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130 --> 00:00:10,106
저는 마이클 프라이어이며
군번은 22812664입니다
2
00:00:10,130 --> 00:00:13,876
영국 왕립공병대 폭발물처리부대
소속이었습니다
3
00:00:13,900 --> 00:00:16,706
알겠습니다
생년월일을 말씀해 주시겠어요?
4
00:00:16,730 --> 00:00:24,580
- 1933년 5월 23일생입니다
- 알겠습니다
5
00:00:25,030 --> 00:00:30,906
한국으로 파병되기 전에
어디서 지내셨으며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?
6
00:00:30,930 --> 00:00:34,810
런던의 베스널 그린에서 태어났는데
7
00:00:35,030 --> 00:00:41,176
런던에서 서퍽(Suffolk)에 있는
작은 마을인 나일랜드(Nayland)로 피난을 갔었죠
8
00:00:41,200 --> 00:00:45,240
작고 아름다운 마을인데
모든 여생을 거기서 보냈어요
9
00:00:46,360 --> 00:00:52,476
런던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았고
서퍽의 나일랜드에서 살았어요
10
00:00:52,500 --> 00:00:54,376
가족 전체가 가신 건가요?
본인만 가신 건가요?
11
00:00:54,400 --> 00:00:56,906
가족 전체가 갔어요
12
00:00:56,930 --> 00:01:03,636
부모님과 형제 3명이 갔었는데
지금은 모두 돌아가셨어요
13
00:01:03,660 --> 00:01:07,536
- 당시에 전쟁 상황을 직접 보셨나요?
- 꽤 자주 봤죠
14
00:01:07,560 --> 00:01:12,336
나일랜드에서 전투가 있었는데
15
00:01:12,360 --> 00:01:18,606
저희가 살던 프렌치 스트리트와
가끔 방문하던 곳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을 봤어요
16
00:01:18,630 --> 00:01:25,406
그리고 미군들이 우리에게 줄
껌 등을 가지고 마을로 들어와서
17
00:01:25,430 --> 00:01:30,436
저희를 오토바이에 태우고
나일랜드로 데려다 주곤 했어요
18
00:01:30,460 --> 00:01:36,106
동네에 있는 술집에 가곤 했는데
미군들은 지금도 확실히 기억이 나네요
19
00:01:36,130 --> 00:01:38,576
그들은 랭함(Langham)의
워밍포드(Wormingford)에서 왔는데
20
00:01:38,600 --> 00:01:47,580
이스트 앵글리안이 미군으로 가득 찼었죠
거기 공군 기지가 있었거든요
21
00:01:48,060 --> 00:01:51,776
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?
미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요?
22
00:01:51,800 --> 00:01:57,806
괜찮았어요, 괜찮은 사람들이었죠
자기네들끼리 나가서 놀더군요
23
00:01:57,830 --> 00:02:02,006
가끔 동네 아가씨들과 어울리고
그 정도였어요
24
00:02:02,030 --> 00:02:10,806
뭔가 다른 점은 있었어요
전투복이 뭔가 다르고 멋있게 보였죠
25
00:02:10,830 --> 00:02:18,006
- 미군들은 해가 지면 외출을 했어요
- 당시에 학교는 어떻게 다니셨나요?
26
00:02:18,030 --> 00:02:22,576
나일랜드에 있는 학교에 다녔는데
중고등학교였죠
27
00:02:22,600 --> 00:02:25,306
사실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어요
28
00:02:25,330 --> 00:02:32,036
그리 똑똑한 편도 아니었고
14살에 학교를 그만두었죠
29
00:02:32,060 --> 00:02:35,806
극동 지역이나 한국에 대해서
알고 계셨나요?
30
00:02:35,830 --> 00:02:41,240
전혀요
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어요
31
00:02:43,000 --> 00:02:45,836
제가 그렇게 말했었죠?
32
00:02:45,860 --> 00:02:50,736
- 당시에 여행을 좀 다녀보셨나요?
- 아니요, 여행은 거의 못해봤어요
33
00:02:50,760 --> 00:02:53,240
그냥 해변만 돌아 다녔었죠
34
00:02:53,700 --> 00:03:02,276
평범한 시골 마을 사람이라
딱히 여행을 다니거나 하진 않았어요
35
00:03:02,300 --> 00:03:04,136
그래도 괜찮았어요
36
00:03:04,160 --> 00:03:07,476
학교를 그만두신 후에는
어떤 일을 하셨나요?
37
00:03:07,500 --> 00:03:17,340
팍스맨스라는 보일러 제조사에서
수습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었고
38
00:03:18,060 --> 00:03:25,606
18살이 되니 군에 등록을 해야 했어요
39
00:03:25,630 --> 00:03:30,136
군에 입대하는 것이 아니라
복무를 해야 했죠
40
00:03:30,160 --> 00:03:32,710
하지만 가서는 3년으로 등록을 했어요
41
00:03:32,930 --> 00:03:39,836
복무를 하실 때 공군이나 해군으로도
갈 수 있었는데 왜 육군을 선택하셨나요?
42
00:03:39,860 --> 00:03:47,240
제 선택이 아니었고
그냥 육군으로 배치되었죠
43
00:03:47,530 --> 00:03:53,536
- 왜 3년으로 서명하셨나요?
- 솔직히 돈 때문이었죠
44
00:03:53,560 --> 00:04:00,606
사회에서는 대략 주급으로
3파운드 10실링을 받는 반면
45
00:04:00,630 --> 00:04:07,976
군에서는 150 파운드를 줬어요
완전히 다른 수준이었죠
46
00:04:08,000 --> 00:04:15,876
그래서 직업을 바꾸셨군요
훈련에 대해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47
00:04:15,900 --> 00:04:21,640
지브롤터 배럭스 올덜숏(Gibraltar Barracks Aldershot)
기지에서 훈련을 마쳤어요
48
00:04:21,860 --> 00:04:32,176
팍스맨스에 있을 때는
전기와 보일러 제작에 대해 배웠었죠
49
00:04:32,200 --> 00:04:36,906
기본 훈련 후에 보직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
50
00:04:36,930 --> 00:04:46,076
전기 기술 경험이 있는 사람은
제22폭발물처리중대에서 훈련을 받았어요
51
00:04:46,100 --> 00:04:52,936
믿기 힘들 정도로 기뻤죠
훈련 과정이 매우 좋았거든요
52
00:04:52,960 --> 00:05:05,036
대검으로 땅을 파고 회로를 만지고
전기와 관련된 훈련을 받았죠
53
00:05:05,060 --> 00:05:06,176
전자 폭탄이나 지뢰 같은 것이었나요?
