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막
1
00:00:05,380 --> 00:00:08,463
제 이름은 베리,
어니스트 베리입니다
2
00:00:09,681 --> 00:00:12,367
- 제 이름을 철자로 말해야 하나요?
- 네
3
00:00:13,135 --> 00:00:16,638
E-R-N-E-S-T
4
00:00:16,662 --> 00:00:19,741
B-E-R-R-Y
5
00:00:19,765 --> 00:00:21,943
그리고 중간 이름도 있으시죠?
6
00:00:21,967 --> 00:00:23,245
- 존입니다
- 존
7
00:00:23,269 --> 00:00:25,547
- J-O-H-N
- 맞습니다
8
00:00:25,571 --> 00:00:27,782
생년월일은 어떻게 되시죠?
9
00:00:28,089 --> 00:00:32,487
1929년 8월 21일입니다
10
00:00:32,797 --> 00:00:36,691
그러면 지금 90, 89세인가요?
11
00:00:36,715 --> 00:00:38,927
- 올해로 90세입니다
- 올해요
12
00:00:38,951 --> 00:00:41,444
- 8월에요
- 네
13
00:00:41,777 --> 00:00:43,662
정말 건강해 보이시네요, 선생님
14
00:00:43,686 --> 00:00:46,034
친절하시네요
15
00:00:46,557 --> 00:00:49,120
그러니까 89세이지만,
곧 90세가 되시는 거군요
16
00:00:49,144 --> 00:00:51,172
어디서 태어나셨나요?
17
00:00:51,196 --> 00:00:53,408
- 크라이스트처치입니다
- 크라이스트처치요
18
00:00:53,432 --> 00:00:56,678
- 제가 가려고 하는 곳이네요
- 아, 그렇군요
19
00:00:57,756 --> 00:01:01,401
어릴 때 부모님과 형제자매에 대해
이야기해 주시겠어요?
20
00:01:01,425 --> 00:01:04,719
어린 시절 가족을 알려주세요
21
00:01:05,589 --> 00:01:08,431
저는 여덟 남매 중 하나였어요
22
00:01:08,455 --> 00:01:10,930
- 여덟 명이요
- 그 중간쯤이었죠
23
00:01:10,954 --> 00:01:18,466
지금은 두 명만 남았고,
제 여동생이 랑기오라에 살고 있어요
24
00:01:18,490 --> 00:01:22,504
그녀는 92세입니다
25
00:01:23,150 --> 00:01:27,108
우리 둘만 남았죠
26
00:01:29,656 --> 00:01:32,092
저희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
학교를 다녔습니다
27
00:01:32,116 --> 00:01:33,918
저는
28
00:01:34,976 --> 00:01:41,196
간호 교육을 어린 나이에 받았고
29
00:01:41,221 --> 00:01:47,390
1989년, 아니,
1989년쯤에 졸업했어요
30
00:01:47,414 --> 00:01:50,280
- 19...
- 죄송합니다
31
00:01:50,304 --> 00:01:54,002
- 1948년인가요?
- 1949년이요
32
00:01:54,026 --> 00:01:57,436
왜 의료 분야에
관심을 가지셨나요?
33
00:01:57,460 --> 00:01:59,774
고모님이 계셨는데
34
00:02:00,155 --> 00:02:06,059
제가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버우드 병원에 계신
고모님을 자주 찾아뵈러 갔습니다
35
00:02:06,083 --> 00:02:13,388
고모님은 노인병 병동에 계셨는데, 그때
그곳에서 치료받는 욕창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
36
00:02:13,465 --> 00:02:16,473
저는 그 상황을 바꾸고 싶었어요
37
00:02:16,497 --> 00:02:22,935
처음으로 사람의 욕창을 본 게
고모님이었는데
38
00:02:22,960 --> 00:02:28,147
그녀의 척추가 전부
썩어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었죠
39
00:02:28,171 --> 00:02:32,073
그리고 그날 밤,
고모님은 돌아가셨습니다
40
00:02:32,097 --> 00:02:36,431
그때 간호사님이 저녁 식사에
저를 초대하시면서
41
00:02:36,455 --> 00:02:42,684
제가 관심이 있다면 이 과정을
들어보라고 권하셨어요
42
00:02:42,708 --> 00:02:47,335
그게 2년 과정의
간호 교육이었습니다
43
00:02:47,392 --> 00:02:49,658
저는 그 과정을 마쳤고
44
00:02:50,605 --> 00:02:57,065
그곳은 팔머스턴 노스에 있는
아와푸니 병원이었어요
45
00:02:58,049 --> 00:02:59,897
그 후에는 무엇을 하셨나요?
46
00:02:59,921 --> 00:03:07,876
그 후 저는 오클랜드의
코넬 파크 병원에 갔습니다
47
00:03:08,448 --> 00:03:11,846
그리고 그때 6·25전쟁이 발발했죠
48
00:03:12,017 --> 00:03:17,793
그래서 저는 즉시 자원했고
49
00:03:17,946 --> 00:03:27,529
그해 12월에 우리는
한국으로 출발했습니다
50
00:03:27,553 --> 00:03:30,809
그럼 그때 얘기를 하기 전에
51
00:03:32,562 --> 00:03:34,687
- 정말 자원하셨다고요?
- 네
52
00:03:34,711 --> 00:03:38,913
전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까
두렵지 않으셨나요?
53
00:03:38,937 --> 00:03:40,616
두려웠습니다
54
00:03:40,640 --> 00:03:42,683
- 두려우셨군요
- 네
55
00:03:42,707 --> 00:03:45,313
- 그런데도 자원하셨군요
- 네
56
00:03:45,472 --> 00:03:48,541
- 이해가 안 되네요
- 배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두려웠고
57
00:03:48,565 --> 00:03:52,620
포기하고 싶은 유혹도
많았습니다
58
00:03:52,932 --> 00:03:54,868
- 그런데도 자원하셨군요
- 네
59
00:03:54,892 --> 00:03:57,723
그럼 한국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?
60
00:03:57,747 --> 00:04:00,161
혹은 자원할 동기가 있었나요?
61
00:04:00,185 --> 00:04:06,167
- 전혀 몰랐습니다
- 한국에 대해 자원할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?
62
00:04:07,839 --> 00:04:13,073
제 책 Forgotten War(잊혀진 전쟁)에
많이 설명해 두었어요
63
00:04:13,098 --> 00:04:16,244
여러분도 본 적이
있을 것 같습니다
64
00:04:16,546 --> 00:04:20,407
그 책은 인터뷰 끝날 때
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
65
00:04:20,431 --> 00:04:22,117
그럼요
66
00:04:22,141 --> 00:04:26,579
책을 가져오시면,
영상으로도 촬영할 수 있어요
67
00:04:26,603 --> 00:04:29,940
그때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셨죠?
