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00 --> 00:00:06,960
저는 마이크 모그릿지입니다
2
00:00:06,960 --> 00:00:09,800
영국 왕립 런던연대 소속
수발총병이었습니다
3
00:00:09,800 --> 00:00:12,660
한번 수발총병은
영원한 수발총병이라고 말하지요
4
00:00:12,660 --> 00:00:17,000
한국에서 수발총병으로
복무한 이후에 놀랍게도
5
00:00:17,000 --> 00:00:20,400
일병으로 진급했습니다
6
00:00:22,130 --> 00:00:28,000
대부분의 수발총병이 그러하듯
저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
7
00:00:29,330 --> 00:00:35,860
알겠습니다, 스트리탐(Streatham)이나
페캄(Peckham) 출신일 것 같은데요?
8
00:00:35,860 --> 00:00:36,630
페캄입니다
9
00:00:36,630 --> 00:00:43,300
성장기, 제2차 세계대전 및 한국 파병 이전
기억나는 것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
10
00:00:43,300 --> 00:00:48,960
제2차 세계대전 중에 사람들과 함께
방에 모여 있던 것이 희미하게 기억납니다
11
00:00:48,960 --> 00:00:53,100
그때 아마 대여섯 살 정도이었을 겁니다
12
00:00:53,100 --> 00:00:57,600
전쟁이 선포되었는데
그게 무슨 의미인지 저는 몰랐지요
13
00:00:57,600 --> 00:01:01,730
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건
방독면을 쓰고 띠를 몸에 두르고
14
00:01:01,730 --> 00:01:04,200
학교 운동장에 서 있었던 일입니다
15
00:01:04,200 --> 00:01:07,000
그리고 우리는 컴벌랜드로 피난을 갔습니다
16
00:01:07,000 --> 00:01:13,300
당시에 모두 포격이나 폭격을
당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
17
00:01:13,300 --> 00:01:17,100
그때 모든 아이들이 피난을 갔지만
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
18
00:01:17,230 --> 00:01:20,760
모두들 항상 런던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는데
19
00:01:20,760 --> 00:01:23,660
돌아온 직후에 독일의
대 공습이 시작되었습니다
20
00:01:23,660 --> 00:01:26,800
현명한 결정이 아니었지요
21
00:01:26,800 --> 00:01:30,960
이후에 데본으로 피난 갔다가
22
00:01:30,960 --> 00:01:35,330
다시 돌아왔고
결국에 에식스로 피난을 갔어요
23
00:01:35,330 --> 00:01:42,200
썬더슬리는 두들버그가
자동차 경주를 했던 바로 그곳입니다
24
00:01:42,200 --> 00:01:45,760
항상 길 밖에서
자동차가 오는 것을 바라보다가
25
00:01:45,760 --> 00:01:48,160
엔진이 멈추면 그걸 보려고
미친 듯 달려갔지요
26
00:01:48,200 --> 00:01:53,630
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
희미한 기억이지요
27
00:01:53,630 --> 00:01:58,800
세 번에 걸친 피난에 대한 기억은 어떻습니까?
매번 좋은 경험이었나요?
28
00:01:58,830 --> 00:02:02,800
대체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
사람들이 친절하고 선했지요
29
00:02:02,800 --> 00:02:04,360
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는 했어요
30
00:02:04,360 --> 00:02:08,400
런던에서, 특히 런던 동부에서
피난해온 많은 아이들 때문에
31
00:02:08,400 --> 00:02:12,860
피난지 일부 사람들의 생활에
무척 큰 불편을 끼쳤습니다
32
00:02:12,860 --> 00:02:15,860
대피할 때 구덩이에
들어가 있기도 했습니다
33
00:02:15,860 --> 00:02:18,260
어른들이 주변으로 와서
아이들을 가리키며
34
00:02:18,260 --> 00:02:20,860
"저 아이는 내가 꺼낼게
저 아이는 네가 끌어내!"라고 말했지요
35
00:02:20,900 --> 00:02:26,260
구덩이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기도 했는데
좋은 일은 아니었지요
36
00:02:26,300 --> 00:02:35,730
수발총병은 대개 동부 런던
남동부나 동단 지역 출신으로
37
00:02:35,730 --> 00:02:40,100
모두 폭격을 경험했으므로
그게 6·25전쟁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
38
00:02:40,130 --> 00:02:44,360
한국에 도착해서 포격을 경험했을 때
우리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다
39
00:02:44,360 --> 00:02:47,000
어렸을 때 겪었던 일이거든요
40
00:02:47,000 --> 00:02:51,860
또한 서명을 하고 집을 떠나
군인이 되는 모든 과정도 마찬가지 일이군요
41
00:02:51,860 --> 00:02:56,830
집을 떠나 있는 것도 경험하셨잖아요?
42
00:02:56,830 --> 00:03:00,160
항상 여행하고 싶었습니다
43
00:03:00,160 --> 00:03:06,930
그러므로 군복무에 소집되는 것은
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였지요
44
00:03:06,930 --> 00:03:12,100
소집되어서 부대장에게 갔습니다
나이 든 멋진 대령이었는데 그가 말했지요
45
00:03:12,100 --> 00:03:16,200
"자네는 A-1이야 그러니 보병부대에
들어갈 수 있는 특전이 있어"
46
00:03:16,200 --> 00:03:18,300
저는 아주 기뻤습니다
47
00:03:18,300 --> 00:03:21,230
그리고 대령은 선호하는 연대가
있냐고 물었습니다
48
00:03:21,230 --> 00:03:23,900
저는 없다고 대답하면서
어떤 연대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
49
00:03:23,900 --> 00:03:27,000
대령은 블랙 워치(Black Watches)가
아주 훌륭한 연대라고 말했습니다
50
00:03:27,000 --> 00:03:32,300
그는 깃털을 장식한 나이 든 사람의
사진을 보여 주었어요
51
00:03:32,300 --> 00:03:35,500
저는 "좋습니다, 블랙 워치 연대의
주둔지가 어딥니까?"라고 말했습니다
52
00:03:35,500 --> 00:03:37,430
그가 스코틀랜드에 주둔한다고 해서
53
00:03:37,430 --> 00:03:39,460
저는 좀 더 가까운 곳에
주둔하는 연대가 있는지 물었습니다
54
00:03:39,460 --> 00:03:42,360
그러자 대령은
왕립 수발총병 연대도 있다고 해서
55
00:03:42,960 --> 00:03:47,430
저는 그 주둔지를 물었습니다
런던 타워 근처에 있다고 하더군요
56
00:03:47,430 --> 00:03:49,860
집에서 버스로 3분 걸리는 곳이었어요
57
00:03:49,860 --> 00:03:52,200
그래서 집으로 가서 어머니께 말했어요
58
00:03:52,200 --> 00:03:54,930
"괜찮아요, 매일 밤 집에 올게요"
59
00:03:54,930 --> 00:03:56,960
완전히 순진했었죠
60
00:03:56,960 --> 00:04:00,400
약 두 달 후
입대를 앞두고 있을 때였어요
61
00:04:00,400 --> 00:04:03,760
어머니가 신문을
침대 위에 올려놓았어요
62
00:04:03,760 --> 00:04:06,460
그러고는 말씀하셨지요
"너 참 영리한 놈이군?"
63
00:04:06,500 --> 00:04:09,900
신문을 보니 '왕립 수발총병 부대
한국 파병'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어요
64
00:04:09,900 --> 00:04:13,730
하지만 블랙 워치 연대도
마찬가지로 한국으로 파병되었으니
65
00:04:13,730 --> 00:04:17,430
어느 연대를 택했더라도
한국으로 가게 되어 있었지요
66
00:04:17,800 --> 00:04:22,360
당신의 학교 교육 측면에서
분명 어느 정도 지장을 받았을 것 같은데요
67
00:04:22,360 --> 00:04:24,360
이 질문은 사실 종우 씨가
부탁해서 드립니다
68
00:04:24,360 --> 00:04:27,030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
아는 것이 있었나요?
69
00:04:27,030 --> 00:04:30,700
학교에서 한국에 대해 배웠나요?
지리 수업 시간에 들어 보셨나요?
70
00:04:30,700 --> 00:04:33,360
아니요, 한국에 대해
아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
71
00:04:33,360 --> 00:04:37,060
그냥 어떤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지요
전쟁 중인 나라요
72
00:04:37,060 --> 00:04:38,860
젊었을 때 제가 권투를 좀 했습니다
73
00:04:38,860 --> 00:04:41,860
입대해서 소속여단 권투 선수로 선발됐어요
74
00:04:41,860 --> 00:04:44,830
그때 포병대 대표 선수와
시합을 했던 것 같은데
75
00:04:44,830 --> 00:04:51,000
시합이 끝나고 권투 시합 담당 장교가
찾아와서 묻더군요
76
00:04:51,000 --> 00:04:54,530
"자네, 영국에 남아서
복싱팀에서 뛰지 않겠나?"
77
00:04:54,560 --> 00:04:56,500
저는 대답했죠
"아닙니다, 외국으로 나가고 싶습니다"
78
00:04:56,500 --> 00:04:59,400
그 제안을 거절하고
한국으로 갔습니다
79
00:04:59,400 --> 00:05:04,130
파병이 농담이 아니란 걸 깨달은 건
한국에 도착한 후였습니다
80
00:05:04,760 --> 00:05:10,160
형제, 자매, 부모님에 대해서도
말씀해주세요
81
00:05:10,160 --> 00:05:14,060
저보다 두 살 어린 남동생이 있습니다
82
00:05:14,730 --> 00:05:21,100
부모님은 당시에 모두 살아 계셨습니다
지금은 물론 돌아가셨지요
83
00:05:21,100 --> 00:05:23,730
가족은 어디에 살았습니까?
당신은 이스트 엔드 출신인가요?
84
00:05:23,730 --> 00:05:28,530
예전부터 우리는
런던 동부에서 살았습니다
85
00:05:29,230 --> 00:05:33,600
이스트 엔드는 강 북쪽 지역이고
우리는 이스트런던에 살았는데
86
00:05:33,600 --> 00:05:35,030
남동쪽 지역에 살았습니다
87
00:05:35,030 --> 00:05:41,860
아버지 쪽 집안은 예전부터
런던에 살았습니다
88
00:05:41,860 --> 00:05:48,930
코가 이마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있었는데
배관공일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셨죠
89
00:05:48,930 --> 00:05:51,600
그 정도로 열심히 하셨지만
가족을 부양할 돈이 없었습니다
90
00:05:51,600 --> 00:05:56,030
할아버지는 선술집에서
맨주먹 투기 시합에 나가기도 했는데
91
00:05:56,030 --> 00:05:59,860
이기면 10실링을 받았습니다
가족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죠
92
00:05:59,860 --> 00:06:02,260
저의 배경은 이 정도입니다
93
00:06:02,260 --> 00:06:07,630
저는 가난했지만, 소위 위선적 속물이
되지 않아 그 점이 자랑스러워요
94
00:06:07,630 --> 00:06:10,360
아버지는 변변한 직업을
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
95
00:06:10,360 --> 00:06:14,300
미들랜드 은행의 야간 경비원으로
일을 시작했습니다
96
00:06:14,800 --> 00:06:21,460
마지막에는 미들랜드 은행 전체
비사무직 간부의 책임자까지 승진했어요
97
00:06:21,460 --> 00:06:24,430
아주 훌륭하게 해냈어요
98
00:06:24,430 --> 00:06:28,130
제 관점에서, 각각 다른
다섯 학교를 다녔습니다
99
00:06:28,130 --> 00:06:31,660
피난에서 돌아와서
페캄 중학교를 다시 다녔습니다
100
00:06:32,400 --> 00:06:38,130
모두들 피난 중 각지에서
정말 대단한 경험을 하고 돌아왔어요
101
00:06:38,130 --> 00:06:43,760
스코틀랜드로 피난했던 아이들은
스코틀랜드 억양으로 말했어요
102
00:06:43,760 --> 00:06:48,460
아이들은 모두 런던 출신이었지만
피난했던 지방의 억양을 배워 왔어요
103
00:06:48,860 --> 00:06:51,600
그때 상황을 잘 보여주는 일이 있습니다
104
00:06:51,600 --> 00:06:53,660
제가 길게 말해도 이해해 주세요
105
00:06:53,660 --> 00:07:00,060
옥스퍼드 주의 SSAFA 비서로 근무할 때
우리 교장 선생님은 말버러 공작이었어요
106
00:07:00,430 --> 00:07:08,260
말버러 공작이 은퇴 시 위원회의 위원들은
고별 오찬을 하기로 의결했습니다
107
00:07:08,260 --> 00:07:12,000
신임 회장은 수잠 코웬 장군이었습니다
108
00:07:12,000 --> 00:07:15,960
아주 대단한 분이셨지요
저는 그분과 아주 잘 지냈습니다
109
00:07:15,960 --> 00:07:22,160
이 오찬에서 만났을 때 저에게
레이디 앤 코웬 옆에 앉으라고 하더군요
110
00:07:22,200 --> 00:07:25,330
그래서 부인 옆에 앉아서 제가
"저, 부인..."이라고 말을 꺼내자
111
00:07:25,330 --> 00:07:27,460
부인이 "아니요, 앤으로 부르세요"
112
00:07:27,460 --> 00:07:29,000
"마이크, 당신에 관한 얘기를
듣고 싶군요"라고 말했습니다
113
00:07:29,000 --> 00:07:31,400
그래서 "뭘 알고 싶습니까?"라고 묻자
114
00:07:31,400 --> 00:07:34,130
"어디서 교육을 받았습니까?"라고
되물었어요
115
00:07:34,130 --> 00:07:36,330
그래서 페캄 중학교라고 대답했더니
116
00:07:36,330 --> 00:07:38,530
졸업하고 어디로 진학했느냐고
물으셨어요
117
00:07:38,530 --> 00:07:40,200
그래서 15세 때 이야기를 했지요
118
00:07:40,200 --> 00:07:43,260
교장 선생님이 우리를
운동장으로 데리고 가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
119
00:07:43,260 --> 00:07:45,500
"저기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거 보이지?"
