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567 --> 00:00:08,776
제 이름은 폴 S. 웰시입니다
2
00:00:08,800 --> 00:00:10,609
W-E-L-S-H, 시니어입니다
3
00:00:10,633 --> 00:00:15,947
- 생년월일은 언제이신가요?
- 1931년 4월 19일이요
4
00:00:16,867 --> 00:00:22,780
군번은 RA21264614이고요
5
00:00:23,167 --> 00:00:25,776
- 와, 그걸 기억하세요?
- 네
6
00:00:25,800 --> 00:00:31,709
- 태어나신 곳은 어딘가요?
- 매사추세츠주의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어요
7
00:00:31,733 --> 00:00:33,743
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요
8
00:00:33,767 --> 00:00:40,943
- 그럼 어린 시절을 함께한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- 우린 케임브리지에 있는 빈민가에서 자랐어요
9
00:00:40,967 --> 00:00:43,443
부모님과 형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10
00:00:43,467 --> 00:00:53,547
누나는 육군 간호단 소령이었고
코레히도르섬이 일본에게 점령당했을 때 거기에 있었죠
11
00:00:54,233 --> 00:01:05,376
누나는 4년간 전쟁 포로 생활을 했어요
소령이자 야전 장교였고 비행기로 일본에 갔죠
12
00:01:05,400 --> 00:01:09,847
코레히도르섬에 있던 모든 야전 장교들과 함께요
13
00:01:11,400 --> 00:01:15,280
- 그럼 형제는 누나 한 분이었나요?
- 아니요, 두 명이요
14
00:01:15,700 --> 00:01:19,776
사실 노바 스코샤에 형제 3명이 묻혀 있어요
15
00:01:19,800 --> 00:01:30,180
그리고 한 명은 여기에 묻혀있죠
캐나다 육군이었고 원사였죠
16
00:01:31,033 --> 00:01:43,243
어쨌든 누나 한 명, 여동생 한 명
그리고 미 공군에서 복무한 형이 있죠
17
00:01:43,267 --> 00:01:46,509
그런데 형은 [제2차 세계대전에] 참전하진 않았고…
독일에서 공수작전에 참여했어요
18
00:01:46,533 --> 00:01:50,647
아세요? 독일 공수작전
(1948-49년 베를린 공수작전)이요
19
00:01:51,133 --> 00:02:01,547
어쨌든 전 육군에 지원한게 19...
여기 인식표를 가지고 있는데,
20
00:02:01,633 --> 00:02:10,647
1948년이었어요
그리고 조지아에 있는 공수학교에 다녔죠
21
00:02:11,400 --> 00:02:17,513
그렇게 공수부대원이 됐죠
그러다 낙하 중 다리가 부러졌고
22
00:02:18,500 --> 00:02:25,513
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있는
올리버 종합병원에 가서 재활 치료를 받았어요
23
00:02:25,900 --> 00:02:29,909
거기에서 몇 달 동안 있었죠
24
00:02:29,933 --> 00:02:32,343
- 제 군대 얘기 듣고 싶으신 거 맞죠?
- 네, 맞습니다
25
00:02:32,367 --> 00:02:34,580
- 계속해주세요
- 그러죠
26
00:02:35,567 --> 00:02:43,409
거기에서 텍사스에 있는 제2기병사단
[구술자의 착오: 제2기갑사단]으로 갔어요, 포트 후드요
27
00:02:43,433 --> 00:02:46,580
텍사스주에 있는 포트 후드로 보내졌어요
28
00:02:46,867 --> 00:02:50,780
그곳에서 2년, 아니지, 1년간 지냈어요
29
00:02:51,500 --> 00:02:59,913
거기에서 괌으로 갔고 그때가 1950년 7월이었죠
30
00:03:00,400 --> 00:03:07,076
6·25전쟁은 1950년 7월 23일에 발발했고요
31
00:03:07,100 --> 00:03:11,076
- 아니요, 6월 25일이에요
- 6월 25일요
32
00:03:11,100 --> 00:03:12,013
그래요
33
00:03:12,267 --> 00:03:15,380
저는 3일 뒤에 한국에 도착했어요
34
00:03:15,733 --> 00:03:17,580
그럼 그게 언제죠?
35
00:03:18,767 --> 00:03:21,143
- 6월 28일이요?
- 그렇죠
36
00:03:21,167 --> 00:03:24,847
그때 한국에 있었어요
무전병이었고요
37
00:03:26,733 --> 00:03:29,809
- 한국엔 어떻게 가셨나요?
- 비행기로요
38
00:03:29,833 --> 00:03:31,809
- 비행기로요? 어디에서요?
- DC-3을 이용했습니다
39
00:03:31,833 --> 00:03:33,847
- 괌에서요?
- 괌에서 갔죠
40
00:03:35,933 --> 00:03:39,309
- 어느 부대 소속이셨나요?
- 부대가 없었어요
41
00:03:39,333 --> 00:03:40,576
- 부대가 없으셨다고요?
- 네
42
00:03:40,600 --> 00:03:47,380
우리 부대는 괌에서 정부에
장비를 재요청하고 있었거든요
43
00:03:48,067 --> 00:03:51,976
- 그럼 괌에서는 어느 부대 소속이셨나요?
- 제511 부대요
44
00:03:52,000 --> 00:03:55,447
- 511이 뭔가요?
- 병참지원중대죠
45
00:03:55,700 --> 00:03:58,980
- 병참이요?
- 네, 지원 중대요
46
00:04:00,333 --> 00:04:03,809
- 그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거죠?
- 그게 바로 그들이 하는 일이었어요
47
00:04:03,833 --> 00:04:07,309
요청하고 재요청하고요
그게 그들의 임무였어요
48
00:04:07,333 --> 00:04:13,976
미국 정부에 태평양에 남겨진
장비를 재요청하는 거죠
49
00:04:14,000 --> 00:04:17,913
이오지마에 탄약이 있었던 것처럼요
50
00:04:21,567 --> 00:04:22,309
뭔지 알겠네요
51
00:04:22,333 --> 00:04:26,347
거기 있는 섬 모두에 미국 장비가 있었어요
52
00:04:27,300 --> 00:04:32,247
티니안에는 태평양 전쟁에 사용했던
비행기가 다 있었고요
53
00:04:32,600 --> 00:04:36,309
- 그러면 사단, 대대 또는 연대도 없으신 건가요?
- 네, 없었죠
54
00:04:36,333 --> 00:04:41,113
- 그냥 독립부대에 계셨군요?
- 네, 처음 갔을 땐 그랬어요
55
00:04:43,567 --> 00:04:47,609
그러면 한국에 도착하셨을 때
한국 어디로 도착하신 건가요?
56
00:04:47,633 --> 00:04:54,243
부산 바로 외곽에 있는 작은 공항이었는데
부산 공항이라고 했던가, 맞나요?
