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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엔참전용사 Jacques Grisolet 구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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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막

1 00:00:05,100 --> 00:00:09,100 선생님 성함의 철자를 말씀해 주세요 2 00:00:09,460 --> 00:00:15,576 성은 그리졸레, G-R-I-S-O-L-E-T 3 00:00:15,823 --> 00:00:21,400 이름은 자크, J-A-C-Q-U-E-S 입니다 4 00:00:22,625 --> 00:00:29,687 - 생년월일은요? - 1928년 10월 16일입니다 5 00:00:30,154 --> 00:00:35,129 -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? - 91세요 6 00:00:35,175 --> 00:00:38,733 70대 같아 보이시는데요 7 00:00:39,342 --> 00:00:48,654 고마워요! 날에 따라 컨디션이 다른데 다 나이 탓이겠죠 8 00:00:48,678 --> 00:00:50,320 고향은 어디세요? 9 00:00:50,567 --> 00:00:56,200 오트 마른(Haute-Marne)에 있는 기앙쿠르(Gillancourt)에서 태어났습니다 10 00:00:56,399 --> 00:01:03,942 샤를 드골(Charles de Gaulle) 프랑스 대통령이 계셨던 마을과 멀지 않은 곳이죠 11 00:01:03,967 --> 00:01:08,400 그분은 콜롱베 레 두 제글리즈(Colombey-les-deux-Églises)에 계셨고 저는 이웃 마을에 살았습니다 12 00:01:08,546 --> 00:01:09,446 여기서 먼 가요? 13 00:01:10,656 --> 00:01:14,054 200-250km 정도 떨어져 있죠 14 00:01:14,078 --> 00:01:19,700 선생님의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? 15 00:01:19,930 --> 00:01:24,996 저희 가족은 대가족입니다 형제자매만 10명이었죠 16 00:01:25,403 --> 00:01:29,244 남자아이 둘, 여자아이 여덟이요 17 00:01:29,268 --> 00:01:33,900 - 선생님은 몇 번째 이셨어요? - 저는 셋째였죠 18 00:01:34,233 --> 00:01:43,133 첫째 누나가 94세, 둘째 형이 7월 27일에 92세가 되셨고 19 00:01:43,315 --> 00:01:51,267 그다음이 저예요 올 11월에 아흔 살이 되는 여동생도 있습니다 20 00:01:51,292 --> 00:01:57,236 - 모두 살아계신가요? - 그중 둘은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21 00:01:57,260 --> 00:02:04,980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던 여동생은 50세에 세상을 떠났고 또 다른 여동생도 우리를 떠났죠 22 00:02:05,011 --> 00:02:10,818 다른 질문을 드릴게요, 부모님께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자식들을 많이 두신 건가요? 23 00:02:10,842 --> 00:02:15,206 아니요, 아주 평범한 분들이셨어요 24 00:02:15,247 --> 00:02:25,380 아버지는 토목 분야에서 일하셨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죠 아이들이 많아서 집에서도 늘 일거리가 많으셨고요 25 00:02:25,404 --> 00:02:38,667 1929년에 전 세계적으로 대공황이 발생했었는데 프랑스에도 그 여파가 있었나요? 26 00:02:38,895 --> 00:02:45,300 네, 1929년에 대공황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죠 27 00:02:45,541 --> 00:02:50,669 하지만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28 00:02:50,693 --> 00:02:53,367 공부는 하실 수 있었나요? 29 00:02:53,491 --> 00:03:00,835 제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1939년에 선전포고가 있었어요 30 00:03:01,172 --> 00:03:09,233 저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죠 초등학교까지는 다닐 수 있었어요 31 00:03:09,422 --> 00:03:17,046 그렇지만 초등학교 졸업장이 제 마지막 졸업장이었어요 그 이후엔 독일군의 점령이 시작되었거든요 32 00:03:17,070 --> 00:03:26,033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징집되어 전장에 끌려 나갔죠 33 00:03:26,291 --> 00:03:33,167 1940년에는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었어요 34 00:03:33,464 --> 00:03:36,994 당연히 공부도 못했죠 35 00:03:37,018 --> 00:03:46,207 한국에 파병되기 전에, 한국에 대해 들어 보신 적이 있었나요? 36 00:03:46,232 --> 00:03:55,256 아뇨,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야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37 00:03:55,280 --> 00:03:57,625 그전에는 인도차이나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38 00:03:57,649 --> 00:04:03,833 1946년에는 인도차이나에 있었어요 39 00:04:04,157 --> 00:04:07,535 당시 군인이었죠 40 00:04:07,559 --> 00:04:11,406 낙하산병 훈련을 담당했습니다 41 00:04:11,430 --> 00:04:19,300 이후에 전쟁 준비를 하기 위해 알제리로 향했어요 42 00:04:19,577 --> 00:04:26,221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인도차이나에 있었고 43 00:04:26,246 --> 00:04:30,678 1950년 2월에 프랑스로 귀국했습니다 44 00:04:30,702 --> 00:04:37,501 당시 저는 부상을 당한 상태였지만 참전 용사로서 훈장도 받았어요 45 00:04:37,750 --> 00:04:39,895 그래서 인도차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46 00:04:39,919 --> 00:04:45,867 하지만 스무 살이 되면서 민간인의 삶으로 되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47 00:04:46,300 --> 00:04:49,387 사람들은 저에게 '이젠 뭘 할 거냐?'라고 물었죠 48 00:04:49,873 --> 00:04:55,087 그러다 6·25전쟁이 터진 겁니다 저는 당시 중사였는데 49 00:04:55,111 --> 00:04:57,567 '다시 해보자'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50 00:04:57,783 --> 00:05:02,891 그전에도 공산주의자들에 맞서 싸운 적이 있었으니까요, 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습니다 51 00:05:02,915 --> 00:05:08,200 공산주의자들에게 침략을 당한 나라가 있다면 저는 그곳으로 가는 거죠 52 00:05:08,863 --> 00:05:12,230 - 선생님이 자원하신 건가요? - 네, 자원했습니다 53 00:05:12,255 --> 00:05:14,887 전에 부상을 당했다고 하셨잖아요? 54 00:05:14,911 --> 00:05:26,667 1948년 12월 25일 인도차이나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55 00:05:27,367 --> 00:05:33,833 그런데 또 다른 전쟁에 자원을 하신 거예요?, 왜 그러신 거죠? 56 00:05:33,858 --> 00:05:38,000 저는 인도차이나 전쟁과 6·25전쟁에 참전했어요, 한국에는 두 번이나 갔었죠 57 00:05:38,024 --> 00:05:38,785 왜 그러신 거죠? 58 00:05:38,810 --> 00:05:45,333 인도차이나에 있다가, 바로 알제리로 가서 6년을 근무했습니다 59 00:05:45,554 --> 00:05:48,912 쉬지 않고 달렸죠 60 00:05:48,936 --> 00:05:52,867 선생님께서는 그전에도 공산주의자들을 알고 계셨나요? 61 00:05:52,892 --> 00:05:54,884 그럼요, 인도차이나에서 알았죠 62 00:05:54,908 --> 00:05:56,635 프랑스에도 있었죠? 63 00:05:56,659 --> 00:05:59,600 네, 프랑스에도 공산주의자들이 있었습니다 64 00:05:59,639 --> 00:06:05,146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 65 00:06:05,170 --> 00:06:09,824 프랑스에 있을 때는 공산주의자들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66 00:06:09,848 --> 00:06:14,014 하지만 인도차이나에서 그들을 봤죠 67 00:06:14,039 --> 00:06:22,604 공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었는데 물품을 밀수하더라고요 68 00:06:22,628 --> 00:06:31,220 박격포나,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실탄과 소총을 몰래 빼냈어요 69 00:06:31,280 --> 00:06:40,861 대포 같은 무기도 있었죠 그들은 모든 걸 밀수하고 위조하더라고요 70 00:06:40,886 --> 00:06:43,633 그걸 인도차이나에서 봤습니다 71 00:06:43,786 --> 00:06:50,365 그리고 한국에 간 것도 공산주의자들 때문이죠 72 00:06:50,389 --> 00:06:53,542 전 공산주의자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73 00:06:53,566 --> 00:06:56,100 그 부분은 예전과 변한 게 없네요 74 00:06:56,364 --> 00:07:03,478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억압받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도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75 00:07:03,502 --> 00:07:07,833 한국에 가기 전에 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인 줄은 아셨어요? 76 00:07:07,921 --> 00:07:14,054 제가 인도차이나에 있었으니 그 주변에 있는 국가라는 것은 알았죠 77 00:07:14,078 --> 00:07:19,500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몰랐고 막연하게 일본 근처에 있다는 사실만 알았어요 78 00:07:19,709 --> 00:07:27,201 그럼 인도차이나에 가기 전에는 한국에 대한 정보가 없으셨겠네요? 79 00:07:27,225 --> 00:07:30,233 그렇죠, 인도차이나에 한번 가본 게 전부예요 80 00:07:30,381 --> 00:07:39,355 그렇다면 6·25전쟁이 발발했을 당시, 프랑스에 계셨나요? 81 00:07:39,379 --> 00:07:41,367 네, 프랑스에 있었죠 82 00:07:41,592 --> 00:07:50,625 참전하기 위해 한국에 가기로 결심했을 때, 어떤 절차를 밟으셨나요? 83 00:07:50,649 --> 00:07:56,733 병사들이 다 한 곳으로 집합했나요? 군사 훈련은 받으셨어요? 