120
00:07:45,500 --> 00:07:47,900
"저기가 직업 소개소란다
가서 일자리를 찾으렴"
121
00:07:47,900 --> 00:07:50,500
앤 코웬 부인은 이 이야기에
아주 매료되었지요
122
00:07:50,500 --> 00:07:54,130
그녀는 이런 일을
경험해보지 않았을 겁니다
123
00:07:54,800 --> 00:08:01,830
물론, 선생님은 여행을 원했으므로
런던 수발총병 연대가 좋겠다고 결정하셨잖아요
124
00:08:01,830 --> 00:08:04,130
훈련 과정을 어떻게 적응하셨습니까?
125
00:08:04,130 --> 00:08:08,300
수발총병 연대에서 초기 몇 주 간의 생활에
기억나는 것이라도 있을까요?
126
00:08:08,730 --> 00:08:13,960
처음 며칠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
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
127
00:08:14,460 --> 00:08:17,730
런던 타워에 갔었는데
128
00:08:17,730 --> 00:08:20,460
아까 말씀드렸듯이
제가 권투를 좀 했습니다
129
00:08:20,460 --> 00:08:24,360
제 침대 옆 두 침대의 주인은
권투 연맹전에서
130
00:08:24,360 --> 00:08:26,500
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지요
131
00:08:26,900 --> 00:08:30,530
둘은 저보다 2-3일 전에 와 있었어요
132
00:08:31,060 --> 00:08:33,800
그래서 여기서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더니
133
00:08:33,800 --> 00:08:37,860
"아침에 어떤 노인이
여섯 시에 일어나서 트럼펫을 불면"
134
00:08:37,860 --> 00:08:40,230
"사람들이 모두 나가서 근처에서 행군하죠
그렇지만 우리는 하지 않아요"라고 말하더군요
135
00:08:40,230 --> 00:08:43,700
그럼 뭘 하느냐고 물었더니
"우리는 정원에서 산책해요"라는 답을 들었죠
136
00:08:43,700 --> 00:08:47,130
아무튼 같이 다니자고 하더군요
137
00:08:47,130 --> 00:08:51,200
그래서 사흘 동안 정원에서 산책하고
맥주와 커피를 마셨죠
138
00:08:51,200 --> 00:08:55,860
삼 일째 되는 날, 한 병장이 저를 발견하고는
왜 군복을 안 입고 있냐고 물었어요
139
00:08:55,860 --> 00:08:57,660
군복을 못 받았다고 했더니
140
00:08:57,660 --> 00:09:01,460
제게 군복을 주고
위아래로 행군을 시켜
141
00:09:01,460 --> 00:09:05,900
정말 지루했습니다
142
00:09:05,900 --> 00:09:10,330
왼발로 서 있어야 하는 것도
무척 안 좋았어요
143
00:09:10,330 --> 00:09:14,860
다음 날 아침 발이 풍선처럼 부어
아프다고 보고했지요
144
00:09:14,860 --> 00:09:19,500
군의관이 발에 뼈가
부러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
145
00:09:19,630 --> 00:09:23,700
울리치 군 병원(Woolwich Military Hospital)으로
후송할 테니
146
00:09:23,700 --> 00:09:25,560
2시에 다시 오라고 했어요
147
00:09:25,600 --> 00:09:28,300
그래서 두 친구에게 울리치 군 병원으로
가게 되었다고 말했더니
148
00:09:28,300 --> 00:09:32,030
그들도 함께 가겠다고 하더군요
당시에 울리치는 시골이었거든요
149
00:09:32,360 --> 00:09:37,500
앰뷸런스가 도착하자, 둘이 와서
저랑 같이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어요
150
00:09:37,500 --> 00:09:41,430
자기들은 군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
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하더군요
151
00:09:41,430 --> 00:09:43,300
그러더니 출입문 밖으로
걸어서 나가더군요
152
00:09:43,300 --> 00:09:45,100
두 사람은 로니 크레이,
레지 크레이였죠
153
00:09:45,960 --> 00:09:48,130
- 그런가요?
- 맞아요
154
00:09:48,130 --> 00:09:50,860
아, 그들은 그냥 그렇게 나갔어요
155
00:09:50,860 --> 00:09:53,560
그 뒤로도 긴 이야기가 있지요
156
00:09:53,560 --> 00:09:55,630
교도관을 거의 죽을 지경으로
만들어 놨었죠
157
00:09:55,630 --> 00:09:59,430
캔터베리 교도소에서
교도관의 목을 찌르고 탈옥했는데
158
00:09:59,430 --> 00:10:01,700
그때 70바늘을 꿰맸어요
159
00:10:01,700 --> 00:10:04,230
그들은 결국 불명예스럽게
파면되었습니다
160
00:10:05,430 --> 00:10:08,630
하지만 저와 함께 있을 때는
꽤 괜찮은 친구들이었습니다
161
00:10:08,630 --> 00:10:13,400
그들은 저와 18세 동갑이고
권투를 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기 때문이죠
162
00:10:13,400 --> 00:10:15,260
그들은 유능한 파이터였나요?
실력 있는 권투 선수였나요?
163
00:10:15,260 --> 00:10:16,760
그렇지요
실력 있는 권투 선수였어요
164
00:10:16,760 --> 00:10:22,830
우리 지역 사람들 중,
유능한 복서들은
165
00:10:22,830 --> 00:10:29,260
대부분 아마추어 권투 협회 같은 곳에
가입하지 않았어요
166
00:10:29,260 --> 00:10:32,700
대신 런던 토머스앤드베켓
(Thomas and Beckett) 체육관에서
167
00:10:32,700 --> 00:10:37,100
스파링 상대를 해주고
1라운드당 5실링을 받았습니다
168
00:10:37,100 --> 00:10:38,200
저도 그 일을 했어요
169
00:10:38,200 --> 00:10:44,200
17살 때 최고 선수들의 스파링 상대가 되어주고
1라운드당 5실링을 받았지요
170
00:10:44,200 --> 00:10:46,400
당시에는 큰돈이었습니다
171
00:10:46,630 --> 00:10:52,360
영국 해안을 벗어나
한국으로 향하던 때 무엇이 기억납니까?
172
00:10:52,360 --> 00:10:54,460
한국으로 곧장 가셨나요
아니면 다른 곳을 경유했나요?
173
00:10:54,460 --> 00:10:55,760
그래요, 홍콩을 경유했습니다
174
00:10:55,760 --> 00:11:00,360
대대는 이미 파견을 나간 상태였고
저희 연대는 증강부대였습니다
175
00:11:00,760 --> 00:11:05,000
그래서 우리 대대는
1년을 꽉 채워서 파견되었고
176
00:11:05,000 --> 00:11:07,860
저희 연대는 증강부대로
7개월 가량 한국에 있었습니다
177
00:11:07,860 --> 00:11:09,800
부대에 언제 합류하셨습니까?
178
00:11:09,800 --> 00:11:11,360
먼저 훈련을 런던 타워에서 받았지요
179
00:11:11,360 --> 00:11:14,700
- 그때가 몇 년도였습니까?
- 대략 1952년이었습니다
180
00:11:14,700 --> 00:11:18,200
- 1952년도 언제였나요?
- 11월이었던 것 같아요
181
00:11:19,160 --> 00:11:20,900
맞아요
182
00:11:22,460 --> 00:11:25,730
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다
183
00:11:25,730 --> 00:11:31,760
한국에 가기 위해 우리는
실제로 캔터베리에서 출발했습니다
184
00:11:31,760 --> 00:11:36,460
이름을 기억할 수 없지만
그 사람이 밤중에 나를 깨워서
185
00:11:36,460 --> 00:11:39,130
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어요
186
00:11:39,130 --> 00:11:42,330
이제 한국으로 갈 건데
여기를 떠나면 안 된다고 제가 말했더니
187
00:11:42,330 --> 00:11:44,300
그 사람은 아니라고 하면서
떠나겠다고 하더군요
188
00:11:44,300 --> 00:11:45,860
그는 떠돌이였습니다
189
00:11:46,300 --> 00:11:48,900
저는 군에서 그 사람을 찾아 체포하여
다시 군대에 복귀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
190
00:11:48,900 --> 00:11:52,300
그는 동반 여행자들과 함께 하므로
군에서 자신을 찾아내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
191
00:11:52,300 --> 00:11:54,160
그냥 사라져버릴 거라고 했지요
192
00:11:54,400 --> 00:11:58,530
이틀 후, 우리가
사우스햄프턴 부두에 있을 때
193
00:11:58,530 --> 00:12:02,830
수갑을 차고 온 사람이 있었는데
바로 그 떠돌이였어요!
194
00:12:02,830 --> 00:12:06,060
좀 재미있는 얘기죠
195
00:12:06,360 --> 00:12:11,500
바다를 바라보던 어떤 친구가 말했죠
196
00:12:11,500 --> 00:12:13,930
"저것 봐, 저것 보라고"
197
00:12:13,930 --> 00:12:16,100
그래서 모두 바다를 보았는데
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
198
00:12:16,100 --> 00:12:17,760
그래서 제가 저기에 뭐가 있냐고 물었지요
199
00:12:17,760 --> 00:12:19,160
그가 대답했어요
"저 바닷물을 봐"
200
00:12:19,160 --> 00:12:22,930
그는 바쁘게 살았던 사람이라
결코 바다를 본 적이 없었던 거지요
201
00:12:24,500 --> 00:12:27,800
그것도 즐거운 기억이죠
그런 일화들은
202
00:12:27,800 --> 00:12:31,700
선상에서 예방 주사나
면역 조치를 받았던 기억이 있나요?
203
00:12:31,700 --> 00:12:34,900
- 출발 전에 받았습니다
- 그렇군요
204
00:12:34,900 --> 00:12:36,360
출항 후 다시 예방 주사를 맞았고요
205
00:12:36,360 --> 00:12:43,300
홍콩인지, 그 맞은편 중국 본토의 신 점령지인지
모르겠는데, 아무튼 그 쪽에 갔습니다
206
00:12:43,300 --> 00:12:47,100
아주 대단한 역이었어요
거기서 6주 정도 머물렀습니다
207
00:12:47,100 --> 00:12:50,760
저는 거기서 도싯 연대를 대표하여
권투 시합에 나갔습니다
208
00:12:50,760 --> 00:12:52,730
우리는 도싯 연대에 배속되었지요
209
00:12:53,160 --> 00:12:56,930
블랙 워치 병사들은
길 건너편에 있었습니다
210
00:12:56,930 --> 00:12:59,630
그들은 얼스터 소총부대에
배속되었을 겁니다
211
00:13:00,160 --> 00:13:04,300
저에게는 권투를 할 수 있는
기회였지요
212
00:13:04,300 --> 00:13:06,530
나중에 더 자세히 얘기하겠습니다
213
00:13:07,100 --> 00:13:10,400
홍콩에 있을 때 또는
그 후의 이야기 부분인가요?
214
00:13:10,400 --> 00:13:14,430
제가 전사했다고
보고되었던 이야기입니다
215
00:13:14,430 --> 00:13:16,200
좋습니다
216
00:13:16,200 --> 00:13:21,700
면역 센터에 있을 때를 기억하십니까?
어떤 걸 기억하시나요?
217
00:13:21,700 --> 00:13:27,400
우리는 한 줄로 섰고
의무병 4명이 있었습니다
218
00:13:27,400 --> 00:13:29,200
우리는 양팔을 내밀었어요
219
00:13:29,200 --> 00:13:33,060
이쪽 팔에 한 번, 저쪽 팔에 한 번
예방 접종을 받았지요
220
00:13:33,430 --> 00:13:40,030
홍콩에서 또 했던 일이 있는데
몇 개의 배지 모양 표지가 있어
221
00:13:40,030 --> 00:13:41,630
배지 언덕(Badge Hill)이라고 불렀어요
222
00:13:41,630 --> 00:13:47,060
우리는 완전 군장을 하고 언덕을
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도록 명령을 받았어요
223
00:13:47,060 --> 00:13:52,360
동료 중에 박사가 한 명이 있었는데
해야 할 훈련 중에 최악이라고 하더군요
224
00:13:52,360 --> 00:13:54,200
하지만 군대가 그렇지요
225
00:13:54,200 --> 00:13:55,760
군대에는 그런 훈련 말고도
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지요
226
00:13:55,760 --> 00:13:59,900
홍콩에 머무를 때, 6·25전쟁에 대해
어떤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?
