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733 --> 00:00:11,113
잭 하월입니다
J-A-C-K이고 중간 이니셜은 E
2
00:00:11,133 --> 00:00:13,847
하월은 H-O-W-E-L-L 입니다
3
00:00:13,867 --> 00:00:18,113
- 생년월일은요?
- 1932년 4월 16일이요
4
00:00:19,133 --> 00:00:23,180
- 그러면 태어나신 곳은요?
- 네브래스카주의 오마하에서 태어났어요
5
00:00:23,200 --> 00:00:31,980
네브래스카주 오마하, 그러면 어린 시절
가족과 형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?
6
00:00:32,600 --> 00:00:39,580
형제 2명이 있었죠, 형이랑 남동생이요
그렇게 3형제였죠
7
00:00:40,200 --> 00:00:52,380
우린 함께 자랐고 여름에는 주로
조부모님이 사시는 농장에 내려가서 지냈죠
8
00:00:53,133 --> 00:01:01,413
오마하에서 남쪽으로 한 80km 정도
거리였을 거에요, 농장 일을 했죠
9
00:01:05,567 --> 00:01:15,213
그리고 1950년에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고요
10
00:01:16,033 --> 00:01:18,013
- 공업고등학교요?
- 네
11
00:01:18,033 --> 00:01:22,613
- 어떤 학교인가요?
- 그러니까 고등학교인데요
12
00:01:22,633 --> 00:01:29,847
전 인쇄술을 배웠어요
그래서 당시 인쇄공이었죠
13
00:01:34,167 --> 00:01:42,547
그럼 질문 하나 드릴게요
학교 다니실 때 한국에 대해 배우셨나요?
14
00:01:42,800 --> 00:01:44,980
아니요,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요
15
00:01:46,000 --> 00:01:52,147
- 아시아는요?
- 그냥 일본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죠
16
00:01:53,733 --> 00:01:55,380
- 그게 다였나요?
- 네
17
00:01:56,267 --> 00:02:02,647
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부 섬에 대해서는
알았지만 한국은 몰랐었죠
18
00:02:02,667 --> 00:02:08,313
한국은 모르셨군요
그러면 졸업 후에 무슨 일을 하셨나요?
19
00:02:09,700 --> 00:02:21,047
그러니까 졸업 후에, 제가 6월에 졸업했거든요
그리고 부모님, 형제들과 콜로라도로 여행을 갔어요
20
00:02:21,667 --> 00:02:34,313
전 해병대 예비군 소속이었는데, 1950년 8월 4일에
현역으로 동원이 되어 캠프 펜들턴으로 가서 훈련을 받았죠
21
00:02:34,333 --> 00:02:37,313
- 그럼 선생님은 이미 예비군이셨군요
- 네
22
00:02:37,333 --> 00:02:39,280
- 해병대 예비군이요
- 그렇죠
23
00:02:39,300 --> 00:02:41,580
- 고등학교 다니실 때 말이죠?
- 네
24
00:02:42,367 --> 00:02:46,580
- 그리고 언제 편성되신 건가요?
- 1950년 8월 4일이요
25
00:02:48,067 --> 00:02:56,113
- 그러면 6·25전쟁이 발발한 건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?
- 그러니까 가기 전까진 몰랐죠
26
00:02:56,133 --> 00:03:01,813
물론 라디오랑 텔레비전을 통해
듣긴 했지만요
27
00:03:04,333 --> 00:03:08,880
그래도 한국에 대해
제대로 알게 된 건 도착해서죠
28
00:03:09,233 --> 00:03:14,980
그리고 재편성됐을 때는 기초 군사 훈련소로
가시지는 않으셨죠, 그렇죠?
29
00:03:15,000 --> 00:03:17,747
한 번도 간 적이 없어요
신병 훈련소가 아니라 캠프 펜들턴으로 갔죠
30
00:03:17,767 --> 00:03:19,513
- 바로요?
- 그렇죠
31
00:03:19,533 --> 00:03:25,380
1950년 8월 14일에 도착했어요
32
00:03:26,733 --> 00:03:33,513
- 그리고 어떻게 됐나요?
- 혹독한 훈련을 받았죠, 전투 훈련이요
33
00:03:33,533 --> 00:03:34,880
그 얘기 좀 해주시겠어요?
34
00:03:35,200 --> 00:03:42,513
그러니까 한 2달 정도 받았던 것 같네요
35
00:03:43,733 --> 00:03:53,013
기초 훈련을 포함해서 화기 훈련,
행군 훈련, 상륙 훈련 등
36
00:03:55,600 --> 00:04:00,947
전투에 필요한 각종 특별 훈련을 다 받았어요
37
00:04:02,500 --> 00:04:05,047
그러면 한국으로 가는 건 알고 계셨어요?
38
00:04:05,067 --> 00:04:09,013
아니요, 몰랐어요
그러지 않을까 하고 생각은 했죠
39
00:04:09,033 --> 00:04:17,547
그런데 공해로 나갈 때까지도 몰랐어요
그때는 일본에 가는 거라고 했거든요
40
00:04:18,067 --> 00:04:22,813
실제로 그랬고요
우린 일본의 요코하마에 갔었죠
41
00:04:23,833 --> 00:04:35,080
그리고 나서 고베에 있는 캠프 고베로 갔고요
그곳에서 상륙 훈련 등을 받았죠
42
00:04:35,800 --> 00:04:43,380
그때 우리가 한국에 갈 거라는
확신이 들었던 것 같네요
43
00:04:43,967 --> 00:04:48,847
- 그럼 그때까진 어디로 갈지도 모르셨던 거군요
- 그렇죠
44
00:04:48,867 --> 00:04:52,980
- 한국으로 가게 될 거란 얘기를 전혀 듣지도 못하신 거고요
- 그때 들었어요
45
00:04:53,000 --> 00:05:04,213
당시에 한국이 전쟁 중이라는 걸 몰랐는데
어떤 함선에 타기 전까지는 내용을 듣지 못했죠
46
00:05:04,500 --> 00:05:10,547
그리고 우린 북한에 있는 원산에 상륙했어요
47
00:05:10,933 --> 00:05:16,513
그러면 그 전에, 펜들턴 또는 샌디에이고에서
일본으로 언제 떠나신 거죠?