54
00:05:06,200 --> 00:05:11,536
맞아요
지금은 굉장한 기술이 필요하죠
55
00:05:11,560 --> 00:05:15,706
훈련 당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었나요?
56
00:05:15,730 --> 00:05:21,110
아니요, 그런 적은 없었어요
다들 실력이 좋았어요
57
00:05:21,430 --> 00:05:32,440
- 군에는 언제 입대하셨나요?
- 1951년 말이었어요
58
00:05:33,460 --> 00:05:36,276
그렇군요
그 전에 훈련은 얼마나 받으셨나요?
59
00:05:36,300 --> 00:05:46,036
- 어떤 훈련 말인가요?
- 폭탄 처리 훈련이요
60
00:05:46,060 --> 00:05:49,806
- 8주 정도 받았어요
- 알겠습니다
61
00:05:49,830 --> 00:05:55,540
올덜숏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
사실은 언제 아셨나요?
62
00:05:55,700 --> 00:06:03,576
지브롤터 막사에 돌아가서
6·25전쟁 발발 소식을 들었어요
63
00:06:03,600 --> 00:06:06,280
1950년이었을 겁니다
64
00:06:06,830 --> 00:06:12,580
지브롤터 부대 막사에 가니
우리 중 절반은 한국으로 파병을 가고
65
00:06:13,160 --> 00:06:17,376
나머지는 런던 어디로 간다고 하더군요
66
00:06:17,400 --> 00:06:19,676
저는 한국으로 가는 절반에 포함되었는데
67
00:06:19,700 --> 00:06:23,936
솔직히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
모르는 상태였죠
68
00:06:23,960 --> 00:06:30,110
리버풀에서 병력 수송선을 타고 나서야
멀리 떠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
69
00:06:30,730 --> 00:06:35,536
어떤 배를 타셨는지 기억나세요?
처음으로 영국을 떠나는데 어떠셨나요?
70
00:06:35,560 --> 00:06:46,136
랭커셔 호를 탔는데 주변 부두를
보고 있었던 장면이 기억나네요
71
00:06:46,160 --> 00:06:50,136
그저 모든 것이 잘되기를 바랐어요
72
00:06:50,160 --> 00:06:56,606
저희는 비스케이만을 통과했어요
비스케이만과 홍해를 경유하는 항해였죠
73
00:06:56,630 --> 00:07:01,106
놀라운 경험이었겠네요
항해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세요
74
00:07:01,130 --> 00:07:04,306
그때 기분이 어떠셨나요?
75
00:07:04,330 --> 00:07:07,506
인생에서 거의 보지 못한 광경이었죠
76
00:07:07,530 --> 00:07:13,180
작은 배가 지나다니면서
물건을 파는 수에즈 운하가 기억나네요
77
00:07:14,430 --> 00:07:18,906
비스케이 만과 운하를 통과해서
홍해로 진입했어요
78
00:07:18,930 --> 00:07:22,406
저는 정말 어디를 다녀본 적이 없었죠
79
00:07:22,430 --> 00:07:25,336
- 돌고래도 보셨나요?
- 물론이죠
80
00:07:25,360 --> 00:07:29,506
홍해를 통과해
수에즈 운하에 도착한 뒤에
81
00:07:29,530 --> 00:07:33,036
인도양을 거쳐 홍콩에서
대만 해협으로 통과했어요
82
00:07:33,060 --> 00:07:34,836
아덴이나 포트 사이드에서 기항하셨나요?
83
00:07:34,860 --> 00:07:45,076
네, 아덴에서 정박은 했는데
문제가 있어 배에서 내릴 수는 없었어요
84
00:07:45,100 --> 00:07:56,806
그런 다음 홍콩, 대만 해협을 거쳐
일본의 기류라는 곳에 도착했는데
85
00:07:56,830 --> 00:08:04,706
거기서 바로 군사 학교인
JLBD로 이동했어요
86
00:08:04,730 --> 00:08:08,506
알겠습니다, JLBD-1이죠
당시에 기억나는 것이 있으세요?
87
00:08:08,530 --> 00:08:12,176
한국으로 파병 보내기 위해
훈련시키는 군사 학교였어요
88
00:08:12,200 --> 00:08:14,836
그곳은 어땠나요?
규모가 어느 정도였나요?
89
00:08:14,860 --> 00:08:21,336
커다란 인공 제방과 오두막들이 있었죠
90
00:08:21,360 --> 00:08:23,380
그런 것들이 부지를 둘러싸고 있었는데
91
00:08:23,900 --> 00:08:28,606
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기 위해
필요한 것은 안전이었죠
92
00:08:28,630 --> 00:08:31,476
당시 풍경은 한국이랑 거의 비슷했어요
93
00:08:31,500 --> 00:08:38,410
그리고 한국으로 갔었고
다음에는 히로시마를 거쳐
94
00:08:38,760 --> 00:08:46,076
이와쿠니로 갔는데 한국으로 가는
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거기에 있었죠
95
00:08:46,100 --> 00:08:49,336
JLBD-1에 있을 때 추가로
폭발물 제거 훈련을 받으셨나요?
96
00:08:49,360 --> 00:08:51,136
네
97
00:08:51,160 --> 00:08:52,876
그럼 거기에는 다른 폭탄이 있었나요?
98
00:08:52,900 --> 00:09:01,776
아니요, 거의 비슷했는데
플라스틱으로 된 폭발물을 쓰고 있었어요
99
00:09:01,800 --> 00:09:07,476
- 거의 동일한 폭탄이었어요
- 플라스틱 폭탄은 어떻게 생겼나요?
100
00:09:07,500 --> 00:09:14,206
그렇게 끔찍한 물건은 아니고
이렇게 생긴 덩어리입니다
101
00:09:14,230 --> 00:09:23,910
선을 그 안에 집어 넣고 덮개를 그 선으로
밀어 넣는 식인데 거기에 공이쇠가 있거든요
102
00:09:24,260 --> 00:09:27,776
반대쪽 끝에 공이쇠를 설치해
전류를 흘려 보내죠
103
00:09:27,800 --> 00:09:30,836
- 혹시 뇌관 장치가 뭔지 아세요?
