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733 --> 00:00:11,280
저의 이름은 조셉 C. 지오다노이고
2
00:00:11,567 --> 00:00:17,147
성의 철자는
G-I-O-R-D-A-N-O 입니다
3
00:00:17,167 --> 00:00:19,947
- 이탈리아계이신 것 같은데, 맞나요?
- 맞습니다
4
00:00:19,967 --> 00:00:27,947
- 생년월일은요?
- 얼마 전에 생일이었죠, 1929년 7월 16일이요
5
00:00:28,767 --> 00:00:30,180
할아버지죠
6
00:00:30,200 --> 00:00:33,413
- 대공황 때 태어나셨네요?
- 네, 대공황 시작 때요
7
00:00:33,433 --> 00:00:34,880
태어나신 곳은 어디인가요?
8
00:00:35,133 --> 00:00:39,580
여기에서 별로 멀지 않아요
로드아일랜드주의 이스트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어요
9
00:00:39,800 --> 00:00:42,747
프리본 애버뉴라고 하는 거리에서요
10
00:00:43,800 --> 00:00:48,747
어린 시절의 생활은 어떠셨나요?
그 시절에는 힘들었겠는데요?
11
00:00:48,767 --> 00:00:54,747
네, 아버지는 이스트 프로비던스 그러니까
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발사로 일하셨어요
12
00:00:55,933 --> 00:00:57,113
나름 괜찮았죠
13
00:00:57,467 --> 00:01:00,747
- 아버님이 대공황 때 실직하지는 않으셨나요?
- 아니요
14
00:01:00,767 --> 00:01:02,447
사람들이 머리를 다듬긴 해야 했으니까요?
15
00:01:02,467 --> 00:01:09,513
그렇죠, 그래도 좀 힘들긴 했어요
아버지께서 1926년에 이발소를 개업하셨거든요
16
00:01:09,900 --> 00:01:19,980
그러니까 3년간 운영하다가 대공황이 일어나고
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계속되었죠
17
00:01:20,433 --> 00:01:29,113
대공황이 선생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?
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나요?
18
00:01:30,333 --> 00:01:33,447
아니요, 어느 쪽도 아니에요
19
00:01:33,467 --> 00:01:36,413
그러니까 전 너무 어려서 잘 몰랐으니까요
20
00:01:36,867 --> 00:01:39,880
전 대공황 때 태어났잖아요
21
00:01:40,167 --> 00:01:43,947
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나이가 그나마
4, 5살 아니면 6살 정도겠죠?
22
00:01:43,967 --> 00:01:49,013
사는 게 그리 나쁘진 않았어요
좋은 집에 살고 있었죠
23
00:01:50,400 --> 00:01:58,847
아버지는 집주인에게서 방갈로식 주택을
임대받았고 이발소를 운영하셨어요
24
00:01:58,867 --> 00:02:02,813
그 가게도 임차한 거죠
그래서 우린 형편이 괜찮았어요
25
00:02:02,833 --> 00:02:08,613
당시 사람들은 난방이 되지 않는
아파트에서 살았거든요
26
00:02:09,333 --> 00:02:15,313
우린 난방시설이 되어 있고
나무 바닥이 깔린 좋은 집에 살았어요
27
00:02:15,867 --> 00:02:17,447
방이 다섯 개였죠
28
00:02:17,467 --> 00:02:19,613
형제자매는 어떻게 되시나요?
몇 분인가요?
29
00:02:19,633 --> 00:02:21,347
남자 형제 2명, 자매 2명이요
30
00:02:21,600 --> 00:02:28,347
남자 형제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매 2명
그러니까 누나와 여동생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어요
31
00:02:28,700 --> 00:02:35,947
누나는 95세고 여동생은 77, 78살이죠
32
00:02:37,167 --> 00:02:39,047
학교는 어디를 다니셨나요?
33
00:02:40,067 --> 00:02:48,547
이스트 프로비던스 초등학교부터
이스트 프로비던스 고등학교까지 다녔어요
34
00:02:48,567 --> 00:02:49,947
- 고등학교까지 다니셨네요
- 네
35
00:02:49,967 --> 00:02:57,313
- 졸업은 언제 하셨나요?
- 1947년이었는데 졸업은 못했어요
36
00:02:58,500 --> 00:02:59,080
왜요?
37
00:02:59,100 --> 00:03:03,747
보수적인 부모님 덕분이죠
어머니는 여기에서 태어나셨고
38
00:03:03,767 --> 00:03:09,247
아버지는 벽촌 출신이셨어요
그분들 시대엔 16살이 되면 학교를
39
00:03:09,267 --> 00:03:15,180
그만두고 일하러 가는 게 보통이었어요
저도 그래야 했고요
40
00:03:15,200 --> 00:03:22,780
한국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나요?
학교에서 배웠다거나 알고 계셨던 것이 있었나요?
41
00:03:22,800 --> 00:03:29,780
1950년 6월, 그러니까 6월 25일에
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
42
00:03:29,900 --> 00:03:31,047
그때 어떻게 된 거죠?
43
00:03:31,067 --> 00:03:36,680
그들이 전쟁을 선포했어요
이발사였던 저는 하루에 신문 2개를 구독하고 있었어요
44
00:03:37,267 --> 00:03:43,780
그래서 신문에서 읽었어요
1950년 6월이었죠
45
00:03:43,900 --> 00:03:50,213
1951년 1월 12일에
징집될 줄은 생각도 못했죠
46
00:03:50,233 --> 00:03:53,880
- 1월이요?
- 12일이요, 1951년이었죠
47
00:03:54,233 --> 00:04:04,113
제가 알기론 평시에 있었던 최대
규모의 징집에 제가 포함되었던 거에요
48
00:04:04,133 --> 00:04:08,047
10만명의 사람들이 1월 12일에 징집됐어요
49
00:04:10,067 --> 00:04:15,680
한 가지 여쭤볼게요, 돌이켜 생각해 보면
당시 선생님은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셨죠
50
00:04:15,700 --> 00:04:17,747
한국에 가게 될 거란 생각도 못하셨고요?
51
00:04:17,767 --> 00:04:20,580
한국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고
들어본 기억조차 없어요
52
00:04:20,600 --> 00:04:21,380
그러시죠
53
00:04:21,400 --> 00:04:24,880
그런데 전쟁 중에 한국에 있었던 거죠
나중에 돌아오셨고요
54
00:04:24,900 --> 00:04:29,047
그리고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계신 건데요
어떤 생각이 드시나요?