57
00:04:54,267 --> 00:05:01,243
비행기를 따라 트럭 6대가 나란히 서 있었고
시동이 꺼지지도 않은 상태였죠
58
00:05:01,267 --> 00:05:10,209
그리고 우리 12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고
각자에게 M1 소총과 탄포 3개를 주더군요
59
00:05:10,233 --> 00:05:13,976
그리고는 활주로 끝에 적군이 있다
하느님의 은총이 있기를 빈다고 했어요
60
00:05:14,000 --> 00:05:17,613
- 세상에
- 그러니까요
61
00:05:19,400 --> 00:05:29,380
전 부산 전투에도 참전했고
거기에서 전투보병휘장을 받았어요
62
00:05:29,567 --> 00:05:38,947
거기에서 동성훈장 4개와
은성훈장 1개를 받았죠
63
00:05:39,333 --> 00:05:41,343
동성훈장 4개와 뭐라고 하셨죠?
몇 개요?
64
00:05:41,367 --> 00:05:42,376
은성훈장이요
65
00:05:42,400 --> 00:05:44,376
2개인가요? 은성훈장 2개인가요, 1개인가요?
66
00:05:44,400 --> 00:05:45,380
1개요
67
00:05:46,300 --> 00:05:55,576
그럼 부산 전투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그 얘기 좀 부탁드릴게요, 자세하게요
68
00:05:55,600 --> 00:06:00,047
당시 상황이 어땠는지,
얼마나 위험했는지 등에 대해서요
69
00:06:00,767 --> 00:06:06,809
말했다시피 적군이 활주로 끝에 있었어요
신의 은총이 있기를 빌었죠
70
00:06:06,833 --> 00:06:09,280
그러니까 우리가 살아남을 거란
생각을 안 한 거죠
71
00:06:09,867 --> 00:06:22,909
그런데 우린 살아남았고 다 같이 모여 영국인처럼 일했어요
양쪽에 3명씩 있어서 그들은 우릴 습격하지 못했죠
72
00:06:22,933 --> 00:06:24,543
결국엔 습격하긴 했지만요
73
00:06:24,567 --> 00:06:27,780
- 죽을 거라고 생각하셨다는 말씀이신가요?
- 당연하죠
74
00:06:28,667 --> 00:06:29,480
그럼요
75
00:06:30,867 --> 00:06:32,876
그런데 우린 죽지 않았어요
76
00:06:32,900 --> 00:06:37,776
- 그런데 한국에 가기 전까진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죠?
- 네
77
00:06:37,800 --> 00:06:38,976
- 아무것도 모르셨나요?
- 전혀요
78
00:06:39,000 --> 00:06:41,613
- 한국에 대해 좀 배우지 않았나요?
- 아니요
79
00:06:42,767 --> 00:06:52,843
전 괌에 있었어요
모두들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죠
80
00:06:52,867 --> 00:06:56,576
거기 있던 군인들 모두
같은 곳에서 식사를 했거든요
81
00:06:56,600 --> 00:07:06,180
6·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우리 중 누군가가 얘기를 했죠
우리가 한국에 갈 거라고요
82
00:07:06,900 --> 00:07:14,709
왜냐하면 그들이 도처에서 군인들을 데려갔거든요
해병이 한국에 도착하는 데 2달이 걸렸어요
83
00:07:14,733 --> 00:07:19,447
2달이나요! 그래서
인천상륙작전에 합류도 못했어요
84
00:07:20,033 --> 00:07:23,776
그건 사실이에요
제가 거기 있었거든요
85
00:07:23,800 --> 00:07:25,709
인천상륙작전을 하지 못했다는 게
무슨 말씀이신가요? 작전을 수행했잖아요
86
00:07:25,733 --> 00:07:31,180
못했어요
인천 해변에 있었던 건 제8군이었어요
87
00:07:31,867 --> 00:07:35,576
- 전 해병이 거기에 있었는 줄 알았는데요
- 아니에요, 거기에 해병은 없었어요
88
00:07:35,600 --> 00:07:38,980
그들은 전쟁이 발발하고
2달이 지나도록 도착을 못 했으니까요
89
00:07:39,733 --> 00:07:45,413
그러니까 인천시에 도착할 때까지
총을 한 발도 쏘지 않았죠
90
00:07:46,233 --> 00:07:48,947
- 정말인가요?
- 사실이라니까요
91
00:07:49,600 --> 00:07:54,113
- 제가 몰랐던 사실인데요
- 이제 배우신 거죠
92
00:07:54,533 --> 00:07:56,943
- 그러면...
- 전 거기 있었어요
93
00:07:56,967 --> 00:08:02,609
압록강에도 있었고요
94
00:08:02,633 --> 00:08:04,643
아니요, 선생님 너무 앞서가신 것 같은데요
95
00:08:04,667 --> 00:08:06,709
- 그러니까 부산에서...
- 부산이요
96
00:08:06,733 --> 00:08:12,147
부산은 어땠나요?
말씀해 주세요, 폴 선생님
97
00:08:12,767 --> 00:08:20,109
그러니까 이 얘기는 학생들이 들을 건데요
아이들은 1950년 당시 부산이 어떤 모습인지 전혀 모르거든요
98
00:08:20,133 --> 00:08:22,443
그러니까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세요
99
00:08:22,467 --> 00:08:28,776
당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은 어땠는지
도시는 어땠는지, 풍경은 어땠는지 말이죠
100
00:08:28,800 --> 00:08:31,709
전반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나요?
얼마나 파괴된 상태였는지 자세하게 부탁드립니다
101
00:08:31,733 --> 00:08:34,143
보신 대로 말씀해 주세요
102
00:08:34,167 --> 00:08:39,947
거기 도착했을 때 한국에 나무가 없었어요
한 그루도요
103
00:08:40,900 --> 00:08:46,947
일본군이 나무를 다 뽑아다가
전투기에 쓸 합판을 만들었거든요
104
00:08:48,400 --> 00:08:54,113
어찌 됐든, 집도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
105
00:08:55,667 --> 00:08:58,543
서로 굉장히 가까이 있었어요
106
00:08:58,567 --> 00:09:01,247
부산 사람들은 그런 곳에서 살았죠
107
00:09:02,333 --> 00:09:05,976
그리고 '작은 중국'이라고 불리는 곳도 있었어요
진짜예요
108
00:09:06,000 --> 00:09:06,676
그게 뭐죠?
109
00:09:06,700 --> 00:09:16,643
결국 다 불타버리긴 했는데 '작은 중국'이라고 불리던 곳이 있었어요
그리고 10만 명 정도 거기 살고 있었죠
110
00:09:16,667 --> 00:09:20,913
그런데 그 사람들은 따지고 보면
모두 친인척 관계였어요
111
00:09:21,833 --> 00:09:25,443
- 그럼 한국 사진을 찍으셨나요?
- 한국 사진 여러 장을 가지고 있어요
112
00:09:25,467 --> 00:09:28,276
직접 찍으신 건가요
아니면 다른 분이 찍으신 걸 받으셨나요?
113
00:09:28,300 --> 00:09:30,243
아니요, 제가 찍은 사진들이에요
114
00:09:30,267 --> 00:09:32,276
- 그럼 당시 카메라를 가지고 계셨나요?
- 네
115
00:09:32,300 --> 00:09:35,647
- 카메라를 가지고 계셨다고요?
- 일본 장교한테서 가져온 거죠
116
00:09:37,067 --> 00:09:39,113
- 무슨 말씀이신가요?
- 그 장교가 죽었거든요
117
00:09:39,867 --> 00:09:43,347
- 어떻게 일본 장교가 거기 있었죠?