- 아니요, 설명해 주세요
104
00:09:30,860 --> 00:09:34,906
선생님에게 이 모든 것에 대한
설명을 듣고 싶습니다
105
00:09:34,930 --> 00:09:37,236
결국 이게 지뢰를 폭발시키는 거군요
106
00:09:37,260 --> 00:09:42,776
이 플라스틱 지뢰의 기폭 장치에 대해
설명해 주세요
107
00:09:42,800 --> 00:09:44,140
알겠어요
108
00:09:44,960 --> 00:09:49,676
소량의 폭발물을 원하는 곳에
설치를 해야 하죠
109
00:09:49,700 --> 00:09:52,906
음극판에 구멍을 뚫어 전선을 연결해요
110
00:09:52,930 --> 00:10:00,580
전류를 생성하는 뇌관 장치로 돌아가서
핸들을 돌리면 폭발하게 되는 원리죠
111
00:10:00,860 --> 00:10:02,876
그래서 모든 플라스틱이 터지게 되는군요
112
00:10:02,900 --> 00:10:08,780
아니에요
일부는 단상이고 상황마다 달라요
113
00:10:08,830 --> 00:10:11,310
저는 그렇게 배웠어요
114
00:10:11,760 --> 00:10:14,076
지뢰밭에서 지뢰를 만난 적이 있으세요?
115
00:10:14,100 --> 00:10:19,136
지뢰밭에서 지뢰를 만나는 건
또 다른 상황이죠
116
00:10:19,160 --> 00:10:26,880
압력 지뢰라고 하는데
안에 TNT가 들어 있어서
117
00:10:27,660 --> 00:10:32,836
무언가가 그 위에서 압력을 가하면
아래에서 폭발하죠
118
00:10:32,860 --> 00:10:35,980
솔직히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
119
00:10:36,600 --> 00:10:39,576
그러면 한국에 있을 때는
주로 플라스틱 지뢰였나요?
120
00:10:39,600 --> 00:10:41,710
아니요, 압력 지뢰였어요
121
00:10:42,230 --> 00:10:47,076
이와쿠니로 가셨다고 했는데 제가 만난 분 중에
직접 비행기를 조종하신 파일럿이 있어요
122
00:10:47,100 --> 00:10:49,536
그 분이 글로브마스터로
선생님을 수송했을 겁니다
123
00:10:49,560 --> 00:10:53,280
맞아요
이와쿠니에 미군 기지가 있었어요
124
00:10:53,600 --> 00:10:58,240
글로브마스터 수송기로
저희를 부산까지 데려다 줬죠
125
00:10:59,000 --> 00:11:03,540
- 부산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?
- 네, 서울이 아니라 부산으로 가셨나요?
126
00:11:03,860 --> 00:11:06,536
네, 부산으로 갔죠
127
00:11:06,560 --> 00:11:15,310
혜산과 원산으로 가는 배가 있었는데
저희는 미군 글로브마스터를 타고 부산을 갔죠
128
00:11:15,960 --> 00:11:23,036
부산에서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어요
129
00:11:23,060 --> 00:11:26,076
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갈 때
누구와 함께 갔나요?
130
00:11:26,100 --> 00:11:27,176
전부 공병이었나요?
131
00:11:27,200 --> 00:11:33,836
대부분이 그랬고 미군도 많았어요
그냥 부산으로 가는 수송선이었어요
132
00:11:33,860 --> 00:11:40,836
JLBD-1에 있을 때 지뢰 제거 작업을 하셨는데
영국이나 영연방 공병도 함께 있었나요?
133
00:11:40,860 --> 00:11:49,206
영연방 부대, 호주, 뉴질랜드뿐 아니라
피지 사람도 몇 명 있었어요
134
00:11:49,230 --> 00:11:50,336
그 친구들 사진을 갖고 있어요
135
00:11:50,360 --> 00:11:53,710
브래들리라고
버밍엄 출신 친구가 있었죠
136
00:11:53,930 --> 00:11:57,880
그런데 호주로 이민을 갔어요
137
00:11:58,360 --> 00:12:02,306
- 영연방 간의 경쟁심은 어땠나요?
- 괜찮았어요
138
00:12:02,330 --> 00:12:06,810
서로 놀려 먹기도 했지만
원래 그런 사이니까 나쁠 건 없었어요
139
00:12:07,560 --> 00:12:16,376
그랬군요, 부산에 도착했을 때
한국 사람이 주변에 있었나요?
140
00:12:16,400 --> 00:12:21,580
많이 있었는데
대체로 가난하고 딱해 보였어요
141
00:12:21,830 --> 00:12:25,836
말씀 드렸듯이 그 후에
서울로 가는 기차에 올랐어요
142
00:12:25,860 --> 00:12:30,776
공병은 따로 분리되어 있었나요
아니면 한 칸에 다 같이 있었나요?
143
00:12:30,800 --> 00:12:33,080
다 함께 있었어요
144
00:12:33,760 --> 00:12:36,776
당시 폭발물 처리 공병은
몇 명이나 되었나요?
145
00:12:36,800 --> 00:12:42,706
대략 20명이었는데
보통 한 팀 인원이 그 정도였어요
146
00:12:42,730 --> 00:12:48,836
책임자가 중위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
굉장한 전문가였어요
147
00:12:48,860 --> 00:12:54,310
책임자는 대부분 학위도 있고
똑똑한 사람들이었죠
148
00:12:55,200 --> 00:12:56,906
그 사람들과 유대가 있으셨군요
149
00:12:56,930 --> 00:13:02,040
맞아요, 좋은 사람들이라
자신들의 병사를 잘 돌보았죠
150
00:13:02,630 --> 00:13:06,476
그런 사람들이 진정한 리더 아닌가요?
151
00:13:06,500 --> 00:13:09,276
그럼 서울에 도착해서 대기 구역에 있는데
152
00:13:09,300 --> 00:13:12,976
전선으로 이동하기 전까지는
얼마나 머무르셨나요?
153
00:13:13,000 --> 00:13:19,006
기차를 이용해 서울로 가셨는데
다시 이동하기 전까지 얼마나 머무르셨나요?
154
00:13:19,030 --> 00:13:23,776
이틀 정도 있다가 전선으로 이동했을 겁니다
155
00:13:23,800 --> 00:13:28,140
- 대기했던 기간 동안의 기억이 있으세요?