227
00:13:59,900 --> 00:14:04,060
신문에 있는 내용만 알았습니다
228
00:14:04,060 --> 00:14:08,600
도싯 연대에는 주일마다
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었습니다
229
00:14:08,600 --> 00:14:14,260
우리 부대는 도싯 연대에
배속된 중대이므로
230
00:14:14,260 --> 00:14:22,400
교회에서 기도하고 한국에서 전사한
수발총병을 위해 언제나 2분간 묵념을 했습니다
231
00:14:22,660 --> 00:14:28,160
전사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
전쟁의 현실감을 느꼈었던 것 같아요
232
00:14:29,360 --> 00:14:35,500
한국에 최초 또는 초기에 배치되었던
수발총병 중에 지인이 있었습니까?
233
00:14:35,500 --> 00:14:39,300
우리는 같은 지역 출신이라
서로 알고 있었죠
234
00:14:39,300 --> 00:14:42,200
마이클 케인은
우리 바로 위쪽에 살았습니다
235
00:14:42,200 --> 00:14:45,760
개인적인 세부 신상을 모르지만
그를 알았죠
236
00:14:45,760 --> 00:14:49,000
그가 사람들이 많이 가입한
청년 클럽에 다녔기 때문에
237
00:14:49,000 --> 00:14:51,130
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요
238
00:14:51,400 --> 00:14:54,100
그래요, 그 사람 이름이
마이클 케인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
239
00:14:54,100 --> 00:14:56,730
- 마이클 뭐였더라
- 마이클 화이트인가요?
240
00:14:56,730 --> 00:14:58,930
마이클 화이트
그게 맞네요
241
00:14:59,930 --> 00:15:04,600
홍콩에 갔을 때를 회상하면
242
00:15:04,600 --> 00:15:08,000
권투,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
보냈던 게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
243
00:15:08,000 --> 00:15:12,430
그러다가 다가오는 월요일에
한국으로 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
244
00:15:12,430 --> 00:15:19,160
일본을 경유할 때 전투의 상흔이 남아 있는
하라무라에도 갈 거라고 들었습니다
245
00:15:19,930 --> 00:15:23,960
일본에 도착하자 하라무라에
가지 않을 거라고 하더군요
246
00:15:23,960 --> 00:15:25,630
한국에서 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이죠
247
00:15:25,630 --> 00:15:30,060
다음 날 저녁쯤
한국으로 갈 거라고 했어요
248
00:15:30,430 --> 00:15:36,200
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 한 명과 같이
249
00:15:37,460 --> 00:15:39,760
잠시 철조망 밖으로 나갔습니다
250
00:15:39,760 --> 00:15:41,730
밖으로 나가서 히로시마에서
좋은 시간을 보내고
251
00:15:41,730 --> 00:15:45,500
시간에 맞춰 돌아와
잠자리에 들었습니다
252
00:15:46,260 --> 00:15:51,230
한국에 가서 다시 돌아올 수
없을지도 모르니 기회가 있어
253
00:15:51,230 --> 00:15:53,860
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
나갔던 거였지요
254
00:15:53,860 --> 00:15:55,860
군에서는 우릴 기소하지 못했어요
255
00:15:55,860 --> 00:15:58,130
한국에 가야 했으니까요
256
00:15:58,130 --> 00:16:00,100
아무튼 처벌을 면제받았죠
257
00:16:00,100 --> 00:16:02,160
그러면 히로시마에 갔었군요
258
00:16:02,160 --> 00:16:07,330
원자 폭탄이 떨어진 곳을
보고 싶었습니다
259
00:16:07,330 --> 00:16:10,530
너무 기대되었습니다
대단한 경험이잖아요
260
00:16:10,530 --> 00:16:14,500
원자 폭탄이 떨어져 생긴
일종의 분화구 같은 것을 보았습니까?
261
00:16:14,500 --> 00:16:17,230
네, 그곳은 전부 폐허였습니다
262
00:16:17,230 --> 00:16:23,030
여자의 조각상이 있었는데
조각상이 아니라
263
00:16:23,030 --> 00:16:25,560
실루엣이었습니다
264
00:16:25,800 --> 00:16:31,460
여자와 아이가 벽돌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
265
00:16:31,460 --> 00:16:35,460
그들의 시신을 치우고 나서
남은 실루엣이었지요
266
00:16:35,460 --> 00:16:38,730
정말 무서운 장면이었습니다
267
00:16:41,360 --> 00:16:48,000
좋습니다, 밤에 나갔다 왔지만
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갔군요
268
00:16:48,000 --> 00:16:50,200
한국에서 어디로 상륙하셨습니까?
269
00:16:50,200 --> 00:16:51,900
부산에 상륙했습니다
270
00:16:52,130 --> 00:16:57,100
가장 먼저 기억나는 건 배가 입항하니
미군 군악대가 나타났습니다
271
00:16:57,400 --> 00:17:02,430
군악대가 이쪽저쪽으로 행진하면서
재즈곡을 연주했습니다
272
00:17:02,430 --> 00:17:06,960
군악 대장은 미군 쪽으로는 전혀 시선을
주지 않고 으스대며 걸어 다녔습니다
273
00:17:06,960 --> 00:17:09,000
하지만 일종의 환영 행사였습니다
274
00:17:09,330 --> 00:17:13,160
거기서 2-3일 간 머물며
재정비를 했습니다
275
00:17:13,330 --> 00:17:18,000
그러고 나서 기차를 타고
대대에 합류했습니다
276
00:17:19,330 --> 00:17:21,430
지금 같으면 몇 시간 떨어진 곳이었죠
277
00:17:21,430 --> 00:17:24,630
하지만 그때를 회고하니
하루 반 기차를 탄 것 같습니다
278
00:17:25,200 --> 00:17:28,400
언제 한국에서 무장을 갖췄습니까?
일본에서 미리 했나요?
279
00:17:28,400 --> 00:17:31,300
아니면 부산항에 내려서
부두 근처에서 했나요?
280
00:17:31,300 --> 00:17:35,430
부산에서 무장을 했는데 부두 근처는 아니었고
임시 부대에서 무장을 갖추었습니다
281
00:17:35,430 --> 00:17:40,930
미군이나 캐나다군 모두 부산항에 가서
무장을 갖추었습니다
282
00:17:41,760 --> 00:17:43,460
거기서 방탄 조끼도 받았습니까?
283
00:17:44,130 --> 00:17:48,200
아니요, 대대에 도착해서
받았던 것 같습니다
284
00:17:48,630 --> 00:17:52,300
대대로 출발하기 전
285
00:17:52,300 --> 00:17:54,700
임시 부대에서 있었던 일 중에
기억나는 게 있습니까?
286
00:17:55,000 --> 00:17:58,360
아니요, 특별히 없습니다
287
00:17:58,360 --> 00:18:00,060
그냥 머물렀던 기억만 납니다
288
00:18:00,060 --> 00:18:06,100
한 가지 기억으로 배급 전투 식량
(R-rations)이 상당히 좋았습니다
289
00:18:06,100 --> 00:18:09,060
하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
한 친구가 들어오더니
290
00:18:09,060 --> 00:18:12,530
"여기는 미군 배급 식량이 나오는 곳이므로
취사장에서 나오세요"라고 말하더군요
291
00:18:12,530 --> 00:18:15,200
거기에는 치킨이며 여러 가지
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있었습니다
292
00:18:15,200 --> 00:18:18,160
마치 다른 세상 같았어요
고급 호텔의 식당 같았습니다
293
00:18:19,860 --> 00:18:26,100
그러면, 오랫동안 기차를 타고 내린 후
전선으로 이동할 때
294
00:18:26,660 --> 00:18:31,430
1,500톤급 배를 이용했나요?
아니면 전선까지 걸어서 이동했나요?
295
00:18:31,430 --> 00:18:34,700
아니요, 우리 대대는
휴식 지역에 있었습니다
296
00:18:34,700 --> 00:18:41,360
무슨 일이 있었나 하면, 여러 보병 대대가
3, 4주 동안 전선에 나가 있었습니다
297
00:18:41,360 --> 00:18:44,260
그러면 후방으로 돌아와서
일주일에서 열흘 정도
298
00:18:44,260 --> 00:18:46,130
소위 휴식 지역에서 쉬었습니다
299
00:18:46,160 --> 00:18:49,660
우리 휴식 지역은
'7지역'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
300
00:18:49,660 --> 00:18:51,860
'7지역' 아니면
'3지역'이었을 것 같습니다
301
00:18:52,530 --> 00:18:56,060
전선에서 3-5km 후방으로
떨어진 곳이었죠
302
00:18:58,660 --> 00:19:04,630
전선에 있지 않으므로 쉴 수 있거나
분명히 안전한 곳이었죠
303
00:19:04,630 --> 00:19:08,330
중국군이나 북한군은
땅굴을 파서 침투하여
304
00:19:08,760 --> 00:19:12,760
마을로 가서
마을 사람들과 살기도 했습니다
305
00:19:12,760 --> 00:19:16,100
마을 사람들은 너무 두려워서
아무도 막지 못했습니다
306
00:19:16,100 --> 00:19:19,600
적은 우리에게
무차별 사격을 가했습니다
307
00:19:19,600 --> 00:19:24,930
휴식 지역에서도
공격에 노출될 수 있었지요
308
00:19:25,360 --> 00:19:29,230
저한테 딱 한 번 일어난 일인데
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
309
00:19:29,230 --> 00:19:35,860
'7지역'에 왔을 때는 두려웠나요?
310
00:19:35,860 --> 00:19:37,660
다시 전투에 복귀할 것을
알았을 텐데 말이죠
311
00:19:37,660 --> 00:19:46,030
아니요, 맥주를 파는 커다란 텐트가 있어
아사히 맥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
312
00:19:46,030 --> 00:19:53,300
얼음처럼 찬 개울이 있었는데
개울에 맥주를 넣어 차갑게 해서 마셨습니다
313
00:19:53,500 --> 00:19:57,630
그 개울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
재미있게 놀았습니다
314
00:19:57,630 --> 00:20:03,260
우리는 무지해서
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었죠
315
00:20:03,860 --> 00:20:06,200
네,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
316
00:20:06,200 --> 00:20:08,900
그러면 전선으로 이동하기 전에
얼마 동안 휴식 지역에 있었습니까?