- 그러니까요
118
00:09:44,000 --> 00:09:46,443
그들은 거기 있을 수가 없는 건데 거기 있었어요
119
00:09:46,467 --> 00:09:50,213
- 그러니까 한국이요, 아니면 괌이요?
- 한국에요
120
00:09:51,467 --> 00:09:57,209
얘기해줄 게 하나 있어요
신문이고 어디고 어디에도 언급된 적 없는 얘기죠
121
00:09:57,233 --> 00:10:06,343
소련군이 남한을 폭격했었죠
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봤어요
122
00:10:06,367 --> 00:10:11,643
그리고 그들은 한국군에 의해
모두 총살됐고요
123
00:10:11,667 --> 00:10:15,347
- 언제죠?
- 전쟁이 발발한 직후요
124
00:10:16,100 --> 00:10:21,009
그럼 부산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
부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125
00:10:21,033 --> 00:10:28,909
부산이요, 나머지 병사들과 함께
그러니까 우린 제24사단에 합류했죠
126
00:10:28,933 --> 00:10:36,947
그는 제24사단에 있었고 우린 압록강으로 올라갔어요
전 흥남 철수 작전 당시 거기에 있었죠
127
00:10:37,633 --> 00:10:39,347
그리고 내려왔죠
128
00:10:40,533 --> 00:10:41,943
혼란스러워 보이는군요
129
00:10:41,967 --> 00:10:44,809
- 이 얘기는 들어봤어요?
- 아니요, 그러니까...
130
00:10:44,833 --> 00:10:46,876
또 빨리 얘기했군요
131
00:10:46,900 --> 00:10:51,876
- 부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- 북쪽으로 진군했어요
132
00:10:51,900 --> 00:10:52,743
북쪽
133
00:10:52,767 --> 00:10:55,809
- 무슨 부대랑 가셨나요?
- 제24사단요
134
00:10:55,833 --> 00:11:00,943
알겠습니다
그리고 거기에서 어디로 가셨죠?
135
00:11:00,967 --> 00:11:02,943
- 압록강으로 쭉 갔죠
- 압록강이요
136
00:11:02,967 --> 00:11:05,580
- 그리고요?
- 멈췄죠
137
00:11:06,367 --> 00:11:11,876
왜냐하면 유엔군은 압록강까지만
가기로 되어 있었거든요
138
00:11:11,900 --> 00:11:18,943
당시에, 중국군이 넘어올 때
제가 거기 있었어요
139
00:11:18,967 --> 00:11:22,280
- 중국군이 오는 걸 보셨어요?
- 네, 그럼요
140
00:11:22,867 --> 00:11:27,043
일요일 아침이었죠, 새벽 5시였어요
141
00:11:27,067 --> 00:11:37,643
냄비를 치고 나팔을 불면서 3만 명이 넘어왔어요
우린 방어 경계를 설치하지도 않은 상태였고요
142
00:11:37,667 --> 00:11:41,743
왜냐하면 당시 대통령이...
143
00:11:41,767 --> 00:11:45,709
- 언제 일요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, 11월이요?
- 네
144
00:11:45,733 --> 00:11:47,109
중국군이 처음으로 넘어왔을 때요
145
00:11:47,133 --> 00:11:50,547
- 날짜를 기억하세요?
- 날짜는 기억나지 않네요
146
00:11:50,967 --> 00:11:54,309
그럼 중국군이 진군해 오는 것을 보면서
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
147
00:11:54,333 --> 00:11:56,447
"세상에 맙소사" 그랬죠
말도 안 된다 싶었죠
148
00:11:56,667 --> 00:11:59,113
그렇게 말했어요
149
00:12:00,933 --> 00:12:01,947
그런데...
150
00:12:05,633 --> 00:12:12,176
그런데 청천강 주변에서 중국군에게
많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잖아요
151
00:12:12,200 --> 00:12:14,609
- 거기 계셨나요?
- 거기 있었죠
152
00:12:14,633 --> 00:12:16,443
세상에, 살아남으셨네요?
153
00:12:16,467 --> 00:12:18,347
- 그렇죠
- 어떻게요?
154
00:12:19,033 --> 00:12:20,443
그 얘기 좀 해주세요
155
00:12:20,467 --> 00:12:23,780
얘기 하나 해줄게요
이건 진짜예요
156
00:12:25,300 --> 00:12:36,476
케임브리지에 살 때 같이 놀던 중국인 소년이 있었어요
그 친구 아버지는 하버드 광장에서 큰 중국 식당을 운영하셨죠
157
00:12:36,500 --> 00:12:44,109
그 친구 이름은 윙웡이었어요
그리고 우리 부대 소속이었죠
158
00:12:44,133 --> 00:12:46,809
저랑 같이 한국에 파병됐거든요
159
00:12:46,833 --> 00:12:50,747
군에서는 그 친구를 보내려고 하지 않았어요
중국인이었으니까요
160
00:12:51,133 --> 00:12:58,213
어쨌든 제가 속한 분대에는
4명이 남아 있었어요
161
00:12:59,100 --> 00:13:07,143
그런데 그 친구가 M1 소총을 집어 들더니
저희더러 "너희들은 이제 내 포로다"라고 하는 거예요
162
00:13:07,167 --> 00:13:13,647
그리고 우릴 미군 전선 쪽으로 걷게 했어요
163
00:13:14,900 --> 00:13:28,276
그래서 그때 우리 넷은 장진, 아니 흥남으로 철수할 수 있었죠
흥남에서 철수했죠
164
00:13:28,300 --> 00:13:33,243
- 그럼 압록강에서 어디로 내려가셨나요?
- 흥남이죠
165
00:13:33,267 --> 00:13:36,147
아니죠, 흥남으로 바로 가신 건 아니잖아요
166
00:13:38,233 --> 00:13:39,680
어디로 가셨나요?
167
00:13:40,400 --> 00:13:45,776
압록강에서 어디로 내려가셨나요?
서울인가요? 서울로 가셨나요?
168
00:13:45,800 --> 00:13:50,176
아니요, 서울은 그냥 지나갔어요
우린 흥남으로 갔어요
169
00:13:50,200 --> 00:13:54,543
그들이 너무 빨리 이동하고 있었거든요
그들은 이미 서울을 통과했죠
170
00:13:54,567 --> 00:13:55,947
중국군이요
171
00:13:58,500 --> 00:14:11,576
우린 4개의 북한군 사단을 제거했어요
사단별로 18만 명이었죠
172
00:14:11,600 --> 00:14:19,543
그리고 중국군이 넘어왔을 때 그들은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요
그들은 북한에 있었어요
173
00:14:19,567 --> 00:14:23,543
그래서 우린 북한군과 싸우지 않았어요
우린 중국군과 싸웠죠
174
00:14:23,567 --> 00:14:26,080
네, 그렇죠
정확합니다
175
00:14:26,333 --> 00:14:30,776
- 그럼 흥남에서 어떻게 하셨나요?
- 배편을 들여왔죠
176
00:14:30,800 --> 00:14:35,280
우리를 그곳에서 부산으로 실어줄 배요
이해하시죠?
