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410 --> 00:00:13,100
제 이름은 피트 비세르,
약명입니다
2
00:00:13,100 --> 00:00:18,500
정식 이름은
피터 야코브스 비세르라고 합니다
3
00:00:19,200 --> 00:00:28,100
지금 우리가 사는 이 아름다운 곳은
은퇴자 리조트랍니다
4
00:00:28,730 --> 00:00:34,200
큰 도시에 가깝지 않아서 좋아요
5
00:00:34,800 --> 00:00:39,260
사슴도 키우고 있습니다
들어오면서 사슴을 보셨나요?
6
00:00:39,260 --> 00:00:42,760
아직 못 봤습니다
인터뷰를 마치고 보러 가야겠군요
7
00:00:42,760 --> 00:00:45,730
네, 꼭 보셔야 합니다
8
00:00:45,760 --> 00:00:55,330
사슴들이 저 파란 풀밭을
거닐고 있거든요
9
00:00:55,330 --> 00:01:00,430
그래서 아들한테도 이야기하는데요
10
00:01:00,430 --> 00:01:05,160
휴가를 잘 떠나지 않습니다
이런 생활이 곧 휴가 같거든요
11
00:01:05,160 --> 00:01:07,900
그러게 말입니다
리조트를 찾아가실 필요가 없겠네요
12
00:01:07,900 --> 00:01:12,860
여기가 곧 제 휴가지입니다
이 곳에 자리를 잡아서 매우 행복합니다
13
00:01:12,860 --> 00:01:21,430
이제 5년 되었는데 신께서
얼마나 더 허락하실 지는 모르겠네요
14
00:01:21,430 --> 00:01:27,100
그러나 저희에게 건강을 허락하시는 동안에는
이 곳이 참 마음에 듭니다
15
00:01:27,100 --> 00:01:28,460
아주 좋습니다
16
00:01:28,460 --> 00:01:32,160
이름 철자를 읊어 주시는 것을
깜빡하셨지만요
17
00:01:32,530 --> 00:01:40,730
P-I-E-T-E-R
이름은 그렇고요
18
00:01:40,730 --> 00:01:44,430
가운데 이름은 자코브스
19
00:01:44,430 --> 00:01:50,060
철자가 J-A-C-O-B-U-S 입니다
20
00:01:50,060 --> 00:01:59,430
성은 비세르
V-I-S-S-E-R 철자를 씁니다
21
00:01:59,430 --> 00:02:05,530
쓰시는 성에 특별히 기원 같은 것이 있나요?
민족적 배경 같은 거요
22
00:02:05,530 --> 00:02:08,700
네, 홀란드(현 네덜란드)로
거슬러 올라갑니다
23
00:02:09,630 --> 00:02:19,400
홀란드어로 "비스(Vis)"가
"물고기"라는 뜻이에요
24
00:02:20,100 --> 00:02:24,000
아프리칸스어로도
물고기는 비스(Vis)지요
25
00:02:24,330 --> 00:02:33,260
제 고조부께서 홀란드에서
남아공으로 넘어오셨을 때, 성함이 비세르셨어요
26
00:02:33,260 --> 00:02:35,630
어부라는 뜻이지요
27
00:02:36,360 --> 00:02:38,800
이 이름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습니다
28
00:02:39,360 --> 00:02:45,760
-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십니까?
- 1931년 11월 9일입니다
29
00:02:45,800 --> 00:02:47,530
곧 돌아오는군요?
30
00:02:47,560 --> 00:02:56,000
네, 11월 9일이면
87세가 된다고 말씀드렸었죠
31
00:02:56,000 --> 00:03:01,830
좋습니다, 좋아 보이세요
보기 좋으십니다
32
00:03:01,830 --> 00:03:06,900
예, 하늘에 저를 돌봐 주시는
아버지께서 계시기 때문이죠
33
00:03:07,800 --> 00:03:11,160
공감합니다
저도 기독교 신자거든요
34
00:03:11,160 --> 00:03:14,560
어디에서 태어나셨는지도
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?
35
00:03:14,560 --> 00:03:19,300
저는 매클리어라는
작은 동네에서 태어났습니다
36
00:03:19,300 --> 00:03:23,700
철자는 M-A-C-L-E-A-R 이고
37
00:03:23,700 --> 00:03:31,230
저 아래 이스턴 케이프주에 있지요
38
00:03:31,230 --> 00:03:37,800
가족사를 조금 말씀해 주시죠
자라나실 때 부모님이나 형제 분들 이야기를요
39
00:03:37,800 --> 00:03:40,800
네, 그러죠
40
00:03:42,400 --> 00:03:46,600
부모님에 대해서는 딱히
드릴 말씀이 많이 없습니다
41
00:03:46,600 --> 00:03:50,130
자식이 부모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니까요
42
00:03:50,130 --> 00:03:52,160
그렇지만 저를 많이 사랑해 주셨고
43
00:03:52,160 --> 00:03:58,560
이스턴 케이프주에 있는
아름다운 농장에서 자랐습니다
44
00:03:58,560 --> 00:04:01,800
산도 있고, 사슴도 있었죠
45
00:04:01,800 --> 00:04:05,930
농장 안으로 강이 흘렀습니다
46
00:04:05,930 --> 00:04:11,760
낚시를 하러 가면 송어가 잡혔어요
47
00:04:11,760 --> 00:04:13,460
제가 제일 좋아하는 생선인데요
48
00:04:13,460 --> 00:04:18,400
저희 어머니께서 저에게
49
00:04:18,400 --> 00:04:22,860
"피터, 점심으로 먹을 송어 좀
두어 마리 잡아 오겠니?"라고 하시면
50
00:04:22,860 --> 00:04:26,100
저는 제물 낚싯대를 가지고 나갔어요
51
00:04:26,100 --> 00:04:30,830
- 플라이 낚시요?
- 플라이 낚시로 송어를 잡아왔어요
52
00:04:30,830 --> 00:04:37,100
학교는 동네에 있는
매클리어 고등학교에 다녔는데
53
00:04:37,100 --> 00:04:42,100
규모는 아주 작았죠
54
00:04:42,100 --> 00:04:50,760
학교 평판은 좋았습니다
학생들 성적이 썩 괜찮았어요
55
00:04:50,760 --> 00:04:55,500
공부를 못했던 학생이 드물었습니다
56
00:04:56,730 --> 00:05:07,730
돈이 좀 있는 집 아이들은
200km정도 떨어진 퀸즈타운으로 보냈어요
57
00:05:07,730 --> 00:05:10,830
퀸즈타운에서 기숙학교를 다녔죠
58
00:05:10,830 --> 00:05:16,360
우리 아버지 농장은 기숙학교를 보낼 만큼
돈을 벌지도 못했거니와
59
00:05:16,360 --> 00:05:19,230
저도 딱히 기숙학교에
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
60
00:05:19,230 --> 00:05:26,000
차라리 부모님과 농장에 있으면서
함께 지내고 싶었죠
61
00:05:26,000 --> 00:05:31,660
이렇게 아름다운 교외 지역에
자리를 잡으신 것도 이제 이해가 됩니다
62
00:05:31,660 --> 00:05:33,630
고향 같은 느낌이군요
63
00:05:33,630 --> 00:05:34,900
맞습니다
64
00:05:34,900 --> 00:05:37,030
그럼 다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
65
00:05:37,030 --> 00:05:40,900
저와 이 사업에 있어
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
66
00:05:41,730 --> 00:05:45,400
교육과정을 쭉 거치시면서
고등학교까지요
67
00:05:45,400 --> 00:05:48,728
졸업하셨을 거라 생각이 되고
졸업은 언제 하셨지요?
68
00:05:48,761 --> 00:05:55,430
고등학교 졸업이요?
1948년이었습니다
69
00:05:55,430 --> 00:06:00,760
그 시점까지, 한국에 대해
무언가 배웠던 적이 있습니까?
70
00:06:00,760 --> 00:06:02,160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
알고 계셨던 것이 있나요?
71
00:06:02,160 --> 00:06:04,460
아니요, 없었습니다
72
00:06:04,460 --> 00:06:09,360
그렇지만 한국에 대해서만
몰랐던 것은 아녜요
73
00:06:09,360 --> 00:06:17,360
고등학교까지는 다른 나라에 대해서
많이 배우지 않죠
74
00:06:18,130 --> 00:06:25,560
선조들의 나라이거나
그런 경우에 외국에 대해서 배웁니다
75
00:06:25,560 --> 00:06:27,300
아니면 미국 같은 나라에 대해 배우겠지만
76
00:06:27,300 --> 00:06:31,100
제 기억으로는 미국에 대해서도
딱히 배운 것 같지 않아요
77
00:06:31,100 --> 00:06:33,630
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요
78
00:06:33,960 --> 00:06:40,930
영국, 홀란드, 독일, 이러한 나라들이
우리 선조들의 나라입니다
79
00:06:40,930 --> 00:06:44,960
남아공이라는 척박한 나라로
넘어와서 정착하셨죠
80
00:06:44,960 --> 00:06:49,060
그런 내용에 대해서는
배운 기억이 납니다
81
00:06:50,230 --> 00:06:54,160
그럼 교육과정에
세계사 과목 같은 경우에도
82
00:06:54,160 --> 00:06:57,830
한국에 대한 내용은
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?
83
00:06:57,830 --> 00:06:59,360
전혀 없었습니다
84
00:06:59,360 --> 00:07:05,500
선생님께서는 전쟁 중에
남아공을 대표하는 조종사이셨고
85
00:07:05,500 --> 00:07:10,430
한국을 퍽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
맞습니까?