68
00:04:29,964 --> 00:04:32,214
한국에 대해 전혀
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
69
00:04:32,238 --> 00:04:34,900
우리 중 대부분도 몰랐죠
70
00:04:35,239 --> 00:04:39,701
그러면 학교에서 한국에 대해
배우지 않았나요?
71
00:04:39,725 --> 00:04:44,576
1950년 6월부터 한국과 관련된
많은 소식을 접했습니다
72
00:04:44,600 --> 00:04:49,911
주로 공산당 반군의
잔학 행위에 대해 들었죠
73
00:04:49,935 --> 00:04:58,019
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뉴스에
주목하며 귀를 기울였어요
74
00:04:59,140 --> 00:05:04,993
우리는 크리스마스 날
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죠
75
00:05:07,344 --> 00:05:08,696
그럼 어디서...
76
00:05:08,720 --> 00:05:14,035
새해 전야에 부산에 도착했습니다
77
00:05:14,059 --> 00:05:16,271
지금은 부산이라고 부르죠
78
00:05:17,868 --> 00:05:22,212
출발 전에 기초 훈련을 받으셨나요?
79
00:05:22,237 --> 00:05:24,979
- 네, 받았죠
- 어디서, 어떤 훈련을 받으셨나요?
80
00:05:25,003 --> 00:05:28,016
뉴질랜드 와이오루에서 받았습니다
81
00:05:28,040 --> 00:05:31,185
W-A-I-O-U-R-U
82
00:05:32,674 --> 00:05:36,016
- 뉴질랜드의 주요 훈련 캠프입니다
- 그리고요?
83
00:05:36,040 --> 00:05:40,428
그 훈련은 약 3개월 동안
진행되었습니다
84
00:05:42,063 --> 00:05:47,168
제가 입대한 날이
제 생일이었어요
85
00:05:47,192 --> 00:05:55,176
그래서 저는 합법적으로
가장 어린 군인이었죠
86
00:05:55,809 --> 00:05:59,412
많은 사람들이 자원하기 위해
나이를 속였죠
87
00:06:01,891 --> 00:06:04,636
네, 그들은 나이를 속였죠
88
00:06:04,660 --> 00:06:12,878
- 하지만
- 자원하려면 21세가 되어야 했죠
89
00:06:12,902 --> 00:06:16,297
그리고 제 생일에 자원했죠
90
00:06:17,134 --> 00:06:19,564
그래서 전문 분야가
간호사였나요?
91
00:06:19,588 --> 00:06:22,471
- 의무병이었어요?
- 네, 의무병이었어요
92
00:06:22,593 --> 00:06:29,110
그러면 의무병이 되기 위해
특별한 훈련을 받았나요
93
00:06:29,134 --> 00:06:31,219
아니면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나요?
94
00:06:31,243 --> 00:06:37,418
저는 간호 교육을 통해 모든 적십자
응급처치를 이미 알고 있었어요
95
00:06:38,304 --> 00:06:41,053
그래서 별도로 배울 게
많지 않았겠네요
96
00:06:41,077 --> 00:06:42,891
- 네
- 그렇군요
97
00:06:43,542 --> 00:06:51,265
부산에 도착했을 때,
1950년 새해 전날이었나요?
98
00:06:51,289 --> 00:06:52,045
맞아요
99
00:06:52,069 --> 00:06:54,035
오래 머물렀나요?
100
00:06:54,059 --> 00:06:57,121
아니요, 24시간 정도 머물렀습니다
101
00:06:57,145 --> 00:07:00,808
그리고 나서 트럭에 실렸죠
102
00:07:00,832 --> 00:07:12,353
그때 북한군이 남쪽까지
침략해 내려왔고
103
00:07:12,377 --> 00:07:18,026
피난민들이 우리 쪽으로
몰려오고 있었어요
104
00:07:18,186 --> 00:07:21,605
우리는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
피난민들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죠
105
00:07:21,629 --> 00:07:22,630
남쪽으로요, 그렇죠
106
00:07:22,654 --> 00:07:27,635
그리고 전형적인 피난민 행렬은
107
00:07:27,659 --> 00:07:33,675
처음에 나이 든 남자가 맨 앞에서
높은 모자를 쓰고 있죠
108
00:07:36,042 --> 00:07:38,730
이건 수정해야겠네요
아이들이 가장 앞에 있었어요
109
00:07:38,754 --> 00:07:41,639
제일 작은 아이부터
큰 아이들 순서대로
110
00:07:41,664 --> 00:07:43,267
그리고 노인들
111
00:07:43,291 --> 00:07:46,921
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뒤따라왔어요
112
00:07:46,945 --> 00:07:52,338
어머니는 머리 위에
집안의 짐을 이고
113
00:07:52,363 --> 00:07:56,785
아기 하나나 둘을
업고 있기도 했어요
114
00:07:56,810 --> 00:08:00,607
그게 우리가 처음 본
한국의 모습이었죠
115
00:08:00,631 --> 00:08:02,704
그걸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?
솔직히 말해 주세요
116
00:08:02,728 --> 00:08:06,516
한국인들을 처음 봤을 때
117
00:08:06,540 --> 00:08:11,884
그 나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시점에서요
그들을 보고 어떤 첫인상을 받았나요?
118
00:08:11,909 --> 00:08:17,118
처음에는 마치 천 년 전으로
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어요
119
00:08:17,142 --> 00:08:21,858
이게 현대 사회일 리가
없다고 생각했죠
120
00:08:21,882 --> 00:08:24,225
- 이건 현대 세계가 아니라고요
- 네
121
00:08:24,249 --> 00:08:28,225
전쟁 중이었으니까요, 그렇죠?
122
00:08:28,249 --> 00:08:29,531
네
123
00:08:31,060 --> 00:08:35,125
부산에 대해 아직
기억나는 게 있나요?
124
00:08:35,149 --> 00:08:37,372
처음 봤을 때요
125
00:08:37,531 --> 00:08:40,675
다른 점이라도 있나요?
냄새가 나빴다거나
126
00:08:41,017 --> 00:08:44,780
사람들은 어떻게 보였나요
건물에 대해선요?