177
00:14:35,500 --> 00:14:45,476
그리고 부산에 도착해서 배에서 내렸을 때
거기 있던 부대마다 병사들을 정말 많이 데려갔죠
178
00:14:45,500 --> 00:14:54,313
거기 4명은 제2사단으로, 다른 4명은 제1기병사단
거기 4명은 또 어디 이런 식으로 우리를 나눴어요
179
00:14:55,100 --> 00:15:01,943
그렇게 전 맥아더 장군 휘하로 가게 됐죠
맥아더 장군이 가기 직전이었어요
180
00:15:01,967 --> 00:15:09,413
- 그게 언제였나요?
- 1951년이요, 1951년에 많은 일이 있었죠
181
00:15:09,800 --> 00:15:16,276
- 그럼 어떻게 맥아더 장군 휘하에 들어가게 되신 건가요?
- 네, 뽑힌 거죠
182
00:15:16,300 --> 00:15:18,143
- 누가 뽑았다는 건가요?
- 전 말을 할 수 있었어요
183
00:15:18,167 --> 00:15:21,909
한국어랑 일본어를요
184
00:15:21,933 --> 00:15:26,143
- 어떻게 한국어를 배우셨어요?
-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냐고요?
185
00:15:26,167 --> 00:15:28,780
- 아름다운 '무스히(Musuhi)'가 있었거든요
- 그러니까
- 한 소녀가 있었죠
186
00:15:29,767 --> 00:15:33,109
- 한국인 소녀요?
- 네
187
00:15:33,133 --> 00:15:35,976
- 어디에서 만나셨는데요?
- 부산이요
188
00:15:36,000 --> 00:15:37,247
부산이요
189
00:15:37,633 --> 00:15:41,613
- 그래서 한국어를 정말 빨리 익히셨군요
- 그렇죠
190
00:15:42,367 --> 00:15:46,476
- 전 일본어도 할 수 있어요
- 대단하세요
191
00:15:46,500 --> 00:15:51,176
그럼 맥아더 장군 참모진과 어디에서 일하셨어요?
어디에서요?
192
00:15:51,200 --> 00:15:56,180
부산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같이 있었어요
193
00:15:58,600 --> 00:16:00,176
그 얘기를 자세하게 부탁드립니다
194
00:16:00,200 --> 00:16:09,809
이승만 대통령이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
싸웠던 모든 병사에게
195
00:16:09,833 --> 00:16:17,543
당시는 아니었지만 현재 한국의 상징으로
사용하고 있는 대통령부대표창을 줬어요
196
00:16:17,567 --> 00:16:23,713
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싸웠던 병사들에게 주는
이승만 대통령의 선물이었죠
197
00:16:25,400 --> 00:16:35,613
그리고 트루먼 대통령이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싸웠던
모든 병사에게 부대표창을 줬고요
198
00:16:36,200 --> 00:16:42,409
그럼 거기에서 무슨 일을 하셨나요?
부산에 있는 맥아더 장군의 본부에 계셨던 건가요?
199
00:16:42,433 --> 00:16:44,343
네, 전 무전병이었죠
200
00:16:44,367 --> 00:16:47,513
- 그럼 무슨 일을 하셨나요?
- 연락을 했죠
201
00:16:47,967 --> 00:16:59,047
그리고 전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령이기도 했고요
본부에서 지령을 받아 전방 부대에 전달했죠
202
00:17:00,833 --> 00:17:07,647
그럼 부산에서 전방까지 가신 건가요?
전방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?
203
00:17:08,167 --> 00:17:15,309
- 맥아더 장군의 지령을 가져온 거죠
- 어떤 지령이요?
204
00:17:15,333 --> 00:17:19,413
그들이 해야 하는 일이죠
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고요
205
00:17:19,733 --> 00:17:28,580
- 그럼 실제로 누구에게 그 지령을 전달하셨나요?
- 유엔군 지휘관이요
206
00:17:28,900 --> 00:17:37,580
- 누구였나요?
- 몇 번은 파파도풀로스 대령과 있었어요
207
00:17:38,800 --> 00:17:47,580
한국에 있는 그리스군 지휘관이었죠
그리고 전 그의 통역병 역할을 했어요
208
00:17:48,467 --> 00:17:57,747
그분은 한국말을 못 하고 영어는 할 줄 알았죠
전 영어랑 한국어를 했고요
209
00:17:58,100 --> 00:18:00,076
그래서 그의 통역을 맡았어요
210
00:18:00,100 --> 00:18:07,980
- 그럼 부산에서 전방까지 어떻게 가셨나요?
- 제가 몰고 다니던 장갑차가 있었죠
211
00:18:08,767 --> 00:18:11,613
제가 운전한 건 아니고요
운전병이 있었거든요
212
00:18:13,000 --> 00:18:21,447
그리고 우린 전방으로 갔어요
제 사촌이 캐나다 육군이었는데, 사촌도 그쪽 전령이었죠
213
00:18:21,633 --> 00:18:26,313
그래서 그의 자전거를 장갑차에 싣고
전방으로 향했죠
214
00:18:28,300 --> 00:18:32,476
- 그럼 거기까지 오래 걸리셨겠네요?
-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
215
00:18:32,500 --> 00:18:35,843
제 장갑차는 시속 110km 정도였죠
216
00:18:35,867 --> 00:18:39,309
그런데 거기에는 고속도로가 없었잖아요
길이 거칠었죠?
217
00:18:39,333 --> 00:18:43,713
고속도로는 없었지만 도로가 깔려 있었어요
218
00:18:44,700 --> 00:18:51,380
- 인천상륙작전 전에도 상륙작전이 있었던 건 알고 있죠?
- 어디에서요?
219
00:18:53,467 --> 00:18:57,643
해안 중턱 정도였어요
거기에 작은 마을이 있어요
220
00:18:57,667 --> 00:19:00,876
일본 수용소였던 곳이죠
221
00:19:00,900 --> 00:19:02,243
일본이 아니라...
222
00:19:02,267 --> 00:19:03,876
- 군산 말씀이신가요?
- 네
223
00:19:03,900 --> 00:19:06,180
- 군산에 있었나요?
- 맞습니다
224
00:19:07,933 --> 00:19:11,347
그곳에 우리가 상륙했죠
225
00:19:11,667 --> 00:19:14,480
- 거기에서 상륙 작전이 있었다고요?
- 네
226
00:19:14,867 --> 00:19:18,247
- 그게 언제였죠?
- 1951년이요
227
00:19:20,033 --> 00:19:23,376
- 아니요
- 1951년 초반이었어요, 확실치는 않네요
228
00:19:23,400 --> 00:19:27,709
여기저기 다 계셨네요
세상에, 어떻게 그럴 수 있죠?
229
00:19:27,733 --> 00:19:31,776
장갑차를 가지고 있었으니
어디든 다닐 수 있었고...
230
00:19:31,800 --> 00:19:33,680
언어가 되니까요
231
00:19:36,033 --> 00:19:40,347
- 그런데 한국으로 가기 전만 해도 한국어를 배우지 않으셨잖아요?
- 그렇죠
232
00:19:41,100 --> 00:19:48,047
일본어도 병원선인 호프함에
6개월간 있으면서 배운 거예요
233
00:19:48,533 --> 00:19:54,643
- 천재시네요
- 의사와 간호사 모두 일본인이었거든요
234
00:19:54,667 --> 00:19:59,409
그래서 그들이 저한테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면
그 언어를 습득하는 수밖에 없었죠
235
00:19:59,433 --> 00:20:01,013
그렇게 일본어를 배우게 된 거죠
236
00:20:02,267 --> 00:20:06,776
- 선생님이 알고 계신 한국어 좀 말씀해 주세요
- 한국어요?