48
00:05:16,533 --> 00:05:23,047
샌디에이고에서는 1950년 10월 10일에 떠났어요
49
00:05:23,067 --> 00:05:29,513
그리고 요코하마, 고베로 갔다가
한국으로 가신 때는 언제였나요?
50
00:05:29,533 --> 00:05:38,080
그러니까, 우린 11월 7일에 한국에 상륙했어요
51
00:05:39,567 --> 00:05:41,047
- 원산 말씀이시죠?
- 원산이요
52
00:05:42,633 --> 00:05:49,580
그럼 당시 병사들의 마음이
어땠는지 말씀해 주세요
53
00:05:49,600 --> 00:05:53,147
- 그들은 한국으로 갔잖아요
- 그렇죠
54
00:05:53,500 --> 00:06:00,313
두려워하거나 하지 않았나요?
초조함이 더 심해졌다든지요?
55
00:06:01,500 --> 00:06:06,747
글쎄요,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있긴 했죠
56
00:06:07,500 --> 00:06:18,147
전 두렵진 않았는데, 당시 고작 18살 즈음이었으니
뭐가 뭔지를 몰랐던 거죠
57
00:06:20,833 --> 00:06:24,047
그저 색다른 경험이었던 겁니다
58
00:06:26,767 --> 00:06:29,413
한국에 상륙했을 때조차 말이죠
59
00:06:29,433 --> 00:06:36,647
원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분들(초신 퓨)과 인터뷰를 했었거든요
60
00:06:36,667 --> 00:06:40,680
그분들 말씀이 기뢰 때문에
해상에서 지내야 했다고 하셨거든요
61
00:06:40,700 --> 00:06:43,880
- 맞아요
-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
62
00:06:43,900 --> 00:06:51,513
그러니까 우린 들어갈 채비를 했는데 기뢰를
확인하기 위해 거기로 배를 가지고 와야 했죠
63
00:06:51,533 --> 00:06:59,880
그런데 우리가 상륙했을 때 상륙했던 곳에서
바로 전투를 벌인 건 아니었어요
64
00:07:00,133 --> 00:07:08,513
왜냐하면 제5해병연대인지 제7해병연대가
이미 진주하여 원산을 점령한 상태였거든요
65
00:07:09,033 --> 00:07:21,547
그리고 상륙하고 나서 우린
그 주변을 정찰하면서 안전한지를 확인했죠
66
00:07:21,567 --> 00:07:25,747
정찰하면서 총격을 많이 받았죠
67
00:07:27,800 --> 00:07:33,347
총격을 받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
68
00:07:34,567 --> 00:07:39,413
- 그럼 어느 부대 소속이셨죠?
- 전 베이커 중대 소속이었어요
69
00:07:40,000 --> 00:07:46,147
제1해병사단 제1해병연대 제1대대이고요
70
00:07:46,567 --> 00:07:53,713
- 그럼 특기는요?
- 기관총이요, 보병이었죠
71
00:07:54,500 --> 00:07:57,580
- 무겁지 않나요?
- 기관총이요?
72
00:07:58,167 --> 00:08:04,747
그렇죠, 어제 캠프 펜들턴에서 한 자루를 봤어요
그때는 그렇게 무거워 보이지 않았는데 꽤 무겁더군요
73
00:08:04,767 --> 00:08:07,347
직접 메고 가야 할 때 말이죠
74
00:08:07,367 --> 00:08:09,947
- 거기에 탄약까지요
- 30구경이었죠
75
00:08:09,967 --> 00:08:11,213
30구경이요
76
00:08:12,933 --> 00:08:17,613
당시 원산의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?
당시 어떤 모습이었나요?
77
00:08:17,633 --> 00:08:24,480
거기 사람들을 보셨나요? 어떤 모습이었죠?
그 도시 상황은 어땠고 항구, 사람들은요?
78
00:08:24,500 --> 00:08:36,980
그 도시가... 원산 시내를 봤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네요
저희는 그냥 해변 지역 주변에 있었거든요
79
00:08:37,000 --> 00:08:52,147
그리고 체스티 풀러 연대장이 기억나네요
격려를 많이 해주셨죠
80
00:08:55,333 --> 00:09:00,047
본인이 가지 않는 곳에는
우릴 절대 보내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
81
00:09:00,400 --> 00:09:10,347
그리고는 욕을 섞어가며 본인이 가지 못할 곳은 없다고 했어요
그런 식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거죠
82
00:09:10,733 --> 00:09:19,680
그런데 폭격을 많이 하거나 하진
않았던 것 같았어요
83
00:09:19,700 --> 00:09:26,013
확실히 원산을 점령할 때
저항세력이 거의 없었어요
84
00:09:26,033 --> 00:09:32,447
당시 무너져 내린 건물이 많지도 않았고
그런 낌새도 별로 없었거든요
85
00:09:33,067 --> 00:09:35,680
애초에 건물이 많지 않기도 했고요
86
00:09:38,967 --> 00:09:44,113
- 그럼 체스티 풀러 연대장 휘하에 계셨던 거죠?
- 그렇죠
87
00:09:44,133 --> 00:09:46,380
- 그 유명하신...
- 아이콘이죠
88
00:09:46,800 --> 00:09:52,847
제가 콴티코 해병대 박물관에 갔었는데
거기에서 그의 기념비를 봤거든요
89
00:09:52,867 --> 00:09:53,847
그래요?