55
00:04:29,400 --> 00:04:31,347
왜 그런 일을 겪으신 걸까요?
56
00:04:32,067 --> 00:04:34,847
- 인터뷰요?
- 아뇨, 6·25전쟁이요
57
00:04:34,867 --> 00:04:36,647
글쎄요, 전 괜찮았어요
58
00:04:36,667 --> 00:04:41,747
징집 당시 제 나이는 21살하고도 6개월이었거든요
제2차 세계대전에는 참전하지 못했죠
59
00:04:41,767 --> 00:04:46,547
제가 18살이 되기 6개월 전에
징집을 중단했거든요
60
00:04:46,567 --> 00:04:55,780
그래서 저 말고 형들 두 명만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죠
한 명은 해병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공군이었어요
61
00:04:55,800 --> 00:05:02,513
저만 참전 기회를 놓친거죠
그런데 6·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
62
00:05:02,800 --> 00:05:11,413
징집 당시에 한국에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?
징집 당시에 독일에서 복무할 기회도 있었잖아요
63
00:05:11,433 --> 00:05:19,680
징집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, 전쟁이 발발했을 때
한국에 가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만요
64
00:05:20,400 --> 00:05:27,747
1월 12일에 징집됐던 사람들은
모두 극동지역으로 갔어요
65
00:05:28,500 --> 00:05:34,747
- 전부요?
- 바로 다음 징집일이 2월 9일이었죠
66
00:05:35,967 --> 00:05:45,513
전 선택권이 있었어요, 징집 통지서를 받았는데
1월 12일 아니면 2월 9일에 갈 수 있었지요
67
00:05:45,533 --> 00:05:51,680
그래서 전 12일을 선택했죠
12일에 징집된 사람들은 모두 한국으로 갔습니다
68
00:05:51,700 --> 00:05:55,780
- 2월에 징집된 사람들은요?
- 2월에는 다들 유럽, 독일로 갔죠
69
00:05:55,800 --> 00:05:58,113
그래요? 그래서 어떠셨나요?
70
00:05:58,133 --> 00:06:01,813
제가 잘못 판단한거죠
그래도 아니에요
71
00:06:01,833 --> 00:06:07,380
전투에 가야 하는 부분은
잘못 판단한 건데 후회하진 않아요
72
00:06:07,400 --> 00:06:14,947
제가 겪은 일을 5센트를 주고 사지도 않겠지만
그렇다고 백만 달러를 받는다 해도 팔지 않을 거예요
73
00:06:14,967 --> 00:06:15,947
왜죠?
74
00:06:15,967 --> 00:06:26,180
왜냐하면, 갔노라, 했노라, 보았노라, 정복했노라
그리고 돌아왔노라, 그런 거죠
75
00:06:26,200 --> 00:06:29,380
- 시저 처럼요?
- 시저 처럼요
76
00:06:29,900 --> 00:06:31,680
많은 친구들이 그러지 못했어요
77
00:06:33,600 --> 00:06:35,613
그럼 현재 선생님께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?
78
00:06:35,633 --> 00:06:39,780
저에게 어떤 곳이냐고요?
아직 안정되지 않은 모습이 안타깝죠
79
00:06:41,267 --> 00:06:43,847
그래도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
그 나라를 위해 싸웠잖아요
80
00:06:43,867 --> 00:06:49,113
거기에 있었고, 좋았어요
다 둘러본 건 아니었죠
81
00:06:49,133 --> 00:06:55,080
당시 봤던 서울의 모습은 황폐했어요
서울에는 아무것도 없었죠
82
00:06:55,100 --> 00:06:57,413
지금은 대도시더군요
83
00:06:57,433 --> 00:07:00,413
- 한국에 다시 가보셨어요?
- 아니요
84
00:07:00,433 --> 00:07:03,713
- 다시 가고 싶으세요?
- 너무 멀어요
85
00:07:03,900 --> 00:07:07,013
- 고작 14시간 거리인 걸요
- 알아요, 그래도 너무 멀죠
86
00:07:07,033 --> 00:07:11,447
- 1월 12일에 징집되셔서 어디로 가셨나요?
- 1951년이었어요
87
00:07:11,467 --> 00:07:15,413
기초훈련은 어디에서 받으셨어요?
88
00:07:15,433 --> 00:07:21,380
일주일은 매사추세츠의 포트 디븐스에서 받았고
기차를 타고 현재의 루이지애나의 포트 포크로 갔어요
89
00:07:21,400 --> 00:07:29,113
당시에는 캠프 포크였지요
거기에서 4개월을 머물렀어요
90
00:07:29,133 --> 00:07:33,313
기초보병훈련을 16주간 받았죠
91
00:07:34,700 --> 00:07:39,647
거기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내고
캠프 포크로 복귀했어요
92
00:07:39,667 --> 00:07:52,647
우린 기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
거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갔어요
93
00:07:52,667 --> 00:07:54,047
그게 언제였나요?
94
00:07:54,067 --> 00:08:02,747
그러니까 우린 샌프란시스코로 갔고
1951년 6월 배를 타고 거길 떠났죠
95
00:08:04,000 --> 00:08:05,713
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신 거네요
96
00:08:05,733 --> 00:08:11,313
그 배 이름이 브루스터였고
일본 홋카이도로 갔어요
97
00:08:11,333 --> 00:08:19,747
거기에서 6월부터 11월까지 있었죠
98
00:08:20,000 --> 00:08:20,747
그 후에는요?
99
00:08:20,767 --> 00:08:32,580
일본으로 갔을 때 우리들은 서로 다른 부대에 배치됐고
저는 제120전투공병대대에 배정됐죠
100
00:08:33,467 --> 00:08:39,080
우린 집중적으로 전투공병훈련을 받았어요
101
00:08:39,833 --> 00:08:42,180
어떻게요? 말씀해 주세요
102
00:08:42,500 --> 00:08:53,680
교량, 그러니까 장간조립교와 지뢰, 폭발물을 탐지하고
온갖 종류의 건축물을 구축했죠
103
00:08:54,733 --> 00:08:59,180
지뢰를 찾고 삽으로 파내는 것까지 했죠
도랑도 만들고요
104
00:08:59,200 --> 00:09:01,680
할 만 했나요?