86
00:07:10,960 --> 00:07:22,130
한국으로 재방문 초대를 받고 나서야
한국을 좋아하기 시작했어요
87
00:07:22,130 --> 00:07:25,260
한국에서 돌아온 지
5년쯤 후의 일입니다
88
00:07:25,260 --> 00:07:29,360
한국에 돌아와서 둘러보라는
초청을 받았습니다
89
00:07:29,360 --> 00:07:35,000
가서 보니 한국은 벌써 완전히
다른 나라였어요, 정말 모든 것이 달랐죠
90
00:07:35,000 --> 00:07:41,530
제가 전쟁을 치렀을 때
한국은 아주 못사는 나라였습니다
91
00:07:42,060 --> 00:07:48,400
당시 쌀은 직접 재배했습니다
92
00:07:48,400 --> 00:07:55,460
논이 있었고, 비료도 직접 만들었지만
아주 가난한 나라였어요
93
00:07:55,460 --> 00:08:01,430
이후 말씀드린 것처럼
한국에 세 차례 재방문 했는데요
94
00:08:01,430 --> 00:08:07,600
갈 때마다 나라가
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
95
00:08:07,600 --> 00:08:12,100
질투심도 느껴졌어요
96
00:08:12,100 --> 00:08:17,600
한국에 참전하러 갔을 때는 남아공이
한국보다 훨씬, 훨씬 나은 상황이었죠
97
00:08:17,600 --> 00:08:22,060
한국보다 훨씬 잘 살았어요
98
00:08:22,060 --> 00:08:37,130
그런데 한국에 돌아가서 보니까
멋진 대도시에, 5차선 고속도로가 나 있고
99
00:08:37,130 --> 00:08:43,630
더는 판잣집에 사는 사람도 없었어요
100
00:08:43,630 --> 00:08:48,200
다들 제대로 된 집에 살았고
101
00:08:48,200 --> 00:08:59,330
그 시점에는 이미 세계 9위 수준의
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
102
00:08:59,330 --> 00:09:02,430
요즘 조금 떨어져서
11위라는 것 같던데요
103
00:09:02,430 --> 00:09:04,600
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
104
00:09:04,600 --> 00:09:10,700
당시에는 조선이나 그런 산업에서
9위를 했었어요
105
00:09:10,700 --> 00:09:15,960
당시에 이 현상에 대해서
연구를 좀 했습니다
106
00:09:15,960 --> 00:09:20,060
남아공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
107
00:09:20,060 --> 00:09:22,500
왜 그런지 궁금했어요
108
00:09:23,300 --> 00:09:32,630
제가 내린 결론은 첫째로
한국인들은 게으른 민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
109
00:09:32,630 --> 00:09:39,200
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
자신감이 있었어요
110
00:09:40,200 --> 00:09:43,860
국력을 키우고자 하는
의지가 있었습니다
111
00:09:44,400 --> 00:09:49,360
그래서 그런 의지로 열심히 일했고
112
00:09:49,400 --> 00:09:55,300
굉장한 세계 수준의 국가가
될 수 있었던 겁니다
113
00:09:55,300 --> 00:10:01,000
제가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
지인들에게 할 때마다
114
00:10:01,230 --> 00:10:07,730
남아공도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
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합니다
115
00:10:08,000 --> 00:10:11,800
그렇지 못한 것이 몰락의 이유니까요
116
00:10:12,260 --> 00:10:15,960
남아공 국민 중 일부는
별로 일할 의지가 없습니다
117
00:10:15,960 --> 00:10:17,560
직업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
118
00:10:18,800 --> 00:10:24,300
그래서 한국의 정신을 남아공에도
좀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
119
00:10:25,530 --> 00:10:28,560
해 주신 말씀 덕분에 한국인으로서
어깨가 으쓱합니다
120
00:10:28,560 --> 00:10:36,930
하지만 선생님께서 한국을 폐허와
파괴로부터 재건할 기회를 주신 덕분에
121
00:10:36,930 --> 00:10:40,560
한국인들이 그렇게
일할 수 있었던 거겠지요
122
00:10:40,560 --> 00:10:42,430
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
123
00:10:43,960 --> 00:10:47,030
선생님 개인의 삶을 뒤돌아봤을 때
124
00:10:47,030 --> 00:10:52,500
어떻게 어린 시절 한국에 대해
아무것도 몰랐던 남아공 국민에서
125
00:10:52,500 --> 00:11:01,560
가장 한국을 좋아하는 남아공 참전군인이
되기까지, 어떠한 연결점이 있었을까요?
126
00:11:02,030 --> 00:11:06,660
이 연결점을 어디에서 찾으십니까?
관점의 변화에는 어떠한 배경이 있을까요?
127
00:11:06,660 --> 00:11:08,760
네? 저에게 어떤 일이
왜 있었냐는 질문인가요?
128
00:11:08,760 --> 00:11:14,630
한국에 돌아가 보셨고
이러한 새로운 현상을 목격하셨습니다
129
00:11:14,660 --> 00:11:17,300
선생님의 삶에 이러한 변화가
있었던 이유는 뭘까요?
130
00:11:17,300 --> 00:11:24,200
네, 말씀드린 것처럼
한국인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고
131
00:11:24,200 --> 00:11:27,860
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
132
00:11:27,860 --> 00:11:39,630
그리고 당시 한국 정부도
방향성을 잘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
133
00:11:40,760 --> 00:11:46,560
그래서 오늘날의 한국이
있지 않나 생각합니다
134
00:11:46,560 --> 00:11:52,900
그리고 반대로 남아공은
퇴보한 것 같아 슬프네요
135
00:11:52,900 --> 00:11:55,600
발전이 아닌 철수를 했습니다
136
00:11:56,100 --> 00:11:58,400
네, 그에 대해 조금 있다
더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
137
00:11:58,400 --> 00:12:01,430
1948년 고등학교를
졸업하셨을 때로 돌아가서
138
00:12:01,430 --> 00:12:05,530
당시 어떤 꿈을 가지고 계셨습니까?
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셨어요?
139
00:12:06,000 --> 00:12:16,700
솔직히 말씀드리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
딱히 꿈이라고 할 것이 없었습니다
140
00:12:16,700 --> 00:12:23,530
하지만 요하네스버그로 이사를 와서
시 정부에서 근무했지요
141
00:12:23,530 --> 00:12:32,360
아프리칸스어로 "플라스야피(plaasjapie)"
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요
142
00:12:32,360 --> 00:12:37,860
농장에서 자란 조그마한
사람을 부르는 말이죠
143
00:12:37,860 --> 00:12:41,830
당시 제 상사가 이렇게 물었습니다
"주말에는 무얼 하는가?"
144
00:12:41,830 --> 00:12:48,530
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
"자전거를 타고 친구들 집에 놀러 갑니다"
145
00:12:48,530 --> 00:12:53,700
상사는 제게 "이번 토요일에
나랑 우리 가족이랑
146
00:12:53,700 --> 00:12:57,900
같이 비행장에 나가보는 게 어떤가?"
라고 물었습니다
147
00:12:57,900 --> 00:13:00,830
저는 "우와, 멋진걸요!"라고
대답했지요
148
00:13:01,230 --> 00:13:10,030
그래서 토요일에 상사 가족과 함께
그랜드 센트럴이라는 작은 비행장에 나갔습니다
149
00:13:10,030 --> 00:13:13,660
거기에는 비행을 배우는 데에
열심인 친구가 있었어요
150
00:13:14,200 --> 00:13:21,030
그래서 이후 저를 다시 초대해 주었고
저는 비행기가 좋았어요
151
00:13:21,030 --> 00:13:25,930
전부 작은 비행기뿐이었지만
그 이후에는 상사가 저에게 묻더군요
152
00:13:25,930 --> 00:13:31,800
"조종사 교육을 받아보는 것은 어떤가?"
153
00:13:31,800 --> 00:13:37,230
저는 "세상에, 그러면 정말 좋겠지만
너무 비싼걸요!"라고 대답했습니다
154
00:13:37,230 --> 00:13:38,760
그러자 상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
155
00:13:38,760 --> 00:13:43,960
"그렇기는 하지, 그래도 돈을
좀 모아서 비행수업을 받아봐"
156
00:13:45,060 --> 00:13:48,000
그래서 비행수업을 시작했습니다
157
00:13:48,500 --> 00:13:54,900
7시간 수업을 받은 후에는
단독비행을 했지요
158
00:13:55,160 --> 00:14:00,100
조종사에게는 자기 스스로
단독비행하는 것이 아주 신나는 일입니다
159
00:14:00,100 --> 00:14:02,330
7시간 만에요?
160
00:14:02,330 --> 00:14:04,960
7시간 만에
단독 비행을 했답니다
161
00:14:04,960 --> 00:14:08,200
선생님도, 교관도
좀 무모했던 것 같은데요
162
00:14:08,200 --> 00:14:11,830
아닙니다, 아니에요
교관들은 훌륭했어요
163
00:14:12,060 --> 00:14:20,130
그리고 단독비행을 하고 난 다음
어느 날 하버드 기종을 타게 됐습니다
164
00:14:20,130 --> 00:14:25,930
저 위에 있는 저 항공기가
바로 하버드 훈련기입니다
165
00:14:25,930 --> 00:14:29,860
당시에 남아공 공군이
저 기종으로 훈련을 했어요
166
00:14:29,860 --> 00:14:33,000
그럼 바로 저 기종을 조종하신 건가요?
167
00:14:33,000 --> 00:14:34,960
아니요, 그건 아니고요
168
00:14:34,960 --> 00:14:37,830
타이거 모스라고
소형 기종을 비행하고 있었습니다
169
00:14:37,860 --> 00:14:43,530
그런데 공군에서 두 명이
우리가 있는 작은 비행장에 찾아왔습니다
170
00:14:43,530 --> 00:14:47,060
그리고 저한테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
"무얼 하고 있습니까?"라고 묻더군요
171
00:14:47,060 --> 00:14:50,160
저는 비행을 배우고 있고
172
00:14:50,160 --> 00:14:57,700
수업료를 낼 돈이 얼마 없어서
비행장 일도 돕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
173
00:14:57,700 --> 00:15:02,960
그랬더니, "그렇게 비행을 하고 싶으면"
174
00:15:02,960 --> 00:15:05,760
"공군에 지원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?"
175
00:15:07,360 --> 00:15:14,030
"선발되시면 비행훈련을 받게 되고
한 푼도 들지 않아요"
176
00:15:14,030 --> 00:15:21,700
"제대로 된 항공기를 조종하게 될 겁니다
이런 작은 비행기 말고요"라고 그들이 말했죠
177
00:15:22,100 --> 00:15:26,960
그래서 저는 "어떻게 지원하나요?"