90
00:09:53,867 --> 00:10:02,547
그분은 조지아주 남부에 살았죠
거기 아래 있는 숲에 묻혀 계세요
91
00:10:03,500 --> 00:10:05,747
- 그분이 기억나세요?
- 당연하죠
92
00:10:08,133 --> 00:10:10,680
그럼 원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93
00:10:10,700 --> 00:10:18,247
원산에서 우린 평상형 열차를 탔어요
정말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
94
00:10:20,333 --> 00:10:27,880
210리터짜리 드럼통 난로 두 개가
우리가 있던 그 평상 양 끝에 있어서
95
00:10:27,900 --> 00:10:33,213
그나마 온기가 느껴졌는데
사람들을 태웠을 때는 난로에 가까이 갈 수 없었죠
96
00:10:33,233 --> 00:10:39,613
그리고 우린 열차를 타고 함흥으로 갔어요
97
00:10:44,433 --> 00:10:54,513
그리곤 12명씩 트럭에 탔고
장진산 기지로 갔어요
98
00:10:54,967 --> 00:11:02,947
그러니까 그게 산 이름이 아니라
우리가 있던 곳이 진리였나 그랬어요
99
00:11:02,967 --> 00:11:06,247
- 진흥리요
- 그 이름이 맞나요?
100
00:11:06,267 --> 00:11:07,713
네, 진흥리요
101
00:11:07,733 --> 00:11:20,647
그리고 당시 우리 부대는 거기에서 주둔하고 있었고
그 고지의 기지에 당시 보급창 및 탄약창이 있었죠
102
00:11:20,667 --> 00:11:24,380
이건 장진호 전투 지도인데요
이런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
103
00:11:24,400 --> 00:11:29,080
지도를 받긴 했는데 이렇게 선명하진 않죠
104
00:11:29,733 --> 00:11:31,080
그건 더 선명한가요?
105
00:11:31,100 --> 00:11:38,247
그러니까 여기엔 있는데, 제 지도에는 안 보이는 거죠
거기에는 진흥리가 없었거든요
106
00:11:39,000 --> 00:11:44,513
그럼 진흥리에 도착하셨고요
언제였는지 기억하세요?
107
00:11:44,533 --> 00:11:49,080
11월 25일쯤에 도착했어요
108
00:11:49,367 --> 00:11:56,713
아니면 24일이었을 겁니다
11월 말 그쯤이었어요
109
00:11:56,733 --> 00:11:59,880
11월 20일 정도요
21일이었나 그래요
110
00:11:59,900 --> 00:12:04,380
- 그럼 진흥리로 올라가는 길에 중국군과 마주치신 적은요?
- 없어요
111
00:12:04,400 --> 00:12:06,047
- 전혀요?
- 네
112
00:12:06,067 --> 00:12:08,447
- 어떤 충돌이라든가...
- 충돌한 적도 없었어요
113
00:12:08,467 --> 00:12:09,613
- 전투도 없었고요?
- 네
114
00:12:09,633 --> 00:12:10,947
- 전혀요?
- 전혀
115
00:12:11,300 --> 00:12:17,280
그럼 진흥리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당시 어땠나요? 거기 도착하셨을 때요
116
00:12:17,300 --> 00:12:23,880
그러니까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어요
우리가 있던 곳에는 작은 오두막집 여러 채가 다였죠
117
00:12:24,133 --> 00:12:26,113
그런데 사람이 없었어요
118
00:12:26,133 --> 00:12:28,647
- 북한 사람들이 아예 없었나요?
- 네
119
00:12:28,667 --> 00:12:33,947
우리가 있던 곳에는 아무도 없었죠
말했다시피 작은 집만 여러 채 있었고요
120
00:12:35,000 --> 00:12:37,613
그런데... 아니에요
121
00:12:39,000 --> 00:12:45,713
그리고 우린 거기에서
추수감사절 만찬을 먹었죠
122
00:12:46,633 --> 00:12:48,913
그날이 기억나요
26일이었죠
123
00:12:48,933 --> 00:12:56,880
그리고 이동 명령을 받았는데 그때가
27일인가 28일이었을 겁니다, 유담리로 올라갔죠
124
00:12:56,900 --> 00:12:59,380
- 아, 그럼 거기에서 지낸 건 아니시네요
- 그렇죠
125
00:12:59,400 --> 00:13:05,947
우리가 거기 있을 그때 그 위쪽 상황이
좀 심각해지기 시작했죠
126
00:13:06,667 --> 00:13:09,813
제5해병연대와 제7해병연대요
127
00:13:10,167 --> 00:13:16,180
그리고 우리, 그러니까
제1연대 제1대대가 올라갔어요
128
00:13:16,200 --> 00:13:23,080
우린 올라가서 고지를 점거했죠
1080 아니면 10008이었을 겁니다
129
00:13:23,100 --> 00:13:32,447
우리 임무는 거기로 올라가서 그 고지를 중국군에게서 탈환하고
나머지 병사들이 올라올 때까지 지키고 있는 거였죠
130
00:13:32,467 --> 00:13:36,647
- 거기가 유담리 아니었나요?
- 맞아요, 장진호 바로 근처였죠
131
00:13:36,667 --> 00:13:46,813
- 그럼 유담리에 언제 도착하셨나요?
- 11월 28일쯤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
132
00:13:46,833 --> 00:13:51,413
- 중국군이 처음 공격한 이후인 거죠?
- 네
133
00:13:51,433 --> 00:13:56,613
- 유담리에서 제5연대 및 제7연대를 공격했던 거고요
- 그렇죠
134
00:13:56,633 --> 00:14:01,713
유담리에 도착하셨을 때 어땠나요?
당시 그곳 상황은 어땠나요? 어떤 모습이었죠?
135
00:14:01,733 --> 00:14:05,313
-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겠어요?