이발사에서 군인이 되셨는데요
105
00:09:01,700 --> 00:09:09,547
아니요, 힘들었어요
징집됐을 때 전 몸무게가 75kg이었거든요
106
00:09:10,367 --> 00:09:18,947
거기 사진에 보면 그 당시 몸무게가
61, 63kg까지 빠졌어요, 열심히 일했거든요
107
00:09:18,967 --> 00:09:22,680
괜찮은 노동자였어요
하지만 힘들게 일했죠
108
00:09:22,700 --> 00:09:27,113
일주일 내내 해가 뜰 때부터
해가 질 때까지 일했으니까요
109
00:09:27,500 --> 00:09:30,747
- 일본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?
- 일본은 괜찮았지요
110
00:09:30,767 --> 00:09:33,547
전 일본이 좋았어요
좋은 시간을 보냈고 좋았어요
111
00:09:33,567 --> 00:09:42,380
그러니까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은 휴무였거든요
일본을 좋아해요
112
00:09:42,400 --> 00:09:45,713
- 그런데 계속 홋카이도에만 계셨나요?
- 네
113
00:09:45,733 --> 00:09:47,513
- 도쿄에는 가보셨나요?
- 홋카이도에만 있었어요
114
00:09:47,533 --> 00:09:50,880
네, 홋카이도에만 계셨군요
그러면 언제 한국으로 떠나셨나요?
115
00:09:50,900 --> 00:09:59,313
그 때가 11월 말이었을 거예요
6월부터 11월 말까지 있었으니까요
116
00:09:59,333 --> 00:10:11,613
12월 초였던 것으로 확실히 기억해요
한국 최전선에 도착했고 첫 날 밤에 전 깨어 있었죠
117
00:10:12,600 --> 00:10:14,947
1951년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
118
00:10:17,067 --> 00:10:23,447
아군이 쏜 포탄들이 날아가고 있었고
포병대는 우리 뒤에 있었죠
119
00:10:23,467 --> 00:10:28,147
우린 전방에 있었고요
포탄들이 전방으로 날아갔어요
120
00:10:28,167 --> 00:10:35,347
저는 당시 고작 22살 어린 청년이었죠
포탄이 이쪽으로 오는 건지 적에게 가는 건지도 몰랐어요
121
00:10:36,333 --> 00:10:39,480
군화를 단단히 신고 그래도 버텨냈죠
122
00:10:39,500 --> 00:10:45,480
- 처음에는 한국 어디로 도착하셨나요?
- 그 때가 12월 중순쯤이었어요
123
00:10:45,500 --> 00:10:47,013
- 어디였나요?
- 아, 인천이요
124
00:10:47,033 --> 00:10:48,113
인천이요
125
00:10:49,633 --> 00:10:54,147
인천 바다의 조수간만 차이는 세계 최고죠
9m는 됐으니까요
126
00:10:54,167 --> 00:11:00,713
한밤 중에 갔던 것 같아요
제가 떠나고 10개월인가 11개월 후였죠
127
00:11:00,733 --> 00:11:07,513
새벽 2시였어요
만조였고, LST(전차상륙함)를 타고 들어갔죠
128
00:11:07,900 --> 00:11:16,813
그러면 전방에 있던 기지 이름은 기억나세요?
어디였나요?
129
00:11:16,833 --> 00:11:20,680
전 철원 계곡에 있었어요
130
00:11:22,533 --> 00:11:28,247
불모고지에도 있었죠
치열한 전투였죠
131
00:11:29,867 --> 00:11:32,680
- 그런데 선생님은 전투공병이셨죠?
- 그렇죠
132
00:11:32,700 --> 00:11:35,580
그럼 선생님은 전방에 가지 않았어야 하는데
133
00:11:35,600 --> 00:11:47,847
전투공병인 우리 분대가 전방에 배속된 일이 몇 번 있었어요
우린 보병 앞에 위치했고요
134
00:11:47,872 --> 00:11:56,780
참호를 정비해서 아군 보병들이
고지를 공격해 재탈환할 수 있게 준비해야 했어요
135
00:11:57,900 --> 00:12:02,113
매일 밤이면 중국군이 참호를 점령하고,
또 매일 낮에 아군 보병들이 그걸 탈환했거든요
136
00:12:02,133 --> 00:12:10,113
우린 아침 동이 트고 병사들이 오기 전에
올라가서 시체를 치워야 했어요
137
00:12:10,133 --> 00:12:16,813
중국군 시체요, 거기에서 그 시체들을
치우고 참호에 공간을 확보해 두었죠
138
00:12:16,833 --> 00:12:20,147
그 악취, 그 냄새, 아직도 생각이 나요
139
00:12:21,100 --> 00:12:23,347
그 시체들이 아직도
눈 앞에 그려지곤 하시나요?
140
00:12:23,367 --> 00:12:26,547
그럼요, 생생하죠
눈 앞에 선해요
141
00:12:26,567 --> 00:12:29,480
- 그런 생각들로 괴로우신가요?
- 그렇진 않아요
142
00:12:29,500 --> 00:12:33,213
-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계신가요?
- 네, 약간이요
143
00:12:33,233 --> 00:12:40,880
다른 것 보다 거기에서 전사했던 친구들 때문에 그래요
바로 제 앞과 옆에서 전우들이 죽었거든요
144
00:12:42,000 --> 00:12:45,780
부상당한 친구들도 있었고요
전 빠져 나왔지만요
145
00:12:46,267 --> 00:12:50,413
그렇지만 괴로워도 뭐 어떻게 하겠어요?
146
00:12:51,600 --> 00:12:56,047
철원에서 근무하셨을 때
일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
147
00:12:57,167 --> 00:13:07,847
매일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했어요
그날 그날 임무를 배정받았죠
148
00:13:07,867 --> 00:13:11,547
우리 중대에는 4개 소대가 있었어요
149
00:13:12,167 --> 00:13:17,647
각 소대에는 4개 분대가 있었고
매일 임무를 배정받았어요
150
00:13:18,767 --> 00:13:25,047
아침을 먹으러 갔다가
오전 7시에 임무를 수행하러 갔죠
151
00:13:25,067 --> 00:13:34,347
하루는 보병 앞쪽에서 보병을 위해
참호를 치운 적도 있어요
152
00:13:34,633 --> 00:13:36,547
우리가 고지를 공격했거든요
153
00:13:36,567 --> 00:13:44,480
그 다음 날엔 어쩌면 25km, 30km 정도 후방에 가서
장군용 옥외 화장실을 짓기도 하고요
154
00:13:44,500 --> 00:13:50,180
언제 무슨 일을 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죠
지뢰밭에서 해체작업도 했고요
155
00:13:50,200 --> 00:14:01,980
지뢰밭에 들어가서 도보교를 짓거나
강 위에 장간조립교를 구축했어요
156
00:14:02,800 --> 00:14:04,647
무슨 일을 할지 전혀 알 수 없었죠
157
00:14:04,667 --> 00:14:14,380
마치 도시나 마을의 공원 재조성부나
고속도로 부서에서 일하는 것과 비슷했어요
158
00:14:14,533 --> 00:14:17,013
임무가 주어지면 그냥 하는 거였어요
159
00:14:20,700 --> 00:14:26,080
- 날씨는 어땠나요?