237
00:20:06,800 --> 00:20:08,447
네, 한국어요
238
00:20:08,800 --> 00:20:11,043
어떤 걸 원하세요?
방금 노래 불러 드렸었는데
239
00:20:11,067 --> 00:20:13,309
그건 찍지 않았는데,
그럼 다시 한번 불러주시겠어요?
240
00:20:13,333 --> 00:20:15,876
- 아리랑 맞죠?
- 네, 아리랑이었죠
241
00:20:15,900 --> 00:20:17,080
네, 불러주세요
242
00:20:43,200 --> 00:20:45,647
이제 일본 연가를 불러줄게요
243
00:21:18,433 --> 00:21:26,180
아시아 언어를 그렇게 빠르게 습득하시다니
선생님 재능이 정말 놀랍네요
244
00:21:26,367 --> 00:21:31,013
- 어떻게 하신 건가요?
- 전 전생에 중국인이었어요
245
00:21:31,500 --> 00:21:35,547
- 중국인이라니 무슨 말씀이신가요?
- 말한 대로예요
246
00:21:36,800 --> 00:21:46,876
- 아니, 사실 저는 언어가 굉장히 쉽더라고요
- 정말요?
247
00:21:46,900 --> 00:21:48,180
- 네
- 대단하세요
248
00:21:51,733 --> 00:21:53,813
그럼 한국에서 언제 떠나셨나요?
249
00:21:56,067 --> 00:21:58,576
한국을 떠난 건 2년 뒤였어요
250
00:21:58,600 --> 00:22:02,547
- 한국에 2년간 있었죠
- 왜 그렇게 오래 계셨나요?
251
00:22:03,267 --> 00:22:08,847
제가 거기 갔을 때 그러니까
인사과로 내려갔죠
252
00:22:09,100 --> 00:22:19,243
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고
저보다 더 짧게 있던 친구들이 가고 있었으니까요
253
00:22:19,267 --> 00:22:28,413
저는 인사과로 갔고 거기에서 제 기록을 확인했어요
그런데 전투 중 행방불명 상태로 되어 있는 거예요
254
00:22:29,300 --> 00:22:31,147
몇 개월간 말이죠
255
00:22:32,967 --> 00:22:36,143
말이 안 되는데요
256
00:22:36,167 --> 00:22:39,809
거기 그렇게 오래 계셨는데
전투 중 행방불명이라니요?
257
00:22:39,833 --> 00:22:46,880
인사과 말로는 전투 중 행방불명이라는 거예요
그래서 제 기록을 받으러 워싱턴으로 보내야 했죠
258
00:22:47,867 --> 00:22:57,143
그리고 바로 며칠 뒤 바로 전 집으로 가게 됐습니다
병원선, 아니 수송선인 바커함을 타고 집으로 갔어요
259
00:22:57,167 --> 00:23:06,480
- 그때가 언제였나요?
- 시애틀에 도착하니 새해더라고요
260
00:23:06,700 --> 00:23:09,347
- 195… 몇 년이라고 하셨죠?
- 2년이요
261
00:23:14,100 --> 00:23:17,580
- 그럼 한국에 다시 가 보셨나요?
- 아니요
262
00:23:21,300 --> 00:23:25,109
- 현재 한국 경제 및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알고 계세요?
- 그럼요
263
00:23:25,133 --> 00:23:27,109
어떤 부분을 알고 계신가요?
말씀해 주세요
264
00:23:27,133 --> 00:23:32,580
자동차들만 봐도 전부 한국 자동차잖아요
265
00:23:34,833 --> 00:23:37,447
한국 자동차요
그 밖에 더 알고 계신 것은요?
266
00:23:38,267 --> 00:23:41,143
그 정도예요
사진으로 봤거든요
267
00:23:41,167 --> 00:23:45,180
- 그럼 그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
-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
268
00:23:45,933 --> 00:23:51,709
1950년 당시 한국과 현재 한국이
실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었나요?
269
00:23:51,733 --> 00:23:52,209
그럼요
270
00:23:52,233 --> 00:23:54,809
그 외에 다른 점이 있다면
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?
271
00:23:54,833 --> 00:23:57,747
- 자세하게요?
- 네, 구체적인 게 중요해요
272
00:23:58,967 --> 00:24:00,447
글쎄요
273
00:24:00,967 --> 00:24:07,009
그들은 삶의 질이 더 향상된 것 같아요
다들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거든요
274
00:24:07,033 --> 00:24:09,580
그리고 오토바이도 가지고 있었고
275
00:24:12,133 --> 00:24:18,713
- 1950년 당시 보셨던 한국은 완전히 폐허 상태였죠?
- 그렇죠, 그랬어요
276
00:24:18,967 --> 00:24:23,780
얘기 하나 해줄게요
제가 한국말을 할 수 있었잖아요
277
00:24:24,333 --> 00:24:35,347
한 남자가 오는데 소였나 말이 수레를 끌고 있었고
거기에는 큰 통을 5, 6개 정도 싣고 있었죠
278
00:24:37,867 --> 00:24:43,813
어찌 됐든 그 말과 함께
그들은 부산에 있는 다리로 왔죠
279
00:24:44,733 --> 00:24:48,876
부산이요, 부산에 있는 다리였죠
나무로 만든 다리였어요
280
00:24:48,900 --> 00:24:51,347
근데 그 말이 건너질 못하는 거예요
281
00:24:52,067 --> 00:25:01,447
그 모습을 보고 저는 코트를 벗어서 말의 머리 위에 씌웠어요
그리고 말고삐를 잡고 다리를 건너가게 했죠
282
00:25:02,900 --> 00:25:10,113
그 한국 남성이 제가 하는 걸 보고 있었고요
건너가서 제 코트를 걷어 다시 입었어요
283
00:25:10,600 --> 00:25:15,513
그러자 그는 굴 아래에서
소총을 꺼내 나오더니 그 말을 쐈어요
284
00:25:16,567 --> 00:25:18,943
- 말을 쐈다고요?
- 말을 쐈어요
285
00:25:18,967 --> 00:25:25,576
- 왜요?
- 그래서 그 사람한테 한국말로 물어봤죠
286
00:25:25,600 --> 00:25:31,313
왜 그랬냐고요, 그 사람은 제가
자기 말을 훔쳐갈까봐 무서웠다는 거예요
287
00:25:32,467 --> 00:25:33,209
그래서요?
288
00:25:33,233 --> 00:25:36,580
그래서 제가 데려가게 두느니
차라리 쏴 죽이는 게 낫겠다 싶었다더군요
289
00:25:39,300 --> 00:25:41,509
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
290
00:25:41,533 --> 00:25:46,976
전 그저 그 말이 그 다리를 건너가게 해주려던 건데
그 사람한테는 말이 다리를 건너는 게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
291
00:25:47,000 --> 00:25:48,243
그 사람을 도와주려던 건데
292
00:25:48,267 --> 00:25:51,209
- 그 사람은 선생님이 말을 가져갈 거라고 생각했던 거군요
- 본인 말을 가져간다고요
293
00:25:51,233 --> 00:25:53,309
- 그래서 그냥 죽인 거고요
- 그냥 죽였어요
294
00:25:53,333 --> 00:25:58,247
- 다리를 건너간 뒤에 말이죠?