- 그러죠, 제가 본 대로 설명할 수 있어요
136
00:14:05,333 --> 00:14:16,313
거기 올라가던 게 기억나요
걸어 올라갔죠, 행군한 거죠
137
00:14:16,333 --> 00:14:18,347
아니, 그냥 걸어 올라갔다고 할게요
138
00:14:18,367 --> 00:14:22,247
정말 추웠어요, 눈이 내리고 있었죠
139
00:14:22,633 --> 00:14:32,780
그래서 좀 쉬던 중에 1080고지로 올라가라는
명령을 받았어요, 1080이었던 것 같네요
140
00:14:33,367 --> 00:14:45,947
그때 공격이 개시됐어요
당시 중국군을 직접 보진 못했어요
141
00:14:47,900 --> 00:14:52,213
그러다가 땅을 팠는데, 실제로 땅을
파내지는 못했어요, 죄다 바위였거든요
142
00:14:52,233 --> 00:15:01,480
그래도 거기에서 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에
그 고지 그 산을 계속 점령해 나갔죠
143
00:15:03,033 --> 00:15:08,580
그럼 거기 있던 다른 해병대 제5연대와 제7연대는요?
그들은 보셨나요?
144
00:15:08,600 --> 00:15:10,980
그들이 나올 때까진 보지 못했죠
145
00:15:11,933 --> 00:15:14,747
- 어디에서 나왔다는 말씀이시죠?
- 그 호수에서요
146
00:15:14,767 --> 00:15:18,047
하갈우리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간 곳이죠
그 지역에서요
147
00:15:18,067 --> 00:15:22,747
우리 임무는 그 고지를 점령하고 지키는 거였죠
148
00:15:22,933 --> 00:15:25,547
- 그런데 선생님은 유담리라고 하셨잖아요?
- 그렇죠
149
00:15:25,567 --> 00:15:31,680
하갈우리는 유담리 남쪽에 있거든요
동쪽이요, 그러니까 하갈우리의 남동쪽이요
150
00:15:32,700 --> 00:15:34,380
지도를 보시면요
151
00:15:35,467 --> 00:15:39,013
- 아, 그런가요?
- 네
152
00:15:39,567 --> 00:15:42,413
- 하갈우리는 거기거든요
- 그렇군요
153
00:15:42,767 --> 00:15:46,613
아, 남쪽이 아니었네요
사실 동쪽인 거죠
154
00:15:46,633 --> 00:15:49,447
- 여기가 유담리고요
- 그렇군요
155
00:15:50,800 --> 00:15:52,713
- 그래도 밑에 있네요
- 바로 밑이죠
156
00:15:52,733 --> 00:15:55,213
네, 바로 우리가 있던 곳이죠
유담리요
157
00:15:55,233 --> 00:16:02,347
- 그러면 유담리와 하갈우리가 얼마나 가까웠나요?
- 모르겠어요
158
00:16:02,367 --> 00:16:09,913
우리가 거기 갔을 때 그 고지를 점거하고
부대 전체가 빠져나올 때까지 거기 있었거든요
159
00:16:12,000 --> 00:16:18,613
그 얘기 좀 해주세요
중국군이 선생님 부대를 처음으로 공격했을 때요
160
00:16:18,633 --> 00:16:30,847
그러니까... 압도되는 느낌이었어요
줄줄이 들어왔거든요
161
00:16:33,167 --> 00:16:36,680
그러니까 셀 수가 없을 정도였죠
엄청났어요
162
00:16:37,567 --> 00:16:51,113
우린 그들 모두가 무기를 소지한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
그들은 그냥 총동원됐고 대다수가 무기를 가지고 있었죠
163
00:16:51,567 --> 00:16:59,147
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
그들은 아직 거기 누워 있었죠
164
00:17:02,467 --> 00:17:09,213
정말 압도적이었어요
좀 무서웠죠
165
00:17:09,567 --> 00:17:15,080
- 얼마나 가까이 있었나요?
- 거기 가장자리 정도만큼 가까웠죠
166
00:17:17,200 --> 00:17:19,013
- 저기 발코니요?
- 발코니요
167
00:17:19,033 --> 00:17:21,747
- 그럼 한 10m 정도 떨어져 있던 거네요
- 그렇죠
168
00:17:21,767 --> 00:17:27,447
그리고 우리 쪽엔 철조망이 둘러 있어서
그들 속도를 늦췄죠
169
00:17:29,233 --> 00:17:31,213
- 고작 10m 거리요
- 그렇죠
170
00:17:31,233 --> 00:17:33,147
- 그 정도로 가까웠던 거네요
- 네
171
00:17:34,067 --> 00:17:36,113
- 그리고 정말 많았고요
- 너무 많았어요
172
00:17:36,133 --> 00:17:45,813
우리가 거기 올라가서 그 고지를 점거했을 때
벙커라고들 하는 곳에 있었죠
173
00:17:46,933 --> 00:17:50,113
그들은 얼어 죽었어요
그들은 죽어 있었죠
174
00:17:50,567 --> 00:17:54,780
우린 몰랐어요
눈을 뜬 채로 있었고요
175
00:17:54,800 --> 00:17:56,113
- 중국군이요?
- 네
176
00:17:57,500 --> 00:18:03,280
그들은 작은 흰색 누비 군복을 입고 있었죠
177
00:18:08,633 --> 00:18:10,280
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
178
00:18:11,900 --> 00:18:20,013
전 그러니까 전 기관총 등을 맡고 있었는데
그저 이런 상황에 총신이 과열되지 않기만을 바랐어요
179
00:18:20,767 --> 00:18:27,813
거길 절대 빠져나갈 수 없겠다는
생각도 들었었고요
180
00:18:33,867 --> 00:18:42,913
자주 떠오르시나요, 그러니까 당시 모습을 악몽으로 꾸시나요
아니면 중국군에게 포위되거나 잡히는 장면을 보시나요?