- 여기 날씨랑 비슷했어요, 추웠죠
160
00:14:27,133 --> 00:14:29,913
저는 해외에서 18개월간 막사 생활을 했어요
161
00:14:31,300 --> 00:14:34,947
- 한국에 있을 때는 3가지 소망이 있었어요
- 뭔가요?
162
00:14:35,467 --> 00:14:37,247
- 수돗물이요
- 네?
163
00:14:37,267 --> 00:14:39,213
수돗물
164
00:14:39,733 --> 00:14:41,980
누나가 아이스박스 케이크를 만들곤 했었지요
165
00:14:42,000 --> 00:14:48,780
바닐라 푸딩이랑 그레이엄 크래커, 초콜릿 푸딩
그리고 송아지고기 커틀릿도 있었고요
166
00:14:50,333 --> 00:14:51,780
그것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
167
00:14:55,167 --> 00:14:57,380
굉장히 긍정적이시네요
168
00:14:57,700 --> 00:15:06,247
그리고 결국 얻어냈죠
지금도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한국을 떠올려요
169
00:15:07,533 --> 00:15:10,447
온수와 냉수가 나와요
안 나오는 법이 없죠
170
00:15:10,967 --> 00:15:20,713
한국에 있을 때 정말 절실히
원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어요
171
00:15:23,167 --> 00:15:24,647
우습지요?
172
00:15:25,733 --> 00:15:29,080
그럼 계속 철원 계곡에서 계셨나요
아니면 이동하셨나요?
173
00:15:29,100 --> 00:15:30,347
이동했어요
174
00:15:30,367 --> 00:15:35,313
- 불모고지 다음엔 어디로 갔나요?
- 불모고지, 철원 계곡, 그 다음엔...
175
00:15:35,767 --> 00:15:41,913
이젠 이름들을 잊어버려서요
너무 오래 전 일이다 보니 그렇죠
176
00:15:43,867 --> 00:15:48,247
당시에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요
단장의 능선은 기억나네요
177
00:15:48,433 --> 00:15:52,513
- 거기에도 계셨어요?
- 기억나요, 그 근처에 있었어요
178
00:15:55,233 --> 00:15:57,880
실수하는 걸 봤죠
179
00:15:58,533 --> 00:16:05,247
아군 제트기가 우리가 점령한 고지에
네이팜탄을 떨어트리는 걸 봤거든요
180
00:16:05,967 --> 00:16:06,680
그런 일이 있었어요
181
00:16:06,700 --> 00:16:08,447
그 얘기 좀 해주세요
182
00:16:08,467 --> 00:16:14,280
우린 아군 제트기가 우리 고지를
폭격하고 있다고 말했죠, 그게 다였어요
183
00:16:15,067 --> 00:16:17,080
부수적 피해였나요?
184
00:16:17,100 --> 00:16:21,480
우린 임무를 수행했지만
그건 생존의 문제였어요
185
00:16:22,200 --> 00:16:28,180
모두들 각자의 역할이 있었죠
맡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요
186
00:16:28,200 --> 00:16:33,947
싸워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 와중에
항상 생존을 생각해야 하죠
187
00:16:34,367 --> 00:16:47,813
그리고 우린 모였다 하면 지뢰밭에서 일하거나
배수로를 만들거나 도로를 파거나 도로에 돌가루를 깔았지요
188
00:16:47,833 --> 00:16:52,647
우린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어요
적군이 보는 앞에서요
189
00:16:53,400 --> 00:17:00,247
그리고 우리가 많이 밀집되었다 싶으면
중국군이 박격포를 쏘기 시작했죠
190
00:17:00,433 --> 00:17:05,947
젊고 패기가 넘쳤던 우린 그들을 공격했죠
191
00:17:07,833 --> 00:17:15,113
당시를 생각해보면
지뢰밭으로 내려가서 제거하면서
192
00:17:15,667 --> 00:17:24,180
중국군이 정찰하기 전에 밤에 지뢰밭에서 죽은 시체들을 회수했어요
지뢰밭을 개척하고 시체들을 꺼내왔죠
193
00:17:24,200 --> 00:17:28,280
그 때 우린 도약식 지뢰들을 제거했어요
194
00:17:28,733 --> 00:17:34,580
한 명이나 두 명일 경우 우린 황무지에서 일했죠
195
00:17:35,300 --> 00:17:38,113
적군이 지켜보는 가운데서요
196
00:17:38,867 --> 00:17:43,047
우린 다 해봤자 2명 아니면 3명이었고
그들은 우릴 공격하지 않았어요
197
00:17:44,467 --> 00:17:51,413
그런데 한 명을 더 요청했고 병사가 또 한 명 왔어요
그렇게 4명이 됐죠
198
00:17:52,033 --> 00:17:58,613
그리고 우린 또 한 명을 요청했고
그렇게 4명에서 5명이 됐죠
199
00:17:58,967 --> 00:18:03,147
어디든 병사 5, 6명 정도가 모이면
그들은 박격포를 쐈어요
200
00:18:03,167 --> 00:18:06,747
그러면 우린 그 첫 발로 알게 되는 거죠
201
00:18:07,433 --> 00:18:10,080
우리는 적들이 포탄이 어디에
떨어지는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
202
00:18:10,100 --> 00:18:12,713
보통 30m나 60m 정도 벗어나죠
203
00:18:12,733 --> 00:18:18,980
그런데 일단 첫 포탄을 날리면 이제 그들은 탄착 지점을 알게 되죠
그러면 우리 쪽으로 조준을 하죠
204
00:18:19,000 --> 00:18:29,147
그래서 첫 포탄을 날리면 우린 소총이며
탄띠, 철모를 버리고 그 고지 위로 달려갔죠
205
00:18:29,767 --> 00:18:33,547
전 젊었어요
22살 청년에 몸무게는 61kg이었고요
206
00:18:33,567 --> 00:18:35,213
무슨 사슴같았죠
207
00:18:35,233 --> 00:18:40,180
우린 그 박격포보다도 더 멀리 달려갔어요
뛰어 올라갔죠
208
00:18:40,200 --> 00:18:43,447
참호 같은 데로 뛰어 들어간 거죠
그리고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어요
209
00:18:43,467 --> 00:18:47,880
그리고 다시 내려가 일을 마무리했죠
우린 그렇게 일했어요
210
00:18:47,900 --> 00:18:51,113
그들과 게임을 한 거죠
그렇게 모면했어요
211
00:18:53,267 --> 00:18:57,780
한국에 계실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
어떤 것이었나요?