84 00:07:57,167 --> 00:08:04,151 아뇨, 군사 훈련은 안 받았습니다 신문에서 보고 알았죠 85 00:08:04,176 --> 00:08:07,475 저한테 특별한 정치적인 신념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86 00:08:07,506 --> 00:08:16,374 인도차이나에 있다가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제 나이가 20살이었다고 아까 말씀드렸죠 87 00:08:16,680 --> 00:08:23,431 저는 그 당시에 충분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민간인의 삶으로 돌아가려 했어요 88 00:08:23,455 --> 00:08:28,500 그런데 다시 사회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제게 할 줄 아는 것이 뭐냐고 묻더군요 89 00:08:28,898 --> 00:08:32,000 저는 '사람들을 잘 통솔할 수 있다'라고 대답했습니다 90 00:08:32,024 --> 00:08:37,200 그런데 사람들은 저를 평범한 직원으로 고용해서 남들처럼 일을 시키려고 하더군요 91 00:08:37,364 --> 00:08:41,776 이건 아니다 싶었죠 군대에서 저는 중사였으니까요 92 00:08:41,800 --> 00:08:46,200 그런데 갑자기 6·25전쟁이 터진 겁니다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, 한국행을 택하게 되었어요 93 00:08:46,384 --> 00:08:52,787 저는 자신만만했습니다 이미 전쟁이 어떤 건지 겪어 봤으니까요 94 00:08:52,811 --> 00:09:00,406 한국에 가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95 00:09:00,430 --> 00:09:06,433 그래서 저는 전투 부대에 배속되기를 원했습니다 96 00:09:06,637 --> 00:09:13,478 제 주변에는 사무실이나 편한 곳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97 00:09:13,502 --> 00:09:17,533 하지만 저는 전투 부대에 입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98 00:09:17,828 --> 00:09:22,684 선생님은 가장 먼저 출발한 선발 부대에 속하셨던 건가요? 99 00:09:22,708 --> 00:09:29,291 아니요, 10월에 출발해서 11월에 도착한 대대가 있었는데 저는 그곳엔 없었습니다 100 00:09:29,398 --> 00:09:34,059 그들은 프랑스 오부르(Auvours)에서 출발했죠 101 00:09:34,084 --> 00:09:42,827 저는 프레쥐스(Fréjus)에 있었습니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더 많은 군인들을 징집해야 됐거든요 102 00:09:42,916 --> 00:09:52,462 저는 몇 달간 프레쥐스에 머물면서 보충 인원을 훈련시키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103 00:09:52,486 --> 00:09:58,967 그러다가 봄에 프랑스를 떠나 한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104 00:09:59,214 --> 00:10:07,601 프레쥐스에 계셨군요, 프레쥐스에서 한국까지의 여정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? 105 00:10:07,625 --> 00:10:16,067 프레쥐스에서 마르세유로 가서 부대에 합류했고 배에 올랐습니다 106 00:10:16,300 --> 00:10:21,300 그리고 일본에 도착했죠 일본에 도착해서는 도쿄에 있는 진지로 갔어요 107 00:10:21,476 --> 00:10:30,537 당시 저희는 소규모의 별동대로 이동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기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108 00:10:30,561 --> 00:10:36,138 도쿄에서 사세보(Sasebo)까지 기차로 일본을 가로지른 거죠 109 00:10:36,646 --> 00:10:41,785 그리고 사세보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110 00:10:41,809 --> 00:10:51,633 부산에 도착해서는 트럭을 타고 각자의 전투 위치로 이동했고요 111 00:10:51,868 --> 00:10:56,910 1951년 봄에 부산에 도착하신 거죠? 112 00:10:56,934 --> 00:11:02,493 네, 1951년 봄이었습니다 3월 말에 출발해, 4월 초에 도착했죠 113 00:11:02,636 --> 00:11:09,735 그 이후에도 많은 전투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이름이 다 기억나지 않네요 114 00:11:09,759 --> 00:11:20,845 1951년 봄,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요?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115 00:11:20,870 --> 00:11:25,406 한국에서 제가 처음 본 것은 피난민들이었어요 116 00:11:25,627 --> 00:11:33,214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죠 117 00:11:33,238 --> 00:11:38,567 당시 복식도 지금과는 달랐어요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있었죠 118 00:11:38,592 --> 00:11:44,692 남자들은 무거운 보따리를 메고 다녔고 아이들도 짐을 들었어요 119 00:11:44,716 --> 00:11:52,633 소도 끌고 다녔죠, 다들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120 00:11:52,871 --> 00:11:57,540 다들 난민 신세가 되었지만 어디로 떠나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어요 121 00:11:57,564 --> 00:12:03,925 제 어릴 적 프랑스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저도 마찬가지로 경험한 것들이었습니다 122 00:12:04,192 --> 00:12:09,957 특히 저희는 대가족이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거든요 123 00:12:09,981 --> 00:12:15,588 한국에서 피난민들의 모습을 보고 감정이 울컥했어요, 아직도 잊지 못하죠 124 00:12:15,613 --> 00:12:23,698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일본이 35년간 한국을 점령했잖아요 125 00:12:23,722 --> 00:12:30,733 선생님도 독일의 점령을 경험하셨는데 그 부분에서 조금 동질감을 느끼셨을까요? 126 00:12:30,758 --> 00:12:32,595 그랬을지도 모르죠 127 00:12:32,619 --> 00:12:38,300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'우리는 군인이고 우리에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무기와 식량이 있지만 128 00:12:38,497 --> 00:12:45,054 저 사람들은 먹을 것도 없겠구나'라고 생각했어요 129 00:12:45,078 --> 00:12:50,500 그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었죠,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130 00:12:50,698 --> 00:13:00,790 그들에게 먹을 것이 있을지, 아이에게 먹일 우유는 있을지 그런 생각들이 독일에게 점령당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아요 131 00:13:00,814 --> 00:13:08,067 부산에 도착해서 여러 도시를 지나가셨을 텐데 당시 모습은 어땠나요? 132 00:13:08,092 --> 00:13:11,927 많이 황폐한 모습이었나요? 133 00:13:11,951 --> 00:13:17,700 그때는 겨울이 막 지난 참이었어요 정말 추운 겨울이었죠 134 00:13:17,904 --> 00:13:26,527 1950-1951년 겨울은 혹독했습니다 그리고 비도 왔어요, 폭격도 있었죠 135 00:13:26,551 --> 00:13:28,559 숲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136 00:13:28,611 --> 00:13:42,767 공습을 당한 다음이어서 산이 온통 벌거숭이였어요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죠, 도로는 말할 거도 없고요 137 00:13:43,467 --> 00:13:49,733 사막 같이 황량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지금 한국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138 00:13:50,006 --> 00:13:53,788 집의 모양도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139 00:13:53,812 --> 00:14:07,311 마을을 지나가다 보면, 작은 온돌 집이 많이 보였죠 아래에서 불을 때서 집 전체를 데우는 그런 집들이요 140 00:14:08,274 --> 00:14:17,150 부산, 서울을 비롯하여 한국의 모든 도시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141 00:14:17,174 --> 00:14:19,900 오늘날 한국에는 빌딩 숲이 있죠 142 00:14:20,144 --> 00:14:30,067 당시 한강을 통과하는 다리는 두 개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죠 143 00:14:30,217 --> 00:14:35,859 그 이후로 빌딩, 도로, 고속도로 정말 많은 것들이 지어졌는데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144 00:14:35,883 --> 00:14:48,733 1990년 제가 처음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갔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145 00:14:49,040 --> 00:15:02,425 제 큰 딸이 당시에 항공사 직원이었는데 서울에 갈 수 있게 해 준 것이죠 146 00:15:02,574 --> 00:15:10,634 당시에 한국측으로부터 초대도 받았었고요 그래서 저는 혼자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147 00:15:10,658 --> 00:15:15,367 거의 공짜로 여행을 했죠 148 00:15:15,611 --> 00:15:20,135 초청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8일 전에 도착했어요 149 00:15:20,159 --> 00:15:28,211 서울에서 8일 동안 여러 호텔에 머무르면서 150 00:15:28,235 --> 00:15:37,358 제 기억에 남아있던 옛 서울의 모습을 찾아보려 했지만 151 00:15:37,382 --> 00:15:40,467 쉽지 않더군요 152 00:15:40,492 --> 00:15:45,929 제가 어느 곳을 찾아가려고 하면 젊은 대학생들이 길을 알려주고 어떤 버스를 타야 한다고 얘기해주기도 했지만 153 00:15:45,953 --> 00:15:50,809 한국어로만 적혀 있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154 00:15:50,834 --> 00:15:55,514 덕분에 저는 많이 걸었죠 155 00:15:55,640 --> 00:16:03,333 한국의 시장에도 가보고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156 00:16:03,358 --> 00:16:10,760 그리고 제가 달고 있던 배지 때문인지 사람들이 제가 6·25전쟁 참전용사라는 것을 알더군요 157 00:16:10,784 --> 00:16:14,323 우리를 굉장히 따뜻하게 맞아주었어요 158 00:16:14,348 --> 00:16:22,545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주었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주었습니다 159 00:16:22,569 --> 00:16:31,173 1990년 이후에 한국을 또 방문하신 적이 있나요? 160 00:16:31,198 --> 00:16:35,227 - 그럼요, 몇 차례 갔었죠 - 몇 번이요? 161 00:16:36,799 --> 00:16:38,686 5-6번?