127
00:08:44,804 --> 00:08:46,647
그때는 자정 가까이였고
128
00:08:46,671 --> 00:08:48,182
아주 추운 날이었어요
129
00:08:48,206 --> 00:08:51,376
우리는 열대 지방인 필리핀에서
방금 온 상태였는데
130
00:08:51,400 --> 00:08:55,992
기억나는 건
한 무리의
131
00:08:57,626 --> 00:08:59,676
아마도 매춘부들이었을 거예요
132
00:09:00,730 --> 00:09:04,852
하지만 불빛이 거의 없어서
그저 담배 불빛만 보였어요
133
00:09:04,877 --> 00:09:08,469
매춘부들 담배...
134
00:09:08,494 --> 00:09:11,873
- 그랬군요
-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어요
135
00:09:12,038 --> 00:09:14,542
그날 밤 우리는
배에서 내리지 못했고
136
00:09:14,566 --> 00:09:18,313
다음 날 아침에야
내려올 수 있었어요
137
00:09:19,372 --> 00:09:22,683
트럭으로 어디로 갔나요?
138
00:09:23,318 --> 00:09:26,566
지금은 기억이 안 나요
139
00:09:26,590 --> 00:09:28,790
그 당시에도 몰랐어요
140
00:09:28,814 --> 00:09:30,382
모든 것이 비밀이었으니까요
141
00:09:30,406 --> 00:09:32,021
우리는 그저 트럭에 실렸고
142
00:09:32,045 --> 00:09:43,638
그 이후 며칠과 몇주는
만화경 같았어요
143
00:09:43,779 --> 00:09:46,307
무엇을 예상해야 할지
전혀 알 수 없었고
144
00:09:46,481 --> 00:09:51,379
우리는 빛에서 어둠으로
145
00:09:51,403 --> 00:09:53,294
총구에서 이동하고 있었죠
146
00:09:53,318 --> 00:09:56,017
그리고 저를 가장 인상 깊게 한 건
147
00:09:56,041 --> 00:10:00,887
그때 처음으로 내 인생에서, 그리고
내 주변 사람들 모두의 인생에서
148
00:10:00,911 --> 00:10:07,728
갑자기 사람들을 죽이거나
해치려고 하는 행동에 대해
149
00:10:07,752 --> 00:10:13,434
돈을 받고 명예를 얻는
상황이 생긴 거예요
150
00:10:13,459 --> 00:10:17,177
원래는 그 반대잖아요
151
00:10:17,217 --> 00:10:20,282
누군가를 해치는 건 범죄잖아요?
152
00:10:20,306 --> 00:10:26,482
그런데 이제는 좋은 사람들이 가장 나쁜 사람들이
되었고 나쁜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 되는 거죠
153
00:10:26,506 --> 00:10:29,183
맞아요, 그게 전쟁이죠
154
00:10:29,207 --> 00:10:30,985
그게 전쟁이죠
155
00:10:31,009 --> 00:10:35,299
그래서 나는 정말 빨리
머리 속으로 정리해야 했어요
156
00:10:35,323 --> 00:10:39,327
제가 가게 될 곳의 사람들 절반은
157
00:10:39,351 --> 00:10:43,831
저를 죽이거나 해치려는 걸로
명예를 얻을 거고
158
00:10:43,855 --> 00:10:48,302
저도 그들을 죽이는 것으로
명예를 얻게 될 거라는 사실을요
159
00:10:48,326 --> 00:10:50,467
그런데도 그 일을 자원했잖아요
160
00:10:51,485 --> 00:10:53,174
- 미친 짓이죠
- 네
161
00:10:53,241 --> 00:10:56,984
그래서 어디로 갔나요?
162
00:10:57,042 --> 00:10:58,647
서울을 지나갔나요?
163
00:10:58,671 --> 00:11:01,813
결국 한강에 도착했죠
164
00:11:01,837 --> 00:11:07,201
아주 춥고 맑은 겨울 밤이었는데
165
00:11:07,225 --> 00:11:12,894
그 해는 기록적으로
가장 추운 겨울이었을 거예요
166
00:11:14,322 --> 00:11:18,987
그리고 제 첫인상은
한강에 도착해서
167
00:11:19,011 --> 00:11:22,370
캐나다 군인들이
아이젠 부츠를 신고
168
00:11:22,394 --> 00:11:26,574
강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
타고 있었다는 거였어요
169
00:11:26,598 --> 00:11:28,276
그래서 우리도 함께했고
170
00:11:28,300 --> 00:11:31,279
제가 넘어졌을 때
171
00:11:31,303 --> 00:11:34,248
얼음 아래에서 얼굴들이 저를
바라보고 있는 걸 봤어요
172
00:11:34,272 --> 00:11:39,253
미군, 중국군, 한국군이요
173
00:11:39,277 --> 00:11:42,942
그들이 얼음 안에서
저를 쳐다보고 있었어요
174
00:11:42,966 --> 00:11:45,969
우리는 묘지 위에서
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던 거죠
175
00:11:45,994 --> 00:11:53,171
얼음 아래에 있던 죽은 사람들의
얼굴을 봤다는 말씀이시군요
176
00:11:53,232 --> 00:11:55,803
네, 죽은 사람들이었죠
177
00:11:56,077 --> 00:11:58,060
정말로 그들의 얼굴을
보신 거죠?
178
00:11:58,084 --> 00:12:00,908
절대 잊을 수 없어요
179
00:12:04,836 --> 00:12:07,481
영화를 만드는 중이신 건 아니죠?
180
00:12:09,038 --> 00:12:12,019
- 진짜로 보신 거죠?
- 물론이죠
181
00:12:12,946 --> 00:12:15,389
당시 부대는 어디였나요?
182
00:12:15,413 --> 00:12:21,991
제16...
제가 속한 부대는 독특했어요
183
00:12:22,452 --> 00:12:25,299
저는 공식적으로 의무부대에
소속된 게 아니었고
184
00:12:25,323 --> 00:12:32,406
위생 관리를 담당했죠
185
00:12:32,430 --> 00:12:34,188
- 위생 관리요
- 네
186
00:12:34,212 --> 00:12:36,236
부대가 이동하는 곳마다
위생을 책임졌어요
187
00:12:36,260 --> 00:12:40,076
그럼, 어떤 부대에
속해 있었나요?
188
00:12:40,100 --> 00:12:45,519
뉴질랜드 제16야전포병연대였습니다
189
00:12:47,731 --> 00:12:50,124
그때 계급은 뭐였나요?
190
00:12:50,616 --> 00:12:54,371
- 이병이었어요
- 이병이요
191
00:12:55,805 --> 00:13:00,603
그럼 한강에 머물렀나요
아니면 더 북쪽으로 올라갔나요?