- 네, 무서웠죠
156
00:13:29,460 --> 00:13:32,506
- 무서웠다고요?
- 네
157
00:13:32,530 --> 00:13:34,676
당시 서울은 어땠고
무엇이 무서우셨나요?
158
00:13:34,700 --> 00:13:41,180
오두막과 부서진 건물
159
00:13:41,430 --> 00:13:47,040
그리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
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뿐이었죠
160
00:13:47,660 --> 00:13:48,806
그래서 충격을 받으셨군요?
161
00:13:48,830 --> 00:13:58,876
네, 지금과는 다르지만 당시 영국에서의 생활은
한국의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좋았어요
162
00:13:58,900 --> 00:14:06,306
그렇게 비교하면 큰 충격이었죠
163
00:14:06,330 --> 00:14:12,536
전선까지 1,500톤급을 타셨나요
아니면 3톤급을 타셨나요?
164
00:14:12,560 --> 00:14:15,780
3톤급을 타고 갔습니다
165
00:14:16,130 --> 00:14:22,676
처음에 도착한 곳은 어디인가요?
전선에서 합류한 부대에 대해 기억하세요?
166
00:14:22,700 --> 00:14:28,376
제55야전중대(55 Field Park Squadron)라고 하는
큰 공병 부대가 있었고, 그들이 책임자였죠
167
00:14:28,400 --> 00:14:39,136
다리를 건설하거나 전기 기계 기술 차량 같은 것을
수리하는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했었죠
168
00:14:39,160 --> 00:14:41,040
저희는 일종의 배속 병력이었고요
169
00:14:42,230 --> 00:14:49,376
- 그곳 기지의 규모는 어땠나요?
- 38선 이쪽 어느 구역보다 컸어요
170
00:14:49,400 --> 00:14:54,736
- 기지 이름이 있었나요?
- 아니요, 제 기억으론 없었던 것 같네요
171
00:14:54,760 --> 00:15:03,876
제28여단, 아니 제29여단에 대해
혹시 들어보셨나요?
172
00:15:03,900 --> 00:15:05,836
알겠습니다
173
00:15:05,860 --> 00:15:09,976
전선에 도착하셨을 때
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174
00:15:10,000 --> 00:15:14,476
전선과 매우 가까운 거린데
무언가를 보거나 들으셨나요?
175
00:15:14,500 --> 00:15:18,310
거기는 또 다른 시간이었어요
섬광등을 많이 봤어요
176
00:15:20,760 --> 00:15:27,410
전선에서 부상을 입은
똑같은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었는데
177
00:15:27,900 --> 00:15:34,036
미군들은 지옥을 지나온 것 같았죠
정말 끔찍했어요
178
00:15:34,060 --> 00:15:49,210
저는 고지 정찰을 정말 싫어했는데
한번은 8명이 큰 구덩이로 굴러 떨어졌어요
179
00:15:50,630 --> 00:15:55,606
관목이 자라고 있었는데
큰 구멍에 빠져버렸죠
180
00:15:55,630 --> 00:16:01,780
거기에는 미군도 2-3명 있었는데
꽤 오래 거기에 있었던 것 같았죠
181
00:16:02,000 --> 00:16:07,036
기관총도 떨어져 있었어요
미군들은 오래 전에 사망한 듯 보였죠
182
00:16:07,060 --> 00:16:12,976
무서워서 재빨리 구덩이에서 빠져 나왔어요
아직도 기억나네요
183
00:16:13,000 --> 00:16:18,006
- 구덩이에 떨어지셨나요?
- 네, 측면으로 기어서 올라왔어요
184
00:16:18,030 --> 00:16:27,106
나온 다음 상관인 중위에게 말했더니
돌아가서 참호를 파라고 하더군요
185
00:16:27,130 --> 00:16:33,176
저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어요
무서웠죠
186
00:16:33,200 --> 00:16:40,476
도착했을 당시 임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공병으로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셨나요?
187
00:16:40,500 --> 00:16:43,606
폭탄을 제거하셨나요?
어디에서 임무를 수행하셨나요?
188
00:16:43,630 --> 00:16:49,436
중국군이 사방에 지뢰와 같은
폭발물을 설치해 놨더군요
189
00:16:49,460 --> 00:16:53,740
임진강을 따라
지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
190
00:16:54,230 --> 00:16:57,580
임진강 인근에서
약 100개 정도가 발견되기도 했죠
191
00:16:58,000 --> 00:17:06,236
반대편에 갔더니
기폭 장치와 폭탄이 있었어요
192
00:17:06,260 --> 00:17:19,206
거기를 지나가면 터져 버리는 거죠
193
00:17:19,230 --> 00:17:22,780
그래서 대검을 들고 돌아서 갔었고
194
00:17:23,500 --> 00:17:30,380
왼쪽으로 가서 상부 덮개를 풀고
기폭 장치를 빼냈어요
195
00:17:32,430 --> 00:17:36,736
- 밖으로 나가시면 그게 일상 업무셨나요?
- 맞아요
196
00:17:36,760 --> 00:17:43,310
- 지뢰를 몇 개나 제거하셨나요?
- 모르겠어요, 잊어버렸네요
197
00:17:44,730 --> 00:17:49,610
거기서 1년 동안 9개월을 작업했거든요
198
00:17:50,360 --> 00:17:53,576
그럼 9개월 동안 폭탄을 제거하셨네요
199
00:17:53,600 --> 00:17:57,676
동료가 지뢰에 걸려
폭발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나요?
200
00:17:57,700 --> 00:17:59,680
네, 있었어요
전우 한 명이 다리를 잃었죠
201
00:18:00,360 --> 00:18:01,476
그날 함께 있으셨나요?
202
00:18:01,500 --> 00:18:12,980
네, 그 사건 이후로
트라우마가 되어 가끔씩 생각이 나죠
203
00:18:13,360 --> 00:18:17,836
양쪽이 절벽인 길을 통과하고 있었어요
204
00:18:17,860 --> 00:18:35,310
암벽으로 된 절벽이었는데 폭탄이 터지면서
돌이 쏟아져 내렸고 뒤에서 저희를 덮쳤죠
205
00:18:36,430 --> 00:18:44,610
끔찍한 사건이었죠
불발탄이 터진 거였죠
206
00:18:45,260 --> 00:18:49,106
기술적으로 말하자면
누군가 밟아서 폭발이 일어난 거죠
207
00:18:49,130 --> 00:18:50,636
함께 계셨나요?