212
00:18:59,767 --> 00:19:00,680
일이요
213
00:19:00,700 --> 00:19:02,180
- 네?
- 일 말이에요
214
00:19:03,500 --> 00:19:10,347
한국에 있을 때 일주일 내내 일했어요
일주일에 7일을, 해 뜨고 해 질 때까지 일만 했죠
215
00:19:11,067 --> 00:19:13,413
- 위험하기도 했고요?
- 위험했죠
216
00:19:13,433 --> 00:19:17,747
본인 실수로 죽을 뻔한 경험은 혹시 없으신가요?
217
00:19:17,767 --> 00:19:20,280
아니요, 없어요
218
00:19:21,167 --> 00:19:25,580
- 그 밖에 죽을 뻔한 적은요?
- 그런 염려는 항상 있었죠
219
00:19:25,600 --> 00:19:30,880
항상 있었군요
지뢰를 제거하셨나요? 아니면 설치하셨나요?
220
00:19:31,367 --> 00:19:33,147
- 둘 다 했어요
- 둘 다요
221
00:19:33,833 --> 00:19:36,080
그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까요?
222
00:19:38,667 --> 00:19:41,280
기사 하나를 보여드렸었죠
223
00:19:42,267 --> 00:19:44,013
네, 설명 부탁드려요
224
00:19:44,033 --> 00:19:45,780
카메라 쪽으로 보여 주세요
225
00:19:46,100 --> 00:19:48,747
멋지네요
226
00:19:49,567 --> 00:19:59,413
중대의 회보인데요
본부 중대에 있던 친구가 쓴 거에요
227
00:20:00,367 --> 00:20:04,647
그 친구 이름은 시모어 듀얼이고 뉴욕 출신이죠
절대 잊을 수가 없었죠
228
00:20:04,667 --> 00:20:17,213
우리 보병들이 가서 전투를 할 수 있도록
지뢰밭을 개척하는 일에
229
00:20:17,600 --> 00:20:24,413
자원한 전투공병 13명,
아니 15명의 이야기에요
230
00:20:26,000 --> 00:20:29,880
알다시피 당시 병사들은 젊었지만
죽을 위험이 많았어요
231
00:20:30,400 --> 00:20:33,880
우린 죽고 싶지 않았는데
그럴 일들이 너무 많았죠
232
00:20:33,900 --> 00:20:42,913
우리가 자주 했던 일이 다이너마이트를 폭파해서 도로를 넓히는 거였어요
공병과 불도저 조정수를 위해서 말이죠
233
00:20:42,933 --> 00:20:51,947
착암용 드릴로 구멍을 뚫고
그 구멍에 다이너마이트를 넣었어요
234
00:20:51,967 --> 00:21:01,513
그리고 폭파시키면 얼어붙은 땅이 분리가 됐죠
235
00:21:01,533 --> 00:21:12,347
일단 구멍을 폭파시켜서 얼지 않은 부분을 분리하면
불도저가 그 안으로 가서 부수고 도로를 더 넓혔어요
236
00:21:13,100 --> 00:21:23,180
당시 우린 그런 많은 구멍들에 뇌관이 있는
다이너마이트, TNT 그리고 C3를 넣었어요
237
00:21:23,200 --> 00:21:27,613
그런데 터지지 않았어요
눅눅하거나 젖어서요
238
00:21:27,633 --> 00:21:33,780
그러면 우린 기다려야 했죠
30분, 1시간을 기다리면서
239
00:21:33,800 --> 00:21:37,047
혹시 지연발화하는 게 아닌지
확인해야 했어요
240
00:21:37,333 --> 00:21:44,147
한 1, 2분 있다가 다시 가서
불량을 꺼내고 다른 뇌관을 장착했죠
241
00:21:44,167 --> 00:21:45,980
그래서 죽을 뻔한 적은 정말 많았어요
242
00:21:46,000 --> 00:21:51,747
중국군 경계에서 활동했고
그 시간을 보내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죠
243
00:21:51,767 --> 00:21:57,247
전 거기에서 10개월하고도 1주일을 있었어요
그리고 마침내 집에 돌아왔죠
244
00:21:57,267 --> 00:21:59,380
교대되어 나온 거였어요
245
00:22:00,133 --> 00:22:03,347
점수가 있어야 했죠
한 달에 3, 4점 정도 받았어요
246
00:22:03,367 --> 00:22:11,280
전투에서 교대로 나오려면 36점이 필요했어요
그리고 전 42점 정도가 있었죠
247
00:22:11,300 --> 00:22:16,313
휴가가 없었거든요
그래서 예상보다 더 길게 있었죠
248
00:22:18,033 --> 00:22:20,413
어쩌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지났어요
249
00:22:20,433 --> 00:22:26,047
그런데 거의 끝날 때쯤에
교대로 집에 가게 될 거라는 걸 알았죠
250
00:22:26,067 --> 00:22:30,913
그래서 좀 더 조심하게 됐어요
두 번째 기회는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
251
00:22:31,500 --> 00:22:35,447
같이 싸웠던 한국인 병사나
한국인 소년이 있었나요?
252
00:22:35,467 --> 00:22:45,513
한국 노무단이 있었어요
한국인들이었는데 싸우기에는 나이가 많았지요
253
00:22:45,800 --> 00:22:52,513
그런데 그들이 배정된 거예요
전체 미군 소대에 말이죠
254
00:22:52,533 --> 00:22:57,480
우린 나이 많은 한국인 노동자들로
구성된 소대가 있었어요
255
00:22:57,500 --> 00:23:03,013
그들은 한국 노무단,
KSC라고 불렀어요
256
00:23:03,033 --> 00:23:11,380
그리고 미군이 있는 곳이면 한국 노무단원이 있었죠
그들은 노동자들이었어요
257
00:23:11,400 --> 00:23:12,980
네, 그들이 그곳에 배정됐어요
258
00:23:13,000 --> 00:23:15,647
- 그럼 미군들에게 탄약 같은 물건을 옮겨준 건가요?