192
00:13:00,627 --> 00:13:05,481
우리는 여기저기 이동하며
고립된 채로 야영지를 만들곤 했어요
193
00:13:05,505 --> 00:13:07,582
포병 부대였기 때문에
194
00:13:07,606 --> 00:13:11,145
한 곳에서 8일 동안
머물기도 하고
195
00:13:11,169 --> 00:13:12,546
다른 곳에서는 2일
196
00:13:12,570 --> 00:13:15,983
또 어떤 곳에서는
하룻밤만 머물기도 했어요
197
00:13:16,093 --> 00:13:19,220
그러고 나서는
어디에 머물렀나요?
198
00:13:19,723 --> 00:13:22,490
우리는 어디에도
정착하지 않았어요
199
00:13:22,514 --> 00:13:24,028
우리는 기지 같은 게 없었죠
200
00:13:24,052 --> 00:13:26,294
계속 이동하셨나요?
201
00:13:26,759 --> 00:13:31,825
네, 우리는 포병이었어요
202
00:13:31,849 --> 00:13:34,135
고정된 기지가 없었죠
203
00:13:36,312 --> 00:13:44,227
그러면 그곳에서 복무하는 동안
목격한 전투나 교전은 있었나요?
204
00:13:44,251 --> 00:13:46,213
많이는 아니에요
205
00:13:46,237 --> 00:13:49,550
왜냐하면 포병은
장거리 저격수라고 불리거든요
206
00:13:49,574 --> 00:13:51,686
그래서 많이 보진 못해요
207
00:13:51,710 --> 00:13:56,324
그저
'1번 포 발사'
208
00:13:56,348 --> 00:14:00,161
'2번 포 발사' 같은
지시를 듣는 게 전부예요
209
00:14:00,185 --> 00:14:02,895
그게 우리가 보는 전부였죠
210
00:14:02,919 --> 00:14:08,396
우리가 본 주요 전투는
가평에서였어요
211
00:14:08,420 --> 00:14:09,012
가평이요
212
00:14:09,036 --> 00:14:11,193
아니면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나요?
213
00:14:11,217 --> 00:14:12,940
언제였나요?
214
00:14:12,964 --> 00:14:15,943
가평에서 전투를 본
시기가 언제였죠?
215
00:14:15,967 --> 00:14:18,045
날짜는 기억나지 않아요
216
00:14:18,441 --> 00:14:19,713
- 네
- 아니요
217
00:14:20,214 --> 00:14:21,449
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?
218
00:14:21,473 --> 00:14:24,512
가평에서의 상황을
자세히 설명해 주세요
219
00:14:24,537 --> 00:14:25,786
네, 자세히 말씀드릴게요
220
00:14:29,019 --> 00:14:31,325
정말 흥미로웠어요
221
00:14:33,019 --> 00:14:35,582
여름 한가운데였을 거예요
222
00:14:35,606 --> 00:14:37,898
왜냐하면 날씨가 더웠거든요
223
00:14:38,030 --> 00:14:44,319
그리고 우리는 급하게 이동하라는
명령을 받았어요
224
00:14:46,869 --> 00:14:51,441
텐트를 철수하고 모든
장비를 챙겨서 이동해야 했죠
225
00:14:51,465 --> 00:14:53,381
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?
226
00:14:55,150 --> 00:15:03,357
우리는 12개 포가 있었어요
227
00:15:03,381 --> 00:15:08,308
3 포대가 있었죠
228
00:15:08,332 --> 00:15:11,908
각 포대는 4개의 포를
가지고 있었죠
229
00:15:11,932 --> 00:15:19,206
그리고 의무병을 위한
연대 의무반이 있었어요
230
00:15:19,230 --> 00:15:23,683
취사반과 다른 부대도 있었고요
231
00:15:23,707 --> 00:15:28,305
또...
232
00:15:31,294 --> 00:15:37,803
그리고 통신대도 있었죠
233
00:15:39,741 --> 00:15:44,465
자정이 넘어서도 우리는
계속 이동 중이었어요
234
00:15:44,598 --> 00:15:53,641
그러다가 미군의 버려진
박격포 기지에 멈췄는데
235
00:15:53,665 --> 00:15:58,095
그곳은 주변의 다른 것들보다
훨씬 더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어요
236
00:16:00,379 --> 00:16:03,017
우리는 그곳에 멈췄고
237
00:16:03,426 --> 00:16:11,959
사실 우리보다 앞서 있어야 할
미군 박격포 부대가 우리 뒤에 있었어요
238
00:16:11,983 --> 00:16:21,411
그들은 큰 천막들을 포함해
모든 것을 남겨두고 그냥 떠났죠
239
00:16:21,435 --> 00:16:30,611
침대, 냉장고, 휴대용 화장실 같은 우리에겐
꿈도 꾸지 못할 사치품들까지 다 두고 갔어요
240
00:16:30,635 --> 00:16:35,136
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들어갔죠
241
00:16:35,281 --> 00:16:37,660
새벽 2시쯤
242
00:16:37,684 --> 00:16:43,190
낯선 미군의 침대에
올라갔던 기억이 나요
243
00:16:43,214 --> 00:16:49,660
그의 연애 편지들이랑
시계도 거기 있었어요
244
00:16:49,684 --> 00:16:55,019
침대 주변에는 그의 여자친구들이
보낸 깃털들이 있었고
245
00:16:55,043 --> 00:16:57,311
냉장고에는 아이스크림이 있었어요
246
00:16:57,335 --> 00:16:59,916
우리가 꿈꾸던 사치품들이요
247
00:17:00,977 --> 00:17:02,617
냉장고라구요?
248
00:17:02,641 --> 00:17:06,013
거기에 냉장고랑
아이스크림이 있었나요?
249
00:17:07,097 --> 00:17:10,544
아이스크림이 있었고
냉장고가 있었나요?
250
00:17:10,568 --> 00:17:11,322
뭐라고요?
251
00:17:11,346 --> 00:17:13,810
냉장고가 있었나요?
252
00:17:13,834 --> 00:17:15,844
네, 큰 냉장고에
아이스크림이 있었어요
253
00:17:16,501 --> 00:17:17,490
- 그랬어요
- 알겠습니다
254
00:17:17,514 --> 00:17:20,227
그들은 아무것도
부족하지 않았어요
255
00:17:20,620 --> 00:17:22,487
그래서 어떻게 됐나요?
