:04:58,913 --> 00:05:03,523
한국에서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
55
00:05:05,213 --> 00:05:08,759
- 도착이요? 부산으로 들어갔습니다
- 네, 부산이군요
56
00:05:08,783 --> 00:05:14,123
네, 항공기는 도쿄 하네다공항에
착륙했습니다
57
00:05:14,513 --> 00:05:22,619
그러고는 도쿄에서 기차를 타고
사세보까지 갔습니다
58
00:05:22,643 --> 00:05:25,959
- 사세보, 알겠습니다
- 네, 그런 곳 말입니다
59
00:05:25,983 --> 00:05:37,859
사세보부터는 배를 타고 이동했고
수잔 맥케이틀리호였습니다
60
00:05:37,883 --> 00:05:40,519
- 이름을 기억하시네요
- 네, 함명을 기억합니다
61
00:05:40,543 --> 00:05:45,823
수잔 맥케이틀리호였습니다
그걸 타고 부산으로 간 겁니다
62
00:05:47,213 --> 00:05:53,559
한국에 도착하고 난 뒤에는
할 얘기가 많습니다, 정말로요
63
00:05:53,583 --> 00:06:03,419
전쟁 중이었고
모든 것은 부서져 있었습니다
64
00:06:03,443 --> 00:06:08,463
기차를 타고 전선으로 이동했습니다
65
00:06:08,883 --> 00:06:20,763
먼저 미군부대를 거쳤습니다
그런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
66
00:06:25,143 --> 00:06:27,519
- 장비가 없었습니까?
- 장비가 없었습니다
67
00:06:27,543 --> 00:06:40,319
미군으로부터 장비를 받아야 했습니다
미 제3사단 제7연대로부터 지급받았습니다
68
00:06:40,343 --> 00:06:47,819
거기서 일부 훈련을 받았고
이후 잣골로 향했습니다
69
00:06:47,843 --> 00:06:50,059
- 잣골이요
- 잣골, 알겠습니다
70
00:06:50,083 --> 00:06:54,319
잣골에서 55일 동안 주둔했습니다
71
00:06:54,343 --> 00:07:00,093
세상에
당시 계급이 어떻게 됐습니까?
72
00:07:00,383 --> 00:07:03,059
계급이요? 병장이었습니다
73
00:07:03,083 --> 00:07:05,219
병장이면, 경험이 벌써
좀 있으셨던 겁니까?
74
00:07:05,243 --> 00:07:12,563
네, 벨기에에서도 병장이었으니까
한국에서도 병장이었습니다
75
00:07:13,383 --> 00:07:16,989
휘하에 병력은 몇 명이나 되었습니까?
병사가 몇 명이었죠?
76
00:07:17,013 --> 00:07:25,119
몇 명이었냐고요? 한 개 분대 정도였고
분대에는 9명 정도 소속되었습니다
77
00:07:25,143 --> 00:07:34,963
분대에는 한국군도 있었습니다
이남후라고, 괜찮은 친구였습니다
78
00:07:35,413 --> 00:07:46,059
제가 알기로 그 친구는
학교 선생님이기도 했고 영어도 조금 했습니다
79
00:07:46,083 --> 00:07:51,619
중국어도요, 저는 중국어를
이해할 수 있었습니다
80
00:07:51,643 --> 00:07:52,919
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셨습니까?
81
00:07:52,943 --> 00:08:03,719
아뇨, 분대에 있던 한국군이
중국어를 했습니다
82
00:08:03,743 --> 00:08:05,589
저는 그렇게 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
83
00:08:05,613 --> 00:08:08,523
그리고 언젠가 중국군이 공격했을 때
84
00:08:09,243 --> 00:08:21,193
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
공격해 왔습니다
85
00:08:21,783 --> 00:08:26,493
우리를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
86
00:08:27,413 --> 00:08:34,359
우리 벙커에서 불과 7m 떨어진 곳에
중국군이 있었습니다
87
00:08:34,383 --> 00:08:42,289
아주 가까이 왔군요
육탄전을 하셨습니까?