181
00:18:42,933 --> 00:18:45,347
가끔요
가끔 그래요
182
00:18:45,367 --> 00:18:52,347
그중에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
그들이 동사했던 모습이에요
183
00:18:53,167 --> 00:18:58,813
벙커에서 무기를 든 채 말이죠
184
00:18:59,967 --> 00:19:07,747
그리고 그때 어떤 사람들을 소리를 막 질러댔어요
소리를 내고 나팔 소리 같은 것이 나죠
185
00:19:09,400 --> 00:19:15,080
"오늘 밤 너희들은 죽는다, 해병들아"라는 소리도 들리고요
그들 중 영어를 꽤 잘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
186
00:19:22,167 --> 00:19:25,713
이 모든 일을 겪고 살아남으신 것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세요?
187
00:19:28,133 --> 00:19:33,880
하느님의 은혜죠
우리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
188
00:19:33,900 --> 00:19:37,547
하느님께서 이유가 있어 우리를 건져주신 거죠
189
00:19:39,467 --> 00:19:46,213
선생님 부대 소속 병사가 몇 명이었나요?
1080고지를 방어할 때요?
190
00:19:46,233 --> 00:19:54,047
우린 2개 중대가 있었어요
아마...
191
00:19:55,167 --> 00:19:57,347
- 500명이요?
- 그렇죠, 그럴 거예요
192
00:19:57,367 --> 00:20:00,747
아니다,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고
한 300명 정도였던 것 같네요
193
00:20:00,767 --> 00:20:01,980
300명이요
194
00:20:03,333 --> 00:20:05,513
확실한 건 아니고요
그런데...
195
00:20:07,467 --> 00:20:09,580
그럼 몇 명이나 살아남았나요?
196
00:20:11,267 --> 00:20:23,680
그러니까 많았어요, 우리 부대에서는요
한 15% 정도 잃었으니까요
197
00:20:26,633 --> 00:20:40,413
거기에서 전사했던 해병의 시신은 모두 회수했다는 글을 읽었는데
하나도 남김없이 직접 그들을 다 옮기셨나요?
198
00:20:40,433 --> 00:20:48,947
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사실이에요
저는 하갈우리에는 없었지만 제 친구들이 있었죠
199
00:20:49,067 --> 00:20:53,747
그리고 사진들이 있는데요
그들은 거기에서 그 시신을 회수할 수 없었어요
200
00:20:53,767 --> 00:20:57,213
왜냐하면 비행기 그러니까
트럭 때문에 그들을 데려올 수가 없었죠
201
00:20:57,233 --> 00:21:07,147
그래서 아마 제5해병연대 아니면 제7해병연대였던 것 같은데
그들은 그냥 불도저로 거기에 공동묘지를 만들었을 거에요
202
00:21:07,167 --> 00:21:13,380
그래도 나머지는 맞아요
우리가 다 트럭에 싣고 나왔어요
203
00:21:14,200 --> 00:21:22,780
집에 그 사진들이 있고요
트럭 꼭대기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죠
204
00:21:24,000 --> 00:21:31,747
제가 질문을 잘못한 것 같네요
부상병들이요, 그들은 모두 후송된 거죠?
205
00:21:31,767 --> 00:21:35,547
그럼요, 부상병들은요
206
00:21:35,567 --> 00:21:39,580
- 그리고 전사자들도 거의 다 데려왔고요
- 네
207
00:21:39,600 --> 00:21:41,780
- 모두 유담리에서 빠져나왔고요
- 유담리요
208
00:21:41,800 --> 00:21:49,780
- 그리고 거기에서 어디로 가셨나요?
- 내려갔어요, 함흥 쪽으로 내려갔죠
209
00:21:49,800 --> 00:21:51,147
함흥이요, 알겠습니다
210
00:21:51,167 --> 00:21:55,513
그런데 철수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?
어떤 상황이었죠?
211
00:21:55,533 --> 00:22:04,747
내려가면서 사격을 했죠
왜냐하면 그들이 아직 능선에 있었거든요
212
00:22:05,133 --> 00:22:17,447
그리고 우린 유담리에서 진흥리까지 걸어 내려갔어요
그리고 거기에서 트럭을 타고 산 아래로 내려가 배를 탔죠
213
00:22:18,133 --> 00:22:21,347
그리고 부산으로 갔고요
214
00:22:21,867 --> 00:22:25,780
그럼 도로, 다리가 있는 곳에 계셨던 건가요?
215
00:22:28,000 --> 00:22:31,947
그렇죠, 여전히 위에 있었어요
다리를 놓을 때까진 나갈 수가 없었거든요
216
00:22:31,967 --> 00:22:34,447
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
217
00:22:34,467 --> 00:22:43,747
고도리 얘기는 들었는데 갑자기
하늘에 구름이 끼더니 어두워졌다고 해요
218
00:22:43,767 --> 00:22:48,547
- 그런데 갑자기 맑아졌다고 하더라고요
- 마치 길이 열리는 것처럼 말이죠
219
00:22:49,100 --> 00:22:54,080
무슨 영화에 보면 갑자기 밝아지는 것 있잖아요
220
00:22:54,100 --> 00:22:56,047
꽤 밝았죠
221
00:22:56,067 --> 00:22:59,980
- 그때가 몇 시였나요?
- 새벽이었어요
222
00:23:00,000 --> 00:23:06,213
그건 마치... 그러니까 모르겠어요
223
00:23:06,233 --> 00:23:09,113
4시 아니면 3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
224
00:23:09,133 --> 00:23:11,180
- 새벽 즈음 이었군요?
- 네
225
00:23:11,200 --> 00:23:12,847
그러면 언제였죠?
226
00:23:13,500 --> 00:23:18,947
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어요
그런데 떠난 날은 13일이었던 것 같아요
227
00:23:18,967 --> 00:23:20,647
함흥에서 말이죠
228
00:23:20,667 --> 00:23:25,347
언제까지 그 고지에 계셨던 건가요?