256
00:17:22,511 --> 00:17:31,906
그래서 그들이 남긴 것 중 의미 있는 것은
우리가 반궤도차라고 부르는 것이었어요
257
00:17:31,930 --> 00:17:38,245
그 차량에 의무 장비가 가득 실린
트레일러가 있더라고요
258
00:17:39,365 --> 00:17:50,572
그래서 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
그 반궤도차를 다른 부대에 넘기고
259
00:17:50,596 --> 00:18:03,018
트레일러에 있던 접이식
의료 텐트를 가져왔죠
260
00:18:03,923 --> 00:18:07,751
그 텐트는 거의 훌륭한
이동식 수술실 수준이었어요
261
00:18:08,325 --> 00:18:12,755
- 메스 같은 장비들도 다 갖춰져 있었어요
- 미군의 육군이동외과병원 같군요
262
00:18:12,780 --> 00:18:15,382
맞아요
거의 비슷했어요
263
00:18:16,299 --> 00:18:18,548
- 그리고 그들은 철수했나요?
- 뭐라고요?
264
00:18:18,572 --> 00:18:20,955
- 그들이 철수했나요?
- 그들은 그냥 떠났어요
265
00:18:20,979 --> 00:18:23,153
- 그들은 그냥 모든 걸 남기고 떠났어요
- 알겠습니다
266
00:18:23,177 --> 00:18:29,029
그 재미있는 점은 만약 뉴질랜드 병사가
양말 한 켤레를 잃어버리면
267
00:18:29,053 --> 00:18:32,066
그걸 대체하려면
6실링 6펜스를 내야 했어요
268
00:18:32,090 --> 00:18:33,814
그게 꽤 큰 돈이었죠
269
00:18:33,838 --> 00:18:36,424
양말 한 켤레를
대체하는데 말이죠
270
00:18:36,448 --> 00:18:39,573
그런데 미군은
271
00:18:40,752 --> 00:18:49,010
총이든, 옷이든, 심지어 농담처럼
아내까지 뭐든지 다 버릴 수 있어요
272
00:18:49,034 --> 00:18:52,384
모든 걸 버려도 아무 문제 없이
새 걸로 교체할 수 있었어요
273
00:18:52,413 --> 00:18:54,723
- 그게 미국식이죠
- 맞아요
274
00:18:54,747 --> 00:18:57,024
낭비죠
275
00:18:57,048 --> 00:19:02,329
나누고 싶은 다른 전투나
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?
276
00:19:03,207 --> 00:19:13,077
일반적으로 말하자면, 이 이야기는 미군이
어디에서나 전쟁 내내 그랬다는 점을 떠올리게 해요
277
00:19:13,101 --> 00:19:16,744
미군이 캠프를 떠날 때마다
278
00:19:16,768 --> 00:19:23,017
그들은 언제나 이동하면서 가져갈 수 있는
물건들은 절대 가져가지 않았어요
279
00:19:23,041 --> 00:19:26,730
- 휴대할 수 있는 물품들이죠
- 왜냐하면 그들은 그런 물품들이 풍부하니까요
280
00:19:26,754 --> 00:19:28,122
- 그런 특정 물품들이요
- 그들은 그것들을 땅에 묻어두었고
281
00:19:28,146 --> 00:19:33,193
미군 캠프 한쪽에는
282
00:19:33,217 --> 00:19:41,945
한국인들이 줄 서서
미군이 떠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
283
00:19:41,970 --> 00:19:51,349
그리고 유엔군, 뉴질랜드인, 호주인,
튀르키예인들이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었죠
284
00:19:51,373 --> 00:19:58,752
미군이 떠나자마자 그들은
그 자리에 가서 묻어둔 훌륭한 총들
285
00:19:58,776 --> 00:20:04,823
모자, 겨울 장비 같은 상상할 수 있는
모든 물건들을 파내기 시작했어요
286
00:20:04,848 --> 00:20:06,889
그런 일이 계속됐어요
287
00:20:06,913 --> 00:20:13,924
혹시 의무병으로서 부상병들을 구하거나
치료한 일에 대한 기억이 있나요?
288
00:20:13,948 --> 00:20:18,142
어떤 일이 있었고, 어디서
어떻게 일어났는지 말씀해 주세요
289
00:20:18,166 --> 00:20:20,962
대부분 개인적인 일들이었어요
290
00:20:20,986 --> 00:20:22,567
예를 들어
291
00:20:22,591 --> 00:20:30,150
어느 날 밤 자정쯤에
한 한국 남자가 와서 저를 깨웠어요
292
00:20:30,174 --> 00:20:35,708
그는 손짓을 하며
뭔가 설명했는데
293
00:20:35,732 --> 00:20:40,294
아내... 열...
294
00:20:40,318 --> 00:20:43,230
그가 말하고 있는 건 아내가
출산 중이라는 것이었어요
295
00:20:43,254 --> 00:20:45,029
그런데 저는 출산을
해본 적이 없었죠
296
00:20:45,053 --> 00:20:48,235
하지만 그날 밤
아기를 받아냈어요
297
00:20:49,928 --> 00:20:52,439
- 그래서 성공했나요?
- 네
298
00:20:52,463 --> 00:20:54,241
성공적이었나요?
299
00:20:54,265 --> 00:20:55,885
네
300
00:20:56,752 --> 00:21:02,816
그 아기가 얼마나 오래 살았을지
지금 몇 살일지는 모르겠지만요
301
00:21:03,619 --> 00:21:08,088
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?
302
00:21:08,888 --> 00:21:10,610
꽤 많죠
303
00:21:10,634 --> 00:21:16,893
하지만 대부분은 너무
끔찍해서 말할 수 없어요
304
00:21:19,464 --> 00:21:20,304
알겠습니다
305
00:21:20,328 --> 00:21:23,604
언제 한국을 떠나셨나요?