317
00:20:08,900 --> 00:20:14,100
정확하지 않지만
일주일 정도 있었습니다
318
00:20:14,100 --> 00:20:21,960
어느 날 갑자기
장비를 챙기라는 명령을 받고
319
00:20:21,960 --> 00:20:26,230
2-3 시간 후 전선으로
돌아가고 있었습니다
320
00:20:26,230 --> 00:20:33,800
그래서 밤 10시나 11시쯤 큰 트럭을 타고
후크(Hook) 고지로 이동했으며
321
00:20:33,800 --> 00:20:35,600
그곳은 집중 포격을 받고 있었습니다
322
00:20:35,600 --> 00:20:38,830
그때 우리는 후크고지 후방으로
이동했습니다
323
00:20:38,830 --> 00:20:44,400
우리는 대전차 소대였지만
소총 소대로 활동했습니다
324
00:20:44,400 --> 00:20:46,660
중국군이 탱크를
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
325
00:20:46,760 --> 00:20:51,460
우리는 웰링턴 공작의
연대 공병과 있었습니다
326
00:20:51,460 --> 00:20:59,830
그 공병들은 참호에 침입한
중국군과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지요
327
00:20:59,830 --> 00:21:03,530
거기서 착검을 하고
기다려야만 했습니다
328
00:21:03,530 --> 00:21:06,800
공병들이 적을 제압하지 못하면
우리가 진입해야 했죠
329
00:21:08,230 --> 00:21:12,700
공병이 제대로 전선을 장악하여
우리는 진입하지 않았습니다
330
00:21:12,700 --> 00:21:18,060
따라서 조식 후
휴식 지역으로 돌아왔습니다
331
00:21:18,060 --> 00:21:21,100
이후 후크 고지로 복귀했습니다
332
00:21:21,100 --> 00:21:23,900
그리고 3주 동안
그 고지를 인수하여 지켰어요
333
00:21:24,400 --> 00:21:30,500
그때 후크 고지에서 벌어진 상황을
잘 알아 설명할 수 있습니다
334
00:21:30,500 --> 00:21:34,030
중국군이 자살 공격(인해전술)을 했습니다
335
00:21:34,030 --> 00:21:38,600
그들이 감행했던 것이
후크 고지의 마지막 전투였지요
336
00:21:38,600 --> 00:21:46,200
당시 엄청난 중국군 병력이 전진했고
적 포병이 후크 고지에 포격을 가했습니다
337
00:21:46,400 --> 00:21:53,860
우리 포병대는 중국군의 병력을
줄이기 위해 중국군에게
338
00:21:53,860 --> 00:21:56,400
방어 포격을 퍼부었습니다
339
00:21:56,400 --> 00:21:57,600
하지만 중국군이 다가오자
340
00:21:57,600 --> 00:22:00,300
그들에게 퍼붓는 우리의 방어 포격도
우군에게 가까워졌습니다
341
00:22:00,300 --> 00:22:03,200
결국 중국군이 후크 고지에 접근하자
342
00:22:03,200 --> 00:22:07,760
우리 포병대와 적군의 포병대가
모두 후크 고지에 포화를 퍼붓게 되었습니다
343
00:22:07,800 --> 00:22:11,600
분명히 루머이지만
어떤 사람은 그날 밤 후크 고지에는
344
00:22:11,600 --> 00:22:16,230
엘 알라마인보다 포탄이
더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
345
00:22:16,230 --> 00:22:18,800
정말 엄청난 집중 포격이었어요
346
00:22:19,060 --> 00:22:24,630
하지만 우리는 후방 참호에 위치하여
심한 포격을 받지 않았습니다
347
00:22:25,000 --> 00:22:30,830
하지만 앞으로 전진해 보니
참호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
348
00:22:30,830 --> 00:22:33,930
그곳은 넓은 개활지였어요
349
00:22:33,960 --> 00:22:36,300
우리는 네 번째로 투입되었어요
350
00:22:36,300 --> 00:22:40,400
기억나는 것 중에 재미있는 건
351
00:22:40,400 --> 00:22:43,530
제 개머리판이 반대로
조립되어 있었던 거예요
352
00:22:43,530 --> 00:22:48,630
웰링턴 공작 연대는 대포 발사구가
있는 긴 터널을 확보했는데
353
00:22:48,630 --> 00:22:51,930
그곳은 양쪽 끝에서만
출입할 수 있었지요
354
00:22:51,930 --> 00:22:57,530
그런데 중국군이 등에
폭발물을 짊어지고 들어와서
355
00:22:57,530 --> 00:22:59,760
자폭하여 터널을 폭파했지요
356
00:23:00,230 --> 00:23:08,530
중국군은 제 담당 대포 발사구
바로 밖에서 땅굴을 팠어요
357
00:23:08,530 --> 00:23:10,100
제가 있던 대포 구멍이었죠
358
00:23:10,100 --> 00:23:12,100
- 포좌 말씀이시군요
- 네, 포좌요
359
00:23:12,100 --> 00:23:16,600
한 젊은 시인이 쓴 시를
엮어서 나온 시집이 있습니다
360
00:23:17,000 --> 00:23:25,300
웰링턴 공작의 부하 중에서 홀랜드 소대장이
시들을 편집했다고 합니다
361
00:23:25,300 --> 00:23:27,530
훌륭한 시예요
362
00:23:27,530 --> 00:23:32,600
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
윌프레드 오언의 시만큼 좋다고 생각할 거예요
363
00:23:32,960 --> 00:23:36,000
저는 영광스럽게도 홀랜드 소대장을
터널 밖으로 옮기는 것을 보았지요
364
00:23:36,000 --> 00:23:37,360
그는 이후에 죽었습니다
365
00:23:37,930 --> 00:23:41,360
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살아 있었고
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
366
00:23:41,360 --> 00:23:44,530
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
철조망을 빨리 걷어내는 것이었습니다
367
00:23:44,530 --> 00:23:47,460
참호 앞에는 가시 철조망이 있었습니다
368
00:23:47,900 --> 00:23:54,430
처음 정찰을 나갔던 곳은
무인 지대였는데 아주 멀지 않았습니다
369
00:23:54,430 --> 00:23:58,660
하지만 철조망이 거기에
가로 놓여 있었지요
370
00:23:58,660 --> 00:24:04,300
이따금 중국군은 낙하산 조명탄을 쏘아 올렸는데
그 근처가 전부 환해졌습니다
371
00:24:04,560 --> 00:24:10,300
낙하산 조명탄이 터지는 걸 보면
본능적으로 황급히 몸을 던져
372
00:24:10,300 --> 00:24:14,060
바닥에 엎드리게 되는데
그렇게 하면 절대 안 됩니다
373
00:24:14,060 --> 00:24:17,130
적은 조명탄을 쏘고
움직임을 감시합니다
374
00:24:17,130 --> 00:24:20,900
그래서 몸을 던져 바닥에 엎드리면
적에게 내 위치를 알려주게 되지요
375
00:24:20,900 --> 00:24:22,960
그러니까 그대로 서 있어야 합니다
376
00:24:22,960 --> 00:24:25,630
꼼짝 않고 3분 동안
그렇게 서 있어야 했어요
377
00:24:25,630 --> 00:24:29,960
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움직이는 것을
찾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렇게 해야죠
378
00:24:29,960 --> 00:24:32,030
좋은 주입식 교육이었습니다
379
00:24:32,030 --> 00:24:34,900
누가 그걸 가르쳐 줬습니까?
설명을 받았나요?
380
00:24:34,900 --> 00:24:37,500
네, 설명을 해줬어요
훈련을 받는 거죠
381
00:24:37,500 --> 00:24:39,330
군대에서 하는 일입니다
382
00:24:39,900 --> 00:24:45,330
현장은 어땠습니까?
아침에 도착했을 때부터 상황을 기억하시나요?
383
00:24:45,330 --> 00:24:48,060
사방에 시체가 널려 있었을 텐데
무척 참혹했을 것 같습니다
384
00:24:48,060 --> 00:24:53,900
BUC라는 임무가 있었는데
세상에서 정말 최악의 일이었습니다
385
00:24:53,900 --> 00:24:56,160
영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임무가
시체를 수습하는 일이었죠
386
00:24:56,160 --> 00:24:58,500
중국군 시체가 사방에 널려 있었습니다
387
00:24:58,500 --> 00:25:02,300
제가 쓰던 간이 천막은
전선의 참호 뒤에 있었습니다
388
00:25:02,300 --> 00:25:06,400
우리는 낮에 간이 천막에서
잠을 잤습니다
389
00:25:06,730 --> 00:25:11,930
간이 천막 밖에
중국군 시체를 쌓아두었지요
390
00:25:11,930 --> 00:25:13,630
높이가 2.4m가 넘었습니다
391
00:25:13,830 --> 00:25:17,960
시체 더미 가장 위에는
장교의 시체를 두었는데
392
00:25:17,960 --> 00:25:20,100
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어서
장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
393
00:25:20,100 --> 00:25:22,300
사병들은 모두 머리를 밀었거든요
394
00:25:22,300 --> 00:25:26,730
아무튼 중국군 시체를
그곳에 두었습니다
395
00:25:26,730 --> 00:25:32,760
문제는 밖으로 나가
자루에 시체를 담아
396
00:25:33,930 --> 00:25:36,200
끌고 오는 일이었습니다
397
00:25:36,200 --> 00:25:39,560
그래서 당연히 그 일은 저녁에 했죠
398
00:25:39,560 --> 00:25:44,830
나가서 시체를 자루에 담으면서
중국군이 보고 있지는 않을까
399
00:25:44,830 --> 00:25:47,430
적의 정찰대가 올라오지는 않을까
걱정을 하게 되지요
400
00:25:47,430 --> 00:25:49,130
시체는 사후경직으로 뻣뻣하고요
401
00:25:49,130 --> 00:25:51,300
삐죽 나온 팔을
자루에 넣을 수가 없어서
402
00:25:51,300 --> 00:25:54,000
결국은 계속해서 팔을 발로 차면서
자루에 집어 넣었습니다
403
00:25:54,000 --> 00:25:55,730
그것만으로도 끔찍하지요
404
00:25:55,730 --> 00:26:00,160
하지만 2주 정도 지나면
시체에 구더기가 끓어요
405
00:26:00,160 --> 00:26:07,360
그러면 온통 구더기가 들끓는 시체를
자루에 넣어서 끌고 오느라 애를 먹습니다
406
00:26:07,360 --> 00:26:12,500
하지만 우리는 2.4m 넘게 쌓인
시체 더미를 치웠어요
407
00:26:12,500 --> 00:26:16,930
그리고 우리 중 누군가가
장교의 손에 꽃 한 송이를 쥐여 주었습니다
408
00:26:16,930 --> 00:26:20,130
하지만 시체 썩는 냄새는 아...
409
00:26:20,500 --> 00:26:26,200
그 끔찍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
마스크를 쓰잖아요
410
00:26:26,200 --> 00:26:27,500
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거죠
411
00:26:27,500 --> 00:26:32,360
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했지요
그 기억은 평생 따라다닙니다
412
00:26:32,360 --> 00:26:35,430
끔찍한 시체 썩는 냄새는 항상...
413
00:26:35,430 --> 00:26:36,900
흥미롭군요
414
00:26:36,900 --> 00:26:40,400
중국군은 밤에 와서
자기편 시체를 조사했잖아요
415
00:26:40,400 --> 00:26:43,460
야간에 전투를 하고
다음 날 시체를 수습하려고 가서 보면
416
00:26:43,460 --> 00:26:46,330
중국인 시체는 사라지고
없었다고 들었습니다
417
00:26:46,330 --> 00:26:49,830
중국군이 시체를
어디론가 가져간거죠?
418
00:26:49,830 --> 00:26:53,800
중국군은 가능한 한
전사자 시체를 가져갔어요
419
00:26:54,230 --> 00:26:58,400
네, 항상 그랬지요
420
00:26:58,400 --> 00:27:01,500
그린 핑거(Green Finger)에서
421
00:27:01,500 --> 00:27:05,160
중국군과 싸웠을 때도
분명 전사한 중국군이 있었을텐데
422
00:27:05,160 --> 00:27:10,060
적군이 철수한 이후에 보니까
중국군 시체는 안보였어요
423
00:27:10,060 --> 00:27:12,200
우리와 적과 매우 가까이 있었지요
424
00:27:12,200 --> 00:27:15,300
여기에서 저 언덕까지 거리밖에
되지 않았어요
425
00:27:16,560 --> 00:27:19,330
우리는 스텐 기관단총을
보유하고 있었죠
426
00:27:19,760 --> 00:27:21,430
아주 무시무시한 총이었죠
427
00:27:21,430 --> 00:27:24,060
2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
시체를 치우는 작업을 했다고요?
428
00:27:24,060 --> 00:27:27,630
네, 중국군 시체가 정말 많았습니다
429
00:27:28,160 --> 00:27:32,100
철조망에 걸려 있는 시체를
그대로 두기도 했습니다
430
00:27:32,100 --> 00:27:35,630
아까 말씀드렸던 시집에도
그런 장면이 나옵니다
431
00:27:35,630 --> 00:27:40,030
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부대에서도
그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시까지 있는거죠
432
00:27:40,030 --> 00:27:42,530
오래된 가시 철조망에 걸려 있는
시체에 대한 이야기요
433
00:27:42,530 --> 00:27:47,700
그 시에 등장하는 사람들이...