라고 물었지요
178
00:15:26,960 --> 00:15:33,560
그들은 저에게 지원절차를 알려주었고
저는 조종사 견습생과정에 지원했습니다
179
00:15:33,560 --> 00:15:39,230
당시 조종사 견습생들은 평상시
업무시간에도 일을 했지만
180
00:15:39,230 --> 00:15:51,430
추가로 이른 아침에 비행교육을 받고
저녁에는 기술훈련을 받았어요
181
00:15:51,430 --> 00:15:53,660
그럼 교육비를 내신 것이 아니라
오히려 수당을 받으신 거죠?
182
00:15:53,660 --> 00:16:00,160
합격한다면, 월급을 주죠
이 시점에서는 지원을 했을 뿐이었어요
183
00:16:00,460 --> 00:16:06,430
그러고 나서 다른 많은 지원자들과
함께 면접을 보는 곳으로 갔지요
184
00:16:06,430 --> 00:16:13,460
100여 명이 지원했습니다
저는 합격했습니다
185
00:16:14,230 --> 00:16:19,900
몇 명이 더 합격했나요?
세 명이요
186
00:16:19,900 --> 00:16:21,330
겨우요?
187
00:16:21,330 --> 00:16:26,660
100명 중에 네 명이 합격했습니다
넷 뿐이었어요
188
00:16:27,800 --> 00:16:32,800
그 후 훈련에 들어갔습니다
189
00:16:32,800 --> 00:16:39,030
1년 반 정도에 걸쳐
비행시간 200시간을 채워야 했고
190
00:16:39,460 --> 00:16:46,030
그 후에야 남아공 공군 항공기를
조종할 수 있었지요
191
00:16:46,030 --> 00:16:49,730
그럼 공식적으로
남아공 공군 소속이 된 거네요?
192
00:16:49,730 --> 00:16:51,630
그렇죠, 공식적으로요
193
00:16:51,630 --> 00:16:56,460
그리고 얼마 안 되어
정식 조종사 자격을 얻었습니다
194
00:16:56,460 --> 00:17:02,760
어프 장군과 면담을 하게 되었는데
195
00:17:02,760 --> 00:17:07,660
우리가 조종사가 되었을 때
조종사가 모자란 상황이라고 했어요
196
00:17:07,660 --> 00:17:10,060
나이 든 조종사들까지 불러들일 정도로요
197
00:17:10,060 --> 00:17:15,060
그때 "이 교육과정에서
자원자가 있나?"라고 물었습니다
198
00:17:15,400 --> 00:17:20,100
당시에만 해도 공군에
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었고
199
00:17:20,100 --> 00:17:22,230
정식 공군 요원은 아니었거든요
200
00:17:22,230 --> 00:17:27,700
공군 정식 요원으로 들어와서
한국에 갈 사람? 하고 묻자
201
00:17:28,060 --> 00:17:30,500
제가 바로 "여기 있습니다!"라고
대답했습니다
202
00:17:31,060 --> 00:17:31,930
왜 그러셨어요?
203
00:17:32,900 --> 00:17:43,330
한 가지는, 저기 보이는 P-51
머스탱 기종을 조종하게 되거든요
204
00:17:44,000 --> 00:17:48,860
그리고 세계를 경험할
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
205
00:17:51,030 --> 00:17:56,960
- 저게 머스탱 기종인가요?
- 네, 저기 있는 것이 머스탱이에요
206
00:18:02,360 --> 00:18:12,230
21살에 저 머스탱을 타고
전쟁에 나가 비행하는 것보다
207
00:18:12,230 --> 00:18:18,000
더 멋진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?
208
00:18:18,000 --> 00:18:21,530
어머니는 제가 한국에 간다고 하자
몹시 놀라셨어요
209
00:18:21,730 --> 00:18:23,330
뭐라고 하셨나요?
210
00:18:23,330 --> 00:18:27,930
"오 제발 가지 말렴 죽을 수도 있어"
라고 하셨습니다
211
00:18:29,700 --> 00:18:36,930
21살 청년이, 머스탱을 비행할 기회
그렇게 생각한 거죠
212
00:18:36,930 --> 00:18:39,760
그래서 "전쟁에 간다고 해서
다 죽는 것은 아니에요
213
00:18:39,760 --> 00:18:44,230
죽는 사람도 있겠죠, 저는 운이 좋으니까
안 죽을 거예요"라고 말씀드렸습니다
214
00:18:44,600 --> 00:18:57,400
그리하여 2000년 12월에
떠나게 되었습니다
215
00:18:59,030 --> 00:19:04,300
- 1950년 12월인가요?
- 1952년이요
216
00:19:04,760 --> 00:19:06,530
- 1952년요?
- 맞아요
217
00:19:06,530 --> 00:19:11,130
아직 남아공에서
비행을 하고 계신 상태에서
218
00:19:11,130 --> 00:19:13,800
한국에는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을
이해하셨던 겁니까?
219
00:19:13,800 --> 00:19:15,030
네
220
00:19:15,030 --> 00:19:16,630
그래도 가실 마음이 생기셨어요?
221
00:19:16,630 --> 00:19:17,560
그럼요
222
00:19:18,430 --> 00:19:25,730
그래서, 다음에는 먼저 케이프주에 있는
랑게반베그로 향했고
223
00:19:26,400 --> 00:19:33,660
거기서 무장훈련을 받았어요
224
00:19:33,660 --> 00:19:42,360
항공기에서 공대공으로
기관총 사격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
225
00:19:42,360 --> 00:19:45,730
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이었습니다
226
00:19:45,760 --> 00:19:47,830
그런데 그거 아십니까?
227
00:19:48,230 --> 00:19:53,660
무엇보다도, 그곳에서는
스핏파이어 기종을 비행하게 된 겁니다!
228
00:19:54,300 --> 00:19:59,300
스핏파이어가 얼마나
훌륭한 항공기였는지 아세요?
229
00:19:59,300 --> 00:20:04,660
랑게반베그에 있었는데
그 기종으로 무장훈련을 진행했습니다
230
00:20:05,360 --> 00:20:09,400
그리고, 한국으로 향하기 직전에
231
00:20:09,400 --> 00:20:15,600
한국에서는 머스탱보다
신형 기종을 타게 될지도 모르니
232
00:20:15,600 --> 00:20:18,530
제트기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
233
00:20:18,530 --> 00:20:23,300
그리고 우리에게 제트기 조종법을
교육했습니다
234
00:20:23,300 --> 00:20:26,760
뱀파이어 제트기가 있었어요
235
00:20:26,800 --> 00:20:32,460
트윈바디 제트기였는데
그 기종으로 훈련했습니다
236
00:20:32,460 --> 00:20:36,700
훈련을 마치고는 한국으로 보냈죠
237
00:20:37,260 --> 00:20:44,230
그러니까 선생님께서 바로, 말하자면
남아공 공군의 2세대 참전 조종사가 되신 거네요
238
00:20:44,230 --> 00:20:50,060
어프 장군, 뮐러 장군의 뒤를 이은...
그렇죠?
239
00:20:50,060 --> 00:20:50,860
네, 맞습니다
240
00:20:50,860 --> 00:20:57,330
선배 조종사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
알고 계셨습니까?
241
00:20:57,330 --> 00:20:58,300
네, 그럼요
242
00:20:58,300 --> 00:21:00,360
어떤 이야기들을 들으셨나요?
243
00:21:00,360 --> 00:21:06,030
그때 제가 공군에 있었으니까
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
244
00:21:06,800 --> 00:21:11,730
그 분들은 돌아오셔서 공군에 계속 계셨고
245
00:21:11,730 --> 00:21:16,500
제가 돌아왔을 때 만나 뵙고 한국에 대해
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
246
00:21:16,500 --> 00:21:19,800
이 시점에서는 한국에 대해
모든 것을 알게 되었지요
247
00:21:20,200 --> 00:21:21,430
이 시점에서군요
248
00:21:21,430 --> 00:21:26,700
한국으로 출발은 언제 어디서
하셨는지 기억나시나요? 어떻게 출발하셨죠?
249
00:21:26,700 --> 00:21:33,960
네, 팔미 폰테인(Palmietfontein)이라는
공항이 있었어요
250
00:21:33,960 --> 00:21:44,030
지금은 없어졌지만 그곳에서
일반 항공기를 타고 떠났습니다
251
00:21:44,030 --> 00:21:47,630
- 상용기 말씀이세요?
- 네, 일반 상용기요
252
00:21:47,630 --> 00:21:56,600
여기에서 로마로 그리고 방콕으로
그 다음 일본으로 가서
253
00:21:56,960 --> 00:22:10,100
일본에서 한국 전투 병력을 위한
보급품을 수송하는 수송기에 탔습니다
254
00:22:10,100 --> 00:22:16,400
그렇게 일본에서 K-46 기지로 들어갔어요
당시 우리가 주둔했던 기지 중 하나입니다
255
00:22:17,300 --> 00:22:20,630
K-46, 어디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
256
00:22:21,900 --> 00:22:28,460
어쨌든, 한국에는 언제 도착하신 건가요?
연도나 월을 기억하십니까?
257
00:22:28,460 --> 00:22:35,130
네, 1952년 12월 초였습니다
분명히 기억하죠
258
00:22:35,130 --> 00:22:41,730
1952년 12월이란 말씀이죠
그리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
259
00:22:41,730 --> 00:22:49,660
처음 본 한국에 대해 잠깐 언급하시긴 했는데
한국의 첫인상은 어떠셨습니까?
260
00:22:51,300 --> 00:23:01,060
세상에, 이렇게 못사는 사람들이
정말 고생하고 있구나, 아주 아주 힘들어 보였어요
261
00:23:01,060 --> 00:23:03,860
물론 이 시점에는 이미 전쟁의 역사
262
00:23:03,860 --> 00:23:08,130
즉 무슨 일이 있었는지, 북한이 어떻게
남침했는지 알고 있었어요
263
00:23:09,900 --> 00:23:23,660
한국을 공격했고, 신의 가호로
미국이 그 소식을 듣고 한국을 돕기 위해 왔던 거죠
264
00:23:23,660 --> 00:23:32,730
다른 유엔 국가들에서도
모종의 지원을 보냈고요
265
00:23:32,730 --> 00:23:40,230
조종사를 보내기도 했고
해군이나 육군 병력을 보내기도 했습니다
266
00:23:40,230 --> 00:23:46,930
유엔군에는 16개국이
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
267
00:23:46,930 --> 00:23:51,730
한국에 파병한 국가들이요
268
00:23:51,730 --> 00:23:55,560
예, K-46은 횡성이라고 하는군요
269
00:23:55,560 --> 00:24:01,930
혹시 기억이 나시나요?