306
00:21:24,059 --> 00:21:39,620
1951년 12월 초에
한국을 떠났어요
307
00:21:41,789 --> 00:21:47,421
저는 참호에 있었고
우리가 공격을 받고 있었어요
308
00:21:47,605 --> 00:21:52,933
포탄이 우리 주변에
떨어지고 있었는데
309
00:21:52,957 --> 00:21:56,197
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졌어요
310
00:21:57,006 --> 00:21:59,306
하지만 공격 때문은 아니었어요
311
00:21:59,330 --> 00:22:06,880
결국 공격이 끝났고,
MASH(이동외과) 부대가 왔어요
312
00:22:07,076 --> 00:22:11,818
거기에는 덩치가 큰 미국
흑인 병사 두 명이 있었고
313
00:22:11,842 --> 00:22:17,680
그들이 저를 들것에 올려
MASH(이동외과) 병원으로 데려갔어요
314
00:22:17,704 --> 00:22:22,951
그때 딸꾹질이 시작됐는데,
그 딸꾹질은 끝이 없었어요
315
00:22:23,160 --> 00:22:27,859
저는 MASH(이동외과) 병원으로 옮겨졌고
316
00:22:30,164 --> 00:22:34,107
수액과 혈액을 맞으면서
체중이 거의 두 배로 늘었어요
317
00:22:34,131 --> 00:22:43,930
나중에 알게 된 건, 제가
한국열병에 걸렸다는 것이었어요
318
00:22:43,954 --> 00:22:45,446
당시 그 병을
한국 출혈열이라고 불렀죠
319
00:22:45,471 --> 00:22:51,291
그 당시에,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
저는 운이 좋았죠
320
00:22:51,316 --> 00:22:52,668
그렇군요
321
00:22:52,692 --> 00:22:54,938
그렇군요
운이 좋으셨네요
322
00:22:54,962 --> 00:23:01,820
MASH(이동외과) 부대에서 저를
비행기에 태워 히로시마로 보냈어요
323
00:23:01,844 --> 00:23:07,040
일본의 병원으로 갔어요
324
00:23:07,294 --> 00:23:12,246
거기서 같은 병에 걸린
많은 미군들을 봤어요
325
00:23:12,274 --> 00:23:18,518
그들은 들것에 실려 왔다가, 얼마 지나지 않아
시트로 덮인 채 다시 나가더군요
326
00:23:18,542 --> 00:23:21,788
그래서 저도 그 다음
차례라고 생각했어요
327
00:23:22,194 --> 00:23:26,826
한국에 계실 때 정말 힘들었거나
선생님을 괴롭혔던 한 가지를
328
00:23:26,850 --> 00:23:34,312
딱 집어서 말해달라고 한다면
무엇이라고 하시겠습니까?
329
00:23:38,478 --> 00:23:40,163
제가 한국에 오래 있을수록
330
00:23:40,187 --> 00:23:44,362
내가 이곳에 온 것이
더 정당하다고 느꼈어요
331
00:23:44,386 --> 00:23:45,317
그래서...
332
00:23:45,341 --> 00:23:47,047
- 그리운 집 때문인가요?
- 아니요
333
00:23:47,071 --> 00:23:49,033
내가 여기 온 것이
더 정당하다고 느꼈어요
334
00:23:49,057 --> 00:23:50,289
그건 해야만 했던 일이었어요
335
00:23:50,313 --> 00:23:53,954
제가 목격한
잔혹한 일들을 보면서
336
00:23:53,978 --> 00:23:56,667
제가 조금이라도
도움이 될 수 있다면
337
00:23:56,692 --> 00:23:59,933
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
338
00:23:59,957 --> 00:24:01,099
그렇군요
339
00:24:01,123 --> 00:24:05,699
그럼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
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?
340
00:24:05,817 --> 00:24:08,268
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라...
341
00:24:14,418 --> 00:24:18,879
여러 어두운 기억 중 하나인데
342
00:24:18,903 --> 00:24:23,083
지금은 꺼내고 싶지 않고
꺼낼 수도 없네요
343
00:24:23,846 --> 00:24:25,665
깊숙이 묻어뒀죠
344
00:24:25,689 --> 00:24:28,362
그 이후에 한국에 다시
가본 적이 있나요?
345
00:24:28,386 --> 00:24:32,386
2012년에 제가
다시 초대를 받았는데
346
00:24:32,410 --> 00:24:40,997
제가 예전에 방문했던 12세기 마을을 보고
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
347
00:24:43,920 --> 00:24:51,445
1950년대에
제가 보았던 그곳이
348
00:24:52,054 --> 00:24:56,682
이제는 우리보다 수 세기
앞서 있는 나라가 되어 있었죠
349
00:24:57,814 --> 00:25:01,888
1951년 12월 초에
한국을 떠나실 때
350
00:25:01,912 --> 00:25:07,164
2012년에 본 오늘날의 한국이
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해보셨습니까?
351
00:25:07,188 --> 00:25:08,707
아니요
아직도 믿기 어려워요
352
00:25:08,731 --> 00:25:11,264
마치 꿈 같았어요
353
00:25:11,288 --> 00:25:15,402
2012년에 한국에서
본 것들에 대해 말해 주세요
354
00:25:17,066 --> 00:25:22,460
첫인상은 정말 놀라운
환영이었어요
355
00:25:33,331 --> 00:25:42,622
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해줬고
믿기지 않는다고 말했죠
356
00:25:44,162 --> 00:25:50,303
수십 년 전에 우리는 그저 가서
일을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
357
00:25:51,971 --> 00:25:53,993
버스 가득한 사람들
358
00:25:54,017 --> 00:26:00,877
사람들이 손을 흔들고
우리 이름이 적힌 버스 측면도 있었고
359
00:26:00,901 --> 00:26:03,917
택시에서도 사람들이
손을 흔들고 있었어요
360
00:26:03,941 --> 00:26:09,389
그렇게 많은 멋진 순간들이 있었죠
361
00:26:09,619 --> 00:26:12,125
그게 선생님에게
큰 의미가 있었군요
362
00:26:13,871 --> 00:26:19,516
서울 시내는 둘러보셨나요?
363
00:26:19,541 --> 00:26:22,669
- 네
- 무엇을 보셨나요?
364
00:26:22,693 --> 00:26:24,724
옛날 서울을 말씀하시는 건가요?
365
00:26:24,748 --> 00:26:27,246
아니요, 새로운 서울이요
366
00:26:27,270 --> 00:26:30,077
네, 모든 걸 봤어요
367
00:26:31,016 --> 00:26:34,267
그게 바로 선생님의
복무가 남긴 유업이죠
368
00:26:34,291 --> 00:26:36,470
좋은 결과가 나왔어요
369
00:26:36,494 --> 00:26:39,753
한국이 이렇게 변할 거라고는
상상도 못 했겠지만
370
00:26:40,091 --> 00:26:42,086
정말 아름답게 변했어요
371
00:26:42,110 --> 00:26:44,595
그런데 왜 우리는 그걸
가르치지 않을까요?
372
00:26:44,619 --> 00:26:51,965
왜 6·25전쟁에 대해 뉴질랜드에서
역사 수업에서 이야기하지 않을까요?
373
00:26:52,415 --> 00:26:54,434
아, 너무 많은...
374
00:26:54,458 --> 00:26:55,959
- 너무 많은 뭐요?
- 이야기할 게 많아서요
375
00:26:55,983 --> 00:26:57,399
- 다른 선택지들이요?
