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473 --> 00:00:10,112
-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
- 파놈 쑥쁘라썻 이병입니다
2
00:00:10,138 --> 00:00:22,153
- 생년월일이 언제이신가요?
- 1929년 5월 9일입니다
3
00:00:22,423 --> 00:00:24,938
- 연세는 어떻게 되세요?
- 90세입니다
4
00:00:25,331 --> 00:00:29,482
- 출생지는 어디신가요?
- 나컨랏차시마주(Nakhon Ratchasima province)입니다
5
00:00:30,290 --> 00:00:33,723
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요?
부모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셨고, 형제는 있으신가요?
6
00:00:34,629 --> 00:00:43,088
아버지는 공무원이셨고
어머니는 집안일을 하시며 농사를 지으셨어요
7
00:00:44,371 --> 00:00:46,730
형제는 4명 있습니다
8
00:00:47,305 --> 00:00:54,227
- 학교는 어느 교육과정까지 졸업하셨어요?
- 고등학교 2학년이요
9
00:00:54,966 --> 00:01:00,604
- 졸업한 연도가 어떻게 되나요?
- 1942년이나 43년쯤일 거예요
10
00:01:02,029 --> 00:01:03,639
대일전쟁 시절이었죠
11
00:01:04,671 --> 00:01:08,127
졸업 후 참전하시기 전에
무슨 일을 하셨나요?
12
00:01:09,384 --> 00:01:13,181
개인적인 일을 했어요
농사도 짓고요
13
00:01:13,766 --> 00:01:17,817
- 군인이 된 건 몇 년도였나요?
- 1950년이요
14
00:01:18,748 --> 00:01:21,694
당시 한국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?
15
00:01:22,479 --> 00:01:26,493
한국이 어디에 있는지
또는 한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셨나요?
16
00:01:26,857 --> 00:01:27,987
아는 것이 없었어요
17
00:01:29,198 --> 00:01:34,308
전혀 모르셨나요?
한국과 관련된 것들 중 아시는 게 있으셨나요?
18
00:01:34,449 --> 00:01:46,296
북한이 남한을 침공했고 유엔에서
군인들을 파병해 도와준다고 알고 있었어요
19
00:01:46,932 --> 00:01:50,888
태국 군인도 함께 파병되었고요
20
00:01:52,111 --> 00:01:54,456
언제 한국으로 가셨나요?
21
00:01:54,607 --> 00:01:58,464
기억은 잘 안 나는데, 1950년일 거예요
22
00:01:59,548 --> 00:02:08,343
처음 한국에 가셨을 때 한국은 어땠나요?
23
00:02:08,916 --> 00:02:14,507
파병 당시 한국의 도시는 컸지만
황폐화되어 있었죠
24
00:02:15,203 --> 00:02:19,139
- 또 다른 점이 있었나요?
- 나라가 황폐화되어 있었어요
25
00:02:20,035 --> 00:02:35,507
논이나 시외로 가면 집이 있긴 했지만 사람은 없었죠
사람이 있어도 노인들만 집을 지키고 있었어요
26
00:02:36,098 --> 00:02:42,174
큰 도시에 아무도, 아무것도 없었어요
27
00:02:44,236 --> 00:02:50,129
당시 한국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?
어떻게 생각하셨어요?
28
00:02:51,705 --> 00:02:56,072
그런 일은 발생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
29
00:02:58,105 --> 00:03:09,485
전쟁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
가족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었으니까요
30
00:03:10,200 --> 00:03:12,913
한국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나요?
31
00:03:13,818 --> 00:03:24,577
한국 아이들은 불쌍했어요
쓰레기통에서 우리가 버린 음식 쓰레기를 뒤졌죠
32
00:03:25,427 --> 00:03:35,568
아마 부모님이나 할머니께 가져다드렸을 거 같아요
좀 큰 아이들은 군대에서 일하기도 했어요
33
00:03:36,225 --> 00:03:38,260
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셨나요?
34
00:03:39,504 --> 00:03:46,732
가끔 지나가다 아이들을 마주쳤을 때
먹을 게 있으면 찾아서 줬어요
35
00:03:47,825 --> 00:03:53,172
그 아이들은 그것을 짭 짭이라고 부르더군요
36
00:03:54,459 --> 00:04:02,513
선생님은 전방에 계셨나요?
37
00:04:04,886 --> 00:04:12,900
저는 의료부대에 있었어요
대부분 후방에 있었죠
38
00:04:14,052 --> 00:04:19,096
당시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?