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요 162 00:16:38,711 --> 00:16:46,334 1995년에는 피우에(Pihoué) 씨와 함께 방문했어요 피우에씨를 아세요? 모르시죠? 163 00:16:46,609 --> 00:16:56,107 그분은 1951년 2월 1일 지평리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셨어요 164 00:16:56,131 --> 00:17:05,167 이후에 앵발리드(Invalides) 군사병원을 비롯해서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52년의 세월을 보내셨죠 165 00:17:05,900 --> 00:17:08,800 그분과는 오랫동안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166 00:17:09,000 --> 00:17:14,489 그러면 이후에 본 한국의 모습은 6·25전쟁 당시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겠네요? 167 00:17:14,514 --> 00:17:16,236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죠 168 00:17:16,260 --> 00:17:20,000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의 모습은 많이 변했습니다 169 00:17:20,229 --> 00:17:29,294 1951년의 한국과 오늘날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요? 어떤 느낌이 드세요? 170 00:17:30,230 --> 00:17:35,508 제가 처음 한국에 갔었을 때 한국은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였습니다 171 00:17:35,532 --> 00:17:44,200 그때는 막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던 시기여서, 기후도 달랐죠 172 00:17:44,384 --> 00:17:46,449 땅조차도 얼어 있었습니다 173 00:17:46,473 --> 00:17:56,967 전쟁이 기동전 형태로 펼쳐졌었기 때문에 저는 한국 병사들과 함께 제2중대에 배치되었습니다 174 00:17:58,267 --> 00:18:04,700 당연히 한국인들과 함께 생활해야 했죠 175 00:18:04,857 --> 00:18:15,048 즉 저는 인도차이나에 있을 때처럼 현지 군인들과 함께 지낸 겁니다 176 00:18:15,749 --> 00:18:25,459 저는 지원 부대에 있었어요 박격포, 기관총, 무반동총을 다뤘죠 177 00:18:26,519 --> 00:18:28,536 당시에 저는 중사였습니다 178 00:18:30,879 --> 00:18:37,160 한국 병사들과는 처음부터 잘 통했습니다 179 00:18:37,185 --> 00:18:39,176 모든 것이 원만했죠 180 00:18:39,357 --> 00:18:42,301 그들도 저를 그들의 일원으로 인정한 겁니다 181 00:18:42,491 --> 00:18:45,743 물론 저는 한국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182 00:18:45,767 --> 00:18:53,067 그럼에도 지휘를 내리거나 소통을 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183 00:18:54,043 --> 00:18:55,899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죠 184 00:18:55,923 --> 00:19:03,967 같은 부대에서 함께 근무한 한국 분들과는 아직까지도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185 00:19:05,100 --> 00:19:09,333 만날 때마다 즐거운 시간을 갖죠 186 00:19:09,867 --> 00:19:14,033 저와 동년배인 친구가 있어요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그를 만났습니다 187 00:19:14,216 --> 00:19:21,323 오랜만에 봤는데도,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들처럼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답니다 188 00:19:21,719 --> 00:19:25,922 부산 다음에는 또 어디에 가셨나요? 189 00:19:26,867 --> 00:19:31,000 화살머리고지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이미 한국을 떠나 있었죠 190 00:19:31,082 --> 00:19:39,362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7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1952년 7월에 한국을 떠났거든요 191 00:19:39,386 --> 00:19:46,600 2-3개월을 연장하고 1952년 7월 중순 즈음에 프랑스로 돌아왔습니다 192 00:19:47,433 --> 00:19:53,133 화살머리고지 전투가 있었고 저는 프랑스에 돌아왔습니다 193 00:19:53,337 --> 00:20:01,199 그다음 해, 그러니까 1953년 1월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죠 194 00:20:01,223 --> 00:20:07,033 그래서 1953년 2월에도 있었죠 195 00:20:08,033 --> 00:20:17,733 박천-태천-용산동 전투, 부채뜰 전투 소양강 전투, 펀치볼 전투 196 00:20:17,921 --> 00:20:25,430 단장의 능선 전투, 김화지구 전투, 삼각고지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197 00:20:26,301 --> 00:20:35,923 그 이후 프랑스에 돌아왔고, 다시 한국으로 가서 마정리 전투, 중가산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198 00:20:35,947 --> 00:20:40,100 티본고지 전투도 하신 거군요? 199 00:20:40,260 --> 00:20:44,994 아뇨, 그 당시에는 프랑스에 돌아가 있었습니다 이 전투에는 없었고요 200 00:20:45,018 --> 00:20:48,376 여기서부터 아래까지 했습니다 201 00:20:48,401 --> 00:20:50,832 이건 안 했고, 나머지는 다 참여했습니다 202 00:20:51,493 --> 00:20:57,800 정말 많은 전투에 참여하셨는데 그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전투가 있을까요? 203 00:20:59,467 --> 00:21:10,500 몇 개가 있죠, 단장의 능선 전투가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204 00:21:10,711 --> 00:21:14,951 왜 그런가요? 205 00:21:14,975 --> 00:21:18,766 일단 무대가 산속이었어요 206 00:21:18,790 --> 00:21:21,400 당연히 산을 올라야 했었죠 207 00:21:22,400 --> 00:21:26,319 전장은 정말 험준했습니다 208 00:21:26,343 --> 00:21:29,800 포탄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, 폭격이 끊이질 않았어요 209 00:21:29,825 --> 00:21:33,134 저희는 나무 뒤로 숨는 것밖에 할 수 없었고요 210 00:21:33,158 --> 00:21:44,500 지금까지 기억하는 전투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? 211 00:21:44,900 --> 00:21:53,467 전쟁은 늘 그렇듯 전쟁입니다 힘들기 마련이죠 212 00:21:53,756 --> 00:22:00,483 아시다시피 한국은 산악지대가 정말 많습니다 213 00:22:00,507 --> 00:22:08,367 군용품, 보급품, 무기를 들고 산을 오르는 것이 여간 쉽지 않았어요 214 00:22:08,556 --> 00:22:14,682 하지만 당시 우리는 20-22세의 젊은 청년들이었습니다 걷는 것이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죠 215 00:22:14,847 --> 00:22:18,500 전쟁은, 결국 전쟁입니다 어렵고 힘들죠 216 00:22:19,133 --> 00:22:25,467 때로는 날씨 때문에 더욱 힘들었어요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요 217 00:22:25,669 --> 00:22:31,305 올라가야 하는데, 자꾸 미끄러졌거든요 218 00:22:31,329 --> 00:22:38,500 비가 오면 건조할 때보다 훨씬 더 어렵죠 건조할 땐 더운 걸 견디면 끝이니까요 219 00:22:38,767 --> 00:22:44,200 모든 전투가 다 힘들었습니다 220 00:22:46,733 --> 00:22:53,633 예를 들어, 전진하는 중에 동료가 부상을 당하거나 세상을 떠나는 경우 221 00:22:53,793 --> 00:23:04,468 그를 프랑스로 송환하거나 전투에서 빼내어 안전한 곳으로 이송해야 했죠 222 00:23:04,493 --> 00:23:08,368 그렇게 되면 정말 마음이 아파요 우린 서로를 모두 동지라고 생각했습니다 223 00:23:08,629 --> 00:23:14,605 일단 한 소대의 소속이 되면 모두가 서로 평등하다고 느끼거든요 224 00:23:14,629 --> 00:23:18,633 함께 걷고, 함께 먹고, 함께 자고 또는 함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죠 225 00:23:18,768 --> 00:23:27,126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겁니다 그런 동료를 잃게 되면 정말 가슴이 아프죠 226 00:23:27,150 --> 00:23:32,500 선생님께서는 어떤 중대에 계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? 227 00:23:32,646 --> 00:23:34,334 제2중대입니다 228 00:23:34,358 --> 00:23:40,900 말씀하신 제2중대는 미군과 관련이 있었나요? 229 00:23:41,139 --> 00:23:46,175 미군과 같은 대대에 속했죠! 대대 밑으로 많은 중대가 있었습니다 230 00:23:46,199 --> 00:23:51,567 제1중대, 제2중대, 제3중대, 제4중대, 본부중대 이런 식으로요 231 00:23:51,682 --> 00:24:02,005 많은 중대가 대대에 속해 있었죠 저는 미군 제23연대 소속이었고요 232 00:24:03,056 --> 00:24:08,567 - 제23연대요? - 제2중대는 제23연대에 속했습니다 233 00:24:08,967 --> 00:24:12,867 미군과의 관계는 어땠습니까? 