아주 북동쪽에 있습니다
270
00:24:01,930 --> 00:24:06,930
DMZ 아래쪽이긴 하지만, 횡성이요
271
00:24:06,930 --> 00:24:09,760
미군 비행단이 그쪽에 있었습니까?
272
00:24:09,760 --> 00:24:15,730
예, 남아공 정부가 6·25전쟁 지원을 위해
1개 비행대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
273
00:24:15,730 --> 00:24:20,400
미군 비행단 소속으로 파견되었습니다
274
00:24:20,400 --> 00:24:23,860
1개 비행대대라고 말씀드리는 것은
275
00:24:25,130 --> 00:24:29,860
비행대대 소속 인원 모두가
남아공 공군 인원이었기 때문입니다
276
00:24:29,860 --> 00:24:36,430
미국에서 남아공 항공기를 직접 가져와서
사실 미군 항공기가 아니었어요
277
00:24:36,430 --> 00:24:38,960
우리 항공기를 우리가 조종했죠
278
00:24:39,860 --> 00:24:52,230
우리는 미 공군, 전투폭격비행단
소속으로 배치되었습니다
279
00:24:52,230 --> 00:24:58,960
제18전투폭격비행단이요
280
00:24:58,960 --> 00:25:04,230
이 시점에서 제가 알기로는
선생님 비행대대가 진해에 있었다가
281
00:25:04,230 --> 00:25:07,300
횡성으로 이동한 것이 맞나요?
282
00:25:07,300 --> 00:25:12,000
아닙니다, 제가 도착했을 때 비행대대는
이미 횡성에 가 있었어요
283
00:25:12,000 --> 00:25:25,360
F-86 세이버 기종이 들어온다는
소식을 들었을 땐 다들 아주 신이 났었죠
284
00:25:25,360 --> 00:25:34,960
어프 장군이나 뮐러 장군처럼
머스탱 기종을 조종해 본 몇 안되는 조종사들은
285
00:25:34,960 --> 00:25:38,700
머스탱이 비행하기에는
꽤 위험한 항공기라고 했기 때문이죠
286
00:25:39,730 --> 00:25:49,730
머스탱 기종이 엔진 냉각제로
글라이콜 유체를 사용했기 때문에
287
00:25:49,730 --> 00:25:51,560
- 그러더군요
- 네
288
00:25:51,560 --> 00:26:03,530
303 탄약이 단 한발이라도
연료나 냉각제 라인을 건드리면
289
00:26:03,530 --> 00:26:10,600
폭발하기 전 2분 이내에
항공기에서 탈출했어야 했습니다
290
00:26:10,600 --> 00:26:13,400
실제로 아주 위험했고
291
00:26:13,400 --> 00:26:17,100
사망자는 대부분 머스탱 항공기에서
발생했습니다
292
00:26:17,100 --> 00:26:20,200
그제야 저도 겁이 들기 시작했죠
293
00:26:20,600 --> 00:26:30,000
어프 장군이 여러분께
60여개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
294
00:26:30,000 --> 00:26:32,960
행운이었다고 말씀하셨다니 재밌네요
295
00:26:32,960 --> 00:26:34,900
행운 정도가 아니고 천운입니다
296
00:26:34,900 --> 00:26:38,500
그 분이 격추당하기 전까지
비행임무를 60번이나 했다는 건 말이죠
297
00:26:38,500 --> 00:26:42,860
아시다시피
뮐러 장군은 두 번 격추되었어요
298
00:26:44,830 --> 00:26:53,660
반면 저는 수행한 임무의 수는 적습니다
머스탱을 몰고 네 개 임무를 수행했죠
299
00:26:53,660 --> 00:26:55,660
그게 다예요
300
00:26:55,660 --> 00:26:58,830
그리고 세이버기들이
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
301
00:26:58,830 --> 00:27:04,330
남아공 조종사들 입장에서
아예 다른 전쟁이 된 겁니다
302
00:27:04,760 --> 00:27:13,800
머스탱 항공기는 표적을 향해
비행할 때 높이 날 수 없어요
303
00:27:14,260 --> 00:27:18,600
피스톤 엔진 항공기는
연료를 아껴야 하기 때문입니다
304
00:27:18,600 --> 00:27:23,800
낮게 날수록 멀리 날 수 있는 것이지요
305
00:27:23,800 --> 00:27:26,300
그래서 고고도에서
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
306
00:27:27,360 --> 00:27:38,630
또 한 가지 단점은
머스킷 총으로도 격추시킬 수 있을 만큼
307
00:27:39,400 --> 00:27:44,400
훨씬 더 위험했다는 점입니다
308
00:27:44,400 --> 00:27:50,260
세이버 항공기는 한 번 이륙하면
표적 위치에 도달하기 전에
309
00:27:50,260 --> 00:27:53,100
3만 피트까지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
310
00:27:53,130 --> 00:28:03,260
뭐, 그래도 대공포 같은 중화기로는
사격이 가능했지만 말입니다
311
00:28:03,660 --> 00:28:10,300
사격을 할 수는 있지만 비행
아니, 사격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
312
00:28:10,300 --> 00:28:14,060
보통 예광탄을 먼저 쐈습니다
313
00:28:14,060 --> 00:28:18,160
3만 피트 상공에 있으면
예광탄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죠
314
00:28:18,160 --> 00:28:22,660
그래서 좌우로 조금씩
움직이기만 하면 되었습니다
315
00:28:22,660 --> 00:28:25,000
또 미그기들과 비교하자면
316
00:28:25,000 --> 00:28:30,760
세이버기는 미그기보다
훨씬 우수한 항공기였어요
317
00:28:31,630 --> 00:28:34,500
당시는 미그-15이었나요
미그-14였나요?
318
00:28:34,500 --> 00:28:37,600
미그-16이었습니다
319
00:28:37,630 --> 00:28:47,930
그런데 기존 머스탱 기종은
미그기를 상대할 수가 없었어요
320
00:28:47,930 --> 00:28:53,460
미그-16이 머스탱보다는 좋은 거군요?
321
00:28:53,830 --> 00:28:56,230
훨씬 좋죠, 제트기였으니까요
322
00:28:57,530 --> 00:29:03,060
머스탱은 피스톤 엔진 항공기였습니다
당연히 훨씬 느렸지요
323
00:29:03,860 --> 00:29:13,560
그래서 미그 비행대대가 떠서
미그기 4대가 머스탱 4대와 붙게 되면
324
00:29:14,430 --> 00:29:18,930
우리는 격추될 확률이
아주 아주 높았습니다
325
00:29:18,930 --> 00:29:25,160
뮐러 장군과 어프 장군께는
이 질문을 드리지 못했습니다
326
00:29:25,160 --> 00:29:29,130
당시 적군의 공군력은 어땠습니까?
327
00:29:29,760 --> 00:29:32,560
적군이요? 적군의 공군이라
328
00:29:32,560 --> 00:29:34,900
- 대부분 미그기였죠?
- 네
329
00:29:34,900 --> 00:29:37,130
중국 항공기가 있었습니까?
330
00:29:37,960 --> 00:29:43,230
중국군도 미그기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
331
00:29:44,360 --> 00:29:55,860
그리고 북한 조종사들은 실력이 뛰어나진 않았지만
중국군의 항공기가 있었습니다
332
00:29:55,860 --> 00:30:02,960
그래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
333
00:30:02,960 --> 00:30:05,530
일부 다른 조종사들은
항공기 조종을 하기도 했습니다
334
00:30:05,530 --> 00:30:06,960
소련군은 아니었나요?
335
00:30:07,530 --> 00:30:09,460
소련군이었을 수도 있지요
336
00:30:09,460 --> 00:30:13,330
적군도 상당히 잘 훈련되었기 때문에
337
00:30:13,700 --> 00:30:18,860
머스탱을 타고 있는데
공격을 받는 상황이었다면
338
00:30:18,860 --> 00:30:24,000
조종을 정말 조심해야 했습니다
339
00:30:24,000 --> 00:30:30,930
그나마 큰 장점은 머스탱 항공기의
속도가 훨씬 느렸기 때문에
340
00:30:31,160 --> 00:30:37,800
공중전이 시작되고 적들이 다가오면
적기보다 빠르게 회전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
341
00:30:37,800 --> 00:30:41,560
그러면 적기는 너무 빠르게 비행하기 때문에
머스탱 항공기를 지나치게 되고
342
00:30:41,560 --> 00:30:44,330
다시 돌아와야 하는 거죠
343
00:30:44,330 --> 00:30:48,900
그런 상황이었어요
344
00:30:48,900 --> 00:30:56,930
항공기를 보면, 제가 보기엔
세이버가 머스탱보다 더 우수했고
345
00:30:57,330 --> 00:31:08,160
문제는 머스탱을 타고 있으면
세이버 항공기를 상대로는
346
00:31:08,160 --> 00:31:11,100
거의 희망이 없었다는 겁니다
347
00:31:11,100 --> 00:31:13,330
도그파이트(근접공중전)가 있었나요?
348
00:31:13,330 --> 00:31:15,430
예, 물론이죠
349
00:31:15,900 --> 00:31:19,830
- 선생님도 하신 적이 있어요?
- 아니, 네, 가끔
350
00:31:19,830 --> 00:31:28,430
하지만 한국에서 남아공 공군의 주역할은
공대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
351
00:31:28,630 --> 00:31:36,300
기차나 다리, 마을 같은 그런 지상 표적을
타격하는 공대지 임무를 수행하니까
352
00:31:36,900 --> 00:31:42,600
공중에서 미그기를 만날 확률이
높지 않았어요
353
00:31:44,630 --> 00:31:48,300
만난다면 운이 좋은 거였죠
354
00:31:48,660 --> 00:31:55,960
운이 좋다니요? 공중에서 적기와
마주치는 것이 어떻게 운이 좋은거죠?