- 그렇죠, 맞아요
259
00:23:15,667 --> 00:23:21,447
우리 바로 옆에서 일했어요
김 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, 그는 제 바로 옆에서 일했죠
260
00:23:21,467 --> 00:23:23,580
우리가 원하는 일은 뭐든지 했어요
261
00:23:23,600 --> 00:23:24,847
아주 잘 생겼네요!
262
00:23:24,867 --> 00:23:31,480
그는 나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어요
우리 부대에 배정된 젊은 한국인이었죠
263
00:23:31,500 --> 00:23:39,180
그러니까 말하자면 심부름꾼, 잡부,
그런 사람이었어요, 부지런했죠
264
00:23:39,200 --> 00:23:44,813
그런데 전 그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됐어요
그는 덩치가 좋았고 젊은 데다 힘이 좋았죠
265
00:23:44,833 --> 00:23:48,147
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
김 씨는 강하면서도 착한 친구였어요
266
00:23:48,433 --> 00:23:49,680
이분이 김 씨고요
267
00:23:49,700 --> 00:23:55,113
맨 위에 계신 분이 선생님인가요?
어렸을 때 모습인가요?
268
00:23:55,133 --> 00:23:58,913
- 믿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저에요
- 믿을 수가 없네요
269
00:24:03,300 --> 00:24:08,013
이것도 위장 작업을 한 거네요
이게 우리가 했던 일이지요
270
00:24:08,033 --> 00:24:13,547
도로를 위장했어요
적군은 바로 거기에서 한 4분의 1마일 정도 떨어져 있었죠
271
00:24:13,567 --> 00:24:18,980
우리가 물자 수송용으로 만든
이 도로를 우리 트럭이 이용한 거지요
272
00:24:19,000 --> 00:24:25,547
- 그게 어디였나요? 철원인가요?
- 아마 불모고지로 가는 길일 거예요
273
00:24:26,167 --> 00:24:28,313
위장을 했었죠
274
00:24:29,167 --> 00:24:36,247
- 이것은 이발하시는 모습이네요
- 징집 당시 이발사였으니까요
275
00:24:36,267 --> 00:24:39,680
전 육군 병사들의 머리를 깎아줬어요
276
00:24:40,533 --> 00:24:42,913
천사 이발사네요
277
00:24:42,933 --> 00:24:44,813
6·25전쟁 당시에 말이죠?
278
00:24:45,467 --> 00:24:46,380
웃지 말아요
279
00:24:46,400 --> 00:24:49,947
- 이건 우리가 지은 옥외 화장실이예요
- 옥외 뭐라고요?
280
00:24:49,967 --> 00:24:54,413
이게 옥외 화장실이에요
외부에 있는 나무로 만든 화장실이죠
281
00:24:54,433 --> 00:24:56,480
- 나무 화장실이라고요?
- 네
282
00:24:58,533 --> 00:24:59,847
네
283
00:25:01,200 --> 00:25:03,947
그리고 거기엔 전투 장비가 가득 들어있었죠
284
00:25:05,000 --> 00:25:11,513
이 사람은 베티 허튼이에요
유명한 배우이자 연예인이죠
285
00:25:11,533 --> 00:25:16,947
1950년 초에 USO(미군위문협회)와 함께
한국에 방문했어요
286
00:25:16,967 --> 00:25:18,080
저도 압니다
287
00:25:18,100 --> 00:25:20,813
마릴린 먼로도 있었죠
288
00:25:21,133 --> 00:25:24,713
- 에디 피셔도 우릴 보러 왔었죠
- 밥 호프도요
289
00:25:24,733 --> 00:25:25,813
밥 호프도 있었고요
290
00:25:26,967 --> 00:25:28,747
전 보초를 서고 있었죠
291
00:25:28,767 --> 00:25:34,613
에디 피셔가 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볼 수는 없었어요
그런데 그녀는 보러 갔었죠
292
00:25:36,000 --> 00:25:37,280
아주 멋지네요
293
00:25:37,767 --> 00:25:42,780
당시를 돌아보면 정말 좋았던 것 같네요
294
00:25:46,533 --> 00:25:49,513
언제 미국으로 돌아오셨나요?
295
00:25:50,600 --> 00:25:57,247
한국에서 임무를 마친 것이
1952년 10월 14일이었던 것 같아요
296
00:25:58,433 --> 00:25:59,413
그리고...
297
00:25:59,433 --> 00:26:08,147
한국을 떠날 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?
한국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해보셨나요?
298
00:26:09,433 --> 00:26:10,780
- 별로요
- 그렇군요
299
00:26:10,800 --> 00:26:19,513
그냥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기뻤어요
그렇지 못한 친구들을 많이 봤으니까요
300
00:26:20,600 --> 00:26:29,447
약간의 죄책감이 있었는데 나중엔 그게 커지더라고요
그렇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약하게나마 앓기 시작한 거죠
301
00:26:30,133 --> 00:26:33,080
- 아, 죄책감이요?
- 후회와 죄책감 같은 거요
302
00:26:33,100 --> 00:26:35,980
그런 안도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요
303
00:26:36,000 --> 00:26:43,547
상담을 받으면서 이젠 그냥
살아 있어서 행복하다 싶어요
304
00:26:45,467 --> 00:26:55,147
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안 좋으니
약을 먹게 되고 심장도 좋지 않고요
305
00:26:56,833 --> 00:26:59,647
- 심하진 않으시죠?
- 흔한 노인성 질환 같은 거죠
306
00:26:59,667 --> 00:27:08,180
그래서 VA(재향군인)병원에 갔어요
마치 육군 맞춤형 병원 같은 곳이지요
307
00:27:08,200 --> 00:27:15,980
전 재향군인병원에 가는 걸 좋아해요
절 잘 보살펴 주거든요
308
00:27:16,000 --> 00:27:22,313
- 상처나 부상당한 곳이 있으신가요?