434
00:27:47,700 --> 00:27:50,660
그러니까 철조망에 걸린 시체가
바람에 흔들리면
435
00:27:50,660 --> 00:27:54,100
살아있는 중국군인 줄 알고
총을 쏘았다는 시 구절이 있어요
436
00:27:54,130 --> 00:28:00,200
정말 머리카락이 쭈뼛할 만큼
끔찍한 장면이죠
437
00:28:00,200 --> 00:28:03,060
또 하나 기억하는
저는 어느 날 밤에
438
00:28:03,530 --> 00:28:08,800
브렌 경기관총 사수로서
감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
439
00:28:08,800 --> 00:28:10,700
전방에 이동 물체가 있다고 말했더니
440
00:28:10,700 --> 00:28:14,160
아마도 부사수 마이크 파월이 와서
"쥐였습니다"라고 했어요
441
00:28:14,160 --> 00:28:19,560
전방에 60cm 정도이었는데
저에게는 적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
442
00:28:19,960 --> 00:28:23,900
원래 그렇지요
집중하다 보면 피곤해지니까요
443
00:28:23,900 --> 00:28:27,100
후크 고지에는 특히 쥐가 들끓었어요
444
00:28:27,100 --> 00:28:30,700
큰 쥐들이 시체를 파먹고 살았지요
445
00:28:30,730 --> 00:28:36,430
쥐에게는 고급 호텔 식당 같은 곳이었죠
446
00:28:37,260 --> 00:28:41,960
저는 이제껏 그렇게
큰 쥐를 보지 못했습니다
447
00:28:41,960 --> 00:28:45,830
낮에 간이천막에서 잠을 자면
쥐들이 몸 위로 뛰어 다녔어요
448
00:28:45,830 --> 00:28:47,530
쥐가 몸 위로 뛰어다녀도
신경 쓰지 않았습니다
449
00:28:47,530 --> 00:28:48,960
사실 적응이 되었습니다
450
00:28:50,000 --> 00:28:54,030
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
451
00:28:54,300 --> 00:28:57,300
만약 요즘 사람들에게
그 이야기를 해주면 기겁 할 거예요
452
00:28:57,300 --> 00:28:59,860
하지만 우리에게는
그저 보통 발생한 일이지요
453
00:28:59,860 --> 00:29:06,460
후크 고지에 최초로 진입할 때
우리는 오솔길을 따라
454
00:29:06,460 --> 00:29:10,660
진지로 올라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
455
00:29:10,660 --> 00:29:13,900
그때 아군 두 명이 내려오고 있었는데
길이 아주 질퍽했습니다
456
00:29:13,900 --> 00:29:17,960
두 병사는 들것으로
동료를 옮기고 있었는데
457
00:29:17,960 --> 00:29:21,100
부상자는 신음을 지르고
눈을 부라리고 있었습니다
458
00:29:21,100 --> 00:29:22,600
그들이 말했습니다
"친구, 우리 좀 도와줘"
459
00:29:22,600 --> 00:29:24,330
"땅이 너무 미끄러워서 말이야"
460
00:29:24,330 --> 00:29:28,430
저는 좋다고 말하고
들것을 들고 내려오는 것을 도왔습니다
461
00:29:28,430 --> 00:29:31,500
다 내려오면 응급차 지프가
부상자를 실어 가게 되어 있었지요
462
00:29:31,500 --> 00:29:34,730
두 친구에게 어디를 다쳤냐고 물으니
다리에 총을 맞았다고 하더군요
463
00:29:34,730 --> 00:29:38,160
다리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는 걸 보고
464
00:29:38,160 --> 00:29:40,900
큰 부상이 아니니
상처를 꿰매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
465
00:29:40,900 --> 00:29:43,460
다 내려왔는데 그는 죽어 있었지요
466
00:29:43,460 --> 00:29:48,530
내상을 입었거나
쇼크로 죽은 게 분명했어요
467
00:29:48,530 --> 00:29:55,330
전쟁이 영화 속 카우보이와
인디언 이야기가 아닌 것을 깨닫게 했죠
468
00:29:55,330 --> 00:29:57,830
눈앞에 닥친 현실이었어요
469
00:29:58,360 --> 00:30:04,000
후크 고지에 대한 이야기가
두 가지 더 있습니다
470
00:30:04,200 --> 00:30:12,260
먼저 제가 본 가장 운 좋은
군인의 이야기입니다
471
00:30:12,260 --> 00:30:17,600
때로는 참호가 없는 곳에서
노출되어 있던 경우도 있었죠
472
00:30:17,600 --> 00:30:22,530
저를 포함해 세 명이 같이 있었는데
그 중에 수발총병 로니 코슨이 있었어요
473
00:30:22,530 --> 00:30:27,060
우리 셋은 몸을 굽히고 있었는데
중국군이 우리를 봤어요
474
00:30:27,060 --> 00:30:29,600
적이 박격포 5발을 우리 위로 쐈어요
475
00:30:29,600 --> 00:30:31,730
중국군은 박격포를 아주 잘 다뤘어요
476
00:30:31,760 --> 00:30:37,660
저와 에이미 캠시라는 친구는
공중으로 튀어 올랐어요
477
00:30:37,660 --> 00:30:41,730
공중으로 3m 정도 튀어 올랐다가
귀속이 윙윙거리면서 땅으로 떨어졌어요
478
00:30:41,730 --> 00:30:44,130
일어나보니 다친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
479
00:30:44,600 --> 00:30:47,500
폭발하면서 몸이 튕겼지만
다치지는 않았어요
480
00:30:47,500 --> 00:30:49,800
하지만 로니 코슨은 파편으로 뒤덮였어요
481
00:30:49,800 --> 00:30:52,330
파편을 다 맞았던 거예요
482
00:30:52,330 --> 00:30:55,160
그 점에서 그는 불행했지요
483
00:30:55,160 --> 00:31:02,000
아무튼 우리는 그를 들것에 싣고
아래로 내려와 지프차에 눕혔는데
484
00:31:02,000 --> 00:31:04,100
내려오면서 들것에서 떨어졌습니다
485
00:31:04,100 --> 00:31:08,700
운전병이 그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해서
제가 옆에서 앉아 붙잡고 있었습니다
486
00:31:08,700 --> 00:31:16,330
이후 저는 지휘소로 돌아왔고
군의관이 그를 데려 갔습니다
487
00:31:16,330 --> 00:31:20,830
제가 지휘소에 있는 동안
또 한 사람이 들것에 실려 왔습니다
488
00:31:20,830 --> 00:31:22,400
거기에는 병사들이 많았습니다
489
00:31:22,400 --> 00:31:27,730
날씨가 무척 더워
군의관은 속옷 차림이었어요
490
00:31:28,000 --> 00:31:29,560
그리고 한 부상병이 있었는데
491
00:31:29,560 --> 00:31:32,230
그가 누워있는 들것에서
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어요
492
00:31:32,230 --> 00:31:33,800
수도꼭지처럼 피가 쏟아졌습니다
493
00:31:34,160 --> 00:31:36,060
이 젊은 친구가
군의관에게 말했습니다
494
00:31:36,060 --> 00:31:38,030
"난 죽지 않아요, 난 죽지 않아요"
495
00:31:38,030 --> 00:31:39,100
군의관이 대답했습니다
496
00:31:39,100 --> 00:31:41,760
"그럼요, 죽지 않아요
우리가 상처를 꿰맬 거예요"
497
00:31:41,760 --> 00:31:45,830
군의관이 잠시 저쪽으로 걸어간 사이에
그 젊은 친구는 죽었습니다
498
00:31:46,200 --> 00:31:47,600
너무 슬펐어요
499
00:31:47,600 --> 00:31:48,900
로니 코슨 이야기를 다시 할게요
500
00:31:48,900 --> 00:31:50,530
그가 왜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인지
말하겠습니다
501
00:31:50,530 --> 00:31:57,300
우리는 후크 고지에 도착한 후에
355고지로 올라갔습니다
502
00:31:57,300 --> 00:32:03,530
그는 참호에 혼자 있었는데
중국군이 쏜 박격포 한 발이 참호로 떨어졌습니다
503
00:32:03,530 --> 00:32:08,400
박격포탄 날개에 한쪽 다리가 잘렸지만
포탄은 터지지 않았습니다
504
00:32:09,160 --> 00:32:12,100
그보다 더 운이 좋을 수는 없었지요
505
00:32:12,700 --> 00:32:15,800
후크 고지의 다른 경험을 말하겠습니다
506
00:32:15,800 --> 00:32:25,700
중국군은 처음 공격할 때
그린 핑거 진지의 여러 동굴에 집합했습니다
507
00:32:25,700 --> 00:32:28,130
그 곳은 우리 전개 정찰대 진지 중
하나였어요
508
00:32:29,030 --> 00:32:35,430
저를 포함해 세 명이 그린 핑거에
전개 정찰을 나가서
509
00:32:35,430 --> 00:32:39,460
중국군이 그린 핑거에 있는지 살피고
동굴을 지켜보러 갔습니다
510
00:32:39,860 --> 00:32:47,800
그린 핑거로 진입했을 때 중국군은
몇 가지 징후로 우리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
511
00:32:47,800 --> 00:32:51,760
정찰을 하면서 아군이 공격 준비를 하는지
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죠
512
00:32:51,760 --> 00:32:54,630
꽤 자주 그렇게 감시했습니다
우리는 은밀하게 엎드려 있었는데
513
00:32:54,630 --> 00:32:59,630
중국군이 서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서
그들이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
514
00:32:59,630 --> 00:33:01,660
그들이 이동하는 소리도 들렸어요
515
00:33:01,660 --> 00:33:04,630
우리는 무전으로
적의 이동을 보고했습니다
516
00:33:04,630 --> 00:33:07,160
무전기는 전방에서 사용하는
88세트 장비죠
517
00:33:07,330 --> 00:33:11,560
이후 조치로 철수 허가를 요청했습니다
518
00:33:11,560 --> 00:33:14,700
부대에서는 철수 허가해야
효과적으로 포격을 가해
519
00:33:14,700 --> 00:33:16,460
결국 중국군을 사살하는 거죠
520
00:33:16,500 --> 00:33:19,330
하지만 우리는 철수 허가를
받지 못했습니다
521
00:33:19,330 --> 00:33:21,460
그래서 거기에 갇혀 있었지요
522
00:33:23,230 --> 00:33:26,500
결국 중국군이 우리가
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
523
00:33:26,500 --> 00:33:31,030
적은 우리가 몇 명인지 몰랐으며
따발총으로 사격을 개시했습니다
524
00:33:31,030 --> 00:33:33,500
따발총에 대해 들어보셨겠지요?
525
00:33:33,500 --> 00:33:35,860
네, 알지요
따발총 소리를 기억하시나요?
526
00:33:35,860 --> 00:33:38,600
네, "따따따따..." 이런 소리가 났어요
527
00:33:38,600 --> 00:33:48,400
어쨌든, 우리 부대에서는 따발총 소리가 끝나자
우리가 죽었다고 생각했어요
528
00:33:48,400 --> 00:33:52,730
그래서 그 진지에 포격을 가했지요
529
00:33:52,730 --> 00:33:54,230
저는 거기서 지켜보고 있었는데
530
00:33:54,230 --> 00:33:59,330
바로 내 옆쪽 에서 시뻘겋게 달구어진
파편들이 이리 저리로 튀었어요
531
00:33:59,330 --> 00:34:02,930
박격포 조준이 아주 정확했지요
532
00:34:02,930 --> 00:34:07,060
박격포 소대에 아는 대원이 있었는데
533
00:34:07,060 --> 00:34:11,060
그와 모두들 마이크 모그릿지는
죽었다고 말했답니다
534
00:34:11,060 --> 00:34:12,700
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죠
535
00:34:12,700 --> 00:34:15,260
박격포 사수는 포탄을
우리 셋 위로 퍼부으면서
536
00:34:15,260 --> 00:34:19,200
우리가 거기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
못 했다고 말했어요
537
00:34:19,200 --> 00:34:28,430
아무튼, 그 후에 적이 철수하면서
부상자들을 데리고 갔습니다
538
00:34:28,430 --> 00:34:30,660
적은 보통 부상자와 함께 철수했지요
539
00:34:30,660 --> 00:34:35,060
중국군이 부상자를 데리고 철수한 후
우리 부대도 화력 팀 정찰대를 보냈어요
540
00:34:35,060 --> 00:34:38,400
병장이 화력 팀 정찰대를
이끌었던 것 같은데
541
00:34:38,400 --> 00:34:40,830
그가 도착한 후 "너희들이
죽었다고 생각했어"라고 말했어요
542
00:34:40,830 --> 00:34:41,730
엎드려 있던 우리가 일어났죠
543
00:34:41,730 --> 00:34:47,760
낙하산 조명탄이 하늘로 올라가자
근처 언덕으로 중국군이 이동한 것이 보였습니다
544
00:34:47,760 --> 00:34:50,160
그린 핑거는 그 지역에서 돌출된
언덕 같은 곳이었습니다
545
00:34:50,160 --> 00:34:51,530
거기에 돌출된 다른 언덕도 있었는데
546
00:34:51,530 --> 00:34:55,300
중국군이 거기에서 우리에게 포격을 가해
우리는 다시 바닥에 엎드려야 했습니다
547
00:34:55,300 --> 00:35:02,230
아무튼 우리는 돌아와
파라 병장에게 갔습니다
548
00:35:02,230 --> 00:35:04,730
내가 들어가자 그는
전혀 놀라지 않았습니다
549
00:35:04,730 --> 00:35:07,260
그리고 말했습니다
"아, 우리는 자네가 죽은 줄로 알았네"
550
00:35:07,260 --> 00:35:11,600
"차 한잔 하겠나?"
아주 태평스럽게 말하더군요
551
00:35:11,600 --> 00:35:15,430
아까 홍콩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했지요
552
00:35:15,430 --> 00:35:19,760
저는 도싯 연대 선수로 복싱을 했죠
553
00:35:19,760 --> 00:35:23,330
홍콩에서 모든 복싱 팀이
상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
554
00:35:23,330 --> 00:35:30,030
우리가 한국을 떠날 때도 홍콩을 경유해서
이집트로 갔습니다
555
00:35:31,060 --> 00:35:32,830
우리는 정기 수송선을 탔지요
556
00:35:32,830 --> 00:35:40,200
정시 수송선에는 도싯 연대의 장교 한 명이
그의 아내와 함께 제 뒤에 서 있었습니다
557
00:35:40,200 --> 00:35:43,130
장교 옆에는 제 친구가 있었는데
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
558
00:35:43,130 --> 00:35:48,360
"이렇게 보니 반갑군, 샤를랜드
모그릿지 일은 참 안 됐네"
559
00:35:48,360 --> 00:35:51,430
그래서 샤를랜드는 모그릿지에게
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요
560
00:35:51,430 --> 00:35:53,530
"보니에게 들었는데
그가 한국에서 전사했다더군"
561
00:35:53,530 --> 00:35:54,600
그러자 토미 샤를랜드가 말했지요
562
00:35:54,600 --> 00:35:57,330
"아니요, 전사하지 않았습니다
장교님 바로 앞에 있는걸요"
563
00:35:57,330 --> 00:36:00,500
그래서 제가 돌아봤더니
그가 저를 보더군요
564
00:36:00,500 --> 00:36:02,730
살아서 천만다행이란 말도
하지 않았습니다
565
00:36:02,730 --> 00:36:05,800
도전적인 말투로 시큰둥하게 말했지요
"자네 죽은 게 아니었나?"