88
00:08:42,313 --> 00:08:51,123
아니요, 저는 육탄전까지는 아닙니다
벙커에 의지해서 사격을 했습니다
89
00:08:53,743 --> 00:09:14,419
솔직히 저는 아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
별개의 전선에서 싸운 셈이었거든요
90
00:09:14,443 --> 00:09:23,059
참호도 있었고
한국군과 작업 인력도 있었습니다
91
00:09:23,083 --> 00:09:25,559
우리를 도와줬습니다
92
00:09:25,583 --> 00:09:32,359
자기 연장으로 지뢰를 건드렸던
동료가 있었습니다
93
00:09:32,383 --> 00:09:42,893
옆에 다른 한국군이 제 앞을 막아 서서
파편을 몸으로 전부 받아냈습니다
94
00:09:43,413 --> 00:09:50,223
저는 아무것도 못 했고
그저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
95
00:09:51,283 --> 00:09:55,923
세상에나, 한국군 두 분 덕분에
살아남으신 거군요
96
00:09:56,613 --> 00:09:58,863
그 분들은 돌아가셨고요
97
00:09:59,513 --> 00:10:05,623
- 되돌아보면 어떠신가요?
- 그게 전부입니다
98
00:10:14,283 --> 00:10:18,463
- 아직 생생히 기억이 나십니까?
- 그럼요, 항상 생각합니다
99
00:10:25,383 --> 00:10:33,059
그의 몸에 파편이
110개가 박혔어요, 110개
100
00:10:33,083 --> 00:10:43,563
입술에 박힌 것은
너무 아파서 뽑아버리더군요
101
00:10:44,583 --> 00:10:47,623
생사의 기로였습니다
102
00:10:49,713 --> 00:10:55,523
- 그 후로 악몽을 꾸신 적도 있습니까?
- 아니요, 악몽은 꾸지 않았어요
103
00:10:56,513 --> 00:11:12,163
하지만 벨기에로 돌아와서
원래 소속 부대인 제1 공수부대에 있었는데요
104
00:11:12,943 --> 00:11:24,363
그 때 거기서, 뛰어 내리려고 발판에 올라섰는데
제가 발작을 하는 겁니다
105
00:11:25,243 --> 00:11:27,893
세상에, 정말 그랬습니다
106
00:11:32,913 --> 00:11:37,789
한국에 주둔하시는 동안
또 다른 위험한 순간이 있었습니까?
107
00:11:37,813 --> 00:11:40,123
- 네, 그럼요
- 말씀해 주시겠습니까?
108
00:11:41,213 --> 00:11:54,359
순찰임무였어요
전투 목적이 아닌 평범한 순찰이었습니다
109
00:11:54,383 --> 00:12:04,489
군견을 데리고 있는 미군이 있었습니다
병력은 10명 정도
110
00:12:04,513 --> 00:12:10,823
그렇게 네이팜 지뢰밭에 도착했습니다
111
00:12:11,283 --> 00:12:26,293
머리카락이 쭈뼛 서더라고요
112
00:12:27,113 --> 00:12:28,419
왜 그랬는지 알고 계셨습니까?