208
00:18:50,660 --> 00:18:56,140
네, 뒤에서 7번째에 있었기에
폭발에 휘말리지 않았죠
209
00:18:57,930 --> 00:19:00,836
운이 좋았어요
말하기 힘든 끔찍한 일이죠
210
00:19:00,860 --> 00:19:02,906
- 그분은 죽었나요?
- 네
211
00:19:02,930 --> 00:19:08,236
- 그분도 공병이었나요?
- 거기에 있던 공병 중 한 명이었죠
212
00:19:08,260 --> 00:19:10,236
- 아는 사람이었나요?
- 네
213
00:19:10,260 --> 00:19:12,240
- 이름은 기억나세요?
- 빌 윌리엄스였어요
214
00:19:12,900 --> 00:19:14,940
가끔 그 친구가 생각납니다
215
00:19:15,000 --> 00:19:17,436
그 사건이 선생님 삶에
어떤 영향을 미쳤나요?
216
00:19:17,460 --> 00:19:26,376
당시 19살 정도셨는데
본인과 다른 공병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?
217
00:19:26,400 --> 00:19:35,976
일단은 그 사실에 적응해야 했어요
저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죠
218
00:19:36,000 --> 00:19:40,306
어릴 때는 자신에게
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
219
00:19:40,330 --> 00:19:46,106
- 그 단어가 있잖아요?
- 천하무적
220
00:19:46,130 --> 00:19:50,306
맞아요, 바로 그거에요
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
221
00:19:50,330 --> 00:19:54,740
그래서 자세히 보면
본인에게 영향을 끼친 셈이죠
222
00:19:55,100 --> 00:20:01,236
상황이 그렇게 되면
그분의 시신은 어떻게 수습하셨나요?
223
00:20:01,260 --> 00:20:14,440
조각난 시신을 가방에 모아서 가져왔어요
딱히 표현할 길이 없네요
224
00:20:15,460 --> 00:20:24,676
장의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
모든 시신을 가져갔어요
225
00:20:24,700 --> 00:20:32,380
중국군의 시신도 다 처리했어요
시신은 똑같이 처리해 주었죠
226
00:20:34,060 --> 00:20:38,736
거기에 신부님이 계셨나요?
신부님에 대해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?
227
00:20:38,760 --> 00:20:41,436
윌리엄스라는 가톨릭 신부님이 계셨는데
아주 좋은 분이셨어요
228
00:20:41,460 --> 00:20:54,706
아일랜드 더니골(Donegal) 출신이었는데
항상 그곳에 대한 노래를 부르셨죠
229
00:20:54,730 --> 00:20:59,140
신부님들은 다 좋은 분들이셨는데
신성한 임무를 맡았죠
230
00:20:59,730 --> 00:21:05,906
매주 일요일에는
함께 미사를 드리기도 했고요
231
00:21:05,930 --> 00:21:12,840
- 신앙이 깊으신 편이세요?
-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꽤 있는 편이죠
232
00:21:14,000 --> 00:21:19,040
- 신부님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계시군요
- 네, 좋은 사람들이죠
233
00:21:19,460 --> 00:21:23,076
혹시 공병 중에
신앙을 잃은 사람도 있었나요?
234
00:21:23,100 --> 00:21:27,736
제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
235
00:21:27,760 --> 00:21:34,136
인천 휴양소에 가보셨나요?
거기는 어땠는지 말씀해 주세요
236
00:21:34,160 --> 00:21:39,406
휴양소 말인가요?
인천 휴양소요
237
00:21:39,430 --> 00:21:41,840
도쿄에 가서 다 같이 휴양소를 방문했었죠
238
00:21:41,900 --> 00:21:43,876
- 우선 인천 휴양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- 알겠어요
239
00:21:43,900 --> 00:21:45,906
휴양소는 어떤 곳이었나요?
240
00:21:45,930 --> 00:21:55,136
거기서 3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요
모든 식사가 제대로 나오더군요
241
00:21:55,160 --> 00:22:02,110
굉장히 친절히 대해주었고
간단한 건강 체크도 받았죠
242
00:22:02,300 --> 00:22:06,606
좋은 곳이었어요
잠깐의 사치스런 휴식이었죠
243
00:22:06,630 --> 00:22:11,176
인천에 대해 자세히 알고 계신 것 같은데
다른 사람들이 얘기해 주었나요?
244
00:22:11,200 --> 00:22:15,176
저는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
한국인을 꽤 많이 만났거든요
245
00:22:15,200 --> 00:22:19,106
전부 영연방 사람들이었나요?
미국인이었나요?
246
00:22:19,130 --> 00:22:22,280
대부분 영연방 사람들이었고
미국인은 보지 못했어요
247
00:22:22,860 --> 00:22:29,076
호주 사람과 뉴질랜드 사람은
본 기억이 나네요
248
00:22:29,100 --> 00:22:35,880
- 누가 운영을 하고 있었나요?
- 적십자에서 운영했던 것 같네요
249
00:22:37,160 --> 00:22:41,736
캐나다 적십자 사람들이 많았어요
250
00:22:41,760 --> 00:22:45,236
- 남자와 여자 모두 있었나요?
- 네, 남녀 모두 있었죠
251
00:22:45,260 --> 00:22:46,876
거기서 여자를 봤다면
분명히 기분이 좋았을 것 같네요
252
00:22:46,900 --> 00:22:49,276
맞아요
253
00:22:49,300 --> 00:22:56,736
- 휴양소에서 무엇을 하셨나요?
- 앉아서 휴식을 취했죠
254
00:22:56,760 --> 00:23:03,910
모든 음식은 완전히 다른 수준이었고
사람들도 친절하더군요
255
00:23:05,760 --> 00:23:08,606
도쿄의 휴양소는 어땠나요?