229
00:23:26,367 --> 00:23:32,613
그러니까 우리가 거기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이
12월 12일인가 13일이었을 겁니다
230
00:23:32,633 --> 00:23:35,280
아니요, 거기 말고요
1080 고지에서요
231
00:23:36,533 --> 00:23:44,547
그러니까 우린 거기에 그들이 다리를 놓을 때까지
거기에 있었고 부대를 지나가게 했죠
232
00:23:44,567 --> 00:23:46,680
그리고 그 뒤를 따라갔어요
233
00:23:47,233 --> 00:23:54,480
그럼 다시 한번 설명해 주세요
하늘이 갑자기 깨끗해졌던 장면이요
234
00:23:54,500 --> 00:23:55,713
그리고나서 다리가...
235
00:23:57,367 --> 00:24:01,113
하늘에서 낙하산으로 떨어졌어요
236
00:24:02,867 --> 00:24:13,380
그리고 그들은 해군 건설대가 아니라 육군이었어요
그들은 그 물건을 거기에 내려놨는데 무슨 기적같이 맞아떨어졌죠
237
00:24:14,533 --> 00:24:18,013
딱 맞게 거기에 떨어졌어요
238
00:24:20,200 --> 00:24:30,647
그럼 중국군이 그 다리를 파괴하고 미군이 와서
새로운 다리를 그냥 낙하산으로 투하했다는 건가요?
239
00:24:30,667 --> 00:24:32,380
- 새로운 다리를요?
- 그렇죠
240
00:24:32,733 --> 00:24:36,380
- 그런데 제 자리에 딱 들어맞은 거고요?
- 네
241
00:24:36,400 --> 00:24:38,513
믿을 수가 없네요
242
00:24:38,900 --> 00:24:44,780
어떻게 설명이 안 되네요
243
00:24:44,800 --> 00:24:52,547
당시에 엄청난 노력을 들이지도 않았어요
물론 힘을 쓰긴 했지만, 그냥 별난 일이었죠
244
00:24:52,567 --> 00:24:53,947
믿을 수 없는 일이요
245
00:24:55,200 --> 00:24:57,180
- 그걸 직접 보셨나요?
- 그렇죠
246
00:24:58,033 --> 00:24:59,813
- 깨어있으셨던 거죠?
- 그럼요
247
00:24:59,833 --> 00:25:03,780
우린 그 고지 위에 있었다고요
공격받던 그 고지요
248
00:25:04,233 --> 00:25:09,680
그리고 나서 제5해병연대가 지나갔나
제7해병연대였나 제5해병연대가 지나가고
249
00:25:09,700 --> 00:25:13,413
그다음에 제1해병연대가 지나갔죠
250
00:25:14,667 --> 00:25:17,513
대단하네요
마치 하느님의 기적 같아요
251
00:25:17,533 --> 00:25:20,313
바로 그거죠
전에 말했던 거요
252
00:25:20,333 --> 00:25:22,880
그냥 하느님의 은혜로 우리가
거기에서 빠져나왔다고 했잖아요
253
00:25:22,900 --> 00:25:26,213
- 그 다리 없이는...
- 우린 거길 빠져나올 수가 없었거든요
254
00:25:27,067 --> 00:25:28,747
놀라운 얘기네요
255
00:25:28,900 --> 00:25:31,213
왜냐하면 협곡이 워낙 깊었거든요
256
00:25:36,800 --> 00:25:46,880
그럼 진흥리에 11월 25일에
도착하신 뒤에 고지로 올라갔고...
257
00:25:46,900 --> 00:25:51,580
그다음에 내려왔다가
그런 일이 있었던 거잖아요
258
00:25:51,933 --> 00:25:54,613
현재 당시 그 모든 일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?
259
00:25:56,200 --> 00:26:02,413
비현실적인 것 같죠
260
00:26:04,667 --> 00:26:12,180
그러니까 우리 대부분
심각한 동상에 걸렸거든요
261
00:26:14,367 --> 00:26:16,813
거기에서 걸어 나오다 보니 그렇게 되었죠
262
00:26:19,100 --> 00:26:22,780
그리고 한 가지 제가 아는 건 우리가 도착했을 때
그러니까 밑으로 내려갔을 때
263
00:26:24,000 --> 00:26:29,080
거기에서 우릴 기다리는 트럭들이 보였거든요
정말로 보였어요
264
00:26:30,567 --> 00:26:34,613
- 당시 거기 계시던 시간이 후회되시나요?
- 아니요
265
00:26:36,433 --> 00:26:40,080
- 그러니까 내가 왜 거기 있었나 한탄했냐는 거죠?
- 네
266
00:26:40,100 --> 00:26:41,613
아니요, 전혀요
267
00:26:47,400 --> 00:26:59,280
그저 함흥으로 내려가서 들어갔을 때
다른 제5해병연대를 위한 자리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
268
00:26:59,300 --> 00:27:04,947
제 친구 중 몇 명이 그러니까
거기에서 전사한 친구들이 꽤 있다는 걸 알게 됐죠
269
00:27:04,967 --> 00:27:10,380
그런 게 좀 힘들었죠
힘든 일이었어요
270
00:27:15,367 --> 00:27:21,813
거기에서 겪었던 추위에 대한 얘기 좀 해주세요
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을까요?
271
00:27:24,067 --> 00:27:32,713
그러니까, 우린 슈팩(shoepac: 방한화)을 신고 있어서
걸을 때 발에 땀이 찼죠
272
00:27:33,733 --> 00:27:37,913
멈춰 서면 발이 무슨
냉장고에 있는 것 같았어요
273
00:27:38,767 --> 00:27:51,047
밑으로 빠져나갔을 때 군화 끈을 풀 수가 없었어요
발이 너무 심하게 부어올랐거든요
274
00:27:51,767 --> 00:28:03,147
우린 멈춰설 때 양말을 갈아신고
젖은 양말은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놓았죠
275
00:28:04,933 --> 00:28:11,113
그리고 우리 대부분 지금까지도 곳곳에
신경장애를 앓고 있죠, 당시 추위 때문에요
276
00:28:11,133 --> 00:28:15,013
그래도 50살까지는 별 탈이 없었어요
50대까지는요
277
00:28:16,333 --> 00:28:23,613
그런데 그걸 어떻게
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
278
00:28:26,033 --> 00:28:34,913
C-레이션은 꽁꽁 얼었고 힘들었어요
힘든 싸움이었어요
279
00:28:36,000 --> 00:28:37,480
선생님에게 왜 그런 일이 있던 걸까요?