- 다리를 건너게 해 준 뒤에요
295
00:25:58,500 --> 00:26:00,480
정말 대단한 한국인이네요
296
00:26:02,500 --> 00:26:04,909
선생도 한국에서 자랐잖아요
297
00:26:04,933 --> 00:26:07,909
그럼 한국에서의 군 생활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세요?
298
00:26:07,933 --> 00:26:11,609
한국으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
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전혀 모르셨잖아요?
299
00:26:11,633 --> 00:26:14,176
그렇죠, 전 괌에 있었고요
300
00:26:14,200 --> 00:26:20,213
그리고 1950년에
한국이 완전히 파괴된 모습을 보셨고요?
301
00:26:20,700 --> 00:26:23,776
지금 한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었죠
302
00:26:23,800 --> 00:26:27,747
- 이런 모든 것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?
- 대단한 것 같아요
303
00:26:28,733 --> 00:26:34,880
북한은 문제가 심각한 것 같고요
304
00:26:36,933 --> 00:26:41,709
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거든요
305
00:26:41,733 --> 00:26:44,313
그럼 선생님에게 한국은
개인적으로 어떤 곳인가요?
306
00:26:44,733 --> 00:26:51,347
삶의 일부죠
6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어를 할 수 있어요
307
00:26:51,633 --> 00:26:54,176
일본어도 할 수 있고요
308
00:26:54,200 --> 00:26:57,976
손가락을 잃으신 것 같은데요
어떻게 된 건가요?
309
00:26:58,000 --> 00:27:01,213
전기톱 때문에요
310
00:27:02,733 --> 00:27:05,047
거기 있는데, 못 보셨군요
311
00:27:06,667 --> 00:27:13,543
그럼 6·25전쟁 참전용사를 한국으로 다시 초대하는
한국 정부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계시죠?
312
00:27:13,567 --> 00:27:14,609
들어봤어요
313
00:27:14,633 --> 00:27:18,713
- 다시 가고 싶으신가요?
- 언젠가는요
314
00:27:19,100 --> 00:27:26,047
지금은 예전만큼
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말이죠
315
00:27:26,900 --> 00:27:29,476
- 선생님 연세가 거의 80…
- 86
316
00:27:29,500 --> 00:27:30,813
86세요
317
00:27:31,300 --> 00:27:39,013
언젠가 가보고 싶으시다고요?
가급적 빨리 다시 가셔야죠, 그렇죠?
318
00:27:39,733 --> 00:27:44,309
- 제가 자리를 마련하면 가실 의향이 있으신가요?
- 갈 마음이야 있죠
319
00:27:44,333 --> 00:27:46,676
알겠습니다, 저희가 알아보겠습니다
아셨죠?
320
00:27:46,700 --> 00:27:47,613
좋아요
321
00:27:48,700 --> 00:27:53,343
그럼 선생님은 낙동강 방어선에 계셨잖아요
그리고 압록강으로 올라가셨고요
322
00:27:53,367 --> 00:27:54,343
네, 두 번이요
323
00:27:54,367 --> 00:27:58,743
그 후, 흥남으로 가셨고요
흥남으로 가셨던 거죠?
324
00:27:58,767 --> 00:28:01,943
- 원산인가요 아니면 흥남인가요?
- 원산이요
325
00:28:01,967 --> 00:28:02,913
원산이군요
326
00:28:05,567 --> 00:28:08,480
그리고 한국에 2년간 계셨고요
327
00:28:08,933 --> 00:28:14,709
거의 두 배였네요, 보통 6·25전쟁 참전용사분들은
딱 1년만 있었다고 했거든요
328
00:28:14,733 --> 00:28:16,276
그렇죠
329
00:28:16,300 --> 00:28:23,480
그런데 갈 때만 해도
집에 돌아올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, 뭐
330
00:28:23,867 --> 00:28:25,976
- 무슨 말인지 알죠?
- 무슨 말씀이신가요?
331
00:28:26,000 --> 00:28:33,913
죽으러 갔다는 말이죠
모든 유엔군도 마찬가지였고요
332
00:28:34,333 --> 00:28:44,613
제 임무 중 하나는 맥아더 장군과 같이 일할 때
다른 국가에서 들어오는 군대를 만나는 거였죠
333
00:28:45,633 --> 00:28:51,243
에티오피아에서 온 병사
3천 명이 있었어요
334
00:28:51,267 --> 00:29:00,376
에티오피아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가 그들과 함께 왔었죠
병사마다 키가 2m는 됐어요
335
00:29:00,400 --> 00:29:04,243
각자 이런 체를 들고 있었죠
336
00:29:04,267 --> 00:29:10,309
그리고 그걸 가지고 나가면 피를 가져와야 했죠
그런데 어찌 됐든 그랬어요
337
00:29:10,333 --> 00:29:17,576
호주에서는 병사 3만 명이 왔고요
영국에서는 1만 2천 명이 왔죠
338
00:29:17,600 --> 00:29:24,613
스웨덴에서는 군 병원을 통째로 보냈어요
339
00:29:25,633 --> 00:29:31,680
거리를 쓸던 청년부터
아름다운 여성들까지 전부 있었죠
340
00:29:32,433 --> 00:29:33,780
그런데 어찌 됐든...
341
00:29:34,400 --> 00:29:39,213
선생님 인식표 좀 보여주세요
카메라 쪽으로 보여주시고요
342
00:29:40,833 --> 00:29:42,113
잠깐만요
343
00:29:42,733 --> 00:29:43,813
여기요
344
00:29:44,900 --> 00:29:50,147
- 그럼 그중 어떤 것이 6·25전쟁 인식표인가요?
- 이 두 개요
345
00:29:50,533 --> 00:29:53,043
- 둘 다요?
- 두 개를 받았어요
346
00:29:53,067 --> 00:29:56,443
보여주세요, 바로 거기요
347
00:29:56,467 --> 00:30:00,209
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인식표입니다
348
00:30:00,233 --> 00:30:02,080
인식표입니다
349
00:30:02,367 --> 00:30:05,347
어떻게 한 건지 아나요
보면 여기 작은 마크 보이죠?
350
00:30:06,833 --> 00:30:09,513
아랫니에 이렇게 끼워서 이렇게
351
00:30:11,000 --> 00:30:20,609
그러니까 죽을 때 신원을 알 수 있는 거죠
저는 이거를 평생 지니고 있었어요
352
00:30:20,633 --> 00:30:25,276
- 그럼 6·25전쟁 참전용사인 것이 자랑스러우신가요?
- 그랬죠
353
00:30:25,300 --> 00:30:26,476
그런데 이젠 아니에요
354
00:30:26,500 --> 00:30:28,876
- 무슨 말씀이세요?
- 무슨 뜻이냐고요?
355
00:30:28,900 --> 00:30:32,976
어리석은 짓을 하는 대통령이 뽑혔거든요
356
00:30:33,000 --> 00:30:35,876
- 누구 말씀이신가요?