113
00:12:28,443 --> 00:12:34,623
그래도 병력 전부를 이끌고
지뢰밭을 통과했어요
114
00:12:35,043 --> 00:12:38,663
모두 무사히 지뢰밭을 빠져나왔습니다
115
00:12:39,743 --> 00:12:41,993
10명 다
116
00:12:42,913 --> 00:12:46,563
- 그 정도면 거의 기적인데요
- 예, 그럼요
117
00:12:47,413 --> 00:12:58,093
제가 앞장섰습니다
맨 앞에서 순찰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죠
118
00:12:58,413 --> 00:13:09,559
제가 지뢰랑 수류탄
위장 폭탄 같은 것에 일가견이 있었어요
119
00:13:09,583 --> 00:13:14,089
어디에 있을 법한지를 알았습니다
120
00:13:14,113 --> 00:13:16,059
한국군들도 있었어요
121
00:13:16,083 --> 00:13:22,163
그들은 최전선을 넘어
적을 염탐해야 했습니다
122
00:13:24,243 --> 00:13:31,959
그래서 저는 그 때 지뢰밭을 지나
바깥 쪽으로 나가야 했습니다
123
00:13:31,983 --> 00:13:35,689
저는 지뢰밭을 통과하는 길을 알았거든요
124
00:13:35,713 --> 00:13:39,859
하지만 그들은 최전선을 넘지 못했습니다
125
00:13:39,883 --> 00:13:44,919
중국군이 공격해서 후퇴해야 했거든요
126
00:13:44,943 --> 00:13:47,459
저는 이미 밖으로 나간 후여서
거기에 없었죠
127
00:13:47,483 --> 00:13:56,223
그들은 지뢰밭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
네이팜 지뢰밭이요
128
00:13:56,683 --> 00:13:58,359
그래서 그들은 화상을 입었죠
129
00:13:58,383 --> 00:14:05,363
저는 그들을 데려왔습니다
총 세 명이었죠
130
00:14:06,343 --> 00:14:21,059
다른 직무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
일종의 저격수였습니다
131
00:14:21,083 --> 00:14:26,259
제가 사격 실력이 상당히 좋았거든요
사격을 잘했습니다
132
00:14:26,283 --> 00:14:31,759
저격수 아시죠?
저격수들이 있었거든요
133
00:14:31,783 --> 00:14:34,489
저격수임무를 수행했습니다
134
00:14:34,513 --> 00:14:40,359
저격수들은 잘 때도
요만큼 밖에 안되는 참호에서 잡니다
135
00:14:40,383 --> 00:14:42,463
더 깊게 못 파요
136
00:14:43,383 --> 00:14:51,463
사격을 수행하는 참호가
30cm 깊이 밖에 안되는 겁니다
137
00:14:52,043 --> 00:14:59,889
중국군 저격수와 대치한 적이 있습니다
138
00:14:59,913 --> 00:15:09,859
총알이 이리저리 날아다녔고
저도 대응사격을 했습니다
139
00:15:09,883 --> 00:15:17,193
그러고는 일순간 조용해졌고
확실하진 않지만, 아마 제가 이긴 것 같았습니다
140
00:15:18,043 --> 00:15:23,519
중국군 저격수보다 실력이 좋으셨군요
더 뛰어난 저격수였나 봅니다
141
00:15:23,543 --> 00:15:25,623
모르겠습니다
확실하지 않으니까요
142
00:15:29,243 --> 00:15:36,589
병장이셨고 잠은 어디서 주무셨나요?
여건은 어땠습니까?
143
00:15:36,613 --> 00:15:38,189
생활여건 말씀이군요
144
00:15:38,213 --> 00:15:45,989
겨울이었어요
영하 40도 정도로 매우 추웠습니다
145
00:15:46,013 --> 00:16:00,793
장갑만 해도 네 겹을 꼈거든요
일반 장갑 두 겹, 벙어리 장갑 두 겹
146
00:16:01,443 --> 00:16:05,123
신발도 두 겹 신었습니다
147
00:16:06,483 --> 00:16:08,863
- 그렇게 추우셨습니까?
- 엄청 추웠습니다
148
00:16:10,943 --> 00:16:22,919
발이 거의 얼어 있었어요
고통스러웠습니다
149
00:16:22,943 --> 00:16:26,019
아프셨겠습니다
아직 동상 입으셨던 흔적이 있습니까?
150
00:16:26,043 --> 00:16:34,489
아니요, 이제 회복했습니다
이래 봬도 사나이거든요
151
00:16:34,513 --> 00:16:41,263
스스로 회복했어요
어떻게 회복된 건지는 잘 모르지만요
152
00:16:42,713 --> 00:16:47,593
그럼 한국을 언제 떠나신 겁니까?