355
00:31:55,960 --> 00:31:58,260
지상을 공격하는 것보다?
356
00:31:58,260 --> 00:32:06,660
전투비행대대는 원래
공대공전투를 하거든요
357
00:32:06,660 --> 00:32:09,060
이륙하면 미그기를 찾습니다
358
00:32:09,060 --> 00:32:14,230
그냥 맞출 수 있는 지상 표적에는
크게 관심이 없었어요
359
00:32:14,230 --> 00:32:18,060
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
세이버에 실력 있는 조종사가 타면
360
00:32:18,060 --> 00:32:21,800
어떤 미그기도 상대할 수 있었죠
361
00:32:24,300 --> 00:32:27,160
미그기가 문제가 될 수 있는
유일한 경우는
362
00:32:27,160 --> 00:32:32,430
아군이 지상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
지상을 향하는 동안에
363
00:32:32,430 --> 00:32:35,560
적기가 아군 항공기를
포착하는 경우입니다
364
00:32:35,560 --> 00:32:40,360
이때는 속도를 줄였던 상황인 데다
상승해야 하기 때문에 당하기 쉽죠
365
00:32:40,360 --> 00:32:48,230
하지만 적당한 고도에 다시 올라오기만 하면
조종 실력만 있다면
366
00:32:48,230 --> 00:32:52,830
미그기에 타고 있는 러시아 조종사건
중국 조종사건 누구건 간에
367
00:32:52,830 --> 00:32:56,330
충분히 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
368
00:32:56,330 --> 00:33:04,630
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1970년대에
한국으로 귀화한 북한 조종사가
369
00:33:04,630 --> 00:33:07,500
고백을 했다고 하더라고요
370
00:33:07,500 --> 00:33:16,730
북측에서는 김일성조차 유엔 참전국들의
공군력 때문에 전쟁에서 패했다고 생각한다고
371
00:33:16,730 --> 00:33:22,160
북한 공군이 정말 약했다고 생각했다는 건데요
동의하시나요?
372
00:33:22,160 --> 00:33:25,200
북한 공군이 정말 약했다고
평가하지는 않겠지만
373
00:33:25,200 --> 00:33:29,730
유엔군 공군력 수준에는
못 미쳤던 것은 맞습니다
374
00:33:29,730 --> 00:33:31,860
분명히 못 미쳤죠
375
00:33:31,900 --> 00:33:35,030
공중에서 근접전을 치렀다고
말씀하셨습니다
376
00:33:35,030 --> 00:33:36,960
아니요,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
377
00:33:37,530 --> 00:33:45,700
세이버를 타고 공대지 임무를 수행하다가
근접전을 할 만한 유일한 경우는
378
00:33:45,700 --> 00:33:52,360
기지로 복귀하거나 표적을 향해
비행하는 도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
379
00:33:53,230 --> 00:33:58,460
수행하신 임무들에 대해
좀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
380
00:33:58,760 --> 00:34:04,200
생명에 위협을 느끼셨거나
위험했던 임무들 이야기요
381
00:34:04,200 --> 00:34:08,330
지금까지 기억하시는 임무가 있을까요?
382
00:34:08,330 --> 00:34:11,330
딱 하나 있습니다
383
00:34:11,360 --> 00:34:13,630
소티(비행)는 몇 번이나 완료하셨습니까?
384
00:34:13,630 --> 00:34:18,800
63 소티 정도입니다
385
00:34:19,160 --> 00:34:30,930
항공기에 올라
공대지 공격 임무를 수행했습니다
386
00:34:30,930 --> 00:34:38,530
표적을 타격하고 나니 제 항공기의
전기계통이 모두 고장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
387
00:34:39,400 --> 00:34:50,600
이 말은, 플랩을 사용할 수도 없었고
통신도 안 되고
388
00:34:52,360 --> 00:34:57,860
착륙해야 하는데
통신이 안되면 큰일이죠
389
00:34:57,860 --> 00:35:00,700
그렇네요, 지상과 맞춰서
내려와야 할 텐데요
390
00:35:00,700 --> 00:35:11,960
그래서, 기지 근처에서
비상탈출을 시도해야 했습니다
391
00:35:11,960 --> 00:35:14,860
이 시점에서는 K-55였어요
392
00:35:14,900 --> 00:35:18,930
하지만 제가 랑게반에서 훈련받을 당시
393
00:35:18,930 --> 00:35:35,060
뱀파이어 항공기를
비상착륙 시켰던 경험이 있었습니다
394
00:35:36,100 --> 00:35:43,530
그 당시 조종사는
바퀴를 내리지 않았어요
395
00:35:43,530 --> 00:35:47,930
바퀴를 내리지 않은 채로
항공기 동체로 그대로 착륙했습니다
396
00:35:47,930 --> 00:35:52,160
그래서 비상탈출을 하기보다는
397
00:35:52,160 --> 00:35:57,530
한국에서도 그런 식의 착륙을
시도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죠
398
00:35:57,900 --> 00:36:03,600
관제사에게 비상착륙을 한다고
알릴 수는 없었습니다
399
00:36:04,060 --> 00:36:06,060
통신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
400
00:36:07,700 --> 00:36:12,960
바퀴를 내리려고
시도할 수도 있었겠지만
401
00:36:13,830 --> 00:36:21,960
일단 바퀴를 내리게 되면
중력 때문에 다시 상승하기가 어려워요
402
00:36:23,430 --> 00:36:27,930
그래서 활주로의 길이 등을
스스로 판단해야 했습니다
403
00:36:27,930 --> 00:36:31,100
- 두 번 시도할 수가 없군요
- 두 번은 시도할 수가 없어요
404
00:36:31,260 --> 00:36:34,160
그래서 저는 동체착륙을
시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
405
00:36:34,160 --> 00:36:38,830
그거 매우 위험한데요, 저도 아버지가
조종사이셨기 때문에 조금 압니다
406
00:36:38,830 --> 00:36:46,030
아버지도 영화 촬영을 위해 그런 착륙을
해달라는 요청을 받으신 적이 있어요
407
00:36:46,030 --> 00:36:51,360
그래서 어쨌든, 제가 착륙하려고
착륙경로로 진입하면
408
00:36:51,360 --> 00:37:00,360
기지에서는 적색 조명탄을 쏴서
되돌려 보내려고 했어요
409
00:37:00,360 --> 00:37:03,100
진입할 때마다 계속 그랬죠
410
00:37:03,100 --> 00:37:08,700
왜냐하면 저는 에어 브레이크를
작동해서 감속할 수도 없었고
411
00:37:09,800 --> 00:37:14,630
플랩을 사용해서 감속할 수도 없는
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
412
00:37:14,630 --> 00:37:18,900
진입할 때 충분히
감속할 수 없었던 거죠
413
00:37:19,260 --> 00:37:24,200
세 번째 진입했을 때는, 이럴 때마다
지상에 작전요원들은 조명탄을 올려서
414
00:37:26,700 --> 00:37:29,930
착륙을 말리고 있었습니다
415
00:37:31,760 --> 00:37:39,900
세 번째에는 정말 천천히 들어가면서
416
00:37:39,900 --> 00:37:45,160
속도가 충분히 감속되자마자
착륙을 실시했습니다
417
00:37:45,160 --> 00:37:48,530
활주로에서 벗어나서 풀밭으로 내려갔고
풀밭에 멈췄어요
418
00:37:48,530 --> 00:37:50,100
K-46 기지였나요?
419
00:37:50,100 --> 00:37:53,760
아니요, 이때는 K-55 기지였습니다
420
00:37:54,630 --> 00:37:59,400
물론 제가 멈췄을 시점에는
지상요원들이 근처에 와 있었습니다
421
00:38:00,500 --> 00:38:06,900
소방대를 비롯해서 다들 와 있었고
저는 항공기에서 뛰어내렸어요
422
00:38:07,260 --> 00:38:15,200
그렇게 했는데도 속도가 충분히 감속되지 않아서
착륙이 생각보다 거칠었습니다
423
00:38:15,200 --> 00:38:17,630
기체에 손상이 꽤 갔지요
424
00:38:17,630 --> 00:38:22,400
그런데 부대장한테 가보니
엄청 혼을 내더라고요
425
00:38:22,400 --> 00:38:25,060
저는 그래도 항공기를
무사히 착륙시켰고
426
00:38:25,060 --> 00:38:28,630
최소한 항공기 부품을 다시 쓸 수 있으니
칭찬받을 줄 알았습니다
427
00:38:28,630 --> 00:38:29,760
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?
428
00:38:29,760 --> 00:38:36,630
부대장이 "멍청아!
조명탄을 그렇게 쐈는데"
429
00:38:36,630 --> 00:38:43,730
"항공기를 버리고
낙하산을 펼쳤어야지?"라고 말했어요
430
00:38:43,730 --> 00:38:48,630
또 "그런 식으로 착륙시키면"
431
00:38:48,630 --> 00:38:53,300
"대부분의 경우 항공기에 불이 붙어서
폭발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나?"라고 말했죠
432
00:38:54,230 --> 00:38:56,000
저에게 아무도 그런 얘기를
해준 적이 없거든요
433
00:38:56,000 --> 00:39:04,000
랑게반에서 한 번 그렇게 착륙했던 것을
봤던 것이기 때문에 더할 얘기가 없었어요
434
00:39:04,400 --> 00:39:05,700
그리고 그는 계속 얘기를 이어갔습니다
435
00:39:05,700 --> 00:39:11,400
만약에 활주로 위에서
항공기에 불이 붙었다면
436
00:39:11,400 --> 00:39:16,730
K-55 기지에서는
수많은 이착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
437
00:39:16,730 --> 00:39:21,030
기지 전체가 마비됐었을 수도
있다는 이야기였죠
438
00:39:21,030 --> 00:39:23,330
그 일 때문인지
저는 인정받는 조종사는 아니었어요
439
00:39:23,330 --> 00:39:25,360
인기가 없었죠
440
00:39:25,360 --> 00:39:30,400
아무리 그래도
제가 지금 드는 생각은
441
00:39:30,400 --> 00:39:34,000
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
칭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
442
00:39:34,000 --> 00:39:35,330
상관도 그런 부분은 높게 평가했겠지요
443
00:39:35,330 --> 00:39:40,830
네,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요
전혀 아니었어요
444
00:39:41,260 --> 00:39:44,400
그렇지 않았고 엄청 화를 냈어요
445
00:39:45,730 --> 00:39:53,830
아마 그 사건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
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일 겁니다
446
00:39:54,060 --> 00:39:58,160
지상을 타격할 때에는
얼마나 잘 맞추셨습니까?