566
00:36:05,800 --> 00:36:07,660
우리는 더 길게 말하지 않았습니다
567
00:36:07,660 --> 00:36:09,330
"실례지만,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"
568
00:36:09,330 --> 00:36:11,430
배에서 내리려고 현문 앞에 섰을 때
그가 뒤돌아서 말했습니다
569
00:36:11,430 --> 00:36:14,360
"우리는 자네를 위해
2분 동안 묵념까지 올렸네"
570
00:36:14,360 --> 00:36:21,300
6·25전쟁 전사자들을 안다고 허풍을 떠는
그의 꿈을 제가 철저하게 망쳐버린 것 같았지요
571
00:36:21,300 --> 00:36:23,500
아주 놀라운 이야기이죠
572
00:36:23,800 --> 00:36:33,430
후크 고지에 배치되었을 때
또 다른 일이 있습니다
573
00:36:33,430 --> 00:36:38,100
마침내, 우리는
미국 해병대와 교대했습니다
574
00:36:38,130 --> 00:36:40,360
네, 분명히 미국 해병대가 맞아요
575
00:36:40,700 --> 00:36:44,360
그리고 우리는 휴식 지역으로 갔습니다
576
00:36:45,200 --> 00:36:52,260
가서 열흘쯤 후에... 임진강에서 수영하고
쉬어도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
577
00:36:52,560 --> 00:36:54,160
아주 좋았지요
578
00:36:54,160 --> 00:36:59,300
그렇게 열흘쯤 지내고 나서
우리는 355고지로 이동했습니다
579
00:36:59,300 --> 00:37:01,700
지브랄타라고도 불리우는 고지였죠
580
00:37:01,730 --> 00:37:05,800
마오리 족 지원대가 우리를
거기로 이동시켜 주었습니다
581
00:37:06,160 --> 00:37:08,160
뉴질랜드 군대였지요
582
00:37:08,160 --> 00:37:13,260
그들이 전선에서 3km 이내 위치로 이동시켜 주면
나머지는 우리가 도보로 이동했습니다
583
00:37:13,260 --> 00:37:16,860
우리가 355고지로 나가기 전에
마오리 지원대는 모두 맥주 텐트에 있었습니다
584
00:37:17,400 --> 00:37:19,730
거기에서 마오리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
585
00:37:19,730 --> 00:37:22,830
'포카레카레 아나'라는 노래가 있었는데
군인의 노래였지요
586
00:37:23,030 --> 00:37:27,130
가사를 이해하면 아주 슬픈 노래입니다
587
00:37:27,400 --> 00:37:33,830
노래를 연주하던 사내가
울기 시작했습니다
588
00:37:33,830 --> 00:37:38,860
주변을 둘러보니 데이비 에드워즈라는 친구도
울기 시작했습니다
589
00:37:38,860 --> 00:37:41,760
저는 가사도 이해하지 못하는데
왜 우느냐고 물었습니다
590
00:37:41,760 --> 00:37:44,700
그랬더니 "저 사람이 슬프게 우니까
같이 우는 거야"라고 대답했습니다
591
00:37:44,700 --> 00:37:47,430
그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고 나서
우리는 계속 이동했습니다
592
00:37:47,430 --> 00:37:50,830
마오리 지원대 사람들은
아주 좋았습니다
593
00:37:51,560 --> 00:37:53,330
마오리 군인들과
권투시합을 하지는 않았나요?
594
00:37:53,330 --> 00:37:58,460
네, 그들은 몸집이 크고 배가 나왔었죠
맥주를 많이 마셔서 배가 나왔습니다
595
00:37:58,460 --> 00:38:01,700
거기에서 우리는 355고지로 이동했습니다
596
00:38:02,100 --> 00:38:06,560
소총 중대가 있던 전방 진지에서는
355고지로 가기 위해
597
00:38:06,600 --> 00:38:10,600
'볼링장'이라는 곳으로
내려가야 했습니다
598
00:38:11,100 --> 00:38:16,160
볼링장은 중국군이 있던 언덕과
직각을 이루는 위치에 있어서
599
00:38:16,160 --> 00:38:17,760
중국군이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
600
00:38:18,230 --> 00:38:24,160
중국군은 교대하는 새 대대가 355고지로
올라갈 거라는 것을 확인할 땐
601
00:38:24,160 --> 00:38:27,930
볼링장을 포격했습니다
602
00:38:27,930 --> 00:38:31,300
355고지에 있는
승강 장치를 기억하시나요?
603
00:38:32,030 --> 00:38:33,000
승강 장치요?
604
00:38:33,000 --> 00:38:35,760
공병들이 설치한 케이블카 같은 것인데
기억하나요?
605
00:38:35,760 --> 00:38:36,930
아니요, 기억이 안 납니다
606
00:38:36,930 --> 00:38:45,100
우리는 355고지에 있었고
277고지는 중국군이 점령했었죠
607
00:38:45,100 --> 00:38:49,800
두 고지 사이에 낮은 언덕이 있었는데
미군이 점령했던 곳입니다
608
00:38:49,800 --> 00:38:52,600
미군은 거기에 150명을 배치했었는데
609
00:38:52,600 --> 00:38:55,530
여러 번 중국군에게 빼앗겨
더 이상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
610
00:38:55,600 --> 00:38:58,630
그래서 우리는 거기에
소대를 배치했습니다
611
00:38:58,660 --> 00:39:00,700
30명 정도이었죠
612
00:39:00,930 --> 00:39:07,330
그곳에 있을 때 왠지 중국군은
우리를 공격한 적이 없습니다
613
00:39:07,330 --> 00:39:13,000
보통 낮에는 주변을
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
614
00:39:13,000 --> 00:39:17,830
하지만 중국군이
우리 참호를 내려다보았지요
615
00:39:19,400 --> 00:39:27,500
후크 고지에 대해 또 기억나는 게 있는데
아까 참호가 파괴된 이야기를 했지요
616
00:39:27,860 --> 00:39:37,100
우리 소대의 전방 진지에서는
전투식량과 음식을 받으러 갈 때
617
00:39:37,100 --> 00:39:39,560
355고지 뒤로 돌아서 갔습니다
618
00:39:39,560 --> 00:39:43,530
우리는 참호가 없는 부분을
건너가야 했습니다
619
00:39:43,530 --> 00:39:46,060
크리켓 경기장 정도의 거리였지요
620
00:39:46,060 --> 00:39:49,630
중국군이 그곳에
저격수 2명을 배치했습니다
621
00:39:49,660 --> 00:39:55,960
우리는 접시가 아닌 장비들을 들고
무장을 한 채 줄을 섰습니다
622
00:39:55,960 --> 00:39:59,430
우리는 갑자기 빨리 달려서
그 부분을 횡단할 때
623
00:39:59,430 --> 00:40:00,730
적의 저격수가 우리를 겨누었지요
624
00:40:00,730 --> 00:40:04,100
그곳에서 저격수들이 항상 우리에게
무차별 사격을 했지만
625
00:40:04,100 --> 00:40:06,360
한 번도 맞추지 못했습니다
626
00:40:06,360 --> 00:40:10,930
우리가 너무 빨리 달렸기 때문이죠
정말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
627
00:40:11,360 --> 00:40:14,060
다시 355고지 이야기를 할게요
628
00:40:14,060 --> 00:40:19,530
즐거운 일이 한 가지 있었는데 '유령 마을'이라는
곳으로 정찰을 나가는 일이었습니다
629
00:40:19,530 --> 00:40:23,160
예전에 진지가 있었던 곳이라
유령 마을이라고 불렀습니다
630
00:40:23,160 --> 00:40:28,000
거기에 참호도 있고
총기 잔해들도 있었지만
631
00:40:28,260 --> 00:40:33,630
출구 쪽이어서 중국군 전선에
상당히 가까웠지요
632
00:40:33,630 --> 00:40:36,930
그래 3명으로 정찰대를 편성하여
그곳으로 보내고는 했습니다
633
00:40:36,960 --> 00:40:41,330
미군이 거기에 진지를 세울 때
변기 상자가 있는 화장실도 만들었습니다
634
00:40:41,830 --> 00:40:48,500
한번은 나와 다른 영국 군인
한국군 협조자와 함께 정찰을 나갔습니다
635
00:40:48,830 --> 00:40:52,700
우리는 전방을 주시한 채로
앉아 있었습니다
636
00:40:52,930 --> 00:40:56,030
다가오는 것을 확인하려고
집중하고 있었지요
637
00:40:56,030 --> 00:40:58,030
갑자기 끔찍한 폭발음이 들렸고
638
00:40:58,030 --> 00:41:01,900
한국인이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채로
걸어 나왔습니다
639
00:41:01,900 --> 00:41:04,660
그의 엉덩이에는 피가 흐르고
화상을 입었습니다
640
00:41:04,660 --> 00:41:07,300
아무튼 그는 화장실에서
변기 상자 위에 앉았는데
641
00:41:07,300 --> 00:41:09,830
중국군이 변기 상자에
부비트랩 임시 폭탄을 설치한 것이었죠
642
00:41:10,300 --> 00:41:11,900
다행히도 폭탄이 터지지 않았어요
643
00:41:11,900 --> 00:41:14,630
터졌다면 그 한국인은 죽었을 거예요
644
00:41:14,630 --> 00:41:20,430
화약이 터져서 엉덩이에 화상을 입었고
폭탄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
645
00:41:20,430 --> 00:41:23,330
그래서 그는 화상을 입은 채로
걸어 나왔지요
646
00:41:23,330 --> 00:41:26,760
그랬군요, 전쟁 포로를
잡은 적도 있습니까?
647
00:41:26,760 --> 00:41:28,860
아니면 전쟁 포로가 스스로 왔다거나
648
00:41:28,860 --> 00:41:32,730
휴전되기 직전에
전장을 떠났다고 들었습니다
649
00:41:32,730 --> 00:41:35,060
그때 중국군이 이동하는 것을 보셨습니까?
650
00:41:35,060 --> 00:41:38,160
네, 거기에서 갔을 때였지요
651
00:41:38,200 --> 00:41:43,630
우리는 또 휴식 기간을 가진 후에
사미천 진지로 올라갔습니다
652
00:41:44,530 --> 00:41:51,560
사미천 진지는 후크고지나
355고지에 있던 중국군 전선에서
653
00:41:51,560 --> 00:41:54,100
좀 더 떨어진 곳이었습니다
654
00:41:54,830 --> 00:41:58,160
그래서 여러 가지 면에서 더 편했지요
655
00:41:58,160 --> 00:42:03,230
하지만 그것은 정찰을
더 멀리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지요
656
00:42:03,260 --> 00:42:07,900
우리 전선에서 더 멀리 나가
청음 초소 같은 곳으로 나가
657
00:42:07,900 --> 00:42:10,300
적의 임박한 공격을 관찰했어요
658
00:42:10,730 --> 00:42:15,730
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
659
00:42:15,730 --> 00:42:19,000
정찰을 나갔다가 문제가 생겼었지요
660
00:42:19,000 --> 00:42:22,500
우리는 88세트 통신 장비로
교신을 했습니다
661
00:42:22,500 --> 00:42:26,730
그런데 88세트가 고장 났고
우리는 그게 있어야 했어요
662
00:42:26,730 --> 00:42:30,130
저는 다른 88세트를 가지러
돌아가야 했습니다
663
00:42:30,130 --> 00:42:35,930
돌아가는 길에 뭔가를 밟고
미끄러져서 언덕 아래로 굴렀습니다
664
00:42:36,660 --> 00:42:40,630
가시 철조망을 뚫고 구르다가
멈춰서 위를 올려다보니
665
00:42:40,630 --> 00:42:42,960
제가 '지뢰밭'에 떨어져 있는 거예요
666
00:42:44,560 --> 00:42:47,800
그렇게 지뢰밭에 앉아 있었는데
당황하지는 않았습니다
667
00:42:47,800 --> 00:42:48,860
위험에 빠졌다고 느끼지 않았지요
668
00:42:48,860 --> 00:42:51,130
여기로 내려왔으니
다시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죠
669
00:42:51,130 --> 00:42:53,030
그래서 원래 있던 곳으로
기어 올라갔습니다
670
00:42:53,030 --> 00:42:55,800
그 일에 대해 누구에게도
말하지 않았어요
671
00:42:55,800 --> 00:42:58,300
우리는 통신장비를 가져와서
계속 임무를 수행 했습니다
672
00:42:58,300 --> 00:43:05,700
나중에 지뢰를 매설하는
공병이 말하더군요
673
00:43:05,700 --> 00:43:09,500
"너는 세상에서
가장 운이 좋은 사람인가 봐"
674
00:43:09,500 --> 00:43:13,130
"똑바로 걸어갈 수 없도록
지뢰를 매설했거든"
675
00:43:13,160 --> 00:43:18,400
어떻게 된 건지 저는
똑바로 미끄러졌다가 돌아왔습니다
676
00:43:19,400 --> 00:43:27,030
355고지에서 아슬아슬하게
탈출했던 이야기도 있습니다
677
00:43:27,460 --> 00:43:32,300
중국군이 고지에 포좌를
하나 더 설치하고 있었습니다
678
00:43:32,300 --> 00:43:34,300
밤에 포좌를 설치하는 곳에서
움직임이 있었고
679
00:43:34,300 --> 00:43:40,000
저는 적이 분산되어 불편해할 정도로만
브렌 경기관총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
680
00:43:40,000 --> 00:43:44,830
순진하게 예광탄을
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
681
00:43:45,330 --> 00:43:48,560
예광탄이 목표 지점으로
날아가는 것을 보니 좋았습니다
682
00:43:48,560 --> 00:43:52,930
목표 지점에 잘 닿았다고 생각했지요
683
00:43:52,930 --> 00:43:59,530
어쨌든, 마침내 적이
그곳을 떠난 것 같았습니다
684
00:44:00,100 --> 00:44:04,400
이틀 정도 후, 포병대에서
두 사람이 왔습니다
685
00:44:04,800 --> 00:44:06,660
그들이 걸어 내려와서
위를 올려다보고는 말했습니다
686
00:44:06,660 --> 00:44:11,860
"여기가 그 참호군
이게 그 요형(凹形) 포좌야"
687
00:44:11,860 --> 00:44:14,560
"맞아, 여기가 틀림없어"
688
00:44:14,560 --> 00:44:16,660
제가 뭐 하는 거냐고 물으니
대답했습니다
689
00:44:16,660 --> 00:44:23,460
"탄착 관측기를 띄웠더니
중국군이 중포를 장전하는 것을 발견했어요"
690
00:44:23,460 --> 00:44:27,600
"중포를 장전하고
이 참호를 표시하고 있었다고요"
691
00:44:27,900 --> 00:44:29,560
"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?"