39
00:04:19,486 --> 00:04:23,650
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
얼마나 불쌍하던지...
40
00:04:25,926 --> 00:04:29,876
현재 수도인 서울 같은
큰 도시에 있었어요
41
00:04:31,362 --> 00:04:46,038
저는 서울 북쪽 외곽에 있었는데
휴식기간에는 서울로 돌아왔죠
42
00:04:47,185 --> 00:04:52,332
당시 서울은 아무것도 없는
허허벌판이었어요
43
00:04:52,699 --> 00:04:54,086
환자는 어땠나요?
44
00:04:55,133 --> 00:04:59,096
많진 않았어요
45
00:05:02,311 --> 00:05:04,409
가끔씩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
46
00:05:05,057 --> 00:05:17,443
전쟁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
무엇이었나요?
47
00:05:18,638 --> 00:05:20,399
신경쇠약에 걸린 뻔했어요
48
00:05:22,243 --> 00:05:26,103
- 왜요?
- 총소리, 폭탄 소리 같은 소리들 때문에요
49
00:05:26,410 --> 00:05:30,125
그리고 추위가 가장 큰 문제였죠
50
00:05:31,116 --> 00:05:38,042
총을 잡을 때 손이 아파서
쇠 부분을 잡을 수가 없었어요
51
00:05:38,399 --> 00:05:49,625
당시엔 옷이 지퍼가 아닌 단추가 달려있어서
단추를 풀면 너무 아팠어요
52
00:05:49,650 --> 00:05:50,730
무서우셨나요?
53
00:05:51,730 --> 00:05:56,434
네, 그 총소리에 어떻게
안 무서울 수 있겠어요
54
00:05:56,459 --> 00:06:05,983
한번은 앉아 있는데, 포탄이 쾅쾅하고 앞에 떨어졌어요
언제 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죠
55
00:06:06,152 --> 00:06:10,499
두려움이 곧 현실이었어요
56
00:06:11,537 --> 00:06:14,217
참전하신 것을 후회하시나요?
57
00:06:15,129 --> 00:06:20,481
참전한 것이 후회되지는 않아요
58
00:06:21,175 --> 00:06:22,955
한국에는 얼마 동안 계셨나요?
59
00:06:23,796 --> 00:06:26,690
7개월쯤 있었어요
60
00:06:27,191 --> 00:06:29,283
한국을 다시 방문하신 적이 있으세요?
61
00:06:30,522 --> 00:06:45,784
네, 가봤죠! 9월에 한국의 초청으로
6·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 갔었어요
62
00:06:46,943 --> 00:06:50,976
한국의 변화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63
00:06:52,697 --> 00:06:57,830
참전 당시 한국은
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죠
64
00:06:58,156 --> 00:07:08,115
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
직원이 마중을 나왔어요
65
00:07:08,883 --> 00:07:14,445
인천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울로 갔어요
66
00:07:14,610 --> 00:07:20,370
숙소도 마련해 주고 이것저것 설명해 줬어요
67
00:07:20,872 --> 00:07:28,761
저는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봤는데
서울이라고 하더라고요
68
00:07:28,786 --> 00:07:34,184
와! 옛날에는 가루가 되어버렸던 곳인데
69
00:07:36,084 --> 00:07:44,277
다 무너져서 허허벌판이었던 곳이었는데
70
00:07:45,242 --> 00:07:51,562
지금은 10층, 20층 건물들이 들어서다니...
71
00:07:53,240 --> 00:07:59,551
저는 63빌딩에 올라가서 서울을 보는데
태국의 바이욕 호텔 같았어요
72
00:07:59,862 --> 00:08:08,485
서울에는 우리나라 짜오프라야(Chao Phraya)강 같은
한강이라는 강이 있더라고요
73
00:08:08,510 --> 00:08:16,655
엄청나게 발전했어요
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죠
74
00:08:17,355 --> 00:08:23,158
왜냐면 한국에는 산업체가 있고
콘도가 있고, 사람들이 있잖아요
75
00:08:24,294 --> 00:08:31,322
정전협정 당시 한국이 이렇게
성장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76
00:08:32,065 --> 00:08:36,169
저는 이렇게 빨리 성장할 거라고는
생각지 못했어요
77
00:08:37,640 --> 00:08:52,687
저는 방콕에 빌딩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한국은
4층, 5층짜리 건물을 짓는 건 별일이 아닌 게 되었죠
78
00:08:53,625 --> 00:09:05,336
우리보다 2배는 더 많은 고층빌딩을 지었어요
시외나 시골의 집들도 모두 고층건물이더라고요
79
00:09:06,643 --> 00:09:10,830
6·25전쟁에 참전하셨던 것이
자랑스러우신가요?