234 00:24:14,067 --> 00:24:16,933 좋은 관계였어요 235 00:24:17,116 --> 00:24:19,535 부상당하신 적도 있나요? 236 00:24:20,739 --> 00:24:28,048 인도차이나와 알제리에서는 부상당했던 적이 있습니다, 하지만 한국에선 아니었죠 237 00:24:28,072 --> 00:24:30,333 작은 상처들만 몇 번 있었어요 238 00:24:30,367 --> 00:24:38,585 3,421명의 프랑스 군인이 6·25전쟁에 참전했습니다 239 00:24:38,609 --> 00:24:44,767 그중 사망자가 몇 명인지 아세요? 240 00:24:44,952 --> 00:24:50,700 268명이요 저한테 목록이 있거든요 241 00:24:55,390 --> 00:24:58,098 여기 다 있어요, 보여드릴게요 242 00:25:01,623 --> 00:25:03,696 이건 인도차이나예요 243 00:25:21,170 --> 00:25:23,624 사진 찍으셔도 됩니다 244 00:25:25,523 --> 00:25:26,577 이건가요? 245 00:25:27,131 --> 00:25:38,534 원하시면 카메라로 찍으셔도 돼요 역사적 사실들을 볼 수 있거든요 246 00:25:39,485 --> 00:25:44,827 여기는 다 전투고 247 00:25:45,824 --> 00:25:50,526 여기는 개인 표창들이 있고요 248 00:25:57,101 --> 00:26:00,036 여기는 대통령 표창이 있네요 249 00:26:00,627 --> 00:26:11,060 미국 대통령 표창, 미국 대통령 표창 250 00:26:14,028 --> 00:26:17,495 이승만 한국 대통령 표창이 있어요 251 00:26:21,004 --> 00:26:30,431 이건 미국 대통령 표창 이승만 대통령에게 받은 두 번째 표창이네요 252 00:26:30,455 --> 00:26:37,133 그리고 이건 인도차이나 때 문서고 253 00:26:38,133 --> 00:26:49,200 6·25전쟁 사망자 목록이 바로 여기 있네요 254 00:26:50,267 --> 00:26:55,267 여기, 여기, 여기 255 00:26:56,747 --> 00:27:01,695 여기, 여기, 여기요 256 00:27:03,700 --> 00:27:07,600 전쟁터에서 사망한 한국군 병사들도 있어요 257 00:27:08,700 --> 00:27:18,840 3,421명 중에 268명이 사망했다면 거의 8%에 해당하는 수치니까, 굉장히 높은 거네요 258 00:27:19,287 --> 00:27:23,963 네, 하지만 미군에 비교하면 그쪽은 훨씬 높을 거예요 259 00:27:24,763 --> 00:27:32,894 - 지평리 전투에 대해 들어보셨죠? - 네, 그럼요 260 00:27:32,919 --> 00:27:39,195 그때 중국 병사들을 비롯하여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, 어떻게 생각하세요? 261 00:27:39,904 --> 00:27:44,071 그때의 상황을 다시 짚어볼 기회가 있었어요 262 00:27:46,732 --> 00:27:58,558 당시 미군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북진을 했었죠 263 00:28:01,519 --> 00:28:05,300 거의 평양까지 갔었어요 264 00:28:05,488 --> 00:28:13,169 하지만, 도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작전을 펼칠 수가 없었습니다 265 00:28:13,193 --> 00:28:19,800 그래서 북한군이 다시 우리를 남쪽으로 밀어냈고 266 00:28:20,004 --> 00:28:27,497 그 과정에서 트럭, 장갑차 등 많은 무기들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어요 267 00:28:27,521 --> 00:28:32,733 미군은 계속 밀려서 부산까지 내려갔습니다 268 00:28:32,904 --> 00:28:37,771 그다음 바로 반격이 시작되었죠 269 00:28:37,795 --> 00:28:44,167 이번에는 도로를 포장해서 장갑차, 트럭이 다닐 수 있게 했습니다 270 00:28:44,337 --> 00:28:51,151 헬리콥터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, 그리고는 제대로 전선을 만들며 북진을 단행했어요 271 00:28:51,175 --> 00:28:59,400 예전에는 좀 정신없이 나아갔다면 이번에는 진지를 세워 가면서 북쪽으로 올라갔습니다 272 00:29:03,900 --> 00:29:10,500 이것은 진지전이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곡괭이를 들고 구멍을 팠습니다 273 00:29:10,780 --> 00:29:15,832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각자 자신의 도랑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274 00:29:15,856 --> 00:29:22,733 어쨌든 전쟁은 그런 상황이었고요 275 00:29:24,000 --> 00:29:32,233 아마 1952년 7월 즈음이었을까요? 276 00:29:33,533 --> 00:29:40,133 정전협상을 진행했지만, 그 이후에도 전투는 계속되었습니다 277 00:29:40,405 --> 00:29:50,364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진지를 세웠고 벙커도 만들었습니다 278 00:29:50,388 --> 00:29:53,567 정찰과 매복을 했죠 그때는 기동전이 아니었습니다 279 00:29:54,600 --> 00:29:58,267 그러면 언제 한국을 떠나셨어요? 280 00:29:59,267 --> 00:30:07,067 1953년 10월에 한국을 떠났습니다 281 00:30:07,337 --> 00:30:16,476 그 이후에도 한국에 더 남아있는 프랑스 병사가 있었나요? 아니면 모든 프랑스분들이 한 번에 떠나신 건가요? 282 00:30:16,500 --> 00:30:19,590 한국에 한번 더 돌아간 분들도 있었습니다 283 00:30:19,615 --> 00:30:22,245 보통 몇 달 동안 머무셨나요? 284 00:30:22,269 --> 00:30:27,567 미군과 마찬가지로 1년 정도였죠, 저는 처음 한국에 파병을 갔을 때 3개월을 연장했었고요 285 00:30:27,738 --> 00:30:31,005 그래서 7월에 프랑스에 돌아왔었던 거죠 286 00:30:31,948 --> 00:30:35,843 그동안 가족에게 편지는 쓰셨어요? 287 00:30:36,450 --> 00:30:37,974 기억이 안 나네요 288 00:30:38,430 --> 00:30:41,624 애인은 없으셨어요? 289 00:30:41,648 --> 00:30:46,231 저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고 소대에 배속되어 있었어요 290 00:30:46,336 --> 00:30:53,858 무거운 짐을 메고 다니면서 바닥에서 잠을 자고 그러다 보니 편지를 쓸 여유도 없었죠 291 00:30:53,882 --> 00:30:57,033 근무지에 따라 환경이 달랐어요 292 00:30:57,102 --> 00:31:05,642 본부에 있는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이것저것 받기도 하고, 사진도 찍고 그랬죠 293 00:31:05,666 --> 00:31:08,967 하지만 제가 있던 곳은 카메라도 없었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294 00:31:09,177 --> 00:31:22,833 선생님이 한국을 떠나셨을 때 한국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될 거라고 상상해 보신 적 있으세요? 295 00:31:23,048 --> 00:31:26,039 그런 생각은 못했어요 296 00:31:26,063 --> 00:31:30,237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용감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297 00:31:30,262 --> 00:31:34,462 그 당시에도 용맹함을 보여주었고 스스로 다시 일어나고자 했죠 298 00:31:34,486 --> 00:31:44,870 그들은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려 했고 처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애썼습니다 299 00:31:44,895 --> 00:31:50,627 특히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고생을 했으니까요 300 00:31:50,651 --> 00:31:55,833 그래서 저도 그 이후에 한국에 돌아갔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301 00:31:56,093 --> 00:32:06,664 모두가 단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서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보았거든요 302 00:32:07,931 --> 00:32:17,997 예컨대, 제가 한국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303 00:32:18,021 --> 00:32:23,933 사람들이 논에서 벼를 베는 모습을 봤어요 304 00:32:24,400 --> 00:32:28,600 길가에서 볏짚을 말리는 풍경도 봤죠 305 00:32:30,167 --> 00:32:37,100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조금 놀라웠어요 306 00:32:37,365 --> 00:32:46,738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돌아갔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직접 벼를 베지 않고, 기계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307 00:32:46,762 --> 00:32:54,567 사방에 공사판이 벌어져 있었고 산은 나무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308 00:32:54,786 --> 00:32:59,701 한국에 갈 때마다 항상 새로운 변화가 있었어요 309 00:33:01,312 --> 00:33:04,958 그리고 저는 한국의 다른 모습을 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310 00:33:04,982 --> 00:33:09,427 문 목사님(문선명)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었거든요 311 00:33:09,764 --> 00:33:16,521 문 목사님을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분과 함께 세 번 정도 갔던 것 같아요 312 00:33:17,210 --> 00:33:20,734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313 00:33:21,704 --> 00:33:29,561 그게 몇 년도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떤 심포지엄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314 00:33:30,170 --> 00:33:38,790 전 세계에서 5만 명 정도가 문 목사님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었죠 315 00:33:38,814 --> 00:33:41,350 엄청나게 큰 주택이었습니다 316 00:33:41,673 --> 00:33:44,769 모든 것이 금으로 되어있고 정말 환상적이었어요! 