447
00:39:58,630 --> 00:40:01,460
정확도는 좋았어요
448
00:40:01,460 --> 00:40:12,800
높은 정확도로 미사일과
기관총을 잘 맞추는 능력이 있었습니다
449
00:40:13,360 --> 00:40:18,000
당시 공군 내에서 뛰어난 축에 속했죠
450
00:40:20,230 --> 00:40:25,660
조종사로서, 그리고 임무 수행에 대하여
더 말씀해 주실 수 있는 이야기는 없나요?
451
00:40:25,660 --> 00:40:27,530
아니요
452
00:40:27,530 --> 00:40:35,230
근데 벌써 누군가 그 장군님에 대한
이야기를 해주었나요?
453
00:40:38,100 --> 00:40:39,300
뮐러 장군이요?
454
00:40:39,300 --> 00:40:41,230
아니요
뮐러 장군 말고 다른 분입니다
455
00:40:48,630 --> 00:40:53,960
생각이, 그럼 제가 이야기해 드리죠
456
00:40:55,730 --> 00:41:02,760
블라우 장군이었습니다
B-L-A-U-W
457
00:41:02,800 --> 00:41:05,730
B-L-A-U-W
458
00:41:05,730 --> 00:41:08,660
네, 얀 블라우 장군이었어요
459
00:41:08,660 --> 00:41:20,660
머스탱 4대를 이끌고 이륙했는데
호위기 중에 1대가 격추되었어요
460
00:41:20,660 --> 00:41:25,160
적기에 타격을 당해서 추락한 겁니다
461
00:41:25,160 --> 00:41:29,130
조종사는 비상탈출을 해서
지상으로 내려 왔어요
462
00:41:30,000 --> 00:41:41,630
그래서 다른 조종사들이 헬기에 연락을 취해서
모든 조치를 취하려고 했습니다
463
00:41:41,630 --> 00:41:49,030
조종사가 추락하면 북한군이 오기 전에
헬기가 출동해서 구출해 가는 것이죠
464
00:41:49,030 --> 00:41:51,060
- 구조임무군요
- 맞습니다
465
00:41:52,360 --> 00:41:57,730
구조병력이 조종사를
구조하기 위해서 출동하고
466
00:41:57,730 --> 00:42:00,860
조종사를 북한군으로부터 보호하는 거죠
467
00:42:00,860 --> 00:42:01,930
북한군 말씀이지요?
468
00:42:01,930 --> 00:42:04,000
- 북한이죠
- 네, 맞습니다, 북한
469
00:42:04,000 --> 00:42:05,930
확실히 북한이었죠
470
00:42:06,300 --> 00:42:12,660
머스탱 항공기들은 연료가 떨어져 가고
헬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
471
00:42:12,660 --> 00:42:15,330
오고 있었지만
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
472
00:42:15,660 --> 00:42:22,760
그때 블라우 장군이
다른 기체의 두 조종사에게
473
00:42:22,760 --> 00:42:23,860
"기지로 복귀하도록"
474
00:42:25,000 --> 00:42:30,100
"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가다가
연료가 부족하게 된다"라고 말했습니다
475
00:42:30,100 --> 00:42:31,760
조종사들이
"어떻게 하실겁니까?"라고 묻자
476
00:42:31,760 --> 00:42:36,530
장군은 "가능한 한 오래 저 조종사를
지켜야지"라고 대답했습니다
477
00:42:36,960 --> 00:42:43,560
어떻게 했는지 아세요? 연료가 떨어져 가자
지상의 조종사 옆에 착륙을 시켰습니다
478
00:42:46,260 --> 00:42:49,260
- 이 이야기를 이미 들으셨나요?
- 아뇨, 처음 듣습니다
479
00:42:49,260 --> 00:42:51,500
사실입니다
480
00:42:51,500 --> 00:42:55,330
미군 훈장 중에 가장 높은
훈장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
481
00:42:55,600 --> 00:42:56,630
십자장?
482
00:42:59,030 --> 00:43:00,400
그게...
483
00:43:00,400 --> 00:43:04,930
명예 훈장? 아니, 그건
미국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것 같네요
484
00:43:04,930 --> 00:43:07,730
지금 한 번 찾아 볼까요?
485
00:43:07,800 --> 00:43:20,600
조종사 옆에 착륙하고는 헬기 균형을 맞출
돌을 서둘러 가져오라고 말했습니다
486
00:43:20,600 --> 00:43:26,030
헬기에 타면 돌의 무게로
균형을 맞춰야 했거든요
487
00:43:26,630 --> 00:43:30,030
결국 헬기가 도착했는데
488
00:43:30,030 --> 00:43:34,760
북한군이 진입하는 도중에
헬기가 무사히 이륙했습니다
489
00:43:38,600 --> 00:43:40,860
감동적인 이야기네요
490
00:43:40,860 --> 00:43:43,860
물론 조종사는 부상을 입었습니다
491
00:43:45,060 --> 00:43:50,260
그래서 장군이 의무실에
병문안을 하러 가니까
492
00:43:50,260 --> 00:43:53,500
조종사는 장군에게, "제 생명의 은인이세요
감사합니다"라고 했습니다
493
00:43:54,030 --> 00:43:57,530
장군은, "친구, 당연히 해야 할 일이잖나"
라고 대답했고요
494
00:43:59,430 --> 00:44:03,260
책들을 찾아보면
이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
495
00:44:07,100 --> 00:44:13,730
선생님 대대에서도
이런 구조임무를 많이 했었나요?
496
00:44:14,600 --> 00:44:20,730
네, 꽤 많은 인원이 구조되었습니다
497
00:44:21,200 --> 00:44:25,030
수훈십자훈장 맞습니까?
498
00:44:25,030 --> 00:44:26,900
맞는 것 같네요
499
00:44:34,530 --> 00:44:38,800
한국에서 싸우고 있는 이유를
알고 계셨습니까?
500
00:44:39,300 --> 00:44:43,830
제 관점에서는 공산주의에
맞서는 싸움이었습니다
501
00:44:44,630 --> 00:44:46,860
제가 싸운 이유도 그렇고요
502
00:44:46,860 --> 00:44:54,260
그럼 당시 1950년대 40년대 후반에서
50년대 즈음 남아공에서도
503
00:44:54,260 --> 00:44:57,560
공산주의의 위협을 주변에서
느끼셨던 것이 맞습니까?
504
00:44:57,560 --> 00:44:58,500
네
505
00:45:03,200 --> 00:45:09,300
한국에서 전쟁을 치르시는 과정에서
가장 어려웠던 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?
506
00:45:09,300 --> 00:45:11,460
한 가지만 꼽는다면요
507
00:45:11,500 --> 00:45:13,300
가장 힘든 것이 어떤 것인지 말인가요?
508
00:45:13,300 --> 00:45:14,360
선생님 입장에서요
509
00:45:15,860 --> 00:45:18,900
그거 아세요? 저는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
할 것이 없었습니다
510
00:45:18,900 --> 00:45:20,260
정말로요
511
00:45:20,260 --> 00:45:22,760
힘들 게 뭐 있겠습니까?
512
00:45:22,760 --> 00:45:30,330
한국에서 생활하고 있고, 우리 뒤에는
미국인들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고요
513
00:45:30,330 --> 00:45:33,930
크리스마스 날에도
전쟁은 계속되었지만
514
00:45:33,960 --> 00:45:47,230
크리스마스에 기대하는 새우라던지
훈제 햄 같은 것들도 다 나왔고요
515
00:45:47,230 --> 00:45:49,630
줄 서서 받았죠
516
00:45:49,630 --> 00:45:54,060
아, 이건 하나 얘기해야겠네요
아군 중에 한 명이 크리스마스 날 죽었어요
517
00:45:54,060 --> 00:45:55,130
어째서죠?
518
00:45:56,060 --> 00:46:00,900
미군이 그를
러시아인으로 오인했습니다
519
00:46:01,800 --> 00:46:07,330
여기 이거 보이시죠
520
00:46:14,860 --> 00:46:22,360
이걸 소련군 별마크로
오인했다고 하더군요
521
00:46:25,360 --> 00:46:31,900
선생님 동료 한 분을 소련군으로
착각했다는 말씀이신가요? 어떻게 됐습니까?
522
00:46:31,900 --> 00:46:36,330
격추했죠
네, 죽였어요
523
00:46:39,760 --> 00:46:45,700
그러면 참전 경험 중에서
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요?
524
00:46:45,700 --> 00:46:52,430
조종사이셨고, 미 공군과 함께 작전을 하셨으니
대우는 썩 잘 해줬습니까?
525
00:46:52,460 --> 00:46:54,460
네, 그럼요
잘 해줬어요
526
00:46:55,000 --> 00:46:58,960
어느 것 하나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
527
00:46:58,960 --> 00:47:04,660
춥긴 했지요
제 삶에서 그렇게 추워 본 적은 없습니다
528
00:47:04,900 --> 00:47:09,030
겨울에 한국이
얼마나 추운지 아시잖아요
529
00:47:09,030 --> 00:47:10,930
저 사람이 말해주겠지만
530
00:47:10,930 --> 00:47:17,300
1953년에는 초겨울부터 늦겨울까지
한국에서 겨울을 다 보냈거든요
531
00:47:17,800 --> 00:47:22,200
하지만 21살 때여서
추위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았어요
532
00:47:22,230 --> 00:47:30,800
그래도 반원형막사 안에서 생활하셨죠?
난로가 있었나요? 한 개?