- 트럼프요
357
00:30:35,900 --> 00:30:37,147
아이고
358
00:30:37,267 --> 00:30:42,780
트럼프요
러시아와 짝짜꿍이 되어서 말이죠
359
00:30:43,367 --> 00:30:47,876
맥아더 장군이라면 쏴 죽였을 거예요
정말로요!
360
00:30:47,900 --> 00:30:55,913
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는 항상 우리의 적이었는데
그는 그들을 계속 도와주고 지원하고 있잖아요
361
00:30:57,033 --> 00:31:01,547
아주 독특한 분이시네요
362
00:31:04,100 --> 00:31:06,576
지금 돌아가는 상황이
마음에 들지 않으시는 거죠?
363
00:31:06,600 --> 00:31:08,413
그럼요
364
00:31:09,233 --> 00:31:17,513
알잖아요?, 그리고 그가 왜 그러는지도 알아요
러시아에 빌린 돈 때문인 거죠
365
00:31:18,533 --> 00:31:28,647
그가 새로 건축하는 곳마다
러시아 돈을 빌려서 지은 거니까요
366
00:31:29,033 --> 00:31:34,176
그럼 선생님께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?
그러니까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잖아요
367
00:31:34,200 --> 00:31:35,043
몰랐죠
368
00:31:35,067 --> 00:31:41,743
그런데 그곳에서 2년간 복무하셨고
이제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 중 한 곳이 되었어요
369
00:31:41,767 --> 00:31:47,713
- 선생님의 인생에서 한국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?
- 한국에 가서 그곳을 고향으로 삼고 싶어요
370
00:31:49,400 --> 00:31:50,847
- 정말이요?
- 진짜로요
371
00:31:52,567 --> 00:31:59,009
- 왜냐하면 한국 사람들과 정말 잘 지냈으니까요
- 그리고 한국어도 잘하시고요
372
00:31:59,033 --> 00:32:02,047
한국어로 노래도 부르시잖아요
373
00:32:05,800 --> 00:32:07,143
무슨 뜻인지 아세요?
374
00:32:07,167 --> 00:32:08,876
'나는 미군이다'라는 뜻이죠
375
00:32:08,900 --> 00:32:11,347
- 한국말로요
- 한국말로요
376
00:32:11,800 --> 00:32:16,980
그리고 혹시 기억나는 일화 중
말씀하지 않으신 것이 있나요?
377
00:32:18,433 --> 00:32:22,743
이를테면, 이승만 대통령이
강아지를 잃어버린 거요?
378
00:32:22,767 --> 00:32:30,080
작고 약한 하얀 강아지였는데
강아지를 찾을 때까지 전쟁이 멈췄었죠
379
00:32:32,067 --> 00:32:32,909
무슨 말씀이세요?
380
00:32:32,933 --> 00:32:35,643
- 누군가 그의 강아지를 먹었던 거죠
- 정말이요?
381
00:32:35,667 --> 00:32:37,476
그렇다니까요
382
00:32:37,500 --> 00:32:42,609
- 어떻게 아셨어요?
- 말했다시피 전 상관 옆에 있었어요
383
00:32:42,633 --> 00:32:44,380
그러니 다 알았죠
384
00:32:44,900 --> 00:32:47,180
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?
385
00:32:47,467 --> 00:32:49,947
어떤 거요?
제가 만났던 소녀 얘기요?
386
00:32:50,733 --> 00:32:56,480
아니면 전쟁이나 부산에 있는
맥아더 장군의 본부에서 일했던 얘기라도요?
387
00:32:58,167 --> 00:33:02,413
- 몇 번 부상을 당하긴 했는데
- 어디요?
388
00:33:02,533 --> 00:33:04,043
바로 여기요, 보이죠?
389
00:33:04,067 --> 00:33:05,976
어떻게 된 건가요? 어쩌다가요?
어쩌다가 부상을 당하신 건가요?
390
00:33:06,000 --> 00:33:07,276
그 덤덤탄이요
391
00:33:07,300 --> 00:33:09,909
어쩌다가 부상을 입으셨어요?
어딘가요?
392
00:33:09,933 --> 00:33:12,276
- 손을 좀 보여주세요
- 바로 여기요, 보이죠?
393
00:33:12,300 --> 00:33:14,880
아니요, 손을 좀 들어주세요
394
00:33:17,300 --> 00:33:22,143
- 어쩌다가 그렇게 다치셨나요?
- 소련제 따발총에 당한 거죠
395
00:33:22,167 --> 00:33:24,343
- 소련군이 어떻게요?
- 따발총으로요
396
00:33:24,367 --> 00:33:31,613
- 어디에서요?
- 들판을 걷고 있었어요, 걷고 있었죠
397
00:33:32,067 --> 00:33:34,176
- 어디요?
- 들판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죠
398
00:33:34,200 --> 00:33:35,909
팔을 이런 식으로 내리고 있었고요
399
00:33:35,933 --> 00:33:41,409
- 어디에서 맞으셨어요?
- 묻지 말아요, 모르겠어요
400
00:33:41,433 --> 00:33:43,109
기억나지 않아요
401
00:33:43,133 --> 00:33:48,813
그런데 덤덤탄이었어요
보통 총알은 이렇게
402
00:33:49,867 --> 00:33:58,209
돌면서 날아가요, 그런데
덤덤탄은 올라갔다가 돌거든요
403
00:33:58,233 --> 00:34:01,480
보면 그래서 여기에 맞은 거죠
여기로 나왔고요
404
00:34:01,900 --> 00:34:04,180
그래서 이쪽 팔 상태가 좋지 않아요
405
00:34:08,400 --> 00:34:12,509
그런데 괜찮아요
일한 흔적이니까요
406
00:34:12,533 --> 00:34:16,609
그래서 6·25전쟁으로
동성훈장 4개와 은성훈장 1개를 받으셨죠?
407
00:34:16,633 --> 00:34:18,576
6·25전쟁에서요
408
00:34:18,600 --> 00:34:20,776
- DD2-14를 가지고 계신가요?
- 네
409
00:34:20,800 --> 00:34:22,847
- 선생님은 아직 가지고 계세요?
- 네
410
00:34:23,700 --> 00:34:27,013
그럼 사진은 얼마나 가지고 계세요?
411
00:34:27,400 --> 00:34:31,943
모르겠어요
너무 오래전이라 버렸던 것 같아요
412
00:34:31,967 --> 00:34:38,947
그런데 부산 어디였는지는 알아요
그리고 부산항에서 가라앉은 배들도요
413
00:34:39,333 --> 00:34:46,509
그리고 나무들, 한국에는 나무가 없었어요
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 어디에도 나무가 없었죠
414
00:34:46,533 --> 00:34:54,880
일본인이 다 베어갔으니까요
뭘 지을래도 아무것도 없었죠
415
00:34:55,167 --> 00:35:01,480
- 오늘 사진을 가져오지 그러셨어요?
- 생각을 못 했네요
416
00:35:01,900 --> 00:35:05,209
- 사진을 보내주실 수 있나요?
- 그럼요
417
00:35:05,233 --> 00:35:08,609
- 가능하세요?