317 00:33:45,161 --> 00:33:47,359 - 한국에서요? - 네, 한국에서요 318 00:33:47,383 --> 00:33:49,633 사진이 있는데, 한번 찾아볼게요 319 00:33:49,834 --> 00:33:56,291 아마 그때가 문 목사님 아내분의 생일이었을 거예요 320 00:33:57,524 --> 00:34:00,832 제가 선물을 전달드리는 역할을 맡았었고요 321 00:34:00,856 --> 00:34:10,033 선생님은 현재 한국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세요? 322 00:34:11,133 --> 00:34:17,409 꽤 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세계 10위 안에는 들지 않을까요 323 00:34:17,486 --> 00:34:19,900 11위예요 324 00:34:20,080 --> 00:34:31,906 그런데 2030년이 되면 한국의 경제 규모가 전 세계에서 7위를 할 거라고 하네요 325 00:34:32,588 --> 00:34:37,777 제가 보기에도 서울은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326 00:34:39,787 --> 00:34:41,939 나중엔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한 곳에 둘지 모르겠지만요 327 00:34:43,352 --> 00:34:51,837 제가 마지막으로 갔을 때 서울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더군요 328 00:34:52,446 --> 00:34:55,882 그리고 지하철도 북쪽으로 연장하고 있었죠 329 00:34:55,906 --> 00:35:00,700 그래서 제가 "당신들은 지금 김정은을 위해서 고속도로를 짓는 거예요" 330 00:35:00,899 --> 00:35:05,878 "한 시간 반이면 그가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걸요"라는 농담까지 했습니다 331 00:35:06,376 --> 00:35:12,106 아까 말씀드렸듯이, 2030년에는 한국의 세계 7대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어요 332 00:35:12,130 --> 00:35:20,167 그렇게 되면 프랑스를 앞지르게 되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보세요? 333 00:35:20,192 --> 00:35:25,409 네, 그럼요, 가능하죠 지금 프랑스의 상황을 보면요 334 00:35:26,658 --> 00:35:37,056 어쨌든, 한국은 이렇게 전쟁을 치렀고 이제 큰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35 00:35:37,080 --> 00:35:41,409 6·25전쟁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336 00:35:41,578 --> 00:35:47,696 프랑스에서도 젊은이들에게 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337 00:35:47,720 --> 00:35:49,133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? 338 00:35:49,333 --> 00:35:54,300 참 안타까운 일이죠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인데 말이에요 339 00:35:54,461 --> 00:36:02,415 그래서 프랑스 참전용사협회는 '기억의 길' 투어를 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340 00:36:03,034 --> 00:36:07,608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역사를 가르치진 않아요 341 00:36:07,632 --> 00:36:11,767 한국은 그런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342 00:36:12,002 --> 00:36:17,067 제가 한국에 갔을 때 묘지(현충원)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343 00:36:17,091 --> 00:36:24,300 사람들이 묘지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꽃다발을 놓고 가는 모습을 봤어요 344 00:36:24,483 --> 00:36:35,768 그렇게 함으로써 청년들은 조국의 과거와 현재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죠 345 00:36:36,925 --> 00:36:39,284 - 프랑스는 그렇지 않나요? - 그렇지 않습니다 346 00:36:39,308 --> 00:36:42,300 프랑스에서는 왜 젊은이들에게 6·25전쟁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거죠? 347 00:36:42,467 --> 00:36:49,400 프랑스의 공교육은 사회주의적이고 공산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48 00:36:50,355 --> 00:36:58,136 프랑스에서는 늘 개혁을 원하는 자들과 원하지 않는 자들이 갈등을 일으키죠 349 00:36:58,562 --> 00:37:02,236 사람들이 서로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350 00:37:02,260 --> 00:37:06,467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막기 위해 물건을 부숴 버리기도 하고요 351 00:37:06,833 --> 00:37:10,579 이게 다 공산주의적 교육 때문입니다 352 00:37:10,603 --> 00:37:13,433 공산주의자들은 한국에도, 인도차이나에도, 알제리에도 있어요 353 00:37:13,645 --> 00:37:20,576 알제리에선 아군을 배반하고 알제리의 민족해방을 위해 비밀리에 자금을 대던 프랑스 병사들도 있었습니다 354 00:37:20,600 --> 00:37:23,367 어쨌든 프랑스인들의 사상은 정말 끔찍해요 355 00:37:23,618 --> 00:37:26,054 공산주의자들이라면 정말 진절머리가 납니다 356 00:37:26,078 --> 00:37:28,633 예컨대 노란 조끼 시위자들은 사실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도 몰라요 357 00:37:28,878 --> 00:37:35,641 결국 정부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척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조금 들어주었죠 358 00:37:35,869 --> 00:37:39,209 이곳 사람들은 이기주의적입니다 일은 하기 싫지만, 돈은 많길 원해요 359 00:37:40,759 --> 00:37:44,733 그래서 프랑스가 불행한 겁니다 360 00:37:44,916 --> 00:37:47,235 그리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지 않아요 361 00:37:47,259 --> 00:37:54,926 자신의 부모가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아이가 어떻게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겠어요? 362 00:37:55,372 --> 00:38:03,387 사람들은 보조금으로 생활을 하려고 해요 자립을 못하는 사람들이죠 363 00:38:03,411 --> 00:38:12,736 그리고 프랑스가 지금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사실 전 그 사람들의 피부색이 파란색이든 검은색이든 상관없어요 364 00:38:12,916 --> 00:38:15,203 옳은 길로만 간다면 말이죠 365 00:38:15,227 --> 00:38:20,267 하지만 요즘 동네에 보면 젊은이들이 마약을 하고 그것에 중독된 삶을 살아요 366 00:38:20,292 --> 00:38:24,767 정말이지! 그리고, 프랑스가 받아들이는 이민자들도 문제예요 367 00:38:24,981 --> 00:38:30,504 물론 전쟁을 피해 이곳으로 오는 난민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368 00:38:30,528 --> 00:38:34,467 우리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죠 369 00:38:34,682 --> 00:38:40,160 그들은 프랑스에 오면 아주 쉽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요 370 00:38:40,184 --> 00:38:42,842 사실은 그냥 일이 하기 싫은 거죠 371 00:38:43,233 --> 00:38:46,279 프랑스 정부로부터 돈을 바라고 오는 거예요 372 00:38:46,303 --> 00:38:52,833 그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아이를 낳고, 보조금을 받죠, 보조금을 받으니 일을 할 필요가 없겠죠 373 00:38:53,090 --> 00:38:54,536 한국을 보세요 374 00:38:54,560 --> 00:38:59,987 아이가 태어나고, 그 아이가 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된다고 가정을 해보자고요 375 00:39:00,253 --> 00:39:05,719 부모들은 거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376 00:39:06,116 --> 00:39:09,302 심지어 대출을 받기도 하죠 377 00:39:09,326 --> 00:39:17,667 아이는 교육을 받고 나중에는 스스로의 날개로 비상할 수 있게 됩니다 378 00:39:17,928 --> 00:39:22,882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379 00:39:22,906 --> 00:39:34,304 저희 재단은 역사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380 00:39:34,438 --> 00:39:41,394 6·25전쟁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어요 381 00:39:41,418 --> 00:39:48,733 프랑스에서도 역사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이러한 역사를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382 00:39:49,016 --> 00:39:52,709 그게 잘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? 383 00:39:52,733 --> 00:39:54,580 아니요 384 00:39:54,604 --> 00:39:59,200 자 들어보세요, 프랑스의 역사는 어떤 한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385 00:39:59,225 --> 00:40:02,959 정말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것이에요 386 00:40:02,983 --> 00:40:13,000 하지만 사회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'프랑스의 역사는 알제리에서 시작한다'라고 선언했어요 387 00:40:13,729 --> 00:40:15,386 나머지는 다 제쳐 두고 말이죠 388 00:40:15,763 --> 00:40:21,486 그들은 계속 '알제리' 만을 이야기했어요 심지어는 학교에서도 알제리의 역사를 가르친답니다 389 00:40:21,511 --> 00:40:24,220 그들에게 알제리 이전의 프랑스 역사는 중요하지 않아요 390 00:40:25,411 --> 00:40:31,833 사실 프랑스 사람들은 6·25전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해요 391 00:40:32,400 --> 00:40:34,267 한 번도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 말이죠 392 00:40:34,453 --> 00:40:39,018 제가 인도차이나에 있을 때 사람들은 우리를 살인자 취급했어요 393 00:40:39,042 --> 00:40:49,467 부상자와 시신을 실은 배가 마르세유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에게 침을 뱉던 공산주의자들도 있었습니다 394 00:40:49,659 --> 00:40:57,390 6·25전쟁에 참전하신 것으로 받는 연금이 없나요? 395 00:40:57,414 --> 00:40:59,084 없습니다 396 00:41:00,720 --> 00:41:04,213 부상을 당해서 아주 조금 연금을 받고 있죠 397 00:41:04,237 --> 00:41:07,467 인도차이나와 알제리에서 부상을 당했거든요 398 00:41:07,698 --> 00:41:16,071 전쟁에 참전하고 했으니, 군에서 연금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그건 군인 연금일 뿐입니다 399 00:41:16,095 --> 00:41:27,200 6·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세요? 400 00:41:27,833 --> 00:41:34,967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라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401 00:41:35,162 --> 00:41:45,153 저는 한국에 갈 때마다 한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 합니다 402 00:41:45,650 --> 00:41:53,094 옷만 봐도 그렇죠,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보면 옷을 정말 깔끔하게 입고 있어요 403 00:41:53,118 --> 00:41:56,300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아이들 옷에 신경도 안 쓰죠 404 00:41:56,480 --> 00:42:03,042 한번은 피우에씨와 함께 삼성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405 00:42:03,066 --> 00:42:09,867 삼성 공장에서 어떤 물건들을 만드는지 다 볼 수 있었어요 406 00:42:10,967 --> 00:42:18,600 그리고 공장 바로 옆에는 엔지니어나 다른 직무를 맡게 될 젊은 청년들을 교육시키는 숙소가 있더군요 407 00:42:18,813 --> 00:42:28,556 또, 프랑스로 치면 앵발리드(Invalides) 병원 그러니까 부상병 간호 시설도 가보았어요 408 00:42:29,534 --> 00:42:33,239 시설 이름이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네요 409 00:42:34,159 --> 00:42:48,317 민속촌도 갔었고 판문점도 갔었고 많이 다녔어요 410 00:42:48,341 --> 00:42:53,977 한국 국경 끝에 있는 다리에도 가봤죠 411 00:42:56,867 --> 00:42:59,467 한국 전체를 방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412 00:42:59,769 --> 00:43:03,948 6·25전쟁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나요? 413 00:43:03,972 --> 00:43:06,000 네, 제 의무를 다 했으니까요 414 00:43:08,081 --> 00:43:11,433 자기가 뭘 했다, 뭘 했다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415 00:43:11,678 --> 00:43:15,915 저는 참전한 것밖에 내세울 게 없지만 그걸로 제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416 00:43:15,939 --> 00:43:20,400 저는 제가 뭘 했다고 여기저기 자랑하지 않습니다 417 00:43:21,031 --> 00:43:24,433 자 이제 인터뷰가 마무리된 것 같아요 418 00:43:24,518 --> 00:43:32,470 말씀하고 싶은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? 419 00:43:33,323 --> 00:43:44,510 아니요, 한국 사람들은 저에게 친구입니다 소대에서도 전 늘 한국인들과 함께 했죠 420 00:43:44,774 --> 00:43:52,723 한국에 돌아가면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421 00:43:53,233 --> 00:43:57,967 - 전우들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나요? - 네 422 00:43:58,088 --> 00:44:01,427 - 한국에 가실 때 마다요? - 갈 때마다는 아니죠 423 00:44:01,451 --> 00:44:07,600 같은 소대에 있었던 한국인 전우가 한 명 있었는데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424 00:44:08,033 --> 00:44:14,300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죠 서로 볼 때마다 포옹을 했답니다 425 00:44:14,700 --> 00:44:18,633 우린 형제와 마찬가지였어요 의형제였죠 426 00:44:18,981 --> 00:44:26,083 그렇다면 전우에게 남길 메시지가 있을까요? 427 00:44:27,047 --> 00:44:35,063 모두가 행복하게 인생을 마무리하고, 장수하길 바라며 또 저처럼 건강하길 바랍니다 428 00:44:36,045 --> 00:44:51,837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29 00:44:53,222 --> 00:45:01,287 6·25전쟁 발발 70주년 기념으로 이번 인터뷰가 이루어졌고요 430 00:45:01,311 --> 00:45:09,333 오늘 촬영한 영상은 국가보훈부에 의해 이후 온라인에 업로드될 것이고 431 00:45:09,867 --> 00:45:15,200 내년에 있을 6·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432 00:45:15,399 --> 00:45:22,508 70주년을 맞아서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433 00:45:22,532 --> 00:45:28,233 아마 그 계기로 한국에 다시 돌아갈 수도 있겠습니다 434 00:45:28,521 --> 00:45:36,740 제 건강 상태가 허락한다면 한국에 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들겠죠 435 00:45:37,116 --> 00:45:39,960 - 감사합니다 - 감사합니다

자막

1 00:00:00,000 --> 00:00:06,148 제 이름은 자크 그리졸레이고 1928년 10월 16일생이에요 2 00:00:06,172 --> 00:00:10,176 결혼했고 아이를 셋 두었어요 3 00:00:22,989 --> 00:00:35,077 1946년에 공수연대에 자원해서 처음에 인도차이나반도로 떠났어요 4 00:00:35,101 --> 00:00:39,172 47년부터 49년까지 있었죠 5 00:00:56,055 --> 00:01:06,308 프랑스에는 50년 초에 돌아왔어요 잠시 대기 후 6·25전쟁에 참전하게 되었어요 6 00:01:06,332 --> 00:01:10,336 다시 자원해 한국으로 떠났죠 7 00:01:24,451 --> 00:01:31,934 우선 프레쥐스로 다시 갔어요 첫 번째 대대가 이미 떠난 상태였거든요 8 00:01:31,958 --> 00:01:38,665 첫 파견대들을 조직하기 위해 프레쥐스로 갔어요 9 00:01:52,645 --> 00:01:56,859 그래서 저는 51년에 한국에 도착했어요 10 00:01:56,883 --> 00:02:02,689 1파견대로요 11 00:02:20,807 --> 00:02:23,619 2중대에 배속되었어요 12 00:02:23,643 --> 00:02:32,628 그때가 3월, 4월이었어요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13 00:02:32,652 --> 00:02:46,775 그리고 박격포 기관총 소대에 배속됐어요 그러니깐 지원 소대요 14 00:02:46,799 --> 00:02:51,347 - 어떤 소대요? - 지원 소대요 15 00:02:51,371 --> 00:02:52,848 아, 지원이요 16 00:02:52,872 --> 00:03:03,959 박격포, 기관총, 56mm 무반동총이 있었어요 저는 박격포를 맡았죠 17 00:03:03,983 --> 00:03:07,997 당시 부사관이었어요 하사였죠 18 00:03:08,021 --> 00:03:16,772 소대장 부관이기도 했는데요 소대장이 중위였었던가… 19 00:03:16,796 --> 00:03:20,509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소위가 그곳에서 전사했어요 20 00:03:20,533 --> 00:03:30,109 저는 계속 소대를 이끌었고요 하사이면서 어느 정도 소대장 역할을 했었죠 21 00:04:16,623 --> 00:04:23,997 중대와 소대 내에서 대대의 모든 작전에 참여했어요 22 00:04:36,743 --> 00:04:45,494 저는 첫 번째 대대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체류를 3개월 연장했어요 23 00:04:45,518 --> 00:04:47,496 떠나지 않고 더 있었죠 24 00:04:47,520 --> 00:04:51,133 다들 언제 떠났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저는 7월에 떠났고요 25 00:04:51,157 --> 00:05:04,937 52년 7월에 프랑스로 귀국했어요 그리고 53년에 한국에 다시 왔죠 26 00:05:06,539 --> 00:05:14,356 53년에도 2중대 2소대에서 같은 보직을 맡았어요 아, 2소대가 아니라 지원 소대요 27 00:05:14,380 --> 00:05:20,796 6·25전쟁이 끝날 때까지 있었죠 그 후에 인도차이나반도로 다시 갔고요 28 00:05:20,820 --> 00:05:26,001 떠나실 때마다 귀국하셨다가 다시 떠나셨군요? 29 00:05:26,025 --> 00:05:27,136 네 30 00:05:27,160 --> 00:05:30,172 계속 체류할 수 없었기 때문인가요? 31 00:05:30,196 --> 00:05:33,108 네, 다시 돌아와야 했어요 당시 체류 기간이 1년이었거든요 32 00:05:33,132 --> 00:05:33,876 그렇군요 33 00:05:33,900 --> 00:05:35,878 1년 있다가 귀국한 다음 다시 떠날 수 있었어요 34 00:05:35,902 --> 00:05:39,682 몇달 지나고 다시 떠나는 식이군요? 35 00:05:39,706 --> 00:05:41,140 네 36 00:06:33,393 --> 00:06:36,739 6·25전쟁이 끝난 후에는요? 37 00:06:36,763 --> 00:06:40,166 끝난 후에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계속 복무했죠 38 00:06:57,083 --> 00:07:03,098 배속되었던 중대가 어디셨죠? 39 00:07:03,122 --> 00:07:05,401 - 2중대요 - 2중대군요 40 00:07:05,425 --> 00:07:10,105 전반적으로 프랑스 참전용사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? 41 00:07:10,129 --> 00:07:16,745 프랑스 참전용사는 모두 보셨잖아요 42 00:07:16,769 --> 00:07:22,151 잘은 몰라요 저는 한국병사들과 있었거든요 43 00:07:22,175 --> 00:07:24,920 대부분 한국인이었어요 44 00:07:24,944 --> 00:07:34,696 프랑스인 중에는 뱅상 포벨 샹피옹 대령이 있었어요 45 00:07:34,720 --> 00:07:36,265 그분은 아직 살아계신가요? 