80
00:09:11,930 --> 00:09:20,346
한강 유역 서울 북쪽에서 38선까지
정전협정을 했잖아요
81
00:09:20,613 --> 00:09:35,230
북한과 싸우기 위해 6·25전쟁에 참전해
참전용사가 되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
82
00:09:35,686 --> 00:09:49,090
제 형제자매들도 한국을 보고 똑같이 느꼈어요
83
00:09:50,706 --> 00:09:55,062
- 한국에 함께 가신 거죠?
- 맞습니다
84
00:09:56,145 --> 00:09:57,335
카메라를 봐주세요
85
00:09:57,360 --> 00:10:00,906
-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?
- 판텝 쑥쁘라썻입니다
86
00:10:01,372 --> 00:10:04,422
아버님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셨을 당시
한국이 많이 발전해 있었어요
87
00:10:04,447 --> 00:10:08,476
아버님께서 한국을 돕기 위해 6·25전쟁에
참전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88
00:10:08,959 --> 00:10:16,559
아버지가 자랑스러웠습니다
아버지께서도 참전했던 곳을 가볼 수 있어서 기뻐하셨죠
89
00:10:16,760 --> 00:10:19,626
어렸을 때 아버지가 참전했던
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셨나요?
90
00:10:22,084 --> 00:10:29,582
들려주신 적은 없어요, 하지만 전쟁에서 사용했던
물건들, 동전, 군복 등을 본 적은 있습니다
91
00:10:29,606 --> 00:10:31,875
- 하지만 아버님께서 말씀해 주신 적은 없고요?
- 네
92
00:10:32,412 --> 00:10:37,896
학창 시절에 6·25전쟁에 대해
가르치던 선생님이 계셨나요?
93
00:10:38,372 --> 00:10:39,757
없었습니다, 없었어요
94
00:10:40,190 --> 00:10:42,888
이상하지 않으셨나요?
95
00:10:42,913 --> 00:10:49,362
6·25전쟁은 한국을 발전시켰고
많은 태국 군인들이 6·25전쟁에 참전해 도움을 주었는데
96
00:10:49,867 --> 00:10:52,735
왜 태국은 6·25전쟁에 대해
이야기하지 않는 걸까요?
97
00:10:57,361 --> 00:10:58,905
저도 모르겠어요
98
00:11:00,671 --> 00:11:04,536
이번에 이 인터뷰를 제작하는 이유가
여기에 있어요
99
00:11:04,593 --> 00:11:10,686
아버님과 다른 분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
사회 과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요
100
00:11:11,473 --> 00:11:14,463
태국은 태국 역사만 가르치잖아요
101
00:11:15,596 --> 00:11:23,943
한국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었어요
아버님께서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?
102
00:11:25,213 --> 00:11:30,534
한국은 전쟁으로 거의 모든 것이
파괴되어 있었죠
103
00:11:33,047 --> 00:11:43,536
하지만 한국은 국민들이
지도자를 선출하잖아요
104
00:11:46,783 --> 00:11:54,891
다른 나라들도 국민들이
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
105
00:11:56,306 --> 00:12:05,310
한국은 6·25전쟁을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
발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어요
106
00:12:09,738 --> 00:12:10,930
감사합니다
107
00:12:12,015 --> 00:12:21,268
70주년 행사에 초대받아
한국에 갔을 때 한국에서 이 상을 줬어요
108
00:12:21,842 --> 00:12:27,276
우리를 극진히 환대해 줬죠
109
00:12:28,821 --> 00:12:33,384
환영회에서 한국 대통령과
함께 식사도 하고
110
00:12:34,069 --> 00:12:39,236
대통령이 악수도 청했어요
111
00:12:41,656 --> 00:12:48,856
"한국을 도와주신 것에 대해
잊은 적이 없습니다
112
00:12:49,430 --> 00:13:01,923
한국이 그 참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
오늘날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도 여러분들 덕분입니다
113
00:13:02,477 --> 00:13:05,876
감사합니다"라는 내용의
명예 트로피를 저에게 줬죠
114
00:13:05,993 --> 00:13:07,806
제가 여기에 적어왔어요
115
00:13:08,632 --> 00:13:11,579
-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, 이만 마치겠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