533
00:47:31,400 --> 00:47:34,600
- 난로는 두 개가 있었습니다
- 거기서 거의 왕처럼 사셨네요
534
00:47:34,600 --> 00:47:38,230
두 개씩은 다들 있지 않나요?
얼마나 추운지 아세요?
535
00:47:38,730 --> 00:47:49,700
화장실이 있으면
화장실에서 샤워를 했는데요
536
00:47:50,660 --> 00:47:59,560
샤워를 하고 나서
화장실에서 숙소까지 걸어갔습니다
537
00:48:00,330 --> 00:48:04,400
그 다음에 머리를 빗으면
머리에서 얼음이 떨어져 나왔어요
538
00:48:04,400 --> 00:48:06,230
그만큼 추웠습니다
539
00:48:06,230 --> 00:48:07,730
농담하시는 건 아니죠?
540
00:48:07,730 --> 00:48:11,860
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요
541
00:48:12,530 --> 00:48:18,530
아, 어떤 분들께는
좀 무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
542
00:48:18,530 --> 00:48:23,660
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시면
잘라낼 수 있나요?
543
00:48:23,660 --> 00:48:26,460
걱정 마세요
말씀하십시오
544
00:48:26,460 --> 00:48:29,130
말씀드리지요
알겠습니다
545
00:48:29,130 --> 00:48:40,860
말씀드린 것처럼, 샤워실도 있고
화장실도 있었어요
546
00:48:44,560 --> 00:48:47,700
변기들 여럿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죠
547
00:48:48,530 --> 00:48:56,400
이 변기들이 작동하는 방식은
물을 변기 전체에 내려 보내는 방식이었어요
548
00:48:56,400 --> 00:48:58,630
끝까지
549
00:49:00,200 --> 00:49:06,900
꾀가 있는 한 명이 잘됐다 싶은 겁니다
550
00:49:06,900 --> 00:49:19,230
신문지를 뭉쳐서 제트기 연료 있는 곳으로
가지고 가서는 연료를 신문지에 적셨어요
551
00:49:20,430 --> 00:49:21,660
들어본 얘기인가요?
552
00:49:21,660 --> 00:49:25,460
JP가 제트 오일이고
알겠습니다
553
00:49:25,460 --> 00:49:27,030
계속하시죠
554
00:49:27,030 --> 00:49:30,330
어쨌든 그래서, 그 친구가
변기 물을 내려 보내는 곳으로 가서
555
00:49:30,330 --> 00:49:35,900
신문지 뭉치에 불을 붙이고는
물과 함께 흘려 내려 보냈어요
556
00:49:35,900 --> 00:49:42,960
아 그날처럼 조종사들이 한꺼번에 변기에서
다 같이 뛰어오른 날이 없을 겁니다
557
00:49:42,960 --> 00:49:47,000
북한군보다도 더한 위협이었네요
그렇죠?
558
00:49:49,330 --> 00:49:53,930
가족 분들께 편지는
쓸 수 있으셨나요?
559
00:49:53,960 --> 00:49:59,260
네, 편지는 우리에게
아주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
560
00:49:59,260 --> 00:50:04,430
그런데 조금 우스운 얘기를
또 드리자면
561
00:50:04,430 --> 00:50:09,500
제 어머니는 제가 참전한다는 것에 대해서
정말 속상해하셨거든요
562
00:50:09,500 --> 00:50:11,960
어머니 입장에서는 가엾은 아이죠
563
00:50:11,960 --> 00:50:18,400
그래서 어머니는 남아공 공군에 가서
아들을 위한 소포를 보내셨어요
564
00:50:18,400 --> 00:50:24,000
소포에는 육포를 담으셨습니다
육포 아시죠?
565
00:50:24,000 --> 00:50:30,000
네, 알죠
566
00:50:31,400 --> 00:50:41,160
행정병이 제게 소포가 왔다고 하는 겁니다
567
00:50:41,200 --> 00:50:49,330
얼른 가서 소포를 받고
숙소에 돌아와서 열어봤지요
568
00:50:49,730 --> 00:50:57,060
안에 뭐가 들어있었는지 아세요?
배로 한국까지 오는데 6주가 걸렸습니다
569
00:50:57,630 --> 00:51:02,730
육포에 곰팡이가 잔뜩 핀 겁니다
정말 끔찍했죠!
570
00:51:02,730 --> 00:51:05,400
그냥 침대 밑으로 던져버렸습니다
571
00:51:05,400 --> 00:51:11,800
육포를 먹고 싶다던 친구들도
다들, 에이, 저건 못 먹지, 그러더군요
572
00:51:12,200 --> 00:51:16,700
그날 밤에, 아쉽지만
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차였습니다
573
00:51:16,700 --> 00:51:20,160
어디서 솔을 하나 찾아서
육포에 솔질을 좀 했더니
574
00:51:20,160 --> 00:51:22,300
곰팡이가 다 떨어져 나가는 거예요
575
00:51:22,300 --> 00:51:26,030
아름다운 육포의 모습이 돌아온 겁니다
576
00:51:26,030 --> 00:51:32,500
동료들은 다 육포에 곰팡이가 피었다고 생각해서
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
577
00:51:32,500 --> 00:51:36,100
육포는 전부 제 독차지였던 거죠
578
00:51:36,430 --> 00:51:40,200
- 드시고 괜찮으셨어요?
-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
579
00:51:40,200 --> 00:51:42,200
제 아내에게 물어보세요
580
00:51:42,200 --> 00:51:45,960
육포에 곰팡이가 있으면
그냥 솔질해서 털어내면 괜찮습니다
581
00:51:45,960 --> 00:51:49,700
어쩌면 어머니께서
다 조치를 취하셨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
582
00:51:49,700 --> 00:51:52,860
그렇게까지는 안 하셨을 겁니다
583
00:51:54,960 --> 00:51:58,160
한국을 떠나신 건 언제입니까?
584
00:52:00,660 --> 00:52:04,860
한국을 떠난 정확한 날짜는
기억이 안 납니다
585
00:52:04,860 --> 00:52:12,230
- 몇 월이었나요?
- 아마 8월이었을 거예요
586
00:52:12,300 --> 00:52:14,030
확실하지 않습니다
587
00:52:14,030 --> 00:52:15,930
네, 1953년
588
00:52:15,930 --> 00:52:18,200
- 정전협정 이후인가요?
- 네, 그렇죠
589
00:52:18,200 --> 00:52:22,630
정전협정이 체결될 당시
한국에 있었습니다
590
00:52:22,660 --> 00:52:24,830
이 질문을 한번 드려보겠습니다
591
00:52:25,430 --> 00:52:27,130
한국을 떠나실 시점에
592
00:52:27,130 --> 00:52:30,730
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
상상할 수 있었습니까?
593
00:52:30,730 --> 00:52:31,630
아니요
594
00:52:32,430 --> 00:52:33,530
왜요?
595
00:52:35,500 --> 00:52:42,830
그때 당시에 한국을 보셨다면
여러분도 그건 상상하지 못 했을 겁니다
596
00:52:43,160 --> 00:52:52,260
말하자면, 정말 우리 보다 못한
그때는 그...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네요
597
00:52:52,260 --> 00:53:00,530
K가 들어가는 단어는 안 쓰니까 임시거주지
우리 임시거주지보다 못한 곳에 살았어요
598
00:53:01,030 --> 00:53:05,100
불쌍한 사람들이었죠
정말 힘들어 보였습니다
599
00:53:05,100 --> 00:53:09,030
저는 한 번도 여기 남아공에서는
600
00:53:09,030 --> 00:53:14,560
사람들이 고향에서 그렇게 힘들게
살고 있는걸 보지 못했거든요
601
00:53:14,800 --> 00:53:17,300
그런데, 한국이
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았고
602
00:53:17,300 --> 00:53:20,430
그런 모습은 남아공의 어디에서도
볼 수 없었습니다
603
00:53:20,430 --> 00:53:25,660
한국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
한국이 이렇게 될지 정말 몰랐습니다
604
00:53:26,560 --> 00:53:31,960
선생님께서 참전해 주셔서
이런 아름다운 결과가 나왔습니다
605
00:53:33,100 --> 00:53:38,800
그런데 사람들은 6·25전쟁에 대해서
잘 알지 못하고, 잊혀진 전쟁으로 알려져 왔죠
606
00:53:38,800 --> 00:53:44,760
그리고 남아공 역사교육에서도
6·25전쟁에 대해서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
607
00:53:44,760 --> 00:53:47,130
- 맞습니다
- 왜 그렇죠?
608
00:53:50,000 --> 00:53:57,930
아마 여기에 사셔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
말 하기가 조심스럽네요
609
00:53:58,800 --> 00:54:02,260
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
610
00:54:05,260 --> 00:54:10,130
저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?
여기서 6·25전쟁에 대해서 더 가르칠 수 있을까요?
611
00:54:10,130 --> 00:54:16,060
남아공에서요? 글쎄요
힘들 것 같습니다
612
00:54:18,400 --> 00:54:25,130
선생님께는 6·25전쟁이 어떤 의미인가요?
그리고 또 세계사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?
613
00:54:26,160 --> 00:54:38,160
6·25전쟁이 저에게 갖는 의미는
먼저 한국인들이 많이 죽었어요
614
00:54:38,160 --> 00:54:42,160
수백만 명이 나라를 위해
싸우다가 죽었습니다
615
00:54:42,400 --> 00:54:48,830
그렇게 가난했는데도
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
616
00:54:48,830 --> 00:54:53,930
본인들은 싸우지 않으면서
다른 나라들에게 와서 대신 싸워 달라고 부탁하거나
617
00:54:53,930 --> 00:54:57,260
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어요
스스로 싸웠습니다
618
00:54:57,300 --> 00:55:01,230
그게 첫 번째라고 생각하고요
619
00:55:01,730 --> 00:55:14,660
두 번째는,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나서
미국이 국가 재건을 지원하기 시작했고
620
00:55:15,530 --> 00:55:18,400
한국인들은 일할
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
621
00:55:18,400 --> 00:55:24,100
돈을 낭비하지 않았어요
일을 했지요
622
00:55:24,800 --> 00:55:35,760
한국인들은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욱
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안 것 같습니다
623
00:55:36,900 --> 00:55:40,430
자랑스럽게, 그리고 열심히 일했죠
624
00:55:41,560 --> 00:55:48,500
그런 민족이 있다면
나라 하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
625
00:55:52,100 --> 00:55:58,000
한국에 가장 최근에 재방문하셨을 때
부인께서 동행하셨습니까?