46 00:07:36,289 --> 00:07:39,301 네, 그분이 저희 소대를 맡았죠 47 00:07:39,325 --> 00:07:44,373 제가 프랑스에 갔다 돌아오니 대령은 귀국한 상태였어요 48 00:07:44,397 --> 00:07:47,910 그래서 제가 다시 소대를 이끌었고요 49 00:07:47,934 --> 00:07:51,146 - 언제 말씀이시죠? - 지원 소대에 있을 때요 50 00:07:51,170 --> 00:08:00,255 그러니깐 프랑스 참전용사분들이 한국 중대와 협력했다는 건가요? 51 00:08:00,279 --> 00:08:06,261 네, 맞아요 캐나다와 네덜란드 부대들도 있었죠 52 00:08:06,285 --> 00:08:08,864 연합군이네요 다 뒤섞여서 참전했군요 53 00:08:08,888 --> 00:08:14,026 우리는 마주치곤 했어요 다들 전투원이었거든요 54 00:08:35,648 --> 00:08:42,231 그러니까 제1선이라는 곳에 있었을 때 주로 마주쳤어요 55 00:08:42,255 --> 00:08:47,636 이후 저희는 약간 내려갔고 휴식을 취했죠 56 00:08:47,660 --> 00:08:56,903 다른 부대들도 휴식을 취하고 있어서 만났고 서로의 PX를 가곤 했어요 57 00:09:31,504 --> 00:09:39,755 전쟁이 끝난 후에 언제 한국에 다시 오셨나요? 58 00:09:39,779 --> 00:09:43,025 군복무를 다 마친 후예요 59 00:09:43,049 --> 00:09:49,031 6·25전쟁과 인도차이나 전쟁 후에 알제리에서 복무했거든요 60 00:09:49,055 --> 00:09:52,491 - 알제리에도 계셨어요? - 알제리에서 6년 있었어요 61 00:09:55,394 --> 00:10:01,176 그 후에 포로 돌아왔고 거기서 3년 있었어요 62 00:10:01,200 --> 00:10:03,779 그리고 제대했고요 63 00:10:03,803 --> 00:10:10,519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게 1990년이었어요 64 00:10:10,543 --> 00:10:12,821 90년도에요? 그렇군요 65 00:10:12,845 --> 00:10:16,458 협회에서 주관해서 오시지 않았나요? 66 00:10:16,482 --> 00:10:23,265 그전에 다녀온 사람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90년에 처음 갔고요 67 00:10:23,289 --> 00:10:28,036 이후 95년에 피부에 씨와 함께 갔죠 68 00:10:28,060 --> 00:10:32,808 그는 쌍터널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상이군인이 되었어요 69 00:10:32,832 --> 00:10:37,179 52년 동안 상이군인이었죠 그때 한국에 다시 갔었죠 70 00:10:37,203 --> 00:10:38,647 그분 성함이요? 71 00:10:38,671 --> 00:10:41,407 피부에요 자크 피부에 72 00:11:41,233 --> 00:11:46,348 그랑 크루아 훈장을 받으셨던 이야기를 조금 해주시겠어요? 73 00:11:46,372 --> 00:11:51,620 - 그랑 크루아, 확실한 건 - 한 번 보여주시겠어요 74 00:11:51,644 --> 00:11:59,694 전쟁을 치를 때마다 표창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표창은 그런 거죠 75 00:11:59,718 --> 00:12:05,634 저희는 무공십자훈장을 받았어요 76 00:12:05,658 --> 00:12:14,776 중요한 전쟁과 상황을 겪을 때마다 우리가 한 활동에 대해서 표창을 받았죠 77 00:12:14,800 --> 00:12:17,679 그러셨군요 그러니까… 78 00:12:17,703 --> 00:12:21,550 나이가 어리면 낮은 표창들을 받았어요 79 00:12:21,574 --> 00:12:26,154 나이가 많을수록 종려 나뭇잎이 있는 표창을 받았죠 80 00:12:26,178 --> 00:12:31,884 나머지는 제일 나이 어린 병사들한테 줬죠 81 00:12:32,651 --> 00:12:34,196 이건 뭔가요? 82 00:12:34,220 --> 00:12:37,099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이에요 83 00:12:37,123 --> 00:12:39,134 네, 가장 높은 훈장이죠 84 00:12:39,158 --> 00:12:49,077 가장 높은 훈장… 레지옹 도뇌르에서는 아니에요 85 00:12:49,101 --> 00:13:01,714 3개가 더 있죠 슈발리에, 오피시에, 코망되르, 그리고 뭐더라 86 00:13:05,484 --> 00:13:12,134 괜찮아요 훈장이라는 것이 중요하죠 87 00:13:12,158 --> 00:13:13,869 그 다음에 그랑 도피시에가 있죠 88 00:13:13,893 --> 00:13:17,272 네, 맞아요 그건 그랑 크루아죠? 89 00:13:17,296 --> 00:13:21,409 - 아니요, 코망되르에요 - 알겠습니다 90 00:13:21,433 --> 00:13:26,381 작은 배지가 보이는데요 한국 건가요? 91 00:13:26,405 --> 00:13:30,342 아니요 선물로 받았어요 92 00:13:31,977 --> 00:13:36,658 나 씨에게서 받았죠 이 배지의 회사 사장이요 93 00:13:36,682 --> 00:13:38,684 알겠습니다 94 00:13:50,563 --> 00:13:55,043 이건 목에 있는 걸 나타내요 95 00:13:55,067 --> 00:14:01,283 이건 무공훈장이고요 96 00:14:01,307 --> 00:14:05,754 이건 모두 다른 표창을 받은 무공십자훈장이죠 97 00:14:05,778 --> 00:14:10,058 해외파병 무공십자훈장이라고 해요 98 00:14:10,082 --> 00:14:13,361 이건 알제리 전쟁에서 받은 거고요 전투십자훈장이죠 99 00:14:13,385 --> 00:14:17,833 그리고 세계대전 참전 십자훈장도 있어요 100 00:14:17,857 --> 00:14:19,634 총 몇 개인가요? 101 00:14:19,658 --> 00:14:23,329 모두 기념을 위한 것이죠 102 00:15:19,251 --> 00:15:24,666 가장 덜 무시당하는 훈장은 바로 이거예요 103 00:15:24,690 --> 00:15:28,169 모든 장교들이 이런 훈장을 받죠 104 00:15:28,193 --> 00:15:34,142 하지만 많이들 받지 못하는 게 이거예요 보기 드물어요 105 00:15:34,166 --> 00:15:43,142 무공훈장이요 이걸 받은 장교를 보기란 쉽지 않죠 106 00:15:57,890 --> 00:16:05,073 이건 장군들에게서만 볼 수 있어요 107 00:16:05,097 --> 00:16:11,880 부대를 지휘하는 장군들이요 108 00:16:11,904 --> 00:16:15,917 - 그렇군요 - 그렇지 않으면 받지 못하죠 109 00:16:15,941 --> 00:16:22,624 무슨 계급으로 제대하셨나요? 110 00:16:22,648 --> 00:16:27,653 - 원사요 - 원사셨군요 111 00:16:56,181 --> 00:17:00,228 그러니까 한국에서 하사로 시작했어요 112 00:17:00,252 --> 00:17:05,557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돌아왔을 때가 하사였거든요 제대할 때는 원사였죠 113 00:17:15,300 --> 00:17:21,249 한국에서는 원사가 아니었죠 떠날 때는 중사였어요 114 00:17:21,273 --> 00:17:25,053 그러고 나서 다른 계급을 달게 되었죠 115 00:17:25,077 --> 00:17:26,478 그렇군요 116 00:17:29,014 --> 00:17:32,427 6·25전쟁에 참여하셨을 때의 계급은 무엇이었나요? 117 00:17:32,451 --> 00:17:35,587 - 중사요 - 중사셨군요 118 00:17:53,839 --> 00:17:57,786 마지막 질문인데요 119 00:17:57,810 --> 00:18:03,391 정말 많은, 여러 국가의 전쟁에 참여하셨는데요 120 00:18:03,415 --> 00:18:10,789 운이 많이 따라주었어요 부상은 단 두 번만 입었어요 121 00:18:11,190 --> 00:18:20,642 첫 번째가 20살에 인도차이나반도에서였어요 122 00:18:20,666 --> 00:18:25,980 1948년 크리스마스였죠 123 00:18:26,004 --> 00:18:33,588 두 번째는 1958년 알제리에서였죠, 11월에요 124 00:18:33,612 --> 00:18:34,889 한국에서는요? 125 00:18:34,913 --> 00:18:46,267 한국에서는 없었어요 다치기는 했죠 126 00:18:46,291 --> 00:18:51,964 하지만 이런 작은 부상들은 별거 아니죠 127 00:19:11,983 --> 00:19:18,365 다른 질문인데요 다른 국가들은 전쟁이 끝났죠 128 00:19:18,390 --> 00:19:27,542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? 129 00:19:27,566 --> 00:19:30,545 아직도 분단되어 있는 한국에 대해서요 130 00:19:30,569 --> 00:19:37,552 한국에 저는 싸우러 갔죠 공산당에 맞서서 간 거였어요 131 00:19:37,576 --> 00:19:41,923 제가 아주 어릴 때 제1차 세계대전을 겪었죠 132 00:19:41,947 --> 00:19:48,796 39년도에 저는 어렸는데 독일이 점령하고 있었어요 133 00:19:48,820 --> 00:19:53,768 그래서 그게 어떤 건지 알고 있어요 134 00:19:53,792 --> 00:19:59,874 한국에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람들을 보는 거였어요 135 00:19:59,898 --> 00:20:04,145 여성들과 아이들, 노인들을 보았죠 136 00:20:04,169 --> 00:20:11,019 침공하는 북한군 앞에서 피난을 떠나는 이들이요 137 00:20:11,043 --> 00:20:18,459 눈과 비, 폭탄 속에 떠났죠 138 00:20:18,483 --> 00:20:25,967 우리는 군인이었고 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죠 139 00:20:25,991 --> 00:20:28,269 그래서 힘들었어요 140 00:20:28,293 --> 00:20:32,740 제가 어렸을 때가 생각났어요 저도 피난을 갔었거든요 141 00:20:32,764 --> 00:20:36,635 그런 광경이 제 어린 시절 기억을 불러일으켰죠 142 00:22:14,366 --> 00:22:23,718 한국에서 지냈던 당시에 산이 많았죠 143 00:22:23,742 --> 00:22:32,060 하지만 다시 돌아갔을 때는 발전해 있었어요 건물들이 있고 현대적으로 변해있더군요 144 00:22:32,084 --> 00:22:35,721 저희는 여기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죠 145 00:22:57,409 --> 00:23:01,279 정말 감사합니다

자막

1 00:00:00,000 --> 00:00:03,616 한국에 다시 방문하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 2 00:00:03,640 --> 00:00:06,696 한국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드셨나요? 3 00:00:06,720 --> 00:00:14,256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좋은 의미로요 4 00:00:14,280 --> 00:00:16,216 우리가 떠나 있었잖아요 5 00:00:16,240 --> 00:00:22,576 당시에 산이 이렇게 있었고 초목과 주민들이 있었죠 6 00:00:22,600 --> 00:00:25,496 서울에 있을 때는 7 00:00:25,520 --> 00:00:31,936 정말 작은 집들로 이루어진 시골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8 00:00:31,960 --> 00:00:37,576 달리 말하면 당시 서울에 있을 때 한강이 있었는데요 9 00:00:37,600 --> 00:00:39,576 사람들은 그걸 얘기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10 00:00:39,600 --> 00:00:44,136 당시에는 다리가 한두 개 정도였는데 이제는 많아졌죠 11 00:00:44,160 --> 00:00:49,656 제가 몇 년도에 떠났는지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12 00:00:49,680 --> 00:00:53,616 제가 떠날 당시 제 딸은 에어 프랑스에서 일하고 있었죠 13 00:00:53,640 --> 00:00:55,656 저는 8일 동안 떠났어요 14 00:00:55,680 --> 00:01:03,136 혼자 머물면서 한국에 오게 될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죠 15 00:01:03,160 --> 00:01:10,336 서울 이곳저곳을 혼자 돌아다녔어요 16 00:01:10,360 --> 00:01:15,736 한국에서 제가 봤던 것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돌아다녔죠 