256
00:23:08,630 --> 00:23:20,806
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갔는데
어디서 출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
257
00:23:20,830 --> 00:23:31,580
어쨌든 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갔어요
도쿄에 착륙했는데 외곽 지역이었어요
258
00:23:32,260 --> 00:23:38,806
완전히 다른 세상이더군요
일본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었어요
259
00:23:38,830 --> 00:23:43,980
도착했을 때가 봄이었을 겁니다
260
00:23:45,830 --> 00:23:53,906
다리 너머로 황궁이 보였어요
261
00:23:53,930 --> 00:23:59,910
그리고 벚꽃이 피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죠
정말로 푹 빠졌죠
262
00:24:00,300 --> 00:24:05,636
마지막 날인 7일째가 되었는데
기상이 좋지 않아 복귀할 수 없었어요
263
00:24:05,660 --> 00:24:08,236
그래서 3일을 더 머물렀죠
264
00:24:08,260 --> 00:24:11,576
그래서 총 10일을 도쿄에 있었고
멋진 휴가를 보냈죠
265
00:24:11,600 --> 00:24:17,810
일본에 있을 때 약한 지진이 일어났는데
잊기 힘들 정도로 충격이었죠
266
00:24:18,100 --> 00:24:24,876
굉장히 화려한 곳이었어요
각자 방이 주어졌어요
267
00:24:24,900 --> 00:24:26,506
도쿄에 있을 때 말씀인가요?
268
00:24:26,530 --> 00:24:28,976
쿠카부라 클럽이 있었는데
269
00:24:29,000 --> 00:24:35,036
한국에 파병된 모든 군인을 위해
유엔이 운영하고 있었죠
270
00:24:35,060 --> 00:24:39,410
도쿄 시청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
271
00:24:39,630 --> 00:24:45,006
긴자 시장으로 걸어가면 멋진 곳이 나오죠
272
00:24:45,030 --> 00:24:50,476
- 다른 기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?
- 네, 상당히 괜찮은 장소였어요
273
00:24:50,500 --> 00:24:56,206
도쿄 관광을 갔었는데
274
00:24:56,230 --> 00:25:00,440
도쿄 로즈(Tokyo Rose)가
방송되는 곳도 견학을 했어요
275
00:25:00,660 --> 00:25:06,676
주변을 모두 둘러보았어요
다른 병사들은 긴자 시장에 있었죠
276
00:25:06,700 --> 00:25:13,980
극장에 가서 빙 크로스비가 나오는
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봤는데
277
00:25:14,860 --> 00:25:17,940
몇 년 전 작품이지만 재미있었어요
278
00:25:18,900 --> 00:25:20,776
당시에 다른 공병들과 함께 다니셨나요?
279
00:25:20,800 --> 00:25:24,940
아니요, 거기서 다른 친구를 만났어요
REME에 소속된 사람이었죠
280
00:25:25,330 --> 00:25:33,610
제 옆에 묵었는데 함께 어울리곤 했어요
아직 살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
281
00:25:34,760 --> 00:25:37,876
사실은 그분을 어제 만났는데
놀랍지 않나요?
282
00:25:37,900 --> 00:25:43,706
10일 동안 멋진 시간을 보내셨는데
283
00:25:43,730 --> 00:25:48,736
휴식이 끝나고 폭발물 처리 임무로
다시 복귀하셨나요?
284
00:25:48,760 --> 00:25:54,740
그렇죠
일년 이상을 거기에 있었어요
285
00:25:55,830 --> 00:26:01,276
인천에서 수행했던 폭발물 처리 부대와
전선에 일부 남아 있는 폭탄에 대해 말씀하셨어요
286
00:26:01,300 --> 00:26:04,506
기억나는 다른 사건이나
중국군이 심어 놓은 폭발물을 제거한
287
00:26:04,530 --> 00:26:05,976
임무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
288
00:26:06,000 --> 00:26:10,936
제가 알기로는 지뢰가 떠다니거나
강물을 따라 내려올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
289
00:26:10,960 --> 00:26:12,206
네, 그랬어요
290
00:26:12,230 --> 00:26:15,180
그런데 저는 그 임무와
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
291
00:26:15,630 --> 00:26:22,240
작은 뗏목을 만들어 그 안에
폭탄을 놓아둔다는 것만 알았거든요
292
00:26:22,830 --> 00:26:28,376
어떻게 설정하고 작동하는지는 모릅니다
293
00:26:28,400 --> 00:26:29,820
- 아, 모르시는군요
- 네
294
00:26:30,330 --> 00:26:38,806
- 당시 날씨는 어땠으며 어떤 옷을 입으셨나요?
- 파카와 후드를 입었어요
295
00:26:38,830 --> 00:26:44,636
날씨가 엄청나게 추웠고, 밖에서는
맨손으로 금속을 만지면 안됐어요
296
00:26:44,660 --> 00:26:50,180
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었거든요
시베리아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죠
297
00:26:50,230 --> 00:26:53,780
정말 추웠어요
298
00:26:54,030 --> 00:27:01,306
침낭에서 잠을 잘 때도
다른 침낭 하나를 더 사용했어요
299
00:27:01,330 --> 00:27:04,236
날씨는 그 정도로 추웠어요
300
00:27:04,260 --> 00:27:19,336
침낭에서 나오면 정신을 차리기 위해
10분은 서 있어야 했죠
301
00:27:19,360 --> 00:27:22,336
그럼 막사에 계셨나요?
텐트에 계셨나요?
302
00:27:22,360 --> 00:27:32,040
텐트요, 막사는 사치였죠
303
00:27:33,330 --> 00:27:46,740
- 생활하면서 이 같은 것은 없었나요?
- 진짜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이죠
304
00:27:47,230 --> 00:27:51,936
이가 제 겨드랑이 밑에 생겼었죠
305
00:27:51,960 --> 00:28:01,106
보급품과 함께 의무병이 왔을 때
제 등과, 팔 아래를 박박 밀어 주었어요
306
00:28:01,130 --> 00:28:05,436
그렇게 이를 전부 죽였죠
그리고 앉아서 이를 떼어 냈어요
307
00:28:05,460 --> 00:28:08,576
- 이런 이야기는 하면 안될 것 같네요
- 괜찮습니다
308
00:28:08,600 --> 00:28:14,276
- 이에 대해서 걱정하셨는데 쥐도 있었죠
- 네 그럼 쥐 얘기도 해주세요
309
00:28:14,300 --> 00:28:23,076
천막이나 텐트 끝 부분에 화장실로 쓰려고
큰 구멍을 파 두었어요
310
00:28:23,100 --> 00:28:29,476
하지만 거기 앉기 전에는 구멍에
쥐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했죠
311
00:28:29,500 --> 00:28:32,836
사람들도 쥐에 대해 얘기하고 다녔어요
312
00:28:32,860 --> 00:28:37,480
이만한 쥐가 있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
저도 쥐 때문에 겁을 먹었죠
313
00:28:37,830 --> 00:28:46,206
텐트에 살짝 틈을 만들어 놓고
위쪽에서 뛰어 다니는 쥐를 보곤 했어요
314
00:28:46,230 --> 00:28:48,336
음식은 반드시 숨겨 두어야 했죠
315
00:28:48,360 --> 00:28:53,676
그렇지 않으면 쥐가
음식 냄새를 맡고 쫓아 왔어요
316
00:28:53,700 --> 00:28:59,106
- 결국 쥐를 없애버리셨나요?