280
00:28:39,733 --> 00:28:51,013
모르겠어요, 하느님의 뜻이겠죠
제가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겠죠
281
00:28:52,100 --> 00:28:59,047
현재 한국은 선생님께 어떤 곳인가요?
1950년에 봤던 한국과 현재 한국이요
282
00:28:59,067 --> 00:29:00,380
어떤 곳인가요?
283
00:29:00,400 --> 00:29:08,913
그러니까 2000년에 한국에 갔었어요
2000년 9월에 50주년 행사가 있었거든요
284
00:29:10,100 --> 00:29:12,813
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죠
285
00:29:14,267 --> 00:29:24,847
서울이었던 것 같은데 도시로 들어서는 순간
이건 뭐 여기 미국에 있는 대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
286
00:29:25,433 --> 00:29:26,813
상당히 바쁜 도시였어요
287
00:29:28,267 --> 00:29:30,480
그런 모습을 보니 너무 기뻤어요
288
00:29:31,467 --> 00:29:37,347
우리가 그곳에서 했던 일이
한국인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요
289
00:29:37,367 --> 00:29:38,913
당연하죠
290
00:29:39,867 --> 00:29:45,613
선생님들의 노고 없이는 한국을 재건할 기회도
없었을뿐더러 저희도 이 자리에 없었겠죠
291
00:29:45,633 --> 00:29:46,713
그런가요
292
00:29:48,867 --> 00:30:00,613
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정말이지
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접해 줬어요
293
00:30:00,800 --> 00:30:02,713
저희가 거기 있는 동안 말이죠
294
00:30:04,933 --> 00:30:11,213
당시 얘기로 다시 넘어가보겠습니다
그럼 함흥에 도착하셨고 그다음에 흥남으로 가셨잖아요
295
00:30:11,233 --> 00:30:14,747
- 그리고 대피하셨고요?
- 함선을 타고 대피했죠
296
00:30:14,767 --> 00:30:18,047
부산으로 내려갔어요
297
00:30:18,067 --> 00:30:22,880
그리고 우리가 있던 곳이
마산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
298
00:30:22,900 --> 00:30:25,413
- 마산이요
- 마산이요
299
00:30:26,467 --> 00:30:34,613
우린 거기 있었어요
거기에서 크리스마스 만찬을 먹었죠
300
00:30:37,700 --> 00:30:45,180
그리고 연초에 거기에서 철수한 걸로 기억해요
1월인가 1월 말인가 2월쯤 다시 북상했죠
301
00:30:45,200 --> 00:30:47,713
- 38선으로 다시 올라가셨다고요?
- 네
302
00:30:47,733 --> 00:30:50,080
- 중국군 춘계공세 때문이군요
- 그렇죠
303
00:30:50,267 --> 00:30:52,647
어디로 가셨나요?
기억하세요?
304
00:30:52,967 --> 00:30:55,147
그러니까 도시 이름은 몰라요
305
00:30:55,167 --> 00:30:58,547
당시 전투 중에 철의 삼각지대 전투가 있었죠
306
00:30:58,567 --> 00:30:59,280
그리고...
307
00:30:59,300 --> 00:31:01,180
- 철원이었나요?
- 네?
308
00:31:01,200 --> 00:31:02,647
- 철원이었나요?
- 네
309
00:31:02,667 --> 00:31:06,847
- 김화요?
- 네, 도시 이름들은 잘 몰라요
310
00:31:07,200 --> 00:31:10,180
그리고 한 군데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...
311
00:31:13,033 --> 00:31:16,080
전 1950년 6월에 부상을 당했어요
312
00:31:17,833 --> 00:31:18,913
어떻게요?
313
00:31:18,933 --> 00:31:23,213
포탄 파편에 맞았죠
314
00:31:24,400 --> 00:31:27,780
- 어디를요?
- 다리 뒤쪽이랑 등이요
315
00:31:29,067 --> 00:31:35,613
아프기는 했지만
저를 거기에서 빼낼 정도는 아니었죠
316
00:31:36,167 --> 00:31:45,080
교대 병력이 오지 않았거든요
그래서 우린 계속 거기에 있어야 했어요
317
00:31:48,067 --> 00:31:54,180
그리고 그때 의무실인가 하는 곳이 있었죠
그 옛날 텔레비전 쇼 MASH랑은 달라요
318
00:31:54,200 --> 00:31:58,247
- 그런데 그때 우린 전선으로 다시 올라갔어요
- 다시요?
319
00:31:58,267 --> 00:32:00,180
- 네
- 어디로요?
320
00:32:00,200 --> 00:32:04,013
- 삼각지대가 있는 곳으로 다시 갔어요
- 삼각지대요?
321
00:32:04,033 --> 00:32:07,080
그 위에 두 군데가 있었죠, 뭔지는 모르겠어요
322
00:32:07,100 --> 00:32:09,280
- 잭슨고지(Jackson Heights)였나요?
- 그랬을 수도 있죠
323
00:32:09,300 --> 00:32:11,547
- 익숙하신가요?
- 아니요
324
00:32:11,567 --> 00:32:14,480
제인러셀(Jane Russell) 고지인가요?
아니죠
325
00:32:14,500 --> 00:32:19,780
- 단장의 능선이었던가?