153
00:16:48,213 --> 00:16:59,889
1954년입니다
1954년 3월이요
154
00:16:59,913 --> 00:17:08,559
1953년 7월 27일
정전협정이 체결되었는데요, 휴전 말입니다
155
00:17:08,583 --> 00:17:13,319
그때는 무슨 생각이 드셨습니까?
그 때 한국에 계셨던 겁니까?
156
00:17:13,343 --> 00:17:23,989
네, 휴전에 동의한 것은
양 쪽 모두에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
157
00:17:24,013 --> 00:17:27,819
전장에 있는 건 모두 군인이잖아요
158
00:17:27,843 --> 00:17:32,019
그들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겁니다
저도 그랬고요
159
00:17:32,043 --> 00:17:38,523
저는 후퇴하지 않았습니다
도망가지도 않았고, 자리를 지켰습니다
160
00:17:39,283 --> 00:17:44,159
그게 제 생각입니다
저는 군인입니다
161
00:17:44,183 --> 00:17:48,093
더구나 그때는 현역 군인이었으니까요
162
00:17:48,913 --> 00:17:51,063
결혼을 하신 상태였습니까?
163
00:17:51,243 --> 00:17:57,863
아니요, 독신이었습니다
결혼은 1959년에 했어요
164
00:17:59,013 --> 00:18:06,563
군에서 제대하고는
좀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
165
00:18:12,513 --> 00:18:22,793
군에서 제대하고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
166
00:18:23,583 --> 00:18:32,459
저는 철도에서 일했습니다
기찻길 말입니다
167
00:18:32,483 --> 00:18:35,719
기찻길에서 일했어요
168
00:18:35,743 --> 00:18:38,663
우편 일도 했었습니다
169
00:18:38,983 --> 00:18:51,959
제빵 관련 일도 하고
또 영어로는 뭐라고 하더라, 정육점 말입니다
170
00:18:51,983 --> 00:18:54,689
다양한 일들을 하셨군요
171
00:18:54,713 --> 00:19:00,893
12가지 정도 됩니다
긴 30년이었습니다
172
00:19:01,143 --> 00:19:10,359
마지막 직업은 부두 노동자였고
항구에서 일했습니다, 항만 노동자요
173
00:19:10,383 --> 00:19:17,563
33년을 부두에서 일했습니다, 33년
174
00:19:18,083 --> 00:19:23,119
한국에 돌아가셨던 적이 있습니까?
한국을 다시 방문하신 적이 있습니까?
175
00:19:23,143 --> 00:19:24,559
아니요, 없습니다
176
00:19:24,583 --> 00:19:31,923
먹어야 할 약이 많아서 갈 수가 없습니다
177
00:19:32,683 --> 00:19:41,559
하루에 12-13가지를 먹어요
여행이 쉽지 않습니다
178
00:19:41,583 --> 00:19:48,463
- 건강해 보이시는데요
- 그렇게들 얘기하더군요
179
00:19:49,443 --> 00:19:52,259
한국의 경제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?
180
00:19:52,283 --> 00:19:56,089
한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
민주주의는 잘 되고 있는지?
181
00:19:56,113 --> 00:20:02,319
그럼요,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
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
182
00:20:02,343 --> 00:20:03,489
어떤 생각이 드십니까?
183
00:20:03,513 --> 00:20:07,789
1950년대에 완전히 초토화된
모습을 보셨을 텐데요
184
00:20:07,813 --> 00:20:11,719
지금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
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185
00:20:11,743 --> 00:20:20,519
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
한국 국민들은 성실하게 일합니다
186
00:20:20,543 --> 00:20:27,863
최고가 될 때까지 일을 멈추지 않죠
187
00:20:29,743 --> 00:20:32,293
그런 부분을 존경합니다
188
00:20:36,443 --> 00:20:45,459
1954년 한국을 떠나실 때 오늘날과 같은
한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까?
189
00:20:45,483 --> 00:20:51,323
상상도 못 했습니다
190
00:20:52,283 --> 00:21:02,923
하지만 이건 정치적인 이야기가 되겠네요
191
00:21:03,483 --> 00:21:06,259
6·25전쟁 참전용사임에
자긍심을 느끼십니까?