- 네, 총을 쏴서 죽였어요
317
00:28:59,130 --> 00:29:03,036
- 쥐 얘기를 들으셨군요
- 많이 들었습니다
318
00:29:03,060 --> 00:29:08,836
- 이가 생겼는데 피부병에 걸리진 않으셨나요?
- 생겼죠
319
00:29:08,860 --> 00:29:14,180
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
다리 사이에 피부병이 생겼었죠
320
00:29:14,600 --> 00:29:19,840
일종의 발진이었는데 금방 없어졌어요
321
00:29:21,930 --> 00:29:27,306
- 혹시 치과 치료를 받으셨나요?
- 한국에서는 전혀 받지 않았어요
322
00:29:27,330 --> 00:29:31,676
- 일본에서는 공방에 간 적이 있으셨나요?
- 아니요
323
00:29:31,700 --> 00:29:36,376
네이팜에 대한 기억이 있으세요?
324
00:29:36,400 --> 00:29:45,976
기억이 나네요
화염 방사기 말씀하시는 거죠?
325
00:29:46,000 --> 00:29:49,710
임진강 한 쪽 지역에
적군 벙커가 있었어요
326
00:29:50,130 --> 00:29:59,006
벙커에서 나와 돌파를 해서
저희 쪽으로 오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
327
00:29:59,030 --> 00:30:01,606
저격수도 몇 명 있었고요
328
00:30:01,630 --> 00:30:05,840
화염 방사기를 쓰던 장면이 기억나네요
그러지 말아야 했어요
329
00:30:07,130 --> 00:30:13,236
불을 뿜자 바로 그들은 다 죽어 버렸죠
끔찍한 무기였어요
330
00:30:13,260 --> 00:30:17,606
그럼 야생 고양이나
뱀, 새 같은 것들을 보셨나요?
331
00:30:17,630 --> 00:30:21,536
뱀은 봤어요
꽤 많이 있었죠
332
00:30:21,560 --> 00:30:28,740
뱀 때문에 엄청나게 겁을 먹었어요
뱀을 정말 싫어했거든요
333
00:30:30,300 --> 00:30:32,080
언제나 용감하셨죠?
334
00:30:32,130 --> 00:30:38,710
네, 그렇지만 제가
용감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네요
335
00:30:39,430 --> 00:30:47,010
전장에 있으면 완전히 다른 환경이잖아요
336
00:30:49,330 --> 00:30:51,336
저는 용감한 사람은 아닙니다
337
00:30:51,360 --> 00:30:57,676
세탁 소년과 작업을 도와 주었던 한국인이
있다고 들었는데 그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338
00:30:57,700 --> 00:31:02,806
세탁을 해주는 현지 주민들이 있었는데
339
00:31:02,830 --> 00:31:09,206
빨랫거리를 강으로 가져가
깨끗하게 세탁해 돌려주었어요
340
00:31:09,230 --> 00:31:15,606
어린 한국인들이었는데
일거리를 찾고 있어서 가끔 일을 주곤 했죠
341
00:31:15,630 --> 00:31:17,906
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인 가족을
만난 적이 있으신가요?
342
00:31:17,930 --> 00:31:25,736
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요
343
00:31:25,760 --> 00:31:32,276
저희는 38선 가까이에 있었고
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산까지 내려간 상태였어요
344
00:31:32,300 --> 00:31:35,276
죄송해요, 서울입니다
345
00:31:35,300 --> 00:31:38,440
서울에서 38선까지는
그리 멀지 않았으니까요
346
00:31:40,960 --> 00:31:45,210
한국 파병에서 기억나는 것이
또 있으신가요?
347
00:31:47,300 --> 00:31:52,876
친절한 사람들이 많았는데
특히 의무대 사람들이 저를 잘 돌봐 주었어요
348
00:31:52,900 --> 00:31:56,036
좋은 사람들이었죠
349
00:31:56,060 --> 00:32:00,410
한국인은 만나본 적이
거의 없어서 할 말이 없네요
350
00:32:01,000 --> 00:32:07,310
다소 무뚝뚝해 보이지만
기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죠
351
00:32:07,560 --> 00:32:11,536
후크고지에서 큰 포격이 있었을 당시
거기에 계셨나요?
352
00:32:11,560 --> 00:32:16,036
후크고지 전투 말인가요?
저도 참전했었죠
353
00:32:16,060 --> 00:32:19,610
상황이 나빴지만 마지막 전투였죠
354
00:32:20,230 --> 00:32:25,076
알겠습니다
전투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355
00:32:25,100 --> 00:32:29,880
웰링턴공작연대가 4-5개의 연대와 함께
후크고지 전투에 참여했었죠
356
00:32:30,060 --> 00:32:34,776
저희는 폭탄 제거와는 관련이 없었고
지원 부대로 동원되었죠
357
00:32:34,800 --> 00:32:40,910
공병으로서 저희 임무는
전후방을 오가며 탄약을 보급하는 것이었죠
358
00:32:41,660 --> 00:32:50,376
복귀하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
대규모 전투였기 때문에 병기 부대도 참여했었죠
359
00:32:50,400 --> 00:32:55,636
제 전우였던 짐 베인스도
그 전투에 함께했어요
360
00:32:55,660 --> 00:33:02,040
웰링턴공작연대 소속으로
당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 작년에 죽었죠
361
00:33:03,200 --> 00:33:08,936
폭탄 제거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
갑자기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곤 하는데
362
00:33:08,960 --> 00:33:11,436
임무 중에 소음과 관련된 기억이 있으세요?
363
00:33:11,460 --> 00:33:12,836
소음은 정말 참기 힘들죠
364
00:33:12,860 --> 00:33:18,080
연사로 계속 발사하는 총이 있었어요
중박격포는 그 중에서도 최악이었죠
365
00:33:18,500 --> 00:33:21,776
발사할 때마다 소리가 울렸어요
366
00:33:21,800 --> 00:33:30,740
한국에서는 후크고지 전투가 최악이었죠
꽤 많은 영국군이 그 전투에서 전사했어요
367
00:33:31,530 --> 00:33:34,036
어떤 부분이 기억나세요?