- 단장의 능선은 삼각지대 오른쪽에 있어요
326
00:32:20,967 --> 00:32:22,013
그렇군요
327
00:32:23,267 --> 00:32:28,680
그리고 그 위에 있는 거죠
그중 하나가 오른쪽 내지는 동쪽에 있어요
328
00:32:28,700 --> 00:32:32,513
오른쪽이니까
동쪽이요, 우린 동쪽에 있었어요
329
00:32:32,533 --> 00:32:34,880
- 우린 동쪽으로 더 나갔죠
- 그럼 펀치볼이군요
330
00:32:35,267 --> 00:32:36,447
맞아요
331
00:32:40,567 --> 00:32:46,747
- 펀치볼 전투는 어땠나요?
- 사상자가 정말 많았어요
332
00:32:48,833 --> 00:32:55,513
그리고 우리 모두 올라가는 길이었죠
333
00:32:55,533 --> 00:33:03,680
사실 집으로 올 때 11월 6일인가 7일이었는데
우린 북한에 있었거든요
334
00:33:06,167 --> 00:33:10,980
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데
S-K-O... 였던가...
335
00:33:16,333 --> 00:33:23,847
- 한국은 언제 떠나셨나요?
- 1951년 11월 7일이요
336
00:33:25,300 --> 00:33:26,980
정확히 1년 있었어요
337
00:33:29,967 --> 00:33:36,013
- 재방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갔었다고 하셨죠?
- 네
338
00:33:38,733 --> 00:33:42,280
- 그리고 2000년도에 한국을 보셨고요?
- 그렇죠
339
00:33:43,033 --> 00:33:46,680
그럼 한국의 전과 후를 확실하게 아시겠네요
340
00:33:46,700 --> 00:33:48,280
그럼요, 아주 선명하죠
341
00:33:48,500 --> 00:33:54,413
한국을 떠나실 때 한국의 미래에 대한
어떤 희망이 있으셨나요?
342
00:33:55,133 --> 00:33:56,147
- 전...
- 솔직히요
343
00:33:56,167 --> 00:34:01,713
그럼요, 한국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뻤나 몰라요
344
00:34:01,733 --> 00:34:05,547
- 아니요, 1951년 한국을 떠나실 때요
- 아, 1950년에요?
345
00:34:05,567 --> 00:34:07,513
- 1951년에 떠나신 거죠?
- 네
346
00:34:07,533 --> 00:34:10,980
한국이 오늘날처럼
발전할 거라고 생각해 보셨나요?
347
00:34:11,000 --> 00:34:13,547
아니요,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
348
00:34:16,367 --> 00:34:20,713
회복할 거란 생각은 했어도
그 정도일 줄은 몰랐죠
349
00:34:20,733 --> 00:34:27,347
보고도 믿기지가 않았으니까요
삼성과 현대만 봐도 말이죠
350
00:34:27,367 --> 00:34:37,247
현대 공장에 갔었거든요
부산 근방 지역에 있던 공장이요, 현대자동차요
351
00:34:37,267 --> 00:34:40,213
- 네, 울산이요
- 맞아요
352
00:34:40,667 --> 00:34:46,380
정말 흐뭇했어요
353
00:34:47,233 --> 00:34:55,480
잊혀진 전쟁인데,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
사람들로 하여금 알게 해주는 거라서 좋았어요
354
00:34:56,200 --> 00:35:01,647
오늘날 어떤 모습인지 말이죠
355
00:35:05,367 --> 00:35:10,047
2000년도에 한국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
356
00:35:10,967 --> 00:35:22,113
그 고지 주변을 올려다보면 아직도 거기에는 벙커가 있더라고요
그 주변에 풀들이 있고 아래 주변에서도 볼 수 있었죠
357
00:35:22,133 --> 00:35:25,213
한국의 남쪽이요
358
00:35:25,633 --> 00:35:30,547
여전히 이상한 이데올로기로
한국은 분단 상태에 있죠
359
00:35:30,567 --> 00:35:33,147
통일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
360
00:35:33,167 --> 00:35:35,980
- 그렇게 되면...
- 형제자매니까요
361
00:35:36,400 --> 00:35:37,980
그러면 좋겠네요
362
00:35:38,000 --> 00:35:41,247
지금 남북한 간에 교류가 없잖아요
363
00:35:41,267 --> 00:35:45,580
어느 정도 됐었는데 다시 폐쇄됐죠
364
00:35:45,600 --> 00:35:48,347
그래서 정말 안타까워요
365
00:35:49,533 --> 00:35:51,847
잭 선생님, 한국에 다시 가실 수 있어요
366
00:35:51,867 --> 00:35:57,013
2000년도에 한국에 가보셨으니까
한국 정부에서 다시 초대할 수 있거든요
367
00:35:57,033 --> 00:35:57,913
그런가요
368
00:35:57,933 --> 00:36:01,047
- 원하신다면 저에게 알려주세요
- 알겠어요
369
00:36:01,067 --> 00:36:02,813
- 괜찮으시죠?
- 그럼요
370
00:36:03,600 --> 00:36:08,180
감사드리고 싶은 건 당시 얘기를
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거든요
371
00:36:08,200 --> 00:36:11,580
워낙 많은 일이 있었으니 짐작은 됩니다
372
00:36:11,600 --> 00:36:16,613
그래도 이런 얘기를 어린 학생들에게
알려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
373
00:36:16,633 --> 00:36:20,213
그렇지 않으면 잊힐테니까요, 그렇죠?
374
00:36:20,233 --> 00:36:24,680
뉴욕에서 온 청년을 여기에서
만났는데 혼자 여길 왔더라고요
375
00:36:24,700 --> 00:36:27,480
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
376
00:36:28,233 --> 00:36:33,813
아버지께서 하셨던 일에 대해 하나도 아는 게 없어서
알아보러 여길 왔다고 하더군요
377
00:36:36,200 --> 00:36:40,047
- 잭 선생님,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- 그래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