692
00:44:29,560 --> 00:44:31,360
그래서 제가 말하니 그들이 그러더군요
693
00:44:31,360 --> 00:44:36,830
"중국군이 당신 위치를 확인했어요
그래서 공습으로 바로 쓸어버렸어요"
694
00:44:36,830 --> 00:44:39,500
"모두 쓸어 버렸어요"라고
포병이 말했습니다
695
00:44:39,500 --> 00:44:43,000
그때 예광탄은 절대 사용하면
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
696
00:44:43,000 --> 00:44:46,530
예광탄은 적에게 위치를 드러내기 때문에
쏜 예광탄이 무슨 도움이 되었던가요?
697
00:44:46,530 --> 00:44:51,600
하지만 굳이 예광탄이 아니어도
모두 목표 지점으로 날아갑니다
698
00:44:51,600 --> 00:44:58,200
그래서 연대 기록 보관소 남기려고
이렇게 썼습니다
699
00:44:58,200 --> 00:45:01,630
"신참병사를 위한 메시지
예광탄을 절대 사용하지 말 것"
700
00:45:01,630 --> 00:45:07,300
사미천에 있을 때 평화 투어 장치로
방공기구를 보셨습니까?
701
00:45:07,300 --> 00:45:10,930
아니요, 하지만 그 질문을 들으니
생각이 날 듯하면서도 나지 않는군요
702
00:45:10,930 --> 00:45:16,000
기억나는 건 야간에
탐조등을 보았던 일이에요
703
00:45:16,000 --> 00:45:19,130
우리는 판문점에서 돌아왔었지요
704
00:45:19,160 --> 00:45:21,030
탐조등이 똑바로 위로 비춰졌습니다
705
00:45:21,560 --> 00:45:28,300
방공기구는 뭔가 느낌이 들지만
확실하게 봤다고 기억할 수 없네요
706
00:45:28,300 --> 00:45:31,530
그래서...
707
00:45:32,800 --> 00:45:35,500
적으로 중국인을 어떻게 생각하시죠?
708
00:45:35,500 --> 00:45:38,630
전쟁터에서 한동안 계셨고
시체도 많이 보셨잖아요
709
00:45:38,630 --> 00:45:40,300
전쟁터에서 싸웠고요
710
00:45:40,300 --> 00:45:46,000
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
우리는 아무도 중국인을 증오하지 않았습니다
711
00:45:46,330 --> 00:45:52,030
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인이
우리나라를 침략했고
712
00:45:52,030 --> 00:45:53,460
우리 아이들을 죽이려고 했습니다
713
00:45:53,460 --> 00:45:55,330
6·25전쟁은 그런 게 아니었지요
714
00:45:55,330 --> 00:45:59,630
우리는 한국인이 그들의 나라를
지킬 수 있게 돕고 있었습니다
715
00:46:01,000 --> 00:46:08,630
저는 공산주의가 세력을 넓히려고 하는
정치적인 측면을 알고 있었습니다
716
00:46:08,630 --> 00:46:09,860
그건 잘못된 일이었죠
717
00:46:09,860 --> 00:46:12,200
6·25전쟁에서는 그런 측면이 있었습니다
718
00:46:12,200 --> 00:46:14,400
하지만 우리는 중국인을
증오하지는 않았습니다
719
00:46:14,430 --> 00:46:16,700
그들은 임무를 수행하는
군인이었을 뿐입니다
720
00:46:16,700 --> 00:46:21,630
그 점이 제2차 세계대전 때와는 달랐지요
721
00:46:21,630 --> 00:46:25,900
휴전이 되었을 때는
한 가지 소문이 있었습니다
722
00:46:25,900 --> 00:46:29,700
당시에 헛소문으로 입증됐지요
723
00:46:29,700 --> 00:46:32,230
소문에 의하면 미군이 후크 고지를
중국군에게 빼앗겼기 때문에
724
00:46:32,230 --> 00:46:34,030
우리가 돌아가서 착검하여
백병전으로 탈환하기 위해
725
00:46:34,030 --> 00:46:35,130
전투를 벌이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
726
00:46:36,330 --> 00:46:44,560
현재 브라운 웹스터 소장은
당시 우리 소대장으로서 중위였습니다
727
00:46:44,560 --> 00:46:48,200
그가 심각한 얼굴로
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
728
00:46:48,230 --> 00:46:50,560
우리는 그가 드디어 전투에 나간다고
말하려는 것으로 생각했지요
729
00:46:50,560 --> 00:46:51,600
그는 우리를 앉게 하고 말했습니다
730
00:46:51,600 --> 00:46:55,830
"내가 온 것은 정전협정이
체결되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이다"
731
00:46:55,830 --> 00:46:58,830
"오늘 밤 10시에 포격을 중단한다"
732
00:46:58,900 --> 00:47:01,960
우리는 그 말을 듣고
모두 조용해졌습니다
733
00:47:01,960 --> 00:47:05,930
그날 밤 일어난 일을 말씀드릴게요
734
00:47:06,660 --> 00:47:14,530
중국군이 갖가지 조명탄을 쏘아 올렸고
우리도 그렇게 했습니다
735
00:47:14,530 --> 00:47:20,260
마치 불꽃놀이 같았습니다
큰 규모의 불꽃놀이 같았지요
736
00:47:21,400 --> 00:47:24,430
여담으로 우리는
여전히 정찰대를 내보냈습니다
737
00:47:24,430 --> 00:47:30,230
정찰대는 무인 지대에서
정찰 활동을 하고 있었지요
738
00:47:30,660 --> 00:47:35,960
정찰대는 조명탄을 보고
휴전이 발효되었다는 것을 알았지요
739
00:47:35,960 --> 00:47:37,760
그래서 숨어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는데
740
00:47:37,760 --> 00:47:41,100
30m쯤 떨어진 곳에서 중국군 정찰대도
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해요
741
00:47:41,100 --> 00:47:43,430
중국군 정찰대 병력이
2배 정도 더 많았다고 합니다
742
00:47:43,430 --> 00:47:48,100
알아 두면 누군가에게
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입니다
743
00:47:48,100 --> 00:47:56,800
그런데 그날 밤 우리 진지 앞에서
누군가가 이동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
744
00:47:57,360 --> 00:48:02,660
저는 휴전이 발효되었는데
왜 저 아래쪽에 이동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
745
00:48:02,660 --> 00:48:04,760
분명 동물이 아니고 사람 소리였습니다
746
00:48:04,760 --> 00:48:12,300
그래서 누구인지 그리고 전반적인 상황이
어떤지 알아보려고 내려갔습니다
747
00:48:12,300 --> 00:48:18,200
덤불 쪽으로 내려가자
그 사람도 왼쪽으로 움직였습니다
748
00:48:18,230 --> 00:48:24,560
나중에 그 사람이 무인 지대에서 숨어 있던
중국군 탈영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
749
00:48:24,600 --> 00:48:28,200
그는 휴전이 되어 자수하기로
결심했습니다
750
00:48:28,600 --> 00:48:37,300
그래서 보다 더 아래쪽에 있던
우리 정찰소대원에게 가서 자수했습니다
751
00:48:37,560 --> 00:48:39,700
그는 우리 병영으로 걸어 들어왔고
사우리 병사들이
752
00:48:39,700 --> 00:48:41,330
그에게 차 한잔과
담배 한 개비를 주었습니다
753
00:48:41,330 --> 00:48:46,000
그곳에 있던 사람이
그때 상황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
754
00:48:46,000 --> 00:48:47,600
소대장이 내려와서 물었다고 합니다
755
00:48:47,600 --> 00:48:49,900
"이 사람은 누구지?
여기서 뭘 하는 건가?"
756
00:48:49,900 --> 00:48:52,430
부하들이 "아, 좀 전에
자수했습니다"라고 했죠
757
00:48:52,430 --> 00:49:00,600
영국군이 적군을 어떻게 대했는지
들으면 아실 겁니다
758
00:49:01,900 --> 00:49:06,000
우리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
적군을 증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
759
00:49:06,000 --> 00:49:13,700
그는 맨발의 초라한 병사였지만
우리는 그를 친절하게 대했습니다
760
00:49:14,930 --> 00:49:18,900
사미천에 있던 테디 다비라는 사람을
기억한다고 하셨는데
761
00:49:18,900 --> 00:49:19,760
어떤 일이 있었습니까?
762
00:49:19,760 --> 00:49:27,760
그는 사미천에서
정찰활동 중 죽었습니다
763
00:49:27,760 --> 00:49:30,700
아주 인기 있는 친구로 상등병이었지요
764
00:49:30,700 --> 00:49:35,500
대부분 같은 지역 출신인 사람들이어서
서로 알고 있었습니다
765
00:49:35,500 --> 00:49:38,230
테디 다비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요
766
00:49:38,230 --> 00:49:43,260
그는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
총에 맞았어요
767
00:49:43,260 --> 00:49:46,630
제 기억이 맞는다면
휴전이 되기 전날 밤이었습니다
768
00:49:46,630 --> 00:49:52,000
전선에서 벗어나 그와 함께 지냈던
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
769
00:49:52,000 --> 00:49:54,130
제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
770
00:49:54,130 --> 00:49:58,400
"그날 밤 테디는 정말 운이 나빴어"
그도 동의 했지요
771
00:49:58,400 --> 00:50:00,300
저는 그날 밤 어땠는지 물었습니다
772
00:50:00,300 --> 00:50:02,900
테디가 마지막으로 말했다고 해요
"엄마한테는 말하지 마"라고!
773
00:50:03,600 --> 00:50:07,830
이 말은 의미심장한데
774
00:50:07,830 --> 00:50:12,230
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
생각하는 위치에 있으면
775
00:50:12,230 --> 00:50:15,130
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됩니다
776
00:50:15,130 --> 00:50:19,100
대신 이렇게 생각하죠
"하느님,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"
777
00:50:19,100 --> 00:50:20,730
자신을 생각하지 않지요
778
00:50:20,730 --> 00:50:22,700
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데
이는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
779
00:50:22,700 --> 00:50:27,430
우리는 모두 어렸어요
19, 20세이었습니다
780
00:50:27,430 --> 00:50:30,930
죽는 순간 모두
어머니를 떠올렸을 거예요
781
00:50:30,930 --> 00:50:33,160
'우리 엄마는 어떡하지?'
가슴이 쿵 내려앉아요
782
00:50:33,160 --> 00:50:35,330
테디가 그렇게 느꼈던 거지요
783
00:50:36,260 --> 00:50:40,960
지금 6·25전쟁에서의
엄청난 죽음과 파괴에 대한
784
00:50:40,960 --> 00:50:47,030
매우 실질적인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
현장에서 그것을 다 겪으셨습니다
785
00:50:47,030 --> 00:50:50,430
끔찍한 일을 보셨고 경험하셨습니다
786
00:50:50,430 --> 00:50:52,730
그렇다면 그 경험이 당시
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?
787
00:50:52,730 --> 00:50:54,900
그 후에도 영향을 주었나요?
이후에 어떻게 지내셨습니까?
788
00:50:54,900 --> 00:51:01,800
저는 창립 첫 해부터 SSAFA에서
지역 비서로 일한 지 16년이 되었습니다
789
00:51:01,830 --> 00:51:07,260
최근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
사람들과 많은 시간은 보냅니다
790
00:51:08,560 --> 00:51:13,930
과거 우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
대해 전혀 몰랐으며
791
00:51:13,930 --> 00:51:18,960
대부분 그런 병에 대하여 회의적이지요
792
00:51:18,960 --> 00:51:22,860
이 사람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
고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
793
00:51:22,860 --> 00:51:24,860
제 생각에 어떤 이유에서인지
오늘날 군인들이
794
00:51:24,860 --> 00:51:26,860
우리 세대와 비교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
더 고생할 수 있습니다
795
00:51:26,860 --> 00:51:30,200
아마 우리 세대가 그것에
더 단련되었을 것 같습니다
796
00:51:30,200 --> 00:51:33,100
어쩌면 우리가 전시환경에서
자랐기 때문에
797
00:51:33,100 --> 00:51:35,600
그러므로 그 어려움을
더 잘 수용할 수 있을 겁니다
798
00:51:35,960 --> 00:51:38,030
우리들 약간은 제2차 세계대전 중
영국 공습을 겪은 사람도 있습니다
799
00:51:39,730 --> 00:51:43,960
요즘 사람들은 정말로
어려움을 겪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
800
00:51:43,960 --> 00:51:50,800
제가 68세 때 SSAFA의 도움으로
나미비아에서 사막을 도보로 횡단했습니다
801
00:51:50,800 --> 00:51:54,530
5일이 걸렸지만
802
00:51:54,530 --> 00:51:59,260
기온 41도에서
125km를 걸었지요
803
00:51:59,730 --> 00:52:03,900
밤에는 2인용 텐트에서 잤습니다
804
00:52:04,100 --> 00:52:12,200
저는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 출신
사수와 텐트를 같이 썼습니다
805
00:52:12,460 --> 00:52:16,960
텐트 속의 냄새는 한국의 냄새였습니다
806
00:52:16,960 --> 00:52:21,300
한국의 참호와 텐트의 냄새를
바로 거기에서 맡았죠
807
00:52:21,860 --> 00:52:24,860
이런 지독한 냄새를!