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?
368
00:33:34,060 --> 00:33:45,876
온 하늘에 조명탄이 터진 것 같았죠
양쪽에서 불꽃과 섬광이 터졌어요
369
00:33:45,900 --> 00:33:51,306
하늘이 불꽃으로 밝혀진 것 같았고
많은 사람이 쓰러졌어요
370
00:33:51,330 --> 00:33:57,106
고지로 몰려오던 중국군이 기억나네요
엄청난 무리가 걸어오고 있었죠
371
00:33:57,130 --> 00:34:05,636
기관총을 겨누고 사격을 했어요
이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전사한 거죠
372
00:34:05,660 --> 00:34:13,410
- 거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나요?
- 20m 정도요
373
00:34:13,830 --> 00:34:22,876
중국군이 언덕을 내려왔는데
전방에 있던 웰링턴공작연대가 기관총을 쏘았어요
374
00:34:22,900 --> 00:34:24,440
끔찍했어요
375
00:34:25,000 --> 00:34:32,810
모두가 누군가의 아들, 딸
아버지로 살아가는데 안타까웠죠
376
00:34:35,560 --> 00:34:37,836
큰 변화를 겪으셨잖아요
377
00:34:37,860 --> 00:34:42,636
전방 기지에서 폭발물 처리 임무를
수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죠?
378
00:34:42,660 --> 00:34:47,740
저희는 폭발물 처리 팀이었어요
그리고 탄약도 운반했죠
379
00:34:48,160 --> 00:34:54,810
병기 부대이자 지원 부대였어요
지원 부대는 주로 운전을 담당하죠
380
00:34:55,200 --> 00:34:57,710
병기 부대는 폭탄과 탄약을 다루죠
381
00:34:59,930 --> 00:35:03,310
후크고지 전투의 여파가 있었나요?
382
00:35:03,730 --> 00:35:15,936
함께 했던 신부님이 전사한 중국군의
명복을 빌어주었는데 그 장면이 기억나네요
383
00:35:15,960 --> 00:35:18,676
시신을 가져다 도로에 눕혔어요
384
00:35:18,700 --> 00:35:26,236
이런저런 기관에서
시신을 수습하기 전까지 진행했어요
385
00:35:26,260 --> 00:35:29,510
이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죠
중국군도 많은 병력을 잃었죠
386
00:35:30,300 --> 00:35:35,506
이들이 어쩌다가 이 전투에
참전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
387
00:35:35,530 --> 00:35:38,276
아마 공산당이 집권하던 시기였겠죠?
388
00:35:38,300 --> 00:35:43,376
후크고지 전투 이후에
선생님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 봤습니다
389
00:35:43,400 --> 00:35:45,136
공병이셨으니까요
390
00:35:45,160 --> 00:35:53,836
폭탄 제거 임무를 맡아 엄청난 전투에 참여하셨죠
사방에 널린 시신도 보셨을 테고요
391
00:35:53,860 --> 00:35:58,276
곧 떠나야 하셨는데 전투 후에
기분이 어떠셨나요?
392
00:35:58,300 --> 00:36:10,376
끔찍했죠
복귀 후 버밍엄 종합 병원으로 갔어요
393
00:36:10,400 --> 00:36:17,480
아시다시피 한국에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
저도 무릎에 부상을 입었죠
394
00:36:18,060 --> 00:36:22,710
제가 경직 상태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
395
00:36:23,260 --> 00:36:28,336
한국에서는 매우 우울했어요
불쌍하게도 젊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죠
396
00:36:28,360 --> 00:36:32,180
대체 무엇을 위한 전투였을까요?
달리 할 말이 없네요
397
00:36:32,530 --> 00:36:43,210
- 전투가 끝난 한참 후에도 계속 우울하셨나요?
- 포웨이라는 배를 타고 돌아왔어요
398
00:36:44,360 --> 00:36:47,906
- 그게 언제였나요?
- 1953년이었죠
399
00:36:47,930 --> 00:36:53,736
- 달도 기억하시나요?
- 아마도 6월이었을 겁니다
400
00:36:53,760 --> 00:36:58,036
- 틀릴 수도 있어요
- 전투가 끝나고 얼마 후 돌아오셨군요
401
00:36:58,060 --> 00:37:05,976
네, 포웨이호를 타고 돌아와서
발튼 스테이시(Barton Stacey)라는 곳으로 갔어요
402
00:37:06,000 --> 00:37:08,876
거기서도 모두 기운이 없었어요
403
00:37:08,900 --> 00:37:13,580
입대한 지 3년이 다 되었고
나일랜드로 돌아갔죠
404
00:37:14,060 --> 00:37:22,976
전투에 참가한 병사의 삶에서 일반인의 삶으로
돌아오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어떠셨나요?
405
00:37:23,000 --> 00:37:25,906
쉽지 않았고 두려웠어요
406
00:37:25,930 --> 00:37:32,940
실제로도 문제가 많았는데 어머니와
여러 문제들이 생겼고 전혀 정착하지 못했죠
407
00:37:33,560 --> 00:37:39,006
지금은 다 지나가서 괜찮지만
되도록 그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
408
00:37:39,030 --> 00:37:44,936
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
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
409
00:37:44,960 --> 00:37:49,276
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?
어떤 점이 기억나고 어떤 문제가 있으셨나요?
410
00:37:49,300 --> 00:37:59,476
항상 참을성이 없었어요
부모님과 잘 지내지 못했어요
411
00:37:59,500 --> 00:38:02,140
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
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았죠
412
00:38:02,660 --> 00:38:10,806
하지만 결국에는 괜찮아지고
제자리를 찾게 되더라고요
413
00:38:10,830 --> 00:38:13,380
지금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?
414
00:38:13,630 --> 00:38:19,406
멋진 나라죠
이상한 사상을 가진 북한만 빼면요
415
00:38:19,430 --> 00:38:22,980
어제도 미사일을 발사했더군요
416
00:38:23,600 --> 00:38:31,110
조심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과
세계 대전을 치러야 될지도 모르겠네요
417
00:38:31,760 --> 00:38:36,636
오늘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었어요
모두가 그를 진정시켜야 해요
418
00:38:36,660 --> 00:38:39,680
신중하게 대처해야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