- 네
376
00:26:57,423 --> 00:26:59,950
왜 그렇죠?
377
00:26:59,975 --> 00:27:02,099
뉴질랜드가 참전했고
378
00:27:02,123 --> 00:27:06,146
한국은 이제 세계 11위
경제 대국이 되었는데요
379
00:27:06,170 --> 00:27:08,415
한국은 이제 뉴질랜드보다 강해요
380
00:27:08,439 --> 00:27:08,991
맞아요
381
00:27:09,026 --> 00:27:14,034
그러니까 이건 선생님이 이야기해야 할
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
382
00:27:14,058 --> 00:27:16,089
- 맞아요
- 맞죠?
383
00:27:16,113 --> 00:27:17,449
- 맞아요
- 네
384
00:27:17,473 --> 00:27:20,551
그런데 아직도 6·25전쟁은
'잊혀진 전쟁'이라고 불리죠
385
00:27:20,575 --> 00:27:23,630
- 뭐라고요?
- 아직도 '잊혀진 전쟁'이라고 불려요
386
00:27:23,654 --> 00:27:25,665
네, 맞아요
387
00:27:26,173 --> 00:27:27,968
어떻게 생각하세요?
388
00:27:30,360 --> 00:27:33,340
- 그래선 안 되죠
- 그러면 안 되죠, 그렇죠?
389
00:27:33,364 --> 00:27:38,241
그래서 우리가 이 인터뷰를
교육 자료로 만들고 있는 거예요
390
00:27:38,265 --> 00:27:41,913
교사들이 가르칠 수 있는
자료를 제공하려고요
391
00:27:41,937 --> 00:27:45,090
젊은 학생들이 이 인터뷰를 보고
392
00:27:45,114 --> 00:27:52,035
뉴질랜드 블렌하임 어딘가에서 사는
베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
393
00:27:52,080 --> 00:27:59,507
과거에 한국이 12세기
중세국가 같았지만
394
00:27:59,531 --> 00:28:02,836
이제는 뉴질랜드보다 발전된
나라가 되었다는 이야기를요
395
00:28:03,172 --> 00:28:06,805
그러니까 학생들이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
선생님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겁니다
396
00:28:06,829 --> 00:28:08,666
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397
00:28:09,032 --> 00:28:11,111
- 맞아요, 네
- 맞아요
398
00:28:12,682 --> 00:28:17,384
내년은 6·25전쟁이 발발한 지
70주년이 되는 해예요
399
00:28:19,112 --> 00:28:24,691
70년이 지났는데도 평화조약 없이
이렇게 유지되었다는 게 참 이상하게 들리죠
400
00:28:24,715 --> 00:28:25,725
맞아요
401
00:28:25,749 --> 00:28:32,098
70주년을 맞아 한국 사람들에게
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?
402
00:28:37,044 --> 00:28:39,673
내가 말할 수 있는 건
정말 잘 해냈다는 거예요
403
00:28:39,697 --> 00:28:43,410
- 불가능한 일을 해낸 거죠
- 불가능한 일이었죠
404
00:28:43,434 --> 00:28:45,612
그런데 선생님도
그 일의 일부였잖아요
405
00:28:45,636 --> 00:28:46,947
맞습니다
406
00:28:46,971 --> 00:28:50,150
6·25전쟁 참전용사로서
자랑스러우신가요?
407
00:28:51,997 --> 00:28:56,168
마음속으로는 그렇습니다
하지만 표현하진 않아요
408
00:28:56,192 --> 00:29:00,606
6·25전쟁 당시
선생님의 복무에 대해 책을 쓰셨죠
409
00:29:00,630 --> 00:29:01,285
맞아요
410
00:29:01,309 --> 00:29:03,985
카메라에 그 책을
보여주실 수 있나요?
411
00:29:04,009 --> 00:29:05,980
이건 교정본이에요
412
00:29:06,851 --> 00:29:09,002
메모가 많이 적혀 있죠
413
00:29:10,810 --> 00:29:14,474
그래서 '잊혀진 전쟁'이라고 쓰셨네요
그거 사용하셨죠?
414
00:29:14,498 --> 00:29:16,376
- 네
- 부제목은 뭐죠?
415
00:29:16,400 --> 00:29:17,844
읽어주실 수 있나요?
416
00:29:18,398 --> 00:29:22,148
부제는 하이쿠입니다
417
00:29:22,172 --> 00:29:25,619
한국에서는 '시절'라고 불리죠
418
00:29:25,644 --> 00:29:28,344
제가 대신 읽어드릴게요
419
00:29:29,385 --> 00:29:31,258
안경이 없어서요
420
00:29:31,793 --> 00:29:36,357
불도저가 기념비를 치우다
421
00:29:37,918 --> 00:29:42,135
그 책은 언제 쓰셨고
어떤 내용인가요?
422
00:29:43,613 --> 00:29:47,774
쓴 날짜가 여기 있을 겁니다
423
00:29:56,889 --> 00:30:00,420
카메라를 좀 들어주시겠어요?
424
00:30:03,387 --> 00:30:05,258
안경이 필요해요
425
00:30:09,088 --> 00:30:10,530
고맙습니다
426
00:30:23,501 --> 00:30:27,208
- 2000년에요
- 2000년요
427
00:30:27,232 --> 00:30:31,771
그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?
주된 주제가 무엇이죠?
428
00:30:31,795 --> 00:30:34,854
이 책의 주제는
429
00:30:34,878 --> 00:30:40,527
내 6·25전쟁 전체에 대한
기억을 담는 것이죠
430
00:30:40,551 --> 00:30:50,837
처음 참전하게 된 순간부터
다시 방문했을 때까지요
431
00:30:52,168 --> 00:30:55,842
책에 나오는 재방문은
상상 속의 이야기예요
432
00:30:55,866 --> 00:31:01,381
실제로 초대를 받은 건
그로부터 10년 후였거든요
433
00:31:04,302 --> 00:31:11,191
이 인터뷰에서 소개하고 싶은
책 속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?
434
00:31:12,014 --> 00:31:17,797
책의 실제 본문은
435
00:31:17,821 --> 00:31:25,694
한국어와 일본어 시 형식으로
쓰여 있어요
436
00:31:27,300 --> 00:31:28,694
그래서 굉장히 짧아요
437
00:31:28,719 --> 00:31:31,448
하지만 읽기에는 쉬운 책이죠
438
00:31:32,608 --> 00:31:37,317
이 책은 약 60억 명에 이르는
나의 확장된 가족
439
00:31:37,341 --> 00:31:42,110
즉, 난민
지도자, 추종자
440
00:31:42,135 --> 00:31:45,473
평화주의자, 전사, 정치인, 죄수
441
00:31:45,497 --> 00:31:47,296
아내, 고아 등
442
00:31:47,320 --> 00:31:52,799
전쟁이 본질적이면서도 혐오스러운
모든 세계 사람들에게 헌정되었습니다
443
00:31:52,823 --> 00:31:57,804
그리고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,
저는 하이쿠 116에서 묻습니다
444
00:31:57,828 --> 00:32:01,141
왜 전쟁을 했는가?