그 친구는 과거를 회상시켜 주었습니다
808
00:52:24,860 --> 00:52:31,000
그날 밤 중국군과 백병전을 벌이고
야간 전투를 하던 악몽을 꾸었지요
809
00:52:31,530 --> 00:52:36,260
아무튼 아침에 깨어보니
상대가 구석에서 모로 누워 있었습니다
810
00:52:36,260 --> 00:52:37,530
"무슨 문제 있어요?" 물었습니다
811
00:52:37,530 --> 00:52:39,400
"지난 밤 나는 당신이
자기를 죽이려는 줄 생각했다"는 거예요
812
00:52:39,400 --> 00:52:40,760
왜 그러냐고 물었더니
813
00:52:40,760 --> 00:52:45,930
제가 그의 위에 올라앉아
멱살을 잡고 목을 졸랐다고 하더군요
814
00:52:45,930 --> 00:52:48,300
그러다가 제가 잠들었대요
815
00:52:48,760 --> 00:52:53,400
제 경우에는 50년이 지난 일입니다
816
00:52:53,400 --> 00:52:56,900
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
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
817
00:52:56,900 --> 00:52:58,960
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
생각하게 되었습니다
818
00:52:59,230 --> 00:53:03,800
한국이 잊혀진 전쟁이라는 것과 관련되는
모든 일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?
819
00:53:05,230 --> 00:53:07,530
6·25전쟁은 언제나
잊혀진 전쟁이었어요
820
00:53:07,760 --> 00:53:12,500
저는 6·25전쟁 참전용사 협회의
고문이었습니다
821
00:53:12,500 --> 00:53:16,260
군사 박물관을 건립할 때, 6·25전쟁 공간도
그 속에 마련해야 했습니다
822
00:53:16,600 --> 00:53:20,860
실제로, 저는 회원들에게
'잊혀진 전쟁'이라는 말을
823
00:53:20,860 --> 00:53:23,060
그대로 명판에 새기게 했습니다
824
00:53:23,060 --> 00:53:27,300
한국에서 돌아왔을 때
아버지와 술 한잔을 하러 나갔습니다
825
00:53:27,300 --> 00:53:31,700
그때 한 남자가 들어와서
한동안 얼굴을 못 보았다면서 인사를 했습니다
826
00:53:31,700 --> 00:53:33,230
저는 한국에 다녀왔다고 대답했습니다
827
00:53:33,230 --> 00:53:35,600
그랬더니 그가 하는 말이
"아, 좋은 시간을 보냈나요?"였습니다
828
00:53:35,600 --> 00:53:37,760
그 사람은 6·25전쟁에 대해 몰랐습니다
829
00:53:37,760 --> 00:53:39,600
제 생각에 그 이유는 6·25전쟁이
830
00:53:39,600 --> 00:53:42,330
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
얼마 안 되었을 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
831
00:53:42,330 --> 00:53:44,460
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했어요
832
00:53:44,460 --> 00:53:48,800
'6·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후
벌어졌던 작은 전쟁이라고'
833
00:53:49,030 --> 00:53:56,800
6·25전쟁에서 한국군 16만 명,
미군 5만 2천 명
834
00:53:56,800 --> 00:54:01,130
영국군 1천여 명이
전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
835
00:54:01,360 --> 00:54:08,100
영국을 포함해 영연방으로 치면
전사자가 3천 명에 가깝습니다
836
00:54:08,930 --> 00:54:13,800
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발한
다른 모든 전쟁을 합친 것보다
837
00:54:13,800 --> 00:54:15,600
6·25전쟁의 전사자 수가 더 많습니다
838
00:54:15,600 --> 00:54:17,230
게다가 6·25전쟁 기간은
3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
839
00:54:17,230 --> 00:54:21,530
아프가니스탄 전쟁은 10년간 계속되었지만
6·25전쟁은 겨우 3년이었습니다
840
00:54:21,730 --> 00:54:29,400
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
사람들은 6·25전쟁에 대해서는
841
00:54:29,400 --> 00:54:32,300
공란처럼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
842
00:54:32,530 --> 00:54:37,400
또 하나 다른 점으로, 6·25전쟁은
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
843
00:54:37,400 --> 00:54:39,000
사람들은 그 점을 말하지 않습니다
844
00:54:39,000 --> 00:54:43,300
우리는 연대 재결합 모임이 있을 때
그 이야기를 합니다
845
00:54:43,730 --> 00:54:47,830
우리는 6·25전쟁을 이해하는 사람들과
그 이야기를 합니다
846
00:54:47,830 --> 00:54:50,630
하지만 6·25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사람들과
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
847
00:54:50,630 --> 00:54:53,430
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
848
00:54:53,460 --> 00:54:55,500
실질적으로 그 전쟁을
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
849
00:54:55,860 --> 00:55:00,800
6·25전쟁에 참전해서 유일한 장점은
SSAFA에서 사례를 논의할 때 도움이 됩니다
850
00:55:00,860 --> 00:55:04,930
거기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거나
851
00:55:04,930 --> 00:55:07,860
겪을 수 있는 환경에 있었던 사람을
만날 수 있거든요
852
00:55:07,860 --> 00:55:08,700
제가 묻습니다
853
00:55:08,700 --> 00:55:11,100
"그 일에 대해 말해보세요
왜 그런 거죠?"
854
00:55:11,100 --> 00:55:12,500
그들은 제가 이해 못 할 거라고
대답합니다
855
00:55:12,500 --> 00:55:14,500
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하지요
"이해합니다"
856
00:55:14,500 --> 00:55:16,330
"6·25전쟁에 파병되어서
보병으로 참전했었거든요!" 라고 하지요
857
00:55:16,330 --> 00:55:19,400
이 말에서 사실
보병이란 의미는 중요합니다
858
00:55:19,400 --> 00:55:26,930
그들은 자신이 어떤 곳에 다녀왔는지 이해하는 사람과
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
859
00:55:26,930 --> 00:55:28,330
마음을 열지요
860
00:55:29,360 --> 00:55:34,230
그리고 6·25전쟁에 대한
아주 좋은 시집이 있습니다
861
00:55:35,230 --> 00:55:38,730
시 제목이 뭐였더라
862
00:55:41,130 --> 00:55:42,630
가서 책을 좀 가져와도
시간이 괜찮을까요?
863
00:55:42,630 --> 00:55:45,000
네
864
00:55:45,000 --> 00:55:48,900
- 아, 제목이 '상담'이네요
- '상담'이요?
865
00:55:48,900 --> 00:55:50,360
'상담'
866
00:55:52,000 --> 00:55:57,060
이 시를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
867
00:55:57,530 --> 00:56:00,700
얘기하던 것과는 크게 연결되지 않지만
868
00:56:03,160 --> 00:56:04,960
시의 뒷부분입니다
869
00:56:05,100 --> 00:56:10,160
"이제 우리는 매년 음울한 구석에서 만나서
마시며 전우들과 이야기를 나눈다"
870
00:56:10,200 --> 00:56:16,860
"상담보다 더 필요한 건 바로 이거야
매뉴얼에 뭐라고 쓰여있든 말이지"
871
00:56:17,060 --> 00:56:21,830
"내게 필요한 것은 맥주 한 잔과 전우뿐이지
모든 문제와 갈등을 쏟아낼 수 있어"
872
00:56:21,860 --> 00:56:26,000
"상담은 잊어버려
아내가 이미 해주고 있잖아"
873
00:56:27,730 --> 00:56:32,260
좋은 시입니다
874
00:56:33,000 --> 00:56:36,200
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보았던
유일한 야생 동물은 쥐였죠
875
00:56:36,200 --> 00:56:38,960
야간정찰 활동에는 쥐가
언제나 따라다녔죠
876
00:56:38,960 --> 00:56:44,330
우리 앞에서 중국군 정찰대가
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지만, 우리는 3명뿐이었죠
877
00:56:44,330 --> 00:56:47,260
그래서 적이 공격하지 않는 한
우리는 교전하지 않았습니다
878
00:56:47,660 --> 00:56:51,960
하지만 어디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지
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
879
00:56:51,960 --> 00:56:56,730
뭔가 덤불 안에 있었습니다
뭔가 꽤 큰 것이었어요
880
00:56:56,730 --> 00:57:01,130
쥐보다 컸는데
그게 제 엉덩이에 앉았어요
881
00:57:01,130 --> 00:57:04,760
그걸 잡았는데 털이 잡혀
바로 냅다 던져버렸습니다
882
00:57:04,760 --> 00:57:10,460
지금까지도 그게 뭐였는지 모릅니다
하지만 정말 쥐는 아니었어요
883
00:57:10,460 --> 00:57:13,600
호랑이도 아니었죠
거기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았거든요
884
00:57:15,360 --> 00:57:20,300
시를 좀 더 읽어볼게요
좋은 시가 있습니다
885
00:57:21,030 --> 00:57:23,100
사실 방탄조끼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
886
00:57:23,100 --> 00:57:25,060
당시의 방탄조끼에 대해
말씀해주세요
887
00:57:25,060 --> 00:57:30,030
왜 방탄조끼를 받았던 일이 흥미롭고
생생하게 기억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
888
00:57:30,030 --> 00:57:33,560
흥미로웠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
889
00:57:33,560 --> 00:57:36,230
방탄조끼를 받으면
우선 이런 생각이 듭니다
890
00:57:36,230 --> 00:57:39,130
'오, 방탄조끼를 입었으니
적이 내 몸통을 쏠 수 없겠구나'
891
00:57:39,730 --> 00:57:44,600
그 방탄조끼는 아마
처음 생산된 것 같습니다
892
00:57:45,200 --> 00:57:47,230
꽤 가벼웠어요
893
00:57:47,260 --> 00:57:57,000
꽤 멀리서 따발총을 쏘면
총알이 방탄조끼를 관통하지 못했을 겁니다
894
00:57:57,000 --> 00:58:00,700
따발총은 근접전투용이기 때문이죠
895
00:58:00,700 --> 00:58:03,800
따발총을 제외한 무기들의 탄환은 다른 물체에
맞고 튕긴 탄환만 막을 수 있었습니다
896
00:58:04,030 --> 00:58:06,760
그 방탄조끼는 총알을
튕겨 낼 수는 있지만
897
00:58:06,760 --> 00:58:08,130
총알이 지면으로 향하게
하지는 못했습니다
898
00:58:08,130 --> 00:58:12,400
후크 고지에서 전투를 치른 후
우리는 다시 나가 정찰을 했습니다
899
00:58:12,400 --> 00:58:15,360
적이 우리 부상자 몇 명을
이동시키고 있었습니다
900
00:58:15,400 --> 00:58:19,530
아군 한 명을 보았는데
연대장 공작이었습니다
901
00:58:19,730 --> 00:58:23,930
그가 입은 방탄조끼는 터져서
너덜너덜 했습니다
902
00:58:23,930 --> 00:58:26,760
방탄조끼가 내 몸을
잘 보호해주지 못하니
903
00:58:26,760 --> 00:58:30,160
너무 자신만만해하면 안 된다고
금방 깨닫게 되었지요
904
00:58:30,160 --> 00:58:31,260
방탄조끼는 무거웠습니까?
905
00:58:31,300 --> 00:58:33,130
아니요, 그렇게 무겁지 않았습니다
906
00:58:33,730 --> 00:58:38,760
언젠가 여기 옥스퍼드에서
육군자선기금에 관한 행사 목적으로
907
00:58:38,760 --> 00:58:42,600
SSAFA 대표로 참모 대학에 갔습니다
908
00:58:42,600 --> 00:58:44,460
거기서 방탄조끼를 보았어요
909
00:58:44,460 --> 00:58:47,300
아, 우리 아들이 육군으로
아프가니스탄에도 갔었지요
910
00:58:47,330 --> 00:58:52,930
요즘의 방탄조끼를 입어보니
골프채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
911
00:58:52,930 --> 00:58:54,230
너무 무거웠습니다
912
00:58:54,230 --> 00:58:58,930
교관에게 이걸 입고
어떻게 이동하느냐고 물었더니
913
00:58:58,930 --> 00:59:00,760
"아주 천천히"
이동한다고 대답하더군요
914
00:59:00,760 --> 00:59:03,930
나는 차라리 가벼운 방탄조끼를 입고
무슨 일이 벌어지는지
915
00:59:03,930 --> 00:59:05,030
여기저기로 다니겠다고 말했지요
916
00:59:05,030 --> 00:59:06,700
그러자 교관이
"하지만 무거운 방탄조끼를 입으면"
917
00:59:06,700 --> 00:59:09,500
"적은 원거리에서 총을 쏘지 못할 겁니다"
라고 말했어요
918
00:59:10,730 --> 00:59:12,530
- 혹시 이 시집 한 권을 갖고 계시나요?
- 모르겠군요
919
00:59:12,530 --> 00:59:14,700
가져가셔도 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