192
00:21:06,283 --> 00:21:08,863
네, 많이 느낍니다
193
00:21:13,213 --> 00:21:17,889
오늘날의 한국 국민들에게
어떤 말씀이 하고 싶으십니까?
194
00:21:17,913 --> 00:21:23,659
2020년이 되면 6·25전쟁은
70주년을 맞게 됩니다
195
00:21:23,683 --> 00:21:27,378
한국 국민들에게 특별히
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?
196
00:21:28,843 --> 00:21:29,658
있습니다
197
00:21:31,791 --> 00:21:36,467
프랑스어로 하시겠어요
아니면 모국어가 어떻게 되십니까?
198
00:21:36,491 --> 00:21:41,467
네덜란드어입니다
199
00:21:41,491 --> 00:21:44,397
- 그럼 네덜란드어로 하시겠습니까?
- 네, 그럴게요
200
00:21:44,421 --> 00:21:45,727
알겠습니다
말씀하세요
201
00:21:45,751 --> 00:21:50,671
6·25전쟁 70주년을 맞아
한국 국민들께 보내시는 특별한 메시지입니다
202
00:22:31,923 --> 00:22:34,129
북한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는 겁니까?
203
00:22:34,153 --> 00:22:39,769
네, 맞아요
북한 지도자를 믿지 않습니다
204
00:22:39,793 --> 00:22:43,303
제 의견이니까 얘기해도 되겠죠
205
00:22:44,453 --> 00:22:50,103
그쪽 지도자는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
그는 무언가 다시 시작할겁니다
206
00:22:52,993 --> 00:23:00,773
6·25전쟁 참전용사로서
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?
207
00:23:08,023 --> 00:23:18,003
제 생각에 저는
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
208
00:23:21,123 --> 00:23:28,133
다들 그렇지는 못했지만요
209
00:23:31,253 --> 00:23:39,429
한국 국민들이 세계 최고가 되는
행운을 누리셨으면 합니다
210
00:23:39,453 --> 00:23:42,569
그렇게 생각해요
211
00:23:42,593 --> 00:23:45,269
참 따뜻한 분이시군요
212
00:23:45,293 --> 00:23:52,933
한국은 탄탄한 경제를 갖췄습니다
강력한 경제력이요
213
00:23:53,493 --> 00:24:00,599
선생님과 같은 참전용사 분들이 나라를 재건할
기회를 열어주신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죠
214
00:24:00,623 --> 00:24:04,469
우리는 최선을 다했지요
215
00:24:04,493 --> 00:24:08,533
할 수 있었던 일을
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
216
00:24:08,993 --> 00:24:12,633
우리는 군인이었고
맡은 바 임무를 다했습니다
217
00:24:13,023 --> 00:24:15,833
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그랬습니다
218
00:24:16,693 --> 00:24:23,573
때로 두려움도 있었지만
통제할 수 있었습니다
219
00:24:24,523 --> 00:24:28,273
모든 상황에서 두려움을 다스렸습니다
220
00:24:28,993 --> 00:24:35,073
저한테 총알이 날아올 때는
이런저런 것들이 보였지만
221
00:24:35,893 --> 00:24:40,973
더 나은 상황을 위해 명령을 내렸습니다
222
00:24:43,593 --> 00:24:49,049
저희에게 더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십니까?
더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하셔도 좋습니다
223
00:24:49,073 --> 00:24:54,723
메시지요?
충분히 다 전달한 것 같습니다
224
00:24:55,223 --> 00:24:59,629
선생님, 다시 한 번
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
225
00:24:59,653 --> 00:25:03,699
오늘 마지막 인터뷰라서
오래 기다리셨습니다
226
00:25:03,723 --> 00:25:08,833
한국이라는 나라, 그리고 한국 국민들을 대신하여
명예로운 참전활동에 대해 감사드립니다
227
00:25:09,293 --> 00:25:17,499
덕분에 지금은 강대한 나라가 되었고
감사함을 영원히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
228
00:25:17,523 --> 00:25:19,673
-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