- 팩스로 보내줄 수 있어요
418
00:35:08,633 --> 00:35:13,776
아니요, 팩스는 화질이 좋지 않아요
저희는 선명한 사진이 필요하거든요
419
00:35:13,800 --> 00:35:17,643
- 저를 믿으시면 제프를 믿으신다면
- 제프한테 줄게요
420
00:35:17,667 --> 00:35:19,143
그럼 선생이 받을 수 있겠죠
421
00:35:19,167 --> 00:35:23,676
제가 스캔해서 바로 댁으로 보내드릴게요
아셨죠?
422
00:35:23,700 --> 00:35:31,643
좋아요, 노래하는 밥 호프와
그의 여자친구인 메릴린의 사진들이 있어요
423
00:35:31,667 --> 00:35:33,976
- 한국에 계실 때 밥 호프가 거기 왔었나요?
- 네
424
00:35:34,000 --> 00:35:36,043
- 직접 보셨어요?
- 그럼요
425
00:35:36,067 --> 00:35:40,609
거기에서 알 졸슨을 봤어요
알 졸슨 사진도 있어요
426
00:35:40,633 --> 00:35:46,313
거기 군중 속에서 저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
제가 알 졸슨을 그 큰 경기장까지 태워줬었거든요
427
00:35:47,733 --> 00:35:51,476
그럼 밥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주실래요?
428
00:35:51,500 --> 00:35:53,480
안녕하세요, 밥
429
00:35:54,433 --> 00:35:57,613
- 그럼 거기에서 메릴린 먼로를 보셨어요?
- 그렇죠
430
00:35:57,800 --> 00:36:00,509
- 어땠나요?
- 메릴린 먼로요?
431
00:36:00,533 --> 00:36:03,313
뭐... 그녀가 노래하는 사진이 있어요
432
00:36:03,767 --> 00:36:08,380
- 정말요? 그녀가 노래하는 걸 보셨다고요?
- 아직 가지고 있을 거예요
433
00:36:09,033 --> 00:36:10,243
손에 마이크를 들고 있죠
434
00:36:10,267 --> 00:36:11,709
- 어땠나요?
- 네?
435
00:36:11,733 --> 00:36:12,913
메릴린 먼로는 어땠나요?
436
00:36:14,000 --> 00:36:18,013
거두절미하고 예뻤죠
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
437
00:36:18,367 --> 00:36:20,413
그녀랑 잠자리는 못 했지만요
438
00:36:22,867 --> 00:36:26,809
그럼 전쟁에 대해 더 하고 싶은
말씀이 있으시다면요?
439
00:36:26,833 --> 00:36:28,280
- 전쟁이요?
- 네
440
00:36:30,767 --> 00:36:34,147
말하기 힘드네요
441
00:36:36,233 --> 00:36:45,580
압록강 남쪽으로 흐르는 작은 강이 있거든요
442
00:36:48,867 --> 00:36:54,076
그때 제가 한 일이 자랑스럽진 않아요
443
00:36:54,100 --> 00:36:58,280
당직 장교로서 말이죠
444
00:36:59,367 --> 00:37:08,909
어쨌든 옷을 실은 큰 수레를 끌고 오는
여성이 있었어요, 검문소로 오고 있었죠
445
00:37:08,933 --> 00:37:14,913
그 여성 뒤에는 어린 소년이 있었고요
한 12살, 14살쯤 되는 것 같았죠
446
00:37:15,800 --> 00:37:22,847
우린 검문소로 갔고 거기엔
검문을 하는 병사 4명이 있었어요
447
00:37:23,067 --> 00:37:31,843
그녀는 물건을 내려서 수레 앞뚜껑을 열었고
거기엔 30구경 기관총이 있었죠
448
00:37:31,867 --> 00:37:34,580
그리고 그걸 쏘기 시작했어요
449
00:37:36,100 --> 00:37:50,043
전 당직 장교였기 때문에 명령을 내렸어요
"지휘관, 당직사관이 통제한다
450
00:37:50,067 --> 00:38:01,113
전 유엔군 장병은 교량을 지나는 자들,
강을 가로지르거나 강변을 가는 자에게 사격하라"
451
00:38:01,667 --> 00:38:12,076
그들은 명령을 수행했고요, 그래서 제가 내린
명령 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평생 품고 살아야 해요
452
00:38:12,100 --> 00:38:13,676
- 그 여성이요?
- 네?
453
00:38:13,700 --> 00:38:19,280
- 그 한국 여성이요?
- 한국 여성 그리고 그 강에 있던 사람들 다요
454
00:38:20,833 --> 00:38:26,047
- 누가 누굴 죽일지 전혀 모르셨잖아요?
- 맞아요, 그랬죠
455
00:38:26,800 --> 00:38:27,909
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...
456
00:38:27,933 --> 00:38:30,309
그래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
멈추는 것이 제 임무였어요
457
00:38:30,333 --> 00:38:34,647
그리고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
그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는 것뿐이었죠
458
00:38:36,200 --> 00:38:39,047
그래서 그것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갔죠
459
00:38:39,233 --> 00:38:41,609
- 그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계신가요?
- 네?
460
00:38:41,633 --> 00:38:44,176
- PTSD를 앓고 계신가요?
- 네
461
00:38:44,200 --> 00:38:47,376
- 꿈에서 그때 상황이 보이시나요?
- 아니요
462
00:38:47,400 --> 00:38:51,409
- 아니라고요?
- 60년 전 일인 걸요
463
00:38:51,433 --> 00:38:55,313
- 그런데, 그렇게 해야 했던 거잖아요?
- 그렇게 해야 했죠
464
00:38:56,400 --> 00:39:02,076
그러니까요, 그건 선생님이 해야 할 임무였어요
그러니 당시 일에 대해 너무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
465
00:39:02,100 --> 00:39:05,143
선생님은...
466
00:39:05,167 --> 00:39:07,947
어른들을 신경 쓰진 않아요
어른이 어른을 죽이는 거는 말이죠
467
00:39:09,467 --> 00:39:15,447
그런데 그 어린아이들이요
알다시피 제가 12명을 데리고 있었거든요
468
00:39:17,600 --> 00:39:18,309
어쨌든...
469
00:39:18,333 --> 00:39:23,243
그래도 그런 얘기를 해주셔서 감사드려요
더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?
470
00:39:23,267 --> 00:39:24,576
- 그 정도면 된 것 같네요
- 그러세요?
471
00:39:24,600 --> 00:39:26,476
-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
- 네, 그러실 거예요
472
00:39:26,500 --> 00:39:30,176
그래도 폴 선생님, 6·25전쟁에 참전해 주셔서
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
473
00:39:30,200 --> 00:39:35,076
선생님의 노고 덕분에 한국은 이제
지금처럼 발전한 거죠
474
00:39:35,100 --> 00:39:40,676
- 네, 그렇게 발전해서 타국의 모범이 되었죠
- 맞습니다
475
00:39:40,700 --> 00:39:41,776
그렇죠, 알고 있어요
476
00:39:41,800 --> 00:39:50,676
제게도 특별한 나라에요
그곳에서 피를 흘렸으니 제게도 특별한 곳이죠
477
00:39:50,700 --> 00:39:51,747
한국
478
00:39:53,467 --> 00:39:54,609
그러니까 남한이요
479
00:39:54,633 --> 00:39:56,047
감사드립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