445
00:32:01,165 --> 00:32:09,631
하이쿠 116은 멀리 있지 않아요
446
00:32:11,136 --> 00:32:13,144
116...
447
00:32:17,716 --> 00:32:21,198
잠시만
시선은 왜냐고 묻는다
448
00:32:21,223 --> 00:32:24,535
그 시의 배경은
당시 서울 거리였습니다
449
00:32:24,559 --> 00:32:26,938
당시 서울에는
450
00:32:26,962 --> 00:32:35,141
서 있는 건물이 거의 없었고
있어도 한두 층 정도였습니다
451
00:32:35,165 --> 00:32:36,590
그리고 그 아이는 '웨이프'입니다
452
00:32:36,615 --> 00:32:41,247
웨이프는 고아를 말하는 거예요
453
00:32:41,271 --> 00:32:47,176
고아, 집 없는 아이를
'웨이프'라고 부르죠
454
00:32:47,200 --> 00:32:50,037
그 아이의 눈이
'왜'라고 묻습니다
455
00:32:50,061 --> 00:32:53,460
그게 바로 전쟁의 '왜'입니다
456
00:32:55,145 --> 00:33:00,066
그럼 6·25전쟁이 선생님에게는
왜 중요한가요?
457
00:33:01,354 --> 00:33:04,537
- 그리고 왜…
- 저에게 중요한 이유는
458
00:33:10,819 --> 00:33:16,196
침략이나 다른 영토를
점령하는 것, 즉
459
00:33:16,220 --> 00:33:24,624
어떤 나라의 침략이든
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
460
00:33:24,648 --> 00:33:27,881
그것이 상업적이든, 종교적이든
461
00:33:27,905 --> 00:33:31,598
또는 다른 정치적 파벌
때문이든 말이죠
462
00:33:31,622 --> 00:33:35,902
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
정당화될 수 없어요
463
00:33:37,297 --> 00:33:40,797
그것이 정당화된다고
가장하는 것조차도요
464
00:33:40,821 --> 00:33:42,331
아주 좋은 말씀입니다
465
00:33:42,355 --> 00:33:47,380
당시에는 한국에 대해
아무것도 모르고 떠나셨지만
466
00:33:47,404 --> 00:33:52,619
2012년에 다시 가셨잖아요
467
00:33:52,643 --> 00:33:55,455
이제 한국은 선생님에게
어떤 의미가 있나요?
468
00:33:55,660 --> 00:33:58,433
어떤 면에서는
제 두 번째 고향 같아요
469
00:34:00,606 --> 00:34:03,291
그것은 제가...
470
00:34:07,184 --> 00:34:09,611
느끼는 부분이 있어요
471
00:34:12,627 --> 00:34:14,607
아주 작은 부분이지만요
472
00:34:19,280 --> 00:34:21,214
수천 명 중 하나일 뿐이죠
473
00:34:21,239 --> 00:34:28,603
저는 그 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
수천 명의 미국인들을 두고 떠났습니다
474
00:34:28,627 --> 00:34:33,293
뉴질랜드의 역할은
너무나 미미했죠
475
00:34:39,526 --> 00:34:45,405
이 인터뷰에서 남기고 싶은
다른 에피소드나 의견이 있나요?
476
00:34:51,438 --> 00:34:54,304
몇 개의 구절을 읽어드릴게요
477
00:34:54,328 --> 00:34:55,807
네
478
00:34:57,851 --> 00:34:59,552
첫 번째 빛
479
00:34:59,808 --> 00:35:01,995
지평선을 가르며
480
00:35:02,048 --> 00:35:03,756
총성이 울리고
481
00:35:11,277 --> 00:35:12,765
차가운 밤
482
00:35:12,789 --> 00:35:16,392
두 손에 쥔 럭키 스트라이크
483
00:35:17,568 --> 00:35:21,045
그때는 새로 나온 담배였어요
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네요
484
00:35:23,115 --> 00:35:25,178
710고지
485
00:35:25,202 --> 00:35:29,082
가볍게 내린 눈이
우리의 상실을 덮는다
486
00:35:32,323 --> 00:35:36,422
두 시간 교대
487
00:35:36,446 --> 00:35:38,632
어둠 속에서 홀로 서서
488
00:35:38,656 --> 00:35:42,095
움직이는 모든 것을
겨냥 하면서 말이죠
489
00:35:44,380 --> 00:35:46,332
정말 강렬하네요
490
00:35:47,090 --> 00:35:51,004
시를 쓰는 이유가 바로 이런 거죠
491
00:35:54,995 --> 00:35:57,860
호주 캠프에서 영화를 보러 갔어요
492
00:35:57,884 --> 00:35:59,145
슈퍼맨
493
00:36:02,642 --> 00:36:08,421
시계는 그의 죽음을 선언하듯
마지막까지 똑딱거렸어요
494
00:36:11,697 --> 00:36:12,521
어니스트 선생님
495
00:36:12,545 --> 00:36:16,095
훌륭한 인터뷰예요
496
00:36:16,119 --> 00:36:21,259
선생님을 만나기 위해
이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이 있습니다
497
00:36:21,284 --> 00:36:27,769
선생님의 6·25전쟁 경험을
듣게 되어 기쁩니다
498
00:36:27,793 --> 00:36:36,115
이 모든 것이 뉴질랜드의 젊은 학생들과
교사들에게 전달되어
499
00:36:36,139 --> 00:36:37,963
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
500
00:36:37,987 --> 00:36:39,619
그리고 다시 한 번
501
00:36:39,644 --> 00:36:44,791
선생님의 명예로운 복무와
전투에 감사드립니다
502
00:36:44,815 --> 00:36:53,199
선생님의 헌신 덕분에 오늘날 한국은
세계 11위 경제 대국이자
503
00:36:53,223 --> 00:36:57,270
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
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
504
00:36:57,294 --> 00:36:59,972
한국 국민을 대표하여
선생님께 감사드리고
505
00:36:59,996 --> 00:37:02,208
이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
506
00:37:02,233 --> 00:37:04,286
-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