626
00:55:58,000 --> 00:55:58,800
네
627
00:55:58,800 --> 00:56:01,960
- 그럼 부인을 좀 모셔도 될까요?
- 그렇게 하죠
628
00:56:04,100 --> 00:56:04,860
좋습니다
629
00:56:04,860 --> 00:56:09,400
-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
- 네, 제 이름은 쟈네트 비세르입니다
630
00:56:09,800 --> 00:56:11,030
철자를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?
631
00:56:11,030 --> 00:56:14,430
J-E-A-N-E-T-T-E 예요
632
00:56:14,430 --> 00:56:18,530
비세르는
V-I-S-S-E-R 이고요
633
00:56:19,100 --> 00:56:24,860
- 부인 되시죠?
- 피에트 비세르의 아내입니다
634
00:56:24,860 --> 00:56:30,000
- 결혼은 언제 하셨습니까?
- 1955년에 결혼했습니다
635
00:56:30,000 --> 00:56:32,630
남편께서 한국에서 돌아오신 이후군요?
636
00:56:32,630 --> 00:56:34,430
네, 한국에서 돌아왔습니다
637
00:56:34,430 --> 00:56:37,460
당시 6·25전쟁 참전용사라는
사실을 알고 계셨나요?
638
00:56:37,500 --> 00:56:41,560
네, 만났을 때 그이가
그랬다는 걸 알았어요
639
00:56:41,560 --> 00:56:45,260
6·25전쟁 참전에 대해서
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?
640
00:56:45,260 --> 00:56:47,030
거의 얘기하지 않았어요
641
00:56:48,060 --> 00:56:54,760
공군에 대해서는
더 많이 얘기를 했지만
642
00:56:54,760 --> 00:56:59,960
한국 이야기는 여기 저기서
조금씩 끌어내야 했어요
643
00:57:00,330 --> 00:57:03,530
그래서 점점 잊혀져 온 겁니다
이야기를 안 해서요
644
00:57:03,530 --> 00:57:05,900
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
맞아요
645
00:57:05,900 --> 00:57:09,960
엄청난 파괴를 목격하고
슬픈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죠
646
00:57:09,960 --> 00:57:11,760
맞아요, 슬픈 상황
647
00:57:13,700 --> 00:57:22,800
이후에는 한국에 대해서
알고 계셨던 것이 있나요?
648
00:57:23,830 --> 00:57:33,960
피트가 조금 얘기해 준 것
그리고 사진들 조금, 그것 말고는 없었어요
649
00:57:33,960 --> 00:57:36,030
한국에 대해서 딱히 몰랐습니다
650
00:57:36,030 --> 00:57:39,760
그럼 한국이 세계 최고의
부국에 속한다는 사실
651
00:57:39,760 --> 00:57:47,730
전쟁 폐허에서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은
언제 처음으로 알게 되셨나요?
652
00:57:47,730 --> 00:57:50,960
직접 한국에 가서 봤을 때 알았습니다
653
00:57:50,960 --> 00:57:53,430
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았어요
654
00:57:53,460 --> 00:58:00,300
자동차들도 길에 오래되거나
고장난 차들이 없었고요
655
00:58:00,330 --> 00:58:03,630
길가에도 잡석이 돌아다니지 않았죠
656
00:58:05,000 --> 00:58:07,600
건물들도 다 아름다웠습니다
657
00:58:08,000 --> 00:58:13,800
모든 것이 아름다웠기에 한국이
아름다운 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
658
00:58:15,400 --> 00:58:19,160
- 아주 훌륭하게 대접받았어요
- 네, 맞아요
659
00:58:19,160 --> 00:58:24,260
얼마나 잘해주던지
대단했습니다
660
00:58:24,260 --> 00:58:26,960
그렇게 대접해드릴 수 있었던 것 자체가
저희에게는 영광입니다
661
00:58:29,200 --> 00:58:31,630
남편 분의 참전 경험에 대해서는
어떻게 생각하세요?
662
00:58:31,630 --> 00:58:34,100
저희에게 말씀해 주시던 것처럼
663
00:58:34,100 --> 00:58:39,100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
전혀 몰랐던 상황에서 그 나라로 갔는데요
664
00:58:39,100 --> 00:58:44,260
한국을 떠나실 때도 오늘날 한국의 모습은
상상도 못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
665
00:58:44,260 --> 00:58:49,230
그리고 한국을 방문해 보셨고요
같이 다녀오셨죠
666
00:58:49,230 --> 00:58:51,300
이 모든 과정, 이야기에 대해서
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667
00:58:52,630 --> 00:58:56,530
말씀드리자면
이것도 우리 역사의 일부니까요
668
00:58:57,700 --> 00:59:00,930
훌륭한 역사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
669
00:59:00,930 --> 00:59:05,330
또 주님께서 저희에게
아름다운 사랑을 주셨고요
670
00:59:05,900 --> 00:59:12,300
받아들여야 할 때를 알고 주님께
남편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감사드립니다
671
00:59:12,300 --> 00:59:15,500
- 멀쩡히 돌아오셨죠?
- 네, 멀쩡하죠
672
00:59:15,500 --> 00:59:21,560
아까 제가 명함을 받았는데
그런 명함은 또 처음 봤습니다
673
00:59:21,560 --> 00:59:27,230
접이식으로 되어 있고 안쪽에는
성경 구절이 많이 적혀 있더라고요
674
00:59:27,230 --> 00:59:38,560
원죄를 인정하고 그리스도의 피와
부활에 대해 감사드리는 문구요
675
00:59:38,560 --> 00:59:41,530
- 주님의 존재를 믿으십니까?
- 네, 당연하죠
676
00:59:41,530 --> 00:59:47,060
사실 우리는 같은 날 밤에
주님을 뵈었습니다
677
00:59:47,460 --> 00:59:54,700
결혼생활을 얼마나 하신 거죠?
1955년도에 결혼하셨다고 했나요?
678
00:59:55,330 --> 00:59:57,330
1967년 정도 되네요
679
00:59:57,860 --> 01:00:01,160
요즘에는 매우 드문
장수 커플이십니다
680
01:00:03,560 --> 01:00:06,960
6·25전쟁 참전용사와
결혼하셨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까?
681
01:00:06,960 --> 01:00:08,630
네! 아주 자랑스럽습니다
682
01:00:08,630 --> 01:00:14,930
이 사람의 아내라는 사실 자체가
자랑스럽고, 아내라서 행복해요
683
01:00:15,530 --> 01:00:22,400
2020년은 남편분께서 참전하셨던
6·25전쟁이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
684
01:00:22,400 --> 01:00:25,830
2013년에는 직접
한국을 보시기도 했지요
685
01:00:25,830 --> 01:00:28,760
한국 국민들에게 남기고 싶으신
특별한 메시지가 있을까요?
686
01:00:31,000 --> 01:00:34,300
이룩하신 것에 대해
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
687
01:00:34,300 --> 01:00:36,660
지금처럼 계속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
688
01:00:37,900 --> 01:00:42,130
남편분과 함께 부인 목소리를
담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
689
01:00:42,130 --> 01:00:46,160
그럼 선생님, 한국 국민들에게 보내고 싶으신
특별한 메시지가 있나요?
690
01:00:46,800 --> 01:00:52,800
참전에 대해서, 한국에 대해서
한국과 남아공의 관계에 대해서
691
01:00:53,700 --> 01:00:58,130
양국 관계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죠
692
01:00:58,800 --> 01:01:03,800
지금 정부를 비롯한 여러 상황 속에서
693
01:01:03,800 --> 01:01:09,760
양국의 관계가 예전 같지 못한 것 같아
참 슬픕니다
694
01:01:10,660 --> 01:01:12,860
정말 아쉬워요
695
01:01:13,960 --> 01:01:22,060
한국에 재방문해서 여러분이 이룩한 성과를
직접 볼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대해
696
01:01:22,060 --> 01:01:26,630
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
697
01:01:29,700 --> 01:01:32,560
한국이라는 나라는...
698
01:01:34,660 --> 01:01:40,230
그러니까...
699
01:01:44,900 --> 01:01:46,260
세계적인 모범사례?
700
01:01:46,260 --> 01:01:52,800
네,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
전 세계에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
701
01:01:53,530 --> 01:02:02,100
국민들이 준비가 되어 있고
주어진 것에 감사하며
702
01:02:02,730 --> 01:02:12,630
함께 일해서 가진 것을
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면
703
01:02:12,630 --> 01:02:20,700
비록 정말 작은 나라이고
인구밀도가 정말 높지만
704
01:02:21,330 --> 01:02:22,960
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
705
01:02:22,960 --> 01:02:30,860
여러분이 이루어 낸 성과를 보십시오
여러분이야말로 제 영웅입니다
706
01:02:34,100 --> 01:02:38,530
말씀을 잘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
저희에겐 선생님이 영웅이니까요
707
01:02:38,530 --> 01:02:42,030
기억하는 것이 감사드릴 수 있는
한 가지 방법이겠지요
708
01:02:42,030 --> 01:02:51,160
하지만 그 보다, 선생님의 참전과 희생을
우리 역사교육을 통해 가르치고
709
01:02:51,160 --> 01:02:56,900
이 인터뷰를 전쟁 70주년의
특별한 시기에 잘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
710
01:02:56,900 --> 01:03:02,200
아름다운 집에 초대해 주시고
또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셔서
711
01:03:02,200 --> 01:03:04,600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712
01:03:04,600 --> 01:03:08,060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
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
713
01:03:08,100 --> 01:03:11,500
또 한국을 대표해서
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
714
01:03:12,830 --> 01:03:15,630
감사합니다
이렇게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해요
715
01:03:15,630 --> 01:03:18,700
맞아요, 감사합니다
오늘 인터뷰 즐거웠습니다
716
01:03:19,300 --> 01:03:20,430
감사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