- 통증만 있어요, 떨어졌거든요
309
00:27:23,533 --> 00:27:29,080
일본에서 장간조립교를 짓고 있었을 때
그 교량에서 떨어졌죠
310
00:27:30,033 --> 00:27:38,380
한 2m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어요
그런데 왼쪽 엉덩이를 강철 가로대 모서리에 부딪혔죠
311
00:27:39,333 --> 00:27:46,147
하늘에 맹세코 진짜에요
그 때부터 지금까지 왼쪽 엉덩이가 아프죠
312
00:27:47,200 --> 00:27:56,447
한국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
벌어진 일이었어요
313
00:27:58,167 --> 00:28:04,947
떨어져서 엉덩이가 계속 아프다고
소대선임하사에게 불만을 토로했어요
314
00:28:06,333 --> 00:28:12,947
그리고 부대원 중 일부가
우리보다 먼저 한국으로 갔지요
315
00:28:13,467 --> 00:28:23,147
의무대에서는 진료소집이 끝났어요
거기엔 비쩍 마른 병사들만 남아 있었고요
316
00:28:23,167 --> 00:28:27,413
전 걸을 수가 없어서 진료를 받으러 가고 싶었죠
침상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
317
00:28:28,100 --> 00:28:32,180
- 전쟁 이후 한국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고 계신가요?
- 네
318
00:28:32,300 --> 00:28:35,413
현재의 한국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신가요?
어떤 부분을 알고 계시죠?
319
00:28:35,867 --> 00:28:42,380
글쎄요, 저는 현대에서 만든 SUV를 갖고 있어요
320
00:28:42,733 --> 00:28:43,547
어때요, 좋아하시나요?
321
00:28:43,567 --> 00:28:47,113
14년된 도요타 아발론도 있어요
갖고 있던 차 중 제일 좋은 차죠
322
00:28:48,200 --> 00:28:51,847
그건 일본에서 만든 거고,
현대차는 한국에서 만든 거고요
323
00:28:51,867 --> 00:28:59,147
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계속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졌어요
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알지요
324
00:28:59,167 --> 00:29:02,247
참 안타까워요
아직도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있으니 말이죠
325
00:29:02,600 --> 00:29:08,013
언제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
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속상할 거예요
326
00:29:08,033 --> 00:29:15,380
제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이
헛되지 않길 바라거든요
327
00:29:17,233 --> 00:29:21,147
헛된 시간이 되거나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면
그 점이 안타까울 거예요
328
00:29:21,167 --> 00:29:22,647
좋은 점은 뭔가요?
329
00:29:22,667 --> 00:29:29,513
좋은 점이라면, 이만큼 발전해서
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라는 거죠
330
00:29:29,633 --> 00:29:31,047
그런 한국의 모습이 참 좋아요
331
00:29:31,067 --> 00:29:34,647
그런데 6·25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
알려진 이유는 뭘까요? 왜 그런 걸까요?
332
00:29:36,867 --> 00:29:39,280
제가 귀환했을 때가 기억나네요
333
00:29:40,000 --> 00:29:43,847
밴드도 없었어요, 아무것도 없었죠
귀환했을 때요
334
00:29:43,867 --> 00:29:51,113
전역을 하는 데, 금요일에 전역하고 월요일에 다시 일하러 갔죠
아무것도 없었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어요
335
00:29:51,133 --> 00:29:55,613
전쟁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었죠
6·25전쟁은 잊혀진 전쟁이었죠
336
00:29:55,633 --> 00:30:00,647
돌아와서 몇 년 동안 그 얘기는
꺼내지도 않거나 생각도 안했어요
337
00:30:01,633 --> 00:30:03,713
선생님도 그 얘길 하지 않으신 거죠?
338
00:30:03,733 --> 00:30:08,380
그렇죠, 잊고 지냈죠
생각도 하지 않았어요
339
00:30:08,400 --> 00:30:15,447
그건 그냥 인생에서 안 좋았던 부분인 거였죠
그래서 무시했어요
340
00:30:15,467 --> 00:30:21,413
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
사람들이 그걸 알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
341
00:30:21,433 --> 00:30:35,880
6·25전쟁의 상징인 작은 리본을 받았는데
지금은 어딜 가든 옷깃에 달린 그걸 보면
342
00:30:36,133 --> 00:30:40,513
가는 곳마다 사람들이
"그게 뭡니까?"하고 물어봐요
343
00:30:40,533 --> 00:30:45,013
제가 "6·25전쟁에 참전했다는 표시야"라고 하면
사람들이 싸워줘서 고맙다고들 하죠
344
00:30:45,467 --> 00:30:50,347
제가 젊었을 땐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
345
00:30:50,367 --> 00:30:59,580
전역 당시 제가 23살이 되었거든요
그러니까 20대 내내 한국에 대한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
346
00:30:59,600 --> 00:31:07,213
그리고 3, 40대 때에도
제2차 세계대전 직후였기 때문에 그냥 잊고 있었죠
347
00:31:07,233 --> 00:31:13,647
- 제2차 세계대전이 상당히 큰 전쟁이었잖아요
- 승리한 전쟁이고요
348
00:31:13,667 --> 00:31:19,913
네, 정말 엄청났고 승리한 전쟁이었죠
우린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승리한 건 아니었잖아요
349
00:31:20,467 --> 00:31:26,380
모두 가서 할 일 만했지
이긴 싸움이 아니었죠
350
00:31:26,567 --> 00:31:30,380
어느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어요
우리 전선을 지켰을 뿐인 거죠
351
00:31:30,800 --> 00:31:35,347
제2차 세계대전은 선생님이
잘 알고 있던 나라를 위한 전쟁이었지요
352
00:31:35,367 --> 00:31:37,813
선생님 출신국이기도 하고요
353
00:31:37,833 --> 00:31:39,580
사람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어요
354
00:31:39,600 --> 00:31:43,247
- 맞습니다
- 저 역시 징집 전에는 몰랐죠
355
00:31:43,267 --> 00:31:44,513
그렇죠
356
00:31:45,500 --> 00:31:46,747
우리 잘못도 있어요
357
00:31:46,767 --> 00:31:54,513
저는 가입할 수 있는 참전용사단체에
전부 가입해서 명맥을 이어갔죠
358
00:31:55,200 --> 00:32:05,180
참전용사들은 조금씩 죽어갔고
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 모두 죽었어요
359
00:32:05,200 --> 00:32:10,447
그리고 이제 우리 차례죠
이제 남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
360
00:32:11,500 --> 00:32:19,047
그래서 저희가 너무 늦기 전에 참전용사분들의
얘기를 듣기 위해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겁니다
361
00:32:20,067 --> 00:32:23,913
6·25전쟁이 잊힌 이유를 알려고요
그러면 안 되잖아요, 그렇죠?