17 00:01:15,760 --> 00:01:19,416 사람들이 우리를 반겨 주었어요 18 00:01:19,440 --> 00:01:22,456 돌아다닐 때는 참전병이라고만 하면 됐어요 19 00:01:22,480 --> 00:01:26,736 많이 다녔지만 적대적인 대접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20 00:01:26,760 --> 00:01:29,296 그 누구도 저에게 무엇을 시키려 한 적이 없었죠 21 00:01:29,320 --> 00:01:34,336 학생들이 제게 버스를 타라고 하면서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했어요 22 00:01:34,360 --> 00:01:37,176 결국 함께 탔죠 23 00:01:37,200 --> 00:01:43,176 안내문이 한국어로 적혀있어서 제가 물어봤거든요 24 00:01:43,200 --> 00:01:48,656 영어로만 적혀 있어도 괜찮았을 거예요 25 00:01:48,680 --> 00:01:51,336 하지만 한국어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죠 26 00:01:51,360 --> 00:01:53,936 학생들이 저에게 버스를 타라고 말했어요 27 00:01:53,960 --> 00:01:57,256 저는 어떻게 타는지 모른다고 답했죠 지하철이 있었지만 혼자였거든요 28 00:01:57,280 --> 00:01:59,856 지하철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니 타지 말자고 29 00:01:59,880 --> 00:02:02,816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30 00:02:02,840 --> 00:02:05,776 이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탔어요 31 00:02:05,800 --> 00:02:09,016 피우에 씨와 갔을 때의 일이었죠 32 00:02:09,040 --> 00:02:16,296 그가 상이군인이어서 한국인들이 그와 함께 한국에 갈 사람이 없는지 물었어요 33 00:02:16,320 --> 00:02:22,056 피우에 씨는 20년 전부터 상이군인이었어요 34 00:02:22,080 --> 00:02:27,456 한국인들은 그를 초대했지만 그는 혼자 갈 수는 없었죠 35 00:02:27,480 --> 00:02:30,736 그와 함께 동행할 사람을 찾아야 했죠 36 00:02:30,760 --> 00:02:36,296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가고 싶어 했지만 상이군인과는 아니었죠 37 00:02:36,320 --> 00:02:40,296 그는 상이군인이었어요 38 00:02:40,320 --> 00:02:42,856 그래서 그분과 동행하셨군요 39 00:02:42,880 --> 00:02:44,776 휠체어를 탔고 말도 못했죠 40 00:02:44,800 --> 00:02:49,136 우리는 서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어요 같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거든요 41 00:02:49,160 --> 00:02:59,736 종이에 우리 둘이 떠나겠다고 썼어요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 번역이 필요했죠 42 00:02:59,760 --> 00:03:02,616 그렇게 우리는 10월에 떠났어요 43 00:03:02,640 --> 00:03:07,656 한국은 매우 추웠기 때문에 새것이 필요했어요 44 00:03:07,680 --> 00:03:13,656 사회 복지사에게 이를 말했죠 그가 매일 함께 있기를 바랐거든요 45 00:03:13,680 --> 00:03:18,256 그는 상이군인, 프랑스군, 6·25전쟁 참전용사를 대표했어요 46 00:03:18,280 --> 00:03:20,896 따라서 그는 완전히 새로운 장비를 가지고 떠났어요 47 00:03:20,920 --> 00:03:26,016 우리가 합의를 했던 것도 있어요 그는 담배를 많이 피웠거든요 48 00:03:26,040 --> 00:03:28,296 두 명이서 한 방을 써야 했는데 저는 괜찮다고 했어요 49 00:03:28,320 --> 00:03:29,536 이렇게 말했죠 50 00:03:29,560 --> 00:03:33,056 우리가 한 침대를 쓰지는 않을 걸세 각자 침대를 쓰는 거지 51 00:03:33,080 --> 00:03:34,696 한 가지만 부탁하지 52 00:03:34,720 --> 00:03:38,856 방에서는 담배 피우지 말게 피우고 싶으면 내게 말하게 53 00:03:38,880 --> 00:03:42,056 같이 홀로 내려가지 그리고 같이 올라오고 54 00:03:42,080 --> 00:03:45,616 그렇게 모든 게 완벽하게 흘러갔어요 문제가 없었죠 55 00:03:45,640 --> 00:03:49,296 한국이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? 56 00:03:49,320 --> 00:03:52,776 - 네? - 한국이 여전히 전쟁 중이잖아요 57 00:03:52,800 --> 00:03:54,536 맞아요 한국은 여전히 전쟁 중이에요 58 00:03:54,560 --> 00:03:55,456 휴전이 되지 않았죠 59 00:03:55,480 --> 00:03:59,016 아니, 휴전은 되었지만 종전이 되지 않았죠 60 00:03:59,040 --> 00:04:07,176 김정은은 나쁜 사람이에요 61 00:04:07,200 --> 00:04:13,136 한국 대통령을 본 적이 있는데요 62 00:04:13,160 --> 00:04:21,016 연초였는지 작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러 왔었죠 63 00:04:21,040 --> 00:04:25,416 저는 개선문에서 파트릭 보두앙과 함께 한국 대통령을 맞았어요 64 00:04:25,440 --> 00:04:29,536 로제도 있었고 몇 명의 사람이 있었죠 65 00:04:29,560 --> 00:04:33,416 대통령은 끌려다니려고 하지 않았어요 66 00:04:33,440 --> 00:04:38,696 북한이 아주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면 공격하겠다고 했죠 67 00:04:38,720 --> 00:04:41,576 문제없다고요 68 00:04:41,600 --> 00:04:45,016 - 그게 8월에 있었던 일인가요? - 네, 맞아요 69 00:04:45,040 --> 00:04:49,576 한국 대통령은 선물을 주지 않겠다고 했어요 70 00:04:49,600 --> 00:04:52,696 북한이 아마 선물을 주지 않겠지만 한국 역시 주지 않겠다고요 71 00:04:52,720 --> 00:04:56,096 예고된 것처럼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어요 72 00:04:56,120 --> 00:05:01,856 왜냐하면 대통령의 모친이 북한에 의해 살해당했으니까요 73 00:05:01,880 --> 00:05:06,736 대통령은 프랑스어를 잘했어요 프랑스에서 공부한 적이 있더군요 74 00:05:06,760 --> 00:05:11,016 우리와 프랑스어로 말하지는 않았어요 통역사가 있었거든요 75 00:05:11,040 --> 00:05:13,216 그렇지만 프랑스어를 이해했고 잘했어요 76 00:05:13,240 --> 00:05:18,256 한국과 북한 사이에 평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? 77 00:05:18,280 --> 00:05:22,056 네, 만약 다른 대통령이 있다면요 78 00:05:22,080 --> 00:05:29,616 하지만 저는 여전히 티비에서 70주년으로 보여주는 사진들을 봐요 79 00:05:29,640 --> 00:05:36,656 사람들은 굶어 죽을 지경일 텐데 제복을 입은 군인들의 방진이 보이죠 80 00:05:36,680 --> 00:05:41,576 그들이 그걸 원하는지는 물어보지 않죠 81 00:05:41,600 --> 00:05:46,256 영화든 무엇이든 모두가 마찬가지예요 82 00:05:46,280 --> 00:05:49,216 가입해서 이걸 하고저걸 해야 하죠 83 00:05:49,240 --> 00:05:52,816 그리고 가입한 사람들은 눈물을 흘려야 해요 84 00:05:52,840 --> 00:05:58,176 그렇지 않으면 반발자로 여겨져 처벌을 받죠 85 00:05:58,200 --> 00:06:04,336 이게 공산주의에요 정말 가혹하죠 86 00:06:04,360 --> 00:06:08,776 그럼에도 희망을 갖고 계시나요? 87 00:06:08,800 --> 00:06:13,216 적절히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고통스럽죠 88 00:06:13,240 --> 00:06:18,536 저는 한국인들이 그러길 바라요 한국은… 89 00:06:18,560 --> 00:06:22,176 우리가 겪은 일 그러니깐 한국인들이 겪은 일이요 90 00:06:22,200 --> 00:06:23,136 젊은이들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91 00:06:23,160 --> 00:06:26,776 젊은이들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우리도 그렇거든요 92 00:06:26,800 --> 00:06:30,616 그렇게 늙지도 않은 젊은이들이 심지어 68운동에 대해 말했죠 93 00:06:30,640 --> 00:06:34,736 아 68운동 우리는 그 일을 알고 있어요 94 00:06:34,760 --> 00:06:39,856 지금 젊은이들이 6·25전쟁을 겪는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95 00:06:39,880 --> 00:06:42,496 잘 알지 못하죠 고통을 겪어보지 않았거든요 96 00:06:42,520 --> 00:06:45,696 저는 그들이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97 00:06:45,720 --> 00:06:51,416 현재 한국 청년들은 적응했어요 그들은 굉장하죠 98 00:06:51,440 --> 00:06:55,456 한국 청년들은 매우 현대적이에요 어쩌면 우리보다 더 현대적이죠 99 00:06:55,480 --> 00:07:01,136 왜냐하면 모든 게 현대적이거든요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요 100 00:07:01,160 --> 00:07:04,776 저녁에 먹을 밥값을 벌기 위한 것이더라도요 101 00:07:04,800 --> 00:07:06,456 모두가 일을 하죠 102 00:07:06,480 --> 00:07:13,456 가정에서는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대출을 해요 103 00:07:13,480 --> 00:07:24,746 아이들은 학교에서 높은 수준에 올라가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겠죠

구술자정보

목록
구술자
Jacques Grisolet
한글명
그리졸레 자크
국가
프랑스
생년월일
19281016
소속 및 직위
군종
육군
주요활동
보병
전투명
화천 전투, 펀치볼 전투, 소양강 전투
군복무위치

구술정보

면담자 소속 및 직위
한국전쟁 유업재단
구술장소
구술요약
자크 그리졸레는 1928년 10월 16일 기앙쿠르(Gillancourt)에서 태어났다. 한국전쟁에 참전하기 전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활약하였고, 1951년 3월 20대 초반의 나이로 한국 파병 프랑스 대대에 배속되었다. 한국인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'단장의 능선' 전투 등 수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. 그 이후에도 수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,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기쁘게 지켜보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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