362
00:32:23,933 --> 00:32:24,480
맞아요
363
00:32:24,500 --> 00:32:29,580
가족들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셨나요?
가족들이 전쟁에 관해 물어보던가요?
364
00:32:29,600 --> 00:32:31,180
처음엔 아니었어요
365
00:32:31,200 --> 00:32:36,480
말했다시피 나중에서야 나이가 더 들고 보니
그나마 아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죠
366
00:32:36,500 --> 00:32:43,347
제 딸들이 한 명은 이제 60이 다 됐고
나머지 한 명은 55살인데요
367
00:32:43,467 --> 00:32:45,880
그 아이들이 이제서야 좀 물어보기 시작했어요
368
00:32:46,367 --> 00:32:49,547
그런데 딸들은 이런 사진을 보고 자랐어요
369
00:32:49,833 --> 00:32:56,813
자라면서 본 게 있으면 짐작이라도 하거나
당연히 알 수 있잖아요
370
00:32:57,300 --> 00:33:03,113
그런데 이제 나이가 더 들고 끝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니까
자식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
371
00:33:03,133 --> 00:33:06,413
저도 청년이었다는 사실을요
그리고 제 임무를 수행했다는 걸 말이죠
372
00:33:09,067 --> 00:33:11,880
- 질문 있으신가요?
- 질문이요?
373
00:33:13,333 --> 00:33:17,580
그럼, 집에 돌아오셨을 때 참전용사들을 위한
환대같은 건 없었다고 하셨는데요
374
00:33:17,600 --> 00:33:18,347
전혀요
375
00:33:18,367 --> 00:33:24,247
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?
선생님의 노고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아서 실망하셨나요?
376
00:33:24,267 --> 00:33:25,213
무슨 생각이 드셨나요?
377
00:33:25,233 --> 00:33:33,080
아니요, 당시엔 그냥 돌아와서 안심하기 바빴죠
그래도 육군 생활이 즐거웠어요
378
00:33:33,100 --> 00:33:42,280
이건 제 인식표에요, 두 개가 있었는데
하나는 몇 년 전에 열쇠고리로 만들었어요
379
00:33:42,300 --> 00:33:43,113
카메라 쪽으로 보여주세요
380
00:33:43,133 --> 00:33:53,247
저건 잃어버렸는데 이건 남아있네요
이건 원래 체인이고 인식표에 달려 있던 거죠
381
00:33:53,767 --> 00:33:57,947
그리고 P38 깡통 따개이고요
382
00:33:58,200 --> 00:34:07,813
이 사진은 루이지애나의 캠프 포크에서
16주간 보병훈련을 받은 후 수료했을 때의 사진이네요
383
00:34:07,833 --> 00:34:08,880
네, 어디인가요?
384
00:34:08,900 --> 00:34:16,247
루이지애나의 캠프 포크에요
여기 미국 국기 밑에 있는 게 저예요
385
00:34:16,267 --> 00:34:19,480
- 네, 그래서 그래서 국기를 다셨군요
- 여기에 국기를 달았죠
386
00:34:19,500 --> 00:34:21,547
왜냐하면 사람들이
"어디 계세요? 어디 계세요?"라고 찾았거든요
387
00:34:21,567 --> 00:34:23,913
면담자분도 그랬지요
저는 국기 아래 있는데 말이죠
388
00:34:23,933 --> 00:34:29,713
이건 육군 사진을 합쳐 놓은 거예요
하이라이트 부분들만요
389
00:34:29,733 --> 00:34:32,580
육군 사진이 가방에 한 가득 있었거든요
390
00:34:32,600 --> 00:34:33,280
그러시군요
391
00:34:33,300 --> 00:34:42,513
그냥 제게 의미 있는 중요한 것만 뽑아왔어요
그래서 이 모음집에 넣어 놨죠
392
00:34:42,533 --> 00:34:44,447
제 서재에 있어요
393
00:34:44,833 --> 00:34:54,947
이 사진은 일본에서 찍은 거예요
제 친구 살 루이스트로입니다, 저랑 동갑이죠
394
00:34:54,967 --> 00:35:02,613
코네티컷주의 하트퍼드에서 살고 있어요
아직 살아있는 몇 안되는 친구죠
395
00:35:02,767 --> 00:35:05,680
살 루이스트로와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에요
396
00:35:06,900 --> 00:35:12,713
우린 자전거를 타다가 한 행인에게
사진을 찍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죠
397
00:35:12,733 --> 00:35:14,780
그리고 그 친구가 우리 사진을 찍어줬어요
398
00:35:14,800 --> 00:35:19,447
- 일본에서 휴양휴가를 보내셨을 때군요?
- 알아 보시네요?
399
00:35:19,467 --> 00:35:21,380
그럼요, 바로 알죠
400
00:35:21,600 --> 00:35:22,513
이건요?
401
00:35:24,933 --> 00:35:26,813
여긴 한국이에요
402
00:35:27,167 --> 00:35:29,847
그건 50구경 기관총이고요
403
00:35:29,867 --> 00:35:35,547
보호용으로 밖에 설치했던 거고요
404
00:35:36,233 --> 00:35:37,613
진짜 총이에요
405
00:35:39,267 --> 00:35:42,547
우리 모두 필요한 사용법을 훈련받았어요
406
00:35:43,400 --> 00:35:49,647
우리가 분대 막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
기관총은 최전선에서 약간 후방에 있었어요
407
00:35:49,667 --> 00:35:51,680
여기가 우리가 살았던 곳이에요
408
00:35:51,700 --> 00:36:01,180
한국에 다시 가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
보고도 믿기지 않으실 거예요
409
00:36:01,200 --> 00:36:01,813
그럴 것 같네요
410
00:36:01,833 --> 00:36:10,780
물론 사진과 다른 매체를 통해 상황을 알고 계시겠지만
이 인터뷰 영상은 미국 학교에서 수업 중에 사용될 수 있답니다
411
00:36:10,800 --> 00:36:11,547
네, 그렇군요
41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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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년 뒤 그 친구들이 말하겠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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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을 전혀 알지도 못했던 한 분이
그 나라를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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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덕분에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다고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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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억해 주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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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나올까?"
그 답은 한국이라는 것을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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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, 알겠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